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숙'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2.04.15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버릇없는 시누이 잡은 통쾌한 한 방 (3)
  2. 2012.03.25 '넝쿨째 굴러온 당신' 장용, 시청자도 통곡하게 한 아버지의 눈물 (5)
  3. 2012.03.11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박수치게 만든 통쾌했던 개념분노 (10)
2012.04.15 10:33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보다보면, 남의 집 일 같지가 않아 부글부글 끓기도 하고 속이 후련해 지기도 합니다. 여성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며느리 차윤희가 되기도 했다가, 시어머니 엄청애가 되기도 하면서 동병상련의 입장을 경험하지요. 악의성은 없지만 상대방의 생각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과한 친절(?)과 거리감은 일순간 나쁜 며느리가 되기도, 막무가내 시어머니가 되기도 합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어느 집에나 있을 수 있는 고부간 혹은, 올캐와 시누이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같아서, 괜스레 가슴이 덜컹할 때가 많아요. 저도 그런 며느리이기도 하고, 또 그런 시어미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윤희(김남주)에게 말숙(오연서)가 딱 그렇더군요. 팔짱끼고 눈 치켜뜨면서 새언니에게 바락바락 대들고 훈계질을 하는 것을 보고, 어찌나 얄밉던지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더라니까요. 오연서가 드라마 동이에서 인원왕후 역을 했을 때는 연기가 좋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현대극에서 얄미운 시누이면서 어장관리 내숭 된장녀역을 잘 소화하더군요.
테리강일 때는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더니 방귀남이라는 이름을 찾고는 차윤희에게 시댁은 넝쿨째 굴러온 스트레스가 되고 있지요. 그나마 방귀남(유준상)이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 윤희에게는 천만다행일 듯합니다.
귀남이가 물김치를 잘먹더라며 물김치 가져다 놓겠다고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시어머니 엄청애때문에 당혹스러운 차윤희였지요.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은 싫다고 난색을 표하는 차윤희에게 섭섭한 엄청애입니다. 두 사람의 입장이 다 이해는 가지만, 이 부분에서는 차윤희 편을 들고 싶네요. 물론 엄청애가 경우가 아주 없는 시어머니도 아니고, 30년만에 만난 아들이다 보니 귀남이에게 그동안 못해준 것들을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모르지는 않아요. 비밀번호를 안다고 시도때도 없이 아들집에 드나들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그러나 시어머니 엄청애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202호가 아들 방귀남의 집만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차윤희의 집이기도 하지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불쑥 집에 들이닥치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죠. 집안이 어지럽혀졌거나 설거지를 안해서 지저분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것과는 별개로, 누군가가 내 집을 들여다 본다는 것이 좋지는 않지요. 

엄청애는 엄청애대로 사정이 있기는 했죠. 밤늦게 들어오는 며느리에게 집에 들렀다가 가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일거리를 줄여주고 싶었는데, 호의를 거절당한 것같아 서운했던 것이고요. 다음날 전해줘도 될 일이고, 다음날 아침 물김치를 먹지 않아도 큰일나는 것도 아니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한끼라도 더 먹이고 싶었던 엄청애는 윤희의 퇴근시간을 재차 문자로 확인하니, 윤희는 마음이 급합니다. 다음날 줘도 된다는데 안자고 기다리겠다고 부득불 고집인 엄청애, 시어머니의 과잉친절도 심하면 고집스런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같더군요. 며느리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아들이 좋아하는 물김치때문이었으니 썩 달갑지도 않을 듯 싶더라고요.
결국 그놈의 물김치때문에 사단이 나고 말았지요. 김치통 비워달라며, 귀남이 들어오는 것 보겠다고 집에 들어가 기다리겠다는 엄청애의 막무가내 고집은 일방적이었지요. 후다닥 집을 치운다고 치웠는데 김치통을 비우고 있는 사이 엄청애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로션병을 밟고 넘어지는 바람에 시댁 식구들이 총출동한 소동을 겪게 되지요.
허리를 다친 엄청애를 응급처치한 방귀남, 다친 상태로 하루를 자는 것이 좋다고 해서 세사람이 거실에서 함께 자게 되지요. 팔베개를 해주는 아들을 보고 피 안통하겠다고 한마디를 하는 시어머니, 가시방석이 따로없는 차윤희였지요. 방귀남의 눈치없는(?) 한 마디에 빵터졌네요. "괜찮아, 자긴 머리가 가벼워서 피 잘통해", 못마땅하지만 엄청애도 더 이상 아무 말을 못하더군요. 
허리를 다친 엄청애, 엎친데 겹친격으로 이틀 뒤가 제사랍니다. 꼼짝없이 누워 안정을 취해야 하는 엄청애때문에 자연히 제사준비는 딸득과 두 작은어머니의 몫이 되었는데요, 일 나간 차윤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들인 시댁여자들때문에 같은 여자지만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더군요. 특히 말많은 방말숙과 어른스럽지 못한 두 작은 어머니는 참 답이 없더랍니다. 시장볼 시간이 없는 차윤희가 대신 제사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카드를 내밀었는데, 자기집 생필품을 사재기하더군요. 윤희가 똑부러지게 나중에 영수증 대조해서 토해내라고 해버렸으면 좋겠더라고요. 칫솔에 샴푸, 라면까지 도둑심보가 따로 없더랍니다. 아무리 모자라보이는 작은 어머니지만, 그래도 그건 경우가 아니지 싶어서 말이죠.
시댁식구들에 대한 묘사가 살짝 오버스럽기는 하지만, 말숙이 경우는 정말 싸갈통머리 없는 시누이라 시청자도 보면서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싶더랍니다. 말숙이가 빠져있는 차세광이 윤희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올지 매우 궁금해지는 관계랍니다. 겹사돈이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윤희의 친정집도 만만치 않은 골칫덩어리들만 있는 집이라서 말숙이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군요. 선생 큰며느리와 제아들만 오냐오냐 하는 한만희가 만만치 않게 시집살이를 시킬 듯한데 말이죠.
말숙이 시누이가 무슨 벼슬이라도 된 양 윤희에게 유세떠는 모습이 가관이 아니었지요. 로션병을 밟고 넘어진 것을 시어머니가 미워서 그랬는지 알게 뭐냐고 앞으로 주의하라고 훈계하는 것도 모자라,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은 것도 트집을 잡지요. 역지사지 입장바꿔놓고 생각해도 윤희의 입장을 옹호해줄 법도 하건만, 무조건 자기네 입장에서 생각하는 말숙입니다. 거기에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느냐고, 제 얼굴에 침뱉는 막말까지 하는 말숙이었죠. 나 가정교육 못받았다고 오히려 부모 망신을 시키는 말숙이 같더군요.
시어머니가 허리를 다친 것이 죄송했던 윤희, 다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가정교육 운운하는 싸갈통머리 없는 말숙이를 그냥 보내지 않았지요. "그런 아가씨는 가정교육을 어떻게 배웠어요?", "한 살이라도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른 말에는 무조건 토달지 말고 따르라고 배웠어요". 윤희의 이어진 말에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박장대소로 공감해줬답니다. "열두살 많은 새언니가 말할테니 잘들어요. 들어가서 안녕히 주무세요".
제삿날에 늦은 차윤희를 집앞에서 기다리고는 얄미운 말만 골라하다가 윤희에게 코를 잡히기도 했는데요, 설마 시누이 코를 쥐었을까 싶어서 윤희의 상상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짝퉁가방때문에 모욕당하고 온 차윤희가 말숙이를 어떻게 야코를 죽였을지도 궁금하네요. 기본이 안돼있다고 윤희를 꼭지가 돌게 만들던데, 말숙이 캐릭터 요즘 비호감 급부상중입니다. 물론 캐릭터 상으로 말이죠. 이런 시누이들 실제로도 있을 듯해요. 말숙이와 비슷한 점이 있는지 반성해야 할 듯...
제삿날과 결혼기념일이 겹친 것을 알게 된 윤희, 결코 고운 소리가 나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방귀남이 결혼기념일을 언급하는 것을 막았는데, 극중 차윤희라는 인물은 뺀질거리는 모습도 있고, 잔머리를 굴리는 모습과 가식적인 모습도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내숭을 떨기보다는 조심스럽게 라도 의사를 분명히 하려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솔직해서 좋더군요. 앞으로 결혼기념일이 제사와 겹칠 것이라고 걱정을 하던데 아마 그럴 일을 별로 없을 듯하니 걱정말아요, 윤희씨. 제사는 음력으로 치니까 겹치는 일이 거의 없을 겁니다^^
미국행을 취소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차윤희, 사고쳤던(?) 것들을 수습하고 다니느라 간도 쓸개도 빼고 비위를 맞추느라 두드러기가 일 정도입니다. 배우 유림이 차윤희가 든 한정판 명품백을 보고 하루만 빌려달라고 해도 OK한 차윤희였지요. 그런데 가방때문에 난리가 나버렸네요. 유림이 든 백이 짝퉁이었다고 네티즌 수사대에 걸려 망신살이 뻗쳤다고 핏대를 세운 것이지요. 진품임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가짜 짝퉁임이 밝혀졌지요. 페인트가 묻었던 진품백을 카피한 짝퉁을 사다준 말숙이때문에 말이죠. 고개 숙여 사과하고 꼴이 말이 아닌 차윤희, 정말 스트레스 돋는 하루였습니다. 
윤희가 그런 수모를 겪고 있는 동안 집에서는 귀남이의 돌발행동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진 사건이 발생하지요. 따지고 보면 사건이랄수도 없는데, 편견과 관습이 낳은 사건이었지요. 제삿날인데도 늦는 윤희 뒷담화에 바쁜 시댁식구들, 급기야 미국행을 취소한 윤희에게 감정이 많은 작은 어머니 나영희가 할머니에게 윤희 흉을 보지요. 집안 가장 큰 어른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라고 말이죠. 퇴근한 귀남을 붙들고 할머니가 구구절절 할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 귀남이를 꼭 찾으라는 것이었다며, 그렇게 귀남이를 아끼고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제사를 소홀히 해서 되겠느냐고, 귀가가 늦은 손주며느리 차윤희를 책망했지요.
그런데 동문서답하는 방귀남때문에 자지러지게 웃었네요. "오늘이 결혼기념일과 겹쳐서 저희에게는 특별한 날이라 안좋은 마음도 있었는데, 할머니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하면 안될 것같아요. 하겠습니다. 가서 음식준비하겠습니다". 귀한 손주새끼가 음식을 준비하겠다니 할머니 기겁하지요. "네 처가 해야지", 한국에서 자랐다면 할머니의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당연히 눈치챘을텐데, 귀남의 생뚱스러운 대답에 여자들이라면 후련한 쾌감같은 것도 느꼈을 듯 합니다. "제 와이프는 할아버지 얼굴도 모르는데요, 할아버지 손주인 제가 하는 게 맞아요".
전 부치는 귀남이를 보고 할말을 잃은 시월드 여자들이었죠. 귀한 내새끼가 전을 부친다고 말리라는 할머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며느리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인데, 시댁에서는 왜 일꾼을 취급하는지 시원하면서도 씁쓸한 장면이었답니다. 아마 대부분의 여성분들이라면 이해가 될 듯해요. 방귀남같은 남편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듯하고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다 보니 시월드와의 문제 해결에 의외의 인물에 큰 답이 있더군요. 방귀남을 보니 어쩌면 해답은 아들가진 엄마들이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은 방귀남같은 자상하고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명확하기를 바라면서, 아들을 대할 때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머니입니다. 내자식이 힘든 것은 무조건 싫은 것이 부모지요. 특히 무조건 내 아들 내 딸 편이 심한 것이 어머니고요.
요즘은 많은 젊은 부부들이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가사와 양육을 분담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자들의 잔손이 더 많이 가는 것이 가사일 일겁니다.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에도 여자들 손이 소소하게 더 많이 필요하고요. 남자들이 부엌에서 일하는 것을 흉잡는 것은 남자들이 아니라 여자들이 만들어왔던 것은 아닌가 싶어요. 특히 엄마들이 아들을 그렇게 키워왔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에는 내 남편도 방귀남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선후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귀남 같은 남편을 가지고 싶다가 아니라, 아들을 방귀남 같이 키우는 것이 먼저이지 싶어요. 그렇지 않나요?;;
이 드라마는 참으로 유쾌하고 정직합니다. 일부 캐릭터는 오버도 있고 희화시키기도 했지만, 둘째며느리 장양실(나영희)을 제외하고는 가족 중에 한 두 사람을 있을 법한 캐릭터라, 드라마라기 보다는 우리 집 일이나 옆집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지고 싸우고 볶는 과정이 서로를 밀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알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라고 접고 들어가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갈등을 겪는 에피소드들을 봐도 스트레스가 남지 않아 좋습니다. 차윤희는 갈수록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는데, 미안하게도 시청자는 차윤희를 보면서 대리만족 같은 것을 느끼게 되네요. 특히 얄미운 시누이 말숙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여서 이번회 아주 통쾌하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
2012.03.25 08:24




오늘도 크게 한 건 벌어졌습니다. 회사동료들이 송별선물로 준 명품백이 제대로 개시도 하기 전에 페인트 범벅이 돼버렸으니, 이웃집 사람들 웬수가 따로 없군요. 명품이고 나발이고, 값비싼 친환경 페인트로 거금을 투자했는데, 엉망이 돼버렸으니 페인트칠을 다시 해야 하는데 이걸 어쩔겨?
어째 이렇게 날마다 꼬여가기만 하는지, 테리강이 방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폭풍전야인데, 이것참 야단났습니다. 시어머니가 될 엄청애,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혈압이 오른다는 말많은 시누이 셋과 마주치기만 하면 전투를 치르고 있는 차윤희이니 말입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던 차윤희, 물귀신 보다 무서운 것이 발목을 잡게 생겼습니다. 30년만에 만난 가족, 아니 엄밀하게는 골치아픈 시댁입니다. 이 바닥도 끝이라며 그동안 눈치보느라 할말도 못했던 막장작가에게 "당신 작품 쓰레기야" 대놓고 말하기도 하고, 속풀이를 하는 차윤희였죠. 그렇게도 드라마 소재가 없느냐고, 쓰는 것마다 출생의 비밀, 시한부, 기억상실증이니 드라마가 사골국이냐고 비꼬는 차윤희, 막장소재 드라마 작가를 디스하는 것이, 드라마지만 콜라의 톡 쏘는 맛처럼 시원하더군요.
동료들의 환송선물을 받고는 기분좋아진 차윤희, 한우갈비가 문제입니까? 거하게 한 턱쏘지요. 제자 천재용에게 이별의 허그까지 해주고, 미국유학 가서 드라마도 공부하고, 시끄러운 장수빌라와도 이별이니, 발걸음 룰루랄라 가벼운 차윤희였지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게 된 이숙, "남편있는 여자가... 세상 말세다", 혀를 끌끌 차고 들어가더니 소심한 복수를 한듯 싶더군요. 장수빌라 복도 불을 꺼버린 듯 보이더라죠. 발목이나 확 삐어버려라는 심산으로 말이지요.

일숙과 이숙에게 나타난 사람들, 사랑 혹은 악연?
형부 남남구(김형범)의 외도로 결혼이라는 것에 불신만 늘어가는 이숙, 천재용이 마음에 있는 것같은데, 이 커플 상당히 재미있고 어울립니다. 천재용은 말끝마다 '여자가 돼가지고'라며 남존여비, 남성우월주의의 못된 사상에 빠져있는 것같기는 하지만, 아주 꼴불견은 아닌 귀여운 남자이기도 합니다. 속정도 깊은 것 같고, 첫사랑 쌤 차윤흐때문에 혼기를 놓친 사연도 있을만큼 순애보 짝사랑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죠. 집안도 아주 빵빵할 것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회사 사장 아들? 공방이 문을 닫아 청년실업자가 된 이숙이 내민 합의금 100만원을 기분나쁘지 않게 돌려주는 속깊은 남자이기도 하죠. 반품된 물푸레나무 식탁을 대신 가져가는 것으로 말이지요. 천재용 볼수록 매력있는 남자에요. 이숙이랑 잘 엮어졌으면 좋겠더라구요.
일숙이 오매불망 좋아했던 과거의 스타 윤빈 김원준, 캐릭터가 딱 어울리더군요. 아쉽게도 아직 옥탑방에 세든 몽달귀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일숙이지만, 남남구같은 형편없는 남자 버리고, 차라리 윤빈이랑 잘 사겼으면 싶더랍니다. 사실 이혼을 쉽게 하는 것이 좋지는 않지요. 아이까지 있으니 참고 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남남구를 보니 그런 말도 해주기 싫더랍니다. 남남구(김형범) 이놈은 등장인물들 가운데 가장 정 안가는 놈입니다. 가루가 되게 뽀사버리고 싶은 찌질이, 이런 놈이 뭐가 좋다고 여사장이 반했는지, 여사장 안목도 참...

 여러분이 싫어요 vs 우린 더 싫거든
실업자가 된 이숙, 100만원을 엄청애에게 용돈으로 드리고는, 잔일이라도 시켜달라고 했는데 그게 페인트칠이었지요. 장수빌라 복도 봄단장을 한 셈인데, 페인트가 또 사단을 일으킬 줄이야...복도 등이 꺼져 벽을 잡고 현관문을 열었던 윤희, 선물로 받은 명품백에 페인트로 도배가 되었으니 눈 뒤집혀 버리죠.
가만있을 차윤희가 아니었죠. 앞집 벨을 눌러 따지는데, 무슨일이냐며 나오는 앞집여자들 하나 둘 셋 넷, 속된말로 쪽수에서 심히 밀리지요. 한 술 더 떠 엄청애는 페인트칠이 엉망이 되었으니 이를 어쩌냐고 따지니, 덤태기까지 쓰게 될 상황적 열세에 몰리고 말지요. 뭐 이런 사람들이 다있어? 201호 여자들 싫어, 엄청 싫어!!입니다. 물론 엄청애의 입장에서는 이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202호 새댁, 마음에 안들어, 이런 며느리 절대사양하고 싶어!!입니다. 이렇게 날마다 사이가 벌어지고 있는 차윤희와 엄청애에게 그야말로 엄청난 사건이 기다리고 있으니, 테리강이 방귀남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지요.
방귀남을 찾은 것 못지않게 궁금한 것이 둘째며느리 나영희가 왜 방귀남의 존재를 알고도 숨기려고 하는지입니다. 나영희의 남편이자 방장수의 동생도 등장을 했는데, 썩 느낌이 좋지 않더군요. 부부간의 각별한 정도 없어보이고, 나영희가 숨기고 있는 방귀남과의 30년전 비밀이 비뚤어진 이유가 워커홀릭 남편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외로움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방귀남이라고 속인 사기꾼이 그 비밀로 협박을 할 것같은데, 나영희가 나쁜 개에게 물린 것같은데, 죗값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직은 내막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것이 암시되었지요.

귀남이의 빨간 스웨터, 긴 기다림의 고통
지척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귀남이를 드디어 찾았습니다. 윤희부부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이라 얼마나 가슴을 쓸어 내렸던지요. 실수로 열어 본 소포상자에서 빨간 스웨터를 본 엄청애와 방장수, 한 눈에도 그 옷이 귀남이가 입었던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계로 뜬 스웨터도 아니었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귀남이의 옷이었으니까요. 그러나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귀남이라고 찾아온 사람들로 인한 실망은, 선뜻 귀남이 쉐타라고 단정짓지 못하게 하지요.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때마다 땅이 꺼지는 절망스러운 슬픔이 못견디게 힘들었으니까요.
귀남이의 쉐타가 눈에 밟힌 엄청애는 윤희네 벨을 눌러 테리강의 혈액형을 물어보지만, 윤희(김남주)로 부터 B형이라는 실망스런 답을 듣고 힘없이 돌아서 와버립니다. "나는 이렇게 늙어가는데 기억은 늙지도 않고... 아버지, 나는 못살겠어요", 아직도 어린 귀남이가 쉐타를 입고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생생한데, 30년이라는 세월은 유리문이 되어 엄청애를 더 힘들게 할 뿐이지요. 차라리 암흑처럼 새까만 철문이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30년이 흘러도 귀남이에 대한 기억은 투명한 유리문처럼 선명할 뿐입니다. 금방이라도 귀남이가 그 문을 열고, "엄마"하고 뛰어들어올 것만 같습니다.
방장수 역시 테리강의 빨간쉐타가 마음에 걸리지요. 더구나 고아원에 있다가 입양되었다는 테리강의 사연을 알고 있었기에, 방장수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밤잠을 서치는 방장수, 운동하러 나가는 테리강을 기다려 고아원에 함께 가달라는 부탁을 하지요. 혹이라도 아내와 어머니가 또 실망할까봐 비밀로 해달라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양평의 고아원에 먼저 도착한 방장수, 어린 테리강이 단팥빵을 좋아했었다는 시설직원의 말에 가슴이 두방망이질하기 시작한 방장수입니다. 귀남이임을 확신합니다. 귀남이는 단팥빵을 유독 좋아했어요. "난 아빠가 만든 단팥빵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장용, 아버지의 눈물에 시청자도 꺼이꺼이 통곡했다
한장의 단체사진, 빛바랜 사진 속에서도 아들만 보입니다. 10년을 미친사람처럼 전국팔도를 찾아헤매 찾아다녔던 귀남이, 단 한 번도 잊은 적없었던 귀남이였습니다. 사진을 보며 방장수 장용이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데, "에고 저런저런..",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올라오더군요. 장용의 눈물은 비단 아들을 잃어버린 방장수라는 인물의 눈물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우리들의 아버지, 그 분의 눈물이었습니다.
아들을 잃어버린 후 말수도 줄고 귀남이 또래의 남자를 보면, 괜스레 마음이 좋지않아 되도록이면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던 방장수였어요. 어머니(강부자)와 아내 엄청애(윤여정)와는 반대였지요. 귀남이 또래 남자만 보면 혹여 귀남이가 아닐까 유심히 보는 그녀들과는 달리, 일부러 외면했던 것은 그래야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가슴에 묻지못하면 쓰러질 것같아서 말이지요. 
아무도 모르게 30년을 하루같이 귀남이 나무 팻말을 박아 둔 살구나무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방장수였습니다. 살구나무가 잘 자라주었듯이, 귀남이도 그렇게 어디에선가 살아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치 귀남이인양 수도 없이 쓰다듬었던 살구나무, 귀남이 나무 앞에서만 말이지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슬픔을 온전히 알 수는 없을 겁니다. 밥 한숟가락, 맹물 한모금에도, 자식은 밥을 굶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밥이 넘어갈 리가 없고, 물조차 쉽게 넘기지 못하고 가슴깨에 얹히는 걱정과 그리움을, 눈물로 겨우겨우 삼켜 온 시간들이었겠지요. 그 30년의 기다림을 눈물로 쏟고 마는 장용,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아버지의 눈물이었어요. 한마디 말도, 신음소리조차 뱉지못하고, 그 시간 동안 가슴에 묻었던 아들 귀남이를 끄집어 내듯이 그렇게 울더군요. 
뒤늦게 고아원에 도착한 테리강, 아니 귀남이가 걸어옵니다. 소리를 내면 새처럼 놀라 날아가 버릴까봐, 꿈일까봐 조심조심, 날아가 버리는 새가 아니기를, 꿈이 아니기를, 그렇게 조심조심 귀남이를 마주하는 방장수였지요.
떨리는 손으로 귀남이의 얼굴을 쓰다듬어 봅니다. 날아가지 않습니다. 찬바람에 노출된 귀남이 얼굴에서 차가움이 전해집니다. 꿈이 아닌가 봅니다. 또 누군가가 귀남이를 데려가 버릴까봐 두렵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다시는 다시는 이 아이를, 내 아들을 데려가지 못하게 심장이 터지게, 가슴이 으깨어지도록 귀남이를 안는 방장수입니다.
방장수에게 귀남이는 30년간 쉬지않고 가슴에 흐르던 눈물이었습니다. 그 긴 시간 아들을 잃은 고통과 찾은 기쁨을, 장용이라는 명품배우는 표정연기로 압축해서 보여 주더군요. 서민적이면서 친근한 이미지의 장용, 얼굴은 다르지만 그에게서는 아버지가 느껴집니다. 진하게 우려낸 곰국같은 깊은 맛이 나는,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이 말이지요. 그래서였는지 제가 귀남이가 된 것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가슴에 얹혀있던 30년의 한이 녹아내리는 그 뜨거운 눈물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버지'라며 울고 말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5
2012.03.11 11:29




넝쿨째 굴러온 당신 5회는 유독 통쾌한 웃음을 준 장면이 많았습니다. 작가의 톡톡 튀는 대본이 김남주를 통해 전달되는 순간 박수를 치게 만들었지요. 극중 차윤희(김남주)와 테리강(유준상)의 첫만남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기는 했지만, 힘없는 소시민들이 한 번 쯤은 겪었을 법한 병원 에피소드는, 통쾌함을 넘어서 통렬한 일갈처럼도 들리더군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문턱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병원입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났을 때, 이유없이 기죽는 곳이 병원인 듯 싶어서 말이지요. 서림대학 병원 변박사를 섭외하러 갔던 차윤희는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게 되지요.

회진을 도는 중 자기 할 말만 하고는 환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의사, 더구나 어린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가망이 없으니 퇴원조치를 하라는 말은 귀싸대기를 올려주고 싶더군요. 다른 환자를 위해 침대를 비워달라며, 가망도 없는데 병원에 죽치고 있는 것은 민폐라고 말하는, 그런 싸갈통 머리없는 의사가 현실에도 있다면 고발조치감이었습니다. 그 박사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게도 변박사라지 뭡니까?ㅎㅎ
뭐 이런 개막장 의사가 있나 싶었는데, 차윤희가 아~주 시원스럽게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죠. "변박사님! 제가 섭외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았을텐데요, 난 대한민국에 의사가 당신 하나라고 해도 절대 섭외안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와있는 아이, 실력부족해서 못고쳐 준 것 미안해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무슨 공장부품 골라 내세요? 쓸만한 것, 고장난 것? 아니면 닭 골라 내세요? 병든 닭, 멀쩡한 닭? 그러고서도 어디서 인터뷰하면 의술은 인술이니 어쩌니 하면서...어휴 가증스러워 진짜. 내가 깜짝 속아서 차비아깝게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마세욧!!. 여기있는 사람들도  눈도 있고 귀도 있거든요. 금방 소문나요. 이 병원에 인격장애자가 의사옷 입고 막 싸돌아다닌다고요!".
이 모습에 홀딱 반한 테리강(유준상), 말 그대로 콩깍지가 씌워진 날이었습니다. 차윤희를 쫓아가 다짜고짜 사귀자고 함박웃음을 짓는 테리강이지요. 그런 인연으로 테리강과 차윤희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병원 훈남의사에 시댁도 저 멀리 미국에 떨어져 있는데다가 양부모이기 까지 했으니, 차윤희가 고르고 고르던 이상형 남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었죠. 
뒷수습은 좀 껄끄럽기는 했지만, 여사장(전수경)과의 외도를 생계형 바람이라며, 바람 피우러 가는 것이 직장생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남남구(김형범)와 여사장에게 한 방 먹인 일숙이의 백화점 쇼핑사건도 잠깐은 통쾌하더군요. 남남구의 지갑에서 카드를 빼내 동생들을 부른 일숙이, 명품매장을 돌며 순식간에 수백만원 쇼핑을 해버리지요. 미용실에서 카드사용내역 알림을 확인받는 여사장이 도난카드로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서에 붙들려 오기는 했지만, 잠시잠깐은 괜스레 시원해 지기도 하더랍니다. 더 긁어버려 팍팍! 이런 말까지 하고 앉았으니 말이죠.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줄 수 있느냐"는 여사장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일숙, 돈이 뭐라고... 바람피우는 남편에 대한 분노보다는, 당장에 살고 있는 집과 차를 돌려주는 것을 주저하는 일숙의 모습이, 드라마지만 아주 비현실적인 설정만은 아닌 듯 보여서 뒷맛이 씁쓸하기는 합니다.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숙, 민지교육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일숙을, 여자로서 아내로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마저도 무릎꿇리는 것이 돈인가 봅니다. 한심한 일숙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가난이라는 놈인가 싶어, 그런 가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죽일 놈은 여자 등쳐먹는 한심한 남편 남남구(김형범)죠. 제 힘으로 가족을 부양할 생각은 못하고, 여자치맛폭에서 몸봉사(?)를 한 댓가로 받은 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라는 미친 놈(제가 이런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남구같은 인간에게는 더한 말도 하고 싶게 만들더군요)이니 말이지요. 
아직 귀남이가 테리강이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듯한데, 사기꾼 가짜 귀남이의 치떨리는 연극은 가슴을 졸이게 하네요. 다행히 작은어머니 나영희가 가짜 귀남이를 뒷조사하기는 했지만, 무슨 연유인지 진짜 귀남이가 테리강임을 알면서도 밝히지 않으면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지요.
30년간 아들을 기다리는 손윗동서의 심정을 모르지 않을텐데, 더구나 입속의 혀처럼 구는 시어머니(강부자)의 평생 소원이, 손자 귀남이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가짜 귀남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 가증스럽더군요. 그럼에도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가짜 귀남이의 번지르한 거짓말에 연민같은 것도 느끼는 것을 보면, 뼈속까지 못된 여자는 아닌 듯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가짜 귀남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고 예금까지 해약했는데, 그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가짜 귀남이가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었는데, 가짜 귀남이를 사기꾼 취급했다는 일로 화를 풀지 못한 엄청애(윤여정)로 인해, 테리강이 가짜 귀남이를 의심했던 이유를 결국 듣지 못하고 말았는데요, 그 일로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하며, 201호와 202호는 정말 친해지기 어려운 견원지간이 심화되고 있지요.
계단 물청소날을 깜빡 잊고(?) 배째라라고 늦잠을 자버린 차윤희, 옥탑방 늙은 고시생이 "참 뻔뻔한 것같아요"라고,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ㅎ) 그의 진짜 아내 김남주를 뒷담화하며, 김승우가 카메오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김남주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카메오로 출연해 주는 김승우, 까치집 지은 머리에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받쳐입고, 아이 넷을 낳은 능력남 캐릭터로 깨알웃음으로 외조하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붙을 자신있었는데, 시험날짜를 헛갈려서 고시를 치르지 못했다는 그의 대책없는 자신감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여튼 등잔밑이 어두워도 한참이나 어두운 방장수네 식구들, 그토록 기다리는 귀남이가 바로 앞집에 사는데도 아직 알아보지 못하고, 오해와 거리만 넓히고 있는 중이지요. 그 중 도저히 화합할 수 없을 것같은 불과 물같은 엄쳥애와 차윤희, 생활습관과 성격이 맞지않아 사사건건 마찰인데, 이번회도 크게 한 건 터졌지요.
현관문 앞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지, 지저분한 문을 본 엄청애가 딴에는 닦아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차윤희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까지 실어 물을 끼얹었는데, 하필 그 순간 치윤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온몸으로 비눗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지요. 그것도 흠뻑, 아주 흠뻑 말이지요. 엄청애가 양동이를 든 순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음에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물을 뒤집어 쓴 김남주때문에 웃음이 터졌네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에 둔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윤희의 이미지때문이었는지, 살짝 깨소금맛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드라마이기에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상황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유쾌한 웃음속에 버무리고 있습니다. 직설적이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대놓고 시트콤의 상황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말이지요. 병원에서 X박사에게 개망신을 주는 차윤희,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의 잔다르크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히 개인주의에 이기적인 속성마저 가진 속물이기도 합니다.
극중 엄청애(윤여정)도 마냥 따뜻하고, 사리분별넘치는 아주머니의 모습만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찬바람 쌩쌩 불고, 궁시렁궁시렁 뒷담화도 할 줄 아는 평범한 중년부인이고 말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가, 아마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그런 익숙한 듯한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튀는 캐릭터들인데도 튀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는데요,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연기자들이 하나같이 그 배역들을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남남구와 바람난 여사장 전수경 마저도, 뭔지 모르게 사람을 설득시켜 버리기까지 하더군요. "민지 엄마 내 카드 써보니 어땠어? 자긴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 줄 수 있어?", 그 말에 일숙이가 느끼는 뭔지모를 패배감을 함께 느끼게 하니 말이지요. 여사장의 골드카드로 수백만원어치 쇼핑을 한 일숙이의, "카드를 써보니 아주 이해 안되는 건 아니더라"라는 자조섞인 한숨에, 바람피우고 돌아다니는 남편과 내연녀 앞에서 오히려 작아지는 심정도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들이 만나면서 때로는 불협화음을 가중시키기도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전초전들로 보이게 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들이 향하고 있는 구심점이 가족이기 때문이겠지요. 서로가 찾아 헤매는 가족임에도 201호와 202호라는 숫자 하나 차이로, 절대 가족이 되지 않기를 바랄만큼 사람간의 거리가 태평양과 대서양만큼이나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때문에 테리강이 방장수의 잃어버린 아들 방귀남으로 밝혀졌을 때, 서로가 느낄 당혹감은 상상만으로도 드라마를 흥미롭게 지켜보게 합니다.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장수빌라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