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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30 'MBC연예대상' 유재석 대상받지 못한 이유, 당연한 결과였다 (25)
2011.12.30 10:03




명절때 이런 며느리 참 꼴보기 싫고 얄밉습니다. 부모 모시고 농사지어가며, 가을이면 쌀이며 고추며 수확한 농산물을 동생들에게 보내는 맏며느리가 있는 반면, 명절때면 전날 밤 늦게서야 내려와, '어머니 형편이 좋지 않아 조금 밖에 못넣었어요', 봉투 하나 달랑 내밀고, '형님, 너무 고생많으세요. 죄송해요', 말로만 인사하는 얄미운 손아래 동서,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얄미운 며느리입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명절 음식 장만하느라 며칠 전부터 장을 봐오고 준비했건만, 시어머니는 손아래 동서 왔으니 이제 좀 쉬라는 말은 커녕 고생했다는 말도 안하시죠. 명절 지나고 동서들에게 보낼 음식 챙기느라  더 부산스럽죠. 타지에서 돈버느라 고생하면서도, 지들도 살기 힘들텐데 큰 돈 마련해서 오느라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맸을까, 그저 안쓰러운 걱정뿐이죠. 화딱지나는 드라마에서 단골로 나오는 명절 모습입니다. 세바퀴 며느리에게 이번 해도 많은 선물보따리를 안겼더군요.
그런데 이번에는 막내 새며느리까지 들어와 시어머니 선물꾸러미를 챙기는 손이 더 바빠졌습니다. 새 막내며느리가 내민 돈봉투가 유독 두툼해서, 특별한 선물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죠.  봉투(프로그램) 두께로 가장 큰 선물을 주겠다고 미리 언질까지 하는 시어머니입니다.
MBC연예대상이 딱 그런 명절용 드라마를 찍었더군요. 설마,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언론에서 유재석과 무한도전이 홀대를 받는다고 떠들어도 다 믿고 싶지는 않았어요. 반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어리석었을 정도로, '나는가수다'에게 대상을 주기 위한 꼼수와 고심책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나는가수다'는 분명 좋은 프로그램이고, 가수들의 경연이라는 신선한 예능이었고, 혼을 다하는 그들의 열창에 눈물을 쏟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드라마와 같은 예능이었습니다. 물론 초반의 감동이었고, 지금은 그 감동이 줄어들고 관심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듯한 아이돌가수의 노래에 질려있던 시청자는 감사하다는 말까지 하고 싶었던 프로입니다.
올해 나는 가수다 처럼 뜨거운 이슈와 화제를 찾아보라 하면 선뜻 대답하기가 힘듭니다. 그만큼 나는가수다는 올해 예능에서 새로움을 열었던 이슈와 화제의 키워드였으니까요. 이슈가 된 만큼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죠. '나는 성대다'라는 비아냥이 말해주듯 피로를 호소하는 시청자의 불만도 이어졌고,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에 실망이 늘어가기도 했지요. 출연가수의 자격논란 또한 네티즌들과 시청자들의 열띤 싸움으로 까지 번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뭐라하거나 말거나 시어머니 어깨를 으쓱하게 해 준 최고의 효부(?)였습니다.
이런 효부에게 대상의 영예를 준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 집에서 그렇게 선물보따리를 싸서 안겼다는데, 시청자들이 그 집일에 배놔라 감놔라 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담장밖으로 이러저러한 그집 속사정을 알고 있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7년동안 묵묵히 황무지를 개간해서 옥토로 만든 무한도전, MBC에게는 맏머느리와 다름없습니다. 매주 수확량도 가장 많은 시청률로 미친듯이 농사를 지어왔고 말입니다. 작년에는 맏며느리 대표 유재석에게 좋은 트랙터를 선물하기는 했지요. 그래서 더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갖은 외압과 눈초리에도 MBC의 자존심과 위상을 지켜준 프로가 무한도전입니다. 수확량? 올해도 풍작이었습니다. 가뭄과 홍수, 태풍이 유난히 심했지만, 한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던 무한도전입니다.
솔직히 프로그램에 대상을 주겠다고 방침이 변경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는, 혹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에게 주는 반전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가수다를 위한 눈에 보이는 꼼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을 버리지는 못했고요. 반전은 없었네요.

나는 가수다가 상을 받을 만한 쾌거를 이루었다는 것에 이견은 없습니다. 하지만 대상을 수상할 정도였는가에는 고개가 갸우뚱입니다. KBS는 1박2일 멤버들 전원에게 대상을 수여하는 반전으로 비난이 컸지요. 1박2일을 대상후보에 올리지 않은 절차와 공정성의 문제는 있었지만, 충분히 대상을 수상할만한 이유는 있었지요. 시청률 1위를 고수했다는, 최고의 효자프로그램이었기에 1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그러한가요? 10%내외에서 왔다갔다 하며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현재 3위라고 알고 있는데, 무한도전은 거의 두배에 가까운 시청률을 고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이 방송사 고위분들에게는 눈엣가시일 수도 있겠지요. 나랏님도 가끔은 통쾌하게 풍자해 버리고, 불편한 사실들을 과감하게 까버리기도 하니, 뭐 예쁘겠습니까? 게다가 방통위로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느니, 언사가 과격했느니 하는 경고까지 받고 있으니, 심하게 말하면 계륵같은 프로일 겁니다. 버리자니 시청자들의 원성을 당해 낼 자신도 없을 뿐더러 높은 시청률이 아깝고, 가지고 있자니 눈치보이고 말입니다. 그래서 무한도전 폐지설이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이유일 겁니다.

이 마뜩찮은 프로는 돈은 되는데 돈을 벌어서 사회에 기부한다고 다 퍼줘버리기 까지 하니,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싶기도 하겠지요.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돈봉투 두둑하게 내미는 프로가 최고로 예쁜 효부아니겠습니까? 1년 뼈빠지게 충성하고 시청률 확보했는데, 고생했다 칭찬은 못하겠고 '옛다, 새 호미 하나 줄테니 군말말고 또 열심히 밭이나 갈라'는 거군요. 유재석의 최우수상, 1년 농사 잘 지은 맏며느리에게 그나마 찬밥이라도 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찬밥이 아니라 쉰밥을 받은 것같은 이 찜찜함은 뭔가 싶네요. 늘 고생하는 착한 맏며느리, 찬밥주는 거 당연했던(?) 명절 막장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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