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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1.11.03 '뿌리깊은 나무' 충격반전, 윤제문(가리온)도 천지계원? (54)
  5. 2011.10.11 '뿌리깊은 나무' 송중기(이도)의 난, 아버지와 다른 나의 조선은... (6)
2011. 11. 10. 16:02




가리온이 정기준(윤제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종을 가시적으로 죄어 올 밀본의 움직임이 활발해 질 듯합니다. 집현전 철폐를 첫번째 할일로 천명한 정기준, 집현전이 세종 이도를 위한 권력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죠. 조선팔도에서 몰려든 밀본 조직원들은 인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조정과 지방의 핵심관료들도 있었고, 유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기준이 정도전의 조카라고 할지라도, 유림과 밀본조직원들의 반발은 피하지 못합니다. 밀본지서, 강채윤이 땅속에 고이 모셔둔 그 천쪼가리에 씌여진 글자들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였죠. 선비, 사대부라는 자들이 이렇게 형식을 중요시하니, 이들 머리 속에 들어있는 성리학의 이념은 볼짱 다 본 거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이를 충동질한 인물은 우의정 이신적이었지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전형적인 박쥐같은 인물입니다.
간밤에 세종에게 가리온이 정기준이라는 것을 밝히려고 했지만, 저승사자와 같은 정기준의 눈빛에 입도 뻥끗못하고 돌아섰던 인물이지요. 정기준에게는 신뢰를 얻지 못한 무늬만 밀본인 인물, 정기준이 이신적을 노려보는 눈빛을 보니, 이신적의 명이 길지 않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더이다. 능구렁이 같은 이신적도 만만치는 않겠지만, 느낌으로는 훗날 최만리와 함께 세종의 한글창제를 극렬하게 반대할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재미있는 추측은 정기준은 이신적과는 반대로 세종의 한글창제를 지지하는 인물로 돌아설 것 같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글 말미에서 찾아보시와요^^

정륜암, 암암리에 명맥을 유지해 온 밀본원들이 정도전을 추모하고 비밀회합을 하던 장소라고 하지요. 같은 장소에서 세종과 정기준이 정도전을 추모하는 예를 갖추는 모습이 의미심장했습니다. 결국 세종도, 정기준도, 정도전의 조선건국 이념에 대의를 두었다는 것이 다르지 않은데, 우째 다른 길을 걷고 있는지...
조선을 움직이고 지탱하는 뿌리가 백성과 사대부라는 것만이 다를 뿐, 결국은 민본에 바탕을 둔 성리학의 신봉자들이 아닙니까? 정기준이 밀본조직원들에게 행한 연설을 들어보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왕의 독주를 견제하는 똑똑한 재상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점, 왕은 권력의 꽃일 뿐 권력 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것, 왕의 패도정치를 막고자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패도정치는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는 것이며, 결국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패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에, 목숨을 걸고 왕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기 때문이지요.
상대가 세종이 아니었다면 정기준의 명분은 엄청난 힘을 가졌을 것이나, 상대가 헛점이 별로 없는 지나치게 똑똑하고 어진 임금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정기준은 이도가 훌륭한 왕이기에 더 위험하다는 말을 합니다. 훌륭한 왕이기에 이도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기를 계속한다면, 사대부들의 왕을 견제하는 책무는 소홀히 하게 될 것이며, 혹이라도 이후의 왕들이 잘못된 왕이 나온다할지라도 사대부의 힘은 약해져, 조선을 지키라는 삼봉의 유지를 받들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지요. 정기준의 걱정은 선견지명의 지적이었고, 틀리지 않았습니다. 세종의 아들 세조를 통해 바로 확인되었고, 이후 조선왕조에서 등장한 폭군들을 상기해 보면, 정기준은 말이 들어 맞았으니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목구멍의 해부도를 그리기 위해 사체해부를 하는 세종과 정기준의 모습은, 잠시나마 헛 것을 봤나 싶을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는 동지같은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사체해부를 한 일을 두고 궁녀들, 성삼문과 박팽년, 그리고 정인지과 광평대군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을 했지요.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불감훼손이 효의 근본이라 귀가 닳도록 배운 유학의 기본 도를 왕이 어긴 것이었으니, 우리 글자고 나발이고 도무지 신뢰할 수 없다면서 말이지요. 전하의 편집병때문이라고 막말도 서슴지 않는 성삼문과 박팽년이었지요. 삐짐대왕 세종 이들의 말이 얼마나 야속하게 들렸는지, 혀까지 차가면서 분통터져 하더군요. 지금까지 어떻게 글자를 만들어 왔는지, 그 과정을 다 봐왔으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는 것이 있다고 그냥 좀 믿고 따라와 주면 안되겠니?라고 화를 내는 세종에게 소이가 조용히 말을 하지요. 설명하시라고 말이지요.
세종은 한글의 치명적인 약점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한자는 수천년을 거쳐 사람들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한글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기에 보편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졌다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큰 보편성, 즉 자연의 이치를 담으려고 했고, 소리에 충실한 글자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하지요. 소리가 자연이고 소리를 내는 원리가 자연의 이치이기에, 소리를 내는 목 기관의 구조를 봐야 했던 것이라고 말이지요. 
설명을 하다보니 열뻗치는 세종, 이런 자연의 이치고 보편성이고 다 때려치우고 "이 글자들은 내 혀를 닮았다, 내 목구명을 닮았다, 내 이를 닮았다. 그래서 백성들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라며 울먹이죠. 그리고 그가 만난 바다에 대해 얘기합니다. "뱃사람들이 왜 미신을 믿겠느냐? 바다라는 거대한 자연을 만나기 때문이다. 나도 만났다. 백성이다, 거대한 백성...하여 믿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글자를 만든다면, 백성들이 써 줄 것이라는...그런 믿음을....헌데 이게 잘못된 것이냐?".  감동으로 고개를 떨구는 궁녀들, 그리고 무휼, 집현전 학사들....감동이라는 것, 이해라는 것, 설득을 시킨다는 것이 이런 것임을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소이의 말대로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세종은 그의 글자를 보여주고 이해시켰던 것이지요.

그런데 긴가민가 했던 의구심이 몇번씩이나 스치고 지나갔는데, 이를 바득바득 갈고 눈가를 바르르 떨며 분노하는 세종 이도(한석규)때문에, 설마 아니겠지 했던 일들이 다시 머리를 흔드네요. 설마가 사람잡는다는데, 이번회 정륜암에서 가리온(정기준)에게 어사주를 내리는 세종을 보니, 정기준임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처음 가리온을 만났던 장면에서도 의심했던 부분입니다. 가리온이 아버지가 도적놈들에게 화살을 수십발을 맞고 죽었다는 얘기를 할 때, 담담하게 '그랬었구나'라는 말로 짧게 끝내버렸지만, 이도의 얼굴은 가늘게 떨며 동요하는 빛이 보였었지요.
해부가 끝나고 정기준이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유를 알면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같다는 말에, 이도는 소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지요. 자기때문에 아버지를 잃고 말을 잃어버렸다고, 하여 소이에게 말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이지요.
사체해부가 끝나고 소이가 "가리온이 그리 믿었을까요?"라고 묻자, "내가 그를 속인 것이라 생각하느냐? 가리온에게 한 말 또한 나의 진심이다"라며 세종은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지요. 세종이 소이를 위해 글을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고, 소이는 똘복이와 마찬가지로 그가 가장 두려워 하는 자, 그러나 가장 믿는 자 백성이었기에 세종의 진심은 소이에게도 전달이 되었고, 또한 시청자에게도 전달되었지요.
그러나 세종이 삼킨 말은 가리온은 믿지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왜냐? 세종은 가리온이 정기준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세종의 언행을 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지요. 특히 가리온에 대한 그의 태도는 지나칠 정도입니다. 다만 밀본과 정기준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면, 바르르 떨며 분노하는 세종 이도의 표정으로 인해 혼돈스럽기는 하지만, 전 왠지 세종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가리온을 하필이면 하고 많은 장소를 두고 정륜암으로 불렀다는 겁니다. 그곳은 정도전을 따르는 유림과 유생들이 은밀히 모여 정도전의 넋을 추모하는 비밀회합장소라고 말까지 친절하게 해주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한낱 백정에게 세종은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고, 경건한 예까지 갖춰 그를 추모합니다. 이런 세종을 본 정기준은 그 속을 알지 못해 미치고 폴짝 뛸 일이었지만 말이지요.
그런데 한석규라는 배우가 어떤 배우입니까. 드라마 속 많은 복선들을 아주 섬세하게,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반만 흘려주는 식으로 드러내는 훌륭한 배우가 아닙니까? 정기준에게 자신에게도 술 한잔을 달라고 청하고는 세종은 뜬금없이 정도전의 이름을 거론하지요. 그리고 잠깐 정기준의 움찔하는 모습을 살피더군요. "이곳이 역적 정도전이 성균관 재조시절 우생들과 학문을 논하던 곳이라지? 하여 성균관 유생들이 지금도 은밀히 이곳에 모여 정도전의 넋을 기린다 하더구나".
마치 정기준임을 알고 있다는 암시를 시청자에게 주듯, 세종은 가리온을 부른 이유를 말하지요. "오늘 이 자리에 너를 부른 것은 너에게 내린 명을 삼봉만은 이해할 거라 믿기 때문이다. 내 그의 책을 일고 또 읽어 얻은 결론이니 말이다. 모두들 성리학에 반한다 하겠으나, 삼봉만은 과인과 뜻을 같이 했을 것 같구나". 그리고 어마어마한 사실을 말하지요. 해부할 것이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삼봉 정도전이 이해를 하든 말든, 뜻을 같이 하든 말든 가리온과 삼봉이 무슨 상관이라고 이런 말을 꺼냈을까요?
성리학에 반한 일이란 사체해부라는 엄청난 일의 파장을 두고 한 말일 터, 그러나 굳이 가리온을 데리고 가서 정도전에게 이해해 주십사고 말한 것은, 가리온의 손으로 그 엄청난 일을 자행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가 그의 조카이기에, 그리고 밀본의 수장이기에 더더구나 그런 예를 취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봉 정도전은 사대부의 나라를 굼꿨지만, 삼봉 정도전의 조선건국 이념의 더 깊은 뜻은 백성에게 있었습니다. 결국 정치라는 것이 백성을 편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까? 성리학의 근간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세종은 읽고 또 읽어 결론을 얻었다고 했지요. 결국 삼봉 정도전과 세종 이도는 같은 목적을 두었던 것이지요. 그 끝은 백성을 향하고 있었기에 말이지요. 그러나 행간을 놓친 사대부들은 권력, 정치의 주체가 왕이 아닌 사대부(재상)여야 한다는 말만 중시했고, 대상이 되는 백성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정도전은 이해해 줄 것이라 믿고, 과인과 뜻을 같이 했을 것같구나" 라고 한 말은 정기준에게 직접 하는 말과 같았습니다. 정도전이 꿈꿨던 나라, 이상적인 조선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정기준, 너 역시 내 뜻을 이해해 줄 것이다" 라고 말이지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비아냥 거렸던 정기준에게, 이도는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 함께 한 것입니다. 네가 꿈꾸는 나라도 백성을 위하는 나라, 성리학의 이념이 살아있는 나라가 아니더냐고 되물으면서 말이지요.
이도가 가리온이 정기준임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근거의 또 하나는, 조말생이 반촌으로 내금위 병사들을 변복을 시켜 보냈던 그날 밤, 이도 역시 무휼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무휼에게 정도광과 정기준을 살려오라는 명과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이도의 조선, 나의 집현전에는 정기준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었지요. 명령을 받았던 무휼은 한발 늦고 말았지요. 정도광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요.
그런데 이상한 점은 무휼이 정도광의 수하(윤평의 아버지)를 뒤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추측컨데 무휼은 집사를 뒤따라 갔을 것이고, 그곳에서 윤평과 정기준을 봤을 거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섣불리 나설 수는 없었을테고, 정기준과 윤평을 비밀리에 반촌에 맡겼을 가능성이 높지요. 똘복이를 맡겼던 것처럼, 반촌은 치외법권 지역이며, 안전한 곳이었으니 말이지요. 도담댁에게 직접 맡겼다면, 음,,,무휼도 밀본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살 수 있는 문제지만, 도담댁을 반촌의 실세정도라고 생각했다면, 은밀히 부탁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죠.
이세영 대감을 따라 북방으로 갔다는 정기준을 말을 참고하면, 이세영이라는 인물이 세종의 사람이었는지 밀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밀본이었다고 해도 정기준을 거뒀을 가능성이 있고, 다르게 생각해보면 세종이 부탁을 했을 수도 있었음도 배제하기는 어렵죠. 조말생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했을 것이고 말이지요. 백정이 되었고, 사체검안의 제 일인자가 된 정기준을 세종이 궁으로 부르기는 쉬운 일이었죠.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한글창제 프로젝트에 정기준을 합류시킨 것이지요. 엄청난 반전 아닙니까? 혼자서만 좋다고 웃는 초록누리.ㅎㅎㅎ너무 멋진 것 같아서 말이죠. 가장 위험하고 무섭고 두렵고 멀리 있는 자와 함께 한다는 것, 세종에게는 똘복이만이 가장 무섭고 두렵고 멀리있는 자가 아니었어요. 정기준도 같았지요. 
정기준은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자신이 그 일에 깊숙이 관련되어 일조하고 있다는 것에 불안해 합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글자를 만드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면, 정기준은 어떤 반응을 할까요? 저는 세종 이도의 뜻을 마지막에는 지지할 것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정기준은 밀본의 수장이기는 하나, 반역을 꿈꾸지는 않습니다. 왕권을 견제하려는 이유는 패도정치를 막기 위함이고, 패도정치의 가장 큰 희생자는 결국 백성입니다. 그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거나 반역을 꿈꿨다면, 거병을 일으켰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24년을 백정으로 신분을 감추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혜강선생을 비롯한 밀본의 원로들은 정기준의 생각과는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상속자라는 문서를 보여야만, 본원으로 인정하고 명을 따르겠다는 형식주의자들에게서, 정기준은 선비정신을 잃어가는 그들을 봅니다(아니 보게 될 것이라고요). 정도전의 대의보다 종이문서따위가 중요한 사람들, 학문과 이상은 변질되었고, 밀본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사대부들의 말뿐인 대의로 전락해 가고 있음을 보겠지요. 정기준이 세종을 지지할 이유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세종이 백성을 위하는 진심을 확인하게 될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드라마의 긴장감을 위해 지금 당장은 아니고, 정기준 역시 그의 참담하고 외로웠던 길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번뇌를 통해서 얻어 가겠지요. '백성을 어떤 모습으로 만나야 하는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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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4
  1. 푸른소 2011.11.10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리며 사는 삶 속에는....
    치열하게 고뇌한 이들의 시간들이 녹아있음에 감사합니다...
    하루종일 누리님의 리뷰를 기다렸답니다.
    늘 감동있는 글 또한 감사합니다...^^

    • 초록누리 2011.11.10 23:40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이 많이 늦었죠?
      일이 있어서 드라마를 늦게 본 이유도 있고,
      저작권 침해로 삭제조치를 당해 사진에서 없애는 작업을 하다보니 늦었네요.
      제가 컴을 잘몰라서 이런 것 하는 것이 시간이 엄청 걸려요.ㅠㅠ
      신경질 나서 그 작업도 못하겠네요, 몇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였는지...
      다음회는 일찍 올리도록 할게요.
      늘 고마워요^^

  2. 2011.11.10 18:5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 아로마 ♡ 2011.11.10 21: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어제 보면서
    어어어? 세종이 알고 있나?
    딸한티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 그동안 제가 몇회 안봐서 ㅋㅋ;;)
    근데 분위기가 알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보게 되면..정말 집중모드로 흡입되어 봐지네요..
    못 본거 돌려봐야 하나..이러고 있어요 ;;

    • 초록누리 2011.11.10 23:41 신고 address edit & del

      ㅇㅇ
      저도 알고 있을 것 같아요.
      못본 것 얼른 돌려보세요..
      참 지금 남편이 한국에서 와서 제가 좀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방에 소식 알릴게요^^

  4. 모피우스 2011.11.11 00:0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복선이 좀 많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5. 수라의도 2011.11.11 08:12 address edit & del reply

    무휼이 윤평의 아비를 쫓지 못한것은 정도광이 자기 목숨을 미끼로 수하를 먼저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모든것을 기준에게 알리라면서 복주머니를 건냈죠) 무휼은 칼을 들고
    달려오는 똘복이의 살기에 발을 멈추고 똘복이에게 칼집을 낸뒤 서둘러 다시 쫓지만
    그후 본것은 수발의 화살에 맞아 죽은 정도광의 시체 였죠. 그리고 관부군이 몰려들자
    무휼은 자리 이탈... 무휼은 수하의 모습을 본적이 없죠.

  6. 2011.11.11 08: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_- 2011.11.11 13:03 address edit & del reply

    웃음만 나오는군요. 윤필학사가 죽었을때였나 나온 밀본을 뜻하는 건곤망기가 나왔을때 소이가 세종한테 이 암호를 아시겠냐고 하니까, 해독은 되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했습니다. 즉 밀본이란 단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도 믿기가 힘들다고 했는데, 그런 추리가 나옵니까? 밀본의 본원 정기준의 실체를 알고 있었는데, 밀본 자체의 존재는 몰랐다???

  8. 실제 2011.11.11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사대부들이 밀본지서라는 종이 쪼가리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모든일에는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없으면 정도전의 뜻이 아니라 자신들이 반역을 꽤한것이 되기 때문이지요. 실제 저들중 사대부들의 나라에 공감하는 자들도 있을것이며, 이신적처럼 간을보고 있는자들도 있을것이며, 저들에게 빌붙어 자리하나 차지하려는 유생들도 있을겁니다. 심종수와같이 백성을 위하지만 엘리트의식이 강한자도 있겠지요.(저잣거리에의 일이나 태평관의 백성구출등 백성의 일에 나서기는 하지만 감히 천민인 도담댁과 윤평이 자신이 모르게 일을 추진한것에 대해서는 화를냄) 저 심종수도 밀본지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 할겁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대한 확신이 필요한 전형적 선비이니까요. 또 밀본이라고 하여 모두가 대의를 따르지는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있겠지요. 정도전의 조선경국전 치전 편에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군주의 자질에는 어리석은 자질도 있고, 현명한 자질도 있고 강력한 자질도 있고 유약한 자질도 있어서 한결 같지 않다. 그러므로 재상은 군주의 아른다운 점은 따르고 나쁜점은 바로잡으며 옳은 것은 따르고 옳지 않은것은막아서 군주로 하여금 중용의 경지에 이르게 해야 한다" 고 하였지요.(http://blog.daum.net/sambongjip/23 참조) 재상중심주의라는것은 권력이 재상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론 재상을 중심으로 하는 신하들의 합의 정치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신하들중 어느 한쪽이 잘못된 마음을 먹더라도 다른 신하들의 견제가 가능하지만 왕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정치는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 정도전의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왕은 선출직이 아닌 세습직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자질을 가진 군주가 나올지 전혀알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신하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만. 실제로 이게 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지요. 신하들의 힘의 견제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면 바로 막장으로 흐를수가 있기때문입니다. 세종의 친위세력강화 또한 너무나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현전만 해도 그렇지요. 수양대군 시절 세조가 김종서를 죽이고 왕위를 단종에게서 찬탈하는 과정에서 신숙주와 정인지는 중요한 역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왕을 보위하라고 집현전의 신숙주에게 세종이나 문종이나 고명을 내린 것이었는데 도리어 단종을 쫓아내고 죽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었던 것이죠. 권력이란 그런 겁니다. 세조의 친위 세력들은 어떤가요? 예종과 성종에 이르기까지 두고 두고 왕의 골칫거리가 됩니다. 세종이 뛰어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정기준의 말은 여기에 닿아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백성을 생각하고 뛰어나며 천민인 장영실에세도 벼슬을 줄 정도로 넓은 안목을 가진 세종이기에 관리들은 점차 세종의 말을 따르게 될것이며 사대부들은 왕에대한 견제를 하지 않게 되는 시스템이 수십년간 자리를 잡을 겁니다. 정기준의 말은 여기에 닿아 있습니다. " 이도는 뛰어난 왕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음은요?

  9. 온달 2011.11.11 16:24 address edit & del reply

    한글창제가 소이 를위한것이 아니고
    소이라는 아바타로 대변되는
    벙어리같은 백성들이
    창제이유가 아닌가요ㅛㅛㅛㅛ

  10. 가을향기 2011.11.11 16:35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잘쓰셨네요. 댓글들도 훌륭합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보기드문 수작인거 같아요.

2011. 11. 5. 08:30




한석규, 장혁, 조진웅, 윤제문 등 명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 의문이었던 정기준의 정체가 백정 가리온으로 밝혀짐으로써 본격적으로 2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배우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지요.
한석규의 연기력이야 중언부언할 필요없고, 그의 곁을 묵직하게 지켜주는 무휼 조진웅은 호위무사를 넘어, 가장 믿음직한 친구같은 모습까지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백정으로, 밤에는 밀본의 3대 본원으로 모습을 감추고 살아왔던 정기준 역의 윤제문은, 백정으로서도 정기준으로서도 미친연기력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현전 학사의 의문사를 통해 그 종착점이 한글임을 밝혀갈 겸사복 강채윤이라는 인물을, 출중한 액션신과 능청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수사관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보이고 있는 장혁의 연기 또한, 큰 흠을 잡을 수 없이 좋습니다.
강채윤을 연기하는 장혁을 보며, 추노의 대길이가 오버랩된다는 지적도 많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대길이와 강채윤은 전혀 다른 한과 증오를 가진 인물로 그 캐릭터 자체가 다른 인물이지요. 그런데도 추노의 대길이를 보는 듯한 느낌은 무술신이 많다는 점, 사극이라는 점, 그리고 분노를 표현하는 비슷한 감정선과 표정연기때문일 듯합니다.
강채윤이 추노의 대길이를 뛰어넘었느냐 아니냐는, 장혁의 연기가 진화와 성숙을 했느냐의 질문과 동일하기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봐야 할 문제입니다. 추노는 거의 장혁이 원톱이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원톱이 아니었음에도 그의 미친연기와 대길에 대한 시청자들의 연민과 사랑이 절대적이었죠. 여기에 마초적인 야성미를 드러내고, 절권도를 비롯, 화려한 액션신은 추노의 꽃이었지요.
그런데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화려한 액션신을 거부하는 듯한 시청자들의 의견도 상당히 많다는 점이 이상합니다. 출상술이라는 흥미로운 무공도 와이어 액션이 드러나게 보이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고, 기절한 윤필학사를 가벼이 들고 밤하늘을 유유히 나는 윤평(이수혁)이나, 대나무 숲에서 두 사람이 공중을 날아 주먹과 발을 교차하는 모습은 너무나 시각적으로만 보여지는 연출이었죠.
그럼에도 강채윤이라는 인물에 장혁의 캐스팅은 완벽합니다. 장혁의 감정선 주무기인 이글거리는 눈빛연기, 그리고 무술과 운동으로 단련된 몸놀림은, 장혁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하기 어렵게 할 정도지요. 권상우 정도가 이런 무술신을 연기와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떠오르기는 하지만, 장혁의 발음도 문제로 지적되는 마당에, 권상우의 발음은 정확한 발음을 요하는 사극에는 무리일 듯하고요.

그런데 장혁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뭔가 결정적인 부분에서 뻥 하고 터지지 못하는 듯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아니 너무 터뜨리려고 힘을 주다 보니, 기승전결의 감정선이 물흐르듯 흘려야 하는데, 중간과정이 생략된 듯한, 혹은 힘을 과도하게 넣은 모습이 가끔 나오는데, 그것이 무엇때문일까 생각해 보니, 아역 똘복이에 대한 잔상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처음 감지된 장면이 주자소에 화재가 나고, 불속으로 뛰어들어 간 강채윤이 나인 소이를 구해 나왔던 엔딩장면이었습니다. 기절한 소이를 일으켜 다짜고짜 "누구야, 그 놈 누구야?"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죠. 너무 갑작스러워서 앞 장면이 편집실수로 잘려나간 줄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이는 다분히 의도된 장면이기는 했었지요.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 무휼이 지난 날 어린 똘복이가 강채윤임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죠. 팔뚝에 남겨진 자신의 도흔을 보고 의문을 품었던 무휼은, 소이를 붙들고 소리를 지르는 강채윤을 보고, 그가 똘복임을 알았지요.
 "나 한짓골 똘복이야. 누구야, 어떤 개새끼야. 죽여버리겠어. 우리 아버지 죽인 원수 죽여 버리겠어"라며, 울부짖던 어린 똘복이를 기억해 내게 한 장면이죠. 반촌의 도담댁에게 똘복이를 맡긴 것도 무휼이었죠. 이 대목은 여전히 제가 물음표로 남겨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무휼이 왜 하필 밀본의 핵심인물인 도담댁에게 똘복이를 맡겼을까, 이런 궁금증? 
여튼 무휼은 "이 아이의 기를 꺽고 온순하게 만들어 자네 사람으로 만들게, 자네도 그 기를 꺾지 못하면 죽여야 하네"라며, 똘복이를 반촌에 맡겼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정도광을 만나 밀본지서와 아버지의 유서가 바뀌었고, 밀본의 수장 정기준을 찾으라는 어명은, 운명처럼 그와 마주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지요. 

이방원의 공포정치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마방진으로 숨었던 유약한 임금에서, 우리 글자라는 경천동지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이도. 한 장의 글귀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24년을 가장 천한 백정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웅크리고 있었던 정기준. 감히 임금의 목을 따겠다고 칼을 숨기고 궁으로 들어온 강채윤이라는 인물들은, 신분고하를 떠나 입체적이고, 드라마적인 캐릭터들이죠.
세월과 함께 그들은 모습도 변했고, 생각도 변했고, 성격도 달라졌습니다. 아역에서 성인배우로의 변화처럼 말이지요. 송중기의 세종과 한석규의 세종은 180도 달랐고, 어린 정기준과 백정 가리온은 경악스러운 탈바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따질 필요를 느끼게 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그런데 유독 어린 시절의 모습에 발목잡힌 배우가 장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는 장혁의 문제라기 보다는 제작진의 주문때문이라는 생각이 큽니다. 성인 강채윤에게서 어린 똘복이를 연상시키게 하라는 주문이 느껴지는 장면이, 밑도끝도 없이 순간적으로 꽥 지르는 강채윤의 마지막 대사 장면이에요. 어린 똘복이의 모습이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이(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처음에는 아린 똘복이의 연기가 좋았는데, 회가 거듭되니 눈을 희번덕거리며, 빽빽 소리만 지르는 모습에 짜증난다는 원성이 늘어갔다는 것을 제작진이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역배우중 어린 똘복이가 그나마 연기는 가장 나았지만 말입니다.
장혁에게서 똘복이의 모습을 반복시키는 것이 지금 장혁의 연기에서 가장 문제점이라고 보여집니다. 윤평과 출상술을 겨뤘던 장면이 있었지요. 강채윤 역시 이방지의 출상술을 쓴다는 것에 놀란 윤평이 "너 누구냐!"고 묻자, 그동안 무게잡고 진지하게 합을 겨루던 강채윤이, "이제 좀 관심이 생기냐, 이 개자식아!!!!"라며, 똘복이 모드로 돌아가 급발진 고성을 질러 놀라게 해버렸지요. 이런 장혁의 급발진 고성이 가끔씩 나오고 있는데, 장혁의 감정선을 오히려 붕뜨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탁이 윤평의 칼을 맞고 누워있을 때, 박포가 입 잘못 놀렸다가 호되게 당하는 장면이 있었죠. "천한 목숨 간신히 붙여놨더니..."라는 말에 급흥분하는 강채윤은 박포를 죽일 듯이 살기로 내려쏘면서 "세상에 천한 사람 천한 신분은 있어도 천한 목숨은 없다. 똑똑히 새겨라, 뒤지기전에..."라며, 살기를 보였죠.
이 장면은 9회, 10회 밀본 하수인이라는 누명을 쓴 가리온의 무죄를 입증해 살리려는 강채윤으로 연결되는 복선이기도 했습니다. 의금부의 추포에 반항하고 도망친 가리온이 강채윤에게, "목숨이라고 다같은 목숨입니까? 제가 양반입니까, 사대부입니까, 양인도 못되고 버러지 팔자입니다. 백정이 금부에 끌려가면 그냥 죽는 겁니다. 소인의 목숨은 파리새끼 천한 목숨입니다" 라며, 강채윤을 자극했으니 말이지요. 제작진은 이렇게 치밀하고, 촘촘하게 대사 하나도 연결을 해 두었더군요.
"천한 목숨따위는 없는 거야, 니놈이 진정 억울하다면 억울하게 죽게 하지 않을 것이야..."라며, 가리온을 바라보는 강채윤의 눈은 젖어들고 있었고, 가리온에 대한 의심을 거두기도 했지요. 강채윤이 천한 목숨이라는 말에 왜 그렇게 연민을 가지고 분노하는지, 강채윤의 응어리진 한을 잘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이처럼 나직하게 대사를 이를 갈듯 씹으면 강채윤의 감정선이 더 도드라지는데, 똘복이 모드로 돌아가면 왠지 급발진 자동차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장혁이 연기하는 강채윤이라는 인물은 감정이 의뭉스럽지 못하고, 직설적이기는 합니다. 전장에서 생사를 오가며 잠 대신 이도를 향한 복수의 칼을 갈았던 집요한 인물이기도 하고요. 또한 능청스럽게 연기도 잘하는 처세술의 달인이기도 하고, 용의주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소리지르고 반항만 하던 어린 똘복이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죠.
그런데 눈동자를 뒤집으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만은 똘복이와 달라지지 않았지요. 이 모습을 똘복이를 기억하게 하는 장치로 사용하는 것이 장혁의 연기를 과소평가하게 하는 역작용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담댁의 하수인 끝수가 어린 똘복이의 살기를 떠올리고 강채윤을 알아보기도 한다니, 장혁이 어린 돌복이와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오버하는 연기가 계속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린 똘복이의 이미지를 요구하는 것이니, 장혁이 이를 의식해서 오버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똘복이라는 인물이 세종 이도에게 직간접적으로 한글을 창제하는 동기를 부여한 중요한 인물이기에, 어린 똘복이의 회상신이 자주 나오는 것이 이해는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장혁이 어린 똘복이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잘하다 한 장면에서 오버해 버리면, 그냥 꽝이 돼버리는 그런 느낌이 똘복이의 모습이 나올 때입니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장혁에게는 이 말을 무시하라는 말을 더 해주고 싶으니 말이지요. 정 필요하다면 끝말을 강한 고성으로 내지르는 것보다는, 톤을 내려 감정을 잘근잘근 씹는다는 느낌이 나오게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장혁은 감정폭발의 기승전결을 잘 연결하는 배우입니다. 똘복이를 연상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은 이해는 하지만, 억지스럽게 어린 똘복이와의 싱크로율을 맞추려는 것이 장혁의 표정연기에서는 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똘복이의 어린 시절 강한 이미지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장혁의 좋은 감정선을 더 자연스럽게 보여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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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7
  1. 왕비마마 2011.11.05 09:0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똘복을 연상시키려해서임은 알겠지만
    똘복은 똘복일뿐~ ^^;;;

    울 누리님~
    기분 좋~은 주말 되셔요~ ^^

  2. 수라의도 2011.11.05 09: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버럭할때마다 정말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너무 오버한다고 할까.
    포화지방산이 아닌 불포화 지방산을 제귀가 흡수하는 기분이었다 랄가요.
    근데 추노에서도 가끔 오버해서 버럭할때마다 장혁이 싫어지기도 했어요.

    • 빵이 2011.11.05 12:25 address edit & del

      불포화 지방산이 더 좋은건데요 ' 'ㅋ

  3. 흰밥고깃국 2011.11.05 10:2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일부러 그런 연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보여주신 연기외에도 약간의 코믹연기나 일부러 바보같이 보이는 연기.. 등에서 일부러 약간 오버하는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4. ㅇㅇㅇ 2011.11.05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무휼도...밀본일지도...

  5. 2011.11.05 10:48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똘복 캐릭터 자체가 아역부터 꽤 호감인 캐릭터는 아니였어요. 그런데 장혁이 갑자기 거기서 깨방정, 진지함까지 추가하니깐 산만하다는 느낌이 듬니다.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게 아니라 억지로 여러 캐릭터를 끼워맞춘 느낌이에요. 전 똘복의 이미지는 어느정도 유지하되 깨방정을 하지 않았으면 함. 쌩뚱맞다는 느낌이 듬.

  6. d 2011.11.05 11:41 address edit & del reply

    너나잘해새꺄. 뭐잘났다고 이딴글써

    • 빵이 2011.11.05 12:26 address edit & del

      사람 눈에 안보인다고 막 지껄이네.. ㅎㅎ

      눈앞에서도 그럴 수 있나?

  7. 2011.11.05 12:13 address edit & del reply

    어린 똘복은 버르장머리도 없고 아이답지 않게 너무 억척스러워서 보기에 짜증날 정도 였어요..
    환경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어린시절이라지만!
    아무튼 저는 개인적으로 강채윤의 이야기보다는 세종 이도의 뿌리깊은나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8. 빵이 2011.11.05 12:2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장혁의 조금 과장된듯한 연기에 자꾸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 'ㅋ

  9. ..? 2011.11.05 12: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고 하지만 그 세월동안 복수라는 목표로 달려온 똘복이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아이가 몸집이 커진 어른으로 몸만 성장한 그런 느낌으로 가줘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버럭도 나름 재밌고 좋던데..??

  10. 213 2011.11.05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확실히 장혁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이나 시나리오의 문제이지요

    어린 시절 똘복이 솔직히 비호감캐릭터였고..
    장혁도 위에 지적하신 부분에서 똑같은 느낌을 주는것은
    연출이나 시나리오에서 원하는 성격이라는거겠죠.

    하지만 지적하신대로 저도 참 그런 장면들이 뜬금없고 맘에 안든다는것은 확실합니다.

    • 동감 2011.11.05 16:25 address edit & del

      동감입니다 이건 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본과 연출의 문제죠--;; 애초에 아역캐릭터를 그렇게 잡아놨는데 거기에 따라갈수밖에 없죠...

  11. 2011.11.05 12:4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추노는 안봐서 모르겠고
    장혁의 강채윤 연기에 힘이 너무 들어가 몰입에 방해가 되더군요.
    그런데 그간 리뷰 몇몇을 살펴봐도 다들 장혁연기에 극찬만 있어
    나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 거구나하고 했는데 오늘, 제가 쭉 느껴오던 장혁연기의 불편함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보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12. broadcast 2011.11.05 12:57 address edit & del reply

    연기자로서의 욕심이 과한게지요.

  13. 2011.11.05 15:05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마다 틀리네 주관적으로 말고 객관적으로 써라 좀 질낮은 리뷰네

  14. 온누리49 2011.11.05 15: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나의 인물을 표현하다보니 그런 듯하지만
    사람도 세월이 가면 무엇인가 달라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요^^

2011. 11. 4. 01:11




세종의 한글창제 과정의 비밀스러운 전개도 흥미진진했지만, 그동안 설왕설래했던 정기준의 정체가 백정 가리온(윤제문)이라는 사실은 충격과 경악이었습니다. 너무나 쉬운 단서들을 던져 준 제작진때문에 더 놀라운 반전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의심했지만, 가리온이 정기준이었군요. 지난 글에서 가리온이 정기준일 가능성에 대한 자료들을 정리했었는데, 글이 삭제조치를 당한 것을 어제 알았습니다. 독자분들이 글을 읽기 위해 클릭했다가 아무 것도 뜨지 않은 화면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을지...저도 어이없고 기막히지만, 독자분들도 마찬가지였을 듯하네요.

최고의 반전, 가리온(윤제문)이 정기준이었다니....
비록 블라인드 처리되기는 했지만 가리온이 정기준일 것이라고 추측한 근거는, 아비가 도적들에게 수십발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고 말한데서 그가 정기준일 정황은 충분했지요. 손톱만큼의 재주를 뽐내다가 일가족이 죽었다는 말 역시 같은 배경을 가진 것이었고요. 또한 정기준의 용모파기와 싱크로울 100%일치하는 귀모양이 같다는 점, 그리고 집현전 학사들의 사인을 귀신같이 알아냈다는 점은 그가 윤평, 이방지와 관련된 인물임을 추측하게 했었습니다. 또한 허담학사의 죽음을 밝히는 과정에서, 건익사공을 들었는데, 물 한방울로 죽었음에도 검안소에 왔을 때, 옷깃이 물에 젖어있었다고 말했던 점이 거짓말같다는 추측을 했었고요.
뼈속까지 양반사대부인 그가 조선에서 가장 천한 백정의 신분으로 위장하고,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길을 걸어왔던 것에서, 그의 참혹하고 외로운 길이 강채윤과 세종 이도의 그것과 같았다는 글을 참 정성스럽게도 썼는데, 제작사측이 없애버렸군요.
그런데 지난 9회에서는 가리온이 백정의 목숨은 파리새끼 목숨과도 같다며 울부짖는 모습에, 심하게 흔들려서 가리온이 천지계원이 아닐까 다른 추측도 했었습니다. 윤제문의 진심을 담은 연기가 정말 천한 백정의 애환을 절절하게 담았기에 더 감쪽같이 속았고 말이죠. 미친연기력의 윤제문, 역시 비중있는 배우의 무게감과 존재감은 확실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상상과 추측의 재미가 드라마를 열배 즐겁게 즐기게 하기에, 뿌리깊은 나무는 너무 매력적인 드라마입니다. 세종의 가장 강한 견제자 정기준이 세종의 하는 일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의미있는 설정입니다. 위험한 적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말이 이렇게 소름끼치게 실감되다니 말이죠.

이런 정리글이 삭제되어 참 분통이 터지네요. 이런 분석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드라마를 꼼꼼히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면, 그렇게 쉽게 저작권 침해라는 횡포와 행패에 가까운 행위로 싹둑 잘라 내버리지는 못할텐데, 개인적으로 마음이 불편하네요. 그외에 뿌리깊은 나무와 관련된 대부분의 리뷰글이 삭제조치로 블라인드처리되어, 지금 제 마음이 제 마음이 아니랍니다. 협조를 구해 다시 글만 복원하는 방법을 찾아 다시 복구는 해보겠지만, 영 씁쓸하네요.
앞으로는 글을 올리고 하루 뒤에 인용한 사진자료들은 다 삭제할 생각입니다. 사진없는 글이 드라마 리뷰를 보는 감흥을 떨어뜨리기는 하겠지만, 글 자체를 없애버리는 처사에 이렇게 대처할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왜 뿌리깊은 나무만 저작권 침해라는 이유로 삭제조치를 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천일의 약속은 그대로 두었던데 말입니다. 이는 SBS측보다는 제작사가 가위를 들고 있는 것같아 보이는데, 음,,,제작사 상당히 얄밉군요. 제가 인용한 사진으로 책받침을 만들어 팔아먹는 것도 아니고, 떡을 쪄 먹을 것도 아닌데... 다른 블로거의 글들은 무사한지 모르겠지만, 제 글은 지난 글들 모두 대부분 블라인드 처리되어 제가 표적이 되었나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속이 쓰려서 화풀이 좀 길게 했습니다ㅠㅠ.
여튼 가리온이 이신적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는 장면은 소름끼치는 반전이었습니다. 가리온이 정기준이라는 사실 자체가 소름이었다기 보다는, 윤제문이라는 배우의 반전을 거듭하는 표정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굽신거리고 눈치만 보는 듯한 힘풀린 눈동자에 서서히 힘을 주더니, 수만볼트 안광을 쏘다내며, 이신적에게 본원의 명을 거역한 것을 추궁하는 장면은, 과연 윤제문이구나 라는 말이 튕겨나오게 하더군요. 비밀조직의 수장이며, 조선의 가장 천한 백정, 두 얼굴의 정기준 가리온, 그의 무섭도록 완벽한 1인2역에 감탄, 또 감탄했네요. 한석규, 장혁, 윤제문, 조진웅 이들 미친 4인방의 불꽃튀는 연기는 감히 경쟁을 한다는 말을 못하겠어요. 그저 자신들의 캐릭터에 철저하게 자신을 던지고 있을 따름이라서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들의 연기는 비교분석하지 않으려고요^^;;

남사철에게 놀아난 세종과 강채윤, 그리고 정기준 가리온
세종도 정기준도 강채윤도 시청자도 남사철의 자작극에 놀아난 꼴이 되고 말았는데요, 남사철은 철저하게 사대부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했던 꼴통 사대부였군요. 가부조사를 나가지 않으려는 남사철의 오줌 잘금거리는 공포심에서 비롯된 어마어마한 거짓말이 밀본의 본원을 드러내게 하고, 세종과 강채윤을 교묘하게 속이기 까지 했으니 말이죠. 가리온을 구출하기 위해 파옥을 단행하는 거사를 일으켰다면, 정기준이 정체가 세종과 강채윤에게도 들통이 났을텐데, 결국 소이와 강채윤, 세종이 합심해서 가장 큰 적을 구해낸 꼴이 되었으니, 일이 골치아프면서도 재미있게 되버렸습니다. 
성삼문과 박팽년을 불러 한글을 검증받는 세종, 이번회는 귀요미 돋는 세종, 삐짐대왕 세종의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하며 깨알같은 재미도 주었지요. 성삼문과 박팽년의 입바른 지적에 당황스러워 하고, 귀엽게 화를 내는 세종, "냉정한 것들 같으니라고!"에 빵터지기도 하고, 무휼을 놀리는 세종의 모습도 귀엽기까지 했다죠. 강채윤에게 가리온의 무혐의를 밝힐 수있을 결정적 힌트를 주며 독대하는 자리에서, 무휼이 5보 떨어져 있었다고 토라지는 세종, "다음부터는 3보 이내에 있어야 되느니라. 보면은 은근히 신경을 안써" ㅎㅎ.
그나저나 공포를 읽을 수 있느냐는 세종의 알송달송한 말을 채윤이 풀어가는 모습은, 그의 동물적 감각이 놀랍기만 했지요. 세종이 무휼에게 넌 못알아 들었잖느냐며 면박을 주고, 무휼을 뻘쭘 창피하게도 했지만, 저도 세종의 공포를 읽을 수 있느냐는 말이 처음에는 남사철 사건에 어떤 힌트였는지 이해를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삼문과 박팽년에게 열정적으로 한글의 원리에 대해 설명을 하는 중, 밀본을 언급한 세종이었지요. 아무래도 한글창제를 가장 극렬하게 반대할 세력이 사대부였기에 그런 우려를 토로했던 듯 싶습니다. "상왕이 정도전 일가와 심온 대감, 강상인 일가를 모두 추단하신 것이 밀본때문이었다는 풍설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순간 세종은 머리를 잡고 큰 실수를 깨달았지요. 세종을 정신 번쩍 들게 한 것은 풍설이라는 단서였지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세종은 심온대감이 밀본이 아니었음을 확신했었고, 심온대감을 제거한 것이 왕권에 대항하는 밀본에 놀라, 힘을 가진 모든 세력은 숙청해 버렸던 이방원의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달은 것이지요. 근자에 일어난 해괴한 일들을 밀본의 짓이라고 믿어버린 이도 역시, 아버지 이방원에게 잠재해 있던 같은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던 것이지요.
결국 남사철 집에 남겨진 협박장과 칼은 집현전 학사의 죽음을 본 남사철 공포심에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가리온 역시 만천하가 아는 백정인데, 자신의 칼을 여보란 듯이 사건현장에 남겨두고 갈 바보도 아닐테고, 더구나 조선 최고의 검시실력을 자랑하는 가리온이 그런 실수를 했을 리는 없는 일이었죠.
아니나 다를까 강채윤의 함정수사에 말려든 남사철은 조말생 대감과의 협공으로 붙잡혔고, 그는 밀본도 뭣도 아닌 찌질이 겁쟁이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런 우라질 같은 놈이 다 있단 말이냐!", 세종의 한마디가 그를 정리해 주더군요.
또 한명의 판관 강채윤, 가장 무서운 자, 가장 멀리있는 자의 의미
세종은 가리온을 구명하기 위해 소이에게 겸사복 강채윤을 만나라고 하지요. 가리온의 무죄를 밝혀달라는 소이의 청에 강채윤은 냉소적입니다. 사건 당일 소이는 어명을 받고 가리온을 만났었고, 세종의 밀명이 드러나서는 안되기 때문에 가리온을 구명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채윤이었지요. 국가 대사를 위해 천한 목숨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비꼬는 채윤에게, 소이는 어린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요. "왜 때죽나무와 산조인을 섞어 먹느냐 하셨죠? 어린 시절 나의 치기로 아비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전하의 대사는 전하의 것만이 아닙니다. 저의 것이기도 합니다. 저도 자고 싶습니다. 벗어나고 싶습니다. 구해 주십시오".
자신과 같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잠 못이루는 소이, 채윤은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애틋하고 가련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를 말이지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여전히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두 사람이지요. 나인 소이가 어린 시절 시집오겠다던 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강채윤은 얼마나 놀랄 것인지, 서로를 죽은 줄만 알고 있던 두 사람이 언제쯤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지....
강채윤을 만나고 온 소이가 세종에게 묻지요. "왜 그 자입니까? 그 자가 물었습니다. 대의를 위해서인지, 가리온의 목숨을 위해서인지...".
잠시 상념에 잠긴 듯하더니 세종 이도가 입을 열었지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왕이 외었을 때, 모두가 내게 대의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 했다. 또한 왕은 그래야만 한다고 했고...헌데 내가 대의로 한 것을 두고, 어떤 놈이 '지랄하고 자빠졌네'했다. 그 자가 바로 강채윤이다. 내가 가장 무서워 하는 자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자가 아니더냐, 그래서 그 자다. 또 한 명의 판관, 가장 무서운 자, 나에게서 가장 멀리 있는 자".
성삼문과 박팽년 외에 또 한명의 판관 강채윤이라는 인물의 의미는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며, 세종의 과제이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입니다. 정기준, 아니 정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세종이 싸우는 이념은 '대의'의 뿌리가 다름에 있습니다. 정도전은 조선을 떠받들고 지탱하는 뿌리를 사대부로 봤지만, 세종은 그 뿌리를 똘복이, 즉 백성에게 뒀지요. 정도전과 세종의 성리학적 이념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백성을 위한 민본주의, 성리학의 이념이자 근간입니다. 허나 나라를 경영하는 주도권이 재상에게 있느냐, 왕에게 있느냐를 두고 이방원과 정도전은 의견을 달리했고, 세종 이도 역시 마찬가지지요. 이방원-정도전, 세종 이도-정기준, 대를 이은 이들의 싸움은 표면적으로는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싸움입니다. 왕권과 신권의 대립이죠.

세종의 마지막 판관이 중요한 이유
세종 이도와 정기준의 차이는 그들을 지탱하는 뿌리의 다름입니다. 정기준은 정도전의 밀본지서를 금과옥조로 삼고 사대부들을 뿌리로 세우려 했고, 세종은 똘복이와 같은 백성이 뿌리가 되어 자신을 지켜주기를 바랐습니다. 한글은 세종이도가 백성에게 가는 길이었습니다. 백성을 얻는 방법이었고, 백성을 받드는 길이었고, 백성을 위하는 길이었습니다. 세종이 그 오랜 시간 비밀조직 천지를 이끌면서 집현전 학사들에게 조차 실체를 밝히지 않고, 홀로 외로이 걸어왔던 길, 백성에게 향하는 길이었지요. 그것이 세종의 대의였습니다.
그러나 정기준의 대의는 답보상태, 아니 후퇴를 했습니다. 오히려 대의에 역행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고 말이지요. 그가 무엇을 했습니까? 사대부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일에 게거품을 물며 반대를 했고, 백성을 위한 세법개혁이나 농사, 상업에 필요한 실용학문을 천시했죠. 왜? 백성의 힘이 커짐을 경계하고 두려워 했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백성들, 부유한 백성들은 왕 못지않게 경계의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왕을 반대하기 위한 반대일 뿐이었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집현전을 철폐해야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똑똑한 학자들,날로 새로워지는 학자들의 논리에 고인물이 당할 재간이 없었던 거죠. 경연은 왕을 견제하기 보다는 세종, 즉 왕권을 강하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말이죠. 경연을 강조했던 정도전에 반해 정기준이 집현전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사상적 퇴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기준이 가리온이었음이 밝혀졌을 때, 예상은 했지만 아이러니한 그의 모습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더군요. "백정의 목숨은 파리새끼 버러지 목숨입니다"라고 했던 말이었어요. 진심에서 나온 말이었을지, 궁여지책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는지 모르겠어서 말이지요. 국가를 왕-사대부양반-양민-천민 등 철저한 신분계급에 따라 성리학의 질서를 대입시켰던 것이, 이들 유학을 숭배하던 성리학자들 아니었습니까. 신분을 감추고 백성들 사이에 몸을 숨긴 정도전이 반촌에 숨어든 것은 공자의 사당이 그곳에 있었고, 성리학의 요람이자 성지이기 때문이라는 설득력은 있지만, 천민들이 모여사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는 것에서 이율배반적이지요. 사람 취급하지 않은 천민들 속으로 숨어들었다는 점, 과연 정기준은 그들 속에서 살아오면서, 그의 성리학적 세계관에 변화는 없었을까가 자못 궁금하기만 합니다. 
가리온이 세종의 한글창제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 지, 종국에는 "이도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했던 그의 말을 철회할 날이 오겠지만, 가리온이 결정적으로 세종의 한글창제에 마침표를 찍을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 극적입니다. 아직 미완인 부분이 후음인데, 소이를 통해 가리온에게 전달한 밀명이 이와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가리온이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할지 저는 이부분이 참으로 궁금하네요. 작가가 멋지고 의미있게 갈무리를 하겠지만 말입니다.
세종 이도가 소이에게 강채윤을 가장 무서우면서 가장 믿을 만한 자이며, 가장 멀리있는 자라고 했지요. 강채윤은 돌복이로 대변되는 세종의 백성을 상징하겠지요. 임금이라는 자리는 백성의 말을 가장 무서워 해야 하는 자리이며, 백성의 믿음 위에 서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요. 임금과 가장 멀리있으나 가장 무서운 자, 백성을 두려워 하는 것은 백성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못지않게 군주가 지녀야 할 기본덕목입니다.
이도를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궁에 들어 온 똘복이라는 드라마적인 설정은 있지만, 세종의 백성을 대하는 자세는 오늘 가장 필요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판관으로 백성으로 대변되는 똘복이 강채윤을 둔 것은, 백성이 원하지 않으면, 백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큰 힘을 들여 만들어 왔다고 해도 버릴 것이라고 했던, 세종의 위대한 민본주의 정신에 일치하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지요. 집현전 학사들의 검증, 재검증을 거치고도, 백성을 위한 일을 그 백성에게 또 검증을 받으려 하는 세종대왕,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 일들을 똥고집으로 강행하는 어떤 이들의 모습과는 정말 다른 모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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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11.04 09:0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왕비마마 2011.11.04 09:09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반전이더라구요~
    이거이거 점점 더 흥미 진진~ ^^

    울 누리님~
    기분 좋~은 금욜 되셔요~ ^^

  4. 푸른소 2011.11.04 09:26 address edit & del reply

    열혈독자의 한사람으로 누리님의 속상한 마음에 저도 마구마구 신경질 납니다..ㅌㄷㅌㄷ
    사진이 않된다면 글이라도 꼭 되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희의 독백에 참 울컥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림을 굳게 믿은 세종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사태를 보면서...
    사연이야 어떻든 우리가 맞은 IMF 때를 생각하게 하더군요...
    후유증은 좀 오래 남았지만 국민 모두 금이라도 모아서 빚부터 갚아보자고
    힘쓰던 뿌리들의 힘을 말이지요...
    집현전부터 없애버리자는 정기준...결국 세종님의 신념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겠지요...
    힘내세요...누리님!!!

  5. 2011.11.04 09:5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2011.11.04 10: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2011.11.04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바닐라로맨스 2011.11.04 1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리온이 정기준이었다니...
    완전 소름 돋았습니다.

  9. 2011.11.04 10: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만단ㄷ 2011.11.04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에는 본문글 올리시고 복사글 하나는 비밀글 처리로 몰래
    보관해놓으심이 괜찮을거 같습니다

  11. river 2011.11.04 12:2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미 창제되어 있는 한글에 유일하게 미진한 부분이 '후음'이라는 것과 가리온의 직업이 '백정'이라는 점이 절묘한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글창제와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걸 어떻게 아셨을까? 상상으로 될 성질이 아닌데'라며 궁금해 했었더랬습니다. 후음을 실제적으로 알 수 있는 사람이 '백정'이었을테니 참으로 절묘한 장치겠지요. 게다가 '내가 너무나 무서워하는 판관'이라는 왕의 말은 '이미 알고 계셨구나'라는 짐작도 해보게 합니다. 참 오랫만에 명품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 한마디 2011.11.04 12:28 address edit & del reply

    내 업적의 판관은 나도 아니고 내사람도 아니고
    나와 가장 멀리 떨어진,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내가 처음으로 살린 백성..
    날 죽이려하는 자이지만 내가 가장 가까이 다가가야할 나의 백성..
    자꾸 오늘날을 떠올리게 되어 뿌나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씁쓸합니다.
    백성을 위한 군주.. 국민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려는 지도자..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항상 리뷰 잘 읽고 있습니다.

  13. 수라의도 2011.11.04 12:41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 완전히 속았지요.8화까지는 가리온인줄 알았다가 9화 보고서는 긴가민가가 되고
    10화 초반부 채윤과 세종이 어떻게든 구해보겠다 할때는 가리온이 정기준 아니었구나 했는데...
    남사철의 자작극 관련 수사 나올때는 설마 설마 하다가 의금부에서 풀린 가리온이 절름거리면서
    돌아갈때는..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라는 유주얼서스팩트가 생각나더군요. 그럼에도 끝까지 아닐꺼야했는데.. 막판에 눈빛바뀔때 완전~ 한 10초간 벙~ 하더라구요

  14. 수라의도 2011.11.04 12:49 address edit & del reply

    '떡밥은 이것이떡밥이란걸 알게 하면 고기가 물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가리온의 과거이야기
    떡밥을 보고 저 미끼는 물지않아야겠다해서 다른 미끼를 문게 한가놈이었는데.(한가놈도 밀본이긴
    하지만) 떡밥속에 설마 진짜 물고기가 숨어있을줄이야. 이런걸 제꾀에 제가 넘어간다고 하던가요.

  15. 와우 2011.11.04 13:06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지시네요 놀라운 분석입니다.~ 즐겨찾기 안하다가 한참 찾았네요!! 이렇게 해설을 해주시니 전 드라마가 더욱 더 재미있고 기대되는데 왜 블라인드 처리를 하는지 좀 안타깝고 이해할 수 없네요! 여튼 놀라운 분석입니다 기대할께요 계속~~

  16. 모모10 2011.11.04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공자의 사당이 아니라 문성공 안향의 사당이 아닌지요....조선에 성리학을 들여온 분....
    그리고 세종은 왕권과 신권의 대립이 아니라...백성들로 부터 올라오는 민주주의와 신권에 의한 독재의 대립인 것 같습니다. 세종은 백성들의 생각과 의견을 말뿐만 아니라 글로서도 듣기를 원했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였으나 사대부들은 그것을 끝까지 반대하면서 자기들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하였으니 말입니다. 세종, 문종까지..보면 왕권을 강화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항상 신하들에게 묻고 맞기고 아니라면 계속 다시...하는 그런 모습이죠. "믿었으면 맡기고 맡겼으면 의심하지 말라"고 하였으니깐요. 그런상황에서 세조가 결국 왕권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반정을 일으키는데...결과는 왕권이 그 이후로 계속 약화되는 모습만 보이게 됩니다. 결국 세종의 민본주의가 가장 강한 왕권강화의 방법이기는 하다 생각됩니다.

  17. 뷰티살롱 2011.11.04 17:0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요즘 SBS의 저작권 시비로 몇개의 글을 블라인드 되었는데, 다른 유명 연예블로거님들은 '화면캡처를 그냥 사용하네?'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드랬어요. 지난 무사백동수 글 포스팅 5~6개를 몽땅 블라인드 되어서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뿌리깊은 나무> 시청하면서도 아예 포스팅 하지 않고 있는 1인이랍니다. 간만에 한개의 글을 포스팅하기는 했는데, 아마도 다음주경에는 다시 저작권침해로 블라인드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작권 저작권 뜻을 알고 하는 짓거리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 글 잘읽고 동감하는 바예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18. 화랑이 2011.11.04 18:49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의미있는 마지막 글 완전 공감하며
    날카로운 추리에 상상력 좋은 리뷰 잘보고 갑니다.
    속상 하셨겠어요. 그래도 힘내시고 강건 하세요.^^

  19. 뿌리의근간 2011.11.05 04:49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도 드라마만큼이나 잼있네요^^

  20. 아침햇살 2011.11.05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면서 이해 못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읽으면서 이해에 도움을 받네요.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1. 구연정강 2011.11.17 21:25 address edit & del reply

    잘봤습니다. 정말 블라인드처리를 경고조치도없이했다면 무례내요

2011. 11. 3. 08:43




세종대왕님, 이렇게 가슴을 울컥하게 하고, 복받쳐 오르는 감사함을 눈물로 밖에 표현할 수 없게 하시다니요? 당신이 창제하신 그 위대한 한글로도 당신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제가 얼마나 한심스러운지요.
"이것은 모두 우리의 소리들이다. 그렇다, 나는 우리의 글자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딴 우리의 글자...". 우리의 글자라고 힘주어 말하는 한석규의 대사에 가슴이 울컥하고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군요. 그냥 그렇게 눈물이 핑글 돌았네요.
"전하! 문자를 만들다니요? 글자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성공한 예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글자란 본시 수천년을 두고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야 하는 것입니다. 한자가 왜 중화를 지배하고, 주변국을 모두 지배하는 것이겠습니까? 한자는 수천년을 두고 생겨난, 그 자체로 사람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헌데 어찌 중화의 질서를 벗어나고, 역사를 거스르려 하십니까?"
유학을 학문과 사상의 뿌리로 삼아온 성삼문과 박팽년의 반발에도 세종 이도는 그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침착하게 그들의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만면에 미소를 띈 채 말이지요.
"그것을 검증받으려 한다, 너희에게...이미 대부분의 글자가 완성됐다. 너희들은 아무 정견도 없이, 아무 편견도 없이 나의 글자를 보아다오. 그리고 판단하거라, 나의 글자가 역사를 거스르는 것인지 아닌지...내 아무리 큰 힘을 들여 만들었다고 해도, 이것이 역사를 거스르는 것이고, 조선을 후퇴시키는, 백성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 말한다면, 나는 버릴 것이다". 우리글 창제에 중화의 도를 들어 거세게 반발하는 성삼문과 박팽년의 손을 잡고, 세종은 간곡하게 부탁을 하지요. "온 정성을 다해 죽을 힘을 다해 판단하겠노라, 그것만 약조를 해다오". 

***막간을 이용해서 한 마디, 박팽년(김기범)의 그 오만 인상 쓴 얼굴, 클로즈업될 때마다 너는 왜 그런 표정이냐? 소리가 나온다는;;;
드디어 한글을 세상에 내 놓으려고 결심을 굳힌 이도, 그러나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라면, 평생을 두고 해온 일임에도 '무'로 돌리겠다는 세종이었습니다. "너는 너의 길을 가거라,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라며, 발길을 돌렸던 세종은 무휼에게 정기준의 행적을 쫓은 암행록을 건네며, 밀본에 대한 모든 수사를 강채윤에게 일임하라고 했지요. 그가 누구인줄 알면서도 강채윤을 깊숙이 끌어들이는 이도에게 무휼은 무리수라고 걱정을 합니다. 성삼문과 박팽년을 비밀방, 베일에 싸인 글자방을 보여주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정체를 알리는 세종의 행동에, 무휼도 정인지도 우려가 크지요. 자칫 모든 일이 허사가 되어 버릴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죠.

세종은 강채윤에게 밀본의 수사를 일임하고, 성삼문과 박팽년에게 우리 글을 만들고 있다는 비밀을 폭로한데서 그치지 않았지요. 또 하나의 무리수가 있다며 소이의 의견을 묻는 세종입니다. 소이는 가리온을 언급했고, 세종은 소이에게 반촌으로 가라는 명을 내렸지요. 무휼이 "가리온을 그만큼 믿으시옵니까?"라고 세종을 만류하려 했지만, 소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라며 세종과 뜻을 같이 하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저녁 남사철의 집에 괴한이 들어와 경고장과 함께 가리온의 칼을 두고 간 사건이 발생합니다. 남사철은 세종의 명에 따라 세법 가부조사를 다시 하라는 명을 받은 인물이었고, 협박장을 받은 남사철은 연이은 집현전 학사의 죽음이 자신에게도 닥치고 있다는 불안감에 가부조사 파견근무를 못하겠다는 말을 전하지요.
경고장에는 "금상이 벌이는 패역한 일에 관계된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다"라고 씌어 있었지요. 그런데 경고장과 함께 남겨진 칼은 놀랍게도 백정 가리온의 칼이라는 것이 밝혀져, 가리온은 의금부에 추포를 당하게 되지요. 무조건 몽둥이질을 하는 의금부 관원들의 칼을 빼앗아 위협하고 달아난 가리온(윤제문), 강채윤이 가리온을 붙잡아 밀본이냐며, 그 근거들을 댑니다. 지난 밤 남사철의 집에 갔다는 점, 강채윤의 방을 뒤졌다는 점, 그리고 증거물 칼이 가리온의 칼이라는 것이 근거였지요. 
강채윤의 추궁에 가리온은 남사철의 집에 제사가 있어 쇠고기를 대려고 간 것이며, 칼은 그날 밤 없어졌다고 말을 하지요. 방뒤짐은 무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했고요. 그런데도 "왜 무고를 입증하지 않고 도망을 가려했느냐?"는 채윤의 추궁에 대한 가리온의 대답은, 강채윤도 시청자도 울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양반입니까? 사대부입니까? 양인도 못되고 버러지 팔자입니다. 백정이 금부에 끌려가면 그냥 죽는 겁니다. 목숨이 다같은 목숨입니까? 소인의 목숨은 파리새끼 목숨입니다. 이런 천한 목숨도 있는데, 어찌 벌어질 일을 모르겠습니까?". 
십수년전 아무 영문도 모른채 죽어야 했던 아버지 석삼이, 그리고 심온대감집의 노비들이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던 천한 목숨들을 떠올리며, 채윤은 가리온에게 겨눴던 칼을 거두고 말지요. "천한 목숨따위는 없는 거야. 네 놈이 진정 억울하다면, 억울하게 죽게 하지 않을 것이야". 
그러나 뒤이어 닥친 의금부 관원들에게 몰매를 맞으며 실신한 가리온은, 채윤의 눈앞에서 의금부로 추포당하고 말지요. 분노로 일그러지는 강채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분노로 일그러졌습니다. 세종 이도였지요. 소이에게 무엇인가 명을 전했던 직후의 일이었기에, 세종은 붓을 던지며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예고편에 가리온을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듯한 소이의 모습과 수상쩍은 몰락양반 한가놈의 클로즈업된 모습도 나왔고, 정기준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도담댁(송옥숙)도 비추면서, 가리온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끝났는데요, 가리온이 정기준이어도, 혹은 가리온이 다른 인물이어도 가리온의 진짜 정체는 충격일 듯합니다. 

지난 글에서 가리온 윤제문이 정기준이 아닐까, 몇가지 의심가는 정황들을 정리해서 글을 올렸는데, 이번회를 보면서 가리온이 정기준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정기준의 정체, 사실 이번회도 가리온이 정기준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사가 나와서,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이렇게 쉽게 가리온이 정기준이라고 알려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뒷통수를 치는 반전을 준비한 듯합니다. 양반 종자일 뿐인 한가놈(조희봉)도 수상한 인물로 부상되었고 말이지요. 여하튼 정기준이 누구인지 궁금한데, 10회에서는 속시원하게 밝혀지는 건가요?
반촌으로 들어온 강채윤의 환영하는 의미로 술을 받아 온 가리온이 그런 말을 했지요. 왜 궁녀 소이에게 몸에 해로은 약재를 주느냐고 말하자, 가리온은 알송달송한 말로 자신의 과거를 흘렸지요. "죽을 것 같은 고통 제가 잘 아니까 안타까운 마음에...자책감이 무서운 거거든요. 어렸을 때 잘난 척하다 가족들이 다 죽었다고 하던가...전 압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손톱만한 재주 좀 있다고 자랑 좀 하다가...".
손톱만한 재주는 그가 정기준이라고 가정하면, 그의 글재주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정기준은 어린 유생시절 과거장에서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 없다"는 정도전의 말을 써서 풍지풍파를 일으키고, 가문이 몰살당한 일이 있었지요. 도적들한테 아비가 수십발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는 얘기와 함께 꿰맞춰 보면, 가리온이 정기준일 것이라는 암시는 충분한 셈이죠.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회를 보면서는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작진이 일종의 함정을 판 것도 같은데요, 가리온은 드라마에서도 나왔듯이 의술도 있고, 약초에 대한 상식도 해박한 인물이지요. 백정의 신분이라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똑똑한 재주를 가졌고요. 조선 제일의 시신검시인이며, 백정이기도 합니다. 가리온은 이세영 대감을 도와 무언록 완성에 도움이 컸다는 말도 세종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고요.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가리온은 세종의 밀명에 따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천지계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상한 점은 가리온은 시신을 검안하면서 별 희안한 사인은 다 맞추고도, 천지계원임을 말해주는 자문(문신)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강채윤도 발견할 수 있었던 문신을 가리온이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자신도 같은 문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윤제문, 가리온이 천지계원이라면 정말 충격반전 중의 충격반전일 듯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입니다. 만약 맞았다면 돗자리 깔아야 할까봐요^^
가리온이 천지계원일 수도 있다는 가정이 가능한 이유는, 세종이 장영실을 중용했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가지지요. 신분이 아닌 재주를 가진 인재를 중용했던 세종이라면, 의술과 약초학, 그리고 사인 분석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리온의 재주를 아꼈을 겁니다. 소이에게 반촌 가리온에게 가라고 은밀히 지시했던 것은, 한글창제와 관련된 어떤 일을 정리하라는 말이었고, 성삼문과 박팽년에게 "이미 대부분의 글자가 완성됐다. 내일부터는 너희들에게 그것을 알려줄 것이다"라고 했던 것은 가리온에게 시켰던 결과물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도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파리목숨 취급당하는 천한 백정이 우리글 창제에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 세종이 말하지 않았던 세번째 무리수란 이것을 말함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가리온은 정기준이 판 함정일 것 같습니다. 세종의 주변인물을 감시하는 정기준이 밤중에 소이가 가리온을 찾아온 것을 의심하고, 가리온에게 올가미를 씌워 세종에게 경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한편으로는 밀본에 대한 수사를 교란시키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남사철을 협박하고 간 괴한의 팔찌가 윤평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심종수에게는 도담댁이 모른다고 말했지만, 정기준의 지시였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심종수는 어째 팽당한 느낌이죠? 표나게 설레발을 치고 다녀서, 정기준에게 찍힌 듯 싶기도 하고 말이죠.ㅎ 
성삼문과 박팽년에게 "나의 글자를 보아다오"라던 세종의 모습은, 한석규의 연기력과 함께 심금을 울린 장면이었습니다. 성삼문과 박팽년 이외에 또 한명의 판관이 있다고 했지요. 이도가 자신의 외롭고 참혹한 길을 인내하며 걸어왔듯이, 긴 세월을 이도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칼을 갈며 궁으로 들어온 강채윤이겠지요. 이도의 첫백성 똘복이 강채윤, 글을 몰라 아비를 잃어야 했던 똘복이의 분노는 이도의 글과 어떻게 화해하게 될까요?
문자를 만드는 것이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반발하는 성삼문과 박팽년, 그들 앞에 펼쳐진 세종 이도의 청사진은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그리고 성삼문과 박팽년, 또한 보게 되겠지요. 중화의 역사를 벗어난 새로운 자주 조선,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세종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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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또한명의 판관은,, 2011.11.03 12:40 address edit & del reply

    정기준이 아닐까합니다.
    세종이 예전에 아버지의 조선엔 정기준이 없어야하지만 자신의 조선엔 정기준이 꼭 필요하다고했고 끝없이 그를 찾으려하죠. 이방원은 힘으로 왕이 뿌리임을 내세우려 한사람이고 밀본의 수장인 정기준은 신하가 뿌리이며 왕은 그저 꽃일뿐이라고하지만 세종은 왕도 신하도아닌 '백성이 뿌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백성이 글을 몰라 처참하게 이유없이 죽고 이용당하고 핍박받는 삶을 벗어나기위해선 글을 깨우쳐 똑똑하게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수있어야하는데 한문은 너무 어려우니 그들이 손쉽게 배울수있는 우리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은 우리만의 '언어'를 만들지요. 그래서 마지막 판관인 정기준에게 칼이아닌 '우리의 소리'로 설득하고싶은겁니다.
    조선의 뿌리는 왕도 신하도아닌 '백성'임을,,,,,,,,,,,
    여기까지 그냥 제 생각을 담은 소설이었슴당ㅋㅋㅋ

  4. 수라의도 2011.11.03 12:40 address edit & del reply

    리상// 정도광 노비의 자식은 윤평입니다. 3화 잘보시면 나와요 ㅎㅎ

  5. 버섯공주 2011.11.03 13: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에요. 오늘도 기대됩니다. ^^

  6. miso0404 2011.11.03 13:2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그장면보면서 감사합니다하고 tv에 인사했어요~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7. blue 2011.11.03 13:39 address edit & del reply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고 하는 한글..요즘 세태를 보면 한글은 세종대왕이 처음 훈민정음을 반포했을때, 이른바 사대부라는 양반들이 언문이라고 천하게 여긴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듯합니다..왠지 외국어를 좀 섞어줘야 유식한거 같고, 가게 간판은 대부분 외국어이며, 한글 국어보다 영어, 외국어를 더 중요시하는 교육..세계에서 문맹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만들어준 세종대왕님의 한글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교육계에 계신분들은 생각 좀 해봐야 되지 않을지..

  8. 수사망 2011.11.03 14:02 address edit & del reply

    정기준에 대해서는 대략 3가지로 요약 되는 듯 합니다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우선은 반촌 노비 반장이 지 맘대로 본원을 사칭한다 ..<< 가장 불확실함 .
    2번째 가리온 밑에 있던 야수 같은 놈 >> 정기준 일것 같았는데 분위기가 아님.
    마지막 반촌 한량 양반 >> 이 사람이 정기준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듯 합니다.

    가리온은 애초에 수상했는데 , 지금은 아닌것 같습니다. 백정 이야기 할때..

  9. 2011.11.03 15:41 address edit & del reply

    남들에게 보여 주는 블로그질에서 텔레비 프로그램 설명 , 연애인 한 짓거리 설명 . 대단한 고고학자 내지 기호학자 ,철학자 나셨다 . 아니면 cia의 연애인 분석가냐 ?

  10. 2011.11.03 15: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싼 밥 먹고 연애인 분석 ? 육갑한다 .

    • 쯧쯧 2011.11.03 17:22 address edit & del

      비싼밥먹고 연예인과 연애인(?)도 구별못하냐. 쯧쯧

    • 홀릭 2011.11.04 01:27 address edit & del

      ㅋㅋ

    • 홀릭 2011.11.04 01:27 address edit & del

      ㅋㅋ

  11. ????????????????? 2011.11.03 17:04 address edit & del reply

    가리온이 정기준??? 설마, ㅡㅡ; 정기준이 그럼 세종하고 글자를 만들고있었다는거야?
    헐.. 내 생각에는 정기준이 가리온이 아닌거같은데~ 가리온은 그냥 순수한 세종의 신하 백정 >_<
    정기준이 그렇케 생겼을리가없서 >< 아무리 세월이 변했다해도.. 청년땐 턱선이 갸름했는데..

  12. 브레인월드 2011.11.03 17:41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리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재미와 슬픔을 같이 주는 드라마이죠.ㅠㅠ
    퍼갑니다^^

  13. -- 2011.11.03 17:51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볼때는 박팽년의 표정이 더 사실적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당시 유학인이라고 한다면 중화사상에 잡혀잇고 중화사상에 반기를 드는짓을 자신의 왕이 하고 잇는걸 알았는데...
    왕앞에서 서랍 막 뒤지고 잇는 성삼문의 연기가 더 거슬렷음...

  14. 수라의도 2011.11.03 18:48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러니 세종대왕님이 만드신 한글을 제대로 못사용하는 저희는 부끄러울 따름이지요

  15. 정말 한국인으로써 2011.11.03 20:16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의글 한글 정말 대단하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잊지못할것 입니다.
    이럴때 마다 너무 가슴이 뭉클해요 내가 한국인이라는게 너무 자랑스러워 !!! ㅠㅜㅡ !!

  16. 사주카페 2011.11.03 20:40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블로그글 재미있게 잘 읽어보고 1620번째 오늘도 추천해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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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적빛옥루 2011.11.03 22:03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아직 4화 까지 밖에 보지 못해서 가리온과 야수의 살기를 뿜던 그 둘이 뭔가 정기준과 그 신복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반촌 행수에게 윤필의 암살을 명하던 자의 목소리를 들으니 한상진씨 더라구요?? 그래서 헷갈렸는데... 저도 끝까지 다 봐야 좀더 생각할수 있겠지만 일단은 가리온이 정기준인거 같아요~

  18. 악악 2011.11.03 23:06 address edit & del reply

    악악..지금 이글 보면서드라마 보고있었는데
    가리온이 정기준이래요 오마이갓 ㅎ 가리온안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ㅎ
    님정말 잘 맞추시네요

  19. 수라의도 2011.11.03 23:35 address edit & del reply

    완~~~~~~~~~~~~~~~~~~~~~~전히 당한느낌이네요. 9화 보고 긴가민가 하다가.
    10화 중반까진 역시 아니었구나 하다가 막판에 뒤집네 그려.

  20. d 2011.11.04 00:29 address edit & del reply

    풍지풍파 > 평지풍파

  21. 모르세 2011.11.04 00: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1월도 미소와 나눔이 넘치는 마음이 따스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1. 10. 11. 10:47




무소불위의 살아있는 권력 이방원에게 맞서는 젊은 세종 이도의 모습이 충격적이었지요. 그보다는 송중기가 노장 백윤식의 기에도 눌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연기력을 격하게(?) 칭찬해주고 싶습니다만... 송중기의 난이라고도 부르고 싶은 뿌리깊은 나무 2회였습니다.
나약하고 움추려있던 이도의 모습을 버리고, 아버지 태종에게 맞서는 그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감히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양수 공손히 마주하고 머리를 조아리기만 했던 모습과는 다른 변화였습니다. 거기에는 그가 그의 첫백성이라고 칭한 똘복이를 살렸다는, 그리고 살릴 것이라는 의지가 깔려있었지만, 확대하면 태종 이방원이 아닌 자신이 조선의 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살린 백성이 있었다는 사실에 그는 신열같은 희열을 느낍니다. 아버지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무엇인가를 했다는 자신감같은 희열말입니다.

이도의 난, "내가 조선의 임금이다"

의금부로 발길을 돌린 이도의 눈앞에는 죄인들이 파옥을 하고, 관군들에게 죽어가는 살육의 현장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 옛날 외숙들이 무참히 살해당하던 날, 말에 실려 도망을 치던 자신의 모습과 같은 어린아이를 보게 되지요. 똘복이를 구한 이도에게 태종의 진노는 하늘을 찌르고, 똘복이를 죽이라는 명을 합니다. 왕명이라는 태종의 말에, 핏발서린 이도의 눈에는 그가 살린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그의 온전한 백성, 똘복이를 살려야 한다는 결의가 불타고 있었습니다.
이도는 어린시절 어린 숙부들과 외삼촌들이 아버지의 칼에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망쳤을 뿐입니다. 방진은 어린 이도에게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정치와 아버지를 잊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왜 그리하느냐는 질문을 감히 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법이었고, 조선이었고, 대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버지의 대의와 자신의 것은 다르다라며, 이방원에게 대적합니다. 이는 대적이었습니다. 강한 왕권, 누구도 맞서는 이가 없는 절대군주 이방원(혹은 왕권)에게 맹목적인 충성만을 요구했던, 또한 그것이 그의 대의였던 이방원에게 이도의 반기는 '난'에 버금가는 일이었죠. 송중기가 이도의 감정을 완벽하게 풀어낸, 송중기의 연기가 돋보였던 태종과의 한판승부를 이도의 난, 혹은 송중기의 난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왕을 참칭하지 말라. 상왕은 왕이 아니다. 내가 조선의 임금이다". 진노한 태종이 똘복이를 참하라는 명을 하자, 자신부터 죽이라고 칼을 던지는 이도, 우왕 짱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태종은 이도에게 진짜 칼을 들이대 버리지요. 헉, 자식의 목에 칼을 겨누는 아버지라, 이어지는 송중기의 폭풍 카리스마에 명령을 받은 무휼(조진웅)을 온전히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을 뿐만아니라, 시청자의 사랑까지도 한손에 거머쥐었다는 후문ㅎ...

"무휼!!!!! 내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면 너는 즉시 임금을 시해한 자의 목을 쳐야할 것이다. 사사로이는 아버지나 무휼 너는 공의로서 대의로서 너의 직분을 다하라. 이것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왕, 이도가 마지막으로 내리는 명이다". 아버지를 베라는 명을 한 이도, 결국 태종 이방원은 칼을 내리고 맙니다. 그리고 이도앞에 칼을 던지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하고 자리를 뜨지요. 풀석, 긴장이 풀려 쓰러지는 이도....

지는 해 태종 이방원, 뜨는 해 세종 이도

자신부터 죽이라며 칼을 던진 이도, 그리고 자신을 죽이라는 명을 내리는 이도를 보며, 태종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 태종은 그의 해가 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이도의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았겠지요. 팽팽한 긴장감, 주변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하게 그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서책에만 빠져있던 여리고 착하기만 한 아들, 그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조선을 짊어지게 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이 비로소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드라마를 보는 시선이 다르겠지만, 저는 태종이 세종의 반기에 진노했다기 보다는 담대함을 시험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빈찬합을 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혀졌던 부분이고, 강무장에 군사를 집결해 군사훈련을 시킨 것도, 현재의 왕 세종을 치겠다는 위협적 제스쳐라기 보다는, 자신을 넘어서 보라는 시험의 일종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태종에게는 아킬레스건이 있죠. 고려왕을 죽이고 새 왕조를 열었지만, 그가 세운 조선도 누군가의 손에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입니다. 강하지 않으면 지켜내지 못한다는 불안감, 그것이 그가 잔인한 피의 살육을 했던 이유였고, 형제의 난까지 치뤄야 했던 까닭이었습니다. 그것이 무너지지 않는 조선, 강한 왕이 그의 대의였고, 강한 군주만이 그가 세운 조선을 지켜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그러나 이방원은 피에 의해 세워진 조선이 피로 유지되길 바라지는 않았을 겁니다. 후계를 그의 성정과는 달랐던 충녕 이도로 지목했던 것은, 피는 그의 손에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겠죠. 이런 생각으로 태종은 그의 대에서 왕권에 위협적일 수 있는 세력은 공신, 외척, 피붙이라 할지라도 제거를 했고, 온전히 군왕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로만 조정을 채워 아들에게 물려주고자 했을 겁니다. 세종치세에 한글창제를 둘러싸고 사대부와 대립한 것을 제외하고는 왕권에 반발하는 어떤 쿠테타 세력들도 없었다는 것은, 태종이 사전작업을 깔끔하게(?) 처리해준 때문이기도 합니다.
 
태종의 빈 찬합의 의미와 이도의 답, 나의 조선은...
똘복이를 살리고자 태종에게 반기를 든 댓가는 이도에게는 참담함이었습니다. 결국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옥좌를 버릴 생각을 하지요. 빈찬합은 조조가 순욱에게 자결을 명했던 예시였기에, 빈찬합의 의미에 이도를 비롯한 소헌왕후, 조말생(이재용)까지도 기절초풍하게 만들었지만, 태종의 의도는 자결에 있지 않았습니다. 태종이 빈찬합을 보낸 의미를 저는 두가지로 봤습니다. 하나는 이도에게 너의 대의, 너의 조선은 나와 어떻게 다르냐에 대한 답을 담으라는 의미였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태양 이도에게 이제는 자신과 다른 너의 조선을 담으라는 의미로 봤습니다.
아버지와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도, 그 막연한 다른 세상에 대한 답을 이도는 끝내 얻었고, 강무장으로 향하는 그의 발은 담대하고 거침없었습니다. 화살이 빗발치는 속으로 담대하게 걸어가는 이도, 그의 위로는 그의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세종 이도의 조선, 피의 살육이 이어질 때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진으로 숨어버렸던 그는, 오래도록 그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던 마방진의 답을 구했습니다. "나의 조선은, 나의 조선은 삼봉 정도전이 꿈꿨던 신하의 나라도 아니며, 아버지가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군주의 나라도 아니고, 조선의 백성들, 지랄들을 위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 블라인드 처리 된 원게시물에서 글만 복구해서 재발행했습니다. 도움주신 다음과 독자분들께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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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y00057 2011.10.11 11:3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읽고갑니다.오랜만이라 반갑습니다.

  2. HS다비드 2011.10.11 12: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어 보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눈물가득 2011.10.11 13:42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주말에 2회만 보고 완전히 팬이 되버렸다는.. 송중기... 음.. 멋져요..ㅎㅎㅎ
    (아역이라 곧 안 나온다는게 너무 아쉬워요.ㅠㅠ)
    이번엔 연기력으로 평가받을만한 멋진 역할을 맡은 듯! 성스에선 연기 물론 잘했지만 캐릭터가 워낙 껄렁껄렁해서~ㅎㅎ 이번엔 정말 멋지던걸요.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아참.. 글이 다시 살아나서 너무 좋아요! ^^*

  4. Oxyelite pro 2011.10.11 15:19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주말에 2회만 보고 완전히 팬이 되버렸다는.. 송중기... 음.. 멋져요..ㅎㅎㅎ
    (아역이라 곧 안 나온다는게 너무 아쉬워요.ㅠㅠ)

  5. 당퐁 2011.10.14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보는내내 답답했던 모든 답이 명쾌하게 해결되어 지는 기분이네요 ㅎ
    알고보니 저의 생각또한 초록누리님과 많이 다르진 않았던 모양이예요 ㅎ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ㅎ

    • 초록누리 2011.10.16 13:14 신고 address edit & del

      같은 생각이었다니 기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당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