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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09 '구가의 서' 이승기 살릴 이연희, 울컥하게 만든 수치와 분노연기 (20)
2013.04.09 09:36




이승기, 수지 주연의 '구가의 서'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더킹 투 하츠 이후 이승기의 차기작을 오래동안 기다렸던 제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입니다(흐미 좋은 거^^). 강은경 작가의 작품을 짜나가는 스타일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데, 출생의 비밀코드로 첫문을 열었습니다.

막장이라 일컬어지는 드라마 단골메뉴 출생의 비밀은 '구가의 서'에서는 인간과 지리산 신령의 사랑으로 퓨전판타지를 가미한 신개념의 출생의 비밀코드를 선보였군요.

백년묵은 구렁이가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든가,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해 간을 취하는 전설의 고향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있었지만, 지리산의 수호령과 인간의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재미있을 듯 한 신선한 소재입니다. 지금까지의 구미호는 대개 여자 여우였는데, 남자라는 것도 관념을 깬 설정이고요.

특히 이 드라마의 주제가 될 사랑과 인간에 대한 질문은 단순히 퓨전판타지 사극을 넘어,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우리의 마음 속 갖가지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할 듯해서, 어쩌면 자기반성의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보고 있는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이누야사와 나츠메 우인장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해보곤 했었는데, 요괴들보다 변화무쌍, 혹은 잔인한 동물이 인간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주인공 최강치(이승기)의 출생 과정을 그리게 될 초반부, 구월령(최진혁)과 윤서화(이연희)의 선남선녀가 따로없는 비주얼은 신우철 감독이 풀어낸 영상속에서 빛이 나더군요. 이연희는 사극에서도 예쁘더군요.

늘 지적되는 이연희의 연기는 첫회 몸을 던지는 열연으로 논란에서 조금은 자유스럽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이연희의 연기를 보면서 울컥해 보기는 처음이었던지라 연기의 발전을 칭찬해주고 싶군요. 윤서화라는 인물의 감정에 이연희 스스로 몰입해 있음이 보이더군요.

악역으로 나오는 조관웅 역의 이성재, 잔인하고 비열한 조관웅 역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성재의 악역연기는 첫회였음에도 따귀를 몇 대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극악무도하게 표현하더군요. 믿고 보는 이성재의 연기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묵직한 카리스마의 담평준 역의 조성하도 극의 중심을 잡아주었고요.  

특히 첫회에 눈에 띄었던 연기자는 윤서화의 몸종으로 나온 담이(김보미)라는 캐릭터였는데, 윤서화 대신 조관웅의 수발을 들고(?) 추노꾼에게 붙잡혀 온 윤서화의 동생이 동구밖에서 교수형에 처해지는 것을 보고, 춘화관 대들보에 목을 매달고 자결을 해버려서 아쉽더군요. 처음 본 연기자였는데 연기를 잘해서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버지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친구였던 조관웅(이성재)의 칼을 맞고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봐야만 했던 윤서화, 아버지를 외치는 그녀의 외마디 비명과 온몸에 튀기는 아버지의 피, 윤서화의 모진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녀의 예고된 비극은 관기로 내쳐지는 신세에서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사람이 아닌, 인간에게는 구미호라 불려지는 지리산 수호령 구월령과의 사랑은, 그녀는 물론 그녀가 낳은 아들 강치에게 대물림됩니다. 반인반수를 사랑한 윤서화, 인간여인을 사랑한 구월령, 그들의 아들 최강치(이승기)는 인간의 손에서 자라면서 아버지처럼 인간 여인(수지)을 사랑하고,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완전한 인간이 되고자 아버지 구월령도 찾았었던 구가의 서를 찾으려고 하겠지요.

구가의 서를 찾으려는 것을 보면 아버지 구월령과 아들 최강치는 부전자전처럼 사랑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아니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남자인듯 보입니다.  

강은경 작가가 구가의 서라는 비책을 찾는 구월령과 최강치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하는 주제는 굳건한 사랑과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 하는, 인간에 대한 질문일 것입니다. 그들이 그토록 되고 싶은 인간, 그 인간들의 천태만상을 통해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축복이 아닌가 하는...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답지 못한 사람들을 보고, 때로는 금수보다 못한 인간들을 보게도 됩니다. 반인반수 최강치가 되고 싶은 인간은 어떤 인간일까? 사람다운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를 최강치의 눈으로 보는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고민하게 될 듯합니다. 완벽한 인간이 아닌 반인반수의 눈에 비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들 속에서 최강치는 때로는 우리 자신이 될 겁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인간다운 인간을 최강치의 눈을 통해서 보게 될 듯하니까요. 

관비로 춘화관의 관기가 되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윤서화(이연희), 죽어도 기루의 문턱을 넘지않겠다고 버티던 윤서화는 춘화관의 행수기생 천수련(정혜영)이 내리는 가혹한 벌을 받게 되죠. 수치목이라 불리는 나무에 속옷차림으로 묶여 수치를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지리산 수호령 구월령(최진혁), 사흘밤을 윤서화를 지켜보면서 갈등합니다. 구해줄지 말지를 두고 말이죠. 인간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말리는 인간친구 소정법사의 만류에도 결국 구할 결심을 했는데,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윤서화였죠. 사흘을 나무에 묶여있다 혼절한 윤서화를 천수련이 안으로 들이라는 했기 때문이었죠. 

그것으로 인간여인과의 연은 만들지 않게 되는가 싶었던 구월령, 숲으로 돌아간 구월령이 산이 동요하는 것을 느끼게 돼죠. 조관웅과 첫날밤을 치뤄야 했던 윤서화가 담이의 희생으로 도망치고, 동생 윤정윤과 도망치던 윤서화는 동생이라도 살리고자 자결 할 생각으로 숨겨온 비녀로 자신을 찌르려는 순간, 구월령이 자결을 막고 그녀를 구합니다.

인간 여인에게 반한 구월령, 윤서화와의 사랑을 위해 인간이 되는 방법이 적혀있는 비서 '구가의 서'를 찾게 되는데....  

 

그들의 사랑은 슬픈 전설로 끝이 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그들 사이에서 나온 최강치를 남겨두고 말이죠. 최강치를 바구니에 담아 물가에 떠내보내는 윤서화, 예고편을 보면서 잠깐 십계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는데(모세가 바구니에 담겨 파라오의 딸에게 구출돼 자랐지요), 최강치를 물에 떠내려 보낸 이유는 아마 윤서화의 모정이었을 듯 합니다. 춘화관 종들이 출몰했다고 진술한 구미호(구월령)와 도망친 관비를 잡으려는 토포군때문에 아들 강치만은 살리고자 보낸 것이겠죠ㅠㅠ

 

첫회 중심스토리는 윤서화의 기구한 운명이 주축이 되었는데요, 눈 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보고, 아버지를 죽인 조관웅에게 몸을 줘야 하는 가혹한 운명, 이연희의 눈물에 울컥하고, 윤서화의 기막힌 운명에 가슴 저미고, 속옷차림으로 나무에 묶여 지나가는 행인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수치와 돌맹이를 맞으면서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서있는 윤서화의 강단있는 모습에 첫회부터 감정몰입하게 만들더군요. 

도망친 윤서화를 찾기 위해,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찾고자 하는 조관웅이 내린 추포령, 하필이면 토포사가 최강치가 사랑하게 될 수지의 아버지 담평준(조성하)이더군요.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담평준이 될 듯하니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인지...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전설이 돼버린 사랑, 그들의 아들 최강치에게도 슬픈 사랑이 전설로 되풀이 될 지, 끝까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전 해피엔딩 추구자라서 첫회부터 해피엔딩어야 해!를 마음 속에서 외치고 있지만요.ㅎ

첫회 유난히 이연희에게서 슬픔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슬픔은 강치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되겠지요. 아버지 구월령의 인간친구 소정법사의 구슬팔찌가 반인반수 최강치를 봉인하고 있는 듯한데, 그 봉인이 풀리면서 그가 겪을 혼란들이 벌써부터 아프게 다가옵니다. 출생의 비밀,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 어머니 집안의 원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 복수와 분노, 그리고 부모에 대한 그리움, 이루기 힘든 담여울(수지)과의 사랑, 최강치가 겪어야 할 고난과 역경이 말이죠.  

최강치는 인간이 되기 위해 고난을 누구보다 혹독하게 격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강치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쉽게 인간으로 태어난 건지... 최강치나 구월령에게는 그토록 힘든 것인데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정녕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를 반문하고 반성도 하게 될 듯합니다.

예고편 아무 것도 모르는 듯한 밝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최강치(이승기)에게 벌써부터 슬픔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저벅저벅 걸어가는 듯해서,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가슴을 짓누르기도 합니다. 내면연기에 강한 이승기, 최강치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갈지 벌써부터 콩닥콩닥 뛰네요.

예고편에 잠깐 등장한 이승기, 흠...안 본사이 샤방샤방 훤해졌군요. 첫 사극임에도 퓨전판타지 사극이라 큰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는데, 승기의 첫 사극연기도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워낙 작품연구와 캐릭터 분석을 꼼꼼히 했을 승기라... 액션연기를 위해 노력했다는 기사도 읽었는데, 철저하게 준비하고 작품에 임하고 있는 승기, 강치앓이 승기앓이가 벌써 시작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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