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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5 '시크릿가든' 주원의 망원경으로 본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54)
2010.12.15 07:19




점박이 포졸로 변신한 김주원이 진흙탕이라며, 화살맞고 죽는 신도 꼴통짓은 다하고 죽지를 않나, 장성백으로 분한 임감독을 콕콕 찔러대지를 않나, 장동건급 카메오라며 화살신 좀 보자고 위 아래 분간못하는 김주원때문에 웃음 빵빵 터지고, 급기야 돼지 껍데기를 녹여먹겠다는 4차원 학습지진아때문에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런데 주원의 돼지 껍데기가 우째 제 속에 들어가서 체했는지, 속이 시원하지가 않아서 끙끙대고 있었네요. 다름아닌 다모의 채옥으로 분한 라임을 바라보며 앨리스증후군에 걸린게 분명하다는 김주원의 독백부분에서 제 생각이 계속 멈춰 있었거든요.
며칠동안 김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이 정리가 되지 않아, 고민고민하다 겨우 실마리를 찾아서 올립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이 될 때까지 생각정리를 못하는 고질병이 있어서요. 그리고 나름대로는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주원이 자기한테 뭘 먹여서 변비가 생기게 했느냐고, 라임에게 말도 안되는 공격을 해댔는데, 작가님이 제머리를 막히게 해서 속이 상했다지요.ㅎ 황미나 작가님의 보톡스 표절논란으로 속이 상했을 듯한데, 김은숙 작가님 토닥토닥...

우선 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을 파헤쳐 보기전에 의미있는 장면 몇장면을 정리하기로 할게요. 제가 변비처럼 막혔던 장면은 세장면이었는데요, 9회와 10회 주원의 집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텅빈 정원으로 변하면서 벤치만 쓸쓸하게 있었던 장면과, 주원의 앨리스 증후군, 그리고 오스카가 라임씨가 좋아진다고 진지하게 고백하는 장면이었어요.

분수에 넘치는 여자, 그녀의 빈자리
9회장면에서 라임이 그린 약도를 집어든 주원은 오스카 집주위에는 온통 하트뿅뿅 폭탄을 맞았는데, 자신의 집은 '김주원 싸가지집'이라고 쓰여있자 열폭해서 약도를 북북 찢어 버렸지요. 그리고 화면은 주원의 정원으로 넘어가면서 나뭇잎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 몇그루와, 빈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장면이 나왔지요. 그리고 주원이 드레스룸 넥타이 서랍장에서 라임이 접어 둔 '넥타이 매는 법' 종이를 꺼내든 순간에도 같은 장면이 나왔지요. 의미있는 복선인 것 같아서 밑줄 쫙 그어두기를 했는데,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생각정리를 하면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황량한 정원은 주원의 심리상태를 말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라임이 그려둔 약도에는 라임의 공간은 없어요. 성처럼 넓은 주원의 집이지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없는 집은 쓸쓸하고 빈집같지요. 며칠동안 라임이 머물렀을 주원의 집 구석구석, 라임은 영혼체인지로 자기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 버렸지요. 라임이 머물렀던 흔적만큼이나 그녀가 그리운 주원입니다. 라임이 없는 주원의 집은 그렇게 춥고 사람없는 벤치와 같습니다.
대한민국 최상류 1%의 갖춘남 김주원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지요. 라임의 마음이에요. 쥐뿔도 없는 것이 자존심은 바벨탑인 여자 길라임의 마음 말이지요. 친구 지현의 말대로 주원의 분수에 넘치는 여자일 수도 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뭔가를 포기해야 할 만큼 그런 분수 넘치는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가치 기준을 물질이나 부, 가진 조건, 환경, 학벌로 판단했던 김주원에게는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다른 세계 사람들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분수넘치는 여자 길라임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정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 여자를 좋아하나, 혹은 이 여자를 좋아해도 될까, 만약 아니라면 어떡하지, 등등의 생각이 현실적인 질문이 되어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오스카 최우영이 질문했던 것처럼요. "너 라임씨 진심으로 좋아해? 너 지금 네 감정 책임질 수 있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찌르고 나온 길라임의 가난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쩔건데? 네가 가진 것들 다 포기할 수 있어?"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고 얼떨떨하고 궁금했던 주원이에요. 그냥 그 여자가 생각나고, 함께 있는 것 같고, 신경쓰였던 것이 너무도 낯설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던, 그녀의 가난함과 당당함때문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주원은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원은 아무도 그의 옆에 앉히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을 확인하게 되지요. 25만원짜리 오페라 좌석, 길라임의 한달 방값과 맞먹는 돈이죠.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부르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다고 상상하며 오페라를 감상하는 주원의 옆에는 정말로 길라임이 앉아있죠. 경품 청소기를 안고 있는 공짜 밝히는 한심한 여자의 모습으로, 옷핀으로 떨어진 가방끈을 이어 나타난 지지리 궁상스런 모습으로, 그리고 주원의 엄마가 준 돈봉투를 쥐고 있는 비참한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게 그녀가 처한 현실이었고,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기 전인 재투성이 가난한 여자의 진짜 모습입니다. 
주원은 깨닫게 되지요. 그 보다 더 많은 길라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자신을요. 윗몸일으키할 때 볼이 발그레 상기되던 길라임, 영혼체인지로 쩍벌남이 되었던 길라임, 백화점에서 스턴트장면을 찍으면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이던 길라임 등등 너무 많은 길라임이 둥둥 떠다닙니다. 다음에는 주원의 기억에 있는 모든 길라임을 오페라에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좌석 한 줄을 다 예약해서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주원은 놀라지요. 길라임을 만나고부터 약을 먹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녀의 콧구멍보다 쬐금 큰 방에서도 약 없이 잤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주원이라면 아마 호흡곤란 맥박이상으로 진즉에 응급실에 실려갔거나, 숨이 꼴깍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일이었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원과 라임이 동시에 들고 읽던 책이었는데, 동화속 복선보다는 라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동화처럼 보이는 주원의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이었지만, 김은숙 작가가 동화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찾는 점은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고, 탁월한 재미를 안겨 주었습니다. 앨리스증후군을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띄우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을 주원의 앨리스증후군 분석에 들어가게 했네요.
"라임씨가 좋아지고 있어요", 최우영의 진심은?
우선 오스카의 어리둥절 고백에 대한 정리부터 하고, 앨리스 증후군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오스카가 라임씨가 점점 마음에 들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해서, 순간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는데요, 오스카에게 길라임이 마음에 들고 있다는 것은 여자라기 보다는 다른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오스카는 윤슬을 여전히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고, 윤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요. 그래서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오스카 최우영에게는 여전히 윤슬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을 생각해서인듯 해요. 주원이 라임을 좋아하는 것을 최우영이 모르지도 않고, 주원이 석달 정도 후에 헤어질 거라는 말은 했지만, 주원이 쉽게 라임과 헤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는 듯합니다. 라임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지요. 우영도 말했듯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잇고 다니면서도, 가난이라는 걱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계산도 못하는 순수한 여자였죠. 그리고 당당하고 밝고 씩씩하고 오히려 어정쩡하게 있는 여자들보다 구차스럽게 굴지도 않습니다.
우영은 라임이 상처받을까봐, 그리고 주원의 마음이 진심이 아닐까봐 두 사람 모두를 걱정하지요. 주원이 집안에서 감당해야 할 것들도 걱정이 되었기에, 책임지지 못할 거면 일찍 그만 두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영도 라임이와 주원을 밀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라임이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이 상처받을까봐 헤어지라고 말은 했지만, 라임이 주원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것이죠.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의 짝으로 마음에 들어지고 있다는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시크릿가든의 담백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애정라인이 마음에 들어서, 사촌간에 얽히고 설키는 모습을 바라지 않은 마음에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영에게 라임이 여자로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윤슬을 볼 때마다 촉촉해지는 최우영의 순정이 두 개로 나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말이지요. 
라임이 주원의 엄마를 만나는 곳에 주원이 나타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을 거예요. 우영과 함께 있던 라임이 전화를 받았을때, 그게 이모의 전화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 우영이 주원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크지요. 우영의 마음은 라임과 주원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 결심했어!
주원이 최우영에게 말했지요. "나 그 여자랑 헤어질 거야. 근데 나중에... 길어야 석달? 길라임도 알아, 자기가 인어공주밖에 될 수 없다는 걸...". 이런 삐리리 같은 놈이 다 있어 하는 최우영만큼이나, 저도 한 대 쳐주고 싶은 주원의 청개구리 심보때문에 속도 상했다지요. 주원은 확실히 반어법에 능한 인물이에요. 최우영에게 "라임과 헤어질 건데, 싫증날 때까지 사겨보고"라는 뉘앙스를 흘린 이유는 따로 있어요.
주원은 우선 우영의 잔소리가 싫어요. 그렇지 않아도 길라임이 너무나 진지하게 좋아지는데, 우영으로부터 "네가 가진 것 포기하고 길라임 택할거야?" 이런 질문도 받기 싫고, 포기할 수 있다고 대답도 못하는 비겁한 자신때문에 우영이 라임을 걱정해주는 말도 듣기 싫은 주원입니다. 우영보다는 수백배로 고민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주원이거든요. 
동화속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앉으나 서나 길라임 놀이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봅니다. 차라리 보면서 괴롭던지, 웃던지, 좋다고 닐리리 맘보 춤을 추던지, 김똘추 미친놈 변태가 되든지, 길라임 발에 채이든지 하자! 가슴이 찌르르 쓸려 내려가듯이 아픈 것보다는, 라임의 발꿈치에 조인트 당하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은 주원입니다.
주원이 길라임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유치찬란 반짝이 빤스입니다. 사라진 복근을 내놓으라며 찾아가지를 않나, 길라임이 입었던 팬티를 반납하러 가지를 않나, 변비로 장이 꽉 막혔다고 항의을 하지 않나, 사인 잘못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책임을 지라고 하고, 암튼 물에 빠진 놈 건졌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놈보다 심한 억지를 부려 보지요. 물론 시청자는 그 황당 항의때문에 웃음 빵빵 터졌지만 말입니다.
그 와중에 단연 돋보였던 장면은 일명 거품키스로 유명해진 키스신이었지요. "여자들은 왜그래? 자기네 끼리 있으면 안그러면서, 꼭 남자들하고 있으면 입술에 크림 묻히고 모른 척하더라" 거품을 입술로 닦아주는 주원, 이 장면에서 꺄아악~ 소리 꽤나 들렸을 듯해요. 가슴 또 벌렁거려서 저도 언급은 더 이상 자제하겠습니다. 연애시절로 돌아가면, 꼭 거품키스 해달라고 해야징~ㅋ
주원은 라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입니다. 엑스트라신도 마다않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액션스쿨 승합차를 아무런 생각없이 타고 갔다는 겁니다. 뚜껑도 열지 않고 말이죠. 이렇게 주원은 라임과 함께 있으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성냥곽만한 라임의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다모 촬영장에서의 주원의 빵빵 터지는 몸개그는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였습니다.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지요. 특히 점박이포졸 주원 대박이었습니다. 선글라스 낀 산적은 간지 쩔었다는..ㅎㅎ
그리고 문제의 앨리스 증후군이 등장한 채옥의 신이 이어졌는데요, 장동근급 까메오라는 주원이, 채옥과 장성백의 대결신을 보면서 독백을 했는데, 오랜만에 다모에서의 채옥 하지원을 보니 반갑더군요. 라임의 액션신을 보고 있던 주원의 나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증후군이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비하고 슬픈 증후군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아무것도 아닌 저 여자와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는 걸까?"

주원의 망원경으로 보는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그럼 여기서 주원이 걸렸다는 앨리스 증후군에 대해 며칠 고민하고 정리한 제 생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주원의 대사 중 신경써서 들었던 부분은,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이라는 부분이었어요. 망원경은 멀리 있는 물건을 가까이 보게 하는 렌즈지요. 그런데 거꾸로 들고 봤다면, 물체가 작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겠지요. 주원에게는 지금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든 망원경에 보이는 모습처럼 작아지고 있는 것이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주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조건, 부, 빵빵한 집안 등등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본 망원경의 피사체처럼 작아지고 있는 거예요.  
이와는 반대로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길라임에 대한 존재입니다. 예전의 길라임은 가진 것 없이 작고 보잘 것 없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나 나오는 오지의 세계 속 인물이었어요. "옛다 관심가루" 하고 한 번 돌아보고 말아버려도 상관없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중의 한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인물이었지요. 그런 길라임이 공롱처럼 커져 보이는 거에요. 길라임과 있었던 모든 시간이 동화처럼 생생해지고, 길라임만 보이고 있는 거예요. 동화처럼 예쁘고, 대개의 모든 동화속 사랑이야기가 그러하듯이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가 되는 듯이 말이지요. 
현실적으로는 길라임을 위해 어느 하나 포기하지 못할 주원이지만, 이미 포기하는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고 싶어서 점박이 포졸1이 되어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내노라하는 재벌 로엘 백화점 CEO의 엑스트라 출연,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김주원이 모를리가 없지요. 라임이 주원의 머리에 제정신을(ㅎㅎ) 놔주지 않아서라고 보기에는, 김주원은 상당히 똑똑한 사업가에 오스카나 박상무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보면, 사업수완도 뛰어난 인물이에요. 계산도 정확하고 현실적인 인물이지요.
그런 주원에게 주원의 세계는 동화속 그림처럼 작아져 버리고, 오직 라임만이 크게 보이는 착시현상, 환영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게지요. 왜 동화책들은 보면 주인공들은 크게 그려져있고, 산도 집도 나무도 주변 환경은 작게 그려지잖아요. 심지어는 집채만한 호랑이도 주인공 크기와 같게 그려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이런 말뼈다귀같은 녀석을 봤나?
라임의 하트뿅뿅 사인만큼이나 주원의 눈에 하트뿅뿅 크게 새겨져 있으면서도, 10회 엔딩장면에서 강펀치를 날리면서 라임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싸가지 주원때문에 속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김주원은 고도로 계산적이고, 반어적 화법에 능숙한 인물이에요.
주원이 받은 돈봉투때문에 라임은 주원의 어머니 문분홍여사에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때 짜잔하고 구세주가 나타났지요.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에서는 주원이 어머니에게 "엄마, 왜 이러세요. 실망이에요" 이러면서 분노의 눈길로 쏘아 붙이고는, 여주인공의 손을 거칠게 잡고 나가버리는 장면으로 전개가 되었을텐데, 이 파격적인 옴므파탈 까도남 김주원에게는 그런 것을 허락하지 않는 김은숙 작가입니다.
"엄마, 이 여자한테 함부로 할 이유 없으세요.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할려고 불러 3류 드라마 여주인공 만드세요? 제가 혹시 이 여자 땜에 죽네 사네 하면 그때 나서서 말리세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잠깐도 못참으세요?"
이 대사만 두고 보면 김주원에게, 옛다 귀싸대기'짝짝', 분노의 주먹질 '퍽퍽'입니다. 그런데 김주원이 누구입니까? 오스카 음반문제나 로엘백화점 광고문제, 제주도 낭만여행 등을 오스카 뒤통수를 후려쳐가면서, 결국은 원하는 것 다 얻는 김주원이잖아요. 주원은 엄마 문분홍 여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어요. 친구 의사 박지현을 통해서 지금까지 주원의 주변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주고 떼어냈다는 것까지도 알게 되었지요. 물론 그 중에 지현이도 포함되었을 듯하고, 주원이 사랑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것도 지현에 대한 상처때문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은 되더군요.

엄마 문분홍여사를 다루는 방법은 주원의 방법이 다른 드라마보다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주원이 보호하고 싶은 것은 라임이었어요. "이 여자랑 절대 못 헤어져요" 라고 라임 편을 들었다면, 문분홍 여사의 다음작전은 불을 보듯 뻔하지요. 라임에 대한 무차별 무식공격이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가장 상처입을 사람이 라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은 주원입니다. 그러니 엄마에게는 잠깐 놀다 치울 여자라는 식으로 안심을 시키려했던 게지요. 주원은 평범한 여자 길라임을 지켜주고 싶은 이유를 찾았거든요. 세상이 온통 그 여자만 보이고, 그 여자를 사랑하니까요. 물론 라임의 백만볼트 레이저빔 공격에 주원도 가방사건에 이어, 혀를 잘라버리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기는 했겠지요. 하지만 24시간 풀가동해서 엄마가 라임을 만나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을 주원이니, 우선 라임에게 문분홍 여사로부터의 방어벽을 쳐주는 것이, 뺀질이 주원이 생각하는 최선이었을 거예요.
길라임과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고 있는 주원입니다. 가슴 두근거림은 동화속 감정이라고만 생각했던 주원이었어요. 결혼은 비슷한 집안끼리의 비지니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은 잠시 잠깐 곁에 머물렀다 흩어져 버리는 바람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원입니다. 그런데 그 동화 속에서나 있다고 생각했던 두근거림이 점점 커져갑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점처럼 작아지고, 오직 한 사람만이 보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 한없이 작아지고 있는, 그래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한 점 작은 피사체로 변해 버리는 신비한 현상,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질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하는 현상, 길라임만이 확대되어 보이는 현상, 주원이 앓고 있는 앨리스증후군입니다. *늘 글이 길어서 죄송스러운 초록누리입니다. 초록누리의 롱롱 주저리 증후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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