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2.06.14 '각시탈' 신현준의 미친연기, 눈물바다 만든 핏발오열 (10)
  2. 2012.06.08 '각시탈' 주원, 눈물과 함께 성장하는 배우 (9)
  3. 2012.05.31 '각시탈' 1대 각시탈 신현준, 1인3역 열연에도 빵터진 옥에 티 (13)
  4. 2010.03.27 '추노' 업복이, 좌의정의 어디를 쏘았나? (29)
  5. 2010.03.26 '추노' 마지막회 깜짝반전, 송태하의 죽음암시? (81)
2012. 6. 14. 10:15




목단이 자신의 첫사랑 분이이자, 친구 슌지의 첫사랑 에스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강토입니다. 그러나 목단에게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힐 수 없는 강토의 속마음을, 주원이 좋은 내면연기로 표현했지요. 목단이 깨어나자 처음으로 이강토에게서 그의 참모습을 발견한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야"라며 웃는 이강토, 그렇게 해맑고 고운 아이가 왜놈의 개가 되어야 했는지, 망국의 백성, 그 서글픈 한 단면이겠지요. 얼굴을 잃은 사람들, 이름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던 일제강점기의...
이번회 가장 통쾌했던 장면은 조일은행의 돈을 빼돌린 현금수송차를 가로막은 각시탈의 활약이었습니다. 사과궤짝에 가득 담겨있는 썩은 사과를 받은 기무라 타로(천호진)의 썩은 표정이란... 대박이었습니다. 사과궤짝은 우리 사회의 신랄한 풍자 한장면이기도 해서 더 통쾌하더군요.
조일은행 현금수송차 탈취사건은 예기치 않은 비극으로 이어져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조선인들에게 현금을 던져 주고 돌아온 각시탈 이강산이 어머니의 죽음을 봐야했기 때문에 말이지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각시탈의 활약만큼이나 바보와 얼굴없는 독립군 각시탈, 죽은 어머니를 가슴에 안고 우는 이강산을 넘나들며, 신현준이 좋은 연기를 보였지요. 특히 신현준의 오열연기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이 무엇인지를 잘 표현해서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과 형의 정체로 강토가 각시탈이 될 것이라는 것이 예고편을 통해 암시되기도 했는데요, 사자놀이에서 보여준 주원의 액션연기가 훌륭하더군요. 대역을 쓴 것 같지는 않았는데, 주원의 각시탈은 신현준의 각시탈보다는 역동성이 가미될 것이라 생각되기에, 볼거리가 더 풍성해 질 것같은 예감이 드네요.
무엇보다 첫사랑 목단에게 마저도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이강토의 애틋한 감정은,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서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한 축이 될 듯한데, 그 감정선을 이어주는 주원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왜놈앞잡이, 매국노, 독립군잡는 식인종이라는 독설에 강토는 화가 치밉니다. 독립군 대장 목담사리의 딸이자 오매불망 잊지 못했던 첫사랑, 강토가 기필코 잡아야 하는 각시탈의 한패라는 현실은 강토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힐 기회도 주지 않습니다.
친구 슌지의 첫사랑, 슌지의 옷장에서 옷을 벗고 숨어있었던 여자가 분이었다니, 슌지에게 보내는 분이의 다정한 눈길은 강토의 질투심에 불을 지피지요. 오래동안 잊고 있었는데, 죽은 줄로만 알고 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는데, 막상 눈앞에 나타난 분이를 보자 강토는 분이에 대한 사랑이 온몸에서 살아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분이와의 재회로 심란한 강토에게 전해질 어머니의 죽음이 강토를 어떻게 분노하게 할지, 얼핏 보여진 2대 각시탈이 강토라는 암시를 통해 나왔지요. 켄지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될 강토, 슌지와는 함께 할 수 없는 길을 가게 되겠지요.
의문의 여인 우에노와 이강토와의 인연도 밝혀졌지요. 경찰서를 나가는 이강토를 보며 얼음처럼 굳어버린 우에노가 무슨 곡절이 있길래 싶었는데, 과거 명월관 기생이었을 때 이강토가 목숨을 걸고 지켜주었던 인연이 있었지요. 콘노(김응수)와 각시탈을 잡기 위해 온 우에노가 각시탈을 잡아야 하는 이강토와 같은 운명을 가졌다고 미소짓는 것을 보니, 아이러니한 삼각관계를 느끼게도 합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조선인 중에 좋아하는 사람 이강토는 그녀가 잡아야 하는 각시탈이니 말입니다.
번번히 목숨을 구해준 각시탈을 좋아하는 목단의 삼각관계는 우에노와는 정반대지요. 각시탈을 벗은 이강토는 죽이고 싶은 적 왜놈앞잡이 식인종이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강토가 그 각시탈을 쓰게 될 것이기에, 목단의 각시탈을 향한 연모의 마음도 더 싶어질테지요.
조선의 얼굴없는 영웅 각시탈이 아들 강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어머니, 그러나 비극은 너무나 빨리 찾아왔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들, 그 고단했을 어깨를 다독여주지도 못하고, 어머니(송옥숙)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늘 가슴에 아픈 손가락이었던 강산이가, 바보라고 놀림받고 왜놈 앞잡이 형이라고 강토를 대신해 뭇매를 맞으면서도, 한 번도 속을 내비치지 않은 강산이가 각시탈이었다니...
속을 내비칠 수가 없어서 였습니다. 그 말 못하는 심정이 얼마나 답답했을까...'내새끼가 어떤 자식인데, 이씨가문의 장손이.. 그럼 그렇지, 그랬을리가 없어. 저승에 가서 인이 아버지를 볼 면목이 생겼구나, 내 아들 강산이, 인아...'.
이강산이 각시탈이라 의심한 켄지의 총을 가로막은 어머니, 절대로 말하지 말라며 강산을 막는 어머니였습니다. 그 똑똑하고 의젓했던 인(강산이 원래 이름)이 고문을 받고 바보가 되어서 나왔을 때,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졌습니다. 그래도 살아서 나온 것만으로 천지신령님께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바보아들이라 할지라도, 미친아들이라 할지라도, 산 자식을 죽은 자식에 비하겠어요.
지붕에서 내려오면서 흘린 각시탈, 비로소 어머니는 아들 강산이를 알아봅니다. 멀쩡한 강산이의 모습을 말이지요. "강산아 겁먹지마. 에미는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어머니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며, 주저하는 이강산을 엄한 눈빛으로 쏘아봅니다.
어머니는 죽으면서도 기쁜 눈물을 흘리고 갑니다. 아들 강산이 바보로 위장하며 살면서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온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살인범이라고 해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일진대, 어미인 자신에게 까지 정체를 말하지 않았던 강산이, 홀로 삭혀야 했을 울분을 몰라주고, 쓰다듬어 주지 못한 것이 한으로 맺힐 뿐인 어머니는, 강한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다만 천둥벌거숭이같이 날뛰는 강토를 두고 가는 것이 못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형인줄도 모르고 각시탈을 잡겠다고, 밤낮으로 미친놈처럼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니는 강토, "네 동생, 우리 영이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는 어머니, 송옥숙과 신현준이 말없이 주고 받는 눈빛교환은 백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전달해 주었지요. 다소 의아하게 폴짝 뛰어 켄지의 권총에 달려드는 송옥숙의 몸연기는 부자연스러워 보였음에도 말이지요. 
눈 앞에서 어머니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본 이강산, 신현준의 연기는 연기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안가는 열연이었습니다. "어, 어" 밖에 뱉어내지 못하고, 자기 손으로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는 바보연기를 했지만, 바보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라고 느껴지더군요.
어머니를 죽게 한 자책, 충격, 목숨을 걸고 아들을 살리고자 했던 어머니의 죽음 앞에, 신현준은 요즘말로 멘붕된 모습을 논스톱으로 보여주더군요.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자신의 뺨을 철썩철썩 때리고, 각시탈이라 말하지 못한 자기의 입을 사정없이 때리는 모습은, 바보연기를 하면서도 감추지 못한 이강산의 마음이었고, 분노였고, 슬픔이었습니다.
죽어가는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서도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각시탈, 켄지와 일본순사들이 몰려간 뒤에야 이강산은 오열할 수 있었습니다. 바보아들 이강산이 아니라, 숨겨야 하는 이름, 이인으로 말이지요. 신현준의 핏발 선 목은 시청자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했습니다. 많은 오열연기를 봐왔지만, 신현준의 핏발 선 목은 그 슬픔과 분노를 몸으로 표현한 리얼이었습니다. 
목에 굵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핏발오열은, 심장의 모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이강산의 분노와 슬픔을 담아냈고, 하늘을 가르는 듯한 외마디 비명은 그 슬픔의 깊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더군요. 가히 미친 오열연기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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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0
  1. 멋집니다. 2012.06.14 11:09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이 이정도 였나요..
    정말 놀라운 연기력 감탄하며 재밌게 봅니다.

  2. dd 2012.06.14 12:06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 배우들 통틀어서...연기력 甲입니다.

  3. 맞습니다 2012.06.14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읽다가 또 울 뻔 했네요....ㅠㅠ

  4. 2012.06.14 12: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6.14 12:3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계속 지웠는데 자꾸 들어와서...
      눈에 띄는 대로 지울게요^^

  5. 날아라뽀 2012.06.14 15: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 연기잘하는 것 같아요. 다시 봤네요^^

  6. 미르 2012.06.14 15:26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드라마볼때 미처 못느끼던 섬세한 감정부분까지 알려주셔서 감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7. 사실 2012.06.14 16:0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 몇작품에서 본 신현준씨 연긴 그냥 무난하다 느낄정도였는데..
    어젠 정말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노력많이한거같아 연기자다운 면모에 감탄했구요^^
    본인의 얼굴을 때리며 통곡할땐 정말 가슴아프더라구요..ㅠ

  8. 사실 2012.06.15 00:14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의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갠적으로 인간 신현준은 그닥이지만
    배우신현준은 감탄할따름입니다
    이렇게 연기에 빛을 발할줄 몰랐습니다

  9. jini 2012.06.16 17:12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의 연기는...
    연기파배우들을 부끄럽게 만들정도로
    연기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24회까지 쭉 보고 싶은 마음
    아직도 간절합니다..
    그의 절정의연기가 너무 아쉽네요.

2012. 6. 8. 08:10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데, 지독한 배고픔은 강토에게 왜놈 앞잡이의 삶을 살게 만들었습니다. 이강토뿐이었겠습니까? 알게 모르게 친일로 목숨을 연명해야 했던 강토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시대였습니다. 멸시와 비난을 받으면서도, 일본놈보다 더 간살을 떨었던 조선인이 많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목숨을 내놓고 독립운동을 하는 투사들와 일본 앞잡이가 양산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선(강산, 강토 아버지)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이시용이나 우병준, 최명섭과 같은 일신의 영달을 택하는 사람은 시대가 낳은 아픔이자 비극이었겠죠. 이선의 아들 강산과 강토가 다른 길을 걸어야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사사끼의 칼을 대신 맞은 각시탈 이강산, 탈을 벗기려는 위기의 순간에 비호처럼 날아온 백건(이선의 호위무사)으로 인해 정체가 드러나는 위기는 면했습니다. 간 떨어지는 긴장의  연속은 짜릿한 흥분마저 느끼게 합니다. 13년전 마적떼의 습격을 받아 강토와 분이가 헤어지게 된 사연도 나왔는데요, 서로의 첫사랑이라는 것을 모르고 총과 칼을 겨눠야 하는 비극은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각시탈 4회에서는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던 형제의 고백과, 목단이 13년전 헤어졌던 분이였다는 사실에 괴로워 하는 강토의 눈물이 뭉클하게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칼을 전해주며, 살아만 있으라고, 그러면 꼭 찾겠다고 약속했던 분이에게 마적떼의 칼이 내리치는 순간 눈을 돌리고 말았던 강토, 여태 죽은 줄 알았던 첫사랑 분이가 목단이었음에 경악합니다. 그런 분이를 잡아 고문하고, 각시탈을 잡기 위한 미끼로 써야 했던 강토는 혼란스럽습니다. 누가, 무엇이 강토를 이렇게 잔인한 괴물로 만들어 버렸는지, 세살 아이부터 여든 노인까지 조선인이라면 모두가 침을 뱉고 죽이고 싶어 하는 일본앞잡이가 되게 했는지, 강토는 험한 세상이 밉기만 합니다.
아무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강토, 슌지에게 자학하듯 털어놓는 그의 비밀은 무너지지 않으려는 오기와도 같았습니다. "내가 죽여야 할 계집이... 네 첫사랑이면, 네가 오매불망하던 그 계집이라면... 너라면 어떡할래? 난 그래도 죽일 거다. 각시탈만 잡을 수 있다면 까짓 계집년쯤 잡을 수 있다고".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강토는 알아버렸습니다. 목숨을 걸고 자신이 준 칼을 찾으러 온 분이, 아직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분이를 어떻게 죽일 수가 있겠어요. 13년이 흘렀는데 분이는 아직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꼭 찾겠다는 약속을 믿으면서 말이지요. 그런 목단에게 총을 쏴버린 강토, 칼을 보고서야 탈 속의 여자가 목단(분이)임을 알고 하얗게 질려 목단을 끌어안는데, 마치 강토의 머리에서 혼이 날아가 버린 듯 보이더군요. 
강토가 알아야 할 더 큰 비밀이 있지요. 각시탈이 바보형 이강산이라는 사실말입니다. 백건의 도움으로 정체가 탄로될 위기는 모면했지만, 시시각각 조여오는 강토의 총은 강산의 몸에 언제 발사될지 모를 일입니다. 각시탈을 유인하기 위해 죄없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악업을 쌓으며 살인귀로 변해가는 강토를 보는 것이, 강산에게는 무엇보다 괴롭습니다. 바보아들과 왜놈앞잡이를 둔 어머니의 눈물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강산이기에 말이지요.
이강산(신현준)이 미친놈 행세로 감옥에서 풀려난 사연도 밝혀졌지요. 구차하게 감옥을 나온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하던 이강산을 각시탈이 되게 한 것은, 아버지의 호위무사였던 백건이었지요. 놀림받는 바보행세를 하며 아버지를 배신한 자들을 처단하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롭고 괴로운 독립운동의 또 다른 길을 걷게 된 이강산,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감옥벽에 똥칠을 하면서 미친 사람 행세를 했다는 강산의 자기고백, 자기비판은 너무나 인간적이었습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으면, 엉덩이를 까고 똥을 싸고, 미친놈 행세까지 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엉덩이 노출열연을 보여준 신현준의 감옥연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습니다(짱!).
강산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어머니와 강토때문이었습니다. 바보아들로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도 불효인데, 아우가 형의 심장에 총을 겨누는 모습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에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강토가 위험에 처하는 것 역시도 바라지 않는 이강산, 그인들 어찌 어머니와 강토 앞에 멀쩡한 사람으로 나서고 싶지 않겠어요. 바보 아닌 바보로 살아가야 하는 이강산을 생각하면, 목이 매입니다.
강토에 대한 분노를 대신해서 사람들의 멸시와 발길질을 받으면서도, 매일매일 정화수를 떠놓고 자신과 강토를 위해 비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면서도, 눈물을 삼키고 헤죽헤죽 웃는 바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 각시탈을 써야 하는 이유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동지를 팔아먹은 놈들을 처단하고, 나아가 나라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동생 강토, 자신의 학비를 대기 위해 고무신이 다 떨어져 나가도, 맨발로도 행복하다고 인력거를 끌었던 동생이 등에 기대 웁니다. 내가 각시탈이라고, 형 미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꾹 눌러 참는 강산입니다. 고문보다 더 힘든 고문은 어머니와 강토에게 멀쩡한 자신의 모습을 감춰야만 하는 것입니다. 강토를 안아주지도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돌아누워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는 이강산, 바보형의 등에 얼굴을 묻고 우는 이강토의 눈물에 함께 울었습니다.
목단이 첫사랑 분이라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자기도 모르게 집으로 발길을 향한 강토, 그제서야 어머니가 너같은 자식 둔 일 없다며, 연을 끊자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들리지요.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리고 강산과 강토를 위해 비는 어머니의 기도가 강토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모진 말로 강토를 내쫓으면서도, 자식의 죄를 대신 받게해 달라고 비는 어머니의 기도가 강토를 울립니다.
곤히 잠들어 있는 형, 사람들에게 패악을 부릴 때마다 형이 자신을 대신해 동네북처럼 맞아야 했던 것 아느냐고 했던 어머니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립니다. "형 많이 아팠어? 사람들이 때리면 나한테 말해, 내가 죽여버릴테니까".
잠든 척하고 있던 강산이 몸을 돌려눕지요. 들키지 않으려고 말이지요. 이강산의 곁에 강토가 누워 혼잣말을 하며 우는데, 주원의 연기가 너무 절절해서 폭포처럼 눈물이 흐르더군요. 주원이 이렇게 감정연기를 풍부하게 잘하는 배우라는 것에 새삼 놀랐습니다.
"형 생각나? 형이랑 엄마랑 마적들한테 쫓길때, 아버지 죽고 일꾼들 다 죽고... 그때 내가 약속했거든 죽지말라고, 꼭 찾겠다구. 나 정말 걔가 죽은줄 알았거든... 살아있더라. 어떡하지? 내가 죽여야 하는데...", 강토도 울고 돌아누워 잠든 척하고 있는 형 강산이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강토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강토의 인간적인 고뇌가 맑은 물에 이끼까지 드러나는 조약돌처럼 그대로 보이더군요.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엄마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은데... 형 모르지. 인력거꾼도 빽이 있어야 일을 잡는 것.. 하루종일 일해봤자 세끼 밥값도 안되는 일당 벌려고 맞고 또 맞고... 나 그렇게 돈 벌어서 형 학비댔어... 형이 경성제대만 졸업하면 고생끝이라고 믿었는데...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놈이 왜놈들한테 충성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인데... 난 모르겠어. 이것말고 더 좋은 방법을 모르겠다구... 형...".
강산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 강토,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참는 강산, 두 형제의 눈물이 강처럼 가슴에 흘러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연기가 아니라, 정말 형과 동생의 관계로 보여지는 착각까지 일게 하더군요.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주원이라는 배우의 눈물연기였습니다. 가슴에서 한을 토해 내면서도 오버하지 않고, 감정을 끌어올리는 연기는 오열 이상의 슬픔을 느끼게 하더군요.
한음절 한음절에 눈물이 담겨 있으면서도, 감정을 끓어넘치지 않게 조절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슬픔을 전달했고 말이죠. 긴 대사를 하는데도, 간혹 연기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긴 독백에서의 부자연스러운 감정설명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연기였습니다. 눈물과 독백을 연결하는 이음새가 매끄러워서, 참 좋은 표현력을 가진 배우구나 싶더군요.
고등어를 구워 세식구가 도란도란 아침을 먹는 장면은 훈훈하다 못해 오히려 슬펐습니다. 저렇게 세 사람이 오붓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을 날이 마지막일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간밤에 두 형제가 우는 장면에서 폭포수같은 눈물이 흘렀다면, 아침을 먹는 장면에서는 세심하게 표현된 한 장면에서 뭉클함이 전해오더군요.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강토의 구두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와 강산의 검정고무신과 대조적인 모습이었지요. 아마도 강산은 강토가 지난 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신발을 가지런히 모아 댓돌 위에 올려두고 고등어를 사러 나갔겠지요.
다떨어진 고무신을 신고 자신의 학비를 대기 위해 인력거를 끌었던 강토, 자신의 구멍난 운동화를 빨아 겨드랑이에 넣어 말려주던 동생의 신을 몇번이고 닦았을 강산입니다. 경성제대를 졸업해 취직하면 강토 운동화부터 사주고 싶었을 강산, 결국 동생의 신발을 사주지 못한 강산의 마음은 찢어진 고무신보다 더 아프게 찢어졌겠지요.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동생의 구두를 반짝반짝 닦아, 혹이라도 발에 밟힐새라 댓돌 위에 곱게 놓아주는 것밖에 없었을 강산, 그 마음이 전해져서 눈물보다 슬프게 다가왔던 댓돌 위의 구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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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9
  1. 2012.06.08 08:4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2.06.08 11: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박씨아저씨 2012.06.08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오호 아직 보지 못했는데 꼭 한번 봐야겠는데요~
    신현준의 열연도 궁금합니다.

  4. yuna 2012.06.08 13:28 address edit & del reply

    한번도 못봤는데 포스팅 읽고 가슴이 먹먹해져 오네요.
    드라마 너무 기대됩니다.
    기말고사 끝나면 꼭 봐야겠네요.

  5. 정말 2012.06.08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이라는 드라마 참 잘만든거같아요
    고증의 허점은 보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이를 상쇄하는거같습니다.
    무엇보다 저 당시 시대상을 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드라마라서 더 좋습니다.
    현실은 저것보다 더 심했겠지만 강산과 강토를 통해 일제에 핍박받던 조선인의 설움이 느껴지더군요.

    정말 이 드라마로 인해서 가장 재발견된 배우가 주원이 아닌가싶습니다.
    주원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건 몰랐어요.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6. ㅎㅎ 2012.06.09 01:27 address edit & del reply

    들은 이야긴데..고조 할아버지가 살아생전에 시락국이나 우거지국을 엄청 싫어하셨는데 일제강점기때 살아오신분이라 밥대신 시래기죽으로 끼니를 해결하셨었대요 ㅂ

  7. 고무고무 2012.06.09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담주부터 꼭 봐야겠네요ㅎ글 읽는것만두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8. 고무고무 2012.06.09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담주부터 꼭 봐야겠네요ㅎ글 읽는것만두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9. 미지 2012.06.16 10:4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댓돌위의 강토 구두가 애잔하게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그저 내새끼, 내동생 그게 가족인가봅니다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주원의 연기력에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2012. 5. 31. 09:12




조선이 일본에 합병됨으로써 한국근대화를 앞당겼다고 주장하는 쓸개빠진 인간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사관의 차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품물고 싸우고 싶은 인간들입니다. 조선이 쇄국주의로 서구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는데 늦기는 했지만,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쇄국의 빗장을 언젠가는 열었을 것이고, 자주적으로 추진했다면, 한국의 근대화가 종속적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본이 들어와서 도로를 놔줬다느니, 철도를 개설했다느니 라는 주장으로,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를 했으며 발전에 공헌을(?) 한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통을 좀 열어보고 싶답니다. 조선이 나홀로 독야청청했겠습니까? 더디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였을 것이고, 조선의 힘으로 서구의 기술과 문물을 받아들였다면, 훨씬 더 가속으로 성장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일제가 근대화의 명목으로 조선에서 수탈해 간 돈이 얼마입니까? 도로와 철도, 기타 등등의 시설을 일제가 공짜로 놔줬겠습니까? 다 받아갔습니다. 경제적 수탈에 노동력 착취에, 그 이면에 전쟁을 위한 통로로 조선을 이용하려 했다는 것을 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스러워서 말이지요. 
초등학교때 원작을 읽었으니 너무 까마득해서 내용은 거의 기억을 못하지만, 드라마 각시탈에서는 이강산이라는 인물을 새로 추가한 듯 보이더군요. 이강산(신현준)의 모습이 제가 기억하는 원작속의 이강토였는데 말이죠. 퉁소를 들고 다녔던 각시탈의 모습도 얼핏 기억나고 말이죠. 분이(진세연)라는 인물도 기억에 없는데, 러브라인이 새로 추가된 듯 보이는데, 탄탄한 원작이 있으니 드라마가 산으로 갈 위험은 없어보여서 일단 믿고 보려고 생각중입니다.(유령도 봤는데, 역시 김은희 작가의 힘이 느껴지더군요. 유령도 함께 리뷰하려고 해요)

각시탈은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좋더군요. 두말하면 입 아픈 중년배우들이 두루 포진해 있어서 안심이고요. 천호진, 김응수. 전노민, 안석환, 김정난, 이병준, 이경실, 김규철, 송옥숙 등등 중년배우들 캐스팅이 주연배우들보다 화려합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전노민의 연기를 보고 웃어본 적이 없었는데, 뜬금없이 무말랭이같이 마른 대사를 치는 것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노민의 인상이 웃는 상인 이유도 있었지만, 재판정에서 10여년만에 딸과 재회한 장면은 압도적으로 웃겼네요.;; 분이(목단)가 "아버지, 저 분이에요"라고 하자 "뭐? 분이라고? 내 딸 분이?"라고 묻는데, 이 황망스러운 분위기는 뭐였나 싶더군요. 10여년만에 만난 딸을 저렇게 침착하게 만날 수 있을까, 마치 딸이 아닌 옆집 꼬마 분이를 만난 듯한, 말로 설명하기 참 힘든 뜨아스러움이란;; 여튼 그건 그렇고...
제빵왕 김탁구 이후 무서운 신예로 등장한 주원의 연기는 첫회임에도 과한 힘이 크게 보이지 않아 안정적이었습니다. 진세연은 짝패에서 한지혜의 아역 동녀 역으로 좋은 인상이 남았던 배우였는데, 연기도 발성도 표정도 안정적이고, 액션씬도 훌륭하게 소화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추노의 '그분' 박기웅이 남산소학교 선생님이자, 이강토의 둘도 없는 친구로 나와서 반갑더군요. 기생오라비같은 헤어스탈일에 곱상함이 느껴져서 좀 놀랐네요;;. 진세연(목단, 분이)을 사이에 두고 친구 강토와 삼각관계를 형성할 듯한데, 이 캐릭터의 변화가 심상치 않을 반전이 있을 듯하더군요. 
첫장면은 이공의 장례행렬이 지나가는 장면으로 100억 대작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일제앞잡이 천인공노할 매국노의 영결식에 고운 시선을 보낼 리 없는 민심이었죠. 순사복을 입은 이강토(주원)가 이들을 칼로 위협해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침을 뱉고 있었겠지요. 그런 속마음을 누군가 대신해 주기라도 하듯, 이공의 영정에 돌멩이가 날아들지요. 돌을 던진 인물은 서커스단에서 변신술 마술을 보여주는 목단(진세연. 분이)입니다.
달아나는 목단과 이강토의 추격전은 슬로우 모션이 지나치게 많아 박진감을 떨어뜨리는 점도 있었지만, 진세연의 날렵하고 유연한 액션신은 좋더군요. 결국 기무라 켄지(박주형)의 채찍에 맞아 이강토와 맞딱뜨리면서, 악연인지 운명인지 첫만남(?)이 이뤄졌지요. 첫만남에 ?를 한 이유는 목단이 서커스 공연을 할 때마다 목에 걸고 나가는 단도를 준 도련님이 이강토가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
목단은 이강토가 잡은 독립군 대장 목담사리(전노민)의 딸로, 현재는 이강토와 원수지간인 셈입니다. 이강토는 목담사리를 체포한 일로 특진에 훈장까지 받고 승승장구하며, 밤에는 술집에서 여자들을 끼고 놀면서도, 성공하고 싶은 야망이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지요.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셨고, 형은 경성제대에 들어갔지만 고문으로 바보가 되었고, 어머니는 떡장사로 가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한이 맺혀있는 인물입니다.
일본의 개가 된 이유는 나름대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깜냥에는 한다고 한 건데...". 어머니에게 신식 집을 한채 장만해 드리고, 형을 동경의 최고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는 것이 강토의 소원이었지요. 조선의 독립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라고 연필 한 자루 사주지 않은 조선 왕실인데, 왜 다들 나를 욕하느냐는 그의 울분은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토가 이렇게 변한데는 아버지의 죽음과 바보가 된 형때문이었음이라는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이강토의 우상이었던 형, 공부잘하고 다정했던 형을 위해 강토는 다 떨어진 고무신을 신고 인력거를 끌어도 행복했습니다. 밑창이 너덜해진 형의 운동화를 빨아 겨드랑이에 끼고 말려주는 착한 동생이었지요. 누구보다 형제애가 돈독했는데, 이강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똑똑했던 형은 바보가 되어 강토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 곤란스럽게 하기도 하지요. 

사형선고를 받은 목담사리가 재판정을 탈출한 날도 형은 호루라기를 불며, 천진난만하게 강토를 불러 미치고 팔딱 뛰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시청자는 그곳에 이강산이 있었던 이유를 알고 있지만, 강토는 아직까지 형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있지요. 목담사리(전노민)를 탈출시킨 장본인이 바로 강토의 형이자, 각시탈인 이강산이었으니 말이죠.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오는 이유는, 1대 각시탈 이강산과 2대 각시탈이 될 이강토가 마주하게 될 비극때문일 겁니다. 필사적으로 각시탈을 잡으려는 이강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강산 두 사람의 숨막히게 슬픈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이 예감되어서 말입니다. 
1회 엔딩에 이강토에게 총을 겨눈 각시탈의 모습이 나와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강토에게 총을 겨눈 각시탈은 가짜가 아닐까 싶더군요. 아무래도 기무라 타로(천호진)에게 이강토를 없애겠다고 한 기무라 켄지가 보낸 놈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탈을 쓰고 있으니 구분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각시탈이 강토를 겨눌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각시탈과 한패라는 올가미를 씌우기 위해서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 것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신현준의 연기가 참 좋았는데, 주원이 각시탈이 되는 것을 보면 곧 죽을 것같아 슬퍼요ㅠㅠ.
첫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이강산(신현준)과 이강토(주원)였습니다, 특히 이강산 역의 신현준은 첫회에서 1인 3역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신현준은 얼마전 종영한 바보엄마에서 개장수 최고만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각시탈에서는 바보인 척하는 이강산으로, 바보와 대사없는 각시탈을 넘나들며 좋은 연기를 보였는데,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어떤 역할을 해도 존재감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송옥숙의 회상장면에서는 각시탈이 되기 전 원래 이강산의 모습으로 이강토와 훈훈한 형제애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바보 연기를 하는 각시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이강산이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저토록 똑똑하고 반듯하고 훤칠한 인물이 바보인 척해야 하며, 각시탈을 써야 했던 그 시대의 아픔이 전해와서 말입니다. 
1대 각시탈이 이강산이라는 것은 비주얼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지요. 바보연기를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하는지,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되는 각시탈, 가족에게 까지 신분을 숨겨야 하는 그가, 각시탈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저자에서 떡을 파는 어머니를 보호하며 몰매를 맞으면서도 이강산은 완벽하게 바보모습만 보이더군요. 그는 형체없는 바람에게도 그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는 각시탈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짐을 싸가지고 집을 나가는 동생 강토를 부르며 뒤따라가다 넘어져 울면서도, 이강산은 그를 보는 눈이 아무도 없음에도 바보 이강산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각시탈을 썼을 때는 구멍 두개로만 내보이는 눈동자만으로도 존재감을 살려내더군요.

첫회에서 1인 3역을 했던 신현준의 액션씬이 유독 많았지요. 멋드러지게 말을 달리기도 하고, 공중날기 와이어씬도 소화해야 했고 말이죠. 액션씬도 천진한 바보연기도 다 좋았는데, 신현준의 좋은 연기에 옥에 티가 될 수도 있는 모습이 잡혀서 웃음이 빵터졌는데요, 액션신에 좀더 세심한 연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순사 강토로 인해 어머니(송옥숙)가 일본앞잡이라며 저자에서 수모를 당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동생 강토를 욕한다고 남자에게 대들다가 이강산(신현준)이 맞는 장면으로 이어졌지요. 이강산을 발로 차고 때리는 장면이 실감나게 나오기는 했지만, 넘어진 신현준 등판에 대어진 나무판인지, 보호장비인지 형태가 노출되어 웃음이 빵 터졌네요.

각시탈은 액션이 반일 정도로 드라마 성격상 액션에 공을 들여야 하는 작품입니다. 추노에서 봤던 카메라 기법이 자주 동원되었던 이유도, 긴박감을 연출하기 위한 제작진의 고비용 투자였을 것이고요. 신현준의 뒤를 이어 주원이 액션신을 소화해야 하는데, 추노에서의 장혁같은 액션씬을 기대하는 것은 솔직히 어렵기는 할 겁니다. 장혁은 절권도로 오랜시간 무예로 몸을 만들어 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그에 비해 주원의 액션신은 좀 약한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예전에 한 기사를 보니 택견도 하고 있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도 해서,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지요. 양반지배계급에게 억압받고 수탈당하던 민초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등장했던 인물로,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들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혜성처럼 등장한 영웅이 있었으니, 만화가 허영만이 만든 각시탈 이강토였습니다. 물론 해방되고 30년후에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지만, 각시탈 이강토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버린 수많은 독립투사들, 이름없이 스러져간 영웅들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상징성을 가집니다.
이 강산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만주벌판에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이슬처럼 사라진 분들,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일어선 풀포기처럼,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의 시기에 종횡무진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조선인들에게 스스로 불씨가 되어 희망의 불을 지폈던 분들 말입니다.

이강산과 이강토로 이어지는 각시탈은 2012년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요? 단순히 나라잃은 우리 역사의 설움과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는 애국심 고취용 인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는 태평한 시대에 살고 있을까요? 또 다른 의미의 홍길동과 임꺽정, 장길산, 그리고 각시탈이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지는 않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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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3
  1. 얼소녀 2012.05.31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 어제의 시청율 제공은 신현준의 제작발표회 발언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류스타들이 일제치하 드라마 라고해서 출연을 꺼렸다고 한 말이 기폭제가 되었을것같아요
    어떤 드라마길래 출연안했지? 하는 호기심
    사실 저도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3개중 확 끌리는 드라마가 없었는데
    신현준의 말 한마디로 보게 되었거든요

  2. 호호호히호히 2012.05.31 10:3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재밌더군요 ㅋㅋ

  3. 책과 핸드폰 2012.05.31 1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 바보연기 너무 잘해요.ㅋ

  4. jjj 2012.05.31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 정말 멋있었어요. 글구 옥에티라고 하신 부분. 전 몰랐네요. 하하.

  5. ♡ 아로마 ♡ 2012.05.31 14: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이 끌리긴 하던데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해서 못 보겠더라구요..
    유령은 소지섭 나와서 봐야 할것 같고..
    각시탈은 대본이나 연기가 탄탄할것 같고...ㅎㅎ

    잘 지내시죵? ^^

  6. 2012.05.31 15: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김미정 2012.05.31 16:19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수목을 뭘볼지 못정했는데 각시탈도 괜찮은것 같네요. 뭘보지?

  8. Now and Here 2012.05.31 21:0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9. 2012.05.31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만화 원작에도 이강산과 이강토는 존재하고. 내용도 똑같습니다. 바보형이 1대 각시탈이고 죽는 모습을 보고 2대 각시탈이 되는 동생.^^ 각시탈은 '철면객각시탈'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로도 제작했었고. 일본이 아닌 북한을 상대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도 있었지요. 만화책이 원작 이지만 화면은 왠지 영화 각시탈 쪽과 흡사한 것 같습니다.

  10. 무명씨 2012.06.01 07:08 address edit & del reply

    글쓴이가 기억하는건 뒤에 나온 '쇠퉁소'라는 만화입니다 거기서 1대 쇠퉁소는 일본인이고 2대 쇠퉁소가 이강토죠 ^^;;;;

  11. 각시탈만화짱 2012.06.01 08:15 address edit & del reply

    원래 형이 먼저 각시탈이었죠...
    형이 죽게되자 강토가 깨닫고 뉘우치고..
    각시탈로 활약함. 만화를 찾아서 다시 보시고
    글을 쓰시는게.....

    각시탈 만화 내용중에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게 그 부분인데.

  12. 만화각시탈 2012.06.01 08:19 address edit & del reply

    만화에 나왔던 각시탈은 입부분도 가린 탈 였던 것
    같은데.... 누구 이미지 있으신분?

  13. 개구리 2012.06.02 20:48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기대에 비해 작품성이 좀 떨어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일제강점기면 우리국민들에게 치욕적이고 가슴아픈시기인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가엽게 묘사했다고 해야 하나..그리고 주인공들이 깊이가 없어요.주원씨가 의외로 연기력에서 발전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요..전작 바보엄마에서 연기력이 좋았던 신현준씨도 몸을 사리는듯한 연기를 보여줘서 아쉽긴 합니다. 그리고 제작진들이 사전제작이라고 하면서 연출에 신경을 안쓴듯 싶어요...어제 각시탈 대역건은 제작진들이 잘못해서 생긴사건인데 엄한 신현준에게 화살이 돌아간것 같아 안스럽구요..

2010. 3. 27. 07:32




추노 최종회에서 가장 눈물을 많이 흘렸고, 인상깊었던 업복이의 최후는 드라마 추노에 관통하고 있는 분노, 울분, 설움, 희망, 그리고 살아 남은 자들의 과제까지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추노의 주인공은 업복이와 초복이라는 노비들, 가장 낮은 자 민초들이었습니다.
화려한 짐승남들의 저잣거리 무용담 속에서도 노비들의 이야기는 조용히 진행시켜 왔어요. 특히 과거 관동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업복이였음에도,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은 민초들이 그만큼 힘없는 존재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도적인 연출이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호랑이의 포효보다 강한 분노 한 방을 위해 숨죽이고 살게 했었지요. 하지만 조용한 사람이 더 무섭다고 업복이는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해 낸 이름없는 영웅이었습니다. 
추노 최종회 최고의 명장면은 업복이가 궁궐로 들어가 화승총을 날리고, 붙잡혔던 15분여의 장면이었습니다. 대길이의 죽음은 뜨거운 사랑을 받은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것에, 그리고 이대길을 연기하는 장혁의 눈부신 연기에 감정선을 끓어오르게 했다면, 업복이는 그 담대함과 죽음 자체에 대한 의미가 컸던 부분이었어요. 제가 업복이의 죽음 부분을 따로 정리한 이유는 추노의 메시지가 업복이에게 함축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같은 노비가 있었다"
초복이를 월악산 영봉으로 보내고, 노비당 동지들을 향해 장례원으로 간 업복이는 처참하게 살해된 동료들의 시신과 수색하는 관원들을 보게 됩니다. 마지막 숨 한자락이 붙어있던 끝봉이로부터 이 모든 것이 그분 그놈이 한 짓임을 알게 되었지요.
"업복이랑 도망 가 둘이 살아. 무섭다, 그 놈들 정말 무서운 놈들..."이라며 끝봉이가 숨을 거둘 때 업복이의 그 울음이 아직도 눈물나게 합니다. 업복이 공형진은 가슴 밑바닥에서 끌어 올라오는 슬픔과, 끝봉이 이름만 애타게 부르면서도 슬픔의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절절함을 소름끼치게 표현했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보고도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터져 나오는 곡성을 참으며 입만 벌리던 그 상황이 너무나 가슴 절절하게 와닿은 장면이었어요. 공형진의 소름끼치는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업복이는 노비당 그분이 무엇때문에 '노비들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 '양반세상을 뒤엎고 노비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 라며 노비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희망을 주었는지, 왜 노비들을 이용해 양반사냥을 했었는지 이유를 모릅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모르고 죽겠지요. 일을 꾸민 좌의정 이경식과 그분(그놈)을 죽여 버렸으니까요. 
업복이는 봤어요. 선혜청 습격의 성공으로 들떠 궁궐로 쳐들어 가자며, 내일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흥분하고 기대에 찼던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요. 홀로 가 본 궁궐의 담장은 성처럼 높고 견고했고, 지금까지 가장 커 보였던 주인양반집 문과는 비교도 안되게 높고 컸다는 것을요. 또한 좌의정이 그분을 시켜 자신들을 이용하고 버리려 했음을요. 
죽은 끝봉이에게 업복이 울며 말하지요. "내는 초복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다야, 갸가 먼저 가서 기다린다 그랬는데...." . 기다리고 있는 초복이에게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요. 조용히 숨어 둘이 일콩달콩 살고 싶었을 업복이에요. 하지만 업복이는 알았어요. "그럼 세상은 누가 바꾼대요?" 라며 동지들에게 보냈던 초복이가 누구보다 자신의 결정을 잘했다고 할 것이라고요.
"내는 개죽음 당하지 않을 거라니, 우리가 있었다고, 우리 같은 노비가 있었다고 세상에 꼭 알리고 죽을 거라니, 그렇게만 되면 개죽음은 아니라니, 안 그러나 초복아?" 
초복이에게 전해지지 않을 말이었지만, 여느 장수보다 멋지고 여느 혁명가보다 뜨거웠던 노비 업복이의 출정식 결의였어요. 총 네자루를 지고 광화문을 향해 당당하게 선 업복이는 광화문 수문병을 총으로 쏘고 궁궐로 진입했지요. 궁궐로 들어가는 업복이의 표정은 두려움없이 담대했고, 화승총을 든 손은 한치의 떨림도 없었어요. 양반들을 죽이면서 수없이 고민했고,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주춤거리기도 했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업복이의 모습이었어요. 궁궐로 들어가면서 반짝이 아버지를 돌아보며 지었던 쓴웃음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업복이의 표정같습니다.
그 분을 시켜 노비들을 이용한 우두머리가 좌의정임을 알게된 업복이는 좌의정을 향해 총을 겨눴습니다. 수하 뒤에 숨는 좌의정의 공포에 떠는 모습은 좌의정의 죽음보다 통쾌해 보였어요. 칼을 들고 덤벼드는 그분을 향해 한방, 변절자 조선비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한방, 그리고 좌의정을 향해 한방을 쏘고는 붙잡히고 말았지요.
바닥에 누운 업복이와 궁궐 밖 반짝이 아버지의 시선이 교차되는 장면, 그리고 반짝이 아버지가 두 주먹을 불끈 쥔 장면은 추노에서 하고 싶었던 말, 드라마에 시종일관 흘렀던 민초들의 분노, 꺾을 수 없는 희망과 의지를 보여주었던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자신의 딸이 양반의 저녁 노리개로 팔려 가는 것을 보면서도, 슬픔이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던 반짝이 아버지였지요. 반짝이 아버지의 주먹은 새로운 업복이로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순종하는 역사가 아닌 항거하는 역사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업복이는 닫혀가는 궁궐 밖 세상을 향해 외쳤어요. "노비도 사람이다" 라는 것을요.  '분노하지 않는 순종은 굴복이며, 희망도 없다'는 것을요.

좌의정 이경식의 죽음이 나오지 않은 이유
업복이가 궁궐로 들어가 총을 쏜 사람은 그분과 조선비, 그리고 좌의정 이경식을 향해서 였어요. 이들 세사람을 향한 업복이의 총구가 달랐어요. 그분과 조선비를 향해서는 관동명포수답게 한 번에 심장을 명중해 버렸지요. 그런데 좌의정 이경식의 죽음 장면은 좌의정을 향해서 총은 쐈지만, 좌의정 이경식이 쓰러지는 장면과 굴러떨어지는 관모만으로 좌의정의 죽음을 암시했지요. 저는 감독의 연출이 이렇게 담대하고 세심하게 함축적인 메시지의 복선을 깔았다는 데서 놀랍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업복이가 죄의정을 쏜 부위는 어디였을까요? 바로 좌의정의 머리였어요. 양반들 대갈통에 구멍을 내겠다는 말을 업복이가 늘 했었지요. 좌의정은 양반계층의 최고 지위에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에요. 그 양반들 대갈통을 향해 업복이가 총을 쐈던 것이지요. 드라마 추노는 매회 선혈이 낭자한 죽음이 이어졌지만, 좌의정 이경식의 죽음만은 화면에서 처리하지 않았어요. 굴러떨어진 벼슬아치들의 상징인 관모로 좌의정의 죽음과 함축적인 의미, 그 모든 것을 보여 주었어요. 
도망노비와 양민들을 추쇄해서 그들을 북방으로 올려 성을 축성하자는 의견을 인조 임금에게 주청하고 나오던 좌의정 이경식을 죽인 곳은, 놀랍게도 조선의 중요한 정치를 논하던 근정전 입구인 근정문 앞이었습니다. 업복이는 좌의정의 몸뚱아리가 아닌 양반이라는 지배계층의 머리를 향해 총을 쏜 것이었어요. 업복이는 양반들의 지배논리와 의식,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썩어빠진 정치를 향해 쏴 버린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자고 혁명을 노래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업복이의 혁명은 성공했습니다. 썩은 사회의 정점에 있는 좌의정을 죽였다는 점, 그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은 한걸음 가까워졌기 때문이에요.

가볍지 않은 업복이의 죽음
또 하나 업복이의 최후를 보며 새삼 놀라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업복이의 죽음은 비록 화면으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복이가 최후를 맞이 한 장소는 어디였을까요? 네, 바로 높디 높은 대궐, 태어날 때부터 왕관을 쓰고 나오는 궁궐 안이었어요.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출생과 함께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던 가장 비천하고 힘없는 사람, 이름자 하나 제대로 짓지 않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개똥이, 사월이, 오월이, 초복이, 업복이, 언년이로 불리웠던 노비가 조선에서 가장 큰 집, 가장 큰 힘을 가진 대궐 마당에서 죽었다는 것, 저는 이런 드라마 속 의미들이 너무 멋진 연출들이었고, 그 상징적인 의미에 박수를 치고 싶더군요. 
업복이는 죽어가며 닫혀가는 궁궐문 안에서 반짝이 아버지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어요. 우리가 주인되는 세상, 사람이, 백성이 주인되는 세상, 그 세상에 누워 있다. 나는 죽지만 죽지 않는다. 아저씨가 있고, 월악산에 남겨 둔 초복이가 있고, 또 다른 끝봉이, 개놈이가 있는 한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요. 포기하지 말자고요. 희망은 포기하는 순간 내 것이 될 수 없고, 꿈을 꾸는 순간 내 것이 되는 것이라고요. 초복이와 은실이의 대사가 업복이가 궁궐에서 죽어가며 전해 준 메시지인 것이에요. 
"저 해가 누구 건지 알아? 우리 거야. 왜냐면 우린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으니까..."
업복이는 진정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이루겠다며 혁명을 꿈꿨던 송태하는 동지들의 죽음과 불분명한 명분으로 결국은 원손의 목숨과 언년이를 지키는 것도 작은 희망이라며 개인의 각성으로 이어졌습니다. 대길이 역시 마찬가지에요. 양반 상놈 없는 세상에서 언년이와 평생 함께 살겠다는 꿈을 꾸었지만, 꿈이고 희망이었던 언년이를 잃고 사랑만 쫓는 추노꾼이 되고 말았어요. 물론 송태하나 대길이의 각성과 그 의미가 결코 작다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업복이는 사랑하는 초복이에게 결국 가지 않는 길을 택했어요. 대길이나 송태하는 사랑을 택했지만, 업복이는 남은 초복이를 위해 세상을 향해 더 나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 지엄한 궁궐을 홀홀단신으로 들어가 가장 부조리한 사람 좌의정을 쏴버렸습니다. 좌의정 이경식같은 인물들은 반복해서 나오겠지요. 오포교의 자리에 더 악랄한 육포교가 앉았듯이 말이지요. 그러나 또 다른 업복이와 초복이가 나오듯이 업복이의 외침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끝나지 않은 민초들의 노래
저는 송태하도 죽었을 거라고 지난 글에서 예상했는데, 여하튼 대길이, 송태하, 업복이는 같은 지점 죽음에서 만났습니다. 죽음을 가장 강하게 거부했던 대길이에게 황철웅이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고 물었지요. 대길이 "저 놈이 세상을 바꾼대잖아, 이 지랄 같은 세상" 이라고 대답해 줬을 때 황철웅은 무너졌어요. 이들이 달리는 이유, 희망의 의지는 결코 꺾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대길이 역시 새 세상을 위해 죽었어요. 송태하가 바꾸겠다는 세상, 그 세상과 언년이가 같은 무게였고, 같은 의미였기에 기꺼이 죽음을 택했던 것이에요. 그래서 대길이는 설화에게 이렇게 좋은 날이라고 했을 지도 몰라요. 대길이 그랬지요. 누구나 죽을 수 없는 이유 하나쯤은 있는 거라고요. 대길이가 죽을 수 없었던 이유는 언년이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대길이는 또 죽을 수 있었던 것이에요. 언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었던 것이었지요. 
마지막 대길의 죽음은 언년이와 함께 사는 앙반 상놈 구분없는 세상, 송태하가 꿈꿨던 세상, 업복이가 꾸었던 세상과 명분을 함께 했어요. 청으로 도망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던 송태하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송태하 역시 비겁한 도망이 아니라, 떳떳한 죽음을 택함으로써 언년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어요. 언년이는 늘 송태하가 꿈꾸는 세상에 대해 궁금해 했고 답을 바라고 있었어요. 그래야 자신도 나리를 따르지 않겠느냐고요. 언년이에게 송태하가 "청으로 가지 않습니다" 라고 했을 때 고맙다고 했던 이유는 송태하가 또 다시 도망자의 길을 택하지 않겠다고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을 겁니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희망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드라마 추노는 이 희망을 놓치지 않는 한, 희망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살아있는 한 실패는 있어도 절망은 없음을 말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마지막 대길이가 태양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은 끝나지 않은 혁명, 민초들의 노래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계속될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업복이나 대길이는 죽었어도 죽지 않았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도 긴 여운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죽음으로 희망을 말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들 가슴에 살아있고,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우리들의 누이, 형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노 시즌 2로 그 이야기를 계속 해주었으면 싶네요. 
추노의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수고하셨다는 말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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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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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초이 2010.03.27 09:15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초복이 대사는 좀 깨지 않아요? 그 대사가 전달하려는 바도 별로 와닿지 않고..말이죠

  3. 핑구야 날자 2010.03.27 09: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있던 드라마였어요, 초록누리님 덕분에 더욱...

  4. 2010.03.27 09: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pennpenn 2010.03.27 10: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경식을 향한 업복이의 총 한방에 이런 의미가 숨겨져 있는군요~
    제작진 보다도 더 제작진의 의도루 잘 파악한 수준높은 글입니다.

  6. 티비의 세상구경 2010.03.27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PD가 애착순위 1위인 캐릭터가 업복이인 이유가 다있는것 같네요 ^^

  7. 어신려울 2010.03.27 10:35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저도 지금 외출 준비중입니다. ㅎㅎ

  8. 2010.03.27 10: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태양 2010.03.27 14:11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거분 리뷰읽다 또 한번 우네요.
    제가 가장 애정하던 캐릭터는 대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최종회에서는 업복이의 죽음이 더 강렬하게 남는것 같아요.
    대길이는 죽을수 밖에 없는 인물이란걸 알았기에 내심 죽는 장면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지만
    기대 이하였다고 밖에는 표현할길이 없네요.
    언년이라는 삶의 의미를 지켜낼수 있었기에 죽음또한 의연히 맞이할수 있었던 대길이였지만
    더 드라마틱한 상황을 기대했었거든요.^^::
    앞으로 추노를 추억할때면 업복이의 마지막 미소와 장렬한 죽음이 가장먼저 생각날것 같아요.
    굴러 떨어진 사모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구요.
    (역시 곽감독은 알레고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여타 연출자분들보다 뛰어나신것 같아요.
    멜로라인은 좀 약하지만.....)
    마지막 시원한 한방을 날려준 업복이때문에 뇌리에 강렬하게 남을 최종회...
    업복이가 어쩌면 우리들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였기에 가장 가슴을 울린것 같네요..

  10. 2010.03.27 21: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탐진강 2010.03.27 21: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도 끝났군요.
    그러나 역사 속의 추노는 지금도 계속되는 듯 합니다.

  12. 뎀뎀 2010.03.27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을 이렇게 깔끔하게 표현하는 글을 찾다니요.
    그리고 특히 머리에 총을 쐈다는 분석에서 깜짝 놀랐네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13. 힘찬아빠 2010.03.28 01:39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9회 보았네요... 저는 아직도 흥미진진 -_- ;;;

  14. 나&해아빠 2010.03.28 02:51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마지막을 보고 아쉬움으로 여기저기 다니다 여기까지 왔네요.
    다른분들은 어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드라마답지않게
    한편의 잘짜여진 영화같은 완벽한 엔딩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글 읽고 다시한번 감동에 젖어드는군요(민초의난을 들으며.....). 잘보고 갑니다.

  15. 3232 2010.03.28 16:10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소름

  16. 이러고있다 2010.03.28 17:4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추노 마지막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아니 드라마 전체를 통털어 가장 기억에 남는캐릭터와 장면은 업복이의 죽음 인것 같네요...업복이를 통해 가장 낮은곳에서부터의 희망과 반란이 결국은 세상을 바꾸게 한다는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준것 같아요...또 업복이의 죽음으로 그냥 목숨만 붙어있던 삶을 살았던 민초의 새 세상으로의 각성을 보여준것 같구요..아마 업복이는 죽었지만 영원히 살겠죠 초복이,반짝이 아버지,반짝이, 그녀의 아이를 통해서요...

  17. 2proo 2010.03.29 0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의미하는게 참 많은것 같아요.
    나름 생각해보고 현실과도 비교해보고 하면 재밌는게 참 많아요.
    역사는... 반복되니까요.
    드라마지만 작가도 단순한 스토리만 나열한게 아니라
    의미를 많이 심어놨나봅니다. 그래서 더 재밌게 봤나봐요~

  18. 베짱이세실 2010.03.30 00: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회 가장 명장면은 업복이가 나왔던 장면이었어요. 심장이 쿵쿵 뛰었죠.

  19. PinkWink 2010.03.30 06: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션완수률 100%의 우리 업복이...ㅜㅜ
    추노 ... 잘 보았어요...^^

  20. 2010.03.30 23: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서현맘 2010.04.16 20:5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좋은 글입니다. 제가 받은 감동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으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3. 26. 08:17




예상은 했지만 추노 마지막회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봐야 했네요.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도 들지 않고 계속 눈에 대길이와 업복이의 모습이 어른거리는게 죽음이 아니라 죽음으로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길이 쏜 화살이 제 심장을 관통하는 것 같았고, 초복이와 은실이 바라보던 떠오르는 태양이 제 가슴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궁궐로 총을 들고 간 업복이 때문에 울고 추노에서 가장 사랑 받았던 대길이의 죽음때문에 울고, 마지막에 최장군과 왕손이 농사짓는 깜짝 서비스에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되었던 추노였습니다. 한동안 추노의 긴 여운을 내려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추노의 주인공들과 함께 뛰고 쫓겼던 시간, 그리고 길게 여운으로 남겨 준 태양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대길의 모습은 오래도록 인상깊은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추노 최종회는 주인공들 각각과 이별하는 회차이니만큼 엔딩장면도 각각의 의미를 담아 보여주었지요. 가장 많이 울렸던 업복이 공형진의 죽음은 추노가 던지는 메시지와 함께 별도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요.

나의 언년아, 나의 사랑아
우선 가장 떠나 보내기 힘들었던 대길이의 죽음부터 정리해야 겠네요. 대길을 뒤를 추격하는 관군들을 향해 송태하가 멋지게 활을 날려 방어해주고 함께 갈대밭을 뛰어가는 모습은 우정을 넘어서 시대를 함께 달리는 모습이었어요. 씨익~ 미소까지 주고 받는 두 사람이 향하는 곳은 짝귀와 만나기로 한 장소는 용인 조비산이에요.
"언제부터인가 둘이 같이 달리고 있는 것 아나?" 라고 송태하가 물었지요. 도망노비 송태하를 쫓았던 대길이 언년이가 함께 있음을 알게 된 이후로는 두 사람의 목적이 같아져 버린 것이지요. 언년이와 언년이 가슴에 안긴 원손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대길이와 송태하는 언년이를 사이에 두고 같은 운명을 가진 공동운명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대길이와 함께 하는 동안 송태하는 대길이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지요.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 무게보다 언년이라는 여인의 무게가 대길이라는 남자에게는 더 컸다는 것을요. 그런 의미에서 송태하가 대길이에게 "그대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도 다 운명이 아니던가" 라며 속내를 털어 놓는 장면은 송태하의 진중함이 와 닿았어요. 
"대길아, 언니랑 산적질이나 하며 한평생 희롱하다 가자. 세상도 잊고 언년이도 잊고 따라와"라는 짝귀에게 "내 갈길은 내 가야지..." 라며 발길을 돌리는 대길이었지요. 대길이가 발길을 향한 곳은 이제 조선을 떠나면 평생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청나라 먼 곳으로 떠나는 언년이의 뒤였어요.
자석에 이끌린 듯 언년이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나 도련님의 모습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때문이었겠지요. 비록 송태하의 부인이 되었지만, 언년이도 10년을 품어 온 도련님에 대한 정리를 한 순간에 끊을 수는 없었을 거예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처지가 언년이의 사랑 색깔이에요. 너무 슬퍼서 한처럼 가슴시린.... 그런데 드라마에서 언년이의 그런 세심한 감정표현이 부족한 것은 두고 두고 아쉬운 부분이네요.
모퉁이 갈대밭에서 나온 대길이를 보고 언년이 어떤 마음으로 웃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언년이도 마지막 조선을 떠나면서 도련님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요. 송태하는 마치 예상했다는 것처럼 웃는데 대길이 표정은 '에이 쪽팔려' 하는 표정이더라고요. 시선도 피해 버리고요. 아무튼 극 중간중간 웃겨주는 대길이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미친 사람처럼 드라마를 보게 하니, 장혁의 귀여운 모습, 애처러운 모습, 남자다운 모습, 짐승처럼 포효하즌 모습, 그리고 길바닥 마초같은 모습때문에 추노를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대길이라는 캐릭터가 좋았노라고 고백을 못할 것 같아서 주책스럽지만 속마음을 써봤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들어가죠.
안성천으로 가는 중간에 송태하가 원손을 데리고 용골대 수하와 얘기를 나눈다며 잠시 자리를 피해 주었지요. 대길에게 언년이에게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라고 일부러 자리를 내주었는데, 대길이는 잘 살아야 된다며 이제는 도련님이라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너의 도령같은 것 아니라고 언년이에게 차갑게 말을 해버리지요. 나를 잊고 잘 살아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대길이에요.
"난 말이다. 난 말이다" 그리고는 뒷말을 바로 잊지 못하고 울컥해지는 대길이 "네가 정말 그리워서 찾아 해맨게 아니야. 그저 도망노비 찾아 다닌 것 뿐이다"라고 말해 버립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라는 언년이의 말에 헛웃음 짓고는 대길은 배를 구할테니 그리 전하라며 자리를 뜨고 말지요.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랑 고백이 또 어디 있을까 싶어요. "네가 정말 그리워서 해매고 다녔다" 는 말을 언년이 알아 들었는지 못알아 들었는지, 극중 언년이에게 묻고 싶을 정도에요. 아마 언년이도 알아 들었겠지요.
강나루에서 송태하 일행을 기다리던 대길은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도 오지 않자 불길한 마음에 뛰어가지요. 언년이에게 주고 싶었던 꽃신을 남겨둔 채로요. 대길이가 달려간 곳에는 황철웅이 송태하와 언년이를 공격하고 있었고, 언년이도 송태하도 부상을 입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되었지요. 대길의 눈에 불꽃이 일고 대길은 미친듯이 황철웅과 결투를 하지요.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니 놈 부인이랑 니놈 아들 싹다 죽일 참이냐? 니놈은 그저 잘 살면 되는 거야. 살아서 좋은 세상 만들어야지...그래야 다시는 우리같은 사람 나오지 않지" 라며 송태하에게 어서 떠나라고 말하는 대길, 눈물이 흘러서 차마 그 장면을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언년아... 꼭 살아라... 니가 살아야 나도 산다. 어여 가거라" 라며 대길이 황철웅을 향해 달려 들고 언년이는 송태하를 부축해 떠나지요. "또다시 도련님을 두고 이렇게 떠납니다.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도련님 죄송합니다". 전하지 못하는 언년의 방백이 이어졌지요. 결국은 엇갈릴 수 밖에 없었던 운명, 살아서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두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이었나 봅니다. 
황철웅이 대길에게 묻지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요. 대길이 황철웅에게 "저 놈이 목숨 한 번 살려 줬거든, 그리고 이 지랄같은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자 황철웅은 검을 내리고 맙니다. 송태하에게 가졌던 자존심의 상처는 송태하에게 병자호란때 목숨을 빚지고, 송태하가 세상을 바꾸려 할 때 황철웅은 배신의 칼을 들었던, 그래서 결코 송태하를 이기지 못했던 황철웅의 2인자의 패배의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황철웅이 마지막에 대길이를 막지 않았던 것은 결국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기 때문이었어요. 끝까지 자존심에 자신이 이겼다고 하지만, 황철웅은 처참하게 부숴진 자신의 모습을 그제서야 알게 된 거에요. 그의 부인 이선영의 일그러진 모습은 황철웅 자신의 모습이었어요. 황철웅이 부인 이선영 무릎에 머리를 떨구고 울었던 것은 황철웅이 굴절되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각이었어요. 황철웅은 아마 송태하의 뜻을 이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나레이션을 황철웅의 목소리로 했는데, 그는 살아 남아서 바꾸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송태하가 죽음으로 바꾸려 했다면 황철웅은 살아남은 자로서의 역사 한 모퉁이 작은 돌멩이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봤습니다.
몰려오는 관군을 향해 뛰는 대길이 방백으로 했던 말은 잊혀지지 않을 대길의 명대사였어요.
"언년아, 언년아, 잘 살아라. 너의 그 사람 그리고 너의 아들과.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 다시 만날 때 어찌 살았는지 얘기해 주렴... 나의 언년아...나의 사랑아...."
관군을 뚫고 피투성이가 된 대길은 설화의 무릎에서 숨을 거두고 말지요. 이렇게 좋은 날, 노래나 불러 달라고 했던 말은 대길의 마지막 유언이 되고, 설화의 구슬픈 타령을 들으며 대길이는 사랑하는 사람만 쫓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다 바쳐 뜨겁게 사랑하다 가버렸네요. 봉분도 없이, 돌무덤에 설화가 지어 준 옷은 대길이 무덤의 비석이 되고, 천지호 언니 무덤도 새로 만들어 주지 못하고, 이천에 사 놓은 땅에서 옆에는 최장군, 길목에는 왕손이랑 오손도손 살기로 했는데, 언년이 데리고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700냥 빚만 지고 떠났어요. 왕손이 최장군 집값은 다 지불하고 정작 대길이 자신의 집은 잔금도 못치루고.... 마지막까지 이렇게 멋지게 떠날 줄은 몰랐어요. 평생 언년이만 쫓다 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가버린 대길이, 이승에서 못 이룬 사랑 이 다음에 다시 환생하거든 꼭 이뤘으면 싶어요. 

감독의 깜짝반전, 송태하의 죽음
그런데 제가 글 제목으로 송태하가 죽었을 거라는 것이 감독이 연출한 깜짝반전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요, 아마 드라마에서는 송태하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송태하는 죽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송태하가 관군과 황철웅을 상대하면서 꽤 깊숙이 찔리는 장면이 나왔어요. 황철웅이 이겼다며 송태하 뒤를 쫓지 말라고 했던 장면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황철웅처럼 칼을 쓰는 무사는 송태하를 베었을 때 치명적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철웅의 마지막 목표는 송태하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황철웅이 마지막에 대길이에게 칼을 들지 않았던 것은 칼로는 이겼지만, 송태하나 대길이가 바라는 세상에 대한 의지와 열망에 졌기 때문이었어요. 송태하나 이대길은 가고자 하는 길이 있었지만, 황철웅은 길이 없었지요. 오직 송태하를 쓰러뜨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표도 없었던 황철웅은 송태하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모든 것이 허무한 것임을 알게 된 거에요.
송태하의 죽음이 암시된 부분은 언년과의 마지막 대화 부분이었어요. 언년이에게 자신의 뜻을 따라 주겠느냐며 청나라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지요. 이 땅에 빚을 너무 많이 져서 이 땅을 떠날 수가 없을 것 같다고요. 언년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자 송태하도 "고맙습니다, 부인. 그리 말씀해 주셔서. 금방 회복될 겁니다. 다 나으면 좋은 세상 만들어야지요. 혜원이, 언년이 두 이름으로 살지 않아도 될 그런..."이라며 다시 일어서서 언년의 부축을 받고 걸어가는 장면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송태하와 언년이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부상의 고통이 아닌 죽음을 알고 언년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처럼 보였어요. 곽정환 감독이 배우들도 대본에도 없는 깜짝 반전이 있다고 인터뷰를 했다는데, 그것은 연출로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저는 그 깜짝반전이 송태하의 죽음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곽감독의 의중이 제 생각과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송태하는 마지막에 이대길과 마음으로 친구가 되었어요. 대길이이게 언년이가 없는 세상은 죽음이라는 것도 마음으로 읽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용골대 수하를 데리고 가서 나눈 이야기도 아마 언년을 두고 간다는 말을 미리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대길에게 굳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며 함께 하리라 믿는다고 안성천을 강조한 것도 언년을 두고 떠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언년이 다시는 홀로 두고 가지 말라는 말에도 송태하가 대답을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황철웅에게 칼을 맞은 이후 대길이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라면서 어서 가라고 할 때도 송태하가 부상 와중에도 웃음 비슷한 표정을 지었는데요, 송태하는 아마 언년이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결코 대길을 혼자 두고 도망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대길에게 빚을 지고 미안했던 마음, 그것은 언년이의 남편이 되었다는 것도 있었지만, 언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더 미안한 일이 되는 것이었죠.  
감독은 마지막 회에서 대길이와 송태하를 언년이를 사이에 둔 공동운명체 친구로 만들어 주었던 것 같아요. 물론 복선적인 연출이었지만요. 대길이나 송태하나 결국 언년이는 꿈이었어요. 저는 감독이 왠지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그 여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것에 대해 송태하의 의리를 복선으로 보여주려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송태하의 죽음으로 대길에 대한 송태하의 우정과 사랑을 존중해 준 의리같은 트릭을 숨겨 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송태하가 황철웅을 대길이 혼자 상대하게 하고 그 자리를 뜬 이유는 대길이의 목숨이었던 언년을 지켜주고 싶었던 대길에 대한 우정이었고, 자신의 부인 혜원을 지키고자 했던 사랑이었고, 원손 석견을 보호하는 마지막 소현세자에 대한 충절심이었습니다. 송태하 역시 죽어가면서 언년이와 원손을 지켜낸 것이지요. 송태하의 죽음암시, 이게 바로 곽정환 감독이 말한 연기자들도 모르는 깜짝반전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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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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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생각은 2010.03.26 19:37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구요. 그런데 제 생각엔 송태하 안죽었을 듯 싶네요. 송태하란 캐릭터는 극중에서 계속 변화해 왔죠. 처음엔 신분의 차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죠. 세상을 바꾼다는 송태하의 말과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길이, 언년이의 말의 뜻이 처음엔 달랐던 것처럼. 하지만 둘 덕분에 송태하는 변화하게 되죠. 그리고 그것은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로 드러나고요. 물론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지만 생각의 변화가 가장 큰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러가지가 합쳐져 청에 가지 않겠다 한 것이구요. 도망이 아니라 남아서 바꾸겠다는 것이죠. 대사로에 의해 죽지 않을거라는 것을 보여준 듯 싶네요. 또한 황철웅이 송태하 때문에 자격지심에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행해왔던 일들이 대길이의 한마디에 무너져내린 것처럼 송태하 또한 대길이에 의해 쏘아 올려린 내일을 위한 화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절대로 안죽었을거라 생각되구요. 스토리가 나뉘긴 하지만 반짝이 아버지가 불끈 주먹을 쥐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구요. 업복이와 대길이는 죽었지만, 그들의 생각은 이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라이거 2010.03.26 20:04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보는 사람의 상상력에 달린 문제 입니다. 당신은 송태하가 죽었다고 상상할수 있지만,,,황철웅이 굳이 송태하를 쫓지 말라 한 것은 그또한 뭔가 깨달은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그래서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마누라 무릎팍에서 울지 않았습니까? 좋게 상상 하고 싶으면 좋게 나쁘게 생각하고 싶으면 나쁘게 생각할수 있는 여지를 남겼는데 죽음으로 몰아가는건 반대쪽 사람들의 상상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생각 같네요

  4. 아하하하하 2010.03.26 20:27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가 상당히 고단수야, 처음엔 그 분이 기생인줄 알았는데, 젊은 기생이 오면서 그 의혹을 없애주지요. 또한 그 분은 이경식의 끄나풀이라는 걸 알려주고...

  5. 아하하하하 2010.03.26 20:30 address edit & del reply

    또 한가지 작가는 추노가 끝난뒤에도 논쟁을 하라고 주연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생각하게 만들어버렸다.

  6. 멋진리뷰 2010.03.26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멋진 리뷰입니다..
    전 송태하가 죽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님의 글에 나와있네요.
    어제 정말 눈물이 나는 장면이 많더군요.
    관군들에게 둘려싸여 땅에 엎드린 업복이를 보며 주먹을 불끈지는 노비를 보며 눈물이..
    대길의 대사를 보면서 눈물이..
    송태하와 언년이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그리고 황철웅이 이선영의 품에 안겨 울때 눈물이..
    정말 추노는 잊지못할 명품 드라마입니다

  7. sunny 2010.03.26 21:41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는 죽지 않았습니다. 칼로 상처가 난 곳은 오른쪽입니다. 왼쪽이었다면 죽었겠지요. 언년과 태하가 서로 운 것은 모든 신분을 넘어서(태하는 항상 자기 부인은 혜원이일 뿐이다를 외쳐왔던 사람입니다.) 서로를 받아드렸기 때문이죠...서로 서방님, 부인을 당당하게 외쳤거든요.

    제 개인적으로 마지막 반전은 황철웅이었다 생각합니다. 살인귀에 가까웠던 황철웅이 그렇게 툭~털고 일어나 송태하도 보내주고 자기에게도 대길이 사랑만큼 강한 사랑을 주는 부인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것이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8. 부자의탄생 2010.03.26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버전:
    난 그저 목걸이의 의미를 알고 싶을 뿐이다.
    그대는 목걸이의 의미를 아는가?

    대길이버전:
    그깟 목걸이 따위야 동대문 바닥에 널렸어 노비양반~
    참 지랄~같은 세상이야.

    최장군버전
    이보게, 목걸이는 어디서 구했는가?
    그나저나 왕손이를 보았는가?

    업복이버전
    그 목걸이 내가 주었다가 길바닥에 버렸드래요
    뭐 비싸지도 않게 보인다니
    초복아 내 니한테 다이아는 못해줘도 총은 줄수있다니

  9. 흠,, 2010.03.26 23:2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의 결말이 열린 결말구조로 흐르니 문학비평과도 유사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할 수 있어 좋습니다. 송태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없죠. 저도 마지막신에서 송태하가 죽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세사람은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피흘리고 찢긴 상처에 흔들리면서도..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그 힘겨운 걸음걸이의 끝이 죽음일지 삶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걸어가는 것, 아니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운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위에서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인간 군상의 몸부림은 아닐는지요. 그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죽음 위를 혹은 죽음 옆을 걸어가는 것..
    세부적인 디테일이나 등장인물의 대사에 담긴 뜻을 암시니 복선이니 하면서 너무 섬세하게 읽어내려고 하는 것도 딴에는 경계해야할 것 같네요. 선이 굵은 이 작품에서 그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예컨대, 설화에게 짝귀가 그러죠. "쟤들은 말이 다 짧아." 그럼, 설화도 죽는다는 암시일까요?;; 그건 아니겠지요.

  10. jd 2010.03.27 00:39 address edit & del reply

    언년이가 송태하에게 이제 홀로 두고 가지마라고 하고 송태하가 아무말도 안 하고 송태하가 그냥 미소로 대답은 했는데 전 다르게 해석해봤습니다.
    송태하로서는 둘이 얘기하라고 자리까지 비켜줬는데 자기부인 혜원이가 끝까지 홀로두고 가지마라 즉 언제나 같이 하겠다라는 말로 송태하한테 의리를 보여주려고 하는 부인의 마음을 알기에 미소로 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홀로 두고 가지마라는 말은 혜원이가 묻고자 함이 아니라 그냥 송태하한테 마음을 전한거라 생각합니다.

  11. 각자상상 2010.03.27 00:48 address edit & del reply

    명확하게 송태하의 죽음을 나타내지 않은 것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송태하가 사느냐 죽느냐는 극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때문에

    업복이 역시 사형을 당하겠지만 죽는 장면은 안나온다.

    시청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다.

  12. 미자라지 2010.03.27 01: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끝나면 한번에 다 보고싶네요...
    첨부터 안봤는데 다들 재밌다고 추천해서..^^

  13. 뭐니 뭐니 해도 2010.03.27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우뤼 의 업복이 가 잡혀서 아무 표정도 없이 누워 있을때 잡혀도 그건 진게 아니었던 그 표정
    겁먹지도 않고 아무 것도 없는 그 표정.....

    너무 좋았어요

    배우를 한번더 들여다 보게 되죠

    추노하면 서 처음부터 업복이가 가장 끌리고 가장 정이가고 가장 재미있었음....

  14. 지나가다... 2010.03.27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송태하가 죽진 않았을거 같습니다. 마지막 맨트에서 그 무엇이냐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왕의 손자가 사면됐다는 맨트가 있는거 보면 ... 그 상황에서 아이 혼자 살아남았다고 보긴 좀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 그냥 제 생각이...

  15. 나그네 2010.03.27 02:03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부분은 공감이 가는데 송태하 죽음 암시라는 부분은 영 헛다리인듯.

  16. 얼음공주 2010.03.27 02:17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해석은 몰라도 송태하가 죽었다고는 절대 생각할수 없겠는데요.
    송태하와 언년은 열린결말로 마무리짓긴 했지만 대길이도 언년이에게 네가 잘살아야 다시는 우리같은 사람들 안나온다면서 언년이에게 잘살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하며 유언을 남겼고, 그밖의 모든 정황으로 봐서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송태하랑 언년이가 죽으면 대길이의 죽음이 개죽음인거나 마찬가지고 그럼 한성별곡보다 더 심한 비극으로 끝나는건데 추노는 제작진들이 새드엔딩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던거 같습니다.

    갠적으론 황철웅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게 최고의 반전인듯...
    살인귀 황철웅이 후반부에 부인이랑 어머니 대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긴 했었지만 갠적으론 황철웅 부인 이선영이 아버지에 남편까지 잃는 설정으로 만들기엔 넘 불쌍해서 남편만이라도 남겨놓은게 아닐지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조선비와 좌의정을 업복이가 죽인설정을 좀 쌩뚱맞았지만 업복의난은 정말 멋졌습니다.
    23회의 엔딩을 장식한 업복-초복의 키스신도 여명의 눈동자 철조망 키스신에 버금갈만큼 애절했던듯...
    이젠 추노 끝났으니 한동안은 볼 드라마가 없어졌네요.
    (신데렐라 언니는 예고편에서부터 막장냄새가 나서 땡기지 않으니 말입니다- _-)

  17. 2010.03.27 08: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8. 지나가다 2010.03.27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는 죽지 않았다고 생각돼요. 상처가 깊긴 하겠으나 송태하가 죽으면 대길이의 희생이 아무 의미없고 대길이가 태양을 향해 활을 쏜 것이 희망을 의미하듯 송태하는 언년이와 석견과 나란히 걸어감으로써 희망을 보여 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황철웅이 끝까지 송태하를 쫓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빚 진 목숨을 한번 살려주는 의미였겠죠.

  19. 체리 2010.03.27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세사람의 인연과 운명이 참 애닳았던것 같고, 전 송태하가 죽지않았다고 생각해요. 많은빚을 졌기에 반드시 살아남아 좋은세상을 만드는 희망의 일부분이 되야하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엔딩이 이토록 가슴을 울리는것은 원래의 송태하라면 그 순간에 절대로 떠나지 않았을테지만 님 말처럼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충절을 다하고, 이제 벗이되어버린 대길에 대한 미안함과 의리, 모두를 지켰으니까요. 반드시 살아야할 이유입니다. 만일 태하가 그 자릴 뜨지않고 같이 싸웠다면 그야말고 네사람은 개죽음이며, 대길의 사랑은 스토거 적인것이 되어버리니까요. 세사람의 사랑 모두를 보듬는 좋은 결말이었어요.

  20. 브롱 2010.03.27 17:40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에 최장군, 왕손이가 죽었던 (혹은 죽었다고 보여지던, 대본상 죽어야 했던) 장면에선 무슨 억지를 부려서라도 살아있다고 단정하던 분들이 많더니, 확실하게 살아서 걸어가는 송태하의 마지막 장면이 있었음에도 죽었을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연출자분께서 어떤 의미로 송태하가 죽을듯 하다가 다시 일어나 혜원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으로 마무리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크게 세명의 중심 인물중에 대길, 업복은 죽었으니 마지막 중심 인물인 송태하는 살아있어야 희망이 없던 그 시대에 좋은 세상을 향한, 느리지만 단절되지 않고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업복도 확실히 죽는 장면은 아니었으니 죽지는 않았을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 좌의정 포함 대략 일곱명의 관원을 죽였으니 재판을 받아서 능지처참을 당하던지 아님 그자리에서 즉결 심판으로 죽임을 당했던지 했겠지요. )

    개인적으로 대길이 살아남는것을 기대했지만, 드라마가 시청자가 원하는대로만 진행된다면 그에반해 완성도가 떨어질 수가 있으니 최대한 작가분과 연출자 분께서 의도하는대로 대길의 죽음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21. 추노 2010.03.27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어떻게 해석하냐 나름이죠 결말은....
    그리고 황철웅이 왜 관군들에게 자신이 이겼다 했을까요?
    졌다했다면 관군들은 송태하를 추적하고 결국 붙잡고 말겁니다. 그걸 막은게 황철웅이고
    대길이가 했던 세상은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마라. <-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부인과 좌의정그밖의 많은사람들을 미워한 자신을 떠올리며 흔들리죠.... 이미 대길이가 황철웅을 안죽이고 살린이유도 그와는 말이 통했다는걸 또 짝귀가 한말이 복선이라는분이 있는대 결국 끝에 송태하는 높임말을 씁니다. 복선이라해도 결국 산다는 복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