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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0 찬란한 유산: 고은성과 아버지의 상봉, 왜 공항이었을까 (23)
2009.07.20 12:46




찬란한 유산 26회를 시청하고 나서 한동한 먹먹해져 있었습니다. 26회에서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려서 정신을 못차렸다고 해야할까요? 한마디로 26회 찬란한 유산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면서 감정이 마구 뒤섞인 기분이었습니다.
고은성, 선우환, 박준세, 유승미, 장사장, 백성희 등 모두에게 만남과 이별, 슬픔과 기쁨이 파노라마처럼 교차되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오해를 벗은 은성은 은우를 만나기 위해 환과 이별을 해야 하고, 이제 막 사랑이 시작되려나보다 설레였던 환은 은성이 떠나버리고, 아버지와 화해로 마음의 짐을 던 준세는 은성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야 합니다. 한편 은우를 발견한 승미는 엄마의 용서받지 못할 죄를 확인하고 환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사장해임안부결로 승리한 장사장은 창업이래 함께 일해온 자식같았던 아들친구 오른팔 박이사를 떠나보내야 했고, 사방에서 옥죄어 오는 진실로 벼랑끝에 선 백성희는 은우라는 카드를 손에 쥐었습니다.
이렇듯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최후로 치닫는 백성희의 협박 속에서 정신없이 몰아치는 바람에 한마디로 어떻게 드라마를 봤는지조차 모를정도로 한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은우를 본 승미는 엄마 백성희에게 은우얘기를 합니다. 승미에게 은우 역시 기쁨과 슬픔이었습니다. 은성이 못지않게 승미도 은우의 행방이 궁금했습니다. 엄마가 대구 고아원에 은우를 버린 것을 짐작은 했지만, 직접적으로 엄마의 입을 통해 은우를 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승미는 결국 무너져버립니다. 자기와 환을 연결시키고자 했던 백성희의 모든 음모 속에 은우까지 포함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엄마가 은우를 버리고 왔다는 얘기를 들은 승미의 마음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니 이보다 슬픈 얘기가 없어보이더군요.
비록 은우를 낳은 친엄마가 아니었다고 해도 백성희는 자기에게도 뜨거운 피가 있다고 말합니다. 고아원 원장부부가 좋은 사람이고 안전할 거라 생각했었다는 거지요. 궁색하게 변명한 백성희의 뜨거운 피는 승미에게서도 설득력을 얻지는 못합니다. 승미도 친동생은 아니지만 7년을 은우와 한집에서 살아왔지요. 가족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직접 자기 엄마의 천륜을 버린 악행에 대해 얘기를 듣는 승미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이보다 잔인하게 아플 수는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승미는 환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승미가 드디어 환이라는 새장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는구나 하는 제3자로서의 기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승미의 한없이 안쓰러운 슬픔이 교차했습니다. 승미는 이제 환을 보내주고자 합니다. 오랜시간 함께 했던 첫사랑 환이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상자에 넣는 승미의 눈물에 함께 가슴이 아파오더군요.

승미가 환을 정리하려는 마음과 달리 백성희는 여전히 집착을 버리지 못합니다. 은우를 찾았다는 승미의 말에 절벽 끝에 매달렸던 백성희는 또다시 기회를 잡습니다. 백성희의 생존본능 가까운 악행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은우와 함께 은성을 미국으로 보내버리겠다는 것이지요. 백성희에게 마지막 기회이니만큼 모든걸 겁니다. 독차지했던 보험금도 은성, 은우의 몫으로 나눠주고 은우의 학교까지 알아보고 필라델피아행 비행기 티켓을 줍니다.
아무래도 은성이 있었던 뉴욕은 불안했겠지요. 자수를 하겠다는 고평중이 신분을 회복하면 연락을 할 수도 있고, 환이 뉴욕으로 가서 은성의 학교를 통해 연락처를 수소문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은성에게 익숙한 뉴욕이 아닌 필라델피아를 택하는 백성희의 치밀함은 악녀 수준을 넘어 지능적이네요. 물론 그녀의 말대로 뜨거운 피가 한방울 정도는 있으니 은우를 위해 좋은 학교를 찾았다는 배려도 했다지만, 결국 은성은 비행기 티켓을 받고 맙니다. 은성에게 은우는 어머니의 유언이었지요.


은우와 환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백성희의 협박에 은성은 은우를 택하고, 은성은 환과의 슬픈 데이트를 합니다. 기쁨에 들뜬 환의 모습과 이별을 준비하는 은성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두사람의 데이트 장면은 기쁨과 슬픔이 믹스된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모든 걸 정리하고 막 출국장을 빠져나가려는 은성을 붙잡은 환 앞에서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은성, 그리고 두사람 앞에 준세가 아버지를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죽은줄 알았던 아버지가 "은성아" 하고 나타나자 혼이 나간 듯한 은성의 표정으로 이번회는 끝을 맺었습니다.
이제 그간의 모든 음모와 진실들이 다 밝혀지고 은우도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승미의 손을 잡고 나타날지, 은성이 은우를 찾아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승미가 은성 앞에 데려다 줄 가능성이 커보이네요. 유승미를 어떤 식으로든지 속죄하는 모습을  통해 가련한 그녀가 용서받을 수 있는 최후의 선택, 그 하나의 길은 마련해 줄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26회 찬란한 유산 엔딩장면을 보며 한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은성이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장면을 왜 공항으로 선택했을까 하고 작가의 심중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준세의 레스토랑이나 선우환의 집에서의 상봉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예상이 어긋났지요.


왜 공항이었을까?
공항은 만남과 이별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기쁨과 슬픔의 상징적인 장소인게지요. 이번 26회에서 쭉 흐르면서 사정없이 맹펀치를 날려주었던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공항이라는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만남과 이별의 세련된 완성미를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세심한 피드백에 놀랐습니다. 즉 공항이 이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것을 기억해낸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바뀐 선우환과 고은성의 가방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준세를 만나게 된 것도 같은 날 공항이었습니다. 유승미가 공항에서 고은성을 외면했던 것은 은성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의 복선이었던 것이지요. 네사람의 인연과 악연의 시작이 공항이었던 것이지요. 공항에서의 만남을 시작으로 할머니와 고은성의 만남, 백성희의 은성을 밀어내기 위한 음모들, 유승미의 거짓말, 준세의 은성을 향한 사랑, 승미의 환을 향한 집착, 은성과 환의 사랑 등이 전개되어 왔던 것입니다.
은성이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장소를 굳이 왜 공항으로 선택했을까? 답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모든 문제가 시작된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긴박함, 긴장감을 유도하는 장소로서 공항은 좋은 장소였고요. 공항을 통해 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냄과 동시에 만남과 이별 또한 공항이라는 상징성을 이용하여 세련되게 정리를 해 주었던 것이지요. 

* 본문의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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