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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03 '대물' 대통령 후보와 검사의 사랑, 어떻게 봐야할까? (41)
결론은 정치인으로서의 서혜림과 한여자로서의 서혜림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정치개혁을 꿈꾸는 그녀의 소신과, 힘들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고 싶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행복하고 싶은 한 여자로서의 사랑을 무 자르듯이 반으로 나눌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 대물을 관통하는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정치와 사랑이죠. 처음에는 이 두가지가 하나의 주제로 범벅이 되는 것이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작가와 피디가 교체되기전 1~4회 그 통렬한 정치풍자에 환호했기에, 정치스토리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는 멜로는 NO였었죠. 정치와 사랑, 한마리는 커녕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도 있을 위험성이 있었기에 더욱 우려가 되었고요. 김선아와 차승원 주연의 시티홀이 정치와 사랑 둘 다 잡았던 선례를 남기기도 했지만, 새로 바뀐 작가에게 기대를 걸기는 사실 무리였고요. 여자 대통령이라는 민감한 캐릭터는 현 상황에 비추어 다분히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고, 그 과정에서 정치외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드라마가 힘을 잃고 소물이 되어가기 시작했지요. 가장 큰 희생은 카리스마를 잃은 서혜림에게서 극명하게 나타났고 말이지요.
천운이 돕는 서혜림 대통령만들기 프로젝트는 실패 일보직전에 놓였고, 그녀의 힘으로 그 어느 하나 이루지 못한 꼭두각시 국회의원, 어부지리 도지사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변질돼가고 있었습니다. 서혜림을 강력하게 대선후보로 떠오르게 할 정치적 사건, 혹은 사회적 사건이 필요한 시점에 터진 것이, 소말리아 해협 선원 피랍사건입니다. 그리고 서혜림을 대통령 특사로 무장단체 심장부에 던져 놓습니다. 서혜림을 국민적 영웅, 한마디로 정치적 스타로 만들 수 있는 사건입니다.
여기에 1%의 희망이라는 소박하고 힘없는 비현실의 이름표를 달고 나온 인물이, 아줌마 서혜림과 열혈 꼴통검사 하도야입니다. 민우당에 복당하면 국무총리에 내정하겠다는 달콤한 사탕도, 강태산의 선거캠프 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꿈의 이론도 거절하고, 독야청청 홀로 푸르리라 외치는 서혜림은 분명 정치인으로서는 현실감각 제로인 이상주의자, 외통수 고집불통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그런 서혜림을 열렬히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녀가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않을 이상정치 1%의 희망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희망정치라고 부릅니다.
하도야가 멋지게 대꾸를 하더군요. 검사 정년이 끝날때까지 하나씩 벗겨 가겠다라고요. 하도야 검사의 "졸장 받으시죠. 외통입니다"의 대사가 어찌나 시원스럽던지요. 하도야 같은 검사가 있는 한, 물론 한 번에 정경유착이라는 고리를 끊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강한 견제와 감시의 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배호나 강태산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인들, 그리고 산호그룹 김명환 회장같은 재계 총수들이 몸을 사리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그래서 물불 안가리는 다혈질 하도야가 장기판의 가장 하찮은 졸이라 할지라도, 앞만보고 한칸씩 가겠다는 말에 우리는 검찰에게 바라는 1%의 희망을 읽습니다.
이번회 서혜림을 궁지에 넣을 지, 새로운 전환이 되게 할 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하도야와 서혜림의 키스신입니다. 로맨스냐 정치물이냐?의 갈림길을 두고 제가 고민을 했다고 했는데요, 그리고 결론도 앞에 언급은 했지만 사랑이 발목을 잡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남편을 잃은 젊은 여자에게 다시 사랑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혜림에게도 사랑할 인간적인 권리가 있는 거니까요. 대통령 후보가 사랑을 하면 안된다고 대통령 후보 출마자격 요건으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닐테고요.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상대진영이 서혜림과 하도야 검사의 사랑을 악의적으로 이용할 소지는 많습니다. 철저하게 비밀로 하든지, 두 사람의 감정을 끊어버리지 않는 한은 말이지요.
이 드라마에 흐르는 주제는 처음의 기획의도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로 떠올랐습니다. 서혜림이 꿈꾸는 정치와 서혜림과 하도야의 사랑이지요.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이 나와서는 안된다. 개인적인 야심에 정치가 볼모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고, 강태산이나 조배호라는 인물의 대권야심에 정치개혁이 허울뿐인 도구가 되었던 것이 현실정치였습니다. 혜성처럼 나타난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중요했던 것은 99%의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현실정치에 1%의 희망을 기치로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며, 전시작전권마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은, 서혜림의 남편 박민구가 아프간에 피랍되었을 때 지켜주지 못했던 상황입니다. 서혜림과 국민들은 단지 분노할 뿐이었고, 무능한 정부에 대한 성토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었으니까요.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바로 민심이었습니다. 킹메이커를 자처한 조배호도, 강태산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적 자료를 가지고 있는 장세진도 할 수 없는 일이 민심을 얻는 일입니다. 표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민심을 서혜림 스스로 만들었다는 것은, 서혜림의 대통령 자격에 열계단은 성큼 올라서게 만들 것이고요. 그리고 하도야는 서혜림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바른 길로 이끄는 정치적 동치이자, 소신을 함께하는 응원군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드라마가 사랑에 치우쳐 좌초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돈으로도, 권력으로도 살수 없는 것이 민심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 그 원동력은 잡초처럼 질긴 힘, 민심입니다. 하늘을 거스르는 사람은 망할 것이고,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이는 승리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나라를 책임질 어버이에게 내린 하늘의 뜻은 민심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국민을 지켜주는 나라, 국민의 말을 어버이의 회초리로 여기는 대통령,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대통령, 서혜림을 통해 드라마 대물이 말하고자 하는 1%의 희망대통령의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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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똘이찌니 2010.12.03 13:23
드라마를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초록누리님이 이렇게 알게 쉽게 풀어 주시니
드라마에 몰입하는게 더 쉬운 것 같아요.
저는 그냥 깊은 생각은 안하고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보거든요.
서혜림과 하도야가 결혼까지 가긴 힘들 것 같고!!!
여하튼~~ 요즘 SBS 드라마가 대세네요.
하도야 캐릭터 넘 맘에 들어요. -
JoGun 2010.12.03 19:19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1회에서 보여준 고현정이 연기하는 서혜림 대통령의 카리스마 취재원과 정부관계자가 뜨거운 땡볕아래 전용기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보며 우산을 치우라고 했던 포용력이 보였던 카리스마는 사라지고 그냥 단순히 운좋게 오른 한 신야당대표가 현직 검사의 짝사랑을 받아준다는 것으로밖에 안보이더군요.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쭉 봐오고 있지만 갈수록 실망감만 계속드네요 정치적인 압력이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작태로는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제작진측에서는 아니라고 하지만 초기의 의도는 온데간데 없고 멜로 드라마로 변하는 작태가...심증에 확신을 가져다 주는 꼴이네요.....
대물이 긑물로 변해가네요...연기자들의 호연이 아까울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