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0.25 '무한도전' 2PM, 벼농사 특집 빛냈다. (48)
  2. 2009.10.19 1박2일과 무한도전의 가을, 달라도 너무 달랐다. (492)
  3. 2009.10.11 '무한도전' 우리 가정의 모습과 흡사했던 밥줘 패러디 (39)
2009.10.25 06:07




무한도전 야심 프로젝트 벼농사 특집 2탄은 한 해 농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모내기 작업을 하는 과정을 방송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반가운 얼굴들 2PM이 참여해 재미와 감동을 주었지요. 그동안 바쁜 방송스케줄 틈틈이 농사를 지으러 내려간 무한도전 멤버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지만, 함께 땀흘리고 웃음도 주어서, 감동도 기쁨도 컸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2PM의 만남은 신구세대가 함께 하는 농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무한도전 멤버들을 벼농사 터줏대감들에 비유한다면, 2PM은 품앗이하러 온 젊은 봉사자들이었겠지요.
2PM의 품앗이는 젊은 일손이 필요한 우리 농촌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은유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내기를 하는 힘든 중간에 깜짝 등장한 짐승돌 2PM의 깜짝 등장만으로도 환호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표정은 바쁜 농번기에는 고사리 일손 하나도 절실하게 필요해 보이는 농부의 마음같아 보였어요.
이번 주 무한도전은 모내기편입니다. 잘 자라준 모판에서 모를 떼내 무한도전 멤버들이 손 모내기를 하고 있을 때 밴 한대가 와서 멈췄습니다. 짐승아이돌 2PM이 깜짝 등장해서 Again & Again을 부르고는 휘리릭 사라져 버렸지요. 잠깐 화장실에 간 정형돈은 2PM을 보지도 못했지요. 제작진도 합세해서 모내기가 다시 시작되었는데, 정말 힘들었는지 유재석도 잠깐 쉬었다가 하자고 합니다.
사실 모내기라는 게 정말 힘든 일이에요. 저도 모내기를 해봤는데요, 이게 정말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힘들어요.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모내기 철에는 학생들이 단체 동원(봉사)되는 일이 많았어요. 모내기하러 가는 날은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치 소풍가는 기분으로 가곤했는데, 다녀와서 다음 날에는 거의 몸살을 앓을 정도로 온몸이 쑤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우리 친구들끼리 이곳이 북한의 아오지 탄광이라고 하며, 툴툴거렸던 일도 생각나네요. '천삽뜨고 허리 한 번 펴기', '새벽별 보기 운동' 등등 북한 아오지 탄광에 관한 것들을 배웠던 시기였거든요. 아마 제 세대들은 기억하실텐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긴장화를 신고 논에 들어갔지만, 저희들은 체육복 츄리닝에 맨발로 들어갔었어요. 참, 검정색 스타킹을 신고 가는 것은 필수였어요. 지금은 논에 화학비료를 많이 해서인지 많이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징그러운 거머리떼의 습격으로 다리에 군데군데 피빨린 자국들을 훈장처럼 달아야 했거든요.
그렇게 천삽뜨고 허리 한 번 피는 심정으로 잠시 물로 목을 축이러 나온 무한도전 멤버들이 다시 환호를 합니다. 때마침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천군만마 짐승돌 2PM이 경운기를 타고 등장했거든요. 그리고 새참을 건 무한도전 멤버와 2PM의 힘겨루기 한판 게임이 시작되었어요. 꽃미남 닉쿤도, 찬성도, 형돈도, 그리고 노찌롱의 저질 입냄새 공격으로 택연도 질퍽한 논바닥에 철퍼덕 나가 떨어졌지요. 우영과 정형돈의 완벽한 호흡을 이룬 춤도, 2PM에이스 준호와 전진의 댄스도 즐거움을 주었고요. 재범과 게임을 한 유재석은 아예 논바닥에 제대로 박혀버리기 까지 했어요. 마치 모처럼요.ㅎ
힘겨루기 게임에서 승리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진수성찬 새참을 부상으로 받았고, 2PM은 밥과 김치만의 초라한 새참을 받았는데, 사실 모내기 하고 먹는 새참은 밥 한공기에 김치하나라도 뚝딱 헤치울만큼 꿀맛이에요. 제 경험에 의하면요. 논두렁에서 먹었으면 진짜 새참의 참맛을 알았을텐데, 무대를 정자로 옮겨버려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새참을 먹으며 무한도전멤버들과 2PM은 개인기 대결을 펼쳤는데,  예능감이 없다며 핀잔을 준 박명수를 필두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오랜만에 월매춤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월매춤을 추는 사이에 2PM은 무한도전 반찬을 슬쩍 서리를 해 오기도 했는데, 눈치 100단 무도 멤버들이 모를리는 없었을 테고 못 본척 눈감아 주는 것 같아 보여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새참을 먹은 무도멤버와 2PM은 2라운드 단오맞이 씨름대회를 했는데요, 이앙기를 건 서바이벌 게임이었어요. 처음 대결은 박명수와 우영이 했는데 예상밖으로 박명수가 우승을 했어요. 어라, 시작부터 2PM이 밀린다 싶더니 박명수 다음으로 나온 길이 준수, 찬성, 재범, 택연, 닉쿤까지 누르고 5연승을 해버렸어요. 이때는 길이 무한도전의 고정멤버가 아니었는데, 비유가 적절하지 않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이변을 일으켰지요. 그동안 평균이하 무도남자들이라고 눈총을 받아온 것도 서러운데, 굴러온 길이 선전을 하니 무도멤버들 질투심 작렬하지요. 더군다나 2PM누나팬들 원성을 어찌할려고 눈치없이 저러나 싶어 자막과 센스있는 화면으로 누나팬심을 달래주기도 했는데, 한술 더 떠 무도멤버들도 나중에는 2PM을 응원할 정도였어요.
저도 2PM을 좋아하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았어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 나름대로의 게임법칙이라는 게 있으니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보여주는 것은 무한도전답지 않잖아요. 눈총은 받았겠지만 게임은 게임이지요. 오늘의 게스트 2PM이 무참히 깨지는 것은 저도 보면서 잠시 길이 미웠어요.ㅜㅜ 특히 닉쿤을 꾹 눌러서 압사시켜 버리는 장면에서는... 닉쿤 지못미...
참, 그러고 보니 정형돈 얼굴까지 시뻘겋게 붉히며 오심이라고 항변했는데 열혈남이시더라고요. 준호와 한판 붙은 형돈이 들배지기로 준호를 눕히기는 했는데, 기술은 좋았지만 화면으로 볼 때는 정형돈 빨꿈치가 먼저 닿았더라고요. 반대편은 장면은 안나와서 모르겠지만. 그러니 흥분 가라앉히시길...
단오맞이 씨름대회에서 길의 무차별적인 선전으로 무한도전팀이 승리를 하고 부상으로 이앙기를 받았지요. 이앙기로 모를 심는 과정은 저도 처음 본 것이었는데 정말 놀라웠어요. 하루종일 해도 못할 모내기를 20분만에 할 수 있다니 논농사의 신기원을 이룬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더라고요.
무도멤버가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동안 씨름 패자 2PM은 손으로 모내기를 했는데요, 아마 2PM 멤버들은 비록 게임에 졌지만 좋은 경험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2PM멤버들이 엎드려서 모내기를 하는 중에 누군가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농부들 힘들겠다"라며 말을 주고 받는데, 직접 체험해 보면서 힘든 농사도 알고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필요한지 몸소 체험을 통해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무도멤버들도 뒤이어 합류해서 모내기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다음 주는 무한도전 벼농사 프로젝트의 완결, 추수편이 방송될텐데요, 추수하면 모내기 일손을 도운 2PM멤버들에게도 쌀을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잠시 슬퍼지더군요. 재범군에게 시애틀로 보내주겠다는 자막이 뜰때요. 눈물도 고여 오고 저는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재범군 일이 모내기 촬영 한참 이후의 일이라 그때까지는 누구도 예상을 못했었겠지만, 꼭 보내주었으면 좋겠네요. 무한도전과 관계없는 말인데 2PM 7명의 멤버들이 한자리에 있으니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예고에 다 익은 벼를 추수하는 장면이 잠깐 나왔는데요, 자막에 나온 녹색융단은 다음 주에는 황금비단으로 바뀌겠네요. 1년이라는 장기프로젝트 계획을 세워 볍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못자리를 만들고, 모내기를 하여 아무 것도 없던 벌판이 녹색융단으로 바뀌고, 그리고 그 결실의 황금벌판을 보니 감개무량했습니다. 노고를 아끼지 않은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뉘엿뉘엿 기우는 석양을 등지고 무도멤버들과 2PM들이 우렁이를 뿌리며 풍년을 기원하는 우렁찬 소리에 저도 함께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물론 이미 풍년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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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9 06:38




이번주 1박2일과 무한도전은 성격은 달랐지만 기본 테마는 가을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봄부터 여름내내 땀을 흘리고, 그 결실로 황금물결 출렁이는 풍성한 가을로 가는 과정을 담았고, 1박2일은 가을여행이라는 테마로 그동안 지나 온 길도 되돌아보고, 추억도 되새김질 해보는 아름다운 가을여행의 과정을 보여주었지요. 그런데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보면서 너무도 다른 가을을 보는 것같아 한편으로는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불쾌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1박2일과 무한도전 두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시청자에요. 두 프로의 재미에 대해 우열을 가리기에는 각각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비교하면서 보지는 않아요. 두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숨겨진 의미를 찾는 즐거움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번주는 너무 확연하게 드러난 즐거움과 실망때문이었는지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번 주 무한도전은 1년을 준비한 무공해 벼농사특집으로 무한도전의 야심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기대도 컸고, 무한도전다운 발상이 돋보인 기획이었습니다, 기획의도와 그간 무한도전 멤버들이 수고해 준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막상 특집 1편을 보고 나서는 불쾌함만으로 가득차 버렸습니다. 땅 보러 나선 서울 갑부, 말로는 갑부라 하지만 돈 가지고 장난하는 졸부들과 투기꾼의 모습으로 오프닝을 했는데, 지루한 말장난은 도를 넘어서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무리수를 둬가면서 웃음을 유발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복부인에 강남 갑부들 놀이보다는 농부들의 애환을 담는 말로 기획 취지를 살려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어요. 물론 요즘 귀농한 젊은 농부들도 많이 있지만, 여전히 일할 젊은이들이 없는 농가의 현실을 짚어주었으면 훨씬 의미있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농사지을 땅을 고르는 모습 역시 너무 비현실적이었어요. 한번도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무도 멤버들이 욕심만 가지고 처음 2000평의 땅에 농사를 짓겠다는 것은 무한도전 정신을 살리고 싶은 욕심이었겠지만,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 무지에서 나온 선택이었지요. 물론 나중에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하고 700평으로 줄이기는 했지만, 농사에 대한 준비되지 않은 자세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어요. 적어도 장기적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라면 사전에 회의를 통해서도, 그리고 멤버들 각자 한평의 땅을 일구고 곡식을 수확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들어가야 한다는 우리 농가의 현실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왔어야지 싶더군요.
무한도전의 벼농사 특집 1편은 그야말로 안전 사각지대에 서 있는 모습을 방송에서 여과없이 내보냈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있었겠지만,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보여준 '삽 멀리 던지기'는 게임을 넘어서 위험하기까지 했어요. 스텝들에게 날아간 삽으로 아찔한 순간까지 있었음에도 재미있었다고 판단해서 내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위험하면서도 불쾌하기 짝이없는 장면으로 느꼈습니다. 
도를 넘는 위험함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지만, 농사를 짓겠다는 의도로 고른 논에서 삽을 던지다니요? 농기구가 흉기로 둔갑을 했는데도 이를 재미로 보라고 하는 것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민들에게 땅은 그런 재미를 위한 운동장이 아니에요. 농민들에게는 땅은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이는 삶의 터전이에요.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주식의 기본이 되는 소중한 쌀이 나오는 곳이고요. 그런 위험천만한 게임을 하는 예능오락장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직 농사가 시작되지 않은 빈 논에서 게임을 한 거였으니 한번 정도 웃으며 눈감아 줄 수도 있었겠지만, 농사를 짓겠다는 땅에서 신발짝도 아니고 다른 놀이기구도 아닌 삽을 이용했다는 것은 영 개운하지가 않네요. 
그리고 계속적으로 나온 장면들은 정자 아래에서 한복을 입고 무한도전 멤버들의 말장난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것도 다 농사나 무공해 벼농사에 대한 기획취지와는 다른 이야기거리로 시간을 때웠는데, 장시간 멤버들의 한심한 말놀이를 듣다보니 벼농사 프로젝트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 뿐이더군요. 
물론 중간에 쟁기로 땅을 가는 모습이나 모판에 볍씨를 심는 기초과정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노홍철의 엉덩이에 볍씨를 넣는 장난으로 도를 넘는 우스운 쇼로 전락해 버린 듯한 불쾌함으로 이어지더군요. 오락프로그램에서 음식을 가지고 장난하는 것에 대한 따가운 질책을 수없이 받아왔을터인데, 이는 단순한 장난으로 봐주기에는 너무 거북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장난도, 웃음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어떻게 365일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쌀을 가지고, 저질스런 개그를 하는지 도무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무한도전 멤버들이 저질개그를 해왔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과민반응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장면은 정말이지 "제발, 그것은 아니지.."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어요.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다 보니 무리한 설정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화장실 개그식의 유치한 장난은 곱게 보이지가 않았어요. 
고사를 지내는 장면 역시 어거지 웃음을 위한 시도로만 여겨졌어요. 물론 농사가 잘되어 풍년을 기원하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수확한 쌀은 좋은 곳에 쓰여진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런데 고사상에 정준하가 살아있는 인간 돼지머리로 대체한 모습은 식상하기까지 했어요. 고사상이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가 아닌 다른 것이었다해도 기분은 나빴을텐데, 도무지 진지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던 고사상이었어요. 처음 오프닝부터 삽던지기로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더니, 진심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까지 장난으로 일관해 버린 설정은 참기 힘들더군요.
 
그에 비해 또 다른 가을을 담은 1박2일은 무한도전에서 느꼈던 불유쾌함을 정화시켜준 느낌었습니다. 1박2일도 이번주 빵빵 터지는 즐거움은 없었어요. 차가운 계곡물에 입수하는 예능의 정석의 리플레이로 반복적인 웃음을 보여준 것 외에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여행일 수도 있었어요. 이번주 1박2일은 가을을 주제로 떠나는 감성 가을여행이었는데,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가 주인공이었어요.
다소 이색적인 계곡트래킹으로 가을 여행을 떠난 멤버들에게 작품명늘 주어주고 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았지요. 저는 1박2일을 보면서 이번에 또 새로운 재미를 찾아냈어요. 아마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때문에 유난히 비교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바로 무한도전과 대조적이었던 '가을로 가는 과정의 아름다움'이었어요.
이번주 1박2일 멤버들이 떠난 곳은 강원도 삼척의 응봉산 덕퐁계곡이었지요. 깎아지르는 기암괴석들 사이로 난 계곡물을 따라 제 1용소까지 가는 과정을 자연과 계곡물 바닥까지 보이는 맑은 물을 벗삼아 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을 한가지씩 해결하고 가는 자잘한 재미를 보여주었지요. 계곡에 오기전 파도에 누운 강호동의 멋진 입수도 재미있었고, 대주작가님이 정확한 포즈를 잡지못해 연거푸 세번씩이나 입수한 MC몽의 눈물겨운 버라이어티 정신도 보기 좋았어요. 특히 김C의 멋진 입수로 '공중부양'과 '형 사랑해' 미션을 동시에 만들어준 모습도 재미있었고요.
1박2일의 이번 주 주인공은 말 그대로 가을이었어요. 제1용소로 가는 과정에서 타는 듯한 단풍, 그리고 가는 도중 만난 한국의 자연 야생화들, 도마뱀까지 안방까지 배달된 느낌이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가을을 배달해 준다는 취지에 맞게 계곡을 따라 가는 여정을 시끌법썩한 멤버들의 동적인 모습보다는 정적인 가을 정취를 만끽하라는 취지와 맞는 아름다운 영상들이었습니다. 1박2일특유의 복불복 게임에서 보여주는 재미는 사실 강도는 약했지요. 가을을 주제로 한 노래 부르기와 입수정도가 웃음이었기에 자극적은 웃음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가을이라는 테마는 제대로 녹여냈다고 생각해요. 계곡으로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한폭의 그림같은 자연이 1박2일이 가을 테마여행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었기에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잘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멤버들의 행동에 촛점이 맞춰져 버렸다면, 가을의 정취를 놓치기 쉬웠을텐데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획취지나 웃음포인트가 너무 다른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 김치찌개냐 된장찌개냐의 만큼 고르기 힘들어요. 그런데 이번주는 두 프로가 모두 웃음보다는 지루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햇지만, 결과는 너무 달랐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주 두 프로의 공통점은 과정의 미학이었어요. 그 시도와 노력을 비교하자면 1년을 준비하고 진행해 온 무한도전과 1박2일의 가을테마여행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겠지요. 하지만 무한도전은 중요한 점을 간과해버려 그 큰 기획 의도를 스스로 평가절하 시켜버렸고, 1박2일은 가을로 물든 자연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줌으로써 작은 취지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 벼농사 프로젝트를 하면서 멤버들이 물론 정자에서 말장난이나 하고 놀고 오지는 않았겠지요. 쟁기질도 하고 삽질도 하고, 모내기도 하며 추수도 하며 힘든 농사일도 체험해 보고, 무엇보다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농사짓기라는 신선한 기획은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하지만 벼종사 특집 1편은 과정이 그 과정이 너무도 가볍게 다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공해 벼농사의 의도 뒤에는 화학비료에 대한 경각심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것이며, 무엇보다 힘든 농사에 대한 도전 취지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고 난 느낌은 농사짓기 참 쉽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방송 후반부에는 물길을 틀고 못자리를 옮기는 일 등을 하며 힘들게 농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반부의 시덥잖은 말장난과 억지스러운 웃음 때문에 그 과정의 의미가 이미 퇴색되어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드라마나 연예오락 프로그램이나 비교하는 글을 잘 쓰지 않지만, 이번주는 무공해 벼농사라는 장기프로젝트라는 큰 취지를 작게 만들어 버린 무한도전이 아쉬웠고, 무한도전 벼농사편에 비한다면 1박2일은 가을여행이라는 작은 취지임에도 가는 여정에서 만난 작은 자연의 아름다움마저 놓치지 않고 보여준 점에서 즐거움은 더 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정이 성실하지 않은 결과는 가치가 퇴색하기 마련입니다. 자연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주고 곳곳에 가을내음을 담고 있는 아름다움을 하나라도 더 담고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1박2일 멤버들, 1년간이나 바쁜 방송일정 중에도 땀과 노력을 쏟아왔을 벼농사 무한도전 멤버들의 가벼운 농담과 욕설에 가까운 방송용어들로 그간의 노고를 퇴색시켜 버리는 것, 과연 시청자들에게 가을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곱씹어 본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다음 주는 무한도전의 좋은 취지가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땀과 노고의 결실인 황금벌판, 그 과정의 의미가 더 커 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감성여행을 떠난 1박2일 멤버들도 시청자들에게 아름다운 가을을 웃음과 함께 다시 선물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구요.

2009/10/11 '무한도전' 우리 가정의 모습과 흡사했던 밥줘 패러디
2009/09/20
'무한도전' 품절남 유재석과 또 한명의 숨은 품절남
2009/08/30 '무한도전', 예능성적표 분석해 보니...일등은?
2009/08/24 '무한도전' 패닉룸, 웃겼지만 위험한 시도였다.
2009/07/12 무한도전, 듀엣가요제를 빛낸 가수들에게 박수를...

무한도전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댓글을 많이 달아주시는데, 제가 일일히 답글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분명히 밝히지만 이 링크를 올리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이 글들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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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492
2009.10.11 12:53




이번주 추석특집 2탄 무한도전은 지난주에 이어 '하루 종일 무한도전 멤버들만 텔레비전에 나온다면'이 방송되었는데요, 다양한 내용이 있었는데 특히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밥줘 패러디였어요. 등장인물은 박명수, 정준하, 그리고 마지막에 노홍철이 잠깐 나왔었지요. 장면도 길지는 않았고 다른 편들에 비하면 꽤 짧게 끝나 버리기는 했지만 몇장면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답니다.
저는 일일연속극으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밥줘는 사실 시청한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밥줘의 어떠한 내용을 패러디했는지는 모르지만 4회 짧은 영상으로 보여 준 밥줘는 우리 가정의 현실적인 모습과 문제점을 한꺼번에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패러디한 밥줘는 총 4회의 짧은 연속극이었지요. 
제1회는 퇴근하고 돌아 온 가장 박명수가 앙칼진 표정의 정준하를 향해 "밥줘"하고 소리를 치자, 정준하가 다소곳이 "네"하고 주방으로 가는 장면이었지요. 혹시 우리집의 모습은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 안들었나요? 하루종일 일하다 들어 온 가장은 힘들지요. 힘들게 일하고 온 가장인데 목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지요. "나 밖에서 처자식 먹일려고 죽을 힘으로 일하고 왔다. 나 대접받을 만한 가장아니냐"는 모습이에요. 아직까지는 가장의 권위가 살아있지요. 또 다른 시각으로 이 장면을 해석하면 신혼초기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신혼때는 누가 기선을 잡는지 항상 날카롭게 대립하는 시기거든요. 이제 갓 결혼한 새색시가 남편에게 바락바락 대들 수도 없으니 져주는 척하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이는 순전히 여자입장에서 본 것이고 남자입장에서는 져주는게 이기는 거라고 져주는 경우도 있겠지만요.  

제 2회에서는 역시 가장 박명수가 퇴근하고 들어오자 아내 정준하가 다소곳이 "밥줘?"하고 물어보니 언제부터 이 여자가 이렇게 다소곳해졌나 싶어서 남편 박명수도 놀라지요. 아니 저 여자가 뭘 잘못 먹었나 하는 표정으로 말이에요. 그래요. 언제 명퇴를 당할지도 모르는 가장에게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심스러워지는 게 요즘 아내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어느정도 살림에 익숙해진 아내가 남편의 비위를 살살 맞춰가는 여우가 되는 모습이기도 했고요. 이런 모습은 제 모습이었습니다. 결혼 후 남편과 기싸움을 하다가 피곤해져서 제가 먼저 꼬리를 내렸어요.ㅎㅎ 애교도 살짝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목소리를 높여보니 집안만 시끄러워 지고 그저 큰 애하나 키우자 생각하니 참 편해지는게 부부사이더라고요.ㅎ

제 3회는 역전상황이 되었지요. 퇴근하고 돌아 온 박명수에게 정준하가 "밥줘"하고 소리를 지르자 박명수 놀라서 "빨리 준비할게"하며 주방으로 가는 장면이지요. 신혼도 지나고 애도 생기면, 아내들 다소곳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목소리도 높아지지요. 하루종일 집안일하고 애 보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남편은 월급이라곤 쥐꼬리만큼 쥐어주니 슬슬 화가 난 아내에요. 게다가 앞집 여자는 이번에 남편이 주식을 샀다가 대박맞았다고 차를 바꾸네 아파트 평수를 늘려 이사를 가네 잔뜩 약만 올리고 갔거든요. 마사지샵에가서 관리를 받고 왔는지 얼굴이 윤기가 도는게 동갑인데도 10년은 차이가 나 보이니 아이고 내팔자야 싶지요. 그러니 남편에게 큰소리로 투정을 부려보지요. "밥줘"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돈 많이 벌어와"라는 다른 표현일 수도 있겠고요. 점점 추락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져요. 맞벌이부부도 물론 많겠지만 가장을 대우해 줘야 그 집안이 피는 것입니다요. 이는 제 20년 주부생활 노하우입니다.

그리고 밥줘의 마지막회에서는 노홍철이 등장을 했지요. 박명수가 회사 동료라며 데리고 왔는데, 정준하에게 "밥 갖고와"하고 소리치자 정준하와 옷 갈아입으로 들어갔던 박명수가 혼비백산하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어요. 저는 "밥줘"패러디의 마지막회를 보면서는 이게 오늘의 우리 가정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홍철을 박명수와 정준하 사이의 아들이라고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이해가지요?
대부분의 가정이 처음에는 부부 중심에서 아이가 생기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형성되지요. 그런데 부부중심의 가정이 아이가 생기면 많은 면에서 달라지게 되지요. 아이를 위해 놀이공원에도 데려가줘야 하고 학원도 보내야 하고 거의 대부분 자식 위주의 모습으로 가정의 패턴도 바뀌게 되지요.  아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자식 사랑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게 부모 마음이기도 하고요.
저희집도 예외는 아니에요.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도, 생활환경도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집에 수험생이라도 있으면 가족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수험생에게 쏠려 있는게 오늘날 우리 가정의 모습이구요. 

무한도전 '밥줘' 패러디를 보다 보니 1회에서 마지막회가 다 우리 가정의 모습인 거에요. 가장이 최고였다가 어느 날인가부터는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아이가 생기면 자식이 가장 무서운 집안 어른이 되어버리는 그런 세태를 꼬집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제가 심하게 비약하고 확대해석했을 수도 있겠지만 무한도전의 '밥줘'패러디는 이러한 오늘날의 가정 모습을 연상시켰습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박명수와 정준하의 목소리 변화와 상황변화가 꽤 강렬하게 남았거든요.
그나저나 다음주 예고편에 박재범의 모습이 잠깐 잡혔는데 다음주에 재범군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건가요? 예전에 미리 녹화해 둔 것이라는데, 재범군의 복귀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한 좋은 선물도 될 것이고, 재범군의 재활동에 대한 기대도 들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다음주 친환경 벼농사편의 재범군이 기다려집니다. 재범군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돌아올 생각은 있는지, 박진영은 재범군의 컴백을 바라고 있는지 아닌지 여러가지로 다시 재범군의 문제를 화두로 던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재범군이 다시 돌아와서 좋은 활동으로 팬들에게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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