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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9 '무한도전' 유재석의 망원경, 풍자와 해학의 결정판 (15)
2011.10.09 09:17




군부대를 방문한 신세경 여신강림편에 이어 유쾌함과 통쾌함의 결정판 무한상사편이 방송되었는데요, 그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풍자와 해학을 세련되게 연출해왔던 김태호 피디의 센스 결정판이었죠. 말과 글은 인간사회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표현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면, 그 해석이 하늘과 땅이 돼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과 글(방송상의 표현과 자막)을 이해하고 때로는 박장대소를 하고 짜릿한 쾌감마저 느끼지만, 사람들의 성격과 얼굴이 모두 같을 수는 없듯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떨떠름하고, 때로는 불쾌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무한도전 폐지설과 무한도전을 비롯한 예능프로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 시정권고조치는 일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뭐 저런 것까지 생트집을 잡나 싶은 것도 있고, 어린왕자의 그림을 해석하는 것만큼이나 다양하게 반응하고 해석하지요. 이에 대해 '고운 말쓰기 특강'과 '그랬구나 동료야!'를 통해 김태호 피디가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리얼이라는 상황에서 파생되는 재미에 대해 이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김태호 피디의 속터지는 심정을 '그랬구나'라는 단어로 대변하며, 오히려 그 반어적인 표현들때문에 깨알같은 재미가 더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박명수의 사표를 끝내는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유재석의 음흉스런 표정은 눈엣가시 무한도전을 잡아잡수시겠다는 일부의 시각을 표현한 듯해서 통쾌하기도 했다지요.
뉴스데스크 앵커 배현진 아나운서와 함께 한 고운 말 쓰기 특강은 김태호 피디의 재치가 빛났던 방송분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메시지가 있었지만, 리얼예능의 상황극에 태클을 거는 지나치게 진지하고 품위있는 시청자들(?)에게 리얼이라는 상황과, 깔끔하게 갈무리되어 나오는 뉴스와는 그 표현이 다를 수 밖에 없음에 공손한(?) 이해를 구했지요. '에라이, 이씨'라는 비속어적인 표현대신에 '에잇'으로, '빡빡이'라는 표현대신에 표준어 '대머리'로, 그리고 고운말 쓰기의 결정판이었던 '멍청아' 대신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친구야'라는 대목에서 정말 뿜었습니다.
박명수의 머리채를 잡는 하하의 시건방진 무례함은 박명수의 허락이 있었다는 설정극이라는 강변에도 좋은 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웃음에도 정도라는 선은 지키겠다는 김피디의 트위터글이 와닿는 대목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리얼상황극에서 보고서 형식처럼 정제된 말과 행동을 머리속에 그려놓고 나올 수 있는 부분은 아니죠.
리얼예능이라는 상황이 잘 다듬어진 뉴스데스크 기사나 다큐멘터리와 다른 장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은 무한상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설명이 되었지요. 수작업으로 공들여 그림을 그리고 표를 만든 정준하가 1등을 차지해, 어른패드를 사은품으로 받았는데, 보고서를 작성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에 따라 땀을 삐질삐질 흘려야 했고, 보고서라는 형식을 갖추느라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의 말처럼 표현이 부드럽다고 웃기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 많이 공감이 가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데스크에 앉아있지만 말고 현장에서 좀 보세요"라는 박명수의 반격은, 서면에 작성된 보고서와 돌발상황들의 연속이었던 사무실 분위기와 다름을 얘기합니다. 물론 고운 표현은 아니지만, 멍청이라는 짧고 간결한 대사 대신,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라는 장황한 대사가 주는 전달과정의 웃음포인트 차이점이겠지요.
특강이 끝나고 입장바꿔 생각해 보는 시간, 초고속 승진의 신화 유부장역(유재석)을 한 사람씩 역할을 바꿔해 보기로 하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엉망진창 난장판이 되고 말았지요. 유재석이 "이렇게 유치하게 만들거야? 중요한 위치에 앉았으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라"는 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큰 일갈이었습니다. 시시탐탐 망원경으로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쫌팽이 상사, 뭐 대단한 반역자라도 되는 양 예능까지 감시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비꼬는 것같아서 말이지요.
국회에서의 몸싸움, 박명수는 사전허락이라도 했다지만, 그들이야 말로 진정 리얼몸개그를 보여주는 분들이죠. 얼마전에는 나경원의원이 장애아동의 알몸 목욕 퍼포먼스까지 해가며, 언어폭력, 신체폭력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인권폭력을 자행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언어정화, 행동정화라는 잣대를 일개 예능프로에 표적질을 할 것이 아니라, 진짜 비순화적인 폭력을 고매한 표정과 언어 속에 감춘 분들을 먼저 정화시켜야 할 듯 싶네요.

한글날, 세종대왕은 나랏말이 중국의 것(한자)와 달라 글을 모르는 백성이 뜻을 전달하기가 어려운 것을 가엽게 여겨 창제하셨다고 했지요. 지구상의 가장 위대한 업적 한글, 세종대왕의 백성을 위한 애민정신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으로 바른 말 고운 말을 써야겠지요. 한글을 창제한 동기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면, 말과 글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 오해를 없애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수백년이 흐른 지금에도 나는 '아'라고 했는데 상대는 '어'라고 듣고 받아들이는, 때로는 제대로 듣고도 못들은 척하는 어리석은 이들이 많은 듯합니다.
언어는 솔직한 감정표현 수단입니다. 물론 폭력적이고 비속어적인 방송용어가 남발해서 청소년들과 사람들에게 불쾌감과 위해감을 조성한다면 반드시 교정되어야 마땅할 일입니다. 예능은 드라마나 뉴스와는 달리 즉흥적인 감정 표현이 예사로 나오는 장르지요. 특히 웃음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웃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상황에 따라 눈살을 찌푸릴 상황이 나오기도 하고, 정화되지 않은 언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런 역기능을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잣대와 규정의 애매모호함입니다. 일부 고매한 분들 듣기 싫은 말이라고 쫀쫀한 고속승진신화의 주인공 유재석 부장(?)의 망원경이 상징하듯 쌍심지를 켜고 보니, 어떻게 더 품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까요? 모든 상황을 '그랬구나'로 꾸며 이해시키고 웃으라고 할수도 없고 말이지요. 리얼예능, 리얼웃음을 만드는 것이 책상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쉬워 보이겠지만, 박명수의 말대로 한 번 웃기기가 얼마나 어려운대 말입니다. 구구절절 보고서로 작성해서 상소문으로 올려야 할까요? 혹은 신문고라도 두드리고 허락받고 얘기해야 할까요?
징계에 대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김태호피디의 쿨한 대답, 그러나 그 잣대의 쫀쫀하고 옹졸함에 대해서는 망원경을 이용해 일침을 날렸네요. 그 자잘자잘한 상황에 담은 풍자와 해학적인 재미에 실컷 웃었던 무한상사편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부탁입니다.
뿌리깊은 나무 1,2회를 보고 리뷰글을 올렸는데 저작권 침해라며 블라인드 처리가 되었습니다. 사진캡쳐때문이라 사진을 빼고 글만이라도 남겨두려고 했는데, 해당 기관에서 페이지 자체를 날려버렸네요. 사진은 SBS측에 있다고 하지만, 리뷰글은 제글 아닌가요? 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없는 것인가 묻고 싶습니다. 블로거의 글은 저작권 보호도 받지 못하나 봅니다. 블로그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이다.ㅜㅜ
몇시간을 걸쳐 정리해서 쓴 글들인데 제방 게시물로 글만이라도 정리해 두고 싶은데, 통째로 없애버리다니...혹이라도 제글을 퍼가신 분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으로서는 누군가 제글을 펌해가셨다면, 그 자료밖에는 없어서요. 해당기관(티스토리 혹은 저작권 신고 담당부서)이 글 엑세스 권한만이라도 풀어주었으면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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