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빈최씨'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0.09.01 '동이' 인현왕후의 최대실수, 장희빈에게 기회를 준 이유? (22)
  2. 2010.08.25 '동이' 가장 무서운 인물 숙종의 강하고 독한 사랑 (36)
  3. 2010.08.18 '동이' 연잉군, 인현왕후 죽이고 동이 살린다? (34)
  4. 2010.08.17 '동이' 쫓겨난 동이와 연잉군의 등장, 동이의 터닝포인트 될까? (20)
  5. 2010.08.04 '동이' 미리 풀어본 수신호의 의미와 뭉클했던 천수의 눈물 (23)
2010.09.01 09:16




동이 48회에서 가장 빛났던 것은 각기 다른 세가지 색깔의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라는 이름, 자식을 지키는 어머니의 마음은 그것이 대의와 명분이든, 사랑이든, 야욕이든 그 사랑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기적인 자식 사랑에 인현왕후를 해하려는 장희빈의 자식사랑마저도 말이지요. 이번 회에서는 인현왕후와 동이, 그리고 장희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색깔이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는데요, 의미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세 여인의 자식에 대한 마음을 중심으로 드라마 정리를 할까 합니다.
연잉군을 세자만이 교육받을 수 있는 시강원에서 훈육을 시키겠다는 숙종의 폭탄선언은 아니나 다를까 조정 중신들의 강한 반발을 부르게 되지요.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자식없다고, 6년간을 아버지 노릇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숙종은 연잉군에게 무엇이든 해주려고 하지요. 더군다나 하늘이 내린 선재였으니, 연잉군에게 특별교육을 시키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시강원에서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세자에 국한되는데, 연잉군을 함께 교육시키려하니 장희빈과 남인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장희빈의 입장에서는 세자의 신체상 비밀로 인해 중전이 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 여기지요. 빙고!

자식 위해 머리 조아리는 아버지의 사랑
연잉군에 대한 시강원 교육이 중전의 주청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중전이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고 여기고 초비상 상태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자의 비밀이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동이 역시 연잉군이 시강원에서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이 탐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연잉군의 안위가 더욱 걱정되는 동이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숙종의 끔찍한 자식사랑은 알겠지만, 생각은 짧은 것같아요. 동이마저 연잉군을 시강원에서 세자와 함께 공부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하니 숙종은 난감할 뿐입니다. 동이가 따로 생각하고 있다는 운학선생의 고집을 숙종도 익히 알고 있어서, 골머리가 아픈 숙종입니다.
궁하면 통하리라, 무작정 미복으로 갈아입고 어딘가로 행차하는 숙종, 역시나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산으로 운학선생을 찾아가지요. 운학선생의 지저분한 방은 금이가 걸레질을 했고, 마당에 있는 텃밭에 곡괭이질을 하는 숙종입니다. 동이가 금에게 교육은 제대로 시킨 모양이에요. 똘망진 금때문에 운학선생만큼이나 뒤로 자빠져 버렸는데요, 스승의 방을 청소한 금의 한마디가 사람을 잡습니다. "자고로 군자는 머문자리 또한 아름다워야 한다했는데, 스승님께서는 어찌 그리 지저분하게 하고 다니십니까?"(이 문구를 어디서 봤더라? 공중화장실!!ㅎㅎ) 어머니께서 스승님이 하시는 것은 따라 배우라 했는데, 지저분한 것까지 따라 배워야 할지 걱정스런 금왕자입니다. 아주 속에 영감님 몇 분은 들어있는 능청스런 연잉군입니다.
금왕자의 낭랑한 글 읽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퉁을 놓는 운학선생, 누구 아들이라고 금이 기가 죽겠습니까? 립싱크로 글을 읽는 금이지요. 그런 금에게 운학이 왜 글공부를 하냐고 묻지요. "하늘이 누군가에게 귀한 재주를 주었다면, 그건 다른 이의 재주를 모아 주었기 때문이니, 열심히 익히고 닦아 그것을 빌려 준 힘없고 가난한 자들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 어머니의 가르침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연잉군의 맑고 귀한 생각에 뿅 반해 버리는 운학선생이지요.
그런데 처음보는 낯선 자가 자신의 마당에서 곡괭이질을 하는 해괴한 모습을 보는 운학선생, 왠 정신나간 팔푼이를 봤나 싶지요. "나는 자네한테 자식을 맡긴 아비라네. 저 밭이라도 갈면, 자네한테 잘 보일까해서 말이네". 그러고 보니 숙종은 참 괜찮은 학부모에요. 요즘같은 세상에는 촌지를 준다는데, 노동으로 스승께 촌지를 드리니 말입니다.
금의 아바마마 소리에 운학선생 정신이 번쩍 들지요. "내가 쟤 애비라네... 임금이네". 숙종의 호탕한 통성명이었지요. 하긴 임금이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도 없고, 임금이다라고 밖에, 달리 뭐라 소개를 하기는 힘든 신분이지요. "나는 임금의 신분으로 온 것이 아니네, 한 아이의 아비로서 청을 하러 왔네. 저렇게 귀한 재주를 가진 아이를 최고의 스승에게 배우게 하고 싶어 머리를 조아리러 온 게야".
운학선생의 마음은 이미 금왕자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상태였다니, 숙종은 금왕자가 대견할 뿐입니다. 아버지 빽이 아니라, 금의 됨됨이와 재주가 운학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아버지로서 뭔가 대단한 것을 했다는 공치사는 하고 싶은 숙종이에요. "감히 임금이 부탁했는데, 어명을 받들겠습니다 하더구나". 아버지의 위신을 세우고 싶은 숙종, 뻥은 쳤지만 입이 귀를 넘어 뒷꼭지까지 가버린 숙종입니다. 오랜만에 나온 추억의 데이트 장소 주막집에서,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세사람, 세상에 걱정이라는 단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세 여인, 세가지 색깔의 아들사랑
연잉군의 교육문제는 한고비를 넘긴 듯한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궁궐, 정말 경천동지할 대형사고가 터져 버리지요. 오늘 내일 해 보이는 인현왕후의 다크써클이 위험스럽다 했는데, 심장병이 날로 더 악화되고 있는 모양이에요. 이게 사가로 폐서인되었을 때 얻은 홧병인데,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숯검댕이 가슴이 궁에 와서도 치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가여운 인현왕후입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자신의 병세보다 심각한 비밀을 알게 되었지요. 세자의 비밀말이지요.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소생인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하는 몸이라는 것을 알고는 깊은 슬픔에 수많은 시간을 고심합니다. 이는 정치적 당파싸움과는 별개의 문제였지요. 국본을 지키는 것, 이씨 조선의 종묘사직에 관한 문제이기에 동이와 연잉군에의 사랑과는 별개의 고민이었을 겁니다.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하는 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인현왕후가 장희빈을 찾아가, 세자가 자신의 아들이기도 하다는 말로 간곡하게 장희빈에게 사실을 밝히라고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이리 하는 것은 자네가 아니라 세자때문이네. 이 사실이 다른 사람 손에 의해 밝혀질 때 세자가 받을 상처와 충격때문이야".
인현왕후는 중전이었어요. 중전이라는 자리는 한 나라 임금의 지어미라는 책임의 자리지요. 장희빈과 동이가 숙종에게 여인의 의미라면, 인현왕후의 중전이라는 자리는 국본을 이어야 하는 자리에요. 후사를 낳지 못했던 인현왕후, 그녀가 앉아있는 중전의 자리는 임금의 사랑을 갈구하는 자리이기에 앞서, 대를 이어야 하는 책임의 자리였어요. 마지막 인현왕후는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합니다. 세자 윤에 대한 마음은 그래서 더욱 아픕니다. 세자가 알게 될 자신의 신체적문제로 상처받고, 자괴감에 빠질 것을 걱정하는 인현왕후입니다.
반면, 장희빈은 인현왕후의 그 마음을 읽지 못하지요. 중전의 자리가 책임의 자리라는 것을 배우지 못했고, 권세의 자리라는 의미가 컸던 장희빈이었기에, 세자의 모후라는 무게가 중요했던 인물이에요. 자신의 아들이 세자로서 보위에 올라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탐욕만이 앞설 뿐이지요. 두 인물 모두 중전의 자리에 올랐지만, 두 사람에게는 너무나 달랐던 중전이라는 자리의 의미였던 것이지요. 
동이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장희빈과 인현왕후와 그 성격이 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현왕후의 폭탄발언 '세자를 바꾸는 일'은 연잉군의 목숨과 직결되는 일이지요. 세자가 보위에 오르지 못할 경우, 연잉군이 아닌 새로운 후사로 대를 이어야 한다면, 그것은 연잉군의 죽음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세자에 오를 수 있는 나이에 찬 영특한 연잉군의 존재는, 따르는 무리에게는 끊임없이 재주를 들어 왕위계승자로서의 자격을 주장하게 할 것이고, 연잉군의 반대세력에게는 정통성을 들어 왕위 찬탈의 역모 후보 1순위에 있는 인물이기에 제거해야만 할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인현왕후의 말처럼 그것이 정치이고, 궁궐인 게지요.

인현왕후의 세자는 명분과 책임에 있고, 장희빈의 세자는 자신의 아들을 보위에 올리려는 야욕과 권력장악에 있으며, 동이의 금에 대한 사랑은 보호입니다. 인현왕후가 동이를 불러 다짐을 받듯이 물었던 것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지요. 후사를 이을 수 없는 세자의 비밀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고, 국본을 잇는 의미보다는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야망이 더 큰 장희빈이라는 것을 알기에, 인현왕후는 미리 방패가 되려고 하는 것이지요. 장희빈이 동이와 금왕자를 더 무섭게 위협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현왕후입니다.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야망이라는 권력에 평생을 당해왔고 알아왔어요.
동이를 부른 인현왕후는 무서운 말을 합니다. 만약 세자가 보위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어찌하겠느냐고요. 연잉군을 왕으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묻지요. 인현왕후가 자신의 죽음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동이와 금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정통성을 주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왕가에서 끊임없이 피바람이 있어 왔던 형제의 난, 반정 등은 정통성의 시비에서 비롯되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현왕후입니다. 숙종 역시도 등극 당시 정통성의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인물이었으니 말이지요. 숙종의 뿌리가 장자인 소현세자가 아닌, 봉림대군(효종)이었으니, 인현왕후는 이를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후사를 잇지못한다는 이유만큼 왕실에서 세자자리를 바꿀 수 있을만큼의 큰 명분을 없을 것입니다. 

인현왕후가 장희빈에게 기회를 준 이유
인현왕후가 장희빈을 찾아간 이유는 세자도 내 아들이라는 왕실 어머니로서의 마음과 마지막 장희빈에 대한 연민과 애증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평생을 대립해 온 장희빈이지만, 인현왕후는 얼마남지 않은 생을 직감하고 장희빈에게 기회를 주려했던 것이에요. 욕심과 뜻만으로 이루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숙종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할지라도 인현왕후가 후사를 낳았다면, 세자자리에 대한 논란거리는 없었을 거예요. 후사를 이어주지 못한 중전이었기에, 장희빈에게 부질없는 야망을 심어준 이유가 되기도 했을테니까요.
누구보다 자식을 원했을 중전 인현왕후에게 자식복이 없었듯이, 궁궐 최고의 자리 중전과 아들을 왕위에 올리겠다고 달려왔을 장희빈이지만, 인력으로 되지 않는 것에 욕심을 버리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 그 욕심이 결국 세자와 장희빈에게 화가 될 것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충고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훗날 보위에 오른 경종이 후사를 보지 못하는 왕이라는 자괴감은 누구보다 컸을 테고, 인현왕후는 중전의 마음, 왕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장희빈에게 경고해 준 것이지요. 야망과 분노에 눈이 먼 장희빈에게 기름만을 쏟은 꼴이 되고, 결국 인현왕후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도화선이 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결국 장희빈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 인현왕후 자신의 죽음을 앞당기고, 장희빈의 파멸로 이어지게 되니, 인현왕후의 후덕함과 대조적으로 장희빈은 구제불능 패악녀로 남게 되나 봅니다.
어찌보면 인현왕후가 아들들을 지키려는 동이와 장희빈보다 더 힘든 결정의 순간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비록 아이를 한 번도 품어보지 못했지만, 세자 윤에 대한 연민 역시 컸을 인현왕후입니다. 그럼에도 종사를 이어야 하는 중전이라는 자리가 더 컸기에, 인현왕후는 연잉군에게 정통성이라는 명분을 주려고 합니다. 그것이 자신을 지켜준 동이에 대한 의리였고, 중전의 자리에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세자를 생각해서 장희빈에게 사실을 밝힐 기회를 주는 인현왕후, 정치를 떠나 중전이라는 큰 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그릇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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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2
2010.08.25 08:44




장희빈의 모친 윤씨부인의 졸렬한 행동이 동이와 금의 복궁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안되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고 장희빈과 남인들이 그런 모양새입니다. 금수도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목숨을 내놓는 법인데, 하물며 한 나라의 임금이 자식과 아내가 불에 타 죽을 지도 모르는 위협을 겪었는데, 가만 있을 수가 없었지요. 물론 동이의 사가에 불이 나지 않았다 할지라도 왕실의 법도를 들어 연잉군이 7살이 되면 궁으로 불러들이려 했던 숙종이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눈에 살기까지 띠는 숙종을 보고 남인들 입도 뻥긋못하는 꼴이 통쾌했답니다.
더불어 숙종의 카리스마 짱이더군요. 오태석 후임으로 앉은 좌상이 감히 임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가 입닥치라고 오금이 저릴정도로 무섭게 호통을 하는 숙종, 멋져부렀어요. 깨방정 숙종과 카리스마 숙종을 넘나드는 지진희의 절제된 연기도 좋았고, 위엄넘치는 군주의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징그러울 정도로 독한 사랑이 감동적이었답니다.

이번 동이를 보며 가장 무서운 인물은 숙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낸 6년을 가슴에 참을 인(忍)을 새기며, 숙종은 철저한 계산으로 기다렸더군요. 동이를 궁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말이지요.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연잉군이 생긴 그날 밤, 술이 떡이 되도록 취했던 것이 숙종의 치밀한 계산에서 나왔다는 점이에요. 동이에게 임금의 핏줄을 남겨두는 것, 그것이 동이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이토록 치밀하게 생각했었다니, 숙종은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봉상궁의 말대로 독한 숙종입니다. 그래도 숙종의 독한 사랑이 너무 멋지고 좋네요.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동이가 진짜 부럽습니다. 장희빈 아니라 양귀비가 온대도 동이를 이길 수 있는 여인은 아마 한 사람도 없었을 듯합니다. 
한성부 판관나으리로 돌아간 깨방정 숙종이 아들 금왕자와 한나절을 보낸 시간은 입가에 종일 미소가 걸리게 했지요. 왕자마마에게 무례를 범한 것을 사죄하러 왔다며 얼렁뚱땅 금에게 한성부판관이라고 속이는 숙종은 금이 귀엽고 의젓해서 예뻐 죽을 지경입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게지, 내 옷차림이 그랬으니 자네보다 윗전이라는 걸 어찌 알았겠나?". 어찌 이리 말도 귀티가 좔좔 흐르게 하는지, 숙종의 뒷말은 사람 여럿 배꼽잡게 만듭니다. "소신도 소신보다 높은 윗전이 계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쿡! 웃음보터지는 상선 배꼽잡기 일보직전입니다.
왜 안그러겠어요? 이런 게 부모마음이지요. 맛있는 것은 자식 먼저 먹이고 싶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자식에게 해 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인 게지요.
사내 대장부이고 보니 용서해주겠다는 금의 말에 그저 감읍할 따름이라는 숙종은 금과의 대화가 재미있어 죽습니다. 자그만 입에서 어찌 그리 하는 말마다 왕자의 위엄이 쩌는지, 숙종은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아이가 내 아들이다. 내 아들 금왕자다"라고 말이지요. 
서당문이 잠겨있자 아들에게 땡땡이치라고 바람을 잡습니다. 자기도 글공부 하기 싫은 날에는 담장을 날아다녔다고 말이지요. 허풍쟁이 숙종, 그러다 동이 귀에 들어가면 본전도 못 건질 뻥을 뻥뻥 칩니다. "자네 보기보다 사내로구만...". 사내라고 칭찬해 주는 말에 목에 힘들어 가는 숙종, 이럴때는 미치겠다 라는 표현밖에 못하겠네요. 진짜 웃겨서 미치겠다 입니다.
아들 금을 데리고 서책방에 가서 숙종은 처음으로 아들에게 선물을 주지요. 낡은 소학책을 보니 숙종 마음이 아팠거든요. 요즘말로는 가장 비싼 메이커 책가방(비단보자기)까지 안겨줍니다. 그런데 소학책을 받아든 금의 표정이 떨떠름합니다. 엥! 소학보다는 대학이나 중용이 더 좋다나요? 상선에게 저 아이가 풍이 세다며 뒷담화를 하는데 상선영감, 전하를 쏙 빼닮았다고 멋적스럽게 대꾸를 합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이런 붕어빵 부자가 또 있을까 싶지요. 동이와는 국화빵 모자지간이더니 말이지요. 그런데 풍이 아니라 진짜라우, 댁의 아드님이 선재(仙才, 신선과 같이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라네요. 나중에 확인하면 아마 숙종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귀에 걸릴 것이외다.ㅎ
사당패를 따라 아들 땡땡이시키고 놀자 삼매경이 빠진 숙종, 큰일이 터졌습니다. 씨름을 잘한다고 뻥을 쳐버리고 말았지요. "담도 잘 넘고 씨름도 잘하고, 자네 아주 사람이 강골이구만!". 동이는 맨날 한성부 판관나으리가 어찌 이리 약골이시냐고 무시했는데, 강골이라고 치켜 세워주니 숙종 좋아서 하늘을 두둥실 날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기분도 잠시, 이런 이걸 어쩐답니까? 집채만한 씨름선수랑 한 판 붙어보라고 하지요.
지켜보는 상선영감 미치고 팔딱 뛰도록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데, 숙종은 무슨 자신감으로 갓끈을 풀었는지 모래판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버리지요. 숙종은 아들에게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습니다. 아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집채만한 씨름선수 아니라, 천하장사 강호동과도 한판 뜰 각오가 되어 있어요. 호랑이를 잡아달라고 한대도 맨손으로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이에요. 내 아들이 응원해주니까요. 한 판, 두 판, 옥체를 모래판에 패대기를 치는 거구의 남자, 씨름 끝나고 호위무사에게 몇대 얻어맞았을 듯 싶죠?
세 판째, 씨름은 힘이 아니라 지략이 중요하다고 하더니 숙종 뭔가 보여주셨습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숙종이 상대의 무릎을 치면서 그대로 밀어치기 한판입니다. 세상을 다 얻은 숙종의 포효, 옥체 상하신다며 간이 콩알만해진 상선영감도, 금도 숙종의 한판승에 환호하지요. 2대 1이었으니 숙종이 결국은 패인건가?;; 처음으로 아들을 품에 안아 들어올리는 숙종, 그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을까요? 계곡으로 땀을 씻으러 간 숙종과 금, 물놀이도 하고 금의 얼굴에 물기도 닦아주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숙종입니다.
6년을 단 하루도 잊지 않았던 동이와 아들 금, 한성부판관을 사칭해서 들려준 마음이지만, 금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숙종이지요. 기침을 하더라며 질경이를 손에 쥐어주는 아들, 그 고사리같은 손을 다시는 놓고 싶지 않은 숙종입니다.
동이와 금을 보고 온 숙종은 서용기를 불러 동이와 금을 복궁시키라는 명을 내리지요. 6년을 견뎌왔던 전하의 의중, 그것은 기다림이었어요. 동이를 궁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이뤄질때까지 말이지요. 무섭도록 독하고 강한 숙종의 동이에 대한 사랑은 동이에게 왕손을 남기고, 합법적으로 궁으로 오게 하려는 것이었지요. 지독한 사랑이 되었든, 무서운 사랑이 되었든 그래도 숙종 우왕 굿이에요!
일이 술술 풀리려고 때마침 동이의 사가에 불이 나는 불상사가 겹치지요. 장희빈의 모친 윤씨부인이 괴한을 풀어 시킨 짓이었지만, 숙종의 비밀경호팀이 아니었다면, 밖에서 걸어잠긴 문때문에 동이랑 금왕자, 그리고 봉상궁과 애종이마저 화마를 입을 수도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끔찍스럽기가 그지 없네요. 요즘 드라마에서 왜 이렇게 불장난을 좋아하는지, 제빵왕 김탁구에서 마준이 녀석도 불을 지르고는 도망치더니 말이지요. 아무튼 이런 된장 젠장 막장 시궁창 같은 사람들은 죽으면 불지옥으로 떨어질 것임... 숙종은 또 한번 폭풍감동 사랑을 보여 주었는데요, 6년을 비밀리에 동이와 금왕자를 지키게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들었다고 하니, 이런 숙종의 깊은 사랑은 레전드급이에요.
6년만에 만난 숙종과 동이의 만남은 견우와 직녀가 따로 없습니다.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이었지요. 손에 화상을 입은 동이의 손, 숙종의 가슴은 화상에 소금을 뿌린 듯 쓰리고 아픕니다. 모든 게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탓이었던 것 같아, 동이의 얼굴을 차마 똑바로 쳐다보기도 힘들 정도에요. "이젠 가슴으로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너를 내 눈으로 왕자를 내 손으로 품에 안을 것이다. 궁으로 돌아오거라 동이야, 왕자와 함께. 네가 있어야 할 자리, 저 아이가 있어야 할 자리로 말이다".
동이가 돌아갈 자리는 숙원의 자리도, 보경당의 보료 위도 아니에요. 숙종의 곁에서 오래도록 친구처럼 지켜주는 사람,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숙종의 마음으로 오라는 뜻이겠지요. 동이를 데리고 올 수 있을 그날을 위해 그리움도 참고, 달려가고 싶은 것도 참고, 금이가 백일이 된 모습, 돌이 된 모습,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꾹 참고 참았던 숙종이었지요. 동이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뼈를 깎고, 살점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참았던 숙종이었어요. 당당하게 동이와 금을 곁에 둘 수 있는 명분을 기다리면서 말이지요. 
동이와 금을 궁으로 불러들이라는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 모이라는 말이 없어도 옹기종기 편전으로 신하들이 모여들었지요. 반대를 할 것이 뻔한 동이 반대파 중신들을 보는 숙종은 눈에서 뿜어 나오는 살기로도 사람 여럿 죽일만큼 단호했습니다. 동이의 사가 문고리를 잠궜던 증거품 호미를 내밀며, 중신들을 제압하는 숙종의 카리스마가 무서울 정도로 서늘하더군요. 어이구 무시라, 누구라도 걸리면 찍을 기세였어요. "임금의 혈육인 왕자와 그 모후의 안위가 위협받고 있다. 이대로 숙원과 왕자를 사가에 두고 저들이 털끝 하나라도 다친다면, 책임을 경들에게 목숨으로 물어도 되겠소?". 혹여라도 금이 넘어져서 생채기 하나라도 생기면, 너희들 다 죽었어 라는 엄포이니, '아니되옵니라' 라고 말하려던 남인들 찍소리도 못하고 말지요.
결과는? 네, 동이와 금왕자의 복궁으로 이어졌습니다. 천재 금왕자 입궁입니다. 후사를 잇지 못할 치명적인 몸을 가진 세자 윤을 지키려는 장희빈과 금을 지키려는 동이의 싸움 한복판, 아들들을 지키려는 어미들의 살떨리는 전쟁판으로 말입니다. 궁궐로 온 리틀풍산 금왕자, 동이의 성격을 빼다 박았으니 아무래도 궁에서의 에피소드들도 많겠지요. 물론 입 벌어지게 할 영특함마저 알려진다면, 장희빈의 금에 대한 경계가 동이를 없애려 했던 모함 못지 않을 것이고 말이지요.
그나저나 숙종을 만난 금왕자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설마, 용포를 입은 숙종을 보고, "아니 자네는 한성부판관이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없을테고요. 판관나으리와 리틀풍산이의 요절복통 부자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쩝..,궁에서의 숙종과 금왕자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기대됩니다. 참, 새끼 꼬며, 먼 산만 보고 있는 천수 오라버니는 언제 유배가 풀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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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8 09:22




똘망똘망한 연잉군(금)의 등장으로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 제 3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이번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울다 웃다 한마디로 인생의 희비쌍곡선 모두를 경험한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와 아비의 슬픔에 가슴이 미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는 숙종의 동이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사랑과 왕좌를 바꿔도 좋다는 군주답지 못한 숙종에 대한 실망감마저도 저만치 밀어두고 싶을 정도였어요.
숙종이라는 인물이 왕위라는 것에 얼마나 집착했고 강한 군주였었는지, 역사적 사실과는 너무나도 한참 멀리 떨어지게 그려서, 지난번 장희빈을 등록유초를 청에 내주려고 한 매국녀로 만들어 버렸을 때처럼 욕을 한바가지는 해주고 싶었지만, 임금이 아닌 한 남자로서의 이면을 새롭게 본다는 시도라 여기고 그냥 넘어가야 겠지요. 그렇지만 동이를 지키기 위해 임금의 자리도 내놓고 도망치자고 했던 말은, 임금 숙종의 모습을 지나치게 애정편향으로 그려버려서 조금 아쉽네요. 그만큼 동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이 컸다는 것만을 재차 확인하고 넘어가야 겠지만요. 
가슴에 묻은 아들 영수왕자, 가슴에 새긴 이름 전하
한성부로 달려 온 숙종, 이미 모든 죄를 고백했다는 장무열의 말에 숙종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누누히 모든 것을 자신이 지고 가겠다고 했건만, 고집불통 동이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지요. 추국관이 모든 자백을 기록해 버렸으니 지우라고 할 수도 없고, 동이는 꼼짝없이 국법에 따라 대역죄인을 도주시키려 했다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요. 뒤늦게 달려온 서용기가 전하라고 부르는 것도 이 순간은 다 싫은 숙종입니다. 동이만 구할 수 있다면, 임금의 자리도 다 내놓고, 동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 살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대전 앞에는 숙원을 사사하라는 주청이 이어지고 있고, 관료들은 등청을 거부하며 파업에 돌입했지요. 성균관 유생들도 연좌농성이 이어지고 한마디로 어수선한 시국입니다. 공무원 파업과 학생데모가 일고 있는 형국이니 국가 비상사태라도 내려질 상황입니다. 동이를 사사하라는 신하들과 유생들에 대해 숙종은 단호하게 대처하려고 하지요. 곁에 있는 도승지와 상선영감마저도 입이 벌어져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입니다. 등청을 거부하는 모든 대신들의 사직서를 받고, 유생들은 성균관에서 퇴학시켜 버리라고 합니다. 동이를 지키겠다고 궁궐에 첩첩 성벽을 쌓겠다는 모양새니, 이런 경우 여자에 홀려서 패가망신하려는 꼴입니다. 하지만 숙종의 사랑만은 두손두발 들고 인정해 주렵니다. 동이의 사가를 찾아와 눈물을 뚝뚝 흘리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보니, 사랑과 임금의 자리라는 무게를 재려는 것도 불필요해 보여서 말이지요. 드라마니까요.
동이에게 닥친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지요. 돌도 되지 않은 영수왕자가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지요.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아들을 잃은 동이와 숙종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졌을지, 죽은 영수왕자를 안고 오열하는 동이와 인현왕후를 보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지요. 온 대궐이 영수왕자를 잃은 슬픔에 빠졌지만,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취선당의 모습만이 대조적일 뿐입니다. 영수왕자의 죽음의 훗날 일어날 수도 있을 세자자리 쟁탈전에서 안심할 수 있는 기쁜 소식이었겠지요.
장희빈은 이참에 동이의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하지만, 영수왕자를 잃은 것에 대한 동정론때문에 더는 우기지 못했지요. 동이를 살려둔다고 해도 또 꼬투리를 잡을 빌미는 얼마든지 있거든요. 동이를 다시는 찾지 않겠다고 했는데 동이를 궁으로 다시 불러들인다면 한입으로 두말한 거짓말쟁이 임금으로 몰고가서 얼마든지 동이를 난도질해 버릴 작정입니다.
그리고 신유년의 억울한 검계사건도 죄를 신원해준다는 처결을 내립니다. 신유년 검계의 사건은 동이에게 중요한 것이에요. 동이가 재건된 검계수장을 도주시키려한 죄는 피할 수 없지만, 더이상 대역죄인의 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죽은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억울함을 비로소 풀게 된 동이입니다. 이제 입궁할 때는 천동이가 아닌 최동이로 입궁하겠지요.

동이를 궐밖으로 내칠 수 밖에 없는 숙종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영수왕자를 잃고 동이의 청을 숙종도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동이가 벌을 받으려 하는 마음을 다 알고 있거든요. 임금의 위엄에 먹칠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동이의 사람이 고초를 겪는 것을 동이가 견딜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동이에게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사람들이었고, 사랑하는 전하가 자신으로 인해 부덕한 임금의 소리를 듣지 않게 하는 것이었지요. 동이는 전하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정대신들과 유생들, 그리고 민심과도 싸우고 있는 고통을 알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동이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그만 놓아달라고 하였지요.
숙종도 더 이상 동이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동이없는 궁궐에서 먼산만을 바라보며 얼마나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할지 숙종은 자신이 없었어요. 동이가 궁에서 말없이 사라지고 의주 먼땅에서 소식조차 없이 살고 있었을때 겪었던, 그 고통의 시간들을 다시금 떠올리기가 싫은 숙종입니다. 다시는 내곁을 떠나지 말라고, 다시는 너를 보지 못하는 고통을 겪게 하지말라고 했던 숙종이 자신의 손으로 동이를 내쳐야 하니, 차라리 임금이 아니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라와 왕실의 종묘사직을 지켜야 하는 임금이어야 했기에, 숙종은 오장육부가 끊어지는 마음으로 동이를 내치고 말지요. 그것이 동이를 살리는 길이기도 했을 테니까요. 동이가 궁에 있는 한, 계속해서 동이를 처결하라는 상소는 끊이지 않았을 것이고, 동이 또한 그런 것을 견디기는 힘들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숙종입니다.
동이는 그렇게 영수왕자를 가슴에 묻고, 보경당에서의 전하와의 사랑만을 간직한 채, 궁을 떠나게 되지요. 보따리를 싸들고 마마를 모시는 것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봉상궁과 애종이를 데리고 말이지요. 참 의리있는 동이의 나인들, 대사도 맛깔스럽지만 호흡도 척척입니다. 봉상궁과 애종이는 영달이와 황주부만큼 정감가는 인물들이에요. 주위에 이런 진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정말 마음 든든할 것같아요. 정상궁과 정임이 역시도 마찬가지고 말이지요.
사가로 나간 동이는 금새 활력을 되찾습니다. 물론 가슴에 묻은 영수왕자와 꿈에도 그리운 전하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아려오지만요.

왕자 금의 탄생
그런데 한 밤중 애종이가 놀란 토끼눈으로 누가 왔다고 합니다. 주상전하가? 버선발로 달려나가는 동이의 눈앞에 전하가 서계십니다. 숙종도 동이도 눈물로 서로를 바라 볼 뿐입니다. 어라, 그런데 숙종의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에요. 술이 떡이 되도록 대취한 것을 떠나 얼굴이 반쪽이 돼버렸어요. 얼마나 가슴에 새겨진 병이 컸기에, 그리움이라는 병이 얼마나 아팠기에 성심을 가누지 못하고 만취해서 동이의 사가를 찾아 왔었을까 싶지요.
"차라리 도망을 가자, 어째서 나를 이렇게 만들었느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게 말이다. 그래서 네가 너무 밉다는 말을 하러 왔다. 그리고... 네가 너무 그립다는 말을 하러왔다". 동이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지, 동이 없는 궁궐이 유황불 지옥같다며, 동이 품에 안겨 울다 잠이들고 마는 숙종이에요. 숙종의 취중진담에 동이도 울고 밖에 있는 봉상궁도, 정임이도, 과묵한 상선영감마저 눈시울을 붉히고 말지요.
신새벽 동이의 방을 나서며 "다시는 날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 말라"고 상선영감에게 엄하게 말하고는 총총히 환궁하는 숙종입니다. 김유신은 말머리라도 잘랐는데, 숙종은 상선영감을 그리 할 수도 없고, 에고 상선영감이 무슨 죄래요? 가자고 우겼으니 모시고 왔겠지요.;; 그래도 상선영감 이번에도 한 건 해주셨네요. 동이하고 숙종이 눈물만 흘린 건 아니더군요.ㅎㅎ
동이에게 풀썩 쓰러져 잠이 들었나 했는데, 동이가 그리웠다는 취중고백뿐만이 아니라 다른 일도 있었나봐요. 헛구역질 하는 동이, 얏호! 회임입니다. 동이는 순풍순풍 애도 잘 들어서고 애도 참 잘 낳습니다. 물론 산고의 고통은 겪었지만, 동이의 수심 가득했던 얼굴에 웃음꽃이 다시 피었네요. 왕자 금(훗날 연잉군, 영조)을 출산했답니다.
서용기 편에 전하가 내려 준 이름 금(밝을昑), 밝은 빛이 되라는 뜻이에요. 동이에게 숙종이 내린 이름을 전하는 서용기의 얼굴에도 처음으로 편하고 온화한 미소가 보이더라고요. 서용기는 동이에게 친정아버지와 같은 분일 거예요. 자신에게 칼을 겨누고 싶지않아 죽음을 마다하지 않은 벗이자 스승이었던 최효원의 딸은 서용기에게도 딸과 같습니다. 동이에게도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주는 든든한 수호천사이고 말이지요.
동이가 왕자를 출산했다는 기쁜소식을 듣고도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하는 숙종의 고뇌에 찬 모습도 어찌나 짠하던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하지만 다시는 동이에게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저 저 멀리 동이와 자신의 아들이 있을 곳을 향해 그리움만을 전할 뿐입니다.
전하가 내려 준 이름처럼 세상 가장 낮은 자들에게도 가장 밝은 빛이 되는 사람이 되라며, 금왕자를 내려다 보는 동이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가 퍼지지요. 이제 동이는 전하를 보지 못한 고통도 전하를 쏙 빼닮은 왕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 참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훌쩍 건너 뛴 시간은 6년후로 빠르게 흘렀습니다. 반촌의 아이들과 섞여있는 귀티나는 얼굴, 뉘신가 했더니 금왕자(이형석)십니다. 여기저기 쏘다니는 좋아하고, 엉덩이를 한시각도 붙이지 못하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어릴 적 동이네요. 게다가 누가 동이 아들 아니랄까봐, 강직하고 반듯하기가 될 성부른 나무같아 보입니다.
"자고로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리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라" 라며, 반촌의 천민아이를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갓쓴 양반을 훈계하는 왕자 금, 늠름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동이가 아들 교육은 잘 시킨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사람의 귀하고 천함을 구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여기서 훗날 아들 사도세자를 죽게 한 영조의 모습은 잠시 잊고 싶습니다. 사도세자의 죽음은 당쟁이라는 썩어빠진 권력싸움의 희생이었지만, 영조의 오점 중 가장 큰 것이니까요. 드라마에서는 동이와 어린 영조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봐야 할 듯 싶어요. 
뜨거운 감자 연잉군의 등장, 인현왕후의 죽음과 동이의 복궁암시
개인적으로 보건데, 다음 스토리는 조정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인물 연잉군을 중심으로 한 서인과 남인의 대립으로 이어지게 될 듯합니다. 연잉군의 등장은 드라마 동이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 제 3라운드의 서막이 연잉군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고, 인현왕후의 죽음과 장희빈의 몰락까지 이어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사가에 나간 동이가 왕자를 출산하고, 금이 자랄 수록 취선당의 안테나는 온통 동이에게 쏠릴 수 밖에 없을 거예요. 또 모르지요. 장희빈과 장희재의 악랄함이 금왕자의 목숨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장차 보위에 오를 세자의 자리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니, 장희빈이 가만 보고 있을 리는 없을테니까요.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연잉군의 나이는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죽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갑술환국(1694) 후 인현왕후가 복위되고, 죽음을 맞이한 해가 1701년이니, 왕자 금의 나이 7살은 인현왕후의 죽음시기와 얼추 들어맞는 해이지요. 드라마에서는 1,2년의 시간은 무시하고 넘어갔지만, 금왕자는 인현왕후의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동이의 제3라운드는 왕자 금을 미래의 성군으로 키워가는 어머니 동이의 특별한 교육에 초점이 맞춰질 듯 보이는데요, 사가에서 머물 수는 없을 것이고, 동이와 금왕자가 복궁을 해야하는데 그 계기가 무엇일지가 궁금해 집니다. 제작진이 인현왕후의 죽음을 어떤 식으로 새롭게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연잉군으로 인해 인현왕후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잉군의 출생과 성장에 누구보다 촉각을 세우고 있을 사람들이 인현왕후를 중심으로 한 서인과 장희빈의 남인일 것입니다. 연잉군이 왕실과 조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겠지요. 서인들과 인현왕후는 동이의 아들을 세자로 밀 것이니, 인현왕후의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동이와 왕자 금을 복궁시키는 것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거지요. 당연히 장희빈은 죽기 살기로 막으려 들테고 말이지요.
이 과정에서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계략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현왕후가 그냥 몸이 허약해져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렸다는 밋밋한 스토리로 전개할 것 같지는 않고, 장희빈이 연루되겠지요. 인현왕후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탐정동이의 부활을 말하며, 결국 동이를 살리게 될 것같아요. 동이가 숙빈으로 당당하게 궁으로 재입궁하게 되는 것도 같은 시점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예측도 되고요.
동이가 연잉군을 낳고 숙의, 귀인을 거쳐 숙빈에 봉해진 것은 역사적으로는 인현왕후가 죽기 전의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전단계의 책봉은 생략되고, 숙빈의 책봉만 받게 될 듯한데요, 연잉군을 궁으로 불러들이면서 숙빈에 봉해질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물론 동이를 궁으로 불러들이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은 인현왕후가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숙종의 입으로 다시는 숙원을 찾지 않겠다고 했는데, 장희빈측이 숙종의 도덕성 흠집내기에 혈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 그러고 보니 항간에 돌았던 '연잉군이 누구의 아들이라 카더라' 소문도 장희빈측에서 숙종의 말을 꼬투리 삼아서 내지 않을까 싶네요. 소문내기 명수인 오태풍이 있으니 저자에 소문내는 것은 일도 아닐 거에요. 물론 이런 유언비어를 살포한다면 그 죄 또한 엄중히 물어야 겠지만요.
연잉군의 등장은 인현왕후 죽음과 장희빈의 몰락, 동이에게는 미래의 성군을 배출한 현모로 남게 할 것이니, 동이와 장희빈 당사자들도 빛과 그림자로 갈렸는데, 그 아들들도 같은 운명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 묘하네요. 후사없이 요절한 경종과 천수를 누리며 장수한 영조임금을 생각하면, 독살설이니 하는 모든 것들을 떠나 어머니의 악업을 자식이 받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도 듭니다.

* 캐나다의 인터넷은 왜 이리 늦은지.. 이 글을 써놓고 한시간 반이 지나서 업로드를 겨우 하고 발행하게 됐네요 ;; 인터넷 연결될 때 까지 기다리는데 목 빠져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다른 때보다 더 늦어서 독자님들께 하소연 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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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7 08:31




검계수장 게둬라를 도주시키려 했다는 빼도박도 못할 증험은 결국 동이가 사가로 나가는 결과로 이어지나 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동이만은 지아비로서 지켜주고 싶었지만, 임금이라는 자리에서도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국법이라는 것이 있기에, 숙종도 동이를 내어줄 수 밖에는 없겠지요. 물론 이 문제에 쐐기를 박은 것은 '민심'이라는 국법보다 무서운 힘때문이었습니다.
민심을 움직이는 장희빈의 계략은 영리했습니다. 장희빈은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에요. 민가에 떠도는 한권의 책 사씨남정기라는 소설이 인현왕후의 복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또한 동이의 사람에 대한 의리도 장희빈에게는 동이를 칠 무기가 됩니다. 수족이 잘려나가는 것을 가만 보고 있지 않을 동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희빈이지요. 장희빈의 승리로 끝난 동이의 성씨찾기 싸움은 조선을 발칵 뒤집어 버린 파란을 몰고 왔으니,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겠지만, 게둬라의 등장은 동이에게는 가장 큰 사건이 된 셈입니다. 

"저는 검계수장의 딸 최동이입니다"
부상당한 게둬라를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본 숙종은 그자리에서 자신의 눈을 빼버리고 싶을 정도로 충격이었어요. 휘청거리며 동공까지 충격으로 풀려버리는 것을 보니 그 참담한 심정이 오죽했을까 싶어요.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저는 천가 동이가 아닙니다. 검계수장 최효원의 여식 최동이가 제 이름입니다". 믿고 싶지 않은 동이의 고백에 숙종은 동이가 검계수장을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보다 더 큰 충격에 어질하기만 하지요.
스스로 그들을 도왔고, 자신의 의지로 도망치게 하려 했다며 죄를 달게 받을 것이라는 동이, 그러면서도 처소 나인들과 감찰부, 내금위장도 몰랐던 사실이라며 끝까지 자신의 죄로 인해 불똥이 튀지 않게 하려고 하지요. 그렇게 믿고 싶지 않은 일이건만 벌을 받겠다하니 숙종은 분노폭발입니다. 더 이상 말하지 말라며 상선을 불러 동이가 처소로 돌아갈 것이라며, 나가라는 말보다 더 무섭게 외면하는 숙종이었지요. 숙종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시치미라도 떼어주길 바랬어요. 어릴 적 동무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도와주었다고, 거짓으로라도 고하기를 바랬어요. 동이를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숙종은 대역죄인인 검계수장을 도주시키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동이의 안위가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일로 만세 만만세를 부를 사람들이 누구라는 것도요. 눈엣가시 동이의 결정적인 죄앞에 남인들이 들고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훤하고, 당장 참형을 시키라는 상소까지도 빗발칠 것이라는 것도요. 이런 게 정치판이고 권력싸움이라는 것이니까요. 

동이를 내보낸 숙종은 한성부 옥사를 찾아가 게둬라와 독대를 하지요. 검계가 자행했던 사건은 장황하게 기록되어 있었지만, 왜 그랬는지 이유가 적혀있지 않아 직접 듣고 싶어서 왔다고 말이지요. "평생을 수탈당하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해도, 누구도 천민을 위해 나서주는 자가 없습니다. 그것이 이 나라입니다. 그래서 제 손으로 그리했습니다". 게둬라의 최후진술은 숙종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합니다. 게둬라의 말은 임금인 숙종 자신의 부덕함이었고, 자식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를 책망하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게둬라를 통해 동이의 아비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동이를 지키려는 숙종의 의지는 단호했습니다. 장무열에게 숙원의 조사를 윤허할 수 없다며, 동이는 게둬라가 검계수장인줄 몰랐던 일이라고, 그만 이 선에서 수사를 종결지으라고 명하지요. "이 일을 계획한 것이 장무열 자네냐"며, "동이의 처소를 감시하라고 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장무열에게 으름장을 놓지요.
이런 똥배짱이 있나? 장무열은 그들과 내통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감시했던 것이라며,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장무열 목이 몇 개쯤은 있는지 임금과 맞짱을 뜨는 모습을 보니, 불손하고 건방진 모습이라 여겨지던데, 숙종이 폭군이었다면 아마 그자리에서 모가지가 뎅강 잘렸을 것이에요. 한성부 서윤이라는 직책이 이렇게 권한이 컸는지는 잘모르겠지만, 임금에게도 눈 빳빳이 뜨고 반항하는 장무열을 보니 예사 인물이 아니더군요.
숙종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처소로 돌아 온 동이는 더욱 난감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정상궁과 봉상궁, 정임이, 애종이까지 무릎꿇고 동이를 지켜 주겠다고 충성맹세를 하니, 동이는 인복 하나는 타고난 듯 보입니다. 자신들을 일에 엮이지 않게 혼자 비밀리에 수사를 하고 다니고, 끝까지 보호하려 한 동이의 깊은 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지요. 눈물 핑그르 돌았던 감동적인 장면이었어요. 황주식과 영달이는 아예 대놓고 검계와 한 패로 내통했다고며, 제발 붙잡아가 달라고 하는데도, 내동댕이 쳐지고 말았지만요. 잡아가는 것도 사람 차별해서 잡아들이나 봐요. 
인현왕후도 동이를 지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요. 장희빈에게 더 이상 이름뿐인 뒷방 중전이 아니라고 엄포를 놓으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나는 허울뿐인 중전이 아냐. 허니 명심하게, 나는 결코 숙원이 자네로 인해 나와 같은 고초를 겪게 두진 않을 것이네". 장희빈에게 모든 것이 뜻대로 될거라 생각 하지 말라며 무서운 표정을 지었는데, 인현왕후가 장희빈을 칠 카드를 쥐었다는 뜻처럼 여겨져, 내심 반갑기도 했어요. 인현왕후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빛을 내고 있는데, 고요한 인현왕후가 아닌 강한 인현왕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어서, 저는 앞으로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싸움에 사실 더 기대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동이와의 장희빈의 제 3라운드 중심인물도 인현왕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과연 동이를 구할 인현왕후의 카드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만 보다 보니 내용만 달랐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늘 같은 식이라서 말이지요. 신유년 검계의 사건을 꾸민 것이 죽은 오태석의 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인현왕후이니, 그 사건에 장희빈이 연루가 되었다는 것을 밝혀낸다면 게임오버될 듯도 하지만, 어째 장희빈에게 역으로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더구나 동이가 사가로 나가게 될 듯하니, 당분간 궁궐 여인들 암투는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싸움이 될 듯 한데, 탐정동이가 없는 궁궐과 인현왕후가 걱정이에요.
"임금이 아니어도 좋다. 너를 지킬 수만 있다면.."
동이의 아비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된 숙종은 더더욱이나 동이를 내어 줄 수가 없습니다. 몰랐던 일이라고 거짓말이라도 하라고 동이에게 눈물로 애원하지요. 거짓말을 하는 임금을 만들고 싶지않다며, 목숨을 구하고자 전하의 전정을 그르칠 수 없다며, "전하는 이 나라의 임금이십니다" 라며 완강히 거부하는 동이입니다.
"임금이 아니어도 좋단 말이다. 모르겠느냐? 나는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널 지킬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임금이어도 상관없다. 너를 내어 줄 수는 없단 말이다, 동이야". 꺄아악! 숙종이 동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까지 심할 줄이야. 여자에 빠져 눈에 콩깍지가 씌웠다는 욕은 자기가 다 먹을 테니, 동이에게는 가만있으라고 방패되어 주려는 숙종, 멋지십니다. 물론 임금으로서는 숙종 본인의 말처럼 한심한 임금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요. 아내가 예쁘면 처가 기둥보고도 절을 한다더니, 동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돌팔매도 달게 맞겠다고 하니, 이런 달달한 순애보가 또 어디있을까 싶어요. 동이 부럽당!
숙종을 비롯한 동이파의 눈물겨운 동이지키기도 장희빈과는 힘겨운 싸움이었어요. 명백히 드러난 동이의 죄목을 낱낱이 만천하에 공개해 버린 장희빈의 수가 더 강했기 때문이지요. 도성에 나붙은 격문에 백성들 민심은 흉흉해지고, 조정신하들은 대전에 떼로 몰려와 동이를 처단하라고 목청을 돋구고, 궁궐문 앞에는 성균관 유생들이 연좌농성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숙종도 완강하게 버티면서 동이를 끝까지 지키려 했지만, 정의의 사도답게 당당하게 동이가 한성부로 자진출두를 해버리고 말았지요.
임금으로서의 치적에 흠집이 나더라도 동이를 지키고자 죄를 덮겠다며, 입도 뻥긋하지 말라고 숙종이 그토록 애원했지만, 동이는 스스로 한성부로 찾아가 죄값을 치르려 합니다. 하긴 동이의 쇠심줄보다 단단한 고집을 누가 꺾을 수 있겠어요. 동이와 숙종은 그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서로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단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운 숙종이고, 한성부를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운 동이입니다. 더구나 어린 영수왕자를 보노라니 동이 가슴이 미어집니다.
동이를 지키고자 하는 숙종의 마음도, 자신의 목숨보다 임금으로서의 당당함을 세워주려는 동이의 사랑도 다 이해가 되네요.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픈지도 모르겠지만, 동이의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었고,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전하를 백성과 신하들에게 부끄러운 임금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동이가 한성부로 갔다는 말에 사색이 되어 말을 달리는 숙종, 그 시각 이미 동이는 한성부 문턱을 넘어 버리고 말았으니, 동이를 구할 방법은 더이상 없을 듯합니다. 일단 목숨이나 구해놓고 봐야할텐데, 예고편을 보니 동이와 숙종에게 가슴 찢어지는 고통이 닥치나 봐요. 첫째 영수왕자가 죽음을 맞이하나 봅니다. 영수를 끌어안고 우는 동이와 인현왕후의 모습을 보니, 이런, 벌써부터 저도 눈물이 흐르려고 합니다. 다음 시간은 아무래도 눈물바다를 이루게 될 것같아요. 영수왕자의 죽음과 궁궐에서 쫓겨나는 동이와 숙종의 이별까지, 그 슬픔들을 지켜봐야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아파오네요.
쫓겨난 동이와 금의 등장, 동이의 터닝포인트될까?
동이와 장희빈의 제3라운드, 이름하여 동이의 궁궐복귀 싸움이 될 듯한데요, 인현왕후의 강한 카리스마와 장희빈의 독기, 그 불꽃 튀기는 싸움도 흥미진진할 듯합니다. 무엇보다 사가에 나간 동이의 특별한 왕자교육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민초들의 삶 속에서 어린 금이 어머니를 통해 배우는 것, 그것은 사람에 대한 귀함이겠지요. 신분이 사람을 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귀한 생각을 하면 귀한 사람이 되고, 천한 생각을 하면 천한 사람이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아들에게 가르치는 어머니 동이, 숙빈최씨로 복위되기까지 앞으로 동이에게 시련은 있겠지만, 훗날 영조에게 백성들의 삶을 눈으로 몸으로 보고 체험하게 할 것이니, 사가에 나간 동이의 다소 꼬질한 모습도 참고 봐야 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동이의 사가를 찾은 숙종의 모습도 급 꼬질해졌던데, 암튼 쌍으로 닮아가는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가슴 아프면서도 눈꼴시려울 정도로 절절해서 질투가 나려고 합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인현왕후는 질투하지 않았을라나 모르겠지만, 질투감에 또다시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우는 장희빈의 심정도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사랑하는 전하를 볼 수 없는 동이나, 동이의 환한웃음을 볼 수 없는 숙종이나 웃을 일이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동이에게 한 줄기 햇살웃음을 짓게 만들 일은 있나 봅니다. 훗날 영조임금이 될 왕자 금(연잉군)이 개구장이로 등장을 하더라고요. 이 커플은 언제 또 애를 만들었나?ㅎ. 숙종이 완전 폐인이 된 듯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동이의 사가를 찾아 온 모습을 보아하니, 숙종이 가끔씩은 술에 취한 척하고 찾아 왔었나 봐요;;.

사가로 쫓겨난 동이, 그리고 훗날 영조임금이 될 금의 등장으로 스토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는데요, 자이언트에 발목잡힌 시청률의 하락을 막을 동이의 터닝포인트가 될지 기대도 커지네요. 연잉군(금)의 탄생은 장희빈의 공격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겠지요. 동이가 살아있다는 자체가 눈엣가시일텐데, 동이를 잊지 못하는 숙종의 방황과 밤마실을 장희빈이라고 곱게 넘어갈 리가 없겠지요. 게다가 또 왕자까지 턱하니 낳았다고 하니, 장희빈은 취선당의 주인자리에 결코 안주하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아마도 자기 것이라 여겼던 중전의 자리를 되찾으려 하겠지요.
궁궐 밖 동이와 왕자 금의 백성들과의 생활이 드라마 동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천방지축 동이의 사가생활과 어머니 모습도 기대가 되네요. 왕자 금의 어릴 적 모습을 잠시보니 여간내기는 아닐 듯 싶더라고요. 동이 뺨치게 사고뭉치에다 참견하기도 좋아하고, 바른말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훗날 영조임금이 될 금의 어린 시절모습을 어떻게 그려갈지, 그리고 귀한 마음을 품는 미래의 임금을 키우는 엄마 동이의 변신도 기대됩니다. 영수왕자의 죽음, 사가생활, 금의 출생 등 새로운 변수들이 동이의 인생을 또 다시 바꿀 터닝포인트가 될지 지켜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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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4 08:46




드라마 시작과 함께 나왔다가 꽁꽁 숨어있었던 수신호의 비밀, 그 결정적인 힌트가 40회만에 나왔습니다. 동이가 다음회가 학실한 답을 말해주겠지만, 야호! 제 나름대로도 비슷한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궁금하게 하는 것도 너무 오래끌면 '알고 싶지도 않다. 관둬라!'. 이러고 싶은데, 수신호의 비밀도 더 끌었다가는 화병날 뻔했어요. 지난 회에서 알려준 숫자들만으로는 도저히 수신호의 의미를 파악할 길이 없었는데, 예고편에 12음률이라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음률에 대해 검색하고, 한자 검색하고 숫자와 맞춰보니, 대충은 의미가 통하는 답이 나온 것 같네요. 저도 애간장좀 태우게 글 말미에 알려드릴게요.ㅎ사실 틀리면 창피하기도 해서 말이에요. 그럼 드라마 내용정리부터 얼른 살펴보자고요. 이번회 등장한 동이의 어릴 적 친구 게둬라와 검계의 이야기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하니까요.
수신호를 풀겠다며 칭병을 핑계삼아 피접을 나간 동이는 예상대로 짤짤거리고 다니느라 바쁩니다. 발품만 열심히 팔고 도박장에 가서도 알아낸 것은 없었지요. 동이는 정말 모르는게 하나도 없나봐요. 너무 박학다식해서 얄미울 정도에요. 노비시절에 배웠다고는 하지만 훈수를 둘 정도로 마작 도박까지 빠삭하게 아니, 다음에 만나면 저랑 고스톱 한판 어때요? 저도 한때는 맞고계에서는 알아줬거든요.

다시 칼을 빼드는 장희빈
동이가 갑자기 피접을 나갔다니 장희빈은 동이의 꿍꿍이가 궁금합니다. 장무열에게 동이의 행적을 알아보라고 하니 손발 척척 들어맞는 장무열은 벌써 동이가 간곳까지, 동이의 주변인물까지 샅샅이 캐고 있었다고 하지요. 장희빈이 사람보는 눈은 있다고 흡족해 하는데, 저는 아직도 장무열이라는 인물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을 품고 있답니다. 이런 의뭉스러운 인물은 나중에 주인을 콱 물어버리는 수도 있거든요. 일명 뒷통수 후려치기라고나 할까요?
장희빈도 거두고 있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는데요, 비밀리에 소집한 남인들이 장희빈의 얼굴을 보고는 낯빛이 바껴 버리더라고요. 그간 취선당 근처에는 얼씬 거리지도 않고 몸사리고 있었던지, 장희빈의 비아냥에 멋쩍은 오태석과 남인들이지요. "감히 여러분들이 제가 감히 먼저 이런 걸음을 하게 만드는군요. 하지만 심려마세요. 필요하다면 아비를 죽인 자와도 손을 잡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자를 보고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정치가 아니겠습니까?" 장희빈과 남인들은 다시 서인과 동이를 보내 버릴 절호의 찬스 앞에 의기투합합니다. 조정과 도성이 죽어나가는 양반들때문에 술렁이니 모든 책임과 추궁은 실세인 서인들에게 빗발칠 것이고, 남인들과 장희빈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라는 심산인게지요. 더구나 검계가 출몰한다는 말에 갑자기 움직임이 바빠진 동이와 차천수, 그리고 서용기를 보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고 뭔지 냄새도 폴폴 풍겨오지요.
전투태세 제대로 갖춰가는 장희빈입니다. 귀양 가있는 장희재도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한양으로 올 모양이더라고요. 오태풍 부자도 마찬가지고요. 역시 백성들에게 기부한다는 명목으로 특사로 빠져나올 모양이에요. 하긴, 드라마를 위해서라도 빨리 한양으로 돌아오는게 낫겠지요. 그런데 오태풍 부인이 "권세 재산 다 날리고 쪽박만 차겠구나"라던데, 빙고! 오태풍부인 돗자리 깔고 앉아도 되겠어요.  
동이 웃음에 중독된 숙종의 밤마실
동이의 피접을 허락해준 인현왕후가 대전에 가서 숙종에게 동이에게 휴가를 주었다고 하니, 숙종의 얼굴이 금새 뾰루퉁해집니다. 고얀녀석, 얼굴도 안비춰 주고 가버렸다고? 뒷일은 안봐도 척입니다. 흉흉한 검계때문에 암행을 핑계삼아 궁궐을 나가 한걸음에 달려간 곳이 동이의 휴가처니 말입니다. 동이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숙종이지만, 동이의 환하게 웃는 얼굴을 봐야 힘이 난다하니 봐줘야겠지요.
오밤중이 되어서야 마실을 나갔다가 돌아 온 동이에게 싸돌아 다닌다고 한 소리 해주고 싶지만, 숙종은 눈 깜빡이는 동안에도 동이가 그리워질 만큼 사랑에 푹 빠져있기에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지요. 흉흉한 밤거리에서 칼맞고 돌아오지 않은 것만도 감사한 숙종입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동이를 업고서라도 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동이의 밝지않은 안색을 보니 숙종도 꾹 참고 돌아간다고 하지요.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숙종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동이 나간 사이에 영수왕자 젖은 누가 주나? 아, 젖상궁이 따로 있겠군요. 인현왕후가 어련히 잘 보살피기도 할테고요. 인현왕후 영수를 마음껏 안아보고 싶었을텐데, 생모인 동이 앞에서 티도 내지 못하고, 지난회 동이만 낼름낼름 영수왕자를 안아서 마음이 짠했거든요.

그나저나 동이는 너무 야행성이라 탈이에요. 어휴, 숙원마마 일찍 좀 주무세요... 자시(11시에서 1시사이)에 갑자기 서책을 찾으러 주변 처소 나인들에게 심부름까지 시키니, 잠은 언제 자냐고요. 여하튼 머무는 사가의 경비를 소홀하게 하니, 동이를 노리는 검계자객들이 가볍게 동이의 처소에 들이닥쳐 버리지요. 동이의 처소에 칼을 들고 잠입한 자객들은 검계였어요. 지난 글에 두개의 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했었는데, 정말로 검계가 이번 양반주살을 한 것이었더라고요. 장희빈이 준비한 음모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동이의 친구 게둬라에 의해 검계가 재건되었고, 게둬라(여현수)가 수장이었지요.

검계 2대수장 게둬라와의 해후, 뭉클했던 차천수의 눈물
13년만에 만난 게둬라와 차천수가 칼을 겨누면서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에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차천수 배수빈의 감정연기도 좋았고, 천수가 "수장어른의 검계를 이런 살인집단으로 만들었냐" 며 눈물을 떨구는 것이 마음을 울리더군요. 최효원이 횃불을 들고 검계를 소집해 밝혔던 강령은 살인이 아니었어요.
"지금 누군가 양반들을 주살하고 그 죄를 검계에 씌우려 하고 있다. 그들은 무섭고 치밀한 음모를 꾸몄고, 우리 동지들을 빼앗겼고, 죄없는 천민들이 끌려가는 것을 봐야 했다. 그것이 누군가 밝혀야 한다. 우리가 처음 검을 들었던 날을 기억하는가? 그저 천인이라는 이유로 죄없이 죄인이 될 수 없다. 다시는 죄없이 짓밟히지 않을 것을 맹세했다. 천인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찾아 그 죄상을 밝힐 것이고, 잡혀간 자들을 되찾아 올 것이다".
최효원의 검계강령은 천인들이 이유없이 죄인이 되고 짓밟히지 않게 서로를 지키는 것이었어요. 무차별 양반살인조직은 아니었지요. 천수는 천인들을 지키고 싶었던 수장어른의 검계가 양반의 살인집단이 돼버렸음에 가슴이 무너집니다.
검계원들에게 차마 칼을 들지 못하는 차천수, 그의 입에서 수장어르신이라는 말이 나오자 게둬라도 천수를 알아봅니다. 수장어르신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검계조직원밖에 없었을테니까요. 그제서야 천수를 알아 본 게둬라는 자신의 정체를 밝혔지요. 검계가 몰살되던 그 날, 눈 앞에서 부모 형제가 죽는 모습을 보고 혼자 살았다는 자책감에 복수만을 꿈꿨다며, 억울하게 죽은 모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검계를 재건했다면서요.
동이가 살아있고, 그것도 임금의 후궁이 되었다는 말에 게둬라는 눈이 함지막만하게 커져 버립니다. 이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을 사람, 검계의 다음 목표가 동이였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는 천수와 게둬라입니다. 게둬라가 이끄는 접은 행동을 멈췄지만, 다른 접에서 동이가 있는 처소를 향해 결행에 나섰으니 정말 큰일입니다.

동이가 있는 사가에 복면들이 들이닥쳐 동이를 향해 칼을 내리치려는데, 동이가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려는 듯 눈을 감고 말더군요. 동이를 오늘에 있게 시작점이자 동이의 한이 담겨있는 검계, 그 칼이 동이를 겨누는 장면은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동이가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인 검계의 억울함을 푸는 것과 왜 그들이 검계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야 했는지, 왜 동이가 천민들의 왕이 되는지 완결점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동이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검계의 칼을 받아들이려는 동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어요.
예고편을 보니 동이와 게둬라가 해후를 하더라고요. 게둬라의 검계는 드라마 동이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죄없는 검계가 남인들의 음모에 희생당했다는 것을 밝힐 실마리가 됨과 동시에 동이를 위협하는 장희빈의 무기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지요.
그리고 동이가 알고 있는 수신호의 비밀이 이 모든 향방을 가름하게 될 것입니다. 

수신호의 비밀, 풀었다!

그럼 수신호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제가 푼 답이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이것저것 짜 맞추다보니 얼추 정답에 가까운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수신호의 비밀을 풀지 못한 동이가 고민하다가 서책을 보고 뭔가를 생각해내고는 처소나인들을 한밤중에 풀어 책을 구해 오라고 하였지요. 그리고 예고편을 보니 악기(樂記)책에서 청상인들이 사용했다는 숫자와 연결을 시키더군요. 12음률이라는 힌트를 주면서요.
12음률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황종(黃鐘), 대려(大呂), 태주(太簇), 협종(夾種),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 임종(林鐘),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鐘) 이라고 합니다. 대개는 첫글자만으로 음률을 표기했다고 하니 첫글자만을 통해 수신호의 비밀을 풀어보도록 하지요. 동이에서 알려준 수신호의 숫자는 8(林) 5(姑) 10(南) 5(姑)입니다. 즉 '임고남고'가 되는데요, 이 수신호를 죽은 장익헌 영감과 장옥정이 같은 동작을 했을까와 연관지어 풀어봤어요.

장익헌 영감은 당시 같은 남인이면서도 오태석의 정적이었습니다. 이 수신호를 남인들 모두 알고 있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우두머리들 정도선에서 은밀히 통하는 암호였을 거라는 것이지요. 이는 그만큼 보안이 중요했고, 그 수신호에 담긴 뜻이 새나가서는 안될 비밀이었을 거라는 겁니다. 한자 사전에서 '임고남고'에 대한 것을 한 자씩 찾아보니 이런 뜻들이 있네요. 
林(임, 림) ㉠수풀, 숲 ㉡모임, 집단 ㉢사물이 많이 모이는 곳 ㉣야외, 들 ㉤시골, 한적한 곳 ㉥임금, 군왕 ㉦많은 모양 ㉧많다
姑 (고) ㉠시어머니 ㉡고모 ㉢여자, 부녀자의 통칭 ㉣잠시, 잠깐 ㉤조금 동안 ㉥빨아먹다
南 (남) ㉠남녘, 남쪽 ㉡남쪽 나라 ㉢풍류 이름(아악의 이름) ㉣임금 ㉤벼슬 이름 ㉥시체(詩體) 이름 ㉦(남쪽으로)가다 ⓐ나무
여기서 '임'자에 대한 뜻풀이에 임금, 군왕의 뜻도 있다는 것이 보이지요? 그리고 '고'는 부녀자를 통칭하는 여자라는 뜻이고요, '남'은 편한대로 드라마의 남인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연결해 보니 '임금의 여자, 남인의 여자' 라는 뜻이 나오지요?
제가 찾은 해답은 이거예요. "임금의 여자를 남인의 여자로 세워야 한다". 드라마에서 장익헌 영감이 죽은 시점에 장희빈이 낯선 사내에게 수신호를 전했고, 그 이후 장희빈이 남자를 따라 간 곳은 바로 오태석의 집이었어요. 그럼 답이 나오지요?  당시 인현왕후는 서인의 사람이었고, 후사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남인의 여자가 숙종의 눈에 들어 왕자라도 생산한다면, 남인들이 정권을 잡을 기회가 오는 것이지요. 수신호는 당시 남인들 중 고위급들이 비밀리에 만든, 남인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임금인 숙종에게 남인계열의 여자를 뽑아 접근시키자는 비밀암호였던 것이지요.
인물 반반하고 총명해 보이는 장옥정이 오태석의 눈에 띄었던 것이고, 장옥정 역시 최고의 자리에 앉겠다는 야심을 품었으니,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지요. 오태석은 그날 장옥정의 면접을 위해 도인 김환을 불러 장옥정의 관상을 보게 했고, 김환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오태석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지요. 김환은 장옥정에게는 "항아님은 그림자이며, 그림자가 빛을 누를 수 없다"는 장옥정의 운명에 대해 말해 주었던 것이고요.
장옥정의 수신호는 오태석의 집을 들어가기 위한 접선암호였던 셈이었어요. 오태석이 장옥정을 집으로 데려오게 한 심부름꾼에게 수신호를 하는 여자를 데려오라고 했을 것이고요. 또한 이 수신호는 남인들이 정권을 잡을 비밀계획이었기에 남인들 중에서도 몇사람만 알고 있었을 듯 합니다. 도처에 널린 남인들이 아무데서나 가위바위보를 할 필요야 없었을테니까요.  
따라서 장익헌 영감이 죽기전에 동이에게 수신호를 했던 것은 자신을 죽이러 보낸 이가 오태석임을 가리키는 것이었죠. 수신호 속의 왕의 여자가 될 남인의 여자는 장옥정을 가리키는 것이었고요. 하늘의 태양이 하나이듯 남인의 최고도 한사람이어야 했고, 오태석이 남인의 우두머리가 되고자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것을 눈치챘던 것이지요. 혹은 서로 미는 여자가 달라 두 사람 사이에 알력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결국 검계의 소행으로 뒤집어 씌운 장익헌 영감의 죽음과 양반을 주살한 게 남인들의 짓이었고, 그 중심에 오태석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거지요. 어때요? 그럴 듯하지 않나요? 몇 시간을 한자를 써놓고 낑낑댔더니 머리가 다 아프네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수신호가 장희빈을 결정적으로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왜냐? 장익헌 영감의 수신호를 비디오로 찍어둘 수도 없었고, 증험으로서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모른다고 오리발 내밀면 증명할 도리가 없잖아요. 이제 동이가 할 일은 당시 양반주살이 검계가 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데, 무슨 수로 밝힌다지요? 제생각으로는 왠지 장무열이 답을 쥐고 있을 듯 싶어요. 의뭉스러워 보이는 장무열이 장희빈의 머리꼭대기에 앉아있는 것 같아, 도무지 정체파악이 힘들어서 말이지요. 재건된 게둬라의 검계가 장희빈을 옭아맬 덫이 될 지, 동이를 위기로 몰아넣을 지, 다음주 수신호의 정확한 비밀과 함께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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