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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3 '욕망의 불꽃' 강렬한 인상 심어 준 서우와 유승호 (11)
2010.10.03 14:06




욕망의 불꽃 첫회, 등장인물의 성격을 한 장면에서 압축되기에 어느 드라마나 스타트가 중요하지요. 첫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짧은 장면에도 불구하고, 그 관계와 심리까지 긴 설명없이도 보여 주었던 서우와 유승호였어요. 돈을 쫓는 욕망덩어리 윤나영(신은경)이라는 인물 소개편이었지만, 민재(유승호)의 "내 영혼마저 엄마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요" 한마디가 더 강렬하게 와 닿았어요. 유승호의 첫 성인연기라 기대도 컸고, 무엇보다 한참이나 선배인 서우와 커플이 된다는 것이 우려반 기대반이었는데, 첫출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신은경과의 장면에서는 어색한 엄마 신은경보다는 아들 유승호의 모습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고요.
첫장면에서는 마치 연극무대에 선 듯한 신은경의 힘들어 간 표정과 대사톤, 인위적인 동선이 드라마 몰입의 방해요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예능에서 주로 보여주는 줌을 갑자기 당겼다 빼는 기법으로 연출해서, 촌스러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전문용어로는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드라마에서 좋은 카메라 기법에 너무 눈이 높아져서 였는지, 세련돼 보이지 못하고 산만하게 보이더군요.
윤나영이 돈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악녀가 되어 가는 과정은, 가난한 성장환경과 그녀의 어린 시절을 통해 보여주었던 강인한 성격이 비틀림의 과정없이 순식간에 비약되는 듯해서, 낯설기 까지 합니다. 왜 악녀가 되어야 했는지, 돈이라는 것이 왜 그녀 인생의 일부가 되어 버렸는지에 대해서는 동기부여보다는 미리 설정부터 하고 들어갔기에, 윤나영이라는 인물의 밑그림으로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역 김유정의 연기만이 소름끼치도록 빛났습니다. 
마치 윤나영은 태어날 때부터 돈, 돈 노래를 부르고 태어난 인물처럼 그린 것 같아 아쉬움이 드네요. 빚에 쫒기는 아버지를 보고 열한살 나이에 돈타령을 하는 아이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고, 윤나영은 돈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강요하는 인상마저 주었어요. 강하고 잡초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자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부잣집 남자를 만나는 것에 올인하는, 한순간에 추하게 시들어 버린 장미와도 같았다고 할까요. 
가난한 형편에 대학에 들어갔다는 윤나영이, 어떤 사유로 버스회사 경리로 취직했는지를 생략해 버렸기에, 그녀의 캐릭터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어린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악착같은 성격과 돈욕심, 그리고 아버지를 향해 퍼붓는 독설에서 읽을 수 있을 뿐입니다. 빚쟁이에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고스란히 뭇매를 맞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용맹무쌍하게 깡패들에게 돌진한 어린 윤나영의 독기는 그녀의 모습 자체입니다. 독하고 겁없는 모습, 이 모습은 14년 후 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무섭도록 독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 연결되었고, 아이(백인기)를 출산하는 과정에서도 보여 주었지요. 제왕절개를 한 수술 자국을 가진 채 부잣집에 시집갈 수 없다는 윤나영, 차라리 아이를 죽여달라고 까지 하는 잔인하고 독한 여자입니다.
어린 윤나영이 생 고래고기를 억지로 아역 조민기의 입에 밀어넣고 재미있게 웃는 모습, 아버지에게 엉덩이를 두드려 맞고는, "내가 아버지라면 자식들한테 부끄러워 바다에 빠져 죽어 버렸을 거다"라는 모습, 깡패들에게 맞으면서도 독하게 반항하던 모습은 제빵와 김탁구의 서인숙보다 독한 독종이 나온 것같은 생각까지 들게 하더군요.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될 때마다, 악녀는 더 독하고 악하게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아 겁이 날 정도였어요. 그리고 급하게 시대를 뛰어넘어 20대의 그녀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몸망친 여인으로, 불행과 비극의 인생 출발점에 놓이게 됩니다. 화려한 그녀의 욕망까지도 포함되어서 말입니다.
신은경의 연기는 엄마가 뿔났다 이후 브라운관에서 처음 본 저로서는 그녀의 낯선 변화가 어색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물 대여섯 살의 딸과 아들을 두었다고는 보이지 않은 모습을 커버하기 위해, 엑서서리로 나이듦을 연출하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모습을 중년부인이라고 인정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  
윤나영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갈등이나 고뇌는 배제한 채, 독한 캐릭터만을 강조한 라이프 스토리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돈을 쫓는 인물이라는 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신은경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내면연기를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럼에도 생중계하는 듯 보였던 출산 장면이나 깡패들과의 몸싸움에서의 연기는 소름끼치도록 좋았습니다.
윤나영이라는 인물을 돈에 집착하는 캐릭터로 설명하기 위해, 시종일관 독한 모습만을 남발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신은경의 연기는 좋았지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격렬한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였는지 잠깐 등장한 서우와 유승호가 오히려 캐릭터의 신비감도 있어 보였고, 호기심도 생기더군요.
특히 첫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는데, 유승호와의 갈등 장면은 연극무대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복고풍 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말이지요. 예컨데 이런 장면입니다. '유승호가 엄마를 밀친다,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연극무대에서 처럼 털썩 바닥에 팽개쳐 진다, 바닥을 질질 기어가며 아들을 잡으려 한다, 아들 나간다, 눈 크게 뜨고 일어서서 총알처럼 따라 나간다...' 신은경과 유승호의 첫장면, 드라마의 첫이미지였는데, 카메라 샷이 들어가는 구도도, 클로즈업시키는 장면도, 신은경의 정형적인 동선이 연극무대의 한장면처럼 보여졌어요. 연출을 우스꽝스럽게 한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비슷한 장면이 또 나왔는데요, 그녀의 딸 백인기와의 장면이었어요. 촛불을 잔뜩 켜두고 약먹은 백인기가 쇼파에 앉아있고, 그 아래 무릎꿇은 윤나영의 장면이었어요. 드라마가 왜 이렇게 연극같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서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더군요. 서우의 조소하는 듯하면서도 사연있어 보이는 복잡한 표정을 보는 순간, 드라마 속으로 빨려 들어 갔습니다. 서우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짧은 한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백인기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강하게 일더군요.
"나는요, 아줌마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줄 수 있어요?". 섬뜩하리 만치 차가운 백인기의 대사, 그리고 한 순간에 표정이 바뀌면서 "나 안 보고 싶었어요?"라는 대사만으로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는 설명이 되고도 남았지요. 서우의 풀린 듯한 눈, 그리고 그 차가움과 광기가 서린 대사는 백인기라는 인물의 입체적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지요. 생모에 대한 분노, 증오, 복수심, 그리고 민재는 오지 않는다며 "그 애는 천사니까..."라며 팔을 늘어뜨리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아픔이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서우의 눈빛연기는 백인기라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다 보여주는 듯 강렬했습니다. 가히 눈빛연기의 팔색조같아 보였습니다. 서우의 나즈막히 뇌까리는 듯한 대사와 차갑고도 섬뜩했던 눈빛이 캐릭터의 복합적인 내면을 보여주었고, 백인기라는 인물이 짧은 순간에도 입체적이면서도 흥미롭더군요. 

"눈을 떠서 날 봐, 네가 듣고 싶은 말 이 엄마가 해줄게" 약을 먹은 딸을 보는 엄마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거추장스러운 대사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부연 장면이었지요. 윤나영이 출산했던 그 아이가 백인기였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겠지요. 민재를 뒤따라 간 윤나영에게 조민기가 "민재는 당신하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의 대사처럼 말이지요. 두 사람의 출생의 비밀을 첫회부터 터뜨리고 간 것은 민재와 백인기의 해피엔딩을 위한 사전 복선이었고, 막장코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보호장치로 보입니다.
출생의 비밀과 불행한 과거, 돈에 대한 욕망으로 일그러져 가는 윤나영, 생모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 복수심 등의 자극적인 장치들로 이 드라마의 막장 냄새가 농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화장치는 마련한 것같더군요. 천사라고 표현했던 민재(유승호)의 사랑이 정화 장치의 한 축이 될 듯하고, 극의 중심을 잡는 이순재가 또 한 축을 담당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수한 막장코드가 범람했던 제빵왕 김탁구에서 김탁구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팔봉선생의 사람을 따스하게 품는 마음으로 드라마의 막장요소들을 희석시켜 갔듯이 말이지요.
천사라는 표현에서 엿볼 수 있었듯이, 순수한 영혼의 결정체일 듯한 민재(유승호)의 캐릭터도 흥미로운데, 이제 첫방송이어서 많은 것을 캐치하기는 힘들었어요. 하지만 전작 공부의 신에서 학생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겨져 있다가, 유승호의 성숙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으니, 성인연기자로서의 도전은 이미지만으로는 반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아직 서우와의 장면이나 드라마 속에서 유승호의 많은 부분을 보지 못해, 전체적인 평을 내리기는 섣부른 것 같지만, 유승호의 연기나 풍기는 분위기는 좋았어요.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어야 유승호와 서우 커플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기에, 유승호의 성인연기자로서의 변신은 좀더 지켜 봐야 할 듯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우 못지않는 팔색조의 눈빛을 가진 유승호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차를 몰고 가며 "인기야 전화좀 받어" 하는 장면만으로는 유승호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기도 했고요.
유승호는 묘한 눈빛을 가진 배우에요. 한 없이 어린 눈빛이기도 했다가, 성숙한 청년의 눈빛도 묻어 나오고, 정말 연기자에게 천금같은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눈빛을 가졌지요. 슬픔과 우수, 시니컬하고 장난기 있으면서도, 따스함까지 묻어 있는 유승호 눈빛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성인연기의 도전도 성공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목소리도 성숙하고 깊어진 게 느껴지더군요. 
서우가 연기하는 백인기라는 캐릭터에게서는 짧은 신만으로도 다양한 심리들이 보여지더군요. 애증, 증오, 슬픔, 그리고 사랑, 화려함 속에 감춰진 퇴폐스러운 분위기까지 서우의 백인기라는 인물은 극의 재미를 더해 줄 흥미롭고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백인기라는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진 다양한 모습들이 서우에 의해서 어떻게 펼쳐질 지 가장 기대가 되네요.
유승호와 서우는 나이차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켜야 하는 부담감까지 있겠지만, 연기력으로 커버해 가야 할 듯 합니다. 서우의 동안과 유승호의 깊고 성숙한 눈빛이 나이차를 메꾸는데 도움이 될 듯하고, 두 사람의 검증된 연기력이 있으니, 나이차가 의식되지 않은 멋진 커플로 성공할 수 있을 것도 같아 기대가 큽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지 못해서 아직은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왕 드라마에서 커플이 되었으니, 연기력으로 그 갭까지 극복했으면 좋겠네요.
겁날 정도로 무서워진 악녀로 돌아온 신은경, 유승호의 첫 성인연기 도전, 그리고 화려함 속에 감춰진 슬픔과 애증을 보여 줄 서우, 연기파 배우들이 일단 시선을 끌기에는 성공했고, 내공있는 배우들의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으니, 탄탄한 스토리로 촘촘하게 엮어진다면 꽤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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