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투하츠 6회'에 해당되는 글 1건
- 2012.04.12 '더킹 투하츠' 이승기의 가벼움, 캐릭터의 성숙이 시급하다 (10)
이재하라는 인물은 안하무인 재수없는 왕싸가지 왕제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감정적인데다, 특권층의 우월의식까지 있죠. 그 언행을 보면 대한민국 왕실에서 저런 개차반이 어떻게 나왔을까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왕실교육은 물론 가정교육도 제대로 받지않은 행동들을 보면, 하루 아침에 졸부가 되어 상류층에 편입된 근본없이 막자란 인물같아 보이죠.
시청자는 이재하를 보면서 크게 세번을 실망했습니다. 물론 자잘하게 항아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까지 일일이 거론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말이죠. 우선 북한 장교훈련소 체육관에 폭탄이 설치된 일로 항아의 속옷가방을 들고 나와버리면서,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라며 시원한 한방을 날렸었죠. "코리아 장교들이 훈련하는 곳을 미국과 중국이 검사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정중하게 고쳐묻자, "아니, 싫어, 나가", 세마디의 말로 미국과 중국측 군축회의 실무자를 제압하기도 했지요. 남북한 장교들은 물론 책임자들까지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했죠. 은시경이 무한 감복해 하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남북한이 서로 총기를 겨눈 사건을 UN이 알게 되었고, 이를 문제삼아 세계장교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통보를 받은 국왕 이재강은 북한으로 와 극단의 조치를 취했지요. 신뢰테스트 훈련이었지만, 남한의 건물이 파괴되고 남북한이 전쟁의 위험이 있다는 상황을 조작한 것이죠. "명색이 남한 왕제가 전쟁와중에 총 한 번 못쏴보고 포로가 돼라는 것이냐"고 항아가 국경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주겠다는 제의를 완강하게 거절했던 이재하, 우리나라 땅덩어리랑 내 목숨을 바꾸는 짓은 죽어도 못한다는 개념 왕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결국 항아에게 방아쇠를 당겨버려 신뢰테스트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죠.
그런데 작가는 또 장난질을 시작했죠. 이재하가 최종 훈련 60KM 행군을 일종의 보이기 위한 쇼였음을 밝힌 것이죠. 힘들게 뛰는 척하면 형이 불참선언을 취소할 거라고 잔머리를 쓴 것이었어요.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철딱서니없는 잔머리의 대가에게 애정이 싹 달아나버린 순간이었죠. 물론 반전은 있었어요. 다리에 상처까지 입은 몸으로 항아와 함께 60KM 행군은 성공했고,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서 다시 이재하에게 마음을 열게 만들었지요.
일사천리로 항아와 재하의 상견례가 추진되었지만, 항아가 재하를 만나고 싶지않다고 통보를 해와 이재하는 자존심이 구겨지고 맙니다. 은시경의 전화 한 통화에 냉큼 달려오는 항아를 보면서 뚜껑이 열릴 판이었고 말이죠. 질투가 사랑때문이라는 것을 알 법도 하건만, 이재하는 시청자와 항아의 마음을 가지고 또 장난질을 합니다. 물론 이재하가 아니라 엄밀하게 말하면 작가가 말이죠.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에 키스할까말까, 늦은 밤 잠 못이루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철저히 계산된 연극으로 항아의 마음흔들기는 성공했지만, 재하는 항아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아니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맙니다. 뛰어나오는 항아가 안기는 순간, 상기된 이승기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 그때 "아, 드디어 재하가 자신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알았구나"싶었거든요. 첫회 "동지라고 하지 말랬지"라고 서늘하게 쏘아보던 이승기의 놀라운 연기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을 받았던 장면이었어요. 이승기의 표정은 재하의 뒤죽박죽이었던 감정선을 일시에 정리해 준 표정이었거든요. '이승기, 정말 연기 좋다'는 말을 얼마나 해댔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이재하라는 인물은 작가의 손에서 매회 항아의 뒤통수를 쳤고, 그런 이재하에게 시청자는 허탈감과 배신감 비슷한 감정이 반복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밀당도 아니고 캐릭터의 진정성이 진심과 가벼움으로 뒤집기가 반복되다 보니, 마치 시청자의 감정이 농락당한 것같아 뒷맛이 개운치가 않네요. 물론 드러내지 않은 이재하의 감정선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시청자들이 재하의 숨은 감정선까지 이해하고 보는지는 의문입니다.
가뜩이나 무거운 주제들로 복잡하게 꼬여가는데, 주인공 재하마저 캐릭터가 완성되지 못하고 찌질이 왕족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오래끌면 끌수록 역효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빨리 이재하의 가벼운 깐족캐릭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입니다.
도너츠 가루 입에 쳐바르고 농담따먹기 하는 서른 넘은 왕제, 특히 빨리 버려야 할 가벼움입니다. 어쩔 수 없는 광고협찬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냥 소품으로만 등장시키시라요. 제발!!! 이젠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철도 좀 들어야 할 때 아니겠습니까? 감정을 가지고 말장난하는 것도 탈피했으면 싶고요.
코믹, 깐족, 까칠한 반항 다좋아요. 이승기의 연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으니까요. 그러나 캐릭터의 본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가벼움은 이제는 벗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못된 남자의 반복은 천하의 이승기라고 해도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기 힘들게 하니까요. 이재하 캐릭터의 급성숙이 필요할 때입니다. (덧붙이기- 이승기와 하지원의 키스신을 보면 들었던 생각, 이승기에게서 남자냄새가 났다는 것)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드라마 홀릭 > 수목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탑방 왕세자' 이각(박유천)은 장희빈의 아들 경종? (21) | 2012.04.14 |
---|---|
'옥탑방 왕세자' 정체불명 박유천, 이 귀여운 남자를 어찌할까요? (9) | 2012.04.13 |
'더킹 투하츠' 이승기의 가벼움, 캐릭터의 성숙이 시급하다 (10) | 2012.04.12 |
'옥탑방 왕세자' 손수건의 나비와 세자빈의 죽음에 담긴 비밀 (10) | 2012.04.08 |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과 3인방, 이렇게 웃겨도 되는거야? (4) | 2012.04.06 |
'더킹 투하츠' 이승기 굴욕, 자존심 세우다 큰 코 다쳤다 (6) | 2012.04.05 |


-
ㅎㅎ 2012.04.12 11:27
공감가기도 한 말씀이네요. 재하가 좀 정신차리고 성숙해져야 하는데 말이에요.ㅎㅎ
그런데 재하를 보다보면 좀 오버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듯해서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분단 후 북한에 대한 태도나 정책은 딱 재하같지 않았나.
그리고 북한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우리가 내뱉는 말들, 문화 경제적 우월의식.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통일을 원하고 우리가 베푼만큼 고마워하지않는다고 변덕을 부리는 가볍기 그지없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가 재하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에게 변화라는게 하루아침에 올까 싶습니다만,
봉구가 부리는 마술에 대처해가며 차차 성숙해지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전 나쁜 남자인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재하한테 마음이 자꾸 끌리는지.....요상하네요.ㅋㅋㅋ
-
겨울나그네 2012.04.14 12:22
아마도 작가님께선 형의 죽음을 계기로 재하의 각성을 조금 미루신것 같네요.
도입부가 3-4부 라는 보통형식의 드라마를 재규감독은 7-8부까지 미뤄진걸로 보아
각성을 너무 일찍하면 찌질한 재하의 모습을 덜 드러내니까,
아마도 케릭터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 깐족대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준걸지도.
철부지모습의 재하를 보며 저도 좀 답답했는데.
7-8회를 몰아보고 난 후 이제 각성한 재하의 면모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노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