'노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2.11 '추노' 위험수위 넘나드는 귀여운 작업남 왕손이 (31)
  2. 2010.01.28 '추노' 업복이에게 암살 지령 내린 그 분, 누구? (59)
  3. 2010.01.15 '추노' 시청자 울린 오지호의 오열하는 부성애 (22)
2010. 2. 11. 08:57




추노가 11회를 분기점으로 새로운 이야기로 접어 들었습니다. 모든 인물들의 쫓고 쫓기는 관계가 어떠한 형태로든 정치적인 연결선상에 놓여 있게 된 거지요. 목적지도 목표도 없었던 혜원까지도 정치적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면서 보다 입체적으로 드라마의 얼개가 짜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의 흐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임을 암시하면서 이번 회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쉬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를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봤어요. 특히 왕손이와 최장군의 여염집 아낙 홀리는 내용은 무거운 주제 속에서 웃음을 주었네요.
귀염둥이 왕손이의 카사노바 뺨치는 작업 못지않게, 한양구경 처음 나온 듯한 최장군의 촌뜨기 모습도 코믹했어요. 자칫 외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었던 왕손이의 제비질은 유머와 해학으로 맛깔나게 그려서 이번회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같습니다.
큰주모와 작은 주모가 그렇게 꼬리를 살랑살랑 쳐도 넘어가지 않던 최장군의 목석같은 마음도 들썩이게 만들어 버린 왕손이의 여자꼬시기 실력은 조선팔도 최고이지 싶어요. 아마 왕손이가 마음만 먹으면 봉이 김선달처럼 대동강물도 팔아 넘길 것 같습니다. 도끼질마다 다 성공하는 왕손이의 매력은 왕손이에게 넘어간 여인들만 알겠지만, 실력 한 번 볼까요?
왕손이가 노리는 집은 대낮에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데도 대문이 꼭 닫혀있는 집이랍니다. 그런 집에서는 문도 계집종이 열어주고요. 집에 남정네가 없으니 문을 걸었다는 거지요. 이런 방면으로는 촌뜨기인 최장군을 데리고 한 집을 두드리니 정말로 계집종이 문을 열어 줍니다. 지나는 길손인데 밥 한 술 얻어먹겠다며 대신 밥값으로 장작을 패주겠다고 하지요. 허락도 안떨어진 집에 무작정 들어간 왕손이는 안방인 듯한 곳을 향해 1차 작업멘트를 날리지요. "백호가 음신의 궁에 있으니... 어허... 참..." 무슨 뜻인지는 최장군도 왕손이도 모른다지요. 무슨 뜻인지 몰라도 암튼 '좋지않은 사기가 집안에 있다'라는 식의 뉘앙스를 흘리는 게지요. 이 집 안방마님은 가슴이 철렁해서 당장이라도 버선발로 뛰쳐 나와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겠지요. 
최장군 웃통을 벗고 복근 열심히 보여주는데, 엄동설한에 이게 무슨 짓이냐 싶은 최장군이에요. 꼭 옷을 벗고 장작을 패야 하느냐고요. 장작패는 남정네의 멋진 근육에 홀딱 반한 계집종은 벌써부터 최장군에게 눈길 고정이에요. 안방의 고고하신 마님이 왕손이를 보기를 청하지요. 왕손이 "얏호! 걸렸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손님께서 천기를 읽으시나요?" 라며 안방마님이 운을 떼니 왕손이 앞가림이나 하는 수준이라며 "천기와 지기를 살펴보니 바깥 양반이...." 하며 말꼬리를 흘리고는 혀를 차주지요. 일단 겁을 주는 것이겠지요.  

놀란 척하는 안방마님이 굿을 해야 합니까 부적을 써야 합니까 물으니 미신은 믿을 게 못된다며 손금을 봐주겠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손금봐주겠다는 것이 남자들 여자 꼬시는 수법인가 봅니다. 문 밖으로 고운 손을 내미는 안방마님이십니다. 이제 반은 넘어 온 거나 마찬가지에요. 왕손이 손을 덥썩 잡고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선수는 다르네요. 방문을 닫아 버리고는 손금만으로는 정확히 읽을 수가 없다고 뻥을 치지요. 족상을 봐야겠다면서요.
양반집 아녀자는 외간 남자에게 절대로 발을 보여줘서는 안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선수 중의 선수인 왕손이는 이런 것도 다 알고 있었나 봅니다. 아녀자가 어찌 발을 보여줄 수가 있겠느냐고 하니 할 수 없다며 "편안한 밤 되세요~" 하고는 쌩 가버리는 척하지요.
다급한 안방마님 "손님, 잠시만~" 하고 부릅니다. 게임 끝난거지요. 안방으로 들어간 왕손이 족상을 보겠다며 안방 마님을 홀라당 뒤집어 버리네요. 아랫배에 혈이 잔뜩 뭉쳐있다며 "배꼽밑에 부적 한 장 붙이시지요" 라고 느끼 야시시하게 다가섭니다. "부적은 미신이라고 안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는 안방마님의 질문에 왕손이 어떤 대답을 할까 궁금했는데, "상반신은 의술로 풀고, 하반신은 부적으로 달래주는 법" 이라네요. ㅎㅎㅎ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요.
양반마님 갑자기 계집종 쫑쫑이를 부르니 왕손이 식겁합니다. 이거 잘못하면 경을 치게 생겼거든요. 절개 곧은 마님이었다면 은장도에 비명횡사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왠걸 안방마님 왈, "다른 손님 밥상은 따로 차려드려라"라고 하시네요... 뒷얘기는 뭐 알아서..ㅎㅎㅎㅎ
아무튼 왕손이 위험수위 넘나들며 여자 꼬시는 수법을 보며 한참 웃었어요.
사실 위험수위를 넘을 수도 있는 장면이었음에도 해학과 풍자가 곁들여져서 인지 웃으며는 봤지만, 왕손이 여염집 담을 쉽게 넘을 수 있었던 것도 드라마 추노 속에 흐르는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보여준 것이에요. 두 번의 전쟁(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조선은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예요. 몰락한 양반가도 많았고 백성의 절반이 노비로 전락했던 시기였으니까요.
왕손이처럼 여염집 아낙과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았던 일들도 한 집 걸러 두 집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었겠지만, 드문 일도 아니었지요.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며느리와 손자까지 죽이는 왕실에서 양반집 아낙에 이르기까지 절개와 법도가 무너지고 있었던 혼탁한 시대인 것이지요.   
극중에서는 귀염둥이 깨방정 왕손이가 여자 밝히는 작업쯤으로 유머와 해학으로 버무렸지만, 드라마 속에 흐르는 정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에요. 지체 높은 집 담장이 이렇게 낮아져 버린 조선사회의 부패상을 왕손이가 꼬시는 여인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양반집 담장이 이렇게 낮아졌는데 궁궐 담장인들 낮아지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낮아졌겠지요. 정신병적인 수준의 패도정치를 하고 있는 인조를 쥐락펴락 할 수 있었던 좌의정같은 인물이 많았던 시대였고, 충신과 간신의 구분이 없던 시대였지요. 제각각의 명분을 내세운 밥그릇싸움에 골몰하고 있었던 시대였으니까요. 
고래싸움에 새우등처럼 터져나간 이름없는 민초들의 죽음이 지천에 널렸던 그런 시대를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무질서하고 혼란한 시대에 혁명이라는 이름의 꽃들이 피어나는 것이지요. 이대길, 송태하, 업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비록 열매를 맺지 못하고 꺾일지라도 그들이 피우는 꽃이 아름다운 이유, 그것은 보다 나은 세상을 꿈꿨다는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그나저나 대길패의 귀염둥이 왕손이를 연기하는 김지석은 귀티가 흐르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철철 넘치는 대길패의 마스코트 같아요. 익살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표정과 진지한 표정을 넘나들면서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대길이나 최장군의 얼굴에 어두운 기운이 서려있는 있는데 반해, '인생 별거 있어, 즐기고 살다 죽으면 그만이지' 라고 말하는 듯한 왕손이의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인 일에 연루될 수 밖에 없는 대길패거리의 불안함때문인지 세상 걱정 없는 듯한 왕손이가 그나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에요.
여자 홀리기 선수 왕손이는 여자를 가장 많이 알지만, 정작 한 여자도 사랑하지 못한 것 같아요. 왕손이에게도 진짜 사랑이 올까 싶네요. 얼른 철들어서 토끼같은 자식들이랑 여우같은 마누라랑, 밭갈고 쟁기질하면서 살아야 할 텐데 말이에요. 왕손이에게 그런 세상이 올지 드라마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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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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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핑구야 날자 2010.02.11 12: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시청율이 뭔지....ㅜㅜ

  3. 루비™ 2010.02.11 12: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왕손이...너무 귀여워요..
    저렇게 작업하면 안 넘어갈 여자 없을 듯..

  4. 카타리나^^ 2010.02.11 13: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아무래도.....이 드라마 한번도 못보고 끝날듯해요 ㅡㅡ;;

  5. 홍천댁이윤영 2010.02.11 14:35 address edit & del reply

    왕손이 아주 웃겼더랬지요^^

  6. Phoebe Chung 2010.02.11 14: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재밌네요. 밥상 따로 차려주고 둘은 뭐했을까나... 하하하....

  7. 빨간來福 2010.02.11 15: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이걸로 말은 많은것 같던데요. ㅎㅎ

  8. pennpenn 2010.02.11 15: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왕손이 작업을 거는 장면의 해설이 일품입니다.

  9. 2010.02.11 15:5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2.11 16: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에서 왕손이만 나오면 웃기다는,,
    특히나 어제는 더 웃겼다지요. ㅋ
    잘 읽었어요. ^^

  11. 김삿갓이 아니라 2010.02.11 16:15 address edit & del reply

    작은 오류가 있네요.
    한강물 팔아먹을 김삿갓이 아니라,
    정확히는 대동강물 팔아먹은 사람은 봉이 김선달입니다.
    김삿갓은 떠돌이 시인(?)이고요.

  12. 알렉스 2010.02.11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여자 꼬시는데는 비주얼 보다 말빨이란 말인가..

  13. 듀레인 2010.02.11 18:43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좋은글 보고 갑니다.^^ 시대상황에 맟춰가면서 냉철하게 분석하셧군요!!!!

  14. 푸른별 2010.02.11 19:29 address edit & del reply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숨고르기 한 듯..
    어제 대길패 에피소드도 무척 재밌게 봤어요 ㅎㅎㅎ
    초록누리님은 글도 참 맛깔나게 잘 쓰십니다..^^

  15. 탐진강 2010.02.11 20: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전혀 못보지만 글만 읽어도 장면이 연상되는군요

  16. 남자들의 추노포장 2010.02.11 23:19 address edit & del reply

    귀여움을 가장한 더티한 쌍놈...

  17. 2010.02.12 06:12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여자는 왕손이같이 다뤄야 하죠. 진심으로 대하면 여자도 싫어하고 분위기만 나빠짐. 그리고, 한여자에 목숨거는것도 대길이를 보면 알겠지만 자기뿐 아니라 남까지 파멸시키는 무식한짓. 다다익선이 좋은거죠.

  18. 몽트르 2010.02.12 09:1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러다 한방에 훅- 감/

  19. 저러다 2010.02.12 09: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런 캐릭터가 마지막에 불쌍하게 죽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저번에 조연들 대량학살(?)시키는 걸로 봐서는...

  20. Uplus 공식 블로그 2010.02.12 11: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 저도 왕손이 김지석 님 너무 좋아해요~
    국가대표에서도 외모는 왕손이인데 캐릭터는 과묵했었죠

  21. PinkWink 2010.02.16 00: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왕손이... 큭 >.< 귀여워요^^

2010. 1. 28. 14:07




추노 7회는 이다해의 노출신 모자이크 처리로 떠들썩해져 버렸네요. 하지만 그것은 추노의 줄거리와는 다른 이야기이니 저는 별도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으니까요. 이번회를 보면서 업복이에게 박병기를 죽이라는 지령을 내린 '그분'에 대한 의심을 품은 인물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바로 기생행수 찬(송지은)이라는 인물인데요, 물론 제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간 몇장면 나오지 않았음에도 범상치 않아보이는 포스가 눈에 띄더군요.
추노 7회의 중심 줄거리는 대길이 언년을 향해 칼을 날리고, 송태하 뒤에 말을 타고 달려가는 언년의 옆모습을 언뜻 봐버린 대길이겠지요. 최장군이 잘못봤다고 말하지만 대길은 반드시 송태하를 쫓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지요. 술취한 설화를 업고 가는 대길과 부상당해 의식이 혼미해져 가는 혜원을 업고 가는 송태하의 교차되는 모습은 어긋나기만 하는 대길이와 언년이의 운명을 말해주듯 불길하기만 합니다. 더구나 언년이는 목숨같은 조약돌을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의식을 차리고 언년이가 다시 길을 되짚어 조약돌을 찾으러 갈 것만 같네요. 그건 그렇고...

제가 추노를 보면서 유심히 보고 있는 인물이 몇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좌의정 이경식을 모시는 기생행수 찬(송지은)이라는 인물이에요. 큰 주모 조미령과 작은 주모는 극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감초역할이라 딱히 인물에 대한 궁금증은 없는데, 기생행수는 그 과거나 현재가 뭔가 감추고 있는 게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기생행수 찬이 드라마 추노에 처음 등장했던 신은 2회였는데, 대사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잠시 2회 장면으로 거슬러 가서 이경식이 기루에서 기생행수와 있었던 장면에서의 대사를 보도록 하지요. 당시 좌의정 이경식은 제주도의 참담한 상황이 그려진 그림이 나돌던 사건때문에 골치가 아팠던 때였지요. 그림을 본 인조는 "불쌍한 아이가 아닌가?" 라는 말로 원손 석견에 대한 마음을 내 비칩니다. 인조의 오른팔인 좌의정은 인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지요. "죽여라" 였거든요.
원손을 적통 세자로 옹립하려는 소현세자측의 대신들은 상소를 준비하고 임금께 주청하려는 모임을 가집니다. 이때 이경식이 있던 곳이 찬의 기루였는데요, 기생행수 찬이 좌의정의 안색을 보며 말을 건넸지요. 수심이 가득하다면서요. "이런저런 일들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가 봅니다"
기루라는 곳은 오늘 날로 치면 방송국이나 신문사보다 정보가 빠른 곳이에요. 저잣거리와 마찬가지로요. 찬의 고급기루는 기루라는 성격상 조정의 상황을 조정대신보다 빨리 알 수 있기도 하는 정보의 요지이기도 하고요. 좌의정은 이무기같은 기생행수에게 "지들이 용인줄 아는 게지. 기어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려 하니" 라고 받아치지요. 기생행수는 "대감께서 하늘이신데 뉘가 있어 그 하늘을 탐한다 말이옵니까?" 라며 입에 사탕발림같은 말을 합니다. 좌의정을 모시는 기생이 이정도의 영리함은 갖춰야 겠지요. 그러자 좌의정 이경식이 묻습니다. 탐하는 자가 있다면 어찌햐면 좋겠느냐?고요.
그때 기생행수의 대답이 너무 강렬해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는데, 기생행수는 씨익 웃으며 콧소리를 섞어 "죽여야죠~"라는 대답을 거침없이 해버립니다. 소리내서 웃는 좌의정 이경식의 이어지는 대사는 더 날카로웠어요. "무서운 년이로고..."
좌의정의 무서운 년이라는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남더군요. 권력의 정점에서 능구렁이처럼 속을 다 아는 이경식이 사람보는 눈 역시 예사롭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생행수는 "나랏일이라는 게 별 게 있겠습니까? 죽은 사람을 죽고 살 사람은 살아야죠" 라며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려 버리지요. 새로 들어 온 아이의 살풀이 춤이나 감상하시라면서요. 이어 살풀이 춤과 원손을 옹립하려는 대신들의 회동에 관원들이 난입해 도륙을 내는 장면이 교차되어 나왔는데요, 귓속말로 기생행수가 좌의정에게 어떤 말을 하는 장면도 보여주기도 했었지요. 

다시 기생행수가 등장한 신은 이경식과 송태하의 대면 장면에서 였어요. 정자에서 송태하를 추노하라는  이경식 뒤에 앉아 차를 따르고 있었는데요, 기생행수는 대길의 배포에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요. 특히 대길이가 "벼슬하시는 분들의 약조는 믿지 않는다"며 추노값을 선불로 절반을 달라며 몸값을 흥정하는 대화를 재미있다는 듯이 듣는 기생행수의 표정이 그저 재미있게 듣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이번 회의 등장은 조금 더 의심스럽게 했어요. 업복이(공형진)와 끝봉이(조희봉)가 앉아 있는 사이를 가르며 화살이 꽂혀들었지요. 언문으로 쓰여진 편지와 함께... 글을 모르는 업복이는 초복이에게 읽어달라고 했는데, 지령문은 박병기라는 양반을 죽이라는 것이었어요. 박병기라는 자는 노비를 면천시키고도 노비문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후에 전노비의 재산을 몰수하는 죽일 놈이었지요. 그리고 지령문에는 술시에서 해시 사이에 서소문으로 갈 것이며, 품에 천냥 어음이 있으니 거사용도로 쓰라고 적혀 있었지요. 호위무사를 두 명 데리고 다닌다는 말도 해주고요.
그런데 그 문제의 인물 박병기를 당일 저녁에 만난 인물이 좌의정 이경식과 그 수하 한 사람, 그리고 기생행수 찬이였다는 것이에요. 좌의정은 박병기에게 5만냥어치의 물소뿔을 천냥에 넘기라는 협박을 하고 갔고요. 관직을 주겠다는 것을 빌미삼아서요. 그 수결을 마지막에 하게 한 인물이 기생행수였고, 기생행수가 어음을 직접 전달했지요.

여기서 강한 의문이 들지요. 우선 업복이에게 지령을 내리는 그 분에 대한 정체에요. 저는 기생행수가 그 분이 아닌가 의심이 갑니다. 그 분은 노비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일이 없다고 했는데, 양반도 종도 아니라고 했어요. 그리고 주목해야 할 점이 비밀지령이 언문으로 쓰여져 있다는 것이에요. 언문(한글)은 조선시대는 양반남자들 아닌 여자들이나 기생들이 주로 배웠어요. 비밀지령이 언문으로 쓰였다는 것은 의문의 '그 분'이 언문을 익힌 여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병기가 술시와 해시 사이에 서소문 쪽으로 갈 것이라는 것, 그의 품속에 천냥짜리 어음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기생행수이지요. 좌의정과 그 수하는 용의선상에 놓기에는 가능성 제로고요.
따라서 업복이와 노비들의 당의 당수인 그 분이 기생행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거지요. 기생행수 찬의 과거에 대해서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렇듯 의심가는 것을 보면 곡절이 있어 보이네요. 그리고 기생행수가 눈도 깜짝 하지 않고 "죽여야죠" 하는 부분과도 통하고요. 노비들의 당은 양반들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에요. 양반들을 다 죽이고 천한 사람이 양반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당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소현세자측의 양반이 되었는 이경식측이 되었든 노비당의 목적은 양반들을 모조리 죽이고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번 회에 좌의정과 기생행수의 대사 중에 김병기를 보내고 좌의정이 기생행수에게 "네년이 사내로 태어났으면 나라를 말아먹었을 거야" 라고 하지요. 기생행수가 "나라말아 먹기에는 사내보다 계집이 더 수월하답니다.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모르시나 봅니다"라며 좌의정 이경식을 손에서 가지고 노는 듯 해서 왠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마저 들더군요. 나라 말아 먹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하늘의 새도 떨어뜨린다는 좌의정 이경식에게도 호락해 보이지 않는 기생행수 찬의 정체 또한 드라마 추노에서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업복이에게 암살지령을 내린 '그 분'의 정체는 박병기가 암상당한 당일 행적을 볼 때, 기생행수가 가장 유력하니까요. 또한 아직 그녀의 과거사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생행수 찬이 기생이 된 연유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고요. 만약 수장이 아니라면 중요 핵심인물일 수도 있겠고요. 물론 제 추측이지만요...
권력의 노리개로 살아가는 기생이라는 신분은 양반들의 추하고 구린내 나는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는 특수계층의 천민들이에요. 기생들의 눈에 비친 양반사회는 권력의 암투와 피비린내 나는 정치음모가 판치는 거짓세상이지요. 그들의 사랑이 하룻밤 육체를 탐하는 거짓사랑이듯이요. 수행행수 찬에게 양반사회는 모순이 가득찬 환멸적인 세상이일 거예요. 양반사회를 엎겠다는 노비당과 기생행수가 무관해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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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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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얘들아미안하다 2010.01.29 01:53 address edit & del reply

    나대본봤어 기생 송태하 부인이야 송태하부인 안죽었어...
    미안하다...

  3. 코코아 2010.01.29 05:14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중간에 얘기나오잖아요. 그 박대기란 사람의 쓰임새에 대해서 좌의정이 기생에게 물어보죠. 기생은 곁에두고 적당히 쓰라고하죠. 그러니 좌의정은 쓴웃음짖고. 그걸보면 범인은 좌의정인거같아요.

  4. pennpenn 2010.01.29 07: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캬야~
    몇 장면 보지 아니하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그저 어안이 벙벙합니다. 잘 읽었어요~

  5. 카타리나 2010.01.29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분 누구?
    이러니 왜 전 이산에서 그분이 생각나는건지 ㅡㅡ;;

  6. maeng 2010.01.29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오..좋은 정보네요~ㅋ

    저는 '그 분'을 이경식의 수하 박종수로 보았었습니다.

    드라마 초반에 제주도에 역병이 도는 그림을 은밀히 방화백에게 부탁했던 인물이기도 한데요.

    겉으론 이경식의 충실한 부하 노릇을 하지만 뒤로는 송태하를 필두로 역사를 바꾸려는 인물로 생각 했습니다.ㅋ

    근런데 최근회를 보면 일전의 그런 행동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아서 추측이 틀렸구나 했는데 이 글을 읽고 보니 그 기생행수에 눈이 가게 되네요~ㅋ

    글 잘 읽었습니다.

  7. 2010.01.29 09:2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수우º 2010.01.29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일단 저는 추노 안봐서;;;; ㅋㅋㅋ 근데 댓글만 봐도 대박인데요 ??ㅎㅎ 난 나중에 한꺼번에 다 다시 볼꺼라구요 ㅠㅠ

  9. meng 2010.01.29 09:43 address edit & del reply

    밑에 분들도 많이 리플달아주셨지만 아마도 좌의정이 맞을꺼라 생각됩니다 ^^;;

  10. ㅋㅋ 2010.01.29 10:08 address edit & del reply

    좌의정일듯. 물소뿔의 수탈을 위해 관직을 빌미로 어거지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뒷탈이 없게 제거함. 자신의 권력을 위해 사위와 부하, 노비들을 이용하는 인물 같은데

  11. 불탄 2010.01.29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궁금해지는데요?

  12. 예또보 2010.01.29 10: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좌의정이라는 의견이 좀 많은것 같네요 ㅋ
    오늘도 즐건 하루 되세요 ^^

  13. 느낌이 2010.01.29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딱좌의정이구만 좌의정이 어음천냥 줄때부터 느낌이 업복이한테 시킨놈이 좌의정이다 느낌이오던대...

  14. 티런 2010.01.29 10: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좌의정에게 심증이 가는군요.ㅎㅎ

  15. skagns 2010.01.29 11: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저도 심상치 않더라구요.
    암살지령은 좌의정은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되요.
    그것이 기생행수일거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제 3자의 인물일 수도 있구요.
    그런데 초록누리님 글을 보다보니 기생행수가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
    요즘 초록누리님의 추리력에 정말 감탄하게 된다는~ㅋ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16. 흰소를타고 2010.01.29 11: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이번주에 못봤는데 지난 주 까지 보면서 계속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누굴까... 하고요 내심 양반이나 모 당파의 술수가 아닌가도 했지만
    설명을 듣고보니 정말 저분같네요

  17. *저녁노을* 2010.01.29 12: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감탄합니다. 늘. 그렇지만...ㅎㅎ
    잘 보고 가요.

  18. 오아시스 2010.01.29 14:08 address edit & del reply

    지령을 내리는 이가 기생행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은 어느정도 납득이 가지만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비밀지령이 언문으로 되어있고
    언문은 기생들이 주로 사용했기때문이라는 점을 꼽은것은 좀 웃기네요.
    비밀 지령이 언문으로 쓰인 이유는 그걸 받는 사람들이 노비이기 때문이지요.
    언문도 겨우읽는 노비들이 한문를 알아볼리 만무하지 않습니까?
    설사 양반이 지령을 내렸더라도 언문으로 썼을 겁니다.

  19. 드자이너김군 2010.01.29 15: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아.. 오늘 집에가서 당장 추노를 봐야 겠습니다. 글을 2개나 보았더니.. 더더 궁금해 져 버렸어요..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 예리하십니다! 2010.02.01 16:40 address edit & del reply

    하지만 그분의 편지에선 어음의 정확한 액수가 정해져있었지요
    제가 띄엄띄엄 보고 다른일 하면서 봐서 못봤을수도있지만
    그 기생행수라는 사람이 사전에 그 어음의 정확한 액수를 알고있었을가요?
    그 물소뿔의 가격측정은 좌의정이 한거같은데....
    물론 좌의정이 말했을수도 있지만....
    그냥 제생각을 한번 해본겁니다 ㅇ......

  21. 영구 2010.02.02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공형진이 권력에 이용당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갔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이해가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0. 1. 15. 07:36




송태하를 향해 활을 겨냥하던 대길이 활을 내렸어요. 이대길은 저 멀리 송태하 뒤에 있는 언년이, 10년을 하루같이 찾아 왔던 꿈에도 그리운 언년이를 보았을까요? 마지막 엔딩장면이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네요. 점점 거리가 좁혀져 가는 이대길과 송태하 그리고 언년이는 언제 서로를 확인하게 될까요? 극적 긴장을 위해 작가님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더 태우게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언년이의 몽타쥬를 내미는 대길이나, 대길이 살아있는 줄도 모르는 언년이때문에 제 속이 타들어 가네요. 속 진정시키고 추노 4회 줄거리를 말타고 달려 갑니다. 저는 대길이 말 뒤에 타고 갈래요. 설화는 왕손이 뒤에 타라 하고요ㅎ.
업복이의 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진 대길은 이마에 찰과상만 입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어요. 치료비도 받지 못한 마방 마의 어르신(윤문식) 단단히 화가 나서 걸쭉한 욕설까지 하시지요. 탕 맞으면 뻥 뚫려야지 총도 잘 못쐈다고요. 최장군과 왕손이 지붕을 날라다니며 총을 쏜 업복을 찾았지만, 땔감 속에 화승총을 숨기고 유유자적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나치는 업복이를 놓치고 맙니다. 최장군과 왕손이 시공을 초월하듯 날아다니는 모습은 지난 회 이대길과 송태하의 명승부 장면만큼 박진감 넘치고 멋지더라고요.

추노 4회는 좌상으로부터 돈 오천냥을 받고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받은 대길패거리와 송태하와 언년이가 얽혀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송태하에게 배신 때린 황철웅의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황철웅은 출세에 눈이 멀어 좌상대감의 몸이 성치 않은 딸과 결혼까지 해 준 모양이에요. 황철웅의 장인이기도 한 좌상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황철웅에게 충추에 있는 송태하의 스승 임영호와 제주에 있는 소현세자의 유일한 혈육 석견을 죽이라는 명을 내려지요. 황철웅은 훈련원 공무가 많다는 이유로 직접 나서기를 꺼려 하지만, 병자호란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기도 했던 송태하와 부딪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한 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죄책감도 있었을테고요. 좌상은 황철웅을 옭아매기 위해 황철웅을 파직하고 옥사에 가둬 버립니다. 송태하와 다른 관노들의 집단탈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내세워서요.

좌상은 추노꾼을 고용해 송태하를 잡으려 하고 그 일을 대길이 맡게 됩니다. 대길이가 송태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들른 곳 역시 소현세자의 무덤이었어요. 8년간 함께 해 온 소현세자와 송태하의 정을 계산에 넣었던 거지요. 대길이 "양반이라는 놈들은 곧 죽어도 명분을 찾는다"는 말을 하던데, 참 뼈있는 말같더군요. 양반으로 살아 왔던 대길도 양반이라는 명분때문에 언년이를 잃고, 대길의 집도 몰락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요. 어찌보면 대길에게 양반의 명분이라는 게 가장 혐오스런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양반이라는 신분적 명분이 대길과 언년이의 비극의 시작이었으니까요. 
봉변당할 뻔한 언년이를 구하고 쓰러져 버린 송태하는 어찌되었을까요? 송태하는 산속 암자의 동굴에서 언년이의 치료를 받고 있어요. 가녀린 여인네 몸으로 어떻게 그곳까지 장정을 데리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 눈을 피해 그곳까지 올라 갔다네요. 언년이는 천하장사인가 봐요. 드마마니 그냥 넘어가주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의 꿈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갑니다. 집에 온 송태하는 능욕을 당하고 죽은 아내와 아들을 보게 됩니다. 아내의 드러난 속살을 덮어주는 송태하의 가슴은 비통함으로 찢어지지지요. 죽은 아내 옆에 있던 아들이 살아있음을 보게 된 송태하는 아들을 들쳐업고 오랑캐와 일당백으로 싸웠지요. 하나 둘 오랑캐의 목을 치고, 송태하는 아들이 살아있음에, 아들을 지켰음에 웃으며 강보를 열어 봅니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어요. 송태하의 악몽 속에 나타나는 아들에 대한 기억은 후회였나 봅니다. 한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그래서 늘 꿈 속에서라도 잡아보고자 손을 내밀어 보는 송태하지요. 언년이 송태하의 손을 잡아주고 송태하는 꿈에서 깨어 났지요. 
기운을 차린 송태하는 길을 떠나려고 하지요. 스승 임영호를 만나고,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지요.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는 언년을 보는 송태하의 눈빛을 보니 사랑이 시작된 듯 예사롭지 않아 보였어요. 명안스님과 언년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려는데 송태하의 눈에 자꾸 언년이가 들어옵니다. 송태하는 우회적으로 돌려 언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요.
남녀가 유별하니 직접 이름자를 물어볼 수도 없고, 가려는 마당에 이제와서 '나 아무개라고 하오' 라고 일러줄 수도 없었겠지요. 동굴에서 스님의 법명을 들었음에도 송태하는 다시 법명을 묻습니다. 자신은 한양에서 살던 송태하라고 한다면서요. 이는 자신의 이름자를 언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 우회적으로 돌려서 말한 것이라 생각해요. 송태하의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양반냄새가 납니다. 상것들이야 '나는 아무개요. 댁은 뉘시오?' 라고 직접적으로 통성명을 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자를 나선 송태하는 길에서 언년의 몽타쥬를 들고 본 적이 있느냐는 낯선 사내들을 만납니다. 언년임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모른다며 지나치려는데 낯선사내들이 암자로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지요. 물론 심성도 예절도 양반인 조선 최고의 무사 송태하가 그냥 갈리 없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마음 속에 살짝 들어온 언년이을 무슨 곡절로 낯선 사내들이 찾아 다니는지 알아야 겠지요.
언년이는 스님앞에서 머리카락를 싹둑 잘라 주고 길을 떠나려고 해요. "어제가 그분 기일입니다. 매년 잊지말고 제를 올려달라며 과일이랑 떡이랑 제사상 소홀하지 않게 해달라"면서요. 그분은 지금 산다람쥐처럼 암자를 향해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에고 가슴 아파요.
암자를 떠나려는 혜원을 호위무사(데니안)이 가로 막고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데, 이쯤에서 송태하 다시 등장했지요. 사내들을 단순에 제압해 버렸어요. 송태하는 언년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의를 주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물론 연정도 있을 테고요. 송태하는 언년에게 함께 가가고 하고, 언년은 송태하를 따라 산을 내려 가버리네요. 저기 헐레벌떡 대길이가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한발 늦은 대길은 송태하를 놓쳐버리지요. 물론 대길이 찾는 언년이 까지도요. 그런데 명안스님때문에 아주 박장대소를 했네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스님이 3,6,9게임에서 말문이 트여버렸던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웃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근엄하게 염주 돌리시던 명안스님은 대길과는 알고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나 봐요. 숭례문 개백정 출신이라는데 무슨 사유로 스님 노릇을 하고 있는지, 암튼 이분도 앞으로 다시 등장하실 것 같은 예감이 팍 옵니다. "니미럴, 그래서 뭘 어쩌라고, 시방 나랑 한 번 해 보자는 것이여? 성질 돋구면 부처고 뭐고 파계해 불랑게" 라며 걸걸한 육두문자 쓰시는 명안스님 암튼 빵빵 터졌어요. 
암자를 나와 말을 달려 송태하와 언년을 추격한 대길은 두 사람이 탄 배를 발견하고 화살을 장전합니다. 화을 겨냥하고 있는 대길은 본 송태하는 언년을 보호하기 위해 언년이 앞을 가로막았지요. 그런데 활시위를 당기려던 대길이 뭔가에 홀린 듯,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했는데요, 대길의 눈에 언년이 보였던 걸까요? 대길은 왜 활을 쏘지 못했던 것일까요? 궁금궁금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를 보면서 저는 특히 오지호가 송태하의 부성애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가서 악몽 꾸는 장면이었는데요, 살아있는 줄 알고 웃으며 아들을 보던 송태하의 얼굴이 굳어가고, 이어 마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지요. 그리고 얼굴에 있는 모든 근육은 다 우는 듯 오열하는데, 오지호의 오열하는 표정을 보고 얼마나 울컥해지던지요. 오지호는 아들을 잃은 부성애를 시청자들도 울릴만큼 절절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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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22
  1. 유쾌한 인문학 2010.01.15 0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또다시 시작된... 낯선 드라마의 향연..

    전 파스타를 본다구요..ㅠㅠ 초록님도 같이봐요..ㅠㅠ

  2. ♡ 아로마 ♡ 2010.01.15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스님의 급~ 변화에 배꼽잡고 웃었답니다. ㅋㅋㅋ
    완전 재밌어~풉~ㅎㅎ
    글구 오지호~
    저는 그분 연기 잘한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어제...오~~~음...연기 잘한다는 생각을 첨으로 ^^
    연기자들~ 훌러덩~ 드러낸 근육에 띠웅~ 하고 집중해서 보니까
    울신랑 옆에서 침 닦으라꼬~ 하고 ㅋㅋㅋ;
    여튼 넘넘 재밌어용 ㅎㅎ

  3. killerich 2010.01.15 08:07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정말 몸짱들 소굴이예요^^;;
    오지호..분발하는모습도 보기좋네요^^

  4. 2010.01.15 08:5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너돌양 2010.01.15 08: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 못보지만 누리님 글로 대신하고 갑니다.

    공부의 신은 어제 우연히 봤는데 정말 가슴이 확 트이더군요. 김수로의 카리스마와 좌승호 우현우의 매력에 풀풀~~~

  6. 둔필승총 2010.01.15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용짱님 잘 하면 갈아타실지 모르겠네요. 초록누리님의 추노로요. ㅎㅎ
    행복한 금요일되세요~~

  7.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15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암튼 극적긴장감이 짜릿하게 만듭니다.
    액션도 있고... 해학도 있고...사랑도 있는...
    암튼 기대됩니다.

  8. *저녁노을* 2010.01.15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기님 덕분에 상세하게 감상한 듯 합니다.ㅎㅎ
    잘 보고 가요.

  9. 카타리나^^ 2010.01.15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전 오지호, 장혁 둘다 별로라서 안보는 드라마 ㅜㅡ

    그래서인지 수목드라마는 볼게 없다는 ㅋㅋ

    • wjeh 2010.01.15 18:54 address edit & del

      저도 둘다 별로여서 안봤는데
      하도 말이 많길래 어제봐보니까
      장혁도 많이 변했더이다
      물론 어제 처음으로 보긴 했지만
      장혁 그 특유의 어버버한 느낌은 사라지고
      완전 느낌있던데요?
      정말 놀랐습니다 많이 변했더라구요 ㅎㅎㅎ
      오지호는 잘하기는 하는데 아직 부분부분 어색한 면이 있긴 해요,
      그래도 드라마 개안하답니다
      배우들이 제타입이 아니라 막~~끌리지는 않지만
      한번 보면 흡입력이 대단해서
      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구요 ㅎㅎㅎ
      한번 봐보세요^^

  10. Phoebe Chung 2010.01.15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오지호 연기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좋아졌나 보네요. 궁금 궁금....
    내조의 여왕은 조금 봤었는데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에 빛이 안나는것 같더니만....^^

  11. 감자꿈 2010.01.15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연기가 많이 늘었어요.
    앞으로 더욱 기대하고 있습니다. ^^

  12. 체리블로거 2010.01.15 12: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들 추노 이야기 뿐이네요..
    한번 봐야겠어요.

  13. ㅎr늘빛 2010.01.15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께 소현세자 무덤에서의 눈물은 영 맹숭맹숭해서 사실 좀.....실망이였는데
    어제 아기를 보면서 우는 모습은 가슴에 살짜쿵 와닿더군요...
    추노에서는 참.....장혁이 의외로 연기가 된다는게 놀랍구요
    (장혁씨 미안,,,,그냥 그동안엔 눈과 입에 힘만 팍! 준다라는 느낌의 연기자였었어요....ㅠ,.ㅜ)
    오지호의 연기가 좀 딸린다......생각했는데
    더 두고봐야겠지만, 암튼 어제의 연기는 좋았어요~

  14. 달려라꼴찌 2010.01.15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리 열심히 휙휙 싸우니 당연히 엎힌 아이가 죽죠 ㅠㅜ
    오지호가 이 드라마의 제일 중요한 핵심인물인 것 같은데...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

  15. 朱雀 2010.01.15 12: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눈물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새삼 그의 연기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준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

  16. kiumi 2010.01.15 13: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가 애비인 게 아니고, 소현세자의 아들 아닌가요?

    • 쓰읍 2010.01.15 16:09 address edit & del

      첫회부터 안보셨는지?
      죽은 아기는 송태하 자식 맞구요
      소현세자 아들인 원손 이석규는 제주에 귀양 가 있습니다.
      소현세자의 부인과 두 아들은 사약&병으로 이미 죽었고 3남 석규만 제주에 혼자 살아남아 있어요.
      송태하가 탈출한 것도 살해 위협에 처한 이석규를 구하기 위함이죠.
      그게 추노의 주요 줄거리에요.

  17. 오지호의 눈물 2010.01.15 16:04 address edit & del reply

    강보 들추면서 자식의 죽음 확인하고 눈물 흘리는 장면까지 롱테이크로 한 방에 가는 걸 보고

    '오지호 진짜 연기 많이 늘었구나'생각이 들더만요.

    눈물 연기 롱테이크로 가는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닌데...

  18. 다주거쏘호 2010.01.15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스님하고 대길이하고 아는 사이는 아닌듯하네요,,,,,저도 보면서 둘이 아는 사이인데 왜 언년이와 대길이를 만나게안해줬나 의아심을가졌거든요,,,다시생각해보니 스님이 사투리쓰면서 자기는 어느 지역의 개백정이였다라고하고,,,,,,,대길이 가면서 누구한테 안부전하라고하죠,,,,,아마 제3의 인물을 사이에두고 스님과 대길이 아는 사이일겁니다 ㅎㅎ

  19. 오지호 연기가 이 정도일줄.... 2010.01.15 21: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정녕 송태하가 되어 절규하는듯 하더군요.
    아기를 보고 살짝 미소를 머금다가..
    갑자기 울컥해지는 연기..

    저절로 빠져들었습니다.
    울뻔 했네요..맘속으론 울었나봅니다..

    암튼 어제 연기 최고!!

  20. 루비™ 2010.01.15 21: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 연기 물올랐던데요?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본방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