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31 '무한도전' 아름다운 전투, 링 밖의 못다한 이야기 (55)
  2. 2010.01.24 '무한도전' 38선과 현해탄을 넘어 온 두 소녀의 꿈 (35)
2010. 1. 31. 06:48




무한도전 복싱편은 예능이 아니었습니다. 눈물없이 볼 수 없었던 인간승리의 감동드라마였습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아들 녀석이 무한도전이 끝나고 나서 한마디 합니다. "무한도전 너무 재미없어요" 지금까지 눈물 질질 짜고 있던 저와 딸이 놀란 토끼눈으로 아들을 째려보며 동시에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라고!!!" 아들녀석 엄마와 여동생이 지른 소리에 뒤끝을 흐리며 슬쩍 방을 나가 버립니다. "아, 그게 아니고 진짜 감동이라고요" 
정말 그랬어요. 무한도전은 재미가 없었어요. 그냥 감동이었어요. 특히 이번 복싱편은요. 지난 주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사연을 방송으로 보고, 경기를 목매고 기다렸던 저희집 가족은 거의 30여분을 훌쩍이며 봤습니다. 경기 결과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링 위에 선 두 소녀의 혼신의 사투를 응원해야 했기에 절대로 놓칠 수 없었지요.
제가 TV프로그램 리뷰를 사진을 줄줄이 캡쳐해서 설명하는 글은 잘 올리지 않는데, 이번 무한도전 복싱편만은 사진으로 감동적인 장면들을 정리하고 싶어졌어요. 아무리 생생하게 현장에서 리포트를 한다고 해도 글보다는 사진 한 장이 선수들의 땀과 사투장면을 가장 리얼하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링 위에서 싸우는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자신과 싸우는 모습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아요. 그녀들을 위한 응원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그녀들에게 못다한 링 밖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응원,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두 소녀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전투

기도, 힘내! 내 딸들아!

링은 나의 인생, 쓰러져도 웃으며 일어서리라.

장하다, 두 챔피언에게 박수를!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10라운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저희집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어요. 평소에 스포츠 경기를 보며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환호하고, 아쉬운 장면에 한숨 쉬고 탄식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지요. 평소에 그렇게 자주 나오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국민박수도, "오! 필승 코리아"도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어요. 딸이랑 저는 훌쩍거리고, 아들은 형돈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처럼 연신 안경 사이로 눈물을 닦고만 있었지요.
경기가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가는 쓰바사 선수, 그리고 챔피언 방어전에 성공했다는 암시만 전해 준 최현미 선수 허리에 두른 챔피언 벨트만이 클로즈업 되었어요.
아들이 한마디 합니다. "어! 아까 경기 끝나고 링 위에서 최현미 선수 벨트 찼었나?" 울다가 놓쳤나 싶어서 다시 마지막 라운드쯤으로 리플레이를 했어요. 경기 끝나고 챔피언 손을 올려주는 세레모니는 없었어요. 다만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가 웃으며 안는 장면으로 링 위의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나 있었던 거예요. 우리 아들 한마디 하더군요. "와, 역시 김태호 피디는 리얼이야." 김피디는 챔피언 판정 장면을 넣지 않음으로써, 두 소녀의 꿈을 향한 경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자들로 마무리를 했던 것이에요. 경기결과는 다 알고 있었고, 링 위의 승부는 가려졌지만, 링 밖에서는 두 선수 모두 진정한 승자였기 때문이지요. 링 위의 진정한 승자는 두 소녀의 꿈을 향한 집념이었음을 보여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아름다웠던 경기에 가장 아름다웠던 편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결국 저희집 가족들은 또 다시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네요. 몰래 눈물을 닦던 아들녀석조차도 아예 대놓고 울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대신 쓰바사 선수 대기실을 찾은 무도멤버들은 진심으로 박수를 쳐 주었고, 형돈과 길은 끝내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말았지요. 경기 중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두 소녀의 경기를 지켜보던 형돈이 끝내 쓰바사 선수를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는데, 경기를 지켜봤던 시청자들의 마음과 같았을 거예요. 최현미 선수를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쓰바사 선수를 응원하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니까요. 
뒤이어 최현미 선수도 쓰바사 선수 대기실을 찾았지요. 입구에서 만난 쓰바사 선수의 어머니가 최현미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었지요. 딸의 왼쪽눈에 멍이 잡히고 부풀어 오르게 했던 딸의 상대, 쓰바사 선수에게 생애 첫 다운을 안겨 준 야속한 한국선수였겠지만, 승자를 향해 진정으로 박수 쳐줄 줄 아는 멋진 어머니였어요.
대기실에 들어 와 쓰바사 선수와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최현미 선수에게도 승자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 준 친구를 향한 우정의 포옹이었어요. 최현미 선수가 쓰바사 선수의 멍든 왼쪽 눈이 미안했는지 눈을 쓰다듬어 주더라고요. 쓰바사 선수는 "OK"라며 괜찮다고 환하게 웃었지요. 치열한 경기가 끝난 링 밖의 이야기는 이렇게 인간적인 두 소녀의 환한 웃음이었고, 후회없이 싸워준 상대에 대한 고마움이었어요.
"복싱은 거짓이 없는 운동입니다(장정구),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에요(박종팔), 인간대 인간으로 1:!의 시합에서 이겼다, 그때는 세계의 무엇과도 바꾸기 싫습니다(홍수환)" 는 말을 링 위에서 치열하게 보여 준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두 선수의 꿈을 향한 아름다운 도전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최선을 향해 싸워 준, 그리고 멋진 경기를 보여 준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 두 사람 모두 링 위에서도 링 밖에서도 진정한 챔피언들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이렇게 인간승리의 감동드라마라는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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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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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복비 2010.01.31 11: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다시 글을 읽다가 또 감동이 차오르네요 ㅠㅠ 무한도전 짱!!

    • 초록누리 2010.01.31 13:57 신고 address edit & del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한도전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3. 시본연 2010.01.31 11: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늘 초록누리님 글 보며 다시 한번 감동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여! 행복한 주말 보내세여>.<

    • 초록누리 2010.01.31 13:58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
      시본연님 글 요즘 아주 날카롭게 가려운 곳 팍팍 긁어 주시더라고요.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더불어 아시죠? 무슨 말 하려는지...

  4. 트루하트 2010.01.31 13:16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글 읽으니 다시 콧끝이 징해지네요....
    어떤 감동적인 영화보다도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제의 무도는.
    두 소녀 복서들의 집념이 맞닿는 링이 어찌나 처절하던지...
    태오 PD의 세련된 편집이 더 감동을 극대화 시킨 것 같아요.
    복싱, 예전에 참 싫어하는 스포츠였는데 두 소녀의 경기를 보면서 또
    예전의 챔피언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복싱이 담고 있는 매력을 느끼게 되었네요.
    아무튼 무한도전은 정말 대단한 프로예요. 항상 새로운 길,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면서도 많은 이들의 공감과 감동을 사니 말이예요.

    • 초록누리 2010.01.31 13:35 신고 address edit & del

      늘 이렇게 격려해주시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냥 지나쳤었는데 아들 얘기 듣다보니 태호피디님의 뜻을 알겠더라고요..
      이번 무도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오늘 행복한 일만 가득한 시간되세요^^*

  5. 불탄 2010.01.31 14: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포스트 만으로도 울컥 올라오는 감동이 있는데 직접 보았던 분들은 엄청났겠어요.
    소중한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6. ^^ 2010.01.31 14:40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ㅋ 아들이 참 귀엽네요..ㅋㅋ 근데 전 재미도 있었는데 ㅎㅎ 어쨌든 정말 감동이었어요. 이때까지 무한도전 거의 빼놓지 않고 봤는데 이번편은 정말 많이 운거 같아요. 한일전이라 더욱 더 치열해질 수 있었지만 전 뭔가 쓰바사 선수한테 더 마음이 갔었던거 같아요. 물론 현미선수도 엄청 응원했구요. 뭐랄까.. 아버지 영정사진을 안고 응원을 하고 있는 쓰바사 가족들이 화면에 나올때 정말 슬프더라구요.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아 정말... 최고입니다. 무한도전.

  7. PinkWink 2010.01.31 15: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잘 봤습니다... 너무너무...^^

  8. 연구소장 안동글 2010.01.31 15: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으왓 정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ㅠㅠ
    저는 제 시간에 보지 못했는데요 얼른 봐야겠습니당!
    역시 김태호가 짱짱 +_+

  9. 알알이 2010.01.31 16:37 address edit & del reply

    알려드리자면 츠바사 선수는 소녀는 아니에욤~~ ㅎㅎ 무도에서 두분다 소녀로 지칭하셔서 보니 현미선수는 90년생 츠바사 선수는 84년생 27체 다큰처녀더라구요 ㅎㅎ

  10. mark 2010.01.31 17:06 address edit & del reply

    여자로써 하기 힘든 격투기인데 대단해요. 권투는 목표가 주로 상대방 얼글이잖습니까. 전광석화같이 날아오는 상대방 펀치를 눈하나 까닥 하지않고 피한다는 게 보통 담력이 아니라고 하넏데...

  11. 금종범 2010.01.31 18: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무한도전의 복싱 특집은 그리스의 옛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Catharsis)'를 현대적인 의미로 제대로 느끼게 해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카타르시스하면 일반적으로 기쁨, 즐거움, 희열 등으로 해석을 하는데요,
    원래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거하고는 약간 다른 개념이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슬프거나 어두운 느낌의 것을 보면서 느끼는 공포나 연민의 감정을 통해
    인간의 정서가 순화되고, 이러한 감정의 승화 과정이 인간에게 미적 쾌락을 체험시켜준다] 라고
    생각한거죠.

    복잡한거 같지만 쉽게 생각나도록 말해보자면......
    우리가 공포영화나 비극적 멜로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바로 그런거잖아요.
    분명 여가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가는데,
    왜 우리는 웃기는커녕 소름끼치게 무섭거나 눈물 질질짜내게 하는 슬픈 영화를 볼까요?

    바로 그게 [카타르시스] 때문이라는거죠.
    그런거 보고 나오면 속과 마음이 후련~해지는 그런 감정을 체험해 보셨죠?
    그 맛에 그런 영화를 보는거구요. 무한도전이 우리에게 느끼게 해준 감정이 바로 그런거에요.
    혹자는 재미가 없다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카타르시스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하는 소리겠죠..

    무한도전의 끝은 어디인가 정말 궁금합니다그려.....

  12. 정말. . . 2010.01.31 21:1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이번 무한도전은 재미없었지요? 오랜만에 눈가에 이슬이맺히면서봤네요^ ^

  13. 새라새 2010.02.01 08: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원래 무한도전을 잘 안 보는데 요즘 이 주세에 대해서 글이 많아 대충은 보지않고도 알것 같더군요..그런데 예전보단 덜 재미있지 않나요?
    2월 초록누님 좋은글 많이 부탁드려도 되죠...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14. 아미누리 2010.02.01 09: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감동이였습니다.

    또한 승패 결과를 암시로만 방송한 거.. 무한도전의 깊은 생각이 아닌가 싶어요. ㅎㅎ
    좋은하루되세요~

  15. 둔필승총 2010.02.01 09:45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몰려드네요.^^
    초록누리님 행복한 2월 시작하세요~~

  16. 티런 2010.02.01 10: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눈물찔끔...몰래 쓱쓱 닦으며 봤어요.

  17. 2010.02.01 10:4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8. 포도봉봉 2010.02.01 10:56 address edit & del reply

    다시봐도 눈물이 ㅠㅠ
    아 진짜 무한도전 이번편은 봐도봐도 감동적이에요.

  19. 흰소를타고 2010.02.01 14: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진감넘치고 감동이 철철 넘치는...
    승패를 가르지 않고... 둘 모두에게 따듯한 시선을 보낸 정말 최고의
    회였던 것 같습니다.
    김태호는 김태호네요 으흐..

  20. ^0^ 2010.02.01 17:04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무도의 편집능력은 최고인거 같아요.. 그리고 복싱경기를 편집해서 보니 오히려 복싱의 매력이 좀 더 와닿는거 같더라고요..^-^

  21. 펨께 2010.02.01 20:54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읽고 있자니 눈물이 다 찔끔...
    무척 감동적입니다.

2010. 1. 24. 06:43




무한도전은 꿈을 이루기 위해 휴전선을 넘어 온 최현미 선수, 그리고 같은 꿈을 위해 현해탄을 건너 온 쓰바사 선수의 세계타이틀 복싱전을 통해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었습니다.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게 스포츠라는 세계지만 꿈을 향한 도전에는 국경도 승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어요. 무한도전 복싱특집 1탄을 보고 한일전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은 할말을 잃어버렸지요. 챔피언 방어전을 치루는 최현미 선수나 도전자 쓰바사 덴쿠선수 누구도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에요. 경기가 이미 치뤄진 상황이라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최현미선수와 쓰바사선수의 대결은 결과보다 더 아름다운 두 소녀의 꿈에 대해 보여 주었어요.

38선을 넘어 온 최현미의 꿈
무한도전 복싱편은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부탁으로 이뤄졌지요. WBA(세계권투협회) 페더급 여자챔피언 최현미 선수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요. 최현미 선수는 2004년 탈북한 우리나라 유일한 여자 세계챔피언이라고 해요. 챔피언 밸트를 지키려면 6개월안에 방어전을 치뤄야 한다고 합니다. 1차방어전은 무승부로 어렵게 지켰는데, 2차방어전을 3개월 안에 치루지 못하면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탈북해서 매니저도 없고 스폰서도 없는 상황에서 파이터 머니도 손에 쥐어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복싱계의 내부 상황을 모르지만 화가 나더군요.
9년간 복싱을 했었다는 길이 최현미 선수의 사정을 듣고는 친하게 지냈던 故 최요삼 선수 생각이 나는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고 말더군요. WBO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 중 충격으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던 최요삼 선수 소식에 많이 안타까워 했었는데, 마지막 가는 순간 장기를 기증하고 새 생명을 주고 떠난 故 최요삼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이용훈 전 챔피언과 스파링을 무려 9라운드까지 치뤄내는 최현미 선수를 보니, 무한도전 멤버들도 시청자도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스파링은 여자선수들 경우는 2분을 하는데, 남자선수들과 마찬가지로 3분씩을 하는데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탈진 직전까지도 이를 악물고 버텨내는 걸 보고는 저는 박수조차 치지 못했어요. 그저 멍해져 버리더라고요.
누구도 도와줄 수없고 철저히 혼자서 싸워야 하는 고독한 링에서, 체력은 고갈되고 마지막 정신력 싸움을 지켜 보는데, 거칠어져 가는 최현미 선수의 호흡 소리에 편하게 앉아 보고 있는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울음에 가까운 기합소리를 넣어가며 끝까지 버티는 최현미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눈에 초점까지 흐려져 가는 모습이었어요. 마지막 라운드 스파링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에 그만 제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끝까지 버텨서 고마웠는지 그런 것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유없이 눈물이 났어요.
최현미 선수 2차방어전 준비위원회를 조직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왔지요. 방어전을 치룰 날짜와 장소, 선수가 정해졌다는 거였어요. 방어전을 치루기 위해서는 1억에 가까운 경비가 들어간다는데 즉석에서 무한도전멤버들은 후원금을 마련하자고 각자 후원금 액수를 적어내라고 하는데, 무한도전 멤버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어요. 물론 감사하게도 후원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안 모아도 된다는 PD님의 말이 있었지만, 유재석의 2천만원, 길 천만원, 정준하의 300만원, 노홍철의 200만원, 형돈의 100만원 모두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후원해 주려는 마음 자체가 좋았어요.
유재석과 길의 액수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길은 본인이 복싱을 해봤고 또 최요삼 선수의 안타까움때문에 진심으로 적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재석씨 마음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Sorry라고 적어 낸 박명수는 웃음을 줬지만, 아마 실제로 후원금을 모았으면 Sorry하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으리라 믿어요.

현해탄을 넘어 온 쓰바사의 꿈
최현미선수 방어전에 대결할 선수는 일본 쓰바사 덴쿠선수에요. 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스폰서도 갖추고 좋은 시스템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어요. 최현미 선수는 이제서야 트레이너에게 지도 받고 있는데 걱정이 많이 되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정형돈과 정준하가 일본으로 급파되었지요. 상대방 선수에 대해 알아 보려고요. 그러나 일본으로 간 정형돈과 정준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보게 됩니다.
최고 시설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에 맞춰 훈련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층집을 개조해서 만든 허름한 복싱장을 보고 당황했지요. 최현미 선수와 마찬가지로 쓰바사 선수의 상황도 열약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예상했던 거대 스폰서도 없이, 주방이 딸려 있는 작은 미니링이 쓰바사 선수의 복싱장이었던 거예요. 정말 믿기지가 않더군요. 형돈과 준하도 할말을 잃었는지 난감해 하는 모습이었지요.
쓰바사 선수가 "기계나 설비가 좋은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강한 선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죠" 라고 말하는데 너무나 당차보이고 꿋꿋해 보였어요. 여자권투 한일전을 예상했던 저는 여기서부터 무너지고 말았어요. 25살의 쓰바사 선수는 좋은 환경으로 강하게 키워진 선수가 아니라, 스스로 강해져 왔던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현미 선수와 마찬가지로요. 쓰바사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고도 딸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합 이틀 후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게 꼭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바치고 싶다고요. 
"모든 게 힘들다. 감량도 힘들고 매일 연습도 너무 힘들어서 시합 전에는 이 경기만 하고 그만 둬야지 생각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링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많이 불안한데, 링에 올라 간 순간 그런 것들은 사라지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승패와 상관없이 다음에는 더 강해져서 여기에 서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어요" 라는 쓰바사의 인터뷰처럼 그녀 역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이겨오고 있었어요. 강해지기 위해서요. 세계챔피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거예요.
쓰바사의 말에 국경은 허물어져 버린 것 같아요. 그녀가 단지 일본선수이기에 우리 선수를 응원하고 싶지 않았고, 최현미 선수가 한국국적이기에 응원하고 싶지도 않아졌어요. 다만 두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 그 과정만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미 그들은 둘 다 승자였어요.
한번도 딸의 경기를 보지 못했던 어버지에게 바치고 싶은 챔피언 타이틀, 아니 집념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은 쓰바사 선수는 비록 경기결과는 졌지만, 최현미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승자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꿈을 향한 도전과정이 이미 쳄피언감이기 떄문이에요. 그리고 쓰바사 선수 자신과의 집념의 싸움에서 언젠가는 세계챔피언 벨트를 차게 되길 응원하고 싶네요. 결과는 최현미 선수의 승리로 이미 나와 있지만, 그 도전 과정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다음주 무한도전은 두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이 링 위에서 펼쳐치니까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지만, 무한도전에서의 승부는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두 소녀의 꿈을 향한 과정에 무한박수와 무한감동만이 있을 뿐이었어요. 링에 오르기 전까지 체중감량의 고통과 이겨 내며 훈련을 하는 두 소녀의 거친호흡과 땀, 그리고 두 소녀의 꿈 자체가 이번 복싱특집의 진정한 의미였기 때문이에요. 복싱특집은 무한도전의 취지를 가장 잘 살려 준 방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도전은 항상 말해 왔어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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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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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hoebe Chung 2010.01.24 11: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자가 권투를 한다는것 부터 힘들어 보이는데요.
    두 선수 열심히해서 좋은 결과 얻길 바래봅니다.^^

  3. 탐진강 2010.01.24 12: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감동적 두 여자 복서였습니다.
    무도의 힘을 느꼈어요

  4. 금종범 2010.01.24 12: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뜨케~ 본문에 결과가 나와있어~ 스포 봐버렸어~~
    어뜨케 어뜨케~~ 괜히 봤나봐~ 괜히 블로그 봤나봐아~~~~~~

    (또로로로롱~)

    그래도 무도본방사수!

  5. 2010.01.24 13: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zzzz 2010.01.24 13:55 address edit & del reply

    담주에,,가슴이 아파서 끝까지 지켜볼수있을까 자신이 없어요.

  7. 윤서아빠세상보기 2010.01.24 15: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38선도 넘고 현해탄도 뛰어넘은
    그녀들의 도전이 정말 아름답네요
    승부가 결과가 있는 것이라 냉정하지만...
    정말 두 사람을 응원할 수 밖에 없어요

  8. 핑구야 날자 2010.01.24 16: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수를 보내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더라구요

  9. skagns 2010.01.24 18: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10. 2010.01.24 20:53 address edit & del reply

    포스트에 '거대스폰서가 없이' 라는 말이 있어서요. 일본선수 거대스폰서도 있을 것이고 지원같은 것도 더 좋겠죠. 다만 우리가 생각했던 좋은 시설이나 장비같은 것이나 일본선수도 치열하게 권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랑 마찬가지인거 아닌가요?

  11. 보링보링 2010.01.24 21: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오랜만에 무한도전편은 보았는데요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두 소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12. 정말로 2010.01.24 21:3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회사에서 야유회를 가서 미처 무도를 못봤는데, 어제 방송 관련 두 개의 포스팅을 읽고,
    둘 다눈물을 흘리면서 글을 읽었네요. 두 사람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마도 지금도 둘 다 행복하겠지요? 둘 다 삶이 더욱 편안해졌으면 좋겠습니다.

  13. 나그네 2010.01.24 22:22 address edit & del reply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아직도 '현해탄' 이란 표현을 쓰고 계시네요..

    일본 한자말이죠..

    아직도 보면 공중파에서 '18번', '현해탄' 이런 표현이 아무 여과없이 방송되던데..

    짜장면은 죽어라 '자장면' 으로 바구면서 정작 바로잡아야 할 일본식 표현은 그대로입니다..

    안타깝네요..

  14. pennpenn 2010.01.24 22: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두 선수 모두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합니다.
    고운 밤을 보내세요~

  15. 루비™ 2010.01.24 23: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평소에 무한도전 안 보고 있었는데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관심을 가지고 이 회만이라도 한번 보아야겠어요.
    정말 대단한 무도...

  16. PinkWink 2010.01.25 00: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안타까운.. 그러면서 ,...

    이젠... 무한도전은 그냥 꼭 일주일에 한번 만나야하는 친구가 되었어요^^

  17. 우수 2010.01.25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주 무한도전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저는 결과를 알아보려하지 않아서 아직 모르고 있고요.
    비인기종목이라는게 정말 실감이 나는데요. 이렇게라도 부각시켜주니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18. Iam정원 2010.01.25 1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이건뭔가..최민식, 류승범 주연의 영화 '주먹이 운다' 생각이... 정말 누굴 응원해야할지..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 저도 츠바사선수 사연과 환경에 망설여지더군요..저도 아버지께서 재작년 돌아가셔서.. 하 누구도 응원할수 없었어요. 그저 두 선수모두 경기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19. 베짱이세실 2010.01.25 12: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방송 참 호평이더라구요. 저도 오랜만에 끄트머리만 봤는데도 완전 감동이었다는.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토요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감동적일 것 같아요. 결과야 어떻든.

  20. 2010.01.27 02: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1.27 02:2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감사합니다.
      저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목을 잡을때 잠시 고민을 했었는데 일본선수입장에서 그렇게 불러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다음에 표기할때는 바른 표현을 쓰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21. 2010.01.30 14:58 address edit & del reply

    38선 -> 휴전선 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