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종'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1.04 '선덕여왕' 미실이 쏜 화살, 비담에게로? (38)
  2. 2009.11.02 '선덕여왕' 비담에게 남기는 미실의 유언 (55)
  3. 2009.09.24 '선덕여왕' 문노는 왜 유신을 선택했을까? (47)
  4. 2009.09.22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2009.11.04 06:48




어제 글에 <덕만공주가 호랑이 굴로 들어간 이유>에 대한 분석글을 올렸었는데요, 작가님 생각과 같았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선덕여왕을 분석하는 재미도 크네요. 진흥제가 호랑이 잡은 무용담과 덕만공주가 호랑이 굴을 제발로 찾아 간 것을 보고 피는 못 속이나보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손에 땀을 쥐었던 이번 48회는 아쉽게도 예고편이 없어서 미실이 쏜 화살의 행방은 귀띔도 없이 궁금증만 더해가고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겠네요. 재미삼아 미실이 쏜 화살이 어디에 가서 꽂혔을까 추측해 볼까해요. 잠깐 화살이 꽂힌 곳으로 가기전에 미실이 비장한 각오로 활을 들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진행되었는지 드라마 줄거리 간추리고 가도록 하지요.
홀홀단신으로 얼굴에 웃음까지 띄며 등장한 덕만공주를 본 미실은 당황합니다. "네가 어쩐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덕만공주는 어서 잡으라며 대신 공개적인 추국을 해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이제는 덕만공주를 쉽게 죽이지도 못하게 된 상황이 이르렀지요. 추포 중에 죽였다면 사고사로 위장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요. 미실은 더 바빠집니다. 덕만공주가 제발로 궁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공주가 은밀히 진행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인데, 이는 무력충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더구나 황실혈통 춘추공이 남아 있으니 덕만공주 하나 쳐낸다고 성공할 수는 없으니 미실 역시 군사를 움직이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지요. 

화랑들까지 진평왕이 있는 인강전 앞에 몰려가 공개추국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는 사태까지 이르자 미실은 공개추국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귀족들과 군사들 점검에 나섭니다. 이제는 덕만공주를 죽이고 살리고의 문제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어요. 덕만공주측과 전쟁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미실의 2차난이라 할 수있는 군사정변이 시작된 것이지요. 덕만공주나 미실에게나 가장 중요한 인물이 상주정 당주 주진공입니다. 춘추공과 미실이 주진공에게 물밑교섭을 하지만, 역시 하늘의 뜻은 미실에게 있지 않았나 봅니다. 주진공은 춘추와 염종, 그리고 훈련된 사병을 이끌고 서라벌로 진격해 오고 있으니까요.
미실은 서라벌 일대와 공개추국이 열릴 연무장에 군사를 배치하고, 대의를 위해서는 목숨도 불사한다는 화랑들은 멀찌감치 황제 처소의 외곽 경비를 맡게 하는 등 덕만공주의 발을 묶어버리지만, 덕만공주도 앉아서 당하고 있지는 않았지요. 춘추공이 주진공을 끌어들이는 동안 유신은 화랑들과 긴밀히 접촉을 하며 화랑들의 대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화랑들이나 귀족들 모두 왜들 그렇게 뜸을 들이면서 결심을 안세우는지, 물론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 였겠지만 한대 쥐어패주고 싶더군요.ㅎ 
드디어 덕만공주의 공개 추국일. 귀족들이 속속 등장하고 추국장에는 덕만공주를 비롯하여 알천랑, 서현공, 용춘공 그리고 화랑들까지 끌려나와 공개재판을 받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설원공과 보종랑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개죽음을 당하는 귀족들도 있었지요. 사병을 병부에 귀속시키겠다는 각서에 도장을 안찍은 귀족들이에요. 그러고 보니 보종랑은 지난 편전회의장과 공개추국일에 귀족들 목을 서슴없이 베어버리는데 김유신 다음으로 풍월주에 오를 인물인데, 너무 생각없이 칼에 피를 묻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니까 그냥 넘어가야 겠지만요.
미실새주도 위풍당당하게 공개추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리에 앉아 국문을 시작하려 하는데, 보종랑이 허겁지겁 들어옵니다. 귀족들의 참석률이 너무 적다는 보고였지요. 참석해야 할 귀족들이 200여명인데 과반수는 커녕 40~50명 밖에 오지 않았다 하니 미실은 당황하기 시작하지요. 엎친데 덥친격으로 주진공의 암살까지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지요. 주진공의 암살이 실패했다는 것은 주진공이 덕만공주편으로 돌아섰다는 것이고, 또한 군사를 이끌고 궁으로 진격해 오고 있다는 의미지요. 당황한 미실은 궁문을 잠그라며 병사들을 배치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런데 또 일이 터져버립니다. 황제를 연금하고 있던 인강전이 화랑들의 습격을 받았다는 설원공의 보고가 들어왔지요. 풍월주 유신랑과 문노로 분장한 비담이 화랑들에게 "화랑들은 의를 따르라" 라는 국선 문노의 이름으로 하달된 명에 화랑들이 의를 위하여 칼을 빼들었지요.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물리친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문노로 변장한 분 비담이 맞나요? 전 비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그리고 공중에서 또다시 삐라(유인물)살포가 이어졌지요. 지난회 당사신 행렬에 등장했던 방패연이 이번회에는 "폐하를 구했다" 라는 유인물을 대량 살포하면서 상황은 덕만공주의 승리로 돌아가나 봅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안 미실새주는 활을 들어 덕만공주를 겨냥하고 활시위를 당기는데요, 덕만공주는 일어나 "활아 어서 오너라" 라며 앙팔까지 벌여주었습니다. 활을 떠난 화살은 과연 어디로 향했을까요? 
여기서부터는 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화살의 향방을 예측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지만 저는 두가지만 생각해 보려구요.

첫째, "그래, 덕만 네가 이겼다" 미실새주의 마지막 꿈을 향한 불꽃은 꺼져버리고, 미실의 손에서 떠난 화살은 "텅 슈르르"소리를 내며 닫힌 궁문에 꽂힙니다. 폐하를 구했다는 유인물 한장과 함께 꽂히면 더할나위 없이 보기좋겠지요. 미실이 쏜 화살은 결국 덕만공주를 향하지 못합니다. 덕만이 이겼다고 인정하면서 "나 혼자 갈 수는 없어, 덕만공주, 나랑 저승길을 함께 가자꾸나" 하면서 덕만공주를 쏘았다면 그것은 미실새주답지 않은 일이지요. 이런 물귀신 작전을 쓸만큼 미실은 치졸스럽지는 않았을 거에요. 덕만공주를 죽인다한들 얻을 게 하나도 없는 미실이지요. 마지막 활시위를 놓는 장면에서 미실의 손을 흔들렸어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갈 것임을 안 미실은 허망한 자신을 향해 활을 당긴 것이지요. 
"이것으로 끝이구나. 하늘은 이 미실을 택하지 않는구나. 정녕 대의가 이 미실에게는 없었다는 말이던가... 이 미실의 시대는 결국 끝났구나" 라는 독백을 하며 미실은 활을 툭하고 떨어뜨리겠지요.
이후 설원공과 칠숙이 날렵하게 움직여 미실을 피신시키는 장면으로 이어지겠지요. 아마도 궁문 앞에는 춘추공과 주진공이 이끄는 군대가 도착을 할 것이고 유신랑이 이끄는 화랑들도 연무장을 향해 돌진해 올 것이고요.
둘째, 이 상상은 좀더 드라마틱한 상상인데요. 미실이 쏜 화살을 문노로 분장한 비담이 궁궐 담 위에서 화살로 미실의 화살을 쏴버리거나, 혹은 공중제비로 날아와 칼로 쳐내거나 손으로 턱 잡아버린다는 거에요. 신출귀몰한 비담이니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축지법으로 날아와서 화살을 막고 나선 삿갓 비담을 보고, 미실을 비롯해 모든 연무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겠지요.
"저건 국선 문노??" 라며 미생공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공작깃털 부채까지 떨어뜨리고, 미실도 의아하게 삿갓을 쳐다보지요. 비담은 멋지게 활을 쳐내고 폼나게 착지한 다음 미실을 올려다 봅니다. 이 때 비담은 삿갓 한귀퉁이만을 살짝 올려주는 센스도 보여주겠지요. 미실은 비담을 한눈에 알아보고 동공이 확대되고, 비담은 입 한쪽꼬리만 올려주는 썩소를 날리면서 서로 말없이 응시를 하지요. 그리고 
"비담, 너로구나. 활을 쏘는 순간 후회했다. 소용없는 짓임을.. 네가 막아줘서 다행이다"
"어머니, 이제 끝났습니다. 그만 꿈을 버리시지요"
라는 말을 눈빛으로 주고 받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상상으로 한 생각이에요. 너무 궁금해서 말이지요. 여러분은 어느 경우 같으신가요? 어떤 재미있는 상상을 하셨는지 댓글로 달아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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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2 12:52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빨간 서찰은 미실의 비밀의 지하를 빠져나와 소화의 품안에 불안하게 감춰져 있는데요, 칠칠맞은 소화가 흘릴 것 같은데 왠지 비담이 서찰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서찰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진흥대제의 밀지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작가의 또 다른 생각이 아니라면 선덕여왕 1회에서 진흥제가 설원랑에게 직접 내린 조칙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진흥제가 직접 써서 내린 조칙은 "신라의 적인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는 내용이었지요. 그 빨간 서첩속의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라면 왜 미실이 마지막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밀지를 가져오라고 했을까요? 그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이유는 비담에게 전하고 싶은 미실의 유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원공이 서찰을 가져다 주면서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는지 물었지요.  미실은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했고요. 그리고 미실은 "우리가 하려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비담을 언급합니다. 그 서찰과 비담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비담과의 청유에서 돌아온 미실은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마지막을 불사르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말이지요. 스스로 왕이 되려는 미실은 많은 변수들을 생각했을 겁니다. 특히 실패를 했을 경우의 수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겠지요. 미실이 정변에 실패한다면 다치는 사람이 많지요. 설원공을 비롯해 세종공, 미생공, 그리고 금쪽같은 자식들, 그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인물이 비담입니다. 보종랑이나 하종은 뜻을 품은 큰 그릇은 아니고, 버린 비담은 자신을 너무도 빼다 닮은 아들이지요. 야망도 배포도 그릇도 커 보이니까요.
그런데 비담에게는 어미로서 뭐하나 해준게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요. 무엇보다 비담이 품고 있는 꿈이 미실은 아깝습니다. 여인으로서 꾸지 못했던 왕, 왕이 될 수 없었기에 신라를 위한 꿈도 꿔보지 못했고, 그저 황후가 되겠다는 초라한 꿈속에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는데, 비담은 천년의 이름을 걸고 싶은 대업으로 가는 꿈을 꾸고 있음을 미실은 보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미실은 무언가를 남기려 합니다. 그것이 설원랑에게 가져오라고 한 진흥왕의 조칙, 즉 황제의 명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럼 빨간 서첩이 미실이 비담에게 남기는 유언이라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빨간서첩이 등장했던 설원공과의 대화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하지요. 설원공이 서첩을 건네면서 미실에게 말합니다. "새주, 저는 지금까지 새주께서 하신 모든 것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허나 이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 하셨습니까?"
그러자 미실은 애초에 그것을 남긴 것은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주기 위해서 였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이제는 미실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한다고요.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예, 비담입니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지요. 그리고 오늘 밤은 그날 밤처럼 참으로 길다고 하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납니다.
분석에 들어가기로 하지요. 우선 그 서찰은 무엇일까? 일단 여기서는 '미실을 죽이라'는 진흥제의 조칙이었다는 가정하에 분석을 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실은 그 서찰을 어떤 이유로 가져오라고 했느냐? 입니다. 단지 미실의 요동치는 불안감을 달래는 부적같은 의미의 종이쪼가리 수호품으로 가져오라고 한 것은 아닐테지요.
미실이 그 서찰을 가져오게 한 것은 정변이 실패로 끝날 경우 서찰을 공개하기 위해서 입니다. 설원공이 이해할 수 없다며 놀랐던 이유는 미실이 족히 30년은 넘었을 그 케케묵은 서찰을 공개하려고 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하는 미실의 의중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공개하려고 했을까? 이에 대한 경우의 수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덕만공주를 비롯한 신라 전체에 공개되는 일, 두번째는 비담에게만 은밀히 전하는 것이지요. 첫째의 방법은 큰 의미는 없어보여요. 30여년전에 미실을 죽이는 것이나 정변의 수괴로 처형당하나 업어치나 메치나지요. 그러므로 진짜 목적은 비담에게 공개하려고 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더 있겠지요.

그럼 왜 미실이 비담에게 그 서찰을 비담에게 남기려고 했을까요? 미실이 비담에게 "진흥제의 명령으로 죽어야 했던 이 기구한 목숨을 네 손으로 끊어다오" 혹은 "30 여년 전에 내가 죽었더라면 비담 너라는 불쌍한 아이를 낳는 일은 없었을텐데 미안하구나. 그러니,너를 버린 비정한 에미이니 네 손에 죽고 싶다" 이런 말이나 전하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아니었겠지요. 만일, "신라의 적 미실을 죽인 댓가로 비담 너는 호국영웅이 되어 훗날 에미가 못이룬 꿈을 이뤄다오"라는 의미였다면 설득력은 있어 보입니다. 이 또한 미실이 비담에게 밀지를 공개하려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지독한 혈통, 골품이라는 벽에 갇힌 부화되지 못한 알처럼 불쌍한 용이에요. 미실은 비담에게 그 벽을 깨주고 죽음을 맞이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실이 진평왕에게 위국령에 대한 재가를 받으면서 옥새를 찍을 때 진평왕이 했던 말을 기억하실 거에요. 진평왕이 그랬지요. "이제와서 왕을 노리느냐? 진작에 네가 왕이 되었다면 천명도 잃지 않았을 것이고, 덕만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미실 너 또한 아들을 버리지 않아도 되었을 거야, 헌데 이제와서 남의 꿈을 빼앗겠다는 게냐?"라고요. 이에 미실은 그 꿈, 여왕이라는 꿈이 가장 탐난다며 편전회의장을 향합니다. 진평왕의 말을 듣고 열 받은 미실은 그 꿈의 자리 옥좌에 앉아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선덕여왕 1회에서 진지왕을 폐위시키던 날 "미안하다 아가야, 이제는 네가 필요없다"며 우는 비담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녀가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던 곳이 바로 미실이 앉았던 그 옥좌였습니다. 그때 그 옥좌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지만 않았더라도, 그 옥좌에 스스로 앉겠다는 꿈만 꾸었었더라도 늦지 않았을 것을... 미실의 마음은 회한으로 가득차 있었지요. 그리고 조정의 대소신료들을 향해 앙칼진 변론을 합니다. 미실이 편전회의에서 했던 말은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이자, 신라에 대한 배신감에 대한 분노였어요. 저는 미실이 했던 말이 자신을 위한 분노의 변론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니놈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니놈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는 동안 나는 진흥제, 진지제, 지금의 폐하를 보필하며 신국을 책임져 왔다. 폐하의 유일한 혈손, 고귀한 성골? 그것이 신국을 지켜왔느냐? 아니 이 미실이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다. 오늘 이후로 혈통에 대해 성골에 대해 다시는 말을 하지말라" 

저는 바로 이 말속에 비담에게 서찰을 보여주려고 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실은 비담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지켜온 신라, 그러나 진흥제는 자신의 야망을 한 눈에 보고 죽이려 했고, 평생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혈통이라는 골품제를 빌미로 자신을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을요. 진흥제와 함께 목숨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었지요.
"비담아, 덕만공주를 왕위에 올리고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룬다 한들 너는 결코 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너의 야욕을 보이는 순간 황실은, 아니 신라는 너를 토사구팽할 것이다. 이 어미처럼... 그러니 너(야욕)를 철저히 숨기고 훗날을 준비해라.. 나는 성골이라는 골품제 벽속에서 알을 깨지 못하고 황후의 꿈만 꾸었지만, 너는 골품이라는 벽을 깨고 꿈을 이루거라. 내 몫까지. 명심하거라. 목숨을 다해 지켜 온 신라(진흥제)가 나를 죽이려 했음을... 온 마음과 온 몸을 다 해 지켜온 신라였건만, 성골이라는 혈통으로 그들은 나를 버리려 했다," 이런 말을 해 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소화의 품속에 있던 빨간 서찰을 눈 여겨 보았던 비담이 그 서찰을 읽게 될 것은 분명해 보여요. 만약 미실을 척살하라는 명령이 담긴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비담은 그것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설원공에게 미실이 울먹이며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왜 저는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요? 그랬더라면 저도 다른 꿈을 꿔 볼 수 있었을텐데요"
미실은 비담에게 서찰은 남기면서 "네가 목숨을 다해 지킨 덕만공주라 할지라도 널 버릴 수 있을 것임을 기억해라. 나처럼...이 어미는 성골이라는 골품의 벽을 깨지 못하고 어린 너를 버려야 했지만, 너는 그 벽을 깨고 용이 되거라" 고 유언을 남기려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담이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말을 이심전심으로 알았다면 훗날 비담이 난을 일으키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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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06:32




드라마 선덕여왕 36회 문노가 신라대업의 주인으로 유신을 선택한 이유에 관한 글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어요. 왜냐하면 신라의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라는 드라마 장르와의 괴리를 어떤 식으로 연결지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거든요. 또한 문노에 대한 생각을 한꺼번에 정리하기에는 그간 문노가 보여준 행적이 짧았기에 다 잡아내기가 힘들었어요. 아시다시피 문노가 오랜시간 행방불명된 상태로 은둔생활을 한 인물이다 보니...

문노라는 인물이 중요했던 것은 진흥대제의 유지를 알고 있었고, 미실을 대적할 사람을 가려낼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진흥왕의 유지는 15대 풍월주 선발과정에서 두번째 문제를 통해 삼국통일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남은 것은 미실을 대적할 자가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과정만이 남아있는 셈이었지요. 그런데 36회를 보면서 그 두번째의 키워드에 대해서 지금까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여태껏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 타이틀에 갇혀있어서 당연히 시대의 주인은 후일 여왕으로 등극할 덕만공주라는 생각만으로 드라마를 봐 온 탓에 그부분을 간과해 버렸습니다. 군주로서의 자질과 신라의 대업을 이어갈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 덕만공주가 그 인물일 것이라고 단정짓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부수적으로 덕만공주의 왕위등극을 돕는 시대의 영웅들, 예를 들면 유신랑, 알천랑, 가야계의 월야왕자, 문노, 비담(아직까지는요), 춘추 등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36회를 시청하면서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나 제작진의 의중을 파악하고 싶어졌어요. 과연 덕만공주 한 사람을 여왕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이 드라마의 제작의도였을까? 왜 진평왕의 유언 한마디로 쉽게 왕위에 올랐던 선덕여왕을 이리도 어렵게 왕위에 올리려고 역사적 사실도 왜곡하고, 생존했던 시기, 출생관계, 혈연관계까지 무리수를 둬 가면서까지 드라마로 만들고 있는가? 해답은 덕만공주나 미실에게서 나오리라 생각했던 것이 의외로 문노에게서 나왔어요. 
결론은 선덕여왕의 모든 스토리는 문노의 한마디에 있었어요. 따지고 보면 문노의 말은 아니었지요. 진흥대제의 말을 문노가, 그리고 미실이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었으니까요. 진흥대제의 명언이 무엇인지는 아실거에요.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의 주인이 된다"지요. 그리고 드라마 선덕여왕은 지금까지 앞으로 천하의 주인이 될 덕만공주가 사람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여기까지는 덕만공주가 그 시대의 주인이었고 그야말로 드라마 선덕여왕이라는 타이틀과도 맞아떨어졌지요.
그런데 저는 이번 36회를 보면서 잠시 혼란스러웠습니다. 유신이 미실에게 무릎을 꿇고 미실의 품으로 떠나는 장면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유신랑이 표면적으로 덕만공주와 정치적 결별을 선언했다고 그것이 미실과 정치적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이 글에 앞서 <미실에게 무릎꿇은 유신, 가야를 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제가 유신랑이 가야를 품었다고 한 것은 유신의 정치적 계산을 함축시킨 것이에요. 유신랑의 정치가로서의 입장에 대한 부분도 글 말미에 가야민이 유신랑의 정치적 기반이었다는 표현으로 잠깐 언급하고 만 이유는 이번 글 문노에 대한 글에서 함께 말하고 싶어서 였어요.

제 15대 풍월주 최종 선발과정에서 유신은 가야계, 그리고 구 가야왕조의 복원을 꿈꾸는 복야회와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사서 최종재가에 들어갔지요. 사면초가에 빠진 유신을 결국은 자기를 버리고,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등을 지고 미실의 세력권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미실에게 무릎을 꿇기까지 유신랑은 가야와 자신의 대의명분과 사이에서 고뇌했지요. 그리고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가야였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덕만공주와 등을 져야한다는 일종의 대의명분과의 싸움으로 비쳐졌지만, 유신랑의 선택은 당시 신라의 상황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고 정치적 계산이었어요. 당시의 신라는 왕권보다는 미실을 중심으로 한 신권의 세력이 강했던 상황이었어요. 수틀리면 일개 지방 귀족세력이 황실에 도전할 수 있었던, 말하자면 왕권이 취약했던 그런 시대였지요. 드라마에서 진평왕의 모습을 왕권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에 비하면 미실이라는 신하의 권력은 왕권을 능가하고 남지요.
또한 드라마에서는 가야계 유민의 힘에 대해 미약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 가야계 세력은 신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견제대상이었어요. 미실이 유신랑을 욕심내는 이유는 그가 그 가야계의 대표라는 점입니다. 유신랑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때 함께 흡수할 수 있는 가야세력은 달걀 노른자와도 비유할 수 있을 만큼 큰 가치가 있지요. 미실이 유신을 탐내는 것은 유신의 그 강직하고 충성스런 성품때문이 아니에요. 유신 뒤의 세력이었지요. 유신랑 역시 그 계산을 했던 것이고요. 가야민을 떼죽음 당하게 하여 신라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것보다는 미실에게 복속함으로써 가야를 당당하게 신라무대에 올리고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항복인 셈이지요. 현실적으로 가야를 복원해서 새 왕조를 세우는 것보다는 신라에 편입되어 신라 중앙무대로 진출해 중심적인 위치에 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고, 유신랑이 풍월주로 등극하면 가야계 인물을 화랑으로 편입시키는 것도 떳떳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 역시 했을테지요. 유신랑처럼 가야계였던 문노가 제 8대 풍월주를 지냈고 신라에서 그의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풍월주의 지위가 단순히 화랑의 수장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문노는 유신을 그가 기다리던 시대의 주인으로 유신랑에게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합니다. 신라의 비밀 카지노 격인 노름장에서 염종과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하실 겁니다. 삼국지세를 완성해야겠다면서 그 책의 주인이 나타난 것 같다고 했던 장면 말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는 비담이 문노와 염종의 대화를 엿듣고 눈에 독기를 품어내었었지요.
그럼 왜 문노가 유신을 시대의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유신랑이 미실에게 미실의 사람이 되겠다고 투항하러 가기까지 유신과 문노는 두번에 걸쳐 대화를 합니다. 첫번째 대화는 가야유민을 유신가문의 땅 압량주에 정착시킨게 맞느냐고 확인하는 장면이었지요. 그 때 문노가 어찌하여 그리했느냐고 묻습니다. 유신랑은 충성을 얻기 위해 한 일이라며 세력을 만들어 신라 내에서 자신을 구축하기 위해 그리했다고 대답하였지요. 또한 가야국 복원은 힘들고 대신 신라 내에서 신라의 한 세력으로서 신라의 삼한 일통 최전선에 나설 것이라고요. 그렇게 때문에 풍월주에 못 오른 다해도 가야민을 파는 일은 절대 못한다고 말이지요.
유신이 나간 후 문노는 생각하지요. "인물이구나. 허나 그리 곧으면 부러질텐데.." 그리고 자신에 대한 회한이 방백으로 이어졌지요. "포기할 줄 알았더라면, 굽힐 수 있었다면 나 또한 그리 떠돌지 않았을 것을..." 이는 미실에 대한 자존심을 굽히지도 못하고 싸우지도 못해 쌍음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자신에 대한 변명이었겠지요.
두번째 대화는 유신이 덕만공주에게 "군주란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백성을 지켜내야 한다. 백성은 다른 나라 백성 만명을 죽이고서라도 자기들을 지켜주는 왕을 원하며 저는 그리 할 것이고, 공주께서도 그리하시길 원한다. 군주의 길이란 혼자가는 길이다"는 말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된 이후에 이어집니다. 유신을 찾아 온 문노는 사람을 얻는 자가 왜 천하를 얻는다고 하는지 아느냐며 얻은 사람, 그 사람들이 군주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하였지요. 영웅은 스스로 되는 법은 없어, 옆에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요. 이때 문노는 덕만공주가 복야회 설지를 희생시키자고 했던 방법 외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 거냐고 유신에게 묻습니다.
이에 대해 유신은 아마 미실에게 투항하겠다는 말을 문노에게 한 것 같습니다. 이 때 장면에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유신은 문노에게 가야민을 살려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유신 역시 신라의 대업 삼국통일을 위해 대의명분을 세웠고, 덕만공주 역시 그 뜻을 품고 있기에 당장은 미실에 대한 굴복일 수 있지만 길게는 덕만공주와 자신의 대업이 같음을 말했겠지요. 
유신을 보내고 "덕만공주가 정녕 인리가 있는 것인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가... 처음부터 운명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가... 유신인가..." 하는 문노의 방백이 이어졌는데 이 말이 제 뒷통수를 치더군요. 그리고 문노는 염종을 찾아가 자신이 지금까지 방랑하고 다니면서 집필하고 있던 삼국지세를 완성하겠다며 그 책의 주인이 나타나것 같다고 하지요.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고지식한 면에서는 자신과 빼다 닮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문노 자신은 자존심과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세상을 등지고 현실을 도피했지만 구정물을 뒤집어 쓰고서라도 자기 백성과 가문을 지켜낼 사람 그놈에게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면서요. 
문노는 사람을 계획하에 만들고자 했던 인물이었어요. 그는 미실을 대적할 사람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려고 했었어요. 비담을 가르치고, 또 끊임없이 덕만공주에게 군주의 자질을 갖추기를 요구한 것도 미실에게 대적할 인물로 만들려고 했던 문노의 의도였지요. 그런데 유신은 그렇지 않았지요. 유신은 스스로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거든요. 자기를 버리고 앞을 내다보는 정치적 안목, 지도자라면 마땅히 품어야 할 백성에 대한 애민심을 유신은 스스로를 끊어내는 아픔속에서 배우고 커가고 있음을 본 것이었지요. 문노가 유신을 택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껍질을 깨뜨리고 알에서 부화해서 나온 유신을 문노는 알아보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한 사람 문노가 앞으로 만나야 할 시대의 주인 춘추가 있겠지요. 문노는 어떤식으로 춘추가 껍질에서 깨고 나와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는 지를 지켜 보겠지요. 춘추와 유신의 운명적 만남도 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문노는 새 시대의 주인들을 위해 마지막 그의 지도를 완성하려 하고 있는 것이고요.

이제서야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보인 순간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미실을 대적할 시대의 주인이 단순히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가야를 품은 유신랑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고, 유신, 알천, 비담, 후일 춘추를 얻을 덕만공주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으며, 미래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룰 춘추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다만 한가지 비담이 걸려요. 역사적으로 비담은 선덕여왕 재위기간에 선덕여왕편에 있었던 장수였지만 난을 일으키지요. 비담이 드라마에서 당시 미실과 대적한 인물들과 함께 시대의 주인이 될지 야욕이라는 껍질 속에서 부화하지 못한채 반역자로 남아버릴지 그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는 물음표니까요.
* 본문의 모든 캡쳐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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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7:23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 35회를 기점으로 제3부를 여는 새로운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제1부는 덕만공주의 출생의 비밀과 성장과정, 제2부 덕만공주의 신분회복으로 구분되겠지요. 제3부는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권력대립이라는 큰 줄거리 선상에 있지만, 안으로는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의 헤게모니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고 있으니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욱 큽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김춘추(유승호), 두 얼굴 비담(김남길)의 속마음, 그리고 가야계 유신랑의 행보를 통해 선덕여왕의 인간관계가 더욱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은 역시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였습니다. 지난주 유신과 비담의 비재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비재를 중지시켰던 원상화 칠숙공의 화랑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는데요, 칠숙공은 이번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국선 문노와 칠숙은 무인의 몸과 검을 읽는 무사들 중에서도 고수들입니다. 비담과 유신의 비재를 지켜본 칠숙은 신성한 비재에서 승부조작을 하고도 화랑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담과 유신에게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승부를 잘못 본것라면 두눈을 찔러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국선 문노에게 정면으로 묻습니다. " 이 대결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국선이 그리 말한다면 화랑은 끝난 것이요, 나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는 보지 못한 것이요, 국선!"
이에 대해 문노는 한평생 검과 함께 한 화랑으로 승부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노 역시 승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거듭한 결과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테스트에 직접 칠숙공이 나섭니다. 조건은 칠숙랑이 열번 공격을 하고 한 번이라도 유신랑이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사실 유신랑이 검에 대한 각성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입니다. 무의 경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말이지요.
게다가 유신랑은 지금까지 최종 비재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대련을 통해 몸이 만신창이거든요. 두발로 서있을 수 있기는 할까 싶었는데 싸우겠다는 의지는 대단합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목검을 잡고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물론 수없이 나뒹굴고 몇번이고 철퍼덕 나가떨어집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칠숙랑이 전혀 봐주지를 않았거든요. 한번 두번 세번...결국 아홉번까지 쓰러지지요.
예상했던대로 아홉번의 대련이 오기까지 유신랑 많은 것을 보여주셨지요. 대련이 끝났나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또 몇대 맞고 쓰러져서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하고 돌아서면 또 꼼지락 거리며 일어서고... 7전8기 불굴의 의지였지요. 그리고 아홉번째 대련에서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을 끌고 일어나지를 못하지요. 이제는 끝났다며 이번 비담랑과 유신랑의 승부는 무효임을 막 선언하려는데 유신랑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검을 잡으려 꿈틀거립니다.
이때 화랑들 속에서 홀연히 들리는 외침, "버텨! 버텨내 유신, 쓰러지지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유신과는 숙명적인 적이었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15대 풍월주가 누구보다 되고 싶어한 보종랑이 아닙니까? 이어지는 알천랑의 응원 "유신랑, 견뎌내거라!"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들의 응원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지요.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유신이라는 한 화랑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은 결국 유신랑을 일어서게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열번째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유신랑은 더욱 강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지요. 목검까지 뎅그렁 부러져 버릴 정도로 칠숙랑의 공격은 강했습니다. 쓰러지면서 부러진 검을 칠숙랑의 명치를 향했나 싶은데,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유신랑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지요.그리고 심사가 끝났다는 최종발표를 하려는 순간 칠숙랑이 연무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말합니다.
"나의 패배요, 유신랑의 마지막 공격이 명치에 닿았고 만약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뜷었을 것이요. 유신랑의 승리요"
순간 연무장은 에헤라 디야 축제의 도가니가 돼버렸지요. 오랜만에 멋진 화랑의 모습을 보여준 보종랑까지 손을 들고 유신랑의 우승을 축하해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신랑의 불굴의 의지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멋진 분은 칠숙랑이었어요. 무인의 자격이 있는 진정 남자, 진정한 무사였으며 그가 화랑이었음을 각인 시켜준 장면이었거든요. 철저하게 미실의 사람임에도 그의 자존심, 화랑으로서의 자존심은 그 순간만은 그의 주군 미실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보종랑 역시 가슴이 뜨거운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버티라고, 쓰러지지 말라고 외친 보종랑의 응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 인간 김유신, 동료 화랑 유신랑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칠숙랑과 유신랑의 비재는 그 순간만은 정치도 권력도 개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유신랑에 투혼에 대한 응원이었지요. 그 불굴의 정신, 임전무퇴의 정신이 바로 화랑도였으니까요. 비재가 끝난 후 아버지 설원공이 어째서 유신랑을 응원했느냐고 묻자 보종랑이 대답합니다. "화랑이니까요.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요.
문노도, 덕만공주도, 보종랑도 울었습니다. 연무장을 가득 메운 화랑과 낭도들을 울리고, 시청자들도 울리고, 심지어 미실마저 감동케 한 유신랑과 칠숙의 비재는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신라 젊은 이들 가슴을 뜨겁게 했던 화랑도, 그들은 그 가슴 뛰는 화랑의 기상를 품고 목숨을 마다하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겠지요. 황산벌싸움에서 계백장군을 향해 돌진한 어린 관창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바로 그것, 화랑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패배를 인정했던 칠숙랑을 비롯해 정파를 떠나, 정쟁을 떠나 유신랑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하던 보종랑, 알천랑 그리고 연무장에서 비재를 지켜보던 모든 화랑과 낭도들은 오늘 만큼은 신라의 진정한 화랑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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