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김래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0.26 '천일의 약속' 박유환의 오열, 드라마 분위기를 바꿔버리다 (14)
  2. 2011.10.19 '천일의 약속' 수중키스에 침몰한 사랑, 늦기 전에 끄집어내야 (4)
2011. 10. 26. 09:30




연예인들 중에는 형제 자매 남매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엄정화-엄태웅, 김태희-이완, 하지원-전태수, 산다라박-천둥, 소녀시대 제시카-에프엑스(fx) 크리스탈, SS501 김형준- 유키스 김기범 등 생각나는 분들만 해도 정말 많네요. 누나 혹은 동생, 형의 후광을 입은 덕도 봤겠지만, 그보다는 각자의 개성과 활동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연예인들이지요.
JYJ 박유천(미키유천)의 동생 박유환도 형제 사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박유천은 성균관스캔들로 연기자로서도 성공한 케이스로 인기를 얻었지요. 비슷한 용모에 해사한 이목구비의 박유환, 그를 처음 본 것은 종영한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애늙은이 어린 삼촌 한서우라는 역할을 통해서 였습니다.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 첫연기치고는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배우입니다. 발성상 발음이 새는 문제와 혀짧은 소리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요. 박유환의 발음이 거슬림에도 그를 눈여겨 보았던 것은, 연기를 참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진정성있게 전달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천일의 약속에서 주인공 이서연(수애) 동생으로 박유환이 나왔을때, 솔직히 연년생 동생으로는 수애와 차이가 난다 싶었고, 대사까지 깎듯한 존댓말을 쓰는 바람에 나이차가 10년정도는 차이가 나나? 싶어 고개가 갸웃해지기도 하더군요. 이번 4회부터는 말을 내려 듣기 편해졌습니다만. 아무리 누나가 어머니같은 존재이고, 어려서 문권(박유환)이 공부를 게을리 한다고 책을 불태우겠다고 성냥불을 긋는 서연의 꼬장꼬장한 성격탓에 말도 못내렸나 싶기는 했지만, 요즘 누나 동생 사이에 존대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분위기탓인지 어색스러웠거든요.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도 아닌데 싶어서ㅎ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서연은, 자신의 행동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정상인 자신을 확인하려 하지요. 컵라면이 퉁퉁 불어터진 것을 보고는, 원고에 집중하느라 그랬다고 부정을 합니다. 세면대의 물을 잠그지 않고 나간 서연,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며, 애써 엿같은 알츠하이머와 연관짓지 않으려고 하지요. 서연이 애쓰는 모습이 강박증처럼 되어가는 것이 안쓰럽더군요. 점점 더 심해지겠지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그녀의 기억들이 소리없이 스르륵 하고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고통인지, 그 공포와 싸우고 있는 서연이 되어 보지 않고는 다 알 수 없을 듯합니다. 하루하루 알게 모르게 지워져 가는 그녀의 기억들은, 마치 시한부 인생처럼 그녀의 생명이 단축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겠지요. 
매일매일 떠오르는 지형과의 추억은 그녀를 더 힘들고 아프게 할 뿐이지요.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다고 한번만 만나자고 했다는 지형의 말에도, '마음 불편할 필요없다고, 미안해 할 필요없다고 전해달라'고 했을 뿐이지요. 서서히 사라져 버리는 기억을 안간힘을 다해 붙잡고 싶은 것처럼, 그렇게 마음으로는 지형을 붙잡고, 또 붙들고 싶은 서연입니다.
소태씹은 표정으로 결혼준비를 하는 지형도 마음은 온통 서연에게로만 향하지요. 하루하루 결혼날짜가 다가올수록 서연에게로 더 달려가고 있는 지형입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뚱한 지형에게 향기의 엄마(이미숙)가 결혼깨자며 불같이 화를 내도, 착한 향기의 오매불망 사랑고백도, 서연에게 더 달려가고 있는 지형을 잡지 못합니다. 향기엄마 이미숙의 성깔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친구 누나의 부음에 조문을 가려던 문권은 자동차키를 찾으러 들어갔다가, 서연의 서랍에서 메모지를 발견하게 되지요. 요즘들어 깜빡증이 심해진 누나가 별걸 다 유치하게 하고 있구나 라는듯 피식 웃던 문권은, 서연의 약처방전을 보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지요. 그리고 그 약이 알츠하이머와 우울증 약이라는 것을 알고는 경악합니다.
재민에게 누나가 치매인 것같다며 걱정하는 문권, 재민은 병원을 찾아가 서연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확인하지요. 서연의 병을 알게 된 문권은 하늘이 노래지고, 무너지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6살 어린 나이에 동생을 위해 라면을 끓여주던 누나, 라면도 떨어지자 맹물이라도 먹여 동생의 허기를 채워주려 했던 누나는 엄마이자 아버지였지요. 그런 누나가 치매에 걸려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5~6년 내에 죽게 된다는 것이, 무슨 막장드라마같은 이야기냐고 받아들이기 힘든 문권이지요. 
"이게 뭐야, 이 등신아, 누나". 약 처방도 받지 않은 누나를 이제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모른 척 연기를 해야하느냐며 오열하는 문권, 박유환이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는데, 심장이 쿵! 하면서, 돌덩이가 얹혀오는 것같더군요. "우리 이렇게까지 재수가 없어야 해? 누나도 나도, 참 더럽게 재수가 없어요".
지난 회(3회)알츠하이머형 치매라는 진단을 받고도, 너무나 침착했던 서연때문에 사실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벽력이라는 느낌은 생략돼 버렸지요. 혼자 병소주를 마시며 오열하는 서연, 분노의 양치질로 치매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은 서연을 통해, 그 아픔이 전달되기는 했지만, 서연의 지나친 담담함에 알츠하이머는 서연의 병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4회에서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는 문권을 보면서, 치매가 순간  '내 일이기도 하고, 내 주변의 일이기도 하고, 또 내 부모님의 일이기도 하구나' 라는, 그런 먹먹하고 불안한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남자들은 감정표현을 참 잘 절제한다고 하지요. 사람이 죽어도 남자들은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꺼려합니다. 발뻗고 주저앉아, 아이고 대이고 하는 여자들과는 달리, 남자들 대부분은 굵은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죠. 박유환은 어린 나이에 받아들여야 하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을, 그 나이에 맞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함께 있던 이상우의 눈에 고이는 눈물이 절제하는 남자의 깊은 아픔을 보여 주었다면, 박유환은 세상 유일한 피붙이이자, 엄마이기도 한 누나에 대한 감정을 오열로 보여 주었지요.
 
박유환은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도 큰 비중있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조카 한상원의 무식함을 지적해 주는 장면에서는 어린 나이지만, 조선시대 선비가 나왔나 싶게 고지식하고 박학다식하다가도, 엉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그러면서도 사려깊은 애늙은이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였지요. 아마 박유환의 마스크에서 나오는 절절함이 배인 진정성때문이었던 듯합니다. 연기를 하는데도 연기같지 않은, 뭔가 부자연스러우면서도 또 진짜같은 그런 느낌말입니다. 한마디로 가능성이 보이는 신인배우였습니다.
그리고 천일의 약속 4회에서 오열하는 박유환은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어, 그의 빠른 성장이 놀라웠습니다. 진짜 자신의 누나에게 닥친 불행처럼 그렇게 절절하게 우는데, 순간 이 드라마에 흐르는 슬픔이 가슴을 퍽 하고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박유환의 오열로 비로소 서연의 알츠하이머가 피부로 다가오기 시작하더군요. 박유환의 오열장면은 천일의 약속을 비극과 슬픔의 코드로 한순간에 바꿔버린 장면이었습니다. 여전히 그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는 발음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감정으로 전달할 줄 아는 배우 박유환, 박유천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박유환이라는 이름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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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4
  1. 라이너스™ 2011.10.26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형만한 동생도 있죠.
    박유천보다 유한이 연기는 더 나은듯.ㅎㅎ

  2. 제니 2011.10.26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저도 처음에는 발음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냥 오히려 그게 전 더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정말.. 어제는 누나의 병을 알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이 박유환이라는 배우에게.. 더 애정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3. 카르페디엠^^* 2011.10.26 10: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연기를 못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4. 하니비 2011.10.26 10:45 address edit & del reply

    유전자는 무시할 수 없구나를 실감할만큼 닮은 형제의 모습이 순간순간 보이지만 서로간에 형 동생 그늘을 논하지 않아도 될만큼 주어진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역량을 보여주는 각각 훌륭한 배우들입니다 박유환이 보여주는 문권이는 기대하게하고 만족시킵니다

  5. 2011.10.26 11:3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1.10.26 11:41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그 장면에서 많이 울컥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교정했습니다^^

  6. 왕비마마 2011.10.26 12:00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요분 연기 잘하던데요~ ^^;;;
    여태는 그냥 연예인 가족~ 쯤으로만 여겼었는데~
    이거 대충볼 친구가 아닌듯싶습니다~ ^^

    울 누리님~
    기분 좋~은 하루 되셔요~ ^^

  7. 고갱이 2011.10.26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딴지 거는건 아니구요.. 민권이 아니라 문권 아닌가요?

    • 초록누리 2011.10.26 12:3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맞네요. 문권...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8. 한마디 2011.10.26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알았네요 연예인동생인지 ^^
    근대 연기가 이상하다고 느낀건 저뿐이었나봐요 ;
    발음이 너무 새서 대사를 칠때마다 불안하더라구요
    호흡하는 법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아
    정말 신인배우구나 하는걸 느꼈었는데..
    저만 그랬나봐요 ^^;

  9. 생각보다 잘함 2011.10.26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외모는 유천이지만 연기는 박유환이 좀 더 나은듯... 새는 발음과 혀짧은 소리의 악조건에도 열심히 하는거 같고.. 은근 중독성 있음... 참 착한 남동생을 잘 그리고 있는거 같아요...

  10. 박유환 ㅎㅎ 2011.10.26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연기하는 모습이 가식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긴 하죠? 그리고 발음은 치아교정을 하고 있어서 새는건데.. 그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것 같네요. 아마도 장치를 빼고 나면 한결 자연스러워지겠죠..^^

  11. mj 2011.10.26 17:54 address edit & del reply

    위에 미키유천이라고 쓰셨는데 믹키유천이 맞습니다 ^^.. 솔직히 처음에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고 혀짧은 소리가 너무 거슬려서 좀 피하는 면이 있었는데요, 본인이 '형 덕에 성공한 배우'라는 수식어를 원하지 않아서 그런지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사실 박유천과 연기력을 비교하기에는 여지껏 박유천이 맡은 역할이 성스나 리플리에서 말도 조곤조곤, 조용하고 정말 모범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캐릭터라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기에는 어려운 캐릭터들이였던 것 같아요. 반면에 박유환은 좀 더 생동감있고, 현실적인 인물이다보니 연기의 몰입도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구요. 무튼 형제 모두 연기에 뛰어난 소질이 있다고 봅니다.

  12. ㄴㄴㄹ 2011.10.26 18:20 address edit & del reply

    11년 10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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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전자 kmj2105

2011. 10. 19. 13:09




1회에 이어 2회에서도 강도높은 키스신장면이 나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참 아름다울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도, 선정성이 느껴져서 보기가 조금은 불편하더군요. 수중에서의 키스신이 선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카메라의 각도때문이었습니다. 수애의 엉덩이 라인과 전체 실루엣을 그렇게 근접촬영을 해야 했는지 싶더군요. 아래에서 찍으므로써 노골적으로 수애의 몸라인을 잡는데 신경을 많이도 썼더군요.
선정적이었든 노골적이었든 아름다웠든 뭐가 되었든 다 좋은데, 문제는 제가 아직 두 사람의 사랑에 감정몰입이 되지 않은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육체적 탐닉 내지는 육체적 욕정과 사랑이 먼저 느껴진다는 겁니다. 사실 영화에서는 그보다 더 야한(?)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다반사니, 그런 선정적인 장면을 처음봤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수현작가가 카메라 김독을 따라다니며, 이러저러한 부위를 클로즈업해서 찍으라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겠지요. 사랑하는 남녀, 그것도 은밀하게 불꽃사랑을  나누는 청춘남녀가 호텔이 되었든, 수영장이 되었든, 갈대밭이 되었든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렇게 사랑하는데 말이죠. 문제는 시청자에게(저에게)는 아직 그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감정선을 따라가는데 있어 주인공들이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인과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작가의 머리속에서야 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이고, 또한 사랑하게 된 계기와 그 추억들이 겹겹이 쌓여, 어떠한 상황에서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겠지요. 하지만 시청자는 아무런 감정이입도, 심지어 두 사람이 무엇에 끌려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의 강도높은 배드신이나 키스신은 호사가들의 안주감이 될 수 밖에요. 왜 김수현 작가가 이런 모험적인 전개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가 정말 따라가기가 숨이 차네요. 일정부분 스토리를 알고 있음에도 따라가기 힘든 주인공들의 감정선은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순서를 바꿔 이서연(수애)과 박지형(김래원)이 어떻게 만나, 어떤 식으로 사랑을 느끼고(상대방의 어떤 점에 끌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들을 설명했더라면, 어쩌면 그장면은 가슴아프고 절절하게, 그리고 더없이 아름답게 사랑하는 장면으로 다가왔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유난히 끌려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혹이나 김수현 작가가 이번에 보여줄 사랑이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 촬영각도든, 배드신의 횟수든 얼마든지 격정적이고, 리얼하게 보여주더라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육체적 사랑을 보여주는데, 벗는 것만큼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니 말입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은 왜 그렇게 서로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육체적 사랑을 나누던 것부터 기억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각별하고 애절하게, 열정적으로 사랑하다 헤어진 경험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헤어지면 그런 기억들이 먼저 떠오르는 걸까요? 
천년의 약속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끌림의 감정을, 배드신이나 수중키스신보다 공들여 보여줘야 했어요. 멜로물의 도식적인 순서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도 함께 느껴야 하잖아요. 문제는 이 부분이 나오지 않아서, 두 사람의 사랑을 아직은 응원하고, 바라봐주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착한 향기만 불쌍하고, 약혼자 두고 바람핀 박지형만 나쁜놈이고, 결혼할 여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만난 이서연은 남의 남자 꼬신 여자로만 보이고 있지요.  


제가 특별히 이서연(수애)과 박지형(김래원)이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친구의 오빠가 극중 수애가 앓는 경도인지장애, 혹은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달리한 일이 있습니다. 병명이 뭐냐고 물으니 당시에는 알츠하이머다라고 단정해서 말하지는 않더군요. 그저 뇌세포가 경직되어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라는 말만 했었어요. 그 오빠는 모 항공사 신입사원이었고,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신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두통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다고 해요. 말도 어눌해지고, 보행감각에도 이상이 생기고, 기억력이 저하되면서, 사람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고요. 치매와도 비슷하지요. 심지어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 친구의 집에서는 안해 본 것이 없었어요.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기도 하고, 좋다는 약은 다 구하고, 미국에 가서 치료도 받아봤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오빠는 나중에는 걸음 걸이도 힘들어서 거의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서 사람만, 아니 천정만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늘어갔지요. 얼굴에 표정도 없어졌습니다. 얼굴근육까지 마비가 되고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발병이 되고 오빠가 산 시간은 몇년밖에 안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여서 어려서부터 봐왔던 오빠였는데....혹이라도 제가 아는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누군지 알 것같아 더 많은 예들이 있지만, 삼가하겠습니다. 고인에게 누가 되는 일이 될 듯해서요.
그런데 오빠가 심지어 어머니도 못 알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한 사람만은 알아봤다고 합니다. 올캐언니(부인)였습니다. 언니를 보면 일그러진 표정으로도 웃었다고 해요. 새언니는 오빠가 생을 버릴때까지 단 한시도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젊은 나이인데, 한창나이인데 신혼 1년만에 닥쳐온 불행에도 늘 밝고 씩씩했어요. 오빠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왜 그러냐고,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하니까 웃는다고...벌써 10년이 넘은 일이지만, 오빠와 새언니와의 그 짧은 시간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친구랑 얼굴이 퉁퉁 붓도록 울던 일이 생각납니다.
처음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접했을 때, 맨처음 떠올린 사람이 그 오빠와 새언니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사랑일지 모르겠지만, 새언니나 오빠의 마음을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랑의 색깔이 뭔지 알 수가 없었죠. 제 친구마저도요.
시간이 지나자 먼저 힘들어 한 것은 친구의 친정부모님이셨어요. 새언니에게 할만큼 했다고, 한창나이인데 네 갈길 가라고, 도저히 미안하고 안됐어서 못보겠다고 나가서 살라고 했지만, 새언니는 끝까지 오빠의 마지막을 지켰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사랑도 있었구나 싶습니다. 단지 책임감때문에, 남편이 가여워서, 남들 눈과 입이 무서워서 스물 대여섯밖에 안되었던 새언니가 오빠곁을 지키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이번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요. 김수현작가가 서연과 박지형을 통해 말하는 사랑을 통해, 그 때는 다 알지 못했던 오빠와 새언니의 사랑을 이해하고, 느끼고,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게 했을까가 먼저 다가오지 않는 것은 아쉽네요. 그러나 조금 더 기다려 보렵니다. 김수현 작가가 분명 답을 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다 알지 못했던 그들의 사랑도 알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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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카르페디엠^^* 2011.10.19 13: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천일의 약속 정말 파격적이네요^^

  2. 푸른소 2011.10.19 15:4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누리님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마치 이들은 절절한 사이이니 그렇게 알고 보면 되..라고 강요당하는 느낌이랄까...
    수중키스신이 지나고 바닷가를 걷는 씬에서 지형의 작위적인 대사톤과 느낌은
    드라마를 끝까지 봐야 할 것인가 잠시 고민하게도 했답니다...

    누리님 지인분의 사랑이 참...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당연히 그리 해야한다고 멋대로 재단했던 일들이 삶속에서 얼마나 모순되게
    어그러지는지 조금은 아는 나이이기 때문일까요...
    누리님...평안하세요...

  3. 이 사이트를 사랑 2011.10.19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사이트를 사랑

  4. 2011.10.19 23:4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