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숙'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0.09.17 '제빵왕김탁구' 해피엔딩의 좋은 예,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의 장면들 (25)
  2. 2010.09.03 '제빵왕 김탁구' 구일중의 미션, 탁구를 청산으로 보낸 속뜻 (19)
  3. 2010.09.02 '제빵왕 김탁구'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무엇을 노렸나? (20)
  4. 2010.08.27 '제빵왕 김탁구'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와 가장 행복한 빵은? (44)
  5. 2010.08.26 '제빵왕 김탁구'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남긴 유언과 춘배의 눈물 (28)
2010.09.17 07:47




수목드라마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제빵왕 김탁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막장급 소재들로 시작부터 말이 많았고, 드라마 전반에 흐르던 범죄적인 코드들로 시청자의 원초적인 감정인 권선징악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건드려주며, 마지막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워낙 벌여놓은 일들이 많은 작품이었기에 결말이 신파로 흐르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을 위한 억지전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마준이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들만으로 멈췄다는 것이었는데요, 거성가의 상처를 봉합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습니다.
권선징악이라는 테두리 역시도 이탈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주지 않았던 것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특히 그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아가 치밀게 했던 악을 대표하는 인물 한승재와 서인숙의 실질적인 파멸은, 나쁜 인간들의 바람직한 말로를 보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했네요. 작가가 마지막까지 구마준을 놓지 않고 보듬고 갔던 부분에 대해서는,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탁구와 마준이의 화해없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의미가 없었겠지요. 무엇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젊은 마준이에게, 자신의 문제를 자기 안에서 돌아보게 한 것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불행이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든 불행의 원인이 자기 것을 빼앗아 간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믿었기에, 야욕과 증오만을 키워갔던 인물들이었으니 말입니다.
마지막회 제가 가장 감명깊게, 그리고 의미있게 보았던 장면들만 간추리면서, 제빵왕 김탁구 리뷰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1. 서인숙으로부터 마준의 홀로서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탁구의 힘도 있었지만, 결국은 모든 문제의 시작과 해결은 자신에게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와닿더군요. 마준이가 서인숙에게 팔찌를 돌려주며 했던 말은 서인숙에 대한 가르침이기도 했지만, 마준이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서 부터 시작된 방황에 대한 참대답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 내려놔요. 엄마 자신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엄마 불행도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제는 엄마 불행에서 발을 빼고 싶어요. 이젠 날 위해 살고 싶어요". 마준이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트라우마와 분노를 치유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뻔한 신파로 급포장하려고 했다면, 마지막 서인숙의 회한의 눈물로 마무리를 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거성가라는 겉포장만 화려한 텅빈 집의 안주인이라는 자리를 끝내 내려놓지 못하지요.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서인숙을 지탱해 왔던 힘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서인숙은 서인숙으로 남았습니다.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지막 결말에서 유경과 화해하고, 탁구에게도 사죄하며 하하호호했더라면, 제빵왕 김탁구가 신파결말이 돼버렸을 겁니다. 완성도를 해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던 것도, 갈등드라마에서 좋은 결말의 예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2. 한승재의 눈물과 마준의 마지막 인사
한승재에 대한 마무리 역시도 깔끔했습니다. 마준의 친부라는 이유로 권선징악의 테두리에서 이탈할까봐 가장 조마조마했던 인물이었거든요. 아들인 마준이의 손으로 비리장부를 넘기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한 점도 한승재라는 인두겁을 쓴 나쁜 인간의 가장 비참한 최후를 위한 단죄였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에게 마지막 인사라며 면회가서 말했지요. "단 한 번만이라도 당신이(아버지가) 나한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좀 더 살기가 수월했을텐데... 그랬다면 당신을 용서하기가 훨씬 더 쉬웠을텐데...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데 좀만 더 잘 살지...". 처음으로 나온 생부 한승재에 대한 연민과 애증이 묻어나왔던 구마준의 심경고백이었습니다. 
30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신인연기자 주원의 연기력이 드라마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한승재(정성모)와의 면회장면에서는 감정신과 표정연기가 특히 많이 성숙했고, 깊어졌다는 생각이 든 장면이었습니다. 주원이라는 배우의 성장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제가 뽑은 마지막회 가장 마음 아프면서도, 많은 여운이 남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납치한 탁구를 옥상에서 실족사시키려는 한승재, 마지막까지 놓지 못했던 한승재의 야망과 구일중에 대한 굴욕감은 마준이가 탁구에게서 느꼈던 열등감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세상에는 경쟁만이 있을뿐, 내가 가지지 않으면 빼앗기는 것이고, 내가 이기지 않으면 진다는 양분법적인 비뚤어진 사고는 그가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서인숙을 빼앗겼다는 구일중에 대한 패배감에서 비롯되었지요.
마준이에게만은 2인자의 설움을 주지 않겠다는 잘못된 욕심은 결국 아들의 외면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왔을 뿐이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를 면회가서 한승재의 잘못이 빚은 결과를 깨우치게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마준이가 돌아가고 나서 오열하는 한승재의 모습은, 진심으로 자식 앞에 부끄러운 아버지로서 반성의 눈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마 죄값을 다 치르고 나온 후에는 한승재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무리 세상의 눈이 무섭다고 하지만, 자식의 눈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3.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옹하는 형제들
거성식품의 차기대표를 정하는 이사회, 거성식품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자경이가 구일중의 뒤를 이을 것이라 예측했었기에, 탁구의 대표직 고사는 사실 큰 반전은 아니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었고요. 이사회에서의 탁구와 마준이의 훈훈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모습도 보기 좋았는데, 최고의 장면은 세 사람의 포옹신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해하고,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모습이 한 장면에 압축되었는데, 자경이가 두 형제 탁구와 마준이를 안는 장면이었어요. 핏줄로 치자면 자경이가 유일하게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버지가 같은 탁구와 자경, 어머니가 같은 마준이와 자경, 그래서 이 아이들은 세상이 열두번이 변해도 형제이고, 가족일 수 밖에 없고 말이지요.
무엇보다 탁구와 마준이의 죽 잘맞는 친구같은 모습도 훈훈하고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26살 마준으로 돌아온 밝은 모습이 편해 보이고, 진짜 형제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좋았어요. 마준이 웃는 모습이 귀여운 햇살소년의 모습인 것은 처음 알았어요. 비주얼이 좋은 주원이라는 배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눈에 분노와 증오의 빛을 버리고, 마음에 독기를 뺀 마준이는 정말로 26살 구마준이라는 싱싱한 젊은이로 태어난 듯 보였습니다. 마준이와 탁구가 서로를 향해 웃는 모습은, 대사가 전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와닿았던 화해의 장면이었어요.
마지막에 탁구에게 말실수처럼이라도 형이라고 불러 주었다면 싶었는데, 마준이 그 녀석은 여전히 자신이 탁구와 피를 나눈 진짜 형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더군요. 탁구에게도 진짜 형제가 아니라고, 고백해 버리고 말이지요.  탁구는 그 말의 깊은 뜻은 몰랐겠지만, 만약 알았더라도 탁구에게 마준이가 동생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겠지요. 탁구에게는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구일중의 그늘 아래 있는 이유만으로 형제요, 누나들이었으니까요.

4.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들, 해피엔딩이었나?
신유경의 복수는 사실 이 드라마 결말부분에서 옥의 티였습니다. 어설픈 악녀였을 뿐 그 명분과 하는 방법이 유치하고 졸렬했기에, 신유경이라는 캐릭터가 실패해 버렸고, 아마 거기서 멈추지 않았더라면, 골칫거리 캐릭터가 될 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그녀에게 거성가라는 곳은 어울리지 않았고, 서인숙을 목을 죄는 모습도 서인숙만큼이나 천박하게 흐를 뻔했었거든요. 다행히 정신차린 마준이가 신유경을 끌고 나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마준이와 유경이 진짜 부부로 사랑을 시작해가는 동안 탁구의 사랑도 시작되었지요. 옥떨메 양미순에게 "난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다. 그 살아갈 날들은 네 추억이 훨씬 더 많아질거야"며, 고백을 했지요. 탁구답게 프러포즈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러나 진정성있게 했던 고백이었어요. 알콩달콩 소꿉장난 하듯이 탁구와 미순도 작은 연인들처럼 사랑을 시작하고, 추억을 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드라마 속에서 울고 웃고 함께 성장해 온 인물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가 끝나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빵왕 김탁구가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저는 그에 대한 답을 선뜻 '그렇다'라고는 못하겠더라고요. 왜냐면 드라마 속 인물들, 김탁구, 구마준, 신유경, 양미순, 구일중, 한승재, 서인숙, 김미순 등의 모든 인물들이 제 주변으로 걸어나온 듯 싶어서 말이지요. 여전히 탁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만들고 있고, 마준이는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 어느날 갑자기 돌아올 듯 싶거든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고, 지금도 진행중인 이야기지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이 아닌 진행형으로 남겨두고 싶더군요.

이 드라마에 흐른 작가의 메시지는 탁구가 온갖 난관에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냈지만, 제빵왕 김탁구 강은경작가는 결말을 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왜 웃을 수 있냐고 물었지요.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끝나지 않잖아. 오늘 잘됐다고 혹은 잘 안됐다고 내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결국 인생을 다 살때까지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겠지요. 마음의 집 팔봉빵집으로 돌아간 탁구, 유경과 함께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난 마준, 거성가의 텅빈집에 홀로 남은 서인숙, 다음 세대에게 모든 것을 넘기고 그 아이들이 이뤄가는 것을 지켜보는 구일중, 감옥에 들어간 한승재까지 말이지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작가가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계속 남아있을 듯 싶습니다.

5. 드라마의 여운, 탁구의 진심과 사람
오랜만에 본 좋은 드라마의 여운이 바로 이 메시지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에 시종일관 흘렀던 것은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라는 것이었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제게는 '진심'이라는 말과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팔봉선생의 말이 더 깊게 남습니다. 지난회 처음으로 마준이의 방에 걸려있던 거성식품의 사훈을 눈여겨 봤었습니다. 오랫동안 드라마를 보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사훈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정확하게"더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돈을 위해, 또 누군가는 최고의 빵맛을 위해, 또 누군가는 가족의 배부름을 위해 빵을 굽고 있겠지요. 그리고 또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굽고 있을 것같기도 하고요. 팔봉선생과 구일중, 그리고 탁구가 담았던 빵의 진심, 형이상학적이라고만 느껴졌던 빵쟁이의 철학, 그것을 빵에 담아 굽는 제빵사들이 우리 주변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비단 빵쟁이뿐만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진심을 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싶고요. 그것이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했던 진심이었겠지요.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비결은 사람을 움직이는 탁구의 진심,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 정직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에 대한 사필귀정의 메시지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진정으로 원했던 해피엔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형같습니다.

* 마지막회 리뷰글에 항상 하는 말이지만, 배우들과 제작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박상면, 장항선, 이한위, 전미선 등 중년연기자들의 튼튼한 연기는 제빵왕 김탁구를 지탱해 온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발견한 주원이라는 배우는 제빵왕에서 건진 수확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주얼도 좋고,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처음 긴장돼 보였던 표정과 대사처리도 많은 성장을 보인 좋은 배우였습니다.
또한 시트콤에서의 코믹이미지를 벗은 윤시윤에게는 새로운 연기도약이라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 싶습니다. 정극에 도전하는 윤시윤의 연기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김탁구라는 인물은 오히려 윤시윤에게 큰 행운을 준 듯 싶습니다. 김탁구라는 거친 야생마의 이미지와 순박함, 하나 밖에 모르는 돌진형의 캐릭터는 윤시윤의 기교부리지 않는 연기와 오히려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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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5
  1. 이전 댓글 더보기
  2. 꽃순이 2010.09.17 09:13 address edit & del reply

    먼저 초록누리님의 탁구에 대한 리뷰도 끝이 나는 거 같아 아쉽다는 말을 전해요.
    (물론 다른 리뷰들도 열심히 보겠지만요 ㅎㅎ)


    해피엔딩이 아닌 아직 진행형이라는 말.. 저도 공감하고 갑니다

    당분간은 수목이 허전 하겠네요

  3. pennpenn 2010.09.17 10: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만 한가지 구마준을 보듬은 것은 좋은데
    그가 저지른 악행에 대한 최소한의 응징이 없었던게
    조금은 어쉬웠어요~

  4. 니자드 2010.09.17 10: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탁구가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났군요. 지난 방송분 하나씩 보고 있는 저로서는 밝은 결말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윤시윤을 반짝 스타가 아닌, 진짜 연기자로 보게 됐다는 게 저에게는 가장 유익했던 점이었습니다!^^

  5. ♣에버그린♣ 2010.09.17 10: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새로운 프로 리뷰 하실거죠..
    그때는 빼먹지 않고 꼭 리뷰 볼깨요^^

  6. 멋진리뷰 2010.09.17 10:31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 마지막회는 구일중 회장의 협박부터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한승재로부터 두 아들을 지키기 위한 구일중 회장의 협박..
    구마준의 친부가 누구던간에 구마준은 구일중 회장은 구마준을 아들로 여기고 있지 않았을까요?
    마준이가 탁구한테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칙칙하게 옭아매고 있는 '혈연'이 아닌 '친구'로서 당당하게 서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한번 형은 영원한 형이라니,
    동생에게 형은 꼭 넘고 싶어지는 첫번째 관문이거늘...
    어쨌거나, 유경이의 캐릭터가 조금 아쉽지만 망가지기 전에 멈춰서 다행입니다.
    타인에 의한 삶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
    그것이 진정 해피엔딩이 아닐까요?

  7. 둔필승총 2010.09.17 10:3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누리님의 깔끔한 정리~~
    멋져부러요.^^

  8. 옥이(김진옥) 2010.09.17 10: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사람의 진실의 힘 대단한듯합니다..
    탁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9. 올비 2010.09.17 10:5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지나갈 수가 없는 글이네요 :)
    리뷰 정말 잘 쓰셨어요. 드라마 볼 때 만큼이나 감동이 와닿는 리뷰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10. 저녁노을 2010.09.17 11:14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을 끌어당기는 탁구로 인해 정말 훈훈한 결말이었습니다.
    잘 보고 가요.

  11. 2010.09.17 13:2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아이엠피터 2010.09.17 14: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방송은 본방 사수를 했다는 사실 ㅎㅎㅎ
    멋진 결말의 드라마를 간만에 본듯해서 기분이 저까지도 좋았습니다.

  13. 소소한 일상1 2010.09.17 14: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탁구...그저 대인이라는 말 밖에는...해맑은 웃음이 참 좋아요. 마준이 웃는 모습도 싱그럽구요. 초록님의 리뷰 너무 멋집니다. 총정리를 본 것 같아요.^^

    초록님 한가위 잘 보내세요. 늘 고마웠습니다.^^

  14. 푸디 2010.09.17 16:2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회에 관한 제일 공감가는 글이네요. 특히 신유경의 복수...옥의 티라는데 완전공감. 인터뷰를 읽으니 작가분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인것 같더라구요. 작가 말대로 조금은 촌스러울지 몰라도 역시 이렇게 확실한 권선징악 구도와 희망을 주는 스토리가 깊은 무언가를 자극하며 빨려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전 마준이와 한실장의 면회 장면이 제일 눈물이 나더군요. 으흐 담주부터 이제 금단현상...

  15. 미소 2010.09.17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보고 갑니다^^탁구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ㅠ

  16. 이왕 장난스런 키스도 올려주세요 ㅠㅠ 2010.09.17 16:50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견해를 듣고 싶어요 장난스런 키스에 대한 견해도 올려주세요~~~~ ㅠㅠ

  17. 소박한 독서가 2010.09.17 23: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정말 재미있게 끝까지 봤던 드라마였네요.
    마지막에 서인숙이 빈집에서 홀로 '난 서인숙이야, 거성가의 안주인 서인숙!'이라고 외치는 장면에선 연민이 느껴지더군요..전 행복한 드라마가 좋습니다..ㅎ
    오늘은 외출했다가 댓글이 늦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18. 잘 봤어요~ 2010.09.18 07:5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뒤늦게 편승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막장드라마라고 불린 이유를 잘 모르겠던..ㅋ 너무 재미있게 잘 봤어요~ 마지막편을 보질 못해서.. 이렇게 글로라도 보게 되니 더 훈훈해지네요^^

  19. 탐진강 2010.09.18 09: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권선징악 사필귀정의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 되어야 겠어요

  20. 2010.09.18 16: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asd 2010.09.18 21:08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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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bondisk.com/m_intro.php?joinid=dkskwlal2&dir=12&search=제빵왕

2010.09.03 08:47




탁구의 진심은 결국 통했습니다. 빵쟁이의 진심, 구일중이 거성을 일군 30년 빵쟁이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지키는 데 성공한 탁구입니다. 탁구가 마준이와의 봉빵대결에서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켰던 것처럼 말이지요. 구일중의 계획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지요. 탁구의 능력을 거성식품에 검증시켜 보이는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마준이는 마케팅부서의 팀장으로, 탁구는 죽어가는 청산공장을 살리고, 새로운 신제품을 만들라는 이사회의 유예결정이 내려졌지요. 이 역시 구일중이 사전에 안배한 계획이고요.
탁구를 청산에 내려 보낸 구일중은 용의주도한 인물입니다. 구일중은 제 집 기둥뿌리가 어디서부터 썩어가고 있는지, 대도가 누구인지 대대적인 손질과 도둑축출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청산공장에서 빼돌려진 막대한 자금의 행방은 보나마나 한승재의 수중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구일중은 공금횡령의 증거를 탁구를 통해 잡으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한승재가 빼돌린 돈이 20여년전의 10억 규모라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한승재가 서인숙에게 과거의 한승재가 아니라고 큰소리 뻥뻥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 거성을 야금야금 기둥뿌리를 흔들어 통째로 무너뜨리고, 먹어 삼킬 야욕을 가진 한승재는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은 무서운 야욕덩어리였습니다. 제가 비교하기가 쉬운 화폐가치는 아파트 가격인데요, 당시(1989년 즈음) 지금의 최고의 학군 강남 8학군의 노른자위 은마아파트 30평형대가 1억원선이었고,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가격상승이 있었으니, 당시 10억의 규모도 대충 짐작이 될 듯합니다. 한승재가 이런 막대한 공금을 횡령했다면 진짜 큰도둑놈이네요. 이 일에 서인숙까지 연루되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탁구의 일침, "우리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사회에서 마준이를 향한 탁구의 일침이 멋졌습니다. 마준이가 거성식품 향후 10년 프로젝트라며 내놓은 계획안은 저가의 양산빵이 아닌, 고급 고가 이미지로 탈바꿈하자는 거창한 계획이었습니다. 마준이의 기획의도는 시작부터 거성의 기업이념과는 다른 방향이었지요. 양산빵이라는 것이 저가로 서민들에게 한 끼니 배고픔을 달래주자는 목적이었으니, 구일중이 양산빵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과는 다른 것이었지요. 구마준은 이래서 안되는 거예요. 아직까지도 구일중의 기업이념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구마준이 거성을 접수한다면 불을 보듯 뻔한 기업가의 길을 가겠군요. 춘배처럼 돈을 쫓아 빵을 굽는 사람 말이지요.
기획안 발표를 앞두고 버벅대고 실수를 하는 탁구, 탁구답게의 답은 예상대로 빵이었어요. 새벽부터 거성식품의 제품과 같은 빵을 구워 온 탁구의 빵, 그 빵에는 구일중의 빵쟁이로서의 진심이 들어 있었어요. 구일중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거성, 즉 거성을 일궈 온 빵맛을 지키는 것이었어요. 구일중이 탁구를 자신의 대리인으로 세운 이유, 그것은 탁구의 빵에 담긴 진심이 자신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 온 거성의 임직원이라면, 구일중의 빵맛을 잘 알고 있을 것임을 구일중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과거의 맛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발전이 없다는 마준에게 "고유의 맛을 지키는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도 있어. 우리는 기업인이기에 앞서 빵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명심해라, 구!마!준!"이라고 일침을 날리는 탁구, 브라보!입니다.
"아는 것 없는 저를 회장님이 이 자리에 세운 것은 제가 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회장님의 빵에는 지난 30년 회장님이 지켜온 자존심, 자부심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거성식품을 지켜 온 힘은 결국 빵맛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회장님이 자신의 뜻을 지켜 달라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새벽부터 구워 온 탁구의 빵은 정확하게는 구일중이 만들어 팔고 싶었던 빵이었어요. 거성에게 닥친 위기는 후계자 자리 다툼이 아니라, 빵맛의 변질임을 구일중은 탁구를 통해 풀어 가고자 합니다. 탁구 스스로 입증하게 될 능력이야말로, 당당하게 거성의 장남 김탁구의 자리를 인정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도면밀한 구일중의 속뜻이기도 하지요. 탁구의 빵에 담긴 빵쟁이 구일중의 진심은 이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결국 이사회는 탁구의 손을 들어 주었지요. 또한 한 달후 재 이사회를 열어 대표문제를 결정하겠다며, 탁구에게 새로운 미션을 줍니다. 바로 탁구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위기에 빠진 거성을 구하고, 대도(한승재)를 잡으라는 일입니다.
청산으로 내려간 탁구가 본 것은 쓰러지기 일보직전 거성의 실체였어요. 왜 아버지가 자신을 청산공장에 내려 보냈는지, 왜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고 했는지 알 것 같지요. 공장은 엉망이었고, 청산공장에서 출하되는 빵은 구일중의 얼굴에 먹칠하는 빵들이었어요.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빼돌려진 자금때문에 제대로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 탁구입니다.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탁구가 찾아간 곳은 팔봉빵집이었지요. 진심으로 고개숙여 도움을 청하는 탁구에게 팔봉식구들은 탁구를 돕기 위해 청산공장에 위장취업을 하지요. 탁구와 팔봉집 식구들이 청산공장의 비리는 물론, 위기의 거성을 살릴 신제품도 함께 만들게 될 듯 싶습니다. 양미순까지 내려오면 무적의 독수리 오형제인데 말이죠. 

벼랑 끝의 한승재, 가까워지는 파멸
청산공장으로 내려가서 신제품을 개발해 오라는 이사회의 결정에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한승재, 역시 꿍꿍이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청산공장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공장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청산공장을 이름뿐인 거성의 제2공장으로 만든 것은 한승재의 눈 가리고 아웅 도둑질때문인 듯 싶더군요, 공장장을 매수해 청산공장으로 지출되는 돈을 한승재가 비자금으로 마련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청산공장에 구일중이 시찰을 나갈 때는 교묘하게 눈속임으로 구일중을 속여왔겠지요. 가장 믿었던 수족이 가장 큰 도둑이었으니, 등잔밑이 어두운 구일중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한승재의 비리를 캐내려고 하니 다행이에요. 그러고 보니 한승재가 꾸민 교통사고가 구일중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 셈이 된듯 하군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한승재의 꼬리가 어떻게 밟히고 잘려 나가는지, 이제부터 속시원하게 파멸해 가는 과정을 보게 될 듯합니다. 더구나 구일중의 부탁을 받은 진구형님이 한승재의 악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니, 벼랑끝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될 한승재입니다. 과거 미순이 절벽아래로 떨어졌던 것보다, 더 깊은 천길 낭떠러지에 말입니다. 가는 길에 이왕이면 서인숙의 손도 꼭 잡고 함께 가길...
아마도 한 달 뒤에 열릴 이사회에서 한승재의 공금횡령 사실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고, 더불어 한승재의 범행 모두가 드러나게 되겠지요. 이런 놈은 쇠고랑도 아깝고, 콩밥도 아까운데 어쩔까 싶네요. 한 사흘 멍석에 말아서 몽둥이찜질을 한 다음, 호랑이 굴에 던져 주었으면 싶어요. 

혀를 내두르게 하는 서인숙의 아들 선호사상
팔찌의 협박에 서인숙이 마준에게 유경과의 결혼을 승낙하겠다고 했지만, 서인숙이 어떤 여자인데 유경을 며느리로 받아들일까 싶었어요. 역시 유경이 환경을 빌미로 결혼을 방해하려고 하는 서인숙입니다. 저는 이번 회를 보며 서인숙의 기막힌 모습에 맞아 본 놈이 더 잘 때린다는 말을 떠올렸는데요, 시어머니 홍여사의 아들 선호사상 못지않은 서인숙의 작태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습니다.
신유경을 불러 다짜고짜 무릎을 꿇게 하고는, "그런 굴욕적이고 능멸당하고 무시당하는 기분으로 평생을 살게 해주마" 라고 으름장을 놓지요. 그런데 한술 더 떠 아들을 낳을 때까지는 혼인신고도 해주지 않을 거라는 서인숙의 말에 머리가 다 띵해 오더군요.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홍여사에게 시집살이 매섭게 당했던 자신의 수모를 고스란히 신유경에게, 아니 몇곱절은 더 치욕적으로 갚아 주겠다는 서인숙을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이런 여자는 매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분같아서는 멍석에 말아 실컷 두들켜 패주고 싶은데, 여자를 때릴 수도 없고, 조선시대라면 혀 깨물고 자진을 하던지, 은장도를 쥐어 주던지, 무명이라도 한필 끊어서 목이라도 매달으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팔찌의 비밀을 마준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서인숙, 되물림하는 듯한 아들선호 사상을 보니, 너무 괘씸스럽고 인간같지도 않아서 말입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탁구가 눈앞에 있음에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감히 자식 앞에 부끄러워 나서지 못하던 김미순과 너무 대조적인 엄마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암튼 서인숙이나 마준이는 발싸개 같은 패륜녀, 패륜자식이에요. 
유경을 본 폭력아버지, 사람될까?
서인숙과 마준이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으러 간 신유경, 이 여자의 정신상태도 과히 정상은 아닌 듯 싶어서 애정은 없지만, 그래도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경 앞에, 또다른 거지 발싸개 같은 폭력아버지가 나타난 것을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 지기는 했어요.
유경의 아버지를 마준이와 유경앞에 나타나게 해서, 유경이 마준의 짝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순순히 물러나게 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치졸함은 상상초월 유치찬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경아버지가 유경이를 딸자식이 아니라고 부인해 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탁구가 했던 말, "단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 노릇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탁구의 말을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유경아버지가 돌덩이처럼 안고 있던 것 같기도 했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유경과 마준이의 결혼에 그닥 관심도 없고, 응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말입니다.
유경아버지가 딸이 아니라고 부정해도, 유경이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도 혼자 상상은 해봤어요. 아무리 행색이 초라하고 가진 것 없는 아버지이고, 유경에게 갖은 폭행으로 어린 시절 상처만을 안겨줬던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라는 것마저 부인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서인숙의 인간적인 멸시에 복수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기는 했지만, 저는 복수라기 보다는 유경의 이해불가한 똥고집때문에 마준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여서, 이런 유형의 인물을 좋아해주기는 힘드네요. 

엇갈리는 미순과 탁구, 내새끼 탁구야
지난 회 가장 기대가 되었던 탁구와 미순의 만남이 불발로 끝나고 말았네요. 작가님, 미워요!ㅜㅜ 14년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그리워 해 온 엄마와 아들을 이렇게 또 엇갈리게 하다니... 물론 더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해후를 위해 조금 뒤로 미뤄 두었겠지만요.
그럼에도 미순이 탁구앞에 나서지 못하는 마음은 뭉클해지더군요. 늠름하게 잘자라 준 아들, 미순은 탁구에게 부끄럽습니다. 12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집에서 버려진 후 어떻게 자라왔는지 모르지만, 탁구는 어렸을 때와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사 잘하고, 목소리 우렁차고, 구김살 하나 없이 탁구가 웃습니다.
그런 탁구 앞에 14년을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미순은 자식앞에 부끄러울 뿐이에요. 미순은 큰사모님 홍여사에게 아들 탁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거라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되지요.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인숙에게 협박편지를 보내고, 거성의 지분을 사들이고 했던 미순은 지나 온 모진 세월, 복수의 칼만을 품고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겠지요.
마음으로는 한달음에 달려가 내새끼 탁구의 얼굴을 얼마나 쓰다듬어 보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안아보고 싶은 아들 탁구인데, 미순은 탁구를 위해 뛰어가고 싶은 발을 멈추고 맙니다. 이사회의 소식과 탁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으니, 더욱이나 탁구에게 혼란을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탁구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먼발치에서 어른으로 멋지게 자라준 탁구의 얼굴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미순은 행복합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미순이 한편으로 탁구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또 있었지요. 14년전 미순을 납치해서 탁구와 떼어 놓으려 했던 이유가 탁구를 온전히 구일중의 장남, 거성가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구일중의 고백 또한 떠올렸을 미순입니다.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로 당당하게 거성가 큰 인물로 자라 훌륭한 인물로 자랄 수 있다면, 미순은 탁구 앞에 영영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탁구의 앞날에 방해를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하지만 부모자식간의 천륜을 끊을 수 없는 법, 탁구를 본 미순이의 병세가 악화되기만 합니다. 곡기를 끊어버린 미순때문에 닥터윤이 몰래 탁구를 만나러 갔지요. 탁구가 드디어 엄마의 소식을 들을 수 있겠네요.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믿었기에, 멋진 빵쟁이가 되어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탁구,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오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이름 엄마, 엄마가 살아있다고 합니다.
다음 회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될 탁구의 기쁜 오열에 벌써부터 눈물이 쏟아지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순이는 지금 한승재의 명령에 따라 조진구가 납치 아닌 납치를 하고 있는 중이니, 없어진 엄마때문에 억장이 무너질 탁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진구형님이 미순이 안전하다는 정도의 힌트는 남겨 주었으면 싶네요. 탁구가 걱정하고 불안해 할 것을 생각하면 말이에요.
아무래도 미순과 탁구의 모자상봉은 청산공장에서의 미션을 멋지게 완수하면서 이뤄질 것 같죠? 미순의 시력이 더 나빠지기 전에 탁구의 얼굴을 똑똑히 봐야하는데, 걱정이네요. 그래도 미순에게나 탁구에게나 좋은 소식이에요. 서로 살아있다는 것은 알았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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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9
  1. 너돌양 2010.09.03 08: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고 제빵회사는 빵으로 승부를 해야죠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김탁구 이거 종영되면 심히 아쉬울듯해요^^

  2. 카타리나^^ 2010.09.03 09: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추천만 꽝 누르고 후다다다닥!!! 사라지는 리나냥

  3. 니자드 2010.09.03 09: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다 -> 소박해도 자기 정체성을 확연히 나타내는 말이네요. 항상 이런 것을 새겨햐만 사람이 초심을 잃지 않을 수가 있겠죠. 우리도 마찬가지로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란 명제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 봅니다^^;;

  4. pennpenn 2010.09.03 09: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입니다.
    빨리 한승재-서인숙-구마준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5. 꽃순이 2010.09.03 09:48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 탁구가 청산에서 탁구만의 봉빵을 만들어 내지 싶습니다

    팔봉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탁구 너만의 봉빵을 만들라고요

    전 그래서 그렇게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 정말 서인숙 모자는 어떻게 할 수가 없도록 밉네요

    이제 한승재는 ㅡㅡ

  6. 아이엠피터 2010.09.03 10: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무적의 독수리 오형제가 새로운 빵으로 성공하는
    장면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7. 친구세라 2010.09.03 10:49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악인은 악인이라고 미워하고
    그런 모습 보고 싶고
    그러면 이 드라마 보기가 더 편하고
    뭐 그 사람들이 몰락해가는 모습 보며
    통쾌함도 느끼고
    반성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고
    이렇다면 참 보기 편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모습은
    좀 식상해요 ;

    전 그냥 어제 탁구의 진심에 대해 말한 부분을
    생각하며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
    무언가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제일 되고 싶은 사람도
    진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거든요.

    제빵왕 김탁구..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고,
    부모님이 흥미로워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가슴에 남을 드라마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전 역시 독특한 전개..세밀한 감성..
    이제까지와는 다른 얘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공감하는 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답니다.

    일단 보기 시작한 이상 다 보긴 할 테지만
    (일단 한번 시작된 이야기는 다 안보면 찝찝하니깐요.
    특별히 너무 싫다 이런 느낌이 없는 한은 다 본답니다.)
    역시 저는 이 드라마 아역때와
    탁구와 마준이의 잠깐의 우정의 가능성을
    보여준 부분. 그리고 팔봉선생님과 탁구를
    통해서 본 사제간의 이야기들..
    빵쟁이들의 진심에 대한 고찰..
    이정도를 남겨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저의 마음이야 워낙 오락가락인지라
    혹시라도 작가님이 저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마무리를 멋지게 지어주신다면
    이 작품 자체에 대한 이미지와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생길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리뷰는 누리님의 의견에 100% 동의할 순 없었지만
    (뭐 당연한 거겠죠. 사람의 의견은 다양하니깐요)
    한번쯤 어제의 탁구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8. ★안다★ 2010.09.03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정말 김탁구의 작가를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매회마다 참 진지하면서도 몰입하게 만드는 구성력...
    하긴 김탁구의 작가보다 초록누리님의 구성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 느낍니다만요~^^

  9. 김미주리 2010.09.03 11:06 address edit & del reply

    캬~
    사진 배치 끝내주고, 글도 막힘없이 술술내려가고..
    역시 초록누리님! 짱..드세여 *^^* 그나저나, 오늘도 우리엄마 전화해서
    탁구탁구~ 하시던데 ㅎㅎ 나만 안보고 어째 세상사람들 다보는것 같아요 ㅎㅎ

  10. 2010.09.03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루비™ 2010.09.03 11: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매번 이렇게 드라마 리뷰를 매끄럽게 풀어가시는 초록누리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주말 멋지게 보내세요~ 초록누리님~

  12. 옥이(김진옥) 2010.09.03 13: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탁구 못봤어요..
    아직 부자상봉이 이루워지지 않았군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3. who 2010.09.03 14:04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즐겨 보는데요~ 솔직히 누리님의 리뷰보다 드라마의 몰입도가 더 떨어지더군요~;; 드라마 안보고 리뷰 보는게 더 재밌다는요~^^;;

  14. 둔필승총 2010.09.03 14: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크하, 안다님이 제가 쓸 댓글을 미리 쓰셨네요.
    초록누리님이 극본 쓰시면 시청자들 정신이 동으로 서로~~ 정신 없겠어요. ^^

  15. 2010.09.03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펨께 2010.09.03 17:55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직접 안봐도 초록누리님 글 보면 마치 드라마를
    직접 시청하는 느낌을 받아요.
    잘 보고 갑니다.

  17. 소박한 독서가 2010.09.03 22: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 읽고 갑니다.
    저는 어제밤 드라마 보면서 경비원이 대표멱살을 잡지 않나...공장장이 대표보고 헛걸음했으니 그냥 서울가시라고 하질 않나...작가가 회사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열이 엄격한 일반회사에선 어림도 없는 일이죠~
    좋은 밤 되세요~~

  18. 갓쉰동 2010.09.04 00: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구일중의 무능이 한승재를 만든거지요.. 그런데 왜 아들에게 그일을 시킬까요? 병풍이 되어버린 구일중..

  19. 무공해 2010.09.30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건강정◑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며 늘!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기를 기원드립니다<평생 건강지킴이>내 병은 내가 고친다

2010.09.02 09:09




상습적인 도둑을 잡는 방법 중 하나가 집을 비워주는 일입니다. 좀처럼 꼬리가 잡히지 않는 도둑을 잡는 방법은 그 도둑이 경계를 허술하게 한 다음, 밖에서 망을 보다가 덮치는 방법이지요. 구일중의 연극이 바로 집을 비우고 도둑들이 마음놓고 집을 털어보게 하는 시나리오였네요. 박변호사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는 구일중을 보고 잠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구일중은 무섭고 치밀하고 영리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도둑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도둑들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두 팔 두 발 잘린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성가의 도둑은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 그것도 집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한 위험하고 과감한 연극이었지요.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아버지 구일중을 지키겠다고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 결말을 위해 드라마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긴 시간 돌아서 모든 문제의 발단이었던 탁구가 거성가로 돌아 온 이유와 서인숙과 한승재의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일보직전으로 헝클어진 조각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모든 일이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어 충격적입니다. 기둥뿌리 썩어가는 것도 모르던 구일중이 바보가 아니었고, 위험한 도박임에도 구일중은 모든 것을 걸어야 했습니다. 거성을 지키느냐 뺏기느냐라는 도식적인 양분법으로 구일중의 연극을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이면에 있는 구일중의 보다 복잡한 심정을 읽었습니다.
뇌출혈까지도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는지는 모호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하고 준비했던 일들이었지요. 뇌출혈을 스스로 조작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구일중의 목숨이 협박받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뇌출혈은 구일중에게 암암리에 닥쳐오던 신변의 위협과 별도로 일어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구일중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했고, 그것이 탁구에게 전해진 위임장이었지요. 
거성가로 온 탁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서인숙이 구일중이 쓰러졌으니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심산으로 들어왔느냐고, 그녀다운 추잡한 속물근성을 드러내지요. "저는 지금 여기 회장님의 아들로 온 겁니다, 작은 사모님". 탁구의 당당함이 멋지더군요. 누워있는 초라한 아버지, 자기편은 한사람도 없는 거대한 거성가에 누워있는 아버지는 고독한 가장이었어요.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한 구일중에게 탁구는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불러봅니다. "스승님에 이어 회장님마저 잃을 수는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탁구가 내민 구일중의 위임장은 거성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는 38%라는 거대 지주의 자격을 가진 탁구로 인해 마준이의 입지를 지키지 못할까 걱정이고, 마준이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을 키울 뿐입니다. "그만하라고 사정하고 애원할 때까지, 그자식을 밟고 또 밟아 버릴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그놈을 내가 어디까지 고꾸라 뜨리는지 두고 보세요".
마준-유경, 동반 파멸하나
이사회에서 차기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려는 마준은 이사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컨설팅, 마케팅, 재정전문가들과 거성의 사업계획을 착실히 준비합니다. 탁구는 탁구대로 자신의 방법으로 이사회 준비를 하지요. 산더미같은 서류들, 어려운 경영용어들을 탁구는 알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까막눈이지요. 못된 마준이 녀석이 이사진 임원들에게 말했듯이, 국민학교 중퇴에 길거리에서 깡패로 굴러먹다, 한 2년 팔봉빵집에서 빵을 만들어 봤던 것이 탁구의 이력 전부니까요. 그런 쓰레기같은 녀석과 저울질을 할 거냐던 마준이, 정말 날이 갈수록 하나도 변함없는 쓰레기 사고방식을 가졌으니, 이 녀석에 대한 실오라기 같은 애정이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없어지네요.;;;

결말을 향할수록 오락가락하는 마준이와 신유경의 분별력없는 캐릭터는 애정을 주기가 힘이 듭니다. 마준이는 시청자의 동정심을 위한 인간적 고뇌를 보이는 듯하다, 상처 한번 받으면 악마캐릭터로 돌아가고, 신유경은 거성식품으로 돌아와야 할 명분도 자존심도 팽개치고, 비서실에 떡하니 출근을 하니, 이해불가 불쌍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듯 합니다.
마준이가 채워준 서인숙의 비밀팔찌는 고작 신유경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협박용에 불과했으니, 그 사건의 중대함마저 마준이의 비뚤어지고, 이기적인 사랑놀음에 의미가 퇴색해 버린 듯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엄마, 입 닥치세요"의 협박용 소품정도 밖에 안됐으니 말입니다. 서인숙의 뉘우침을 위한 실오라기같은 희망이었는데, 마준이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한 도구였다니 실망스럽네요.
서인숙의 패륜적인 할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방치죄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현장 증거물이 고작 사랑을 위한 협박소품이 되어 버리고, 자식에게 자신의 치부를 들킨 서인숙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이사회에 나타나니, 이들 구제불능 기형패밀리는 끝장이 날때까지 갈데까지 가보자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대놓고 구일중과 탁구의 거성을 응원하고 싶네요. 마준이와 서인숙, 그리고 한승재의 기형패밀리의 손에 거성식품을 맡기느니, 탁구가 거성식품을 이어받을 뜻이 없다면, 기업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자경이가 있다고 하지만, 상속의 의미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더 공부나 했으면 싶고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새파랗게 젊은 경영인들이 '핏줄입네' 하고 경영일선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거든요.
구일중, 마준에게 1%의 지분도 주지 않은 이유
단 1%의 지분도 자신에게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분노와 서운함이 마준이의 마성에 더욱 부채질을 했지만, 구일중으로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구일중이 계획한 시나리오였다는 것에도 그 근거가 있지만,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1%의 지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마준이에 대한 애정문제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구일중이 탁구에게 모든 지분과 권한에 대한 위임장을 준 것은 서인숙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함이에요. 단 1%가 아쉬운 마당에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1%의 지분도 마준이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었을 겁니다. 핏줄이다 아니다를 떠나 마준이의 품성이 회사를 경영할 자질이 되지 못한다는 구일중의 판단때문이었겠지요.
지금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일중의 싸움은 핏줄의 싸움이 아닌 회사경영에 관한 싸움이에요. 구일중이 서인숙측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구일중 다음으로 최대지주인 서인숙의 지분을 받을 사람이 마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지분을 줄 수는 없었을테니까요. 혹시라도 유산상속이었다면, 저는 구일중이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탁구에게 주는 서류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일중의 위임장은 구일중이 유산분배를 했다거나 상속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요. 구일중의 권한을 대신할 권리를 위임한다는 의미이지, 탁구에게 모든 재산과 지분을 상속한다는 의미는 아니지요. 위임과 상속의 의미는 여기서 법적으로도 구분될 듯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자료조사를 하지 못했네요. 막말로 탁구가 '에라 모르겠다, 거성이고 뭐고 다 싫다'라며, '마준이 너 다 가져라'고 줘버려도 된다는 말이에요. 물론 탁구가 그럴 일도 없을 뿐더러, 구일중이 탁구의 생각과 품성을 믿었기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뒤에서 지켜보는 중이겠지만요. 
  
탁구의 마준을 이기는 방법 '김탁구답게'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회복할 때까지 거성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리고 자신이 할 일이 끝나면 팔봉빵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합니다. 탁구의 집, 탁구의 고향, 탁구의 스승 팔봉의 가르침이 있는 곳 말이지요. 탁구가 주먹을 버리고, 처음으로 엄마를 찾는 것 외에 꿈이라는 것을 가졌을 때, 탁구의 꿈은 빵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빵을 굽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런 탁구에게 빵을 파는 사람들의 비전과 꿈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빵을 파는 회사의 문제는 탁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지요. 
탁구가 찾은 답은 미순의 화이팅에서 얻은 것처럼 단순합니다. "나답게, 김탁구답게"입니다. 탁구는 경영을 모릅니다.  거성을 죽이고 살리는 것도 서류가 아닌 빵에 있다는 것 밖에는 몰라요. 빵만드는 회사니까요. 탁구가 거성을 배우는 방법은 복잡한 서류들을 통해서가 아니었어요. 거성식품의 빵이었지요. 지난 3년간 잘 팔린 빵과 안 팔린 빵의 맛과 문제점,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성 식품의 빵이 말해주는 거에요. 탁구는 그것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지요. 빵을 통해 문제를 보는 것, 그것이 탁구의 방법이에요. 탁구는 빵밖에 모르니까요. 
탁구의 탁구다운 방법은 전문가로 구성된 마준이의 계획안처럼 거창하지는 않겠지만, 탁구의 진심은 통하리라고 생각해요. 탁구는 자신이 후계자가 되고 싶어 이사회에 나선 게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섰던 것이에요. 탁구가 이사회에서 한마디 한다면, 회장님이 일어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말할 것 같더군요. 빵이란 반죽이 숙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요, 발효될 때까지 또 기다림이요, 구워질 때까지 또 또 기다리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탁구입니다. 빵쟁이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덕목,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이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요. 탁구가 가진 가장 큰 힘,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 이사회 또한 움직이지 않을까 싶어요.

구일중이 연극을 꾸민 이유
그럼, 이런 연극을 한 구일중의 의도는 뭘까요? 몇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인숙의 기형패밀리에게서 거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을테고, 거성가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함일테지요. 또 다른 이유는 탁구를 정식으로 거성가의 장남으로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었어요. 탁구에 대한 존재는 거성가의 임원진들도 이제서야 알았을 정도로 호적상에 올려진 이름일 뿐이었지요. 구일중이 김미순에게도 탁구에게도 그런 말을 했었지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요.
구일중은 탁구와 미순의 불행했던 14년이 자신이 탁구의 자리를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탁구가 거성가에 왔을때, 서인숙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일이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었어요. 탁구를 거성가에서 살게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호적에 올리는 것만은 안된다고요.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에 미적거리던 시기에 홍여사의 죽음이 있었고, 유경의 전보를 받은 탁구가 청산으로 마준이와 가출을 한 일이 있었지요. 그 후 탁구는 거성가를 나가 버렸고요. 탁구가 거성가를 다시 뒤흔들게 된 계기는 자림이가 떼 온 호적등본 때문이었어요. 이것을 본 서인숙은 그때부터 거성의 후계자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하면서,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라는 압력을 넣게 되었지요.
언제부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찾지도 못한 탁구를 호적에 올린 것은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일중이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죠.
구일중의 입장에서 비록 기른 정은 있지만, 싹퉁머리도 없는 놈에게 거성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여자아이지만 자경이에게 물려주거나, 언젠가 찾을 지도 모를 탁구를 염두하고 있었을테고요. 드라마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구일중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런 결정이 이해도 되고 말이지요. 사실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준이도 동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인물이라면 마준이 같은 못된 녀석을 얼마나 동정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싸갈통머리 없는 녀석이라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구일중은 탁구의 능력을 믿고 있어요. 그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가졌고,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것도, 누구보다 따뜻한 빵을 굽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경합을 통해 간접적으로 탁구를 지켜 봤었고, 팔봉선생이 돌아가시기 전 탁구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도 밝혔었지요. 자신의 하늘같은 스승 팔봉선생으로부터 탁구가 어떤 아이라는 것도 들었을 겁니다. 종이쪼가리에 써진 팔봉의 인정서가 아니라, 팔봉선생이 탁구를 바라보는 눈이 이미 탁구를 인정하고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탁구의 빵이 탁구를 말해주는 결정적인 것이었고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기운이 나는 빵,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빵냄새가 나는 탁구의 빵말이지요. 빵을 대하는 탁구의 마음이 거성의 이사회도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을 구일중입니다. 그리고 탁구 스스로를 통해 구일중의 장남임을 입증하게 하지요. 탁구가 구워낸 투박하고 못생긴 빵처럼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없이 살았지만, '나는 높을 탁, 구할 구자를 쓰는 빵을 굽는 김탁구, 구일중의 아들입니다'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서 연극이 필요했지요. 뒤로는 구일중의 밀사인 조진구를 움직이게 하고 있고요. 한승재가 주먹쓰는 진구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구일중, 김탁구, 혹은 김미순을 제거하라는 명령일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탁구로 인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는 일이 틀어진다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분명 이 세 사람중에 누군가를 제거하려 들 것이고, 이 일은 한승재가 진구에게 시킬 가능성이 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의 덜미를 잡기 위한 위험한 도박, 진구형님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도 이제 곧 드러나겠네요. 무서운 구일중이기는 하지만 욕을 하고 싶지는 않군요. 워낙 한승재, 서인숙, 그리고 마준이가 나쁜 X들이라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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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0
  1. HJ 2010.09.02 09:2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갑가지 구일중이 눈을 뜨는데 놀랐습니다. 마치 유주얼서스펙트라는 영화의 반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지요..ㅋㅋ 좋은 하루보내세요 ^^

  2. 아이엠피터 2010.09.02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면 갈수록 흥미로운데,조금은 지루한 면이 있는것 같아요.
    제가 성격이 워낙 급해서요 ㅎㅎㅎ
    근데 복수는 항상 잼있는 것 같습니다.
    태풍 피해는 없으신지요?
    어서 빨리 태풍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3. 임현철 2010.09.02 09:38 address edit & del reply

    궁금증을 잘 풀었습니다.
    말씀대로 스스로에게 힘은 나오는 것 같아요.

  4. 털보아찌 2010.09.02 09: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제빵왕 김탁구 모르면 외계인죠?
    제가 그 모양입니다. TV 리모콘을 아예 만저 볼 시간도 없으니..........

  5. 체리블로거 2010.09.02 09: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굉장히 흥미롭게 돌아가는거 같네요.
    반전에 반전이라.... 재미있는 드라마네요.
    님말대로 1%의 힘이 엄청나기에 주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크겠죠.
    잘 읽고 갑니다. 잘 지내시죠?

  6. 최정 2010.09.02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의총에서 구일중 회장이 나타나서 의총에서 김탁구의 자연스러운 승계가 될듯 싶고요 그리고 난후에. 서인숙의 마지막발악으로 주주총회를 열때
    김미순이 등장으로 구일중과 김탁구에게 힘을 실어줄것 같습니다~
    누님 오늘도 리뷰 잘보고 갑니다

  7. 꽃순이 2010.09.02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서인숙이 팔찌를 보고 흥분해서 호들갑 떨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싱겁게 장면이 마무리 되더라구요
    저도 팔찌의 정체가 그렇게 허무하게 밝혀질 줄은 몰랐어요 ;;;


    마준이가 탁구를 짓밟아 버리겠다고 했을때 구일중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이미 깨어났구나 라는 생각도 하긴 했답니다

    예고편도 없이 끝내버려서 오늘 이야기가 궁금해지긴 합니다

    미순의 말처럼.. 탁구는 탁구답게 그렇게 거성을 지켜 낼 것 같습니다^^

  8. 하결사랑 2010.09.02 10: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눈뜬 구일중 정말 반전이었습니다.
    오늘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져요.

  9. 걸어서 하늘까지 2010.09.02 12: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구일중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초록누리님의 분석 정말 재밌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10. 2010.09.02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친구세라 2010.09.02 13:27 address edit & del reply

    마준이와 유경이 캐릭터가
    널띄기 하는것 같아요.
    종잡을 수 없다고나 할까요 ;ㅁ;
    한승재와 서인숙과 더불어 말이죠.
    악역도 좀 매력적으로 이해되게
    그려주셨으면 좋을텐데
    작가님께서 그쪽으론 영 아니신 것 같아요 ;
    물론 은근 반전이나 이런 건 좀 있으신 분
    같긴 해요. 그덕분에 이제까지 나름 드라마를
    놓아버리게는 안하시는..
    스토리들을 이리저리 복선등등으로
    벌려 놓은 것은 많으신데
    그게 잘 수습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는것 같은데
    뭐 일단 드라마는 꽤 남았으니
    더 지켜봐야겠죠~


    탁구의 나답게~ 김탁구답게~♬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저도 보면서
    나도 나답게 살아야지~ 두주먹 불끈 했어요!ㅎㅎ

    오늘 드뎌 탁구와 미순 모자의 상봉이 이루어 지는 건가요?

    오랜만에 탁구로 본방사수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고,
    누리님 리뷰까지 바로 읽을 수 있으니
    더 좋네요~^^

    근데, 정말 팔지의 용도가 고작 결혼 허락용이라면
    너무 허무한 것 같아요;
    그 팔지만도 마준이가 몇번씩 꺼냈다 넣었다
    얼마나 만지작 거리고 고뇌하고 했는데 말이죠 ;ㅁ;

    참 저도 거성을 전문 경영인이 경영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에서라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12. 달려라꼴찌 2010.09.02 13:35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사필귀정 나쁜놈들을 하루빨리 응징해주길 ㅡ.ㅡ;;;

  13. 타라 2010.09.02 13: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읽으면,
    드라마를 안 봐도 다 본 것 같아요..
    지난 번 경악스런 모 드라마(?)와는 달리,
    이 드라마는 권선징악으로 끝나겠지요..?
    정성스런 글 잘 읽고 갑니다~ ^^

  14. *저녁노을* 2010.09.02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정체가 밝혀져가는 기분입니다.
    ㅎㅎ
    리뷰 잘 보고 갑니다.

  15. 둔필승총 2010.09.02 13: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크하, 초록누리님은 역시 치밀한 분석이...
    작가들이 깜놀할 거에요. ㅋㅋ

  16. pennpenn 2010.09.02 14: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승재, 서인숙, 구마준을 욕해주니
    속이 시원합니다.

  17. docjdwk 2010.09.02 17:01 address edit & del reply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아는거 아닌가?

  18. skagns 2010.09.02 21: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갈수록 흥미진진해 지는 거 같아요. ^^
    전 결말을 한번 예상해 봤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모르겠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19. 니자드 2010.09.02 22: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포스팅은 항상 감정의 섬세함을 잘 따라가면서 묘사해주시네요. 드라마에서 보통 보기 어렵고 놓치기 쉬운 것조차도 잘 포착해주시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20. 제시아 2010.09.03 20:5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잘은 모릅니다만..
    상속은.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입니다.
    즉, 탁구가 상속받았다면, 마준이한테 "너 다 가져" 할 수 있어요.
    위임.은 그것을 사용(?)할 권리를 잠시 얻은 것입니다. 즉, "너 다 가져"는 못합니다.=_=;
    대신, 그 [권리]를 사용해서 구마준이가 사장되는 것을 밀어주는 것은 가능했겠죠;
    다만, 마준이가 가는 방향이 회장님(아버지)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그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것이겠죠.

2010.08.27 08:32




찢어진 상처는 봉합의 수순을 밟아야 겠지요. 거성가를 둘러싼 음모와 야욕, 그리고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드디어 탁구가 움직였습니다. 거성가와는 무관하게 엄마를 찾으면 좋아하는 빵을 만들며 살고 싶었던 탁구, 아버지 구일중이 쓰러졌다는 소식은 탁구가 거성가를 향해 들어가야 할 이유가 되어, 거성가의 장남으로서 얽힌 실타래를 풀려합니다. 
눈물 속에 치뤄진 팔봉선생의 발인식은 그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탁구와 마준이, 그리고 팔봉빵집 식구들과 함께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팔봉선생을 보내 드리는 제빵사들의 팔봉선생에 대한 경의와 조의가 뭉클했었네요. 
드라마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던 팔봉선생이 없으니, 찢기고 곪은 상처를 누가 치유하고 봉합해 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듯한데요, 구일중이 '내가 벌을 받아야 할 죄인이다'는 고해성사와 함께 쓰러지고 말았으니,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어야 했고, 수많은 불행을 낳게 했던, 또 다른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주인공들인 젊은 2세대들에게 그 무거운 짐덩이가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구일중의 장남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탁구가 섰습니다. 모든 악연의 시발점이었던 탁구가 말이지요.
팔찌와 팔봉선생의 편지, 마준의 변화를 예고하다
이번 회, 구일중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터져 버렸는데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지요. 하긴 쓰러지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지요. 아내 서인숙이 어머니의 죽음과 관계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의문, 30년을 오른팔로 의지했던 한승재의 음모와 배신, 탁구엄마 미순의 거성가를 향한 복수의 움직임, 마준이와 탁구의 갈등, 스승님의 죽음 등등 혼자 감내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싶을 정도로, 구일중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일들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쓰러진 구일중회장으로 인해 상처를 봉합할 바늘을 탁구가 들게 되었는데요, 탁구는 단지 바늘일뿐이에요. 봉합하기 위해서는 실이 필요한데, 그 실은 마준이가 되겠지요. 실과 바늘이 함께 움직여야 꿰매든지 박음질을 하든지 할텐데, 마준이가 움직여 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마준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팔봉선생의 죽으면서 전한 메시지가 마준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마준이가 신유경에게 채워 준 서인숙의 팔찌가 그 첫걸음이에요. 마준이는 거성가와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추잡한 일들이, 어머니 서인숙과 한승재의 야욕에서 비롯되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마준이는 모든 것이 탁구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요. 탁구때문에 자신이 생겼고, 탁구때문에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했고, 탁구때문에 빵에서도 최고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와 생물학적인 아버지 한승재가 비도덕적이고, 패륜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도, 다 탁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세뇌받고 자라왔어요.
그런데 정작 마준이에게는 마준이 것이 없었어요. 탁구때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말이지요. 서인숙의 거성가에 대한 야욕은 마준이의 청춘도, 꿈도, 사랑마저도 짓밟아 왔어요. 오로지 거성가의 후계자에 걸맞는 옷만을 강요했던 서인숙이었지요. 진심으로 신유경을 사랑하게 된 마준이는 이제 어머니가 맞춰주는 옷을 벗으려 합니다. 마준이가 숨쉴 수 있는 단 한 사람 신유경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요.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서인숙의 팔찌는 마준이의 마지막 서인숙으로부터의 탈출 열쇠입니다. 효력을 발휘할지 또다른 비극만을 낳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팔봉선생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온 마준이는 훔쳐 온 발효일지를 던져버리지요. 그리고 그 속에서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게 됩니다. "이것은 너희에게 내주는 3차경합의 과제니라.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은 남을 위하는 마음이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은 네 자신이 즐기는 마음을 위함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들어 가야할 빵을 뜻하는 것이다. 이게 너희에게 주는 내 마지막 과제니 부디 꼭 지켜주길 바란다".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은 마준이는 비로소 스승님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죄스러움과 사랑에 오열하고 말지요. 같은 시각 팔봉빵집에서 탁구가 스승님의 3차경합 과제를 보고 스승님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었듯이 말이지요.
거성가에서의 마준이 입지를 견고히 하려는 서인숙은 마준이를 정략결혼을 시키려 하고 마준이는 신유경을 사랑한다며 서인숙에게 반발하고 나섰지요. 아들이 어떤 상처속에서 절망하고 있는지 모르는 서인숙이에요. 마준이가 이제는 어머니의 계획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결심을 한 모양이더군요. 탁구에 대한 질투와 거성에 대한 욕심까지 버렸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팔봉선생의 죽음이후 마준이가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신유경에 대한 사랑때문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저는 그보다는 마준이가 근본적으로 변화의 길, 즉 사람되는 길로 들어섰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어요. 팔봉선생이 살아 생전에 마준이의 따뜻한 빵을 보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빵을 구울 수 있을 변화의 싹이 움트고 있다는 것으로 말이지요.
쓰러진 구일중, 내 탓이오 내 죄로다
제빵왕김탁구의 반전이라 할 수 있을 구일중의 뇌출혈은 용서와 화해를 향한 수순이겠지만, 저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답니다. 뭐랄까?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봉합해야 할 구일중이라는 인물이 쓰러져 버렸으니, 탁구의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통한 감동은 주겠지만, 무책임한 아버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지요. 마치 사고친 사람따로, 수습하는 사람따로인 모습같아서 말입니다.
여튼 구일중이 빨리 쾌유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지난번 교통사고에서 지나치게 겸손한(?) 부상을 입어서, 이번에는 아예 신체 한쪽이 마비될 수도 있을 후유증을 줄 것 같은데, 거성식품이 걱정입니다. 서인숙보다는 한승재의 야욕이 더 무서워서 말이지요. 구일중이 쓰러진 와중에 집의 금고를 뒤져 구일중의 지분들 서류를 찾아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인두겁을 쓴 버러지보다 못한 짐승같더군요. 그러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한승재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같아 보입니다. 에이, 나쁜놈, 퉤퉤퉤입니다.
김미순과 구일중이 만나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힌 서인숙이 미순의 차를 미행했지요. 물론 미순이는 서인숙이 뒤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말이지요. 이는 구일중에게도 즉각 보고되어 세사람이 드디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미순이를 납치해서 보호하려 한 일, 탁구와 떨어뜨려 놓으려 했던 것이 자신이었음을 고백한 구일중입니다. 서인숙의 팔을 잡고 함께 절벽아래로 떨어져 모든 미움과 상처를 끝내 버리자는 미순이 무섭더군요. 바들바들 떠는 서인숙이 조금 통쾌하기도 했는데, 미순을 보니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무섭더라고요.
탁구를 위해서라도 그만 멈춰달라는 구일중의 말에 미순은 서인숙의 팔을 놓아줍니다. 미순이 드디어 탁구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어엿한 청년이 되어 훌륭한 제빵사가 되었다며 구일중도 울먹이고, 미순은 탁구가 살아있다는 말에 주저앉아 가슴을 뜯을 뿐입니다. 그저 살아있다는 말에 감사할 뿐인 미순이지요.
구일중이 조금 더 일찍 알려 주었어야 했는데, 탁구를 떳떳하게 대성가의 장남으로 불러들이고, 미순이에게도 탁구의 존재를 알리려 했겠지만, 살아있는 자식을 만나지 못하는 에미 미순이나 14년을 엄마를 찾고 있는 탁구에게나 못할 짓 한 것 같아요. 게다가 쓰러지기 까지 했으니, 탁구와 미순이의 재회는 더 미뤄져 버렸네요. ㅠㅠ탁구야, 그래도 쪼매만 기달려라. 곧 엄마 만날테니....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팔봉선생이 죽기전에 마지막 경합과제를 내고 갔는데요, 저도 이 주제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결국 이 드라마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 사랑과 행복으로 봉합되어야 할테니까요. 물론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은 응당한 댓가는 치뤄야 할 것이지만요. 일단 반성부터 빡세게 시키고, 그 다음에 용서를 하든지 끌어안든지 하고 싶거든요. 이런 나쁜 인간들은 말이지요.
팔봉선생이 탁구와 마준이에게 내 준 3차경합의 답은 이미 드라마에 나와 있었어요. 처음부터 말이지요. 우선 3차경합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탁구가 거성가에 입성한 대형 사건부터 먼저 짚고 가야겠습니다. 3차경합의 주제와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가 결국 같은 답이기 때문이에요. 
거성가로 근사한 수트를 빼입고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의 장남 김탁구가 왔다고 전해 주십시오"라며, 처음으로 탁구의 입으로 거성가의 일원임을 선포했으니, 정말 큰 사건이 아닐 수가 없지요. 탁구가 빵 만들 때 말고 가장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탁구는 거성가 고문변호사로부터 한승재와 서인숙이 온 집안을 뒤지며 찾는 문제의 구일중회장의 모든 지분을 받게 되었지요. 또한 구일중을 대신해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위임장까지도 말이지요. 봉투에는 구일중이 탁구에게 전하는 편지가 있었어요. "만일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대신할 사람은 너밖에 없다. 이렇게 나의 모든 권리와 지분을 너에게 일임한다. 부디 거성을 부탁한다. 탁구야"라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의 지분과 재산서류, 그리고 편지를 읽고 고민합니다. 어느 날, 회장님이 힘없는 모습으로 찾아왔었지요. 탁구가 거성가에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누구를 믿어야 할지, 주위에 아무도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외롭고 고독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 이유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까지도요.
탁구를 해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마준의 질투를 탁구는 지금까지 위협적으로 받아왔고 느껴왔어요. 그 거성가에서 탁구를 유일하게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구일중이 소위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탁구가 모를리 없어요. 탁구는 아버지를 더 이상 힘들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으로 인해 거성의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고, 아버지 구일중에게 원망의 화살이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탁구는 아버지가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준 것만으로도 족했던 아이였지요. 아버지와 함께 살든, 살지 않든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어머니와 자신을 해하려고 지금까지 별별 짓을 다했던 한승재와 서인숙이었기에, 탁구는 직감적으로 아버지 구일중의 위험을 눈치채지요. 구일중을 지킬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왜 계실 때는 몰랐을까? 이렇게 할아버지 자리가 크다는 걸..." 미순의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만큼 탁구에게 아버지의 자리 역시 크지요. 어떤 상황인지 모를 아버지, 처음으로 탁구는 구일중을 아버지라 부르기 위해 거성가로 들어갑니다. 아직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한 이름 아버지, 그래서 탁구는 거성식품 구일중회장의 장남 김탁구라고 당당하게 자신을 밝혔던 것이지요.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은 거성가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족임을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생각을 했어요. 탁구는 주주총회니, 이사회니, 후계자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요. 탁구는 거성식품이 아버지가 일군 회사라는 것밖에는 몰라요. 그런 아버지의 모든 것을 누군가가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해 14년만에 거성의 대궐같은 집에 입성을 한 것이지요.
탁구가 거성가의 장남이라고 밝히면서 거성가의 가족이라는 것을 공표했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팔봉선생의 3차경합의 주제가 함께 연결되는 거라 생각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뭘까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빵이라고 생각해요. 일차적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가족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이 먹을 빵, 굽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행복한 빵이지요. 탁구가 마지막으로 팔봉선생이 구워주었다는 빵을 아침식사로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내밀었을 때, 모두 행복해 했던 것처럼요.
팔봉선생이 마준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들어야 할 빵을 뜻하는 것이다" 라며, 마지막 과제이니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었지요. 팔봉선생의 마지막 경합주제는 빵쟁이의 길에 대한 가르침이었어요. 팔봉선생의 빵에는 그 빵을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었어요. 내 가족이 먹는 빵이라는 마음으로 빵을 굽는 일은 행복할 수 밖에 없지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 마음처럼, 빵을 먹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 여기는 마음으로 빵을 구워야 한다는 것을 일러 준 것이지요. 탁구가 아침에 갓구워 내놓았던 빵처럼 말이지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결자해지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팔봉선생의 철학인 '사람과 가족'에 있을 겁니다. 가족을 위한 마음으로 빵을 구우라는 것 말이지요. 탁구에게 마준이를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라며 끝까지 품으라고 했던 팔봉선생의 유언, 구일중이 껍데기뿐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한다고 했던 가족 말입니다. 그 마음으로 탁구와 마준이가 함께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빵쟁이가 지녀야 할 장인의 자세이기도 하고요.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가 아버지 병문안을 한 후 마준이에게 선전포고(제의)를 할 듯 싶더군요. 스승님의 3차경합,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배틀을 하자고 말이지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과 대립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탁구와 마준이가 이 거성가의 상처를 꿰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가족을 위한 빵을 만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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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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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옥이(김진옥) 2010.08.27 11: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와~~ 누리님...대단하세요...
    어쩜 드라마 못봤는데 상세히 글을 흥미롭게 써주셔서 잘 읽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10.08.27 13:46 신고 address edit & del

      옥이님의 정성스런 요리포스팅에 비하면 저는;;;;
      옥이님도 좋은 하루되세요^^

  3. 2010.08.27 11:4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2010.08.27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8.27 13:41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요. 님글 읽고 같은 생각하신 것에 기뻤어요.

  5. 2010.08.27 12: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8.27 13:4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오랜만,,,요즘 글 발행이 뜸하신 것 같던데 무슨일 있으신가요?

  6. 꽃순이 2010.08.27 13:02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어제 제빵사들이 울면서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을때, 미순이가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울었을때와 3차 경합의 과제를 받고 오열하는 탁구와 마준이를 보면서 울컥 했답니다ㅠㅠ

    • 초록누리 2010.08.27 13:40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같은 부분에서 울었어요.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빵사들의 제빵모를 보고 지난회 팔봉선생이 떠난 상상신 같은 동화적인 장면인 줄만 알았어요. 그러다가 제빵사들이 제빵모와 하얀 제빵복을 입고 예를 갖춰 팔봉선생을 보내드리는 장면으로 보고 얼마나 울었던지....
      탁구의 오열과 마준의 눈물연기도 좋았고요.
      꽃순이님, 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 탁구잼나네요 2010.08.27 23:53 address edit & del

      전 제빵사들이 왔을대 슬프기도 했지만 멋지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쩝. 내가 감정이 매마른건가 ..

  7. 테리우스원 2010.08.27 13:09 address edit & del reply

    시간이 흐를수록 흥미 진진 하는 군요
    좋은 드라마 명 해설을 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8. 벨라 2010.08.27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항시 누리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1인입니다.
    리뷰를 보면 드라마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갖게 만드는 것 같아요^^
    좋은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9. liverex 2010.08.27 14:47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래도 탁구는 완결되고나야 보겠네요 ㅎㅎ
    매번 조금씩~ 여기서 접하고 ^^;;

  10. 마재윤 2010.08.27 15:39 address edit & del reply

    헛다리 짚으시고 계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

  11. 탁구왕 2010.08.27 16:28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개인적으로 신유경도 마준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기뻐요~~

  12. 건강천사 2010.08.27 17:26 address edit & del reply

    >>ㅣ야..
    완전 장남 탁구 멋져버립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ㅎ
    뇌경색은 갑자기 왜 걸려서 ㅠ. 그렇게 건강천사가 입이 닳도록
    운동하고 잘 먹으라고 했는데 흑흑...
    다음 리뷰 완전 기대하고 있을께요 :)

  13. ★안다★ 2010.08.27 18: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팔봉선생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거성가의 아픈 상처들이 잘 봉합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탁구와 마준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빵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서,
    진정으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이 되기도 바라구요~^^
    오늘도 잔잔하지만 상세한 초록누리님의 멋진 리뷰...잘 보고 갑니다^^

  14. 마른 장작 2010.08.27 21:16 address edit & del reply

    일. 초록누리님 이제사 들리게 됩니다. ^^
    좋은 밤이 되세요.^^

  15. 탁구잼나네요 2010.08.27 23:52 address edit & del reply

    왠지 탁구랑 마준이는 힘을 합칠꺼 같네요..
    예전에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했던 말이 기억나서요..
    둘이 형제인걸 알고 계시던 팔봉선생이 하나 뿐인 동생이니 함계하라고 했던가. 미워하지 마라고했던가 아무튼 동생이니 잘해주고 미워하지마라는 식으로 얘기했던거 기억나는데..
    둘이 마음의 벽을 허물듯하네요.

  16. HJ 2010.08.28 02:21 address edit & del reply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봤는데요.. 정말 숨도 못 쉴 정도 였어요..예전에 대결구도의 드라마에 빵이나 명장이나 권선징악이나 연기력이나 모두 합처 놓은니 정말 재밌더라구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17. 친구세라 2010.08.28 17:41 address edit & del reply

    미순이가 울 때 저도 부모님 생각이
    나면서 함께 있을 때 잘해드려야겠다.
    뭐 이런 생각이 들면서 엉엉 울었네요..

    마준이가 생각의 변화가 어느정도 왔는지
    알쏭달쏭 했는데,
    부디 변화를 이루고..
    이 드라마는 특히 마준이는
    좀 꼭 변화하고 행복해 졌으면 좋겠어요.
    유경이도요.. 너무 불쌍~

    탁구도.. 나중엔 미순이랑.
    함께 빵집 열고 엄마 모시고
    행복했음 좋겠구요..
    거성이고 뭐고.. 그런건 미련두지 말구요.
    뭐 어떻게 풀어가실진 작가님 마음이지만요..

    암튼 이번주 꽤 괜찮았던 탁구네요..
    누리님의 상세한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다^^

  18. 여기클릭 2010.08.28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여러분들께 애인대행 첫경험을 경험한 사람으로 몆자올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27세되는 회사원 입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 하나없이 이나이 먹도록 직장생활만 해왔읍니다.

    주말이면 컴퓨터 앞에만 앉아지내곤 했읍니다.

    우연히 애인대행이란 곳을찿아 들어 가 보았읍니다.

    그중에 바나나만남이란곳을 찾았읍니다.

    회원으로 등록해서 프로필을 열람 해보니까 이쁜 여자분들 사진이 많이 등록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쪽지를 몆번 주고받다가 전번까지 가르쳐 주더라 고요.

    서로 연락을 몇번하다가 그래서 지금은 동생 오빠 사이로 주말에 등산도 같이하고

    영화도 같이보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여러분도 http://sef.jpn.ch 들어가셔서 좋은인연 한번 만들어 보세요.

  19. 궁굼 2010.08.29 09:18 address edit & del reply

    탁구와 마준이가 왜 형제인지??? 엄마도... 아빠도 전혀 틀린데........

  20. fashion handbags 2011.09.09 13:31 address edit & del reply

    암튼 이번주 꽤 괜찮았던 탁구네요..
    누리님의 상세한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다^

  21. audemars piaget 2011.09.09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준이가 생각의 변화가 어느정도 왔는지
    알쏭달쏭 했는데,

2010.08.26 07:36




장안의 화제 진짜 봉빵의 주인을 가리는 탁구와 마준이의 대결, 아니 팔봉선생과 춘배의 대결은 진짜 봉빵 주인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말하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맛을 느끼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봉빵경합에서 증명이 되었지요. 돈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승부를 가리는 것이라는 표현을 삼가하고 싶을 정도로, 10여년만에 탁구에 의해 세상에 다시 나온 봉빵에는 팔봉선생이 명장타이틀을 지켜주려는 탁구의 마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빵은 맛이 아니라 빵쟁이가 빵을 굽는 마음, 가장 기본철학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뇌물을 받은 제빵협회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팔봉선생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준이에게 했던 말이 있었지요. "아무리 돈이 좋고 돈을 쫓아 사는 세상이라지만, 그런 빵을 먹고도 폄하하는 것은 빵쟁이로서의 예의가 아니지. 그 빵은 진짜였네"라는 말 말이에요.
춘배의 눈물에 담긴 의미

돌아 온 탁구의 미각과 후각, 정말 다행입니다. 마준이 녀석은 탁구의 미각과 후각에 대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아서, 요녀석 머리속을 자꾸 해부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연구대상이지만요. 지난 글 내용중에 탁구가 봉빵맛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는데, 정말이었네요. 14년전 부두에서 할배가 건넸던 빵이 봉빵이었지요. 봉빵레시피의 공개라는 역할만 하고, 쓸쓸히 팔봉선생과 함께 하차한 춘배(최일화)의 마지막 눈물이 인상적이었어요. 춘배가 알아내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레시피의 비밀, 그것은 쌀가루였지요. 전분을 사용했던 춘배와는 달리 팔봉선생은 쌀가루를 사용했고, 그것이 깊은 풍미와 향을 가름했던 핵심이었어요. 
팔봉선생을 끝내 만나지 않고 돌아가는 춘배는 팔봉선생에게 맺힌 원한도 깊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빵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진짜 봉빵을 다시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욕심이라는 짐을 내려 놓은 듯 편해 보이더군요. 탁구처럼 천재적인 후각을 지녔던 춘배는 느즈막히 팔봉선생의 가르침을 깨달았지요. 빵을 굽는 마음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탁구가 발효점을 찾아 기다리던 시연장에서의 모습은 좋은 빵이 아니라, 돈을 쫓아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마저 돈벌이에 이용해 버렸던 빵쟁이로서의 잘못된 마음을 깨우쳐 주었어요. 그래서 춘배가 흘렸던 한방울의 눈물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빵쟁이의 길을 함께 걸었던 춘배였기에, 더이상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빵을 춘배도 많이 그리워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춘배가 나가고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 더이상 팔봉선생이 봉빵을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춘배가 그리웠던 것은 자신은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봉빵이었던 것같아요.
마준이에게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굳이 가져오라고 했던 이유도 자신의 봉빵과의 차이를 알고 싶었던 쟁이로서의 호기심도 있었겠지만, 팔봉형님의 봉빵을 다시 한 번 먹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의 봉빵을 먹으면서 춘배는 그리웠던  팔봉형님의 빵을 먹고, 감개무량함에 눈물을 흘리는 것같아 보였거든요. 탁구가 만든 봉빵이 곧 팔봉형님이었기에 굳이 인사를 하지 않고 떠나는 춘배, 봉빵의 진짜 주인을 인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일중의 마준에 대한 마음, 미우나 고우나 품안의 자식
마준이는 한승재에게 무슨 수를 쓰더라도 봉빵경합에서 자신이 이기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한승재는 심사위원을 매수해서 팔봉선생과 탁구를 무너뜨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요. 마준이 거성가로 다시 돌아갔는데요, 재력 짱짱한 집과의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서인숙의 말에 또다시 참담함을 느낍니다. 마준이의 유경에 대한 마음을 보니, 처음에는 탁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에서 시작되었지만, 유경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 같더군요. 유경이 역시 마준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같고 말이지요.
저는 사실 이 커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있지만, 마준이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을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난 것 같아서 마준이는 복도 많다 싶었요. 마준이를 끝까지 끌어 안을 사람이 저는 탁구와 아버지 구일중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유경이까지 마준이를 보듬을 수 있으니 마준이 나쁜 마음만 고치면 사람될 것도 같은데, 서인숙의 마준에 대한 집착이 마준이를 계속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큽니다. 여전히 마준이가 극복하지 못한 친자가 아니라는 것과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심이 마준이의 가장 큰 딜레마이기는 하지만요.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마음이 전면으로 드러났는데요, 구일중이 마준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지,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속내가 반가웠어요. 마준이 녀석이 부모의 깊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면 그렇게 어긋나지 않았을텐데, 마준이는 좀더 철이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바라는 것은 최고의 실력있는 제빵사도 아니었고, 팔봉선생의 봉빵 레시피도 아니었어요. 팔봉선생의 인정서는 더더욱 아니었고 말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가 진심으로 빵이 좋아 빵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탁구를 이기겠다는 마음이 아닌, 나눔의 마음, 감사의 마음, 그리고 팔봉선생이 걸었던 빵쟁이로서의 외길인생에 대한 자긍심을 배우기를 바랬어요. 팔봉선생 밑에서라면 빵쟁이의 마음을 마준이가 깨우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겠다는 마준이 믿음직스럽기도 했었던 구일중이었어요. 그런데 오직 팔봉선생의 인정서와 봉빵레시피를 위해 마준이가 탁구의 존재도 숨기고, 탁구를 이기기 위해 치졸하게 경합에 임했던 것에 구일중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에요.
유경이와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는 말을 하는 마준이에게 구일중이 한번 데리고 오라고 말을 했지요. 마준이가 순간 많이 놀라워 하더라고요. 방으로 뒤 따라온 서인숙에게 자기 아내로 삼고 싶은 여자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는 구일중이었지요. "처음으로 내 눈을 보며 자기의 생각을 말했소. 12살때 빵을 배우겠다고 했던 이후로, 한 번도 내 눈을 보며 자신의 의지를 보였던 적이 없었소. 적어도 후회하는 결혼은 시키지 않을 작정이요".
마준이는 늘 아버지 구일중을 볼 때마다 주눅이 들었을 거에요. 친아들이 아니라는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던 마준이었겠지요. 또한 매사가 마준이의 의사라기 보다는 서인숙의 결정에 따라왔으니, 더욱이나 그랬을 것이고요. 그런 마준이 처음으로 어머니 서인숙의 말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결정을 내린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구일중은 그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어 합니다. 애정없는 결혼이 자신은 물론 상대방까지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준이에게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되물림하게 하고 싶지는 않는 구일중이에요.
다음날 유경을 만난 구일중이 마준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더군요. 사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자식들보다는 일에 매달렸던 세대들이고, 자식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다못해 자식을 무릎에 앉히거나 예뻐해 주는 것도 팔불출이라고 흉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보육원 출신에 부족한 것이 많다는 유경의 말에 "마준이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위해 주게. 많이 외로운 아이야. 내가 해주지 못한 걸 자네가 채워줄 수 있다면 정말 고맙겠네...". 마준이가 아무리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아버지에게 두 눈 뜨고 대들어도, 아버지는 이런 사람들인 것 같아요. 말로 사랑하지 않아도 마음으로는 누구보다 걱정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기른 정이든 낳은 정이든 부모니까요.

팔봉선생, 큰 가르침 남기고 떠나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마준이 지키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치졸스럽기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졸렬한 한승재는 팔봉빵집 빵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터무니없는 음모를 꾸미고, 결국 팔봉빵집은 3개월 영업정지라는 처분을 받게 만들었지요. 보상을 해달라며 핏대올리는 남자를 수상하게 생각한 탁구와 진구가 미행끝에 알아낸 차량번호는 거성소유의 차량이었고요.
거성으로 찾아간 탁구는 구일중에게 차량조회 증거를 내밀고, 결국 이 모든 일이 한승재가 벌인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척봐도 삼천리구만 이제서야 안 구일중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그러게 등잔밑이 어둡다 잖아요!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하늘같은 내 스승님까지 괴롭히다니, 더 이상 자네의 만용과 패악을 봐줄 수가 없군. 일주일안에 신변정리하고 사표제출하게". 진즉 이렇게 강하게 밀고 나갈 일이지, 하긴 아직도 늦지는 않았지만, 한승재가 이제 직접적으로 구일중을 공격하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 합니다.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구일중을 죽이려고 했었던 한승재였기에, 더 끔찍한 일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지요. 
팔봉빵집에 일어난 모든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는 탁구는 괴롭습니다. 다시는 빵을 만드는 손으로 주먹을 쓰지 않겠다고 미순과 약속했지만, 스승님의 명예를 위해 또 한번 주먹을 써버린 탁구였지요. 한때는 스승님의 제자였던 마준이 팔봉선생 등 뒤에 비수를 꽂은 것이 탁구는 더 슬프고 화가 납니다.
스승님이 쓰러지신 것도 탁구는 죄스럽지요. 쓰러져 자는 탁구를 조용히 부르는 소리는 팔봉선생의 목소리였어요. 제빵복으로 갈아입고 제빵실로 오라는 팔봉선생은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지요. 팡봉선생의 떠나는 길은 마지막 제자 탁구를 위한 가르침의 시간이었어요. 제빵왕 김탁구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였던 팔봉선생과의 이별이 정말 많이 슬펐네요.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게, 그동안 팔봉선생에게 저 역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아서, 저의 스승이 떠난 것처럼 슬프더라고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었지요. 빵이 왜 좋으냐고요. "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 탁구가 이번에는 스승님께 묻지요. 왜 빵이 좋으냐고요. "그야 사람이 먹는 것이니 좋지...".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치고 간 것은,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였어요. 팔봉선생이 빵만드는 것이 좋은 이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하고 귀한 '사람', 그 귀중한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팔봉선생이 탁구의 빵에서 느꼈던 진심이 사람이 먹는 빵을 만드는 빵쟁이의 마음이고, 그 진심을 잊지말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또 다른 제자 마준이에 대한 숙제을 탁구에게 부탁하고 갔지요. 칼이 들어있던 마준의 빵을 고치지 못한 팔봉선생은 탁구보다 마준이가 더 안타까웠을 거예요. 탁구의 심성이야 걱정할 일이 없지만, 마준이는 팔봉선생의 숙제와도 같았지요. "탁구야, 인생이란 겪는 것이다. 나쁜 일도 슬픈 일도 좋은 일도 기쁜 일도 겪고... 태조는 하나뿐인 네 동생 아니더냐? 네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네 동무니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 당부하고 간 것은 마준이었어요. 어른들의 악연으로 꼬이고 꼬였지만, 탁구는 팔봉선생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요. 마준이랑 빵을 만드는 것이 좋았거든요. 때로는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행동도 하지만, 탁구의 팔목에 끈을 채워 주었던 녀석이었거든요. 그 녀석이 옆눈으로 째리는 것도 가끔은 귀여웠던 탁구였어요. 동생이니까요.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반죽이 발효실에서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 발효점에 이르기까지, 오븐에서 노릇노릇 골고루 구어질 때까지 오랜 기다림끝에 좋은 빵이 나오듯이, 마준이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빵이 다 구워질 때가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던 말은 팔봉선생에게 마준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지요. 욕심과 질투와 다듬어지지 않는 미성숙의 마준이도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 줘야 겠다는 것 말이지요.
자신의 또 한 제자를 끝까지 보듬고 가는 팔봉선생의 가르침은 탁구에게 남긴 팔봉선생의 유언이었어요. 오래 전 자신이 품지 못해 친한 사람을 잃어야 했고, 봉빵마저 더 이상 구울 수조차 없었던 팔봉의 아픈 상처를 탁구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지요. 구일중이 탁구나 마준을 미우나 고우나 자식으로 품에 안으려 하는 것과 팔봉선생의 제자에 대한 사랑이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만든 빵이 구워져 나온 시간, 팔봉선생은 그렇게 빵쟁이의 외길 인생에서 긴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앉은 채 미동도 하지않고, 잠든 듯 편하게 말이지요. 모든 팔봉빵집 식구들과 구일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팔봉선생은 그렇게 편하게 길을 떠나셨네요. 자신이 아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빵을 남겨주고 말이지요. 제빵왕김탁구의 큰 중심축이 떠난 것 같아 많이 아쉽고 허전하네요.
제빵왕 김탁구의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그 상처들을 봉합할 인물 중 한사람으로 팔봉선생이 할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은 모든 것이 구일중과 탁구에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마지막 거성식품을 둘러싼 서인숙과 김미순의 정면승부가 터지기 일보직전인 화약고가 되고 있는데요, 마준이가 그 화약고를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도 느꼈어요. 홍여사가 쓰러진 현장에 남겨진 서인숙의 팔찌를 꺼낸 마준의 눈이 섬뜩스럽더라고요. 설마 서인숙에게 그날 밤일을 알고 있다고 협박을???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팔봉선생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팔봉선생 장항선의 묵직한 연기가 좋았다는 것도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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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7 Comment 28
  1. 이전 댓글 더보기
  2. 꽃순이 2010.08.26 10:26 address edit & del reply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바랬던 건 어쩌면 사람 냄새가 나는 팔봉빵집에서 마음이 따스한 사람들과 더불어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웠으면 한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서인숙은 구일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여전히 어떤 짓이든 할 기세고 . 한승재는 마준이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구일중에게 또 무언가 복수를 할거 같네요. 어제 구일중의 호통에도 한승재는 반성하는 표정이 아니었거든요

    결국 탁구는 마준이를 감싸안을테고 마준이도 점점 변해가겠죠..(그래야만해요..절대악은 없으니가요..ㅠㅠ)

    팔봉선생님........
    마지막까지 가르침을 주시고 떠나시는데 정말 눈물이 ㅠㅠ

    초록누리님의 글은 저랑 코드가 잘 맞는거 같아서 다른 블로그님들 글보다 더 공감이 가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꾸벅 (__)

  3. 이그림 2010.08.26 10: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추록누리님. 이거 잼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에요
    팔봉선생님 같은 분 어디 있나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초록누리님..

  4. Duai 2010.08.26 10: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덕분에 제빵왕 김탁구 열혈 시청자가 되었네요. 역시 감동스러운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트랙백 남겨 놓을께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5. 니자드 2010.08.26 10: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떤 물건이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자칫 눈앞의 것만 보기 쉬운데 그것보다는 사람을 더 중요하게 여기라는 말은 정말 의미가 깊네요. 우리는 과연 지금 일보다 사람을 더 중하게 생각하고 있나하는 점을 돌아보게 합니다^^

  6. 흑 너무 슬펐어요.. 2010.08.26 11:2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그렇게 떠나신 팔봉선생님 보시구..정말 슬펐어요 탁구가 동생을 계속 보듬을려고 하겠죠?? 유언도 유언이겠지만.. 자기의 동생임을 알기에.. 에휴..너무 일찍가셨어요 ㅜㅜ 팔봉쌤 !!

  7. 넘 따뜻한 드라마 김탁구. 2010.08.26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엔 막장이라고 말도 많고 전형적인 재벌가 이야기, 성공스토리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전형적인 틀 안에서 여태까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더군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팔봉 선생님의 말처럼 사람을 끌어 안는 드라마인 것 같아요.
    상처입은 등장인물들 모두 치유와 구제의 과정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8. 마른 장작 2010.08.26 12:11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 봤네요.^^ 언제나 좋은 하루가 최고입니다.^^

  9. 하결사랑 2010.08.26 12: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앞에 30분을 놓쳐서 춘배가 우는 것을 못봤네요.
    너무 아쉬워서 이번주 재방을 꼭 사수하려구요.

  10. 김축구 2010.08.26 12:21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구마준이 구일중 친아들일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작은싸모가, 한실장을 이용해 먹을려고 한실장의 아들이라고 거짓말을 한듯한 느낌이 들어요.
    잘못된 애정, 정략결혼으로 연인인 한실장을 버리고 구일중과 결혼했지만 구일중을 사랑해 버린 여인. 구일중의 애정을 받지 못해서 악날하게 변모해 버린여인... 구일중을 빼앗기지 않기위해서...
    어찌보면 작은사모의 말이 일리가 있을수도 있어요.
    미순이 탁구를 가지자 않았다면? 작은사모가 그렇게까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요.

    그리고 생각해 보니 팔봉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한쪽이 몰락하는 결말이 나오는것이 아니라, 많은것을 버리고 용서하는 결말이 나올듯하네요.

  11. 옥이(김진옥) 2010.08.26 12: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어요...
    우리 딸이 구미호간 뭔가 본다고 해서요..
    슬펐을것 같은데요..재방을 봐야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2. 『토토』 2010.08.26 12: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스승님으로 존경받을 인물이었습니다

  13. 2010.08.26 12:4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둔필승총 2010.08.26 13:3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젠 둔필도 봤습니다. 팔봉선생이 이렇게 빨리 가실지 몰라서 깜놀했습니다.~~

  15. 나비오 2010.08.26 13: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진정성이 승리를 거두는 위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감동이죠 악한도 눈물짓게 하는 위력

  16. HJ 2010.08.26 14:42 address edit & del reply

    팔봉선생인의 묵직한 연기에 전율을 느낄 정도 였습니다. 팔봉선생님기 가셨군요.. 지난 편을 보지 못하고 초록누리님의 방에 와서 리뷰를 봅니다. 다시 봐야 겠네요.. 감동스러울 장면을

  17. 루비™ 2010.08.26 15: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탁구의 인기도 인기지만
    초록누리님도 글마다 정말 대박에요..
    멋집니다...^^

  18. 하얀꽃 2010.08.26 18:19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마치 제 인생의 스승님을 떠나보내는것같아 많은 눈물을 흘리며 너무 슬펐어요.
    그리고 초록누리님의 글을 보며 참 잘 정리하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저도님처럼 이런 실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도~^^ 아무튼 제빵왕 김탁구 마지막까지 화이팅이고 모두 본방사수하자구요~^^

  19. 촌스런블로그 2010.08.26 19:11 address edit & del reply

    팔봉 선생의 죽음이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가 너무 너무 기대가 됩니다~~^^

  20. pennpenn 2010.08.27 07: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탁구에게는 팔봉의 빈자리가 매우 크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21. 친구세라 2010.08.28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좀전에 재방보고 왔어요..
    저도 팔봉선생님께 조의를 표합니다.
    정말 장항선님.. 큰 축을 담당해 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