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진'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09.08.04 '선덕여왕' 시청자 사로잡은 비담 김남길로 무협지쓰다 (18)
  2. 2009.07.22 선덕여왕: 그들만의 정치 이야기, 고현정 죽이기 우려된다 (4)
  3. 2009.07.16 선덕여왕: 웃기는 과학이야기로 본 미실의 두려움 (2)
  4. 2009.07.09 선덕여왕: 불편한 억지설정, 시청자들 우롱하지마라 (4)
2009. 8. 4. 08:29




그간 출생의 비밀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던 선덕여왕이 덕만의 존재가 미실을 비롯해 진평왕까지 알게 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급물살을 만나기는 했는데 이게 아직 방향은 안보입니다.
덕만의 비밀이 활짝(아, 시원합니다. 여기까지 오기 장장 20회가 걸렸습니다) 드러나면서 급물살에 드디어 오랜 궁금증을 깨고 시청자들을 위한 깜짝 비밀병기 두가지가  등장했습니다. 오랜 출타를 마치고 돌아 온 문노와 미실의 버려진 아들 비담의 등장입니다.

덕만의 행방을 쫓아 미실과 을제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숨겨진 쌍동이를 찾는 미실과 세상밖으로 덕만의 존재를 감추기 위한 을제의 추격전이 숨막히게 전개되었지요. 그런데 덕만을 찾는 미실과 을제를 보니 왜 미실이 덕만을 찾으려하는지, 그리고 을제의 황실을 위한 명분이라는 게 납득이 가지않아서 덕만이 왜 숨겨져야 하고 왜 드러나야 하는지 이유조차 혼란스러워졌다는 생각입니다. 진평왕의 춘추로 짐작건데 진평왕과 왕비는 더이상 후손을 생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미 "어출쌍생이면 성골남진"이라는 예언이 맞았는데 이제서야 쌍둥이 출생을 감춘다고 달라질 것도 없어보이니 말입니다. 어차피 천명이나 덕만이 혼례를 함으로써 누군가는 황실을 계승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말이지요.

21회는 덕만이 나머지 한쪽 쌍둥이였음이 밝혀지면서 한마디로 이쪽저쪽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라 바빴지만 정작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비담이었습니다. 동굴에서 어기적 거리며 나오다가 덕만에게 윙크를 날려줄 때 벌써 눈치챘는데 비담의 역할이 앞으로 비중있게 다뤄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아무래도 어정쩡하게 캐릭터설정에 실패하고만 유신랑 엄태웅을 대체할 만한 강한 포스가 필요했겠지요. 알천랑도 있지만 알천랑의 배역을 크게 늘릴 수 없는 한계가 있으니 비담의 역할이 중요한 게지요. 비담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슬쩍 묻혀 나온이가 문노였습니다. 문노의 등장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맥빠진 등장이었지만 문노는 역질이 도는 민가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었군요. 덕만이 앞으로 백성과 소통해야 할 무대를 문노를 통해서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회 선덕여왕의 화제는 단연 비담 김남길입니다. 화랑 꽃남들의 뒤를 이어 비담의 등장은 강렬함 자체였습니다. 야성이 뚝뚝 묻어나는 원초적인 야성남의 등장에 구멍 술술 뚫린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채널을 고정하고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으니까요.
비담의 등장은 한편의 무협지를 연상케 했습니다. 동굴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나타나 덕만에게 윙크 한방 날려주고 사라지는 예의없는 이 청년은 사실 대단한 무공의 소유자입니다. 기연에 의해 무공을 전수받으며 괴짜사부(물론 여기서는 문노가 되겠지요) 밑에서 별별 잔심부름을 해가며 무공을 연마해 왔지요. 괴짜사부는 무예뿐만 아니라 의술에도 뛰어난 숨은 화타이지요. 비담은 천둥벌거숭이처럼 자라면서 어느날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은둔한 절대무공의 소유자 문노를 만나 그 수하에서 수련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비담은 괴짜 스승의 채식명령에도 슬쩍슬쩍 동네 똘마니들을 통해 고기를 얻어오라고 시키지요. 몰래 먹은 것도 문노 귀신은 다 알고 매질을 하니 그의 후각은 신의 경지이지요. 하긴 절대 무공을 감춘 은자이니 십리를 떨어져서도 육고기 냄새를 맡을 수 있지요. 그럼에도 비담은 고기 특히 닭고기를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청년이니 단백질 보충은 필수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낯선 사내들이 비담의 닭고기를 뭉개버립니다. 바로 덕만을 잡으러 온 김서현 장군의 수하들입니다. 뭉개진 닭고기를 본 비담은 뚜껑이 열려버리고 내친김에 그 사내들을 아작을 내버립니다. 사부가 함부로 쓰지말라고 했을 법한 무공을 동원해서 볏짚단 가지고 놀 듯 가벼이 쓰러뜨려 버리지요. 절대고수의 내공을 전수받은 숨은 고수니까요. 그리고 본의아니게 덕만을 구해내고 이런 과정에서 덕만과 유신과 자연스레 엮이면서 그는 강호, 여기서는 신라의 정치무대에 등장하는 것이지요. 무협지에서 흔히 보는 숨은 절대고수들이 본의아니게 강호에 입성하게 되는 세속과의 인연이 늘 이런 식으로 이뤄지거든요.

그런데 선덕여왕은 왜 이런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비담을 등장시켰을까? 그것은 딜레마에 빠져있는 주인공 김유신의 캐릭터 공백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김유신의 포스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덕만과 애정라인으로 엮어볼려 해도 무리가 있고, 천명과의 삼각관계 또한 시청자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하는 설정이다 보니 새로운 히로인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다음편에 등장한다는 유승호는 정 반대의 세련된 귀공자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아무래도 거친 야성미를 가진 꽃남도 필요했던 것이지요.
'어머니 미실로부터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축복받지 못한 인물', '진지왕이라는 신라 황족의 피가 흐르는 인물', '스승은 문노' . 이런 극적이고 화려한 배경을 가진 비담이 자신처럼 축복받지 못한 운명을 가진 덕만을 만나면서 그 동질감과 어머니 미실에 대한 분노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비담(김남길)이 덕만, 김유신과 엮이면서 향후 미실을 압박해 갈 미실의 트라우마가 되어갈 것으로 보이니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등장한 그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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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8
  1. 사자의새벽 2009.08.04 08: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선덕글 많네요 ...
    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추천 드리고가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 유쾌한 인문학 2009.08.04 08: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이애가 너무 웃겼어요.. 닭고기 때문에 급 분노해서 다잡아죽일려고 달려드는 모습이라니..ㅋㅋ

    • 초록누리 2009.08.04 09:03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그러게요. 오늘만큼은 비담때문에 선덕여왕이 호감이었답니다. 완전 응큼한 아줌마^^

  3. 카르페디엠^^* 2009.08.04 09: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그러셨군요^^ 저두 비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오늘 선덕여왕이야기는 온통 비담이야기 뿐이네요^^

    • 초록누리 2009.08.04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그런가요? 저도 비담 얘기 더 찾아서 읽어봐야 겠네요..님 글 읽고 김남길 배우에 대해 많이 알았답니다. 근데 저는 그 작품 중에서 김남길이 기억이 안나요. 역시 배역에 따라 사람도 보이고 안보이고 하나봐요^^

  4. 빛무리~ 2009.08.04 10: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어제 드림 보느라고 선덕여왕 놓쳤어요. 이제 다운받아서 봐야겠네요(저는 유료 다운로드 이용해요. 드라마 한편당 60원 정도밖에 안하더라구요. 무료는 너무 오래걸리고 바이러스도 많고 해서 ㅎㅎ) 아침에 여러 분들의 선덕 관련 포스팅을 읽었는데, 제 의견은 주인공들이 빛을 잃은 상태에서 비담이 너무 빛나게 되면 드라마의 중심축이 기울어진다 쪽이예요. 결과적으로는 드라마에 좋은 영향이 아닐지도 몰라서 우려되는 부분이죠. 하지만 그토록 질질 끌던 내용이 이렇게나마 시원하게 전개가 된다는게 어딘가요. 그것만으로도 반갑네요^^

    • 초록누리 2009.08.04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맞아요. 비담이 인기 끌었지요. 내일 유승호가 나온다고 하는데..그래도 주인공들이 너무 안 살아주니까 비담이나 유승호에게 기대를 거는 측면도 있구요. 문제는 주인공들이라기 보다는 스토리에 문제가 크지만 일단 지긋한 출생얘기는 이제 안녕~인가봐요. 그런데 또 출생의 비밀 복병이 있죠? 바로 비담!이거 가지고 또 스토리라인 질질 끌어가지는 않겠죠?

  5. 시스엘르 2009.08.04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보지도 않은 드라마지만, 초록누리님 때문에.. 보고싶어지는걸요.. 요새 드라마를 통 못봐서;;^^!

    • 초록누리 2009.08.04 11:00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그다지 영양가 있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대세를 따라 가느라 보고 있답니다. ㅎㅎ 솔직하게 말해 버렸나요? 방문 감사합니다.

  6. 영웅전쟁 2009.08.04 13: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초록누리 2009.08.04 13:41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참참참! 돌아오셔서 너무 좋습니다.

  7. 2009.08.04 13:1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09.08.04 13:49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그런거구나,새로운게 너무 많아서 잠시 머리가 어질어질,,한번씩만 열심히 했는데..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제가 찾아가 인사드릴게요...

  8. labyrint 2009.08.04 18: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갑자기 사극이 무협 드라마로 바뀐 거 같아요...

    혼자서 막 날라대니네요... ㅋㅋ

    무협사극으로 드라마가 나가는 거 같아서 조금 진지함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08.06 02:24 신고 address edit & del

      보면서 긴박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스토리보다는 비담의 캐릭터에 너무 치중했다는 느낌. 뭐 그래도 새로웠습니다 ㅎㅎ

  9. 갓쉰동 2009.08.05 07: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잼있는 접근이군요..

    사극은 무협을 동반함.. ㅋㅋ 다만 유신만 빼고.. 그 우직스럽게 한방에 보내는 포스..

    • 초록누리 2009.08.06 02:25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사극에서는 절대무림고수들이 항상 출연하지요 ㅋㅋ 그런데 이번 비담은 유독 무협소설 주인공 같더라구요.

2009. 7. 22. 11:03





지리한 장마같았던 선덕여왕이 덕만의 출생에 대한 비밀의 열쇠가 풀리면서 일단 비는 멈춘 것 같아보인다. 
덕만은 어머니 소화가 남긴 소엽도를 통해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섰다. 17,18회의 내용은 소엽도를 중심으로 덕만의 출생의 비밀 밝히기였다. 소엽도가 진흥대제가 남긴 유품임을 알게 된 덕만은 자신이 황실의 물건을 가지고 있게 된 연유를 풀고자 모험을 시도한다. 소엽도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의 소엽도를 그려 왕과 만나고자 한다는 상소를 죽방과 고도를 시켜 왕이 읽는 장계 속에 몰래 넣었던 것이다. 덕만이 몰래 올린 상소는 을제(신구)대등의 손에 들어가면서 덕만은 위험에 처하고 다행히 알천랑의 도움으로 덕만은 현장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덕만이 미실의 그림에서 소엽도를 보았다며 진흥대제의 소엽도에 대해 묻자, 천명은 소엽도에 대한 행방을 추적하다가 아버지 진평왕과 어머니로부터 다른 대답을 듣고 의문을 가진다. 소엽도, 소화, 문노, 칠숙이 사라진 날이 자신이 태어난 그날에 벌어진 일들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날의 사료를 뒤지다가 천명은 "어출쌍생, 성골남진"에 대한 계시록을 찾게 된다.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쌍둥이였음을 알게 되었으나 나머지 쌍둥이가 여자아이였다는 말에 덕만이 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버린다. 그러나 유신랑이 덕만이 여인이었음을 밝히면서 모든 의문을 풀고 덕만이 나머지 쌍둥이임을 알게된다(유신랑은 지난 전투에서 쓰러진 덕만을 보살피던 중에 덕만이 여자였음을 알게 되지 않았나 추축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18회분량의 선덕여왕을 시청해 오면서 몇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여전히 극의 흐름을 부자연스럽게 하고 있음이 보였다. 선덕여왕은 그 시대적 인물들의 설정 오류로 이미 정통역사극은 될 수 없고, 그렇다고 황당무계한 퓨전사극이라 하기에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들이 실제로 등장하고 있기 대문에 퓨전사극에도 분류되기는 힘들다. 사실과는 너무 먼 극의 스토리로 우리 역사상 첫 여왕이라는 선덕여왕을 재조명한다는 역사적 시각도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선덕여왕은 미실과 선덕여왕의 두 축을 중심으로 한 권력쟁취를 위한 역사를 참조한 허구적인 정치사극이다. 그러나 이 두축의 균형은 드라마 초반부터 갖추지 못했다. 드라마의 흐름이 미실, 즉 고현정을 중심으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극의 전개가 한사람에게 지나치게 편중되다 보니 억지가 많아지고 부자연스러운 극의 흐름은 당연하게 되었다. 고현정은 혼자서 선덕여왕을 끌고 가려니 힘이 부칠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몇십년이 흘러도 같은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현정을 앞세운 드라마가 고현정 죽이기로 흘러갈 우려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덕만, 천명, 유신이 미실에 맞설 적수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혼자 공놀이 하고 있는 고현정에게는 라이벌이 필요한데 그 라이벌이 될 인물들에게 무게를 실어주지 않다보니 고현정의 카리스마 만들기가 오히려 고현정 죽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덕만은 천명과 유신랑과 짜고 첩자로 미실에게 접근하여 소싯적 자신이 읽었던 책을 읽어주러 소위 밤마실을 다녔다. 그때마다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미실을 보여주었다. 도대체 미실은 무엇을 그리고 있는가? 이번회에서 그 그림이 밝혀졌다. 바로 소엽도로 호랑이를 죽인 진흥대제의 무용담을 담은 정밀화였다. 
그런데 그림을 본 덕만은 또다시 어색하기 그지없는 멍때린 장면으로 그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덩달아 나도 그림을 보니 소엽도, 덕만이 사막에서도 잃어버리지 않은 기적의 소엽도가 호리호리한 풍운아의 목에 걸려 날리고 있지 않는가?
미실이 왜 진흥대제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 그 깊은(?) 뜻이 천명에게 진흥대제의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 말을 일깨워 주면서 천명의 사람을 치려한다고 위협하기 위함이었다지만, 덕만의 소엽도에 대한 비밀의 열쇠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터였다.

왜 미실인가? 덕만의 출생에 대한 비밀의 열쇠를 왜 미실을 통해 전해야만 했는지 생각해보니 제작진이 지나치게 고현정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의 중심에 미실을 두고 있다보니 소엽도의 열쇠마저 미실에게서 흘리는 것을 보며 미실, 즉 고현정을 지나치게 많이 부각시키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

MBC는 대하사극 드라마의 자존심을 고현정이라는 배우에 걸었다. 선덕여왕은 고현정을 내세운 사극이다. 첫회부터 고현정을 아역배우를 쓰지 않고 진흥대제(이순재)의 곁을 지키는 소녀(?)로 분장시켜 내보낸 이유도 첫방부터 고현정을 통해 시청자를 확보하려는 수였다. 그런데 그게 무리수였기 때문에 미실의 드라마상 나이와 전혀 맞지않는 고현정의 외모가 여전히 시비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미실의 나이를 계산하느라 골머리를 쓰다가 지금은 포기해 버렸지만..
이제는 고현정의 외모가 아니라 드라마에서의 무게에 대해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모든 걸 다 꿰뜷고 있는 천년묵은 여우같은 미실을 애송이 삼총사가 대적하기에는 확실히 무리다. 그들 삼총사는 도원결의를 흉내낸 우중결의를 했다. 삼총사 손 하나씩 포개면서 천명이 맹세의 서약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아자아자 화이팅!'하고 외쳐버려 쫓겨가는 가야인의 서러움을 목도하는 삼총사의 굳은 결의 분위기가 깨져버렸지만..
그런데 미실에게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닥이 나버렸다. "두려우냐?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두가지다, 도망가거나 분노하는 것" 이 대사 벌써 몇번째로 보내주고 있는지 제작진을 알기나 할까? 미실 입으로도 또 숱하게 천명이나 덕만이 회상하면서. 그러다보니 억지로 두려움이라는 단어를 세뇌시키고 있다는 느낌까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 삼총사에게는 두려운 미실이지만 시청자는 여전히 두렵지 않은 미실이다. 그녀의 카리스마도 바닥을 보이고 새로운 대사공략의 묘수도 못 찾아서 그런 모양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육참골단으로 3회분을 했고, 사다함의 매화는 4회분량을 차지했다. 사람을 얻는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는 드라마 타이틀에 걸린 말도 수없이 반복되었고 여기에 인력구(人力口) 같은 양념까지 첨가하며 2회분을 더했다.

현재 미실에게는 강렬한 정치적 대사나 카리스마 혹은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균형이다. 미실에게 독점되어 있는 힘을 덕만, 천명, 유신의 삼총사에게 나눠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번회의 우중결의가 '애송이 삼총사'를 '울트라 파워 삼총사'로 만들어 갈지 아니면 다시 미실에게 휘둘리는 모습으로 몇회를 또다시 질질 끌어갈지 모르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삼총사의 변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런 이유로 덕만의 출생에 대한 비밀은 빨리 풀려야 한다. 출생의 비밀을 더 연장하다가는 미실과 대적하는 선덕여왕이 아니라 신라의 소공녀 이야기가 되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비밀이라는 것은 매력적인 드라마의 장치이다. 그러나 비밀도 지나치게 끌다보면 답답해진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방향의 급속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덕만의 신분을 하루 빨리 회복시켜 진정 미실을 압박하는 스토리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미실도 변화하고 더 강한 모습으로 이들 삼총사와 대결하는 모습으로 미실을 더욱 미실답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두려움, 그게 미실이다'는 고현정의 카리스마에 더 이상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는 미실이 두렵지 않다. 미실을 두려워 하는 이들은 멍때리는 표정으로 일관하는 이들 삼총사 뿐이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두려움을 세뇌시키고 있을 뿐이다. 미실의 두려움을 세뇌시키는 보조적인 장치로 썼던 사다함의 매화 약발은 이제 끝나버렸다.

그러면 무엇으로 미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이들 삼총사를 강한 인물로 만들어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하고,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드라마가 간과하고 있는 백성, 즉 민중들의 등장이다.
나는 덕만이 미실에게 밤마실 다니면서 나눈 정치에 관한 선문답 같은 대화를 통해 백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혹자는 덕만은 백성에게서, 미실은 권력을 통해서 정치를 펴는 상반적인 인물이라고 분석을 했지만 드라마가 보여 준 덕만의 정치의식 성장은 부분은 미흡하다. 미실이 백성들에게 보여주는 두려움이라는 부분 역시 너무 미흡하다.
이는 드라마가 그 백성, 즉 민초들을 간과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번 가야인들의 강제 이주를 통해 보여줄 것을 기대했던 나는 또다시 실망만 하게 되었다. 단지 우중맹세 따위의 도원결의 흉내에 웃음만 나왔을 뿐이다. 

김유신은 가야 출신의 화랑이고 아버지 김서현의 가야인들의 정치 지도자이다. 그런데 집안의 이를 위해 가야인들의 이주에 이렇게 소극적인 분노만을 보여주었다. 김서현의 정치적인 입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유신이 이끄는 낭도들은 어떠한가? 화랑의 낭도들은 부족연합국인 신라에서는 그 지방 양민들의 자제들로 구성되었다. 김유신의 낭도들은 이들 가야국 출신들의 아들이라는 점이다. 덕만과 죽방, 고도를 제외하고.
그런데 이들 낭도들은 아무런 분노도 없었고, 울고 불고 할만한 사연도, 사람도 없었다. 이들 낭도 중에 한명도 가족들이 이주하지 않았단 말인가? 가야인들이 강제로 이주당하던 날 이들 낭도들은 유신이 안됐다는 말만 할 뿐 히히덕 거리며 닭싸움을 하고 있었다. 군대 내무반 같은 분위기를 일삼는 이들 낭도들은 코믹을 위한 엑스트라 역할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낭도들은 오늘날 군대처럼 격리된 집단생활을 하고 있지만 화랑은 격리집단이 아니었다. 일정기간 필요에 의해 수련을 하며 생업도 하던 조직이었다.

덕만이 낭도로 들어갔을 때 기대했던 것은 군대 내무반의 에피소드가 아니었다. 이들의 삶을 통해 민초들의 삶과 밀접하게 엮이면서 덕만의 정치의식, 혹은 미실의 절대권력에 대한 반정치의식의 성장을 기대했었다. 덕만이 경험했다는 어린 시절은 여곽에서 심부름하면서 틈틈이 문물에 대해 정보를 얻고 공부하는 정도였다. 소화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도망쳐야 했고. 이역만리 외국생활에서도 민초들의 삶이 덕만과 밀접하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계림으로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김유신의 용화낭도라는 현실과 격리된 일종의 군대 내무반으로 편입돼 버렸다.
신라는 앞으로 덕만이 다스려야 할 나라이다. 그런데 덕만은 이들 민초들과 아무런 교류가 없다. 하다못해 저잣거리의 백성이나 낭도들의 실제 가정 모습도 없다.

드라마가 놓친 것은 바로 죽방과 고도라는 인물의 역할이다. 이들을 낭도에 편입시키면서 덕만이 백성들의 삶을 엿보면서 미실의 정치에 공포정치에 반발하고, 정치의식을 배울 수 있었던 통로를 간과해 버린 것이다. 죽방과 고도를 백성들의 실제 삶 속에 던져놓았다면 이문식이라는 걸쭉한 배우를 통해 덕만이 간접, 혹은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민중들의 생각을 보고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민중들과의 소통통로가 될 수 있었을 이들을 기회주의적인 도둑놈들로 그리면서 덕만의 백성들과의 소통 창구의 길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화를 이역만리 타클라마칸이 아니라 작은 마을에서 숨어살면서 민초들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주었다면 죽방과 고도의 역할에 대한 미련도 작겠지만 그렇지 못했으니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따라서 선덕여왕은 애초에 미실의 절대권력에 반하여 등극하는 여왕이 아니라 혈족에 의해 왕위에 오르게 되는 반쪽짜리 여왕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민중들과 위정자의 소통은 중요한 덕목이다. 미실이 백성을 힘으로 누르려 한 그 두려움의 실체도 이 드라마에서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미실이 소문냈다는 '미실은 어린아이도 잡아먹는다'는 입소문 뿐이었다. 눈으로 확인하는 백성들의 분노, 미실의 공포정치가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지 소문으로만 보여줄 뿐이다. 드라마에 나와야 할 제3의 주인공인 백성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극들에서 왜 저잣거리나 양민들의 고달픈 현실을 주인공과 결부시켜 보여줬는가? 그 이유는 주인공의 이유있는 분노와 성장을 그리기 위해서이다.
미실을 통해 드라마는 끊임없이 두려움을 이기려면 도망가거나 분노하라고 한다. 삼총사의 분노를 끌어내기 위함이지만 그들이 분노해야 하는 상대는 미실이 아니다. 미실에 의해 자행되는 백성들의 핍박받는 현실에 분노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극히 개인적으로 분노한다. 천명, 유신, 덕만 모두 미실 개인에 분노하고 있다. 백성들이 배제되고 있는 그들의 분노는 결국 그들만의 정치싸움일 뿐이다. 그렇게 되면 선덕여왕은 그들만의 정치이야기만이 될 뿐이며 덕만이 여왕으로 등극해야 할 당위성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미실과 덕만의 구체적인 정치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민초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배제된 채 선문답 같은 정치논쟁만으로 정치차별화를 보여준다면 정치사극으로서의 선덕여왕은 실패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알천랑이 들어오면 사총사, 다시 김춘추가 합세해서 지구방위수호대 독수리 5형제를 결성시키는 따위의 눈요기로 승부하지 말고 이제는 주인공들을 미실에 버금가도록 성장시켜야 한다. 머뭇거리다가는 고현정이라는 좋은 배우 죽이기가 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간파해야 할 것이다. 고현정은 이들 적수가 강해져야 더 강한 모습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고현정 주위의 인물들을 하나같이 허수아비처럼 모셔두고 있는 것이 고현정에게는 오히려 실이다. 고현정을 중심으로 한 안방정치에 국한되고 있는 무대를 백성 속으로 확대해야 하고, 병풍처럼 모셔져 있는 세종이나 설원공의 역할도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현정의 맞수로 성장해 갈 삼총사의 극중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
드라마 선덕여왕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고현정의 단독 카리스마가 아니다. 두 중심축들의 팽팽한 힘의 균형인 것이다. 더불어 정치의 근본이 되는 민초들의 모습 또한 현실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선덕여왕은 고현정을 내세운 그들만의 정치이야기가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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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웅전쟁 2009.07.22 13: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잉 오늘은 왤케 조용하지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초록누리 2009.07.22 14:31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하루종일 김치 담고, 시래기 삶아 널어 놓고, 감자탕 끓이고 저녁 준비하다보니 포스팅도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영웅전쟁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2. 빛무리~ 2009.07.22 1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2009. 7. 16. 01:27





덕만의 신분이 이제 곧 드러나게 될 암시와 함께 미실과 덕만이 정치와 백성에 대해 주고 받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선덕여왕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는데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방법으로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설정에 재미를 붙였나 봅니다. 덕만이 천명의 첩자로 미실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반전의 미학에 감탄할 틈도 없이 이번에는 미실이 덕만이 천명의 첩자로 접근했음을 다 알고 있는 것으로 또 다시 시청자들을 보기좋게 한방 먹였네요. 미실이 이렇게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임을 재삼 강조해가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지난회 미실이 위천제를 지낸후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며 우물에서 계시를 공개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미실의 동생 미생은 이번에는 과학적 실험을 접목한 깜짝쇼를 준비합니다. 계시가 조각된 불상 부양쇼였습니다. 물론 미생이 시도한 것은 과학적인 실험정신이 뛰어난 발상이기는 합니다. 우물에 콩을 채워두고 물을 흘리면 콩의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높아진 수위로 그 위에 올려놓은 물체가 위로 올라오게 된다는 추론은 분명 설득력이 있지요.
미생이 과학에 조예가 깊다는 대목도 수긍이 갔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물 위로 떠오른 것은 크기가 꽤 커보이는 불상이었습니다. 작은 불상이나 석판 조각이었다면 오호 하고 탄성이 나올뻔 했는데 부양되는 불상을 보고 실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신라는 불교국가입니다. 신라시대의 불상들은 지금도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불상이 흔했습니다. 우물에서 불상이 떠올랐다는 설정은 불교가 중흥한 신라에서는 있을법한 하늘의 계시라고 받아들여 질 수 있지요. 민심도 동요가 컸을 것이구요. 문제는 불상이 떠올랐다는 것이 아니라 불상의 크기와 재질입니다. 당시 제작된 불상들은 대개가 무거운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연석을 깎아 만들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큰 불상이었다면 그 무게가 꽤 나갔을텐데 조그만 우물에서 불려진 콩의 팽창으로 그 큰 불상이 들어올려졌을까요? 실험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불상의 무게에 콩이 짓이겨져서 오히려 원래 있던 수위보다도 더 깊숙이 가라앉지 않았을까요? 과학적인 드라마라는 세인의 평가가 저에게는 무색하게 여겨졌습니다. 차라리 조그만 불상이나 돌판을 들어올렸다면 모양새가 그럴듯 했을텐데 말입니다. 신라시대에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재질의 인공돌이 개발되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소품으로 등장해 주신 불상은 그냥 보기에도 흔들거릴만큼 가벼워서 작은 아이라도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어보이더군요. 뭐 드라마가 의도하는 것은 전달되었으니 이 쯤에서 넘어가기로 하죠. 너무 따지고 들면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니까요.

예나 지금이나 위정자들은 민심을 이용한 협박 수단이 비슷해 보입니다. 바로 사실을 조작한다는 것이지요. 위정자들의 조작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얼마나 사실적이고 아귀가 맞는지 여부에 달려있지만 일단 한번 보여주기만 해도 민심을 휘어잡는데는 성공이 쉽습니다. 미실이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소문까지 믿을 정도의 두려움, 그것이 바로 미실의 힘입니다.
사다함이 전해 준 책력으로 미실은 극심한 가뭄으로 도탄에 빠진 신라에 비를 내리게 합니다. 비는 자연현상이었지만 미실은 그 정확한 때를 예견했던 것이고 비는 결국 미실이 내린 기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 미실은 천녀로서의 예우까지 받으며 권력을 장악하게 됩니다. 미실은 하늘의 뜻, 즉 천관을 읽었고 백성에게는 하늘과 통하는 사람으로 각인된 것이지요.

'하늘의 뜻'
이처럼 권위와 무게감,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말이 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말입니다. 하늘의 뜻을 읽는 미실이 예지만 해주는 신녀였다면 백성들에게 당연히 떠받들여지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지만 미실은 권력을 함께 취했습니다. 떠받들여지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하늘의 뜻을 이용한 미실은 백성들과 관료들에게는 대적하기 힘든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도 미실은 안심하지 못합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미실은 평생을 옥죄어 온 미실만의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북두의 별이 일곱에서 여덟이 되는 날 미실을 대적할 이가 오리라는 하늘의 예지, 그것입니다. 미실이 이 하늘의 뜻을 무시해버렸다면 미실은 지금처럼 권력을 장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겟지요. 미실은 북두의 별에 대한 계시와 싸우기 위해 사람을 모으고 권력을 강화시키면서 강해졌던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실은 자신을 두려워하도록 하늘의 뜻을 이용합니다. 미실의 두려움이기도 한 그 하늘의 뜻을 말입니다. 여기에는 사다함의 매화, 즉 책력의 공헌이 컸지만 미실에 대한 두려움 조작, 그 힘의 원천은 미실이 두려워하는 그 하늘의 뜻이었지요. 미실의 두려움의 실체는 북두의 별에 담긴 하늘의 뜻이었고 미실도 그 두려움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천하의 미실도 하늘 아래 인간인 것입니다. 

미실의 두려운 존재에 정면대적을 하고 나온 이들이 천명, 김유신, 덕만입니다. 미실은 이들 세사람의 기운을 읽습니다. 미실은 이들과의 싸움을 즐기면서도 두려워합니다. 자신이 어겨버린 순리, 즉 하늘의 뜻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래서 덕만에게 하늘의 뜻이라는 것은 없다고 자위했는지도 모릅니다. 하늘의 뜻이 미실의 뜻이라며 두려워 하는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이지요.
하늘의 뜻이라는 진실은 미실만이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실에 의해 철저히 만들어 졌고 미실은 하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합니다. 미실 역시 하늘이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의 뜻을 이용해서 백성들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두려움으로 장악한 미실은 철저하게 정치인이었던 겁니다. 훌륭한 정치인은 아니지만 뛰어난 정치인이지요. 그런데도 미실은 천명과 김유신, 그리고 덕만을 경계하며 쳐내려고 합니다. 미실이 부정하고 싶은 하늘의 기운,  미실이 지금까지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두려움의 기운, 하늘의 뜻이 이들에게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힘을 이용해서 권력을 장악하고, 자신에 대한 두려움도 조장해 온 미실이지만 정작 미실의 두려움에 대한 아킬레스건은 미실의 오늘을 있게 한 하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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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빛무리~ 2009.07.16 10: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 블로그에 와주시고 글에 추천도 해주셨더군요.
    감사합니다. 저도 자주 올게요^^

2009. 7. 9. 13:35





이번주 선덕여왕은 사다함의 매화에 대한 설왕설래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사다함의 매화는 많은 이들의 추측대로 책력으로 밝혀졌는데 사다함의 매화라는 시적표현으로 일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청률 상승효과라는 하나의 목적은 달성한 듯 보인다. 그럼에도 사다함의 매화라는 표현에서 풍기는 신비감이 너무 일찍 공개되어 버려 맥이 빠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고는 시청자들의 맥빠진 것에 보상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인기몰이에 쐐기를 박자는 것인지 또하나의 미스테리를 내놓으며 시청자들을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다.
바로 칠숙과 소화의 재등장이다. 드라마 초반부터 이들의 생존이 암암리에 흘러나왔던지라 언젠가는 두사람이 덕만의 신분을 밝힐 증인으로 극적으로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 등장한데 대해서 왠지 우롱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칠숙이 누구이던가? 뼈속까지 미실의 사람으로 덕만을 죽이라는 미실의 명령을 받아 타클라마칸까지 덕만과 소화의 흔적을 쫓아갔던 사람이다. 덕만과 소화의 정체를 알고 죽이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천우신조로 덕만이 칠숙의 손에서 살아남아 계림까지 왔지만 덕만이 계림으로 오게된 이유를 제공한 이가 바로 칠숙이다. 자신과 소화를 죽이려는 칠숙을 피해 도망하면서 덕만은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풀고자 문노를 찾아 신라까지 오게되었다.

사막에서 소화와 함께 죽은 것으로 추정되었던 칠숙이 사신단을 따라 다시 계림까지 오게 된 사연은 뭐 어찌어찌 그리해서 되었다 치더라도 소화와 함께 등장한 것은 왠지 불편하다. 칠숙이 신라의 역사에 등장하는 칠숙의 난의 주인공이 아닌 다른 칠숙이라면  또 그러려니 넘길 수도 있는데 문제는 바로 그가 칠숙의 난에서 칠숙이라는 점이다.
칠숙은 결과적으로 진평왕때 덕만공주를 왕위에 옹립하는 것에 반대해서 난을 일으킨 인물이다. 덕만을 죽이려고 십수년간 그들의 행방을 쫓던 그는 미실이 보낸 킬러이다. 그런 킬러가 이번 사신단과 함께 오면서 킬러의 살기를 버리고 갑자기 훤칠남으로 변해버린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이었는지. 게다가 이번 14화에서 소화에게 대하는 태도로 보아 소화에게 연정까지 품은 훈남으로 변신할 것 냄새를 풍기는 것은 나만 감지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소화는 그런 칠숙의 마음을 외면하며 오로지 덕만의 생사에 가는 명줄을 의지하고 살아왔을 것이고. 

사막에서 어린 덕만과 모닥불을 쬐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중 칠숙은 덕만에게 자신이 어떤 명령으로 두사람을 죽이고자 여기까지 흘러왔는데 몇년이라는 세월을 흘러보낸 자신이 지금은 누구를 쫓고 있는지 왜 쫓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도 덕만의 정체를 알자 킬러의 본능을 되살려 덕만과 소화를 죽이려고 했지만 칠숙이 모닥불에서 덕만과 나눈 장면은 훗날 칠숙의 감정변화를 위한 하나의 복선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소화와 등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왠지 불편하다.

칠숙은 미실에게 소화와 덕만을 제거했다는 서찰과 함께 증거물로 소화와 덕만의 물건들을 남기고 멀리 떠나겠다는 말을 전한다. 미실은 칠숙의 행방을 찾으라고 보종에게 명령을 내렸으니 칠숙이 소화와 은둔해서 조용히 살고자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니 칠숙이 어떤 식으로든지 미실과 덕만앞에 나타나게 될 일은 자명하다. 게다가 덕만은 칠숙을 알아보았고 그가 남긴 자신의 물건과 어머니 소황의 명패까지 훔쳐보았다.
칠숙의 소화에 대한 마음, 그것이 사랑인지 연민인지 아직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소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불편한 것임은 사실이다. 물론 냉혹한 킬러 칠숙과 소화의 사랑은 그럴싸하게 시청자들의 동정을 받으며 김유신과 덕만, 천명의 엉터리 삼각애정관계보다는 설득력을 얻을 수는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소재도 진부하거니와 억지스러운 설정이라 영 마음이 개운치않다.
아무리 드라마가 각색된 허구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칠숙의 난 성격까지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야기 한편을 담아냄으로써 드라마에 대한 극적 흡입력은 높아지겠지만 억지설정으로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는 수단으로 쓰여져서는 안될 말이라는 얘기다. 아직 두사람의 사연이 뭔지 전개되지는 않아서 어설프게 혼자만의 추측으로 걱정하는 것일 뿐이지만 혹이나 시청률에 급급한 억지설정이라면 배가 산은 커녕 뒤집혀서 좌초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막에서 살아남은 것 또한 몇만분의 일 확률이었음에도 멀쩡하게 살려내는 것이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칠숙이 소화의 물건까지도 모래 속에서 다 건져내 온 초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아마 덕만이 가져 온 물건도 어느날 깜짝 등장할 것으로까지 보여진다. 덕만이 계림으로 오면서 바랑에 넣고 다녔던 단도와, 천문책, 돋보기 등등..사막의 모래에 휩쓸려 들어갔어야 했을 단도와 함께 물에 빠져도 젖지도 않은 방수책으로 말이다. 이런 것들마저도 덕만의 생명만큼 천우신조라고 우기기에는 억지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덕만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단서는 덕만 자신에게 오히려 많다. 한가지 어처구니 없는 의문점은 천명이 생명의 위험에서 살아나왔던 만노성에서의 이야기와 문노를 찾으러 갔다가 봉변을 당하고 유신에게 붙잡혔다 아버지 진평왕을 만난 상황에서 덕만의 이야기가 배제되 버린 점이다.
천명공주가 생명의 위험을 겪었던 그때마다 함께 있었던 이가 동무 덕만이었는데 진평왕이나 천명의 어머니 마야는 만나서 치하하기는 커녕 이름자 하나 물어보지 않는다. 왕이라면 아니 부모라면 하나밖에 없는 황실의 공주를 살린 동무 덕만을 불러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한번은 대면을 했어야 했고, 그것도 아니라면 천명에게라도 그아이의 이름자 정도는 물어보는게 부모일진대 그냥 그아이 혹은 그 낭도로 넘어가 버린다. 덕만이 김서현 장군을 시해하려 했다는 누명을 받고 국문을 받던 현장에서 잠깐의 조우로 끝나버린 부녀상봉은 여승으로 낭도를 만나고 다닌 천명공주가 연루된 사건이었음에도 덕만의 신분을 감추려는 제작진의 어설픈 의도만 보였다는 생각이다. 설사 천명의 그 동무가 덕만이라는 이름을 가졌다해도 진평왕은 이름이 같은 것에 한번 놀라기만 했으면 된다. 시청자들은 소화 품에 살려보낸 어린공주 덕만이 남자로 변했을리라는 추측마저 하라고 진평왕에게 원하지는 않는다.

덕만은 칠숙이나 소화라는 증인 외에도 덕만 자체에서 신분을 입증할 만한 단서를 많이 가지고 있다. 덕만이 천명을 만났던 상황, 진평왕과 천명 그리고 덕만 세사람이 특이하게도 같은 자리에 가지고 있는 점, 그리고 덕만의 어머니가 소화라는 점, 칠숙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과 덕만이 계림으로 오게 된 배경, 문노라는 이름 등을 통해서도 덕만이 공주였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물론 이런 것들을 죄다 밝혀버리면 드라마가 김빠진 콜라가 되버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드라마 초기에는 덕만의 신분을 입증할 사실들을 숨기는 이유를 덕만이라는 인물이 여왕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자질을 보여주고자 해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덕만을 우스꽝스럽게도 남장여자로 화랑에 편입시켜 미실을 대적할 별자리의 운명을 지닌 자질을 검증받게 하려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단 한번의 전쟁을 통해서 보여주기에는 미흡했고, 이번에는 사신단이 가져온 사다함의 매화의 비밀을 풀어가는 것으로 뭔가를 기대하게 했는데 칠숙의 등장으로 덕만의 신분에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자칫하다가는 덕만이 미실을 대적할 별자리의 주인으로 성장해 가는 선덕여왕이 인물보다는 출생신분, 유신랑과의 애틋한 연모의 정, 천명과의 우정, 칠숙-소화의 사랑 등의 이야기에 배가 산은 커녕 뒤집힐 수도 있겠다는 우려로 걱정이 크다. 미실의 정치 역시 수신제가에 골머리를 쓰고 있는 형국이니 큰틀에서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전의 역동적인 신라의 역사를 드라마를 통해서 보고자함은 지나친 욕심일까? 우리 역사의 최초 여왕이라는 선덕여왕의 위엄에 걸맞게 배의 균형을 잡길 바란다. 또한 산으로 가는 배가 아닌 드넓은 바다로 가는 배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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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통사극팬이었는데 2009.07.10 09:36 address edit & del reply

    제발 사극은 원래 예정했던 분량의 절반 이상씩 줄여서 방영했으면 좋겠네요. 50편 100편 질질 끄니 배가 산으로 가는 건 예사요, 일주일에 두편 분량 맞추려고 생방송 촬영을 하다보니 질은 떨어지고. 심지어 불멸의 이순신 같이 회상으로 시작되었던 작품은 동일한 시간대인 1~4화와 100~104의 설정과 주요배역, 캐릭터의 성격까지 완전히 다른 코미디가 일어나고 말았죠. 어느 정도의 픽션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의 사극들은 역사적 사실에 픽션의 살을 붙이는 게 아니라 픽션을 위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네요.

    • 초록누리 2009.07.12 04:45 신고 address edit & del

      이순신..네 기억납니다. 첫부분과 마지막 부분 완전 공감입니다. 첫회가 워낙 강렬해서 100회를 넘어가면서도 잊을 수가 없었거든요. 정확하신 지적입니다. 픽션을 위해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한다는 말씀..
      좋은 하루 되세요.

  2. gd 2009.07.10 15:15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고, 약간은 억지스런 설정도 봐 줄수 있는데
    덕만이가 여자인줄 모르는 그것만은 절대 이해가,,.

    • 초록누리 2009.07.12 04:48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이제 곧 여자임이 밝혀지겠지요. 너무 오래동안 남장여자를 하고 있으니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할때가 있답니다. 다큰 성인이 남장한다고 남자처럼 보이지는 않지요. 아무리 헐렁한 옷에 무도복으로 가린다고 해도 수염도 나지 않는 저 이쁜 얼굴은 뭘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