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눈물'에 해당되는 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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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조와 기훈, 공감가지 않는 사랑(?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음)
"은조야, 정말로 이제는 나는 너한테 못가, 못가게 됐어. 근데 너만 허락해주면 너희들한테 매일 3천번씩 절하는 마음으로 보살필게, 아저씨처럼" 이라고 말하자 은조가 "나는 됐고, 효선이한테 해주라"고, 그래야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 버렸습니다. 그리고 기훈의 나레이션이 이어졌지요. "그래서 그날 내 나쁜 계집애는 저와 나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울었다. 나도 그랬다. 내 나쁜 계집애를 떼어내며 마지막으로 울었다" 라고요.
저는 이 부분에서 이제서야 공감가지 않는 은조와 기훈의 이야기가 정리되고, 기훈의 비밀이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은조와 효선이 받는 상처, 그리고 대성참도가를 살리기 위한 은조와 효선의 밀고당기기 식의 이야기가 진행될 거라고 생각하며 나름 흡족해 했습니다. 물론 효선과 송강숙의 관계도 중심 스토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기훈이 "안돼, 은조야. 너무 늦었다고" 라며 울던 대사는 여전히 저에게는 해석불가한 대사였는데 지금도 모르겠네요. 효선이에게 가는 것이 늦었다는 것인지, 삼천배를 하고 와서 은조에게 돌아갈 수가 없게 돼버렸다는 반복대사인지 모르겠어요. 효선이에게 돌아가는 것이 안된다고 했다면, 그전에 "나는 감정도 없는 사람이냐"며 "여자로 보이지 않는 애를 은조 니가 원하니까 여자로 봐야 해?" 라고 따졌던 대사와 연결이 안되고, 은조에게 돌아가는 게 늦어서 안됐다는 의미였다면, 이미 했던 얘길 반복해서 할 필요는 없었던 게지요. 이때 은조는 효선이에게 잘해달라고 불렀던 것이었고, 기훈에게 자신을 봐달라고 부탁하는 상황도 아니었으니 말이지요.
매일같이 은조는 자기가 지은 죄가 어떻고 하며 질질 짜는데, 딱 까놓고 은조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죄인같이 구는 걸까요? 구대성을 아버지라고 불러주지 못한 죄? 그게 이토록 은조를 힘들게 해야하는 형벌일까요? 대성도가를 키우겠다고 무리한 주문을 받아 들이고, 홍주가의 일본 사기수출 음모에 속아 대성도가를 휘청거리게 하고 구대성을 심장마비로 죽게 한 죄? 그게 은조의 죄일까요? 대성도가를 살리겠다고 발버둥쳤다는 게 그렇게 스스로를 용서받지 못하게 하는 죄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엄마 송강숙이 다른 남자랑 바람피우면서 구대성을 뜯어먹고 산 죄? 엄마의 죄를 은조가 그렇게까지 뒤집어쓰야 하는 것일까? 싶네요. 물론 떳떳하지 못한 엄마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요.
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죄의식은 은조의 감정선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효선이에 대한 연민을 당연지사로 조작하고, 죽을 만큼 사랑한다는 기훈이 마저 효선이에게 보내겠다는 비뚤어진 애정관까지 강요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 사랑이 축구공입니까?
기훈도 마찬가지입니다. 혈기왕성한 남자가 8년간을 다른 여자에게 눈도 돌리지 않고 산 것 처럼 보이는데, 정신상태 혹은 육체적으로 문제있는 남자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둘다 오로지 세상과 단절된 독방감옥에 갇혀 살았거나, 땅만 쳐다보며 8년간을 살았다면 모르겠지만요. 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동화적인 로맨스의 순수성을 보여주고 싶어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소년 소녀적인 감수성은 황순원님의 소나기를 20대 청춘에다 대입시켜 흉내내고 있을 뿐입니다.
은조의 캐릭터는 10회분까지는 효선이나 기훈의 오락가락한 캐릭터에 비하면 일관성이 있었어요. 10회분의 하이라이트는 은조가 성공한 술을 구대성의 영정앞에 올리고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르며 울부짖던 신이었어요. 그런데 작가는 11회분부터 은조의 캐릭터는 기훈이처럼 오락가락하게 해버리는 실수를 했어요. 엄마의 속물적인 모습과 효선의 구박이 시작된 것을 보고 한밤중에 정자에서 효선을 기다리고 있던 기훈에게로 향합니다. 이때 효선이는 엄마 송강숙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위로가 필요했기에 기훈에게 일부러 전화해서 효선이에게 따뜻하게 해주라고 미리 대기까지 시켜놨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다 다음날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또다시 기훈을 벙벙하게 합니다. 아니 시청자를 벙벙하게 했지요. 기훈이 은조의 어깨에 손을 올려주자 "하지마, 이런 것" 이라며 기훈을 밀어냅니다. 도망쳐 달라고 했다가 밀어냈다가 갈피를 잡을 수가 없게 만듭니다.
같은 회에서 기훈이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와서 은조야 문열어라며 울던 날, 이날 기훈의 술 취한 척하는 모습은 가관이어서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네요. 걸음까지 비틀거리면서도 정우에게는 맨정신보다 더 말짱하게 자신의 죄를 청산유수로 고백하는 장면이 교차되어서 말이지요. 여튼, 이날 은조도 술이 떡이되도록 마시고는 꿀물까지 타서 바치는 정성은 은조답지 않은 행동이었어요. 씹다보니 별게 다 트집거리가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근영 똑같은 표정연기, 연기력의 한계인가, 스토리의 문제인가?
어쩌면 이 모든 비상식적인 죄의식을 뛰어난 감정선을 보여주고 있는 문근영이기에 봐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들어 문근영의 표정연기와 눈물신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는 것에 문근영의 연기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천정명의 감정연기에 대한 글을 두 번 올린 적이 있었는데, 천정명의 매회 같은 표정은 따로 찍지 않고 복사붙여 넣기를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악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문근영의 표정과 눈물신이 딱 그렇습니다. 효선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훈을 괴롭게 보는 표정은 매회가 판박이 수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문근영의 표정은 같아지고,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천정명에게 느꼈던 비슷한 짜증까지 밀려오게 만듭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저는 문근영을 깠다는 이유로 소위 폭풍까임을 당하리라는것도 압니다. 해피투게더에서 서우가 치뤘던 까임을 저도 당할 것이라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그래도 해야겠습니다.
문근영이 이렇게 커가고 있을때 작가와 제작진은 문근영을 담을 그릇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스토리의 한계를 작가와 제작진은 문근영의 캐릭터를, 아니 문근영이 보여주었던 감정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만으로 승부를 보려 들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너무 우려먹다 보니 하이킥의 신세경의 빨간 목도리처럼 우려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사골국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지겨워요.
문근영이 보여주는 감정선의 힘은 절제였어요. 응축하고 응축해서 안의 감정이 포화되기 일보직전의 상태에서 빵 터뜨려 주는, 마치 풍선에 공기를 더 이상 넣지 못할 정도로 팽팽해지게 했다가 순간에 터뜨려버리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문근영은 바람빠진 풍선을 억지로 찢어가면서 까지 터뜨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함께 맞춰주지 못하는 천정명의 이상스런 캐릭터때문에 문근영의 억지로 터뜨리는 감정선은 불필요한 과소비로 남발되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합니다. 요즘 정우에게 전혀 은조답지 않는 긴 사설의 넋두리까지 해대는 것을 보고는 은조가 쌓아온 캐릭터가 다 무너져 버린 느낌까지 들게 했고요.
울보효선과 독기은조는 정반대로 바뀌면서 예전 효선이 울었던 것보다 요즘은 은조가 많이 우는 것 같더군요. 도대체 작가는 문근영의 잠재적인 다른 표정연기를 보여줄 스토리라인을 왜 이렇게도 진전을 못시키는지, 작가가 문근영을 담기에 그릇이 작은 것인지, 문근영의 연기가 여기까지 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죽은 구대성의 병풍이 된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죄값을 치르기 위해서는 매일 3천배를 하는 심정으로 보살피겠다는 기훈은 은조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하고는, 여전히 은조에게 속마음을 전하기에 바쁩니다. 붙잡을 수 없다며 울고 불고 난리치던 인물이 은조가 차를 타고 쌩 가버리니까, 죽자고 붙잡으려고 전력질주까지 합니다. 더구나 자신의 비밀이 다 밝혀졌는데, 그 자리에서 접시물에 코라도 박고 죽어야 할 판에,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죽을 힘을 다해 붙잡고 싶다고 절절하게 고백까지 합니다. 뭐 이런 찰거머리같은 녀석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편집증 중병환자 수준입니다.
은조가 애타게 바라보면 안돼 하고 뒤로 빠지고, 은조가 밀어내면 너를 죽을 힘을 다해 붙들고 싶다하고... 도대체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은조와 기훈의 오락가락 감정선이다 보니, 이제 두 사람이 애절하게 바라보는 장면만 나오면 얼른 지나갔으면 싶고, 벌컥벌컥 짜증이 밀려옵니다.
은조 자신도 구대성을 죽게 한 기훈이와 홍주가를 용서하고 싶지 않은데, 효선에게는 친아버지를 죽게 한 기훈의 숨기려고만 하는 것이 맞을까 싶어요. 은조가 효선을 그렇게까지 끔찍스럽게 위한다면, 오히려 기훈에게 효선이를 정식으로 거절했으니 당장 눈 앞에서 없어져주라고 말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드라마를 떠나 현실이라면 어땠을까? 저는 백번 깨나도 평생 오빠 노릇하라는 건 정말 이해가 안가더군요. 안보는 게 나을텐데 말이지요. 효선이 기훈을 용서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차후의 일이고, 효선이 아버지를 죽게 한 사람을 사랑하라고 사실까지 감춰주면서까지 전폭 지원할 일은 아니지요.
드라마를 보다보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위한 병풍이 되는 드라마는 처음 봤습니다. 구대성이 변화시킨 은조, 구대성의 딸 효선지키기, 구대성의 진실된 사랑에 여우에서 사람이 되는 탈모의 과정을 거치는 송강숙, 구대성을 죽게 한 장본인 기훈의 고뇌, 구대성 때문에 진짜 자매가 돼가는 은조와 효선 등등... 이 드라마는 구대성이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아무 이야기도 풀어갈 수 없는 것이라는 거죠. 은조와 기훈의 관계, 기훈과 효선의 관계의 결정적인 걸림돌 역시 구대성의 죽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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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0.05.22 21:54 신고
감사합니다. 작가와 제작진이 문근영의 재능을 과소비한 것이 아니라 재능을 너무 썩혀버렸어요.ㅠㅠㅠ
문근영이 보여주는 재능과 감정은 다르잖아요. 감정선만 끌어낸라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게 문근영을 가둬버린 듯해서 두고두고 아쉽네요.
혹시라도 남은 스토리에서 끌어내 줄지 기대를 하고 있지만 작가나 요즘 스토리 돌아가는 것을 보니 문근영의 눈물만 가지고 승부를 할 듯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는 솔직히 기훈과 홍주가에 진짜 서슬퍼런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싶네요. 이도저도 못하는 슬픈 모습보다는 강한 은조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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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0.05.22 21:47 신고
댓글에 반말로 하신 글들은 지웠어요.
저에게 반말하시는 것은 참을 수 없네요.;;
참, 일부 글중에 저를 서우팬이니 하면서 편가르기 하는 댓글도 지웠습니다. 저는 서우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이 맞을 듯하지만요.
저는 문근영을 어려서부터 봐 온 사람이고 여러가지 특별한 인연으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이피 보니 저니님이라고 위에 댓글 다신분이신데 닉네임을 통일해서 댓글 달아주시지요..구독목록에서 지우시고싶다고 하셨는데 지우셔도 괜찮습니다.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지 않으면 되니까요.
사람들 생각이 다 다른데 늘 같은 생각을 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시각도 다 다르잖아요.
여튼 이 글을 계속 관심있게 지켜보시고 계신듯합니다. 저로서는 감사한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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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카 2010.05.22 21:53 신고
ㄴ제가 초록누리님 때문에 쫌 전에 티스토리에 가입했습니다. 닉네임 바꿔가며 비판하려는 얕은 사람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모퉁이돌로 글이 써지겠네요ㅋ 구독은 계속 할겁니다 님의 글을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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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0.05.22 22:40 신고
죄송합니다. 제가 아침에(여긴 아침^^*) 일어나서 댓글들에 심하게 막말을 하고 가신 분들때문에 언짢았습니다. 같은 아이피로 댓글을 여섯개나 달고 욕을 하고 가신분도 있었네요. 물론 모퉁이돌님은 보셔서 아셨겠지만 하나도 지우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충분히 지키시고 계시니까요^^*그점 감사합니다.
사실 문근영때문에 흥분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저와 마찬가지로 작가와 제작진에게 흥분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은 저랑 같은 생각이라 반갑기도 했습니다. 특히 저를 서우광팬쯤으로 몰아가시는 분들때문에 어이가 없기도 했고, 서우는 연기자의 한 사람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드라마 내용리뷰를 중심으로 글을 쓰기때문에 드라마 속의 캐릭터를 분석하는 글을 많이 올리지요. 참 서우는 탐나는 도다때 연기가 참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문근영은,,음..제게는 특별한 배우라 다른분들 못지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답니다.
제목은 글이 문근영보다는 작가와 제작진의 문제가 더, 아니 거의 큰 부분이라 연기부분은 지웠어요, 결과적으로는 낚시성 제목이 돼버린 듯해서 저도 상당히 찜찜했습니다. 제 글을 오래동안 읽으셨다면 제가 자극적인 제목이나 특히 선정적인 제목을 잘 쓰지 않는 것도 아실 듯하지만, 사실 제목 잡는 것이 정말 어려운 작업중의 하나랍니다.
제목으로 눈길을 끌려고 한다는 부분, 물론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블로거들이 글을 발행하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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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로 안썼는데 2010.05.23 05:14
제목 언급한 내 댓글이 사라졌네요? 아침에 보았을때 반말로 제목 언급하며 댓글 단 분은 없었는데 제목 지적한 댓글러들 순식간에 반말하는 초딩으로 만들어놓고 싹 지워 증거인멸하셨네요. 참 이 블로그도 이제 더이상 들릴 곳이 못되겠네요. 완전 찌라시 연예기자화 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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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2010.05.23 16:30
신언니관련 논란에 대해 잘 모르시는거 같아서 댓글달려다가..지금은 어느정도는 아셨나보네요..처음 이 드라마에 매혹되어서 이와 관련된 초록누리님의 리뷰글도 잼나게 보던 사람이였는데..바로 이전 글은 좀 동감이 전혀 안가더라구요..전 효선이가 장씨아저씨와 대변하는 장면이 참 뜬금없어서 보다가 뒤로 많이 돌렸거든요..그리고 님의 다른 리뷰의 댓글에서도 이 드라마의 연출도 4회이후로는 생방크리때문인지 연출마저 신파로 완전 돌아서서 아쉽다고도 했는데..어쩐지 같은 연출자의 연출로는 도저히 보이지않더니 그러저러한 사정이 있었나봅니다..물론 정확한 진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암튼 메인연출자가 바뀌었다니..많이 아쉬운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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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ㅅㅡ 2010.05.24 09:41
표정이 똑같다..아닌거 같은데 전 문근영씨 연기볼때마다 어쩜 저런 눈빛을..표정을 하며 보거든요..많이 울어서 연기하기 힘들겠다 라고 생각한적도 있고..대본대로 표현한게 맞는거 같은데 대본이 그런데 어쩌라구요.ㅋ 그리고 이미숙씨 연기 완전 잘하는거 맞구요 캐릭터자체가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캐릭터에요..서우씨도 그렇고..표정연기는 서우씨가 더 어색하던데 입근육이 조금 문제되는듯..보톡스를 맞아서 그런거같기도 하고..암튼 문근영씨가 효선이역 했음 님에게 까이지 않았을텐데...문근영씨가 불쌍하네요...왜하필 그런캐릭터를 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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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억지스러운.. 2010.05.24 11:59
많은 부분은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문근영 연기의 한계.. 배우의 역량.. 지적하신 부분..
"요즘들어 문근영의 표정연기와 눈물신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는 것에 문근영의 연기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글쎄요... 아무리 대본을 읽어봐도 내용이 매번 '절망'이면 배우는 '절망'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거 아닙니까? 대본의 대사나 상황이 매회 '절망'인데 자기 맘대로 '분노'나 '희망'를 연기할수는 없잖아요.
잘못된 악보를 주면서 연주를 시켜놓고 연주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연주자를 탓하면 안되지요. 똑같은 패턴의 내용이라고 분명히 앞서 지적하셨으면서 똑같은 표정으로 연기하는 것은 배우의 한계인 것처럼 적으시는 것은 모순이네요.
제작진(특히 작가)을 까는 글이면 제작진만 까셔야지.. 작가도 제가 만든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고 널을 뛰게 만들어놨는데 연기자가 어떻게 색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지.. 원숙한 연기자 이미숙씨를 언급하며 문근영의 연기를 발전없는 답보상태인 것 처럼 말씀하시는 것은.. 좀 억지스러운 비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외에 다른 부분은 많이 공감하고 있고요.. -
아역 2010.05.24 23:17
아역의 한계지..
문근영..국민여동생 기부천사까지 좋았지
이번 신데렐라언니보니 연기도 별로고..
우선 아역의 한계가 보이던데?
어른..이건 뭐 연기가 아니라 그냥인데
아역출신들은 어른도 연기해야하는데 얼굴생긴거 때문에 그게 안되지..
연기 똑소리나게 하던 똑순이 이민우 옛날 꼬마신랑등..
연기는 정말잘하는데 아역의 한계를 못벗어난 사람들 한둘이 아니었으니..
연기..열심히 한다고 다는 아니지..잘해야지
신데렐라 언니의 문근영..혼자 너무 열심히 하려는거는 보이던데 어색함 -
구멍 2010.05.25 20:11
드라마 공홈에서도 문근영 빠들이 설치던데, 개인 블로그인 이곳에까지와서 악담을 하고 가나보네요 ㅋㅋ
드라마를 스토리중심의 이해와 공감도로 보는게 아니라, 무슨 팬덤 잔치장으로 전락하는거 같아, 정말 유치하기 짝이없습니다.^^
물론 일부 소수의 빠들이 그러지, 대다수는 초록누리님처럼 느낄거라 저도 생각하고, 시청률이 객관적으로 그걸 말해주고있네요
저도 그녕이의 연기가 좋아서, 보기 시작했지만, 인제는 설득력없는 캐릭터과 개연성없는 스토리로 어이상실했을 뿐입니다.
글고 초록누리님 글 공감백만배이며, 종종 찾아와 잘보고갑니다 -
거북갱 2010.05.26 01:55
초록누림의 글을 잘 읽고 갑니다.
저는 요즘 효선이의 이야기를 위해 은조가 희생되는 듯한 느낌마저 받아요.
은조가 착한아이로 변하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은조는 원래 '착한 아이' 였다고 생각해요.
그저 표현이 나빴을 뿐이지.......
그런데 요즘 은조는 표현마저 착해버린 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효선이의 그 사람 앞에서 효선이가 엄마의 불륜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펑펑 울었던 장면을
보는데,
슬픈 은조의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굳이 그사람 앞에서 울었어야 했을까 생각되더라구요.
모든 슬픔을 혼자 짊어지려고 하는 아이인데, 정우의 전화 한 통화에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무너지며 밀어내려고 밀어내려고 애를 쓰는 효선이의 그사람 앞에서
그렇게 울어야 했을까..
은조의 못된표현 때문에 그 속에 있던 은조의 본성이 더 착해보였던 건데,
요즘은 그 표현마저 착해져버리니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생각해보니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정체성을 잃지 않은 사람은 송강숙과 구대성,정우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번회가 효선이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해주는 회면서, 확실했던 은조의 캐릭터를 흐리멍텅하게 만들어버렸다고 생각이되요.
+) 몇몇 악플러의 댓글에 크게 마음 쓰시지 않았으면해요..
어차피 이 곳은 자신의 생각을 올리는 것인데,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을 받으시는 것만 같아
초록누리님의 글을 즐겨읽는 사람으로써 안타깝습니다.
신데렐라 언니가 끝나면 초록누리님의 신데렐라 언니를 위한 리뷰도 끝이 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섭섭해지네요!
효선과 기훈, 신데렐라는 동화속 주인공일 뿐이다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너 혼자 힘으로 만든 게 뭐가 있어? 은조가 뺏어 갔어? 네가 네 힘으로 가져본 게 없는데 뭘 뺏어 갔다는 거야? 나 니꺼 아냐. 네 것은 네가 만들고 그리고 네가 만든건 네가 지켜. 그러지 않고선 뺏겨도 할말 없는거야. 나한테도 기대지마. 빨리 어른 돼" 라며 꽃밭같았던 효선을 짓이겨 버리고 가는 기훈이었어요.
기훈이 효선에게 몰아부친 것은 기훈 역시 자신의 것을 형이 빼앗으려 하기 때문이었어요. 강해지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는 것을 효선이 아닌 기훈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이건 작가가 의도한 기훈의 감정선이었고요, 천정명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감정연기는 좀 걱정스러웠네요. 소년만화에 나오는 대사를 듣는 듯했고 발음도 씹혀서;;
은조와 정우, "내 전부 누나랑 같이 살았어..."
은조를 바라보며 정우는 이제 알았나 하듯이 장난스럽게 웃고, 정우의 변한 모습이 믿기지 않는 은조입니다. 은조의 얼굴에 처음으로 정우를 반기는 미소가 걸렸네요. 얼음공주님 은조의 얼굴에 말이지요. 8년만의 해후, 그 뚱보 정우가 은조 앞에 나타난 거예요. 정우가 은조에게 자신이 남해에서 함께 살던 정우였음을 밝히자, 괜히 마음이 놓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은조 곁에도 숨통을 틔워줄 사람이 생긴 듯 싶어서 말이에요.
열 여섯살 이후 장씨 아저씨와도 헤어지고 혼자 살았다는 정우가 말을 바꾸지요. "혼자 살았던 게 아니고 누나랑 같이 살았다" 라고요. "야구는 그만 뒀느냐"는 은조의 물음도 들리지 않는 정우입니다. "누나 너랑 같이 살았다" 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어요. "까불지 마라" 며 은조가 새침하게 쏘아붙이자, 번쩍 정신이 드는 정우지만, 귀엽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네요. 여전히 야구방망이에 자신의 고백을 새기고 다니는 정우, 은조의 수호천사로 은조 곁에서 마음 아픈 해바라기 사랑을 할 것을 생각하니 안스럽기도 해요. 누가 뭐래도, 아무리 은조가 밀어낸다 하더라도 정우에게 은조는 "송은조 포레버. 한정우의 여자다" 겠지만요.
구대성과 은조, 눈물로 전하는 말 '아버지'
"뜯어 먹을게 많아서 좋다"는 송강숙의 말을 듣고 무너지듯이 휘청거리던 구대성은 효선의 외삼촌이 저질 탁주를 유통시켜 대성참도가를 위기에 빠뜨리자,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맙니다. 송강숙의 가식적인 사랑을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여우같은 마누라라도 있는 게 나아서 모른척 하고 살아 왔다지만, 구대성이 껍데기같은 사랑을 붙들고 살아온 것을 은조에게 까지 들켜버린 것을 생각하니, 구대성의 뒤를 쫓는 은조보다 구대성이 더 안쓰러워 제 감정을 누르느라 힘들었어요.
"내가 둘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 엄마는 모르게 해라. 알면 애를 쓸거다. 어떻게 만회하나 하고... 그렇게 애쓰는게 싫어" 라며 돌아서는 구대성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지요. 은조에게 "새삼 말로 확인 받아 씁쓸한 거지 모르고 있었던 거 아냐" 라고 말하면서도 은조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깊은 마음이 뭉클해지면서도 어쩜 그렇게 처연하고 슬프게 들리던지요.
자신이 받은 충격보다 과로로 쓰러진 은조의 몸 걱정을 더 해 주는 구대성에게 은조가 묻지요. "알면서도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느냐" 고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네 엄마를 가엾게 생각해. 너를 처음 봤을 때, 네 엄마한테 배운대로 나한테 막대했을 때, 내가 모르는 너의 어린 시절로 가서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할 만큼 너도 안스러웠어. 상관없다. 내가 네 엄마를 좋아하니까. 뜯어 먹히는게 지금 나한테는 너랑 네 엄마가 없는 것 보다 훨씬 나아" 구대성의 말에 은조는 가슴이 미어져 눈물만 흘립니다.
대성참도가 직원들의 야유회에서 은조 앞으로 굴러 온 공을 달라고 쫓아 온 기훈과 정우, 은조는 어느 누구에게도 아닌 두팔 벌려 자신을 안아 준 은조의 큰 세상 아버지를 향해 던져 줍니다. 은조와 구대성 사에에 흐르는 부녀지간의 전기가 흐르는 듯해서 그 장면이 참 좋았어요. 알듯 말듯 구대성을 향해 은조도 미소를 지어보이는 듯 했고요.
효선의 외삼촌을 처벌하지 않으면서 대성참도가를 살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려는 구대성은 심정이 복잡하지요. 며칠 사이에 부쩍 늙은 듯한 모습을 보는 효선이나 은조는 아버지의 까칠한 모습에 마음이 아파오는 것을 느낍니다. 효선이 아버지에게 힘이 되주겠다는 장면에서는 커가는 효선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어요. 어려움에 처한 회사때문에 은조 역시 곁에 있어 주고 싶어 구대성에게 오지만, 효선이와 함께 있는 다정한 모습에 다가서지 못하지요.
이 분이었어요. 은조를 세상으로 끌어 주었던 사람, "은조야" 하고 기훈이 닫힌 은조 마음의 빗장을 열었다면, 투박하지만 따뜻한 손을 어깨에 얹으며, "너의 닫힌 세상에서 이제 그만 나오련? 내 딸 은조야!" 하듯이 은조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었던 사람, 한 번도 아버지라고 불러 드리지 못했지만, 마음 속에서는 수백번 수천번 불렀던 이름, 아버지였어요. 구대성이 "날 버리지 말라"고 은조를 향해 웃어줄 때, 은조는 눈물밖에 흘릴 수 없었지만, 구대성을 바라보는 은조의 눈은 "세상에 어느 자식이 아버지를 버려요. 당신은 세상에 단 한 분밖에 없는 제 아버지에요" 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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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맘 2010.04.22 10:20
참 따뜻한 글입니다
은조를 향한 사랑이 너무 깊어서(제가)그녀만 바라보게 됩니다^^;;
어제 구대성과 은조의 깊은마음이 전해지는것 같아 먹먹한마음도 들구요
문제는.....
기훈과은조의러브라인이 너무 죽었다는 생각입니다
기훈과의 이별(정신적이던 작위적이던)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리 아플것같지는 않네요
어제 보는내내 기훈의 매력없는 모습이 연기력때문인가요?아니면 대본탓일까요?-
포홈 2010.04.22 11:25
천정명씨의 연기 때문인듯 합니다.
감정선을 좀더 세밀하게 표현해줬으면 좋겠어요. 문근영은 절절해보이는데 천정명씨는 '쟤가 마음이 변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겉연기만 했지 기훈이라는 캐릭터의 감정을 제가 관통할 수 있을만큼의 연기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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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온여자 2010.04.22 11:24
어제 모임이 있어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30분 가량을 못 봤는데
구대성과 은조가 저런 내용의 대화를 했군요.
초록누리님 글로만 읽는데도 눈물이 납니다. ㅠㅠ
못 본 부분 꼭 챙겨 보려구요.
어제 후반 30분을 보면서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효선이의 모습과
구대성을 위로해 주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은조의 모습에 마음 아프면서도
은조를 향한 일편단심 정우 때문에 마음이 설레였어요.
별 매력없는 기훈이 대신 앞으로 정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 같아요. ^^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ㅡ^ -
어제 방송분을 보니까 2010.04.22 13:16
우리집안이 떠오르더군요.
우리집안을 도박과 사기로 말아먹고는 숨죽여 지내던, 우리집안에서 일 하던 외삼촌.
몇년 후 집안결혼에 와서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뺀질뺀질하게 웃음을 머금고 '잘있었냐'하던, 그 사기꾼 외삼촌일이 떠올랐네요. 여전히 횡령한 돈은 갚지도 않고 뻔뻔스레 지내는 외.삼.촌.
말이 외삼촌이지 남보다도 못한 새끼!!
드라마 보면서 어찌나 구대성의 마음이 짐작이 가던지.
(우리도 친족이라는 이유로 외삼촌을 신고를 못했어요. )
그 충격과 배신감에 아마 구대성의 몸이 나빠진거라는 의미도 포함된게 아닐지..
헌데 어찌 효선이는 그런 외삼촌을 감쌀 수 있나 싶더군요. 워낙 엄마없이 자랐다고는 하나..엄마 동생이라지만.. 효선은 아직은 철딱서니 없는 캐릭터인 듯-
효선이가 철이없다기 보다는 2010.04.22 22:07
구대성은 단순히 처남이라는 이유만으로 효선 외삼촌을 고발하지 못한건 아닐겁니다. 구대성은 처 송강숙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녀를 내친게 아니라 오히려 그럴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가여워하고 의붓딸 은조와 함께 사랑으로 보듬은 그런 사람이니까요. 삼촌은 이곳 아니면 갈데가 없는 사람이라며 원망보다는 삼촌 걱정을 먼저하는 효선이를 보면서 효선이가 기본적으로 아버지의 심성을 닮았서 심성이 착하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물론 아직은 어려서 미숙한 생각으로 감정적으로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는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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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ra~heehop 2010.04.23 01:20 신고
초록누리님 몇달만에 들어와 보네요. 닉이 진토니이었는데. 제목폰트 찾던...ㅋㅋㅋ
몇달만에 다시 제 블로그를 움직여보네요. 함 방문해 주세요
언제나 님의 드라마 평은 정말 좋네요. 잘 보고 갑니다.
은조가 불쌍하다가도 독한게 미워보이다가도 하는 알쏭달쏭하고 종잡을 수없어
리모콘을 Dont touch하게 하는 드라마네요.....
은조를 데리러 털보장씨집을 찾아 온 기훈은 처음 본 은조를 향해 웃어 주었어요. 그때는 그 미소가 어떤 의미가 될지도 몰랐는데, 어느날 세상을 향해 굳게 닫아 건 빗장을 열듯 "은조야"라며 그 미소와 함께 다가 온 사랑, 하지만 은조는 죽을 힘을 다해 밀어내려 합니다. 웃지도 말고 "은조야" 라며, 또다시 흔들지도 말라면서요. 아직도 그 사람을 보면 심장이 '쿵' 소리를 내는데,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은조에요.
기훈이 역시 마찬가지에요. 지금이라도 자신이 부르는 소리에 대답해 주면, 홍주가의 집안 싸움이고 아버지와의 약속도 다 버리고, 대성도가를 삼키려고 온 이유도 잊어버리고 싶은데, 온 몸으로 도망가려는 은조를 붙잡지 못하고 맙니다.
효선의 눈물,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너 같은 거"
그런 효선에게 은조가 손을 내밉니다. 대성도가의 CF광고를 찍겠다고요. 모든 게 제멋대로인 은조가 얄미워 안하겠다고 하지만, "네가 안하면 난 돈을 쓰면 돼. 네 아버지 돈"이라고 말할 뿐입니다. 효선이 "너, 악질이야"라면서도 효선도 은조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쯤은 압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악질이라고 한 것은 은조가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기분은 더러워도 은조의 말은 틀리지는 않거든요.
효선의 나레이션은 듣기에 따라 정반대로 들리는 대목이었어요. "언니야, 언니야. 죽지마라, 죽지마라. 언니야"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효선의 속에서는 "죽어버려라가 헛나온거다"라며 자꾸 은조를 미워해야한다는 자기강제를 하는 효선이에요."내가 잘할게, 내가 너 이뻐해줄게, 죽지마라 언니야" 하지만 또 다른 효선이는 이렇게 소리치고 있어요. "너 코파다가 코피났지? 이렇게 묻고 싶은게 내 진심이었다"
효선은 계속 은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혼란스러운 거예요. 간밤에 이불을 덮어주고 나가는 은조, 하지만 내꺼오빠인 기훈이 바라보는 사람. 언니 은조도 잃고 싶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기훈 오빠도 잃고 싶지 않은 거예요.
뒤이어 터진 효선의 눈물과 독설은 효선을 연기하는 서우의 놀라운 감정폭발이었고, 효선의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는 이 장면에서 효선의 마음이 두갈래로 보여지더군요. 저는 효선이 악한 역으로 바뀌는 복선이었다기 보다는, 효선이 언니 은조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읽었고, 그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반어적인 말은 새엄마 송강숙과 구대성으로부터 오해를 사게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피나 터지고, 또 쓰러지기만 해 봐" 이 말에는 효선이의 착한 심성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거예요. 잘난 척하고 무시하는 언니 은조가 싫지만, "언니가 아픈 것은 더 싫어. 그러니 아프지마. 죽지마. 우리 엄마처럼..." 이런 마음이 깔려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효선이는 아무리 은조가 미워도 그 고운 심성까지 다 버리면서 은조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에요.
은조의 눈물, "엄마를 용서할 수 있게 해줘"
은조는 기훈이 들어 온 대성참도가를 떠나려고 하지요.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기훈이 함께 있는 대성도가는 은조에게 고통이에요. 또한 은조는 엄마 송강숙에 대한 죄의식때문에도 구대성과 효선의 곁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지 못한 엄마를 너무나 잘 아는 은조이기에, 대성도가에서 은조의 자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효선의 자리는 작아지고, 엄마의 욕심이 하늘 끝까지 차오를 것이라는 것을 은조는 모르지 않습니다.
엄마 송강숙은 늘 그래왔어요. 은조 널 위해서라면 몸을 팔아서라도, 도둑질을 해서라도 주겠다고요. 은조는 이제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용기도, 실력도 생겼고, 무엇보다 세상이 싫지 않아졌거든요. 이제는 세상을 향해 나가 은조의 힘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어졌던 거예요. 기훈이 떠난 자리를 위로해 주고, 살고 싶은 세상을 알려준 사람이 새아버지 구대성이었지요. "어디 내놔도 걱정없을 때 보내 주겠다, 그때까지는 이 집에 있어야 할 이유가 돼 주겠다" 며 도망가려는 은조를 붙잡아 주었어요.
은조는 압니다. 새아버지 구대성이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새아버지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정말로 효선이와 자신을 털끝만큼의 차별도 없이 대했던... 은조가 대성도가에 있는 한 대성도가 역시 은조에게 넘겨주고도 남을 분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은조는 겉으로 그렇게 싸가지 없을 정도로 차갑게 새아버지 구대성에게 정을 떼게 하려는 것이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은조가 흔들릴 것 같으니까요. 처음으로 흐느껴 우는 자신의 어깨를 감싸주고, 품어주었던 아버지의 따뜻한 그늘을 욕심내게 될까봐서요.
그래서 은조는 자꾸 대성도가를 나가고 싶은 거예요. 새아버지에 대한 양심과 효선에 대한 미안함. 하지만 은조는 표현에 서투른 아이라 정을 떼는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게 은조의 방식이고, 엄마 송강숙과 다르게 살고 싶었던 은조의 엄마로부터 탈출 방식이었던 것이었어요. 부끄럽고 싶지 않은, 뒷통수를 치고 싶지 않은, 공짜 밥을 먹고 싶지 않은 은조만의 사랑방식이었고, 엄마가 저지른 위선에 대한 죄갚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 은조에게 엄마 송강숙은 또다시 은조를 벼랑 끝으로 내밀어 버립니다. 엄마에게 기대했던 한가닥 진심, 구대성을 돈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해서 함께 사는 것이라 믿고 싶었던 마음, 아니 세상 다른 남자들을 다 등을 쳐먹고 살아 왔더라도, 처음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되어준 구대성, 은조에게 진짜 아버지가 돼준 구대성에게만은 진심이었기를요. 하지만 엄마는 은조를 차라리 죽고 싶게 해 버립니다.
"효선이 아버지는 좋아해? 적어도 좋아한다고 말해 줘 엄마, 뜯어 먹을게 많은 남자가 아니라, 좋아서 산다고 말해주면 엄마 용서할게..."
불행스럽게도 이 광경을 구대성이 보고 말았네요. 충격으로 멍해진 구대성을 보니 사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꼬리 아홉개 달린 송강숙이 어떻게 구워 삶을지 모르겠지만, 평화롭던 대성도가에 안팍으로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에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엄마의 너저분한 삶을 용서하고 싶었던 은조는 자신의 아버지가 되어준 구대성에게 진심마저도 없었다는 말을 듣고 자기모멸감에 빠지고, 마치 자신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목을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며 오열합니다. 엄마 송강숙의 위선에 가득찬 생존방식이 은조를 지키기 위한 모정 때문이었다며 태연하게 말하는 엄마를, 아니 그렇게 살게 한 이유였던 자신을 죽여 버리고 싶어하는 듯한 은조의 외마디 비명은, 슬픔보다는 심장을 찌르는 듯한 아픔이었어요.
효선이의 비명도 은조와 엇갈려 버렸지요. 마음으로 수백번씩 미워하고 싶다고, 미워해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쓰러진 은조를 보고는 "언니 죽지마, 언니야, 아프지마, 내 언니야" 라며 효선이는 언니 은조를 사랑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물과 불처럼 다른 두 아이는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또 다시 밀치는 은조로 인해 효선은 상처받고, 마음 속 밑바닥에 숨겨두고 싶었던 감정을 올라오게 해버렸어요. 진짜 미워하고 싶은 마음 말이에요.
이렇게 효선에 대한 은조식 서툰 사랑과 거부당한 효선의 마음은 갈등만을 향해 치닫게 되나 봅니다. 대성도가를 향해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채 말입니다. 이 두 사람이 화해하는 지점은 대성도가겠지요. 효선이나 은조나 대성도가는 지켜야하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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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수다 2010.04.16 12:18 신고
어제 처음 봤는데... 아직은 뭔소리인지... 근데 초록누리님 글 읽어보니까 확실히 감정선이 복잡한듯 합니다. 처음부터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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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4.16 12:38
저는 처음에 수목극 세개가 다 기대가 되었어서 다 보았었거든요.
개인의 취향은 1회에서 검사 프린세스는 3회에서 그쳤어요.
그 드라마들이 별로인것은 아닌데
점점 신데렐라 언니를 보고 난 후 남는 묵직한 감동때문에 다른 드라마를 볼 수 없게 돼 버렸죠.
신언니를 보고 난 뒤에는 한동안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 기분을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어 정처없이 헤매게 되는데요
그러다가 초록누리님 글을 만났어요.
초록누리님의 신언니에 대한 리뷰는
제가 드라마를 두번 보게 만든 힘이예요.
사실 두번 본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님 리뷰를 읽으면서 내가 놓친 부분들에 대한 것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정말 섬세하면서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리뷰입니다.
더불어 신언니의 감정에 더욱 빠지게도 만들고요.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Uplus 공식 블로그 2010.04.16 13:23 신고
저도 어제 신언니 본방사수 성공! 숨막히게 조여드는 명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고 몰입하다가도 이상하게 천정명 씨의 대사에는 감정이입하기가 힘들더라고요 ㅠ -
이상한 나라, 이상한 앨리스 2010.04.16 16:02
감정의 극한, 그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군요. 볼 사정이 안되서이기도 하지만 차마 못볼 것 같아요~그래서 초록누리님 글로 시청하고 갑니다. 좀 안정이 되면 봐얄 듯...
중반부에 구대성의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구대성이 은조에게 효선을 맡기고 갈거라고 생각해요. 강숙과 결혼한 것도, 구대성이 마음이 끌렸고 효선이가 원해서이기도 했지만 하늘 아래, 자신이 없다면 (언젠가는) 혼자 남겨질 딸이 걱정이 되어서였을 거라고요.
그리고 왠지 은조가 구대성을 많이 닮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대성도가를 이끄는 방식이나, 느리지만 편법을 쓰지 않는 것 등. 부정하지만, 구대성도 그것을 알고 은조에게 맡기지 않을까 합니다. 그 중반이 정점이 되겠지요.
더불어 초록누리님의 글도 기대가 되는군요~! -
친구세라 2010.04.16 16:06 신고
저도 초록누리님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리뷰를 보다보면...참 좋아요.
드라마 다시 보는것 같기도 하고..
오늘 리뷰는 특히 더 저랑 비슷하게 느낀 부분이 많으신듯.
정말 연출또한 일품인것 같아요.
앞시작부분에서
지난회 마지막부분과 비슷한듯 하면서도
이야기를 더 깊게 보여주거나
다른 측면이나 장면에서 보여주는..
적절한 나레이션과 배경음악의 사용도 좋구요
무엇보다 화면도 참 예쁘고요..때깔부터가..ㅎ
정말 보면 볼수록.. 중독적이고..
기억날 드라마 일것 같아요.
이런 드라마 참 오랜만.
기대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인듯..
오늘 리뷰도 잘보고 갑니다.
몸이 안좋으시다니 걱정되네요~
주말동안 푸욱 쉬시고~
얼른 회복하세요^^ -
Rui 2010.04.16 17:51
신언니를 볼땐 미처 깨닫지 못한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초록누리님께서 세심한 부분까지 발견하시고 알기쉽게 리뷰하신 걸 읽으며
뒤늦게 신언니에 2배로 몰입할 수 있게 되었어요~ㅎㅎ
앞으로도 좋은 리뷰 기대할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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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heart 2010.04.16 19:05
점점 신언니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각자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 또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있는 인물들이 모두 절절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구대성외에는 선역도 없고 다크포스 짱인 강숙, 은조, 효선 그리고 이제 기훈이까지 모두 어둠의 자식인데 이상하게 그들이 밉지않고 안스럽기만 하네요. 앞으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더 이야기에 말려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허투루 전개되는 씬이 전혀 없는 연출, 감정선을 적절하게 고조시키는 대사와 나레이션 , 그리고 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배우들 덕분에 신언니는 정말 깔끔한 수작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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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k1028 2010.04.16 21:49
은조의 마음도 효선의 마음도 완전 공감되는 좋은리뷰 잘보았습니다~^^ 저는 은조, 효선, 강숙 이 세사람이 나오는 장면(은조효선이든 은조강숙이든 효선강숙이든 은조효선강숙셋이든.)이 너무 좋아요ㅠㅠ 1,2회까지는 은조, 기훈 장면만 바라기 하고 있었는데 천정명씨의 연기..뭔가 갈수록 갸우뚱하게 만드네요ㅜㅜ분명 연기못하는 배우는 아니었는데...흠 문근영과 서우 연기에 밀리는 듯 한 느낌이..//이미숙님과 갑수옹의 연기는 말할필요도 없이 훌륭합니다 매번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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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sfry 2010.04.17 11:51
저도 신데렐라 언니보면,,한번 보는거에 그치지 않아요,,드라마 2번 보기 어려운데,,보고 나면 뭔가 자꾸 아려와서,,자꾸 다시 보고싶어지고 그러더라구요..
이 글 읽고 나니까,,정리가 잘되네요,,드라마만 보기엔 혼자 해석하기 어려웠는데,,
잘 읽고 가요^^
"거 봐, 너도 별다를 것 없어" 라는 듯 되받아치는 문근영의 시니컬한 표정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감정을 보여 주었고요.
이번회 은조와 효선의 감정변화는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구도였어요. 은조에게는 사랑이 시작되고, 효선에게는 미움이 시작되는 대비적인 감정을 보여주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그 시작이 같은 감정에서 파생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빼앗김이라는 거예요.
은조가 귀찮게 구는 효선이에게 "내가 네것을 빼앗아도 착한 척 할 수 있나 두고보자"의 심정으로 동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은조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효선이가 유일하게 가지지 않은 엄마를 빼앗길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이 되어버린 은조의 장난, 왜?
은조에게 엄마는 벗어나고 싶은 족쇄이면서, 세상을 혐오스럽게 생각하게 한 장본인이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구질구질한 엄마의 인생에 덤처럼 얹혀 살아왔다는 자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거예요. 찾아 온 털보아저씨가 엄마를 만나지 못하게 막은 것은 엄마를 위해서였어요. 그토록 벗어나고 싶고 혐오하는 엄마지만 지켜주고 싶은 본능같은 것이었어요.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가진 가족이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었던 것이에요.
그러면서도 은조는 자신을 혐오합니다. 엄마가 마련해 준 대성도가라는 풍족함에 어느새 오래도록 안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늘 짐을 꾸려 떠나고 싶은 은조가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아무도 자신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나 어디로 떠날거야 라고 했을 때, 정작 속에서는 가지말라고 누군가가 자기를 붙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나 은조는 그런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붙들어 줄 것 같은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엄마로 인해 상처받은 자리에 기훈이라는 남자가 들어오게 된거죠. 은조가 계속 마음으로 되뇌이던 "은조야... 하고 불렀다"는 말은 늘 떠나고 싶은 은조를 붙잡아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에 대한 흥분과 설레임의 시작이에요. 세상을 향해 닫아걸었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것이지요.
그런데 은조는 엄마에게서 자신이 갈구하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대성도가라는 사람냄새 나는 곳에 귀엽게 재잘거리는 딸, 우아하고 고상한 말씨에 단정한 옷차림, 온화한 미소를 짓는 엄마, 엄마와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넉넉한 웃음. 이런 완벽한 가족 그림이 은조 눈앞에 펼쳐진 것이에요. 그런데 그 그림 속에 자신의 자리가 없는 것을 알게 되지요. 어리광부리고 사랑받아야 할 자리에 은조가 아닌 효선이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에요.
무릎팍이 깨져 병원에서 꿰매고 절뚝거리고 다녀도 엄마는 애교부리며 착하고 곰살맞게 안기는 효선이 차지가 되어 있습니다. 그토록 싫어하는 엄마지만 효선이가 엄마의 무릎에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은조는 찢어진 무릎의 상처보다 마음이 더 아파오는 것을 느끼지요. 두 사람을 보고 말없이 방문을 닫는 은조의 마음이 "엄마를 뺐겼다. 버리고 싶은 엄마지만, 엄마마저 너에게는 주기 싫다"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은조의 눈에 비친 효선은 모든 것을 가진 아이였으니까요.
유일하게 효선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엄마인데, 그것마저 은조에게서 빼앗아 가려는, 모든 것을 가진 효선에게 은조는 묘한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늘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은조에요. 은조가 '왜 그랬는지도 모를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동수를 가지고 효선에게 장난을 친 것은, 엄마를 빼앗긴 듯한 불안감과 엄마를 차지한 효선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효선은 받기만 했고, 주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였어요. 빼앗겨 본 일이 없었던 아이였죠. 그런데 동수를 빼앗겠다고 말하는 은조에게서 효선은 처음으로 빼앗긴다는 그 불쾌감을 느낍니다. 한번도 빼앗긴 적이 없었던 효선은 이 낯선 불쾌감에 반응을 하기 시작합니다. 효선이는 처음으로 상처를 입은 것이에요. 효선이는 은조의 말처럼 싫은데 좋아하는 척 할 수가 없었던 거에요.
머리핀도 옷도 새 가방도 효선은 다 줄 수 있는 것들이에요. 다시 채울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은조는 효선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싶다고 합니다. 은조가 바라는 것이 효선이 상처받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동수가 사귀자고 했다며 줄 수 있느냐고 묻는 은조를 보며 효선은 비로소 깨닫습니다. 은조가 자신을 정말로 싫어한다는 것을요. 효선은 처음으로 상처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어릴 때 엄마를 잃은 상처와는 다른 것이에요. 엄마를 잃은 것은 슬픈 일이었는데, 은조언니가 동수를 뺐겠다고 하는 말은 슬프지가 않습니다. 누군가가 자기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불쾌하고 미울 뿐이에요.
차갑게만 보였던 은조도 동수가 보낸 카드가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효선이 상처받는 것을 보고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면 마음 여린 아이였고, 세상은 무공해 동화나라라고 생각했던 효선이도 다치면 아파하고 발톱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빼앗고 빼앗기는 관계처럼 보이지만, 은조나 효선이는 같은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아이, 상처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거울처럼 닮아 있습니다. 상처를 입히는 것도, 상처를 받는 것에도 서투르고 똑같이 아파한다는 것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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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2010.04.08 10:13
이 드라마에서 이중성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솔직한 인간은 은조 뿐인듯합니다. 효선이가 착하다 착하다 하는데..도대체 뭔 기준일까요. 풍족한 아이가 남에게 뭔가를 주는 일이 착한 일일까요. 나도 부족하고 아깝지만 쑥 내놓을 수 있고..타인의 감정을 세세히 살피지는 않더라도 배려해줄 줄은 아는것이 착한게 아닐까요. 전 신데렐라란 제목이 부담스럽습니다. 은조는 신데렐라 언니가 아니고 효선이도 신데렐라가 될 수 없어요. 신데렐라는 아버지의 재혼과 상관없이 성숙된 인간이었지만 효선이는 이제 막 유아기를 지난 아기 같습니다. 같은 인간이되 다른것이지요. 효선이더러 착하다는 말은 효선의 성장을 막을 겁니다. 신데렐라란 허명도 그녀의 성장을 멈춰버리게 하는데 일조할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