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재덕'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2.04 '해를 품은 달' 한가인(연우)의 기억 돌아오게 할 결정적 단서 (15)
  2. 2012.01.19 '해를 품은 달' 허연우, 꼭 죽여야만 했는가? 믿기지 않는 일들 (37)
  3. 2012.01.12 '해를 품은 달' 세자 훤, 빵터진 눈곱만한 존재감 굴욕 (19)
  4. 2012.01.05 '해를 품은 달' 여진구-이민호, 여심 사로잡은 두 어린 태양 (17)
2012.02.04 10:46




김수현의 눈물연기와 풍부한 감정연기가 시청자를 울게 했던 해를 품은 달 10회 하이라이트는, 훤이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 장면이었지요. 월의 정체가 드러나려는 긴장감 팽배해 있던 순간, 시청자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양명군이었죠. 월을 불러오라는 훤의 명령에 침소를 향하던 연우를 낚아 채서 "나를 알아보겠느냐?"며, 깜짝등장한 양명군때문에 간이 콩알만 해졌네요. 예고편없는 해품달 미워욤!.
드라마의 흐름상 개인적으로는 무녀 월이 연우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이 너무 빠른 전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과 연우의 서체가 같다는 것에 경악하는 훤때문에, 월의 정체를 드디어 훤이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드라마의 흐름이 예상되더군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먼저여야, 액받이 무녀의 신분으로 정체를 감추고 훤을 바라만 봐야 하는 연우의 애틋한 감정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연우의 정체 누가누가 알았나?
잔실이가 양명군에게 월의 정체에 대해 발설을 했는지 까지는 모르지만, 양명군은 월의 정체를 알면서도, 액받이 무녀인 연우의 정체를 공개하는 것이 연우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감추고, 혼자 가슴앓이를 더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양명의 해바라기는 드라마 내내 시청자를 가슴아프게 할 것같네요.  
월의 정체를 눈치 챈 운 역시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연우를 보호하려 들것으로 생각되더군요. 염의 방에서 연우가 만들어 준 책깔피를 보고, 월의 서체와 같다는 것을 운 역시 알았고, 염의 집을 엿보고 있던 설과 검을 겨루는 과정에서 여인이었다는 것도 알아버렸지요. 성수청에서 월과 함께 지내는 설을 본다면, 운은 연우의 정체를 확신하게 될 듯하고요. 하지만 과묵한 운검답게 입은 굳게 닫을 듯싶더군요.
문제는 훤이 먼저 월의 정체를 아느냐, 연우가 기억을 먼저 찾느냐인데, 물론 동시에 이뤄진다면야 못다한 사랑을 이제부터 쭉~이러고 끝내버리면 되겠지만, 10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드라마에 벌써부터 엔딩모드가 나올리는 없겠죠. 또한 아직은 그럴 형편이 못되지요. 기세등등한 외척세력과 중전 윤보경의 존재, 그리고 이빠진 호랑이라고는 하나 대왕대비 윤씨가 자신들의 죄를 토설할 리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훤과 연우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문제이기에, 연우의 정체를 드러내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입니다. 훤이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하나, 조정에는 믿을 만한 훤의 사람도 많지 않기에, 더더구나 조심해야 하는 일이죠. 훤에게 강한 세력이 될 수는 있지만, 의빈이라는 이유로 정치활동이 금지당하고 반연금상태에 있는 염이 당장 사림을 규합해서 나설 수도 없는 문제이고 말이지요.
지금은 훤의 의심단계, 즉 세자빈 연우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가지는 것으로 드라마가 진행될 듯한데요, 그렇다고 연우를 언제까지 기억상실증으로 가둬둘 수는 없는 일, 이쯤해서 연우의 봉인된 기억이 풀어져야 한다고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단서들이 던져졌는데요, 연우의 기억을 회복시키는 결정적 단서가 연우의 마지막 편지와 연우의 꿈, 즉 나례연에서 세자가 처용탈을 벗기 직전의 꿈입니다.

연우, 훤과 양명의 기억에서 자신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우가 훤과 양명군의 기억을 읽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실은 연우의 기억들이었죠. 물론 신기가 있었다면야 다른 이의 과거를 읽기도 했겠지만, 연우는 신기와는 거리가 먼 단순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처자일 뿐입니다. 연우의 회상씬을 보고 왜 자신의 얼굴을 기억못하느냐고 의문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연우는 자기가 봤던 울부짖는 세자와, 함께 떠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던 양명군의 얼굴을 기억했던 것이지, 그 장면을 통째로 기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았었다면야 가능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왜 연우가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고도 기억을 못하느냐고 반문할 수는 없는 일이죠.
연우와 함께 있는 장면은 시청자를 위한 회상씬이지 연우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무슨 초능력이 있어서 유체이탈로 궁에서 쫓겨나는 자신과 훤의 모습을 동시에 봤다가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며,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겠습니까? 당연히 회상씬에서의 소녀를 연우는 볼 수 없죠. 그러니 자신 얼굴을 기억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훤과 양명의 기억은 그 소녀가 되어 훤과 양명을 봤던 것이 아니고, 그저 기억속에 있던 두 사람의 모습만을 떠올렸기에,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소녀가 자신이라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인 것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연우의 꿈
반면 연우의 꿈은 온전히 연우만을 위한 기억입니다. 꿈을 대신 꿔줄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꿈 속의 소녀는 연우 자신이었고, 연우는 악몽을 꾸죠. 무서운 탈바가지가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고, 탈바가지를 벗으려는 순간에 꿈에서 깨버려, 번번히 얼굴을 보지 못했지요.
그리고 곧 연우가 그 꿈의 다음장면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 암시가 되었는데요, 처용탈을 벗은 세자의 얼굴을 보게 되리는 것입니다. 물론 세자를 보고 있는 이는 연우 자신이었고요. 연우꿈이니까요. 그리고 모르긴해도 뒷장면에서 이어졌던 이름이 무엇이냐?라는 기억까지 꿈에 나타날 수도 있겠죠. "허연우라 합니다. 보슬비라는 뜻도 되겠구나" 어쩌고 했던 장면으로 말이지요. 잠에서 깨어난 연우, 눈이 왕방울만큼 커지겠죠. 허연우, 연우, 훤이 그토록 그리워 하고 슬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연우라는 여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말이죠. 
어디까지나 다음회가 나오기 전에 상상해보는 것이지만, 연우가 꿈 완결편을 꾸게 되는 것이 훤이 보여준 편지를 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훤의 침소에서 연우는 자신이 쓴 편지 세 통과 마주하게 되겠지요. 제가 예상하는 장면은 일단 '소스라치게 놀란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자신이 죽던 날의 기억과 마주한다', 그리고 '바르르 떨면서 기절한다'입니다. 기절해서 잠에 빠져든 연우는 땀범벅이 되면서 그 날밤 나례연 꿈을 꿀 것이고, 탈을 벗고 해맑게 웃어주는 세자의 살인미소와 마주하지 않을까요? "잊으라 하였느냐? 잊으려 했으나 내 너를 잊지 못하였다", 지금들어도 가슴벌렁거리는 짜릿한 대사를 날렸던 세자의 얼굴과 말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결정적인 단서, 세자 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
기절을 하지 않더라도 연우가 기억을 찾을 것이라는 중요한 단서는 편지에서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훤의 오열에 함께 울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퍼뜩 떠오르더군요. 결정적 단서가 바로 연우가 세자저하에게 쓴 마지막 편지에 있었다는 생각에 미치더군요. 아버지가 연우에게 잠드는 약을 먹인 것은 연우와 장녹영, 그리고 시청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죠.
그런데 그 비밀을 연우가 세자에게 누설을 했다는 점입니다. 바로 편지에 쓰여진 이 대목입니다. "아버지께서 곧 약을 가져오실 것입니다. 허면 영영 세자저하를 뵙지 못하겠지요". 연우는 아버지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탕약을 다리는 것을 알았고, 아파 누워있는 동안에 장녹영이 아버지와 한 얘기도 어렴풋이 들었고, 심지어 게슴츠레 눈을 떠서 장녹영의 얼굴을 보기도 했었지요. 아버지가 곧 약을 가져오실 것인데, 그 약을 먹으면 자신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연우는 실수(?)로 세자에게 남기는 편지에 쓰고 말았던 게지요.
같은 서체의 편지를 보고 연우 역시 같은 필체를 보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연우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일 편지는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편지일 거라 생각됩니다. 연우가 봉인된 자신의 기억과 싸우고 있다는 것은 연우의 악몽, 그리고 훤과 양명군을 마주할 때 스치는 장면들입니다.
신기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는 연우지만, 이상한 점은 그들의 기억을 마주하는 사람(소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총명한 연우라면 그 소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남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지죠.ㅎㅎ 물론 무녀로서 다른 사람의 과거를 읽는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요.
훤의 산책길에 동행했던 연우는 은월각에서 연우라는 이름을 부르며 우는 훤의 세자시절 모습을 기억했지요. 어린 연우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세자의 오열씬을 회상시켜준 장면이었고, 연우의 얼굴을 뿌옇게 처리한 것은 연우 자신은 자기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상징적인 기법입니다. 우리가 꿈을 꿀 때 분명 그 자리에 있지만, 내 얼굴은 보지 못하듯이 말이죠. 
연우는 은월각에서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는 않았지요. 우는 세자 훤의 모습만을 기억했을 뿐입니다. "혹 이곳에 전하의 추억과 슬픔을 묻으셨습니까?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 전하이십니까?"라고 물었지요. 비록 화면에는 연우의 얼굴도 나왔지만, 연우(월)는 소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죠. 그것은 자신이 그날 본 세자에 대한 기억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던 거죠. 물론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 자신의 기억임을 알지 못하는 연우였지만 말이지요.
연우는 자신과 관계된 인물들과 마주할 때 봉인된 기억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는 중인데, 특히 슬픈 인연들과 마주할 때 봉인이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장녹영과 설이의 경우는 연우의 슬픔속 인물들이 아니어서 인지, 아웃 오브 안중이지만 말이죠.

편지는 특히 연우에게는 마지막으로 전하는 세자에 대한 마음이자, 생을 정리하는 순간에 쓴 것이었기에, 연우에게는 잊혀질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연우의 꽃편지에서는 한 소녀의 수줍고 설레이는 마음을 읽을 것이나, 필체가 흐트러진 눈물범벅의 마지막 편지에서는 무엇을 읽을까요? 연우 자신과 연우를 안고 우는 아버지일 듯합니다.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죽는 약을 먹이는 아버지, 그것을 알면서도 약을 마시고는 아버지의 품에서 잠든 소녀, 연우가 아무리 기억을 상실했다고는 하나, 설마 아버지의 얼굴까지 잊었을 리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밤에 연우가 자면서 어머니를 부르는 장면도 있었는데, 어머니 신씨의 꿈에 나타난 연우를 교차로 보여주기도 했었지요. 이는 어머니의 얼굴을 연우도 기억한다는 말과도 같은 장면이었죠. 저자에서 쓰개치마로 연우의 얼굴을 가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게 하지 못한 것도, 연우의 기억에서 어머니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말하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고개 숙인 연우는 신씨의 얼굴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연출을 했으니 말이죠.

기억이 돌아왔으나 월로 살아가려는 연우, 왜?
연우가 죽기전에 자신이 쓴 편지를 보고 기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물론 제 생각이고 상상입니다만). 그리고 그동안 훤과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었던 인물이 연우 자신이었고, 훤의 추억과 왕의 기억에 자리한 연우라는 소녀가 자신이었음을 알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겠지요.
그런데 기억이 돌아온 연우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기는 연우가 아니라고 부정을 할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물론 "제가 연우에요. 전하 그리웠습니다, 전하 전하 전하"라며, 닭똥같은 굵은 눈물 뚝뚝 흘리며 회포를 풀수도 있겠지만, 영민한 연우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에요. 바로 '아버지가 가지고 올 약'이라고, 자신이 남긴 글귀때문에 말이지요.
연우는 지금 아버지가 죽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을 죽였다(죽이려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아버지와 집안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구나 마성의 선비, 조선의 동량이 되어야 할 앞길이 창창한 염 오라버니의 인생도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고요.
비록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는 약을 먹였으나, 신병이 들었다는 도무녀 장녹영의 말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연우는 어린 나이에도 알고 있었지요. 그렇게 속깊고 배려심이 많은 연우였으니,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위해서도 자신이 그 연우라고 밝힐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럼 연우가 계속 무녀 월인 채로 살아야 하느냐? 그건 안될 말이지요. 조선의 달인데 말이지요. 푸는 것은 태양 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훤 역시 연우의 서찰에서 아버지가 약을 가져오면 죽게 된다는 연우의 말에 의문을 가질 것은 훤의 성격상 자명한 일이죠. 학식과 인품, 덕망이 높았던 대제학 허영재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딸아이를 아프다고 죽였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의문점이겠지요.
월이 자신은 그 연우가 아니라고 강하게 발뺌을 해서 월과 연우가 동일인물이라는 희망은 버린다 할지라도, 훤의 성격상 세자빈의 의문사를 그냥 넘어갈 리는 없겠죠. 죽어가면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자신에게 남긴 말이 강녕을 비는 것이었는데, 가엾은 연우를 위해서라도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지 않을까 싶네요. 
연우 또한 훤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연우라는 것을 실수로 흘릴 가능성들이 많죠. 기억에서 돌아온 연우가 무녀 월 행세를 완벽하게 할 수만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기억이 돌아왔지만 감출 수 밖에 없는 연우, 그 복잡한 심경을 한가인이 연기로 쨍하고 빛을 발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고요. 완소드라마 해품달, 연우가 언제 기억이 돌아올까를 생각해 보다 이런 예측을 해 봤는데요, 제 상상이 마음에 드셨는지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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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5
2012.01.19 10:32




연우가 모종의 음모에 의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무녀가 되어 기구한 운명을 살아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었네요. 세자 훤(여진구)의 오열에 시청자는 세자보다 더 많은 눈물을 쏟았을 듯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연우가 무녀가 되어 세자와 해후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연우의 죽음에 담담할 거라 생각했는데,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역들의 열연에 찬사를 보내는 마음뿐...

세자빈 교육을 받는 연우, 무거운 가채를 올리고 중심을 잡고 걷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접시깨지는 소리도 세자 훤에게는 노랫가락처럼 들리지요. 히히,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 연우의 얼굴을 보고 싶지만, 혼인날까지 허벅지 찔러가며 기다릴거얌!

이별, 그리고 세자의 분노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것이다"
그러나 세자와 연우의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궁궐에 퍼지는 검은 연기가 연우의 목을 죄고, 연우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했지요. 대비윤씨의 사주를 받은 국무 장녹영(전미선)의 흑주술에 쓰러지고 만 연우입니다. 이 일에 깊숙이 관련된 인물이 철부지 민화공주(진지희)였다니, 민화공주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군요. 염(임시완)을 너무나도 흠모한 나머지 대비윤씨의 계략에 동참한 모양인데, 그 업보를 어찌 감당하려고...민화공주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그놈의 사랑이 죄지...
세자빈이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은 조정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세자빈을 폐하라는 상소가 빗발치고, 윤대형이 깊숙이 관여되어 있음을 짐작할 뿐인 성조,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더군요. 세자빈의 병을 빌미로 성조의 신임을 받고 있는 허영재와 허염, 그리고 사림들까지 제거하려는 속셈을 성조가 모를리 없지요. 허나 세자빈 연우를 사가로 돌려보내는 결정을 할 수 밖에 달리 방책이 없는 성조였지요.

은월각으로 향한 세자, 연우를 붙들 힘이 없습니다. "나의 빈이다. 누구 맘대로 사가로 돌려보낸단 말이냐. 비키거라", 금군에 가로막힌 세자의 울음은 절규로 바뀌고, 은월각을 떠나는 연우의 슬픈 눈동자가 세자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자, 힘은 세자에게서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대비윤씨와 그 외척이 움켜쥐고 조선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말없이 지켜만 봐야 하는 세자입니다.
세자가 성균관을 움직였음을 대비 윤씨에게 경고하는 윤대형, 대비의 세자를 보는 눈이 매서웠지요. 부드러움 속에 감춘 비수를 세자라고 모를리 없지만, 두 주먹을 움켜쥐고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는 세자입니다. 드러내면 죽음, 아직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길 수 밖에 없는 세자입니다. 순리를 따르라는 대비윤씨의 말에 울컥하는 세자, 이내 감정을 숨기고 묻지요. "순리가 무엇입니까, 누가 만든 것입니까?".
대비윤씨의 대답은 훤이 앞으로 조선을 어떤 조선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결심이 되게 합니다. "순리? 순리는 나 대비와 내 권력이 만든 것이다. 내가 만든 순리에 따르지 않고 허연우를 세자빈으로 간택했으니, 이 사단이 난 것이다. 그 아이의 불행, 그 오라비의 날개가 꺾일 것, 주상이 신하를 잃고 대제학의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도 다 세자때문이다", 그러니 찍소리말라는 엄포였습니다. 아직은 힘이 없는 세자이기에 반드시, 기필고 할마마마가 어그러놓은 순리를 제자리에 돌려놓을 것이라고 다짐하는 세자였지요.

해를 품은 달,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 하나뿐이다"
당장이라도 연우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세자를 연우의 사가로 데려다 줄 사람이 궁궐에 하나도 없....아니 있었습니다. 연우의 오라비 허염과 동문수학했다는 무과장원급제자, 놀라운 축국솜씨로 세자 기를 팍 꺾었던 녀석, 김제운이라고 했던가, 사람들은 그를 이기적인 유전자라고 부른다죠? 불세출의 외모와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자라는 출신성분에 가로막혀 날개를 펴지못하는 불운의 유전자이기도 합니다. 뒤끝작렬하는 쫌생이 세자라는 뒷담화를 듣기도 했지만, 세자가 운을 찾아간 이유는, 연우의 집을 알고 있기에 네비게이션 겸, 암행길 호위무사를 청하기 위함이었지요.
"연우야", 꿈인가 생시인가, 꿈결에 들리는 저하의 목소리. 저하입니다. 분명 세자저하입니다. "나를 알아 보겠느냐? 상관없다, 내가 널 알아보면 그 뿐이니...", 이건 대사가 아니라 구구절절 가슴을 울리는 시네요. 봉잠을 꺼내 정표로 주는 세자, "해를 품은 달이다. 왕은 해라 하고, 왕비는 달이라 한다. 이 봉잠은 하얀 달이 붉은 해를 품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으니, 내 이것을 해를 품은 달이라 이름붙였다.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 하나 뿐이다". 
세자의 고백에 봉잠을 꼭 움켜쥐는 연우, "송구하고, 행복했노라"고 말없이 이별을 준비하는 연우의 눈에 한줄기 눈물만이 흐를 뿐입니다. 자신이 곧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연우, 세자의 정표를 가슴에 품고 다하지 못했던 사랑을 죽어서도 하고 싶은 연우였습니다.  

연우의 죽음, 왕세자 훤의 오열에 산천초목이 울었다
사가로 돌아간 연우의 병세는 차도가 없었고, 연우의 집을 찾은 국무 장녹영은 연우의 병명이 신병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내리지요. 내림굿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는 말에 허영재는 경악하고 말지요. 연우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림굿을 받아 무녀가 되어야 하고, 내림굿을 받지 않으려면 연우가 죽는 길만이 고통을 끊어낼 수있다고 말에 긴 시름에 잠기는 허영재, 자신이 대신 죽음을 청하지만, 장녹영은 연우의 목숨만이 고통에서 구할 수 있다고 말하지요. 피까지 토하는 연우의 고통에 허영재는 국무 장씨를 찾아 연우를 고통없이 죽게 하는 약을 받아들고 맙니다.
밖에서 아버지가 약을 다리는 냄새가 납니다. 국무 장녹영과 아버지의 대화를 들었던 연우는 자신에게 죽음이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삶을 잇고 싶은 욕심도 다 내려두고, 세자저하의 사랑만 안고 가리라 마음을 굳힌 연우입니다. 세자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겨둔채 말이지요.
아버지의 손에 들린 약이 무슨 의미임을 알면서도 원망의 눈빛 하나없이 "아버지의 품에서 오라버니 향기가 나서 좋다"말로 죽음을 받아들였지요. "이걸 품안에 지니고 잠들고 싶어요.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세자의 정표 봉잠을 꼭 쥐고 잠이 든 연우, 그렇게 꽃처럼 어여쁜 연우의 삶은 끝나고 말았습니다.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지화를 당하나, 태양의 곁을 지켜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아이 허연우라는 이름과 함께 말입니다.
연우의 죽음을 알게 된 세자, 하늘이 빙글빙글 돌며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져 버렸습니다. "놓아라, 비키거라. 빈궁에게 할 말이 남았다". 연우를 부르는 세자의 오열은 조선의 하늘도 땅도 울리고, 시청자도 울렸습니다. 저도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다 따갑네요.
여진구, 볼수록 매력입니다. 사랑스러운 볼매, 연기파 아역의 발견은 시청자에게는 또다른 기쁨입니다. 중3이라는 어린 나이에 그렇게 절절하게 사랑의 감정을 담는 것도, 오열하는 연기도 쉽지 않을텐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애닯은 마음과 잃은 슬픔을, 아픔으로까지 다가오게 하는 연기자입니다. 아역연기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연기력!

연우에게 약을 먹인 아버지, 딸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딸을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 밖에 없었던 허영재, 패륜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허영재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지요. 연우에게 놓여져 있는 길은 두가지였습니다. 신내림을 받거나 죽어야 하는 것이었지요. 허영재를 찾아 온 국무 장씨의 말은 연우의 운명에 대해 일찍 예언했던 아리의 예언과 일치하는 말이었습니다.
신내림을 받는다는 것은 조선에서 곧 그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었습니다. 무당이라 하면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던 가장 천대받은 사람 중 하나였으니, 사대부 집안에서 무당이 나왔다는 것은, 그 집안의 멸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허영재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앞길이 구만리같은 허염의 앞날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지요.
신기가 있는 딸의 사주단자를 세자빈 간택에 올렸으니(몰랐다는 것이 변명으로 통하지 않는 조선이기에), 연우가 신병이 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세자빈으로 간택된 연우로 인해, 대비윤씨와 윤대형이 허영재의 집안에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도 화를 입혔을 것이고요. 피하라는 장녹영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던(하긴그 의미를 몰랐지요) 연우로 인해 멸문지화의 불행은 예고되었지요. 
신내림으로 연우의 목숨을 붙어있게 할 수는 있었으나, 세자를 보필하여 조선의 기둥이 되어야 할 아들 염의 앞날과 집안을 생각해야 하는 허영재는 신내림굿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눈물을 머금고, 생살이 찢겨지는 아픔으로 딸에게 약을 먹일 수 밖에 없었던 아비였지요.
각혈을 하는 연우를 본 허영재, 신기를 없애면서 고통없이 연우가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그동안 많이 미안했다. 너에게 미안한 것밖에 기억에 나지 않는구나. 이럴 줄 알았다면 읽고 싶었던 책 마음껏 읽게 하고, 하고 싶었던 것 다하게 해줄 걸...앞으로도 많은 세월이 남은 줄만 알았단다". 뜨거울까봐 약지로 약을 젓는 허영재, 차마 줄 수 없어서 그렇게 시간을 끌고 있었던 아버지였습니다. 허영재의 갈등이 그 한 장면에 농축되어 있었지요.
그런 아버지를 재촉한 것은 오히려 연우였지요. 빨리 약을 달라며, 그 약을 먹고 그만 아프고 싶다면서 말이지요. 허영재도 연우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기어이 건네고 맙니다. 딸아이를 죽인 허영재의 눈물은 눈물이 아니라 피였고, 한 줌 재가 돼버린 그의 살점이었고, 타버린 심장이었습니다. 머리를 짓이겨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눌러가며, 허영재는 가슴에서 잠든 듯 죽어버린 딸아이를 고통으로 끌어안습니다. 훠이훠이, 먼저 가거라, 곧 뒤따라가겠노라면서 말이지요.

허연우의 죽음, 운명의 사슬 하나를 풀었다
허연우는 두 개의 운명을 타고난 아이였지요. 태양을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운명과 태양의 곁을 지켜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말이 안되는 어불성설의 운명이죠. 두개의 운명이 족쇄처럼 옭아매고 있던 것이 허연우의 운명입니다. 그 사슬 하나를 끊은 것이 바로 허연우의 죽음입니다. 연우의 죽음은 그녀에게 지워진 하나의 운명을 끊어버린 것이었어요. 태양을 가까이 해서 초래된 멸문지화의 화가 그것이죠. 태양과의 이별, 죽음으로써 멸문지화의 화를 당하는 운명과 바꾼 것이지요. 허연우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운명입니다.
그런데 연우는 죽지 않았습니다. 허영재에게 건넨 약은 연우를 잠들게 했지만,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 일종의 마취제같으니 말이죠. 왜 무녀 장씨는 연우를 살렸을까요? 연우의 운명 두 개중, 진짜 운명때문이었습니다. 태양의 곁을 지켜야만 하는 운명이 그것이지요.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지화를 당하는 운명은 연우의 죽음으로, 쉽게 말하면 크게 액땜으로 끊어버린 셈이고요. 
죽어야 하나 살아야 하는 이 이상야릇한 운명을 가진 연우의 수호천사는, 어머니 신씨가 구해준 아리의 혼령이었을 듯합니다. 그 대행자가 바로 국무 장녹영이고 말이지요. 장녹영이 위령굿을 하면서 봤던 글자 무(巫)는, 아리가 내려준 연우를 살리는 비책이었던 것이지요.
장씨가 대비윤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주술을 펼칠 때 처음은 실패했었지요. 연우가 세자가 보낸 연서를 읽고 있었을 때였지요. 그리고 편지를 접어 머리맡에 두고 촛불을 끄고 연우가 자리에 눕자, 두번째 주술은 성공합니다. 세자의 편지가 연우에게는 주술을 막아준 부적이 되었던 셈이었죠. 사랑의 부적이 주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장녹영은 연우를 죽이려 했으나, 더 강한 기를 느꼈습니다. 손으로 그 기를 누르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는데, 아마도 세자의 사랑과 아리의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장녹영은 자신의 주술로도 연우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요. 해서 대비윤씨에게 시름시름 앓다가 명을 달리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안심을 시켰지만, 곧 허영재를 찾아가 연우가 신병이 들었다는 말로 연우에게 잠드는 약을 먹이게 했지요.

연우를 죽여야 하는 것은 대비윤씨와 윤대형이 만든 순리(?)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녹영에게 다른 명이 내려오지요. 연우를 살리라는 하늘의 명...그것은 세자가 물었던 순리이기도 합니다. 주인이 제자리에 있는 것 말이지요. 장녹영이 건넨 약으로 인해 허연우는 죽지만 이름만 죽을뿐, 또 다른 이름으로 살게 될 듯합니다. 이름자 없는 무녀로 말이지요. 그리고 연우에게 남은 진짜 운명이 시작됩니다. 태양의 곁을 지켜야만 하는 운명, 허연우의 진짜 운명이 말이지요.

*****믿기지 않아요!
1. 순정마초 양명의 방황, 슬픈 일편단심에 오늘도 가슴아팠다!
2. 딸을 죽이는 패륜 아버지, 하늘이시여 용서하소서!
3. 연우가 죽었다니 마른하늘에 왠 날벼락!
4. 이 사랑스러운 아역들과 이제 이별을 해야 한다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5. 여진구 김유정의 달달한 감정연기 그리고 오열, 아역연기자라고 하기에 너무 잘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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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10:25




미친드라마에요. 너무 재미있어서 사람 미치게 하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을 품어버린 마성의 드라마입니다. 아역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성인연기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합니다. 성인연기자들도 저리가라할 달달하고, 가슴시린 러브라인은 아역들의 나이마저 잊게 만듭니다. 아역들 러브라인에 가슴 콩닥거려 보기는 처음이네요. 어린 녀석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 
특히 여진구와 콤비를 이루는 빵빵터진 형선내관(정은표)의 존재감은 이미 귀요미 커플로 도장 쾅 찍었고, 만만치 않은 세자 훤의 개그감은 여심을 홀라당 빼앗고 있지요. 웃기는 것만으로 마음을 빼앗았다면 오산, 세자의 늠름하고 공명정대한 생각과 인간미,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품이 하트뿅뿅이랍니다.
사랑과 비극, 그 서막을 열다
축국시합에서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진 세자, "앞으로 일부러 공을 나에게 흘려보내 주거나, 길을 터주면 군율로 엄히 다스릴 것이다", 참으로 욕심내고 싶은 믿음직하고 멋진 사내가 아닙니까? 연우도 윤보경도 세자 훤의 말에 콩꺼풀 깊게 씌워진 듯하더이다. 
세자만을 바라보는 연우를 슬프게 바라보는 양명의 눈빛이 마음에 걸리지만, 어디서나 빛날 수 밖에 없는 태양의 눈부심에 매료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우리 귀요미 슬픈 양명도 늘 응원하고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를....'양명 너를 어찌하면 좋겠냐', 아버지 성조대왕의 심정이 이해되는구나. 얼마나 아픈 손가락일까 싶어서 말이죠. 
민화공주의 예동으로 궁에 입궐한 허연우와 윤보경, 대비 윤씨와 윤대형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윤대형의 여식을 세자빈으로 삼아, 외척세력을 더욱 견고히 하려는 속셈이죠. 병풍 뒤의 국무 장녹영의 방백은 연우에게 닥쳐올 비극을 예고하기도 했지요. "왕후의 상이나 교태전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운명, 왕후의 상은 아니나 교태전의 주인이 되는 운명",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장녹영(전미선)마저도 감당하기 힘든 천기였습니다. 두 개의 달, 두 개의 태양, 그리고 죽음의 냄새... 죽음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연우의 이름이 떠올라 버려서 가슴이 철렁철렁하네요. 
나례(음력 섣달 그믐에 잡귀를 쫓는 의식)진연에서 굿을 하는 장녹경의 눈에 무덤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연우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연우에게 달아나라고 경고를 한 것도, 연우의 죽음을 봤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말이지요. "달아나십시오. 아가씨가 감당할 수 있는 운명이 아닙니다. 더 이상의 인연을 쌓지 마십시오. 피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뿐이니...".
섬뜩하기까지 했던 장녹영의 말이 들려오자, 연우는 그 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두리번 거리죠. 국무 장녹영과의 대면, "피할 수있을 때 피할 수 있는 만큼 달아나셔야 합니다". 어린 연우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만, 장녹영의 경고는 현실로 나타나려고 합니다. 대비윤씨의 서슬퍼런 명이 내려지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허연우를 죽여라".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지화를 당하나, 태양을 지켜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아이, 허연우의 가시밭길같은 운명은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길이 될지....
다가올 비극은 잠시 밀쳐두고(저리 갓! 뻥!), 이번회 빵빵 터졌던 장면들로 웃음보 다시 채워 보실까요?

세자 훤의 굴욕 1탄, "누구냐 너는? 미안하다 착각했다"
허염의 동생이 민화공주의 예동으로 뽑혀 궁에 입궐했다는 소식을 들은 세자, 안절부절 난리가 났지요. 연우낭자가 보고 싶어 미칠지경이죠. 지난 번 방방례에서 한 번 봤던 그 맹랑한 여자, 한 번 본 이후로 조선 땅에 여자는 오직 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해 버리게 한 허연우, 왜 많고 많은 꽃들을 두고 상추를 보냈는지 궁금한 것 투성입니다. 무엇보다 연우에 대한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든 세자지요. 첫사랑, 처음으로 여인이란 존재를 가슴에 품게 된 세자입니다.
내관 형선에게 다리를 좀 놓아달라고 부탁하는데, 형선이 "아니되옵니다", 일언지하에 거절해 버리지요. 그날 월장사건으로 맞은 볼기짝에 새 살도 안 돋았다고, 그 엄중한 경비를 뚫고 반가의 여식을 궁에서 몰래만났다는 것이 알려지면, 치도곤을 면치못할 것이기에 절대불가라고 못을 박지요.
형선의 거절에 물러날 세자가 아니지요. 형선의 약점을 들추는 세자, 내시들의 인사고과 시험에서 낙제했던 형선을 집중과외시켜 해고되는 것도 막아주고, 덕분에 승진까지 했는데 입 싹 닦을 거냐고 말이죠. 결국 세자의 데이트 신청 연애편지를 들고 민화공주의 처소로 간 형선, 눈부시게 아름다운 연우낭자를 한 눈에 알아보지요. "동궁전에서 보내서 왔습니다".
그런데 연우는 허염의 동생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는 술래잡기를 하는 민화공주곁으로 달려가 버리지요. 세자의 편지를 협박장으로 오해하고 있던 연우가 겁에 질려 부인을 했던 것이지요. 내관 형선을 보는 연우의 표정은 마치 저승사자를 보는 눈빛이더라죠ㅎㅎㅎ. 연우의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사고로 이어졌으니, 내관 형선이 그만 윤보경을 허연우로 오해했다는 것.  
은월각에서 연우를 기다리는 세자, 물론 세자의 연애코치 형선에게 '여자를 한눈에 사로잡는 비결'을 과외받고 미리 연습까지 해가며 준비하는 세자였지요. 형선 왈, 저하는 뒷모습이 멋지답니다^^. 뒤돌아 서있다가 필살기 살인미소 한 방 날려주면, 넘어가게 돼있다는 말에 키득키득, 연우낭자의 하트로 불탈 눈을 상상만해도 즐거운 세자지요.
사각사각 비단치마 스치는 소리, 드디어 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꿈에 그리던 연우낭자, "이제야 만나게 되는구나.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는 내관이 아니라 조선의 왕세자였다", 형선의 가르침대로 천천히 뒤돌아서는 세자, 그런데 연우낭자 고개를 숙이고 있어 필살기를 그만 보여줄 수 없어서 쩝 입맛만 다시고 말지요. 막상 연우낭자가 앞에 서있으니 말도 버벅거리고 더듬거리는 세자, "이...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날 이후로 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아따 참말로 얼굴 좀 보여주랑께!!!
미소 가득 머금고 고개를 드는 연우낭....허걱,,,댁은 뉘슈? "누구냐 너는...누군데 여기 와있느냐?". 소녀 이판의 여식 윤보경이라....우짜고 저짜고...뭐시라 이런 낭패가.. "미안하다, 착각했다", 이런 겨우 상스러운 말이라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쪽 팔린다'라는 표현을 쓰옵니다. 그림으로는 'OTL' 요런 식으로도ㅎ. 바람 쌩소리가 나게 나가버리는 세자였죠. 윤보경의 흑빛으로 굳어지는 얼굴, 살짝 불쌍해지려고 하더구나. 
세자 훤의 굴욕 2탄, 눈곱만한 점의 존재감
사람 하나 구별못하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온 형선을 세자가 용서할리가 없죠. 물론 형선도 나름대로 세자의 불호령에 준비를 철저히 했고요. 연우가 세자의 데이트 신청에 퇴짜를 놓은 이유에 대해 정밀분석에 들어간 형선내관, 연우의 뇌구조에 빵터졌네요. 연우의 머릿속 생각은 7할이상이 연우의 오라비 마성의 선비 혀염, 호탕하고 유쾌한 매력을 지닌 양명군이 2할, 뭘 해도 그림이 되는 차궐남(차가운 궁궐의 남자) 김제운이 1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먹다 떨어진 밥풀처럼 밑에 아무렇게나 찍혀있는 점하나가 세자의 눈에 띄죠. "점은 무엇이냐?". "저하입니다". 뭐시라! "내 존재감이 저 눈곱만한 점밖에 안된단 말이냐?". 매를 부르는 형선의 대답이 이어지지요. 일단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약점에다, 첫만남에서 도둑으로 오인받고 스스로 내시라고 했으니, 연우낭자의 머릿속에 세자의 존재감은 없는 거나 마. 찬. 가. 지.
이런 경우를 요즘 말로는 '굴욕'이라고 한답니다, 세자저하.
세자가 연애편지를 써서 예동으로 온 이판의 여식 윤보경을 몰래 만났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성조대왕 당장 세자 호출령을 내렸지요. 잘못은 했으나 오해는 꼭 풀고 싶다며, 마음에 둔 여인이 홍문관 대제학의 여식 허연우라는 말에 성조대왕, 표정이 심히 굳어지지요. "지금 그 말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국본의 자리에 있는 세자의 경솔한 행동으로 그 아이가 정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어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냐?".
사실 성조도 허연우는 탐나는 규수였지요. 온실수에 얽힌 고사까지도 알고 있는 총명하고 학식까지 갖춘 아이, 더구나 강직한 대제학의 여식이니 세자의 배필이 된다면, 세자의 훗날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말이지요.
그러나 성조대왕은 양명의 청을 생각했습니다. 한 번도 품어주지 못했던 영특한 아들,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라는 또 다른 아들의 청을 성조대왕은 들어주고 싶었지요.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아이, 아무 것도 가질 수 없는 아이, 배필만이라도 그 아이가 원하는 여인과 맺어주고 싶었던 아버지였습니다. 
"잊으려 했으나 너를 잊지 못했다, 나는 조선의 왕세자 이훤이다"
성조의 꾸지람과 허연우는 안된다는 말에 흔들리는 세자", 정쟁의 희생양으로 몰 것이냐는 말은 연우에게 향하는 세자 훤의 마음을 단도리하게 만들지요. 연우낭자가 피바람의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세자 역시 원하지는 않지요. 힘없는 아버지 성조가 할머니 명을 거역하면 어떤 댓가를 치를 것이라는 것도 세자는 알고 있을 겁니다. 하늘의 새도 떨어뜨리는 막강외척 윤씨일가이니 말입니다.
연우가 보낸 상추도 치우라고 하고 마음을 다잡고 나례연으로 향하는 세자, 어느 곳에서도 그 빛을 느낄 수 있는 연우낭자와 마주치지요. 훤은 애써 냉정한 얼굴로 지나쳐 버립니다. 흥겨운 탈춤놀이에 시선을 고정하는 세자,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 죽을 힘을 다하고 앉아 있었지요.  
그러나 막을 수 없었습니다. 피할 수 없었습니다. 연우에게 향하는 마음은 눈보다 먼저 가버리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연우를 향해 버립니다. 연우에게 향하는 마음을 누를 수 없는 세자, 처용탈을 쓰고 연우의 손을 잡아 뛰기 시작합니다. 놀란 연우가 놓아버린 장명루(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팔찌)가 바닥에 떨어져 버리지요.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를 막을 수없다는 복선이 되어 연우의 손을 떠나 버렸습니다. 세자에게 다가 올 불운을 암시하는 듯하더군요. 사랑을 잃어버린 세자, 그보다 더 큰 비극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더 이상 인연을 쌓지 말라는 장녹영의 경고도, 피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도움도, 연우의 운명을 바꾸지 못하게 되나 봅니다. 인연은 사랑이 되어 깊어만 갈것이고, 더욱 가까이 있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할 두 사람이기에 말입니다.

"나를 알아 보겠느냐? 내가 누구인지 말해 보거라".
"이 나라 조선의.."  
"왕세자 이훤이다" 두큰...이런 발칙한 녀석들, 요장면에서 아주 가슴이 두근두근 콩닥콩닥하더구나. 여진구와 김유정, 어떻게 나이를 셈할 수 있겠느냐? 그 순간은 그저 세자 훤과 허연우라는 청춘남녀로 보였으니 말이다^^.
이훤, 세자는 스스로 연우에게 자신의 이름자를 들려줍니다. 아무도 불러서는 안되는 이름, 누구도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이름, 왕가의 이름을 입에 담는 것이 대역입니다. 왕세자라고 소개를 해도 전혀 지장은 없었는데도, 굳이 이훤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던 이유는, 단 한 사람 연우에게 이 이름이 불려지기를 바라서 였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왕세자가 아닌 허연우의 남자 이훤으로 말이지요. "잊어달라 하였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잊으려 하였느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 캬~~~시처럼 멋진 고백이었다죠. 
두 사람을 바라보는 양명의 눈, 그 슬픈 엇갈림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밤하늘에 불꽃이 터지고, 불꽃은 꽃잎이 되어 바람을 타고 뜨겁게 사랑하고, 아프게 사랑하게 될 청춘들의 가슴으로 날아듭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실연의 아픔으로, 외사랑의 고통으로, 질투로 피어나는 독버섯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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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5 09:45




일제히 시작된 3사 방송사의 수목극, 어떤 드라마를 고를까 고민하다 해를 품은 달과 난폭한 로맨스를 봤는데요, 난폭한 로맨스는 이시영과 이동욱이 잘 어울리는 캐릭터 싱크로율 100%, 보는 내내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말 그대로 달달 코믹한 로맨스물로 느낌은 좋더라고요. 두 개의 리뷰를 올리기가 힘들기는 한데, 가능하면 리뷰도 올리도록 노력해 보려고요^^. 
해를 품은 달은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픽션사극인데, 아역들의 열연으로 첫회를 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성스캔들이라는 작품을 수차례 반복해서 봤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터라, 진수완 작가의 극본이라는 말에 덮어놓고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답니다. 첫방송을 본 후의 바람은 이 느낌 그대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남았으면 싶습니다. 주인공들에게 흐르는 따뜻하면서도 이지적인 느낌, 그리고 지나치지 않는 유머스러움까지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네요.
명품 아역연기자들로 정평이 나있는 김유정, 여진구, 이민호 등의 열연은 첫회부터 드라마 몰입도를 크게 높였고, 대왕대비 윤씨 역의 김영애와 함께 드라마에서는 악의 축이 될 윤대형 역의 김응수, 연우의 아버지 허영재 역의 선우재덕, 연우의 어머니 신씨역의 양미경, 국무 장녹영 역의 전미선 등 선 굵은 중년연기자들의 참여가 반갑더군요. 세자 훤(여진구, 김수현)과 이복형인 앙명군(이민호, 정일우)의 아버지이자 성조대왕역의 안내상이 용포를 입었더군요ㅎ.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인물과 상황들은 모두 픽션임으로 조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허구의 아야기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감지되는 인물들의 성격을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모델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듯 합니다. 

드라마 첫회는 피바람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대왕대비 윤씨(김영애)는 자신의 아들 성조의 왕위에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무고한 의성군을 제거하라는 명을 내리지요. 대비윤씨의 사주를 받은 윤대형(김응수)이 자객을 보내고, 직접 의성군을 베면서 피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성수청(궁궐에 소속된 무녀들의 관청같은데 최고 무녀를 국무라고 부르더군요)의 무녀 아리(장영남)는 잠결에 살기를 감지하고 의성군의 집을 향했으나, 의성군이 윤대형의 칼에 베여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지요. 윤대형에게 발각된 아리는 도망을 치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실신하고, 때마침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오던 정경부인 신씨(양미경)의 눈에 띄어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신씨의 복중에 여자아기가 있음을 말하는 아리는 고귀한 운명을 타고난 아기씨라는 예언을 해주지요. 아이의 미래가 보이자 놀라는 아리, 태어날 아이에게 죽음이 오는 것을 본 아리는, 목숨을 구해 준 고마움을 죽어서라도 아이를 지키는 것으로 갚겠다는 말을 남깁니다.
아리가 산에서 흘린 댕기로 의성군의 살해현장을 목격했다는 것이 발각되어 아리는 금군의 추포를 받게 되고, 저자에서 곧바로 붙잡혀 의금부로 압송되어 고문을 받게 됩니다. 왕좌를 노렸다는 의성군의 역모죄에 가담했다는 죄목을 씌워 사지가 찢기는 거열형에 처해지는 아리지요. 고문을 하는 윤대형에게 남기는 저주는 소름이 일 정로로 섬뜩하고 무서웠습니다.
 "나만 보았다 생각했겠지. 하늘의 달이 널 보고 있었다. 네 칼에 스며든 것은 그 분의 피만이 아니다. 그 날의 달빛이 함께 스며들었다. 언젠가 네놈의 추악한 짓이 달빛아래 드러날 것이다. 언젠가 그 달빛이 네놈의 목숨을 끊어 놓을 것이다". 서슬퍼런 저주와 무시무시한 눈이 금장이라도 화면밖으로 튀어나올 듯 전율하게 하더군요.
옥사에 친구 무녀 장녹영(전미선)이 찾아오자 아리는 자기 대신 지켜줘야 할 이이가 있다는 유언을 남기지요.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의 화를 당하게 될 것이나 태양의 곁을 지켜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아이다", 바로 거열형에 처해 지던 시각 태어난 연우를 두고 한 말이었지요. 거열형을 받으면서도 천기를 읽는 아리, "두 개의 태양과 하나의 달이라... 부디 세 분이 모두 무탈하시길...", 두 개의 태양은 세자와 이복형인 양명군을 말하고, 달은 연우를 말하는 듯 합니다.
13년후, 정경부인 신씨는 연우와 함께 장원급제를 한 염(연우의 오라버니)의 장원급제 시상식(ㅎ)에 참가하기 위해 궁으로 오고, 염과 그의 친구 운의 늠름한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지요. 염과 운은 대제학 홍문관인 연우의 아버지 허영재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로, 양명군(이민호, 훗날 정일우)과도 함께 공부한 벗들입니다.
궁에서 연우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요. 운명을 예고하듯 연우에게 날아든 노란 나비 한마리, 노란나비는 연우에게 거역할 수 없는 운명으로 끌고 갑니다. 연우는 나비를 쫓다가 궁궐담을 넘으려는 샤방샤방 빛이 나는 도령을 만나게 되지요. 궁담장을 넘으려 했던 도령은 다름아닌 세자 훤이었지요. 이복형인 양명군이 보고 싶어 그를 찾아 몰래 나가려다 그만 연우를 보고 한눈에 뾰보봉~. 연우를 보고 한 눈 팔다 사다리에서 떨어진 세자는 연우와 함께 넘어지고 말지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빨간 일산(양산)은 시각적으로도 상징적으로도 두 사람의 운명을 암시하는 복선이기도 했지요.
도령이 가지고 있던 바랑에서 귀한 물건들이 쏟아지자 도둑으로 의심하는 연우, 세자라고 말도 못하고 금군을 부르겠다는 연우의 손을 잡고 뛰고 또 뛰는 세자입니다. 형님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며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세자, "내 형님은 다른 배를 빌려 태어났으나 내게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문과 무 모두에 출중하나 과거에는 나갈 수 없는 사람이다. 나라의 동량이 될 인재이나 출사는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부친을 경외하나 부친의 자애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자이나 많은 이들 앞에 나설 수 없는 사람이다. 형님이 그리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 때문이다". 꽃도령의 형님이라는 자는 한마디로 홍길동같은 서자라는 뜻.
연우의 당찬 대답은 세자 훤을 즐겁게 하지요. "왜 자신을 탓하십니까? 도련님이 적자가 된 것이나 형님이 서자가 된 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내친김에 조선의 신분제도와 주상의 잘못까지 거침없이 말해 버리는 연우, "같은 사람인데 양반 노비 귀천을 가리는 것도 잘못이며, 여자라고 글을 배우지 못하게 차별하는 것도 다 바로잡아야 할 문제입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사람은 주상전하가 아닙니까?"
걸렸다! 도둑으로 수세에 몰렸다가 역전의 꼬투리를 잡는 세자지요. 감히 주상전하를 욕하다니!! 콧대 높고 도도한 어린 규수 연우, 바로 꼬랑지를 내리고 없던 일로 해주세요랍니다. 귀여운 연우~. 그런데 세자 훤도 만만치 않은 귀여움과 넉살의 소유자더군요. 감히 주상전하를 욕하다니 "나는 이 나라 조선의... 조선의.... 내시다". 어떻게 생각해 낸다는 인물이 내시였는지 빵 터지게 하는 귀여운 세자, 은월각 도령이었죠. 자외선까지 꼼꼼하게 신경쓰는 외모관리자이기도 했다지요^^
은월각 도령 세자, 한눈에 반한 당돌한 규수에게 마음 홀라당 빼앗겼지만, 다시 만날 수는 없을 인연이라고 첫사랑같은 열병을 하늘에 날려버리려고 하지요. 그런데 세자의 눈에 들어온 빨간 일산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지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고 싶다....로 말이지요.
열다섯살 세자는 아직 영글지 않은 때라 마음 꽁한 귀여운 모습도 있었지요. "나는 이 나라 조선의 내시다"라는 망발을 뱉고는 수치심에 분도 났던 세자는 편지를 써서 연우에게 전하라고 하지요. 수수께끼같은 8자로 자신의 정체를 밝혔던 세자지요. 화원서방 묘생묘사(畵圓書方 卯生酉死) 한번 풀어봐라! 

그런데 은월각 꽃도령 세자 훤이 그리도 그리워하는 양명군은 누구? 바로 이민호입니다. 아역이라 정일우의 등장과 함께 헤어져야 겠지만 여진구와 이민호는 보내기 싫을 정도로 예쁜 도령들이네요. 첫눈에 제 눈을 사로잡은 아역은 세자보다는 양명군이었답니다. 슬픔을 가득 품고 있는 우수의 캐릭터,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도 받지 못하고, 동생 훤에게 누가 될까 세상을 표류하고 있는 듯한 슬픈 운명의 남자라는 것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연우를 두고 세자와 함께 연정을 품는 듯 보이더군요.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듯 너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난 것이더냐? ㅠㅠ. 정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되고, 보아서도 안되고, 생각을 품어서도 안되는 자리, 욕심이 없건만 세상은 진심을 몰라주네... 그저 어여쁜 벗의 여동생 연우가 더 자라면, 청혼해서 둘이서 세상과 무관하게 오붓하게 살고 싶은 것이 다 인데....(이건 예고편 대사를 보고 생각든 제 생각입니다ㅎ;;). 바람을 벗 삼아 구름을 길 삼아 여행을 다녀온 양명군, 궁을 향해 아버지와 동생 세자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짠하더군요.
양명군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은 담벼락을 바람처럼 올라서던 모습이었지요. 연우의 처소를 그리움 가득 담아서 바라보는 양명군이었지요. 그런데 양명이 담장에서 연우의 처소를 바라보던 그때 놀랍게도 연우가 방문을 열고 뜰에 나와 서지요. 달빛에 비춰보는 비단서찰, '그림으로 그리면 둥글고 글을 쓰면 각이 된다. 토끼는 살고 닭은 죽는다'. 도대체 알송달송한 이 말은 무슨 뜻인고? 수수께끼를 풀고 만 연우, 털썩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지요. 그 뜻은 태양을 말하는 것이었고, 태양은 곧 왕이 될 세자를 말하는 것이었으니, 은월각 도둑도령이 세자!!!
달빛을 보며 한 번 봤던 연우를 떠올리는 세자, 은월각의 도령이 세자라는 것을 알게 된 연우, 오래전부터 연우를 바라보고 있었던 양명군의 삼각관계가 예고되었는데요. 동시에 한 여자에게 연정을 품는 이복형제의 사랑과 형제애에 벌써부터 가슴에 서늘한 슬픔들이 회오리처럼 밀려오네요.
그리고 삼각관계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연우라는 아이의 운명인 듯합니다. 세자빈에 간택이 되는 듯한 예고편도 나왔는데, 어떠한 연유로 무녀가 되는지, 궁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피바람이 감지되어서 말입니다. 한가인과 김수현, 정일우의 성인연기로 넘어가기 전, 드라마의 견인차가 될 아역연기자들의 열연이 첫출발을 기분좋게 했는데요, 특히 여진구와 이민호의 안정적인 연기가 첫회부터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자 훤과 양명군, 두 사람 모두 태양의 기를 가졌지만, 한 사람은 태양이 되어야 하는 운명을, 한사람은 결코 태양이 되어서는 안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들이지요. 같은 하늘이 허락되지 않은 두 사람, 빨간 일산을 쓴 낮의 세자와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에서만 빛을 드러내는 양명군의 모습이 시각적으로도 대조적입니다. 두 사람을 누가 지켜줄 수 있을지, 무녀 아리가 죽으면서 유언처럼 기도했던 말이 다가올 짙은 먹구름의 전주곡처럼 들립니다. "세 분 모두 무탈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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