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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만공주가 미실에게 내민 카드는 총 3패였습니다. 일식예정일, 정광력, 비담이었지요. 덕만공주가 현재 풀어야 할 숙제는 일단 신분회복입니다. 여전히 황실이나 미실 측에서는 덕만공주를 공주로 인정하는 상황은 아니지요. 어출쌍생 성골남진이라는 계시록 때문입니다. 쌍생을 인정하면 황실의 대가 끊어지고 성골남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는 계시가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딸이 나타났는데도 황실도 덕만공주를 딸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게지요.
그러던 차에 천명공주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천명공주의 죽음은 미실측에 있어서는 이보다 반가울 수는 없는 희소식이었지요. 후계문제를 정식으로 담론으로 끌어내서 미실측의 인물(극중 세종이 최우선 서열이지요)을 후계로 내세움으로써 미실은 정식으로 황후가 될 부푼 꿈을 꿉니다.
마침 미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터집니다. 시키지 않았지만 세종(독고영재) 측에서 소문을 내 준 것이지요. 황실에 쌍생이 있었고 나머지 한쪽이 살아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세상에 공표를 한 것이었지요. 황실입장에서는 어출쌩생이면 성골남진의 책임을 지고 황후에게 폐위하라는 압력이 드세질 것이니 덕만공주의 출생에 배한 비밀이 밝혀진 것이 달갑지는 않은 일이었지요.
이때부터 잉꼬부부 진평왕과 마야황후는 부부싸움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 마야황후는 끝까지 모성애를 놓지 못하지요.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요. 낳자마자 젖 한 번 못 물리고 버려진 불쌍하고 가련한 자식 덕만공주를 이제서야 만났는데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 황실의 안위에 앞서는 것이 당연한 거 겠지요.
일이 이쯤으로 진행시켜 두고 미실은 본격적으로 황후가 될 채비를 합니다. 그전에 죽은 새를 이용하고 나정의 우물에서 피가 솟구치게 하는 등의 황실의 변고를 알리는 술수도 부려서 황실과 신국의 변고로 민심을 불안하게 하는 작전도 펼쳤구요. 그리도 다음 단계, 즉 하늘의 계시로 하늘이 점지해 준 후계자만 발표를 하면 되는 순간에 덕만공주의 반격을 받게 됩니다. 형광조와 나정에서 솟아난 깨진 비석의 사라진 나머지 계시를 통해서 말이지요. "개앙귀천 일유식지, 개양자립 계림천명 신천도래" 라는 문구가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미실에게 덕만공주가 내민 카드는 3패, 일식, 정광력, 비담이었습니다. 덕만공주의 패를 보였으니 여기서 그동안 한번도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미실의 패도 봐야지요. 덕만공주가 미실의 무엇을 먹어버리려고 하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미실의 3패는 "나는 신국의 신령스런 황실신녀다", "내 사람으로 후계자를 세워야 신국의 하늘이 영원토록 밝으리라", "쌍생은 황실의 흉조다" 이 세가지 였습니다.
덕만공주와 미실은 각자 3패를 걸고 투전을 합니다. 사실 이게 투전과 비유되어 비하되는 느낌은 있지만 덕만공주와 미실이 투전판이라고 하니 저도 그에 따를 수 밖에요. 어찌 제가 감히 언론플레이라고 입에 담겠어요.
투전이 심리전이라고 하네요. 타짜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먼저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덕만공주였지요. '난 이런 패를 가졌으니 너는 관심있으면 위에 말한 세가지 패를 가지고 와서 붙어봐'라고 말이지요. 미실은 독심술의 대가로 미실과 붙었다하면 이길 자가 없는 노련한 타짜였는데, 모처럼 자기패를 확실하게 알고 나타난 덕만공주가 한번 붙어보자 하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지요. 게다가 덕만은 비밀스런 하우스같은 곳에 투전판을 차린 것도 아니고, 실시간 중계되는 생방송현장에다 판을 벌여버렸거든요. 그것도 누구나 공짜로 볼 수 있도록 야외를 이용해서 말이지요. 그러니 미실도 거부하지는 못했겠지요.
우선 일식예정일. 알다시피 이것은 진패였습니다. 비록 덕만공주와 월천대사만이 알고 있었지만 일식은 오차범위내에서 일어날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다음은 정광력입니다. 이것 역시 진패였지요. 덕만공주가 정광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정광력의 일부를 복사해서 보낸 사본이기는 했지만 정광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진짜로 알려준 것이었거든요.
다음으로는 문제의 비담인데.. 여기서부터 조금 복잡해져요. 왜냐하면 다른 것은 다 종이 쪼가리인데 비담은 살아있는 닭도령, 여자들이 요즘 푹 빠져있어서 만약 장작구이로 만들어 죽여버리면 선덕여왕 작가분에게 엄청난 항의가 쏟아질 인기급승한 인물이거든요. 그런데 덕만공주는 우리 닭도령 비담을 말 한번 잘못해도 그 자리에서 목을 댕강 잘라버리고, 마시면 3초내에 죽어버리는 독약을 눈 하나 까딱않고 건네는 미실에게 보냈습니다. 목숨이 보장되지 않은 최전방 적지로 말이지요 '네 인생 네가 책임져'라면서요.
비담은 덕만이 국외로 망명길에 올랐다가 만난 생명의 은인이며 언니 천명의 죽음을 함께 봤던 덕만에게는 유신랑, 알천랑 버금가는 팔다리 중의 한사람입니다. 유신랑에게는 정광력 사본 하나 전해주고 오라는 안전한 임무를 맡겼으면서, 비담에게는 얼굴에 분장까지 해주고 불 쇼에 비석들어올리기까지, 게다가 예전 미실과 나눴던 말과 유신랑이 기억하는 말들까지 대본으로 만들어 달달 외워서 미실과 대면까지 하고 오라는 명령을 합니다. 비담이 워낙 감정연기에 탁월하니 적재적소에 인물배치를 한 덕만공주는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탁월한 연출가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헛소리는 여기서 관두고..
처음에는 비담에게 '너는 뛰어난 연기자니까 잘 할 거야'라는 식의 말로 생각했었는데 이제보니 덕만은 비담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실이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냐고 비담이 물었을때도 덕만은 미실은 마음을 다 들여다 보는 무서운 사람이니 절대로 감정을 들키지 말라고 합니다. 만약 비담이 자신없다고 했다면 덕만공주도 비담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덕만공주의 혜안을 보여주는 말이 있었는데요. 비담이 막 화형에 처해지려고 할 때 일식이 일어났지요. 그때 덕만공주의 처소에서는 유신랑과 알천랑을 앞에 두고 덕만이 말합니다. 너희들을 속여서 미안하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누구보다 비담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말합니다. "저는 비담을 믿습니다. 아니 제가 믿는 것은 비담이 아니라 미실입니다. 미실은 반드시 비담의 거짓을 통찰할 것입니다"라고요.
비담이 탈출을 시도하기전에 생각한 것은 덕만공주의 말이었습니다. "널 도울 수 없어, 그러니 알아서 살아와" 라는 말입니다. 덕만공주는 비담이 잡힐 것도 미실이 죽이려 할 것이라는 것도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미실이 비담의 속을 읽을 거라는 것도요. 그런데 비담이 한가지 덕만공주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행동을 해버렸지요. 탈을 벗고 얼굴분장을 미실 앞에서 떼어버린 것이지요. 미실은 더욱이나 비담을 읽어내기가 어려워졌지요.
비담은 덕만공주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뛰어난 연기자 였던 겁니다. 이때 미실은 비담의 괴이함에 일식이 일어난다고 생각을 바꾸고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가지 실험이 필요했지요. 생각은 읽을 수 없으니 행동을 지켜보기로 한것이지요. 손을 묶어 옥사로 가는 도중 비담이 탈출감행을 하거든요. 이를 보고 미실은 일식이 없다고 바로 선언해버리고요. 생각은 읽을 수 없고 생명의 위험에 처해있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보고 판단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비담이 어머니 보다는 한 수 위라는 생각도 드는데...
마음을 읽히지 말아야 한다. 마음이 읽혔을 경우에는 너의 공중날기 제비차기를 실력껏 보여줘라. 덕만은 비담의 출중한 무예를 알고 있었거든요. 비담덕에 일식은 없다라고 공표를 해주니 덕만은 비담마저 속여버린 최고 타짜로 등극했네요. 덕만공주는 자신이 가진 패를 미실이 확실하게 허패로 여길 수 있도록 역으로 모두 진패만을 내놓으면서 교란전에 성공한 셈이지요. 만약 덕만이 진패와 허패를 섞어서 던졌다면 덕만은 미실을 이길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미실은 덕만이 설마 진패를 다 던졌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지요. 그래서 미실은 덕만의 패가 진패인지 허패인지에 골몰하다보니 눈에 보이는 진패마저 놓쳐버렸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실을 교란시킨 비담은 덕만이 던진 최고의 진패였던 것이였지요.
우선은 미실은 설원공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못했습니다. 설원공은 미실에게 새주의 판으로 덕만공주를 끌어들이라고 했는데 미실은 정작 덕만공주를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덕만공주의 판으로 들어간 실책을 했지요. 다음으로는 가장 중요한 것, 미실은 덕만공주가 패 3개를 보여줄 때부터 이 패를 허패로 두고 허패인 이유만을 찾으려고 합니다. 상대가 진패를 다 들이밀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허패찾기에 골몰한 나머지 진패는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월천대사가 미실에게도 24시간의 오차는 있다고 분명하게 말해줬던 것을 기억했지만 월천은 격물하는 사람으로서 단언하지 않는다는 말에 집중한 나머지 월천이 말했던 오차를 잠시 깜빡해버립니다. 정광력 역시 진패였는데도 정광력을 들고간 유신랑의 마음을 읽다가 정광력 자체에는 관심을 꺼버렸지요. 마지막 실책은, 이것은 실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실패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비담의 경우는 덕만공주가 가진 최고패로 이 비담패에 미실이 진 것이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비담은 덕만이 가진 3패 중 최고의 진패였다고 보여집니다.
미실과의 싸움에서 덕만공주는 미실의 세가지 패를 잡아버렸습니다. 미실의 세 패에 맞서 ① 미실의 황관신녀로서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② 미실에 대항해 자신이 황실공주로 신분회복을 함으로써 새로운 후계자로 등극했으며, ③ 쌍생이 흉조라는 계시를 뒤엎고 일식과 함께 등장한 나머지 쌍생, 즉 자신은 새로운 신라를 열 길조다 라는 강한 패를 손에 쥐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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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쟁 2009.08.27 09:47 신고
잘 숙독해야 함...흠...
옆지기에게 아는 척해야
사랑 받으니 ㅋ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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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 2009.08.27 11:35 신고
예리한 분석이예요...
저는 비담의 난을 생각하면서 비담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밖에 못했어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카타리나^^ 2009.08.27 11:57 신고
비담은 덕만이 가지고 있던 마지막 패...
아마 비담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미실은 반대의 의견을 내 놓았을지도 모르는..아주 결정적인 패라는...
에고...불쌍한 모자...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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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별장미 2009.08.27 12:21 신고
본방은 보지못하고 어제 저녁때 밥먹으면서 컴퓨터를 통해 봤는데, 진패.허패 이야기가 나오니 예전에 게임장에서 체스하고 비슷한 게임이 생각나더군요.. 그 게임이름 잘 모르겠는데...유령뒤에 빨간점이 있어서 그게 진짜 인지 가짜인기 맞추는 게임인데 ;;; 아 이놈의 기억력은 소주로 인하여 점점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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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2009.08.27 12:31
김남길은 [모던 보이],[쌍화점]에서 좀 독특한 인상이 오래 기억 된 배우입니다.
자기만의 색깔이라고 할까요.
좋은 배우가 되 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haRu 2009.08.27 14:53
미실이 진 이유는 허패냐 진패냐의 문제가 아닌 페러다임에서 진거죠.
절대 미실이 일식이 없다고 공표해서는 안되는 문제였습니다.
미실은 하늘이 일정한 원리에서 각종 자연재해(일식이나 월식등...)가 일어 난다고 믿는 이였습니다. 즉 하늘의 뜻이 아니라 자연현상에서 사람들이 하늘의 뜻을 찾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죠.
월천대사가 사라지기 전 대명력의 부정확한 산법으로, 또 대략적인 계산과 관측으로 곧 일식이 있음을 전달 받은 그녀라면, 반드시 일식이 발생하지만 언제 일어나는지를 관심가어야 했습니다.
즉, 작가가 미실과 시청자를 일식이 존재 여부로만 관심을 몰아가 긴장감을 조성했지만... 졸작이였죠.
굳이 드라마를 보고 짜마추자면, 비담이 미실과 대면에서 일식날짜를 던지면서 이것이 진짜냐 뻥카냐 물어보면 사고의 틀을 좁혔다 할 수 있지만....
일식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거기에 그 일식이 없다는 공표는 멍청하고, 바보같은 말이였죠. 하늘의 뜻이 없다고 한 그녀가(즉 미실은 사실주위자죠.)...
뭐 사실 노골적인 뻥카 티내는 경우는 바로 진패를 잡을 때 자주 쓰는 거죠. 상대방이 레이스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사실 확인을 들어오게 만드는....(종종 친구들과 포커나 섯다 할때 쓰죠, 뻥카 의심되면 한명이 책임지고 확인사살들어 오게 만드는...) -
hans 2009.08.27 15:18
제 생각에는,
미실이 "최소극대화"전략을 택하지 않은 것이 잘못입니다.
도박판에서 판돈이 많은 사람이 유리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밑천이 작은 사람은 작은 손해도 치명적입니다. 따라서 안전빵 위주로 플레이하다가는 가랑비에 옷이 젖어 오링되게 마련이죠. 반면, 밑천이 넉넉한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확실한 기회에만 베팅을 해도 됩니다.
미실은 판 돈이 넉넉한 사람입니다.
반면, 덕만공주는 판 돈이 별로 없죠. 그런데 미실이 "이실이 없다"는 위험한 베팅을 해야했을까요?
1. 진짜로 일식이 있을 때
(1-1)일식이 있다고 예견하면, 비석의 예언을 긍정하게 되어 덕만공주의 지위를 인정하게 되지만, 자신의 신통력도 그대로 유지하게 됩니다.
(1-2)일식이 없다고 예견하면, 신통력에도 금이 가고, 덕만공주의 지위도 인정해야합니다.
2.실제 일식이 없을 경우
(2-1) 일식이 있다고 예견하면, 신통력에는 금이 가지만 덕만도 공주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2-2) 일식이 없다고 예견하면, 최고죠.
미실공주는 "일식이 없다"는 예견을 했습니다. 맞으면 대박이지만 틀리면 쪽박인 전략이죠.
반대로 일식이 있다고 예견을 했으면 맞으나 틀리나 중간은 가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한판의 승부가 아니고 장기전이라고 봤을 때 미실에게 유리한 전략은 분명 두번째 전략입니다.
자신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과신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게임의 구조를 분석했더라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초록누리 2009.08.28 02:08 신고
그렇지요. 일식이 있다고 했으면 황실신녀 체통은 구겨지지 않았겠지만 덕만을 인정해야 겠지요.
일식이 없다고 했으니 황실신녀 체면도 떨어지고 덕만도 인정해야하고..
문제는 덕만의 전략이었지요. 덕만의 진짜 의도는 미실이 일식이 없다라고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야 덕만이 둘다 얻을 수 있으니까요.
덕만이 진패를 다 던진 것도 덕만의 심리전이 미실보다 한 수 위였지요.
미실은 남의 수를 분석하느라 자기 머리가 읽히는 것은 간과했고, 덕만이 미실의 머리를 한 수 앞서 읽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잘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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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 2009.08.27 16:54 신고
초록누리님은 점점... 드라마 평론 전문가가 되어가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분석을 하시는지... 놀라워라..^^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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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아빠세상보기 2009.08.27 22:45 신고
덕만에게는 좋은 카드들이 많네요.
좋은 하루 되셨나요. 시차가 있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여기는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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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쉐프 2009.08.28 04:24 신고
이번주는 정말 최고더군요~~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가 풀어져서 다음주부터는 조금 덜 흥미진진하지도 모르겠어요. ^^
선덕여왕 정말.. 요즘 최고의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월천대사를 확보한 덕만공주는 미실을 상대로 맞불 작전으로 나갔지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실이 죽은 새를 이용해 황실에 변고가 생길 것이라 흉조를 퍼뜨리자, 덕만공주는 살아있는 형광새를 이용하여 황실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길조로 받아치면서 말이지요.
그동안 당하고만 있었던 덕만은 이제 미실에게 '이제 당신차례'라며 싸움을 겁니다. 그런데 덕만이 미실과 싸우려면 미실을 이길만한 강한 한방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월천대사가 계산해 준 일식예정일 입니다. '일식은 일어날까? 일어나지 않을까?' 모두가 궁금해 했는데 덕만공주는 얄밉게도 입을 꼭 다물고 있었네요. 왜냐하면 이게 작전이 필요했거든요. 일급비밀은 역시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상책인지라...
그리고 덕만공주는 미실을 상대로 치밀한 심리전을 펼칩니다. 덕만이 쥐고 있던 패는 '일식이 일어난다'였습니다. 일식이 일어난다가 이 싸움의 진패였던 것이지요. 그럼 미실을 꺾기 위해서는 미실의 입에서 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게 해야되는데, 자신의 머리 속까지 훤하게 꿰뚫는 미실을 속이기 위해서는 큰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지요. 그것이 월천대사가 계산해 준 날짜가 적힌 서찰과 비담이었습니다. 대놓고 진패를 들이밀고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해보라고 통크게도 자신의 패를 보여줘 버립니다. 덕만공주가 노린 것은 미실이 일식이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진패를 내밀고 이를 구분하라는 심리전에 말린 미실은 이 진패를 허패로 여겨 진 것이었구요. 미실은 덕만공주가 설마 진패를 들이밀 줄을 생각을 못했던 것이지요.
그럼 덕만공주가 어떤 판을 벌여 미실을 끌어들이는지 보기로 하지요. 월천대사의 일식 계산을 손에 넣은 덕만공주는 비담을 시켜 사라진 예시 나머지 부분이 새겨진 비석을 나정에서 솟아오르게 합니다. "개양 하나가 하늘로 돌아가면 일식이 있으리라. 개양자가 서야 계림의 하늘은 다시 밝아지고 새로운 하늘이 열리리라"이런 내용이 새겨졌다는 위조품으로 말이지요.
이때부터 미실과 덕만은 '타짜'도 울고 갔다는 투전판을 차리고 치열한 심리전에 들어갑니다. 저는 다른 노름은 못하지만 고스톱은 가끔 즐기는지라(?) 어떤 상황인지는 알겠더라구요. 일종의 3고를 눈앞에 두고 판에는 누가 시원하게 X을 싸놨는데 나한테는 없고, 상대방도 없는 것 같은데 고냐 스톱이냐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하는 정도.. 덕만과 미실의 투전판이 워낙 크니 비유가 적절치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모든 이들이 목이 빠져라 미실의 입만 쳐다보고 있으니 미실도 어쩔 수 없지요. 일식의 유무에 대한 대답을 해줘야지요. 사실 비석에 새겨진 계시가 가짜라는 것을 비담에게 들었지만, 그게 불린 콩으로 만든 조작극이었음을 알리면 그간 미실이 받았다는 하늘의 계시 역시 다 거짓으로 들통날테니 오도가도 못하게 된 거지요. 그러니 미실은 덕만이 마련한 투전판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지요. 어차피 확률 반반게임인데 미실이 누굽니까. 사람의 눈만 들여다봐도 그 사람 생각까지, 벽장에 숨겨놓은 꿀단지가 토종꿀인지 양봉꿀인지 까지 안다는 사람이지요.
상대 패만 알면 승률 99%를 자랑하는 노련한 승부사 미실은 주특기 독심술로 일식의 진위 파악에 들어갑니다. 미실과 덕만의 숨막히는 씨름 한판이 시작된 것이지요. 유신랑을 통해 덕만이 정광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를 보낸 것도 덕만의 속임수였다는 것을 간파합니다. 덕만이 유신랑을 보낸 것은 거짓말을 못하는 고지식한 유신랑을 이용해 일식이 일어날 것이라고 미실 자신을 믿게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요.
비담을 통해 받은 월천의 일식 예정일이 적힌 서찰을 두고 미실은 일단은 아니다에 한표를 겁니다. 씨름판에서 오른 발 한발을 내밀어 덕만의 다리를 먼저 건 상황이라 보면 되겠지요. 본디 격물(과학)을 한다는 월천대사는 월식이나 일식이나 어디까지 확률에 근거한 계산법이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모일 모시에 일식이 일어난다고 월천대사가 단정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게지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허리에 힘을 실어 넘기기만 하면 되는데 걸리는 인물이 있지요. 바로 미실의 아들 비담말입니다. 미실과의 독대에 실실 웃어가며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비담이라는 인물은 지금까지 미실이 만난 인물 중 최고로 심중을 꿰뚫기 어려운 자였지요. 그럼, 누가 낳은 자식인데 그 어미에 그 자식이지요. 가면을 쓰나 벗으나 생각이 잡히지 않는 비담을 두고 미실은 미실다운 묘책을 냅니다. 비담을 통닭구이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겁니다. 비담이 얼마나 닭고기를 좋아하는데, 더구나 기름기 쫙 빠진 장작구이 닭고기를 말이지요.
화형장으로 끌려나가는 비담은 덕만의 말을 생각합니다. 위험에 빠져서 구해주지 못하니까 알아서 재주껏 빠져나오든지 그것으로 인생 끝이니 알아서 살아나오라고 했던 말을요. 이제서야 모진 스승님의 구박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더구나 뭔가 꿍꿍이 있어보이는 재미있는 놀이가 시작되었는데 이대로 죽을 수는 없는 비담인지라 탈출을 시도 합니다. 비담의 멋진 무술묘기는 수준급이었어요. 하지만 역시 비담 혼자서는 무리였는지 잡히고 맙니다. 쇠사슬 그물이 덮쳐버렸거든요. 독수리도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그물을 비담이라고 별수 없었겠지요.
이제부터 미실은 마지막 힘쓰기에 들어갑니다. 허리에 온 힘을 주고 온몸으로 덕만을 모래판에 패대기를 치면 끝나는 것이었지요. 마지막 매다꽂을 본보기는 너무 총명해서 버리기에는 아깝고, 내 사람으로 취하기는 위험스러워 보이는 비담이었지요. 불쌍한 비담은 어머니와 형제, 삼촌이 보는 앞에서 화형장 위에 묶여 장작구이가 될 위기에 처합니다.
월천대사의 일식이 있을 거라는 계산은 24시간의 오차를 가지지만 사실이었지요. 사실 월천은 일식이 일어날 보름 오시(햇볕 쨍쨍한 11~1시 사이)에서 오차가 하루 정도 있을 거라 말해줬지요. 사실 덕만은 보름에 일식이 일어나든 다음날에 일어나든 진패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지요. 미실이 덕만이 가진 진패를 허패로 여겨 일식이 없을 것이라 믿을 거라는 것을 덕만은 읽어냈거든요. 월천대사가 덕만에게 마음을 열었던 것은 격물을 정치, 즉 힘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덕만의 진심어린 밑그림 때문이었네요. 그 밑그림은 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하는 첨성대의 설계도였고요.
이번 선덕여왕 28회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병법을 가장 잘 보여주었던 싸움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사실 덕만공주와 미실은 한치의 차이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상대의 패를 서로 예리하게 꿰뚫어 보았습니다. 덕만공주는 끊임없이 미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덕만공주는 미실이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역으로 이용해 막판 뒤집기를 성공한 것이었구요.
덕만공주는 미실에게 먹잇감을 던지면 절대로 미실이 놓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백성에게는 두려움의 존재, 천신황녀, 병권의 최우두머리, 황실 위에 선 실세 등등 어느 하나 덕만이 미실을 이기기 쉬운 것은 없습니다. 그런 강자를 자신의 싸움판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은 공주라는 신분도 있었지만, 미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민심이었고 정통성입니다. 미실이 지금까지 황후자리에 오르지 못한 이유는 정통성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성골이 아니라는... 신라가 골품사회였기에 가능했던 권력쟁탈전이기는 하지만 미실도 정통성을 권력으로 쟁취할 수는 없었던 것이었지요. 정통성은 바로 당시 귀족들의 지지와 백성들의 민심이었으니까요. 미실이 더 강해지려고 하는 것은 그런 지지기반의 취약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입니다. 이제 정통성을 내세워 두번째 판이 시작되겠지요.
두번째 판은 아마도 정통성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춘추공 유승호를 누구 편에 세울지가 정통성의 싸움에서 종지부를 찍게 되겠지요. 하늘의 뜻을 악용해서 민심을 장악하고 1인 절대권력체제를 만들어 온 미실과 황실로 공주 신분을 회복하고 들어간 덕만공주의 2회전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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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2009.08.26 10:52 신고
사실 통찰력이 뛰어나 사람의 마음을 읽는(?) 미실이 어제는 너무 어이없이 당했다는 기분이..
따지고보면 덕만이 황실에 들어오기 위함이라는것이 눈에 뻔하고
그런걸로 따지면 비문대로 일식이 있어야만이 가능한일이였는데 말이죠..
왜 비문을 조작해서 올렸나를 생각했다면 답은 너무 뻔했다지요
미실이 일식은 일어난다~라고 해주길 바랬는데.... ㅎㅎㅎ (전 미실 편애모드가 여전해서 ㅋ)
전 처음부터 일식은 있을꺼야..라고 생각해서인지
좀 다른 획기적인 방법으로 미실을 꺽어주길 바랬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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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 2009.08.26 11:46 신고
근데, 헛패는 바둑 용어인 줄 알았어요...
아무튼 재미있었네요...
반전이 멋졌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연하게 맞은 줄 알았어요.
비담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가 궁금했는데...
바로 그거였군요.
트랙백 걸고 갈께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뉴웨이브 2009.08.26 12:10
덕만과 미실의 1차 지략 싸움에서 덕만이 먼저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뒀네요 ~~~. 권모술수와 계략의 귀재 미실이 보잘것 없는 덕만에 패한 것은 권선징악이라는 측면에서 사필귀정의 의미가 있지만, 지적하신 대로 민심과 정통성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올바른 지적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가 아닌 역사속 선덕여왕은 실제로 지혜가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화려한 꽃 그림을 선물받았는데, "아름답기는 한데, 향기는 없는 꽃"이라고 말해 신하들이 실제로 확인해보니 그 꽃은 화려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향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선덕여왕은 벌이 그려져 있지 않은 것을 보고 향기가 없는 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지요. 누구나 아는 유명한 일화인데,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니 어릴적 책에서 읽었던 이런 얘기가 문득 기억이 나는군요. ㅋㅋㅋ.
아무튼 앞으로 이어질 덕만과 미실의 2 라운드 싸움이 더 볼만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덕만의 무기력한 모습에 다소 실망했던 시청자들은 악의 상징인 미실을 향해 던지는 덕만의 박력있는 승부수에 더욱 열광할 것 같네요. 이런 점에서 본다면 드라마 초반 이요원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이런 극적 반전의 묘미를 더하기 위한 의도적 장치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늘상 벌어지는 선과 악의 싸움에서 선은 항상 나약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악은 강한 힘으로 선을 압도하는 구도로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흥부전이나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등등 그런 예는 너무 많지요~~~.
다소 논란이 됐던 이요원의 연기도 앞으로 확연하게 달라져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챙기시는 것 잊지 마세요. 이렇게 많는 양의 글을 소화하려면 에너지 소모가 많으싵 테니까.ㅎㅎㅎ. 괜한 걱정까지 했나요. ㅋㅋㅋ -
영웅전쟁 2009.08.26 12:14 신고
이 시간에...
제가 기침만 해도
앙칼진 소프라노 소리....
"여보 좀 조용히 하셔" ㅎㅎㅎ
그래도 큰소리 칩니다.
초록누리님과 갓쉰동님등 이웃 포스팅보고
제가 평가하는 말에 옆지기 귀가 솔깃 하는지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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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황대장 2009.08.26 13:06 신고
어제도 고민 때문에 못 보았다는...
다음주 부터는 좀 더 똑바로 정신 차리고 세상에 임하기...
글로 때우고 요번주 내 밀린 두볓 봐야겠습니다 ㅋ
화이팅 ^^ -
♡ 아로마 ♡ 2009.08.26 13:40 신고
어제 보면서 덕만이 아군도 속인다고 생각했었어요~
우훗~
갈수록 재밌어지고~
담주부턴 공주의 모습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네요~
기대됩니다~^^ -
모과 2009.08.26 15:30
초록 누리님의 감상평을 보고 처음부터 다시보기해서 보고 싶어 졌습니다.
K B S는 공짜, 타방송은 500~1000원입니다. 한회분이지요.
저는 다시보기 잘 합니다.^^ -
labyrint 2009.08.26 21:18 신고
초록누리님, 저 오늘 트랙백 대박 맞았어요...
드라마 '선덕여왕'에 제 소설 '선덕여왕'을 트랙백 걸어놓으니 방문자가 급증했어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악랄가츠 2009.08.26 22:07 신고
어제 오랫만에 제대로 시청하였는데~! 하앍 ㅋㅋㅋ
너무 재밌어요! 후훗 저는 바로 눈치채었지만 ㅋㅋㅋ
알고 봐도 재밌다능~! ㅎㅎㅎ
얼른 다음주가 왔으면 좋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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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만공주 2009.08.27 02:50
ㅋㅋ 헌데, 애시당초 덕만이 이길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소. 미실이 덕만의 수를 알아차리든, 아니든, 일식이 일어나든 아니든. 덕만이 뿌려놓은 떡밥은, 갑의 상황이 되든, 을의 상황이 되는 미실에겐 진퇴양난 딜레마의 상황이었고, 덕만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이득을 보는 상황이었죠.
"계양자립 계림천명"이란 말 자체가 등장한 시기부터, 그 수법이나 말에 담긴 의미 모두 일식이 일어나든 아니든 덕만에게 유리한 영향력, 미실에게 불리한 영향을 끼치는건 사실이니까요. 애시당초 부정한 방법, 거짓으로 권력을 쟁취한것 자체가 미실에게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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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 나라로 통일되지 못하고 6가야라는 부족국가 연합으로 결국은 신라에 흡수 병합되었지만, 가야민은 우수한 철기문명을 자랑하는 민족으로도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철제 갑옷과 투구, 칼 등의 우수한 철제무기 제조기술을 보유한 가야민의 흡수는 그런 의미에서 덕만공주가 지지기반을 마련하고 후일 삼국통일을 이룩하게 하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 보입니다.
역사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드라마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기로 하겠습니다.
이번주는 한마디로 덕만공주와 미실의 민심을 이용한 한판 대결을 통해 '여론조작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 김유신인데요.저는 이번주 선덕여왕을 보면서 처음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지난주 선덕여왕에 관한 리뷰글 <유신랑의 변화, 엄태웅 살아날까?>에서 유신랑 엄태웅에 관한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 때 유신랑이 "이제부터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라는 말을 하며 예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사랑을 끊어냈다는 글을 썼습니다. 그게 유신랑이 사랑을 끊어내는 모습이었다고 말이지요.
오늘 그장면이 다시 이어지면서 유신랑은 제게 더 큰 감동을 주면서 더욱 큰 인물로 다가오더군요. 유신랑은 앞으로 덕만은 큰 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핵심참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하인 자신은 '앞으로 항상 왕인 덕만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것이고, 지도자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그런 말이었는데요, 절대적 충성과 함께 입바른 소리도 꼭꼭 잊지 않고 할테니 '너 조심해'라는 경고성 충성맹세를 한 것이지요.
이런 정치참모들이 지도자 주위에 많이 있어야 하는데 덕만공주는 반드시 필요한 충신을 얻은 것이지요. 그리고는 눈물의 포옹을 했는데 가슴이 짠해지더군요. 남자와 여자로서 처음으로 안는 것이었는데, 이게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 두사람의 눈물이 옷깃까지는 아니고 살짝 촉촉하게 눈시울을 적시게 했습니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물으려 하지말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라. 자식이 무엇을 말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자식의 마음을 읽어내는 어머니처럼,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봐라. 그것이 앞으로 공주께서 할일이다"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지적해 주니 어찌 유신랑을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물론 역사 속의 인물 김유신 장군을 말이지요.(엄태웅에 대한 존경은 아닙니다. 요즘 이런 것을 상세하게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자꾸 제게 항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번회 덕만공주와 미실의 팽팽한 대결이 되었던 민심의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덕만이 쌍생 중 한 쪽이라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지고, 사다함의 매화 근원지인 월천이 덕만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미실은 입지를 굳히기 위한 작전에 들어갑니다. 하늘의 계시를 조작하여 황실의 후계자를 정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신관 설매를 이용하여 민심선동작전에 들어갑니다. 죽은 새와 떨어진 현판을 이용하여 황실의 불길함을 예언하고, 신성스러운 나정(혁거세의 알이 나왔다는 우물로 지난번 미생이 콩을 이용해서 부처상을 번쩍 들어올렸던 그곳 기억하시죠?)에서 피가 솟아오르게 하는 일을 꾸미게 하지요.
황실과 백성들이 불안에 떨자 미실에게 천심과 민심을 달래주라는 원성을 방방곡곡에서 들끓고 일어나도록 한 미실은 자연스럽게 하늘의 계시를 받기 위해 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신당에 들어가 7일 정성기도를 바칩니다. 100일 기도 정도는 해야 하늘도 움직일 수 있었을텐데 너무 기도가 짧았는지 미실의 기도는 효과가 없게 돼버리지요. 대전에서 막 하늘의 계시를 말하려고 하는데 신관 설매가 들어와 막아버렸거든요.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신라의 비급 "어출쌍생 성골남진"의 뒷부분이 공개된 것입니다. "개양귀천 일유식지 개양자립 계림천명 신천도래"랍니다. 해석하자면 "개양 하나가 하늘로 돌아가면 일식이 있고, 개양자가 서야 계림의 하늘은 다시 밝아지고 새로운 하늘이 열린다"는 내용이라네요. 아시다시피 이것은 모필의 대가 죽방의 작품이었겠지만요.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 수세에 몰리게 된 미실은 나정에서 괴이한 짓을 하고 있는 비담들 잡으라 하여 실로 20년이 넘은 세월만에 버렸던 자식과 대면하게 됩니다.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는' 애끓는(?) 모자상봉은 이렇게 피바람을 예고하며 27회는 끝났네요. 설마 비담이 미실의 손에 쉽게 죽지는 않겠지만 예고편을 보니 멋진 무술신이 준비된 걸로 보아 시청자들은 공중을 휙휙 날아다니는 열혈강호 한비광의 현신 비담의 눈부신 활약을 볼수 있게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저는 그런데 두사람이 다 민심이라는 것은 이용하지만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점이 한가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새입니다. 천관신녀를 통해 미실은 죽은 새를 이용해 황실의 변고와 민심을 동요하게 했다면, 덕만은 살아있는 새를 이용하여 민심을 동요시킵니다. 사람의 뼈와 고양이 오줌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뼈와 고양이 오줌에는 인 성분이 많아 밤에는 빛을 낸다고 하는데, 새를 잡아 깃털에 묻혀서 날림으로써 형광새 즉, 광조를 만드는 데 성공을 한 것이지요.
이것이 미실과 덕만공주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실이 권력을 위해서라면 동물이 되었던 사람이 되었든 가차없는 학살과 죽음을 취했다면, 덕만은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을 살아있는 새를 이용해서 은연 중에 암시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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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 2009.08.25 16:32 신고
새를 이용하되 살려서 이용하는가 죽여서 이용하는가... 산 새와 죽은 새... 에서 차이를 느끼긴 했는데, 그것을 미실과 덕만의 차이점으로 연결시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를 못했네요. 요즘은 집중하기가 왜케 힘든지 ㅎㅎ 덕만은 어려서부터 사람을 위하는 인자(仁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갑작스레 너무 뛰어난 지략을 보여주니 당황스럽긴 하지만, 하여튼 그런 지혜와 인의를 겸비하고 있는 덕만은 좋은 임금이 될 것 같습니다. (이요원은 여전히 별로 맘에 안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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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2009.08.25 16:53
저는 그냥 흥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누리님 글을 읽고 나니 무언가 보이지 않던 드라마의 큰 동선이 확연하게 그려지면서 극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더해집니다. 분석의 틀이 탁월하다고나 할까요. 정리하면서 드라마에 접근하게 되는군요.
고래로부터 정치에서 민심조작이나 여론조작은 아주 흔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이런 통치기법을 현대 정치학에선 대중조작이라고 하는데, 합리적인 생각들이 보편화되지 못했던 시대에는 왕조나 권력의 앞날을 예견하는 중요한 지표로 이용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하늘의 뜻을 받드는 자가 지도자가 된다는 천명(天命)사상이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받드는 자 천하를 얻는다, 뭐 이런 뜻인데요. 지금이나 그때나 하늘은 어떤 징후를 통해 사람들에게 길흉의 시그널을 보여준다고 믿었던 거죠.
이때문에 권력을 쟁취하려는 세력이나 집단은 예외없이 천명이 자기 편이라는 해석을 낳을 아전인수식 징조들을 조작하는데 운명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유교를 정치와 연관지어 해석하는데 공헌한 맹자의 영향이 큽니다. 맹자는 하늘과 백성의 뜻에 따라 선정을 베푸는 왕도정치를 가장 바람직한 정치체제로 봤는데, 그렇지 못하고 패도정치로 나아갈 경우 역성혁명이라는 장치(쿠데타)를 통해 언제든지 하늘의 뜻을 관철할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천명 사상을 이용해 백성의 마음을 얻으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7년 한국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10원 짜리 동전에 조그만 부처상을 다보탑 옆에 그려넣어 발행케 했는데, 이는 불교를 믿는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대중조작의 한 예로 들수 있겠습니다. 또 92년 선거에서는 국민당 후보로 나온 현대 정주영 회장을 조선시대 새로운 왕조출현을 예견한 정도령 사상과 연결시켜 민심을 파고든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10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얼마전에는 남대문이 불탔던 사건을 두고 민심을 흉흉하게 하는 여러 얘기가 나온 것도 이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ㅎ ㅎㅎ. 너무 삼천포로 빠졌나요.
결론적으로 정치 공부에도 좋은 소재가 되는 드라마네요.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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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가츠 2009.08.25 20:11 신고
흑.. 블로그 만지작 거리는라.. 항상
거실에서 들리는 TV소리로만 청취하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
흑...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듣고 있어요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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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6 10:31
핵심내용은 마지막 단문인가요?
드라마도 글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것 같아요. 내사람을 어떻게 만드는가 하는...
사람이 권력인 이 드라마의 주제를 잘 보여주는 대목인것 같습니다^^ -
드라마 선덕여왕이 꿈의 시청률 40%를 넘어서며 유아독존 고공행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월화드라마에서 선덕여왕의 아성을 무너뜨릴 드라마는 선덕여왕이 종영될 때까지 없어 보입니다. 덕만공주의 출생과 존재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덕만을 중심으로 한 역전의 한판승이 준비되고 있으니 본격적인 스토리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선덕여왕 25회는 덕만의 뼈대를, 26회는 유신랑의 뼈대를 완성함으로써 덕만이 미실을 무너뜨리고 선덕여왕으로 등극하는 살을 붙여가는 작업만 남은 셈이지요.
그런데 이제 뼈대가 다 완성되었으니 살만 잘 붙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건드려주지 않으면 안될 인물때문에 찜찜해지는데요, 바로 미실 역의 고현정입니다.
아역 덕만에서 성인 이요원의 덕만으로 넘어갔을 때, 그리고 어린 유신랑이 엄태웅의 나이 든 모습으로 바뀌었을 때의 어색함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고현정이 덕만역을 맡았다면 더 불편했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지금의 미실이 많이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도무지 나이를 종잡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잘 잊어버린다는 인간의 편리한 사고구조때문인지, 변하지 않은 미실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지금은 나이논란도 무의미해 보이기는 합니다. 하긴 고현정이 극중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아주 안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가채의 장식도 나이에 맞게 화려함에서 우아함으로 조금씩 바뀌었고, 화장도 한결 연해졌으니까요. 입술도 이제는 거의 투명에 가까운 색으로 칠하고 나오니 과거 요염하고 젊은 미실의 모습에서 쬐금은 나이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정작 심각한 문제는 고현정의 극중 나이에 맞지않는 모습이 아니라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연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글을 쓰면서 저는 제 의견에 무수한 반발이 있을 거라는 예상도 하고 있습니다. 워낙 '모래시계'를 비롯한 화제작들에서 청순연기의 독보적 존재로 연기력 인정을 받았고, '봄날'이나 '여우야, 뭐하니' 등의 작품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니까요. 아름다운 미모에 주어진 역할도 완벽하게 소화해 왔으니 고현정의 연기력에 딴지를 거는 것이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요즘 선덕여왕을 보면 고현정의 연기가 거의 그림처럼 정형화되어 있는데도 지적이 많지 않은 것을 보면, 고현정의 연기력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불문률에 부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미녀배우, 워낙 연기력도 훌륭한 배우이다보니 의도적으로 보호하기에 나선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얼마전에 지인과 고현정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분은 미실역의 고현정이 너무 연기를 잘한다고 찬양일색이더라구요. 표정이며 눈빛이 너무 카리스마 넘친다면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요.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대부분 고현정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선덕여왕의 보도자료로 나온 기사들에서 본 것들을 나열하고 있더라구요. 카리스마가 어떻고 어린 천명에게 "너 때문이다"라고 했을 때의 미실표정이라든지, 소화와 아기를 궁밖으로 내보낸 병사의 목을 쳐버린 장면 등등... 이게 다 언제적 이야기입니까.
문제는 몇회를 지나고 나서의 고현정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더라구요. 요즘은 고현정의 카리스마 띄우기 보도자료들이 거의 없으니까요. 미실보다는 덕만의 출생과 다른 인물들이 워낙 환영을 받으면서 관심이 그 쪽으로 가고 있으니 고현정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게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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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초반부터 선덕여왕의 시청률을 끌어 온 일등공신 고현정이 이렇게 화제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이유가 단지 스토리전개에서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거나 알천랑이나 비담, 문노, 춘추, 월야 등의 복병들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유는 고현정에게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현정은 선덕여왕 첫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나왔던 원년멤버 중 최고로 많이 등장한 인물입니다. 선덕여왕 출연자들 가운데 토박이 중의 토박이라는 게지요. 게다가 드라마 줄거리의 양대산맥 중 한 축이고요. 그런데도 요즘은 미실의 카리스마라든지 고현정의 연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고현정의 사극에서의 연기력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덕여왕이 시작되면서 감히 고현정 연기력에 대해 다른 의견을 들이대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정도로 고현정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포장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포장지를 벗겨보니 이 포장지가 사이즈만 작지 다 같은 포장지더라구요. 다른 색깔, 다른 문양, 다른 재질의 포장지가 나와야 또 뜯어보고 싶은 호기심도 생기는데, 지겹도록 같은 포장지만 나오니 딱 두가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 그냥 몇장씩 한꺼번에 풀고 싶다. 둘, 더이상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다.
고현정은 한마디로 그림같습니다. 입술과 눈만 그때 그때 움직여주는.. 너무 심한 평일지 모르지만 매회 거듭될수록 고현정의 연기에 대해 저는 아무런 변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두려우냐, 나 미실이다", 이 대사도 이제는 지겹지요. 미실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것임에도 미실은 공포스러운 인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악녀? 그런 이미지도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혹자는 악녀의 이미지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로 잘 보여주고 있다고도 하던데, 제가 부족하여 내면을 읽지 못해서인지 고현정의 아름다운 얼굴외에는 보이지가 않더군요. 매번 똑같은 서늘한 표정이며, 한결같은 미소, 어린 천명을 마주했을 때의 아리까리한 표정도 매번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고, 눈썹 위로 치켜주는 것외에는 다른 것을 보지 못했으니말입니다.
사극은 어떤 드라마보다 의미전달에 있어 얼굴표정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동안 사극에서 악역을 했던 연기자들을 떠올릴 때 그 역할이 상궁이었든 후궁이었든 왕비, 혹은 태후였든지 간에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악녀기'가 있었거든요. 역대 장희빈들, 왕과 비에서의 최명길, 대장금에서의 최상궁 견미리, 그외 사극에서 많은 여자연기자들의 서릿발 같았던 다양한 표정들을 떠올려보면 고현정의 표정연기는 한참이나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그것도 연기 중의 하나라고 두둔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고현정이 디테일한 표정연기에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사톤에서도 사극스럽지 못한 점도 많이 보이고요. 예를들어 고현정은 왕앞에서(왕앞에서도 빠른 속사포를 할때도 있지만), 혹은 몇몇 대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빠른 속사포입니다. 천천히 "두려우냐"라고 대사를 할 때는 힘이 느껴지다가도, 그의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남자들과 있을 때의 속사포들은 대부분 신경질적인 모습만으로 느껴지거든요. 공포와 두려움의 상징이 되어야 할 미실이 신경질적인 후궁의 한사람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엄태웅과 이요원이 극중 무게감이 없다는 질책을 받을 때 고현정은 묘하게도 빠져나가 버립니다. 고현정보다는 사다함의 매화나 월식소동에 집중했고, 무엇보다 이요원이 집중포격을 받음으로써 고현정의 화살받이가 돼줬거든요. 이요원이 어정정한 캐릭터로 지겹다는 지적을 너무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사실 고현정에게는 지적을 심하게 하지 못해왔지요. 만약 이요원이 일찍 어정쩡한 캐릭터를 버렸다면 고현정의 연기는 일지감치 지겹다는 평을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표정이 그표정이고 같은 대사만 반복하고 있는 고현정에게 더 일찍 싫증이 났어야 하는데 이요원이 막아주고 있었던 셈이지요.
그런데 이제 고현정은 방패막이가 없어졌습니다. 무게감없던 이요원이 투사같은 덕만공주로 변해버렸거든요. 그러니 이제는 고현정 역시 변화를 줘야 합니다. 고현정이 나오는 장면은 항상 보릿자루같은 남자들 속에서 영양가 없는 얘기만 하고 있는 미실의 회의실에서 거의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같은 인물, 같은 장소, 같은 분위기 속에 있다 보니 고현정도 매번 그림같이 비슷한 표정입니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랑방 토론이나 하는 모습을 계속한다면 이제는 고현정의 사극연기의 한계가 도마위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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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2009.08.20 13:12
40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곱고 귀티가 나는 자태입니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드라마를 계속 보기 어렵지만 일억원 고료 당선작 [미실]이 원작인 만큼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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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자. 2009.08.20 14:20
태클은 아니옵지만 이글은 지극히 개인적관점에서 쓰신거같군요.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지극히 개인적 관점인 생각을 마치 절대적 의견인거 같이 서술하여서 상대를 논리적으로 이해시키 못하는 점이 있네요~어째든 님 관점은 잘 봤습니다.^_^
안티적 글이 아니라 님이 고현정님을 비판과 판단하셧듯 저또한 간략히 적어보았습니다.
수고하세요~ -
음 2009.08.20 14:27
심각한 일반화의 오류네요.
개인적으로 선덕여왕을 안 봅니다. 저는 덕만같은 캐릭터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가끔 포스팅을 보는데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글은 또 오랜만이네요.
주장을 하려면 정확한 논거, 혹은 정확하지 않더라도 개연성이 있는 논거가 있어야죠. 쭉 읽어보다 '고현정의 연기가 그림같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한 문장을 찾아냈습니다.
"요즘 선덕여왕을 보면 고현정의 연기가 거의 그림처럼 정형화되어 있는데도 지적이 많지 않은 것을 보면, 고현정의 연기력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불문률에 부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현정의 연기가 그림처럼 정형화 되어 있다 -> 아무리 포스팅을 뒤져봐도 이런 글은 찾기 힘든 개인적인 의견을 마치 객관화된 것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없는 건 불문률인거 같다 -> 본인께서 글에 쓰신 것처럼 극의 중심이 옮겨졌기 때문이라는 점은 너무 쉽게 제쳐버리시네요. 그렇다면 왜 불문률일까요. 고현정의 힘이 막강해서 누구처럼 개인 블로거까지 막아버린다는 건지. 아니면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용감하게 말한다는것을 말씀하시고 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하셨으면 추천 100개라도 날리고 싶은 글인데,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단정이 묘~하게 반감을 갖게 하는 글입니다.-
초록누리 2009.08.20 15:08 신고
제가 '고현정의 연기가 거의 그림처럼 정형화되어 있다'라고 분명히 썼습니다,
음 님께서는 이 문장을 객관화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고 하시는데요.
잘 읽어보세요. 만약 제가 객관화된 자료나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저역시 같은 생각을 가져서 이런 글을 썼다면 이런식으로 썼겠지요.
"고현정의 연기가 거의 그림처럼 정형화 되어있다고들 하는데도.."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문장 끝부분에 분명히 "생각이 듭니다"라고 썼고요.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지요.
만약 일반화된 것처럼 보이려고 했다면 이런식으로 썼겠지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식으로요.
그리고 고현정의 힘이 막강하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고현정에게 무슨 힘이 있는지..
그리고 개인블로거까지 막아버린다? 그말도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고요.
단정이라고 생각하셨다니 저도 유감입니다. 그리고 일반화시키고자 의도해서 쓴 글은 더더욱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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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2009.08.20 14:47
저도 그동안 선덕여왕 보면서 그런 느낌 있었습니다. 이 미실 할때마다 눈썹 치켜올리면서
어설프고 똑같은 표정ㅋㅋ
아무리 고현정이라해도 청순연기만 해오다보니 악녀역엔 부작용이 있었나봅니다.
그리고 선덕여왕역도 당연히 고현정이여야한다는 모 그런 인식이 없지않아 있었죠. 전 이요원이 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랑복장하고 머슴아처럼 뛰는 상상을 해보세요 왠지 고현정은 맞지 않는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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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 2009.08.20 20:40 신고
정말 예리한 분석이시네요... ㅋㅋ
미실의 캐릭터가 그렇게 드러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늙지 않는 미실... 고현정이 늙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아닐까요? ㅋㅋ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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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C 몽상가 2009.08.21 07:23 신고
악역의 어려움이라고나 할까요? ^^ 점점 지루해지는 캐릭터죠.
점점 악랄해지거나 하면 조금이나마 눈에 띄일까... 어려워요. ^^ -
오홋 2009.08.22 16:50
일단 젊게 보이고 싶은 외모에 대한 집착부터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덕만이 태어나기 전부터 성인이 될 때 까지 전혀 변한 게 없으니
미실은 분명 진시황도 얻지 못했던 불로초를 통으로 씹어먹은 게 틀림없습니다.
여배우가 화면에서 젊고 이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극의 흐름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홀로 독야청청하니 보는 입장에선 난감하기만 합니다. -
도로시 2009.11.29 16:37 신고
정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
고현정이 1회에서 보여준 연기는 부족함이 거의 없었다고 보여져요.
대본의 문제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예를 들어 (표정에 미세한 변화를 주며) 라던지 이런 설명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1회 이후 미실의 난이 있을 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덕만이 미실보다
나았던 것은 사실 인 것 같아요. 1회와 50회의 연기가 워낙 강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 사이의 기간동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도 미소를 짓는다던지
계속 같은 목소리 톤으로 "예. 시작합니다." 이런 말투로 일관한 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언젠가부터 누가 악역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딱히 고현정파보다 이요원파가 선해보이지도 않았고 (꿈과 관련된 몇가지 장면을
제외하고는) / 현대정치랑 연관지어 작가가 좌파적으로 글을 썼다는 인터넷 뉴스를
보고 나니 이상하게도 맞아떨어지는 턱에 보기가 좀 불편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고현정의 대상 수상 자체를 반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고현정의 연기력
자체의 문제보다는 노력이라던지 대본의 문제등 복합적인 것이 작용한 것 같아요.
답글 달아주세요 -
덕만은 구름이 태양을 가릴 수 없듯이 천명공주 곁에서는 철저하게 그림자가 되어야 했었기에 지금까지는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달라진 눈빛을 보니 다시는 울보 덕만이로는 돌아가지 않을 듯하니 다소 안심입니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이번회에 천명공주의 모습이 안보이니 빈자리가 커보이더군요. 상여행렬에 백성들이 통곡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천명공주의 죽음이 슬퍼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길게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 덕만이가 떡하니 들어와 버렸습니다. 울보공주가 아니라 깃발을 휘두르며 전쟁을 독려하는 잔다르크같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선덕여왕 25회는 어느 때보다 숨돌릴 틈도 없이 빠르게 긴장감있게 전개되었는데요. 그런만큼 강렬했던 명장면, 명연기가 많았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이 장면들은 단순히 연기를 잘하고 못했고를 떠나 앞으로 선덕여왕이 가지고 갈 스토리가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드라마 선덕여왕 25회의 최고의 명장면 명대사를 이렇게 뽑아봤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1: 나는 신라의 공주다
"신라를 먹을 거에요. 신라를 뒤집어 버릴 거라구. 미실을 무너뜨리면 되겠지"
지금까지 덕만의 대사와는 톤도 달랐습니다. 배꼽아래 단전에서 끌어올리는 듯한 강한 힘이 느껴졌으니까요.잠시 저는 심은하의 명대사 "부숴버릴거야"를 듯는 듯한 느낌이 전해지던 이 장면을 선덕영왕 25회의 명장면 명대사 하나로 뽑고 싶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2: 알천랑의 낭장결의
제가 지난번 선덕여왕 관련글 <'선덕여왕' 유신, 알천, 비담 3인방 시대 열리다>에서 알천랑을 대의 명분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하는 사대부형 인물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알천랑은 역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목숨을 거는 남자였습니다. 행동하는 양심, 실천하는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알천랑의 낭장결의 역시 이번회 명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3: 자결하려는 알천과 이를 막는 덕만
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며 비키라는 알천랑의 말에 덕만이 눈에 힘주고 말합니다.
"무례하다, 너 또한 나를 인정치 않느냐. 나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 신국의 공주가 될 것이고 너희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니 살아라"
급변한 덕만의 말투와 위엄에 기선제압 당한 소신남 알천랑도 예를 갖춥니다. 그리고는 "공주님을 지켜주지 못한 저는 더이상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입니다"라며 고집을 꺾지 않지요.
덕만공주 한번 더 발끈하지요.(아니, 이게 공주로서 명한다는데도 말을 안들어. 좋아 최후의 방법이다!)
"버텨라.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버텨라, 화랑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알천랑(화..화랑의 주인! 에고 얼른 꼬랑지 내려야지)은 "비천지도의 화랑 알천, 공주님을 뵈옵니다" 라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장면은 사람(충신)을 얻는 덕만과 평생을 섬길 주인을 만난 알천랑이 군신의 관계를 맺었음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라 하겠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4: 상천관의 죽음
미생과 상천관이 덕만을 죽이려 했다가 천명을 죽여버린 실수로 곤경에 빠진 미실은 상천관에게 최후의 결단을 하라고 협박합니다. 이에 상천관은 하늘의 뜻을 부정하고 스스로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미실에게 더 이상 천기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천관의 마음을 읽은 미실은 목숨이냐, 하늘의 뜻를 택하라며 독약을 주고 갔지요.
죽음을 택하려는 상천관 앞에 신궁의 비밀통로를 통해 덕만이 나타납니다. "하늘을 섬겨야 하는 자가 하늘을 이용하여 백성을 속이고 그 공포를 이용한 너는 천관녀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덕만을 보고 상천관은 미실을 이길 자, 즉 시대의 주인이 될 계양성 주인임을 알아보지요. 책력을 해석한 자가 누구냐고 묻는 중에 인기척이 들리자 덕만을 숨기고, 상천관은 미실을 맞이합니다. 상천관은 미실에게 마지막으로 하늘의 뜻을 전합니다.
"궁주님께서는 절대로 황후가 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쌍둥이 한쪽을 보면 그 자리에서 죽이십시오. 이제 이제 궁주님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화덕사에 있는 월천대사뿐입니다" 사실 화덕사의 월천대사는 덕만에게 해 준 말이었지요. 그리고는 독약을 마셔버립니다.
그동안 상천관은 시청자들에게는 미운털이었는데요, 그녀는 진정 하늘의 뜻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은 끝까지 미실에게 충성을 했지만, 하늘의 뜻은 거역하지를 못했으니까요. 하늘의 뜻을 거역하려 했다면 병풍 뒤의 덕만을 미실에게 고했을 테지요. 상천관은 이미 천운이 미실에게서 떠난 것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천기를 누설한 자신의 죄를 지고 죽음을 택했지요.
끝까지 미실에게 충성했고, 끝까지 하늘의 뜻을 따른 상천관의 죽음, 이 역시 이번회 명장면이었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5: 마야의 저주
쌍둥이 중 한쪽은 품에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멀리 떠나보내야 했고(이때까지는 덕만이 계림에 남아있는 줄은 몰랐었지요), 남은 천명공주마저 잃어버린 마야황후는 피를 토하며 미실에게 서슬 시퍼런 저주를 퍼붓습니다. 마야황후을 연기하는 윤유선의 눈에서 불꽃이 활활 타오를 정도였으니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라 하겠습니다.
"네 이년, 니년이 죽을 것이다. 니년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송장처럼 지내다가 비명을 질러도 소리가 나지않게 죽을 것이다. 비석도, 무덤도 흔적도 없이 죽으리라. 니년의 이름은 단 한 글자도 남지 않으리라"
마야의 서슬시 퍼런 저주 앞에 미실의 얼굴도 백짓장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니 미실도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석도, 무덤도, 이름도 남기지 않고 죽으리라는 마야의 저주는 미실의 최후를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곱씹어볼수록 정말 무서운 저주입니다.
너무 급격하게 변해버린 덕만이 낯설지만 덕만은 앞으로 여왕이 될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것 같습니다. 이제 덕만은 사람을 모아갈 것입니다. 덕만이 어떻게 사람을 얻어갈 지를 보는것이 앞으로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이지요.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제 '사람을 얻는 덕만'과, '사람을 잃어가는 미실'의 대조적인 모습을 그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에서 덕만은 충신 알천을 얻었고, 미실은 상천관을 잃었습니다. 신라의 공주가 되고, 신라를 가지겠다는 덕만이 어떻게 미실을 쓰러뜨리고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는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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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2009.08.18 15:51 신고
그런데 솔직히 천명의 죽음에 미실은 연관이 없지요
미실의 동생과 상천관이 꾸민일이니까요...ㅎㅎㅎ
뭐 그래도 역시 이요원이 역에 별로 어울리지를 않아서
극 몰입에 저는 좀 방해를 받고 있다는.....(역시 전 미실 편애모드입니당) -
쿨잼 2009.08.18 18:12
안녕하세요? 나도 디지털 영화 판매자 <쿨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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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방문자 수도 올리고,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도 해보시는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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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oolja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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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 2009.08.19 09:51 신고
초록누리님 어제 올리신 글 3개가 나란히 베스트 첫 화면에 걸렸더군요. 아, 부럽당 ㅎㅎ
추카추카 ~~ 뒤늦게나마 방금 올린 포스트를 트랙백 걸면서 기대고 갑니다.^^* -
민짜 2009.08.19 14:05
아참 이번 예고편에서 월천대사가 덕만이에게 하는 대사 보셨어요?
당신은 다릅니까? 일그러진 표정의 월천대사. 미실에게 실망했던 것이겠죠. 월천은 천문학을 통해 덕만이에게 새로운 힘이 되어 줍니다.
다음주가 매우 기대되어 애가 탑니다. ㅋㅋㅋㅋㅋ -
난이 2009.08.23 20:47
25화에서 꼭 좋아하는 부분만 있네요! 특히 덕만의 변화와 마야부인의 저주가 정말로 인상깊었습니다.. 덕만의 변화는 예상했었지만 마야부인의 저주는 정말 미실에게 가장 무서운 저주가 아니었을까요... 또 놀러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