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담'에 해당되는 글 50건

  1. 2009.11.17 '선덕여왕' 비담, 미실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27)
  2. 2009.11.11 '선덕여왕' 아름다운 최후, 죽음으로 왕이 된 미실 (33)
  3. 2009.11.10 '선덕여왕' 내 아들 비담아, 널 두번 버리지 않겠다. (42)
  4. 2009.11.09 '선덕여왕' 미리보는 미실의 최후 (38)
  5. 2009.11.08 '선덕여왕' 미실과 덕만이 나눈 마지막 대화, 내용은? (15)
2009.11.17 07:41




미실의 퇴장은 사실상 드라마가 끝난 듯한 허탈감과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다. 강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를 압도했던 고현정의 비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겠지요. 미실의 죽음을 보며 솔직히 정신적 공황상태 비슷한 감정이 들 정도로 허탈하기도 했어요. 아마 선덕여왕 제작진도 미실의 죽음 이후 드라마를 끌고 가는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클거라고 생각해요. 선덕여왕 51회를 보니 앞으로 선덕여왕은 복선없이 직접적으로 가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 미적미적하게 보여줄 것 같았던 비담의 행보를 직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선덕여왕 51회는 칠숙과 석품의 난, 진평왕과 미실의 장례식, 비담의 정치무대 등장, 그리고 덕만공주의 여왕 즉위 등을 다뤘습니다. 칠숙의 난을 미실의 난과 별개로 했던 이유는 미실파를 드라마에서 퇴장시킬 수 없었던 이유였겠지요. 여하튼 칠숙의 난으로 미실의 난까지 싸잡아 처리되는 바람에 미실가문 사람들은 효수되어 성문밖에 머리가 걸리는 참극은 막았네요. 
미실의 죽음 이후 선덕여왕 최대의 관심은 그동안 덕만공주를 대적하는 중심축이었던 미실의 역할을 누가 할까?였지요. 예상했던 대로 비담이 제 2의 미실이 되어 미실회의장을 장악했습니다. 물론 하종공이나 보종랑의 입장에서는 굴러온 돌이 박힌돌 뺀 경우겠지만, 첫날 대면식에서 비담의 살기 넘치는 표정을 보고 '음메 기죽어' 되어 버렸지요. 비담이 미실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기선제압하던 모습은 미실보다 더한 독종이 나타난 것처럼 소름끼쳤습니다. 
비담이 미실의 자리에 앉기까지 비담은 덕만공주에 대한 연모와 미실이 죽어가며 불싸질러 준 야망 사이에서 고뇌합니다. 처음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안아주었던 덕만공주에게 등을 돌린다는 것은 비담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비담은 덕만공주에게 자신이 미실이 버린 자식임을 고백합니다. 비담이 덕만공주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이유는 세가지 이유에서 였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이미 미실측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해봐야 아무 소득이 없었을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변함없이 덕만공주의 신뢰를 얻고자 했기 때문이지요. 덕만공주의 측은지심까지 계산했을 수도 있었겠고요. 마지막 이유는 정말로 비담은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것이지요. 덕만공주를 잃고 싶지도 않고, 미실이 자신을 살려 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거든요.
비담은 버려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뼈저리게 알고 있는 인물이에요. 황후가 되는데 필요 없어졌다고 버려진 자신을 미실의 아들이라 하여 다시 덕만공주에게 버려질까 두려웠던 게지요. 덕만공주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모습은, 연약한 감정과 야망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비담의 솔직한 모습이었을 거에요. 어쩌면 그게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덕만공주에게 보여주는 인간적인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담은 이후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진평왕도 한날 한시에 같이 죽자고 약속이나 한 듯이, 특별히 사이가 좋아보이지 않은 미실과 같은 날 죽음을 맞이 했는데요, 진평왕과 미실의 합동 죽음은 덕만공주와 비담이 평행선을 걸을 수 밖에 없는 비극적 운명을 가졌음을 말하는 상징적인 것이라 보여집니다. 진평왕의 유언과 미실의 유언이 평행선을 달리듯 팽팽했듯이요.
진평왕은 덕만공주에게 "불가능한 꿈, 그 꿈을 이루거라, 삼한의 주인이되거라" 라며 존재감없이 왕관만 쓰고 있다가 가버렸고, 미실은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하거든 그리해야 한다. 연모, 대의, 신라 어느 것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들이다. 유신과도 춘추와도 그 누구와도 나누지 말아라. 그게 사랑이다" 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여왕처럼 살다가 가버렸지요.
결국 두 양반들 가시면서 자식들에게 똑같이 주인이 되라고 유언을 남기고 갔습니다. 진평왕은 심지어 저승에 가서 미실과 한판 뜨겠다고 하시니,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도무지 화해할 수 없는 양가인 것 같네요. 그리고 황실과 미실가에서 장례식이 치뤄졌는데 장례 당일 비담의 모습은 양쪽 아무데서도 찾아보기 힘들었지요. 그 시각 비담은 최종결정을 위해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덕만공주와 어머니 미실의 유언 사이에서요. 주사위는 던져졌고, 비담은 드디어 긴 번뇌에 종지부를 찍고, 신라 정치무대를 향해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비담이 향한 곳은 미실의 장례식장이었어요. 비담의 행보는 미실의 아들이라는 후광을 업겠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자신이 미실의 아들임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행동입니다.
비담에게는 풀지 못한 한이 있었지요. 끝까지 미실이 자신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였어요. 여전히 미실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풀지 못하고 있는 비담에게 설원공이 미실의 마지막 뜻을 전해 주었지요.
"새주께서는, 네 어머니께서는 네게 모든 대의를 넘기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이 모든 굴욕을 참고 널 왕으로 만들라 하셨다"
미실의 빈소에서 설원공이 전한 말은 비담이 그토록 듣고 싶었던 "비담아, 너는 내가 이룬 모든 것, 이루지 못한 것까지 주고 싶은 내 아들이다" 라며 미실이 자신을 아들로 인정해 준 말이었지요. 비담이 미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신라 천년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그러니 내가 왕이 될 수 있도록 물러나 주세요" 이런 말은 아니었을 거에요. 비담은 미실을 그저 "엄마, 어머니"라고 한 번만이라도 불러보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았던 미실이었기에, 원망도 회한도 깊었던 비담은, 미실의 뜻을 알게 됩니다. "여리고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꾸는구나" 라며 아직도 덕만이냐고 물었던 미실의 뜻을요.
미실은 비담이 사사로운 감정에 사로잡혀 큰 꿈이 꺾일까봐 걱정을 했었던 것이지요. 덕만공주라는 사사로운 감정에 미실이 모든 것을 걸고 싶은 아들 비담이 그 푸른 꿈을 펼치지 못할까봐요. 미실은 비담이 약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비록 이기적인 모성애지만, 비담이 자신의 모정에 약해져서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비담은 마지막으로 물었던 미실의 질문에 대답을 찾았습니다. "아직도 덕만인게냐? ㅡ 아닙니다. 접니다. 제 꿈입니다" 라는 답을요.

비담은 덕만공주가 새로 신설한 사량부령 관직을 맡으며 정식으로 신라 정치무대에 나서게 됩니다. 회의장에 등장한 비담은 까만 깃털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깜짝쇼를 했는데요. 까만 깃털은 앞으로 비담이 악의 축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라 생각해요. 가면무도회도 아닌데 얼굴을 가리고 등장했던 이유는 비담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암시에요. 가면을 쓴 이중성이라는 의미겠지요.
비담의 등장에 하종이 미실가문 사람들이 다 모였다며 빈정대자, 비담은 "너희 앞에 있는게 누구냐? 미실이냐? 아니다. 나 비담이다. 앞으로는 내 방식을, 내 뜻을, 오로지 나를 따라야 한다" 며 모두를 입도 뻥끗 못하게 해버립니다. 바야흐로 제2의 미실, 아니 미실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강한 비담이 등장한 순간이었지요. 그리고 비담은 사랑을 할 것입니다. 미실이 가르쳐 준대로 아낌없이 빼앗기 위해서요. 

비담은 어머니 미실의 절대적 카리스마와 유언에 힘입어 덕만에 대항하는 세력의 중심, 즉 '제2의 미실'로 성장하려 할 것입니다. 비담이 까만 가면을 쓰고 나타난 것은 그런 자신의 속을 감추겠다는 암시인 것이지요. 세종공이나 미생공, 하종, 보종의 전폭적인 지지도 불투명한 상태니까요.
덕만의 주변을 맴돌며 메아리없는 가슴시린 사랑을 갈구했던 비담. 그는 이제 덕만에 대한 이룰수 없는 사랑을 접고 숨겨둔 야수의 발톱을 드러낼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 미실이 진흥제를 독살하고 권력을 장악하려 했던 방법보다 더 철저하고 은밀하게 말이지요.
비담이 진흥제의 칙서를 덕만공주에게 가져다 주지 못한 것을 보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번회를 보며 미실의 자리에 앉아 하종을 비롯해 미실가의 사람들에게 "나는 비담이다. 내 방식을, 내 뜻을, 오직 나를 따르라"며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피는 못 속인다" 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비담은 그 때 미실이 가르쳐 주었던 입꼬리 한쪽만 올려주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지요. 철저히 미실의 아들인 것이지요. 
덕만공주에게는 비담은 미실보다 더 강한 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실은 '적' 이라는 한가지 얼굴이었지만, 비담은 '적과 동지' "믿음과 불신' 두 얼굴을 가졌으니 싸우기가 더 어렵겠지요.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쉽게 드러내지는 않을 테니까요. 덕만공주에게 끝까지 주고 싶지 않았던 미실의 사랑이, 대의의 꿈이 훗날 비담의 발목을 잡고 역적의 이름으로 기록되게 될 줄은 비담도 미실도 몰랐겠지만, 미실은 구천을 떠돌면서도 비담을 응원할 지도 모르겠네요. 워낙 한이 커서 말이에요. 두 얼굴의 비담이 미실이 깨지 못했던 벽을 깰 수 있을지 역사는 이미 실패했다고 말해주고 있지만, 비담의 이중적인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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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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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oramirang 2009.11.17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미실이 사라져도 재미를 더하던군요.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그새...ㅎ 넉넉한 하루 되세요. ^^*

  3. 하얀 비 2009.11.17 08: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왕관만 쓰다가 벗어던진 진평왕도 참---.
    사실 어젠 모든 일이 오랜(?) 고민없이 한 회에 처리되어 참 빨리도 감정변화가 일어나는구나 했답니다.

  4. 임현철 2009.11.17 08:59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글쓰느라 놓쳤는데 잘보고 갑니다.

  5. 체리블로거 2009.11.17 09: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고 갑니다... 진평왕이 너무 한게 없이 가요.
    어찌보면 선덕여왕에서 가장 딱한 캐릭터가 진평왕인 듯...
    조민기의 차가운 이미지가 많이 따뜻해지게 만든 요인이었던거 같기도 하고요 ㅎㅎ
    그 불쌍한 캐릭터의 마음을 담은 회고록을 트랙백으로 걸고 갑니다.

  6. 흰소를타고 2009.11.17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사라져서 왠지 허무한 감이 있어
    보지 않았는데 비담이 벌써부터 치고 올라오는군요
    사실 조금 질질끌줄 알고... ^^;;;

  7. 영웅전쟁 2009.11.17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영왕...
    대단원의 장으로 간다는 느낌인데
    미실이 비담을 껴안는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아마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8. 둔필승총 2009.11.17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뭐 좀 안정된다 싶으면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죠.
    그게 인생이고 또 역사죠. ㅎㅎ
    멋진 하루 시작하세요~~

  9. *저녁노을* 2009.11.17 10: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엎치락 뒤치락...
    보기만 해도 갈등이 오가네요.

    많이 추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잘 보고 가요.

  10. 유쾌한 인문학 2009.11.17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호 미실죽으면 끝나는건줄알았는ㄷ... 비담의 변화...

    에이 뭐 안봐서 잘모르겠다는...ㅠㅠ

    암튼 미실이 죽으니 겨울도 되버리고 에잇...

  11. 한수지 2009.11.17 11: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0회정도면 끝이 난다던데...
    미실이 죽으니 큰 축이 빠진 자동차같은가...
    속이 빠져서리... ㅎㅎㅎ

  12. 너돌양 2009.11.17 11:42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보지는 않으나 초록누리님 덕분에 안봐도 줄거리 훨훨
    군대간 제동생 보라고 신신당부한 드라마지만요 ㅎㅎ

    비담은 겉으론 강해보여도 속은 사랑받고 싶어하는 연약한 존재~~~~
    그치만 고미실님의 빈자리가 너무 커보이네요ㅠㅠ

  13. 달려라꼴찌 2009.11.17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여왕 삼국통일까지 그려질려나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결말은 뻔하지만
    그토록 믿었던 비담이 배신을 하다니...
    부루터스 너마저...하고 피를 토하며 쓰러지던 카이사르의 절규가 생각납니다.

  14. 또웃음 2009.11.17 12: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결말을 알고 있기에 비담이 아낌없이 빼앗겠다고 할 때
    안타까웠습니다. 비담의 다음 연기가 기대됩니다.

  15. 베짱이세실 2009.11.17 13: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이 글을 읽으니 고현정이 사라져도 비담의 카리스마때문에 시청률은 안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머리 다 올백하니까 더 멋있네요.
    앞으로 덕만공주와의 대결이 흥미진진합니다. 그리고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ㅜㅜ

  16. PinkWink 2009.11.17 14: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의 상실감이 너무.. 커요....
    아직도 눈꼬리 살짝 올리고 뭐라 말할것같은데 말이죠^^

  17. gemlove 2009.11.17 17: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비담 회의장에 등장할 떄 팔에 소름이 ㄷㄷㄷ 진짜 또다른 미실 ㅎ

  18. 털보아찌 2009.11.17 21: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갑니다.
    좀 있다가 선덕여왕 만나러 가야겠어요.

  19. 하결사랑 2009.11.17 23: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죽고 나서 선덕여왕이 자꾸만 김빠진 느낌이...ㅡㅡ;;
    너무 아쉬워요 ㅠㅠ

  20. 검도쉐프 2009.11.18 02: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봤는데... 비담의 카리스마가 점점 올라가네요.
    그래도 미실이 워낙에 쎄서.. ^^

  21. 보링보링 2009.11.18 23: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웅~비담~~저는 왜 비담이나 미실이 이기는게 보고싶을까요..ㅋㅋ(뭐 미실은 이미죽었지만요..)캐릭터가 강해서 더 끌리나봐요

2009.11.11 08:15




선덕여왕 50회는 미실의 죽음을 위한 특별방송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이미 예고되었던 미실의 최후라 미실을 보내야 하는 준비는 했지만, 흐르는 눈물은 어찌할 수 없었네요. 그 동안 선덕여왕에서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했던 미실, 악녀였지만 미워할 수 없었던 그녀를 보내기가 쉽지 않네요. 비담도, 덕만공주도, 시청자도, 드라마 속 미실도, 그리고 고현정까지도 울게 했던 미실의 최후 장면은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웠습니다.
덕만공주는 대치상태가 길어질 수록 전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알지요. 덕만공주측이 생각해낸 묘책은 미실이 주둔하고 있는 대야성으로 향하는 수로를 끊고, 작은 지류에 독을 풀겠다는 위장협박 전술입니다. 덕만공주는 계획을 실행하기에 앞서 비담을 보내 미실에게 연합을 위한 회동을 제의하지요. 덕만공주가 수로를 끊고 독을 풀겠다는 계책은 삽시간에 소문이 나고 미실측 군사들은 동요하고 탈영하는 군사들도 늘어납니다.
비담을 밀사로 파견한 효과인지 독을 풀겠다는 협박때문이었는지 미실과 덕만공주의 평화회동은 성사됩니다. 덕만공주는 미실에게 연합을 제의했는데 솔직히 이 부분에서 덕만공주에게 또 실망을 했네요. 수많은 대야성 백성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미실에게 항복을 요구하러 왔다면 이해가 가지만, 미실같은 인재를 죽이고 싶지 않다고 화친을 제의한 것은 어불성설로 보여요. 미실의 야망, 왕이 되겠다는 꿈, 결코 포기하지 않을 미실의 성정을 모르지 않는 덕만공주일진데 이건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인지...
자타가 공인하는 신라 최고의 인재 미실이, 그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왕이 되겠다고 나선 것인데, 미실에게 엎드리고 들어오라고 제의를 하러 간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어요. 더구나 미실의 세력을 축출하는 것만도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했던 공주가 미실이 궁으로 돌아오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임을 모른다는 것인지 한심스럽네요.
덕만공주는 미실에게 "이왕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냥 살포시 제손을 잡고 궁에 들어와 다음 일을 도모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신국의 주인이 되지도 못할건데 후계자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저를 밀어주세요" 라고 미실 자존심을 뭉개버립니다. 미실은 아마 옆에 칼이 있었다면 칼이라도 빼들었을거에요. 활도 쐈는데 칼이라고 못들겠어요. 치미는 울화통을 침 한번 꿀꺽 삼키며 미실은 묻습니다. 신라 국경의 지명들을 대며 이 곳이 어딘지 아느냐고요. 그곳은 '미실의 피가 뿌려진 곳, 진흥대제와 피흘려 지키고 넓혀 온 신라의 국경'이라고요. "사다함을 연모했던 그 뜨거움으로 지키고 사랑했던 신라, 너무나 사랑했기에 가지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그런데 왜 자신은 주인이 될 자격이 없느냐고 물은 것이지요. 결국 혐상을 결렬되었고, 덕만공주는 미실을 공격하게 위해 출병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속함성의 병력이 미실을 지원하기 위해 향하고 있다는 보고가 날아듭니다. 속함성은 백제와 국경을 맞댄 최전방이지요. 미실은 승기를 잡을 수 있었지만 신라가 위험에 빠지는 일을 막고자 회군명령을 내리고, 결국 덕만공주에게 백기 투항하게 합니다. 피로 지켜온 신라, 미실의 모든 것이었던 신라가 위험에 처하는 것은 미실에게는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신라는 사다함 이후 그녀의 사랑이었고,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이었어요. 여왕의 꿈보다 컸던 그녀의 모든 것이었으니까요. 
설원공이 미실에게 왜 약해지신 것이냐고 물었지요. 미실은 약해진 것이 아니라며 여러 단계의 계획을 세웠고, 마지막 단계를 실행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미실의 마지막 단계, 그것은 비담을 위한 것이었어요. 덕만공주와 회동이 결렬되고 돌아가는 마차를 붙잡았던 비담에게 진흥제의 밀지를 빼돌린 이유가 뭐냐고 물었지요. "어머니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니까, 당신의 모든 인생이 부정당하는 거니까" 라고 말하는 비담을 안아주지도 못하고, 얼굴을 쓰다듬어 주려고 내밀었던 손 마저도 미실은 거두고 말지요. 다만 어깨를 한번 잡아주고 맙니다.
강한 척 하지 말라는 비담의 말에, 어머니라는 한마디에 미실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컥해 하는 모습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여준 미실의 약한 모습이었어요. 눈물 주르룩 흘리는 비담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미실은 아마 피눈물을 흘렸겠지요. 미안함, 안쓰러움, 어머니로서 한번도 주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회한을 안고 돌아서는 미실의 뒷모습은 그녀의 죽음 만큼이나 애처롭게 보였어요.
 
미실이 선택한 죽음은 음독자살이었어요. 죽어가는 미실에게 달려 온 사람은 비담이었지요.
얼마남지 않은 시간, 비담은 미실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합니다. "어머니라고 불러드릴까요? 버려서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하시려고요? 아니면 그래도 마음 속으로 사랑했다". 미실은 정말로 비담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을 거에요. 비담도 미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읽고 있었겠지요. 미안해서 차마 자신의 얼굴도 쓰다듬어 주지 못하고, 지푸라기만 떼어주던 미실이었으니까요. 
얼마남지 않은 시간, 미실은 비담의 야망을 걱정합니다. 비담은 미실이 남기고 가는 자신의 꿈이지요.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그게 사랑이야. 덕만을 사랑하거든 그리해야 한다. 연모, 대의, 신라 어느 것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들이다. 유신과도 춘추와도 그 누구와도 나누지 말아라" 미실은 죽어가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설원공에게 말했던 마지막 단계가 바로 비담이었으니까요. 
그리고 한점 흐트러짐없이 그림처럼, 그렇게 미실은 떠났습니다. 
저는 미실의 죽음을 보면서 미실의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는 이기적인 사랑에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목숨을 바쳐 지켜온 자기의 사랑이기에 덕만공주를 이길 수 있었음에도 신라를 택했고, 그 신라를 남의 손에도 주려 하지 않은, 처절할 정도로 이기적인 사랑 말이에요.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사랑을 그 누구와도 나누지 말거라"  라며 비담에게 말하던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였어요. 미실의 사랑은, 못이룬 꿈은 비담에게로 이어지겠지만, 미실은 죽는 순간에도 그 이기적인 사랑이 독이 되었고, 자신을 부숴버렸다는 것을 모르고 간 것 같아요.

처음 선덕여왕이 방송되었을 때, 신라사 어디에도 없었던 미실이라는 여인이 1400년간의 긴 세월을 달려 2009년 우리 앞에 나왔을 때 궁금했어요. 미실이 누구야?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에게 매료되었지요. 미실이라는 인물은 세상 남자들이 품고 싶어하는 절세미녀, 권력욕의 화신, 뛰어난 정치가, 아들을 버린 비정한 어머니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장장 6개월을 함께 살다 선덕여왕 50회를 끝으로 돌아갔습니다. 옥처럼 찬란히 부숴져 버린 비련한 영웅으로, 이루지 못한 여왕의 꿈을 한처럼 품고서요. 목숨과도 바꾸지 않았던 미실의 자존심, 신라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다간 그녀를 위해 한 가지 선물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하에서라도 한이라도 풀게 해주고 싶어서요. 미실, 당신은 진정한 신라의 여왕이었다고요. (물론 드라마 속에서지만요).
최후까지 신라를 품고 지키고 간 미실은 어쩌면 진정한 시대의 영웅이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에는 한줄 없는 미실이지만, 드라마사에는 너무도 큰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왕국 신라를 너무나 뜨겁게 사랑했기에, 죽음으로서 자신을 불태워버린 또 다른 신라의 여왕, 미실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오랫동안 미실이 되어주었던 고현정씨,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미실, 미실의 시대 안녕히..." 덕만공주는 이렇게 말했지만 저는 여전히 그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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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 2009.11.11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이 "미실같은 인재를 잃고 싶지않다"해서 연합을 제의한게 왠 개풀뜯어먹는 소리냐면요.. 저 드라마 자체가 역사랑 상관없는 개풀뜯어먹는 환타지거든요.. 드라마 자체가 개풀뜯어먹는 허구니까 덕만이 그런 소리를 한다해도 이상할건 없죠. 그래도 천추태후보다는 낫더군요.. 태후가 갑옷입고 전쟁터 나가서 일당백..ㅋㅋ무슨 효도르야 태후가.. 전쟁터 근처나 갔겠나,..

  3. ㅎㅎ 2009.11.11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상 암살, 독살,음모,변조,반란등을 자행한 수뇌인 미실이 아름다운 최후를 맞이 했다? 매우 이이러니컬 하군요....

  4. 朱雀 2009.11.11 12: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참 고현정씨 이번에 멋진 캐릭터를 만들어냈죠.
    박수를 보냅니다. ^^

  5. 핑구야 날자 2009.11.11 13: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카리스마있는 마지막 모습...어제 보니는 못했지만 Posting에서 느껴집니다.
    비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마음은 어떨까..

  6. pennpenn 2009.11.11 13: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현정은 정말 대단한 배우입니다.

  7. 흰소를타고 2009.11.11 13: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멋있었어요~ ^^
    미실때문에 보는 비중이 많았어서 이제 뭔 재미로 볼까 하는 고민이..
    뭐... 요 작가들 역량이라면 계속 앞에 앉아있게 만들 것 같습니다 ^^

  8. 드자이너김군 2009.11.11 13: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아내는 미실에 대해 알고 있었더라구요. 책으로도 나와 있다고..ㅎ
    어제는 예준이가 티비를 계속 꺼버리는통에 보지를 못했는데, 생생히 잘 보았습니다.^^

  9. 발레용 2009.11.11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돌아가신 미실...ㄷㄷㄷ

    그순간까지도 전 안봤다는..ㄷㄷㄷ

  10. 빛이드는창 2009.11.11 14:1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미실의 연기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굳이 대사를 줄줄외지않아도 표정만으로도 많은걸 말해주었으니 말이죠.. 이제 그녀를 볼 수 없다는게.... 선덕여왕은 앙꼬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요..많이 아쉬웠답니다.

  11. Uplus 공식 블로그 2009.11.11 14: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환타지로써 아름다웠던 드라마인듯 싶어요.. 국민들이 보고싶어 했던 선군정치, 충신이 등장하며 정치적 상대편마저 아름다울 수 있었던 세계니까요. 선덕여왕이 끝나고 나면 다시금 돌아온 현실에 씁쓸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보고 갑니다^^

    • 뉴웨이브 2009.11.11 18:01 address edit & del

      선군정치는 그런 뜻이 아닌데요. 북한 김정일이 모든 국가 정책에 있어 군의 입장을 우선 반영한다는 군중심의 정치노선을 말합니다.

  12. basecom 2009.11.11 15:27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전 너무 미실을 위한 방송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악역으로 포지셔닝된 캐릭턴데.. 시청자들이 미실을 좋게본다고 작가들마저 너무 아름답게 끝내버려서.... 어쨌든 쿠테타수장이잖아요.

    그런 미실을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덕만의 합종제안이라는 어설픈 씬이 생기지 않았나 싶네요. 저도 좀 이해가 안가더군요. 덕만 캐릭터가 아무리 젊고 당돌한 캐릭터라지만.. 미실을 진정으로 자기사람만들수있을거라고 생각했을리가 없는데.. 아마도 미실의 국경언급대사를 위한거겠죠. 고현정의 연기는 충분히 훌륭하고 감동적이긴 하지만 꼭 미실에 대해 이런 예우를 해줘야했는가는 좀 의문입니다.

  13. AI 2009.11.11 15:47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 죽을 때 정말 슬프고 또 안타까웠어요ㅠ 신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안타깝더라구요 ㅠㅠㅠ 보면서 미실도 어찌보면 하나의 희생양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어요. 결국은 뭐랄까, 정치세력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다함과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력에 대한 욕심만을 가지게 되버린, 뭐 그런 생각을 해봤네요. 어쨌든 드라마 속에서 미실은 정말 최고였던 것 같아요. 죽는 순간까지 고고하고 아름다운게 미실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14. 끝없는 수다 2009.11.11 16: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진짜 재미 있더군요 ^^ ㅋ

  15. 마음정리 2009.11.11 18: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합종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네요 ^^
    수요일입니다.
    ^^주말의 중간이네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

  16. 미실이.. 2009.11.11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신라사에 없는 존재는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요...

    화랑세기에는 나오는 걸로 봐서는...

    물론 드라마와는 사뭇 다르지만..

  17. gemlove 2009.11.11 20: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ㅠㅜ 참지 못하고 다운로드 받아서 봤네요..(편당 700원이나 하더라구요 ㄷㄷㄷ) 미실의 최후를 보니 너무 안타깝고.. 갠적으로 미실 설원 라인 좋아했는데.. 눈물나더라구요 ㅠㅜ

  18. .... 2009.11.11 21:03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을 너무 미화하는듯 선덕여왕재밌게는 보고있지만 그래도 역사극인데 너무 역사왜곡이 심한거 같네요 미실이 여자시청자들한테 인기가 많으니 작가가 더 미실을 멋있게 보이려고 한듯 하여튼 훌륭한 인물도 아니었던 미실에 이렇게 열광하는거 자체가 좀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19. 2009.11.12 07:0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내영아 2009.11.12 13:44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에 대한 잔상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그가 맞이한 찬란한 죽음, 정말 드라마에서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비담이 어떻게 변화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21. 도로시  2009.12.08 03: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 미실

2009.11.10 08:07




"어머니와 애인이 물에 빠졌다면 누굴 구하겠느냐?" 참으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지요. 선덕여왕 49회는 이 어려운 질문을 비담에게 던진 것 같아요. 비담에게 어머니 미실이 어떤 존재인지, 연모하는 덕만공주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었던 시청자들에게도 이 질문은 결정하기가 힘이 듭니다. 하지만 미실의 화살처럼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고, 비담은 숙명처럼 주어진 비극과 맞딱뜨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회 많은 복선이 깔렸던 미실과 비담의 대화는 미실의 죽음만큼 무게감이 큽니다. 앞으로 비담의 행보에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미실의 화살은 많은 분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덕만공주의 가슴을 향했네요. 하지만 화살은 덕만공주의 가슴을 뚫지는 못했지요. 미실의 화살을 막은 것은 다름아닌 덕만공주를 오늘에 이르게 한 소엽도였어요. 마야황후의 태중에서부터 미실의 화살까지 막아냈으니 덕만공주를 하늘이 돕는다고 해야할 밖에요.
주진공이 이끌고 온 군사들은 연무장의 미실측 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고 궁을 다시 찾은 덕만공주는 전열을 정비합니다. 대야성으로 피신한 미실 역시 요새를 구축하였고요. 어느 한편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대규모 유혈사태에 이르게 되겠지요. 신국의 상황은 내전으로 치닫기 일보 직전에 이르게 됩니다. 한 국가안에 두개의 정부가 들어선 형국이 되겠지요.

미실이 이빨 빠진 호랑이라도 호랑이는 호랑이지요. 미실이 40년간을 장기집권해 오면서 다져놓은 호랑이 굴을 덕만공주가 일시에 청소하기는 힘이 듭니다. 관청도 분열되고, 다량의 무기를 미실이 확보했다는 보고까지 들어 오니, 전세는 덕만공주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위기에 처한 덕만공주에게는 늘 비장의 히든카드가 마련되어 있나봐요. 소엽도에 이어 진흥제의 밀지가 위기에 처한 덕만공주의 수호천사가 돼 줄 것 같으니까요.
천우신조의 사주팔자를 타고 났는지 지금까지 덕만공주가 미실에게 크게 한 방 먹인 것들이 개양자에 대한 예시록, 확률 50%였던 월천대사로 부터 받은 일식날짜, 진흥제의 호랑이 잡은 무용담, 소엽도, 이제는 진흥제의 밀지까지... 이 신령스런(?) 무기들이 덕만공주를 여왕으로 만들어 가는 카드들로 극진히(?) 대접받는다는 것은 조금 못마땅하네요. 미래 여왕으로서의 자질과 지략, 책략을 보여주기 보다는 신령스런 물건들을 100% 활용하는 작은 그릇같아 보여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덕만공주는 미실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쓸 생각입니다. 덕만공주의 카드란 소화가 미실의 비밀방에서 가지고 나온 진흥제의 칙서, 즉 미실을 척살하라는 밀지였지요. 이 밀지가 공개되면 덕만공주는 지방귀족들과 궁의 모든 부서에서의 실권을 장악할 수 있는 명분과 대의를 가지게 되고, 미실은 정권을 찬탈하려한 대역죄인으로 몰아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덕만공주는 이 밀지를 비담에게 가져오게 합니다. "너에게 어떤 은밀한 일도 완전히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덕만공주의 말에 아이처럼 좋아하며 달려갔던 비담은 밀지를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스승 문노에게 어린 시절 저질렀던 일로 마음에서 내쳐졌고, 삼한지세의 주인으로 선택 받지 못했던 이유는 문노로 부터 믿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누구도 믿지 못했고, 누구에게서도 믿음을 받지 못했던 비담은 덕만공주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말 한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합니다. 그런데 비담의 행복은 너무도 짧게 무참히 깨지고 맙니다. 미실을 죽이라는 진흥제의 칙서를 읽고 경악하는 비담은 어쩌면 미실보다 더 가련한 운명 을 가지고 태어났는지도 모르겠어요.  
'왜 진흥제는 미실을 죽이려 했을까? 미실은 왜 이 밀지를 없애지 않았을까? 거사를 앞두고 왜 자신을 청유를 보내려고 했을까?' 혼란에 빠진 비담은 대야성에 잠입해 미실을 만나러 갔지요. 목에 칼을 들이 댄 비담을 향해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며 미실이 묻지요. "어찌왔느냐? 덕만이 나를 암살하라 보낸 것이냐? 아니면 연모하는 이를 위해 공을 세우러 온 것이냐?"
비담은 가슴에서 밀지를 꺼낼 듯 말듯 하며 미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다고 합니다. "어찌 그날.... 그날 왜 염종에게 청유를 보내라 하신 것입니까?" 비담이 "그날" 하며 말을 삼킨 것은 그날 진흥제가 죽은 날, 설원공으로 받았던 진흥제의 밀지를 없애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밀지를 꺼내기를 주저하였기에 청유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만 묻고 맙니다. "방해가 되니까"라며 태연하게 웃는 미실에게 비담은 분노폭발 일보직전입니다. "방해? 그 초라하지 않은 당신 꿈을 이루는데..?"
그런 비담에게 미실은 알 듯 모를듯 묘하게 대답을 하였지요. "그렇게 되는 건가?" 비담은 그동안 꾹꾹 참았던 말을 기어이 뱉어내고 맙니다. "난 항상 방해가 되는군. 당신 꿈을 이루는데... 그러면 또 버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죽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분노와 서러움에 목이 메인 비담의 울먹임에 미실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그 실수때문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비담의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실수였다는 말에 비담은 가슴에서 서첩을 꺼내며, 어째서 이걸 가지고 있었느냐고 물으려는 찰나에 보종랑과 미생랑이 들어오는 바람에 진흥제의 밀지는 비담 가슴팍에 쏘옥 들어가 버렸지요. 아마 제 추측이지만 미실이 반쯤 나온 빨간 서첩을 봤을 것 같아요.
미실은 실수였다며 비담 가슴에 대못을 쾅쾅 박았으면서도 비담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미생공과 보종랑이 칼을 들었을때 미실은 멈추라며 미생공과 보종랑의 칼을 거두게 합니다. 물을 것이 있어 온 손님이라며 비담에게 "가거라, 어서" 라며 비담을 보내준 것이지요. 이런 돌발적인 행동에 비담도, 미생공도 보종랑도 놀랐지요. 비담을 보내고 미실은 세종공과 하종공, 그리고 보종랑에게 비담이 아들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길었던 세월 한번도 아들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비담을 미실 스스로 아들이라고 말을 한 것이지요. 이는 미실에게나 비담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에요.

설원공에게조차 버린 자식이라며 소용없다고 했던 미실이 이제와서 왜 아들로 공식적으로 인정했을까요? 미실은 난이 실패로 끝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거사를 일으키려고 마음 먹었던 때부터 이미 알았을 지도 몰라요. 우리가 하려는 일이 실패한다면 하면서 비담을 언급했었던 것은 미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물려줄 후계자로 비담을 지목했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 예고편에 미실과 설원공이 끝말잇기를 하는 듯한 대사가 있었어요. "지킬 수 없는 날에는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에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에는 그날 죽으면 그만이네" 라는 대사가 나왔는데요, 이 대사는 설원공에게는 항복을, 그리고 자신은 죽음을 택해야 한다는 함축적인 말이겠지요. 설원공은 미실을 따라 죽을 수 있는 인물이에요. 그런데도 항복하라고 합니다. 누구를 위해서요? 네, 비담을 위해서 입니다.
설원공에게는 목숨을 구걸할 이유가 없지요. 미실의 죽음이 곧 자신의 죽음이니까요. 그런 설원공이 소복을 입고 백기투항한 것은 덕민공주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충성을 맹세하기 위함은 아니었을 겁니다. 미실이 설원공에게 비담의 후견인이 돼 줄 것을 당부했겠지요. 그게 미실이 설원공에게 내린 마지막 명령이었을 거구요. 세종공, 하종공, 보종랑에게 비담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힌 것 역시 비담의 세력이 되어주라는 의미겠지요.
비담은 자신을 살려 보내는 미실을 보며 다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청유를 보내려 했고, 잠입했던 자신을 살려보내려 했던 미실의 마음, 그것은 한 번은 버렸지만 두 번은 버리지 않겠다는 미실의 강한 모정이었음을 알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실의 입을 통하지 않더라도 비담은 미실이 왜 그 밀지를 보관해 왔고, 그것을 자신에게 전하려 했던 마음을 읽게 되겠지요. 목숨을 바쳐 지켜온 신국이 미실을 버린 것, 권력의 비정함을 자신에게 가르쳐 주려 했음을요. 그리고 미실의 목숨이었고, 모든 것이었으며, 인생이었던 신라를 주고 싶어한다는 것을요.
"어떤 때는 아이같아. 그리도 좋으냐?"라고 덕만공주가 말했지요. "예, 공주님께서 절 믿어주시니까요" 라고 해맑게 웃음을 지었던 비담은 더 이상 예전의 비담이 될 수 없겠지요. 버림받아야 했던 미실의 분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또한 미실이 자신을 그토록 살리려 했던 이유를 알았을 테니까요. 두 번 버리지 않으려 했던 어머니 미실의 마음을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미실의 못 이룬 꿈이 자신의 꿈이 돼 버렸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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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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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eignman 2009.11.10 14: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습니다. ㅎㅎ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생각 나는군요.
    이곳 날씨는 좀 꿀꿀합니다.
    그쪽 날씨는 잘 모르겠지만 즐거운 하루 되세요. ^^

  3. 광제 2009.11.10 15: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누리님~~

  4. gemlove 2009.11.10 15: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헐 어뜩해요.. 여기저기서 리뷰들 보다가 보지도 않았는데, 내용이 머리속에 그려져요 ㅋㅋ

  5. kate 2009.11.10 15:59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에 비담이 덕만에게 사실을 밝힐지가 무지 궁금합니다. 오늘 알게되겠죠?

  6. rooy 2009.11.10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의 모정이 느껴져서 눈물이 날뻔 했다는..ㅜㅜ

  7. 빨간來福 2009.11.10 16: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는것 같네요. 다운을.....ㅎㅎ

  8. 테리우스원 2009.11.10 17:32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흥미를 더하는 드라마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교훈도 있더군요
    즐거운 시간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9. 마음정리 2009.11.10 19: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과 비담을 보면 왠지 가슴이 아런하네요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화요일 즐겁게 신나는 날이 되도록 합시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화이팅^^

  10. 나만의 생각 2009.11.10 19:29 address edit & del reply

    애인을 먼저 구하면 그 애인은 자신을 먼저 택한 남자가 고마워 남자의 엄니의 손을 잡고 나올 것이고, 엄니을 먼저 구하면 아들의 효성에 감복 하여 애인의 손을 잡고 나올것...
    새상만사 생각 하기 나름 ㅎㅎㅎㅎㅎㅎ

  11. 2009.11.10 21:3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보링보링 2009.11.10 21: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구...슬퍼지는 글입니다..전 비담이 좋은데..ㅠ.ㅠ비담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요..ㅠ.ㅠ

  13. 어제 .. 2009.11.10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드문드문 봐서 잘 이해 안됫엇는데 이해가 확 되네요 ㅎ 비담 비극의 주인공ㅎㄷㄷ..

  14. 와우 2009.11.10 23:15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보다가 자고..오늘은 별로여서 컴하면서 보고....했는데 님 글 읽으니까 싸악 정리되네요....넘 잘쓰신다.

  15. 드라마 싫어 2009.11.10 23:34 address edit & del reply

    난 이래서 드라마가 싫어...
    사람을 마구 죽인 미실이 아들에 대한 모정 하나 드러냈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동정을 사다니...
    미실이 실제로는 어떻게 살았는지 아세요..?
    자살 안하고 제 명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답니다...
    현실과 드라마는 달라도 너무 다르죠,,,,,,,,,,,

  16. 미실의시대 2009.11.11 00:14 address edit & del reply

    안타깝네요 미실의 시대정말 잘보았습니다. 드라마상의 미실은 참으로 배울것이 많았습니다..
    참으로 여운이 많이남는 미실의 시대였습니다. 안타까우면서도 서글픈..

  17. 선덕여왕최고조에이른 2009.11.11 00:29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미실의 마지막편이라서
    드라마를 봤더군요
    저도 당연히 봤고 울었습니다 엉엉ㅠ
    근데 저랑 엄마랑 추측했는데
    그게 님이 추측하신거랑 같아요
    다만 마지막부분은 이해가 안갔었는데 이제 이해가 가요ㅠ
    암튼 미실이란 인물 그리고 그 미실을 연기한 고현정씨는 최고에요!
    그리고 제가 이제까지 명성황후를 연기했던 이미연씨 다음으로
    존경하는 배우가 되었네요ㅎ
    고현정만세~

  18. 당황비담.. 2009.11.11 03: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이 띵~한 진짜 이유..


    진흥왕과 미실사이에는 자식이 4명이 있었고
    진지왕과 미실의 사이에는 비담이 있었고
    진평왕과 미실사이에는 공주가 1명 있었으니

    비담은 진지왕이 할배고 미실이 엄마지만
    진평왕이 진지왕 동생이니까 할아버지쪽으로 따지면 진평왕이 삼촌이 되기도 하고
    엄마가 진흥왕의 자식들을 낳았고 자기도 낳았으니까
    엄마쪽으로 보면 아버지인 진지왕과 진지왕의 동생 진평왕과 씨다른 형제이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비담이 우울한 거임...


    근데 설원랑의 가계가 나는 더 헷갈리더군요..흑
    구리지와 구리지의 아내, 금진, 설성....
    뭐 어쩌라는건지..

  19. 굿 2009.11.11 03:1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잘 쓰셨읍니다..ㅎ
    미실과 비담 이 두 인물이 성덕여왕을 몰입하게 만드는 케릭터라고 봅니다.
    모자간에 적으로 만났다가 결국에는 같은 길을 가게 되는 상황... 소설을 원작으로 둔것도 있지만 엠비씨가 사극은 감질나게 잘 만드는거 같네요

  20. 홍E 2009.11.11 05: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화살이 소엽도 때문에 박히지 않았을때 저는 조금 유치했었어요 ㅡㅡ;;
    아 ...어제가 가장 중요한편인데 보지 못했으니 ㅠ.ㅠ
    미실죽었다고 친구한테 문자까지 왔는데 ;;;;

  21. 빨간來福 2009.11.12 10: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네 꾹 눌렀어요. ㅎㅎ

2009.11.09 13:49




뜨거운 관심과 궁금증이 더해가는 미실의 최후에 대해 자살로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말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기사를 보니 미실이 유리잔 연주를 하면서 깨뜨린 장면이 미실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유리잔이 부숴지듯이 옥처럼 찬란하게 부숴지고 싶어하는 미실의 바램을 들어주려나 봅니다. 저 역시 미실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미실의 강한 자존심으로 보아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여태껏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짐이 없었던 미실이 사약을 받아 피를 토하며 눈을 부릅뜬채로 죽어가는 모습도 상상하기 싫고, 더더욱이나 화살이나 칼에 맞아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 역시 보고 싶지는 않네요. 미실에 대한 드라마에서의 애정이 커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최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50회에서 미실의 최후 장면이 나오겠지만, 궁금해서 저의 호기심을 못이기고 미실의 죽음을 상상해 봤어요. 작가님의 생각도 엿보고 싶었구요.
여기서부터는 제가 상상으로 그려보는 미실의 마지막 모습이에요. 사실 미실의 죽음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보니 오전에 산책을 나갔다가 잠시 떠올려 본 생각입니다. 화살의 행방에 대해서는 <미실이 쏜 화살, 비담에게로?> 라는 글에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폈었는데 내일이면 밝혀지겠지요. 

화살을 쏜 후 미실은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곁에 있던 설원공 혹은 칠숙이 미실을 호위하며 미실새주는 궁을 탈출합니다. 미실은 자신의 피난처를 근거지로 배수진을 치고 덕만공주와 격전을 준비하겠지요. 참, 문제의 빨간서첩이 공개되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예상했던 대로 진흥왕이 설원공에게 내린 밀지임이 밝혀졌습니다. "신라의 적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 는 내용이었지요. 그리고 예고편에서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임무를 맡기는데 숨겨둔 밀지를 찾아 행하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덕만공주가 비담에게 미실을 죽이라는 명을 내린 것은 비담의 출중한 무예를 믿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유신랑이나 알천랑은 공주를 호위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아야 하니 딱히 비담밖에는 인물이 없었을 거고요. 소화는 죽으면서 끝내 비담이 미실의 아들임을 밝히지는 않고 죽었나봅니다. 극적 상황을 위해서 입 꼭 다물고 가셔야 했겠지만요.
비담이 덕만의 명에 따라 밀지가 숨긴 곳을 파보니 놀랍게도 미실을 척살하라는 진흥제의 명령을 보게 됩니다. 아무리 자신을 버린 어머니라고 하지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죽여야 하는 비담은 충격에 휩싸이고 고민합니다. 주군으로 모시겠다는 덕만공주의 명을 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머니를 자기 손으로 죽일 수도 없을테고, 비담의 운명은 너무 가혹해 보입니다. 황후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지만, 비담은 미실과 청유를 갔을때 칠숙의 부축을 거부하고 팔짱을 끼던 그 따스한 손길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목숨을 다해 지켜주라던 마음속의 정인 덕만공주의 명을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덕만공주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겠다는 말도 못하겠지요. 미실이 어머니임을 밝혀야 할테니까요.
저는 비담이 결국 미실을 암살하기 위해 미실의 은신처로 갈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죽이고자 했든, 아니든 어쨌든 비담과 미실의 마지막이 될 만남을 제작진이 마련해 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비담은 숨은 잔재주가 많은 인물이에요. 예전에 문노가 염종을 만나러 노름장에 갔을때도, 발소리 하나 내지않고 잠입해서 문노와 염종의 이야기를 들었던 비담이잖아요. 담을 타든 벽을 기어 오르던 비담은 미실의 은신처에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때 미실은 비장하면서도 생각에 찬 모습으로 테이블에 앉아 있을 거에요. 미실은 침입자가 있음을 한눈에 눈치채겠지요.
미실은 비담이 자객으로 왔음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미실이 바라는 바였기도 했지요. 지난 번 글 <비담에게 남기는 미실의 유언>에 미실이 빨간서첩을 가져오라고 한 이유에 대해 두가지 정도를 언급했었는데요. 하나는 미실이 비담에게 자신을 죽여 공을 세우고 비담의 지지기반을 다져주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목슴을 바쳐 지켜온 신라가 결국은 자신을 토사구팽하려 했음을 충고해 주려고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에는 자신을 버리려 한 신라와 황실을 기억하라는 데에 무게를 더 실었었는데요, 오전에 산책하면서 퍼뜩 스치는 생각이 설원랑에게 "예, 비담입니다" 라고 했던 말이 설원랑에게 내려졌던 명을 비담에게 대신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밀지는 소화에게 도둑맞아 버렸고, 비담이 자객으로 와줘서 미실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자신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든 전하고 갈 수 있게 되었을 테니까요. 미실은 결국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고 자신 역시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비담이 미실의 목에 칼끝을 겨냥하는 장면이 49회 엔딩장면이 될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50회에 죽어야 하니까요.
미실은 비담의 방문에도 초연하고 담담합니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자애롭고 부드러운 미소로 비담을 바라 봅니다. 비담은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를 죽여야 한다는 갈등과 난을 일으킨 수괴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을 버렸던 비정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감정을 폭발하면서, 눈은 이글거리고, 마슴은 슬프고, 손은 부르르 떨겠지요. 비담은 미실을 죽이는 것을 주저합니다. 아무리 냉혈한이라 할지라도 어머니를 단칼에 베어 버릴 패륜아는 아닐테지요. 선덕여왕에서 그런 패륜적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 같지도 않고요.
미실은 담담하게 웃으며 비담과 미지막 대화를 나눕니다. 비담의 야망에 대한 당부일 거라고 생각해요. 미실은 조금만 더 일찍 꿈을 꾸었었더라면, 조금만 일찍 혈통과 여인이라는 껍질을 깨고 나왔더라면 시대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음을, 그리고 자식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회한과 미안함을 표현하겠지요.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가 될 정면이기에 대화내용도 상상하고 싶지만, 작가님의 화려한 언변을 따라갈 수 없어서 그대로 옮기기에는 정말 제 머리로는 무리네요. 한가지 미실이 비담에게 '미안하구나'라는 말은 하지 않을까 싶은데, 미실 성격상 그 말마저도 삼켜버릴 수도 있겠지요. 그저 눈빛으로 말할지도요. 아마 비담은 미실에게 이런 말을 할지 모르겠어요.
"미실새주님, 초라한 꿈따위는 그만 내려놓으시라고 했잖습니까?" 그런 비담에게 미실은 "그럴 수 없었다. 그게 이 미실이니까. 그리고... 너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 네 손에 죽게 되어 다행이구나" 라는 말을 할 지 몰라요. 하지만 비담은 주저합니다. 그런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비담은 잽싸게 몸을 피해 버립니다. 설원공 혹은 칠숙이 들어와 미실새주에게 "누구와 함께 있었습니까?" 라고 묻지만 미실은 "아닙니다" 라며 비담이 사라진 방향을 한번 돌아볼 뿐 발설은 하지 않습니다.
다음 장면으로는 미실의 산보가 이어질 것 같아요. 안개가 자욱한 새벽길에 혼자 나선 미실은 상복을 입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아주 천천히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혼자서 말이지요. 미리 본 미실의 마지막 의상이 공개되었는데 상복을 입고 있더라고요. 까만 상복은 미실이 직접 입었을 것입니다. 자살을 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요. 상복을 입은 미실은 천천히 치마자락을 사그락 거리며 산길을 올라갑니다. 비담이 미실을 몰래 따를테고요. 

어느 지점에 와서 미실새주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없이 허공을 향해 바라봅니다. 저 멀리에는 그토록 사모했던 사다함이 손짓을 하고, 그 뒤에는 자애로운 표정의 진흥제, 그리고 문노공이 웃으며 오라는 손짓을 합니다. 꿈에도 그리운 얼굴 사다함을 본 미실은 한 발자욱 발을 내딛습니다. 그때 비담이 "미실새주, 안됩니다" 라며 비호처럼 나타나 미실을 붙잡지요. 비담에게 미실은 가까이 다가섭니다. 예전 천명공주나 춘추공을 안을 때 처럼 자애로우면서도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아니 한없이 미안해 하는 자책감을 실어 비담을 쳐다보고는 비담을 안아주지 않을까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로 돌아가서 말이에요. 아, 눈물 나네요. 
그리고 비담의 귀에 속삭이듯 "비담아, 내 아들... 널 버린.... 이... 어미를 ...미안하구나. 너는 나처럼 초라한 꿈을 꾸지 말고 큰 꿈을 꾸거라" 라며 등을 한번 쓸어줍니다. 그리고 비담을 안았던 손을 풀고 순식간에 사다함이 손짓하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립니다. (사실 이 장면은 예전 대장금에서 악녀역을 했던 최상궁이 어린 시절 댕기를 잡기위해 손을 내밀면서, 실족사했던 장면을 떠올려서 상상해 본 것이기도 해요. 대장금을 집필했던 작가셨으니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어 비담의 멍한 표정이 이어지고, 비담은 정신없이 산비탈을 굴러 내려가 쓰러진 미실을 안아 세웁니다. "안 돼요, 어머니" 한번도 불러보지 못한 그 이름, 어머니를 비담은 애타게 부르며 울고, 미실은 숨이 넘어가면서 "비담아, 내 아들... 어미를 ...용서...꿈을 이루거라" 라며 미실은 조용히 눈을 감고 손을 떨구지요.
이어 흐느껴 우는 비담의 오열이 이어지면서 미실의 불꽃같았던 대서사시 막이 내립니다. 비담은 미실새주의 주검을 혼자서 처리합니다. 스승 문노의 돌무덤처럼 소박하고 간소하게 말이지요. 누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에 무덤도 비석도 흔적도 없이 미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마야황후의 저주처럼요.
"네 이년! 네 년이 죽을 것이다. 네 년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 먹어도 먹을 수 없고, 살아도 살 수 없고, 송장처럼 지내다가, 비명을 질러도 소리가 나지 않은채로 죽을 것이다. 비석도 없이, 무덤도 없이, 흔적도 없이 죽으리라 네 년의 이름은 역사에 단 한줄도 남지 않으리라"

찬란히 옥처럼 부숴져 버린 미실의 죽음을 보고 비담은 후일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이것이 앞으로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너무 궁금해서 써 본 상상이니 그저 재미로 읽어 주세요. 미실의 죽음은 우리 함께 본방송에서 확인하시자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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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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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hristian,park 2009.11.09 18: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봤습니다~~!!
    오늘 내일 선덕여왕~~ 기대가 크네요~~!!!

  3. 음.... 2009.11.09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머하시는 분인지.... 작가분과 친분이 있으신분인지~
    아니면 작가분이신지 ㅎㅎ 지망생이신지~ ㅎㅎ 전 줄거리를 읽는줄알앗더니..
    예상이엇다니 ㅎㅎ

  4.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1.09 18: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업하시라니깐요.
    얼른얼른 준비하고 이력서도 내고 하세요 ㅎㅎㅎㅎ

  5. skagns 2009.11.09 19: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정말 저와는 차원이 다르시군요~
    전 상상을 해도 수학 레포트 쓰듯이 딱딱한데
    정말 전 진짜인줄 알고 봤어요~ ㅋㅋ
    정말 미실다운 최후를 맞이했으면 좋겠어요.
    전 개인적으로 자살은 정말 싫어요~ ^^
    잘 보고 갑니다.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인데
    항상 조심하시구요~!

  6. 이렇게 2009.11.09 19:23 address edit & del reply

    아름다운여왕이 우리나라에 실제존재하면

    얼마나좋을까요!

    ㅎㅎㅎㅎ

  7. Reignman 2009.11.09 19: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드디어 하차하는군요.
    섭섭합니다.
    마지막 사진 배우 윤유선인가요?
    정말 대단한 표정연기네요..

  8. 엘고 2009.11.09 20: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하차라 더욱 긴장감있게 볼거같아요
    명쾨한글 잘보고갑니다~즐거운 한주되세요^^

  9. 국경민 2009.11.09 20: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어느 예고편보다 사람을 설레고 기다리게 만드는 글인것 같습니다. 선덕여왕 작가만큼 이 드라마를 보는 혜안이 있으시군요, 부럽습니다 ㅋㅋ

  10. 체리블로거 2009.11.09 21: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궁 미실이 가네요.... 쩝.... 어떻게 죽든 미실이 없는 선덕여왕은 허전할 듯...
    이제 덕만의 라이벌은 누가될까요?

  11. 표고아빠 2009.11.09 23:0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아 오늘 이걸 못보고 마는군요.
    대신 더 재밌는 아리툰님댁에서 초록누리님 뵐 수 있었답니다.
    정말 아름 다우시던데요 ㅎㅎ
    많은 분들이 하시는 고민들 비슷하시더라구요
    지난번 말씀 드렸던 부분도 그곳에서 봤구요
    아무쪼록 가족분들 모두 그곳에서의 좋은 시간들 되시구
    잘 돌아오시길 기도합니다.

  12. 라니 2009.11.09 23:42 address edit & del reply

    방금 49회가 끝나고 이제야 포스팅을 봤는데, 오늘까지의 내용은 님의 예상대로 되진 않았네요.
    조금 냉정하게 제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님이 쓰신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면 전 선덕여왕 제작진에게 실망할 것 같아요.
    님의 상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제가 평하는 게 우스울 순 있지만,
    비방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요.
    님의 예상은... 너무 뻔한 드라마 스토리같은 전개라 미실답지 않네요.
    비담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도, 평생 살아온 날들을 돌아봐도
    조금 더 냉정하고 담담하게, 군말없이 깔끔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어요.
    절벽에서 문노가 웃고, 진흥제가 웃고...
    특히나 "네 손에 죽을 수 있어서 좋구나." 이런 건 전혀전혀 미실답지 않은 것 같아요.ㅎㅎ

  13. 보링보링 2009.11.09 23: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정말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면 어떨까~싶기도하네요~ㅎㅎ
    전 오늘도 선덕여왕을 못봐서..^^;;;재방으로라도 미실의 죽음은 봐야겠죠ㅎㅎ

  14. 높새 2009.11.10 00:29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나중에 비담의 난이 일어나는건가? ㅋㅋㅋ

  15. gemlove 2009.11.10 01: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힝... 오늘 집에 늦게 들어와서 선덕 여왕 못봤어요 ㅠㅜ 재방송 보자니 담주까지 기달려야 하고 ㅠㅜ

  16. montreal florist 2009.11.10 03:26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기대됩니당. 재밌겠어여

  17. 라라윈 2009.11.10 03: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여왕 제대로 못 봤는데... 벌썬 끝나다니.. 아쉬워요..
    담에 재방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보고 싶은 드라마에요...

  18. 니메리아 2009.11.10 08:25 address edit & del reply

    글쓴이님 글만 보고 눈물나올뻔 ;ㅁ; 아 미실 정말 안타까워요 ..

  19. pennpenn 2009.11.10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독자들이 엄청 많군요~
    잘 보고 갑니다.

  20. 2009.11.10 19:0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날아라뽀 2009.11.12 00: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미실이가 드디어 죽음을 맞이 했군요.ㅠ

2009.11.08 15:27




선덕여왕 48회에서 덕만공주가 공개추국을 받기 전날 미실과 덕만공주가 독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두 사람이 입도 뻥긋하지 않고 마주하는 장면만 보여주고 말았지요. 공개추국을 요구하며 제발로 미실을 찾아 온 덕만공주와 미실 사이에 어떤 대화가 있었던 걸까요? 이 장면은 후일 덕만공주나 미실의 회상장면으로 나오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마 미실과 덕만공주와의 마지막이 될 정치논쟁 혹은 탐색전이 되겠지요. 이미 미실의 최후가 예견된 상황이니 화살을 날린 미실과 덕만공주가 이렇게 비공개 대화를 할 일은 없어 보이니까요.
덕만공주와 미실이 독대하는 장면은 비록 짧게 지나가버렸지만, 그 장면은 두 사람이 매우 의미심장한 정치적 논쟁 혹은 협상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실이나 덕만공주가 독대를 나누눈 싯점은 누가 승기를 잡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지요. 
미실의 입장에서는 덕만공주를 사고사로 위장해서 죽이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고, 더구나 공개추국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정국은 혼란에 빠지는 불리한 상황에 처했지요. 또한 귀족들의 입장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덕만공주가 가진 군사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덕만공주의 입장 역시 모 아니면 도의 입장이지요. 거사를 위해 유신랑과 세운 작전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미실의 힘이 월등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덕만공주는 자신이 주사위가 되어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왔습니다. 장기판의 말로서요.
덕만공주나 미실이나 둘 중 한 사람은 죽어야 이 전쟁이 끝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미실새주에게는 덕만공주가 궁에 나타난 바람에 명분이 춘추에게 기울어질 거라는 정치적 부담도 가지게 되었지만, 그것은 차후의 문제겠지요. 두 사람 중 누군가는 끝이 날거라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덕만공주나 미실은 공개추국전에 분명 정치적 협상을 했을 것입니다.
미실은 정변이 실패할 경우 세종공을 비롯해서 설원공, 하종, 미생공, 그리고 자신을 따른 화랑들과 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덕만공주 역시 연금상태에 있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춘추, 유신랑, 비담, 알천랑, 용춘공, 서현공과 자신을 지지한 화랑들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요. 미실역시 반란에 실패할 경우 반란의 주모자와 그 수하들은 참수당하고 9족이 멸문지화를 당할 것임을 모를 턱이 없겠지요. 덕만공주 역시 같은 입장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실과 덕만공주는 모종의 정치적 협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덕만공주의 공개추국일 전날 두사람이 가진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을까요? 저는 크게 두가지 주제가 오고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정치에 관한 논쟁이었을 것이고, 두번째는 자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덕만공주는 미실새주에게 이렇게 따졌을 것입니다.
"미실새주답지 않은 방법이었습니다" 미실 새주는 코웃음을 치며 물었겠지요.
"저답지 않았다?"
"미실새주는 대의를 거스리지 않았습니다. 헌데 이 방법은 미실새주 답지 않았습니다". 
"예, 인정합니다. 이 미실답지 않은 방법이었어요. 허나 이 미실도 공주님 덕분에 깨우쳤습니다. 시대는,, 대의는 기다린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요. 저는 황후가 되겠다는 작은 꿈을 깨지 못해 큰 꿈을 꿀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헌데 공주님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미실새주는 신국을 위한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그런 새주에게 대의가 있겠습니까?"
"허허, 대의라... 이 미실은 대의를 알았으나 여인이었기에... 성골이라는 혈통에 가로막혀 대의를 품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허나 공주님께서, 그리고 춘추공께서 가르쳐주지 않으셨습니까? 이 미실은 꽃다운 나이에 궁에 들어와 진흥제를 보필하며 무수한 전쟁을 치뤘고, 전장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목숨을 바쳐 지켜온 신국은 저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습니까? 그깟 황후자리가 뭐라고 황후자리에도 앉혀주지 않았습니다."
"허나, 미실새주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목숨을 걸고 미실새주와 싸울 것입니다"
"그러셔야지요. 저도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누가 죽을지는 내일이면 알겠지요"
"하여, 미실새주께 청이 있습니다. 미실새주께서 들어주셔야 겠습니다. 이 싸움은 저와 미실새주의 싸움입니다. 해서 미실새주가 이기고 제가 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기고 미실새주가 질 수도 있겠고요. 하여 희생자는 미실새주와 저 둘중에 한 사람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진흥대제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을 얻는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된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호기만으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미실도 진정 사람을 얻고 싶어졌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공주님께서도 혹여라도 이기신다면 제 사람들을 거둬 주시겠다고 약조해 주시지요"
"네, 약조드리겠습니다. 제가 이긴다면요"
이런 대화를 한 후 덕만공주는 자리에서 일어서 나가려고 하겠지요. 이때 미실새주가 "공주님, 이기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을테지요. 그러면 덕만공주 뒤돌아서서 90도 각도로 올려준 속눈썹이 강조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정 미실새주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며 나가지 않았을까요?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의 처소에서 실로 길고 긴 밤을 보냅니다. 덕만공주는 천명공주가 남겨준 두동강난 옥빗을 꺼내 보며 "언니, 내일이야. 지켜봐줄거지" 라며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결연히 맞이하겠다는 장면이 이어졌고, 미실도 깊은 생각으로 뜬눈을 지샙니다. 그리고 운명의 날이 다가왔지요. 공개추국일.
대의는 덕만공주의 편이었고 계획이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음을 알게 된 미실은 결국 실패를 인정하며 활을 들었는데요, 활시위를 떠난 화살의 행방에 여전히 짐작하기 힘듭니다. 덕만공주를 향하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지만, 아무튼 화살의 행방과 미실의 최후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깁니다. 미실이 진흥제를 독살하려 했던 그날 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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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5
  1. Maldon J 2009.11.08 15: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낼모레에 고미실이 죽네요ㅠ

  2. gemlove 2009.11.08 15: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호 듣고보니 그럴 것도 같네요.... 낼 너무 기대되는데... 일단 화살 떡밥 하나는 내일 확실히 해결되니까요 ㅎ

  3. 영웅전쟁 2009.11.08 16: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활시위를 떠난 화살의 행방과
    미실의 최후를 기다리는 시간 ㅎㅎㅎ
    많이 공감합니다.
    내일 밤이 기다려 진다는 ㅋ
    건강하시게 잘 지내시길 바라면서...

  4. 탐진강 2009.11.08 20: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화살의 행방이 궁금하겠군요.
    이번에는 본방을 봐야 겠어요.^^;

  5.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1.08 22: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거의 들어 맞을듯한데요
    언제 들어오세요?
    작가로 취직하셔도 될 듯합니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캐나다가 빠른가요? 느린가요?ㅎㅎㅎ

  6. 태아는 소우주 2009.11.08 22:36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어찌 또 이런 글을 ..
    언제 쓰셨나용.
    대단하세요,.
    누리님 부지런하시고, 항상 너무 대단하셔서 할 말을 잃습니다.
    덧글 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랍니다.
    내일 꼭 보고 또 얘기하기로 해요.
    저도 이제 7탄 썼답니당

  7. 아르테미스 2009.11.08 23:30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드뎌 낼밤 하는군요~
    기대됩니다~^^

    오늘은 수상한 삼형제를 봤구요~
    웃어요??? 뭐 것두 쪼매 봤네요~
    이상하게 오늘은 바빴는데, 볼 시간은 생겼네요 ^^;;;
    저에게 드라마 리뷰는 넘 힘든작업 같아서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그래서 부러워용~ㅎㅎ

  8. 핑구야 날자 2009.11.08 23: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을 얻는자가 천하를 얻는다... 늦은밤이지만 드라마를 다시 찝어주어 감사드립니다,.

  9. labyrint 2009.11.08 23: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일이 기다려지네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0. 드자이너김군 2009.11.09 01: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아.. 정말 저 화살.. 저화살 때문에 어찌나 궁금하던지.. 드디어 내일 입니다. 내일! ㅋ

  11. 빨간來福 2009.11.09 01: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을 선덕여왕 작가로 보냅시다...... 와 와 와!!!!

  12. 좋은사람들 2009.11.09 06: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이승기 때문에 복창 터지는 줄 알았어요;ㅋ
    똥고집도 그런 똥고집일줄이야.ㅋㅋ
    뭐 맛나긴 했으니 다행입니다만.^^

    초록누리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3. PinkWink 2009.11.09 07: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이네요....
    정말... 기다려집니다.. ^^

  14. 하결사랑 2009.11.09 09: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오늘 정말 기대됩니다.
    끝날날이 얼마 남지 않아 너무 아쉬워요.

  15. 한수지 2009.11.09 13: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 죽으면 거의 끝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