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의 최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1.10 '선덕여왕' 내 아들 비담아, 널 두번 버리지 않겠다. (42)
  2. 2009.11.09 '선덕여왕' 미리보는 미실의 최후 (38)
  3. 2009.11.08 '선덕여왕' 미실과 덕만이 나눈 마지막 대화, 내용은? (15)
  4. 2009.11.06 '선덕여왕' 못다한 이야기, 비담의 순애보 (45)
2009.11.10 08:07




"어머니와 애인이 물에 빠졌다면 누굴 구하겠느냐?" 참으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지요. 선덕여왕 49회는 이 어려운 질문을 비담에게 던진 것 같아요. 비담에게 어머니 미실이 어떤 존재인지, 연모하는 덕만공주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었던 시청자들에게도 이 질문은 결정하기가 힘이 듭니다. 하지만 미실의 화살처럼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고, 비담은 숙명처럼 주어진 비극과 맞딱뜨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회 많은 복선이 깔렸던 미실과 비담의 대화는 미실의 죽음만큼 무게감이 큽니다. 앞으로 비담의 행보에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미실의 화살은 많은 분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덕만공주의 가슴을 향했네요. 하지만 화살은 덕만공주의 가슴을 뚫지는 못했지요. 미실의 화살을 막은 것은 다름아닌 덕만공주를 오늘에 이르게 한 소엽도였어요. 마야황후의 태중에서부터 미실의 화살까지 막아냈으니 덕만공주를 하늘이 돕는다고 해야할 밖에요.
주진공이 이끌고 온 군사들은 연무장의 미실측 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고 궁을 다시 찾은 덕만공주는 전열을 정비합니다. 대야성으로 피신한 미실 역시 요새를 구축하였고요. 어느 한편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대규모 유혈사태에 이르게 되겠지요. 신국의 상황은 내전으로 치닫기 일보 직전에 이르게 됩니다. 한 국가안에 두개의 정부가 들어선 형국이 되겠지요.

미실이 이빨 빠진 호랑이라도 호랑이는 호랑이지요. 미실이 40년간을 장기집권해 오면서 다져놓은 호랑이 굴을 덕만공주가 일시에 청소하기는 힘이 듭니다. 관청도 분열되고, 다량의 무기를 미실이 확보했다는 보고까지 들어 오니, 전세는 덕만공주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위기에 처한 덕만공주에게는 늘 비장의 히든카드가 마련되어 있나봐요. 소엽도에 이어 진흥제의 밀지가 위기에 처한 덕만공주의 수호천사가 돼 줄 것 같으니까요.
천우신조의 사주팔자를 타고 났는지 지금까지 덕만공주가 미실에게 크게 한 방 먹인 것들이 개양자에 대한 예시록, 확률 50%였던 월천대사로 부터 받은 일식날짜, 진흥제의 호랑이 잡은 무용담, 소엽도, 이제는 진흥제의 밀지까지... 이 신령스런(?) 무기들이 덕만공주를 여왕으로 만들어 가는 카드들로 극진히(?) 대접받는다는 것은 조금 못마땅하네요. 미래 여왕으로서의 자질과 지략, 책략을 보여주기 보다는 신령스런 물건들을 100% 활용하는 작은 그릇같아 보여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덕만공주는 미실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쓸 생각입니다. 덕만공주의 카드란 소화가 미실의 비밀방에서 가지고 나온 진흥제의 칙서, 즉 미실을 척살하라는 밀지였지요. 이 밀지가 공개되면 덕만공주는 지방귀족들과 궁의 모든 부서에서의 실권을 장악할 수 있는 명분과 대의를 가지게 되고, 미실은 정권을 찬탈하려한 대역죄인으로 몰아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덕만공주는 이 밀지를 비담에게 가져오게 합니다. "너에게 어떤 은밀한 일도 완전히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덕만공주의 말에 아이처럼 좋아하며 달려갔던 비담은 밀지를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스승 문노에게 어린 시절 저질렀던 일로 마음에서 내쳐졌고, 삼한지세의 주인으로 선택 받지 못했던 이유는 문노로 부터 믿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누구도 믿지 못했고, 누구에게서도 믿음을 받지 못했던 비담은 덕만공주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말 한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합니다. 그런데 비담의 행복은 너무도 짧게 무참히 깨지고 맙니다. 미실을 죽이라는 진흥제의 칙서를 읽고 경악하는 비담은 어쩌면 미실보다 더 가련한 운명 을 가지고 태어났는지도 모르겠어요.  
'왜 진흥제는 미실을 죽이려 했을까? 미실은 왜 이 밀지를 없애지 않았을까? 거사를 앞두고 왜 자신을 청유를 보내려고 했을까?' 혼란에 빠진 비담은 대야성에 잠입해 미실을 만나러 갔지요. 목에 칼을 들이 댄 비담을 향해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며 미실이 묻지요. "어찌왔느냐? 덕만이 나를 암살하라 보낸 것이냐? 아니면 연모하는 이를 위해 공을 세우러 온 것이냐?"
비담은 가슴에서 밀지를 꺼낼 듯 말듯 하며 미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다고 합니다. "어찌 그날.... 그날 왜 염종에게 청유를 보내라 하신 것입니까?" 비담이 "그날" 하며 말을 삼킨 것은 그날 진흥제가 죽은 날, 설원공으로 받았던 진흥제의 밀지를 없애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밀지를 꺼내기를 주저하였기에 청유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만 묻고 맙니다. "방해가 되니까"라며 태연하게 웃는 미실에게 비담은 분노폭발 일보직전입니다. "방해? 그 초라하지 않은 당신 꿈을 이루는데..?"
그런 비담에게 미실은 알 듯 모를듯 묘하게 대답을 하였지요. "그렇게 되는 건가?" 비담은 그동안 꾹꾹 참았던 말을 기어이 뱉어내고 맙니다. "난 항상 방해가 되는군. 당신 꿈을 이루는데... 그러면 또 버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죽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분노와 서러움에 목이 메인 비담의 울먹임에 미실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그 실수때문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비담의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실수였다는 말에 비담은 가슴에서 서첩을 꺼내며, 어째서 이걸 가지고 있었느냐고 물으려는 찰나에 보종랑과 미생랑이 들어오는 바람에 진흥제의 밀지는 비담 가슴팍에 쏘옥 들어가 버렸지요. 아마 제 추측이지만 미실이 반쯤 나온 빨간 서첩을 봤을 것 같아요.
미실은 실수였다며 비담 가슴에 대못을 쾅쾅 박았으면서도 비담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미생공과 보종랑이 칼을 들었을때 미실은 멈추라며 미생공과 보종랑의 칼을 거두게 합니다. 물을 것이 있어 온 손님이라며 비담에게 "가거라, 어서" 라며 비담을 보내준 것이지요. 이런 돌발적인 행동에 비담도, 미생공도 보종랑도 놀랐지요. 비담을 보내고 미실은 세종공과 하종공, 그리고 보종랑에게 비담이 아들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길었던 세월 한번도 아들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비담을 미실 스스로 아들이라고 말을 한 것이지요. 이는 미실에게나 비담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에요.

설원공에게조차 버린 자식이라며 소용없다고 했던 미실이 이제와서 왜 아들로 공식적으로 인정했을까요? 미실은 난이 실패로 끝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거사를 일으키려고 마음 먹었던 때부터 이미 알았을 지도 몰라요. 우리가 하려는 일이 실패한다면 하면서 비담을 언급했었던 것은 미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물려줄 후계자로 비담을 지목했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 예고편에 미실과 설원공이 끝말잇기를 하는 듯한 대사가 있었어요. "지킬 수 없는 날에는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에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에는 그날 죽으면 그만이네" 라는 대사가 나왔는데요, 이 대사는 설원공에게는 항복을, 그리고 자신은 죽음을 택해야 한다는 함축적인 말이겠지요. 설원공은 미실을 따라 죽을 수 있는 인물이에요. 그런데도 항복하라고 합니다. 누구를 위해서요? 네, 비담을 위해서 입니다.
설원공에게는 목숨을 구걸할 이유가 없지요. 미실의 죽음이 곧 자신의 죽음이니까요. 그런 설원공이 소복을 입고 백기투항한 것은 덕민공주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충성을 맹세하기 위함은 아니었을 겁니다. 미실이 설원공에게 비담의 후견인이 돼 줄 것을 당부했겠지요. 그게 미실이 설원공에게 내린 마지막 명령이었을 거구요. 세종공, 하종공, 보종랑에게 비담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힌 것 역시 비담의 세력이 되어주라는 의미겠지요.
비담은 자신을 살려 보내는 미실을 보며 다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청유를 보내려 했고, 잠입했던 자신을 살려보내려 했던 미실의 마음, 그것은 한 번은 버렸지만 두 번은 버리지 않겠다는 미실의 강한 모정이었음을 알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실의 입을 통하지 않더라도 비담은 미실이 왜 그 밀지를 보관해 왔고, 그것을 자신에게 전하려 했던 마음을 읽게 되겠지요. 목숨을 바쳐 지켜온 신국이 미실을 버린 것, 권력의 비정함을 자신에게 가르쳐 주려 했음을요. 그리고 미실의 목숨이었고, 모든 것이었으며, 인생이었던 신라를 주고 싶어한다는 것을요.
"어떤 때는 아이같아. 그리도 좋으냐?"라고 덕만공주가 말했지요. "예, 공주님께서 절 믿어주시니까요" 라고 해맑게 웃음을 지었던 비담은 더 이상 예전의 비담이 될 수 없겠지요. 버림받아야 했던 미실의 분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또한 미실이 자신을 그토록 살리려 했던 이유를 알았을 테니까요. 두 번 버리지 않으려 했던 어머니 미실의 마음을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미실의 못 이룬 꿈이 자신의 꿈이 돼 버렸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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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9 13:49




뜨거운 관심과 궁금증이 더해가는 미실의 최후에 대해 자살로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말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기사를 보니 미실이 유리잔 연주를 하면서 깨뜨린 장면이 미실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유리잔이 부숴지듯이 옥처럼 찬란하게 부숴지고 싶어하는 미실의 바램을 들어주려나 봅니다. 저 역시 미실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미실의 강한 자존심으로 보아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여태껏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짐이 없었던 미실이 사약을 받아 피를 토하며 눈을 부릅뜬채로 죽어가는 모습도 상상하기 싫고, 더더욱이나 화살이나 칼에 맞아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 역시 보고 싶지는 않네요. 미실에 대한 드라마에서의 애정이 커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최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50회에서 미실의 최후 장면이 나오겠지만, 궁금해서 저의 호기심을 못이기고 미실의 죽음을 상상해 봤어요. 작가님의 생각도 엿보고 싶었구요.
여기서부터는 제가 상상으로 그려보는 미실의 마지막 모습이에요. 사실 미실의 죽음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보니 오전에 산책을 나갔다가 잠시 떠올려 본 생각입니다. 화살의 행방에 대해서는 <미실이 쏜 화살, 비담에게로?> 라는 글에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폈었는데 내일이면 밝혀지겠지요. 

화살을 쏜 후 미실은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곁에 있던 설원공 혹은 칠숙이 미실을 호위하며 미실새주는 궁을 탈출합니다. 미실은 자신의 피난처를 근거지로 배수진을 치고 덕만공주와 격전을 준비하겠지요. 참, 문제의 빨간서첩이 공개되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예상했던 대로 진흥왕이 설원공에게 내린 밀지임이 밝혀졌습니다. "신라의 적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 는 내용이었지요. 그리고 예고편에서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임무를 맡기는데 숨겨둔 밀지를 찾아 행하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미실을 죽이라는 명을 내린 것은 비담의 출중한 무예를 믿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유신랑이나 알천랑은 공주를 호위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아야 하니 딱히 비담밖에는 인물이 없었을 거고요. 소화는 죽으면서 끝내 비담이 미실의 아들임을 밝히지는 않고 죽었나봅니다. 극적 상황을 위해서 입 꼭 다물고 가셔야 했겠지만요.
비담이 덕만의 명에 따라 밀지가 숨긴 곳을 파보니 놀랍게도 미실을 척살하라는 진흥제의 명령을 보게 됩니다. 아무리 자신을 버린 어머니라고 하지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죽여야 하는 비담은 충격에 휩싸이고 고민합니다. 주군으로 모시겠다는 덕만공주의 명을 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머니를 자기 손으로 죽일 수도 없을테고, 비담의 운명은 너무 가혹해 보입니다. 황후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지만, 비담은 미실과 청유를 갔을때 칠숙의 부축을 거부하고 팔짱을 끼던 그 따스한 손길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목숨을 다해 지켜주라던 마음속의 정인 덕만공주의 명을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덕만공주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겠다는 말도 못하겠지요. 미실이 어머니임을 밝혀야 할테니까요.
저는 비담이 결국 미실을 암살하기 위해 미실의 은신처로 갈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죽이고자 했든, 아니든 어쨌든 비담과 미실의 마지막이 될 만남을 제작진이 마련해 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비담은 숨은 잔재주가 많은 인물이에요. 예전에 문노가 염종을 만나러 노름장에 갔을때도, 발소리 하나 내지않고 잠입해서 문노와 염종의 이야기를 들었던 비담이잖아요. 담을 타든 벽을 기어 오르던 비담은 미실의 은신처에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때 미실은 비장하면서도 생각에 찬 모습으로 테이블에 앉아 있을 거에요. 미실은 침입자가 있음을 한눈에 눈치채겠지요.
미실은 비담이 자객으로 왔음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미실이 바라는 바였기도 했지요. 지난 번 글 <비담에게 남기는 미실의 유언>에 미실이 빨간서첩을 가져오라고 한 이유에 대해 두가지 정도를 언급했었는데요. 하나는 미실이 비담에게 자신을 죽여 공을 세우고 비담의 지지기반을 다져주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목슴을 바쳐 지켜온 신라가 결국은 자신을 토사구팽하려 했음을 충고해 주려고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에는 자신을 버리려 한 신라와 황실을 기억하라는 데에 무게를 더 실었었는데요, 오전에 산책하면서 퍼뜩 스치는 생각이 설원랑에게 "예, 비담입니다" 라고 했던 말이 설원랑에게 내려졌던 명을 비담에게 대신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밀지는 소화에게 도둑맞아 버렸고, 비담이 자객으로 와줘서 미실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자신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든 전하고 갈 수 있게 되었을 테니까요. 미실은 결국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고 자신 역시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비담이 미실의 목에 칼끝을 겨냥하는 장면이 49회 엔딩장면이 될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50회에 죽어야 하니까요.
미실은 비담의 방문에도 초연하고 담담합니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자애롭고 부드러운 미소로 비담을 바라 봅니다. 비담은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를 죽여야 한다는 갈등과 난을 일으킨 수괴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을 버렸던 비정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감정을 폭발하면서, 눈은 이글거리고, 마슴은 슬프고, 손은 부르르 떨겠지요. 비담은 미실을 죽이는 것을 주저합니다. 아무리 냉혈한이라 할지라도 어머니를 단칼에 베어 버릴 패륜아는 아닐테지요. 선덕여왕에서 그런 패륜적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 같지도 않고요.
미실은 담담하게 웃으며 비담과 미지막 대화를 나눕니다. 비담의 야망에 대한 당부일 거라고 생각해요. 미실은 조금만 더 일찍 꿈을 꾸었었더라면, 조금만 일찍 혈통과 여인이라는 껍질을 깨고 나왔더라면 시대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음을, 그리고 자식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회한과 미안함을 표현하겠지요.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가 될 정면이기에 대화내용도 상상하고 싶지만, 작가님의 화려한 언변을 따라갈 수 없어서 그대로 옮기기에는 정말 제 머리로는 무리네요. 한가지 미실이 비담에게 '미안하구나'라는 말은 하지 않을까 싶은데, 미실 성격상 그 말마저도 삼켜버릴 수도 있겠지요. 그저 눈빛으로 말할지도요. 아마 비담은 미실에게 이런 말을 할지 모르겠어요.
"미실새주님, 초라한 꿈따위는 그만 내려놓으시라고 했잖습니까?" 그런 비담에게 미실은 "그럴 수 없었다. 그게 이 미실이니까. 그리고... 너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 네 손에 죽게 되어 다행이구나" 라는 말을 할 지 몰라요. 하지만 비담은 주저합니다. 그런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비담은 잽싸게 몸을 피해 버립니다. 설원공 혹은 칠숙이 들어와 미실새주에게 "누구와 함께 있었습니까?" 라고 묻지만 미실은 "아닙니다" 라며 비담이 사라진 방향을 한번 돌아볼 뿐 발설은 하지 않습니다.
다음 장면으로는 미실의 산보가 이어질 것 같아요. 안개가 자욱한 새벽길에 혼자 나선 미실은 상복을 입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아주 천천히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혼자서 말이지요. 미리 본 미실의 마지막 의상이 공개되었는데 상복을 입고 있더라고요. 까만 상복은 미실이 직접 입었을 것입니다. 자살을 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요. 상복을 입은 미실은 천천히 치마자락을 사그락 거리며 산길을 올라갑니다. 비담이 미실을 몰래 따를테고요. 

어느 지점에 와서 미실새주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없이 허공을 향해 바라봅니다. 저 멀리에는 그토록 사모했던 사다함이 손짓을 하고, 그 뒤에는 자애로운 표정의 진흥제, 그리고 문노공이 웃으며 오라는 손짓을 합니다. 꿈에도 그리운 얼굴 사다함을 본 미실은 한 발자욱 발을 내딛습니다. 그때 비담이 "미실새주, 안됩니다" 라며 비호처럼 나타나 미실을 붙잡지요. 비담에게 미실은 가까이 다가섭니다. 예전 천명공주나 춘추공을 안을 때 처럼 자애로우면서도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아니 한없이 미안해 하는 자책감을 실어 비담을 쳐다보고는 비담을 안아주지 않을까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로 돌아가서 말이에요. 아, 눈물 나네요. 
그리고 비담의 귀에 속삭이듯 "비담아, 내 아들... 널 버린.... 이... 어미를 ...미안하구나. 너는 나처럼 초라한 꿈을 꾸지 말고 큰 꿈을 꾸거라" 라며 등을 한번 쓸어줍니다. 그리고 비담을 안았던 손을 풀고 순식간에 사다함이 손짓하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립니다. (사실 이 장면은 예전 대장금에서 악녀역을 했던 최상궁이 어린 시절 댕기를 잡기위해 손을 내밀면서, 실족사했던 장면을 떠올려서 상상해 본 것이기도 해요. 대장금을 집필했던 작가셨으니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어 비담의 멍한 표정이 이어지고, 비담은 정신없이 산비탈을 굴러 내려가 쓰러진 미실을 안아 세웁니다. "안 돼요, 어머니" 한번도 불러보지 못한 그 이름, 어머니를 비담은 애타게 부르며 울고, 미실은 숨이 넘어가면서 "비담아, 내 아들... 어미를 ...용서...꿈을 이루거라" 라며 미실은 조용히 눈을 감고 손을 떨구지요.
이어 흐느껴 우는 비담의 오열이 이어지면서 미실의 불꽃같았던 대서사시 막이 내립니다. 비담은 미실새주의 주검을 혼자서 처리합니다. 스승 문노의 돌무덤처럼 소박하고 간소하게 말이지요. 누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 무덤도 비석도 흔적도 없이 미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마야황후의 저주처럼요.
"네 이년! 네 년이 죽을 것이다. 네 년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 먹어도 먹을 수 없고, 살아도 살 수 없고, 송장처럼 지내다가, 비명을 질러도 소리가 나지 않은채로 죽을 것이다. 비석도 없이, 무덤도 없이, 흔적도 없이 죽으리라 네 년의 이름은 역사에 단 한줄도 남지 않으리라"

찬란히 옥처럼 부숴져 버린 미실의 죽음을 보고 비담은 후일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이것이 앞으로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너무 궁금해서 써 본 상상이니 그저 재미로 읽어 주세요. 미실의 죽음은 우리 함께 본방송에서 확인하시자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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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8 15:27




선덕여왕 48회에서 덕만공주가 공개추국을 받기 전날 미실과 덕만공주가 독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두 사람이 입도 뻥긋하지 않고 마주하는 장면만 보여주고 말았지요. 공개추국을 요구하며 제발로 미실을 찾아 온 덕만공주와 미실 사이에 어떤 대화가 있었던 걸까요? 이 장면은 후일 덕만공주나 미실의 회상장면으로 나오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마 미실과 덕만공주와의 마지막이 될 정치논쟁 혹은 탐색전이 되겠지요. 이미 미실의 최후가 예견된 상황이니 화살을 날린 미실과 덕만공주가 이렇게 비공개 대화를 할 일은 없어 보이니까요.
덕만공주와 미실이 독대하는 장면은 비록 짧게 지나가버렸지만, 그 장면은 두 사람이 매우 의미심장한 정치적 논쟁 혹은 협상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실이나 덕만공주가 독대를 나누눈 싯점은 누가 승기를 잡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지요. 
미실의 입장에서는 덕만공주를 사고사로 위장해서 죽이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고, 더구나 공개추국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정국은 혼란에 빠지는 불리한 상황에 처했지요. 또한 귀족들의 입장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덕만공주가 가진 군사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덕만공주의 입장 역시 모 아니면 도의 입장이지요. 거사를 위해 유신랑과 세운 작전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미실의 힘이 월등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덕만공주는 자신이 주사위가 되어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왔습니다. 장기판의 말로서요.
덕만공주나 미실이나 둘 중 한 사람은 죽어야 이 전쟁이 끝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미실새주에게는 덕만공주가 궁에 나타난 바람에 명분이 춘추에게 기울어질 거라는 정치적 부담도 가지게 되었지만, 그것은 차후의 문제겠지요. 두 사람 중 누군가는 끝이 날거라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덕만공주나 미실은 공개추국전에 분명 정치적 협상을 했을 것입니다.
미실은 정변이 실패할 경우 세종공을 비롯해서 설원공, 하종, 미생공, 그리고 자신을 따른 화랑들과 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덕만공주 역시 연금상태에 있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춘추, 유신랑, 비담, 알천랑, 용춘공, 서현공과 자신을 지지한 화랑들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요. 미실역시 반란에 실패할 경우 반란의 주모자와 그 수하들은 참수당하고 9족이 멸문지화를 당할 것임을 모를 턱이 없겠지요. 덕만공주 역시 같은 입장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실과 덕만공주는 모종의 정치적 협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덕만공주의 공개추국일 전날 두사람이 가진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을까요? 저는 크게 두가지 주제가 오고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정치에 관한 논쟁이었을 것이고, 두번째는 자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덕만공주는 미실새주에게 이렇게 따졌을 것입니다.
"미실새주답지 않은 방법이었습니다" 미실 새주는 코웃음을 치며 물었겠지요.
"저답지 않았다?"
"미실새주는 대의를 거스리지 않았습니다. 헌데 이 방법은 미실새주 답지 않았습니다". 
"예, 인정합니다. 이 미실답지 않은 방법이었어요. 허나 이 미실도 공주님 덕분에 깨우쳤습니다. 시대는,, 대의는 기다린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요. 저는 황후가 되겠다는 작은 꿈을 깨지 못해 큰 꿈을 꿀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헌데 공주님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미실새주는 신국을 위한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그런 새주에게 대의가 있겠습니까?"
"허허, 대의라... 이 미실은 대의를 알았으나 여인이었기에... 성골이라는 혈통에 가로막혀 대의를 품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허나 공주님께서, 그리고 춘추공께서 가르쳐주지 않으셨습니까? 이 미실은 꽃다운 나이에 궁에 들어와 진흥제를 보필하며 무수한 전쟁을 치뤘고, 전장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목숨을 바쳐 지켜온 신국은 저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습니까? 그깟 황후자리가 뭐라고 황후자리에도 앉혀주지 않았습니다."
"허나, 미실새주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목숨을 걸고 미실새주와 싸울 것입니다"
"그러셔야지요. 저도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누가 죽을지는 내일이면 알겠지요"
"하여, 미실새주께 청이 있습니다. 미실새주께서 들어주셔야 겠습니다. 이 싸움은 저와 미실새주의 싸움입니다. 해서 미실새주가 이기고 제가 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기고 미실새주가 질 수도 있겠고요. 하여 희생자는 미실새주와 저 둘중에 한 사람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진흥대제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을 얻는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된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호기만으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미실도 진정 사람을 얻고 싶어졌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공주님께서도 혹여라도 이기신다면 제 사람들을 거둬 주시겠다고 약조해 주시지요"
"네, 약조드리겠습니다. 제가 이긴다면요"
이런 대화를 한 후 덕만공주는 자리에서 일어서 나가려고 하겠지요. 이때 미실새주가 "공주님, 이기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을테지요. 그러면 덕만공주 뒤돌아서서 90도 각도로 올려준 속눈썹이 강조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정 미실새주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며 나가지 않았을까요?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의 처소에서 실로 길고 긴 밤을 보냅니다. 덕만공주는 천명공주가 남겨준 두동강난 옥빗을 꺼내 보며 "언니, 내일이야. 지켜봐줄거지" 라며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결연히 맞이하겠다는 장면이 이어졌고, 미실도 깊은 생각으로 뜬눈을 지샙니다. 그리고 운명의 날이 다가왔지요. 공개추국일.
대의는 덕만공주의 편이었고 계획이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음을 알게 된 미실은 결국 실패를 인정하며 활을 들었는데요, 활시위를 떠난 화살의 행방에 여전히 짐작하기 힘듭니다. 덕만공주를 향하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지만, 아무튼 화살의 행방과 미실의 최후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깁니다. 미실이 진흥제를 독살하려 했던 그날 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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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6 12:59




선덕여왕 44회 방송분부터 지금까지 위기에 처한 덕만공주를 구하기 위해 가장 애타했던 사람은 저는 단연 비담이었다고 생각해요. 비담의 마음도 몰라주고 덕만공주는 이루지 못한 사랑 유신랑을 여전히 마음 속의 정인으로 품고 있지만요. 오늘은 늘 상처받고 외면받는 덕만공주를 향한 비담의 연정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비담의 마음을 중간정리하고, 미실의 죽음 이후 비담을 지켜보는 것도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이에요.
미실은 염종을 찾아와 비담을 데리고 청유를 떠나라고 부탁했지요. 미실이 거사를 앞두고 비담을 묶어두려는 이유는 두가지겠지요. 비담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과 비담의 출중한 무예를 아는 미실이 비담을 거사에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겠지요. 미실이 자신을 묶어두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비담은 미실이 정변을 일으키려 한다는 것과 덕만공주가 위험에 처해 있음을 직감합니다. 염종에게 포박을 풀어달라며 으르렁대는 비담에게 염종이 자기를 설득시켜보라 하지만 비담은 차마 말을 못합니다. 자신이 미실의 아들이라는 것을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비담은 "공주님이 위험하다.지금 이 상황을 꿰뚫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내가 가야해" 라며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합니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면 염종은 벌써 죽었을 거에요. 살기가 폴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비담이 염종에게 묶여있을때 궁궐에서는 열성각 화백회의장 무장난입과 상대등 시해 배후로 덕만공주 추포령이 내려졌지요. 염종은 궁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상대등이 칼에 찔렸다는 소식을 전하며 비담을 풀어주었지요. 아마 '에에, 나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싶었겠지요. 상대등이 칼에 찔렸다는 말을 들은 비담의 첫마디는 "공주님은 어찌되셨어?" 였어요. 그리고 비장한 각오로 "구해야 겠다" 하며 자리를 박차고 궁으로 달려갑니다. 한 여인만이 눈에 보이는 비담의 마음을 어찌할까요? 저는 비담이 너무 가여운 마음이 드네요. 

궁에서는 유신랑과 춘추, 그리고 덕만공주가 궁을 막 빠져 나오려는 순간 춘추가 잡혀버리고 궁문은 닫혀버렸지요. 칼을 내려놓는 유신랑과 덕만공주를 포박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들고, 줄을 타고 멋지게 등장해 준 흑기사가 바로 비담이었지요. 그 멋진 장면에서는 꺄아악~하고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비담이 덕만공주와 춘추를 데리고 빠져나오는데 유신랑은 덕만공주가 도망가는 시간을 벌어주겠다며 궁문을 안에서 잠궈버렸지요. 
덕만공주와 유신랑이 궁문을 사이에 두고, 애절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덕만공주가 "유신랑, 유신랑"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생뚱맞고 옥의 티라 생각되지만, 그렇게 비담의 덕만공주 구출기는 성공을 했지요. 안타깝게도 이 장면에서 비담은 낙마로 부상을 입었고, 지금도 후유증이 있다고 하네요. 빨리 회복해서 휙휙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물론 선덕여왕 제작진에서 더 걱정이 크겠지만요.
알천랑과 서현공, 용춘공을 구출하기 위해 덕만공주는 결사대를 조직해 궁에 직접 가겠다고 하는데 비담은 결사적으로 덕만공주를 말립니다. 어쩌 그 위험한 곳에 직접 가려 하느냐고요. 그런 비담에게 덕만공주는 "네가 날 목숨 걸고 지키라"고 명을 내리지요. 아주 비담에게 책임감은 다 지워주네요. 목숨까지 걸고 지키라니 그럼 덕만공주는 뭘 줄건데요? 마음이나 조금 알아주지...(그저 제 푸념입니다)
그런데 상황은 덕만공주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습니다. 유신랑의 뒤를 밟은 칠숙에 의해 은신처가 발각돼 버린 거지요. 이때 비담은 춘추와 함께 염종의 비밀기지에 있었고요. (아마도 비담 김남길의 낙마로 인한 부상으로 비담이 없는 설정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보여집니다만)
소화의 희생으로 덕만공주는 무사히 탈출하게 되었지요. 소화의 죽음으로 우는 덕만공주를 애처롭게 바라보던 비담이 위로해 주려고 다가가는데, 유신랑이 혼자 있게 하라고 만류를 해버립니다. 비담은 어찌보면 덕만공주에게 남자로 다가가는 기회를 유신랑으로 인해 막히고 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는데요, 저는 그 장면에서는 막는 유신랑이 밉더라고요.

덕만공주와 비담은 예전에 반말을 주고 받던, 어찌보면 덕만공주의 입장에서는 친구같은 사이였어요. 비담이 비록 덕만공주를 주군으로 모시겠다는 충성서약을 했지만, 예전 천명공주가 공주임을 몰랐을 시절, 천명을 여승으로 알고 편하게 마음을 터놓았듯이 비담 역시 가끔은 덕만공주에게 친구같은 어찌보면 가장 편할 수 있는 사이였어요.
촌장을 죽이고 돌아왔을 때도 비담이 덕만공주를 기디리고 있다가 "공주님은 미실처럼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입꼬리를 안 올려도 더 강해보여요. 저한테는 그냥 공주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 주세요. 그래야 설레요" 하며 수줍게 고백했던 비담이었어요. 덕만공주가 비담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그저 뚱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럼 혹시 알아요, 나도 변하게 될지"라고 이어졌던 비담의 방백처럼 비담은 덕만공주에 대한 연모의 마음과 야망 사이에 흔들리고 있는 갈대같았어요.
그런데도 덕만공주는 늘 중요한 일은 유신랑과 상의를 하면서 비담을 서운하게 합니다. 염종의 비밀기지에 합류한 후 닥만공주는 포로를 구출하러 가려던 계획을 수정합니다. 자신때문에 희생당하는 것을 못보겠다며, 더이상 숨지도 도망치지도 않겠다며 제발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버린 것이지요. 공개추국을 요구하면서요.
이번에 궁에 들어갔을 때 역시 유신랑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급기야 비담은 유신랑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유신랑 얼굴을 한대 치기까지 했지요. 비담의 그 때 표정은 마치 애인을 사지로 보낸 듯한 불안과 분노처럼 보였어요. 염종에게 밧줄로 묶여있을 때 역시 덕만공주의 안위에 몸달아 하던 비담이었는데, 유신랑이 궁으로 들어가겠다는 덕만공주를 막지 못한 것에 분노를 터뜨렸지요. 그때 비담의 표정은 덕만공주의 신하로서 비담이 아니라 한 여인만을 바라보는 순애보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해져 오더라고요.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신에 대한 자책같아 보이기도 했고요. 
"죽는다구, 궁에 들어가면 죽는다구, 미실이 공주님을 살려둘 것 같아?"라며 비담은 공주가 아닌 사랑하는 정인을 걱정했고, 아들마저도 버렸던 미실의 잔인한 성정에 불안해 하고 떠는 모습이었어요.
비담의 흥분에 유신랑은 덕만공주를 그리 쉽게 죽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춘추를 언급하였지요. 유신랑의 말은 이치는 맞는 말이지만, 비담은 그런 유신랑에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급기야 주먹으로 유신랑을 쳐버립니다. "네가 뭔데 감히 공주님을 장기판의 말로 삼는다는 말이냐?" 라며요. 그 순간 쬐금 통쾌했던 저의 마음은 또 뭐래요?  
장기판의 말로 보느냐는 말은 덕만공주가 궁으로 떠나기 전에 유신랑도 덕만공주에게 했던 말이었어요. 덕만공주가 우리 모두 역사 앞에서는 장기판의 말일 뿐이라며 유신랑의 말을 막았는데, 유신랑은 덕만공주가 했던 말을 똑같이 옮기지요. 모두가 역사앞에서는 말일 뿐이라고요. 비담이 유신랑에게 했던 말처럼 잘난척은 혼자 다하는 유신랑이에요.
힘없이 주저 앉으며 비담이 유신랑에게 한마디를 하는데 저는 그말이 덕만공주에 대한 마음을 다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신랑 네 머리 속에는 이제 공주님은 없고 신라만 있어? 공주님이 어찌되든 신라만 잘되면 되냐?" 라고 하는데 그 순간은 대의도, 대업도, 야망도 모두 버리고 오로지 한 여인을 향하는 마음같아 비담이 측은했고, 몰라주는 덕만공주가 야속하기도 했답니다.
비담에게 지금 덕만공주는 어떤 존재일까요? 저는 비담이 유일하게 마음을 기대는 어머니이자 정인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비담이 미실과의 청유에서 미실이 왜 덕만을 따르느냐고 물었을 때, 자신이 오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한 것이 떠오르네요, "오리는 알에서 깨어나 자기를 처음 봐준 자를 무조건 따른다" 며 세상에서 나와 처음 본 사람이 덕만공주였음을 미실에게 고백하던 장면이 있었지요. 그리고 문노가 죽어가면서 덕만공주님은 너에게 측은지심을 끌어냈다는 말을 떠올리며 비담은 피식 웃었었지요. 
사지로 들어간 덕만공주는 비담에게는 신라의 왕이 될 사람도, 공주도 아니었어요. 자신을 세상에서 처음 봐 준 사람, 어머니였고, 정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인생 스승이었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대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었어요. 길러준 어머니 소화의 주검앞에 하염없이 통곡하던 연약한 여자였고, 촌장의 목을 베고 손을 바르르 떨던 여리디 여린 여자일 뿐이었지요. 
그런데 그런 비담의 마음은 번번히 유신랑에 의해, 미실에 의해 표현도 못하고 꺾이고 맙니다. 유신랑을 정인으로 품고 있는 덕만공주에 마음 속에 비담이 들어갈 자리는 없고, 미실은 덕만공주를 강한 여전사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게 계속적으로 공격을 해왔으니, 덕만공주의 마음을 하루도 편할 날이 없도록 만들었을지도요.
태평한 시대였다면 예전에 불쑥 생일 꽃다발이라며 내밀었듯이, 후원을 거닐며 들꽃이라도 한다발 꺾어 수줍게 고백도 해볼 수 있었을텐데, 늘 덕만공주의 주위만 배회하는 비담의 눈빛이 슬퍼보이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드라마가 비담을 어떤 식으로 그려갈 지 모르지만 덕만공주가 비담을 향해 웃어주었다면 드라마는 또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요. 상처받고 외면받는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이 훗날 덕만공주와의 정치적 결별을 위한 극적인 설정일지라도 비담의 순애보는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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