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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01 '바보엄마' 정 안가는 박닻별, 누가 슬픈 괴물로 만들었나? (2)
"내 심장같은 우리 닻별이만 생각하면, 가슴에 가시가 수 천개는 박힌 것같이 아파. 심장이 터질 것같아서 숨을 못 쉬겠어". 김영주(김현주)의 대사와 눈물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사만이 여운을 남기더군요. 영주에게 닻별이가 심장같은 존재로 와 닿지가 않았거든요.
10살짜리 어린 딸을 천재라는 이유로 미국으로 유학보내려는 엄마, 아빠와 이혼했다는 것을 알지못하게 미국가기 전까지 미루려는 김영주의 고집이, 닻별이를 위한 것인지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냥 봐도 모자란 선영을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줌마때문이라며, 선영을 한밤중에 나가게 하는 닻별, 집에 들어 온 영주는 그런 닻별이에게 호통을 치고는 선영을 찾으러 나가지요. "네 IQ반도 안되는 사람이야. 네 이모 김선영, 진짜 바보라서 집도 제대로 못찾아 간다구", 사실은 닻별이가 아닌 자신에게 화가 나는 영주였습니다.
분위기 살리는 신현준의 능청연기, 빵빵터진다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보며, 건방진 방댕이를 주절거리던 최고만(신현준), 길가에서 본 엉덩이를 생각해 냈지요. 첫날 뒤뚱뒤뚱 자신의 집을 영주집으로 알고 미역과 짐보따리를 바리바리 들고 가던.. 선영이 키와 보폭을 기준으로 이동거리를 계산하는 최고만, 추정된 장소로 가니 정말 선영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지요. 천재소녀 닻별이도 같은 계산을 해서 영주에게 알려 주었지요.
이 커플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는게 신현준의 감칠맛나는 연기때문입니다. 웬만한 코미디보다 재미있답니다.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를 능글스럽게도 잘 연기하는 신현준때문에 빵빵 터집니다. 뒤늦게 택시를 타고 온 김집사(조덕현)에게 구급차를 부르라며, "나 터져버린 것같아...아래가"라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네요. 개장수 최고만(신현준)과 김집사(조덕현) 커플도 극중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귀요미 남남커플입니다. 칙칙하고 우울한 드라마를 급반전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분들이죠.
닮은 꼴 두 천재의 허기를 채워 줄 바보 김선영
드라마에서 호기심이 커지는 인물이 박닻별(안서현)과 최고만(신현준)이라는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이죠. 비상한 천재면서 사람들에게 정을 주는 것에 인색한 인물들입니다. 김선영이라는 바보와는 극과 극으로 다른 사람들이죠. 지능은 모자라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주고 빈껍데기가 되어도 웃는 선영이와는 말이지요. 최고만과 박닻별이 김선영이라는 공통분모와 엮이면서,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채워가게 될 듯 하더군요.
천재소녀 박닻별, 누가 이 아이를 슬픈 괴물로 만들고 있을까?
정주기 힘든 박닻별을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엄마 김영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영주가 머리좋은 딸을 낳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엄마같지는 않아 보여요. 어른에게 인사하는 기본적인 예절도 가르치지 않은 엄마, 또래 아이처럼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못하고, 천재로만 키워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수학천재 최고만(신현준)의 눈에 모든 사람들이 건방진 인간일 뿐이듯이 말이지요. 신현준(최고만)과 박닻별은 그런 점에서 닮은 꼴입니다. 감성바보, 정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서툰 바보들이죠.
김영주는 닻별이에게 "오늘 뭐 배웠어? 무슨 책 읽었어?"를 먼저 물어봤을지도 모르겠어요. 천재 닻별이의 성장은 영주에게는 자랑이고, 자부심이었을 테니까요.
그런 닻별이에게 "너는 어린 아이"라고, 처음으로 혼을 낸 사람이 이모아줌마였죠. 그 무식함이 싫어서, 그 모자란 막무가내가 싫어서 버릇없이 굴고 눈을 흘기는 닻별이를, 서울구경으로 벌을 준 사람도 이모아줌마였지요.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밖에 모르는 바보이모, 그런 바보이모가 점점 좋아집니다.
바보이모는 닻별이의 마음을 알지도 모르겠어요. 아직은 미국가서 낯선 사람들과 사는 것보다는, 엄마랑 더 많이 지내고 싶고, 아빠랑 놀고 싶은, 사랑을 더 먹고 싶은 10살짜리 어린아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천재는 마음마저, 나이마저 수학공식처럼 자라는 괴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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