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0.10.22 '대물' 서혜림은 죽고, 고현정만 빛났던 뒤집기 연설 (37)
  2. 2010.10.21 '대물' 맹물된 고현정과 괴물된 차인표, 관심 좀 끊어주세요 (49)
  3. 2010.10.20 '성균관 스캔들' 선준이 장원한 이유와 귤보다 달콤한 까치발키스 (20)
  4. 2010.10.19 '성균관 스캔들' 윤희를 둘러싼 삼각관계, 여림의 눈으로 보고 싶다 (17)
  5. 2010.10.16 '대물' 작가교체보다 서혜림이 중요한 이유 (25)
2010.10.22 09:30




강으로 흐르던 하구를 막아 은어떼가 돌아오지 못하고, 간척지 주변에는 모기떼와 톰의 친구 제리만이 득실거리는 상황은 남송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대물의 문제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서혜림의강단있어 보이던 배짱과 배포는 없어지고, 마치 산골소녀의 서울적응기처럼 어눌하게 겁에 질린 모습입니다. 
물론 겁도 나겠지요.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이 보통 정신으로 하는 것은 아닐테고, 서혜림의 의지보다는 주변이 그녀를 정치판으로 밀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선거판에 나가자 마자 검사와의 염문설이 터졌고, 산호그룹은 상대후보의 손을 들어 주었으니, 서혜림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멍해졌을 것은 당연하지요. 더구나 믿었던 사무장이 남편 목숨값마저 도박으로 날려 버렸으니, 제정신이라면 오히려 이상할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서혜림의 기본 캐릭터가 실종돼 버린 것입니다. 불의라면 앞뒤 재지 않고 흥분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던 서혜림이 죽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애 딸린 과부', 듣기 거북하다

김현갑측의 마타도어는 서혜림에게 달걀세례로 돌아왔습니다. 왕중기 실장이 제시한 스캔들 맞불작전도, 침묵으로 일관하자는 작전도 무시하는 서혜림입니다. 잘못없는 서혜림이 왜 숨고 침묵해야 하냐며, 당당하게 기자들 앞에 서서 얘기하지요. 낯뜨거운 질문들을 서슴없이 던지는 기자들, "혼외정사가 맞느냐? 남편이 살아있을 때도 모텔을 드나들은 게 맞느냐?"는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보고, 명품드라마 대물이 저질드라마로 전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사실여부 확인없이 하이에나들처럼 달려드는 일부 무개념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하도야 아버지 임현식의 반복되는 과부발언은 불쾌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내가 애 딸린 과부한테 내 자식 바칠려고, 사시 뒷바라지 했겠소?" 서혜림이 애 딸린 과부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동네 이장 선거에서도 나오지 않을 상대방의 약점 쑤시기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버젓이 비하 뉘앙스로 사용되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과부발언은 경쟁자 김현갑 후보의 선거유세에서도 비아냥 거림으로 나왔고, 검사와 놀아난 불륜막장녀라는 말을 뱉는 등 그야말로 입 더러운 인간들이 많더군요.
서혜림은 같이 폭로전으로 싸우고 싶지 않다며, 정책대결과 정치비젼으로 표를 얻고 싶다고, 강태산의 의견에 반대를 하지요. 국회의원이 되고자 간척지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라, 간척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한다는 것을 피력하면서 말이지요. 낙선하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비전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뿐이라고 유세장으로 향하는 서혜림,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불륜녀라는 비난과 달걀세례였습니다.
선거유세장에 단상에 오른 하도야는 사진을 찍은 김철규와 출판사 사장의 진술서를 보이며, 김현갑과 오재봉의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며 난장판에서 서혜림을 구해 데리고 들어갔지요. 그리고 하도야는 진술서를 이용해서 진실을 밝히든 선거용으로 사용하든 알아서 하라고 서혜림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서혜림이 거절을 하며, 증거물도 없애라고 합니다. 순간 동이가 생각나더군요. 착한 동이를 만들기 위해 장희빈이 사술을 이용해 인현왕후를 저주한 인형을 돌려주며, 용서하는 모습같아서 서혜림이 왜 저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착한 서혜림, 동이될까 두렵다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하더군요. 부드럽지만 강한 서혜림을 기대했는데, 착한 서혜림의 컨셉 하나로 대통령만들기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저는 서혜림이 여기서부터 정치의식을 길러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불륜이라는 추접한 루머, 검사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흑색선전을 하고, 돈이 오갔다는 증언까지 있었는데, 서혜림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승리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비전과 공약으로 심판받고 싶다"면서 말이에요. 서혜림과 하도야의 스캔들 조작은 김현갑 후보의 약점이 아닌 범죄였어요. 그런데 약점이라는 말로 범죄를 덮어버리는 것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MBC드라마 동이에서 동이의 절대선 만들기에 두손두발 들었던 경험이 있던지라, 서혜림을 동이화 시키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더군요. 착한 사람이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순진한 생각입니다. '착하게'가 아니라 '올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 아닌가요? 서혜림이 간과한 것은 김현갑 후보가 남송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되는 도덕적 쓰레기라는 것과 돈을 주고 파파라치를 고용해 사진을 찍게 한 현역 오태봉 의원이 금뱃지를 달고 있는 것에 분개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산호그룹이 김현갑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에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서혜림 캠프에 반가운 응원부대가 도착합니다. 간척지 주민들이 발을 벗고 서혜림을 돕기 시작한 것이지요. 선거유세 기간동안에는 국수를 대겠다는 주민들, 서혜림은 그들의 응원에 웃을 수 있었지요. 그들은 서혜림이 왜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하는 것을 알아 주었기 때문이에요.
간척지 주민과 국수를 먹고 있는 서혜림을 보는 강태산의 눈은 날카롭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아는 여자, 강태산의 눈에 서혜림은 미래의 정치거물이 될 그릇으로 비칩니다. "오늘은 동지지만, 내일의 정치판에서는 어쩌면 적으로 만날 것같은 예감이 드는 여자야". 강태산과 훗날 정치적 결별을 하는 것이 암시되기도 한 말이었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강태산의 직관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혜림에게 강태산이 순간 느꼈던 것은 두려움이었을 겁니다. 사람을 모은다는 것과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강태산이 서혜림을 얻고 싶은 이유
이혼서류까지 내밀면서 강경하게 나갔던 장인 산호그룹 김회장(최일화)과의 줄다리기, 정치생명까지 서혜림의 당선에 걸겠다는 강태산입니다. 그가 그렇게까지 서혜림의 당선을 원했던 이유는 장세진(이수경)에게 말했듯이, 서혜림을 조배호(박근형)라는 썩은 정치를 척결할 정치적 동지로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조배호식 정치를 끝장내겠다는 강태산의 야망, 조배호라는 썩은 정치를 갈아엎을 새바람, 서혜림은 그 새바람의 상징이었지요.

산호그룹과의 결별이라는 초강수를 둔 강태산이 대통령 백성민(이순재)을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혜림의 당선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강태산, 대통령 퇴임 임기를 앞두고 여소야대로 인한 레임덕을 우려하지만, 대통령은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집권후반기 내 한 몸 편하자고, 지난 시간 힘들어 쟁취한 민주주의를 후퇴시켜?"라며, 선거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백성민 대통령, 잠시 우리곁을 떠난 한 분 대통령이 생각이 나기도 했네요. 
강태산을 보낸 백성민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통해 산호그룹에 기업의 정치개입에 대한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전하라고 합니다. 강태산도 장인 김회장이 김현갑 후보 지원을 철회하겠다며, 이혼서류를 찢어 버리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채는 것 같더군요. "미래권력이 아닌 현실권력이 압박하는데 도리가 있나?". 이 말은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다는 말을 은근히 흘린 것이었지요.
산호그룹의 김현갑 지지 철회에도 불구하고, 서혜림의 지지율은 상승기미가 없고, 선거는 서혜림의 낙마로 예상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난데없이 서혜림 납치사건이 일어납니다. 6,70년대나 일어났을 뻔한 일들이 반복면서 촌스러워지는 드라마 대물, 스캔들 흑색비방에 달걀세례, 게다가 납치사건이라니, 스토리의 개연성들이 실종되고 있는 대물입니다.
성추행범으로 경찰에 넘겼던 남자가 출소를 해서 앙심을 품고 서혜림을 납치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국가가 개인정보 관리를 못해서 납치를 당했다는 말도 앞뒤가 맞지 않았어요. 왜냐면 서혜림은 전국에서 얼굴 다 알려진 유명인사나 마찬가지인데,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그녀를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더 우스운 것이죠.
서혜림의 정치공약이나 선거유세, 그녀가 말한 비전을 더 들었어야 하는데, 납치극으로 정치적 발언 등 많은 것들을 생략해 버린 듯 싶더군요. 강태산과 왕중기 실장의 방법을 거절하는 과정에서도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 주었어야 하는데, 폭로전에 폭로전으로 맞서지 않겠다는 이유만으로 서혜림을 대책없는 여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오는 환경폐해를 주장하는 연설도 없었고, 간척지 개발을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난데없이 납치와 병원입원 등으로 동정심과 감성주의로 서혜림을 그려가기에 급급했지요.

서혜림은 죽고, 고현정만 빛났던 감동연설
그럼에도 고현정이 비를 맞으며 가슴을 치며 했던 연설은 감동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 남편은 아프간에 취재갔다가 죽었습니다. 힘없는 이 나라가 미국과 회교권의 눈치를 보느라 살해 당했습니다. 나라없는 백성도 아닌데, 국가의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비참하게 살해됐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무조건 바다를 막아놓고 30년간 방치하고 있는 이 나라, 주민들은 죽어가는데 정치인은 뇌물이나 받아 챙기는 이 나라, 대대손손 살아갈 이 땅을 표를 얻기 위해, 무조건 개발해야 합니까?
저는 단지 국회의원이 될 목적으로 이 자리에 서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상대후보의 폭로전에 저도 똑같은 폭로전으로 맞서려 했겠지요. 하지만, 내 아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제 아들이 성인이 되어 우리 아빠가 죽어갈 때, 이 나라는 무얼 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 아들한테 이 나라가, 태극기가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걸 들을 그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연설은 감동적이었지만, 연출은 엉망이었습니다. 유세장 주변에서 말없이 우산을 내리는 시민들, 서혜림의 빗속 연설은 억지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억지 연출의 느낌이 강해서, 서혜림이라는 인물은 보이지 않고, 고현정의 감동을 넘어서는 연기만이 보이더군요. 국회 앞에서 비를 맞으며 했던 연설과 반복되었기에 그 감동이 반으로 줄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왜 서혜림을 이렇게 감성에 호소하는 인물로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어요. 막판 뒤집기로 극회의원에 당선은 되었지만,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고, 당선이 감동적이지도 않았던 이유는 뭔가 싶네요.
불륜녀라는 비난과 달걀세례, 납치, 고열로 입원, 납치범에게 맞아 눈이 밤탱이가 된 상태로 비까지 온 몸으로 맞아가며, 한표를 호소하는 서혜림, 서혜림이 맞서고 싶었던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감정적 호소와 막연한 국가관만으로 서혜림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빗속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는 서혜림, 장면 자체는 감동이었고 뭉클해서 눈물도 났지만, 서혜림은 없었고 고현정의 연기만이 빛났던 장면이었습니다.
11표차라는 드라마틱한 역전승의 주인공 서혜림, 그녀의 국회의원 뱃지는 서혜림의 정책대결과 정치비전이 아닌, 남편을 잃은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감성적인 눈물연설의 결과였으며, 현직 대통령 백성민의 보이지 않은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작가교체와 감독교체, 정치외압설, 박근혜 띄우기라는 의혹 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안팎의 진통이 서혜림이라는 캐릭터의 실종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던 5회였는데, 6회 역시 서혜림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떠나 버린 은어떼처럼 말입니다. 
왕중기 실장이 말했지요. "아름다운 패배보다 더러운 승리가 더 위대하다"고요. 시청자는 서혜림을 통해 아름다운 패배를 보고자 함도, 더러운 승리를 보고자 하지도 않습니다. 시청자는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통해 드라마 속에서라도 아름다운 승리를 보고 싶은 거예요. 그 때문에 서혜림이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중요한 것이고요. 대물을 지키고 있는 연기대물 고현정, 그녀마저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1,2회 빛났던 서혜림과 5,6회 맹물된 서혜림이 같은 인물이였는지 조차 의심스럽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 준 고현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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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09:04




남해, 해송지역 보궐선거에 뛰어든 서혜림의 국회진출기, 정치하는 서혜림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작가교체에다 피디교체까지 대물이 안팎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드라마에서 나타나더군요. 1, 2회 강렬하게 사로잡았던 대물이 3,4회 들어 코믹스러운 분위기로 흐름이 바뀌더니, 5회 들어서는 뜨뜨 미지근한 맹물이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대본의 힘은 약화되었고, 오직 연기자들의 연기력만으로 드라마의 부실한 내용을 커버해 가는 듯한 인상이 짙었습니다. 내부 진통과정에서 대본이나 연출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이 역력하게 느껴지더라는 말이죠. 한 두마디의 촌철살인 정치 풍자만으로도 대물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느꼈던 심리적 카타르시스, 그 환호했던 감정선들이 실종된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흐름끊긴 대물, 맹물될까 걱정된다
아무래도 작가는 작가대로 소신있게 대사를 쓰지 못하고, 오종록 감독은 감독대로 소신있는 연출을 하기 벅찼나 봅니다. 6회분까지는 오종록 감독과 황은경 작가가 손을 댄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5회가 오종록 피디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새로 교체된 김철규 피디의 연출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지만, 4회까지의 연출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종록 감독이 대물에서 완전히 하차한다는 기사를 읽고, 대본피디로 좌천(?)된 기분이 오죽했을까 싶어서, 제가 오종록 감독이었다 하더라도 완전 하차를 택했을 것 같아 십분 이해하면서도, 오종록감독의 재치넘쳤던 정치풍자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대물이 제대로 된 정치드라마가 아닌 여영부영 로맨스 코믹정치물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 불안감은 5회에서 뜬금없는 레인보우의 까메오 등장에서부터 감지가 되었습니다. 들판 천지가 화장실이라는 하도야 검사의 말에 산개해서 화장실을 찾는 모습은 예능 청춘불패에서도 나오지 않은 설정입니다. 군데군데 속으로만 환호했던 주옥같은 대사와 장면들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는 움츠러들고 위축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 속에서도 돋보였던 것은 차인표의 분노장면과 새로 등장한 왕중기 실장(장영남)의 대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이딴 쓰레기같은 인간들 뒷치닥거리나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 "아름다운 패배가 얼마나 비참한 지 알아요? 아름다운 패배보다, 더러운 승리가 백번 천번 더 위대한 겁니다". 우리 정치사가 쓰레기들의 더러운 승리가 더 많았기에, 그래서 그 위대한(?) 결과들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기에 말이지요.
왕중기 실장의 정치공약에 서혜림은 수긍을 못하지요. 1년짜리 보궐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지키지 못할 거짓 약속으로 표를 얻고 싶지 않다는 서혜림입니다. 예전 시티홀에서 신미래가 시장선거에서 조국(차승원)이 만들어 준 허무맹랑한 선거공약들을 거부하는 모습과도 겹쳐지더군요. 겹쳐지는 설정이었든 아니든, 국회의원들 선거철만 되면, 비현실적으로 남발하는 선거공약들을 하도 많이 봐왔기에, 언제 들어도 공감가는 서혜림과 신미래의 자세이기는 합니다. 정치인들, 국회의원이 되었든 대통령이 되었든 그들이 내 건 공약만 다 지켜졌다면, 사실 대물이라는 드라마를 만들 필요도 없는 사회가 되었을텐데 싶어서 말이지요.
이 점 때문에 시청자들이 드라마 대물에 환호했던 것입니다. 어떤 바보가 드라마와 정치현실을 구분 못하겠습니까?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드라마로 즐기면서 그 통렬함에 환호하고,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숨이라도 쉬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이런 시청자들의 즐길거리마저, 감정선마저 정치적으로 혹은 방송사의 입장에 의해 무참히 빼앗기고 있는 것 같아, 서운하고 화도 납니다.
선거유세 보다가 누구때문에 웃었다
강태산(차인표)의 신임공천에 불만인 조배호(박근형), 강태산의 야심마저도 읽는 모습입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면, 어떻게 되는지를 철처하게 보여주려는 조배호, 그는 닳을대로 닳아빠진 정치 8.5단입니다. 조배호가 김태봉의 텃밭인 남해 해송지역에서 미는 인물은 김태봉 라인의 김현갑이라는 인물이었고, 남해 해송지역의 민우당 선거위원회 운동원들마저 김현갑의 선거캠프로 합류해 버리고 말지요.
김현갑의 선거캠프를 보니 참 재미있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김현갑을 연호하는 선거운동원들의 소리가 어째 제 귀에는 2mb로 들리더군요. 김현갑의 슬로건은 "경제! 내 손안에 있소이다" 라나 뭐라나요. 어떤 인물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리는데, 이번 회에는 화끈하게 걸그룹이 오줌까지 싸줬으니, 장면 자체는 엉뚱스러웠지만 속으로는 웃음도 나왔네요. 잘했으면 이런 드라마적인 표현에 발끈했겠습니까?  불편한 심기는 이해하지만, 작가교체, 감독교체에 이은 하차, 고현정의 일시적인 촬영거부까지 누가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시청자들은 문제를 확대시킬수록 외압에 대한 색안경을 낄 수 밖에 없고, 이런 내외적인 문제는 작품의 질과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선거 참모로 서혜림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전문가 왕중기가 서혜림과 소주를 마시며 물었지요. 선거에 출마한 이유가 뭐냐고요. 서혜림의 대답은 현실적이었지요. "우리 동하에게 고등어만한 은어를 먹일려고요. 바다로 들어가는 하구를 막고 있는 간척지가 사람도 못사는 모기떼 구덩이가 돼 버렸어요. 간척지를 이대로 두자니 사람이 못 살겠고, 무조건 개발을 하자니 완전히 썩어버릴 거고, 사람도 살고 은어떼도 돌아오게 할 수 없을까?"라는 이유때문이었다고 말이지요.
'간척지를 살리자'는 서혜림의 주 선거공약이 되고, 주민들의 반응도 높아졌지요. 지지율이 12%에서 24%로 껑충 뛰어 올라 서혜림의 선거갬프 분위기는 업되었고 말이지요. 김현갑 진영에서는 서혜림을 잡기 위해, 요즘도 선거판에서 이런 추잡하고, 구시대적인 스캔들을 이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마타도어, 즉 흑색선전을 이용하려고 하지요. 하도야 검사와 함께 있는 서혜림의 사진을 유포해서 염문설과 함께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흑색선전을 한 것이지요. 
조배호는 클린 선거라는 명분을 들어 서혜림 선거캠프에 중앙당에서의 선거자금 지원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며, 강태산의 뒷통수를 쳐버렸지요. 분노한 강태산은 서혜림의 당선에 자신의 정치목숨을 걸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왕중기 실장에게 이런 결심을 전하는 강태산, 차인표의 분노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 곁길로 빠져서, 제가 개인적으로 차인표는 좋아하는 연예인 중의 한 분인데, 연기력마저 좋아져서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네요. 물오른 차인표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간척지 개발을 둘러싼 강태산과 조배호의 줄다리기는 표면적으로는 조배호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강태산의 장인인 산호그룹 김회장이 조배호의 손을 들어 주었고, 이는 서혜림의 경쟁후보 김현갑 후보의 무조건적인 간척지 개발 공약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입니다. 실질적인 민우당 후보인 김현갑이 돈과 조직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서혜림과 강태산이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지요. 산호그룹과 조배호의 결탁에 대한 강태산의 분노, "내가 이딴 쓰레기들 뒷치닥거리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라는 대사가 통쾌했네요. 이런 정치인을 보기가 하늘에서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쓰레기라는 강태산의 발언에 움찔할 정치인들 많았을 듯 합니다. 그나마 움찔이라도 했으면 다행이겠지만, 아마도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앞섰을 것 같군요. 
맹물된 고현정과 괴물된 차인표, 누구때문에?
5회 들어서 서혜림이라는 캐릭터가 맹물이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편 박민구의 목숨값을 선거 자금으로 내놓으며 잘 써달라고 했던 서혜림, 아프간에 피랍되어 유골로 돌아왔던 남편 박민구의 목숨값을 포함한 돈 1억5천만원을 사무장이 도박으로 날려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지요. 도박판 검거에 나선 하도야(권상우) 검사의 맹활약으로 잡혔지만, 남편 목숨값이 그렇게 헛되이 써졌는데도, 서혜림은 인간의 배신에 대한 실망만으로 감정표출도 안해버리더군요. 작가나 연출가가 서혜림의 상황을 그렇게 담백하게 묘사해 버려도 되는 일이었느냐는 말이에요.
국회 앞에서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내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라던 서혜림의 모습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순진한 아줌마 서혜림, 순수한 정치인 서혜림, 다 좋습니다. 하지만 서혜림의 기본 캐릭터만은 변질시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 괴물로 변한 차인표의 강태산 캐릭터는 지키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차기 대권주자 조배호라는 권력과 장인이면서 정치에 없어서는 안될 돈, 즉 금력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강태산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괴물일 지도 모릅니다. 하도야라는 꼴통검사가 천연기념물처럼 희소성을 가지듯이 말이지요.
도대체 시청자까지 정치권의 입김에 보고 싶은 드라마 하나 마음대로 보지 못해야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물이 그딴 쓰레기같은 인간들 띄워주려고, 혹은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시작한 줄 아십니까? 라고 되묻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는 국민들의 소리에, 민심에 귀를 귀울여 보라고, 그리고 정치에 뜻을 품은 예비 정치인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드라마를 정치인들도 시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발 관심 좀 끊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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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9:06




대물이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선준은 하루 하루가 너무 즐겁습니다. 도가 아니면 가지를 말고, 의가 아니면 행하지 않았던 선준이 남색이라는 불지옥에서 해방되었으니 말입니다. 기거하는 서원으로 윤희를 데려 온 선준, 옷도 갈아입혀야 하고, 사내들이 득실거리는 야유회 숙소에 윤희를 혼자 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보다는 윤희와는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선준입니다. 다시는 윤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윤희를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날을 어두워졌고 잠은 자야 하는데, 순돌이 밖에서 문을 철커덕 잠가 버리지요. 상사병에 반푼이가 돼버린 선준도련님 마음을 돌려서 성균관으로 데려가주십사 하는 갸륵한 마음이었지만, 얼마나 순돌이가 이뻤을까 싶네요.
"제 이름은 김윤희에요"
남녀가 유별한데 한 방에 있으니, 어색한 두 사람입니다. 선준이 잠이 올리가 없고 책이나 읽고 자겠다며 딴청을 피워봅니다. 아차차, 선준이 꼭 들어야 할 말이 있었지요. 윤희가 물에 빠지기 전에 선준에게 대답을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여태 듣지 못했거든요. 윤희가 이제와서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었겠어요. 적당히 눈치채 주었으면 좋겠는데, 윤희에게서 대답을 꼭 들어야 겠다네요. 대답하기 쑥쓰러운 윤희, 혼자 누워있기 머쓱해서 선준의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지요. 
그런데 윤희가 집어도 하필이면 여림사형이 마음에 위안을 주는 책이라고 주었던, 19금 금서였지 뭡니까? 엎치락 뒷치락 책을 뺏으려는 선준과 윤희의 몸싸움, 저러다 삐리리 분위기 연출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입니다. "그러게 얼른 불끄고 자자고 했잖소", 선준의 그 말도 듣기에 따라 상당히 위험한 말이었다오ㅎ. 
"언제부터였소? 그렇게 고운 얼굴을 사내의 복색으로 가리고 다닌 건", 역시 선준이 참으로 똑똑하네요. 한 질문에 속마음까지 진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처음으로 말해주는 자신의 이름 석자, 김윤희. 윤희는 선준을 만나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던 날부터 윤희라는 이름을 말해주고 싶었지요. 내 이름은 김윤식이 아니라 김윤희, 여인입니다. 그 말을 할 수 없었기에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었는지, 선준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겁니다. 
그런 선준이 성균관을 그만 두라고 하지요. 이런, 누구때문에 성균관에 들어가서 냉가슴을 앓으며 지냈는데, 이제서야 학문을 해야 하는 이유와 진리를 깨우치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은데, 나가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요. "내가 여인이기 때문이오? 가난한 이도, 핍박받는 남인도 기적을 꿈꿀 수 있지만, 계집에게는 허락이 안된다는 건가?", 그러든지 말든지 국법도 어명도 무서울 것 없다고 하는 윤희입니다. 선준은 윤희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뿐인데 말이에요.
행복하고 싶은 선준, 그래서 대물 네가 필요하다
그런 선준에게 윤희는 행복을 말합니다. 아버지에게 물어봤지만, 그런 낯 간지러운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던 선준, 윤희는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하지요. "다시는 내 인생에 허락되지 않을 시간들...", 벗이 있어 좋은 시간들, 책에는 쓰여있지 않은 진리에 대한 깨우침, 내가 가진 사고의 틀이 깨지고 더 큰 세상을 받아들이고, 더 큰 생각을 채울 수 있는 시간들, 윤희가 처음으로 맛보고 있는 행복들입니다. 이는 선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정박사의 논어 수업시간, 항아리를 깨며 스승님은 말했지요. "군자는 한정된 그릇이 아니다. 진리를 탐하는 군자라면 갇혀있는 편견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지식이 협소한 사람은 자칫 자신의 좁은 생각에 사로잡혀 완고한 사람이 되기 쉽다. 열린 사람이 되기 위해 학문을 갈고 닦아 유연한 머리로 진리를 배우라", "백성의 고혈로 얻어 낸 학문의 기회, 부지런히 배워서 갚아라", "백성들의 더 나은 내일,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건 제군들의 의무다"
스승님은 이선준에게 통을 주면서 그 이유를 말했었지요. "지혜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다. 스스로 묻는 자는 스스로 답을 얻게 돼있다".

수업이 끝나고 선준과 윤희는 가슴이 뛰었어요. 처음으로 진리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책이 재미있어 졌던 시간이었지요. 그 가슴뛰는 호기심, 진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싶은 마음, 성균관은 그런 곳이었어요. 윤희에게나 선준에게나 말이지요. 이제는 행복한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윤희와 선준이기에, 윤희가 말한 행복이 무엇인지 선준도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윤희의 고집, 윤희의 행복을 선준이 꺾을 수는 없지요. 꺾을 생각도 딱히 없어 보이더군요. 무작정 성균관을 내보내도 윤희와 당장 혼례를 올릴 수도 없고, 게다가 윤희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성균관을 나가서도 여전히 남장여인으로 필사일을 해가며, 동생 약값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소녀가장이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선준에게 끔찍스러운 일은 부잣집 노친네가 되었든, 후실자리가 되었든 집안살림을 위해 다른 사내에게 시집을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노노노노,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요. 선준이 부리나케 보따리를 싸서 성균관으로 돌아올 이유는 충분하지요?
선준이 머물던 서원에서 자고 온 윤희를 본 걸오, 표현은 못해도 속은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너 이자식, 뭐가 이렇게 제멋대로야! 걱정하는 사람도 좀 생각하면서 행동해." 걸오, 저녁 내내 얼마나 애간장이 탔는지, 얼굴이 아주 반쪽이 돼버렸더라고요. 걸오 사형, 어떡하면 좋아요ㅠㅠ
성균관에 돌아오니 황감제가 있다는 방이 붙어있지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제주감귤이 상품으로 걸린 시험입니다. 선준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여하튼 선준은 윤희가 성균관에서 정체가 들통나지 않게, 조용히 성균관을 떠나게 한 다음 윤희 인생도 책임지겠다는데, 프로포즈 같더구만 곰탱이 윤희는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하더군요. "마음에 둔 여인을 사내들만 가득한 이 성균관에 내버려 둘 모자란 놈으로 봤단 말이오? 날!!!" 윤희는 성균관에서 한사코 내보내려는 선준에게 덜컥 약조를 해버리지요. 황감제에서 이선준을 누르고, 장원을 차지하겠다고 말이지요. 김윤희 장하다!, 여자라도 그런 배포와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게지, 암, 역시 김윤희는 대물(큰 인물)이었어요.

잠자리 쟁탈전, 엉덩이 밀어내기 한판 결과는?
그나저나 이번회 가장 재미있었던 볼거리, 이름하여 잠자리 쟁탈전이 있었는데요, 장치기 대회보다 재미있었답니다. 중이방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준과 걸오가 엉덩이 밀어내기 한판을 벌였는데, 참으로 두 꽃도령 엉덩이 싸움이 볼만하더이다. 윤희가 여인임을 알게 된 선준은 윤희를 걸오 곁에 재울 수 없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걸오도 윤희를 선준 옆에 재울 수가 없지요. 서로 옆자리로 오라는 행복한 유혹, 제가 그 옆자리에 가고 싶더이다ㅎㅎ. 어떻게 잠자리 쟁탈전이 끝날까 했더니, 역시 우리의 여림사형, 구미호가 나타났다며 윤희를 위해 방을 내주더라고요.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구용하니까요. 에고, 이 귀요미들 ㅎㅎㅎ
황감제 시험을 준비하는 윤희와 선준, 선준은 윤희 때문에 공부 집중이 되지 않나봐요. 윤희의 입술만 보이니, 머리에 찬 물 한 바가지를 끼얹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윤희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좀 나을까 책만 잔뜩 쌓아 봅니다. 윤희는 선준을 보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효은낭자가 신경이 쓰이지요. 명색이 정혼녀인데, 정혼녀가 있는 남자를 뺏을 수도 없고 말이지요.
"곧 혼인도 하겠소?" 관심없는 척 물어보는 윤희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랍니까? 그날 정혼도 하지 않았고, 그 처자와 혼인하지 않을 거라지요. 자신을 속이는 일은 더는 하지 않겠다면서 말이지요. 윤희 좋아 죽습니다. "김윤식 네가 좋다"라고 열렬히 고백한 것이, 그럼~ '누구 있으면 날개 나왔나 좀 봐주세요. 날아갈 것 같아요'. 윤희 이번 시험도 잘 볼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앗싸, 귤은 내것? 성균관에서도 기필코 붙어있어야 해, 안 그러면 선준상유를 마음대로 볼 수가 없잖아요.
선준이 장원한 이유
드디어 황감제, 윤회와 선준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박사들의 예측대로 역시 결승에 오른 두 사람, 마지막 문제는 임금이 친히 내린 문제였지요. "이 나라 관원의 백성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파자를 통해 밝히라. 단 파자의 원조는 예기 42편의 주이 해석분을 따른다" 주어진 글자는 백성(民), 民자의 앞글자를 맞춰야 하는 문제였지요.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저는 장원을 한 선준의 답 신민(新民)도 그 의미가 좋았지만, 윤희의 친민(親民)이 사실 더 가슴에 와 닿더군요. 신민이라 답한 선준, "사대부는 백성을 교화하고, 새롭게 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을 주이 해석본을 빌어 왔습니다". 노론가 영수 집안에서 자란 사대부답게 백성에게 훌륭한 관료상이 무엇인지를 답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백성를 가르치고 올바르게 교화해서 새롭게 하는 관원, 즉 훌륭한 관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친민(親民)이란 답한 윤희. "대학의 한 구절 현자는 백성들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한다는 구절을 떠올려 친민, 즉 백성과 화친하는 것이 관원의 덕목이다, 그리 답했습니다". 윤희의 답은 백성들이 바라는 좋은 관료의 모습이었다고 생각되더군요. 윤희는 몰락한 남인가의 여식으로 조선의 지배계급이기 보다는 피지배계급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백성의 편에 서서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관리, 백성의 어려움을 함께 헤아려주는 좋은 관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두 답의 차이가 제 머리속에서는 빙빙 도는데, 짧게 한 단어로 정리하려니 어렵네요. 요약하자면 선준의 신민은 훌륭한 관원을, 윤희의 친민은 좋은 관원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차이점이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휼륭한 관원, 좋은 관원, 신민, 친민 모두 좋은 대답이었지만, 선준이 답이 정답이었던 이유는 누가 주체가 되느냐에 문제의 핵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즉 임금이 낸 문제는 관원의 입장에서 올바른 관원의 태도를 밝히라는 것이었지요. 윤희의 답은 백성의 눈으로 바라본, 백성이 원하는 관원이었던 것이고요. 정조가 문제를 꼬는 것을 좋아한다더니, 미묘하게 꽈배기 문제를 냈던 것이지요. 여하튼 윤희의 질문도 훌륭한 답이었어요. 신민(新民)과 친민(親民)의 자세가 합쳐진 관원이라면 더할나위없는 100점짜리 관원일테지요.
귤보다 달콤한 윤희의 까치발 키스
황감제의 결과 선준이 장원을 차지했으니, 윤희는 약속대로 성균관을 나가야 하지요. 성균관에서 나가기 싫은 윤희, 선준에게 청해 보지요. 윤희의 애교 필살기가 작렬하더군요.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코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미는 윤희, 심장이 벌렁거려서 선준은 윤희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기가 힘이 듭니다. 선준의 눈에는 윤희의 입술만 보이는 것 같던데, 팔팔 끓는 청춘 선준을 앞으로 어이할꼬입니다. 부디 자중자애해서 성균관에서 불미스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여림사형이 두 사람에게 '안들키고 연애하는 법'을 특별히 전수해 줘야 할 텐데 말이죠. 
선준이도 애시당초 윤희를 성균관에서 내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요. 혹여라도 다른 사내한테 시집이라도 가버리면 어떡할거냐고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눈 앞에 두고 지키는 것이지요. "백성을 지도하기 보다, 그들과 친교하겠다는 관원이라면, 나라도 만나보고 싶으니까 이 성균관에 둘 수 밖에..."라며, 윤희를 성균관에 남아있게 허락해 준다고 꽤나 멋진 척 선심쓰는 선준입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선준이 윤희 인생을 이래라 저래라 하게 된거지요?
좋아하는 윤희에게 선준이 또 물어봅니다. 정말 끈질긴 녀석이에요. 그날 계곡에서 하려던 말이 뭐였느냐고 말이지요. 아주 물귀신이 따로 없더라고요. 알고자 하는 것은 기필고 답을 구해야 하는 선준, 우등생의 모법답안같은 모습입니다. 밤이건 낮이건 윤희와 얼굴만 마주치면 물어 보더라고요. "분명 내게 대답을 듣고 가라 하지 않았소? 잘 생각해 보시오, 좀 성의껏". 선준의 성의껏 생각해 보라는 대사에 빵 터졌네요. 생각도 성의껏 해야지요, 암요.
그걸 꼭 말로 해야 알겠냐고 묻는 윤희, 이런 둔탱이 선준이는 정말 모르겠다며 "답답해서 죽을 것 같다"고 하지요. 윤희가 몇 걸음 움직인다 싶더니, 꺄아악~ 윤희의 까치발 키스 나왔습니다.
여기가 구름 위더냐, 무릉도원이더냐, 하얗게 얼어 버린 선준, 유체이탈 해버린 선준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입니다. 에고 부끄러워라, 말로 답해 달랬는데 입술로 답하는 윤희, 빨개진 볼을 잡고 도망가 버리고 말지요. 그렇게 성균관에서 금기의 사랑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성균관 남녀상열지사, 위험해서 더 짜릿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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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14:12




남색이라고 선언한 선준의 증언은 재회를 싸늘하게 해 버리고 결과적으로 장의 하인수의 뒷통수, 앞통수, 심지어는 그 흑심까지 후려쳐 버렸습니다. 속 시원한 선준의 한판승이었습니다. 조목조목 공맹의 도를 들어 따지는 선준의 일장연설은 힘이 넘쳤고, 유생들의 마음은 물론 선준을 바라보고 입만 헤 벌리고 있는 시청자도, 그 반듯한 논리에 빠져들게 합니다. 자슥, 인물도 반듯한 게 우째 그리 말도 반듯하게 하는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꽃도령입니다.
"인의예지신 맹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선비가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어하는 무책임한 호기심을 보고 즐기는 것은 의도 예도 아니며, 벗을 믿지 못한 마음을 선비의 도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계율이나 비뚤어진 잣대를 들어 추문이라 손가락질 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것이 성리학을 하는 유생의 길이라면 저는 남색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걸오가 남색이 아니라는 것은 진즉이 하인수도 알고 있었던 일, 오래동안 동문수학했던 앙숙이었으니 그쯤이야 알고 있었겠지요. 문제는 걸오와 윤희 중 하나는 홍벽서가 분명한데 증거, 즉 자상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원래 장의 하인수의 목적이었지요. 그날 홍벽서가 성균관에 들어 왔음을 밝히는 장의, 상의탈의를 명하지요. 윤희의 상의를 벗게 할 수는 없는 일, 걸오사형 나서서 웃통을 벗어주려고 하지만, 선준은 윤희가 왜 향관청 앞마당을 오밤중에 비질을 했었는지, 두 사람의 묘한 포즈 또한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었지요.
선준의 반격, 성균관 재회는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들어, 장의 하인수의 코를 사정없이 밟아 버립니다. "두 사람의 옷을 벗겨서 홍벽서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의의 직권을 남용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까지 책임을 묻겠소이다!" 순간의 위기 앞에서도 눈썹하나 요동치는 법 없이 차분한 선준이었습니다.
나의 행복은 김윤식의 불행, 나는 나의 불행을 택하겠다

재회가 끝나고 선준은 성균관을 떠날 결심을 하고, 고약하게도 인사도 없이 떠나 버리고 말지요. 정혼날도 다가 왔지만, 더 이상 윤희와 함께 성균관에서 있을 수가 없는 선준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감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그는 진짜 남색이었으니 말입니다. 윤희를 보지 않으면 괜찮겠지, 에라 모르겠다 효은낭자와 정혼이나 하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대과나 준비해야 겠다고 마음을 추스리는 선준입니다.
여전히 선준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은 여림의 질문, "자네는 행복한가?"의 답을 찾고 싶지 않은 선준입니다. 윤희를 보지 못하는 세상은 지옥과도 같은데, 선준이 행복하고 싶으면 윤희 곁에 머물러야 하고, 윤희 곁에 머무르면 자신의 남색때문에 윤희의 앞길을 막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지요. 윤희를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은 지옥행을 선택하는 선준, 피끓는 청춘에게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는 세상이 무간지옥이지 또 어디가 무간지옥일까 싶어요. 
무간지옥을 헤매는 세 청춘, 윤희는 여자임을 밝힐 수 없음이 무간지옥이요, 돌아봐 주지 않는 외사랑을 하고 있는 걸오도 무간지옥,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남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누르지 못하는 선준도 무간지옥입니다. 세 사람의 심각한 사랑앓이를 지켜보는 여림만이 닐리리맘보 가장 편한 팔자입니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을 말리랬는데, 청개구리 여림은 세사람의 사랑놀이에 아주 불을 지펴볼 생각입니다. 이쁜 여림의 진심은 뭘까요? 걸오의 마음을 알면서도, 애써 마음 다잡는 선준의 마음도 슬쩍 휘저어 보고, 이 녀석의 심리는 뭘까요? 너무 예뻐서 밉지 않은 사랑의 훼방꾼이자 사랑의 큐피트에요. 

선준의 정혼날, 윤희의 발길은 병판집을 향하고 맙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선준의 얼굴을 보고 가슴 속 깊이 새겨두고 싶은 윤희입니다. 성균관을 나가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인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욕심이 나는 윤희입니다. 그 앞에만 서면 여자인 자신을 들켜 버리고 싶은 윤희입니다. 나무 뒤에 서서 몰래 선준을 훔쳐 보는 윤희, 선준이가 윤희를 못 알아 볼 리가 없지요. 효은낭자와 정혼하러 오는 선준의 발이 천근만근 납덩어리였으니까요.
"오늘 여기 오지 않는 편이 좋았소, 가라,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앞 뒤 어감이 맞지 않는 요상스런 말을 던지고는 휑하니 들어가 버리더니 선준도령 대형사고를 치고 나오고 말지요. 효은낭자에게 파혼을 선언해 버린 것이었어요. 그것도 "평범한 지아비로 여인에게 마음을 줄 수 없는 사람입니다"라는 폭탄선언과 함께 말이지요. 바람처럼 뛰어나온 선준, 윤희를 뒤쫓아가 눈물의 고백을 하고 맙니다. 이름하여 커밍아웃!
"네가 좋다, 김윤식. 길이 아니면 가지 않던 내가, 원칙이 아니면 행하지 않던 내가, 예와 법도가 세상의 전부인줄 알던 내가, 사내녀석인 네가 좋단말이다". 띠융! 충격고백에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는 윤희, 설마 선준이 윤희를 좋아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였겠지요. 윤희도 설마 선준이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을 거라고, 혼자만 끙끙대고 고민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며 살 자신이 없다며, 윤희를 세상의 비웃음을 받게 하지 않겠다며, 그래서 성균관에 있지 못한다며 멀어져 가버린 선준입니다. 충격받은 윤희가 얼른 정신 수습하고 뒤쫓아 갈 것 같았는데, 여자라고 밝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나도 남색이니 사귀자고 할 수도 없고, 가슴 답답한 윤희의 처지입니다.
걸오사형에게 상담을 해도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지요. 여자임을 속인 엄청난 죄를 선준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돌려서 말하는 윤희였지요. 선준을 향한 윤희의 마음을 다 읽어내고, 가슴 시리게 돌아다 보는 걸오의 슬픈 눈동자가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 파던지, 그 순간은 윤희가 얄밉지 뭐에요. 여림사형에게 상담할 일이지, 왜 하필 걸오사형에게 상담하느냐고 윤희낭자,ㅠㅠㅠ

김윤식, 네가 여자라서 행복하다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 나고야 말았네요. 선준이 윤희의 저고리를 열어 윤희가 여자임을 알아버린 것이에요. 월출산으로 소풍을 나온 성균관 유생들, 여림이 선준을 불러 내기 위해 순돌이에게 뻥을 치게 만들었지요. 어머니가 오셨다는 거짓말로 며칠 사이에 반푼이가 다 된 선준이를 계곡으로 끌어낸 것이지요. 선준이 성균관을 나서고, 효은낭자에게 파혼선언을 한 후, 월출산 서원에서 지내는 꼬라지를 보니, 아주 반푼이가 다 돼 버렸더군요. 초점 잃은 퀭한 눈동자가 넋이 반은 나간 듯 보였으니 말입니다.
책은 심심풀이 장식품이요, 바둑알은 네 것인지 내 것인지도 구분못하는 선준, 깔끔도령이 국물까지 질질 흘리는 꼴이라니,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습니다. 여림의 진단으로는 상사병이라는데, 순진한 순돌이가 알아들을 리는 없고, 여림이 아주 사랑싸움을 제대로 붙여볼 생각인가 봐요. 장난꾸러기 여림, 그래도 네가 좋다,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아줌마의 주책을 알아다오^^  
물에 넣으려는 유생들의 장난을 피해 멀리 도망 온 윤희, 먼발치에서 윤희를 본 선준은 가슴은 이미 쿵쾅쿵쾅 요동을 치는데, 모질게 마음을 잡고 돌아서 버립니다. 윤희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그만 신발 한짝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지요. 선준 앞에 둥둥 떠다니는 신발, 선준도령 신발짝은 건질 생각도 않고 김윤식 이름만 부르며, 윤희가 있던 곳으로 뛰어가지요. 그럴 줄 알았다고요. 이미 병이 깊었는데, 발길을 돌린다고 마음이 가는 것마저 돌릴 수는 없는 법...그래도 신발을 건져서 갈 것이지... 
윤희를 본 선준, 다짜고짜 와락 껴안아 버리지요. 좋아하는 마음은 이유가 없는 법이랍니다. 성별이 무슨 상관이에요. 그냥 끌리는데 말이지요. 강한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 그게 사랑인 게지요. "안되겠다 김윤식, 아무리 애를 써도 난 이렇게 널 찾아 헤맬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가라 김윤식". 두번째 사랑고백입니다.
매를 맞아도, 미친 놈이라고 욕을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김윤식은 지켜 주고 싶은 선준입니다. 그래서 자꾸 도망치라고 하는 게지요. 돌아서 가는 선준을 향해 "내 대답 듣고 가야지" 라며, 돌진해서 안기려고 했는데, 어머나! 미끄덩 물에 풍덩 빠져 버린 윤희입니다. 비호처럼 몸을 날리는 선준, 그 잠깐 사이에 윤희가 물을 얼마나 먹었기에 기절을 해버렸네요. 인공호흡법을 배우지 못했는지, 선준이 다짜고짜 윤희의 저고리부터 벗기고 봅니다. 왜 열었을꼬? 영 이해가 안간다는 말씀이죠.ㅎㅎㅎ그리고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선준의 동공, 김윤식이 여인이었어. 봉곳이 솟은 가슴, 정녕 김윤식 그대가 여인이었단 말이요, 오! 신령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윤희-선준-걸오의 삼각관게, 여림의 눈으로 보고싶다
선준이는 당장 보따리를 싸서 성균관 귀환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성균관에 두고 마음이 편하겠어요. 지켜야지요. 예고편 속 선준과 걸오의 치열한 잠자리 쟁탈전을 보니, 윤희를 두고 동상동몽의 싸움이 시작되었나 보더군요. 선준이 윤희가 여인임을 알았다는 것을 알 리 없는 걸오와, 윤희가 여인임을 걸오사형이 알리가 없다고 생각한 선준이, 서로 윤희의 정체를 지켜주겠다고 자리싸움을 할 듯 하니, 중이방 잠자리 배치는 어찌될 지도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니 윤희가 가운데에서 자는 게 그 중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윤희가 아침만 되면 선준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있더란 말이죠. 걸오가 이를 가만 두지는 않을 듯 하고, 그렇다고 문가 쪽으로 윤희를 밀어 놓자니, 걸오때문에 선준이 불안할 듯 하고, 에고 머리 아프다. 그냥 마음없는 여림방에서 지내는 것은 어떨까? 이것도 안되겠지요?
아무튼 선준은 무간지옥 탈출이네요. 더불어 윤희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입니다. "난 여자요, 내 이름은 김윤희요!" 이렇게 말이지요. 윤희와 선준이는 무간지옥을 탈출했는데, 어째 가슴에 자꾸 밟히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걸오사형을 어쩐다지요? 감자를 구워 호호 불어 윤희에게 건네던 걸오에게, "사형은 결혼하면 좋은 남편이 되실 듯 합니다"라던 윤희의 말이 얼마나 듣기 좋았는데, 그 좋은 남편 하고 싶은 걸오인데, 곁에 두고 싶은 여인의 눈은 다른 사내를 향하고 있으니, 걸오의 무간지옥은 영영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유아인이 해피엔딩을 바라지 않는다는 인터뷰 기사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이건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니, 잘못이라면 그대들이 너무 멋진 것에 있소이다. 너무 고민이 되어서 저는 여림의 눈으로 구경하듯 보고 싶은 중이방 삼각관계랍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사 모든 것이 즐거운 여림이 제일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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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6 08:41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자리를 굳히면서 돌풍을 몰고 온 정치드라마 대물, 제빵왕 김탁구의 후광을 입은 도망자를 제칠 수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고현정이라는 거물을 정지훈(비)과 이나영이 상대가 되느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일이지요. 첫 여성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소재도 신선했거니와 정치를 다룬다는 자체가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지요. 방송 전부터 박근혜 띄워주는 정책성 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시끌했고,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권상우에 대한 비호감 시선과 맞물려 악재를 안고 출발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서혜림은 오히려 故노무현 대통령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물 첫회부터 이 드라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게 사실입니다. 그만큼 윗분들이 보기에는, 딱히 윗분들이라기 보다는 구린내 나는 정치인들의 심기가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정치적 입김이 대물을 잡으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방송이 정치적 통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근래들어 너무나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오죽했으면 공안정국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한데 어찌 풍년을 바라겠는가? 풍년을 바란다면 쥐약을 풀어서라도 쥐새끼들을 다 박멸해야 한다"와 같은 대사를 두고, 그 은유적인 표현을 문제삼으려 했다면, 유신정권이나 5공시절이라면 방송사 사장부터 줄줄이 모기관으로 끌려갔을 수도 있을 위험수위였지요. 그런데 이 대사가 뭐가 잘못되었나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하지 토끼떼나 양떼들이 득실하겠습니까? 서혜림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해프닝을 만들어 준 모기떼 사건도 4대강 사업의 득과 실을 따져보게 하는 의미심장한 장면이었기에, 은유적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었고요. 개발과 친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지극히 당연한 말 아니겠어요?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 줄 국토와 강인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그 은유적인 의미속에 통렬함을 느끼게 됩니다. 정치드라마의 풍자와 해학의 절대적인 묘미가 이런 것에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대물에 드라마가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기사가 터졌습니다. 처음에는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 하나 자유롭게 만들지 못하는 나라인가 싶어서 화도 나고, 드라마의 방향이 기획의도와 다르게 전개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황은경 작가와 오종록 피디의 의견이 맞지 않았다는 해명기사도 읽었고, 황은경 작가의 인터뷰도 읽어보니 외압이 아니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수산 필화사건, 황작가의 불안감 이해된다
황은경 작가의 교체에 정치적 외압은 없었고, 드라마 방송 전인 7월에 이미 하차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정치드라마로 방향을 잡아가려는 오감독과 그 보다는 가벼운 아줌마 서혜림의 좌충우돌 대통령만들기로 컨셉을 잡은 황작가의 견해가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황은경 작가가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는 말처럼, 개인적인(?) 걱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이부분에 대해서 황은경 작가가 소심하다느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과거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당하고, 수년간 방송출연이 정지당한 개그맨과 연기자가 있었음을 상기해 보면, 황작의 불안감도 십분이해 되는 대목입니다. 더이상 드라마 집필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을테니, 황작가에게 일부 비난하는 의견들도 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황은경 작가가 구체적으로 오감독과의 이견을 보인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는데, 감독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국가관, 정치관 등이 충돌했다고 했습니다. 강태산(차인표)의 캐릭터를 둘러싼 시각차,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 모든 부분에서 엇갈렸다고 했더군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감독이 대본을 대폭 수정했고, 자신이 쓴 대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서 짜집기가 되었다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충분히 작가의 자존심을 걸고 분노하고 서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린다"라는 대사도 오감독이 넣었다고 밝혔는데, 사실이라면 저는 오감독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ㅎ.;; 
황은경 작가는 전작 '뉴하트'처럼,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이라면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치인의 음모계략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본인이 쓴 내용이 다르게 변질돼서 나가니까 겁이 나서, 대검중수부나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의 개인적인 심경이니,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난만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겁을 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지요.
하긴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수산 필화사건을 떠올려 보면 말입니다. 과거 중앙일보에 '욕망의 거리'를 연재하고 있던 한수산 작가가 영문도 모른체 서빙고로 끌려갔던 유명한 필화사건은, 제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80년대 대학생활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분노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몇줄의 글이 당시 집권자를 빗댄 것이라 해석하고, 잡아들인 사건이었는데, 이때 故 박정만 시인 역시 한수산의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끌려가 물고문, 전기고문에 거꾸로 매달린채 몽둥이 찜질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기억할 수 없어서 소설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검열에 걸렸을 것이라고 하는군요.
"월남전 참전용사라는 걸 황금빛 훈장처럼 닦으며 사는 수위는 키가 크고 건장했다. 그는 지금도 그 수위 복장에 남모를 긍지를 가지고 있은 듯 싶었다"
"그는 자신의 그 꼴같지 않게 교통순경의 제복을 닮은 수위 제복을 여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여튼 세상에 남자 놈 치고 시원치 않은 게 몇 종류가 있지. 그 첫째가 제복 좋아하는 자들이라니까. 그런 자들 중에는 군대갔다 온 얘기 빼놓으면 할 얘기가 없는 자들이 또 있게 마련이지"
당시 최고의 감성작가로 인기를 누렸던 한수산 작가, 얼토당토않은 글 몇줄로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대공수사실로 끌려가야 했으니, 생각해 보면 참으로 험난하고 서글픈 현대사입니다. 5, 6공시절의 얘기입니다만...소위 빙고 하우스에서 나온 이후 故 박정만 시인은 매일 소주 두병을 마셔야 잠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만신창이가 돼버린 고통을 겪다 운명했습니다. 한수산 작가는 이후 잘 아시다시피 일본으로 갔고, 군부정권 시절이 끝날때까지 한국으로 오지 않았지요. 같은 하늘을 이고 살고 싶지 않았던 한수산 작가의 항의였던 셈이지요. 정치적으로 민감한 스토리를 쓰는 작가라면 한수산 필화사건의 끔찍한 과거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현 시국이 이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저 황작가가 느꼈던 불안감이 어떤 것이었으리라는 것은 짐작되고, 충분히 이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종록 감독이 드라마 대물을 끌고 가고 싶은 작품 방향에는 뭐랄까 용기있어 보이고, 응원도 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황작가의 마음처럼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정치를 다루는 작품은 현실비판과 함께 희망적인 메시지를 말해야 하기에 이중 삼중으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겠지요. 부디 오감독님, 초심잃지 말고 시원하게 드라마 만들어 주시길...
황작가의 감성과 오감독의 현실비판의 시각이 잘 어우러졌다면, 더 바랄나위 없는 작품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안고 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또한 '여인천하', '왕과 나'의 유동윤 작가의 필력 또한 믿기에 대물이 지금과 판이하게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서혜림이 중요한 이유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충분히 훙미롭고 기대되는 스토리입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서혜림, 드라마 대물은 사실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첫 여성대통령 서혜림에 초점을 맞추느냐, 정치가 서혜림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말에 우려되었던 것은 외압에 의해 작품 자체가 곡해되고, 이에 편승해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정치권의 관심도 싫었고, 뒷통수 따가운 사람들의 불편한 심기가 작품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어요. 그로인해 대물의 애초의 기회의도에서 방향을 잃고, 자신감을 잃을까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오종록 감독이 더 뚝심있게 밀고 나갈 것 같은 믿음이 생기네요.
드라마 대물을 두고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용 방송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동의하고 싶지도, 그런 드라마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4회까지 방송된 대물은 서혜림이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그렸는데, 큰 줄기를 잘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혜림이 생각하는 정치, 대통령, 국가관, 국민에 대한 생각이 드라마 대물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겠지요. 시청자가 환호하는 정치인의 모습, 통렬한 현실비판을 시원하게 해 줄 정치가 서혜림을 어떻게 그려가느냐가 대물의 완성도를 가름할 겁니다.
그런데 서혜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혹여라도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대물은 실패작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청자는 첫 여성대통령에 환호하고, 여자대통령 서혜림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혜림 같은 대통령을 원하는 것입니다.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남자였다고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리당략과 집권만이 목표가 아닌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 국민을 지켜주는 대통령,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첫 여성대통령이 아니라 말입니다. 앞으로 서혜림을 어떻게 그려가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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