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0.02 '마의' 줄초상 첫 회, 기대감 높인 출생의 비밀 (1)
  2. 2010.06.26 '로드넘버원' 최민수의 절제된 카리스마, 드라마의 진짜 넘버원 (10)
2012.10.02 14:22




조승우의 드라마 출연으로 기대가 높은 마의가 그 베일을 벗었는데요, 등장인물들의 악연과 인연에 대해 거슬러가는 장면으로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첫회는 볼거리는 많았지만 산만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습니다. 편집이 산만해서 전후의 사건을 꿰맞추는 것이 혼란스럽기도 했고 말이죠. 시간의 흐름도 빨라서 사실 정신이 없었네요.

 

"나는 오늘 사람을 죽였다. 어떻게 된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돼버린 걸까? 언젠가 내 스승께서는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아직 변하지 않은 곳으로 가보라 하셨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 하지만 미치도록 벗어나고 싶었던 곳. 차라리 그 때 그곳을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곳에서 그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강도준. 그토록 눈부시던 나의 벗 강도준". 이명환(손창민)의 나레이션과 함께 드라마는 과거의 한 지점으로 거슬러 갑니다. 

전의감 서고에서 몰래 의서들을 훔쳐읽으며 우정을 나누던 세 벗, 양반가의 출신으로 천시하는 전의감에 들어온 강도준(전노민), 천한 마의의 아들로 태어난 천재적인 의술로 의원의 양자가 되어 의생으로 입학한 이명환(손창민), 그리고 침술이라면 신기에 가깝다는 평이 자자한 의녀 장인주(유선), 이들에게 의술이란 꿈이었고, 열정이었고, 그 곳은 신분도 남녀 성별도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소현세자가 청에서 돌아오자 강도준은 전의감에서 나가 구휼진료의 길을 걷게 됩니다. 소현세자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현세자가 강한 조선을 만들고 이 나라 백성이 핍박받게 하지 않게 하는 것, 소현세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을 실천해 갈 것이기에, 강도준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의감을 떠나버리지요. 힘있는 자들을 위해 침을 드는 의원은 많지만, 돈이 없어 의원 한 번 못보고 죽는 백성이 없게 하는 것, 강도준의 오랜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캐릭터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첫회에 죽여버리다니 ㅠㅠ 

강도준과 소현세자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지요. 유생시절 빈궁 강씨를 침으로 소생시켰던 것을 인연으로 소현세자는 그가 의술에 재능과 관심이 있음을 한 눈에 읽었죠. 강도준에게 의술의 길을 걷게 한 이도 소현세자였습니다. 의술을 천하게 여기느냐는 소현세자의 질문은 강도준의 눈을 뜨게 했습니다. 의술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양반이라는 체면에 터부시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이었죠. "천한 것은 사람 목숨을 사리는 의술을 천하게 여기는 양반들입니다", 강도준이 각성을 하게 된 계기였죠.

 

소현세자의 귀국과 함께 그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백성들 속으로 들어갔던 강도준은 소현세자가 위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한양행에 나섰지요. 함께 배를 타고 왔던 만삭의 촌부가 임신중독증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지만, 꼭 의원을 찾아가 보라는 당부만 하고 길을 재촉했지요. 그 부부는 관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중이었습니다. 남편은 김자점의 수하인 의원 이형익이 동굴로 납치해 번침과 독침을 실험하던 중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던 남자였습니다.  

의원이 동굴에서 침으로 사람을 죽인 장면을 목격했다고 관아에 발고를 했지만, 영문도 모른채 수배를 당해 관의 눈을 피해다니던 중이었지요. 남자는 부인을 데리고 의원을 찾아갔지만, 산모도 아이도 구하기 힘들다는 말에 아내를 업고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자는 저자에서 이형익(동굴에서 침을 놓던)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을 치고, 이 광경을 목도한 강도준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요즘말로 하면 제왕절개로 아이를 살리게 됩니다.

부인은 살리지 못하지만 아이만은 꼭 살리겠다는 장면이 묵직한 감동으로 전해져 오더군요. 산모와 아내가 죽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남편이 눈으로 전하는 이별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고요. 촌부는 딸아이를 낳고 숨을 거뒀고, 남자가 쫒기는 이유가 소현세자의 독침과 관련된 일임을 알게된 강도준은 남자와 아이에게 피신하라 이르고, 궁으로 달려갑니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과 태어날 아들의 운명을 바꿀 것임을 알지 못한채 말이죠 

모든 정황을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 이명환에게 말하지만, 이명환은 변해 있었습니다. 궁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모른 척 하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오랜 궁생활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명환을 정신들게 한 것은 강도준의 한마디였습니다. "우린 의원이네. 의원이 어찌 사람 목숨을 포기하는가?". 정치는 모릅니다. 어떤 계략과 음모가 진행되고 소현세자가 그 희생양이 되는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자저하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의원된 도리임을 깨우쳐 준 것이죠.

뒤늦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이명환이 소현세자 방에 들아갈 침구와 약재들을 조사하고, 독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지만, 이형익에게 들키고 말았지요. 김자점 대감 앞에 끌려간 이명환은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를 버리느냐, 함께 죽느냐. 

 

그리고 모든 것이 깨져버렸습니다. 처음으로 사람으로 대해준 벗, 천한 마의출신 이명환을 벗으로 대해 준 빛났던 친구 강도준을 자기 손으로 죽게 한 이명환, 속수무책 끌려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장인주, 그들이 함께 나눈 우정도, 밤새 토론해도 지겹지 않았던 의술에 대한 열정도 말입니다. 

 

입신양명 출세보다는 사람의 목숨을 구휼하고 백성들 속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강도준, 그의 꿈은 궁궐내의 암투로 인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만삭인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지도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명환(손창민)도 강도준을 도우려고 했지만 사전에 발각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기에 누구를 탓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들 소현세자에 대한 의심과 정신병적인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인조의 폭정이 답이 될 듯하군요. 소현세자의 독침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후궁 조소용(서현진)의 계략을 알면서도 막지 않았기에 말이죠.  

 

강도준의 서글서글한 친화력과 장난끼는 이후 그의 아들 백광현의 성품으로도 연결될 듯 하더군요.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바람앞에 등잔불이 된 강도준의 갓난아기(백광현)의 운명이 이제 펼쳐지려고 합니다. 천한 마의의 신분에서 훗날 어의가 되는 역사속 실존인물이기도 합니다.  

 

첫회는 주인공 백광현과 강지녕의 출생의 비밀을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강도준(전노민)이라는 인물이 시선을 끌었는데 첫회부터 참수형을 당하는 바람에 아쉽더군요. 부인 장영남도 아이를 낳고 죽은 것같았고 말이죠. 백광현을 키워줄 양아버지 남자의 부인까지, 줄초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죽음이 많았던 첫회였습니다. 죽음으로 처리하지는 않았지만 소현세자와 동굴에서 인체실험을 당한 무명의 남자도 있군요. 

강도준이 뿌린 의술과 인술은 덕이 되어 그의 아들을 살리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동굴에서 도망나온 남자가 자신의 딸아이와 강도준의 아이를 바꿔치기 해서 목숨을 구할 듯 보이니 말입니다. 강도준의 부인 장영남이 낳은 아이와 장인주가 안고 나간 아이가 다른 것으로 봐서는 동굴남자가 아이를 바꿔치기 한 듯 보입니다.

사내 아이면 죽이고 계집 아이면 관비로 삼으라는 명에 백척간두에 놓인 강도준의 아들, 그를 살린 것은 아버지 강도준의 인술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도망자들에게 도움을 베풀고 뱃속의 딸아이를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동굴남자가 자신의 딸아이를 내어주고 강도준의 아이를 살리려고 한 것이겠죠. 훗날 백광현으로 성장하게 될 강도준의 아들과 동굴남자의 딸(아마 훗날 이요원)의 출생의 비밀인 셈입니다.  

여담이지만 드라마 신의도 그렇고, 종영한 닥터진과 골든타임까지 의학드라마의 붐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그만큼 아프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더군요. 사람을 살리는 참의원을 기다리듯, 우리사회도 어쩌면 그런 희망적인 의원(의사)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의의 백광현은 어떤 인물인지, 우리네 아픈 마음도 치유해 줄 의원이 될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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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6 09:11




민족의 비극 6.25전쟁 60주년 대작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 로드넘버원은 1, 2회만으로는 섣불리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빈수레가 요란했다는 표현은 심하고 수레가 반쯤만 채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최민수, 손창민 등 이름만으로도 충무로의 모든 스타들은 총 출동했다 싶을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은 내용을 떠나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고는 어디서부터 줄기를 잡아야 할 지, 드라마의 전개가 다소 산만스럽고 깊이있는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쟁? 사랑? 휴머니즘? 이 세가지의 질문을 써 두고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1,2회에서 그나마 건진 것은 휴머니즘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명불허전 최민수가 중심을 잡아주었고요. 솔직히 소지섭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김하늘과의 애정신을 중심으로 이 드라마를 시청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감정몰입이 되지 않았어요. 제 첫 느낌은 여주인공에 대한 환상은 첫회에서부터 무참히 깨지더니 2회에서는 더욱 심하게 망가지기 시작하더군요. 소지섭과 윤계상의 삼각관계마저 공감을 주기 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설득을 시키려한다는 느낌이 강했고요. 집안 종의 아들 이장우와 주인집 아가씨 김수연의 사랑, 6.70년대 드라마의 단골 테마이기에 신선함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 역시도 다분히 억지스러웠고, 논두렁에서 "사랑해" "뭐라고?"라며 고래 고래 소리만 지르는 두 주인공들에게서 달콤하고 환상적인 로맨스는 깨지고 말았네요. 40년대 말 당시에 어느 과년한 처녀가 "사랑해"라는 말을 했었을 것이며,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지만 사람들 눈을 피해야 할 신분적인 한계에 있는 두 사람이 거리낌없이 애정행각을 한다는 자체가, 2000년대 두 남녀를 1940년대 어느 시기에 옷만 촌스럽게 입혀서 둔 느낌이더군요. 제가 고지식해서인지 당시로서 아무리 신여성이라 할지라도 뭔가 어색했다는 느낌이었어요. 드라마 속 여주인공, 특히 이루어지기 힘든 사이일수록 애틋함과 환상같은것이 있어야 하는데 남자시청자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수연을 세상에 오직 하나인 사람으로 보는 장우의 감정에 몰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는 느낌입니다. 
처녀 의사가 주민이 맡긴 아이에게 빈젖꼭지를 물리는 장면을 보고는 솔직히 허걱 싶었습니다. 어떤 의도로 김수연이라는 인물을 그리려 했는지는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기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김하늘의 가슴노출에 시선을 끌고자 했다는 얄팍한 생각을 먼저 읽어서인지 크게 공감되지는 않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 신태호(윤계상)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여하튼 삼각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극적인 계기는 마련했어야 했으니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겠지만, 기마전을 치루는 부대 장병들 옆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의사 김수연(김하늘)의 허벅지가 보일락말락 치마가 펄럭거리는 모습 역시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고요.
더욱 아쉬운 것은 담배창고로 수연을 찾아 간 소지섭의 오버연기입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인간을 극도의 공포와 흥분상태, 혹은 긴장상태로 이끌겠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앞에서까지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것은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애닯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곧 죽어갈 듯한 동지를 붙들고 죽지말라고 시종일관 절규하는 모습같아 보였어요. 그래서 감정선은 읽히지 않고, 흥분상태의 소지섭의 동그랗게 뜬 눈만 남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 장면이 마치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드라마라는 틀에 맞지 않게 감정표현이나 몸짓이 과장되고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지섭보다는 심하지 않지만 이 부분에서는 윤계상 역시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두 배우 모두 내면연기를 지나치게 보여주려다 보니 그 욕심이 티가 나고 과장스러워 보였어요.
로드넘버원을 보면서 제가 특히 기대를 걸었던 인물이 소지섭이었는데, 소지섭이 연기에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마디로 소지섭은 감정의 과잉상태에요. 포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한적한 산속 창고에서조차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고, 감정을 있는대로 끌어내느라, 목소리는 입안에서 윙윙 한바퀴를 돌리다 시원스럽게 터지지 못하고 웅얼거리듯 뱉어지고 맙니다. 지리산에서 빨치산을 토벌하며 살기 위해 치뤘던 살인에 대한 무서운 기억이 공포라기 보다는 분노의 표정으로 김하늘의 가슴팍에 안겨 울 때는 지리산 빨치산 토벌대에 참가했었다는 것을 억지로 세뇌시켜 가며 이해해야 했습니다. 이장우의 인간적인 고뇌와 김수연 하나를 그리며 2년을 버텨왔다는 것이 가슴 절절하게 와닿아야 하는데, 마치 이해해 달라고 설득을 시키려는 듯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노래로 표현하자면 한시간을 소프라노 솔로 독창만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소간지 소지섭의 부드러운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로드넘버원에서 소지섭은 전쟁물이라는 것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인간의 말초적인 감정만을 보여주려고 과욕을 부리는 듯한 느낌이에요. 포탄이 터지는 전쟁신에서야 마초적인 매력을 폭발시켜야 겠지만, 김수연과의 애정신에서조차 마치 전쟁에 나간 용사같아 보이니, 두 사람의 사랑에 감정몰입을 하기는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력없는 캐릭터는 소지섭과 사랑의 라이벌인 신태호 소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김수연과 결혼을 약속하기 까지 신태호가 김수연에게 미치도록 빠져들만한 추억들이 생략돼 버려서, 신태호의 김수연에 대한 감정은 사랑인지, 집착인지, 남로당원이라는 배신감에 대한 적개심인지조차 모호합니다. 거의 풀숲으로 뒹굴기 일보직전의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있던 김수연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 행동도 썩 쿨하지 않았지만, 김수연이 자신에게 했던 약속들이 진심이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심리는, 신태호의 김수연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진심이었는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서인지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오히려 편집증적이라는 생각까지 들게합니다. 세 사람의 사랑이 이렇게 감정선들이 토막나서 비약적인 전개를 하다보니 '사랑'이야기는 아직 매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로드넘버원에서 빛나는 존재가 있어서 즐거웠고, 이 드라마가 끝나때까지 이 인물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할 것 같은 캐릭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터프가이 최민수입니다. 최민수라는 이름이 가진 대명사 터프함은 극도로 절제하면서 무장해제된 듯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윤삼수 중대장 최민수의 존재는 단연 로드넘버원의 주인공입니다. 
인간이 극한의 공포를 느낄 때 중 하나가 참호 속에서 총소리를 들을 때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곁에 있던 동료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에서는 공포와 분노로 극도의 흥분상태와 같은 감정을 겪는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이런 인간의 극한적인 감정들속에서 전우애와 사랑, 그리고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기록하게 될 것이고, 다시는 어떤 이유로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게 되겠지요. 이 함축적인 메시지는 전쟁의 포화속에 흐르는 가장 큰 감동인 휴머니즘을 통해서 전달될 것이고요. 그 휴머니즘을 최민수가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민수가 연기하는 윤삼수 중대장은 이 드라마의 핵심인 휴머니즘의 결정체라고 단언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빛납니다. 그 눈빛, 말투, 표정, 목소리톤까지 전쟁에 직면한 군인과 전장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이 하나로 합체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리더로서 존경하고 싶은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최민수의 깊이있는 연기력때문에 그 진가가 더욱 빛나고 있고요.
제가 가장 감동적으로 봤던 것은 영천면 주민을 피난시키며 최전방에서 아군과 주민의 피난 시간을 벌기 위해 2중대가 남겠다고 자원한 후, 마을 주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장면이었어요.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라며 반발하는 중대원에게 전방을 사수하기 위해 남을 것인지, 후퇴하는 본대를 따를 것인지 선택권을 주는 중대장, 그의 진심에 중대원들은 하나가 되어 영천교를 최대한 사수하겠다는 투지를 보이지요. 탱크를 밀고 내려 온 북한군에 대치하겠다는 것은 곧 죽음과 싸우겠다는 의지였지요. 
마을 주민들을 향해 "우리가 제일 북쪽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안전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인으로서 여러분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동안 이장님과 여러분이 베풀어 주신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며 최민수가 주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뭉클해져서 함께 거수경례를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눈여겨 봤던 것은 최민수가 잠시 목이 매여 쉰 목소리가 튀어 나오는 부분이었어요. 그 장면은 결코 만들어 낸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고향산천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마을 주민들, 농번기에는 논두렁에서 함께 막걸리에 새참을 먹으며 함께 농사를 짓고, 동고동락했던 가족같은 사람들과 헤어지는 마음을 여과없이 보여준 장면이었고, 군인으로서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같은 것까지 포함되어 있던 목매임이었고, 윤삼수 중대장에게 흐르는 휴머니즘이 가슴으로 전달되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최민수는 연기변신을 하지 않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게는 변신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어요. 최민수는 어떤 작품이 되었든 그 작품 인물에 캐스팅된 순간 바로 그 인물이 되어 버립니다. 제가 연기자들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단어가 빙의입니다. 딱 한번 쓰고 싶었던 적이 추노에서 대길 역할의 장혁이었는데, 쓸 기회가 없었어요. 장혁 이후 요 근래 드라마에서 캐릭터에 빙의되었다는 말을 쓰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윤삼수 중대장 역할의 최민수입니다.
그래서 글 제목으로 빙의라는 말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민수는 윤삼수에 빙의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습니다. 소지섭과 윤계상이 이장우와 신태호에게 빙의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면, 최민수는 그냥 윤삼수 중대장 같았거든요.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인간적인 웃음. 웃을 때마다 그 사람의 모든 발자취가 드러나 보이는 눈가의 주름들, 그리고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따발총 소리의 공포속에서도 사람을 진정시켜 주는, 거칠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목소리는 이 드라마를 관통하고 있는 휴머니즘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삶의 연륜이 묻어 나오기에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카리스마가 빛나는 배우 최민수, 그는 130억의 대작임에도 곳곳에 부실함이 눈에 띄는 로드넘버원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는 드라마의 진짜 넘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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