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경'에 해당되는 글 13건
- 2011.04.01 '49일' 봉인된 스케줄러의 기억, 전생에 남겨 둔 간절한 일이 뭘까? (13)
- 2011.03.25 '49일' 수영하는 저승사자에 빵 터지고, 그의 비밀에 깜놀하다 (10)
- 2011.03.18 '49일' 스케줄러 정일우, 저승사자의 눈물이 지현을 살릴 수 있을까? (21)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자 지현과 사랑하는 여자 인정이 있음에도 강민호는 송이경(지현)이 신경쓰입니다. 강민호의 혼돈은 드라마에서는 삼각구도를 위한 끌림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면에는 남자들이 여자에게 끌리는 연애감정이 깔려있어서 설득력이 있지요.
이 드라마는 유독 과거 회상씬이 많습니다. 한강이 기억하는 학창시절 신지현의 모습도 그러하고, 아직 비밀이 나오고 있지는 않았지만, 신인정과 강민호가 2년동안이나 신일식의 신가산업과 지현의 재산을 빼돌려 파산시키려 한 것을 보면, 강민호와 신일식 사장이 과거에 악연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치매처럼 보이는 강민호 어머니의 모습에서도 과거 생선장사 떡장사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면, 강민호가 신가산업에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요. 아무튼 너무 많은 복선들이 깔려있어서 작가가 어떻게 가지치기를 하면서, 큰 나무 그림을 완성할 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에요.
송이경의 연인이 5년전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은 첫회 송이경이 말라버린 장미꽃을 들고 사건현장을 찾아 자살시도를 하려했던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위에 쓰러져 있던 뒷모습도 꽃미남이었던 남자는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를 하며 임무수행중인 스케줄러였을 거라는 복선을 깔았는데, 점점 더 송이경과 스케줄러와의 관계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임기말년의 스케줄러가 임기를 채우면 받을 거라는 약속, 그것이 이번회 나왔던 간절한 일이겠죠.
가둬버린 5년전 송이경의 삶은 송이경의 방에 방치된 박스 안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송이경 방의 박스에는 드라마 흐름상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면 할 수 있는 간절한 일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스케줄러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연인을 떠나보내고 5년을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로 살고 있는 송이경을 보면, 두 사람은 죽음이 갈라놓지 못할 절절한 사랑, 혹은 아름다운 사랑을 했을 것 같은데, 송이경 혹은 스케줄러의 회상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했던 시간이 나오면, 이것도 대박일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스케줄러의 성격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얼른 송이경의 기억이 풀어 나왔으면 싶네요. 이 커플은 어떻게 사랑했는지가 궁금해서 말이지요.
스케줄러가 이런 말을 했지요. 이쪽 세상에서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 다 연관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노경빈이 정신과 의사라는 말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에 대한 기억을 쫓아가보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지요. 예전 영화에서 우피골드버그의 역할처럼 말이지요. 노경빈의 최면술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쫓다보면, 송이경이 반나절을 자신의 몸에 전세들어 살고 있는 지현의 존재도, 지현의 관리자 스케줄러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물론 수영장씬에서 스케줄러는 살아있는 사람과 대화도 가능하고,심지어 작업까지 걸 수 있는 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고요.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 지현과 만나는 스케줄러를 보게 될 송이경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겠지요. 제 생각이 1%라도 맞다면, 송이경이라면 지현이 자신의 몸에 들어와있는 시간에 알람이라도 맞추고 일어나려고 할 것같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일단 환생, 환생할 육신은 노경빈입니다. 스케줄러의 환생을 위해 생목숨 거두는 것은 아니고, 노경빈의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가는 것이죠. 영혼만 말이죠. 그리고 좀 신파적인 설정일수도 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요건 지현의 입을 통해 들려주겠죠. 그런데 이 상황은 왠지 사랑과 영혼 필이 나서 환영하고 싶지는 않고요.ㅎ 여러분이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무엇인가요? 의견 접수합니다. 접수창구는 아래 댓글창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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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똘이찌니 2011.04.01 08:50
저 이거 안보는데 회사 언니가 잼있다고 꼭 한번 보라고 하더라구요.
이미 중반부 정도 한 것 같다던데~~
ㅠㅠ 리뷰 보니 더 보고 싶네요. -
Rui 2011.04.02 06:10
이번 리뷰도 감사히 잘 읽었어요^^
마음까지도 착하고 순수한 지현이.. 저도 참 좋아합니다만,
지현이 때문에 아프게 된 이경일 보니 지현이가 조금 미워질라 그러네요..ㅎ
봉인된 스케줄러의 기억과 그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 뭘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머리만 더 복잡해져버렸네요..^^;;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스케줄러가 환생해서 노경빈의 몸으로 들어가고 지현이가 도움을 주는
전개도 훈훈하고 감동적일 것 같아요^^
7회 예고 보니 이경이가 며칠째 잠도 안자고 박스에서 꺼낸듯한(??) 책을 열심히 보던데
그 책과 관련해서 어떤 회상씬/ 복선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
오리발 2011.05.03 16:01
음.. 5년 스케줄러하고 환생한다면 최소한 5년마다 한명씩 환생할 수 있다는???
노경민도 한 인격체로 그의 인생이 있는데 송이수가 아무리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다 해도 다른 인격체의 인생에 끼어들어 다시 환생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그럴만한 당위성이나 타당성도 없는 것 같고요. 그건 스케줄러 표현대로 그의 동네와 이 동네를 '띄엄띄엄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제 생각엔 송이수의 죽음과 관련된 상처와 그로인해 피폐해진 송이경을 위로하기 위한 어떤 이벤트(마지막 인사 또는 미안함 등을 전할 수 있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게 아닐까 합니다. 하여튼 궁금하네요. 그 소원이 뭔지... ^^
송이경의 박제된 삶과 글로리 담배남자의 정체
베란다에 대롱대롱 매달려 위기를 모면하는 지현이 밑으로 뛰어내리면서 발목을 다치는 장면도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엿보이는 설정이었죠. 한강이 지현의 존재에 의심을 품게 하는 한 단서가 되기도 하면서, 지현이 몰랐던 한강의 모습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삔데에는 찬물로 찜질을 해야한다는 말이나, 호루라기에 대한 실마리들을 던지며, 한강에게서 지현과의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내게 합니다.
이경이 아르바이트하는 편의점에 매일 같은 시간에 나타나서 담배를 사가는 남자의 정체가 밝혀졌는데요, 글로리의 정체는 과거 송이경을 치료했던 정신과 의사 노경빈이라는 인물입니다. 그의 말을 빌어 과거 송이경이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손목에 난 상처 기억나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니 송이경이 한 사람과의 이별을 얼마나 힘들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지금까지 그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박제된 5년을 살아왔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49일은 삶과 죽음,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증명해 가야하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철학드라마입니다. 소현경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투명한 시선이 마음에 드는게, 죽음이 주는 절망과 부정적 시선에도 죽음을 보는 시선이 따스하다는 겁니다. 저승사자, 쏘리, 스케줄러라고 했죠? 스케줄러 송이수(정일우)라는 인물에 녹여둔 인간미때문이에요.
첫회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고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한 가장에게 스케줄러는 예우를 취했지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깍듯이 인사를 하며 엘리베이터로 안내를 했고요. 그리고 이번회 수영장에서 사고사를 당한 여자에게는 비웃음과 함께 죽어도 싼 여자로 표현해 줍니다. 유부남을 꼬시고, 거짓 사랑을 했던 것에 대한 응징같아 보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죽음에 대한 대우를 통해 주어진 삶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해학과 풍자를 잊지 않습니다.
송이경이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글로리담배 노경빈에게 "건드리지 말아요. 기억하고 싶지 않으니까"라고 경고를 할때, 시청자는 그녀 안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는 그녀의 과거 어느 지점 속에서의 그녀를 만나러 미리 가게 합니다. 송이경이 5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기다리면서 말이지요. 송이경의 방에만 오면 기분이 찝찝해 진다는 스케줄러의 말은 둘의 관계에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고 말이지요.
지현이 알아가는 것들, 불편한 진실과 소소한 행복
드라마로 돌아와서, 지현은 시간이 갈수록 충격적인 진실들을 알게 돼버렸지요. 운명산에서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민호와 인정이 철저하게 계획했었던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무 것도 모르고 민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철썩같이 믿었고, 민호를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지현은 자신의 사랑이 절반의 사랑이었음에 무너져 내리지요. 병실에서 죄책감에 지현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인정의 고백은 자기변명에 불과합니다. 고통, 어려움이라는 단어는 친구 지현에게는 없는 단어였어요. 인정에게는 고통이 다였는데 말이죠. 사랑과 우정이 배신당하는 것까지 아무 것도 모른채 누워있는 지현을 향해, 차라리 모르는게 나을 것이라는 말은 인정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음을 말합니다. 지현의 모든 것을 빼앗으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삶도 고통이라는 단어와 이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인정이었어요. 하지만 인정은 깨닫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그녀에게는 생지옥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자신이 깊숙이 들어와 버린 생지옥마저 아무것도 모른채 누워 잠만 자는 지현이 다행스러우면서도, 그것마저 부러운 인정입니다.
지현은 스케줄러가 냉혹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하나씩 알기 시작합니다. 시크릿넘버 힌트를 주기도 하고, 위급상황이 아니면 호출하지 말라고 했으면서도, 호출을 하면 꼬박꼬박 달려와주는 스케줄러거든요. 심지어는 부지불식간에 이경의 몸에 빙의된 지현 앞에 불쑥 나타나 지현을 보호해 주기도 하지요. 음모와 배신에 화를 제어하지 못하는 지현이 강민호를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자, 유리병이 빨갛게 변하면서 뜨거워지기 까지 하더라고요. 유리병이 깨지면 지현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도 말해주면서, 스케줄러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지현이 드러난 진실들과 부서져 가는 관계들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냉정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니까 말이지요.
이번회 지현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모든 것을 알게 된 지현이 거리에서 길잃은 아이처럼 멍하니 서서 엄마를 부르는 장면이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지현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모두가 바람같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중에 지현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공허함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내가 지현이라면, 나는 몇방울의 눈물을 받을 수 있을까? 몇방울의 눈물을 받을 수 있을까 손가락을 세기 전에, 저는 눈물을 받을 수 있도록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이 드라마가 깊이를 담고 있는 이유가 아마 여기 있을 듯합니다.
자신의 몸이 이상한 점들을 알아가는 송이경은 경칩을 맞아 개구리가 튀오나오듯 점차 스스로 가둬버린 삶의 시간으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날마다 머리가 감겨져 있고, 비누냄새가 아닌 자신도 모르는 샴푸냄새가 이상한 이경이지요. 다친 일도 없는데 발목이 시큰거리기도 하고, 언제 본 거울인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얼굴에도 변화가 생긴 것을 알아채지요. 스킨 로션도 바르지 않은 푸석푸석한 얼굴에 윤기가 돌고 있으니,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
이경이 자신에게 일어난 이 해괴한 일을 눈치챌 날도 멀지않아 보이는데요, 자신의 몸안에 시간제로 들어와 사는 지현과 어떤 식으로 대면을 할까도 궁금하지만, 이경의 눈으로 스케줄러를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점이랍니다.
스케줄러는 저승사자, 즉 죽음전문가인데요, 소현경 작가를 통해 나온 21세기 저승사자인 스케줄러는 삶 전문가라는 점이 작가의 기발함을 엿보게 합니다. 죽은 것처럼 살아가는 송이경의 삶을 돌려주는 역할도 스케줄러가 할 것같고, 지현에게 49일이라는 시간을 주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것도 스케줄러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삶과 죽음을 유쾌하면서도 의미있게 바라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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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일우의 어색한 표정연기가 자취를 감추었고, 정일우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었던 뭉개지는 발음이 거의 없어졌다는 겁니다. 대사전달력이 정확해지니 연기에도 자신이 붙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좀 특이한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 까칠한 저승사자의 연기도 자신감이 넘치고 있는 것이 보여서, 그의 변신이 새롭고 반갑네요.
영혼빙의라는 소재로 로맨틱 판타지를 들고 온 소현경 작가, 악연들 속에 꼬여있는 인간관계의 씁쓸한 단상들마저도, 희망고문으로 클라이막스에 치달을 때까지도 드라마 전체에 흐르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소작가 작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동시간대 수목드라마 모두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 웃음이라고는 가뭄에 콩나듯 긴장감으로 지켜봐야 하기에, 조금 가벼운 드라마 한 편정도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49일이 그런 작품이 될 것 같더군요. 그럼에도 49일은 수목드라마 중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드라마의 깊이나 주제의식은 더 무거웠으면 무거웠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만큼 우리네 인생사에서 무거운 주제가 또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돈, 사랑, 욕망, 배신, 음모 등등 모두가 우리 삶을 버겁게 하는 주제들이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인 주제 앞에서 무거움을 논한다면, 아마 다들 백기투항해 버릴 겁니다. 삶과 죽음 앞에서는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사랑이라 할지라도, 찰나처럼 순간적인 삶의 편린이 돼버릴 뿐이지요. 삶이라는 긴 여정 속에 일어나는 짧은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이며, 죽음이라는 것과 함께 순식간에 무(無)로 돌아가버리는 에피소드일 뿐이죠. 물론 그 의미가 가볍다거나 영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런 점에서 49일의 주제는 그 묵직함이 철학적인 물음까지 제시합니다.
뚜껑열린 저승사자,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 놀이를 하는 정일우는 드라마의 큰 줄기를 이룰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21C 젊은이의 트렌드를 즐길 줄 아는 신개념 저승사자는 그동안 보조적인 역할을 했던 드라마속 저승사자들의 통념과 상식을 깨는 인물이죠. 여주인공 이요원이 음울하고 삶의 의미를 잃은 공허한 눈빛으로, 하루를 죽지못해 사는 송이경과 긍정소녀 단순공주의 발랄한 신지현 두 캐릭터를 오가며 1인2역을 하는 것처럼, 스케줄러 정일우의 캐릭터도 저승사자라는 단순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지요.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스케줄러의 룰을 깨며 신지현의 생명을 되찾아주기 위해 관여하면서, 감정이 지배하는 인간사에 깊숙히 들어가기에 저승사자와 인간이라는 두 가지의 캐릭터가 공존하게 될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매력 예약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요.
첫회 죽음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저승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한 가장의 죽음, 가족들의 오열을 보며 담담하게 웃으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초인간적인 모습이 부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요. 누구든 죽음 앞에 심장마비로 죽은 남자처럼,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평온한 미소까지 띄며 이승을 하직할 사람은 없겠지요. 금수보다 못한 짓을 하고도 죽음 앞에서는 "내가 왜요?'라며 억울함을 하소연 하거나, 살고자 버팅기는 것이 대부분 인간이 가진 본능일 겁니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니 죽기 싫어하는 신지현의 나이가 20대가 아니라, 80대였어도 마찬가지였을테니까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지요.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 선 신지현에게 순도 100% 신지현을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이 담긴 눈물 세 방울을 담으라는 미션은, 영혼빙의라는 식상할 수 있는 판타지의 공식을 깨는 참신한 소재입니다. 사랑에 배신당하고 우정에 배신당하면서, 신지현이 맛봐야 하는 절망감들은 우리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피상적이며, 계산과 필요에 의해 맺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비웃음으로까지 여겨져, 서글플 정도로 잔인한 미션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49일이라는 시간, 나를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지, 이제부터 도시의 방랑자, 죽음의 스케줄러와 함께 여행을 떠날 시간입니다.
사고로 차들이 엉켜있었던 장면처럼, 드라마 49일의 모든 인간관계는 얽혀있는 비밀들이 산재합니다. 이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겪게 될 반전과 새로운 인간관계들을 49일동안 풀어갑니다. 신지현을 살리는 눈물은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것에서 드라마는 수많은 복선들을 쏟아내며, 그 흔한 눈물에도 오만가지 의미가 담겨있음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줍니다.
우선 감지되는 복선들 중 한가지가 2회에서 드러났듯이 강민호(배수빈)와 신인정(서지혜)의 관계입니다. 신지현과 강민호의 운명산에서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말하는 복선이기도 하지요. 신인정과 강민호가 공모해서 산에서 조난을 핑계로 신지현에게 접근했고, 목적은 신지현 아버지의 재산일 수도 있지만, 과거 악연에서 비롯된 복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상한 점은 신지현의 약혼식날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약혼식장을 나간 신지현의 아버지가, 그날 저녁 술에 취해 집에와서 번개불에 콩 볶듯이 두 사람의 결혼식을 앞당겼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전화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가 키를 쥔 비밀 한가지입니다. 신지현의 아버지가 과거 어떤 일과 관련해서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혔고, 모든 불행이 거기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송이경이 왜 죽은 시체처럼 살아가는지 까지도, 하나의 연결고리 선상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모든 인연에 우연이라는 말은 없다는 말이 있듯, 모든 만남은 저마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스케줄러가 신지현에게 얼핏 그런 말을 하기도 했지요. 1회에서 스케줄러가 신지현에게 송이경의 몸을 빌게 된 것도 다 우연한 일은 아니라는 말을 했거든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인연이든, 악연이든, 공통분모는 송이경의 연인이 죽은 사건과 신지현 아버지(최정우)의 과거 행적에 답이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정일우가 송이수라는 역에 캐스팅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서 의아합니다. 왜 스케줄러의 이름이 송이수일까요? 송이경과 연인 사이라기보다는 남매지간이 연상되는 이름이어서, 처음에는 송이경의 죽은 애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는데, 다시 알쏭달쏭해져 버리네요.
신지현을 위해 눈물을 흘릴 세사람은 누가 될지, 우선 신지현을 몰래 짝사랑하는 한강(조현재)의 눈물은 예약이 되었지만, 나머지 두 사람이 누가 될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 중 한사람이 송이경이 될 것이라는 추측을 했는데요, 자신의 몸에 낯선 여자가 빙의되어, 자신이 잠든 시간을 살고 있는 자기 안의 존재를 인식했을 때, 송이경과 신지현이 어떤 관계로 변해갈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몸에 기거하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두 여자, 빛과 그림자, 얼음과 불, 삶과 죽음처럼 삶을 대하는 자세도 죽음을 대하는 자세도 극과 극입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삶이 고통인 여자, 죽어서는 절대 안되는 무지개빛 에너지가 충만한 여자,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비밀들이 하나식 벗겨질 때마다, 반대가 될 것같은 예감도 듭니다. 5년을 통째로 죽은 듯이 살았던 여자 송이경이 자신의 몸에 빙의된 신지현의 사연들을 알아가면서, 그녀는 삶의 새로운 이유들을 발견할 듯한 생각이 들거든요. 신지현을 살리고 싶은 이유까지 포함해서 말이지요.
반대로 절대로 죽고 싶지 않은 신지현은 죽고 싶을 정도로 배신감과 맞닥뜨려야 합니다. 사랑하는 약혼자 강민호와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 신인정이 연인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그녀는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잃어 버립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스케줄러 정일우는 두가지의 감정으로 신지현을 보겠지요. 죽음을 관리하는 스케줄러로서의 냉정함과 인간의 감정인 연민이라는 감정입니다. 여기서 스케줄러의 눈물이 신지현을 살릴 마지막 눈물 한방울이 될거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저승사자의 눈물이 그네들 룰에서 효력을 발휘할 지는 모르겠어요. 분명 사랑해 주는 사람의 진심이 담긴 눈물을 받아야 한다고 했기에 말이지요. 신지현을 살릴 눈물 세 방울중 마지막 방울이 가장 궁금한 이유가, 그것이 저승사자 정일우의 눈물이라고 생각해봤는데, 규칙에서 어긋난나면 땡!이겠지요? 아무튼 세 방울의 눈물 주인공때문에라도 49일을 끝까지 봐야할 이유가 생겼네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 외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두가지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신지현이, 뇌사상태에서 생명을 다시 찾아 깨어나고 싶을까 하는 생각요. 그녀가 알게 된 진실들을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할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더 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현경 작가의 따스한 시선은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 주지요. 신지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 한강(조현재)입니다.
비중있는 조율자 스케줄러라는 재미있는 캐릭터로 돌아 온 정일우, 스타일의 변신만큼 그의 연기변신이 반갑고 매력적입니다. 깨방정에 시크함, 잔뜩 멋부린 까도남, 그리고 저승사자에 어울리지 않는 인간미까지 넘쳐날 것 같은 캐릭터라 스케줄러 역할에 흥미만발입니다.
*그나저나 각축을 벌이고 있는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 가시나무새, 그리고 49일까지 저는 다 재미가 있네요. 재미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드라마들입니다. 리뷰글로 많은 이야기들을 쓰고 싶은데, 몸과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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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2011.03.19 01:45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아는 몇가지 소스를 드릴려구요ㅋㅋ
먼저, 지현의 아버지는 암판정을 받아 결혼을 빨리 서두른 것입니다. 아마 약혼식의 전화를 받고 암판정 받은 것 같습니다. 지현의 아버지가 암 환자인 것은 공식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설명에 있습니다.
그리고, 정일우가 스케쥴러 일을 한 지가 5년이 되었다고 하였고, 송이경의 애인이 죽은 지도 5년. 이름이 비슷한 것은 같은 고아원출신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많은 복선을 깔아놓았고, 고작 2회밖에 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마지막회가 기대가 되네요. 작가가 어떻게 풀어나가실지..
그럼 열심히 49일 봅시다!! -
- 2011.03.19 09:08
이상한 점은 신지현의 약혼식날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약혼식장을 나간 신지현의 아버지가, 그날 저녁 술에 취해 집에와서 번개불에 콩 볶듯이 두 사람의 결혼식을 앞당겼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전화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가 키를 쥔 비밀 한가지입니다. 신지현의 아버지가 과거 어떤 일과 관련해서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혔고, 모든 불행이 거기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송이경이 왜 죽은 시체처럼 살아가는지 까지도, 하나의 연결고리 선상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이부분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공홈에 나와있는 내용이라 한자 남기고 갑니다
이때 받은 전화는 병원인 것 같습니다. 신지현의 아버지가 암선고를 받고 나서 결혼을
앞당긴다고 공홈에 나와있거든요^^ -
jgfj 2011.03.19 11:25
(˛人¸)여관은 많고떡칠 女子는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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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011.03.25 02:49
초록누리님 안녕하세요. 49일에 대한 포스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전반적인 트랜드 분석에 등장인물 분석까지- 정말 드라마 좋아하시는 게 행간에 드러나네요~ 저희 '단비뉴스'라는 대학매체에서도 '49일' 소재로 기사 한 편을 썼는데, 읽고 한 번 의견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주 TV를 보니>라는 코너로 각종 드라마 및 TV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