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기'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0.06.08 '동이' 사랑에 빠진 숙종, 꽃신의 의미 몰랐을까? (23)
  2. 2010.05.19 '동이' 장희빈의 눈물과 깨진 거울의 의미는? (17)
  3. 2010.05.12 '동이' 숙종의 연애의 기술, '사랑도 어명이다!' (34)
  4. 2010.05.05 '동이' 탐정 동이가 찾아낸 비밀암호, 청파가 뭐길래? (6)
  5. 2010.05.04 '동이' 몰입방해 하는 산만한 전개에 지친다 (21)
2010. 6. 8. 07:18




'꿈은 이루어진다' 어찌 되었든 장희빈이 오르고자 한 가장 높은 곳에 드디어 오르게 되었네요. 교태전의 주인, 중전의 자리, 한낱 이름없는 여인으로 살지 않겠다는 야망을 이룬 장희빈의 중전 책봉식은 그럼에도 검은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장희빈의 비리를 알고 있는 동이의 행적이 묘연하고, 동이가 살아있는 한 중전의 자리는 위태롭고 가시방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생일에 후궁의 품계를 하사하고, 장악원 악공들을 불러 사랑의 세레나데 연주까지 들려주었던 임금이 중전 대례복을 입은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숙종의 마음은 온통 없어진 천나인 동이에 대한 생각뿐이거든요.

내수사 서고에 잠입해 장희빈의 비리가 적힌 결정적인 증험을 찾은 동이는 또다시 위험에 빠졌지요. 장희재가 보낸 자객들에 의해 쫓기는 동이입니다. 궁궐 치안상태가 엉망이군요.;; 여하튼 궁궐을 빠져나가 서용기와 동문수학했다는 사헌부 나으리집을 찾아 증험을 건네지만, 꼬리가 밟히고 말았어요. 애꿎은 사헌부 나리집 가솔들만 도륙당하게 만들었네요. 동이가 꼭 살아서 무고한 희생을 밝혀야 할텐데, 이래저래 동이가 알게 되는 장희재와 장희빈의 죄목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증험을 손에 쥐고 도망가지만 동이는 표창에 맞고 말지요. 동이가 가려는 곳은 능행을 나간 임금님의 행차길이에요. 쓰러지고 일어나고 구르고, 표창에 맞은 상처가 욱신거려도 참고 달리는 동이입니다.
동이가 사경을 헤매면서 숙종을 만나기 위해 풀숲에 쓰러져 있는 시각, 능행나갔던 숙종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사냥도 즐기고 계십니다. 그런데 숙종의 사냥 목적이 딴데 있었나 봅니다. 번번히 사냥물을 놓치는 숙종을 보기 미안했는지 수행중이던 오윤이 그만하자는 말에도 고집을 부리시지요. "활이 이상한 것 아닌가?" 라며 괜히 연장탓도 해보고 말이지요. 숙종은 이번 사냥에서는 기필코 토끼라도 한 마리 잡아볼 참입니다. 토끼를 잡으면 토끼털로 동이에게 목도리나 하나 만들어 주고, 운좋게 사슴이라도 걸리면, 우훗! 꽃가죽신 당혜를 만들어 줄 생각입니다. "내 솜씨가 이래뵈도 날아가는 파리도 맞춘단다" 이런 풍도 좀 치면서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눈 먼 사슴 한마리가 숲에 앉아 있지요. 한 건 해 낸 숙종 만세까지 부르며 좋아 죽습니다. 한내관을 불러 "한양에서 제일 솜씨좋은 갖바치를 찾아서 사슴가죽으로 당혜(꽃가죽신)을 하나 지어올리라 하게" 라며 흡족해서 명을 내리지요. 상선영감 다 알면서도 모른척 시치미 뚝 떼고 물어보지요 "여인들이 신는 신 말입니까" 숙종은 급흥분해서 "내가 사슴을 잡았다고 하면, 어디서 그런 풍을 치느냐며 믿지 않을것이니, 신을 지어 주면서 내, 자랑을 좀 할려고 말이다" .
다시 확인사살 들어가시는 상선영감 왈, "그 당혜를 혹, 감찰부 천나인에게...?" 두 말하면 잔소리, 세 말하면 입 아프죠. "그래. 궐이고, 도성이고 하루종일 강아지 마냥 싸돌아 다니니 좋은 신이 필요할 게야". 그리고는 "꼭 곱고, 튼튼하게 지어 올리라 하게" 라고 강조, 또 강조하는 숙종이에요.
상선영감은 뭐가 그렇게 좋으신지 숙종보다 더 입이 귀에 걸려 웃네요. 대답도 우렁차게 "예"하시면서 말이지요. 지난 주에도 상선영감 빵빵 터뜨려 주셨는데, 진지하게 웃겨주시는 상선영감의 매력도 갈수록 더해 갑니다. 왕의 눈동자까지 읽어내는 최측근 내시이다 보니, 잘못 뽑으면 나라도 말아 먹는데, 상선영감 한내관은 숙종 마음을 잘 이해하고, 착한 듯 보여서 다행이에요. 유머감각까지 있으시고 말이지요.
그런데 동이에게 꽃신 안겨주며 으쓱 으쓱 자랑질 하려는 마음에 마음이 두둥실 떠있는 숙종에게 비보가 날아들지요. 내수사 서고가 홀라당 불에 타고, 그것을 감찰부 동이가 한 짓이라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에요. 오태석은 한 술 더 떠 역모로 까지 몰고 가려고 합니다. 황급히 궁으로 환궁하니, 모든 것이 동이와 포청 서용기가 장희빈을 음해하려는 목적으로 폐비 인현왕후의 일을 들쑤시고 다녔다는 의금부의 보고까지 받게 되지요. 동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숙종이지만, 정황상 딱딱 맞는 보고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에 빠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서용기를 찾아가지만, 동이가 없어졌다는 날벼락을 접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는 숙종이에요. 장희빈이 대비시해와 폐비 음모의 배후라는 증험을 찾아 내고도, 숙종이 장희빈을 애지중지 하는 마음을 알기에 동이도 말씀드리지 못했을 거라는 말에 숙종은 더 할 말이 없습니다. 동이가 사라져 버렸다는 말은 장희빈이 배후자라는 말보다 숙종을 힘빠지게 합니다. 
장희빈의 처소를 찾아 진실을 알려 하지만, 장희빈은 오히려 중전 책봉도 다 물리라며 더 강하게 나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부족한 탓이라며 현숙한 모습까지 보이니 숙종도 갈피를 잡지 못하지요. 장희빈에 대한 증험은 없고, 책봉식은 코 앞에 닥치고, 진퇴양난에 처한 숙종은 서종사관을 파직한다는 교지를 내리고 맙니다.
장희빈에게 "동이가 아무런 이유없이 너를 모함하려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장희빈은 한번도 전하를 속인 적이 없다고, 그것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이라고 말할 뿐이었어요. 숙종은 장희빈이 한 번도 자신을 속인 적이 없다는 말에 장희빈에 대한 믿음을 거두어 버립니다. 숙종이 아는 동이는 누가 표적이 되든 진실과 사실을 밝히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 아이였어요. 아무 의심없이 뒷조사를 하고 다닐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장희빈의 강한 부정은 오히려 강한 긍정처럼 들려옵니다. 하지만 증험을 가지고 있는 동이가 없어져 버린 것을 숙종도, 장희빈도 알고 있기에 문책할 수도 없는 숙종이지요.
동이에 대한 걱정으로 숙종은 중전책봉식도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 눈에 촛점을 잃은 모습이에요. 숙종은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싶습니다. 오랜 시간 믿어왔던 장희빈이 그토록 간교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동이가 궁궐에 없다는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궁궐 어디에서인가 팔랑거리며, 강아지마냥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숙종입니다. 장희빈이 간악한 흉계를 꾸몄든, 동이가 증험을 찾았든 말든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살아있는 풍산이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장희빈의 중전 책봉식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머리 속에는 오로지 동이 생각뿐입니다. 능행 다녀오던 길, 아득히 멀리서 동이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숙종은 잠도 이루지못하고 대전에서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고민이 아니라 실은 동이에 대한 걱정으로 애가 타는 숙종이에요. 그런 숙종에게 상선영감이 당혜를 들고 오지요. 곱게 잘 만들어진 꽃신을 보니 동이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 숙종입니다. 어디에 있는지,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고 빌고 또 비는 숙종입니다.  
그런데 숙종은 당혜의 의미를 알고 있었을까요? 당혜(꽃가죽신)는 청혼의 의사를 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숨어 있어요. 숙종이 당혜를 주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몰랐을까 싶어요. 상선영감이 천나인에게 줄거냐고 활짝 웃는 것을 보면, 상선영감도 남자가 꽃신을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예쁘고,튼튼한 꽃신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숙종의 마음 깊숙이 동이가 사랑으로 자리했나 봅니다. 숙종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꽃신을 지어주고 싶은 마음도 처음이고, 남자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지는 아이도 처음이에요.
임자잃은 꽃신을 어루만지는 숙종의 마음은 동이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으로 타들어 갑니다. 이제서야 숙종은 자신의 마음을 알기 시작합니다. 해맑게 웃는 동이 그 아이의 눈을 마주하면, 왜 웃음이 나고, 마음이 편하고, 까닭없이 즐거워졌는지를요. 그것이 은혜하는 마음, 사랑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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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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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경빈마마 2010.06.08 08: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이곳 한국은 너무 더워요.
    시원한 음식이 그리운 계절...
    기운잃지 않도록 밥 잘 드시고 계셔요.^^;;;

  3. 2010.06.08 08:2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탁발 2010.06.08 08: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괜히 허당이 아니잖아요. 워낙 동이를 애로 보는 자기 습관에 빠져 모르다가
    비로서 알게 되가는 과정이 전형적이기 하지만 숙종이라 흥미롭기도 하네요. ㅎㅎ

  5. 꽃기린 2010.06.08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못 보는 경우가 더 많아지네요~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옥이(김진옥) 2010.06.08 1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봤는데요....숙종이 이제 아는듯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7. 朱雀 2010.06.08 10: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8. labyrint 2010.06.08 1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거 어제 동이를 못봤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걸고 갈께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9.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6.08 10: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다음 편은요 ㅋㅋㅋ
    역시 한편의 역사드라마 깔끔하게 보고 가는 기분입니다 ㅎ
    당혜 얼른 자기 주인을 만나야겠어요 , 어리벙벙 수종의 활약을 기대해도 되나 모르겠네요 :)

  10. 갓쉰동 2010.06.08 11: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몰랐을 수도.. ㅋㅋ

  11. 2010.06.08 12:1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6.08 12:32 신고 address edit & del

      앗...본명을 알게 되었네요.
      성함이 예쁘시네요....^^*
      제가 지금 사정이 있어서 답글을 잘 못달아요. 언니가 한국에 들어가서 언니네 집과 왔다갔다 두집 살림을 하는데, 지금 언니네 집인데 언니에 키보드가 영문만 있어서 자꾸 오타를 내거든요....인사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12. 안보고도 2010.06.08 15:44 address edit & del reply

    못보았는데 본것처럼 잘 정리하셨네요.
    설명도 보기좋았고요...
    다만 마지막에 은혜하는 마음은 은애(恩愛)하는 마음이 맞을것 같습니다...^^

  13. 이곳간 2010.06.08 15:44 address edit & del reply

    당혜에 청혼의 의미가 있군요... 처음 알았네요..

  14. Tvian 2010.06.08 15:48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15. 친구세라 2010.06.08 17: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숙종♡동이..
    이번회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누리님의 시선으로 또 한번 쭈욱보니
    마치 누리님과 대화하며 보는 듯한 맛이 ㅎㅎ

    포스트 잘 보고 갑니당^^

  16. *저녁노을* 2010.06.08 18: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효..노을인 자이언트 보니라 못 봤네요.
    재방 챙겨봐야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17. Zorro 2010.06.09 01: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글 보면 왠지 다 잼있을것만 같다는...^^
    잘지내셨죠?? 자주 못찾아뵈어서 죄송하네요ㅠㅠ
    자주오도록 노력할게요^^ 푹 주무세요~

  18. montreal florist 2010.06.10 01:59 address edit & del reply

    당혜를 만들때 부터 숙종이 생각이 있엇군여

  19. 민들레의자세 2010.06.12 08:33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힘드시겠지만 타지 생활 잘 적응하시고 종종 뵙겠습니다.

  20. 왕후의 턱끈이...-_- 2010.06.12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왕후 대례식때 쓰는 가채가 올려진 관에 저렇게 굵고 검은 끈이 달려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저렇게 굵고 검은 리본으로 턱을 매고 있으니까 얼굴이 아름대운 탤런트도 남자의 갓을 쓰고 턱어 묶은 것 같은데 보통 여자가 쓰면 어떻겠어요?
    왼쪽사진에 지진희씨가 쓴 왕관에 달린 끈이 오히려 더 여성적이고 조화롭네요.
    사극팀은 고증을 제대로 해 줬으면 좋겠네요.
    가뜩이나 가채의 가장자리에 꽈배기 모양의 머리가 붙어있는 것도 조금 다른 거 같은데 거기다 턱끈까지 남자같이 굵고 시커먼 끈을 매니까 왕후의 아름다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21. harmony7 2010.06.17 09:20 address edit & del reply

    다시 사랑에 빠질 수있을것 같고,순수해 질 것 같고,동이처럼 살 고싶게 만드네요.
    평론이 편안하면서 진실되요.
    잘읽었습니다.감사해요

2010. 5. 19. 07:30




명성대비의 위중한 병세는 오비이락과 어부지리라는 속담처럼 동이와 인현왕후, 그리고 장희빈의 운명을 가르게 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에 걸맞는 이가 인현왕후와 동이가 되겠고, 뜻밖의 횡재를 얻게 된 이가 장희빈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의원 허의관이 명성대비 탕약에 백출부자탕을 섞게 한 사람이 "중전마마십니다"라고 한 폭탄증언은 감찰부와 궁궐에 피바람을 예고하며, 인현왕후를 폐서인이 되게 만드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그려질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장희재와 오태석이 비밀리에 진행한 음모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지겠지만, 인간의 추악한 욕심에 의해 은폐된 진실은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현왕후의 훗날 환궁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실이 덮어진 시간은 고난의 시간과 같은 궤로 움직이겠지요. 모함을 뒤집어 쓴 인현왕후가 보내야 하는 고난의 시간처럼 말이지요.
내의원에서 명성대비에게 쓰면 안되는 백출부자탕을 사용한 증험을 찾아 낸 동이는 이 일의 배후에 취선당 장희빈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심증으로는 장희빈이 그런 야비한 술수를 부리지 않았을 것이고, 모든 짓이 장옥정의 오라비인 장희재의 농간이었을 것임을 알지만, 진위를 떠나 동이와 장희빈은 끝내 결별하고 맙니다. 운명적으로 끌렸던 두 사람은 명성대비의 탕약문제로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대립적인 운명으로 갈리게 된 것이지요.
지금까지 드라마 동이에서 그 복선으로 보여준 장치들 가운데, 저는 금이 간 장희빈의 경대거울이 장희빈과 동이의 운명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의 경대 깨진 거울은 두 가지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장희빈, 자존심과 의를 버리다
장희빈의 경대거울은 장희빈의 내면을 상징합니다. 드라마 초반부터 장희빈은 상당히 강직하고, 의로운 여인으로 그려왔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깊은 혜안과 부정한 짓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않으려는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감찰부에 끌려 간 동이를 위해 자진출두해서 조사를 받기도 하고, 동이가 천비라는 신분의 한계에 부딪혀 꿈앞에서 좌절할 때도 동이를 격려해 주는 인물이었습니다. 명성대비와 서인이 장희빈을 모함하기 위해 음변조작과 인현왕후의 탕약문제로 장희빈을 죄어 올때도 의연했고, 넓은 도량을 보여 주기도 했지요. 음변과 인현왕후의 탕약문제는 동이의 활약으로 장옥정은 화를 입지 않게 되었고, 동이에 대한 고마움과 의리, 그리고 신뢰는 한없이 커지기만 했습니다. 동이를 본 장희재가 마마와 같은 운명을 가진 상이라며 마마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할 때도 무시해 버릴 정도로 동이에 대한 신뢰는 컸었지요.
이때까지도 장희빈은 자신의 힘으로 큰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정정당당하게 싸우겠다는 자존심 강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런 장희빈은 명성대비 시해음모라는 빼도 박도 못할 오라비의 술책으로 인해 자존심을 버리게 됩니다. 자신의 수발나인 영선이 장희재와 짜고 명성대비의 탕약에 백출부자탕을 내의원에게 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오라버니 장희재에게 분노합니다.
이런 식의 더러운 짓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는 장희빈의 말에 장희재는 장옥정이 결코 버릴 수 없는 야망을 상기시킵니다. 장희빈의 오늘은 더러운 짓을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 그 더러운 짓을 장희재가 다 짊어지고 하겠다고 하지요. 그리할 수 없으면, 오라비인 자신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을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희빈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진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입으로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것도요.
원했든 원하지 않은 일이었든, 장희빈은 빠져나갈 수 없는 불의의 올가미에 걸려들고 맙니다. 사실 장옥정이 인현왕후의 탕약문제가 불거졌을 때 의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단코 자신이 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명성대비전의 탕약은 명백히 취선당이 배후가 돼버린 진실이었습니다. 장희빈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지요.
고뇌하는 장희빈의 눈물은 꿈을 위해, 야먕을 위해 더러운 짓을 받아 들이려는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입니다. 목숨만큼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이 땅에 팽개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장희빈이 꼿꼿하게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은 그렇게 깨지고 맙니다. 경대의 거울처럼 말이지요.

2. 같은 운명을 가진 두 여인, 빛과 그림자로 갈리다
명성대비의 탕약사건에 대한 진실은 동이와 장희빈의 운명마저 갈리게 하는 큰 사건이 되고 맙니다. 김환이라는 도사의 예언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장치가 장희빈의 깨진 거울이지 싶습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났지만, 그 자리는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요. 도사는 장옥정의 운명을 예언하면서 장옥정과 같은 운명을 가진 이에 대한 얘기를 함께 했었지요. 모든 것을 가졌으나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그림자의 운명, 모든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가지게 될 빛의 운명, 그림자는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림자는 장옥정이라는 말도 했었습니다. 그림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장옥정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바로 장옥정의 깨진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울이 깨지는 것은 흔히 불길한 운명을 상징합니다. 장옥정은 모든 것을 가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자책봉이라는 걸림돌이 있지만, 왕손이 될 왕자를 생산했고, 숙종의 사랑과 함께 숙종이 남인과의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장희빈의 입장에서는 물만난 물고기와 같고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희빈의 날개는 다름 아닌 장옥정이 자존심을 버리고 오라버니가 던져 준 달콤한 금단의 열매를 먹은 순간 하나 둘 깃털이 빠지기 시작하게 되고, 빛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장옥정은 지금은 자신이 가진 날개가 참새의 날개가 돼버린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장희빈이 의를 버리고, 야망의 덫에 빠져 까마귀의 날개를 가질때 동이는 의로움과 진실을 택함으로써 학의 날개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장희빈의 깨진 거울은 자신의 또 다른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동이를 잃은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운명을 가진 두 사람은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서로를 거울 삼고 있었어요. 장희빈은 동이가 한 번 생각한 일이라면 의구심이 풀릴 때까지 목숨도 마다않고 달려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동이를 보면서 장희빈은 포기하지 않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좋았어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동이를 보고, 그리고 동이가 진실을 밝힐 때마다 장희빈은 흡족했어요. 같은 꿈이 아닐지라도 동이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비춰보며, 자신의 꿈에 대한 희망을 확인하고 싶어했는지도 몰라요. 자신과 빼닮은 동이가 장희빈에게 특별할 수 밖에 없었지요.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았기 때문에 말이지요.
명성대비의 탕약사건으로 그런 거울이 깨진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과도 같았던 동이라는 거울이 말이지요. 장희빈은 총명하고 반듯한 동이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동이를 누구보다 자신의 사람으로 가지고 싶었습니다. 천인의 피가 흐르는 자신이 감히 오르지 못할 자리에 뜻을 품었듯이, 천비 동이가 날개를 달고 궁에서 감찰상궁으로 자질을 마음껏 펼쳐주길 바랐습니다. 여인이라는 이유로, 천인이라는 이유로 꿈을 펼칠 수도 없는 것이 장희빈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닮은 아이가 높이 비상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뿌듯했어요.
그런 아이를 잃은 것입니다.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던 아이를 말이지요. 장희빈이 도사가 예언한 빛의 운명을 가진 다른 한 사람이 동이라는 것을 이때까지는 깨닫지 못했겠지요. 

내의원과 자신의 처소나인 영선이 서찰을 주고 받은 사실을 동이가 알았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동이를 취선당에 부릅니다. 장희빈이 명성대비의 탕약과 연루되었음을 동이는 끝까지 믿고 싶지 않다며, 진실을 말해주길 원하지만, 장희빈은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동이와 정면승부를 합니다. "왕자가 몸이 좋지 않아 백출부자탕을 지어달라고 했고, 그 일로 영선이가 내의관을 만난 것이다. 네가 본 것도 그것이다. 허니 이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동이에게 사실을 덮을 것을 종용하지만, 동이는 장희빈에게 분명하게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요.
두 번이나 동이에게 간곡하게 부탁하지만, 장희빈의 뜻을 거절해 버림으로써 장희빈과 동이는 결별하게 됩니다. 장희빈은 큰 것하나가 가슴에서 떨어져 나간듯 마음이 아픕니다. 
동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천한 신분으로 궁에 들어와 희빈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장옥정, 그녀는 동이에게 천비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꿈을 꾸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마치 "내 모습을 보고 너도 높은 꿈을 꾸어라" 라고 하듯이요. 신분의 벽을 처음으로 허물어 주고, 동이의 멘토가 되었던 희빈마마가 불의를 눈감아 달라고 합니다.
동이는 그런 장희빈을 눈감아 줄 수가 없습니다. 동이의 꿈은 권세도 아니고, 높은 꿈도 아니고,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처음으로 귀한 사람으로 여겨졌던 장희빈, 그리고 자신에게도 귀한 아이라고 칭찬해 줬던 장희빈이 귀함의 가치를 버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동이는 희빈의 뜻을 거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바르고 귀한 마음을 품지 못하면 결코 귀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동이는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희빈의 처소를 나오면서 동이가 흘렸던 눈물은 믿고, 의지하고, 귀감으로 삼았던 자신의 거울 희빈이 깨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믿고 싶지 않았고, 실망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거울과도 같았던 귀한 존재가 권세 앞에, 부정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거예요.
장희빈 역시 동이처럼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오라버니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고, 파락호 행세를 해왔습니다. 온갖 더러운 짓도 누이가 품은 뜻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에라도 들어 가겠다고 합니다. 그런 오라버니를 장옥정은 버릴 수 없습니다. 누이의 꿈을 위한 장희재의 더러운 손이 결국은 장희빈의 발목을 잡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이 남매는 몰랐겠지요. 장옥정이 자존심과 의를 버리는 순간, 장옥정은 사랑받지 못할 여인이 되고 맙니다. 권력과 자신의 아들을 보위에 올리려는 야망에 눈이 멀어져 갈 뿐입니다.
장희빈의 깨진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똑바로 비춰주는 거울이 없어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 가진 듯 보이지만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며,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는 그림자의 운명을 가졌다는 도사의 예언은 장옥정의 가로로 깨진 거울이 상징하고 있기도 합니다. 깨진 거울을 보니 좌우가 아닌 상하로 금이 가 있더라고요. 이는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빛은 위에서 부터 내려오고, 그림자는 아래에 생길 수 밖에 없듯이 동이와 장옥정은 상하로 깨진 거울과 같이 빛과 그림자의 운명으로 갈리고 맙니다. 
이처럼 서로의 거울이 깨지는 순간은 두 사람 모두에게 고통입니다. 믿었던 장희빈의 불의에 실망하는 동이, 당당함과 자존심을 야망을 위해 던져버린 장옥정은 깨진 거울처럼 각자의 운명을 향해 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 운명과 모든 것을 가지게 되는 운명을 향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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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7
  1. 김지철 2010.05.19 07: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깨진 거울 하나에 수없이 많은 의미가 담겨있군요.
    이제 장희빈의 표독스러운 연기를 볼 수 있을것 같네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 옥이(김진옥) 2010.05.19 08: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희빈의 앞날을 복선으로 보여준건가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그런데 2010.05.19 08:47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은 잘 읽었는데, 오자는 차치하고서라도 잘못된 내용이 있네요.
    빛은 그림자를 이길 수 없다고 쓰여있는데 반대입니다.
    그림자는 빛을 이길 수 없는 것이겠죠.
    다음에 글을 쓸 때는 업로드 이전에 '퇴고'의 과정을 거치길 바라겠습니다.

  4. 테리우스원 2010.05.19 09:15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드라마에 명해설까지 아름다워요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5. 둔필승총 2010.05.19 09:29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오늘도 재밌는 역사공부 잘 하고 갑니다.~~

  6. 안구정화 2010.05.19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흠 !....천안함....비슷하네... ;;;

  7. Phoebe Chung 2010.05.19 09: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희빈의 오빠 장희재가 저런 인물이 아니었더라면 역사도 좀 바뀌었을것 같네요.
    악녀 장희빈이 아닌 추앙받는 장희빈이 되었을지도 모를텐데요.

  8. labyrint 2010.05.19 10: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못 본 부분을 잘 찾으셨군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9. 2010.05.19 10:2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카타리나 2010.05.19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면 장희빈의 선택은 꼭 어쩔수 없는 일인것처럼 느껴져요
    역시 주위에 사람을 잘 둬야한다는...ㅋㅋㅋ

  11. 제로드 2010.05.19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드라마를 보지 못했는데, 초록누리님이 해주신 리뷰를 보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선에 대한 것까지 날까로운 지적과 재미있는 해설 감사합니다.

  12. 다뎡맘 2010.05.19 12:27 address edit & del reply

    차분하게 분석하신 글 잘 읽었습니다
    헌데 역사적으로는 장상궁이 재입궐하기전에 대비마마는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실제로 이런 대립은 없었겠지만 드라마로는 이런 갈등과 음모에 대비마마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군요
    앞으로 전개가 흥미있습니다

  13. 점점... 2010.05.19 15:54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너무 역사하고 다르니까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더군요.

    드라마상으로는 대비의 죽음에 내명부의 누가 연루되었다는 것이 큰 이야깃거리로 작용하겠지만 실제로는 서인의 우두머리격인 명성왕후로 인하여 내인 장씨는 궐밖으로 내쳐졌었죠.

    그렇지만 명성왕후가 사망한 후에 숙종이 옥정을 불러들였을 뿐입니다.

    이 사건을 굳이 옥정을 연루시켜서 궁중암투에 장옥정과 명성왕후, 동이를 엮어서 대립관계를 시작하고 암투를 시작시키는 것이 너무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이와 옥정의 모습이 대장금의 장금이와 금영이를 꼭 그대로 판박이같이 닮아 있어서 더 진부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왕후를 거쳐 대비가 된 대비전에 올린 탕약에 말직인 장희재가 몇십년을 모셔온 상궁나인들과 엄격한 내의원의 눈을 나인하나와 결탁함으로써 간단히 속이고 따돌려 치명적인 약재를 넣는다는 것이 너무 비 현실적입니다.

    그렇게 쉽게 독살이 가능한 것이었나요? 궁중의 일이라는 것이...

  14. Tvian 2010.05.19 16:51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15. 2010.05.20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PinkWink 2010.05.21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희빈이 이제 조금씩 변화하는 것까요...??

2010. 5. 12. 07:42




숙종은 드라마 동이가 낳은 최고 연애 기술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여인들 마음을 사로잡네요. 드라마 동이를 시청할 때마다 숙종만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그의 임금답지 않은 호탕한 웃음도 매력있지만, 짖궂은 어린애같이 장난치는 모습이 볼 때마다 귀엽고 매력있습니다. 역대 사극 중 사람을 가장 즐겁게 하는 임금같습니다. 동이의 시청률 반은 지진희의 엉뚱한 매력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습니다.
모화관으로 청태감을 직접 찾아간 동이, 무슨 배짱으로 갔나 싶었는데, 동이가 사전에 수사를 이미 했었네요. 죽었다는 김윤달의 시신을 보고 그가 진짜 김윤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동이, 뛰어난 유전자 덕인지 아버지의 조기교육 덕분인지 봉상궁의 말대로 동이는 정말 운이 좋은, 아니 하늘이 내린 귀인같습니다. 이제는 감찰부에서도 동이를 무시하는 궁녀들이 없을 정도로 동이의 감찰궁녀 기질은 특출납니다.
동이가 시신에서 찾은 증험은 김윤달이라는 자는 만병초를 복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백반병을 앓는 사람이 복용하는 약초랍니다. 그런데 시신의 혀와 잇몸에 백반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으므로 죽은 시신은 김윤달이 아니다는 거죠. 또 하나 목 뒤에 깊숙이 찔린 자상이 있었는데, 이는 벼랑에서 떨어져 입은 상처가 아니다. 고로 누군가 이 자를 죽여 벼랑으로 떠밀어 얼굴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게 뭉개고 김윤달이라고 속였다는 거죠. 도대체 포청의 서용기 종사관이나 오작인들은 시신검사를 하는겨, 안하는겨?
여튼 동이는 청태감에게 사흘의 시간을 벌어 진짜 김윤달을 찾겠다고 약조를 하고, 모화관에서 비밀리에 풀려납니다. 이 시각 조정은 동이때문에 쑥대밭이 돼버렸습니다. 나랏일을 한 궁녀를 청에 내어주는 부끄러운 임금이 되지 않겠다는 숙종에게 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감찰궁녀 하나쯤 내줘 버리자고 남인과 서인이 의기투합해서 팽팽히 맞서지요. 숙종은 금군을 출동시켜서라도 동이를 내달라고 할 참이었고요. 얼마나 숙종이 애가 타는지 가슴에서 말이 달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런 임금님이라면 진짜 존경하고, 발톱에라도 절을 하고 싶어집니다. 갑자기 예전 인질로 억류돼 희생당한 故김선일씨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바깥으로 나온 동이는 정상궁과 정임의 도움으로 김윤달의 필체대조에 나서지요. 그가 남긴 유서와 궁궐에 들어오면서 했던 수결(사인)의 필적을 대조해 보니 다른 것으로 판명되었지요. 그럼 진짜 김윤달은 어디에 있을까요? 장희재가 고이 모시고 있었네요. 장희재는 김윤달을 무사히 청국으로 보내기 위해 천수에게 나루까지 호위하라는 부탁을 하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겪이지요. 천수 오라버니는 동이를 청국으로 끌려갈 지경에 이르게 한 김윤달임을 알아내고, 관군에 연통을 해서 김윤달은 무사히 서용기가 체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건 일단락입니다. 동이가 또 한 건 해냈습니다. 감찰부 나인들도 이제 동이의 능력과 운에는 두손두발 다 들었을 겁니다.
청국과의 관계가 자칫하면 군사적 충돌로 까지 이어질 뻔했는데, 동이의 활약으로 김윤달을 잡아 청태감의 코도 납작하게 해주고, 조선 국왕 숙종의 위신도 세워줬습니다. 청으로 끌려가게 될 위기를 모면한 동이는 숙종의 부름을 받고, 숙종에게 호된 꾸지람(?)을 받지요. 그런데 꾸지람인지, 애인에게 화를 내는 지 모를 정도로 숙종이 동이를 놀리는 모습이 호탕하고 재미있기가 그지 없습니다. 천나인을 데려왔다는 내시에게 숙종 근엄하게 "자넨 물러가 보게"라고 주위를 물립니다. 목소리 촥 깔고요. 그리고 동이를 향해 돌아보는 순간부터 빵빵 터집니다.
"네 이놈, 니가 어찌 그럴 수 있느냐? 어? 내가 너때문에 놀란 걸 생각하면 아직도 자다가도 화가 난다. 그런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야지 어찌 혼자 모화관엘 가? 어명을 가벼이 여기느냐?"
숙종이 동이를 걱정한 것은 알겠는데 뒷말을 들어보니 엥? 질투까지 하고 있습니다. 판관나으리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대하랬는데, 자신을 먼저 찾아오지 않고 서종사관을 먼저 찾아갔다고 삐지는 숙종입니다. 한 숨까지 팍팍 내쉬면서 말이지요. 동이가 물고 온 사건마다 그동안 판관나으리 행세를 하며 같이 이마를 맞대고 풀었는데, 숙종이 탐정놀이에 끼워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모습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그리고는 단단히 못을 박습니다. "너 앞으로 어명을 어길시 국법으로 엄히 다스리겠다" 라고요. 판관나으리라고 여기고 편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국법으로 다스리겠다니 숙종 너무 귀여우셩~. 게다가 탐정놀이에도 꼭 끼워달라고 애걸하는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아마 서종사관이 젊은 훈남이었으면 질투 폭발했을 듯도 싶어요. 서용기 종사관을 저 멀리 어디로 좌천 시켜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고요.ㅋ 
판관나으리로 대해주지 않으면 국법으로 다스리겠다고 하니, 황당해진 동이가 놀라 얼굴을 들고 눈을 마주치니 숙종 입이 허벌레 해집니다. 이제서야 동이의 얼굴을 제대로 본 숙종, 계속해서 동이의 고개를 들라고 하지요. 눈높이가 맞을때까지 "더, 더"를 외치는 숙종때문에 이 장면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네요. 마치 사랑도 어명이야 라고 강요하는 듯한 모습같기도 하고요. 동이와 눈만 마주쳐도 입이 먼저 웃어 버리는 이유를 숙종 본인은 알고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장옥정은 눈치를 챈 것도 같은데 말이죠.  
아이고, 데이고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는 숙종은 동이가 웃자 좋아 죽습니다. "너 때문에 놀란 걸 생각하니 아직도 가슴이 뛴다. 내 가슴속에서 말들이 달리고 있는 것 같아"
숙종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가슴 속 심정을 툭 던져 버리지요, 아직은 숙종도 동이가 왜 그렇게 걱정이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동이를 볼 때마다 임금이 아닌 평범한 사내로 돌아간 범부의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려니 생각하고 있지요. 동이가 별난 아이라 재미도 있고요. 
동이를 보면 숙종은 여자들 마음을 귀신같이 읽어내는 인물같습니다. 장옥정의 처소를 찾아 바둑을 두며 장옥정에게 동이 이야기만 하니, 숙종은 내 손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장옥정도 슬슬 화가 치밀지요. 게다가 숙종이 동이와 웃는 모습까지 봤던 장옥정인지라 은근히 동이가 신경이 쓰이지요. 장옥정은 숙종에게 동이를 마음에 따로 담아두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눈치코치 9단 숙종 "동이?"라며 처음 듣는 이름처럼 대꾸를 하지요. 그리고는 "아, 풍산이를?" 이라며, 전혀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다는 듯이, "그냥 재미있어 그러는 거"라며 장옥정을 안심시키지요. 그러면서 "혹, 투기라도 하느냐?"며 장옥정의 마음도 슬쩍 건드려 보지요. 장옥정도 질세라 "투기같은 것 하는 여인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전하께서도 전하의 마음을 자신하지 마세요"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바둑을 두듯 서로의 수를 계산하는 숙종과 장옥정은 연애에서도 고수들 같습니다.
장옥정의 처소에서 돌아 온 숙종은 옥정의 "전하의 마음을 자신하지 마시라"고 했던 말을 곰곰이 되씹어 봅니다. 장옥정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도인의 수준이지만, 숙종 역시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옥정의 말은 "전하의 마음이 의심됩니다" 라는 의미가 노골적으로 들어있던 것이었지요. 옥정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 옥정의 뒷배인 남인세력을 통제하려는 마음, 서인세력을 견제하려는 마음 등등의 복잡한 계산을 하는 숙종은 장옥정을 위한 깜짝 이벤트, 연회를 준비합니다. 특별히 장악원 악공 황주식과 영달을 참석시키라는 명과 함께 동이까지 참석시키고요. 사지에 끌려 온 듯 바들바들 떠는 황직장과 영달을 반기는 숙종은 마치 친구를 만난 듯 유쾌합니다. 벗들을 위해 특별어식을 하사하는 숙종의 호탕한 선물 "돼지 껍데기일세~" ㅎ
암튼 여러모로 웃겨 주시는 숙종때문에 이번회 많이 웃었네요. 장옥정이 감격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도 놓칠뻔 할 정도로요. 장옥정을 위한 숙종의 진짜 깜짝 선물이 공개되었는데요, 후궁첩지를 내리겠다는 겁니다. 장희빈의 탄생 순간이 온 것이지요. 장옥정이라는 이름보다 더 유명한 장희빈, 역사에 길이 남은 희대의 요부, 혹은 악녀 장희빈말입니다. 
숙종이 동이와 장옥정을 대하는 모습을 보니 연애기술자같아 보입니다. 기분좋게 하는 연애기술자 말이에요. 다만 임금이라는 자리에 있기에 그 연애가 다분히 정치적 연애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숙종은 이런 정치적인 연애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어찌보면 불쌍한 남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풍산동이만 보면 숙종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나 봅니다. 풍산동이에게는 정치냄새가 없거든요. 아무런 계산없이 임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 아이는 숙종으로서는 처음이었을 겁니다.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장옥정도 소위 어심을 읽기 위해 눈동자의 떨림까지 읽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을 숙종이 모를리 없지요. 연애 9단쯤 돼보이는 숙종도 아직은 동이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이가 걱정되어 가슴에 말들이 뛰는 것 같이 느껴졌던 그 불안과 걱정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숙종이 동이 걱정으로 애를 태우는 모습을 보니 숙종 가슴이 더 팡팡 뛰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네요. "가까이 들라" 한 마디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라고 감격해 하니, 여인의 마음을 재고, 자시고 할 일 없는 왕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남자지만, 드라마 동이에서 만큼은 임금이 아니라, 남자로서의 숙종이 한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기도 하고요. 연애고수 숙종의 동이를 향한 가슴앓이도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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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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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민트초코 2010.05.12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만 중간에 천수가 연통을 넣어 잡은 것이라는 것은 잘못 이해 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천수가 길을 보러 간 장면에서 누군가 엿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주었고 천수는 그것을 파악하고 이미 서종사관이 강화에 와있다는 것을 알고 별일 없다고 안심시켜 나루까지 데려갔다고 생각해요..

    여튼 숙종 지진희 보는 맛에 동이 봅니다..이번에는 특별히 화요일임에도 예고편까지 해주고...ㅋ
    아..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지요...ㅠ

  3. 옥이(김진옥) 2010.05.12 13: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숙종이 너무 귀엽더라고요..
    ㅋㅋㅋ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놀라움 2010.05.12 13:38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상에는 표현되지 않은 각 캐릭터의 속내까지 파악하셨네요.

  5. 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5.12 13:59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누리님 글 읽으면서 괜히 웃음만 실실..
    마음이 꽤나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동이를 보면 궁중 사극이라기 보다는 로맨스 소설을 읽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요.
    요즘엔 로맨스 소설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쓴 것들이 많이 있던데
    딱 그 느낌이랄까요??
    어쨋든 달달하니.. 맘에 부대낌 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어 좋으네요..ㅎㅎ
    (역사는 국말아 먹고..ㅠ_ㅠ)

  6. 2010.05.12 14: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하얀 비 2010.05.12 14: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연애 놀이는 정말 재미있는데.
    사실 이번 주 동이는,,,뭐랄까 추진력을 잃고 떨어지는 비행기같은 느낌이었어요.
    각본상의 문제인지..파업이 문제였는지..ㅠㅠ.

    그래도 다음 주부터는 좀더 재미있어질 듯.

  8. PinkWink 2010.05.12 14: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진희의 역활이 꽤 재미있어요..
    작은 애피소드에서 빛나는 역활이랄까요...
    예전 민종사관님에 비해
    신분도 상승하시고....ㅎㅎ^^

  9. citrin 2010.05.12 15:51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게 잘있었습니다.
    근데 고 김선일씨가 동이처럼 나랏일을 하려다 피랍된건 아니지요..
    나라에서는 여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놓았는데도 신앙때문에 간것이죠..
    이게 좀 걸리네요..
    고 김선일씨의 경우보다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끌려간 선원들이 더 맞는 비유 아닐까요..

    • silence 2010.05.12 19:39 address edit & del

      저도 공감합니다. 김선일 씨는 나랏일을 하려다 피랍된건 아니죠. 분명히 여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놓고, 공항에서도 가지말라고 했는데 들어간것이고 자신의 신앙을 위해 들어간것이지요. 저도 이게 좀 걸리네요. 당연히 지적하는 댓글이 있을줄 알았는데 하나밖에 없네요. 고 김선일씨의 경우보단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분들이 더 맞는 비유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요새 숙종의 깨방정이 재미있어서 동이를 보고 있네요. 지배자의 위치에 있는 왕답지 않은 소심함과 소탈함? 등이 더욱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는 없으니...대리만족으로라도...

    • ? 2010.05.12 21:00 address edit & del

      착각을 하시는듯 김선일씨는 선교하러 간게 아니고 걍 일하러 이라크 간겁니다. 신앙하곤 상관없죠. 아프간일행하고 헷갈리시는듯

  10. Tvian 2010.05.12 16:56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11. 선영 2010.05.12 17:51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너무 귀여웠던 숙종.

  12. 숙종 2010.05.12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동이 보는 분들 반응 보면 대세는 숙종인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저도 지진희씨의 능청스러움과 왕의 위엄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연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13. 잘 읽었어요. 2010.05.12 19:3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숙종만 나오면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데요. 앞으로 숙종이 해야 할 일들; 인현왕후 폐서인, 장희빈 사약 등을 어떻게 풀어 갈까 기대반, 걱정반으로 봅니다. 동이 보다보니 지진희씨 표정이 참 다양하더군요.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말이죠.

  14. 털보작가 2010.05.12 19: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 보고 싶은데,
    요즘은 드라마 볼 시간도 없고.............
    초록누리님 블로그에서 대신 보고갑니다.

  15. ㅋㅋㅋㅋ 2010.05.12 23:26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동이에서 숙종만 보면 너무 빵빵 터져서ㅋㅋㅋㅋ
    동이가 등을 밟았어요 라면서 황주식이랑 영달이한테 말할때 회상씬ㅋㅋㅋㅋ
    그건 볼떄마다 빵빵 터지고ㅋㅋ
    드라마 초에 숙종이 난 담을 넘어본적이 없다할떄도ㅋㅋㅋ
    걍 다 빵빵 터지네욬ㅋㅋㅋ
    숙종이 돼지 껍떼기다 할떄도ㅋㅋㅋ배꼽 빠지면서 봤어요ㅋㅋㅋ

  16. ㅎㅎㅎ 2010.05.13 00:31 address edit & del reply

    대장금의 지진희와 동이의 지진희는 너무 달라서 놀라울 정도예요... 숙종의 연애행각은 너무 재밌는데, 사실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씁쓸하죠... 양다리 걸치기, 바람 피기, 한눈 팔기 등등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현대의 남성이 저러고 다닌다면 결코 보기 좋지는 않겠지요? ㅎㅎㅎㅎ 여자가 저런다면 그에 쏟아질 비난은 ㅎㄷㄷ 이네요.

    그래도 숙종이랑 동이만 나오면 너무 재밌어서 안볼 수가 없네요.

  17. 오븟한여인 2010.05.13 01: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유일하게보는드라마인데완전코메데라재미가더있는듯...
    한효주웃는모습이이리이쁜지도처음알았구요.
    숙종지진희펜됐습니다.

  18. 경빈마마 2010.05.13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궁~~ 이 드라마 보고서야 와야겠네요.
    쇤네 드릴 말씀이 없사옵니당!

  19. 2010.05.13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찌질철이 2010.05.19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좀 가져다 쓰고 싶은데요..^^;
    근데 어디서 나시는 건지 궁금하네욤

  21. 찌질철이 2010.05.19 20: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일단 여기 사진 써서 발행합니다 ^^;
    안된다고 하시면 언제든 지우겠습니다...
    http://sloppychul.tistory.com/45

2010. 5. 5. 14:18




동이와 차천수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천애고아로 하늘 아래 혼자 남은 동이에게 천수오라버니는 아버지가 살아 온 듯하고 동주 오라버니가 살아 온 듯 반갑습니다. 6년 동안 궁에서 외로움을 가슴에 묻고, 그리움을 하늘을 쳐다보며 달래던 동이에게 천군만마가 나타난 듯합니다. 천수 역시 죽은 검계의 수장 최효원과 친구 동주에게 드디어 낯을 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같아 가슴에 한이 되었는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천수는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동이를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수장어른께 맹세합니다. 동이를 지키는 일이 수장어른과 동주를 따르지 못한 죄값이고, 수장어른의 뜻을 잇는 일이라 생각하는 차천수입니다. 그런데 검계는 언제 다시 조직할 것인지....
궁궐에서 감찰궁녀가 된 동이를 지키기 위해 무과시험을 쳐서 금군이 되겠다는 결심까지 하는 차천수를 보니, 뜻은 이해되는데 상황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네요. 검계 수장의 딸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도 아니고 동이가 위험에 처한 일도 없는데 궁녀를 지키겠다고 금군에 투신하겠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어불성설인듯 싶어서 말이죠. 동이 곁에 있겠다, 혹은 동이가 숙종의 승은을 입은 후라면 또 이해가 되지만, 궁녀가 된 동이는 더 이상 사가의 여자일 수 없는데 벌써부터 천수의 일편단심 동이에 대한 연모의 정이 안타까워 집니다. 동이를 보며 우는 차천수의 눈물을 보니 앞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남몰래 눈물을 삼켜야 할 날이 더 많아 보여서 말이지요. 이래서 다 아는 역사 속 로맨스는 맥이 빠져 버리나 봅니다.
청사신단에 묻어 들어온 밀거래상 김윤달을 잡기 위해 감찰부 나인들이 비밀리에 모화관으로 잠입해서, 동이가 또 큰 일을 해냈습니다. 소학 책자에 숨겨둔 비밀 암호문을 찾아낸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상당히 중요한 단서였나 봅니다. 예고편에 암호를 가지고 있던 김윤달이 변사체로 발견된 것을 보면 말이지요. 무슨 연유인지 도성을 떠나야 한다고 보따리를 싸는 천수에게 동이는 궁녀라 떠나면 안된다고 하는데, 두 사람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중요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동이와 장옥정이 결정적으로 틀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되는데요, 김윤달이 남인 수장 오태석과 거래를 했고 그 다리를 연결한 인물이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였으니, 김윤달이라는 인물은 남인과 장희재에게는 중요한 인물이었던 것이지요. 바로 정치에 없어서는 안되는 뒷돈을 대줄 수 있는 거물이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장옥정은 모르는 일이고 장희재와 오태석의 정치적 영합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장희재가 벌이는 일에 차천수가 깊숙이 관련되어 있으니 천수도 이 사건과 무관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 김윤달의 정체를 밝힐 중요한 단서를 찾아 낸 동이는 역시 믿을 만한 개코 형사입니다. 김윤달의 밀거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동이처럼 신통방통한 능력을 가진 차천수 덕분이었지요. 도대체 차천수는 무술은 그렇다치더라도, 서역인들이 사용했다는 암호전달 방법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천재소녀 동이를 돕는 사람들은 천인같지 않은 능력자들만 모인 것 같네요. 차천수가 똑똑한 것은 좋은데, 너무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듯해서 맥도 풀려 버립니다. 차라리 이런 증거물은 서용기 종사관이 풀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나저나 청사신단이 머무는 모화관에서 증거를 찾다 들켜 청사신단으로부터 쫓기다 한성부판관 나으리를 만난는데, 이게 더 큰 일같아 보입니다. 한성부판관 나으리가 임금이라는 것을 동이가 알게 되었으니 두 사람의 달달한 비밀데이트도 끝나게 생겼네요. 또한 장옥정의 질투도 시작될 듯하고요. 동이를 떠올릴 때마다 자신의 입이 귀에 가서 걸리는 줄도 모르고, 장옥정 앞에서 동이와 달달한 달밤데이트를 못하게 될 것만을 걱정하고 있으니, 천하의 장옥정의 얼굴도 굳어지고 맙니다. 
감찰부 궁녀가 되었으니 숙종을 알아보게 될 일은 시간문제지만, 그보다 자신이 동이를 속인 것에 대해 그 아이가 어찌 생각할지 걱정만 하고 있으니, 장옥정의 얼굴이 긴장되고 뭔지 모를 불안감이 스쳐가는 것 같더군요. 여자의 육감이 때로는 백마디의 말보다 정확할 때가 있지요. 이 모든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빛과 그림자의 운명이라는 예정된 수순이겠지만요. 빛이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는 법, 그림자는 결코 빛을 누르지 못한다는 도사의 예언을 머지않아 장옥정이 곱씹어 볼 것 같습니다. 장옥정이 성정상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림자임을 거부하려는 몸부림 또한 강하게 할 것이고, 그럴수록 동이의 시련은 클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럼, 청사신을 따라 온 밀거래상 김윤달의 서책에서 나온 청파(靑坡)의 뜻이 무엇인지 예측해 보도록 해야겠네요. 아무래도 제작진이 예고편에 글자를 가르쳐 준 것을 보면 시청자들에게 풀어 보라고 숙제를 내준듯해서요. 저는 청파를 지명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청파는 현재 숙명여대가 위치하고 있는 청파동을 말하는데요, 조선 숙종때는 용산방 청파계로 편성이 된 곳으로, 당시 한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관문에 있었던 역이기도 합니다. 청파라는 지명이 나온 문헌을 찾아보니 춘향전에 이몽룡이 과거급제 후에 "청파역졸 분부하고, 숭례문 밖 내달아서 칠패팔패 이문동, 도제골, 쪽다리 지나 청파 배다리, 돌모루, 밥전거리, 모래톱 지나 동자기 바삐 건너..."라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이를 만나러 남원으로 가기 위해 도성밖 첫 관문에 있는 청파역원에서 말을 준비해서 타고, 숭례문(남대문)을 돌아 지금의 염천교와 삼각지를 거쳐 동작나루터로 간다는 내용이에요. 
청파는 조선시대 지금의 용산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용산’은 지금이야 거대 전자상가가 들어서 있고 아파트들이 산봉우리를 이뤄 언제 산이 었었겠나 싶지만, 조선시대만해도 지금의 원효로 4가와 마포로 사이에 나지막하게 솟아 있는 산봉우리로, 한강을 향해 물을 마시러 고개를 숙인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용산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해요. 청파 아래로는 선릉으로 능행을 가기 놓았다는 배다리가 있던 만천이 흐르고 있었지요. 이 만천의 양옆 청파로와 원효로 주변이 그러니까 사대문 밖에서 만나는 첫번째 경제활동 중심지라는 거지요. 
한양의 상권은 한강나루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어요. 유명한 경강상인들의 활동지가 다 강나루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고요. 마포나루, 용산나루, 삼개나루니 하는 말들이 다 그것이지요. 청사신을 따라 들어온 밀거래상 김윤달이 오태석을 만나 제의한 것은 정치자금을 대줄테니 밀거래를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병자호란 이후 청과의 교역이 활발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쌍시, 책문개시, 회령개시, 책문후시니 하는 말들을 역사책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청과의 교역이 활발해지자 국경근처에서 사무역이 성행했고, 이를 단속하기 위해 공무역을 허락함으로써 청과의 공식적인 교역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였고, 후에는 속수무책으로 횡행하는 사무역을 단속할 수 없게 돼버렸을 정도로 청과의 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였지요. 유명한 상평통보가 유통되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이 있고요. 
청과의 교역물품은 주로 조선에서는 비단, 곡물, 면포, 인삼등을 수입했고, 조선은 청으로부터 청비단, 말, 향신료, 가죽 등을 수입했는데요. 저는 청파역이라는 지명을 떠올리며 김윤달이 말을 밀거래하는 상권을 따내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조선에서는 항상 말이 부족했고, 말은 특히 국가에서 수입관리하는 품목이라 밀무역만 성사되면 상당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지요. 더구나 청파역은 한양 첫 관문이기에 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말을 빌리거나 살 수 있는 요지였고, 말거래가 성행해 개인 마방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김윤달이 밀거래하고자 하는 품목은 뭐였을까? 그리고 마포상인과 경강상인들이 조선의 상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노렸던 시장이 어디였을까?를 생각하니 드라마에서 비밀암호로 나왔던 청파가 역원이었다는 것과 관련지어 추측해 봤어요.  청나라에서 환장하게 좋아했던 조선의 인삼과 홍삼 물목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청파라는 암호는 용산나루의 중심지였던 청파에서 이루어지던 말의 밀거래를 눈감아 달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혹시 정확하게 풀이하신 분계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물론 암호가 풀리겠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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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6
  1. 2010.05.05 15: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탁발 2010.05.05 17: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마도 정확한 뜻일 겁니다. 날짜와 장소를 뜻하는 것이겠죠.
    초록누리님의 정확한 추리와 역사지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네요. ^^

  3. 2010.05.06 08: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카타리나^^ 2010.05.06 09: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만능 동이인듯하지만
    해결은 혼자서 절대못하는.......용두사미 동이 ㅡㅡ;;
    ㅋㅋㅋㅋㅋㅋㅋ

  5. 2010.05.06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Tvian 2010.05.06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2010. 5. 4. 08:58




동이는 드라마 소재로서는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라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새롭게 각색되어지는 장옥정과 인현왕후, 그리고 장희재에 대한 인물도 역사적 사실을 떠나 드라마로서만 보자면 재미있는 요소들입니다. 드라마 기획에서 궁중음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장악원이 드라마 감초이자 동이의 든든한 오라버니들 같은 황주식과 영달의 등장무대 정도로 전락하고 있는 듯하는 것은 아쉽지만요. 앞으로 새로운 뭔가가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음변이후 이렇다할 장악원에 대한 얘기는 다뤄지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제 동이의 무대는 궁, 특히 내명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는 감찰부로 옮겨 갔습니다. 확실히 장악원보다는 사건들이 많을 터이니 동이의 종회무진 활약과 시련 또한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질 테지요.
그런데 드라마 동이는 월화드라마들 중 최고 시청률을 확보했다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청률이고 다음주에 새로운 드라마들이 베일을 벗으면 월화드라마 판도도 뒤집혀질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그만큼 동이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고정시킬만한 강한 임팩트나 매력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현재 1위를 점유한 시청률은  다른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으로 얻은 어부지리 결과의 일부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동이가 매력이 없는 이유는 이미 여러번 지적했듯이 연출과 대본, 그리고 주연배우에 대한 문제점도 있지만, 몰입을 떨어뜨리는 연출의 산만함은 심각한 것같습니다. 동이 13회를 보면서 왜 이렇게 이 드라마에 빠져들지 못하고 있나를 생각하다보니 우선은 피곤하더군요. 그리고 그것이 시도때도 없이 교차되는 장면의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이번회 가장 재미있었던 깨방정 숙종과 동이의 도서관 데이트, 그 쪽집게 과외시간을 복습하고 그 산만함에 대해 다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찰부의 정기시재에 불통을 받은 것으로 동이의 시련이 시작된 듯 합니다. 물론 숙종의 쪽집게 과외 덕에 동이가 결국은 시재에 통과했지만, 동이와는 운명적으로 같은 편이 될 수 없는 장옥정과 남인들의 세상이 올 듯하니 동이의 시련은 이제부터가 시작이 되겠지요. 인현왕후와의 각별한 인연만들기도 시작될 것이고요. 꽤 많은 사건들이 예고편에 나와서 긴가민가 싶지만, 일단 차천수 오라버니와의 엇갈린 만남은 종지부를 찍게 될 모양입니다. 장희재와의 인연으로 한 발 늦은 차천수의 행보가 동이의 운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동이와 차천수가 드디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해후하게 되나 봅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다음회에 한성부 판관나으리에 대한 정체를 동이가 알게 되느냐 겠지요. 그 동안은 이리저리 핑계를 잘 둘러대 신분이 들통나는 것을 모면했지만, 숙종이 풍산개 아니 서당개의 의심에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들통나지 말았으면 하는 이 심정은 로맨틱 러브사극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때문이겠지만요. 사실 깨방정 숙종과 동이와의 몰래데이트가 드라마 스토리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서요. 

최고상궁에게 동이는 공평하지 못한 시재의 부당함을 호소해 보지만 규율대로 한 것뿐이라며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재의 출제문제는 전년에 공부한 책중에서 출제해햐 하는데 동이의 경우는 감찰부로 온 지 며칠밖에 안됐으니 잘못된 규율이라는 것이죠. 동이의 당돌함에 당황한 유상궁은 동이의 뺨을 때리고, 억울한 동이는 기회를 달라며 폭우속에서 1인 시위에 나섰지요.
유상궁 임성민의 연기가 음... 대략난감인 장면들이었네요. 지난회 지나치게 목소리에 힘을 뺀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첫회의 어색하게 힘주는 모습으로 돌아온 듯해서 사극에서 임성민 연기가 왠지 널뛰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이의 뺨을 때리는 장면도 차라리 오른손으로 때리지 왼손으로 하다보니, 표정은 표독스러웠는데 자세는 영 엉거주춤해 버렸고 말이죠. 그 엉거주춤 때리는 개그스런 폼때문에 동이가 뺨을 맞는데도 저는 웃음이..;;; 
장옥정은 감찰부 시재에서 통과하지 못한 동이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요. 현명한 장옥정입니다. 동이에게 똑같은 시련이 찾아올테고, 그때마다 동이를 구해주면 동이는 강해지지 못할 것임을 간파한 것이지요. 그렇게 나약한 아이라면 장옥정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신과 닮은 동이에게 걸었던 기대 또한 무너질 테니까요. 또한 자신이 나서는 게 동이에게 더 이롭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을 테고요. 
다행히 인현왕후가 동이를 위해 나서주었지요. 인현왕후가 동이의 일에 나선 것은 세가지 이유였을 겁니다. 중전으로서의 위신, 지아비인 숙종의 청, 그리고 동이라는 아이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감찰부로 와서 최고상궁을 꾸짖는 인현왕후를 보고 통쾌해지기도 했어요. 지난 번 약재 사건을 한낱 여비가 밝힌 증험도 찾지 못한 감찰부였지만,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서 눈감아 줬는데 이처럼 치졸한 방법으로 천비를 쫓아내려 하느냐며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자신을 호락호락 보지 말하는 경고를 하지요.
"감히 중전이 내 명을 가벼이 여기고,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말인가? 난 지금 자네들의 지난 잘못까지 책임을 묻고자 여기에 온 것이네" 
이 후 최고상궁은 경질을 당했는지 어디론가 좌천돼 버렸고, 유상궁도 이제는 별수 없이 정상궁에게도 깨갱하고 납작 엎드려야 할 판입니다. 눈엣가시인 동이를 고이 봐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만.
부드러운 카리스마 인현왕후의 한 방은 강하고도 통쾌했습니다. 동이를 내치려 하는 유상궁과 대비전 딸랑이 최고상궁이 위험하다 싶었는데, 최고상궁은 좌천되었고, 최고상궁으로 다른 상궁이 부임해 왔지요. 그리고 동이의 든든한 빽이 되어줄 정상궁(김혜선)이 유상궁보다 실세가 된 듯 싶더군요.  
감히 내명부 최고 수장인 중전이 내린 교지에 반발해서 동이를 내보내려 하다니, 이는 인현왕후 뒷통수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이었지요. 아무리 천민이고 자신들을 물먹인 인물이고 낙하산이라 해도, 중전과 장옥정 두 궁중 실세들의 낙하산인데 최고상궁도 어리석은 인물이었습니다.

동이가 시재에서 불합격한 것을 슬퍼해서인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립니다. 하필 동이가 1인시위에 나서려는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지... 이런게 의도적인 연출의 힘이겠지만요. 아무튼 비속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청하던 동이는 쓰러지고, 이 와중에 인현왕후가 감찰부로 납시어 동이의 재시험을 허락해 주었지요. 주어진 시간은 3일, 책 한 권을 통째로 음과 뜻까지 달달 외워야 합니다. 그야말로 요즘 애들처럼 날치기 벼락치기로 공부해야 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숙종은 왠지 신경이 쓰입니다. 영특하고 총명한 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요. 그 순간 찌릿하고 숙종의 눈이 반짝입니다.
그러면 그렇지요, 숙종이 등을 들고 동이가 공부하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그렇게 공부한다고 책이 뚫어지겠느냐?" 라는데 숙종은 어찌 이런 유머들을 익히셨는지 매력만점, 위트만점 임금이십니다. 게다가 칭찬은 고래, 아니 임금도 춤을 추게 합니다. 신하 옷을 입은 숙종에게 동이가 "멋지십니다" 라고 칭찬 한 마디를 해주니, 급 해맑아져서 "잘 어울리느냐? 이거 처음 입어 본 옷인데... 잘 어울린다고 하니... 우하하하" 하는 숙종, 정말 좋아 죽습니다요.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어깨가 떡 벌어진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풍산개 동이에게서 듣는 처음 칭찬인 듯 싶습니다. 담도 넘지 못하지, 허리도 부실하고 몸도 허약해서 달리기도 못하지, 칼도 제대로 쓰지 못하지, 도대체 제대로 할 줄 아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사내로 찍혔는데, 옷이 어울린다는 칭찬을 들으니 입이 귀에 가서 걸립니다. 
칭찬도 들었겠다 으쓱해진 숙종은 동이를 데리고 승정원 서고로 가서 비밀 쪽집게 과외를 하지요. 임금의 과외라...요즘 과외비로 치면 시간당 얼마짜리 과외일까 생각하니 수백만원을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음날 시재에서 숙종이 찍어 준 문제가 나왔으니, 그렇지 않아도 영특한 동이 대답도 술술입니다. 감찰부 시재는 당근 합격입니다!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여서 도대체 한성부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의심스러웠을 동이에게 글 실력은 제대로 보여주어서 다행입니다.
감찰부 정식 나인이 된 동이에게 기쁜 소식이 하나 추가되었지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천수 오라버니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포청 오작인으로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있다고 합니다. 한 걸음에 천수오라버니를 향해 달려 간 동이, 다음 회에는 만나 엉엉 울며 회포를 풀겠지요.  
카메라는 바쁘고, 대사는 깊이가 없고, 연출은 산만하다
그럼 서두에 말한 동이의 스토리 산만함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동이 13회를 보면서 우선 눈이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 생각이 자꾸 흐트러진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지나친 장면 변화입니다. 동이는 이병훈감독의 연출 특징처럼 등장인물이 많고 장소도 상당히 여러 곳으로 퍼져 있습니다. 우선 장악원, 감찰부, 숙종처소, 편전, 장옥정의 취선당, 중궁전, 명성대비전, 오태석의 집, 오태석 동생 오태풍집, 장옥정의 사가. 그리고 오태풍 부인(이숙)과 장옥정 모친 윤씨부인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만남장소, 저자거리, 의금부, 포도청, 영달의 오두막집, 기타 궁의 이곳 저곳 등등... 드라마 한 회분량에서 이 모든 곳들을 카메라가 돌지요. 물론 촬영은 별로로 장면별로 따로따로 촬영하겠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이 장소와 등장인물들이 드라마 감정선은 물론이거니와 스토리를 방해할 정도로 산만하게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인정권에서 남인정권으로 바뀌게 되는 경천동지할 판세변화도 대사는 긴박감도 없고, 깊이도 없습니다. 애초에 깊이있는 정치사극의 한 부분에 대한 기대는 버렸지만, 그보다는 출연진들에게 골고루 카메라를 안배하기 위해 많은 장소들을 순례하듯이 장면들을 짜집기 한다는 느낌만이 들뿐입니다.
또한 동이의 감정선도 중요한 부분에서 잘려버립니다. 특히 이번 회 동이가 포청과 의금부에서 나온 수사 훈육을 마친 후, 서용기로부터 책자를 건네받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차천수와 아쉽게 어긋나 버리는 장면을 연출했지만 동이의 감정신이 거기서 뭉뚱 잘려 버려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이로서는 서용기를 볼때마다 아버지의 사건이 떠오르고, 자신이 최동이라는 것을 감추고 있는 복잡한 심경이 조금 더 연결되었어야 했는데, 다음 장면은 뜬금없이 오태풍의 집으로 넘어가 버렸지요.
요즘 말로 치자면 아줌마들 곗날 모임분위기인데, 이는 오태석의 집안 회동이 있은 후에 남인들의 안방마님들 모임으로 연결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태풍 부인과 장옥정의 모친 윤씨부인의 줄다리기 같은 감정싸움은 심각하기 보다는 웃음장치에요. 여튼 이분들 입담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동이의 감정선에 몰입할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버린다는 것이지요. 
계모임 장면 이후의 장면은 다시 동이와 영달, 그리고 황주식에게로 넘어 오는데 이때는 이미 동이와의 감정적 고리는 끊어져버린 상태고요. 그러니 영달이 건넨 천수의 검계 머리띠를 보고 놀라 달려가는 동이를 애가 타게 봐야하는데, 영달이나 황직장처럼 멀뚱하게 볼 수 밖에 없어집니다. 
이렇듯 중간중간 극의 흐름을 끊는 장면들은 드라마를 산만하게 하고, 감정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오직 숙종과 동이의 몰래데이트만 열중해서 보게 하는 기현상도 벌어집니다. 물론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요. 그러다보니 드라마 동이의 전체적인 감정선과 스토리 라인은 중구난방으로 흘러 버립니다. 극의 흐름과 관계없이 튀어나오는 뜬금없는 장면들은, 등장인물들을 고려해서 어거지로 끼워 넣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동이, 중궁전, 명성대비전, 숙종전, 취선당, 오태석과 기타 사가 사람들, 포도청, 그리고 감찰부와 장악원까지 두루두루 카메라가 다녀야 하고, 등장인물들을 매회 어떤 식으로든지 넣으려다 보니, 카메라가 머무는 시간은 짧고 대사의 깊이도 없습니다. 이런 산만한 연출이 드라마 몰입에 방해는 되지 않나 제작진도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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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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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둔필승총 2010.05.04 09:2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래서 연출자도 힘들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거저것 챙겨주랴 작품도 잘 만들랴..
    어쨌건 동이의 감정선까지 잘려나가는 건 안될 말이죠.
    누리님 영향력이 세니 아마 이 포스팅 보고 좀 수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朱雀 2010.05.04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적하신대로 산만하기 이를데 없죠.
    <허준><대장금>과 같은 PD인지 종종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4. 하얀 비 2010.05.04 10: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어제 동이를 못 봤거든요. 동이는 제가 꼭 보는 드라마라서 재방송을 반드시 볼 예정이라
    글은 혹시나 싶어서 쭈욱..스킵을 했답니다.
    그런데 가끔 동이를 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 말씀하신 것 같아요.
    솔직히 약간 짜증날 정도의 전개가 불쑥 나올 때가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이게 파업 때문인가 싶엇답니다.

    꼭 재미있으려고 하면 늘어지는 전개라든지,
    혹은 뭔가 나올 것 같다 싶으면 영 다른 게 나온다든지.ㅋㅋㅋ.

    물론 미드, '로스트' 역시 그런 스트레스를 제게 주긴 했지만 말이죰.^^

    이에 비해 대장금은 정말 걸작이었던 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는 전개를 보여주엇으니까요.

  5. 카타리나 2010.05.04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그냥 등장인물 한두명을 중심으로 봐요
    이 드라마 사실 좀 별로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어서...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중심으로만 ㅋㅋㅋ

  6. labyrint 2010.05.04 10: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오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산만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몰입을 방해는데 말이지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7. 라이너스™ 2010.05.04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심을 잃었는가요^^;
    잘보고가구요. 오늘만 지나면 내일은 즐거운 휴일!
    멋진 하루되세요^^

  8. 경빈마마 2010.05.04 10: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이 연속극 못봐서 댓글은 못달고요?
    살째기 인사 드리고 가요~~

  9. 끝없는 수다 2010.05.04 11: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그냥 드라마 볼 때 다른 일하면서 보다보니까~ 그냥 cf보듯 해요. 전체 틀만 놓고 보는데는 문제없더라구요 ㅋ 초록누리님 말처럼 제대로 보면 아마 정신없을 것 같아요ㅋ

  10. 김지철 2010.05.04 11: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는 이병훈 감독의 예전 작품들에 비해 실망이 큰가 보네요.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11. *저녁노을* 2010.05.04 11: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보는 눈은 노을이와 다른가 봅니다.ㅎㅎㅎㅎ
    그냥 재밌게 봤는데...

  12. skagns 2010.05.04 13: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동이를 재밌게 보고는 있지만 뭔가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초록누리님 글을 보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다는... ^^
    역시 예리하신듯~~ 항상 많은 부분 많이 느끼고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13. 2010.05.04 13:10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14. 이곳간 2010.05.04 13:23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도 이 드라마 봤어요... 저흰 걍 봤는 데 누리님 대단하십니다요^^

  15.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5.04 15: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 주까지 챙겨보던 동이 어제는 안 봤어요.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본인의 능력이든 누군가의 도움이든
    문제를 다 해결할 거라는 게 예측되서 재미가 없는 건 사실이에요.
    숙종과의 로맨스가 기대되긴 하지만요.
    대장금은 가끔 봤지만 볼 때마다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동이는 그렇지 않아서 아쉬워요. ^^

  16. killerich 2010.05.04 16: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뻔한~ 스토리 전개가 계속 이어지는게 문제군요^^

  17. ㅇㅇ 2010.05.04 21:24 address edit & del reply

    PD도 이젠 다 된 모양인가보죠.
    전형적인 과제해결방식의 스토리 전개 난 싫더라구요.
    대장금에선 그렇게도 매끄럽고 딱딱 맞아 떨어지던 대사와 스토리가... 휴...

  18. rinda 2010.05.04 21: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역시 숙종과 동이가 나오는 쪽집게 과외더군요.
    이제 곧 숙종의 정체가 밝혀지면 그 재미도 없어질테고 ㅠ.ㅠ
    언제까지 질질 끌려는지 전개가 산만하더군요 ㅎㅎ

  19. 빨간來福 2010.05.05 14: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봐도 왕이 조금 경망스러운것 같아요. ㅎㅎ

  20. 후후... 2010.05.10 00: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병훈씨는 사극을 시트콤으로 만들어 놓곤 대중들이 신선하고 재미있다며 환호할 줄 착각하고 있나봐요?
    새롭긴 한데 참신하진 않고 가볍긴 한데 경쾌하진 않으며 가끔씩 보기는 하는데 다음회가 기다려지진 않더군요.

  21. 공감ㅋ 2010.06.02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대장금과 달리 천민주제에 윗분이 말리는데도 말귀를 귓등으로 듣고 자기고집만 부리는거 참 보기그럼ㅋ 솔직히 윤씨부인나오는 장면은 극중 지루함을 덜기위해 나오는건 괜찮은데 나머지는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