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에 해당되는 글 53건

  1. 2010.05.15 '신데렐라 언니' 천정명과 서우, 문근영을 위한 병풍들? (66)
  2. 2010.05.14 '신데렐라 언니' 독기품은 서우의 눈빛, 반가운 이유 (26)
  3. 2010.05.13 '신데렐라 언니' 가슴 멍든 정우의 독백, 닮은꼴 내사랑 은조 (12)
  4. 2010.05.07 '신데렐라 언니' 은조를 구원할 사람은 효선이다 (19)
  5. 2010.05.07 '신데렐라 언니' 효선, 강숙에 대한 복수의 시작? (24)
2010. 5. 15. 07:07




신데렐라 언니는 아름답고 슬프고, 우울한 색채가 강하게 읽히는 동화드라마입니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서정적인 동화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이 특이한 드라마에 몰입되어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특히 구대성의 영정앞에서 아빠를 부르며 통곡하는 은조는 신데렐라 언니 시청자들의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지요. 신데렐라 언니를 이끌어 가는 은조는 매회 시청자들의 눈을 빨간 토끼로 만들고 있고, 드라마 중반에 하차한 구대성의 고품격 아버지의 모습은 이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드라마의 무대인 대성참도가와 함께 흐를 것입니다. 꼬리아홉달린 여우 이미숙, 정말 매회 볼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노련한 배우지요. 정말 여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인간의 감정을 조감도로 보는 느낌이 들게까지 합니다. 
수목드라마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저력, 그 힘이 문근영과 이미숙, 구대성의 열연의 힘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서우의 경우는 그 어중떠 보이는 효선이라는 캐릭터때문에 서우가 가진 연기력의 100%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이 조금은 아쉬울 뿐이지만, 14회 독기 품은 서우의 모습을 통해 효선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기에 크게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신데렐라 언니, 시청률 오르지 않는 이유
그런데 좀처럼 시청률의 고공상승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드라마의 지속적인 우울함에 시청자가 지쳐간다는 것을 들수 있을 겁니다. 저도 13회부터는 지쳐서 땅속으로 곤두박칠 치는 듯한 우울함을 떨쳐버리려고 안달을 했을 정도입니다. 이 드라마는 피곤하고 지칠정도로 철저하게 감정선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그점이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성이고 매력이지요. 저 역시 그 감정선을 읽는 것에 빠져 신데렐라를 보는 동안에는 화면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않고 봅니다. 
이토록 집중해서 보는 드라마인데, 많은 분들이 주옥같은 대사라고 호평하고 있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드라마의 대사는 주옥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대사는 유치하고 애들말같고 직설적이며 거칩니다. 그런데도 이 유치하고 거친 말들은 연기자들의 절제되고 세련된 감정선으로 주옥같이 다듬어져 전달됩니다. 대사를 주옥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대사를 전달하는 감정선이라는 얘기지요. 이 감정을 200%이상 보여주고 있는 배우가 문근영과 이미숙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13회, 14회 들어 눈에 띄게 대사분량이 늘어난 배우가 천정명이에요.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모든 것을 자백하고 벌을 달게 받겠다고 아버지와의 결별을 통첩하는 장면, 정우에게 술을 먹고 비밀을 말하겠다고 하는 장면, 다음날 길을 가로막는 정우와 대화하는 장면, 효선의 진심을 거절하는 장면, 쓰러진 홍회장을 만나 병원에서 아버지에게 기훈의 소박한 꿈을 말하는 장면 등등 기훈의 대사는 엄청난 물량으로 늘어났습니다. 신데렐라 언니가 대사를 생락하고 배우들의 감정선과 대성도가에 흐르는 영상미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저는 신데렐라 언니를 시청하면서 기훈의 대사가 길 때마다 드라마 몰입이 안되고, 기훈의 짜증난 표정과 함께 같이 짜증이 올라옵니다. 뭐랄까... 잘 짜여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는데 느닷없이 기타소리가 들리는 느낌이랄까요. 암튼 그런 비슷한 감정선의 끊김이 느껴집니다. 천정명의 연기와 기훈의 캐릭터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저는 다른 부분에서 작가와 천정명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 생각이 드라마를 볼때마다 굴뚝같습니다.
특히 이번 회 은조와 기훈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포옹신은 뉴스기사로 나올정도로 화제가 되었다는 장면이었는데 저는 그 장면에서의 기훈의 대사와 감정을 좀처럼 이해하기가 힘이 들어, 결과적으로는 기훈의 감정선을 읽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나름대로는 잘 이해하고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기훈의 감정이 읽히지 않으니 화도 나고, 분석하고 싶은 오기도 생기더군요. 무엇보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대사를 썼는지, 그리고 천정명은 어떤 감정선으로 기훈의 모습을 그렸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제가 보기에는 작가와 천정명의 사인은 전혀 맞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은조의 아픔을 위해 효선이는 울어서도 안된다?
이 공감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대사는 대사를 전달하는 천정명의 문제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작가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언니를 시청하다보면 이 드라마는 철저히 은조만을 위한 드라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노련한 중견배우 김갑수와 이미숙의 연기가 극찬을 받는 것은 이 은조의 감정을 너무나 잘 받춰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 붕뜨는 캐릭터가 기훈과 효선일 겁니다. 은조를 받춰주다보면 병풍이 돼버리고, 자신들의 캐릭터를 살리자니 대본에서 그려주는 캐릭터가 오락가락합니다. 기훈은 고뇌하는 청춘이었다가 강한 남자였다가 햇살왕자였다가 가장 상처받은 인물인듯했다가 암튼 양다리에 전형적이 바람둥이에 우유부단의 극치입니다. 효선을 정리했고, 또 효선이 "오빠 그러면 안되지" 라며 기훈의 우유부단하게 똑같은 모습을 지적하는 장면은 속이 다 후련해질 정도였으니까요.
효선의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기적인 아이였다가, 천사였다가 복수의 화신같았다가, 바보같았다가 정말 서우입장에서는 억울할 정도로 그 캐릭터가 일관적이지 않고 요동칩니다.
이런 천정명과 서우를 두고 연기력이 거론되었고, 어느정도 연기력에도 문제가 있어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효선과 기훈의 캐릭터가 은조만을 위한 변주곡이 되다보니 시청자도 헛갈리고 극중 효선이도 정말 헛갈릴입니다.
우선 작가는 효선과 기훈의 캐릭터는 그 대사도 엉뚱스러울 정도로 한마디로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은조와의 포옹신에서 작가의 정성없는 기훈의 대사와 그 정성없는 쓰여진 대로 읽는 천정명은 시청자들의 감정이 최고조로 올라가야할 때였음에도, 기훈의 대사를 곰곰이 씹어보느라 격한 감정은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대사를 한 후의 기훈의 품안에서 은조가 우는 장면에서만 잠깐 느껴졌을 뿐이에요.
작가는 천정명에게 친절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천정명의 감정선은 누가 봐도 엉망입니다. 따라서 이 감정선을 차라리 직설적인 대사로 써주는게 나을 듯 싶을 정도입니다. 복잡한 감정을 깔아놓을 수록 천정명의 감정연기는 더 엉뚱해져버리고 어색스럽습니다. 그 똑같은 인상쓰는 표정과 떨떠름하게 X씹는 듯한 표정만 반복되고 있으니까요.

와닿지 않는 감정선, 천정명은 대사를 이해했을까?
화가 날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은조와의 포옹신 대사를 반복해서 들어봤는데, 속 편하게 작가와 천정명에게 묻고 싶네요. 작가는 어떤 것을 전달하려고 썼으며 천정명은 어떤 마음으로 대사를 읽었는지요. 기훈의 대사를 이해 잘 하는 분들은 다행이었겠지만, 저는 기훈의 대사를 좀처럼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는 발음이 뭉개졌다거나 대본에 쓰여졌을 대사를 잘못 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천정명은 분명히 대본에 쓰여진 대사대로 정확하게 읽었습니다. 제가 알아듣지 못한 이유는 천정명의 "읽는" 대사때문이었어요. 대사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는 것인지 저는 도통 이해하기가 힘들었거든요. 문제는 천정명이 철저하게 대사를 읽어버렸기 때문이에요. 전달하려는 감정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전달하려는 의미 자체도 못알아 들었어요. 다만 반응하는 은조의 감정선을 따라 기훈의 대사를 이해해야 했습니다. 그 순간 드는 생각은 문근영은 자신의 감정선뿐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지 못하는 감정선까지 보여줘야 해서 두배로 힘들겠다는 안쓰러움이었어요. 매회 우는 장면만으로도 안쓰러운데 참 여러가지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어요. 
잠시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봤어요. 시청자가 이렇게 기훈의 감정선을 읽기가 힘든데 작가는 오죽 고민이 되었을까? 그래서 그 대안으로 기훈에게 과도한 대사를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정 전달이 안되니 대사로 기훈의 감정선을 전달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런데 그것도 별 효과가 없어 보였으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천정명의 발음문제를 많은 분들이 지적하자 천정명은 발음에 꽤나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을 먹고 정우에게 말하는 장면에서는 술에 취했나 싶을 정도로 정확하게 대사를 했고, 같은 시간 똑같이 취한 은조는 혀가 엄청 꼬부라져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지요. 또한 은조와의 포옹신에서 천정명의 대사는 너무나 또박또박하려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터져나온 격한 감정신도 정확한 대사전달을 위한 천정명의 노력앞에 무력해지고 말았습니다. 대사가 뭉개지지 않도록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글씨는 제대로 읽었는데 띄어읽기와 단어의 강세조절을 못하고 있으니 발음이 뭉개지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전달 실수를 보여 주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한 마디로 "아버지 가방에 들어 가신다"가 되고 말았다는 말이에요.
은조가 효선이 실연당했다는 말을 듣고 정우방에 와서 룸메이트를 불러달라는 장면 뒤에 이어지는 포옹신을 상기하면서 접힌 대사를 읽으면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접어 둔 글 안 은조의 호흡조절(/)과 기훈의 또박또박한 호흡조절의 개수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감정이 뚝뚝 끊어져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훈의 이상스런 억양과, 불필요한 단어를 강조하고 띄어읽기를 잘못하는 것 때문에 감정선이 매끄럽지 않았는데, 제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던 대사는 은조를 껴안고 "안돼 은조야, 너무 늦었어"하는 대사였어요.
도대체 뭐가 안되고 늦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기훈의 안된다는 대사는 해석에 따라 여러가지로 달라질 수 있어요. 첫째, 효선이를 사랑해달라고 말하면 안돼, 너 나 좋아한다며? 괴로워도 보는 게 낫다며? 그런 너의 마음을 알아 버려서(기훈이는 정우로부터 은조의 진심을 들은 상태였죠.) 효선이를 사랑할 수가 없어... 그런데 뭐가 억울하다는 건지? 여튼 도망쳐 달라고 했을 때 진즉 데리고 가버릴 걸 이제는 늦어서 억울해 미치겠다는 뜻임?
둘째, 은조 너 하나면 된다고 에라 모르겠다, 너 데리고 도망가서 뻔뻔스럽게 다 잊어버리고 살고 싶은데, 내가 지은 죄 때문에 안돼. 그러니 날 좋아한다는 너의 마음 받아줄 수 없어... 그래놓고 왜 은조에게 효선을 위한다는 말이 진심이냐고 은조의 마음은 왜 확인하려 들었음?
셋째, 효선이를 사랑하기는 너무 늦었어. 내가 효선이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거든, 내가 말해주지 못해서 네가 이해하기가 힘들겠지만, 내가 걔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효선이를 좋아할 수가 있겠니????
도대체 무슨 감정이었을까요?
다음에 나온 은조의 대사는 효선이를 다시 생각해 달라는 부탁이었지요. 은조는 기훈을 사랑하면서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기에 슬픔으로 광속질주를 했고요. 기훈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냥 띠융~ 멍한 상태로 서 있었고요. 

여기서 작가의 천정명에 대한 불친절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은조는 별말 없이 효선이를 부탁한다는 말과 자신의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기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뛰게 하고, 기훈은 무슨 말인지조차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아 보이는 "안돼, 늦었어" 라는 말을 하게하고 멀거니 서있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기훈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해주려 했다면, 뭉뚱그려 "안돼, 늦어버렸어" 다음에 차라리 직접적인 설명을 넣었어야 했어요. 널 사랑하기에 늦었다던지, 효선일 사랑하는 게 늦었다던지 아님, 너의 마음을 받아주기가 늦어버렸다던지, 나 천하의 나쁜 놈이지 날 사랑하지 말하던지.....

작가의 기훈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불친절은 일본에서 돌아온 은조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에서 또 이어집니다. 몸살이라며 도가로 데려달라는 말에 기훈이 "누워있으라고 이 새끼야!"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운전대를 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은조때문에 속상한 것은 알겠는데 "이 새끼야" 라는 대사와 운전대를 치는 장면이 심각하다 못해 뻘하게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대사와 장면은 모래시계의 최민수와 고현정이었다면 어울릴 법하고 가슴도 뛰었을 것 같은데, 기훈의 캐릭터에 맞지도 않은 터프한 옷을 입혀놓으니 장면자체가 우스워지고 말았습니다.
은조의 아픔을 위한 병풍이 되고 있는 효선과 기훈
신데렐라는 우울한 분위기는 점점 진이 빠지게 하는데도 솔직히 문근영의 열연을 보고 싶은 욕심에, 아니 은조의 결말을 보고 싶은 마음에 이 드라마를 끝까지 놓지 못하고 있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문근영과 이미숙이 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이 드라마 그만 봤을 겁니다. 문근영의 감정연기는 기형적이고 비뚫어진 인간들의 상처마저도 주옥으로 만들며 이 드라마를 놓지 못하게 하니까요. 
답보상태에 있는 시청률은 은조와 서우, 그리고 이미숙의 열연만으로 잡지 못할 것같습니다. 은조와 효선의 왕자님, 이제는 왕자님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은 천정명의 기훈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훈의 캐릭터는 엉망이고, 연기력도 썩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훈이라는 캐릭터의 실패는 대본과 천정명의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지 못하는 미숙한 연기력과 무슨 말을 전하려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감정선 실패가 낳은 합작품이에요.
또한 효선의 캐릭터는 구박당하는 자기 설움까지도 은조의 아픔을 위해 모조리 희생하고, 은조의 상처를 보여주기 위한 병풍으로 전락해 버렸어요. 새엄마의 진심과 은조의 차가움 속에서도 효선은 바보같이 착한 캐릭터로 표현되었을 뿐입니다. 효선이 아프면 은조의 아픔이 덜 해보이기 때문에, 작가는 철저히 은조의 아픔만 강조합니다. 아무리 효선이 착한 신데렐라지만, 감정이 있고 아픔을 느낄 줄 아는데, 이 드라마 속 신데렐라는 밟혀도 꿈틀거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서우의 예쁘게만 보이려는 모습과 멍한 모습만 봐야합니다. 
또한 은조와 기훈의 사랑은 이루어기 힘든 사랑입니다. 두 사람은 8년전에 이미 끝난 사랑을 질질 끌고 있을 뿐이에요. 드라마가 쳐지고 질질 끄는 느낌은 이렇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은조의 감정으로만 시청자들을 휘젓고 아프게 하려고 하기 때문일 겁니다.
첫회부터 문근영과 이미숙의 캐릭터는 비교적 일관적으로 그려졌지만, 기훈과 효선의 캐릭터는 은조의 감정선을 위한 병풍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지 모르겠네요. 서우의 독기어린 눈빛이 효선이에게 효선만을 위한 감정선을 따라가게 할지 또다시 착한 공주표로 어정쩡하게 돌아가게 해버릴 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이야기는 효선의 질주가 멈추는 순간에서 끝나겠지요. 그것이 화해가 되었든 처절한 비극이 되었든 말입니다.
감정은 상호성을 띄는 것이기에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기훈의 감정은 천정명의 연기력이 문제의 가장 큰 부분이지만, 작가와 연출진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정명은 작품을 잘못 선택했고(연기력의 한계가 커 보이지만), 제작진은 남자주인공을 잘못 캐스팅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요. 은조의 그 사람이기에 시청자들은 기훈의 어정쩡하고 멍한 모습도 사랑하려고 애써왔지만, 지쳐가는 게 사실입니다. 힘들어 하는 은조를 보며 "저거 확 쥑이뿌까?"라며 안타깝게 보던 정우가 더 설레이게 하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까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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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66
  1. 이전 댓글 더보기
  2. skagns 2010.05.15 21: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천정명 대사에는 정말 감명을 받았는데요.. ㅜㅜ
    그 연기는.. ㅡㅡ^ 완전 너무 하더라구요.
    천정명이 원래 저렇게 연기를 못했었나 싶은게... ㅜㅜ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

  3. 걸어서 하늘까지 2010.05.15 21: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드라마를 전공하셨죠. 이렇게 전문적인 대사와 인물 분석은 쉬운 작업이 아니실 텐데 말이죠. 현재 기훈의 역할이 정말 병풍처럼이나 너무 어쩔정한 것 같습니다. 이건 곧 연기와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일 테고 이걸 잘 분석해 주셨네요. 효선의 경우도 그렇구요.

  4. 사탕 2010.05.16 00:43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합니다. 아니, 뭣도 모르는 제가, 이거 미친 대본이군! 외쳤으니까요. 제게 천정명씨과 서우양은... 뭐랄까요? 서우양은 연기가 오락가락 연기력에도 문제있다, 그러는데, 서우씨는 순간적으로 확- 몰입하는 타입니라, 전체적으로 대본이 좀 이상해도 그 부분에 확 몰입해서 연기를 해내더군요. 서우씨가 하다못해 이미숙씨와 비슷한 정도의 일관성있는 대본만 받았어도 오락가락 소름끼친다는 소리는 안듣겠죠. 그 오락가락이 대본에서 시킨대로 하는건데...라는거죠.(솔직히 연기자가 뭔 힘이 있다고 대본 바꿉니까. 그리고 저런 대본도 감수해야 한다는 사람은 미친거겠죠.=_= 연기자가 연기하는거지 대본창조가 일은 아니잖아요)
    더불어 천정명씨 캐릭...
    ...뭐 어쩌라는 건지. 완전한 희생자입니다. 군대갔다와서 하필 찍어도 저런 캐릭한테 찍히다니 싶더군요. 실력이 모자란다기보다는... =_=캐릭이 이상한테 어쩔... 솔릭히 천정명씨가 저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해서 연기한다 하더라도 시청자는 공감하지 못할듯 싶습니다. 솔직히 오로지 신데렐라 언니라는 제목처럼 근영씨 캐릭터만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병풍 만들더군요.

  5. pennpenn 2010.05.16 06: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드라마를 보시는 눈이 저하고는 차원이 다르군요~
    잘 읽었습니다.

  6. kradot 2010.05.16 07:36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 어머니 제남편과 같이 시청하는데
    문근영님과 이미숙님때문에 보고 있어요..

    두배우의 연기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은조 볼때마다 눈물이..

  7. choisang 2010.05.16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제가 본 리뷰중에 가장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제 생각이 글로 옮겨진 거 같아요.

  8. Rui 2010.05.16 09:45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구구절절 공감가구요..
    포옹씬 대본이랑 운전씬 영상 감사해요^^
    천정명씨.. 대사 전달은 그래도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은데
    감정 전달이 안되니까 여전히 극에 몰입이 안되네요..
    전 솔직히 기훈이 왜 우는지도 정확히 모르겠어요.
    은조가 아버지.. 하며 우는 씬은 몇번을 다시봐도 애절하던데..
    천정명씨에겐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캐스팅.

  9. 효선이가 문제인듯 2010.05.16 13:14 address edit & del reply

    '거지 꺼져'대사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후 계속 공주옷 입은 지능 낮은 밥맛없는 애로 나오고 있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 착한척하고 은조 앞에서는 독한표정 지음. 정말 은조랑 이야기하는 장면만 모아논다면 다중인격자 같아 보일거임. 그리고 시골 종가집에 사는 아이가 집에서 다닐때도 자갈밭을 걸어도 킬힐을 신음. 물론 키가 안된서 어쩔수 없다고 하겠지만 보면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뒤뚱뒤뚱 거려서 지능이 낮다는 인상이 더욱 깊어짐. 효선이 연기할때 독기를 좀 빼서 착한면을 조금도 부각 시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듬. 그리고 일할때도 효선이의 장점을 조금더 부각시켜서 조금 실력이 있는애로 비쳐졌어야 하는데 그부분도 아쉬움. 연기는 잘하는데 설정에 맞는 설득력있는 연기는 못하는듯. 신데렐라 언니에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케릭터. 케스팅 실패 같음.

    기훈은 처음부터 비중이 많을거라고 기대하지 않았고 약간 병풍이라도 상관 없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중요한 순간에 섬세한 연기가 안나와서 약간씩 실망.

  10. 작가와 연출의 문제 아닐까요? 2010.05.16 14:50 address edit & del reply

    1회부터 재방, 삼방 보고 있는데, 회가 거듭될 수록 기훈에게 작가와 연출자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효선에게도 마찬가지지만 기훈에게 더 심한 듯 싶어요.
    일관성이 있는 은조(와 정우)-답답해보일 때조차 있는-에 비해 기훈과 효선은 감정선을 따르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갑자기 왜 저러지, 싶은.
    상황(대본)에 따라 휘둘리는 사람들이 바로 기훈과 효선이라 배우들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후반부로 갈 수록 천정명의 연기가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미스캐스팅이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왜 저렇게 연출했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기훈이가 술취해 은조에게 고백하고자 할 때 정우에게 고백하게 되는데 좀 더 섬세하게 연출했다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작가에게도 아쉽구요-.
    천정명의 연기를 떠나, 다르게 표현될 수 있었는데 기훈이(천정명)조차 이해되지 않을 상황이었다고 생각되요.
    기훈이가 정우라는 것을 알고도 고백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에 해버린 건지, 정말 술 취한 상황이었다면 연출자가 좀 더 밀어붙였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훈이가 은조에게 고백하는 장면도 대사가 겉도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보다도 대사를 듣고, 그래서 뭐, 어쩌라구 하는 느낌.
    그리고 계속되는 장면장면이 끊어지는 느낌.
    전도연이 하녀를 찍을 때 역할이 이해되지 않아 감독 방에서 한참을 울었다지요?
    지금 울고 싶은 사람은 기훈과 효선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들 아닐까요?
    영화는 울 시간이라도 있지만 드라마 현장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 말이죠.

  11. 신언니 시청자 2010.05.16 16:44 address edit & del reply

    천정명씨 연기는 한마디로 무미건조.
    연기에 대한 어떠한 열정도 느껴지지 않고
    그냥 의무적으로 하고있다는 느낌.

  12. 한번 더 봐야할듯 2010.05.16 18:20 address edit & del reply

    신언니 종영하고 나면 마음을 가다듬고 열린마음으로 다시한번 시청! 분명 효선이가 두드러지게 비호감인 이유가 있을거임. 괜히 효선 나올때마다 미워서 제대로 못봤는데 다시한번 보면 이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듬.

  13. 푸른봉황 2010.05.17 01:07 address edit & del reply

    착하고 약한 남자에요 기훈은...그래서 나쁜 사람이죠.사람이 나쁜건 아닌데 세상이 기훈을 나쁘게 만들어요.
    그런데 여기서 기훈의 중심을 잡지 못하게 해주는 가장 큰 문제는 기훈이 매우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는거죠.
    천정명은 기훈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봅니다.

    반면 사랑에 푹 파뭍혀 살던 효선의 경우는 두뇌회전이 빠르지만 어리석은 타입입니다.
    눈치는 평범?
    성공하면 영웅이 되고 실패해도 글쎄요...강한 독기를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저돌맹진형이기에 잡초처럼 살아나는 그런 타입이죠.
    지금은 그 독기와 빠른 두뇌회전을
    주변 상황과 그동안 받아온 사랑이 받침돌 역활을 하고 있었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제 그동안 모르던 자신의 증오를 알고 그 증오에 도취되어 살아갈꺼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좀 더 진행이 될줄알았는데 겨우 6회 남았다더군요.

    약간 아쉽달까요...

  14. 푸른봉황 2010.05.17 01:0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물론 그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천정명과 서우를 합쳐도 문근영의 연기력의 절반이나 될까 싶군요.
    정말 또래에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듯합니다.문근영은.

    • 웃기네 2010.05.17 10:11 address edit & del

      그건 당신 생각이고!

  15. 웃음만나오는군 2010.05.17 10:10 address edit & del reply

    천정명이 연기를 못한다? 다른거 비교할필요 없고 천정명 연기 잘한다 생각하는 배우중 하나..
    문근영과 잘 맞고 눈물연기도 정말 가슴이 찡할정도로 잘했는데.. 너무 어의없군...
    천정명 외모나 연기력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비하하지 마세요!

  16. ss 2010.05.17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괜찬기만 하구만 왜그렇게 못뜯어먹어 안달이신지 ..

  17. 천정명팬들 웃긴다 2010.05.17 13:25 address edit & del reply

    이리도 따뜻하게 부족한 연기를 말해주는데 왜저래 ㅋㅋㅋㅋ 좀 발전하라고 충고한걸 가지고 뜯어먹는다고나 하고 이민호랑 비교를해 참나 연기10년차랑 주연 몇번 한 이민호랑 비교나 하고...
    솔직히 천정명 연기 못해 정말 이민호처럼 로코나 찍으라고 해...감성드라마엔 정말 최악이야..

  18. 카즈라 2010.05.20 19:06 address edit & del reply

    혹시 저 포옹씬 메이킹 필름을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꼭 저렇게 감정을 표현해야 했나 했는데 메이킹필름을 보니 무조건 배우탓만 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감정이 복받치게 연기를 했더니 절제하는듯이 하라고 하는 연기감독의 말을 듣고.. 아... 싶더군요.. 물론 아직 천정명이 발음이나 표정에서는 어색한게 사실이지만 무조건 탓을 하기에도 미안하더군요...ㅋㅋ

  19. 네 정말 비판은 여기서 끝냅시다. 2010.06.06 21:0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서로 자기들 의견이 잘났다 내세우면서
    비판하는 글들 때문에 심사가 더 뒤틀리는군요.
    여러분들은 그렇게 잘났습니까?
    그렇게 완벽합니까?
    열심히 하려고 했던 일들이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습니까?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는군요.
    배우들 제가 볼 땐 완벽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적당한 선에서 박수를 쳐줍시다.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기 전에
    고생했다고
    칭찬 한마디 해주면 어디가 덧납니까?

  20. 댓글들이 참... 2010.06.06 21:06 address edit & del reply

    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댓글들. 내려올수록 안습이군요. 한 사람을 매장시켜야만 후련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술들. 정말 뒤틀린 심술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솔직히 대본조차도 중간에 여러번 바뀌면서 산으로 갔다 바다로 갔다 했구요. 문근영이나 갑수, 미숙님처럼 노련한 배우들이어서 그나마 주어진 캐릭을 소화했다고 봅니다. 천정명, 택연, 서우 연기는 미숙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이제는 박수를 쳐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심술을 부리지 않아도 배우들은 여러번 모니터링해가면서 이건 아닌데 하며 몇 번이고 땅을 쳤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연기는 발전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두 달 동안 수목요일마다 신데렐라언니 때문에 기다림이 있어 행복했으면 이제는 박수를 쳐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적나라한 까대기는 우리들이 하지 않아도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고 여러사람들이 이미 신랄한 비판을 해온 것으로 충분합니다.

    남 신랄하게 까대기 지수 = 자기열등감 지수

  21. 이지원 2010.06.09 03:01 address edit & del reply

    남자옷은 스타일와우 여기가대세인듯하더라구여~검색 ㄱㄱ싱188s

2010. 5. 14. 07:37




신데렐라 언니 14회는 전체적인 드라마 흐름에서 그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기 전, 숨이 꼴깍 넘어갈 지경이 되는 그 지점의 긴장감을 그리려 했습니다. 은조와 기훈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포옹을 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기대도 컸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이하였습니다. 그보다는 마지막 엔딩장면 아버지의 일기장을 읽은 효선의 분노에 찬 눈이 지금까지 신데렐라 언니 속에서 서우의 표정 중 가장 좋았던 감정신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효선의 변화는 이미 지난 주부터 급변화를 위한 밑밥을 뿌렸었죠. 흙투성이 떡을 집어 먹는 장면에서 은조와 새엄마 송강숙에 대한 무한신뢰와 애정을 멍청하게 보일 정도로 착하게만 그린 이유가 효선의 복수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던 셈이지요.
효선이 새엄마 송강숙의 도덕적 배신까지 감쌀 수 있을지, 효선의 섬뜩한 눈을 보니 파국으로 치달을 것만 같아서 불안해 보입니다.
신데렐라 언니는 그 동화적인 장치에서 이탈하지 않습니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동화적 장치는 매회 엔딩장면에서 나오는 시계일 것입니다. 12시가 되기전 11시 56분경에서 멈춰있는 시계...12시는 신데렐라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시간이며,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이기도 하겠지요. 열두시를 향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점도 이 드라마를 읽는 장치이지만, 저는 시계바늘에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올려두고 드라마를 읽고 있습니다. 12시라는 시간은 유일하게 큰바늘과 작은바늘이 정시에서 만나는 시간입니다. 갈등과 오해가 한 지점에서 만나 화해되는 시간의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지요. 시계의 큰바늘과 작은 바늘은 같은 주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신데렐라 언니의 등장인물들의 엇갈려 가는 감정들처럼 말이지요.
신데렐라 언니의 주인공들의 감정도 이 큰바늘과 작은바늘의 움직임처럼 각각 다른 주기로 움직여 갑니다. 함께 움직이면 서로를 항상 볼 수 있을 텐데, 그랬다면 인간관계에서의 오해와 갈등도 없을 수도 있는데 각자 따로 움직이니 서로를 가까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은조와 기훈, 송강숙과 효선, 그리고 효선과 기훈이처럼 말이지요. 이번 글은 송강숙과 효선의 엇갈려 움직이는 시계바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효선아, 니가 그 바보같은 남자의 딸이니"
털보장씨의 노름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통장을 정리하던 송강숙은 구대성이 8년간 써온 일기장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한 사람이 나에게 왔다. 봄바람같다. 봄바람에 꽃향기가 묻어있다. 꽃향기에 홀리듯 그 사람에게 홀렸다. 그 사람의 부은 발을 영원히 주물러 주기로 맹세했다. 나는 맹세가 너무 많다. 못난 남자가 그렇다. 못난 남자인 내가 다시 맹세한다. 그 여자 눈에 눈물 고이는 일 없게 하기를..."
차곡차곡 모아놓은 구대성의 일기는 송강숙을 만난 날부터 8년간의 구대성의 한결같은 사랑이 적혀있었지요. 송강숙의 기억에 주마등처럼 흐르는 구대성과의 만남과 그의 죽음으로 이별까지의 시간들...구대성의 일기는 2010년 구대성이 죽기전에 쓴 일기를 찾아 헤매던 송강숙은 구대성의 서재에서 구대성의 마지막 일기를 찾아내고 오열하고 맙니다.
은조가 어느날 말했지요. "효선이 아버지 엄마가 진심이 아닌 것 다 알고 있었어. 다 알고도 엄마를 사랑했대. 뜯어 먹을 게 많아서 살아도 뜯어먹히는 게 좋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있어 엄마?" 송강숙도 뭐 그런 사람들이 다있느냐고 퉁스럽게 지나가 버렸는데, 정말 그런 바보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송강숙은 뒤늦게 알았어요.
"그 사람이 휘청휘청하는 걸 못난 남자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본다.... 그 사람이 가끔 옛 남자를 만나고 돌아와 내개 웃을 때 분노와 절망과 슬픔이 차례로 왔다가 간다... 왜 그러느냐고 그 사람에게 묻고 싶지만, 못난 남자는 겁이 나서 입도 달싹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발설하는 그 순간 내가 그 여자와 함께 살아왔던 지난 8년의 세월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말 것을 안다.. 내 인생이 그 사람없이 계속되는 것, 나는 그게 가장 두렵다"
뒤늦은 후회, 비로소 세상에 거짓말 같은 진실된 사랑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알게된 송강숙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오열합니다. 이제서야 세상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리운 남자, 야속한 남자는 또 다시 송강숙을 버리고 가버렸습니다. 용서를 빌수도 없는 사람, 가슴에 얹힌 돌덩이를 어떻게 하라고, 늘 지켜주겠다던, 평생 부은 발을 주물러 주겠다던 그 사람, 다시는 눈에 눈물 고이는 일 없게 한다고 맹세한 그 사람은 이렇게 송강숙에게 절절한 그리움만을 남겨주고 떠나 버렸습니다.
송강숙은 몇날 며칠을 그렇게 가버린 남자 구대성의 이름을 가슴에 새겨 넣습니다. 구대성이 가고 난 후 송강숙은 자꾸 가슴이 답답하고 체한 것 같은 이유를 몰랐어요. 그런데 구대성의 일기를 보고 알았지요. 그것이 구대성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을요. '사랑 따위가 어디있어. 마음 대충 맞으면 살 부비고 서로 뜯어 먹고 먹히고 사는 것이지' 라고 생각했던 송강숙이었어요. 그런데 그 바보같은 남자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서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송강숙의 이중적이고, 속물적인 모습을 알면서도 사랑했다고 합니다. 송강숙은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과 맞짱떠서 이겼던 자신이 결국은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구대성의 계산없는 사랑을 천하의 송강숙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요.
그 사람이 남긴 딸 효선, 그 아이가 안아달라고 합니다.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그 아이를 자꾸 밀쳐내도, 그 아이는 계속 자신의 손을 붙잡으려 합니다. 안아달라고 떼를 쓰던 아이가 자신의 가슴에 드리운 외로움을 보고는 안아줍니다. 부끄럽고 죄많은 송강숙을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라고 안아줍니다. 효선의 등 뒤에서 효선의 헤어샴푸 냄새를 맡으며, 송강숙은 이 부녀의 사랑 앞에 무릎끓고 싶어집니다. 송강숙의 두 눈에 흐르는 눈물, 그 참회의 눈물은 효선을 진심으로 가슴으로 안고 싶게 만듭니다. 그 바보같은 남자 딸이니까요.
그러나 송강숙과 효선의 시계바늘은 또 다시 멀어지고 맙니다. 자식은 부모가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라고 하지요. 아버지의 일기장을 읽게 된 효선의 눈빛을 마주한 송강숙, 그녀는 이제 죄값이라는 무거운 형벌의 십자가를 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죄값을 은조가 대신 짊어지고 왔다는 것도 모르고 살아왔던 송강숙은 누구도 대신 짊어질 수 없는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효선이라는 십자가를 말이지요. 효선의 분노는 송강숙이 고스란히 받아야 할 몫이니까요. 구대성의 사랑을 알아버린 송강숙은 그 짐을 더이상 모른채 던져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바보같은 남자가 끝까지 지고 갔던 십자가는 바로 송강숙 자신과 은조였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십자가를 거부하는 것은 곧 자신과 은조의 파멸이기에 송강숙은 그 짐을 져야겠지요. 저는 송강숙이 그 짐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믿어요.

벼랑 끝에 선 효선의 분노
신데렐라 언니는 은조에게서 효선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그동안 은조의 상처를 그려왔다면, 이제부터는 신데렐라 효선의 상처를 그리려 하고 있습니다. 새엄마의 도덕적 배신, 기훈으로부터 거절당한 마음, 게다가 기훈이 대성참도가를 무너뜨리려 하고 아버지를 죽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효선의 분노는 겉잡을 수 없이 폭발하게 되겠지요.
효선의 감정폭발을 막아 온 것은 은조와 새엄마였어요. 누구에게도 기댈 곳이 없어진 효선은 새엄마의 마음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아무리 흉내 내려고 해도 따라가지 못하는 은조에 대한 질투심도 다 누르려 했어요. 차가운 엄마와 언니지만 이들마저 없다면, 세상에 혼자라는 불안감에 효선은 가슴에 얹힌 눈물마저 쏟아내지 못하고 참고 또 참아왔어요. 그게 효선의 가슴을 짓눌러 숨이 막혀올 정도로 답답헤도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눈물조차 삼켜야 했던 효선이었어요. 새엄마와 은조는 아버지가 사랑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죠. 효선이 새엄마와 은조를 내려놓지 않으려 한 것은 아버지의 마음을 배신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거예요.
그런데 효선은 돈뿐만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새엄마가 아버지를 8년간 배신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새엄마의 배신까지도 "내 인생이 그 사람없이 계속되는 것, 나는 그게 가장 두렵다"라며 끌어 안았지만, 효선이가 감당하기는 벅차고 혼동스럽습니다. 아니 너무니 큰 충격이라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효선은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8년간을 뜯어 먹을게 많아서 살아줬던 남자였고,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온 새엄마를 보듬어 온, 송강숙의 말대로 바보같은 남자로 철저하게 이용당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용서하고 눈감아 주었다지만, 효선은 아버지 구대성과 같이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효선은 머리가 빙빙 돌고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이런 여자에게 철저히 뜯어먹히고 살았다는게,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닌 새엄마를 잃지 않기 위해, 혼자서 끙끙 가슴앓이를 했다는 게 이해도 되지 않지만, 그런 아버지가 너무나 가엾습니다. 새엄마가 불결해 보이고, 구역질이 치밀어 옵니다.  
새 엄마에게 기대고 싶어하고, 우리 애기라고 말해 주는 것에 안심하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에 행복해 했던 일이 치가 떨리도록 분합니다. 다가가면 마치 벌레를 보듯 몸을 털어내던 새엄마, 좋아하는 남자에게 실연당했다고 우는 효선에게 한 번쯤은 토닥토닥 안아줄 줄 알았던 새엄마는 끝내 차가운 등만을 빌려주었을 뿐이었어요. 이제는 효선이 그 등이 끔찍스럽습니다. 효선을 쓰다듬어 주던 그 손이 소름끼치게 더러워 보입니다.
효선은 새엄마를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어요. 이 아이는 정말 인간의 저 밑바닥 말초적인 추악한 모습은 몰랐던 무공해 아이였어요. 그래서 효선의 변화와 질주하는 분노는 은조의 비명보다 더 강렬하고 소름끼치게 무섭습니다. 
저는 서우의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변화된 눈빛이 반갑습니다. 지나치게 침체되어 있고, 슬프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이 드라마는 슬픈 동화가 아니라 우울한 동화에요. 그 우울함에 서우의 눈빛이 복수극이 되었든, 용서를 위한 과정이 되었든 축축 처지는 드라마 분위기를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문근영의 계속되는 슬픔, 읽히지 않고 오로지 천정명 혼자 고민하는 듯한 기훈의 감정선 때문에 드라마와 함께 시청자도 같이 땅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이 들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서우 효선의 캐릭터가 드라마의 긴장감을 이끌어 주었으면 싶습니다. 이 드라마는 특히 기훈과 효선의 감정선이 매 회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저는 솔직히 혼란스럽고 피곤할 때가 많은데, 이는 천정명과 서우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대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천정명의 감정연기는 솔직히 포기했습니다만, 서우는 왠지 효선의 흐리멍텅한 캐릭터때문에 널뛰기를 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새엄마에 대한 배신감, 아버지에 대한 연민, 그리고 기훈에게 거절당하고 벼랑 끝에 몰린 효선의 감정선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면, 질질끄는 듯한 스토리도 가속도가 붙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들고요. 

송강숙과 효선의 갈등은 홍주가의 음모에 휘말리는 대성참도가의 운명과 함께 신데렐라 언니 후반부를 이끌 중요한 스토리가 될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언니가 달려가고 있는 열두시, 큰바늘과 작은 바늘이 만나는 시간, 그 곳이 화해가 될지 비극적인 파국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송강숙의 눈물을 믿고 싶습니다. 자기 속으로 난 자식들은 결코 버리지 않으려는 송강숙의 모성, 그것이 질주하는 효선이도 끝내는 품었으면 좋겠어요. 상처투성이 송강숙과 은조를 품었던 사랑이 '아버지'라는 이름의 구대성에게서 시작되었다면, 그 용서와 화해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송강숙에게서 완성되길 바라거든요. 세상에 어떤 것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품만큼 큰 그릇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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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6
  1. 이전 댓글 더보기
  2. Phoebe Chung 2010.05.14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송강숙이 좀 변해서 효선이랑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며 끝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시계바늘 이야기 땜에...

  3. 호호호 2010.05.14 09:08 address edit & del reply

    효선이가 차갑게 변하지만 결국엔 송강숙이 처음으로 그 아이를 진심어린 마음으로 포옹해주지 않을까요?

  4. 라이너스™ 2010.05.14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분노의 반전이 기대됩니다^^

  5. 게으른 소 2010.05.14 10: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시계 바늘에 비유한 글이 인상적이네요.

  6. 건강천사 2010.05.14 11:40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만 그런지....
    왠지 어쉑했어요 ㅠ 왜그러지 흑흑

    • 저도요;; 2010.05.15 11:18 address edit & del

      째려보기전에 부들부들 떨때가 좀 어색했어요;; 그것때문에 웃기기까지했는데.. 반면에 마지막 눈빛은 무섭더군요.

  7. 쩌네요 2010.05.14 11:42 address edit & del reply

    신언니는 극장판으로 나와도 해외에서 호평받을 것 같다능
    서우 연기가 쩔긴 쩌네요

  8. ㅋㅋ 2010.05.14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글로 보는 신언니가 더 잼있습니다. 가끔 보면서도 이해가 안될때도 있는데 이런 글 보면 동감되는 부분도 있고 관점의 차이도 있다보니 저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구나 하면서 새롭게 바라보게 되네요

  9. killerich 2010.05.14 12: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몰입도도 올라가고.. 재미있어지네요^^..
    초록누리님.. 분석을 보면..더 재미있어지고 말이죠^^..

  10. 2010.05.14 12: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5.14 13: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도입부 시계에 대한 얘기 인상적이네요. ^^
    구대성 일기를 통해 송강숙과 효선이의 관계가 좋아지는 듯 해서 반가웠는데
    그 일기 때문에 틀어지는군요.
    아~ 이들에겐 언제 평화가 올까요? ㅠ

  12. 장원맘 2010.05.14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맨날 눈팅만 하다가 댓글 남겨요~님글 언제나 너무 감성적이예요 ^^*
    근데 전 정말 뜬금없이 든 생각인데..효선이가 일기에서 기훈이가 홍주가 사람인걸 알게된거 아닐까요? ㅋㅋ 2010년것만 봤다면 이런생각안들었을껀데 예전것도 있길래..ㅎㅎ
    개인적으로는 그랬으면 좋겠다는..송강숙이랑은 이제좀 관계가 진전되는듯한데 ㅜㅜ

  13. 빨간來福 2010.05.14 15: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겨울나그네 이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서 인지 이미숙씨 이런 모습이 적응이 안될듯 해요. ㅠㅠ

  14. pennpenn 2010.05.14 16: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꼬집어 주셨어요~
    주말 잘 보내시고요~

  15. 거북갱 2010.05.14 19:31 address edit & del reply

    신언니가 끝나고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에 효선이의 분노어린 눈빛을 보면서,
    저도 초록누리님처럼 안타깝기도 하면서 또 한 편으론 반갑기도 했어요
    신언니 다음회도 기대되지만 그 후에 올라올 누리님의 글 또한 기대됩니다!

  16. 이곳간 2010.05.14 19:48 address edit & del reply

    서우의 눈빛.. 정말 무섭군요..

  17. 신언니왕팬 2010.05.14 22:0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눈빛은 갑자기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공포영화를 보는 듯했음.
    저건 너무너무 오바스러운거 아닌가??할 정도로 공포였음;;
    암튼간에 이제서야 송강숙이 구효선을 마음으로 안아주려 했는데
    정말 또 틀어져버리다니 저로썬 반갑기보단 안타까울 뿐이네요~
    뭐 파도가 와야 다시 잔잔해지겠지만요~

  18. 사탕 2010.05.15 02:34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 대본상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캐릭터들이 좀... 사실 구대성과 새엄마는 그 포스로 이야기를 이끌어 냈지만, 은조역도 조금은 그랬지만 여튼 근영양이 잘 해주었습니다. 다만 서우양 같은 경우- 서우양이 연기를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음, 서우양은 인물에 완전 확 몰입해 연기하는 스타일이라 가끔 흐리멍텅하고 약간 아리까리한 역할때문인지 가끔... 그렇더라고요. 천정명씨 역할도 그렇다고 봅니다. 천청명씨와 이 역할은 약간 안맞았던게, 솔직히 캐릭터 자체가 좀... 그렇더라고요. 연기를 빼고 그냥 순수하게 캐릭터를 보면 천정명씨가 군대에서 쉬고와서 맡은 캐릭이 하필 이 캐릭이냐 싶더군요.

  19. 신언니도 이제 2010.05.15 12:23 address edit & del reply

    끝을 향해 다가가네요. 이제 서우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실제 동화 스토리대로 효선이 기훈OR 기정이라는 왕자를 선택하고. 은조와 새엄마를 내쫒을지 궁금해지는군요. 기정이 기훈이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왕자님은 기훈이었으니. 동화 스토리대로 안간다면 은조만 기훈과 도망가고. 효선이 대성참도가에 새엄마랑 같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래도 참 은조. 신데렐라 언니가 너무 불쌍하네요. 정우와 은조만 대성 참도가 나간다고 해도 불쌍하고.

  20. 미로 2010.05.15 18:08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번에도 소름 돋을정도로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 내더니 그 뒤에 암것도 없더군요.. 이번에는 진짜일까요? 서우 연기를 너무 헷갈리게 합니다. 연기를 너무 오바하는 경향이 있고 강약 조절이 안되는 것 같아요.

  21. skagns 2010.05.15 21: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멋진 분석이세요. 시계의 의미 분석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만드네요.
    정말 인상적인 분석 비유입니다. ^^
    역시 초록누리님은 대단하신듯~~
    잘 보고 갑니다. ^^

2010. 5. 13. 11:11




송강숙이라는 여자는 지금까지 살면서 두 번은 진심으로 울었을 것 같습니다. 그 한번이 구대성의 사랑을 깨닫고 우는 참회의 눈물이었고, 한 번은 은조와 함께 더러운 팔자로 처참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을 때였겠지요. 이번 회 송강숙의 눈물이 여러가지로 가슴을 착잡하게 하면서, 그녀에게 닥칠 또 다른 불행으로 저렇게 운도 없는 여자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눈물을 함께 훔쳤습니다. 송강숙의 참회의 눈물이 13회의 가장 중요했던 이야기였는데 송강숙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신데렐라 언니의 두 왕자에 대해 먼저 정리를 하고 싶습니다. 송강숙은 그 감정의 급변화가 신데렐라 언니의 후반부 스토리를 끌고 갈 중요한 것이기에 따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언니 13회는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시선에서 보는 감정정리편이었습니다. 드라마에 흘렀던 감정선도 등장인물 각각을 중심으로 흘렀기에 분위기가 조금은 어수선 했을 수도 있었을 듯 싶습니다. 드라마 분위기를 표현한다면 끓어넘치기 전 기포가 보글 보글 올라오는 냄비같았다고 말하고 싶어요. 홍주가에 정면승부수를 띄운 기훈, 송강숙의 비밀을 알게 된 효선의 외삼촌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비극을 암시하는 불씨가 될 것 같습니다.
띄엄띄엄 기훈과 은조, 효선, 그리고 송강숙의 감정을 던졌던 13회는 굳이 나레이션으로 드라마 보기를 한다면 저는 정우의 시선을 따라 이 드라마를 읽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글도 정우의 감정선을 따라 정리했어요. 

기훈, 나의 나쁜 계집애에게로 가는 길
기훈은 속죄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무릎이 다 닳아지도록 기어서라도 가고자 합니다. 효선이도 밀어냅니다. 효선의 마음을 알기에 효선에게 두 번 상처를 줄 수가 없습니다. 효선의 아버지를 죽게했다는 죄책감은 평생 두 여자아이의 곁에 굴러다니는 돌멩이가 되라고 한대도 그렇게 하고 싶은 기훈입니다.
은조를 보는게 괴롭습니다. 누가 대성도가를 위험에 빠뜨렸는지 알면 평생 미워하는 힘으로 살겠다던 은조였어요. 아저씨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두 아이를 평생 아버지처럼 보살피겠다고 다짐하지만, 그리고 아버지와 기정의 손으로부터 대성도가를 지키겠다고 결심하지만, 아버지와 기정형은 그런 기훈을 더욱 조여올 뿐입니다. 기훈은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은조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죄값을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하지 못하고 얄궂은 운명은 기훈을 조롱하듯 궁지에 몰아넣을 뿐입니다.
정우를 통해 은조의 마음을 알게 된 기훈은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모든 것을 버리겠다고 통보합니다. 주식이며 지분 모두 아버지에게 드리고, 홍주가 홍회장의 아들인 것도 포기하겠다고 합니다. 은조를 만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속죄하고, 은조만 허락해 주면 곁에 있겠다고요. 대성참도가를 지키겠다고요. 
차갑게 돌아섰던 그의 나쁜 계집애가 자신만큼 지독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기훈은 알아 버렸어요. 지난 밤 은조를 부르며 대문을 두드리다 끝내 말하지 못했던 말들을 기훈은 정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은조의 마음을 알아버렸기에 기훈은 고백할 수가 없습니다. 말해야 할 때가 오면 꼭 자기 입으로 말하겠지만, 지금은 홍주가로부터 대성도가를 지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것이 자신을 괴로워도 바라보는 것이 낫겠다는 은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 그길이 은조 곁에 있어주는 일이라면, 그리고 효선이에게 죄값을 치루는 일이라면, 어떤 무서운 일이 닥쳐와도, 평생 시달려야 하는 벌이라도 받으려는 기훈입니다. 그래서 기훈은 효선의 마음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효선이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효선을 돌려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덧 훌쩍 자란 효선은 이제 혼자서도 걸어갈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기훈은 알지 못했어요. 효선이 달이 네모라고 해도 믿을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 믿고 의지하고 있었던 사람이 기훈오빠 내꺼였다는 것을요. 효선이 잡고 있는 줄을 끊은 순간 효선은 휘청거리고, 세상에 홀로 남았다는 지독한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는 것을요. 

* 여담: 홍주가, 짜증나는 집구석
말 나온 김에 기훈의 오락가락한 감정상태를 집고 가야 겠네요. 참으려니 병이 될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기훈의 감정은 효선이 만큼 어린애같고 중심이 없어서, 저는 기훈의 감정선에 집중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기훈은 정우를 통해 은조의 진심을 알고나서 정우의 말을 전혀 되새겨 보지도 않고, 당장 말하지 않으면 죽을 듯이 은조를 찾아다니는데요, 기훈 역시 은조를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려고 하는지, 홍주가가 대성도가를 집어 삼키려 한다는 것을 알리려 하는 것인지, 죄책감으로 괴로워서 고백을 하려는지 도대체가 감정선이 읽히지가 않습니다.   
절에서 3천배를 하고 내려와서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심정으로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삼으라고 해도 할 것 같았는데, 그놈의 홍주가 집구석은 기훈이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부인과 큰아들에게 내쳐지게 생겼으니 살려달라고 부탁도 아닌 협박을 해대고, 기훈이는 기훈이대로 아버지에게 자기소행을 다 털어놓고 처벌을 받겠다고 협박하는데, 솔직히 홍회장과 기훈의 대화는 애들 말싸움같아서 개연성도 없어 보이고 정말 이해불가입니다.
기훈이 가진 홍주가의 주식지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에게 주겠다는데, 그러면 대성도가의 빚은 갚은 셈인데, 홍회장은 꼴까닥하고 쇼크로 몸져 누워 버립니다. 아들 기훈의 소행을 은조에게 말하겠다고 협박하는 것도 우스워 보였는데, 홍회장은 왜 대성참도가를 욕심내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어요. 단지 큰아들 기정이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면 어린애 같이 치졸해 보이고, 더욱이 홍주가를 상대로 맞짱을 떠보려는 것같지도 않고 말이지요. 한마디로 홍주가는 콩가루 집안입니다. 
홍주가와 대성참도가의 싸움이 신데렐라 언니 후반부를 끌고 갈 2차전이라면, 상당히 매력없는 기업싸움 이야기가 될 듯합니다. 구대성의 일기장을 보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송강숙을 통해 대성도가의 불씨를 진화시키려는 신파적인 모습도 엿보이기도 하고요. 송강숙의 참회가 어떤 의미로든지 대성도가의 안주인으로서 가족을 지키려는 제 2의 구대성이 될 듯 싶으니 말입니다. 송강숙의 변화는 사실 신파적인 감동을 준다고 할지라도, 은조와 효선을 위해서, 그리고 이 우울한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부분이라 반가울 일이지만요.

정우, 사랑하는 은조를 위해 자신이 멍들다
한 여자를 지키는 두 남자의 마음은 불협화음을 내며 삐그덕거리기 시작합니다. 지난 회 술에 취해 은조를 부르며 대문을 두드리는 기훈을 보며 대성도가에 새롭게 시작될 비극의 그림자에 심장이 떨렸는데, 기훈은 은조에게 끝내 말을 전하지 못하고 맙니다. 정우에게 독백하듯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장면은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장면으로 도마에 올릴 듯 합니다. 저는 굳이 쓰지 않겠지만, 취했는지 아니지 조차 모르겠는 기훈의 상태가 너무 연기스럽다는 생각에 고백처럼 들리지도 않았고, 그저 정우가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것 정도로만 느껴져서 말이지요.
비밀을 감당하기 힘들어, 그 죄값을 더 이상 짊어지기 버거워 모든 것을 말해 버리려는 기훈과 은조의 상처를 염려하는 정우의 순애보가 충돌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사랑의 색깔처럼 고통스럽습니다. 다가설 수 없기에 슬픈 기훈과 다가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정우는 같은 고통을 짊어진 왕자들입니다. 시간이 갈 수록 이 두사람이 짊어진 고통의 크기는 해거름녘의 그림자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기훈의 고백과 은조의 고백을 동시에 들어야 했던 정우의 감정이 묵직하고 믿음직스럽게 더 와닿았어요. 사랑하는 은조의 입에서 다른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고백을 들어야 했고, 은조의 그 사람이 구대성을 죽게 하고 은조를 절망의 깊은 죄의식으로 빠지게 한 장본인이라는 고백도 함께 들었지요. 가슴에 깊은 멍이 패이는 정우를 보며 마슴이 많이 아프기도 했고요. 자신의 가슴에 멍이 드는데도, 사랑하는 누나 은조 가슴에 멍 하나 더 생길까봐, 마치 궁수가 쏘는 화살을 대신 막으려는 듯한 모습같아 보이더라고요.  
술에 취해 쓰러져 자는 기훈옆에 앉아 밤새 뜬눈으로 지샌 정우는 기훈의 고백을 막습니다. "누나가 알게 될 때까지 당신 입으로 누나한테 그런 짓 하지마. 당신이 말해버리면 우리 누나 숨 못쉰다" 이렇게 말하는 정우가 정말 멋져보이더라고요. 은조를 죽일거냐고, "말하면 당신만 안 죽어, 은조도 같이 죽어, 당신을 봐도 안 봐도 괴로운데 보면서 괴로운게 낫겠대" 라고 은조의 마음을 전해주는 정우입니다. 평생 지켜주고 싶은 여자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데 그 남자에게 그런 고백을 들려주는 정우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싶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상처받는게 더 싫어서 자기 가슴은 멍투성이가 되고 찢어지는 것을 감수하는 정우입니다. "죄졌지? 벌 받고 싶지? 평생 말 못하는 벌, 그래서 평생 용서 못받는 벌 받아"라며 말 못하는 것으로 평생 죄값을 받으라며 기훈을 막아서는 정우입니다.
정우는 은조가 상처받을 것을 막고 싶습니다. 괴로워도 보는 게 나은 사람이 구대성을 죽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은조가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정우는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은조가 쓰러지는 것만은, 은조가 죽는 것은 막고 싶은 정우입니다. 아빠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울부짓는 은조의 통곡을 들으며, 정우는 은조에게 구대성 사장이 어떤 존재였음을 알게 되었어요. 사랑에 허기져 죽고 싶도록 세상을 싫어했던 은조의 구원이었음을요.

정우 눈에 비친 기훈은 벼랑 위에 몰린 어린 숫사슴같습니다. 홍주가의 숨겨진 아들, 현대판 홍길동같은 이 녀석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듯 물러 설 곳없는 벼랑 아래로 머리가 짓이겨 지더라도 뛰어 내리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 녀석의 상처가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욱신거리는 상처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고, 비명을 지르며 벼랑 아래로 뛰어 내리려 합니다. 정우는 이 녀석을 붙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녀석을 따라 벼랑으로 올라 오고 있는 소녀에게 그 비명 소리를 들려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은조는 불안해 하는 효선을 보며 또 다시 가슴 깊숙이 그 사람을 묻어 두려고 합니다. 그런 은조의 모습을 지켜보는 정우도 저 가스나가 왜 그렇게 목을 매고 대성도가를 지키려고 하는지, 밥도 안쳐묵고 잠도 안자고, 못 먹는 술도 마시고 주정을 하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뭐가 그리 힘느노? 라고 물어도 한 번도 대답도 해주지 않던 가스나가 엄마 때문에, 구대성의 딸 효선이 때문에, 그리고 숫사슴때문에 울고 있다는 것도요.
자신을 한 번도 바라봐 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니 영영 바라봐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신과 닮은 사랑을 하고 있는 은조를 보며, 속으로 속으로만 눈물을 흘리는 정우입니다. 정우는 은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은조는 정우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에요. 정우 역시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은조를 보면서 괴로운 게 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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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2
  1. ♡ 아로마 ♡ 2010.05.13 11: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이거 재방 보거든요 ;;
    근데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답답한것이...;;;

  2. 너돌양 2010.05.13 11: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야말로 처절한 드라마네요. ㅠㅠ

  3. 금성에서온여자 2010.05.13 11:4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신언니 못 봤는데
    초록누리님의 리뷰만으로도 마음이 아픕니다. ㅠ
    아~ 이 드라마 정말 어찌 끝날지,,
    오늘자 신문을 보니 구대성의 일기를 읽은 송강숙의 오열에 대해 기사가 많던데
    이미숙이 얼마나 절절하게 연기를 잘 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송강숙에 대한 리뷰 기대하고 있어요. +_+

  4. 2010.05.13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옥이(김진옥) 2010.05.13 12: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어젠 신언니 못봤어요....
    어제도 참 가슴아픈 내용이 많았나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달려라꼴찌 2010.05.13 12:31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심각한 이야기 일변도라 보다가 그냥 잤습니다. ㅡ.ㅡ;;;

  7. 몽리넷 2010.05.13 12: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이거 인기가 좋은가봐요~ 저는 안봐서리 ㅋ
    오늘도 수고하시고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8. 카타리나^^ 2010.05.13 13: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끝내 이렇게 어둡게만 갈까요?
    흑...밝은쪽으로 좀 걸어나와주지 ㅡㅡ;;

  9. killerich 2010.05.13 13: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너무 어두워요;;;

  10.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5.13 14: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누가 마지막이 다가온다길래 어제 티비 봤습니다 !!! ㅋㅋ
    아.. 정말.. 은조 힘내려고 하는데 뭔가 다 길을 막더군요
    다들 좀, 길들이 꼬여서 보는데 안타깝더라구요
    다들 불쌍해 보였어요 ㅠ

  11. pennpenn 2010.05.13 14: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훈과 정우가 은조를 위한 마음이 너무 절절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12. 주주 2010.05.13 16:3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은 정우가 참 밝게 나왔는데
    13회에서는 정우도 상처를 많이 받은거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은조를 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화를 눌러 삭이며
    "이 가스나 쥑이뿔까"
    독백하듯 중얼거리는 정우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정우는 이제 대성도가를 떠나야겠죠?
    은조를 두고 차마 발걸음이 안 떨어지겠지만

2010. 5. 7. 10:46




신데렐라 언니 2부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었던 11회, 12회는 조금은 당혹스럽게 다가왔어요. 무엇보다 눈에 띄게 은조와 효선이 뒤바뀐 듯 변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글은 구대성의 죽음이후 크게 변화한 은조와 효선의 감정선을 정리한 효선의 변화 <뒤바뀐 효선과 은조, 효선의 마음 진심일까?>에 이어, 은조의 변화를 은조의 감정선을 따라 정리해 본 글이에요.
"아빠,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아빠" 은조의 통곡을 듣고 있는 기훈과 정우의 눈에도 눈물이 고입니다. 마음놓고 슬퍼하지도 못하는 은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은조의 슬픈왕자 기훈과 은조의 그림자 사랑 정우입니다. 은조의 입에서 터져나온 '아빠'라는 말은 은조를 새로운 아이로 변화시킵니다. 도가를 떠났던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려 사과할 줄도 알게 되고, 은조는 처음으로 사람과의 소통을 배웁니다.

이별, 아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울었다
도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돌아오는 길, 효선이 묻지요. "너 나한테 뭐니? 나 너한테 뭐야?" 혹시 날 버릴거냐며 열심히 일해서 대성도가를 일으켜 놓고 갈거냐고 묻는 효선에게, "갈까봐 걱정되냐?"고 되묻지만, 은조는 아마 "때가 되면 가야 해" 라고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 은조를 효선이 붙잡습니다. 도가가 무너지면 아빠가 또 한번 무너지는 거라고, 그러니 잠깐만이라도 의좋은 자매처럼 흉내내 주면 안되느냐고, 가지말아 달라고요.
고집스럽던 은조의 마음은 "너 때문에 따뜻하고 싶다"는 효선의 말에 서서히 둑이 무너지듯 조금씩 허물어집니다. 효선이 다가와 팔장을 껴도 싫지 않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엉겨붙지 말라고 뿌리쳤을텐데 살짝 팔을 빼는 은조입니다.
효선이 잠을 이루지 못하듯이 은조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빵이라며 왕관브로치를 달아 준 정우도, 효선의 그 사람이라고 매일같이 주문을 거는 그 사람도 방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떠나 버린 집처럼 은조의 마음은 휑하지요. 누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대문을 열었는지, 은조의 마음을 다 읽기는 힘들었지만, 8년전 담벼락에 기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며, 꽁꽁 얼었던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그 사람이 은조를 보고 웃습니다. 은조의 나레이션, "왔다"는 은조가 기다렸던 사람이 기훈이었음을 말해 주었지만, 8년전처럼 은조는 그 사람을 오래도록 볼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 눈을 조금 더 보면 그 사람에게 달려가 안겨 버릴까봐 애써 발길을 돌리려 하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이리 좀 와보라며 은조를 부릅니다. 털썩 쓰러져 버리는 그 사람에게 은조는 반사적으로 뛰어가지요. 그리고 기훈을 붙들었던 손을 떼버리고 맙니다. 더 이상 다가서면 안되는 사람이니까요. 그 사람이 "은조야"라고 부릅니다. 심장이 멎어버릴 듯한 은조에게 "정말로 이제 나는 너한테 못가, 못 가게 됐어, 그런데 허락만 해주면 너희들한테 매일 3천번씩 절하는 마음으로 보살필게. 아저씨처럼, 아저씨 대신..."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사람에게서 너에게 갈 수 없다는 말을 듣는 은조는 가슴이 날카로운 것으로 도려내지는 듯 아픕니다. "나한테 와 달라고 한 적 없어. 오라고 한 적 없기 때문에 안 물을 거야. 난 됐고 효선이한테 해줘. 내가 그 애를 따뜻하게 해주면 나 조금은 용서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은조와 기훈은 그렇게 서로에게 못간다고, 아니 안간다고 이별을 고하고 웁니다. 애타게 원하는데 서로의 사람이 될 수 없음에 울지요. 은조는 그렇게 그 사람을 밀어내야 하는 자신을 위해, 기훈은 두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이제는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애써 강요라도 하듯이 말이지요.
은조가 처음으로 품어보고 싶은 아이는 효선이에요. 대성도가와 효선이를 버리지 않는 것은 아버지 구대성의 유언이 돼 버렸습니다. "너 때문에 따뜻해지고 싶다"는 효선의 말에 은조는 약속해 주지 않았어요. "따뜻하게 해달라는 건 안돼. 난 약속 못 해. 그건 해볼게". 그리고 허툰 말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듯이 "당분간이라도"라는 단서를 다는 은조입니다. 은조는 언젠가는 떠나야 함을 은조 스스로에게도 효선에게도 늘 상기시키려 애씁니다.
효선에게 말은 따뜻하게 하는 방법도 모르고, 약속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은 효선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합니다. 8년전 그 날처럼 "은조야"라고 부르며 쓰러진 기훈이 무슨 이유인지 절하는 마음으로 아저씨처럼 보살피겠다고 하자 "정말 진심으로 이쁘지는 않지만 내가 걔를 따뜻하게 해주면, 나 조금은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려고 해" 라고요.
이어 은조는 "나 정말 용서받고 싶거든"이라고 말을 덧붙였어요. 은조는 이제 정말 살고 싶어진 거예요. 아버지에게 잘못했다고 한 말에는 늘 도망치려 하고, 죽고 싶어하는 아이처럼 굴었던 자신의 모습을 용서해 달라고 하는 의미도 있었어요. 아버지는 끝까지 품어 주었는데, 은조는 끝까지 도망치려고 했었거든요. 그게 너무 죄스럽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은조는 그렇게 통곡한 거예요. 아버지라고 불러드리지 못한 후회와 그리움까지 담아서요. 그래서 은조는 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려고 하지요. 도가 사람들을 품으려 하고, 효선이를 품으려 하고, 효선이를 따뜻하게 해 주기 위해 그 사람도 마음에서 도려내가면서요.

"엄마, 나 살고 싶어"
그런 은조에게 엄마는 치명적인 독에 중독된 것처럼 온몸을 떨게 합니다. 한 푼이라도 더 건지라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지긋지긋한 물욕, 그 탐심에 은조는 진저리를 칩니다. 그런 은조를 효선은 더 이상 버틸 힘도 없게 무섭게 합니다. 아버지 구대성의 모습. 엄마가 뜯어 먹을게 많아서 산다는 말을 듣고도, "내가 좋아하니까 괜찮다"고 말했듯이, 효선도 똑같은 말을 합니다. "엄마가 아무리 밀어내도 상관없어. 내가 엄마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나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지요. 구대성처럼요.
은조는 벼락을 맞은 듯 그자리에서 옴짝달싹을 하지 못하고, 손 하나 눈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효선에게 겹쳐지는 구대성의 모습에 얼어붙고 맙니다. 머리는 감전된 듯 정지돼 버리고, 심장마저도 뛰지 않는 듯 온몸의 세포들이 멈춰버린 듯한데, 두려움의 감정만이 살아서 눈물이 흐르게 합니다. 효선이에게 눈을 내리까는 것조차 죄가 될 것 같습니다.
은조는 엄마에게로 뛰어가지요. "부탁인데 효선이 좀 이뻐해라 엄마. 엄마랑 나는 효선의 발톱에 대고 절을 해도 모자라. 효선이 쟤, 지 아빠야, 효선이 아빠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생각해? 엄마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 효선이 아빠는 다 알았어. 다 알았는데도 엄마를 사랑했었어. 효선이도 지 아버지처럼 엄마가 안 사랑해줘도 괜찮대. 자기가 엄마를 좋아하니까 아무렇지도 않대... 그러니까 맘 좀 바꿔봐, 우리 이러면 정말 안돼. 이러면 정말 사람 아냐. 우리 이러다 정말 길 가다 마른 벼락이라도 맞을 것 같아"
송강숙은 은조의 말에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누가 보쌈이라도 해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은조는 그런 엄마를 보고 너무나 겁이 납니다. 세상에서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었던 은조였어요. 가져본 것이 없었기에 잃은 것도 없었고, 사랑하지 않았기에 세상이 은조를 내쳐도 상관없었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지금의 은조는 예전의 은조가 아니에요.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가 생겼고, 지켜야 할 대성도가가 있고, 또한 따뜻하게 해줘야 할 효선이가 생겼어요. 그래서 은조는 두려운 거예요. 처음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처음으로 사랑을 배웠거든요. 하지만 엄마는 살고 싶은 은조의 마음을 갈기갈기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버립니다. "너랑 나랑 준수랑 합치면, 효선이가 받을 유산보다 세배 반이 넘는다는데, 다 챙기면 네가 이러지 않아도 나갈 거니까 한푼이라도 똑똑히 챙겨, 이년아" 
"내 손 놓으라"며 울고 나간 은조는 기훈에게로 갑니다. 은조는 이제 엄마와 진짜 이별을 하고 싶은 거예요. 엄마의 손을 붙들고 있으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엄마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의 비뚫어진 모정을 끊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주저앉고 또 주저앉았는데, 이제 더 이상 은조는 버틸 힘이 없어져 버립니다.   

갑자기 여리고 착해진 마음을 드러내는 은조가 당황스러웠는데, 은조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정말 다른 아이가 돼 버렸던 거예요. 효선을 받아주는 은조가 어색했고, 비빔밥을 함께 먹는 은조가 생뚱스러워 보일 정도로 은조의 변화는 확연하게 보였어요. 효선의 입가에 밥풀을 떼어주기 위해 손을 내미는 모습은 과거의 은조를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은조가 다 이해되더군요. 은조는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처럼 사람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배우고, 웃는 법을 배우고 있는 과정에 있는 거예요. 무엇보다 은조는 말을 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어요. 느낄 줄 아는 아이가 되었어요.

효선, 은조의 상처를 보다
이 드라마는 은조의 죽음이라는 더 큰 슬픔을 안겨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은조의 수호천사 정우가 있고,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기훈이 은조를 지켜줄 것 같거든요. 도가에 사람들이 돌아오자 기훈이 아버지처럼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장면이 있었어요. 저는 이 장면에서 은조와 기훈의 사랑보다는 왠지 구대성이 기훈을 통해 은조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급차에 실려가면서 기훈에게 구대성은 "괜찮아" 라고 말을 하고 갔어요. 기훈은 아저씨가 죽는 것보다 자신의 죄때문에 떨었다고 고백했지만, 구대성은 기훈의 눈물을 보고 기훈의 진심까지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저는 구대성의 혼이 아직 대성도가에 남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잘했다" 는 듯 말해주는 기훈의 모습은 은조에게는 기훈이 아니라 아버지를 본 듯한 느낌을 가지게 했어요.
그리고 또 한 사람 은조를 지켜줄 사람이 저는 효선이라고 생각해요. 효선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언급을 했지만, 효선은 구대성의 죽음이후 가장 감정이 복잡하게 읽히는 인물이에요. 은조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마음과 새엄마에 대한 마음이 진심인지 위선인지, 복수심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효선의 감정선은 복잡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효선의 행동은 은조에 대한 신뢰와 엄마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도 일방적이고, 전폭적이어서 도저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해져 버리거든요.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에 동화적인 효선의 마음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하지만 저는 효선의 착한 심성이 구대성의 피와 함께 흐르고 있다고 믿고, 그 심성만은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혹시라도 효선이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위선을 떨고 있다고 해도 말이지요. 그래서 은조의 두려움을, 그 깊은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치료해 줄 사람이 결국은 효선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선이가 은조를 버티기 힘들어 했던 것은 이 아이는 도통 아픔을 모르는 아이같아 보였기 때문이에요.
효선이 처음으로 은조도 아파할 줄을 안다는 것을 본 것이 기훈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어요. "처음으로...처음으로..."라며 뒷말을 삼켜 버리는 은조를 보고, 효선은 충격을 받고 은조가 나간 후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라는 듯이 주저앉아 울었던 장면이 있었어요. 코피가 터져 쓰러져도 아파할 줄도 모르는 독하디 독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은조도 아파할 줄 아는 아이라는 것을 알았던 거예요. 은조가 효선에게 들킨 감정은 또 있었지요. "네가 어떤 일을 했더라도, 네가 네 아버지 딸이기 때문에 용서한다"는 말이었지요. 은조의 구대성에 대한 사랑은 진심이었음을 효선은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리고 또 하나, 효선은 은조가 엄마 송강숙으로부터 자신보다 더 심한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을 효선이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효선은 새엄마의 가식이라도 엄마를 좋아하니까 상관없다고 말할 만큼 새엄마를 붙들고 싶은데, 은조라는 아이는 그런 친엄마로부터 도망치라고 말합니다. 효선의 눈에 은조는 한없이 불쌍한 아이일 수 있어요. 오죽했으면 엄마를 저렇게 밀어내려고 할까? 저 아이가 얼마나 엄마로부터 상처를 받았기에 저럴 수 있을까?
효선은 구박받는 자신보다 은조가 더 가엾게 보일지도 몰라요. 세상은 효선이 계모를 끌어 안는 것을 보고 착하다고 칭찬하겠지만, 은조가 엄마를 안는 것은 엄마와 똑같은 사람이 돼버리는 것이지요. 공범이 되어 죄의 구렁텅이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오도가도 못하는 아이가 은조인 거예요. 그러니 효선에게는 은조가 더 불쌍할 수밖에 없고, 새엄마로 인한 상처가 자기보다 은조가 더 크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자기보다 더 불쌍한 아이지요.
피가 철철 흘러도 울지 않던 아이가 아프다고 울었다
은조는 한번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아파도 참아 버렸어요. 세상으로부터 눈을 돌려 버렸으면 됐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은조에요. 살고 싶어졌고, 사랑하고 싶어졌고, 누구보다 아버지 구대성을 버리고 싶지 않고, 그 이름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런데 엄마를 견딜 수 있는 통 100개쯤있는 것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통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그 강한 아이가 정말로 무너지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은조는 진짜로 아픕니다. 무릎팍이 깨져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하지 않았던 은조가 진짜로 아프다고, 죽을 것 같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피가 철철 흘러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홍기훈 같은 여자 은조, 그 꽁꽁 얼었던 아이가 아픔을 호소할 줄 안다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을 하고 싶은 은조로 변했다는 겁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나 아프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된겁니다. 은조의 변화지요. 이 변화는 "아빠"라는 단어에서 시작되었고요.
은조가 바들바들 떠는 새처럼 기훈에게로 달려가 "나 좀 데리고 도망쳐 달라"는 장면은, 그래서인지 혼자서 짐가방을 싸서 떠나려 했던 날보다도 더 아파왔어요. 피가 철철 흘러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던 그런 아이가 아프다고 말을 하기에 은조는 불안해 보이고, 그 비극적인 슬픔마저 감지됩니다.
효선의 복잡한 감정선때문에 효선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르겠지만(저는 송강숙에게 복수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효선이는 그 기본적인 착한 심성만은 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진짜 아프다고 울고, 소리지를 줄 아는 아이 은조, 그 아이를 구원하는 것은 효선이가 될 것 같아요. 구대성을 너무도 닮은 아이 효선이는 은조의 마지막 동아줄이 되는 거예요. 아프다고 소리치는 이 아이를 위해 던져 줄 희망의 동아줄말입니다.

*이글을 어제 쓰다가 미처 올리지 못했어요. 올리겠다고 약속을 드렸는데 제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다행히 11, 12회의 은조의 변화가 같은 감정선상에 있어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몸이 힘들어 정리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늦게 올린 점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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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9
  1. pennpenn 2010.05.07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혼으로 쓴 글 잘 읽었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2. ♡ 아로마 ♡ 2010.05.07 11: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신데렐라 보면 맘이 아파요..
    은조를 보면..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

  3.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5.07 11: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몸이 아프신데도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부디 효선이가 은조의 동아줄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ㅠ

  4. killerich 2010.05.07 11: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건강부터 챙기세요~ 그래야 좋은 글 계속 볼 수 있죠^^

  5.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5.07 11: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보다도 더 흡입력이 강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건강 잘 챙기시궁..좋은 하루 되세여..^^

  6. 흰소를타고 2010.05.07 11: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지난 주 부터 못보고 있습니다. --;;
    그래도 누리님 덕분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눈에 펼쳐지는 듯 합니다 ^^

  7. 하얀 비 2010.05.07 11: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번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아이가 정말 아프다고 말하거나 도움을 간청할 땐,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었을 때가 아니었을까..또는 이제 다른 누군가를 믿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때가 아닐지..생각해 보아요.
    드라마는 안 봤지만 말입니다.^^.

  8. 2010.05.07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Phoebe Chung 2010.05.07 12: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드라마 리뷰를 통 못봤더니 많이 진행이 되었네요. 배다른 자매라도 끈끈한 정은 있나봅니다.

  10. 2010.05.07 12:2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테리우스원 2010.05.07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도 승리하는 시간이 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2. 누리님 글에 중독 ^^ 2010.05.07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속에 답답함으로 남아있었던 것들이 누리님의 리뷰로 정말 많이 해소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효선의 복수라는 것에도 너무 공감하고요... 11회에서 은조의 변화는 이해못할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12회를 보고 또 누리님의 리뷰를 보고 나니 은조가 지금까지의 은조가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11회 12회는 몰아서 한번 더 보고 싶어지네요..^^

    밑의 두 리뷰 효선이의 복수다! 라는 글을 보면서 아.. 그래서 효선의 모습이 11,12회동안 이건가? 저건가? 하면서 헷갈렸구나 하고는 무릎을 쳤는데요..
    그럼서 효선의 복수는 뭘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엄마에게의 복수는 아마도 자신의 옆에 엄마를 평생 두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자신을 이뻐라 하지도 않고 지긋지긋해 하는 걸 알면서도 도가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준수와 함께 진심이든 가식이든 자신을 보고 웃으면서 살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커다란 복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은조에 대한 복수는 뭘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드라마를 다시 생각해 보니.. 아마도 기훈을 은조에게로 보내는 것이 아닐까.? 그건 복수라는 말이라기 보다는 은혜를 갚는다는 것과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은조가 도가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효선이 이해했다면.. 자신이 도가를 이끌수 있을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언니의 행복은 잠시 더 접어두고 나를 도와달라는 것이었다면... 은조가 도가의 모든것을 효선에게 믿고 맡기고 홀연 자유롭게 떠날 수 있을 때 그때까지 기훈을 어디로 못가게 잡고 있다가 은조에게 보내주려는 것이 아닐까?.. 뭐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기훈이 은조의 어깨를 잡았을 때 지은 효선이의 쓸쓸하면서도 알수 없는 듯한 웃음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거든요. 질투라기 보다는 씁쓸,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정말 어쩔 수 없구나.. 사랑하는 구나.. 하고 인정하는 듯한 웃음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근데 제 짐작이나 예지력은 작가님의 남다른 상상력에 의해 항상 깨지기 일수이니.. ㅠ_ㅠ)

    그나저나 두가지..
    기훈의 작은 형이 효선이의 동영상을 계속 들여다 보고 있던 장면과
    털보 장씨 아저씨와 연관되어 있는 듯한 한 남자.
    이 두가지의 복선은 앞으로 어떤 일들을 불러 올까요??
    정말 궁금하기 그지 없습니당^^;;;
    요것도 곧 누리님의 날카롭기 그지 없는 추리력으로 슬쩍 흘려주실 날이 있겠지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히힛.

    그리고 마지막으로 송강숙은...
    이젠 자신과 너무 닮아있는 것 같은 효선을..
    (그 뜯어 먹을 것이 자신은 돈이었다면 효선은 사람의 정이라는 것만 다르달까?)
    가장 먼저 파악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마지막즘에 효선이 안을때.. 표정으로만 마음속의 모든 것을 다 표현해준 연기에는.. 정말이지 감탄과 박수밖에 보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 초록누리 2010.05.07 13:2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11회 12회를 보고 많이 혼란스러웠는데 역시 님과 같은 생각이었나봐요. 고백하자면 저도 같은 상상으로 효선의 복수의 다양한 종류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상상도 해보고 했답니다. 그런데도 아직 뚜렷한 영상은 잡히지 않네요. 효선이 만난 낯선 남자느 털보 장씨가 보낸 사람같죠? 효선이가 저는 왠지 그 사람을 통해 송강숙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추고 있는 것 같기도 해보이거든요.
      기훈이 이복형 기철이였나? 암튼 효선의 동영상을 보는 장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그 웃는 모습이 악하다기 보다는 좋아하는 팬같아 보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더 예측이 안되는데 만약 기정이가 어떤 음모를 꾸민다면 효선을 이용한 치졸한 방법은 쓰지 않을 것 같아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홍회장이 더 흉악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송강숙과 효선의 캐릭터는 이제부터 더 연구대상같아요. 재미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 효선이에 대한 캐릭터를 아주 단정적으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 작가의 머리 속에서 아직 다 그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효선이도 효선이가 어떻게 변할지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여요. 그래서 서우의 표정이 조금 갈팡질팡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늘 힘 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13. 베짱이세실 2010.05.07 15: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개인의 취향보다가 11회부터 신언니를 보고 말았답니다. 티슈를 뽑아가며. 은조의 변화와 효선의 변화가 정말 눈에 띄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만발.

    그런데 누리님 몸도 챙기세요. 언젠가 어떤 이웃 블로거님은 링겔도 맞았다는 그런 포스팅이 생각나네요. ㅜㅜ 건강이 최고인 것 아시죠? 쾌차하시길요. :)

  14. 달려라꼴찌 2010.05.07 15:30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가 제 동료들 사이에서도 난리더라구요 ^^
    그래서 저도 쭉 시청하기로 햇습니다. ^^;;;

  15. 2010.05.07 17:2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은조의 변화가 반갑습니다 2010.05.07 21:30 address edit & del reply

    캐릭터에 생기가 돋고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모습 감격적입니다. 효선이가 도가 사람들을 도구로 써서 문제라고 지적하며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은조의 감정변화 잘 묘사 됐고요... 중간 중간 정말 더 적극적인 모습이라 좋습니다. 저번주 까지는 어두웠는데 이번주 부터는 은조가 조금이라도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면서 드라마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느낌입니다.

    반면 효선은 아직도 속을 읽기 어려운거 같습니다. 은조를 중간 중간 챙기는 모습도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거 같지 않고... 작가가 무슨 의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켜 봐야겠습니다. 아직 드라마가 안끝났으니까요... 지금까지의 효선은 사실 한 5%만 좀더 착해 보였음 하는 바램입니다.

  17. 은조를 보면 2010.05.08 11:48 address edit & del reply

    현대인의 슬픔을 느낄 수 있죠. 효선은 진짜 동화속에서 바로 나온듯한 신데렐라 캐릭터도 동화를 어른 동화로 만든다면 신데렐러 언니처럼 될꺼 같단 생각도 해봅니다. 근데 동화속 왕자님
    (기훈)이 신데렐라의 아버지의 원수라는 설정은 좀. 뭐 기훈이 좀 악독하다면 은조가 키운 대성 참도가의 안주인이 된 신데렐라인 효선과 결혼해서 대성참도가를 먹을 수도 있겠지만.

  18. 게으른 소 2010.05.09 12: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대성의 혼이 도가에 남아 있겠죠. 홍회장도 그러잖아요. "구석구석이 대성이야" 도가를 둘러싼 나무들의 푸르름이 도가와 도가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보호막 같이 느껴지더군요. 트랙백 남깁니다.

2010. 5. 7. 07:30




지난 회부터 신데렐라 언니에 흐르는 알 수 없는 불안한 기운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나 봅니다. 신데렐라 언니는 기발한 스토리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보는 드라마라기 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 동화되어가는 일종의 읽는 드라마입니다. 책을 읽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지난 회 그 감정선의 읽기는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면서 조금은 혼란스럽게 끌고 가고 있습니다.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은조와 울음을 숨기기 시작한 효선, 그리고 극 초반의 조금은 로맨틱한 햇살왕자 기훈으로 돌아간 듯 간간이 웃음을 뿌려주는 기훈때문에 드라마의 그림은 봄꽃같이 화사했어요. 은조와 효선의 화해하는 듯한 모습과 3천배를 하는 심정으로 공주의 아버지 역할을 하겠다는 기훈, 예비군 훈련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거리 없는 도가를 떠나 공사장에서 은조 밥값(?)을 벌러 간 정우, 그리고 활기를 찾은 도가 사람들까지 이대로 드라마가 끝나도 좋을 모습이었지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송강숙만 해결되면 말이지요. 저는 그런 평온이 오히려 불안했고, 특히 효선이 불안했어요. 
그런데 그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조에게 버리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 온 효선이 가슴을 치며 우는 장면이 께림칙했거든요. 그리고 그 불안감이 꼬리 아홉개 달린 송강숙마저도 불안하게 하는 것 같았어요. 신데렐라 언니는 송강숙의 행보는 거의 예측이 가능한 지라 얼마나 간악하고 속물적으로 본성을 드러내 보일까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는데, 이번 회 여실히 그 다중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연기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속물성을 표현하는 이미숙이라는 배우의 다채로운 변신은 후반부를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인간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효선 안의 또 다른 효선
저는 효선이는 본성이 착한 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 아이가 변화하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효선이를 보면서 드러낼 일이 없었기에 효선이도 몰랐던 독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입니다. 어찌보면 은조보다도 더 독한 감정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효선이가 내보이는 모습은 너무나 어눌하고 바보같아서 그 모습에 속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회 효선이를 보면서 또 놀랬어요. 지난회에도 효선이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서늘함에 몸이 곤두섰는데, 이번회는 더 정도가 심해서 저는 자꾸 효선이에게 눈길이 가네요.
대성도가의 누룩고사를 지내는 날, 은조가 대성도가의 주인 자격으로 축국문을 읽지요. 이는 물론 효선이 결정한 일이었고요. 그런데 축국문을 읽는 은조를 바라보는 효선의 시선은 기쁨도 슬픔도 없는 무감정의 표정이었어요. 평소의 효선이라면 나뭇잎이 굴러가는 모습만 봐도 꺄르르 웃거나 생명을 다한 나뭇잎이 불쌍하다고 큰 눈망울에 수심이 가득했을 지도 모르는데, 아버지의 자리에 앉은 은조를 보면서도 무서울 정도로 담담한 표정이었어요. 마치 감정을 잃은 아이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놀라운 일은 새엄마에게 고사떡을 가져다 주고 벌어진 일이에요. 도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꼭 먹어야 한다며 거들떠도 보지 않고 나가버린 송강숙의 뒤를 쫓아가 입에 기어이 떡을 넣어주는 효선이에요. 효선이 떡을 어떤 심정으로 들고 나갔는지 효선의 막간의 표정이 생략되었기에 참으로 효선의 감정이 참으로 답답하지만, 저는 자꾸 효선이 송강숙을 고의적으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효선의 순수하고 착하기만 해 보이는 맑은 눈과 겁먹은 표정때문에 좀처럼 효선의 정확한 감정을 읽기가 힘들기는 하지만요.
송강숙이 입에 넣어준 떡을 흙바닥으로 던져버지자 효선은 "엄마, 먹는 것 갖고 이러면 안되는데..." 라며 흙이 잔뜩 묻은 떡을 효선이 송강숙의 눈앞에서 오물오물 먹어 버리더라고요. 간 큰 송강숙도 효선의 그 같은 행동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마치 도망치듯 부억을 나가 버리지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송강숙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저거 여우네. 순진한 척 하더니 완전 불여우였어..." 눈치 100단쯤 되는 송강숙이 효선의 무엇을 보고 불여우라고 했을까 싶어요. 물론 나쁜 마음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나쁘게만 보이고, 착한 마음으로 보면 착하게 보일 수 있어요. 송강숙이 효선의 호의를 고운 눈으로 보지 않기에 효선의 일거수 일투족이 아니 말소리까지 듣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송강숙은 사람을 볼 줄 아는 예리한 눈이 있다는 것도 무시는 못하지요.
흙이 잔뜩 묻은 떡을 입에 넣는 효선이 그 순간 은조보다 독해 보였던 것은 저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순간 섬뜩했어요. 효선이 생락한 "먹는 것 갖고 이러면 안되는데" 그 다음 말 때문에 더더욱이나요. 그 다음 말은 지옥간다에요.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지옥간다고들 하잖아요. 불가에서는 밥 한알만 흘려도 지옥간다고 하는 말도 있고요. 효선이 삼켜버린 말을 송강숙이 모를리가 없지요. 흙투성이 떡을 집어 먹는 효선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송강숙은 효선의 말때문에도 흠칫하고 놀라 버리더라고요. 지옥간다는 말은 지난 밤에도 은조가 했던 말이었어요. "효선이 아빠가 다 알고도 엄마를 사랑했었다구. 지옥에 떨어져도 모자랄 엄마를 사랑했었다구..." 라며 효선이에게 잘하라라고 했었지요.
부엌할머니와 아줌마가 도가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송강숙이 팔을 걷어부치고 도가로 가서 한바탕 난리를 했을 때도 효선이 한가지 이상한 행동을 취했어요. 효선의 외삼촌까지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강숙이 "누구때문에 우리 준수아빠가 그렇게 됐는데..."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효선은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가슴을 쥐어 뜯었어요.
효선은 외삼촌의 잘못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은조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구대성의 장례일에 항아리째 술을 마시며 기훈의 품에 안겨 울 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요. 효선은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새엄마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새엄마를 불러들인 자신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효선은 너무 답답합니다. 마음대로 울지 못하니 가슴에 울음이 얹혀있어요. 

효선, 꼬리 아홉 달린 새엄마에게 복수 시작하다? 
강숙의 효선에 대한 매운 구박은 은조의 기지로 일단 멈춤이에요. 효선에게 뜯어 먹을 게 많으니 잘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한거지요. 대성도가의 지분도 구씨 문중 어른들이 공동소유라 구박한 것 알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고, 선산이며 임야를 팔려고 해도 효선이 도장을 찍어주지 않을 수 있다고 강숙을 협박을 하지요. 협박은 아니고 사실이기도 하고요. 은조의 말을 들은 강숙은 효선을 대하는 태도가 급변하지요. 효선이 당황할 정도로 말이지요.
효선이 은조가 그런 말을 새엄마에게 했는지 알지는 못하겠지만, 새엄마의 태도가 급변한 데에는 은조가 어떤 말을 했을 것이고, 새엄마의 계산된 행동에서 나온 것일 거라는 것쯤은 효선도 다 알 겁니다. 효선의 마음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 또 있었어요. TV를 보다가 효선이 송강숙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장택근이라는 남자를 아느냐고 묻지요. 강숙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니 아마 털보장씨의 이름같습니다. "어떤 남자가..." 하고 말을 하려다 말고 TV로 눈을 돌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깔깔대고 웃습니다. 애가 타는 송강숙은 TV를 꺼버리고 효선에게 어떤 남자에 대해 물었고요. 그러자 효선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는 듯이 "이 집이 장택근씨 친척 누이 송강숙씨가 사는 집이냐고 물어서 우리 엄마는 친척이 없다고 말했어" 라고 강숙을 안심시켰지요.
과연 효선이 그 낯선 남자에게 그렇게 말했을까 싶어요. 새엄마인 송강숙이라는 이름을 정확하게 댔는데 효선이 우리 엄마는 친척이 없다고 말했을 리가 없다는 거죠. 한 두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말이죠. TV를 보면서도 지나가는 말처럼 장택근이라는 운을 떼면서 효선은 강숙의 표정을 살폈을 겁니다.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듯이 "어떤 남자가..." 라고 운을 떼다가 TV로 눈을 돌려 과장되게 웃기까지 하고 말이지요. 애간장이 타는 듯한 송강숙의 표정을 아무리 눈치없는 효선이라고 모를리가 없었을 겁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말했듯이 효선은 엄마가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어렸을 때도 가식으로 대했다는 것도 알았던 아이에요.
강숙의 당황한 표정을 보면서도 효선은 강숙을 안아줍니다. "엄마한테 내가 별로 이쁘지 않은 거 알아. 그래도 나한테 잘해줘서 고마워. 나중엔 정말 마음으로 내가 이뻐서 안을 수 있게 내가 잘할게 엄마" 효선은 강숙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줍니다. 자신의 입으로 말이지요. 엄마가 나 싫어하는 것 알아라고요. 그럼에도 내가 더 잘할게 라고 은조에게 "내가 엄마 좋아하니까 상관없어" 라고 했듯이 구대성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그래서 효선이에게 혼란이 느껴집니다. 효선의 마음이 반은 진심이고 반은 복수심같아 보이거든요. 효선이 왠지 이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 송강숙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 의심스럽고 불안한 마음이 저만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효선이의 기본적인 착한 심성이 악한 마음으로 가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 생각하지만요. 무엇보다 효선이가 은조의 진심을 믿고 있다는 것이 효선에게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덜어주지만, 만약 효선이 복수를 시작한다면 그것은 화해를 위한 과정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꼬리 아홉개 달린 여자 송강숙을 연기하는 이미숙의 표정은 대사보다 더 정확하게 송강숙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무게감 하나로도 극을 끌어가는 이미숙, 정말 대단한 연기력에 감탄하게 합니다. 사람의 속마음을 표정만으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배우 이미숙의 앞으로의 변화가 신데렐라 언니의 공주들보다 더 흥미로울 정도네요.
* 어제 약속드린 대로 조금 후에 11,12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은조의 변화에 대한 글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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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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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스터브랜드 2010.05.07 07: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효선 때문에 강숙의 캐릭터가 변하게될 지 궁금해지는데요..

  3. 옥이(김진옥) 2010.05.07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복수가 시작되었으나요??
    전 어제 못봤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저도.. 2010.05.07 08: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효선이가 애증과 분노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 Rui 2010.05.07 10:20 address edit & del

      애증과 분노.. 저도 공감해요~
      새엄마랑 은조에게 복수하려는 효선이지만
      가장 괴로운건 자기 자신일텐데..
      효선의 눈물이 안쓰럽네요.

  5. 카타리나^^ 2010.05.07 08: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섬뜩했다는......
    근데 아직 잃은것이 뭔지를 모르겠는 효선이 왜? 라는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예요 ㅡㅡ;;

  6. 몽리넷 2010.05.07 08: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슬슬 더 재미가 있어 지는건가요~~~ 다 독한것들~~~

    • ㅎㅎㅎㅎㅎㅎ 2010.05.07 14:46 address edit & del

      듣고 보니 캐릭터들이 다 독한 것 같네요. 대놓고 독하고, 은근히 독하고.. 별 생각없이 댓글 훑어가다가 이 리플에서 큭큭 웃었습니다. ^^

  7. 둔필승총 2010.05.07 09:48 address edit & del reply

    오ㅡ 긴장감이 덜해지는데요.^^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요~~

  8. 표고아빠 2010.05.07 10:07 address edit & del reply

    늘 딴소리 대마왕~~ ㅎㅎㅋㅋ
    그곳도 5월엔 다른달에 비해 가정행사들이 많나요?
    아무래도 5월되면 한국생각 더 나시겠어용
    아무쪼록 가족분들 즐거운 봄날되시길 바랍니당

  9. 우와 2010.05.07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이 어제 쓰신글에 반박하는 댓글이 상당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어제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지만 그 반박을 단번에 잠재우셨네요~
    서우의 감정의 변화가 11회에서는 아직 미미해 보였지만
    12회부터는 본격적으로 드러나던데
    11회에서부터 그 미묘함을 간파하시다니 놀라워요ㅎㅎ

  10. 탱구 2010.05.07 11:23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에 제작방향을 밝힐때 신데렐라가 언니에게 복수하는 거라고 말했었거든요
    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요즘들어 효선이가 하는 행동이 여간 여우같지 않아 보입니다
    너무 불안해요
    은조 엄마야 뭐 의도적이었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적어도 은조는 거짓을 말한적은 없는데
    효선이가 부디 그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네요
    기훈이가 아니라 은조와 효선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1인 ㅎㅎㅎ

  11.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5.07 11: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털보장씨를 찾는 사람이 나타난 걸 보면
    조만간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예측이 안되는 이 드라마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궁금해요.
    화해를 하는 과정 중에 상처 받는 일이 생기겠지만
    마무리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어요.
    효선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유심히 보고 있어요. +_+

  12. 게으른 소 2010.05.07 11: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효선과 강숙이 티비를 보는 장면은 예전에 나왔었는데요. 그때랑 달라진건 효선의 위치죠. 효선의 웃음은 뜯어 먹을게 있어서 웃는 웃음이고요. 그리고 티비에서 나오는 개콘의 대사를 들어보면 이런게 있죠. "꺼져!" 효선이 예전에 했던말 "거지 꺼져!"이거와 연관지을 수 있을다고 생각합니다. 가슴을 치는 이유가 12회에서 밝혀졌는데 닮아있는 효선과 강숙이 같이 가슴을 쳤다는 것은 강숙도 대성의 죽음에 슬퍼하지만 눈물을 삼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의 감정선은 그 반대로 보여주고 있는 거고요. 그만큼 효선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겁니다. 불여우가 여우를 알아 보는 법.

  13. 신언니광팬 2010.05.07 11:57 address edit & del reply

    최악의 비극은 혹시 은조가 무엇인가를 막으려다
    죽는 것 아닐까요?
    털보장씨를 들먹거리며 송강숙을 찾는 사람.. 혹시 예전 동네 그 깡패들 소속 아닐까요?
    뮤비에서 은조가 막다른 상황에 쳐하면서 끝났는데
    혹시 뭔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지...
    만약 그렇게된다면 효선의 복수는 강숙에게도 하게 되는 것이니까~
    그렇게된다면 효선은 평생 괴로움에 살겠지요
    나중에 은조의 정확한 진심을 더 알게된다면...
    이렇게까지 되지않게는 빌어요
    근데 정말 신데델라언니란 드라마는 순전히 감정씬으로
    이끌어가네요~ 백마디의 말보다 대단한 듯 ^^

  14. 게으른 소 2010.05.07 11: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효선과 강숙이 같이 보는 티비의 이불을 보면 강숙이 보라색 이불을 덮고 있으니까 가식적으로 보인 강숙의 대답은 사실 효선에 대한 용서라고 봅니다.

  15. 셀러오 2010.05.07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띄엄띄엄 보지만 어제 떡 사건을 보면서 효선이가 좀 무섭다고 느꼈어요.
    바라보는 강숙의 표정은 좀 애매했어요. 두려워하는 표정이라기보다 효선의 착한 심성에 흔들리는듯 눈을 떨더군요. 제가 그리 느꼈는지 몰겠지만요 ^^
    착한 효선이가 되려 악해지고 은조만 불쌍해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전개가 매우 긍금합니다. 요즘 방송작가들 글 잘 쓰는 듯!

  16. 이곳간 2010.05.07 13:0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째 리뷰 읽는 게 더 재밌네요^^

  17. 007 2010.05.07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게 일기임? 소설임?
    -_-;

  18. 효선이 넘 무서워요 2010.05.07 21:12 address edit & del reply

    나중에 다 이해할수 있게 스토리가 엮여졌음 좋겠는데 지금은 조금 헷갈린 케릭터 같네요. 그나마 드라마의 다른 케릭터들은 왜 그런지 이해가 가는데 효선은 정말 다중복잡한 케릭터 같아요.

  19. 도라지 2010.05.07 21:4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글쓴이와 비슷한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11화 50대분쯤 보면 효선이가 은조에게 강숙의 행동의 이유를 알고 있었다는 말을 합니다..
    그때 표정변화 보시면 알겟지만 처음 말을 꺼낼 때 순간적으로 차갑게 굳어지는 효선의 표정을 보실 수 있어요.. 금방 말을 돌리면서 동정을 구하는 표정으로 변하긴 하지만요..

    • 초록누리 2010.05.07 21:56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그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뒤바뀐 효선과 은조, 효선의 마음 진심일까?" 라는 글로 이미 올렸습니다. 같이 읽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20. 2010.05.07 22: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ㅋㅋㅋ 2010.05.08 00:18 address edit & del reply

    이미숙 표정 캡쳐가 최곤데요. ㅋㅋㅋㅋ 글쓴분 말대로 이미숙은 효선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저 한장의 사진.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