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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였을까 에 대해서 몇 가지 의문과 함께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가능성에 대한 단 1%의 희망을 가지고 싶어서 드라마의 정황들을 정리를 좀 해봤어요. 물론 확률은 반반이고, 작가의 손에 달렸겠지만 저는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것에 1%의 작은 희망과 99%의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우선 탁구가 설빙초를 먹지 않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인물이 두 사람이 있는데요, 팔봉선생과 조진구에요. 마준이의 수상한 약병을 팔봉선생과 조진구가 예리하게 보고 있었거든요. 두 사람 모두 마준이가 탁구에 대해 열등감에 경쟁심이 병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요. 그리고 마준이 성품이 따뜻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팔봉선생이 감췄을 가능성: 팔봉선생의 경우는 예전에 마준이가 밀가루 반죽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려 탁구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운 것까지도 알고 있지요. 기억나실 겁니다. 마준이가 흘린 비싸 보이는 손수건때문에 들통났었던 일 말이에요. 또한 팔봉선생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발효일지를 훔쳐보는 마준이도 보았고, 빵만 생각하는 탁구에게 마준이 결코 이기지 못한다는 말까지도 해줬었지요. 이는 팔봉선생이 마준이의 머리속을 훤히 읽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미순이 엄마가 세탁물에서 마준이의 약병을 발견해서 제빵실 식구들과 약에 대한 농담을 주고 받을 때, 마준이 나타나 약병을 가로채자 유난히 눈빛이 반짝이는 인물이 있었지요. 바로 조진구와 팔봉선생이었어요.
평생 발효일지를 써온 팔봉선생이 설빙초에 대한 것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마준이 왜 설빙초에 관심을 가졌는지도요. 바로 탁구의 후각에 대한 질투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마준이 뒤에 감춘 약병을 보고 팔봉선생은 그 약이 설빙초라는 것을 짐작했을 가능성이에요.
하지만 확률적으로 팔봉선생이 그랬을 가능성은 조진구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팔봉선생은 제자들의 방에 들어간 일이 거의 없었고, 윗층에 올라간 일도 드물었던 것을 보면 마준이의 개인소지품을 훔쳐봤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늘 탁구에 대한 열등감에 잡혀 살고 있는 마준이가 어떤 나쁜 짓을 꾸미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전에 방지할 목적으로 마준이 물건을 검사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탁구의 수호천사 조진구가 바꿔치기를 했을 가능성입니다: 조진구는 마준이가 그 비밀약병을 들고 골똘히 고민하고 감추는 것을 세번을 봤었지요. 한번은 탁구가 마준에게 "나는 너하고 여기서 빵을 만드는 게 즐거워. 어쩌면 너랑 내가 우리 부모님이 못했던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하자, 열등감이 더 폭발해 버린 마준이 "네까짓게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냄새없이는 빵도 못만드는 주제에..."라며 카세트를 찾으며 제빵실을 나와버렸던 때였어요. 1층 빵집에서 약병을 꺼내 손에 들고 있던 마준이를 들어오던 조진구가 봤었지요.
그리고 탁구방에서 마준이 물병을 들고 있던 수상스런 행동을 보고 물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혹시 몰라 물을 쏟아버리기도 했었지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좋은 일을 할 것 같지는 않고, 이때부터 조진구는 마준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 보고 있었을 거예요.
탁구와 미순에 대한 것도 진구가 알고 있으니 마준이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면, 왜 그렇게 탁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지도 눈치챘을 거라는 것이지요. 진구는 서태조라는 이름 때문에 확신을 하지는 못하지만, 구일중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뒤이어 나온 장면은 미순이 탁구가 엄마를 찾으려고 한푼두푼 모은 통장을 깨서 한달 월급이 되는 키세트를 사왔다는 말을 해주며 "바보같은 녀석 아니냐"며 마준이를 괴롭게 하던 장면으로 이어졌지요. 마준이는 카세트와 약병을 책상서랍에 넣어버렸고요.
따라서 미순이가 탁구에게 먹인 것은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거지요. 탁구가 쓰러지자 약을 사러 달려간 사람이 조진구였는데, 이 역시 조진구가 약을 바꿔치기 했을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했어요. 상황의 긴장감을 더해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무엇보다 설빙초를 감기약이라고 말한 것을 팔봉빵집 식구들이 모두 다 들었는데, 만약 탁구가 먹고 미각과 후각을 잃는 부작용을 보인다면 마준이는 팔봉빵집에서 있을 수 없습니다. 진구나 팔봉선생이 의심하는 마당에 그런 마준이가 팔봉빵집에서 머물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러면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경합은 물론이거니와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는 과정에서 탁구와의 갈등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구는 미각과 후각을 잃을 것이다
탁구가 설사 설빙초를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탁구는 미각도 후각도 잃어버릴 수 있어요. 바로 탁구에게 깊어진 마음의 상처때문에 말이지요. 오직 탁구의 가슴에 담은 여자라고는 엄마와 유경이 밖에 없었는데, 2년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유경이 만날 생각으로 빵을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마준이와 교제를 한다는 말에 탁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심정이에요.
탁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있었어요. 탁구는 아파도 아플 수조차 없었다고요. 엄마를 찾아야 했기때문에요. 바람개비 문신을 찾아 뒷골목 양아치들을 찾아다니며 싸우고 얻어터지고 피가나고 뼈가 부러져도 병원에도 가지 않았던 탁구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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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띵 2010.08.16 12:23
정말 탁월한 분석입니다. 작가 하셔도 되시겠어요~
극본 한번 써보시는건? ㅋㅋ
그런데 진구 형님이 설빙초의 용액을 바꿔치기 했다면
이전 말씀하신 설빙초의 요술병도 어느정도 아귀가 맞
지 않을까요? 용액의 양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점도
있지만 그래도 용액을 바꿔치기 했다는 것에 대한 충분
한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ㅋㅋ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유경에게 사표를 받아내더니, 이번회는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구일중을 죽이려는 모습까지, 드라마 속에 흐르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양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악행의식은 드라마이기에 망정이지 현실에서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자행된다면 돌멩이라도 던져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평생 미각과 후각을 잃을지도 모르는 강한 독초 설빙초액을 구하는 마준이까지 이 드라마 속 나쁜 사람들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의 사이코패스적인 성격까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 나쁜 인간들과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탁구의 따뜻한 심성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었다면, 욕만 실컷해 주고 싶은 드라마에요.
그런데 몰래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보게 된 마준은 봉빵의 레시피의 핵심이 주종이라는 것을 알고 말았지요. 하지만 답은 알았지만 무용지물일 뿐이었어요. 마준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12일, 주종을 얻기까지는 7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지요. 팔봉선생은 탁구처럼 뛰어난 후각이 있다면 혹시 모를까 마준이의 실력으로는 12일만에 발효종을 찾아낸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지요. 마준이는 탁구의 뛰어난 절대후각이 밉습니다. 마준이에게는 없는 능력, 그래서 마준이는 탁구의 후각을 없애 버리려는 흉악한 생각에 이르지요. 바로 설빙초라는 독초액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2년간을 유경이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오직 유경이만을 마음에 담고 빵을 배웠는데, 지난 주만 해도 남들처럼 데이트도 했는데 그런 유경이 마준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 앞에 탁구는 쓰러지고 맙니다. 빵을 만드는 게 재미가 없어져 버렸거든요. 엄마를 잃은 때처럼 가슴이 쓰리고 저려오는데, 빵도 발효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도 다 싫습니다. 유경이가 당장이라도 달려와 아니라고 말해 주었으면 싶은 탁구입니다.
탁구를 버티게 하는 힘, 유경이를 행복하게 해 줄 그런 멋진 남자가 될 때까지, 그렇게 온마음을 다해 멋진 빵쟁이 유경이에게 인정받는 제빵왕이 되고 싶었는데, 탁구의 하늘이 빙빙 돕니다. 2년간 탁구는 아파도 아플 수도 없었어요. 유경이때문에요. 그런데 아파 옵니다. 가슴이 날카로운 칼로 후벼지는 듯 찢어지게 아파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그 딴게 어디있느냐며 탁구는 쓰러지고 맙니다(제가 상상한 지난밤의 탁구모습이에요).
마준이의 수상한 행동에 조진구가 말했지요. "누군가의 것을 빼앗으려 하면 넌 두 배로 잃게 돼 있어. 넌 그 아이를 절대 이길 수가 없어. 네 마음 속 증오심만 깊어질 게고 결국 패배자가 될거다" 라고요. 마준이와 탁구의 다른점은 마준이는 아버지와 탁구에게 가장 빵을 잘 굽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탁구는 빵 굽는 자체를 좋아할 뿐이라는 것이에요. 탁구는 빵이 좋아 빵을 선택했지만, 마준이는 이기고 싶어서 빵을 선택했지요.
팔봉선생이 그랬지요. "탁구의 머리 속은 빵 생각뿐이다. 허나 너의 머리 속은 그 녀석 생각뿐이구나. 누가 이기겠느냐?". 비록 못생기고 투박한 빵을 만들었지만, 탁구의 빵에서 느꼈다는 따뜻한 기운과 좋은 향은 마준이에 없는 빵에 대한 진심의 냄새였어요. 머리로 배우는 빵이 아니라 냄새로 터득해 가는 탁구의 빵은 하루도 빠짐없이 가장 좋은 냄새를 맡아왔던 노력의 결실이었어요.
탁구는 다른 사람을 위한 빵을 만들고 싶어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빵을 구워주고 싶은 마음이 탁구의 빵 출발점이거든요. 유경이에게 평생 빵을 구워주고 싶고, 어머니를 찾으면 자신이 구운 빵을 드리고 싶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굽고 싶습니다. 어긋나기만 하는 마준이 팔봉선생이나 진구의 말처럼 탁구를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면 마준이의 빵에는 따뜻한 기운이 나지 않을 거예요. 빵을 굽는 마음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는 마준이가 탁구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마준은 탁구의 후각을 부러워하고 질투만했지 탁구가 자신의 후각을 빵을 위해 어떻게 훈련시켜 오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팔봉선생은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가 마준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 준 것이었어요. 오로지 탁구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말이지요.
이렇게 분노와 복수와 배반을 향해가는 어른들의 세계는 구일중과 한승재의 인내심이 아니라, 시청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범죄적인 모습들입니다. 구일중은 범죄행각으로 복수하지 않았으면 싶어요.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구일중 때문에 한승재의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을 거에요. 더구나 서인숙이 한승재의 뺨을 때리면서 구일중에 대한 편집증적인 사랑을 보여주었는데, 한승재는 영원한 씨종에 서인숙을 위한 하수인에 불과할 뿐이라는 모욕감을 받았을 것 같더군요. 한승재의 악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데, 법에 의한 댓가를 치르게 했으면 좋겠어요.
마준이는 어렴풋이 탁구의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유경이와 정식으로 교제하고 있다고 거성가 사람들과 탁구에게 여자친구라고 소개하고 들어온 날, 탁구가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한푼두푼 모은 통장을 깨서 카세트를 사왔다는 미순의 말은 마준을 괴롭히지요. 자신은 탁구가 가진 것을 빼앗겠다고 죽기살기로 탁구에 대한 미움만을 키워가고 있는데, 탁구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엄마를 찾는 일도 미뤄 버렸으니까요.
탁구가 마준이를 놓지 않는 한 마준이도 그 바보같은 녀석을 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실오라기 같은 한가닥 희망, 진심을 마준이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마저 버리면 마준이도 한승재와 서인숙처럼 용서하기 힘들 것 같거든요. 어머니 서인숙,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 두 사람 사이의 아들 마준, 서로 인정하지 못하는 이 기형적인 가족, 그 악의 구렁텅이에서 마준이만은 빠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는 미순과 탁구의 상봉도 이뤄질 것 같아 또 한번 폭풍눈물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구일중을 통해 탁구가 팔봉빵집에 있다는 것을 미순도 알게 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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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블로그 2010.08.13 08:47
그래도 한가닥 마준이의 진심이 이어가고 있는 듯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준이 괜한 자존심, 자격지심 버리고 탁구를 형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어를들로 상처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이들이 어른들을 변화시키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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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 2010.08.13 12:39
아무리 막장인 드라마도 결말은 권선징악이라는 귀결을 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악은 악으로 망한다에서 사람들은 또다른 즐거움과 보상을 얻나 봅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김탁구는 2010.08.14 17:34
선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캐릭터가 아닙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리석고 답답하고 우직한 캐릭터죠
마치 무능력하면서 우유부단하고 수동적인 구일중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듯한 모습입니다
김탁구라는 캐릭터가 여성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있습니다
여성 시청자가 봤을 때 멋있고 보호받고 싶은 캐릭터여야 하는데
김탁구는 답답하고 우직하고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죠
유경을 대하는 태도도 졸졸 따라다니다가 채인 다음에 펑펑우는..
이런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에게 어필하지 못합니다
여성이 봤을 때 바보같고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때문에 마준이라는 캐릭터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카리스마와 당당함,
영민함을 보여주고 있어서 오히려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 배우를 놓고봐도 마준역을 맡은 인물이 좀더 매력적인 점도 한몫하는 듯)
아버지와 아들의 12년만의 만남은 그들 앞에 놓인 비극적 전조들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미순의 복수가 시작되었고, 마준의 탁구에 대한 열등감을 이기지 못하고 설빙초액을 사용하려고 하는 비열한 마준(마준이 정말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요. 이거 자칫하면 원샷투킬 되거든요. 탁구의 후각과 미순의 미각을 상실할 수도 있는건데, 이러면 정말 마준이를 용서하기 힘들 것 같아요. 마준아 제발 참아다오), 점점 더 악랄해져 가는 한승재와 서인숙의 악행 때문에 말이지요.
제가 이번회 가장 관심있게 본 인물은 한승재였어요. 한승재의 서인숙에 대한 애증이 결국 서인숙에게로 칼을 들이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평생 한 여자만을 해바라기 해 온 한승재는 마찬가지로 한 남자만을 해바라기 하는 서인숙의 모습에 처참하게 부숴지고 말더군요. 한승재의 변화가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은 한승재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의 방향을 완전히 돌려 버렸다는 것입니다.
과거 한승재의 악의 칼은 서인숙과 마준이를 위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지난 회 마준이가 구일중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던 모습을 본 후 구일중의 명패를 노려보던 모습이 섬칫했는데, 이번 회 서인숙에게 말하는 장면은 마치 서인숙과 구일중을 부숴 버리겠다는 말처럼 들려서 정말 무서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감정을 거의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는 정성모의 내면연기도 돋보였지만, 서인숙보다 무서운 악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한승재는 그럴 필요없다며 서인숙에게 구일중이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서인숙은 탁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한승재에게 짜증이 폭발하고 말지요. 일을 이따위로 처리했느냐면서요. "나보다 그 녀석의 운이 더 질기고 강했을 뿐이다. 마준이는 그런 녀석하고 싸우고 있다" 는 한승재의 말에, 서인숙은 해서는 안될 말을 뱉고 맙니다. 구일중에 대한 마음이었지요.
"탁구의 운이 질기고 강하다고? 내 마음 속에 패인 고통보다 질기고 강해? 난 아직도 탁구만 떠올리면 비명이 올라올 만큼 쓰리고 아픈데... 두 번 다시 내 앞에 그 아이를 나타나게 하지마". 서인숙은 우선 팔봉빵집 문을 닫게 한 다음, 임시 이사회를 열어서 마준이를 회사에 불러들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합니다.
한승재는 가끔 서인숙에게 묻곤 했었지요. "당신에게 나는 어떤 의미냐"고요. 그때마다 서인숙은 마준이만을 핑계삼았을 뿐이었어요. 한 번도 한승재에 대한 마음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서인숙이었지요. 평생을 서인숙의 개가 되어 살아 온 한승재는, 서인숙의 마음에 자신의 자리는 고작 마준이라는 사내아이의 유전자를 물려준 것 이외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것을 통감할 뿐입니다. 겨우 씨종 역할 밖에는, 서인숙의 야욕을 채워주는 하수인 역할 밖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다는 것을 말이지요.
젊어서 한 때 한승재를 사랑은 했지만, 서인숙은 그냥 봐도 뼈대있는 집안 같아 보이는 구일중을 택했었지요. 사랑따로 결혼따로의 자유분방한 제멋대로의 연애관과 결혼관을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부모없는 고아에 남의 집(구일중의 집)에서 거둬 주고 있는 한승재는 서인숙의 눈에는 한 때 가지고 놀다 버릴 놀잇감에 불과했을 지도 모릅니다. 한순간의 불장난같은 재미로 즐겼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에요.
자신을 헌신짝 버리듯 버린 서인숙, 그 이유는 한승재가 가진 것 없고 별볼일 없는 집 자식이었다는 이유때문이기도 했을 거라는 거지요. 한승재는 그럼에도 서인숙을 사랑했기에, 그녀가 구일중의 냉담을 받는 것을 애처롭게 지켜봐야 했기에, 그날 밤 서인숙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지만, 서인숙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었어요.
한승재의 이 말에는 서인숙에 대한 뼈가 숨어있다고 생각되었거든요. 그리고 예고편에 구일중의 교통사고와 바로 연결되었고 말이지요. 제가 보는 한승재는 서인숙과 마준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서인숙에 대한 증오심으로 구일중을 교통사고로 없애버리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마음이었을 지도 몰라요. "서인숙, 내가 평생 너를 위해 개처럼 헌신했는데, 나에 대한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이냐. 그래, 서인숙 네가 그렇게도 해바라기 하는 구일중, 네가 사랑하는 남자를 없애주마"라는 마음 말이에요.
이 죄를 어찌 다 감당할지, 저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죄악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일말의 동정심은 있지만, 어떤 변명을 대더라도 용서는 해주고 싶지 않네요. 드라마에서 가장 무서운 인물 한승재, 가장 나쁜 악인 서인숙 두 사람을 위한 면죄부는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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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주리 2010.08.12 16:17
정성모씨는 항상 악역을 맡는 것 같아요,
그런데.. 눈에 보여요.. 선한인상 ㅎㅎ 그나저나 또 탁구어머니 어떻게 반응하시려나^^
글 잘보고가요 누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