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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9 '바보엄마' 하희라가 빨간 립스틱을 바른 이유, 알고보면 슬픈 이유 (8)
물론 남편 박정도가 보낸 것이 아니라 내연녀 오채린이 보낸 사진이었지만, 되돌릴 수 없는 관계임을 알면서도 영주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나 애정이 남아서는 아니었어요. 딸 닻별에게 충격과 상처, 아빠에 대한 실망을 주고 싶지 않은 이유였지요. 스탠퍼드로 조기유학을 떠나기 전까지만이라도, 아무 것도 모르는 닻별이에게는 엄마 혼자만 나쁜엄마이고 싶은 영주입니다.
연주는 뒤늦은 생일케잌으로 인감도장을 받으러 온 박정도에게, 닻별이가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만 닻별이랑 지내달라는 조건으로 결국 인감도장을 던져버리고 말지요.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절대로 들키지 말라는 조건과 함께 말이지요.
이런 인간이 "정의란 강요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한 자유의지에 의한 자발적인 선택이다"며 정의에 대한 강의를 하는 모습은 한 마디로 꼴값싸고 있는 거죠.
드러나는 신현준의 정체, 까탈스런 이 남자의 매력
의뭉스러운 회장님의 정체가 어느 정도 잡혔는데요, 극중 신현준은 주식시장의 큰 손같더군요. 천재 박닻별 못지 않은 투자천재에 모든 동선을 계산까지 할 줄 아는 괴짜 수학천재이기도 했습니다. 미역국 남비의 위치가 조금만 달랐더라도 한그릇은 남았을 거라며, 먹지못한 미역국을 못내 아쉬워 하는 모습, 상당히 엽기적(?)이더군요.
그런데 이 양반 손은 큰데 엄청 짠돌이인가 봅니다. 선영이 요리를 하면서 쓴 물값이며, 가스비, 주방용품을 사용한 감가삼각비까지 계산해서 청구를 하라는 것을 보면 말이죠.
괴짜 신현준에게 김선영(하희라)은 까다로운 입맛 이상의 의미있는 인물이 될 듯한 예감도 들어서 이 커플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천재와 바보의 만남이라... 천재와 바보는 어떤 면에서는 정반대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 커플이 그럴 것 같거든요. 숫자천재 신현준과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 김선영이지만, 감성바보와 감성천재의 만남이랄까 그런 물컹함이 전해져서 말이지요.
집달리가 빨간 딱지를 붙이며, 빨간딱지가 붙은 것은 아무도 못가져간다고 말하자, 그녀는 서울에 다녀오는 동안 없어진 부엌에 걸어둔 채와 참기름만 생각하지요. 딱지를 붙이면 아무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말을 도둑이 들어와서 못가져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버지의 바둑판, 도자기, 심지어 강아지까지 딱지를 붙여달라고 자진신고를 할 정도로 단순하고, 물정을 모르는 여자입니다.
갑작스럽게 김선영(하희라)이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드라마가 급격히 우울모드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김선영을 보면서 울컥해진 장면이 있었습니다. 하희라가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온 이유를 분석하면서, 개인적으로 하희라가 표현하고 싶었던 김선영의 마음이 전해져서 더 마음이 아프더군요. 사무실에서 박정도에게 전화를 걸고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영주를 본 선영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유리창을 쓸어내리는 장면에서 였습니다.
첫회 장독에 빠져 항아리와 데굴데굴 구르던 선영이 대영(박철민)의 차를 타고 서울로 오는 장면에서, 하희라의 입술이 너무 새빨갛게 선명해서 놀란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하희라가 입술이 작은배우가 아니기에, 촌스러운(?) 빨간루즈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눈에 띄었지요.
사실 전 그 빨간 입술이 슬프게 느껴졌는데요, 하희라가 김선영이라는 인물에 대한 컨셉을 잘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극중 김선영에게 김영주가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김선영의 정신연령을 빨간 립스틱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예쁘게 치장을 하고 영주에게 갔지만, 무슨 일인지 가슴을 치며 우는 모습을 보고 말지요. 다가서지도 못하고 영주의 등을 쓰다듬듯, 영주의 얼굴을 쓰다듬듯 유리창만 쓸어내리며 우는 선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호박오가리 나물을 얹어주면서도, 왜 울었느냐고 한마디도 묻지못하고 쫓겨나온 선영, 아무 것도 모르는 선영이지만, 선영은 압니다. 영주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래서 가슴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영주가 슬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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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 2012.03.19 09:55
한번도 저런 빨강 맆스틱은 발라 보지 못했는데..ㅎㅎ
초록 누리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또 새로운 드라마 인가봐요
바보 엄마..
전 초록 누리님 글로 대신 봅니다 -
이게 원작에는 2012.03.20 02:31
김현주가 하희라의 딸이고 영주가 심장병이고 선영은 뇌종양인가 그래서 결국 딸에게 심장주고 가는 엄마라고 하는데 원작하고 얼마나 어떻게 달라지나가 포인트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