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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모두 우리의 소리들이다. 그렇다, 나는 우리의 글자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딴 우리의 글자...". 우리의 글자라고 힘주어 말하는 한석규의 대사에 가슴이 울컥하고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군요. 그냥 그렇게 눈물이 핑글 돌았네요.
유학을 학문과 사상의 뿌리로 삼아온 성삼문과 박팽년의 반발에도 세종 이도는 그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침착하게 그들의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만면에 미소를 띈 채 말이지요.
***막간을 이용해서 한 마디, 박팽년(김기범)의 그 오만 인상 쓴 얼굴, 클로즈업될 때마다 너는 왜 그런 표정이냐? 소리가 나온다는;;;
세종은 강채윤에게 밀본의 수사를 일임하고, 성삼문과 박팽년에게 우리 글을 만들고 있다는 비밀을 폭로한데서 그치지 않았지요. 또 하나의 무리수가 있다며 소이의 의견을 묻는 세종입니다. 소이는 가리온을 언급했고, 세종은 소이에게 반촌으로 가라는 명을 내렸지요. 무휼이 "가리온을 그만큼 믿으시옵니까?"라고 세종을 만류하려 했지만, 소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라며 세종과 뜻을 같이 하지요.
경고장에는 "금상이 벌이는 패역한 일에 관계된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다"라고 씌어 있었지요. 그런데 경고장과 함께 남겨진 칼은 놀랍게도 백정 가리온의 칼이라는 것이 밝혀져, 가리온은 의금부에 추포를 당하게 되지요. 무조건 몽둥이질을 하는 의금부 관원들의 칼을 빼앗아 위협하고 달아난 가리온(윤제문), 강채윤이 가리온을 붙잡아 밀본이냐며, 그 근거들을 댑니다. 지난 밤 남사철의 집에 갔다는 점, 강채윤의 방을 뒤졌다는 점, 그리고 증거물 칼이 가리온의 칼이라는 것이 근거였지요.
그러나 뒤이어 닥친 의금부 관원들에게 몰매를 맞으며 실신한 가리온은, 채윤의 눈앞에서 의금부로 추포당하고 말지요. 분노로 일그러지는 강채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분노로 일그러졌습니다. 세종 이도였지요. 소이에게 무엇인가 명을 전했던 직후의 일이었기에, 세종은 붓을 던지며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가리온 윤제문이 정기준이 아닐까, 몇가지 의심가는 정황들을 정리해서 글을 올렸는데, 이번회를 보면서 가리온이 정기준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정기준의 정체, 사실 이번회도 가리온이 정기준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사가 나와서,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이렇게 쉽게 가리온이 정기준이라고 알려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뒷통수를 치는 반전을 준비한 듯합니다. 양반 종자일 뿐인 한가놈(조희봉)도 수상한 인물로 부상되었고 말이지요. 여하튼 정기준이 누구인지 궁금한데, 10회에서는 속시원하게 밝혀지는 건가요?
손톱만한 재주는 그가 정기준이라고 가정하면, 그의 글재주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정기준은 어린 유생시절 과거장에서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 없다"는 정도전의 말을 써서 풍지풍파를 일으키고, 가문이 몰살당한 일이 있었지요. 도적들한테 아비가 수십발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는 얘기와 함께 꿰맞춰 보면, 가리온이 정기준일 것이라는 암시는 충분한 셈이죠.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회를 보면서는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가리온은 세종의 밀명에 따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천지계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상한 점은 가리온은 시신을 검안하면서 별 희안한 사인은 다 맞추고도, 천지계원임을 말해주는 자문(문신)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강채윤도 발견할 수 있었던 문신을 가리온이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자신도 같은 문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윤제문, 가리온이 천지계원이라면 정말 충격반전 중의 충격반전일 듯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입니다. 만약 맞았다면 돗자리 깔아야 할까봐요^^
파리목숨 취급당하는 천한 백정이 우리글 창제에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 세종이 말하지 않았던 세번째 무리수란 이것을 말함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가리온은 정기준이 판 함정일 것 같습니다. 세종의 주변인물을 감시하는 정기준이 밤중에 소이가 가리온을 찾아온 것을 의심하고, 가리온에게 올가미를 씌워 세종에게 경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한편으로는 밀본에 대한 수사를 교란시키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남사철을 협박하고 간 괴한의 팔찌가 윤평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심종수에게는 도담댁이 모른다고 말했지만, 정기준의 지시였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심종수는 어째 팽당한 느낌이죠? 표나게 설레발을 치고 다녀서, 정기준에게 찍힌 듯 싶기도 하고 말이죠.ㅎ
문자를 만드는 것이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반발하는 성삼문과 박팽년, 그들 앞에 펼쳐진 세종 이도의 청사진은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그리고 성삼문과 박팽년, 또한 보게 되겠지요. 중화의 역사를 벗어난 새로운 자주 조선,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세종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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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명의 판관은,, 2011.11.03 12:40
정기준이 아닐까합니다.
세종이 예전에 아버지의 조선엔 정기준이 없어야하지만 자신의 조선엔 정기준이 꼭 필요하다고했고 끝없이 그를 찾으려하죠. 이방원은 힘으로 왕이 뿌리임을 내세우려 한사람이고 밀본의 수장인 정기준은 신하가 뿌리이며 왕은 그저 꽃일뿐이라고하지만 세종은 왕도 신하도아닌 '백성이 뿌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백성이 글을 몰라 처참하게 이유없이 죽고 이용당하고 핍박받는 삶을 벗어나기위해선 글을 깨우쳐 똑똑하게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수있어야하는데 한문은 너무 어려우니 그들이 손쉽게 배울수있는 우리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은 우리만의 '언어'를 만들지요. 그래서 마지막 판관인 정기준에게 칼이아닌 '우리의 소리'로 설득하고싶은겁니다.
조선의 뿌리는 왕도 신하도아닌 '백성'임을,,,,,,,,,,,
여기까지 그냥 제 생각을 담은 소설이었슴당ㅋㅋㅋ -
ㄷ 2011.11.03 15:41
남들에게 보여 주는 블로그질에서 텔레비 프로그램 설명 , 연애인 한 짓거리 설명 . 대단한 고고학자 내지 기호학자 ,철학자 나셨다 . 아니면 cia의 연애인 분석가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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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못보신 분들을 위해 짧게 줄거리 요약해 드릴게요. 반두홍 액션스쿨로 쫓아 온 미호는 차대웅에게 꼬리 아홉개를 확인시켜 주면서 대웅은 진짜 꼬리 아홉달린 여우를 믿게 되지요. 그리고 미호는 대웅에게 주었던 구슬을 다시 꺼내가 버리지요. 물론 마우스 투 마우스 방법으로 말이지요. 쓰러져 버린 대웅을 두고 가려던 미호는 대웅이 멧돼지에게서 자신을 데리고 도망쳐 주던 일을 생각해 내고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로 하고, 다시 대웅에게 구슬을 넣어 주지요.
할아버지 왈, "대웅이 어디있냐?"
미호의 대답, "내 위에 있지"
음... 할아버지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혈압상승에 분노폭발, 게다가 철없은 대웅이 여자사고까지 치고 다니는 것에 기가 찰 노릇이에요. 생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상상에 따라 웃음 포인트 적절히 날려주는 홍자매식 성유머였는지?ㅎㅎㅎ 아무튼 저는 꽤 위트있는 홍자매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홍자매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나봐요 ㅎㅎ
수중에 돈 한푼이 없는 대웅은 학교로 가서 미호의 고기값을 친구들에게 빌려보려고 하지만, 대웅이 도대체 친구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하나같이 빈주머니라며 거짓말을 하지요. 대웅도 눈치는 다 챘는데 미호가 대웅을 더 비참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개과인지 여우과인지 여튼 미호의 후각은 돈냄새를 귀신같이 맡을 수가 있었거든요. 그래도 대웅의 절친 병수가 있는 돈을 다 주더라고요. 대웅이가 심성이 착한 애라는 것이 병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도 읽을 수가 있었어요. 미호에게 병수에게는 무섭게 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런데 정체불명의 수상스런 남자 박동주가 미호의 뒤를 밟습니다. 대웅이 남긴 휴대폰 발신기록을 통해 대웅이를 알았거든요. 도대체 이분의 정체가 뭔지 이상한 분위기가 폴폴 나던데, 단검을 들고 다닌 것을 보아 구미호 사냥을 하는 그런 인물인가 봐요. 고로 사람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잉어를 어찌어찌 한마리 건져 오긴 했지만 할아버지에게 들통나서 도망치던 대웅은 그만 트럭과 충돌하고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지요. 그리고 가여운 잉어 한마리는 이승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대웅이는 멀쩡하고요. 할아버지가 대웅을 붙잡아 집에 데려가려 하는데 대웅이 그 여자랑 떨어져 있으면 죽는다고 안간다고 하지요. 이런이런, 이 불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은 할아버지에게 오해를 하게했으니, 대웅이가 어떤 여자에게 단단히 홀려있는 것으로 할아버지가 오해하고 말았네요. 그럼 그 여자를 데리고 와서 보고 장가를 가던 하라니, 대웅이 "잠깐 데리고 살다 보낼거에요"라니 할아버지 그대로 대웅에게 철썩 따귀 날리십니다. 대웅의 할아버지 차풍어르신을 보니, 손자를 오냐오냐 키워서 버릇없게는 길렀지만, 생각이 건전하신 분같아 보여요.
그런데 미호의 눈에 불꽃이 튀길 일이 생겼지요. 대웅이가 좋아하는 선배 혜인에게 대웅이가 "얘, 내 여자친구 아니야"라고 말했거든요. 아니, 이런 나쁜 녀석 호이호이로 친구되었다고 할때는 언제고, 미호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나는 순간입니다. 500년만에 봉인이 풀려 인간세상에서 처음으로 만난 대웅이 재미있고 좋아지려고 했는데, 친구가 아니라고 하네요. 미호는 얼핏 서운함과 슬픔, 그리고 질투를 배우려고 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렇게 하나 둘씩 배우다 보면 미호가 진짜 인간이 되고 싶어할텐데, 드라마가 끝날때쯤 미호의 꼬리도 없어지고 진짜 인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첫방송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커플이 차대웅과 구미호였다면, 1회부터 웃음 빵빵 터뜨려 준 성동일과 윤유선 커플은 드라마의 웃음폭탄이 장전된 듯, 거침없이 망가지는 통에 짧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였어요. 성동일의 짝퉁 주윤발에 못지않은 윤유선의 찰떡 궁합이 드라마의 윤활유가 될 듯 하더라고요.
1회에서 방귀사건으로 인상깊은 첫만남을 가졌던 윤유선과 성동일은 문제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지요. 윤유선이 얼음이 든 음료수를 마시다가 그만 얼음을 삼켜 버렸는데, 윤유선의 호흡곤란 연기가 진짜로 여겨질 정도로 실감나게 표현하더라고요. 목이랑 얼굴까지 빨개지고 눈동자까지 뒤집혀가며 숨을 쉬지 못하는데 진짜 얼음이 식도에 걸려있는 것 같았어요.
"앞으로 얼음은 살살 녹여서 드십시오"라며, 바바리 자락 휘날리며 사라지는 성냥개비 바바리에게 "웬만큼 추접스러웠어야 이름이라도 물어보지"라고 독백하는 윤유선의 표정 정말 대박이었네요. 뒤로는 방귀 뿡뿡, 앞으로는 얼음을 토했으니 하트 뿅뿅된 남자에게 못볼 꼴 다 보여준 무늬만 우아한 노처녀 차민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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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ebe Chung 2010.08.14 21:08 신고
이드라마도 재미나겠네요.
일이회편 리뷰 못 봤지만 성동일 윤유선 커플 진짜 재밌겠어요.
성동일은 워낙 웃음 메이커지만 윤유선씨 활약 뻥 터집니다. 내꼴 보는듯 싶기도 하고... 하하하... -
내영아 2010.08.15 11: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다른 사람들보다도 이 커플보는 맛으로 드라마 봅니다.
솔직히 이 드라마 좀... 수준이 낮죠 ㅎㅎ
모든 내용과 줄거리가 주인공들의 대사로 이어지니.. 연기력들도 나쁜게 아닌데 암튼 뭔가..ㅎㅎ
오디션을 위해 미용실에서 폼나게 파마를 하고 있던 대웅이 수건을 뒤집어 쓴채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에서는 이승기의 귀엽게 망가지는 모습때문에 한참 웃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오토바이 도난신고로 대웅은 순찰차에 걸리고 유치장에 갇혔지요. 여전히 수건을 뒤집은 상태였는데, 중화제 발라야 한다고 걱정하는 차대웅때문에 빵 터졌어요. 이승기의 코믹한 연기가 억지스럽지 않고, 능글능글 자연스러워 보이더라고요.
절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대웅은 고모에게 전화를 시도하지만, 전파가 잡히지 않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삼신각 처마까지 이르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 삼신각은 특별한 곳이었어요. 바로 500년 묵은 구미호가 봉인된 곳이었지요. 주지스님의 설명에 의하면, 삼신할머지가 부리던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가 사람을 홀리고 다녀서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구미호의 꼬리를 잘라버리고 봉인해 버렸다는 웃지못할 전설이 담겨져 있는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었는데, 대웅이 구미호의 부탁(?)을 들어줘 버린 것이에요.
이런 전설과 함께 삼신각에서 500년도 넘게 살아 온 구미호의 봉인을 풀어 준 것이 차대웅이었지요. 기억나지 않은 고모의 전화번호를 생각해 내며 이리저리 전화를 해보지만 밧데리는 떨어져가고 걸리는 전화마다 잘못건 전화들이었지요. 그런데 왠 여자가 자신을 보고있는 듯 말을 걸어오지요. 물론 대웅은 전화속에서 나는 소리라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는 삼신각안에서 나는 소리였지요. "폰팅하자는 거예요? 관심없습니다". 그런데 이 기괴한 분위기는 뭐지요? 옴짝 달싹 하지 못하게 하는 싸~한 느낌에 뭐에 홀린 듯 겁에 질려가는 대웅은, 정체불명의 소리가 지시하는 대로 삼신각 안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이게 화제가 되었던 구슬키스였더라고요. 앞으로 두 사람 구슬때문에 키스 꽤나 많이 할듯 ㅎㅎ, 느낌에 구미호가 대웅이와 키스하고 싶을 때마다 "내 구슬 내놔" 하고 입 내밀 것 같아요. 아니면 대웅이가 응큼스럽게 구슬 가져라라고 입을 내밀 수도 있겠구요. 아무튼 흐뭇흐뭇 ㅎㅎ 앗, 이런 농담 하면 안되는데.. 이 구슬이 대웅이의 생명줄이니 말입니다.
할머니가 절에다 가뒀다는 말에 대웅은 구미호가 자신의 할아버지와 비슷한 사람인가보다며 같은 처지라고 얼마나 갇혔나고 묻지요. 그런데 헉! 500년 넘게 갇힌 구미호라고 합니다. 그럼그렇지, 대웅은 얼굴은 기가 막히게 예쁜 이 여자가 정신이 조금 맛이 간 미친여자라고 생각합니다. "너 미친애구나, 미쳤으면 꽃이라도 달고 다니든가, 구미호라면 꼬리라도 달고 다니라"고 하는데, 홍자매 스타일의 대사재미가 넘치는 장면들이었지요.
멧돼지를 무사히 피한 대웅은 구미호에게 옷을 벗어주지요. 봉변당할 지 모르니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면서요. 그런 대웅이 구미호는 재미있습니다. 아직은 인간의 따뜻한 정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하는 구미호지만, 자신의 구슬을 넣어주고 살려주길 잘한 것 같습니다.
서울로 올라 가려는 대웅을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는 구미호는 대웅에게 고기를 사달라고 하지요. 500년간 절에 갇혀있다 보니 고기맛이 가장 그리운 구미호입니다. 육식동물이다 보니 말이지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구미호는 500년전부터 생식을 하지 않으려고 피눈물나게 노력했었나 봐요. 생고기를 입에 넣지는 않더라고요. 구미호가 생고기를 입에 넣었다면, 아마 차대웅은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을 거예요. 고기가 구워지자 마자 낼름낼름 입에 넣어 버리는 구미호때문에 고기 한점도 먹지 못한 대웅이지만, 부모님도 안 계신다고 하니 참아주지요.
이렇게 해서 소고기라면 환장하는 예쁜 여자, 대웅의 목숨을 손에 쥐고 있는 구미호가 대웅이의 여자친구가 되었다네요. 아마도 평생 소고기를 사주겠다는 약조를 하지 않았나 싶어요. 첫회 대웅이의 여자친구 구미호에 대한 소개편, 정말 재미있는 에피들로 엮어서 부담없이 웃으면서 봤습니다.
첫 스토리는 차대웅(이승기)과 구미호(신민아)의 만남에 대한 에피소드와 출연진들의 캐릭터 소개편이었는데요, 반가운 인물들이 많더군요. 추노에서 미친존재감으로 인기를 얻었던 성동일이 성냥개비를 문 짝퉁 주윤발의 포스로 등장해서 웃음을 선사했고, 상대역이 될 것 같은 윤유선의 살짝 푼수끼 있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혼자 있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를 뿡뿡 뀌었는데, 성동일이 곧바로 다음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상적인 첫만남이 이뤄졌지요. 다음에 탄 여자들이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하자 방귀누명을 대신 써주는 성동일, 그리고 두 사람만이 주고 받는 "땡큐", "별말씀을요"의 눈인사에 배꼽 잡았습니다. 연기내공을 자랑하는 두 중년배우의 감초연기가 호흡이 척척 맞는 재미를 줄 것 같더라고요.
드라마 첫 방송 누구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주인공 차대웅 역의 이승기와 구미호 역의 신민아였습니다. 특히 이승기의 코믹하면서도 능구렁이같은 청년의 모습이 이승기와 썩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은근히 자뻑스러운 모습까지 있더라고요. 찬란한 유산 이후 시청률 70%사나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대박 사나이 이승기의 연기력을 재검증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는데, 이승기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을 떠나 연기가 일취월장했고, 표정과 대사를 치는 것도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랜만에 가벼우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홍자매표 로맨틱 코미디를 보니 올 여름이 금방 지나가 버릴 것 같은 생각도 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첫방송의 유쾌한 매력에 벌써부터 이 커플의 에피소드가 기다려집니다. 아마 드라마가 끝나갈 즈음에는 잘 어울리는 드라마 속 한 커플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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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 2010.08.12 11:54
리뷰 보면서 괜히 입가에 미소부터 지어집니다. ^____^
솔직히 말하면 이승기나 신민아나 뭐랄까? 참 연기를 잘해.. 이런 분위기는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캐릭터를 표현하는 표현력은 어느 정도 기대를 만족시켜 주는 것 같았습니다.
또 첫회라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만남등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인물들이 나열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아마 2회나 3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홍자매의 톡톡튀고 맛깔스런 대사들을 기대했었는데
어제는 정말 살짝 맛뵈기만 보여준 것 같아요.
앞으로 실망스럽지 않게 끝까지 재미있게 끌고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당..^^ -
White Rain 2010.08.12 12:06
너무 재미있게 봤음...다소 유치하거나 엉뚱한 장면도 있었지만 판타지 드라마는 판타지적 관점에서 봐야겠기에..^^.
오늘이 기다려지네요. 신민아 씨 연기는 정말 새침때기 구미호같더군요. 이승기 씨의 능글맞은 연기도 그렇공. -
언플의 힘 2010.08.12 12:16
하나의 그져 그런 드라마를 대략2주에 걸쳐서 대대적인 언플을 하고도 모자라서 온갖 종이 찌라시들과 블로거들만 찬양하는 초딩용 프로,,,,,,,,,,,,
신민아의 연기력이야 워낙이 빈곤하고 볼품 없으니까 야기할것 없고, 찬유에서 혼자 공을 세운것 처럼 언플하는 사람들과 이승기의 팬들만 옹호하는 발연기는 여전한 여름방학 초딩용 드라마
솔직이 10%의 시청률도 기대이상으로 나온것 같아,어찌보면 그마져도 신뢰감이 없고,
아마도 2회에는 이 시청률마져 곤두박질 칠것이 자명한 프로,-
개념이없군요 2010.08.13 16:08
꼭그렇게 색안경끼고봐서 비판해야 속이풀리는지 이해가안가네요
찬유를혼자헀다고 떠들어대는이승기씨는어디계시죠?
전 그런 못된이승기씨는 못보고 예의바른이승기씨만봐온거같은데
언플이라뇨? 탁구가기사내면 인기있구나 구미호가기사내면 언플?
뭐 이런말도안되는 공식이죠?
2주분에 언플이라고하셨는데 2주분 보시가나하셨어요?
1주분에서 초반부 뺴고 거의 다른분들로 적절하게 분배해 나갔는데 어떤프로를보시고 말하시는건지모르곘네요 어떤프론지 좀알려주세요 2주분동안 구미호말만하는프로가 무슨프로에요?
2회부터 곤두박질치기는 참 말도안되게말하시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많은드라마를 떨어질드라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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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2010.08.12 21:09
저도 승기가 나온다고 해서 보게 되었는데 볼만 하드라구요.
승기는 뭘해도 잘할거라고 확신을 했지만 신민아양은 워낙 말들이 많아서 걱정을 좀 했었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 같던데요. 로맨틱 코메디 장르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남녀 주인공의 어울림이 뭣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두사람 어울림이 참 좋더군요, 홍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지라 새롭고 의외인게 많아서 무척 기대됩니다, 아뭍튼 승기 명성에는 조금 못 미치는 첫방시청률이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진가가 발휘되리라 믿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번창하세요,
이은유 국어샘은 등장부터 강한 포스가 작렬했었지요. 나비를 찾아 여자 화장실에 간 과학샘을 한방에 쓰러뜨리버리고, 병문고 배영숙 국어샘의 전력까지 흝어 장미고등하교 선배라고 "개기지 마라"며 한방에 납작 엎드리게 해버리기 까지 했지요. 이은유 국어샘의 분위기를 보면 왠지 고등학교때 껌 꽤나 씹고, 뭐 좀 속된 말로 침도 뱉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진하다 못해 조청이 돼버렸을 정도로 사연있는 사랑을 해봤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공부의 신 10회는 황백현과 길풀잎의 야리꾸리한 장면을 본 현정이가 탈선할 뻔(?)한 일과 특별반의 해체가 걸린 모의고사로 빚어진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요, 그동안 언급이 없었던 나현정의 가정사가 공개되어 마음이 아팠네요. 현정이 겉으로는 맹해 보였는데 아픔이 많은 아이에요.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살아가는 현정이를 보니 왜 백현에게 그렇게까지 마음을 주는지 이해가 돼요.
이런 슬픔을 읽는 이은유 국어샘은 너무 예리해서 독심술을 했나 싶어요. "가엾은 아이로군요. 저 나이에 뒷꼭지가 저렇게 슬퍼보이는 아이도 드물죠" 라는데 그 표현이 특이한 국어샘과 어쩜 이리도 잘 맞는지... 뒷모습도 아니고 뒷꼭지라고 하는데 그 말이 팍 꽂히더라고요. 한수정샘을 좋아하는 체육샘에게는 헛삽질하는 모습이 가련하다고 까지 정곡을 찔러주고 말이지요.
이은유 샘의 날카로운 상황분석 능력은 아이들과 첫대면한 날부터 보여주었지요. 앤써니 양심의 등장으로 한수정샘이 사표를 낸 사건으로 아이들이 천하대반을 해체한다는 말을 칠판에 쓰고 단체로 수업거부 항의를 한 날이었지요. 첫 출근한 이은유샘 칠판을 닦는데 강석호와 아이들이 다시 교실로 들어와서 인사를 나누었어요. 국어샘 첫마디가 "사소한 사건이 있었나 봅니다. 진압됐나요?" 하고는 아이들을 쑥 훑어보더니 한마디 덧붙입니다. "사건주동자는 아직 안들어왔군요?" 말투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수업은 더 파격적이더군요
<이은유샘의 국어수업-문학, 비문학 부문>
"국어는 참 재미없어, 그죠? 왜 그럴까요? 너무 건전합니다. 국어교과서에 좋은 작품이 많은데 고상한 명작들이 많으신지 무조건 찬양해 줘야 합니다. 국어와 친해지는 첫단계는 마법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겁니다. 정의, 숭고한 사랑, 양심, 이런 마법들은 이거나(엿) 먹으라 그러십시오. 증오, 혐오, 분노, 이기주의, 컴플렉스...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지 않습니까? 왜냐? 독이라서 그렇습니다. 독은 사람의 본능을 깔짝깔짝 긁어 주면서 흥분시키죠. 막장드라마가 왜 재미있습니까? 자극적이거든요. 보기만 해도 하품나는 글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여러분에게도 독을 주입시켜야 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답니다. 저 역시 문학작품을 시험대비 위주로 읽었기에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작품들과 따로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거든요. 같은 작품이었는데도 교과서로 읽을 때와 문학전집 책으로 읽었을 때 그 느낌과 전달받은 것들이 달랐다는 것을 아마 느끼셨을 거예요. 이은유샘의 문학부분 국어 비법은 교과서가 아닌 '문학작품으로 대해라'가 핵심인 거지요.
저도 드라마를 볼 때 이런 식으로 드라마 해석을 해 보는데요, 비문학작품이나 드라마나 결국은 이해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자의 감정선에 서 보기도 하고, 연출자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고, 작가의 생각을 읽어 보려고도 하는데, 그런 방법으로 드라마를 보다보면 드라마의 흐름이나 대사 속의 복선들을 읽어내기가 쉽거든요. 이은유샘의 국어공부 방법이 옳다 그르다를 논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설득력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지만 그런 류의 글을 읽으면 이은유샘한테 특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은유 샘의 이번 회 언어영역 비법이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말라였거든요. 서술자, 화자, 출제자가 되어 문제를 이해하고 풀라는 것이지요. 드라마를 버면서도 캐릭터에 "나"를 대입해서 보다보면 드라마의 흐름을 제대로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요. 이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상대방의 생각을 읽지 못하면 대화는 없어지고 주장만 하게되는 설전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겠고요,
제가 국어샘의 수업을 흥미롭게 보는 것은 이은유샘의 수업에 이런 대화의 기술, 드라마를 보는 기술, 책을 읽는 기술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모로 공부의 신은 유익한 드라마네요. 저에게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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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써니 양샘이 긴급 소집된 강석호 변호사 해임을 위한 이사회에 증인으로 나가지 않았던 것은 처음으로 제자들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돈을 받는 영어강사가 아니라, 교육자로 여겨 준 천하대반 아이들의 카네이션꽃의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못 볼 줄 알고 섭섭해 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도 앤써니 양샘의 댄스영어 수업이 계속될 것 같아요. 더 재미있고, 더 활기차고, 더 율동적으로 말이지요.
봉구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에요. 봉구아버지는 봉구가 힘들게 공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저 건강하게 자라서 나중에 가게 물려받아 편하게 살았으면 싶지요. 그런데 머리카락을 끈에 묶어 졸음을 쫓고, 냉동고에 머리를 디밀고서라도 잠귀신을 쫓으려는 봉구를 보며, 스스로 이루자 하는 의지를 발견했을 겁니다.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있는게 아니지요.
강석호 변호사는 황백현이 사나운 맹수가 되라고 더 채찍질을 합니다. 사람이 뭔가를 이루기에 앞서 가장 큰 걸림돌은 체면, 자존심, 고집이라는 감정이라면서요. 강석호의 대사 중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었어요. "열심히 했다는 것, 네 인생에 진지해 봤다는 것에 쪽팔려 하지 마라". 그러면서 언젠가는 강석호 자신을 무릎꿇게 할 수도 있으니 핑계김에 이대로 쭉 한 번 가보라고 황백현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고는 가버립니다.
돌아가는 강석호를 향해 백현이 "누가 쪽팔리대! 내 앞에서 잘난 척 아는 척좀 그만해" 라며 악을 썼는데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며 황백현의 큰 변화에 혼자 웃었어요. 겉으로는 까칠하고 반항적으로 들렸지만, 백현은 강석호 변호사가 무슨 의미로 말하는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황백현을 연기하는 유승호의 감정표현이 너무나 뛰어나다는 점도 놀랐지만, 그보다는 극 중 황백현이 강석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반가웠어요.
이렇게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주인공들은 성장하고 있어요. 좌절과 패배감에 사로잡힌 아이들에게 의욕이 생기게 하는 것, 지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드라마를 본 청소년들도 같이 느꼈을 것 같아요. 찬두 아버지나 봉구 아버지처럼, 그리고 앤써니 샘처럼 드라마는 작은 변화로 큰 감동을 줍니다. 하루 아침에 우리의 교육현실과 사회의식을 바꾸기는 힘들지요. 하지만 드라마는 이런 건강한 변화들이 가랑비에 옷 젖어들 듯 조금씩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이 변화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이번 회에 황백현과 길풀잎이 첫키스를 하는 듯 보였는데요, 대입 수능일까지 드라마가 빨리 달려야 하기 때문에 한겨울에 봄장면을 찍느라 고생했을 것 같아요. 벚꽃이 흩날리는 벤치에서 백현이 풀잎에게 다가갔는데, 그 장면도 참 예쁘게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첫키스 시기도 빨라져서 고등학생때 많이들 한다네요. 그런데도 직접적인 장면을 담지 않고 멀리서 뒷모습만 잡은 것은 아무래도 고등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화면상으로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벚꽃 아래 이팔청춘들의 첫키스가 과히 나쁘지는 않았어요. 같은 또래 아이들의 엄마이지만, 흐믓하게 봤답니다. 그런 것까지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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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신은오해~ 2010.02.02 12:23
키스신은 오해랍니다. 지연(나현정)분의 오해로 만들어졌어요.
고아성의 머리에 붙은 꽃잎을 떼어주며 유승호가 머리를 가까이 하는 장면이
마치 키스를 하는 것같은 장면으로 오해를 산 것이에요.
제작진말에 따르면 이 장면은 당초 키스신으로 예정됐다가 급히 수정된 장면이구요.
유승호가 고아성의 뺨에 입술을 대는 장면이었지만 주요 시청층이 수험생을 비롯한 학부모란
점을 감안해 제작진이 이 장면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한 제작진은 우리 드라마가 가족들이 함께 보는 작품인 점을 감안해 입맞춤 장면을 수정했다면서
앞으로도 주인공들의 연애보다는 공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네요.
유승호와 고아성이 입맞춤을 한 것처럼 보인 이 장면은 '공부의 신'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사건'이 된다.입맞춤을 한 것으로 착각한 지연(나현정)이 천하대 특별반에서 이탈해 방황하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
Uplus 공식 블로그 2010.02.02 18:24 신고
우엥! 어제 저도 공부의 신 본방사수 했거든요~~
보면서 고등학교 때 공부하던 생각도 나고
이처럼 열심히 뭔가에 몰두하던 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드라마니 뭐니 말이 많지만
전 계속 보고싶어지는 드라마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