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승은상궁'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7.20 '동이' 장희빈의 빈집털이 작전, 희생양은? (17)
  2. 2010.07.06 '동이' 숙종, 쌍가락지 청혼하고 받고 싶었던 동이의 혼수품 (28)
  3. 2010.07.03 '동이' 장희빈의 캐릭터, 애매해져 버린 이유 (11)
  4. 2010.06.30 '동이' 승은을 거부한 동이, 천민의 왕이 되는 이유 (14)
2010.07.20 08:05




동이가 검계수장 최효원의 딸이라는 사실은 장희빈과의 2차 전쟁을 위해 잠시 잠수타게 생겼습니다. 서용기의 침묵에도 동이의 신분은 결국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 최종라운드는 동이가 궁으로 들어온 이유,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과 장익헌 영감이 죽으면서 남긴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과의 비밀을 푸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때까지 검계는 서용기의 개인적인 수사에 맡기고, 당분간 동이는 천동이라는 이름으로 더 버텨야겠지요. 동이 35회에서는 동이의 신분을 덮어주는 서용기의 깊은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 그리고 믿지 못했던 벗에 대한 회한까지, 정진영의 감정을 절제하는 차분한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드라마 리뷰 들어갑니다. 

자신이 검계수장 최효원의 딸임을 밝히는 동이에게 서용기는 자신의 마음보다는 숙종의 동이에 대한 믿음과, 동이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더 걱정합니다. 신하된 자로서 이 일이 얼마나 큰 파국을 가져온다고 해도 숨길 수는 없는 일이라며, 동이의 처소를 나서는 서용기는 또 한번 배신당한 것같은 마음에 편하지 않습니다. 수하들에게 12년전의 검계에 관한 기록들을 가져오라며, 무거운 마음으로 보고서 작성 준비에 들어가지요.
한편 성천에서 동이의 위조호적을 찾아 돌아온 차천수는 서용기에게 동이를 봐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리고 진실을 말해주지요. 12년만에 밝혀진 진실, "검계가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양반주살도, 영감 아버지를 죽인 것도 검계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장어른의 믿음을 깨신 건 영감이셨습니다" 헉! 이것은 무슨 호랑이 풀뜯어 먹는 소리?
그리해야만 서용기가 검계일에 나서지 않을 것이고, 가장 소중히 여기는 벗을 위해 기꺼이 영감의 아버지를 살해한 죄인을 자청했다고, 최효원이 끝내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 놓지요. 띠융! 충격받아 털썩 주저앉고 마는 서용기입니다. 
동이가 최효원의 딸이라는 사실에 뒤통수 한 방, 서용기에게 겸계수장으로서 목에 칼을 들이대고 싶지 않아 아버지를 죽였다는 누명에도 한 마디 부정도 하지 않고, 형장의 이슬로 가버렸다는 말에 앞통수 한 방, 넉다운 된 서용기에게 심운택이 찾아오지요. 동이가 대전으로 갔다며, 동이의 가짜 호적등본을 내밀면서요. 눈썹이 휘날리도록 뛸 일만이 남은 서용기입니다. '미션, 동이의 입을 막아라'

팔불출 숙종, "동이 너로 인해 웃는다"
한편, 서용기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 동이는 서용기의 만류에도 스스로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한다며, 대전을 향합니다. 동이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동이의 햇살미소에 그저 허허 좋기만 한 숙종입니다. 국사에 방해되지 않았느냐는 동이의 말에 "아니다, 방해라니... 널 보지 못해 방해를 받던 참이었다".
숙종이 얼마나 동이 생각만 했는지 지난 밤 일만 해도 다 짐작이 가지요. 상선영감이 동이의 침소에 드실거냐고 물어도, 마음은 굴뚝같지만 괜스레 위로해 준다고 깝죽대다가 그 아이를 더 불편하게 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몸과 마음을 꾹꾹 눌렀거든요.
"네 웃는 얼굴을 보니 이제야 마음이 놓이는구나. 이제야 나도 웃을 수 있겠어. 나도 참 팔불출이다. 한 나라의 임금이 동이 네 표정에 따라 울고 웃으니 말이다". 숙종도 본인이 팔불출이라는 것은 알고 있나봐요. 요즘말로는 닭살작렬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요. 팔불출이래도 좋은 숙종입니다. 누군가에게, 뭔가에 조바심을 내보는 것이 처음이거든요. 이런게 사내의 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모든게 다 동이 덕분이라고 말해주는 숙종입니다.
동이 웃는 얼굴을 보고 허벌레 좋아 죽던 숙종은 갑자기 시무룩해지는 동이때문에 또 간이 철렁합니다. "저는 죄인의 여식입니다. 제 아비와 오라버니 두 분은 이 나라와 조정에 큰 죄를 지은....."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말을 하려던 찰나, 동이의 말을 가로막는 상선영감, "내금위장이 알현을 청하옵니다". 진짜 서용기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왔나 봅니다. 동이를 내보내고 서용기는 숙종에게 동이의 부모가 검계의 도움을 받아 도주했던 노비였으며, 검계의 도움을 받은 것을 죄라 여긴 듯하다고 쉴드쳐 주지요.
동이의 수호천사들은 왜들 이리 멋진 지, 앞 뒤도 딱딱 맞고, 무엇보다 이 한목숨 바쳐 동이를 살리자며 필살기로 나선 인물들뿐입니다. 서용기의 말을 들은 숙종은 동이가 딱해 죽을 지경입니다. 그 녀석이 그래서 그렇게 안색이 어두운 거였구나, 그런 아픔이 있었구나 싶어서 말이지요. 서용기를 보내고 상선영감에게 바로 "오늘밤은 동이 처소로!!!"라고 했을 것은 이미 짐작되고도 남지요? 
동이를 찾은 서용기는 동이에게 끝까지 입 다물고 전하의 믿음에 꼭 가장 귀한 믿음으로 보답해 드리라고 합니다. "자네 아비가 나를 위해 내 아비를 죽인 죄인을 자청한 거라면, 이젠 내 차례네". 12년전의 오해를 풀었으니 최효원에 대한 신의를 믿어주지 않은 죄, 동이에게 결초보은하겠다는 서용기에게서 맡아지는 위험한 기는 뭘까 싶네요. 검계를 파헤치다 왠지 큰일을 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남인 영수 오태석도 검계를 들쑤시고 있는 것을 눈치챘으니, 뒤가 구린 오태석이 가만 있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여하튼 서용기가 짊어진 짐이 무겁습니다. 장희빈측이 되었든, 서용기가 되었든 검계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는 날, 동이는 비로소 최동이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천민의 왕 동이
서용기로부터 동이에 관한 일을 들은 숙종, 역시나 동이의 처소에 한달음에 달려 왔습니다. "이 나라는 어쩔 수 없이 반상과 신분이 존재하는 나라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은 걸 가지기 위해 힘없는 자를 수탈하고 억압하지.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천인들까지 살피지 못했다" 라며, 숙종에게 있어 동이의 의미를 말하지요. "하늘이 너를 내게 보내 준 이유는 천민들 또한 내 백성이니 잊니 말라는, 그것이 임금인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말해주려고 한 것 같다. 너를 통해 그들의 아픈 소리를 들으라고 말이야". 
숙종의 대사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의미입니다. 천민의 소리, 그 소리를 전하는 메신저,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되는 이유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입니다. 임금의 성은이 미치는 곳은 조정신하와 양반, 그리고 중인, 양민들정도까지 였을 겁니다. 당시 조선 사대문 밖에 사는 천인들은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았고, 노비들은 양반들의 재산의 일부로 여겨지던 시대이니 말입니다. 백성이면서도 배제된 사람들, 철저하게 소외계층들이었던 셈이지요. 이 소외계층의 아픔이 동이가 짊어지고 온 삶이었던 것이지요.
동이는 억눌리고 억압받고 수탈당했던 천민의 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반상으로 분류되는 모든 신분들의 왕이 조선 국왕이라면, 가장 천한 출신의 동이는 재산으로 물건으로, 짐승의 일부로 취급되었던 가장 낮은 계급의 왕이되는 것이지요. 이 부부(?동이와 숙종을 어떤 관계라고 해야하나 싶네요)는 정말 이상적인 커플입니다. 숙종은 임금이면서도 등한시했던 부분을 알려준 동이가 그저 예쁘고 고마울 뿐입니다. 상선영감, 봉상궁과 애종이 숙종과 동이가 손 잡는 걸 멀리서 흐뭇하게 엿보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ㅎ
그나저나 이제 큰일이 벌어졌네요. 내일이면 청사신이 청으로 돌아간다고 하고, 그때까지 등록유초 진본을 내놓지 않으면, 세자고명을 없던 일로 해버리겠다는 엄포를 놓았으니, 속이 타들어가는 장희빈과 장희재입니다. 업친데 겹친격으로 동이의 완벽한 신분문서가 나왔다고 하니, 장희빈의 처소는 초상집입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장희빈, 그동안 연기를 계속 피웠는데도 호랑이가 나오지 않으니, 호랑이 굴로 쳐들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증발해 버린 등록유초를 기필고 찾기 위해 덫을 놓지요. 청사신을 위한 연회에 동이에게까지 초대장을 보내고 빈집털이에 나설 생각입니다.

장희빈의 빈집털이 작전, 희생양은?
장희빈의 손에 들어간 등록유초가 진본이라면 정말 큰일나는 일입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청에게 군사기밀을 내놓고서라고 자신이 이룬 것을 지키려는 장희빈과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오태석일당을 보니 뭐, 이런 미친 것들이 다 있나 싶습니다. 아무리 권력이 좋더라도 나라의 기밀을 팔아먹는 짓은 역적죄이지요. 이런 놈들은 잡아서 물고를 내버려야 하는데 말이지요.
한데 드라마 볼때마다 동이가 등록유초를 꺼내놓고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지, 도대체 인현왕후 복위작전과 어떻게 연계를 지으려고 하는지, 등록유초 말만들어도 이제는 머리에 쥐가 나고 김이 폴폴 올라 오려고 하네요.;;;
등록유초로 장희빈이 승리를 거둘지, 동이함대가 이길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심운택이 위험하기는 한데 뭔가 비책을 마련했다고 하니 반전이 준비돼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의뭉스러운 양반이라서 말이지요. 동이가 인현왕후에게 서찰을 보낸 것을 보니 동이측도 뭔가 단단히 준비해서 칼을 빼들기는 했나 봅니다. 환궁은 할 수 있을까요?

예고편에 장희빈의 손에 등록유초가 들려있는 것을 보니 장희빈의 빈집털이 작전이 성공했나 봅니다. 청사신에게 줄 것같지는 않고,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오히려 장희빈이 동이와 심운택의 함정에 빠져 태석의 수족이자 조카인 오윤(최철호)의 희생으로 끝날 것 같은데요, 최근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철호를 이 사건으로 엮어서 자연스럽게 하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운택에게 칼을 겨누는 오윤 일당을 내금위 군사가 잡아서, 국경의 수비를 강화하려는 숙종의 국방정책을 청국에 알렸다는 죄목을 씌우던지, 등록유초를 오윤이 넘기려고 했다는 죄목을 씌우는 방법으로 말이지요. (최철호의 연기 나쁘지 않았는데.. 자숙하고 다음에 봐요.)
그런데 동이를 보다보면 이번 등록유초건도 그렇고,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천재탐정 동이와 수호천사들이 사건은 해결하는데도, 진상을 제대로 밝힌 것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증험 찾기에 시간만 축내고 있는 것같아요. 등록유초만으로 장희재를 잡지 못한다는 동이와 동이함대, 머리 참 안돌아 갑니다. 등록유초를 장희재에게 넘긴 의주관헌을 잡아 족치면 될 일을, 증인수사는 뒷전이고, 증험을 찾기 위해 홍시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도둑을 맞았는데, 만약 도둑맞은 등록유초가 진본이라면, 이런 경우를 두고 눈뜨고 코베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  
진본이라면 청사신 손에 들려보내는 일이야 누가 막아도 막을 것이고, 동이의 히든카드 등록유초가 진가를 발휘하고, 궁궐에 한차례 피바람이 불겠지요. 장희빈측으로서는 제무덤 스스로 판 꼴이 될 것이고요. 등록유초 사건을 마무리 지으면, 동이가 검계수장의 최효원의 딸이라는 문제로 다시 넘어가게 될 듯한데요, 남인들이 검계에 뒤집어 씌운 진실로 베느냐 베이느냐의 싸움이 될 듯 싶습니다. 그런데 속도 좀 내서 달려 가자고요!

인현왕후의 복위가 코 앞에 다가 온 듯하니, 장희빈이 중전자리를 반납할 날도 머지 않았네요. 궁에 들어 온 순간부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는데, 다 잡은 무지개를 놓쳐버린 장희빈의 발악만이 남을 것 같습니다. 화려했던 모란이 시들듯이 장희빈의 시대도 끝나가고 있나 봅니다. 뺏기고 싶지 않은 절박함에 더 힘껏 말을 달리는 장희빈, 그 끝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릇된 야망으로 스스로 파멸해 갈지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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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17
  1. 2010.07.20 08: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0.07.20 08:2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labyrint 2010.07.20 08: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는데,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으니 이해가 되네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4. DDing 2010.07.20 08: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는데요. ㅎㅎ 빈집털이 작전!
    어제 보지 못해서 여러 분들의 글을 보고 있는데
    글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

  5. 옥이(김진옥) 2010.07.20 08: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는데...오늘 꼭 보고싶게 만드셨네요...
    내용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우 하루 보내세요~~

  6. 카타리나^^ 2010.07.20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흠...아직도 인현왕후님이 안들어오신거예요?
    들어오시면 볼려고 하는뎅 ㅋㅋㅋ

  7. 날아라뽀 2010.07.20 08:5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8. 朱雀 2010.07.20 09: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이에요. 요새 넘 길게 잡아끄는 것 같아요. --;;;

  9. 최정 2010.07.20 09:21 address edit & del reply

    누나의 요즘 리뷰가 물이 올았어...오늘도 대박치기를..

  10. 루비™ 2010.07.20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초록누리님...
    오늘도 덥지만 건강한 하루 되세요~!

  11. 내가 동이다 2010.07.20 09:53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에서 최철호씨 잠깐 나왔을때 엄청 기쁘더라구요;;
    하차한다고 해서 월요일부터 안나올줄 알았는데 순간 모습을 드러내니 이렇게 기쁠수가;;

  12. pennpenn 2010.07.20 10: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제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13. 2010.07.20 11:1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이곳간 2010.07.20 15:28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아주 기대돼요^^

  15. Jane 2010.07.20 15:41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고 갑니다. 역시 동이가 천민의 왕이라는 부분을 다뤄줬으면 했는에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등록유초에 관해선 동이동이님께서 쓰신 답글에 동감해요. 등록유초가 너무 민감한 사인이라 잘못하면 남인쪽에서 동이쪽 탓으로 몰고 갈 수 있을것 같네요. 다음화를 봐야겠네요.

  16. 프레파라 2010.07.20 20:31 address edit & del reply

    최근에 스토리가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요.
    이젠 등록유초를 갖고 질질 끌고 탐정질하고 손목 비틀고 하는 건 그만 봤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옥정의 아들 경종이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은 기정 사실인데 온갖 청나라 사신까지 동원하면서 없는 암투를 만들어 질질 끄는 것이 지겹더군요.

  17. fleuriste st laurent 2010.07.21 00:05 address edit & del reply

    해설도 드라마도 다 재밋네여

2010.07.06 08:16




동이와 숙종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동이의 비밀은 차천수가 불태워 버린 검계의 모든 자료들과 함께 드라마에서도 정리되나 싶습니다. 차천수는 동이의 영원한 수호천사로, 동이는 호시탐탐 동이를 없애려는 장희빈과 남인들의 계략에 대항하는 일만이 남았군요. 승은상궁으로 궁에 입궐한 동이, 숙종의 사랑고백에도 또 사고를 치고 말아서 숙종의 애간장을 태웠는데요, 동이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숙종의 마음은 벼랑바위를 향해 말을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그 뜨거움이 확인되었지요. 숙종은 동이가 곁에 없으면 죽을 것 같거든요. 이제 합방할 일만이 남았는데 예고편에 비가 오는 허름한 곳에서 무슨 일인지, 나인복을 입은 동이와 숙종의 삐리리 분위기를 보아하니 부부연을 맺나 싶습니다. 혹시 벼랑바위에 다녀 온 날 환궁할 시간이 늦어서 합방이 이뤄진 건가요?
동이의 마음을 몰라 혼자 짝사랑하고 있는지 전전긍긍해 하는 숙종을 보니, 왕이라 할 지라도 역시 혼자 좋아하는 것은 싫은가 봅니다. 옥쌍가락지를 건네면서 청혼하고 어색해서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고, 대전으로 돌아와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어의를 불러야 하나' 하고 중얼거리는 숙종을 보니 '선수가 왜 그러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숙종은 장옥정때문에 벌렁거렸던 기억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나 봐요. 
승은상궁에 봉하겠다고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숙종은 대전에 와서는 고민이 돼 죽을 지경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동이를 승은상궁에 앉히겠다는 말이 지금쯤 동이 귀에도 들어 갔을 것이고, 이 일을 어찌 설명해야 할 지 모르는 숙종이지요. 이럴 때는 노련한 연애카운셀러인 상선영감에게 상의하는 게 수입니다. 허물없이 편하게만 지냈던 아이에게 승은을 내리겠다는 것은 혼인을 하자는건데 동이가 얼마나 당황해하고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이지요. 다 알면서도 상선영감은 숙종의 마음을 떠보지요. 천나인을 단지 보호하려고 승은을 내린다는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성심으로 부터 혼인의 연을 맺는 것으로 여기냐고요. 쉽게 말해 좋아하냐고 말이지요. 물론이라며 이제는 부끄러움도 없는 숙종입니다. 다만 동이도 자신의 마음과 같은지를 몰라 숙종은 답답합니다. 상선영감의 명쾌한 조언이 이어지지요. "전하, 돌리지 말고 그냥 너 없이는 안되겠으니 혼인하자"고 고백하라고 말이지요.
동이의 임시처소를 향한 숙종은 동이에게 쌍가락지를 내밀며 수줍은 청혼을 하지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면서 쌍가락지를 동이의 손에 올려주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는 숙종입니다. 그래도 할말은 다했더라고요. "너에게 주려던 내 마음은 진심이다. 그러니 생각을 좀 해 주겠느냐? 네가 기꺼이 내 곁에서 내 마음을 받아줄 수 있겠는지 말이다". 동이의 마음을 알길 없는 숙종은 혼자만 좋아하는 것 같아 부끄부끄(ㅎ)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나 봅니다. 내 곁에 있어 달라고 청혼의 징표인 쌍가락지까지 내밀면서 여자에게 생각할 시간까지 주는 숙종, 매너도 굿이에요.
동이에게 청혼하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뜬 숙종은 벌렁거리는 심장때문에 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숙종에게 차천수가 알현을 청하지요. 숙종도 사실 차군관이라는 녀석이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요. 같은 남자로서 느껴지는 차천수의 야리꾸리한 눈빛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지요. 목숨 내놓고 동이만 애타가 찾아 다니는 차군관이 믿음직스럽기는 했지만, 첫 만남때부터 칼을 들이대는 이 까무잡잡하고 어깨 떡벌어진 남자는 동이가 말한 이상형이었거든요. 
성난 사자와도 같고 그리움과 걱정에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게 보이는 동이의 오라비라는 남자의 마음을 숙종이라고 읽지 못할 리가 없지요. "나를 만나러 온 것이 오라비로서인가, 남자로서인가?" 먼저 선방을 날리는 숙종입니다. " 내가 마음에 담고 있는 여인 옆에 멀쩡한 사내놈이 있는데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 난 아직 동이의 마음을 모르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내마음뿐이네. 그 아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고 다른 자이면 어떡하나". 그리고 동이가 말한 멋진 남자의 기준이 자네와 같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 숙종입니다. 역시 숙종이 동이의 이상형때문에 신경쓰고 있을 줄 알았어요. 은근히 꽁한 숙종이거든요. 삐지기도 잘하고 말이지요.
임금의 마음이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는데, 차천수가 뭐라고 임금을 상대로 동이를 탐낼 수가 있겠어요. 그보다는 천수는 동이의 마음을 알고 있었어요. 동이의 마음이 전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차천수가 동이를 연모하는 마음을 끊어내는 모습을 보니 짠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이에게 자신은 동주오라버니와 같은 오라버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천수는 알고 있었지요. 사랑이 욕심만으로 , 자신의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차천수에요. 동이의 마음 속에 있는 오라비로서 전하께 말한다며 쿨하게 자신의 마음을 도려내는 차천수지요. 천수는 동이가 숙종의 곁에 머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한 듯 싶어요. 검계수장의 여식이라는 것까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콩커플이 씌워진 숙종이 동이가 누구의 여식인들, 성씨가 뭐라한들 귀에 들어올 리가 없지요. 
천동이가 되었든 최동이가 되었든 숙종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이는 동이일 뿐이에요. 평생을 친구처럼 곁을 지켜 주었으면 싶은 풍산이, 한 번 물면 절대 놓지않는 풍산이가 숙종을 물어주길 바랄 뿐이에요. 그런데 그 고얀 녀석이 또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네가 그 무엇이어도 좋다"라는 말을 전하러 동이의 임시거처를 찾은 숙종은 고이 벗어둔 동이의 당의를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리고 맙니다. 몇 달 동안 동이없는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그 시간을 또 어떻게 감당하라고 말도 없이 떠나 버린 동이입니다.
숙종에게 동이가 갔을 곳을 알려 준 이는 차천수였지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기일, 동이가 간 곳은 벼랑바위였지요. 동이를 찾아 말을 달리는 숙종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말보다 앞서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말이 헛발질이라도 했더라면 당장 말 모가지라도 뎅강 자를 기세더라고요. 벼랑바위에 제를 올리는 동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새 잊었느냐? 너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숙종은 동이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 무엇이든 나눠지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니 말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동이만 곁에 있어 준다면요.
한달음에 달려 온 숙종에게 드디어 그렇게도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동이의 고백이 이어졌지요. "전하께 제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살포시 안겨오는 동이, 이제 다시는 동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숙종이에요. 그 어떤 일들이 벌어진다해도 동이, 이 아이만은 지켜주고 싶은 숙종입니다. 숙종도 이제는 더이상 불안하지 않습니다. 혼자만 끙끙대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동이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궁궐에 국수잔치 벌일 일만 남았네요. 임금의 혼사에도 저자에서 처럼 국수잔치를 벌였을지 모르겠지만요.    
제가 이번회 숙종의 프로포즈를 보며 유의깊게 본 소품이 있었는데요, 숙종이 동이에게 준 옥쌍가락지였어요. 상선영감의 조언을 듣고 과감히 프로포즈를 하러 간 숙종이 동이에게 내민 옥가락지는 왕실에서 내리는 패물의 화려함 보다는 소박한 멋이 있더라고요. 칠보 보석을 치장한 금가락지도 아니고, 아무런 장식이 없는 옥가락지를 보며, 숙종이 왜 그 가락지를 보며 동이를 떠올렸는지 숙종의 마음이 짐작이 가더군요.
까짓 동이에게 승은을 내리려면 처소로 들이라는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일이라는 것을 숙종도 모르지 않아요. 하지만 동이에게 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정치라는 혼수품과 함께 온 여인들이지만 숙종에게 동이는 전혀 다른 의미였어요.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 늙어 귀밑머리가 하얘지도록 늘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은 그런 아이였어요. 임금이 아니라 저자의 평범한 부부처럼 알콩달콩, 때로는 툭탁거리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우연히 저자의 노리개점에서 눈에 뜨인 소박하고 청아한 빛의 쌍가락지는 동이를 닮아 있었어요. 청아한 빛이 동이 그 아이와 어울리겠다 싶어 샀는데, 그것이 청혼 예물이 될 줄은 숙종도 몰랐지요. 동이가 떠올라 사두었던 쌍가락지가 숙종의 청혼예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숙종은 임금의 위엄을 갖춘 화려한 반지를 새로 맞추라는 하명을 하지도 않았어요. 말 한마디면 도성안에서 최고 보석세공사가 반지를 맞춰올 수도 있었겠지만, 동이에게만은 왕으로서 청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저 저자의 평범한 남자처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청혼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에서 산 쌍가락지에 담긴 숙종의 진심처럼 동이에게 원하는 혼수품이 하나 있었지요. 숙종이 원하는 동이의 혼수품은 오직 동이의 사랑이었어요. 자신이 임금이라는 이유도, 궁에서의 호사스런 생활도, 내명부의 품계때문도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로 봐주는 동이의 마음을 얻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동이도 진심을 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리하고 싶다고 합니다. 숙종은 구름 위에 두둥실 떠있는 것 같습니다. 숙종이 원하는 것, 동이의 진심을 들었으니 지금쯤 숙종 마음은 별나라에라도 간 심정일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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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abyrint 2010.07.06 08: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는데,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걸고 갈께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 민들레의자세 2010.07.06 09:17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으로 트랙하나 걸었습니다.^^

    역시 리뷰는 울 초록누림님이 짱입니다.

  4. 달려라꼴찌 2010.07.06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와 숙종이 깨가 쏟아지네요 깨가 쏟아져 ^^
    그래도 보기 좋습니다 ^^

  5. 카타리나^^ 2010.07.06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헤라디야...경사났네........ㅋㅋㅋ

  6. 털보아찌 2010.07.06 10: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옛날에 태어나서 임금이나 할~껄~껄~껄~껄~~
    조선시대가 좋았다는 생각이...........ㅋ

    • ㅋㅋㅋㅋㅋ 2010.07.06 11:23 address edit & del

      ㅋㅋㅋㅋㅋ 지금도 부자들은 좋은 나라임 ㅋㅋ

    • ㅇㅇ 2010.07.06 15:26 address edit & del

      눈떠보니 추노면?

  7. 내영아 2010.07.06 12:11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ㅋㅋ근데,전 자꾸 대장금이랑 겹쳐서 ;;;

  8. 마른 장작 2010.07.06 12:23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역시 사람들이 느끼는 관점은 결국 비슷한가 봅니다.^^

  9. 둔필승총 2010.07.06 13:21 address edit & del reply

    크하핫, 상선영감이 어시스트 제대로 했군요. ^^

  10. 이산때절대반지 2010.07.06 13:56 address edit & del reply

    이산때 나왔던 일명 절대반지가 드디어 나오는군요 ㅋㅋㅋ 감독님도 쌍가락지 이야기 넣을까말까 고민하신단 기사 본적이있는데 영조가 모친인 숙빈 최씨게 받은거라며 죽기직전 송연에게 주고 송연이는 또 아들에게 줌으로써 그 아들의 정통성을 대신들에게 인정을 받게해 세자로 책봉되는데 결정적 역할을한 문제의 그 절대반지 ㅋㅋㅋ

    • 그게 그렇게 2010.07.06 12:23 address edit & del

      연결되는 건가요?ㅎㅎ

  11. *저녁노을* 2010.07.06 13: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요즘은 운동시간이랑 겹쳐져서 드라마 보는 게 힘드네요.ㅎㅎ

  12. 이곳간 2010.07.06 14:41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재밌겠죠??? ㅋㅋ 기대돼요..

  13. Jane 2010.07.06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잘 쓰셨어요. 잘 읽고 갑니다.

  14. 2010.07.06 15:29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소리지르면서 봤습니다.. ㅎㅎ 숙종이란 캐릭터.. 너무 좋네요..^^
    마지막 장면은 영상미도 너무 좋았고 지진희씨 연기도 너무 좋아서 정말 설레였어요..ㅎㅎ

  15. 루비™ 2010.07.06 16: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못 보고
    늘 초록누리님의 리뷰로 드라마 보기를 대신합니다.
    제가 보고 있었다면 함께 두근두근하며 보았을 것 같아요.

  16. 민트 2010.07.06 16:47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그 절대반지ㅋㅋㅋㅋㅋ
    이산에 보면 영조가 송연이를 불러다 앉혀놓고 어머니의 유품이라며
    송연이에게 옥쌍가락지를 주는데 사실 마봉춘의 소품이라지요. ㅎㅎㅎ
    그렇게 연결되어서 이병훈 감독님도 생각지 못했는데 연결고리로서 한번 생각해보겠다 하더니
    정말로 저렇게 떡 하고 출연을 하네요. 저는 어제 보면서 완전 감격했네요. ㅋㅋㅋㅋㅋ

    이제 조선 후반기에 대한 왕실드라마가 마봉춘에서 또 나온다면
    저 옥쌍가락지가 또 출연할지도 모르겠네요. ^^
    몇대 몇대 위에 숙종 임금님의 후궁마마이신 숙빈마마가 아끼시던 보물이라며...ㅋ

  17. 표고아빠 2010.07.06 16:5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간만에 인사드리네요.
    누적 방문객이 천삼백만... 와우 정말 놀랍네요 ㅋㅋ
    암튼 참 대단하셔요.
    더위에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길요.

  18. 친구세라 2010.07.06 17:44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드라마보다
    누리님 리뷰보니 더 설레이네요~

    어제 첨으로 동이 본방사수 했어요~
    그동안은 국부로 본방사수 했었거든요 ㅎ

    오늘 내용도 기대됩니당^^
    리뷰도 기대할께요~

  19. 여니 2010.07.06 17:57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잘 봤습니다.
    어제 숙종과 동이 달달하고 넘 좋더라구요~^^*
    근데, 제 생각엔 검계수장의 여식이라는 그 사실이 나중에 터질 것 같아요.
    역사적으로도 숙종이 동이에게 등돌리는 시기가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되지않을까.. 싶으네요. 어제 숙종이 물어봤다가 그냥 덮었던 것도 그렇구요..^^
    에이~ 그냥 말해버리지~!! 하면서 봤네요.ㅎㅎ

  20. 끝없는 수다 2010.07.06 23: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었어요~ 저는 상선영감이 제일 웃긴 것 같아요 ㅋ

  21. pennpenn 2010.07.07 06: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2010.07.03 09:12




조선의 궁중역사에서 장희빈만큼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그리기에 매력적인 인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장희빈은 그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희대의 요부, 당파싸움의 정치적 희생양, 악랄한 악녀, 낮은 신분에서 최고를 꿈꿨던 야심가 등 장희빈이라는 인물은 해석하기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지는 인물이기에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는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이지요. 때문에 드라마 동이에서 이병훈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될 장희빈이 어떤 인물일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점점 특색없는 장희빈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감독과 작가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든 동이는 코믹멜로 궁중사극의 범주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장르입니다. 숙빈최씨, 인현왕후, 장희빈의 연결고리인 숙종이 깨방정 코믹왕으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담당하고 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왕의 코믹화가 오히려 시청률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으니, 이병훈표 숙종은 성공적이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고증이나 한 나라의 군주로서의 숙종에 대해서는 결코 성공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숙종의 인기에 힘입어 동이에서의 숙종같은 인물이 궁중사극에서 자주 등장하게 된다면 그리 반가울 같지는 않지만요.
애초부터 숙종은 코믹왕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고, 왕으로서의 숙종이 아닌 드라마 속 한 캐릭터로서 이병훈감독과 지진희의 새로운 숙종만들기는 성공적입니다. 덩달아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를 하는 동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초반 동이의 오지랖 탐정놀이와 천하무적 동이로 인해 호감도가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러브모드의 본격돌입으로 주인공이 관심을 받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승은을 입기 일보 직전인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캐릭터의 혼란이 온 인물이 장희빈이에요. 초반부 탐정천재 소녀에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수호천사들이 나타나 도와주는 동이에 반해, 우아하고 절제된 장희빈은 주인공인 동이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고 매력적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비주얼로도 한효주보다는 이소연이 사극에 더 어울리는 얼굴이었고, 표정이나 목소리도 한효주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지요.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갈수록 매력이 반감되는 인물이 이소연의 장희빈이에요.
동이는 정통사극도 정치사극도 애정사극도 아닌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씩 혼합한 짬뽕사극입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동이와 숙종의 캐릭터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지요. 오직 정통사극의 범주를 이탈하고 있지 않은 인물이 인현왕후와 장희빈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 무르익어 갈 즈음해서 장희빈의 캐릭터가 애매모호해 지면서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질투에 눈멀어 진실을 버리는 장희빈은 제게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회에서 장희빈이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어요. 작가의 손에서 장희빈이 새롭게 그려질 지,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어정쩡하게 숙종과 동이를 질투해서 홀로 눈물이나 머금는 장희빈으로 쭉 그려갈 지는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는 반가운 변화를 읽었어요.
장희재가 내금위에 압송되어 고문을 받고 있다는 것과 폐비의 일과 관련한 증험을 숙종이 손에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야심한 시각에 숙종의 처소를 찾아 옵니다. 장희빈이 숙종에게 담담하게 자신과 오라비는 죄가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것을 보면서, 장희빈이 밉다기 보다는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이가 가져온 증험만 믿고, 임금의 손으로 직접 교지를 내려 중전의 보위에 올려 준 자신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 거냐며 숙종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지요. 엄연한 당신의 부인인데 부인말은 안 믿느냐면서요.
장희빈은 마지막까지 숙종이 주는 기회를 뿌리치고 맙니다. "옥정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실을 말해 준다면 그 죄는 덮을 수 없을지 몰라도 내 마음은 널 용서할 수 있다"며, 사실을 말해 달라는 숙종의 사사로운 청마저 외면하는 장희빈입니다. 하지만 장희빈은 전하께 용서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며, 숙종이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숙종이 건네는 화해의 손을 거절하고 맙니다. 
장희빈의 실수는 숙종의 마지막 말을 거절한 것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장희빈이 원했던 것은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숙종의 마음이었어요. 장희빈의 사랑관이 명확해지는 부분이지요. 독점욕이 바로 장희빈의 사랑색깔이에요. 누구와도 나누지 않겠다는 장희빈의 독점욕은 결과적으로 숙종과 등을 지게 되면서, 그녀는 치열한 정치싸움 한복판에 서게 됩니다. 남인들의 뒷배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자신이 전면으로 나서서 지휘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이로써 장희빈은 숙종과도 결별을 하고 맙니다. 진실을 인정하든 부정하든 멀어진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방법이 없는 장희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요.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며 "저를 이렇게 만드신 것은 전하십니다"라는 장희빈의 방백을 들으면서, 장희빈은 결국 질 수 밖에 없는 부족한 사랑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점욕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원하는 것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장희빈이 그런 모습입니다. 인현왕후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견주어 보니 장희빈과 인현왕후처럼 대조적인 사랑관을 가진 인물도 없어 보여요. 이 두 사람이야 말로 빛과 그림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장희빈이 과신했던 것은 자신이 차지한 중전이라는 자리가 갖는 권력의 힘이었어요. 권력을 가진 사람의 우매함 중의 하나가 올챙이적 시절 생각못한다는 것인데, 장희빈의 경우가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이 중전이 되고 싶었던 그녀의 목표가 결국은 숙종의 사랑이 아니라 내명부의 명실상부한 최고권력이었던 것이지요.
장희빈이 숙종과 마음으로 결별을 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 동이에서의 장희빈의 캐릭터가 오락가락 한 이유를 어렴풋이 찾을 수가 있었어요. 장희빈을 권력과 사랑 두마리 토끼를 쫓는 인물로 그리다보니 오히려 캐릭터가 약화돼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장희빈이 처음에 잡으려고 했었던 것은 권력이었어요. 중전이 되기 위해 음모를 꾸몄고, 진실을 버렸고,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던 자존심마저 버렸어요. 장희재가 내의원을 매수해 인현왕후에게 모함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가 장희빈을 찾아와 진실을 말해 달라고 소란을 피울 때, 그녀는 자존심을 버려 버렸습니다. 자신때문에 감찰부에 끌려 간 동이를 구하기 위해 감찰부로 직접 찾아가 조사를 받기도 했던 그 당당함을 버렸지요. 그것은 숙종에 대한 사랑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야욕때문이었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숙종이 동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장희빈은 다시 사랑을 잡기 위해 비열함이라는 옷을 입게 됩니다. 물론 장희재를 내세워서 말이지요. 한데 인현왕후를 폐위시킬 때는 정치적 명분이라도 가졌던 장희빈이었지만, 동이를 없애려는 모습은 오로지 질투의 힘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희빈이 질투의 화신이라는 매력없는 인물로 퇴보해 버린 것이에요. 
숙종의 처소를 나와 장희빈이 "저를 이렇게 만드신 건 전하이십니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장희빈이 과거의 장희빈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장희빈이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보다는 숙종을 정치적으로 압박해 가는 인물로의 변신할 것같아 사실 반갑기도 했어요. 곧 끌려 나오겠지만 교태전 보료에 앉아서 떠나간 님 마음이나 생각하며 질질 짜고 앉아 있는 장희빈은 그다지 매력이 없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예전에 숙종과 동이가 상평통보 주전소에 가서 구리와 주석의 품귀현상을 조사하고 다닌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인들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사건이 오리무중이네요. 예컨데 이런 비리들에 장희빈과 그 뒷배인 남인들을 적당히 엮어서 장희빈을 정치적 인물로도 그려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희빈이 교태전에 앉아서 동이 잡겠다고 부리는 꼼수들이 너무 치졸스러워서 말이지요. 궁중에서 독극물 사건이야 가장 좋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탕약음모 사건이 너무 반복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명성대비 탕약사건, 인현왕후 탕약사건, 게다가 장희빈 자작독살극까지 너무 약재 사건이 많았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혼자 차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녀가 사랑한 사람이 임금이라는 것이 그녀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장희빈이 사랑에 대한 독점욕이 조금 덜했더라면, 그렇게 파멸의 길을 가지는 않았을 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속 장희빈이 보여주고 있는 사랑 독점욕은 캐릭터의 망가짐까지도 가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에 대한 독점욕보다는 차라리 권력에 대한 집착에 더 충실한다면 질투의 화신이라는 장희빈이라는 캐릭터의 약점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때문에 질질 짜는 장희빈에게 인간적인 연민은 들지만, 장희빈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매력은 반감되는 게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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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돌양 2010.07.03 09: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여왕 미실을 참고했다만.....

  2. 2010.07.03 09: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0.07.03 09: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자기관리 2010.07.03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즐건 하루 되세요

  5. DDing 2010.07.03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한 남자를 사랑한 장희빈을 그리고 있어서
    이전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악녀 이미지가 중화되나 보닌 그런 아닐까요? ㅎㅎ
    재밌게 보고 갑니다. ^^

  6. 트레이너강 2010.07.03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7. 돛새치는 명마 2010.07.03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권력과 사랑의 두마리 토끼를 쫒는 케릭터를 만들려다. 실패했다..
    좋은 지적인듯하네요 ㅋ

  8. suillius 2010.07.03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사극이 퓨전사극이든 뭐든 꼭 쟝르를 구별해야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글구 제목이 장희빈이 아닌 동이 이기에 이소연이 연기하는 장희빈이 매력을 주인공보다 덜 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행이라 생각해요. 제 생각^^

  9. skagns 2010.07.04 02: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뭔가 거창하게 시작하고 이것저것 뭔가 있을거 같이 만들어놓고
    흐지부지되는 느낌이 자꾸 들어요. ㅜㅜ
    장희빈도 정말 기대했는데 점점 매력이 없어지고 안타깝네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

  10. 민들레의자세 2010.07.05 09:52 address edit & del reply

    장희빈이 요부적인 기질이 있으면서 때론 숙종과 국사를 논할 수 있을 정도의 명민하고
    요망한 여자여야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 그런 사람으로 비춰질 때가 있습니다..

    그 부분 만큼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동이가 별로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될 존재처럼 강한 상대가 아니어 보일 때도 있고요.

  11. 이유 2010.07.06 15:16 address edit & del reply

    정치던 사랑이던 인간의 욕망인데, 욕망앞에서 나약한 모습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답니다. 아무리 권력추구형 인간이어도 사랑앞에선 나약해지기도 하는 거지요..
    이해는 하면서도 중간부분 저도 재미없었는데, 월요일 방송 보고 이해가 되었어요. ^^
    재미있게 보고 있답니다. ㅎㅎ

2010.06.30 14:31




동이 30회는 숙종의 세 여인들 동이,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의 내면의 상처와 그녀들의 각기 다른 사랑방법에 대한 정리편이었습니다. 숙종과 동이의 달달한 주점데이트만큼 흥미롭게 구성된 숙종의 여자들, 그들은 그들만의 사랑관을 통해 사랑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숙종의 주변인물이 아니라 숙종을 흔들 중심인물들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누가 숙종을 더 사랑했느냐에 대한 답은 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을 받았던 받지 못했든 그들은 진심으로 임금이 아닌 지아비로서 그들 방식으로 숙종을 사랑했다는 것이겠지요. 이들의 사랑이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대상이 한 나라의 임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회를 보면서 세 여자들의 숙종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 특히 인현왕후의 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 자비의 인현왕후
동이는 궐에 들어가기 전 인현왕후를 만나러 폐비의 사가를 방문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화는 인현왕후에게 더 크게 미칠 것임을 알기에 심적으로 부담감이 큰 동이이지요. 
동이의 마음에 인현왕후는 진심을 담아 동이에게 심중의 말을 꺼내 놓습니다. 숙종이 동이를 마음에 담고 있었다는 것을 인현왕후는 알고 있었어요. "그 아이의 재주를 썩히기가 아깝소. 내명부의 최고자리에 있는 중전에게 동이를 감찰부 나인으로 명해달라"는 청을 하는 숙종의 얼굴에는 동이에 대한 마음이 다 담겨 있었어요. "심성이 맑고 웃는 얼굴이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아이라오" 라며 어렵게 동이에 대한 청을 하는 숙종을 보고 인현왕후는 알았어요. 한번도 자기 앞에서 다른 여자의 심성에 대해, 웃는 얼굴이 좋다는 말을 입에 담는 적이 없던 숙종이었어요.
"혹 나 때문에 네 마음을 조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허나 그러지 말거라. 전하의 마음을 받는 것이 너에게 기쁜 일이라면 기꺼이 그리해라" 인현왕후는 자신의 여자로서의 마음도 숨기지 않습니다. "한 때는 나도 전하께 중전이 아닌 여인이길 바랬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란다. 아주 오래전에 그것이 내 자리가 아니란 걸 알았어. 전하의 마음, 그 자리의 주인은 너란다 동이야"
자신의 남편의 마음을 받으라고 말하는 인현왕후의 심정이 순간 너무나 복잡하게 들리더군요. 인현왕후를 연기하는 박하선의 절제된 감정선은 인현왕후가 가질 법한 모든 감정을 다 보여주는 좋은 연기였어요. 가녀리고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인현왕후의 모든 감정들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동이에게 지아비를 부탁하는 진심과 부러움, 질투와 현모양처의 자애로움까지 한꺼번에 다 느껴지더군요. 아무리 목석같은 여자라 할지라도 슬픔없이, 비참한 감정없이 다른 여자에게 남편을 내 줄 수는 없겠지요.
목소리는 떨리고, 얼굴은 미소를 머금었으나 슬퍼 보이기도 하고, 기쁨도 묻어있고, 너무나 인간적인 인현왕후의 모습이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기꺼이, 기쁘게, 전하의 마음을 받고 네 마음을 드리거라" 라는 대사를 할 때는, 자신의 터져나오는 감정을 꾹꾹 눌러내는 모습까지 잘 보여주었지요. 아무리 동이가 자신을 위해 그 위험을 감수하고 증험을 찾아 무고를 밝히려 했다한들, 인현왕후도 여인일 수 밖에 없을텐데, 그런 마음을 100% 다 감추지도 못하면서, 동이에게 숙종의 마음을 받으라는 진심은 온전히 다 전해지더군요.
인현왕후는 분수를 지킬 줄 아는 인물입니다. 어느 여자가 남편에게 사랑받는 아내이고 싶지 않을까 싶어요. 투기하지 않는 현숙한 여자의 범절을 말문이 트이고 부터 배워왔다지만,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아니고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숙종의 마음을 차지할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에 결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기뻐해 주는 인현왕후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외로웠던 만큼, 고독했던 만큼 숙종의 고독을 헤아릴 줄 아는 여인이었어요. 인현왕후는 장희빈과 자신 사이에서 숙종 역시 정치바람에 휘둘려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현왕후의 대사 중에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인현왕후는 동이에게 "전하의 마음을 받는 것이 너에게 기쁜 일이라면 기꺼이 그리하라" 라고 하는 대목이었어요. 전하의 마음을 받아주면 내가 기쁘겠다라는 통속적인 말을 하지 않더군요. 인현왕후는 '너에게 기쁜 일'이라는 말로 동이의 마음부터 헤아렸어요.
인현왕후는 숙종의 얼굴도 모른채 중전의 간택을 받고 구중궁궐로 들어온 인물이에요. 당시 대부분의 양반가 규수들이 정혼으로 혼인을 했기에, 사랑이라는 것도 부부연을 맺은 후에 생기는 것이 다반사였을텐데, 동이와 숙종의 경우는 요즘 말로 하면 연애결혼이 되는 셈이지요. 인현왕후는 동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말라는 말로 동이의 사랑을 응원해 줍니다. 속으로 동이가 참 부러웠을 것 같더라고요. 지아비가 되었기에 사랑해야 하는 의무적인 사랑을 한 자신에 비하면, 동이의 경우는 평생 한번쯤은 꿈꾸고 싶은 규방아씨의 로망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태어나면서부터 저자의 평범한 남자가 되지 못한 숙종과 마찬가지 심정처럼요.

낮은 곳을 향하는 동이, 천민의 왕 길을 걷다
동이를 의금부에서 조사를 하겠다며 동이를 내어 달라는 남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는 궁궐로 들어갈 결심을 굳힙니다. 동이는 이제 궁궐이 무섭지 않습니다. 부르기만 해도 든든한 분, 전하가 계신 곳이니까요. 그런데 동이가 뜻밖의 말을 하더라고요.
동이라는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제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 김환이라는 도사가 동이의 운명에 대해 한 예언 중에 "천민의 왕은 저 아이의 아비가 아니라 저 아이"라고 말하는 대목이었어요. 드디어 왜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되는지, 그 이유를 향해 드라마가 전개될 것 같아 내심 반가웠고,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자못 궁금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동이의 가출, 아니 승은을 거부하고 당의를 벗어두고 궁궐에서 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이가 승은을 입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지만, 동이가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사실과 어떻게 접목을 시킬 지 궁금했는데, 동이가 그 해답 하나를 제시했지요. 동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분을 거론하는 대목이 나왔지요. "억울한 일을 당한 궁녀들과 힘없는 노비들을 위해 감찰궁녀로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것이 전하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제부터 동이라는 인물이 본격적으로 만들어 지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탐정동이로 그동안 동이가 특출난 재주를 보이며 오지랖을 넓히고 다녔지만, 천민의 왕으로서는 부족한 동이였어요.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히고, 장희빈의 음모를 다 파헤친다고 동이를 천민의 왕으로 여기기에는 부족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동이의 입에서 힘없는 노비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검계수장 최효원의 딸로 숙종의 승은을 거부하고 사라진 것이 동이의 성품상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숙종이 동이가 검계수장 최효원의 여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사랑으로 품을 것이라던가, 용서한다던가, 혹은 비밀에 부치라고 한다는 시시껄렁한 전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떤 의미로든 동이와 검계는 연결고리를 가질 수 밖에 없고, 동이가 지극히 낮은 곳의 신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동이를 사랑하는 숙종의 관심을 낮은 곳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이지요. 숙빈최씨는 아들 영조에게 사람의 귀함이 신분에 있지 않고, 천한 생각을 하면 천한 사람이요, 귀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비록 후에는 유명무실해져 버렸지만, 영조가 인재를 두루 등용하겠다고 취한 탕평책도 넓게 보면 숙빈의 가르침에 연유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검계는 동이의 미해결 사건들을 원점으로 돌리면서 스토리의 끊어졌던 부분을 연결시킬 것으로 보여집니다.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 손동작을 주고 받던 나비노리개의 주인 항아님에 대한 미해결 부분도 풀어야 하고, 그것은 검계수장 최효원의 억울한 죽음까지 연결지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겠지요. 그 끝은 같은 남인들을 죽이고 혐의를 검계에 뒤집어 씌운 오태석등 남인들과 장희빈에게로 이어지고 있으니, 장희빈을 위시한 남인들과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듯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이가 당의를 벗고 검계수장 딸 최효원의 딸로 돌아간 것은 동이에게는 당연한 일이고,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동이의 꿈과도 이어집니다. 장악원의 노비로 들어와 승은상궁이라는 지극히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곳을 바라보는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더구나 사랑하는 전하에게 비밀을 간직하고 싶지 않은 동이는 숙종에게는 더욱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세상에 어느 여자가 감히 임금의 승은을 거부하고 궁을 나갈 수 있을지, 동이나 되니 가능한 것 같아요. 얼씨구나 웬떡이냐고 춤을 춰도 모자랄 판에 그 호사를 마다하고 나갔으니 동이는 정말 특이한 아이에요. 정말 숙종의 말대로 숙종 속을 태우려고 태어난 아이가 분명해 보일 정도입니다. 저자 주점 데이트에서 동이가 숙종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노심초사하자 "어찌 임금인 나보다 네가 더 걱정이냐? 누가 보면 네가 임금인 줄 알겠다"라며 우스개 소리를 했지만, 동이가 막상 궁을 나가니 이말도 농담같지 않게 들리네요.
동이가 가져 온 증험으로 궁지에 몰린 남인들의 회의에서 오태석대감이 한 말중에 " 이 나라가 누구의 것입니까? 조선은 임금의 나라가 아니라 선비와 사대부의 나라입니다" 라는 대목이 있었지요. 가장 낮은 신분들의 조직 검계수장딸인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드라마상으로는 선비와 사대부, 즉 양반의 나라라고 규정하고 있는 남인일당이 동이의 대척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들이 검계에 죄를 뒤집어 씌운 혐의를 풀 때에야 비로소 동이는 천민의 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천민의 왕 동이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갈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동이와의 합궁에 두근반 세근반 하던 숙종, 불쌍해서 어쩐다지요? 고얀녀석, 자기도 전하를 심장이 탈 정도로 좋아하면서, 애간장 그만 태우고 얼른 돌아와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눈물을 머금고 궁을 나갔을 동이, 어디 가서 또 무슨 사고를 치고 있는지...숙종은 벌써부터 손을 꼽고 있을 것 같습니다. 동이 못본지, 하루, 동이 못본 지 이틀, 동이 못 본 지 사흘....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게냐? 밥은 먹고 있느냐? 고얀 녀석, 내 그렇게 "다시는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임금의 어명을 콧구녕으로 들은 게냐? 이러면서 말이지요. 숙종님, 기다려봐요. 동이는 꼭 돌아옵니다. 동이도 전하를 무지무지 좋아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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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14
  1. 옥이(김진옥) 2010.06.30 14: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1등이네요..
    동이가 승은을 거부했군요...
    못봤어요...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labyrint 2010.06.30 14: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요즘 동이를 계속 빼먹었는데, 초록누리님의 글을 봐서 보충이 되었네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 gg 2010.06.30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았습니다. ^^
    그런데 이번 동이의 승은상궁 거부는 천민의 왕과의 연결고리는 아닌 거 같아요.
    감찰 궁녀는 궁궐내 궁녀들을 감찰하는 임무이지 노비들을 위해 양반들을 감찰하는 임무가 아니거든요. 이미 동이는 작가가 천민의 왕이라는 연결고리는 놓쳐버렸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검계의 딸임을 언급한 것은 천민의 왕이라는 것보다는
    현재 천씨로 되어있는 성을 최씨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숙빈 천씨로 갈 수는 없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최씨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검계의 수장인 자신의 아버지 사연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4. ... 2010.06.30 15:22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도 글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
    저역시 위에 gg님 생각과 비슷한데요. 천민의 왕이란 틀은 이미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해요. 그럴려면 일단은 검계가 재건이 된 상태여야 하는데 천수 혼자만으론 이미 드라마상에서 제껴놨다고 보는게 그럴싸하고 ^^; 이미 풀린 설들로 인해 '최가 성씨 찾기' 미션으로 인해 검계일이 걸림돌이 될듯 보입니다.
    그래도 두사람이 같은 마음이니 머지않아 잘 풀리겠지요~

  5. 2010.06.30 15:2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pennpenn 2010.06.30 15: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잘 쓰시네요~
    한 장면을 보면 열가지를 상상하시는 듯 합니다.

  7. 자기관리 2010.06.30 16: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 잘읽고 갑니다
    멋진 표현 머리에 속 들어 오네요 ㅋ
    즐거운 하루 되세요

  8. 찌질철이 2010.06.30 16: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인현왕후 대사에 감동 먹었답니다 ^^;
    트랙백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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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Tvian 2010.06.30 16:37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10. 민들레의자세 2010.07.01 01:00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재밌습니다. 지식도 같이 얻어 가면서요.
    처음부터 동이를 보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숙종이 이미 오래전에
    동이의 웃음에 마음을 빼앗겼었던 거군요.

  11. Jane 2010.07.01 01:00 address edit & del reply

    고맙습니다. 초록누리님의 글은 언제나 빼먹지않고 읽고있습니다. 언제나 사려깊게 인물관찰하고 글쓰시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12. 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7.01 02:31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랫만에 댓글을 쓰네요...(저 나름대로는 감회가 새롭답니다..ㅎㅎ)
    그냥 우리나라가 잘하는 게 보아서 본 축구인데..
    요즘은 그냥 축구가 재밌어서 우리나라가 떨어졌어도 역시나 축구에 빠져 있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동이는 챙겨보고 있는데요..
    어제는 두어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음.. 누리님도 글에서 쓴 내용인데 인현왕후..
    저는 감동이기 보다는 동이에게 숙종을 내어주는 인현왕후의 모습에서
    작가의 작위적인 듯한 그 무엇이 느껴져서.. 좀 싫었어요..
    굳이 인현왕후의 허락을 받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나...
    그냥 인현왕후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걸로도 족하지 않았나..뭐 이런생각..
    굳이 허락이라는 사전 작업이 필요했을까... 해서 좀 싫었어요..ㅎㅎ
    뭐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요..^^

    그나저나 조금 아쉬운 것은
    동이가 떠나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요..
    그냥 시간이 확 흘렀어서 몇년후가 되었더라면..
    (왜 인현왕후가 폐위된지..7년인가? 후에 복위되잖아요..? 아닌가?)
    동이와 옥정의 갈등의 시간이 훨씬 긴장감있게 진행되었을 것 같은데욤..
    아직 몇달 안지난 이야기이니까.. 아직 많이 남았네?? 뭐 이런생각때문인지..
    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달까욤??
    동이의 승은과 옥정의 사사가 같이 다뤄졌으면 좋았을텐데...뭐 이런생각을 해봤답니다..^^

    저 이제 나쁜 남자 보러가욤..^^
    오랫만에 보는거라 잘 기억도 안나지만 보다 보면 또 기억이 날지도..ㅎㅎ
    내일 누리님의 나쁜 남자 리뷰도 기대할께요...^^

  13. 2010.07.01 08:4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 2010.07.01 13:39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런데 아직은 장옥정이 중전의 자리에 있고 그 무리들이 폐비민씨를 감시하고 또 동이를 쫓고 있는데 자객까지 들이 닥치는 상황에서 동이가 폐비의 거처까지 가서 만남을 가졌다는 것이 너무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요?
    대담하다면 대담하달 수 있겠지만 폐비와 동이에 대한 감시가 극을 달려야 맞는 상황에서 동이는 폐비를 만나서 감동을 연출하고 있다니....
    폐비의 어진 모습과 남편을 받아들이라는 그 고상하고 처연한 태도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동이의 모습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두 사람간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 이런 의도로 씬을 만든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고 몰입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명탐정 코난도 좋고 정의로운 여전사도 좋지만 캐릭터의 성격은 그렇다쳐도 최소한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요.
    이미 동이가 위험에 처해질 때마다 곳곳에서 뻗쳐지는 도움의 손길, 동이를 추격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가 되어버리는 설정, 표창을 맞고도 추격하는 사람이 못 따라올 만큼 재빠른 동이 등으로 많은 무리수를 보여준 것 같은데 거기다 한가롭게 폐비 민씨를 만나 슬프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감동코드를 만드는 것은 또야? 라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