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10.07.07 '동이' 첫날밤, 왜 하필 주막? 숙종때문에 웃다가 넘어갔던 장면 (29)
  2. 2010.07.06 '동이' 숙종, 쌍가락지 청혼하고 받고 싶었던 동이의 혼수품 (28)
  3. 2010.07.03 '동이' 장희빈의 캐릭터, 애매해져 버린 이유 (11)
  4. 2010.06.30 '동이' 승은을 거부한 동이, 천민의 왕이 되는 이유 (14)
  5. 2010.06.29 '동이' 동이를 여인이 되게 한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 (16)
2010.07.07 09:11




동이의 처소나인들에서 시작된 괴질은 삽시간에 궁궐을 위험 사각지대로 몰고 동이에게 가해지는 시련은 끝이 없습니다. 더구나 동궁전 나인까지 괴질이 전염된 사건으로 궁에는 소위 '카더라'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동이가 세자를 죽이고 대를 이을 후사를 보려고 한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동이는 꼼짝없이 궁에 불길함을 몰고 온 여자로 낙인찍히게 생겼습니다. 딸의 앞길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흉악한 음모도 자청하고 나서는 윤씨부인, 동이를 너무 만만하게 본 듯합니다.
이 일에 장희재와 장희빈이 어디까지 관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승은도 입었겠다 내명부 기강도 익히고 궁중법도도 제대로 공부 좀 하면서 조용히 지내려는 동이를 가만 두지 않는군요. 탐정동이 재가동입니다. 더구나 장희빈을 찾아가 목숨을 담보로 담판을 짓는 것을 보니 이번에도 제대로 수사실력을 보여줄 듯 싶습니다. 새색시 폼 안나게 다들 왜 그러시는지, 이제 첫 승은을 입은 동이가 쉴 틈을 주지 않네요.
공자왈 맹자왈 경론 강의시간에 딴 생각에 빠져있는 숙종, 안봐도 비디오지요. 동이 생각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숙종입니다. 성심이 어지러운 듯 하니 그만 두자는 말에 화들짝 놀란 숙종, 임금 체면은 결코 구기지 않습니다. 머리는 동이생각, 귀는 경론 강의 경청, 두 가지가 동시에 되는 숙종은 부러운 유전인자를 가졌군요. 한 술 더 떠 잘못 읽은 구절까지 집어내니 신하들도 끽 소리 못하고 말지요.
지긋지긋한 수업이 끝나고 회의장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숙종, 용안 탈까 잽싸게 일산(양산)을 받쳐주지만, 앞으로는 일산을 준비하지 말라고 합니다. "사내라면 좀 까무잡잡한게 좋지않나?" 여기서도 한방 빵 터뜨리는 숙종, 조만간 선탠하시겠다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숙종은 동이에게 잘보이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동이를 위한 전각 보경당이 마련되면 흠흠... 하루 하루 날짜만 꼽고 있는 숙종이에요. 

웃음보 터진 상선영감, 표정만으로도 응큼해
동이의 거처가 하루라도 빨리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숙종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지요. 동이의 거처 보경당 단장이 다 끝났다는 겁니다. 그런데 상선영감의 표정이 어째 시무룩합니다. 동이의 임시거처 처소나인 둘이 괴질에 걸려 새거처로 옮기는 것이 미뤄져야 했거든요. 그것도 전염병이라네요. 자나깨나 동이 걱정밖에 없는 숙종은 동이는 괜찮은 지부터 묻습니다. 동이야 당연히 무사하지만, 상선영감 뒤에 이어지는 말씀이 걸작입니다. "송구하게도 그날은 조금 기다려야 할 듯 하옵니다". 그날이라니? "천상궁과의 합방말입니다". 부끄러운 숙종,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지요. 정식 전각으로 거처를 옮기면 그때 치루려고 기다리고 계시지 않았느냐는 상선영감의 말에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그런 것 아닐세" 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헛기침만 해대지만, 상선영감 숙종의 당황하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며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상선영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신다ㅎ. 아니라고 극구 부인해 보지만 한 번 터진 상선영감의 웃음은 그치지 못하고 맙니다. 
그나저나 숙종은 동이의 처소나인이 괴질에 걸렸다는 말에  그 오지랖 넓은 녀석 마음이 상했을까 걱정이에요. 게다가 매일같이 짤짤거리고 다니던 풍산이 녀석에게 개줄을 걸어 묶어 두듯 거처에 꽃단장하고 들여 앉혔으니 오죽 답답할까 싶지요. 상선영감을 시켜 궁밖으로 동이를 나오게 해서 콧바람이라도 쏘여주고 싶은 숙종, 주막동무들도 함께 초대하지요. 황주식과 영달이도 함께 불러 오랜만에 동이와 회포를 풀게 해주고 싶습니다.
사고무친 동이를 궁에서 삼촌처럼 오빠처럼 돌봐주는 동이의 친구들, 사실은 동이보다는 숙종이 황주식과 영달이랑 주고 받는 농에 재미가 들린 듯 하더라고요. 하긴 숙종의 이런 모습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친구들이니 숙종에게도 좋은 벗들이에요. 정치도 지위도 다 잊고 싶은 그런 벗들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이 녀석들을 잘못 부른 듯 싶은 숙종입니다. 오란다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온 것 까지는 좋은데, 그만 분위기 파악하고 대충 일어섰으면 좋을텐데 아주 끝장을 볼 듯이 술을 마시니, 숙종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모른척하고 슬쩍 농삼아 "정말 냉큼도 달려 오더구나. 눈치도 없이 말이야" 이렇게 말을 해도 못알아 듣습니다. 에고 술맛이 어째 또 이리 쓴지, 어라! 이래도 갈 생각을 안합니다. 에고 포기다. 그래 내가 농했다라고 배포 크게 넘어가고 말지 싶은 숙종이에요. 하긴 오늘만 날이냐? 이제 보경당도 지어졌겠다 날마다 동이를 볼 수 있는데 '까짓 성심이 넓은 내가 참자' 하고 마음을 다 잡는 숙종이에요. 여기서부터 제 터진 웃음보는 숙종과 동이가 주막집에서 첫날밤을 보낼 때 까지 그치지 않았네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ㅎㅎ
술 한 두잔 들어가니 눈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녀석들 엉덩이에 자석이라도 붙었는지 일어설 줄 모르는 것은 고사하고, 멀대같은 영달이 녀석이 "동이야, 한 잔 받거라" 라며 어께에 손까지 턱 걸치고는 다정스레 굴지요. 숙종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치미는데, 어라, 감히 동이의 손을 붙잡고 술까지 먹여 주려고 합니다. 숙종 눈에 불이 번쩍하지요. 질투폭발 불꽃화신 숙종입니다. "자네, 그 손 감히 누구 손을 잡고 있는 것이야!" 이제야 제정신이 든 영달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니 불꽃질투 숙종, 영달이 손모가지를 뎅강 자르겠다고 작두를 대령하라고 합니다.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진짜 같습니다. 오금 저린 영달이 혼비백산입니다.
"전하 왜 그러십니까?" 쳐다보기도 아까운 동이의 말에 "그럼 안되느냐?" 며, 숙종 고소해 죽겠다는 듯이 껄껄껄 웃어 제낍니다. 농이라고 했지만, 농이라고 보기에는 표정이 너무 진지했던 숙종, 아주 장난은 아니었다고 말하지요. 순간 울컥했다고요. 사내가 이런 질투심도 없이 자기 여자 손을 잡고 헤죽거리는데 가만 있으면 그게 바보지요. 숙종은 이런 사람사는 냄새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장난이라고 했지만 임금의 질투하는 모습에 황직장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누이처럼 정들었던 동이가 한 남자, 그것도 임금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애교 작렬 동이 보고 후끈 달아오른 숙종, 덥댄다ㅎ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늘이 돕는군요. 우르르 쾅쾅, 난데없이 비바람이 거세집니다. 갓을 벗어 동이 머리위에 씌워주는 숙종, 이런 낭만임금이 또 있을까 싶어요. 급히 주막집으로 비를 피해 들어 온 동이와 숙종, 단 둘이 좁은 방에 있으니 어색해 어디다 시선을 둬야할 지 모르는 두 사람이에요. 어색한 숙종이 상선영감을 불러 연이 당도했냐고 물으니 비바람이 거세서 환궁하기는 어렵겠다고 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니 오늘이 그날이로군요. 역시 숙종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살피는 상선영감, 숙종의 발그레진 얼굴만 보고도 척하니 감을 잡지요.
밖으로 나온 상선영감이 더 속상해 하네요. "전각이 완성되기를 그렇게 그다렸는데 주막이라니..." 뭐가 그리 속상한지 숙종보다 더 허탈해 하는 상선영감때문에 또 웃지 않을 수 없었네요. 상선영감은 역시 남녀지정에 대해 한참을 모르십니다. 좋을 때는 비단금침이 아니라 지푸라기 깔린 헛간에서도 말릴 수 없는 게 이런 거라고요;;
동이도 숙종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몸에 열기운도 있고, 삐리리 모드 진입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더니 이제보니 동이도 애교작렬하더라고요. "너와 함께 해서 단 한 번도 좋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숙종에게 눈웃음 날리면서 웃는 모습이 숙종보다 한 수 위같더라고요. 동이의 교태스런 미소에 '헉!' 후끈 달아오르는 숙종이에요. 왜 이리 덥냐며 원색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숙종때문에 박장대소하며 넘어갔습니다. 술따르는 동이 부들부들 떠는 손에 술은 철철 넘치고, 숙종은 한계에 다다랐나 봅니다. 기습뽀뽀, 빨개지는 동이 얼굴 보고 다시 또 뽀뽀,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얼레리 꼴레리 했습니다. 

동이와 숙종의 첫날밤, 주막인 이유
그런데 왜 하필 주막이었을까? 궁에서도 아니고 암행나와서 그것도 허름한 주막에서 승은을 내리는 숙종을 보며 드라마 속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네요. 특히 동이에게는 첫날밤이었는데 궁이 아니라 주막에서 치뤘다는 것이 명색이 왕의 여자인데 속상할 듯도 싶어요. 주막에서의 초야는 동이의 고난을 암시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왕의 총애를 받지만, 이렇게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듯 앞으로 다가올 동이의 궁에서의 험난함이 예상되더라고요. 장희빈의 음모와 위협이 더 심해질 것이고, 천민출신의 궁녀가 승은을 입었다는 주위의 질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의 처소상궁을 거부하는 궁녀들의 심리처럼 동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궁녀들이 더 많겠지요.
동이의 앞길에는 매사가 쉽고 편한 길이 아니었어요. 장악원에 들어 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고, 감찰부 나인으로들어가서도 동이 앞에는 힘든 길이 펼쳐졌어요. 숙종의 승은을 입은 이후에도 비단꽃길만이 펼쳐지지는 않겠지요. 동이에게 다가오는 장희빈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주막집이 가시밭길을 의미한다면, 동시에 주막집에서 승은을 입었다는 것은 동이를 위한 동이의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한 나라의 태양, 임금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태양을 등져 버린 장희빈이 그림자의 운명으로 넘어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동이는 찬란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이가 모든 고난들을 이겨내고 인정을 받았던 것은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고, 진실을 따랐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이 숙종을 잃은 이유는 진심보다 더 커져버린 야심을 경계하지 못했고, 야망을 위해 진실을 버렸기 때문이었지요. 사랑이 늘 달콤함만으로 지속되지는 않겠지요. 수많은 모함 속에 의심도 받을 것이고 오해도 받을 거예요. 하지만 동이가 결코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지요. 귀한 마음을 품으면 귀한 사람이라는 것 말입니다. 
주막에서의 첫날밤을 치룬 동이와 숙종이 어떤 이부자리를 깔고 잤을까 생각해보니, 두 사람은 이부자리를 깔고 잤던 것이 아니라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황주부가 숙종에게 동이를 귀히 여겨달라고 부탁을 했던 장면이 뭉클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합방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한 마음은 진실과 진심 속에서 나오기에 주막에서의 첫날밤은 두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궁궐의 비단금침이 아니어도, 동이와 숙종은 '진심과 사랑이라는 원앙금침'에서 합방을 했지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주막집이니 합방이니 키스니 장희빈의 음모니 이런 것 다 떠나서, 이번회 최고 재미있었던 장면은 매력적인 숙종과 상선영감 두 분이 주는 깨알보다도 더 컸던 콩알같은 재미였습니다. 진짜 많이 웃었답니다. 게다가 몸까지 비틀며 전하~ 하고 애교까지 부리며 동이도 재미에 가세를 했네요. 승은상궁으로 삐까 번쩍하게 궁에 재입궐했는데, 허름한 주막에서 초야를 치루고 만 동이가 옷고름 풀기까지 과정이 별스럽게 재미있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답니다. 특히나 쌍으로 웃겨주시는 숙종과 상선영감때문에 이번회도 빵빵 터졌는데요, 사극을 보며 이렇게 폼나게 재미있는 임금과 내관은 처음이에요. 이제는 두 분이 지나치게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 재미가 떨어질 정도이니 동이 속 최고 인기남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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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6 08:16




동이와 숙종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동이의 비밀은 차천수가 불태워 버린 검계의 모든 자료들과 함께 드라마에서도 정리되나 싶습니다. 차천수는 동이의 영원한 수호천사로, 동이는 호시탐탐 동이를 없애려는 장희빈과 남인들의 계략에 대항하는 일만이 남았군요. 승은상궁으로 궁에 입궐한 동이, 숙종의 사랑고백에도 또 사고를 치고 말아서 숙종의 애간장을 태웠는데요, 동이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숙종의 마음은 벼랑바위를 향해 말을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그 뜨거움이 확인되었지요. 숙종은 동이가 곁에 없으면 죽을 것 같거든요. 이제 합방할 일만이 남았는데 예고편에 비가 오는 허름한 곳에서 무슨 일인지, 나인복을 입은 동이와 숙종의 삐리리 분위기를 보아하니 부부연을 맺나 싶습니다. 혹시 벼랑바위에 다녀 온 날 환궁할 시간이 늦어서 합방이 이뤄진 건가요?
동이의 마음을 몰라 혼자 짝사랑하고 있는지 전전긍긍해 하는 숙종을 보니, 왕이라 할 지라도 역시 혼자 좋아하는 것은 싫은가 봅니다. 옥쌍가락지를 건네면서 청혼하고 어색해서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고, 대전으로 돌아와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어의를 불러야 하나' 하고 중얼거리는 숙종을 보니 '선수가 왜 그러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숙종은 장옥정때문에 벌렁거렸던 기억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나 봐요. 
승은상궁에 봉하겠다고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숙종은 대전에 와서는 고민이 돼 죽을 지경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동이를 승은상궁에 앉히겠다는 말이 지금쯤 동이 귀에도 들어 갔을 것이고, 이 일을 어찌 설명해야 할 지 모르는 숙종이지요. 이럴 때는 노련한 연애카운셀러인 상선영감에게 상의하는 게 수입니다. 허물없이 편하게만 지냈던 아이에게 승은을 내리겠다는 것은 혼인을 하자는건데 동이가 얼마나 당황해하고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이지요. 다 알면서도 상선영감은 숙종의 마음을 떠보지요. 천나인을 단지 보호하려고 승은을 내린다는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성심으로 부터 혼인의 연을 맺는 것으로 여기냐고요. 쉽게 말해 좋아하냐고 말이지요. 물론이라며 이제는 부끄러움도 없는 숙종입니다. 다만 동이도 자신의 마음과 같은지를 몰라 숙종은 답답합니다. 상선영감의 명쾌한 조언이 이어지지요. "전하, 돌리지 말고 그냥 너 없이는 안되겠으니 혼인하자"고 고백하라고 말이지요.
동이의 임시처소를 향한 숙종은 동이에게 쌍가락지를 내밀며 수줍은 청혼을 하지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면서 쌍가락지를 동이의 손에 올려주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내빼는 숙종입니다. 그래도 할말은 다했더라고요. "너에게 주려던 내 마음은 진심이다. 그러니 생각을 좀 해 주겠느냐? 네가 기꺼이 내 곁에서 내 마음을 받아줄 수 있겠는지 말이다". 동이의 마음을 알길 없는 숙종은 혼자만 좋아하는 것 같아 부끄부끄(ㅎ)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나 봅니다. 내 곁에 있어 달라고 청혼의 징표인 쌍가락지까지 내밀면서 여자에게 생각할 시간까지 주는 숙종, 매너도 굿이에요.
동이에게 청혼하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뜬 숙종은 벌렁거리는 심장때문에 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숙종에게 차천수가 알현을 청하지요. 숙종도 사실 차군관이라는 녀석이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요. 같은 남자로서 느껴지는 차천수의 야리꾸리한 눈빛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지요. 목숨 내놓고 동이만 애타가 찾아 다니는 차군관이 믿음직스럽기는 했지만, 첫 만남때부터 칼을 들이대는 이 까무잡잡하고 어깨 떡벌어진 남자는 동이가 말한 이상형이었거든요. 
성난 사자와도 같고 그리움과 걱정에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게 보이는 동이의 오라비라는 남자의 마음을 숙종이라고 읽지 못할 리가 없지요. "나를 만나러 온 것이 오라비로서인가, 남자로서인가?" 먼저 선방을 날리는 숙종입니다. " 내가 마음에 담고 있는 여인 옆에 멀쩡한 사내놈이 있는데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 난 아직 동이의 마음을 모르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내마음뿐이네. 그 아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고 다른 자이면 어떡하나". 그리고 동이가 말한 멋진 남자의 기준이 자네와 같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 숙종입니다. 역시 숙종이 동이의 이상형때문에 신경쓰고 있을 줄 알았어요. 은근히 꽁한 숙종이거든요. 삐지기도 잘하고 말이지요.
임금의 마음이 이렇게까지 진심이라는데, 차천수가 뭐라고 임금을 상대로 동이를 탐낼 수가 있겠어요. 그보다는 천수는 동이의 마음을 알고 있었어요. 동이의 마음이 전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차천수가 동이를 연모하는 마음을 끊어내는 모습을 보니 짠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이에게 자신은 동주오라버니와 같은 오라버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천수는 알고 있었지요. 사랑이 욕심만으로 , 자신의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차천수에요. 동이의 마음 속에 있는 오라비로서 전하께 말한다며 쿨하게 자신의 마음을 도려내는 차천수지요. 천수는 동이가 숙종의 곁에 머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한 듯 싶어요. 검계수장의 여식이라는 것까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콩커플이 씌워진 숙종이 동이가 누구의 여식인들, 성씨가 뭐라한들 귀에 들어올 리가 없지요. 
천동이가 되었든 최동이가 되었든 숙종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이는 동이일 뿐이에요. 평생을 친구처럼 곁을 지켜 주었으면 싶은 풍산이, 한 번 물면 절대 놓지않는 풍산이가 숙종을 물어주길 바랄 뿐이에요. 그런데 그 고얀 녀석이 또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네가 그 무엇이어도 좋다"라는 말을 전하러 동이의 임시거처를 찾은 숙종은 고이 벗어둔 동이의 당의를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리고 맙니다. 몇 달 동안 동이없는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그 시간을 또 어떻게 감당하라고 말도 없이 떠나 버린 동이입니다.
숙종에게 동이가 갔을 곳을 알려 준 이는 차천수였지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기일, 동이가 간 곳은 벼랑바위였지요. 동이를 찾아 말을 달리는 숙종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말보다 앞서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말이 헛발질이라도 했더라면 당장 말 모가지라도 뎅강 자를 기세더라고요. 벼랑바위에 제를 올리는 동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새 잊었느냐? 너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숙종은 동이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 무엇이든 나눠지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니 말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동이만 곁에 있어 준다면요.
한달음에 달려 온 숙종에게 드디어 그렇게도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동이의 고백이 이어졌지요. "전하께 제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살포시 안겨오는 동이, 이제 다시는 동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숙종이에요. 그 어떤 일들이 벌어진다해도 동이, 이 아이만은 지켜주고 싶은 숙종입니다. 숙종도 이제는 더이상 불안하지 않습니다. 혼자만 끙끙대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동이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궁궐에 국수잔치 벌일 일만 남았네요. 임금의 혼사에도 저자에서 처럼 국수잔치를 벌였을지 모르겠지만요.    
제가 이번회 숙종의 프로포즈를 보며 유의깊게 본 소품이 있었는데요, 숙종이 동이에게 준 옥쌍가락지였어요. 상선영감의 조언을 듣고 과감히 프로포즈를 하러 간 숙종이 동이에게 내민 옥가락지는 왕실에서 내리는 패물의 화려함 보다는 소박한 멋이 있더라고요. 칠보 보석을 치장한 금가락지도 아니고, 아무런 장식이 없는 옥가락지를 보며, 숙종이 왜 그 가락지를 보며 동이를 떠올렸는지 숙종의 마음이 짐작이 가더군요.
까짓 동이에게 승은을 내리려면 처소로 들이라는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일이라는 것을 숙종도 모르지 않아요. 하지만 동이에게 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정치라는 혼수품과 함께 온 여인들이지만 숙종에게 동이는 전혀 다른 의미였어요.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 늙어 귀밑머리가 하얘지도록 늘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은 그런 아이였어요. 임금이 아니라 저자의 평범한 부부처럼 알콩달콩, 때로는 툭탁거리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우연히 저자의 노리개점에서 눈에 뜨인 소박하고 청아한 빛의 쌍가락지는 동이를 닮아 있었어요. 청아한 빛이 동이 그 아이와 어울리겠다 싶어 샀는데, 그것이 청혼 예물이 될 줄은 숙종도 몰랐지요. 동이가 떠올라 사두었던 쌍가락지가 숙종의 청혼예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숙종은 임금의 위엄을 갖춘 화려한 반지를 새로 맞추라는 하명을 하지도 않았어요. 말 한마디면 도성안에서 최고 보석세공사가 반지를 맞춰올 수도 있었겠지만, 동이에게만은 왕으로서 청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저 저자의 평범한 남자처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청혼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에서 산 쌍가락지에 담긴 숙종의 진심처럼 동이에게 원하는 혼수품이 하나 있었지요. 숙종이 원하는 동이의 혼수품은 오직 동이의 사랑이었어요. 자신이 임금이라는 이유도, 궁에서의 호사스런 생활도, 내명부의 품계때문도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로 봐주는 동이의 마음을 얻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동이도 진심을 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리하고 싶다고 합니다. 숙종은 구름 위에 두둥실 떠있는 것 같습니다. 숙종이 원하는 것, 동이의 진심을 들었으니 지금쯤 숙종 마음은 별나라에라도 간 심정일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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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3 09:12




조선의 궁중역사에서 장희빈만큼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그리기에 매력적인 인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장희빈은 그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희대의 요부, 당파싸움의 정치적 희생양, 악랄한 악녀, 낮은 신분에서 최고를 꿈꿨던 야심가 등 장희빈이라는 인물은 해석하기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지는 인물이기에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는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이지요. 때문에 드라마 동이에서 이병훈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될 장희빈이 어떤 인물일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점점 특색없는 장희빈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감독과 작가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든 동이는 코믹멜로 궁중사극의 범주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장르입니다. 숙빈최씨, 인현왕후, 장희빈의 연결고리인 숙종이 깨방정 코믹왕으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담당하고 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왕의 코믹화가 오히려 시청률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으니, 이병훈표 숙종은 성공적이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고증이나 한 나라의 군주로서의 숙종에 대해서는 결코 성공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숙종의 인기에 힘입어 동이에서의 숙종같은 인물이 궁중사극에서 자주 등장하게 된다면 그리 반가울 같지는 않지만요.
애초부터 숙종은 코믹왕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고, 왕으로서의 숙종이 아닌 드라마 속 한 캐릭터로서 이병훈감독과 지진희의 새로운 숙종만들기는 성공적입니다. 덩달아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를 하는 동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초반 동이의 오지랖 탐정놀이와 천하무적 동이로 인해 호감도가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러브모드의 본격돌입으로 주인공이 관심을 받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승은을 입기 일보 직전인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캐릭터의 혼란이 온 인물이 장희빈이에요. 초반부 탐정천재 소녀에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수호천사들이 나타나 도와주는 동이에 반해, 우아하고 절제된 장희빈은 주인공인 동이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고 매력적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비주얼로도 한효주보다는 이소연이 사극에 더 어울리는 얼굴이었고, 표정이나 목소리도 한효주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지요.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갈수록 매력이 반감되는 인물이 이소연의 장희빈이에요.
동이는 정통사극도 정치사극도 애정사극도 아닌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씩 혼합한 짬뽕사극입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동이와 숙종의 캐릭터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지요. 오직 정통사극의 범주를 이탈하고 있지 않은 인물이 인현왕후와 장희빈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 무르익어 갈 즈음해서 장희빈의 캐릭터가 애매모호해 지면서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질투에 눈멀어 진실을 버리는 장희빈은 제게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회에서 장희빈이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어요. 작가의 손에서 장희빈이 새롭게 그려질 지,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어정쩡하게 숙종과 동이를 질투해서 홀로 눈물이나 머금는 장희빈으로 쭉 그려갈 지는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는 반가운 변화를 읽었어요.
장희재가 내금위에 압송되어 고문을 받고 있다는 것과 폐비의 일과 관련한 증험을 숙종이 손에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야심한 시각에 숙종의 처소를 찾아 옵니다. 장희빈이 숙종에게 담담하게 자신과 오라비는 죄가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것을 보면서, 장희빈이 밉다기 보다는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이가 가져온 증험만 믿고, 임금의 손으로 직접 교지를 내려 중전의 보위에 올려 준 자신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 거냐며 숙종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지요. 엄연한 당신의 부인인데 부인말은 안 믿느냐면서요.
장희빈은 마지막까지 숙종이 주는 기회를 뿌리치고 맙니다. "옥정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실을 말해 준다면 그 죄는 덮을 수 없을지 몰라도 내 마음은 널 용서할 수 있다"며, 사실을 말해 달라는 숙종의 사사로운 청마저 외면하는 장희빈입니다. 하지만 장희빈은 전하께 용서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며, 숙종이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숙종이 건네는 화해의 손을 거절하고 맙니다. 
장희빈의 실수는 숙종의 마지막 말을 거절한 것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장희빈이 원했던 것은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숙종의 마음이었어요. 장희빈의 사랑관이 명확해지는 부분이지요. 독점욕이 바로 장희빈의 사랑색깔이에요. 누구와도 나누지 않겠다는 장희빈의 독점욕은 결과적으로 숙종과 등을 지게 되면서, 그녀는 치열한 정치싸움 한복판에 서게 됩니다. 남인들의 뒷배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자신이 전면으로 나서서 지휘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이로써 장희빈은 숙종과도 결별을 하고 맙니다. 진실을 인정하든 부정하든 멀어진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방법이 없는 장희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요.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며 "저를 이렇게 만드신 것은 전하십니다"라는 장희빈의 방백을 들으면서, 장희빈은 결국 질 수 밖에 없는 부족한 사랑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점욕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원하는 것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장희빈이 그런 모습입니다. 인현왕후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견주어 보니 장희빈과 인현왕후처럼 대조적인 사랑관을 가진 인물도 없어 보여요. 이 두 사람이야 말로 빛과 그림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장희빈이 과신했던 것은 자신이 차지한 중전이라는 자리가 갖는 권력의 힘이었어요. 권력을 가진 사람의 우매함 중의 하나가 올챙이적 시절 생각못한다는 것인데, 장희빈의 경우가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이 중전이 되고 싶었던 그녀의 목표가 결국은 숙종의 사랑이 아니라 내명부의 명실상부한 최고권력이었던 것이지요.
장희빈이 숙종과 마음으로 결별을 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 동이에서의 장희빈의 캐릭터가 오락가락 한 이유를 어렴풋이 찾을 수가 있었어요. 장희빈을 권력과 사랑 두마리 토끼를 쫓는 인물로 그리다보니 오히려 캐릭터가 약화돼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장희빈이 처음에 잡으려고 했었던 것은 권력이었어요. 중전이 되기 위해 음모를 꾸몄고, 진실을 버렸고,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던 자존심마저 버렸어요. 장희재가 내의원을 매수해 인현왕후에게 모함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가 장희빈을 찾아와 진실을 말해 달라고 소란을 피울 때, 그녀는 자존심을 버려 버렸습니다. 자신때문에 감찰부에 끌려 간 동이를 구하기 위해 감찰부로 직접 찾아가 조사를 받기도 했던 그 당당함을 버렸지요. 그것은 숙종에 대한 사랑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야욕때문이었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숙종이 동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장희빈은 다시 사랑을 잡기 위해 비열함이라는 옷을 입게 됩니다. 물론 장희재를 내세워서 말이지요. 한데 인현왕후를 폐위시킬 때는 정치적 명분이라도 가졌던 장희빈이었지만, 동이를 없애려는 모습은 오로지 질투의 힘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희빈이 질투의 화신이라는 매력없는 인물로 퇴보해 버린 것이에요. 
숙종의 처소를 나와 장희빈이 "저를 이렇게 만드신 건 전하이십니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장희빈이 과거의 장희빈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장희빈이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보다는 숙종을 정치적으로 압박해 가는 인물로의 변신할 것같아 사실 반갑기도 했어요. 곧 끌려 나오겠지만 교태전 보료에 앉아서 떠나간 님 마음이나 생각하며 질질 짜고 앉아 있는 장희빈은 그다지 매력이 없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예전에 숙종과 동이가 상평통보 주전소에 가서 구리와 주석의 품귀현상을 조사하고 다닌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인들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사건이 오리무중이네요. 예컨데 이런 비리들에 장희빈과 그 뒷배인 남인들을 적당히 엮어서 장희빈을 정치적 인물로도 그려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희빈이 교태전에 앉아서 동이 잡겠다고 부리는 꼼수들이 너무 치졸스러워서 말이지요. 궁중에서 독극물 사건이야 가장 좋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탕약음모 사건이 너무 반복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명성대비 탕약사건, 인현왕후 탕약사건, 게다가 장희빈 자작독살극까지 너무 약재 사건이 많았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혼자 차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녀가 사랑한 사람이 임금이라는 것이 그녀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장희빈이 사랑에 대한 독점욕이 조금 덜했더라면, 그렇게 파멸의 길을 가지는 않았을 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속 장희빈이 보여주고 있는 사랑 독점욕은 캐릭터의 망가짐까지도 가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에 대한 독점욕보다는 차라리 권력에 대한 집착에 더 충실한다면 질투의 화신이라는 장희빈이라는 캐릭터의 약점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때문에 질질 짜는 장희빈에게 인간적인 연민은 들지만, 장희빈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매력은 반감되는 게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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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30 14:31




동이 30회는 숙종의 세 여인들 동이,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의 내면의 상처와 그녀들의 각기 다른 사랑방법에 대한 정리편이었습니다. 숙종과 동이의 달달한 주점데이트만큼 흥미롭게 구성된 숙종의 여자들, 그들은 그들만의 사랑관을 통해 사랑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숙종의 주변인물이 아니라 숙종을 흔들 중심인물들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누가 숙종을 더 사랑했느냐에 대한 답은 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을 받았던 받지 못했든 그들은 진심으로 임금이 아닌 지아비로서 그들 방식으로 숙종을 사랑했다는 것이겠지요. 이들의 사랑이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대상이 한 나라의 임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회를 보면서 세 여자들의 숙종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 특히 인현왕후의 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 자비의 인현왕후
동이는 궐에 들어가기 전 인현왕후를 만나러 폐비의 사가를 방문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화는 인현왕후에게 더 크게 미칠 것임을 알기에 심적으로 부담감이 큰 동이이지요. 
동이의 마음에 인현왕후는 진심을 담아 동이에게 심중의 말을 꺼내 놓습니다. 숙종이 동이를 마음에 담고 있었다는 것을 인현왕후는 알고 있었어요. "그 아이의 재주를 썩히기가 아깝소. 내명부의 최고자리에 있는 중전에게 동이를 감찰부 나인으로 명해달라"는 청을 하는 숙종의 얼굴에는 동이에 대한 마음이 다 담겨 있었어요. "심성이 맑고 웃는 얼굴이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아이라오" 라며 어렵게 동이에 대한 청을 하는 숙종을 보고 인현왕후는 알았어요. 한번도 자기 앞에서 다른 여자의 심성에 대해, 웃는 얼굴이 좋다는 말을 입에 담는 적이 없던 숙종이었어요.
"혹 나 때문에 네 마음을 조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허나 그러지 말거라. 전하의 마음을 받는 것이 너에게 기쁜 일이라면 기꺼이 그리해라" 인현왕후는 자신의 여자로서의 마음도 숨기지 않습니다. "한 때는 나도 전하께 중전이 아닌 여인이길 바랬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란다. 아주 오래전에 그것이 내 자리가 아니란 걸 알았어. 전하의 마음, 그 자리의 주인은 너란다 동이야"
자신의 남편의 마음을 받으라고 말하는 인현왕후의 심정이 순간 너무나 복잡하게 들리더군요. 인현왕후를 연기하는 박하선의 절제된 감정선은 인현왕후가 가질 법한 모든 감정을 다 보여주는 좋은 연기였어요. 가녀리고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인현왕후의 모든 감정들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동이에게 지아비를 부탁하는 진심과 부러움, 질투와 현모양처의 자애로움까지 한꺼번에 다 느껴지더군요. 아무리 목석같은 여자라 할지라도 슬픔없이, 비참한 감정없이 다른 여자에게 남편을 내 줄 수는 없겠지요.
목소리는 떨리고, 얼굴은 미소를 머금었으나 슬퍼 보이기도 하고, 기쁨도 묻어있고, 너무나 인간적인 인현왕후의 모습이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기꺼이, 기쁘게, 전하의 마음을 받고 네 마음을 드리거라" 라는 대사를 할 때는, 자신의 터져나오는 감정을 꾹꾹 눌러내는 모습까지 잘 보여주었지요. 아무리 동이가 자신을 위해 그 위험을 감수하고 증험을 찾아 무고를 밝히려 했다한들, 인현왕후도 여인일 수 밖에 없을텐데, 그런 마음을 100% 다 감추지도 못하면서, 동이에게 숙종의 마음을 받으라는 진심은 온전히 다 전해지더군요.
인현왕후는 분수를 지킬 줄 아는 인물입니다. 어느 여자가 남편에게 사랑받는 아내이고 싶지 않을까 싶어요. 투기하지 않는 현숙한 여자의 범절을 말문이 트이고 부터 배워왔다지만,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아니고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숙종의 마음을 차지할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에 결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기뻐해 주는 인현왕후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외로웠던 만큼, 고독했던 만큼 숙종의 고독을 헤아릴 줄 아는 여인이었어요. 인현왕후는 장희빈과 자신 사이에서 숙종 역시 정치바람에 휘둘려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현왕후의 대사 중에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인현왕후는 동이에게 "전하의 마음을 받는 것이 너에게 기쁜 일이라면 기꺼이 그리하라" 라고 하는 대목이었어요. 전하의 마음을 받아주면 내가 기쁘겠다라는 통속적인 말을 하지 않더군요. 인현왕후는 '너에게 기쁜 일'이라는 말로 동이의 마음부터 헤아렸어요.
인현왕후는 숙종의 얼굴도 모른채 중전의 간택을 받고 구중궁궐로 들어온 인물이에요. 당시 대부분의 양반가 규수들이 정혼으로 혼인을 했기에, 사랑이라는 것도 부부연을 맺은 후에 생기는 것이 다반사였을텐데, 동이와 숙종의 경우는 요즘 말로 하면 연애결혼이 되는 셈이지요. 인현왕후는 동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말라는 말로 동이의 사랑을 응원해 줍니다. 속으로 동이가 참 부러웠을 것 같더라고요. 지아비가 되었기에 사랑해야 하는 의무적인 사랑을 한 자신에 비하면, 동이의 경우는 평생 한번쯤은 꿈꾸고 싶은 규방아씨의 로망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태어나면서부터 저자의 평범한 남자가 되지 못한 숙종과 마찬가지 심정처럼요.

낮은 곳을 향하는 동이, 천민의 왕 길을 걷다
동이를 의금부에서 조사를 하겠다며 동이를 내어 달라는 남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는 궁궐로 들어갈 결심을 굳힙니다. 동이는 이제 궁궐이 무섭지 않습니다. 부르기만 해도 든든한 분, 전하가 계신 곳이니까요. 그런데 동이가 뜻밖의 말을 하더라고요.
동이라는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제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 김환이라는 도사가 동이의 운명에 대해 한 예언 중에 "천민의 왕은 저 아이의 아비가 아니라 저 아이"라고 말하는 대목이었어요. 드디어 왜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되는지, 그 이유를 향해 드라마가 전개될 것 같아 내심 반가웠고,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자못 궁금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동이의 가출, 아니 승은을 거부하고 당의를 벗어두고 궁궐에서 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이가 승은을 입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지만, 동이가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사실과 어떻게 접목을 시킬 지 궁금했는데, 동이가 그 해답 하나를 제시했지요. 동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분을 거론하는 대목이 나왔지요. "억울한 일을 당한 궁녀들과 힘없는 노비들을 위해 감찰궁녀로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것이 전하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제부터 동이라는 인물이 본격적으로 만들어 지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탐정동이로 그동안 동이가 특출난 재주를 보이며 오지랖을 넓히고 다녔지만, 천민의 왕으로서는 부족한 동이였어요.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히고, 장희빈의 음모를 다 파헤친다고 동이를 천민의 왕으로 여기기에는 부족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동이의 입에서 힘없는 노비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검계수장 최효원의 딸로 숙종의 승은을 거부하고 사라진 것이 동이의 성품상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숙종이 동이가 검계수장 최효원의 여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사랑으로 품을 것이라던가, 용서한다던가, 혹은 비밀에 부치라고 한다는 시시껄렁한 전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떤 의미로든 동이와 검계는 연결고리를 가질 수 밖에 없고, 동이가 지극히 낮은 곳의 신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동이를 사랑하는 숙종의 관심을 낮은 곳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이지요. 숙빈최씨는 아들 영조에게 사람의 귀함이 신분에 있지 않고, 천한 생각을 하면 천한 사람이요, 귀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비록 후에는 유명무실해져 버렸지만, 영조가 인재를 두루 등용하겠다고 취한 탕평책도 넓게 보면 숙빈의 가르침에 연유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검계는 동이의 미해결 사건들을 원점으로 돌리면서 스토리의 끊어졌던 부분을 연결시킬 것으로 보여집니다.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 손동작을 주고 받던 나비노리개의 주인 항아님에 대한 미해결 부분도 풀어야 하고, 그것은 검계수장 최효원의 억울한 죽음까지 연결지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겠지요. 그 끝은 같은 남인들을 죽이고 혐의를 검계에 뒤집어 씌운 오태석등 남인들과 장희빈에게로 이어지고 있으니, 장희빈을 위시한 남인들과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듯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이가 당의를 벗고 검계수장 딸 최효원의 딸로 돌아간 것은 동이에게는 당연한 일이고,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동이의 꿈과도 이어집니다. 장악원의 노비로 들어와 승은상궁이라는 지극히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곳을 바라보는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더구나 사랑하는 전하에게 비밀을 간직하고 싶지 않은 동이는 숙종에게는 더욱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세상에 어느 여자가 감히 임금의 승은을 거부하고 궁을 나갈 수 있을지, 동이나 되니 가능한 것 같아요. 얼씨구나 웬떡이냐고 춤을 춰도 모자랄 판에 그 호사를 마다하고 나갔으니 동이는 정말 특이한 아이에요. 정말 숙종의 말대로 숙종 속을 태우려고 태어난 아이가 분명해 보일 정도입니다. 저자 주점 데이트에서 동이가 숙종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노심초사하자 "어찌 임금인 나보다 네가 더 걱정이냐? 누가 보면 네가 임금인 줄 알겠다"라며 우스개 소리를 했지만, 동이가 막상 궁을 나가니 이말도 농담같지 않게 들리네요.
동이가 가져 온 증험으로 궁지에 몰린 남인들의 회의에서 오태석대감이 한 말중에 " 이 나라가 누구의 것입니까? 조선은 임금의 나라가 아니라 선비와 사대부의 나라입니다" 라는 대목이 있었지요. 가장 낮은 신분들의 조직 검계수장딸인 동이가 천민의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드라마상으로는 선비와 사대부, 즉 양반의 나라라고 규정하고 있는 남인일당이 동이의 대척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들이 검계에 죄를 뒤집어 씌운 혐의를 풀 때에야 비로소 동이는 천민의 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천민의 왕 동이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갈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동이와의 합궁에 두근반 세근반 하던 숙종, 불쌍해서 어쩐다지요? 고얀녀석, 자기도 전하를 심장이 탈 정도로 좋아하면서, 애간장 그만 태우고 얼른 돌아와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눈물을 머금고 궁을 나갔을 동이, 어디 가서 또 무슨 사고를 치고 있는지...숙종은 벌써부터 손을 꼽고 있을 것 같습니다. 동이 못본지, 하루, 동이 못본 지 이틀, 동이 못 본 지 사흘....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게냐? 밥은 먹고 있느냐? 고얀 녀석, 내 그렇게 "다시는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임금의 어명을 콧구녕으로 들은 게냐? 이러면서 말이지요. 숙종님, 기다려봐요. 동이는 꼭 돌아옵니다. 동이도 전하를 무지무지 좋아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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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9 11:48




숙종의 성격이 사랑에 한 번 빠지면 물불을 안가리는 것은 알았지만, 아주 초절임이 돼버릴 정도로 오로지 동이밖에 보이지 않나 봅니다. 숙종에게 동이는 자신의 몸과 같다며 눈치제로인 듯한 동이에게 파격적인 고백까지 하는 걸보니, 숙종의 동이사랑은 옥좌사랑에 버금갈 만큼 큰 것 같아요.
동이 29회는 동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고백편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으로 이어졌지요. 혼절해 있던 동이가 "전하" 하며 깨어나는 걸 보니, 동이도 "다시는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눈치챈 듯 싶습니다. 그보다는 숙종의 고백에 동이의 심장에서 들렸던 '쿵'소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는 것 같고요. 천재소녀 탐정동이를 여인의 향기가 나는 동이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누구보다 동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숙종이 답답했을 듯 싶지만요.
다시는 동이를 못 볼까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녹아드는 줄 알았다며, 숙종은 동이에게 사랑의 연서를 쓰듯이 고백을 하지요. "너 없는 시간이 이토록 힘겨운 줄도 몰랐고, 누군가를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무서운 지도 몰랐다". 사랑이라는 마법은 임금이 되었든지 저자의 범부가 되었든 다 같은 가봅니다. 동이 역시 전하를 다시는 볼 수 없을까봐 겁이 났었다며 웃어주자, 숙종은 그제서야 동이를 만났다는 것을 실감하지요. 눈 감으면 금세라도 잡힐 것 같았던 이 아이의 해맑은 미소가 눈뜨면 사라져 버렸던 날들이 100일하고도 스무 몇날이 흘렀지요. 그런데 눈 앞에서 동이가 힘겹게 웃어줍니다. "이렇게 내 앞에서 웃는 걸 보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심정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숙종 너무 감격스러운가 봅니다. 임금이 함부로 죽는다는 소리까지 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그런데 어째 동이의 입술에 혈기도 돌지 않고, 눈도 게슴치레 힘이 없어 보입니다. 그새 얼굴은 반쪽이 돼 버렸고요. 동이의 손을 잡아보니 뼈마디가 앙상한 게 숙종의 가슴을 후벼 파듯 아파옵니다. 동이가 이렇게 모진 고생을 한게 다 숙종 자신의 탓같습니다. 진실을 말하려는 동이의 말을 가로막았던 자신이 뼈저리게 후회되는 숙종이에요. 어의에게 진맥을 해서 필요한 처방은 다 해 줄 작정입니다. 어의에게 진맥을 하게 하겠다는 말에 동이는 펄쩍 뛰지요. "감히 제가 뭐라고, 어의의 진맥을 받겠습니까?".
동이의 말에 숙종 "니가 뭐냐니? 정말 그걸 모르는 것이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는 고백을 여태껏 뭘로 들었는지, 숙종은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동이가 바보스럽습니다. 좀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해 주는 숙종입니다. "나한테 너는... 그니까... 내 몸과 같다" 띠융! 동이가 아니라 시청자랑 문가에 가까이 있던 천수가 놀래 버렸네요. 너는 내 운명이라는 말보다 더 구체적인 사랑고백같이 들립니다. 내 몸이 네 몸이고, 네 몸이 내 몸이니 뭬야, 이거 프로포즈도 이렇게 노골적일 수가 없네요. 진도 다 나갔어요ㅎㅎ
장옥정에게 빠져있을 때도 이렇게 까지 사랑표현을 못했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듯한 동이의 멍한 표정을 보니 뻘쭘스러운 숙종이에요. '고얀 녀석, 감격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놀란 척이라도 해줄 것이지, 이해를 못했는지 영 반응이 시원치 않네' 싶은 숙종도 쑥쓰러웠던지 빤히 쳐다보는 동이의 눈길에 살짜기 부끄러워집니다. 하지만 이왕 내친 김에 숙종의 폭풍고백이 이어지지요. "다시는 나에게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거라. 네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야". 은근 슬쩍 동이의 마음까지도 물어보는 센스까지 발휘하면서 말이지요. 그리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알기에 숙종은 다시는 동이를 떠나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동이를 그리워하며 숙종은 절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움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결국 다시는 내 곁은 떠나지 말라는 프로포즈를 해 버린 숙종입니다. 숙종은 동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저 판관나으리때부터 미운정 고운정 쌓아 온 오라버니같은 감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오직 폐비의 누명을 벗겨 줄 증험을 주겠다고 자신을 만나려 했던 것인지, 동이의 웃는 얼굴만으로는 동이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는 숙종이에요.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동이는 식은 땀을 흘리며 천수의 품에서 혼절해 버리지요. 전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동이의 부탁에도 천수는 어의를 통해 동이의 상태를 알려줍니다. 숙종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천수는 자신의 오장육부가 다 쓸려내려간 듯 쓰라립니다. 하지만 천수는 숙종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읽습니다(어차피 상대도 되지 않겠지만요). 내 몸과 같다는 숙종의 고백은 차천수가 동이를 내려놓아도 좋을만큼 듬직스럽기만 합니다. 동이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는 차천수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지만, 자신 못지않게 동이에 대한 사랑이 큰 숙종을 보며, 차천수는 동이를 지키는 일이 이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요. 동이를 높은 곳에 오르게 하는 일, 귀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동이에 대한 감정을 도려내야 하는 천수를 보니 짠하네요.
동이가 기력이 쇠해 혼절했다는 어의의 보고를 들은 숙종은 한걸음에 동이가 있는 자신의 사가로 달려오지요. 기력을 돋궈주는데 필요한 홍삼을 구할 수 없다는 어의의 말에 자신의 탕재를 가져다 처방하라고 어명까지 내리면서요.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동이의 손을 잡고 "동이야, 동이야, 제발 눈 뜨거라"며 안타깝게 동이를 내려보는 숙종을 보니, 동이의 의식이 깨어나면 아무래도 큰 일을 감행할 것 같습니다. 큰 일이라 함은 승은이 되겠지요?
예고편을 보니 장희빈과 오태석 일당이 무슨 일이 있더라고 동이를 죽이려고 벼르는 것을 보니, 숙종이 동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딱 한가지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승은상궁으로 동이를 승격시키는 것이지요. 승은상궁이 된다는 의미는 정당하게 궐 안에 동이의 처소를 마련해 주고, 숙종이 공식적으로 동이의 처소에 드나들며 보호해 줄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감히 임금의 여자를 궁에서 죽이려고는 못할테니까요. 시시때때로 독살의 위험이 있겠지만, 해박한 약초학을 공부한 동이에게는 통하지 않을 듯 싶고 말이지요. 
동이는 이제서야 알게 됩니다. 언제나 힘들 때면 동이를 지켜주는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있는 하늘을 향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는 전하가 계신 도성을 향해, 전하가 계신 대전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아버지 대신 전하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다시는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는 전하의 말을 동이도 알 수 있습니다. 전하를 보지 못했던 시간이 동이에게도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는 것을요. 이제는 동이를 지켜주는 이름이 되어버린 '전하'라는 이름, 전하라는 말만으로도 동이의 가슴이 뛰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호기심 많아 늘 사고만 치고 다니던 동이가 사랑에 가슴 설레일 줄 아는 진짜 여인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동이가 승은을 입게 되면 여러가지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네요. 그동안 동이는 감찰부 나인으로 내수사며, 약방이며, 세답방 빨래터까지 종횡무진으로 궁궐을 누비고 다녔는데, 이제 그게 곤란할 것이라는 거지요. 승은상궁이 되면 몸가짐을 조신하게 해야 할 듯 싶은데, 치맛자락 펄럭이고 뛰어다닐 수는 없을 것 아니에요. 더구나 비밀서류를 찾는다고 잠입을 하는 일도 못할 것이고, 나인들의 처소에 감찰을 나가 나비문양 노리개를 찾으러 다니지도 못할텐데, 아무래도 탐정동이는 이것으로 안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이와 복위가 머지 않은 인현왕후에 대한 음모가 더 악랄스러워 질텐데, 승은상궁으로서의 체면과 위신이 있는데 궁궐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지는 못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숙종이 사가에서 자신의 탕재를 복용시키며 돌보고 있는 사람이 동이라는 것을 짐작한 장희빈의 독기어린 눈빛을 보니 더 큰 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로 걸고 자작독살극을 꾸몄던 장희빈의 다음수가 기대되네요. 장희빈의 한 수에 숙종이 동이에게 승은을 입히는 것으로 맞설 것 같아 보이니 장희빈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 오기 시작하겠네요. 
그림자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희빈에게 승은을 입게 될 동이는 인현왕후의 중전복위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장희빈은 폐비보다 동이가 더 신경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만은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던, 오직 숙종의 여자라는 자신감이 넘쳤던 인물이에요. 그런데 대전 앞에서 마주한 숙종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냉랭합니다. 한 번도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본 적이 없었던 숙종의 표정에서 장희빈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합니다.
장희빈은 동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었던 순간부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같은 운명을 가진 이가 살아온다면 결코 그 빛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도사의 예언이 적중하고 있다는 것을 장희빈도 알고 있습니다. 그림자는 빛에 의해 물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때는 스스로 찬란한 빛을 가졌던 장희빈, 그녀는 자신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남은 불꽃을 장희빈이 어떻게 남김없이 태워버릴지, 장희빈이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고 태웠던 불꽃이 사랑이었는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이었는지, 드라마 동이에서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 장희빈은 자신의 그릇된 야먕때문에 파멸의 길을 걸어갔지만, 그녀 역시 서인과 남인, 그리고 숙종의 정치적인 희생양이었기에 그 악행을 떠나 인간적으로는 연민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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