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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18 '드림하이' 수지의 발연기? 어설퍼서 더 좋은 이유 (39)
드라마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드림하이를 보면서 딸아이와 견해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데, 우리 딸래미는 아무래도 함께 성장해 왔다고 생각하는 아이돌이, 무대에서 노래가 아닌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어색스러운가 보더군요.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지만, 그때마다 저는 "왜 좋은데, 재미있는데?"라고 맞받아칩니다. 진짜 저는 이 드라마가 나름대로 신선하고 재미있거든요. 노래를 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 아이돌을 어떤 마음으로 키우는지, 그리고 아이돌 가수들이 노래에 대한 어떤 철학이 있는지, 이 드라마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때문이에요. 제가 모르는 세계를 아는 것도 재미있고, 또 부족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대견스러운 일이니까요. 더구나 대부분 가수들이 실제로 연기를 하며 노래를 하고, 꿈을 채워가고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버려가는 모습은 누군가의 실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거든요.
수지나 아이유에게서는 애벌레가 부화하여 날개를 가지듯, 다듬어지지 않은 진짜 고등학생의 느낌이 납니다. 함은정은 연기경력도 있기에 수지와 아이유에 비하면 한참 선배격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잘하는 연기가 오히려 역효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월말평가에서 혜미에게 진 백희가 옥상에서 화분을 떨어뜨리는 장면은 학원물이지만, 끔찍스러웠네요. 혜미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삼동이가 화분을 맞고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데, 경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끔찍한 살인기도까지 등장시킨 것은 좀 과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림하이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꿈을 쫓는 아이들의 성장기, 하늘의 별따기인 스타가 되는 길, 그 과정에서 경쟁은 불가피 하고, 때로는 나쁜 방법으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도 하지요. 자신의 한계로 인해 아파하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해 분노하기도 합니다. 넘어져서 상처가 나도, 툭툭 털고 일어나기도 합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치료할 밴드를 건네기도 합니다. 이기려고 애를 쓰고, 넘어져도 일어나는 이유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이에요.
예술반에서 떨려 나와 입시반으로 온 애벌레 4인방, 진국, 고혜미, 송삼동, 그리고 다이어트에 실패한 김필숙은 누에고치 속에 웅크리고 있는 애벌레들이에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게 될...
드림하이 5회는 알을 깨고 나온 애벌레가 세상에 나와, 처음 본 빛에 눈부셔 꿈틀거리는 모습을 고혜미를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 항상 최고였기에 오만과 자만에 빠져있던 고혜미는, 한 번도 다른 사람을 돌아보지 않았던 이기적인 아이였죠. 혜미를 변화하게 한 것은 진국과 송삼동의 우정(핑크빛 사랑에 가까운 우정이기는 하지만요), 그리고 강오혁과 양진만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결국 모든 것은 그녀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함을,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면서 깨닫게 됩니다.
무표정, 무감정으로 노래하는 고혜미에게 양진만(박진영)이 연기를 하라는 지적을 하자, "연기했는데요, 내면연기?"하는데, 빵터졌네요. 그렇게 발연기를 하는 애를 어느 소속사에서 데려 가려고 하겠나며 열내는 양진만, 진짜 열받은 고릴라 표정이 진지해 보이기까지 했다지요ㅎ.
혜미는 자신의 노래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 본 아이였지요. 필(feel)이 없는 노래만을 전달하는 고혜미의 노래에는 심금을 울리는 혼이 담겨있지 않았고, 고혜미의 노래는 단지 가사와 악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계노래였습니다. 여기에 사람의 마음을 싣게 도와 준 것은 진국과의 어린시절 기억이었지요.
사시에 낙방한 박휘순의 자살소동으로 순천으로 내려간 입시반 4인방과 강오혁, 양진만, 진국이 박휘순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응원에 동참하게 되지요. 진국은 친구들과 순천(제 친정고향이라 어찌나 반가웠는지ㅎㅎ;;)의 길거리에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멋진 이벤트를 해주지요. 입이 뾰루퉁해진 혜미도 처음으로 알지도 못한 사람을 위해 웃으며 노래를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되지요. 누군가에게 노래가 기쁨이고 응원이고,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고통 속에 좌절하고 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자신을 위로해 주었던 것이 노래였다며, 노래가 삶의 이유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 기억들이 많을 겁니다. 슈스케와 위대한 탄생을 한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노래가 생의 가장 우울한 날 위로가 되었고, 그래서 노래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참가자들의 사연이 기억나실 거예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는 것, 그것이 노래의 진짜 맛이다. 무슨 노래를 부를까가 아니라,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를 생각해라". 강오혁 선생님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된 혜미지요. 순천의 길거리에서 고혜미는 그런 마음으로 노래를 했거든요. 그때는 그게 왜 즐거웠는지, 자신이 웃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었지만 말입니다.
혜미의 고운 음색과 감정이 실려 누군가를 위해 진심을 담아 불러 준 노래는 100점 만점을 받고, 85점을 받은 윤백희에게 이기게 되지요. 심금을 울리는 노래에 아이들은 모두가 혜미의 노래에 빠져들었고, 노래전달력 평가를 특이한 방법으로 채점하는 공민철 선생으로부터 만점을 받습니다. 공선생의 채점방식, 참 맘에 들더군요. 듣는 사람의 귀를 열지 못하는 노래는 전달력에서 실패한 노래라는 것, 좋은 가르침이었습니다.
이번회 노래 수업은 누군가를 위해 부르는 것이 노래의 맛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는데, 다음 수업은 어떤 가르침으로 에피소드를 엮을지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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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 2011.01.18 10:49
우리 딸이 즐겨보는 드라마이네요...
전 밥먹을때 딸이 보면 잠깐 눈요기만 하는 수준인지라..
이젠 잠시 드라마를 끊고...블러깅에 올인....^^;;
여긴 날씨가 완전 시베리아입니다.감기 조심하세요. -
별군 2011.01.18 13:19
전 수지 연기가 어색하단 생각은 안했습니다..
물론 서투른 부분들은 있었죠..
그렇지만 발연기 까지는 아니었다고 보구요..
회가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죠..
전 드림하이의 캐스팅에 아주 만족합니다..
이 드라마는 연기자들은 소화하기 힘든 드라마니까요..
드림하이를 제작할때 연기자들의 연기는 걱정되지만 리얼리티는 잘 살것이다 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지금 연기하고 있는 아이들은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죠..
특히 수지같은 경우 연기 초짜가 힘든 역활을 맡아 처음엔 욕도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온리호프 그리고 겨울아이 라는 노래로 감동도 주고 있구요..
드림하이 앞으로도 좋은 모습 기대하고 있습니다.. -
다른 시각 2011.01.19 04:51
개인적인 견해의 차이일수는 있겠지만, 어색한것과 못하는건 다르다고 봅니다. 이 드라마의 적지않은 숫자의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어색한게 아니라 못하는거라고 봅니다. 저는 이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들의 성장과정을 보고 싶지, 연기자들의 성장과정을 보고싶은게 아니라서 호평을 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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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1.01.19 08:12
누가하면 못하는 거고 누가하면 어색해도 이뻐보이고..글쓴이의 마음은 이해를 하겠는데요 가수가 되었든 그 누가 되었든 드라마를 찍게되면 연기자 아닌가요? 연기자가 연기를 잘해야지 그걸 가수와 연결시켜 연기를 평가하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드라마를 못봐줄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부족해 보이는건 사실이구요 드라마의 인기가 가수들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이지 연기력으로 인기가 있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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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2011.01.22 22:46
전 다르게 생각하는데요...아무리 어설퍼도 보고 나면 뭔가 마음이 맑아진다고나 할까요....어떤 드라마는 아무리 연기력이 우수해도 보고 나면 짜증만 늘어나는 것도 있지요.
이것도 하나의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첨에는 어설펐지만 점점 늘어나는 연기력을 보는 것도 드림하이만의 하나의 재미지요..매력이기도 하구요.
노래를 정말 잘 하나 내 귀에 듣기 싫으면 들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실수도 있고 어설퍼도 보고 나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그들만의 매력이고 실력이라 생각됩니다.^^가수가 아니라 신인배우가 나왔어도 그럴꺼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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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2011.01.22 08:21
아니 참 어이가 없군요... 글쓴이가 드라마의 연기력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리뷰를 한것이고 내용도 여유롭고 밝은시각에 살폿이 웃게되는데 자꾸 연기력으로 몰아가는것은 뭡니까?
수년동안 학원에서 돈 처발라가면서 발성 표현 시선처리 붕어빵 찍어내듯이 양산되는 수많은 연기자들 잘하는것 인정합니다. 그러나 드라마완성도와 시청률이라는것이 단순히 트레이닝을 거친 연기자로 채워요? 몰입도가 높아질거라구요? 순진한건지 닭대가리인건지
여기 출연한 아이돌이 갑툭튀 같나요? 저 친구들 현 능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근성은 진짜 프로들입니다.. 저 딸아이가 대학생이지만 참 비교되더군요..
공개 오디션 이런소리 하지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