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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29 '동이' 동이를 여인이 되게 한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 (16)
동이 29회는 동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고백편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으로 이어졌지요. 혼절해 있던 동이가 "전하" 하며 깨어나는 걸 보니, 동이도 "다시는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눈치챈 듯 싶습니다. 그보다는 숙종의 고백에 동이의 심장에서 들렸던 '쿵'소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는 것 같고요. 천재소녀 탐정동이를 여인의 향기가 나는 동이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누구보다 동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숙종이 답답했을 듯 싶지만요.
동이의 말에 숙종 "니가 뭐냐니? 정말 그걸 모르는 것이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는 고백을 여태껏 뭘로 들었는지, 숙종은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동이가 바보스럽습니다. 좀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해 주는 숙종입니다. "나한테 너는... 그니까... 내 몸과 같다" 띠융! 동이가 아니라 시청자랑 문가에 가까이 있던 천수가 놀래 버렸네요. 너는 내 운명이라는 말보다 더 구체적인 사랑고백같이 들립니다. 내 몸이 네 몸이고, 네 몸이 내 몸이니 뭬야, 이거 프로포즈도 이렇게 노골적일 수가 없네요. 진도 다 나갔어요ㅎㅎ
결국 다시는 내 곁은 떠나지 말라는 프로포즈를 해 버린 숙종입니다. 숙종은 동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저 판관나으리때부터 미운정 고운정 쌓아 온 오라버니같은 감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오직 폐비의 누명을 벗겨 줄 증험을 주겠다고 자신을 만나려 했던 것인지, 동이의 웃는 얼굴만으로는 동이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는 숙종이에요.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동이는 식은 땀을 흘리며 천수의 품에서 혼절해 버리지요. 전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동이의 부탁에도 천수는 어의를 통해 동이의 상태를 알려줍니다. 숙종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천수는 자신의 오장육부가 다 쓸려내려간 듯 쓰라립니다. 하지만 천수는 숙종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읽습니다(어차피 상대도 되지 않겠지만요). 내 몸과 같다는 숙종의 고백은 차천수가 동이를 내려놓아도 좋을만큼 듬직스럽기만 합니다. 동이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는 차천수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지만, 자신 못지않게 동이에 대한 사랑이 큰 숙종을 보며, 차천수는 동이를 지키는 일이 이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요. 동이를 높은 곳에 오르게 하는 일, 귀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동이에 대한 감정을 도려내야 하는 천수를 보니 짠하네요.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동이의 손을 잡고 "동이야, 동이야, 제발 눈 뜨거라"며 안타깝게 동이를 내려보는 숙종을 보니, 동이의 의식이 깨어나면 아무래도 큰 일을 감행할 것 같습니다. 큰 일이라 함은 승은이 되겠지요?
예고편을 보니 장희빈과 오태석 일당이 무슨 일이 있더라고 동이를 죽이려고 벼르는 것을 보니, 숙종이 동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딱 한가지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승은상궁으로 동이를 승격시키는 것이지요. 승은상궁이 된다는 의미는 정당하게 궐 안에 동이의 처소를 마련해 주고, 숙종이 공식적으로 동이의 처소에 드나들며 보호해 줄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감히 임금의 여자를 궁에서 죽이려고는 못할테니까요. 시시때때로 독살의 위험이 있겠지만, 해박한 약초학을 공부한 동이에게는 통하지 않을 듯 싶고 말이지요.
그런데 동이가 승은을 입게 되면 여러가지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네요. 그동안 동이는 감찰부 나인으로 내수사며, 약방이며, 세답방 빨래터까지 종횡무진으로 궁궐을 누비고 다녔는데, 이제 그게 곤란할 것이라는 거지요. 승은상궁이 되면 몸가짐을 조신하게 해야 할 듯 싶은데, 치맛자락 펄럭이고 뛰어다닐 수는 없을 것 아니에요. 더구나 비밀서류를 찾는다고 잠입을 하는 일도 못할 것이고, 나인들의 처소에 감찰을 나가 나비문양 노리개를 찾으러 다니지도 못할텐데, 아무래도 탐정동이는 이것으로 안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이와 복위가 머지 않은 인현왕후에 대한 음모가 더 악랄스러워 질텐데, 승은상궁으로서의 체면과 위신이 있는데 궁궐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지는 못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림자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희빈에게 승은을 입게 될 동이는 인현왕후의 중전복위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장희빈은 폐비보다 동이가 더 신경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만은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던, 오직 숙종의 여자라는 자신감이 넘쳤던 인물이에요. 그런데 대전 앞에서 마주한 숙종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냉랭합니다. 한 번도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본 적이 없었던 숙종의 표정에서 장희빈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합니다.
마지막 남은 불꽃을 장희빈이 어떻게 남김없이 태워버릴지, 장희빈이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고 태웠던 불꽃이 사랑이었는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이었는지, 드라마 동이에서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 장희빈은 자신의 그릇된 야먕때문에 파멸의 길을 걸어갔지만, 그녀 역시 서인과 남인, 그리고 숙종의 정치적인 희생양이었기에 그 악행을 떠나 인간적으로는 연민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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