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0.10.14 '대물' 냉정한 카리스마 돋보이는 차인표, 옷 제대로 입었다 (32)
  2. 2010.10.13 '성균관 스캔들' 윤희와 걸오의 위기, 저고리 벗지 않을 방법은? (10)
  3. 2010.10.08 '대물' 서혜림의 분노에 찬 대정부 질문, 시청자 울리다 (31)
  4. 2010.10.07 '대물' 변신하는 여우 고현정, 미실은 없었다 (30)
  5. 2010.10.06 '성균관 스캔들' 초선의 기습키스, 윤희의 마음 들켰나? (17)
2010.10.14 08:27




1, 2회 무겁게 시작했던 드라마 대물이 3회에서는 모기떼 소동과 함께 깨알같은 웃음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서혜림이 정치에 투신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다소 가볍게 전개된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정치의 시작이며, 정치인의 초심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혜림의 대통령 출사표의 요지는 단 한가지이죠. 더 이상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 힘없는 나라여서는 안된다는 것 말이지요.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현실보다는 이상에 기반을 둔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그 이유때문에 이 드라마는 현실보다는 희망에 무게를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기떼와 정치, 초심을 말하다
서혜림은 대통령직으로 가기 전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하는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는 첫단추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서혜림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되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해프닝이랄 수도 있는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정치인의 정치초심이기에, 이번회 모기떼 소동은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것이에요.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지역구 국회의원, 가장 큰 차이는 표밭인 지역에 기반을 뒀느냐, 아니냐겠지요.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은 지역주민의 모기떼와의 사투,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혜림은 정치라는 힘을 가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모기떼의 배후에 어마어마한 권력과 금력이 유기적으로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되겠지요.

남편 박민구의 유품을 직접 전하러 서혜림의 집에 온 현직 대통령 백성민, "대통령님도 최선을 다하셨겠지만, 복잡한 국제정세가 얽혀서,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힘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세요. 다시는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일 없게요". 대통령 앞에서 따박따박 할 말하는 서혜림의 성품을 말하는 장면이기도 했지만, 그 속깊은 뜻을 헤아리고 진정 부끄러워 하는 대통령 백성민도 인간적으로는 매력적이더군요. 정치 똑바로 하라는 국민의 말에 반성보다는 화내는 정치지도자를 더 많이 봐와서 말이지요.
사회봉사를 하러 출근하던 서혜림은 시위중이던 매립지 주변 주민들에게 납치(?)되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모기떼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시위를 주도하던 주민들은 서혜림을 문제의 매립지로 데리고 가서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지요. 매립지에 공장을 세워준다고 했던 김태봉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준 이유가 모기떼때문이라는 것이 우스워도 보이지만, 지역주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김태봉을 구속시킨 검찰청에 가서 시위를 했던 것이었고요.
매립지 주위의 모기떼의 심각한 문제를 알게 된 서혜림은 검찰지청장의 차량훼손과 폭력행위, 서혜림을 납치했다는 이유로 구속될 위기에 처한 시위주민들을 변호합니다. 서혜림이 하도야를 가로막고 구속이 그렇게 쉽나며, "검사가 현장 한 번 안 나가 보고, 사람이고 짐승이고 다 죽어날 판에 법 지키다가 죽으라는 거냐?"라며, 일침을 놓지요. 검사뿐입니까? 기자도 발로 뛰는 것보다는 전화와 컴퓨터 자판만으로 일하는 분들도 수두룩하던데 말입니다.

코믹과 진중함 잘 보여주는 권상우
이 일로 서혜림은 자연보호 사회봉사에 배정되어 문제의 간척지 방역일을 하게 되는데요, 서혜림의 아들 동하를 데리고 간척지에 서혜림을 만나러 나간 하도야도 그 실상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되지요. 물론 꼴통검사가 혼자만 당하지는 않지요. 검찰지청장을 서혜림을 납치한 놈들의 아지트를 알려 주겠다고 데리고 가서, 온몸을 모기떼에게 헌혈하게 해버리지요.
하도야 검사와 검찰지청장(이재용)은 앙숙같으면서도, 웬지 정감 느껴지는 코믹커플입니다. 극이 무겁지 않게 조율해 주는 역할도 하는 커플이기도 하지요. 권상우의 코믹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연기가 좋더군요. 하도야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권상우의 좋은 연기가 더해지니, 복받은(?) 권상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개인감정을 떠나 드라마 속 하도야라는 캐릭터를 권상우가 잘 표현하고 있는 것만은 칭찬해 주고 싶네요.
김태봉은 하도야가 검사가 되는 결정적 원인제공자 정도로 가볍게 넘기고 말았는데, 생각보다 큰 고래였습니다. 김태봉이 의원직을 내놓으면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예정자 조배호(박근형)라는 거물을 건드리는 걸 보니 말입니다. 김태봉이 진술한 조배호의 뇌물수수는 서울 중앙검찰청에 보고 되고, 하도야에게 조배호를 단독으로 수사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지게 되지요. 하도야의 앞날이 순탄치 못하리라는 복선이 되기도 하는 사건이 될 듯합니다.
최고의 정치 거물을 건드리는 신임검사, 하도야에게 단독 수사지시를 한 이유는 하도야를 검찰에서 쳐내겠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김태봉 구속과 오의원 부인의 호스트바 사건을 덮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위 간부의 눈에 미운털이 박힌 하도야를 쳐낼 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조배호가 그렇게 호락호락 한 방에 무너질 인물도 아니고, 정치판이 알고 보면 법보다 강한 힘을 가진 상당히 무서운 범죄소굴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하긴 법 위에 정치, 정치 위에 돈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는 합니다. 산호그룹 회장으로 나온 강태산의 장인 최일화가 드라마에서 가장 힘이 세 보였던 것이 우연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돈과 정치가 결합하면 무소불위의 최강 권력이 탄생하는 것이겠지요. 그 최강 권력을 얻기 위해 강태산이 산호그룹 회장 딸과 정략결혼을 했던 이유기도 하고요. 
드러나는 강태산의 야심
보궐선거 총책임을 맡은 민우당의 강태산은 이번 기회로 당내의 실권을 다지고, 당대표 조배호를 무너뜨리려는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요, 보궐선거에서 강태산은 철저하게 신임 후보들을 공천하는 파격을 단행하지요. "새 술은 새 부대에" 강태산의 야심을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겠지요. 조배호의 색깔을 민우당에서 없애고, 젊은 피로 당쇄신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지요. 이는 강태산의 정치초심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며, 더 큰 꿍꿍이는 조배호의 제거에 있는 것 같더군요.
정치민주화를 위해 정계에 투신했고, 최종적으로 대권을 잡는 것이 목표인, 철저하게 정치적인 인물 강태산, 거대한 정치기반 민우당을 업고 출발했다는 그의 도덕적 결함은 그에게는 늘 수치스러운 치욕인 듯 싶더군요. 힘을 얻기 위해서 힘을 가진 자와 손을 잡고, 그 힘을 빼앗아 버리겠다는 전술, 그가 조배호라는 인물 앞에 엎드려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유이며, 숨겨둔 발톱이기도 합니다.

강태산의 눈에 들어온 참신한 젊은 피 서혜림의 모습은 강태산이 찾고 싶은 새 술입니다. "사람나고 법났지, 법나고 사람났느냐" 검찰청 로비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인물, 생방송 도중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대중에게 한 순간 스타가 돼버린 영웅, 그가 찾는 적임자였던 것이지요. 강태산이 서혜림을 단순히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듯 보이지는 않더군요. 강태산은 민주정치의 기본이념과 정치인이 갖춰야 할 자질 정도는 그 나름대로의 소신과 원칙이 있는 인물로 보였거든요.
3회밖에 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대물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의 응어리들을 누군가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는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첫회부터 제가 유심히 보고 있는 인물은 아무래도 서혜림 역의 고현정과 하도야 검사역의 권상우, 그리고 두 사람과 대립각을 이룰 강태산 차인표인데요, 고현정의 연기는 칭찬한다는 것이 불필요할 정도로 그야말로 미친연기, 자연스러움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지요. 권상우의 경우도 하도야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코믹하면서도 분위기있게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권상우에 대한 불미스러운 이미지는 일단 제껴두고, 권상의 연기만을 보면 혀짧은 권상우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하도야라는 검사를 장난기있으면서도 의협심 넘치는 검사로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혜림 해바라기하는 짝사랑의 아련함같은 것도 잘 보여주더군요. 
호주로 이민가는 서혜림을 막고자, 사회봉사 2시간을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국금지령을 내리는 꼴통검사 하도야, 고등학교 날라리 시절 처음 봤던 서혜림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는 순애보도 지극정성입니다. 하도야의 혼자만의 순애보에 지극히 무덤덤하고 담백한 서혜림이지만, 예고편을 보니 칼 맞는 하도야로 인해 그 관계도 조금은 달라져가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차가운 카리스마 돋보였던 차인표
그리고 이번 회에서 차인표를 보면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놀랐습니다. 차인표의 드라마를 많이 봤지만, 드라마 초반부터 극중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된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은 기존에는 보지 못했었거든요. 대개는 드라마가 중반정도 진행되면 그 캐릭터가 차인표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첫회부터 맞춤옷을 입은 듯한 강태산의 강렬함이 눈에 띄었는데, 이번회 표정과 대사를 하는 모습까지 강태산이라는 인물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더군요.
강태산이라는 인물의 첫느낌은 차갑다는 것이겠지요. 정치인하면 따뜻한 이미지나 서민적인 이미지, 말을 붙여보고 싶은 이미지로 다가오는 인물이 거의 없는데,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차인표는 분위기만으로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냉정하고 차갑고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이미지의 정치인이 대부분인데, 차인표의 이미지가 그런 정치인의 모습과 100% 부합되더군요.
또한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제 개인적으로는 전사의 이미지인데요, 오죽하면 싸움꾼이라고 표현할 정도겠어요. 그런데 싸움꾼의 이미지, 즉 전사의 저돌적이고, 투쟁적인 이미지가 차인표에게서 묻어 나오더군요. 눈빛을 처리하는 각도나 차인표의 끊어지는 듯한 억양톤도 플러스요인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본인의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느낌이 들어서 차인표의 연기가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2회에서 차인표가 당총재 조배호 방을 나서면서 "쓰레기 같은 새끼들"이라며, 비아냥인 듯, 분노하는 듯한 묘한 표정으로 뇌까리는 장면이 있었지요. 강태산이라는 인물의 의외적인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이번회에도 의외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어요. 검찰차장으로 부터 조배호가 간척지관련 큰 돈뭉치를 함께 꿀꺽했다는 것을 김태봉의원이 자백했다는 전화를 듣고였지요. "이거 일이 묘하게 돌아가는데..."라며 피식었는데, 마치 재미있는 게임을 기대하는 듯, 기뻐하는 듯 알듯 모를 듯한 복합적인 표정을 보여 주었지요. 이어지는 대사는 "김태봉이 이 피래미 새끼를 어찌 처리한다"라는 말이었지만, 강태산이라는 인물의 정치인으로서의 냉혈적인 모습까지 읽을 수 있게 하더군요.
클럽에서 마주한 서혜림에게는 차인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주었지요. "서혜림씨 정치해 볼 생각 없습니까? 남송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보세요. 정치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주민들 위해 대변하던 일, 서러움에 눈물 쏟던 일이 정치입니다. 요즘 이런 정치하는 놈들 드물지만..."
비록 이민을 간다는 이유로 서혜림이 거절은 했지만, 상당히 멋진 제의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줌마 서혜림에게,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떻고, 부정과 비리가 판치는 정치판을 개혁해 보자던가 하는 입에 발린 화려한 말을 하지 않았지요. 가장 작은 울분에서도 비판과 주장이 생겨나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조직적인 힘을 가지는 것, 그것이 정치라는 것을 쉬운 말로 가르치고 있었거든요. 서혜림에게 정치를 권유하는 이 때의 강태산의 표정은 부드러움이었어요. 상대를 편하게 하고 믿음을 주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강태산이라는 인물의 또다른 면을 엿보게 했지요.
정치인의 다양한 얼굴을 강한 카리스마, 냉정한 카리스마,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표정으로 다양하게 보여주는 차인표, 그가 캐릭터 분석에 많은 연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태산이라는 캐릭터에게는 냉정한 카리스마가 더 많이 요구되겠지만, 한 작품 속에서 연기자의 다양한 모습을 모습을 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캐릭터가 보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고 말이지요. 
강태산이라는 캐릭터가 차인표의 분위기와 강렬한 눈빛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옷을 제대로 입은 느낌이에요. 강태산이라는 정치야심가의 냉정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차인표, 노력하는 연기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실생활에서도 성실하고 반듯한 모범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의 변신과 좋은 연기가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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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2
2010.10.13 12:41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고 급후회되어 윤희를 찾아 나선 선준, 그냥 방에 가서 책이나 읽다 잘 일이지, 윤희에게 마음에 없는 말이라 말하고 싶어 또 윤희를 쫓아 여기저기 찾아 다니지요. 자상을 입은 걸오를 향관청으로  옮긴 윤희, 걸오를 끌고 간 흔적을 없애기 위해 밤에 비질을 하는 모습에 피식 웃음만 나오는 선준입니다. 윤희를 불러세울까 잠시 망설이는 찰나, 비질을 하던 윤희가 향관청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지요.
그놈의 호기심때문에 이선준은 결국 못 볼 꼴을 보게 되지요. 걸오사형 손이 대물의 어깨에 척 걸쳐져 있는 것이에요. 그것도 얼굴이 곧 닿을락 말락한 거리를 유지하고 말이지요. 질투심 작렬하는 선준, 믿기지 않은 모습에 넋이 반쯤은 나간 모습으로 향관청을 나오고 말지요.
김윤식, 왜 걸오사형이더냐?
향관청 문틈으로 걸오의 피묻은 손이 보이더구만, 이선준의 눈에 그게 들어올 리가 없지요. 윤희가 단둘이 오밤중에, 그것도 방금전에 자신을 동방생으로 봐줄 수 없느냐고 눈물 그렁그렁해져서 부탁하던 윤희가 걸오사형과 단둘이 향관청에 있는 모습을 보니, 그저 윤희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와 있는 것만으로 허탈했을 뿐이에요. 고로 선준이 남색이 맞구만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있었던 일도 수상스럽습니다. 윤희가 목욕하던 날 말이지요. 물론 윤희가 목욕하는 것은 걸오혼자 봤지만, 그때 걸오가 죽기살기로 선준과 여림을 막았었던 일이 있었지요. 오호라, 그럼 그때도 대물과 걸오사형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아닐게야. 있었나? 아닐게야. 미치고 폴짝 뛸 혼란스러움에 선준은 견디기가 힘이 들지요. 술 두병에 아주 다음 날까지 못 일어날 정도로 뻗었더군요.
그런데 밤잠없는 유생들이 향관청을 나오던 선준의 넋나간 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선준의 넋나간 모습은 존경각에서 책을 피해 걸오가 대물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유생들 사이에,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루머에 신빙성을 더해 가며, 소위 '카더라'는 '봤대'로 바뀌고, 한 다리 건너가니, "말했다'로, 소문은 일파만파로 눈덩이처럼 커져 확신으로 굳어 버리고 맙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의혹이 진실이 되는 세상, 예전에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했나 봅니다. 
'대물과 걸오가 남색이란다'. 성균관 화장실을 물론이고, 벽보에 대문짝만하게 그림까지 그려져서, 성균관 통신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남색'이 오르고, 바람따라 장안에 화제거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돼 버렸지요. 공자를 모시는 성균관에서 남색이라니, 사대부로서는 생명이 끝날지도 모를 치명적인 루머의 주인공이 돼 버린 대물과 걸오입니다. 유생들은 대놓고 수근거리고 야유하고 멸시하며, 윤희에게 상추와 소금세례까지 받게 될 정도로 일이 커져 버렸습니다. 달걀세례 나올까봐 걱정이었는데, 윤희와 걸오의 고운 얼굴은 그나마 보호해 줬네요.
남자를 좋아하는 내가 한심스러워도 너만 보인다
그건 그렇고 남색 스캔들은 윤희에게도 걸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장의 하인수가 냄새를 맡아 버렸거든요. 향관청에서 대물과 걸오가 안고 있었다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에 여림의 수상한 행동까지, 이런 경우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인수는 유생들을 선동해, 15일 정직된 장의의 권한을 돌려달라는 연판장을 대사성에게 전하고, 결국 재회에 붙여지게 됩니다. 오늘날 말로는 학생비상대책회의지요. 여기서 윤희와 걸오가 남색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성균관에서 퇴학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대손손 가문의 먹칠을 한 인물로 사대부라는 타이틀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 윤희와 문재신입니다. 
한 술 더 떠 하인수는 증인으로 이선준을 내세웠으니, 하인수 머리 쓰는게 참으로 야비하다고 할 수 밖에요. 하인수가 잡고 싶은 것은 사실 남색이 아니지요. 홍벽서를 잡고 싶은 마음이 더 컸으니까요. 자상을 입었다고 했는데, 여림의 몸은 자상은 커녕 주름 하나 없는 비단결이었고, 홍벽서로 의심가는 인물은 윤희와 걸오라고 범위를 좁혀가는 하인수지요. 동방생들 이간질은 물론,  천하의 여림까지도 약점을 잡아 한 방에 잘금 4방을 골로 보내겠다는 생각인 게지요. 병풍 뒤 벽장 속에 걸오와 윤희를 숨겨두고 멋지게 연극 한 편 해주신 여림, 이번회도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이 압권이더이다.
걸오를 감싸는 윤희의 모습에 선준은 쓰잘데기 없는 질투심만 폭발하고 말지요. 더군다나 "설마 날 남색이라 믿소? 어떻게 같은 남자인 걸오사형을..."
윤희의 말을 듣는 선준 눈 앞이 시꺼멓게 흐려지고 가슴에 돌덩이가 쿵 하고 내려 앉습니다. 윤희의 말이 가시가 되어 가슴팍을 쑤시고, 아주 살점은 회가 떠지는 느낌입니다. "저 혐오하는 강한 부정이라니... 김윤식 널, 남자를 좋아하는 바보 같은 한심한 나는 뭐란 말이냐?" 할 수만 있다면 머리를 짓이겨 죽고 싶은 선준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죽고 싶은데도 내 눈에는 김윤식 너만 보인다.
"그렇군,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일이 그토록 말도 안되는 일이라 여긴다면, 다음부터는 행실을 좀 똑바로 하는게 좋겠소". 둔탱이 윤희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을 해줘도 또 못알아 들어요. 에고... 브라운관으로 들어가서 가르쳐 줄 수도 없고....
윤희 걱정에 피한방울도 남지 않은 선준과 걸오
윤희에 이어 이번에는 걸오가 선준의 불타는 질투심에 기름을 들이 붓습니다. 대물이 안보여 걱정이라는 걸오에게 선준이 삐딱선을 제대로 탑니다. "걱정? 걱정은 그렇게 하는 겁니까? 아끼는 이를 곤경에 빠뜨리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만들고 사형이 하는 걱정이란 그런 겁니까? 김윤식을 아낀다면 이런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선준의 가슴에는 윤희 걱정으로 피 한방울까지 다 보타지고 말았거든요. 물론 걸오에게도 마찬가지고 말이지요.
걸오사형 선준의 불난 가슴에 이제는 대놓고 부채질까지 해주지요. "신경꺼라, 우리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우리 일? 언제부터 너희가 우리냐? 으윽, 이걸 한대 쳐말어' 한대 갈기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른 선준, "그러니까 좀 제대로 해! 나도 더는 신경쓰고 싶지 않으니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저 바다의 수평선 보다도, 저 넓은 대지의 지평선 보다 반듯하기로 명성 높은 선준이 벌컥 화까지 내고, 얼마나 화가 났으면 뒷말도 싹뚝 잘라 먹어 버리지요. 하늘 같은 선배에게 말이지요. 
이선준 유생 따지고 보면 더 심하더구만 뭘 그리 벌컥하시나? 지난 번 밤섬에서 있었던 일 기억 못하시나? 자고 있던 윤희에게 입술을 바짝 가져갔던 양반이 누구시던가? 정리하자면, 걸오와 대물이 남색이라는 것 때문이아니라, 대물이 걸오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더 화가 나 있는 듯 하구만요ㅎ. 기생 초선에 효은낭자, 심지어 걸오까지 그 영역이 참으로 화려한 대물입니다.
한 번만 자신을 믿어 달라는 윤희, 걸오사형을 위해서 믿어달라는 윤희의 말에 피가 거꾸로 솟는 선준이에요. 하지만 선준도령 표정관리 하나는 예술입니다. 선비란 무릇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어서는 안되는 법이거든요. 암튼 영락없는 성균관 반듯공자님이세요. 그날 밤 향관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말에 대답을 해 줄 수 없는 윤희, 답답해 죽을 지경입니다. 걸오사형이 홍벽서라는 것이 밝혀지는 날에는, 도둑질과 살인혐의로 걸오사형이 바로 사형장으로 끌려갈 수 있을 수도 있기에, 하늘이 두 조각이 나더라도 걸오사형이 홍벽서라는 말을 해줄 수없는 윤희지요.
그래도 한 번만 날 믿고 도와달라는 윤희에게 "김윤식,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더 바보같고, 한심하고 이따위 나답지 않은 짓을 해야 하나 말이다"라며, 돌려 말하는 선준이에요. 남색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고, 인생이 시궁창에 쳐박힐텐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신을 걱정하는 거냐고 따져 묻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남색인 자신이 윤희에게 고백못하는 이유거든요. 김윤식이 가는 있는 곳이라면 조선팔도 어디라도, 지옥불에도 따라가고 싶은 선준은 자신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서, 이리도 완곡하게 자신을 학대해 가며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둔탱이 윤희가 알아들을 리는 없지만 말이지요.
선준은 한 번 만 더 믿어달라는 윤희의 말을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윤희지키기 결심한 듯 싶더군요. 휴가나가서 예비장 병판도 만나고, 팔짱끼는 효은낭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미리 예고하는 듯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기다리던 예고편의 선준의 커밍아웃 장면이 나왔는데, 뒷얘기는 다음주로 넘겨버리는 제작진, 일주일을 어떻게 참으라고 이리 고통을 주시나이까??????

윤희와 걸오, 저고리 벗지 않을 방법은?
많은 분들이 선준의 "남색은 접니다" 해석을 훌륭하게 해주셨더라고요. 지난 글에서 걸오사형을 대상이라고 폭탄발언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음회 예고를 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나 봐요. 아마도 걸오나 대물에게 남자 이상의 우정을 느끼는 자신 역시 남색이라는 식으로 말을 할 것도 같은데, 이 말로는 재회에서 걸오와 재신을 남색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할 듯 싶어요.
예고편을 보니 하인수가 걸오와 대물에게 상의 탈의를 명한다는 말을 해서, 걸오가 아주 까무러 치더라고요. 사실 걸오는 곤경에 처한 윤희때문에 홍벽서라고 밝힐 결심까지 했었지요. 여림이 겨우겨우 형 얘기를 끄집어 내서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하인수가 알고 싶은 진실은 두 사람이 남색이냐가 아니라 홍벽서가 누구냐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복부에 자상이 있는 사람만 골라 내면 되는 일이니까요. 윤희는 몸에 보기 흉한 흉터가 있다고 예전에 둘러댄 일은 있었지만, 재회에서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을테고, 윤희가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럼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하나? 이는 재회의 안건이 남색에 관한 것에서 출발하면 답이 쉽지요. 걸오나 윤희나 옷을 벗지 않아도 되니까요. 재회의 의결 안건은 두 사람이 남색인가를 가리는 것인데, 남색과 상의 탈의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요구라는 겁니다. 윗도리를 벗으면 남색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을 것도 아니고, 남색이 신체적으로 표시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이선준이나 정약용 박사의 입에서 이 말이 시원하게 나와서, 장의 하인수의 얼굴이 구겨지는 꼴을 봐야 할텐데,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주가 기대되네요.
참참참, 다음주 예고에 이선준이 성균관을 나갔다는 소문이 돌더군요. 그리고 김윤식 네가 좋다며 고백하고, 계곡에서는 버럭 안기까지 하던데, 이선준 제대로 미쳐가고 있나 봅니다. 남색이라 손가락질 하든 시궁창에 인생이 빠지든지 윤희를 향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선준이에요. 어찌되었은 사랑은 용기있는 선택이며 아름다워라 입니다. 그런데 계곡물에 빠진 윤희를 안고 나왔는데, 옷 말리겠다고 옷고름 풀면 바로 가슴을 칭칭 동여맨 광목천이 나올텐데, 이선준이 드디어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걸까요? 우왕~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앗, 그럼 윤희바라기 걸오는? 닭쫓던 뭐시된다고요? 안돼요!!!!

선준과 걸오의 윤희지키기, 거짓이 아니기에 아름답다
사대부의 생명이 끝날 지도 모를 폭탄발언을 하면서 까지 윤희를 보호하려는 이선준, 홍벽서라는 비밀이 밝혀지는 것까지도 윤희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의치 않는 걸오, 윤희 복터졌네요. 얼핏보면 두 샤방 꽃남의 윤희지키기 사랑의 방식이지만, 깊게 들어가면 선준의 올곧음과 걸오의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함축되어 있는 윤희지키기라 할 수 있지요.
선준은 위선이 싫습니다. 위선과 비리가 판치는 세상, 진실과 진심에 눈감는 세상 말이지요. 윤희에게 마음이 가는 선준은 자신의 성정체성이 남색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 또한 위선자가 되는 것이기에,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이지요. 걸오에게 홍벽서의 정체 또한 마찬가지에요. 정체를 밝히지 않고 홀로 싸우는 진실과의 싸움, 걸오는 복면 속 자신의 모습이 싫을 수도 있습니다. 대놓고 세상을 향해 묻고 싶습니다. 금등지사의 비밀과 금등지사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었던 이들이 있었음을 말이지요. 진실을 지키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 그 힘겨루기 싸움에서 희생당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말이지요. 진실을 덮으려하는 자들은 진실을 덮기 위한 힘이 필요하고 장악해야 합니다. 왕권, 금권, 병권, 여론까지도 말이지요. 비리에 연루된 권력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걸오가 윤희에게 말했지요. "김윤식, 그 이름 더럽혀지지 않을 길, 있을 거다"라고요. 금등지사의 비밀을 밝히겠다는 걸오, 형과 윤희 아버지의 명예까지 찾아주고 싶습니다. 죽음이 기다린다고 할지라도 금등지사의 비밀을 세상 밖으로 화제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눈과 귀를 연 것이니까요. 그것으로도 족한 걸오입니다. 윤희가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무엇을 지키려다 죽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윤희는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러워 하게 될 테니까요. 문영신의 동생 문재신이라는 이름만으로 자랑스럽듯이, 김승헌의 딸 김윤희의 이름이 자랑스러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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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08:07




아프간 취재로 출장 간 남편 김민구(김태우)를 잃은 서혜림의 절규는 픽션드라마라는 보호장치로 드라마를 통해 정부의 역할을 묻는 용기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서혜림이 소속된 HBS방송국의 경쟁방송사라고 해도, 정치권력과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반정부적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뉴스로 내보내기는 힘들겠지요.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방송국 사장부터 관련자들 모두 줄줄이 좌천되거나, 사표를 써야 할 상황이 되고 말테니까요. 정치권력이 언론 위에 있고, 심지어 통제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말이지요. 불편하고 슬픈 일이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통쾌함마저 느끼게 됩니다. 이 드라마가 높은 양반들 눈에 찍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되더군요.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장례식장에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부숴버리고 내 남편 살려내라고 오열하는 서혜림, 이 모습은 고스란히 전파를 타고, 서혜림은 진행중인 뽀로롱 프로에서 하차당하고 강제휴가를 받게 됩니다. 답답한 그녀가 향한 곳은 국회 앞이었지요. 국회 앞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위가 있었고, 서혜림은 국회를 향해 남편을 지켜주지 못한 정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합니다.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국회의원한테 국민은 선거때 찍어주는 표밖에 안되는 겁니까? 개가 집을 나가도 찾는데, 이 나라 국민은 개만도 못합니까?"
아프간에서 피랍되어 시신으로 돌아 온 남편을 왜 살려내지 못했느냐고, 왜 구해주지 못했느냐고 묻지만, 살아 돌아오지 못한 남편처럼, 힘없고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서혜림의 가슴을 아프게 할 뿐입니다. 비 내리는 국회 앞, 함께 있던 시위대는 해산했지만, 혼자 비를 맞으며 절규하는 서혜림의 마지막 질문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이며,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지요. "우린 대체 누굴 믿고 살아야 합니까? 내 아이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이 나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가슴을 파고드는 서혜림의 대사에 눈물이 흘렀고, 제 가슴 속에서도 서혜림이 느끼는 분노가 함께 끓어 오르더군요. 고현정의 연기가 정말 좋았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 장면이었고, 통쾌하면서도 가장 슬픈 명대사였습니다. 어느 정권에 대한 질문이냐를 떠나, 이 드라마가 던지는 정치의 메시지였고, 우리 모두의 숙제이기도 했으니까요.
방송국으로 돌아 온 서혜림, 그녀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지요. 급기야 라디오 생방송 중 방송사고를 내게 되지요.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남편의 죽음, 자동차 사고도 아니고 병으로 죽은 것도 아니고, 아프간 반군에게 피랍되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남편의 죽음은 정부의 무능과 무대책, 소심한 눈치살피기 때문이었기에, 살릴 수 있었던 사람을 살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힘없는 나라, 한미 군사동맹이라는 족쇄 아닌 족쇄를 차고, 내 나라 국민 하나 지키는 데도 미국 측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미국의 중재가 있어야 하는 이 기막힌 현실 앞에 서혜림은 분노합니다.
 "일본 취재기자는 풀려났는데, 왜 한국 취재진은 풀려나지 못한 걸까요? 정부가 무능한 건가요? 미국 눈치만 본 건가요? 이런 국가가 국민한테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협상단 파견하는데 한달, 시신 거둬 오는데 하루인 정부가 왜 존재해야 합니까? 이 나라에 태어난 게 죄입니까? 대한민국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나라인가요?"
국가모독죄로 기소당할 수도 있는 이 엄청난 발언을 서혜림이 방송을 통해 해주니 아~주 시원하더군요. 그럼에도 자칫 무정부주의자로 찍힐까봐 걱정되기도 했고, 국민의 의무를 당당히 하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송국 아나운서 서혜림 말고 없나요? 하긴 살짝만 틀어 얘기하고 비꼬아도 퇴출당하는 세상이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드라마에서라도 이런 아나운서를 보니, 그저 고마울 뿐이지요.
미국 눈치 보는 정부, 이에 대한 신랄한 서혜림식의 일갈은 첫방송에서도 나왔었지요. 한미 정상회담에서 키 큰 서혜림에게, 오랜만에 눈높이 맞는 대통령이어서 고개가 아프지 않다는 말에 서혜림이 이렇게 답했지요. "저번보다 키가 좀 커졌죠? 전 누군가가 제 머리꼭지를 내려다 보면 기분이 별로거든요". 미국에게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놀지 말아라, 혹은 우리 대한민국 우습게 내려보지 말라고 쏘아붙이는 듯했습니다.
방송사고로 결국 서혜림은 방송국에서 해고당하고, 서혜림은 생방송 중에 개인감정을 터뜨렸다는 업무방해죄로 기소 당하게 됩니다. 서혜림 사건을 맡은 검사는 남해도 남송지청으로 좌천된 하도야 검사였지요. 하도야 검사는 호스트빠 출입을 한 민우당 의원 부인의 사건을 덮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치적 미운털이 박혀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지요. 하도야와 서혜림의 인연은 여기서 다시 이어지게 됩니다. 
서혜림은 남송지청에서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을 채우라는 하도야 검사가 내린 무거운(?) 형량을 받고, 남송 검찰청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됩니다. 남자화장실에서 서혜림이 국회의원 김태봉을 구속시켜 버린 판결결과를 알고 개구지게 웃는 모습, 극중 재미였습니다. 볼일보다 허걱한 권상우에게 다가가 "김태봉이 구속, 멋졌어. 나이스!" 하며 툭 치는 모습, 남자 화장실에서 대장은 청소아줌마라는 우스개 소리가 맞는 말 같더군요.ㅎ
강태산, 서혜림의 운명 바꾸다
김태봉의 구속은 여러가지로 이 드라마에서 의미를 가지는 상징적 사건이에요. 날라리 하도야가 검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 김태봉이 아버지의 구두를 핥게 한 과거 아픔때문이었고, 서혜림에게는 김태봉 의원의 공석에 보궐선거로 나가면서 정치판에 뛰어들게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녀가 대통령에 이르게 까지 한 중요한 터닝포인트인 셈이지요. 
서혜림의 정치계 입문은 강태산(차인표)의 계산이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더군요. 여당의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 강태산, 그는 썩은 정치에 염증이 난, 정치개혁을 위해 정치판에 들어왔고, 그가 여당에 투신한 이유는 힘있는 정당에서 훗날을 기약하겠다는 정치적 소신으로도 보여졌습니다. 물론 자신이 키운 서혜림이라는 호랑이 새끼가 호랑이가 되어 앞길을 막으면서 서혜림과 등을 돌리게 되겠지만, 아직은 부패여당에서는 신진개혁파 인물인 듯 합니다.
강태산이 김태봉 의원의 특가법 위반을 하도야에게 맡기라고 남송지청장에게 청탁을 넣은 것은, 민우당 지도부의 내부방침을 교묘하게 방해하려고 의도적으로 하도야를 이용한 것이었지요. 꼴통검사 하도야가 절대로 김태봉 사건을 덮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말이지요. 그 역시 검찰 출신이었다는 것으로 보아,  검사 시절 하도야 못지 않은 꼴통검사였을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의 이순재옹 모습에서는 머리가 잠시 멍해지기도 하더군요. 김민구의 유품을 직접 서혜림에게 전해 주고자 서혜림의 친정 방앗간을 찾는 모습에서는 그가 무능한 정부를 이끌고 있는 최고통치자이든, 여당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하는 대통령이든, 대통령의 인간적인 고뇌가 보여서 가슴 뭉클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 전쟁발발의 위험가능성, 여당의 반대 등등의 압박으로 김민구를 제때 구하지 못했으니, 최고통치자로서의 고뇌가 왜 없었겠어요. 힘없는 나라가 죄였겠지요.
서혜림의 집에서 서혜림씨를 뵙고 싶다며, 청와대에서 나왔다고 인터폰을 통해 서혜림을 불렀지요. 비서진이 아니라 직접 인터폰을 누르고, 서혜림에게는 "백성민입니다" 라고 본인 소개까지 하더군요. 대통령의 얼굴을 모르는 국민이 어디있을라고 말이지요. 서혜림에게 백성민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온 것이 아니었고, 그 역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백성민으로 왔지요. 그리고 김민구를 지켜주지 못한 국가 책임자로서 진심의 사과를 하려는 모습, 감동이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분노는 패배할 뿐이다
강태산의 의도대로 하도야는 김태봉을 구속시켜 버렸고, 강태산은 남송지역 보궐선거 차기 후보로 서혜림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강태산은 서혜림이 대통령조화를 부순 사건, 국회 앞 1인 시위, 생방송 도중 강한 반정부 멘트를 내보낸 것을 보며 마음을 정했겠지요. 대통령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 서혜림의 반정부 감정을 보궐 선거에 이용해 민심을 잡겠다는 계산인 셈이지요. 서혜림이 민우당의 공천을 받고 보궐선거에 나갈지, 야당 혹은 무소속으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서혜림의 꿈과 서혜림이 만들어 가고 싶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희망도 꿈도 멀어지게 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분노는 패배할 뿐입니다. 서혜림, 그녀는 남편을 지켜주지 못했던 정부, 남편이 남기고 간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조국의 모습을 새로이 보여주겠다는 희망 앞에 떨리는 첫발을 내딛습니다. 힘있는 나라, 국민을 위한 정부를 꼭 보여줘야 할 사람이 있거든요. 남편이 남기고 간 아들, 그 아이에게 부끄러운 조국의 모습을 남기고 싶지 않은 서혜림입니다.
잠수함 좌초사건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직을 걸고 승조원 20명의 목숨을 구한 대통령, 그것이 서혜림이 국민을 위한 대통령,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었습니다. 서혜림을 통해 묻고 있는 정부의 역할,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겠지요. 이 편 저 편 어느 편의 모습이 아니라, 서혜림이 진정 국민의 입이 되길 바랍니다. 대물2회를 보면서도 또 재확인하지만, 고현정의 소름끼치는 명품연기, 정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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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8:48




올 하반기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 중 하나였던 대물이 그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방송을 보신 시청자들도 함께 공감했겠지만,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지요. 고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연상케 했던 서혜림대통령 탄핵소추안,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 이들을 바다에 수장했던 천안함 사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 피랍되어 처형되는 장면을 그대로 봐야만 했던 고 김선일씨 사건까지, 너무나 닮은 사건들때문에 많은 생각에 잠겼고, 특히 천안함 사태를 연상케 했던 장면에서는 울고 말았습니다. 승조원들이 산화를 결심하고 손에 손을 잡고 '해군가'를 부르는 장면은, 천안함 사태로 희생된 해병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듯 해서 가슴이 저려 오더군요.
슬픈 역사,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듯, 대한민국 최초 여대통령 서혜림의 입을 빌어 일갈합니다. "난 대통령직을 걸고 우리 승조원을 지켜야 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국가가 지켜주지 않은 국민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니까요".
좌초된 잠수함의 승조원을 구하기 위해 한미회담 중에 급히 중국으로 간 서혜림 대통령, 국가 원수가 상대국의 허가도 없이 불쑥 방문한 것에 대해 중국측의 반응은 냉소적이었고, 더구나 서혜림은 국가원수들의 의전에도 어긋나는 행동까지도 불사합니다.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중국의 주석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정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중국측의 협조가 없으면 전쟁까지 불사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서혜림은 동승한 함참의장에게 구조함과 전투기를 출격시키라는 명령까지 내립니다.
"내가 중국에 있겠습니다. 볼모가 되었든 인질이 되든 전범이 되든 우리 승조원 모두 구조될 때까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굽히지 않은 서혜림 대통령의 요구에 중국측은 합동구조를 결정하고, 승조원 20명은 무사히 구조되었지요. 수행원들과 비서들, 경비병들에게 늘 고개 숙이고 인사하던 고 노무현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악수만 하던 모습도 생각났네요.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들어야 할 때를 알았던 분이어서 말이지요. 기사를 보니 박근혜를 모델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도 보이던데,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더 오버랩되었어요. 서민적이고, 인간적이고, 탈 권위라는 모습에서 말이지요. 미국순방길에 나서면서 양산을 씌워주는 비서에게 "뙤약볕에서 기다리고 서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치워달라"는 모습만으로도 서혜림의 캐릭터가 권위주의 대통령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승조원을 구조하고 대통령이 귀국하는 날, 서혜림대통령은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서혜림 대통령은 영웅심리와 즉흥적 행동으로 대 중국 국치외교를 벌였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채, 전쟁상황까지 몰고 갔습니다. 민우당은 이런 위험천만한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서혜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합니다".
서혜림 대통령의 탄핵,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저버렸는지, 대통령으로서 그 책무를 다 했던 것인지, 하도야 검사의 서혜림 지키기와 국민은 어떤 선택을 할지, 서혜림이 대통령에 오르기까지의 과거스토리에서 돌아와서 전개될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왜 서혜림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겠지요. 그리고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인 지를 설명하게 될 것입니다.
드라마는 몇년을 거슬러 서혜림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왜 그녀가 대통령이 되려했는지, 그리고 그녀가 지키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유들을 설명합니다. 아나운서 시험을 치기 위해 서울행 버스를 타러 가던 서혜림, 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그녀를 보고 증인으로 함께 경찰서에 간 날라리 고등학생 하도야, 그들의 첫만남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버스에서부터 서혜림을 보고 첫눈에 반한 하도야는 서혜림이라는 이름을 그로부터 오래도록 간직합니다. 서혜림은 장래 촉망받는 아나운서로 좋은 성적으로 방송국에 입사를 하고, 좌충우돌 방송사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하지요. 그리고 카메라 기자 김민구(김태우)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는 직장여성으로 살아갑니다. 그녀의 운명을 바꿀 남편의 피랍소식과 사망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꼴통검사 하도야로 돌아온 권상우
훗날 서부지검 형사부 꼴통검사로 악명(?)을 높이게 될 하도야는 우연히 만난 서혜림의 버스성추행 사건을 목격하고 증인으로 나선 이유로 역시 새로운 운명과 맞딱뜨리게 되었지요. 버스성추행범이 국회의원 아들이었고, 그 일로 싸움이 벌어져 폭행죄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됩니다. 극에 나온 오의원, 지새끼 폭행했다고 하도야와 아버지에게 하는 행태를 보니 쇠파이프 휘둘렀다는 모그룹 회장도 생각나더군요.  
금뱃지라는 권력앞에 아들을 용서해 달라고 국회의원의 구두를 핥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하도야는 검사가 되기로 결심,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합격통지서를 받게 되지요. 합격통지서를 받고 하도야가 찾아간 곳은 서혜림이 있는 방송국이었지요. 어린 녀석이 상당히 조숙해요. 나이도 한참이나 위인 누나한테 꽂혀서리....
그러나 서혜림의 곁에 서있는 사람은 결혼할 사람이라는 김민구, 하도야의 첫사랑은 그렇게 끝이 나고 하도야는 서부지검 소문난 꼴통검사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하도야는 여당 민우당의 눈밖에 나게 된 사건을 기소해 버리고 마는데요, 민우당 국회의원 부인의 호스트바 출입 사건을 기소해 버린 것이죠. 무마하라는 지시도 무시해 버리면서 말이지요. "사회지도층 이미지답게 살자는 의미에서 한 번 때려 봤습니다". 삐딱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이 꼴통검사가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골칫거리로 인식될 것이라는 짐작도 하게 합니다. 하도야라는 캐릭터는 권상우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미친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권상우에 대한 약간의 면죄부가 될 듯도 싶은데, 첫방송에서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30대의 권상우가 고등학생 역할을 청소년 대역없이 그대로 했다는 것이 옥의 티같더군요. 첫회 한 두 장면으로 고등학생 권상우를 보는 것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깔끔하지 못한 캐스팅같아 보였습니다. 과거 스토리가 길지는 않아 다행이었지만요.
한 주 먼저 방송한 도망자와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그 승부결과는 다음주 정도에 판가름나게 되겠지요. 물의를 빚어 미운털 박힌 공통점이 있는 권상우와 정지훈(비)의 대결이라고도 불리우는 수목극 전쟁, 두 배우의 연기력을 비교하는 것을 떠나, 극중 캐릭터는 권상우가 맡은 하도야 검사가 개인적으로는 더 끌립니다. 성격 괴팍한 꼴통검사 하도야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타락에 대해 시원하게 일갈해 주는 대리만족을 맛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우리 사회와 너무나 닮은꼴인 드라마 대물은 우리 국민이 정치인과 사회 지도층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을 것같아 기대가 큽니다.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할 말을 소신있게 뱉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침서로 쓰게 말이지요. 국민을 섬기는 정치인이 되라는 바른 말, 할 말 시원하게 해주는 대박드라마가 되길 응원도 하고 싶고요.
기대되는 차인표의 연기변신
대물 첫방송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배우는 고현정과 차인표였습니다. 특히 한미군사동맹이라는 이유로 피랍된 방송기자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정부를 향해, "우린 특공대라도 보내야죠" 라며 손가락을 들며 분노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본 차인표의 표정연기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장면이었습니다. 차인표는 빠르게 변신에 성공하는 배우는 아니지요. 여전히 연기와 대사에는 힘이 들어가 있고, 표정연기도 경직돼 있는 것이 눈에 띄지만, 매 작품을 할때마다 아주 조금씩 힘과 경직이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배우에요. 대물에서 특히 그런 모습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평소의 건전한 생활태도 때문에도 차인표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데, 연기자로서의 보기 좋은 변신은 늘 그렇듯이 반갑습니다.
또한 차인표가 맡은 배역이 서혜림(고현정)대통령을 견제하는 인물이라고 하니, 서혜림 대통령의 인간적이고 따스한 성품과는 대조적으로 차갑고 계산적이고, 다소 냉혈적인 정치인의 모습도 차인표의 이미지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신하는 여우 고현정, 미실은 없었다
대물의 진짜 주인공 서혜림, 고현정에게서 태어난 서혜림은 우아하면서도 지적이고, 한편으로는 소탈해 보이기까지 한 평범함이었습니다. 고현정의 오랜 팬으로 이번 작품에서 고현정에게서 미실의 카리스마가 되풀이 될까봐 염려스러웠어요. 워낙 미실이라는 캐릭터가 카리스마 자체였기에, 여성 대통령의 이미지 역시 그런 미실의 카리스마가 되풀이될까 우려되었거든요. 그런데 대물에서 서혜림을 보고는 그런 우려는 가시더군요.
선덕여왕 미실이라는 캐릭터는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자체였지요. 미실에게서 권력이 나왔고, 권력이 곧 미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권력지향적인 인물 미실과 서혜림이라는 첫 여성대통령이 가진 권력이라는 것은 그 의미와 기반이 다르지요. 서혜림의 권력은 그녀 스스로가 만들어 간 권력이 아니라 주어진 권력, 맡겨진 권력이라는 의미에요. 우리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게 권력을 주지 않았고, 다만 맡겼을 뿐이둣이요. 아쉽게도 권력을 가졌다는 그릇된 생각이 권력을 휘둘러도 된다는 것마냥 착각하는 분들이 부지기수라서 문제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현정이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떤 권력의 색깔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었는데, 한미정상회담과 중국주석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그녀를 보고는 무릎을 쳤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모습을 고현정은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우선 고현정은 미실의 눈빛을 버렸더군요. 서혜림에게서는 사람의 냄새가 났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비서진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두려움을 보이는 대통령, 특히 중국 주석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시에는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할 때 완벽하게 미실을 버렸더군요.
고현정이 미실의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염두에 두었다면 아마 화면이 터져나갈 정도의 카리스마를 품었겠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왜냐? 서혜림은 정치적으로 길러진 인물이 아닌 너무나 평범했던 여자에서 출발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간 서혜림, 어리숙하고 실수도 잘하고 소탈했던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안고 가야했기 때문이지요. 대통령이라는 뱃지를 달고 하루 아침에 성격개조라도 한 듯, 목에 힘주고 쓸데없는 카리스마만 남발한다면,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해요. 역시 고현정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대목이었어요.
고현정은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누리는 자라기 보다는, 권력을 위임받은 자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모습이었습니다. 권력을 가졌고 누렸던 미실과 차별화된 카리스마가 서혜림이라는 인물에게 필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 주석 앞에서 고현정이 미실에게서 보였던 카리스마를 반정도는 감추더군요. 고현정이 표현한 서혜림 대통령의 카리스마는 상대를 협박하기 위함이 아니었지요. 그보다는 승조원을 구조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어요.
선덕여왕에서 중국의 사신을 만났을 때, 미실이 절대적 카리스마로 사신의 기를 죽였다면, 서혜림의 고현정에게서는 절박함의 카리스마로 중국주석을 설득합니다. 서혜림에게 절대권력자 미실의 카리스마는 없었어요. 고현정은 인간적인 대통령,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대통령 서혜림으로 돌아왔을 뿐이에요. 권력이 아닌 국민을 받드는 대통령, 그녀에 의해 보여질 서혜림의 모습입니다. 국민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볼모를 자처하는 최고통치자, 촌각을 다투는 1초, 협상하고 회의할 여유는 없었어요. 그 절박함을 호소하는 대통령,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함, 국민을 지키는 책무를 다하는 최고 권력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카리스마가 아니어도, 절박한 눈빛이 전하는 진심만으로도 서혜림 대통령을 탄핵에서 지켜야 할 이유를 느끼게 해버렸지요. 미실의 카리스마와는 전혀 다른 서혜림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녀의 연기변신만으로도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 여우 고현정의 진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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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6 08:36




밤섬에 갇힌 윤희와 선준은 그들만의 사랑방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펄펄 끓는 선준이 걱정된 윤희는 손가락이 갈쿠리가 되도록 섬을 뒤져, 나뭇가지를 모으고 불을 지피고, 밤새 간호를 하지요. 둔탱이 이선준은 윤희가 눈치채도록 부산을 떨더구만,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아주 시체처럼 골아 떨어졌더군요. 암튼 미련한 놈은 나랏님도 구제 못해요. 열이 내린 선준을 본 윤희, 그저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지요.
병판댁 여식과 정혼을 했다는 말에 선준의 마음이 궁금한 윤희, 어디가 좋느냐고 물어보지요. "누굴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자꾸 생각나고, 별일 아닌데 기분이 흐렸다 개었다 하고, 그러면서도 또 다시 보고 싶은 감정" 느껴본 적 없느냐고 말이지요. 없긴 왜 없겠냐? 지금 선준의 마음이 딱 그 상태인데 말이지요. "단지 아버님의 생각일 뿐이오, 난 혼인같은 건 관심없소"
본능이 말하는 사랑, 이성으로 막아보지만...
얏호! 윤희 좋아 죽습니다. 이뻐서 사과 하나를 혼자 다 먹으라고 선심쓰는 윤희입니다. 사과에 붙어 있던 귀뚜라미에 호들갑 떨어서 대물 이미지 다 구겼지만 말이지요. 이런 엉뚱한 녀석을 보니 피식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선준의 썰렁 개그, 귀뚜라미 생각보다 맛있소, 나도 좀 무섭긴 하오. 잠든 윤희 얼굴을 만지려다 눈 번쩍 뜬 윤희에게 "난 아무짓도 안했소" 하는 장면, 빵 터졌어요.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몸으로는 아무 짓도 안했지만, 가랑선생! 마음은 이미 무슨 짓 했잖소?ㅎㅎ
이렇게 두 사람은 우정과 사랑의 경계마저 모호하게 서로에게 끌려가는 감정을 어쩌지 못합니다. 윤희에게 이끌리는 걸오의 사랑앓이 역시도 피마르게 아프게 시작되고 있지만 말입니다.  
밤새 간호하느라 한숨도 자지 못한 윤희가 깜빡깜빡 졸자 윤희곁으로 다가간 선준, 그 놈의 본능이 이끄는대로 윤희의 입술에 가까이 가지요. 가까스로 출장보낸 이성을 찾아 온 선준은 놀래서 밖으로 뛰쳐 나오고, 눈 앞에 쫙 펼쳐진 한강물에 퐁당 빠져 죽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내가 남색이라니.... 아니야... 동방생에 대한 친밀하고 살가운 감정일 뿐이야". 별별 생각이 다 들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선준이 사대부들의 사고방식에 의하면 아주 몹쓸병에 걸렸다는 겁니다. 윤희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는 해서는 안될 사랑에 빠졌다는 생각으로, 피가 마르도록 고민이 될텐데, 주체하지 못할 뜨거운 본능의 피를 어찌할까 걱정입니다.
사랑의 카운셀러 여림 구용하, 그대가 있어 눈이 즐겁네
새벽같이 배를 구해 섬으로 온 용하와 효은은 각기 다른 마음으로 발길을 재촉했지요. 용하는 뒤늦게 확인해 버린 걸오의 윤희에 대한 마음때문에, 효은은 혹시나 선준이 물귀신이 되었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마음 없는 정혼이라는 말에 윤희의 마음도 진정이 되었는데, 새벽같이 달려 온 효은낭자가 선준의 가슴팍에 제대로 찰싹 붙어있는 모습을 보고 말지요. 이 재미있고 서글픈 광경에도 장난기를 잃지 않는 구용하,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요. 
아쉽게도 둔탱이 선준이 아직인가 봅니다. 여림선생 비밀을 안 죄로 쓸데없이 삼각관계에 끼어서 고생이 많죠. 물론 돈 주고도 구경할 수 없는 은밀한 짝사랑 앓이를 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말이죠. 여림은 이제는 선준의 카운셀러 역할까지 하지요.
"사내가 여인을 좋아하는 것이 세상의 법도겠죠? 허나 잘 모르는 여인보다 잘 통하는 벗이 더 편하고 정겨운 것이 당연한 이치겠죠?". 옳거니, 하림은 아예 선준의 남색기에 불을 지펴줍니다. 자신도 걸오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말이지요. 한술 더 떠 남색일까 고민했던 그 때, 마음의 번뇌를 다스렸다는 평온을 찾아 온 마법의 책까지 선준에게 건네 주지요. 혼자만 살짜기 보라고요. 용하가 애지중지했던 마음 다스리는 비법 책을 받아든 선준, 놀란 척하더니 역시 본능을 감추지는 못하지요. 숨어서 독파라고 할 심산으로 허겁지겁 달려 가더라고요. 용하가 준 19금 금서 책이 사실 틀린 것은 아니었어요.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을 누르고, 여인네에게 본능을 느껴보라는 것이었으니 말이지요.ㅎㅎ 
단풍으로 오색찬란한 가을, 성균관도 축제의 분위기로 들떠 있습니다. 장치기대회(오늘날 하키 비슷한 경기라네요)와 입청재, 이름하여 기숙사 오픈하우스... 두둥, 남녀불문 모든 사람이 성균관에 들어올 수 있다는 날이지요. 오래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도 만나고, 무엇보다 조선 최고의 엘리트를 보기 위해, 혼기 앞둔 처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날입니다. 입청재는 그야말로 여림을 위한 여림의 날, 역시나 여림 뒤에 꼬리가 보이지 않는 여인들의 행렬입니다. 나도 여림 네가 좋다^^ 그런데 걸오도 좋다^^ 그리고 가랑도 좋다^^ 그저 대물 윤희가 부러울 뿐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져도 좋다^^;;

청춘의 사랑, 이유없는 뜨거움
금기의 사랑에 빠진 선준, 애써 여인네에게 마음을 줘 볼까 다잡아 보지만, 윤희를 보는 순간 무너져 버리지요. 심지어 가슴 벌렁거림증도 심해졌지요. 말발굽 소리보다 더 크게, 심장 쿵쾅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더군다나 여림도 한 때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민하게 했다는 터프가이 걸오와 함께 대물녀석 1:1 레슨까지 받는 모습을 보지요. 선준은 윤희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이 속으로 분해 죽습니다. 대물녀석과 같은 편이 안 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다행인 것도 같은데, 걸오랑 웃고 있는 대물을 보니 더 미칠 것 같습니다.
'나도 잘 가르쳐 줄 수 있단 말이야. 걸오 사형한테 웃지좀 말라고... 어라, 하이파이브까지...' 그러다 겨우 또 출장보낸 이성을 찾아 오는 이선준, 안 보는게 상책이라며 자리를 피해 버리지요. 뒤 쫓아 오는 윤희를 보니 몹쓸병이 시작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말이지요. 대물녀석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상태라고 알려줬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입청재가 시작되었지요. 구름떼처럼 몰려든 처자들 속에 효은낭자도 보이고, 쿨기녀 초선도 보입니다. 이번회 초선과 하인수를 보니 하인수에게 인간적인 연민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초선이 열살때, 물빛 저고리를 입은 초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사랑해 왔던 하인수, 뭇사내의 품에 안겨야 하는 기녀가 돼 버린 초선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초선에 대한 일편단심이 안타까워서 말이지요. 그런 초선이 계집애처럼 곱상하기만 하고, 성균관에서의 인기몰이 중인 눈엣가시인 윤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니, 하인수 꼭지가 도는 것도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청춘, 그 뜨거운 상징이 물불가리지 않는 사랑이니까요. 남자에게 끌리는 선준이나 윤희때문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걸오처럼 말이지요.
"내 눈앞에 있어라, 돌아 버리는 줄 알았어"
사랑, 남자 복 터진 윤희, 이번 12강에서는 문재신 마저 윤희에게 걸오만이 아는 사랑고백을 했지요. 그러고 보면 윤희도 어지간히 둔탱이에요. 밤섬에 갇힌 윤희때문에 한잠도 자지 못했던 걸오, 이제는 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윤희가 재신에게 여자로 다가온 것이 더 큰 문제에요. 그렇지 않아도 사람 죽인 가짜 홍벽서까지 도성에서 설치고 다는데, 윤희를 다른 사내에게 빼앗기고 싶지않은 마음까지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에요. 여림에게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도, 윤희를 좋아하는 마음까지 들켜 버렸으니, 여림 그 녀석이 무슨 장난을 칠 지 그것도 신경쓰여 죽겠고 말이지요. 
"너, 앞으로 내 눈 앞에 꼭 붙어 있어라. 어딜 가든, 뭘 하든 내 눈앞에 꼭 붙어있어라. 돌아 버리는 줄 알았으니까...".우왕, 걸오사형, 제가 붙어 있으면 안될까요.ㅠㅠ 저도 걸오 말을 듣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네요. 너무 멋져서 말이지요. 하나 같이 꽃미남에 멋진 남자들, 하물며 하인수까지도, 멋진 성균관 스캔들 꽃남들이 가슴 설레이게 하니 정말 얄미운 드라마에요.
파트너 없는 걸오와 윤희, 걸오가 윤희에게 밥이나 먹자고 마음 감추고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나비떼가 날아드는 바람에 꽃남 걸오 급히 자리를 뜨지요. 참을 수 없는 딸꾹질, 걸오의 딸꾹질의 비밀을 윤희가 안다면, 윤희 충격이 만만치 않을텐데, 아마 그런 이유로도 자리를 피한 듯 싶더군요. 속깊은 걸오, 그러니 걸오앓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네요.
초선, 윤희의 마음을 눈치챈 건가?
쿨기녀 초선의 등장으로 선준커플과 합석하게 된 윤희와 초선커플, 팽팽한 선준과 윤희의 기싸움으로 흥이 깨지고 말았지요. 초선이 윤희의 마음을 알아 버렸거든요. 윤희가 마음에 둔 정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런데 선준과 윤희가 나눈 아리까리한 말에 초선이 헛다리를 짚은 것 같아 보여요.
윤희와 선준의 대화를 듣던 초선이 "마음에 품은 분이 누군지 맞춰봐도 될까요?" 라며, 선준의 볼에 기습키스를 해버렸지요. 아마 작가의 재미있는 트릭이 숨어있는 것 같아요. 초선은 윤희가 효은낭자를 좋아해서, 선준을 질투하고 있다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아요. 부모가 정해준 혼사라 마음에 없는데 하는 것이고 대과를 치루기전까지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사내대장부로서 약속을 했는데, 선준도 효은낭자를 좋아하는 것 같이 보여 윤희의 질투심이 폭발하고 있다고 생각했고요. 그렇다고 효은낭자에게 뽀뽀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요. 남자들 심리 다 꿰뚫고 있는 기녀 초선이라 할지라도, 윤희가 남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듯 싶더군요.
이 소문이 성균관에 퍼지면, 욕 바가지로 얻어들을 인물은 윤희인데, 윤희 앞길이 여전히 가시밭길입니다. 한양 최고의 기생 초선의 마음을 훔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임자있는 처자까지 넘보는 남자로 찍힐 테니 말이지요. 대물에 이어 진상 별호까지 얻은 윤희, 성균관 살이가 산넘어 산입니다. 가난한 남인 주제에 감히 병판의 여식 효은, 자신의 여동생까지 넘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하인수 피가 거꾸로 솟겠어요. 게다가 짝사랑하는 초선이 이선준에게 뽀뽀까지 했다니, 초선이 이선준을 다시 찜했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을 테고, 이래저래 자존심 자만심 자긍심 바닥인 하인수에요. 하인수 눈썹 곤두세우고 윤희를 더 잡아먹으려 들텐데, 걸오사형, 윤희를 잘 부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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