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커플'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2.06.18 '넝쿨째 굴러온 당신' 장용-김남주, 이유있는 국민드라마의 주역 (6)
  2. 2012.06.10 '넝쿨째 굴러온 당신' 안방을 사로잡은 방귀남-천재용의 매력 (2)
2012.06.18 08:31




출생의 비밀, 치정관계, 고부간의 갈등, 막장 캐릭터의 진상짓, 겹사돈이라는 가족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장소재를 가지고도 이 드라마는 막장이기를 거부하는 힘을 가집니다. 이 어메이징한 드라마를 가히 국민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캐릭터에 부여된 각각의 개성적인 스토리입니다. 
환갑선물로 시어머니 전막례에게 일주일을 휴가로 달라고 하고 싶은데, 막상 무엇을 하며 일주일을 보낼지, 노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엄청애의 고민은 대부분의 주부들, 어머니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집을 비우려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 마음편하게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어머니, 혹은 주부들의 모습입니다. 간다 간다 하면서 아이 셋 낳고 간다는데, 엄청애를 보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어른 모시는 며느리의 고충이 십분 이해도 되고요.

장용-김남주, 이유있는 국민드라마의 주역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는 식탁용 할머니나 부모, 가끔 감초처럼 웃음이나 주는 주변가족들도 없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은 그들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며, 가족이라는 큰 줄기에서 이탈을 하지 않지요. 무식의 대명사로 그려지고 있는 방장군마저도 진지하게 자기만의 세계관(?)을 어필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방장군의 말도 안되는 논리에도 시청자가 말려 들기도 합니다.
천만원 보증금에 월 30만원 옥탑방에 살고 있는 과거의 스타 윤빈을, 프로그램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켓팅으로 이용만 하고 버리는 악마의 편집을 통해, 작가는 방송의 폭력적인 기능에 대해 고발하기를 서슴지 않습니다. 앞뒤 정황 다 자르고 방송에 나온 얘기들만을 토대로, 한 연예인을 비호감 시건방 가수로 전락시켜 버리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찌라시성 기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일단 뱉어놓고 아님 말고 식의... 인터뷰 전과정을 휴대폰으로 찍었으니, 일숙이 유투브에 올려 그 얍삽한 피디 뒷통수를 후려갈겨 줬으면 싶군요. 그래도 엄마 환갑인데 식사는 하고 갔어야지~
작은 어머니 장양실의 악행을 알게 된 윤희가 방장수를 찾아가 긴장하게 했는데, 결국 윤희도 귀남의 실종사건의 비밀을 덮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어떤 진실이라 할지라도, 가족들이 상처를 입는 진실이라면 덮고 넘어가고 싶다는 방장수의 말은 귀남의 뜻이기도 했습니다. 눈물을 멈춘 엄청애와 웃음을 찾은 할머니 전막례를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방장수의 말에, 윤희도 입을 다물기로 했지요. "이렇게 좋은 일만 있어도 되나 싶어서 어떤 때는 불안하기도 하다"는 방장수의 말은, 그동안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왔는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들을 잃고 30년을 숯검댕이 심장을 부여안고 단팥빵을 구워왔던 방장수였기에 말이지요.
그럼에도 차윤희는 여전히 고민합니다. 차윤희의 고민은 작가가 시청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장양실의 악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충격과 상처로 얼룩질 피튀기는 복수극이냐, 몇사람만 지옥에서 살아야 하느냐? 작가는 이미 방귀남의 용서쿠폰으로 그 봉합 방향에 밑밥을 던져두기는 했지만, 여전히 논의의 여지를 만들어 줍니다. "그래도 너는 행복하게 살았지 않느냐"는, 장양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 귀남의 깊숙한 상처를 드러냈지요.
30년을 부모님이 누구일까, 왜 버려져야 했는지 이유도 모른채 자기존재에 대해 회의해야 했던 귀남의 상처보다는, 하루도 마음 편하지 않았다며 긴 시간 지옥에서 살아왔다는 자기변명만을 하는 장양실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게 합니다. 용서는 자신의 지옥이 아니라, 귀남의 불행에 대해 속죄의 눈물을 흘릴 때라야 가능하겠지요. 아직 장양실은 이 눈물을 흘리지 않고 있기에 말입니다.
김 안나는 슝늉이 더 뜨겁다는데 국민남편 방귀남이 분노하니 누구보다 무섭더군요. 30년의 상처가 어떻게 솥에 난 구멍 땜질하듯 메워지겠어요. 땜질을 해도 평생 자국이 남을텐데 말입니다. 장양실이 지옥에서 30년을 살았다지만, 방귀남이 이제부터 지옥에서 살아야 할 것같아 마음이 더 아픕니다. 사람이 사람을, 그것도 늘 봐야 하는 가족을 미워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런 지옥이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터뜨려도 지옥, 덮어도 지옥, 방귀남에게 이 끔찍한 지옥이 얼른 다 지나갔으면 싶습니다. 용서밖에는 그 길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용서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볼 때마다 불편한 방귀남과 작은 어머니 장양실을 보니, 그동안 밉상 시누이 방말숙에게서 받았던 스트레스 대신, 가슴 묵직하게 짓누르는 답답함이 차오르고 있네요.

그런데도 이 답답함이 이 분들의 포근한 미소를 보면 달래집니다. 장용과 윤여정, 할머니 강부자의 넉넉한 웃음입니다. 그래서 극중 캐릭터이지만 그 웃음을 다시는 잃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크게 법을 어기며 살지도 않았고, 자식잃은 상처에 30년이나 힘들게 살아왔던 세 사람이, 새로 찾은 웃음을 다시는 잃지 말았으면 싶은 마음, 그게 귀남과 윤희의 마음일테지요.

지난 글에서도 장양실이 실수가 되었든 고의가 되었든, 귀남의 실종사건에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가족들이 몰랐으면 한다는 의견을 쓴 것도, 그 때문입니다. 드라마니까 어떤 죄도 용서되고 화해하기가 쉽겠지만, 현실이라면 그게 가능할까 싶어서 말입니다. 이 드라마가 가족드라마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방식은 장양실의 악행을 덮겠다는 귀남의 선택이, 크게는 그것이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효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윤희가 어렵게 시아버지 방장수를 찾아가 간접적으로 의견을 물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고요. 감당할 수 있는 충격, 그 무게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찾았으니 됐다고 없던 일로 하자고, 쉬운 말로 쿨할 수 없는 것이 귀남의 실종사건입니다. 제 3자인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장양실의 실수를 다 까발리고, 돈으로 가족들에게 사죄하려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하고 싶지만, 귀남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지요. 부모님과 할머니의 충격, 가족관계의 균열이라는 딜레마가 있으니까요.
큰 비밀을 알고도 집안의 중심인 시아버지를 찾아 의논을 하는 차윤희, 귀남이와 관련된 일이라는데도 상처받을 수 있는 진실이라면 덮고 넘어가고 싶다는 방장수, 김남주와 장용의 설득력있는 연기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옳지 않은 일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성격의 차윤희가, 시아버지 방장수가 누리고 싶은 것이 얼마나 평범한 행복인지를, 그리고 그것이 가장 소중한 행복인지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하는 장용의 편한 미소는, 시청자마저 설득하는 힘이 느껴집니다. 저 편한 미소를 빼앗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희망과도 같은....
흔히 멜로드라마에서 젊은 남녀주인공의 미소는 사랑에 빠지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요소가 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장용의 미소는 그 안에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가장의 바람이 담겨있더군요. 그런 시아버지의 뜻을 읽는 김남주의 동의의 미소는 이 드라마를 국민드라마로 만들어 가는 이유가 되게 합니다.
"이렇게 좋은 일만 있어도 되나 싶어서 가끔은 불안하다", 방장수와 엄청애가 그런 행복한 고민만 쭉하고 살았으면 싶네요.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이 사람들에게서 다시는 사람으로 인한 상처로 눈물을 흘리지 말았으면 싶어서 말입니다.

폭탄터진 말세커플 vs 답답한 천방커플

말세커플과 천방커플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지요. 세광이 윤희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방말숙, 윤희의 버릇없는 싸가지 시누이가 방말숙이라는 것을 알게 된 차세광, 두 사람의 앞날에 가장 큰 장벽이 될 차윤희, 흥미진진한 세사람입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윤희가 세광을 불러 세광과 말숙이 사돈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좀 오래 끌기는 했지만, 드디어 터진 비밀에 꺅~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답니다. 세광이 마음에 들기 위해 명품백도 버리고 에코백에 수수한 티셔츠와 민낯으로 변신한 방말숙, 세광의 무섭다는 누나가 올케 차윤희라니, 이런 기절초풍할 일이 있을까요. 방말숙이 윤희에게 좀 버릇없이 굴었어야죠.
사돈이라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인데, 윤희는 그야말로 높고 험준한 태산입니다. 말세커플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할지, 특히 오만방자에게 굴었던 말숙이 윤희에게 어떻게 꼬랑지를 내릴지 그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넘쳐날 듯하네요. 상상만해도 웃음이 납니다ㅎ. 물론 이 커플이 넘어야 할 산은 윤희 뿐만아니라, 겹사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양가 집안에서 받아들이는 과정이겠죠. 드라마가 빨리 진행된다면 말숙이 한만희와 형님이 될 선생며느리 진경과 겪는 에피소드도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상상만으로도 많은 에피소드가 벌어질 듯해서 말이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보기만 해도 입이 찢어지게 사랑스러운 커플 천재용과 방이숙도 진도가 나가는 중이지요. 물론 천재용의 일방적인 진행이기는 하지만, 눈치 꽝인 미련곰탱이 방이숙때문에 천재용 미치고 폴딱 뛰고 있는 중입니다.
만만하고 쉬운 여자라고 했던 말을 사과를 던져 사과하는 센스쟁이 천재용, 이숙에게 드디어 좋아한다는 고백을 시도하지요. "살면서 이렇게 안만만하고 안쉬운 여자는 처음이야. 방이숙씨 눈치없는 것맞죠. 그러니까 10년전에 그 친구가 좋아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지. 그니까 지금 현재도 누군가가 방이숙씨를 좋아하고 있는데, 전혀 모르고 있는 거죠. 자기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방이숙씨는 누군가에게 충분히 사랑일 수 있는 사람이니까...". 이쯤했으면 좀 알아들어야지 눈치없는 방이숙,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냐랍니다. 아놔, 이런 답답 송서방이 따로없습니다. 천재용 홧병생기겠어요. "널 좋아한다는 거잖아 이런 미련곰탱아!!!ㅎ".
윤희쌤에게 이숙을 좋아하는 것을 털어놓은 천재용, 이숙이 서른살이 될 동안 한번도 생일상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말에, 깜짝 이벤트를 만들지요. 레스토랑 직원들의 생일을 챙겨주기로 했다나요. 이숙의 생일은 2월이라 지나갔다고 하니, 상반기 하반기도 나눠서 한다고, 핑계도 어쩌면 그렇게 야무지게 둘러대는지 말입니다. 상반기 생일 대표로 윤희에게 선물을 뽑으라는 천재용, 꽝이 많으니 잘 뽑아야 한다는데, 저런 이숙이 목걸이 제비를 뽑았네요. 주도면밀하게 이숙에게 선물을 준비한 천재용, 이 사랑스런 매력남을 어찌해야 할까요? 점장으로서 선물 수여식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낼름 먼저 목에 걸어버린 이숙이지요. 눈치없는 방이숙과의 연애, 갈 길이 구만리입니다.
그런데 직원이 쓰레기에서 문제의 제비뽑기 비밀을 알아버렸지요. 죄다 목걸이가 쓰여진 제비들을 본 것이죠. 방이숙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직원의 소심한 복수들어가지요. 쓰레기 정리에 설거지까지, 그래도 참 착한 직원이었죠. 궁디톡톡해주고 싶더랍니다. 규현이 찾아왔는데 이숙이 먼저 들어갔다고 거짓말로 되돌려 보내주더라고요.
이숙에게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귀요미 천재용, 이숙이가 어머니 생신이라 호텔에 잠깐 다녀오겠다는데, 이숙이를 데려다주고 싶은 천재용이지요. 어떻게 거짓말을 해도 입에 침도 안바르고 눙을 치는지 말입니다. 마침 그 호텔에서 결혼식이 생겼다네요. 이숙이 언제쯤 천재용의 마음을 알게 될 지, 천재용의 말처럼 여자로 태어나서 그렇게 둔하고 눈치가 없기도 힘든데 말이에요. 
그래도 요즘 이 커플만 보면 미소가 절로 납니다. 10년 짝사랑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울 수도 있을 지독한 짝사랑이지만, 삼각관계를 풀어가는 작가의 시원시원함이 마음에 들어서 말이지요. 천재용이 이숙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남자는 지가 좋아하는 여자 10년 동안 냅둘 수가 없어요. 남자는 그런 종족이에요. 남자에게 여자는 사귀고 싶은 여자, 아닌 여자 딱 두 종류지. 연애는 이쁜 여자와 하다가 결혼은 편한 여자랑 하고 싶은 것"이라고, 이숙에 대한 규현의 마음을 쉽게 정리해 줍니다.
규현이 이숙을 계속 좋아했었다면야, 결혼을 깨고 이숙에게 돌아왔을 때 환영해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규현은 혜수의 별난 성격에 질려 착하고 순진한 이숙을 찾았고, 예전에 좋아했다는 말로 이숙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규현의 마음이 사랑일까에 대해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이유도, 그런 남자심리를 누구보다 남자인 천재용이 정확하게 꿰뚫고 있기 때문이고요. 이숙이 첫사랑 규현에 대한 환상을 정리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알아본 천재용과 알콩달콩 사귀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군요. 느닷없이 생일파티를 해주고 목걸이를 선물한 천재용, 이숙의 행선지마다 가야할 일이 생기는 천재용, 이 남자 진짜 수상하지 않느냐? 왜 그럴까, 고민좀 해봐라잉!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6
2012.06.10 11:14




안방에서는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서는 며느리 말이 옳다는 속담처럼, 할머니 전막례와 시어머니 엄청애, 그리고 윤희의 입장이 그런 것같습니다. 고부간의 관계, 시월드라는 특유의 가족문화처럼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려운 일도 없을 겁니다. 옳다 그르다의 시각보다는, '그래 왔으니까'라는 관습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그래서 시비를 가리기가 불편하면서도 애매하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이런 애매한 문제를 방귀남이라는 인물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게 함으로써 불편함을 상쇄시킵니다. 방귀남이라는 캐릭터는 그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이 아니라, 이런 사고방식으로의 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차윤희와 방말숙의 반말을 두고 벌인 2차 전쟁은, 방귀남의 합리적인 개입(?)으로 자연스럽게 윤희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가족 간에 전쟁이란 말이 가당키나 한 일이겠습니까만은, 남남이었던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 서로를 알아가면서 벌어질 수 있는 불협화음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말을 높이고 내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느냐가 핵심이겠죠. 말투나 호칭은 형식에 불과할 뿐이지만, 가끔은 그 형식에 불과한 것을 서열 순위로 오해하는 일들도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극중 방말숙이 올케를 우습게 하는 태도처럼 말입니다. 
말숙이 윤희에게 가지는 반감이 어떤 면에서는 이해되는 점도 있지만, 뻑하면 의사오빠 잘만난 운좋은 여자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고방식은 시누이가 아니라, 여자로서도 비호감 발언입니다. 윤희도 직장에서는 그 방면에서는 프로로 열심히 일하는 커리어 우먼인데, 의사라는 직업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새언니를 봉잡은 사람 취급하는지 말입니다.
일숙이 마련한 화해의 자리는 무산되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 윤희와 말숙이었죠. 말숙은 집으로 달려가 쪼르르 윤희의 반말을 고자질했고 말이지요. "아무리 손아래 시누이라도 서로 존중해 줘서 나쁠 것없지 않느냐"고 타이르는 할머니, 귀남의 의견을 물어보지요. 방귀남도 이번은 할머니의 말씀이 맞다며 할머니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습니다. 물론 말숙에게 한 소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말이지요. "막내동생은 윤희에게 예의없이 대하고, 주제넘게 간섭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귀남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지요. "내 편 안들어주는 남편, 지 마누라 혼자 외딴섬 만들었을 때 서운해진다던데, 조금은 알겠네..".
다음날 세광이 인사차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귀남은 장수빌라 식구들을 기겁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아내 윤희가 동생들에게 존댓말을 하면 저도 그래야 할 것같아요". 윤희와 말숙이 열두살 차이나는 것처럼, 처남 세광과도 열두살이 차이가 나지만, 그게 좋겠다고 말이지요. "많이 드세요, 처남", "부담갖지 마세요, 처남", 귀남의 존댓말로 세광이 어쩔 줄 몰라하고, 할머니를 비롯 장수빌라 식구들도 할말을 잃게 만들지요. 결국에는 할머니 전막례(강부자)도 윤희에게 시누이한테 말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니 직접 비교해서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그랬다는 방귀남, 합리적이기도 하지만 윤희의 입장도 살려주고, 상황을 바꿔보면 시댁에서만 호칭을 일방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역지사지의 예를 보여준 듯 싶습니다. 시월드의 불편부당한 일들, 어찌보면 남편의 합리적인 중재가 해결의 열쇠인듯도 싶군요. 이런 남자들이 드물어서 방귀남이 희귀남편같아 보이지만 말입니다. 
얼핏보면 윤희가 까칠해서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문제삼는다고 보여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섬세한 관찰과 문제를 제기해주는 것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심경입니다. 관습이 그러니까, 그러고 살아왔으니까, 그래서 시댁인 거지, 라는 식으로 불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인상을 찌푸리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말이지요. 무조건 아내편이라는 방귀남은 덮어놓고 윤희편이 아니어서 매력적입니다. 가족들을 설득하는 방법에 있어 합리적이면서도, 기분나쁘게 주장하는 일방적인 모습이 없어서 더 매력적입니다. 현실에서라면 방귀남이라는 캐릭터는 희귀남일 수도 있겠지만, 내 아들이어도 사위여도, 그리고 남편이어도 어느 입장에서도 밉지가 않군요. 
방귀남이 희귀남같은 국민남편, 국민사위, 국민아들의 매력으로 안방시청자를 사로잡았다면, 곰탱이 천재용은 귀여운 짝사랑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지요. 이숙이가 10년간을 짝사랑했다는 규현보다 천재용이 훨씬 매력적인 이유는, 이희준의 감칠맛나는 연기때문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어찌보면 이숙(조윤희)과 10년지기 친구인 규현(강동호)이 이숙에게는 어울리는 짝일텐데도, 사람에게서 풍기는 자성같은 매력은 10년 짝사랑도 무색케 만드네요. 
그동안 이숙을 좋아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진짜 곰탱이 천재용도 자신이 이숙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숙에게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는데요, 이숙에게 키스를 시도하려던 규현을 방해하면서, 삼각관계가 시작되었음을 알렸습니다. 
이숙이 첫월급을 받고 선물한 곰돌이와 대화를 하는 천재용, 배를 누르면 들리는 "아이 러브 유"를 이숙의 말로 생각하면서 좋아죽지요. 오빠 바쁜데 할말이 뭐냐며 배를 눌러 아이 러브 유를 재생하고 또 재생해서 듣는 천재용이지요. "그렇게 안보이는데 은근히 노골적이야", 혼잣말도 천재용답게 빵빵터집니다.
윤희의 임신소식을 듣고는 윤희를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기도 하지요. 처가 식구들에게 점수를 따야 하거든요. 넘기 어려운 산이 첫날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장인어르신될 분인데, 뒤끝작렬에 고집도 세다는 말이 천재용을 낙담하게 만듭니다. 만회를 해야 하는데, 딱히 방법이 생각나지 않은 천재용, 무턱대고 장수단팥빵을 찾아가지요.
공손히 인사를 했건만 곱지 않은 방장수의 눈길이 팍팍 느껴집니다. 금쪽같은 딸을 미련곰탱이라고 했으니... 떨떠름해 하는 방장수에게 천재용, 단팥빵 200개를 달라고 합니다. 너무 먹고 싶어서 그런다고 말이죠. 무슨 학교 급식용도 아니고, 혼자 두고두고 먹겠다고 단팥방을 200개나 달라고 하니, 방장수의 표정이 더 싸늘하게 변해가지요. "서너개 그냥 줄테니 가서 잡수쇼". 작전실패, 이런 낭패가 따로 없습니다.
점수는 커녕 머리까지 이상한 놈으로 오해받기 딱이었던 천재용, 규현의 차에서 내리는 이숙을 보게 되지요. 집에 들어가는 이숙을 잡더니 담벽락에 기대고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지요. 규현이 저 자식이 설마??? 네 맞습니다. 시청자도 안돼!!!눈을 감고 싶어라였는데, 천재용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에 빵 터졌습니다. "어어...안돼 안돼!!!", 지금까지 드라마를 보면서 '안돼 안돼'라며, 이렇게 솔직하게 방해하는 남자는 처음봤답니다. 헛기침을 한다던지 이름을 부른다던지 아는체를 해서 방해를 하는 경우는 봤어도 말이죠.
이숙은 당황하고 부끄러워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규현에게 선빵을 날리는 천재용이었지요. "생각해 보니까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서요. 왜요? 난 그러면 안됩니까?", 지난 번 규현이 천재용에게 이숙을 혹시 좋아하느냐고 물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습니다. 
규현이는 딱히 이숙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주는 것 없이 밉군요. 결혼 일주일을 남기고 파혼하고서야 이숙에게 적극적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말이죠. 이숙때문에 혜수랑 파혼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않는 혜수의 모습이 이숙에게는 없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불안해 보여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숙이가 규현 앞에서는 달라지는 모습이 이숙 본인도 불편해 할 듯 싶어서 이 커플은 지지해주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숙은 당당하고 꾸밈없는 털털함이 매력인데, 규현 앞에서는 규현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맞춰가는 것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거든요.
힐링캠프에서 이효리가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요, 상대방에게 맞춰가는 것이 싫더라는 말이에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 보다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분위기를 맞추다 보니 '나는 뭔가' 싶더라는 말이었어요. 규현에게 수줍어 하는 이숙을 보면,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상대방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로 알게모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불편한 하이힐을 신은 이숙같아서 두 사람이 썩 어울려 보일 것같지가 않네요. 서로에 대해 다 아는 친구들인데 파혼한 혜수로 인해 이숙에게 불편한 상황들도 나올 것같고 말이죠. 공주병 환자 혜수와 헤어진 것은 규현 개인에게는 잘된 일이지만, 이숙이 규현과 다시 만나는 것이 반드시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바라보기에 좋은 남자가 있고, 가까이서 편한 남자가 있는데 규현이는 전자 같아서 말이죠.

천재용에 대한 사심이 강해서 천방커플을 응원하는 이유때문이라는 것도 부인은 못하겠지만, 규현은 바라볼 때만 설레였던 남자가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바라만 볼 때는 설레였던 남자가 가까워지면 어려워서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죠. 이숙에게 규현은 그런 남자 같아요. 설레이기는 하지만 웬지 불편한 남의 옷을 입은 것같은... 
남의 회사 MT에 따라가는 것도 적극적이기라기 보다는 오지랖 푼수같아보여 눈에 났는데, 파혼한지 얼마안돼, 그것도 이숙과 만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키스를 시도하는 규현이는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네요.
천재용에게는 곰탱이 이숙의 마음을 여는 것보다, 사랑의 훼방꾼 규현을 떼놓는 것이 더 급선무같아 보이는군요. 천재용이 이숙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온 듯하고 말이죠. 이숙은 왜 이런 진국 남자 천재용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건지, 이숙이 누구랑 있을때 편한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싶습니다. 아무리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사람이라도 불편하게 안절부절하게 하는 사람보다는, 오래있어도 편한 사람이 최고입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