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말숙 차세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9.09 '넝쿨째굴러온당신' 결말암시, 김남주 임신과 결혼식 신부는 누구? (11)
  2. 2012.05.20 '넝쿨째 굴러온 당신' 천재용의 고민, '내 이상형이 아닌데 어쩌죠?' (8)
2012.09.09 08:16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아름다운 마무리입니다. 딸을 버리고 재가한 어머니를 십 몇년만에 만난 고옥(심이영)이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지요. 재혼한 새가족들과 인사나누고 서로를 인정하는, 흔히 보이는 식상한 화해가 아니어서 더 마음 찡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웃는 고옥, 그런 딸에게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재회가 감동이었습니다. 고옥과 어머니가 만나는 장면에서 참 많이 울었네요. 

 

제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 장군엄마 고옥이었습니다. 자기를 낳아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몰랐던 귀남은 친부모를 찾았지만, 고옥은 엄마가 같은 서울 하늘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나지도 못하고, 너무 보고 싶어 전화를 해도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매정한 엄마에게, 또 버림받은 인물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나서 옷을 사고도 전해주지 못하고, 그리움과 눈물로 뜨개질한 옷도 엄청애를 엄마라 생각하고 줘야 했지요.

고옥은 엄청애의 언 마음도 녹게 했습니다. 엄마에게 버림받고도, 미우면서도 가장 그리워 하는 사람으로 남은 엄마는 고옥에게 용서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고옥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밉기보다는 잘 살기를 기도하고,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싶은 엄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수빌라 사람들의 따뜻한 품에 깃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돈 많이 벌어주는 능력은 없지만, 고옥과 장군을 가장 사랑해 주는 남편 방정배(김상호)의 사랑으로 더 큰 행복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하다는 고옥의 말을 통해,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고, 그것을 가지지 못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서를 버리고 간 엄마가 용서가 되냐고 묻는 엄청애, 고옥의 대답에 엄청애도 장양실을 생각하는 것 같았지요. "미워할 때도 있었는데, 같은 여자로 이해가 되기도 하고, 엄마가 잘해줬던 것만 기억나니까 용서하고 말게 없어요", 시댁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와 주던 동서 장양실을 떠올리는 엄청애입니다.

조카 귀남을 잃어버리고도 30년간 말하지 않았던 장양실이 사람같지 않았던 엄청애, 그런데 좋았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좋아했던 사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30여년을 살아왔던 동서였기에 더욱 말입니다. 

소박한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고옥의 해맑은 얼굴이 화해의 답이 아닐까 싶더군요.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는 것이 더 지옥일테니까요.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차윤희가 임신을 한 모양입니다. 세 시누이 중 누구의 결혼식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결혼식장으로 향하면서 귀남에게 배 나온 것 티나지 않느냐고 물은 것을 보니 임신했을 것 같더라고요. 임신축하!

지환이는 입양심사 과정에서 친부모가 호적에 기재를 한 일로 입양에 문제가 생겨,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윤희의 말대로 지환의 친부모가 지환을 키우는 것이겠죠. 지환이 버림받은 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윤희네 가정에 와도 지환이 잘 자랄 것이라 생각되지만요.

 

이숙의 이별통보에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장수빌라에 온 천재용, 재용이 소리가 들리자 이숙이 벌떨 일어나 옷도 갈아입고 화장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귀여운 이숙이~~

"방이숙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말에 결혼할 거라는 통보를 하려던 말세커플 울상입니다. 결혼을 독촉했더니 방이숙이 도망갔다는데, 말숙이 천재용이 회장님 아들이라는 것을 말해버리지요.

천재용 집에서 이숙이를 아직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할머니는 더 강하게 반대를 하지요. "나 때문이야. 우리 이숙이는 어려서부터 잘못한 거 없는데도 기죽고 주눅들어 살았다오. 우리가 사랑을 표현못해줘서 상처받고 힘들게 살았어요. 나는 우리 이숙이가 어디가서든 이숙이면 족하고 고맙다는 집에 가서 사랑을 듬뿍 받고 살길 원해요. 일숙이나 말숙이라면 몰라도 우리 이숙이는 안돼요. 내가 마음이 아파서 안돼...", 이숙이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뒤늦은 미안한 마음이 전해졌지요.

집을 나와 남녀 4:4로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요, 특히 남자들은 벌써 한가족이 된 것처럼 훈훈하고 좋더라고요. 재용과 세광의 팽팽한 결혼 순서싸움도 치열했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일숙에게 사적인 고백을 했다가 까였다는 윤빈은 모두의 지지를 받더군요. 밀어부치기와 손발오글거리는 이벤트를 믹스해 일숙의 마음을 잡은 윤빈이었지요. 내 여자가 되어달라는 밀어부치기와 콘서트 이벤트, 윤빈씨 멋졌어요~

 

찜질방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차에서 잠든 재용을 보게 된 이숙, 흔들리는 천재용의 머리를 살포시 손가락으로 받쳐줍니다. 누가 반겨준다고 이렇게 불쑥 왔냐는 이숙에게, "보고 싶어서, 못 보면 속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아서, 지난 며칠이 몇년같고...",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헉! 이숙이 천재용에게 기습키스를! 이숙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ㅎ.

 

결혼이 부담스러우면 안 보채겠다는 재용, 이렇게 함께 있기만 해도 좋아 죽겠는데, 결혼얘기 꺼내서 못 볼 수도 있었다고 항복선언을 하는 천재용입니다. "결혼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딴 남자한테 시집간다는 말만 하지마요". 지난 번 일로 이미 맞선시장에서는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 됐다고, 그냥 같이 있어만 달라는 재용, 어떻게 사랑고백도 매번 이리도 달달하고 감동이냐!

이숙이가 다 좋다는 천재용입니다. 겁많고 자신감없고 열등감에 쩔어있는 이숙이 이뻐죽겠답니다. "자기가 얼마나 이쁜지도 모르는 당신이 다 좋은데 뭐 어쩌라고... 울지마요, 울면 더 이뻐".

레스토랑에 온 세광과 말숙의 결혼계획을 엿듣고는 프랑스에 출장 간 천회장에게 전화협박하는 천재용, "소원찬스 쓰겠습니다. 엄마랑 누나들 깔끔하게 정리해 주세요. 그 집에서는 방이숙씨가 엄청 금쪽같이 자라서, 돈좀 있다고 재는 집에는 절대 안보내겠다고, 욕만 바가지로 먹고 거절당하고 왔단 말이에욧! 나 장가가긴 틀렸다고요. 내 조건이 너무 안좋아요, 아버지. 손주 다섯 포기할 겁니까?". 방이숙 아니면 평생 정절 지키면서 애도 안낳고 혼자 쓸쓸히 늙어가겠다는 천재용, 이 캐릭터 비록 드라마지만 왜 이렇게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냐!

사랑에 빠진 이숙은 아주 여우가 됐습니다. 윙크를 날리지 않나 천재용에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지요. 커플목걸이도 걸어주면서 말이죠. 자물통과 열쇠라... 떨어져서는 안되는 커플일세. 자물통 없는 열쇠와 열쇠없는 자물통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말이죠.

세 커플 진도 팍팍 나갈대로 갔는데, 이제 결혼만이 남았군요. 웨딩드레스까지 입어보며 시댁에 들어갈 각오까지 철저히 한 말숙, 어째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혼시켜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말숙에게 웨딩드레스를 두 번 입혀줄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죠. 고로 이번 신부 추측 후보에서는 탈락되겠습니다.

엄청애가 시댁 들어가서 사는 조건으로 홧김에(?) 허락하기도 한 것으로 미루어, 말숙이 세광네 집에서 시집살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듯 하고요.

 

그럼 가장 중요한 결혼식을 올리게 될 커플은 세 커플 중 누구일까요? 장수빌라에 와서 이숙이를 사랑한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할머니의 반대에 부딪힌 천방커플? 콘서트에서 일숙을 위해 만들었다고 "매니저말고 내 여자해주면 안되겠지?"라고 고백한 옥상커플?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군입대 전에 결혼하겠다는 말세커플?

신부대기실에 들어간 윤희가 신부의 예쁜 모습을 본 듯 환한 웃음을 지었는데요, 뒷모습만으로는 일숙이처럼 보이고 말숙이처럼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말숙이가 따라와 준듯...진짜 신부는 뒷모습을 보인 여자 앞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어색해 하면서 겁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을 듯 싶더라고요. 누군지 이미 눈치채셨을 지도 모르겠네요ㅎ.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는 방이숙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뭐, 제 사심도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들어있습니다ㅎ). 

셋 중 한 커플은 이미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순서상으로는 일숙이가 먼저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말숙과 세광의 밀어부치기가 워낙 막강해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군입대를 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일숙이가 이미 결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은 일숙이 미소로 대답을 해 준 듯했고 말이죠. 찜질방에서 윤희가 했던 말이 걸리더라고요. 찜질방에서 윤희는 일숙에게 결혼가능성이 커보인다고 했지요.

일숙은 선택의 길에서 본인은 윤빈이 아닌 매니저를 택했다고 했지만, 일숙이 윤빈의 매니저이자 여자여도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고, 매니저와 가수 사이에 스캔들 문제도 겪지 않아도 되니, 윤빈과 일숙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숙에게 어떤 길로 가든 따라오라는 윤빈, 공개적으로 프로포즈까지 하는 것을 보면, 윤빈이 일숙의 모든 조건을 다 안고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이겠지요. 이혼녀에 딸까지 있는 일숙에게 고백한 것은 윤빈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문제는 아니었으리라는 것이지요.  일숙이 윤빈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면 장수빌라 어른들은 순서상(?) 일숙이부터 결혼을 시켰겠지만, 결혼 까지는 아니고 사심으로 만나다 일숙이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지 않을까요?

 

윤희의 나레이션 "일상은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라는 말로 1년후의 시간으로 건너뛰었는데요, 오래동안 장수빌라 사람들을 봐와서 그런지, 그 1년동안 어떻게 지냈을지도 머리 속에 그려질 정도네요. 그래서 이 예쁜 완소드라마와 헤어지는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방이숙과 천재용은 양가의 허락을 받고 장수빌라 왕래도 잦아졌고, 이숙이는 천재용 집안에서 공주님처럼 위해주고, 온 가족 모두가 좋아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여튼 전 신부주인공으로 방이숙에게 몰표입니다. 애 다섯 낳을 수 있으려나? 천재용 방이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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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0 09:26




다음은 자신의 이상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여자의 얼굴이 둥둥 떠다녀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스스로를 로맨티스트 순정남이라고 밝힌 천재용씨의 사연입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첫사랑 쌤집 앞에서 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뒤적이는 사람에게 말을 붙였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얼굴에 날아든 것은 쓰레기 봉지였죠. '내를 어떻게 보고 치한으로 오인을 했는지 참 내 기가막혀서'...
손버릇이 무지막지한 여자, 차윤희 쌤 이후 처음 본 괴력의 여자였죠. 내 고운 얼굴에 상처를 내고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여자, 이런 경우를 적반하장이라고 하죠. 난 치료비를 받아야 했고, 솔직히 치료비는 핑계였고, 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한다고 겁만 좀 줄려고 했어요.
전요, 아무리 세상이 바꼈다고는 하지만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것을 소신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의 극히 평균적인 남자입니다. 평균치보다 좀 많이 잘생겼다는 것이 제 단점이자 장점이지만요. 제 자랑같지만 너무 잘생기고 완벽하다보니, 여자들이 겁을 내는 것같더라고요. 당연히 임자가 있을 거라고, 못 오를 나무라고 생각해서 인지 여자들이 저를 어려워해요. 하긴 저처럼 잘생기고 완벽한 남자를 애인으로 두면 불안하겠죠. 

치료비를 핑계로 여성스럽지 못한 그 여자를 교육을 시키기 위해 몇번 만났습니다. 그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 지 같은 남자입장에서 너무 안됐다는 생각에, 누군지 모르는 남자에게 동정심이 가서 조금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로맨티스트이면서, 또 휴머니스트라 그냥 지나치면 죄될 것같더라고요.
그런데 도무지 교육이 안되는 여자더군요. 여자가 감히 전화를 제멋대로 끊어버리지 않나, 더 기가막히고 코가 막힌 것은 나를 우리 쌤과 부적절한 사이라고, 나를 완전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있죠. 우리 쌤이 알고 보니 그 여자 오빠의 부인이었더라고요. 뭐 이런 경우가 다있나, 완전 X밟았죠. 차윤희 쌤의 시누이라는데 잘못하다간 쎔한테 얻어터지겠고, 쌤은 아직도 나를 자기 제자로 생각한다니까요. 암튼 쌤때문에 그 여자랑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죠.
근데 쌤이 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쁘고 마음 고운 여자라고 소개팅을 시켜준다기에 기대 잔뜩하고 나갔는데, 그 여자가 나왔지 뭡니까? 머리는 선머스마처럼 짧게 잘라, 멀리서 보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도 안가는 여자를 뭐!!!!예쁘다고. 쌤한테 세게 뒤통수를 맞아 기분도 드럽고, 그동안 그 여자한테 당한게 억울해서 그날 아주 가벼운 복수를 해줬지요. 맞선을 본다고 꼴에 하이힐을 신고 나왔길래, 좀 많이 걷게 했죠. 내가 신사라서 여자를 팬다거나 하는 짓은 안하거든요. 그것으로 그 여자와의 악연은 쫑냈다고 생각하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우리 쌤이 또 장난을 친 거있죠. 레스토랑에 사람 하나 쓰라고, 일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추천한다고 꼭 채용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가길래, 오지랖 넓은 쌤이 마음이 약해 후배 취직자리를 알아봐 주나 보다 싶었죠. 근데 또 그여자더라고요.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내 인생에 굴러 들어온 웬수덩어리.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서, 레스토랑 일이 힘들거라고 겁을 좀 줬죠. 제풀에 나가 떨어졌으면 싶어서요. 그런데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남자도 휘청이는 밀가루 포대를 척 걸쳐매고 나르는 항우장사의 괴력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등까지 교체하는 맥가이버의 재주까지 보여주니 어쩔 수 없이 우선은 임시직으로 고용한다는 조건으로 채용을 할 수밖에 없었죠. 쪼잔하게 과거의 악연에 얽혀 일자리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기는, 이 천재용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청년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대국적인 애국심까지 발휘했던 거죠. 제가 제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인배 스타일입니다ㅎ.
그 여자 이름은 방둘숙입니다. 실명을 밝히면 안되니 아무도 눈치못채는 가명으로 그 여자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맞겠죠? 방둘숙씨는 그렇게 제가 점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정말 성실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줘도 될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둘숙씨가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신경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분들도 있던데, 방둘숙씨는 제 이상형과는 전혀, 완벽하게 거리가 머니까요. 저는 첫사랑에 심하게 데여서 성격 강하고 폭력성이 있는 여자는 정말 진저리나게 싫습니다. 여자라면 다소곳하고, 애교도 좀 부릴 줄 알고, 참신하게 스커트도 입고, 말도 나긋나긋하게 방긋방긋 웃을 줄 알아야 되는데, 방둘숙씨는 몸만 여자지 다른 것은 남자라고 보면 되거든요.
그런데 방둘숙씨를 처음으로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어요. 십년 첫사랑이 결혼을 한다고 레스토랑에 여우같이 생긴 여자랑 왔는데, 방둘숙씨 표정이 안좋더라고요. 금방 눈물을 쏟을 것처럼 하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서, "나 이 남자 좋아한다"라고 딱 쓰여있더라고요. 근데 왜일까요? 기분이 괜히 안좋은 것있죠. 막 신경쓰이고 두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듣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도 못해보고 10년을 혼자 짝사랑만 했다는 미련곰퉁이가 안됐고, 암튼 그렇더라고요. 내가 휴머니스트라는 말 했던가요?
그리고 진짜 사건이 터졌죠. 그 여자 10년 사랑 그 놈이 결혼 일주일을 남겨두고 파혼을 해버렸다는 거예요. 2주일 전에는 그 여자한테 좋아했다고 고백을 하지 않나, 그 여자를 흔들어 대더니 말이죠. 그 여자가 늦은 고백을 듣고 우는데, 그냥 내 가슴이 더 아파오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시 울면 짜르겠다고 경고장도 날렸는데, 사실은 그 여자가 우는 모습이 마음 아파서였어요.
오늘은 레스토랑에 진상 여자가 나타나 또 방둘숙 그 여자 눈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서 짜증이 확 밀려왔어요. 파혼당한 것이 방둘숙씨 때문이었다고, 친구들 떼거지로 몰고와서 그 여자에게 폭언을 하는데 못들어주겠더라고요. 근데 내가 무슨 죄야? 나한테 직원 교육을 잘못 시켰느니 말았느니, 내 참 그런 진상은 또 처음봤습니다. 그런 여자 만날까 내가 여자만나기가 겁나요. 점잖은 체면에 욕은 못해주고, 사실만은 깨우쳐줬죠.
"방둘숙씨 그런 사람 아닙니다. 방둘숙씨는 남의 남자를 빼앗는 여자가 아니라, 남의 남자가 좋아할 만한 여자죠. 가만히 있어도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 남자입장에서 '여자가 진상이다, 싸가지다' 그러면, '방둘숙씨같은 여자랑 결혼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여자죠". 그리고 영업시간 끝났으니 그만 나가라고 쫓아내 버렸죠. 내가 생각해도 내가 멋있었던 것 있죠. 진상여자 가는 길에 쏠트 한 바가지 뿌려주고, 아 말로요. 아깝게 소금을 왜 뿌려요. 암튼 들어오니 그 미련곰탱이가 쓰레기 봉투를 나르고 있더군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죠.
바보, 쓰레기 봉투로 가리면 모를 줄 알았는지.... 해 줄말이라고는 울지말라는 말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기운내라고, 그런 이상한 친구 앞으로 사귀지 말라고 어깨를 토닥여줬는데, 그 여자가 내 가슴에 팍 기대어 엉엉 우는 거예요. 아, 제가 이런 걸 무지 싫어하거든요. 안아주면 이상한 놈 되고, 그렇다고 뿌리치면 인정머리도 없는 놈 되고....
그런데 요즘 제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레스토랑에서 하루종일 그 여자 얼굴만 쫓아다니네요. 그 여자만 보면 미친 놈처럼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집에 오면 잠도 안오고, 벽에서 그 여자가 떼거지로 튀어나오는 환시증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예전에 그 여자가 만든 귀신들린 식탁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맨날 팬더가 됐는데, 다시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 여자때문에 잠도 못자고 이래야 되냐고요. 내가, 이 천재용이 방둘숙 그 멋대가리 없는 곰탱이를 설마 좋아하는 건가요? 내 이상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나 미쳤나 봐요. 어떡하죠?" 
이상형이 아닌 여자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신다는 천재용씨의 사연이었습니다. 지금 시청자의 의견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천재용씨는 방둘숙이라는 분을 좋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네요. 그리고 방둘숙씨에게 빨리 고백해서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라며, 천재용씨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많네요. 천재용씨, 용기있는 고백으로 불면증을 동반한 환각증상을 속히 치료하기 바랍니다^^

요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는 커플이 방이숙-천재용 커플이죠. 이희준(천재용)의 사투리도 매력적이고, 연기가 자연스러워 극중 인물이라 하기보다는 현실에 있을 법한 남자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무뚝뚝한 듯 다정하고, 방귀남 버금가는 훈남이라 참 마음에 드네요. 우는 방이숙을 안아주지도 못하고, 손가락에 힘 꽉 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군요. 여자를 사겨보지 못한 듯한 순진한 천재용 캐릭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이희준, 가족드라마 속의 로맨스를 감칠맛나게 살려주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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