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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커플의 결혼식이라는 어감이 주는 생경함에 여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극중 태섭의 엄마 민재의 입장이나 100% 이해를 해주지 못하고 미안해 하는 병태나, 아들을 괴물 취급하는 경수엄마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모두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일 겁니다. 아들의 행복만을 위해 태섭을 인정해주는 민재, 인정은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 병태, 다른 평범한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처럼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경수엄마나 사고방식은 다르지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이번 35회에서 두 커플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가 가족의 따뜻한 환영속에 결혼을 전제로 한 연주와 호섭커플, 아무도 없는 저녁 바닷가에서 데이트를 즐겨야 하는 태섭과 경수커플. 드라마 속에서만 보자면 아름답기 그지없고,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에요.
양가 상견례가 끝나고 결혼을 앞둔 호섭과 연주의 사랑은 설레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어요. 특히 처음 여자를 대하는 호섭의 뽀뽀 구걸(?)은 숫총각 호섭이의 캐릭터 그대로였고, 순수해서 웃음도 나왔답니다. 호섭이처럼 따뜻하고 쿨한 남자는 정말 사위삼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연주를 대하는 호섭의 태도는 진실되었고, 남자다웠어요.
눈물을 흘리는 연주에게 호섭이 살짝 뽀뽀 하면 안돼느냐고 허락을 구하고 연주 얼굴에 다가서지만, 심호흡만 할 뿐 키스를 못하고 마는 호섭이었지요. 그런 호섭에게 연주가 키스를 해주는데, 참 예쁜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에서 연주가 과거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까지 였는지는 모르지만, 호섭의 쿨한 남자다움도, 미안해 하는 연주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두 사람이 결혼해도 과거라는 문제로 서로 할퀴고, 상처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제한 응원하고 싶은 한 커플이었어요.
역시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 태섭과 경수커플이에요. 두 사람은 본인들이 이성애자처럼 되고자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경수는 결혼을 했었고, 태섭도 채영을 두고 고민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이고, 상대를 불행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두 사람입니다. 또한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살지 않겠다고 커밍아웃을 했지요. 극중에서 서로의 눈에 콩꺼풀을 씌울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것은 천생연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말을 민재로부터 전해 듣고 병태는 그냥 인정해 주는 것으로 되지 않느냐며 불편해 하지요. 그런 병태에게 민재가 그 애들을 인정하면서 결혼식 혹은 언약식이라는 것으로 가족끼리만으로도 정식으로 축하해 주자고 했지요. 편견이 없다면서도 결혼에 부정적인 병태에게 차별이 아니냐는 말은 병태를 오랜 시간 힘들게 하지요. 저는 민재의 말도 병태의 고민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타인의 가족 일이기에 관대하게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병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빈 방이 있지만 널 재워보낼 수는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지요. 저는 병태의 심정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마음으로는 이해하고 누구보다 가엽고 불쌍한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놓고 두 사람을 인정해주지 못하는 이중적인 마음, 병태가 말한 미련이라는 부분때문이겠지요.
요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동성커플의 결혼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지만, 또 한가지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 화두를 통해 생각하며 정리를 한 부분이 있어요. 동성애라는 코드가 거침없이 안방극장에 들어 온 것도 하나의 이슈가 되었고, 그것이 사회적 편견을 깨는 것에 얼마마큼의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청자들 각자의 몫이고 판단이겠지요.
저는 드라마 처음부터 태섭과 경수의 동성애 역시 이해의 시선으로 봐왔고, 드라마를 보면서 김수현 작가가 던지는 보다 깊은 문제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편견이라는 부분보다는 어떤 식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김수현 작가가 던진 화두는 동성애가 아닌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였고, 사랑의 자유였습니다. 동성애자들까지 포함된 모든 사람의 권리말입니다.
모 기독교 단체연합에서 신문에 인생은 아름다워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드라마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저는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정서적으로 해가 되는 것은 다른 드라마들에서 다루고 있는 폭력, 불륜, 살인, 복수같은 주제들이지요. 또한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그려내는 장면들이 수위가 높다는 항의가 많이 있었다는데, 저는 방송을 보면서 오히려 신중하고 조심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다른 드라마에서 이성애자들의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은 이해하면서, 동성애자들이 이마에 키스하거나 한 침대에 있는 것 만으로 수위가 높다고 한다면, 동성애자들에게는 정신적인 사랑만 하라는 뜻과 뭐가 다를까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잡고 싶어하고 키스하고 싶어하고, 신체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동성애자나 베드신이나 직접적인 키스장면이 연출된다면 저 역시 정서적으로 불편할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다고 봅니다.
사회적 편견이라는 것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린 애들을 일부러 데리고 앉아서 이런 교육을 시킬 필요까지 없겠지만,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그 사람들의 잘못이나 선택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어른들이 말해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동성애자를 보는 사회적 편견 역시 작게는 가정에서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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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우스원 2010.08.02 15:26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이해가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
이해하는 드라마의 부모님은 대단하시더라구요
오늘도 너무 더워요 즐거우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파이팅 !~~~ -
세이 2010.08.02 16:37
슈퍼스타k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한 남성이 커밍아웃 동성애자라는것을 밝히더군요
김수현 작가님의 의도처럼 동성애자들이란 이유만으로 음지에서 음성적으로 사랑을 하는게
가여워요 그들이 동성애자라고 해서 죄인도 아니구요
다만 사랑하는 방식 사랑하는 사람이 동성인 것 말고는 없는데요
동성애자가 틀린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것 뿐이지
저또한 동성애자는 아닙니다 ^^
날더운데 에어컨 퍼져서 미치겠군요
글 잘 읽고 공감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
저희 부모님 2010.08.02 17:30
두 분 다 일흔이 넘으셨지만 인생은 아름다워 무척 재미있게, 다음 이야기 궁금해 하며 꼭 꼭 챙겨보십니다. 물론 남남커플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따로 여쭤 본 적은 없지만 불편하거나 꺼려하는 기색은 못 느꼈어요. 음양의 조화가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타고난 본성을 거스린 채 자신을 속이고 주변 사람들을 속이며 불행하게 사는 것 보다는 '괴물' 취급을 받더라도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게 그래도 조금은 더 행복할 거 같아요. 표현 수위에 대해 말이 많은 건 그간의 정관념이 일으키는 거부반응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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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란 2010.08.03 02:09
교육적으로 문제라는 사람들의 태도는 결국 자신이 그부분에 대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뜻이 아닐까요. 아이들이 배울까봐 무섭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바로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
그러나 그사람들은 좀더 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이가 앞으로 만날 사람들중에 동성애자가 있을수 있고, 자신의 아이의 친한 친구가 어느날 커밍아웃을 할 수도 있고, 또한 자기 아이가 동성애자일수도 있다는것...동성애는 금기인듯 치부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하실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가족,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오랜시간 고통받는 아이들이 바로 자신의 아이일수도 있는겁니다.
무조건 감춘다고 동성애자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가르쳐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비록 동성애자 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포용하며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이니까요. -
니자드 2010.08.03 10:32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무조건 교육적으로 안좋다는 인식 자체가 커다란 사회적 편견이죠. 어떤 경우냐, 어떤 논란이 있느냐와 함께 사회현상의 일부분으로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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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종교 2010.08.03 15:16
우리나라 기독교는 외국에서도 기이하게 볼정도로 극성으로 유명합니다. 무슨말을 해도 이상할게없는 집단이다보니 전 그냥 신경안씁니다.
동성애자도 같은 사람이고 평등하다는걸 알려주는게 오히려 교육적인것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