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4 '무한도전' 38선과 현해탄을 넘어 온 두 소녀의 꿈 (35)
  2. 2009.08.05 '드림' 놓치기 아까운 김범, 주진모의 변신 (24)
2010.01.24 06:43




무한도전은 꿈을 이루기 위해 휴전선을 넘어 온 최현미 선수, 그리고 같은 꿈을 위해 현해탄을 건너 온 쓰바사 선수의 세계타이틀 복싱전을 통해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었습니다.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게 스포츠라는 세계지만 꿈을 향한 도전에는 국경도 승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어요. 무한도전 복싱특집 1탄을 보고 한일전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은 할말을 잃어버렸지요. 챔피언 방어전을 치루는 최현미 선수나 도전자 쓰바사 덴쿠선수 누구도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에요. 경기가 이미 치뤄진 상황이라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최현미선수와 쓰바사선수의 대결은 결과보다 더 아름다운 두 소녀의 꿈에 대해 보여 주었어요.

38선을 넘어 온 최현미의 꿈
무한도전 복싱편은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부탁으로 이뤄졌지요. WBA(세계권투협회) 페더급 여자챔피언 최현미 선수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요. 최현미 선수는 2004년 탈북한 우리나라 유일한 여자 세계챔피언이라고 해요. 챔피언 밸트를 지키려면 6개월안에 방어전을 치뤄야 한다고 합니다. 1차방어전은 무승부로 어렵게 지켰는데, 2차방어전을 3개월 안에 치루지 못하면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탈북해서 매니저도 없고 스폰서도 없는 상황에서 파이터 머니도 손에 쥐어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복싱계의 내부 상황을 모르지만 화가 나더군요.
9년간 복싱을 했었다는 길이 최현미 선수의 사정을 듣고는 친하게 지냈던 故 최요삼 선수 생각이 나는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고 말더군요. WBO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 중 충격으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던 최요삼 선수 소식에 많이 안타까워 했었는데, 마지막 가는 순간 장기를 기증하고 새 생명을 주고 떠난 故 최요삼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이용훈 전 챔피언과 스파링을 무려 9라운드까지 치뤄내는 최현미 선수를 보니, 무한도전 멤버들도 시청자도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스파링은 여자선수들 경우는 2분을 하는데, 남자선수들과 마찬가지로 3분씩을 하는데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탈진 직전까지도 이를 악물고 버텨내는 걸 보고는 저는 박수조차 치지 못했어요. 그저 멍해져 버리더라고요.
누구도 도와줄 수없고 철저히 혼자서 싸워야 하는 고독한 링에서, 체력은 고갈되고 마지막 정신력 싸움을 지켜 보는데, 거칠어져 가는 최현미 선수의 호흡 소리에 편하게 앉아 보고 있는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울음에 가까운 기합소리를 넣어가며 끝까지 버티는 최현미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눈에 초점까지 흐려져 가는 모습이었어요. 마지막 라운드 스파링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에 그만 제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끝까지 버텨서 고마웠는지 그런 것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유없이 눈물이 났어요.
최현미 선수 2차방어전 준비위원회를 조직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왔지요. 방어전을 치룰 날짜와 장소, 선수가 정해졌다는 거였어요. 방어전을 치루기 위해서는 1억에 가까운 경비가 들어간다는데 즉석에서 무한도전멤버들은 후원금을 마련하자고 각자 후원금 액수를 적어내라고 하는데, 무한도전 멤버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어요. 물론 감사하게도 후원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안 모아도 된다는 PD님의 말이 있었지만, 유재석의 2천만원, 길 천만원, 정준하의 300만원, 노홍철의 200만원, 형돈의 100만원 모두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후원해 주려는 마음 자체가 좋았어요.
유재석과 길의 액수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길은 본인이 복싱을 해봤고 또 최요삼 선수의 안타까움때문에 진심으로 적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재석씨 마음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Sorry라고 적어 낸 박명수는 웃음을 줬지만, 아마 실제로 후원금을 모았으면 Sorry하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으리라 믿어요.

현해탄을 넘어 온 쓰바사의 꿈
최현미선수 방어전에 대결할 선수는 일본 쓰바사 덴쿠선수에요. 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스폰서도 갖추고 좋은 시스템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어요. 최현미 선수는 이제서야 트레이너에게 지도 받고 있는데 걱정이 많이 되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정형돈과 정준하가 일본으로 급파되었지요. 상대방 선수에 대해 알아 보려고요. 그러나 일본으로 간 정형돈과 정준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보게 됩니다.
최고 시설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에 맞춰 훈련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층집을 개조해서 만든 허름한 복싱장을 보고 당황했지요. 최현미 선수와 마찬가지로 쓰바사 선수의 상황도 열약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예상했던 거대 스폰서도 없이, 주방이 딸려 있는 작은 미니링이 쓰바사 선수의 복싱장이었던 거예요. 정말 믿기지가 않더군요. 형돈과 준하도 할말을 잃었는지 난감해 하는 모습이었지요.
쓰바사 선수가 "기계나 설비가 좋은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강한 선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죠" 라고 말하는데 너무나 당차보이고 꿋꿋해 보였어요. 여자권투 한일전을 예상했던 저는 여기서부터 무너지고 말았어요. 25살의 쓰바사 선수는 좋은 환경으로 강하게 키워진 선수가 아니라, 스스로 강해져 왔던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현미 선수와 마찬가지로요. 쓰바사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고도 딸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합 이틀 후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게 꼭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바치고 싶다고요. 
"모든 게 힘들다. 감량도 힘들고 매일 연습도 너무 힘들어서 시합 전에는 이 경기만 하고 그만 둬야지 생각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링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많이 불안한데, 링에 올라 간 순간 그런 것들은 사라지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승패와 상관없이 다음에는 더 강해져서 여기에 서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어요" 라는 쓰바사의 인터뷰처럼 그녀 역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이겨오고 있었어요. 강해지기 위해서요. 세계챔피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거예요.
쓰바사의 말에 국경은 허물어져 버린 것 같아요. 그녀가 단지 일본선수이기에 우리 선수를 응원하고 싶지 않았고, 최현미 선수가 한국국적이기에 응원하고 싶지도 않아졌어요. 다만 두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 그 과정만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미 그들은 둘 다 승자였어요.
한번도 딸의 경기를 보지 못했던 어버지에게 바치고 싶은 챔피언 타이틀, 아니 집념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은 쓰바사 선수는 비록 경기결과는 졌지만, 최현미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승자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꿈을 향한 도전과정이 이미 쳄피언감이기 떄문이에요. 그리고 쓰바사 선수 자신과의 집념의 싸움에서 언젠가는 세계챔피언 벨트를 차게 되길 응원하고 싶네요. 결과는 최현미 선수의 승리로 이미 나와 있지만, 그 도전 과정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다음주 무한도전은 두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이 링 위에서 펼쳐치니까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지만, 무한도전에서의 승부는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두 소녀의 꿈을 향한 과정에 무한박수와 무한감동만이 있을 뿐이었어요. 링에 오르기 전까지 체중감량의 고통과 이겨 내며 훈련을 하는 두 소녀의 거친호흡과 땀, 그리고 두 소녀의 꿈 자체가 이번 복싱특집의 진정한 의미였기 때문이에요. 복싱특집은 무한도전의 취지를 가장 잘 살려 준 방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도전은 항상 말해 왔어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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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5:37





주진모, 손담비, 김범을 내세운 SBS월,화 드라마 '드림'이 동시간대의 강자 선덕여왕에 맞서 조용한 추격을 하고 있다. 이미 30%를 훌쩍 넘은 선덕여왕이 이번주 비담과 유승호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드림'의 입장에서는 추격이 힘들어 보인다. '미쳤어'의 섹시가수 손담비와 '꽃보다 남자'의 꽃남 김범을 내세우고도 이렇게 고전하는 이유는 선덕여왕의 고정팬층이 너무나 두텁다는 것 때문이다. 게다가 선덕여왕의 히든카드 비담 김남길이나 김춘추 역의 유승호로 선덕여왕은 이참에 시청률에 쐐기를 박을 강수를 둘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드림'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드림'은 놓치면 아까울 만큼 구석구석 잔잔한 재미와 감동이 살아있는 드라마이다.
'드림'은 드라마 소재로는 이색적인 스포츠 에이젠트사와 선수를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로 출발을 했다. 스포츠라는 소재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곳곳에 유쾌함들을 배치함으로써 묘하게 드라마에 빨려들어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강한 흡입력은 없는데도 오히려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나 할까. 식상한데도 입맛상하지 않는 묘한 매력을 드라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드라마가 보여줄 것이라 예상했던 선정성과, 폭력성, 비열하고 추잡한 인간들의 모습을 가볍게 스티듯 터치함으로써 심하게 시청자들의 불쾌지수를 자극하지 않았다는 데서 일단 산뜻했다. 여기에 박정철역의 이훈을 비롯해서 유혜정, 김범의 아버지 이영출 역을 맡은 오달수 등 감칠맛 나는 조연들의 연기도 흥을 돋구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드림'은 분명 재미있었다. 거기에 호화캐스팅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연기진들의 역할이 똑 떨어지면서 구성이 매끄럽고 구석구석 적재적소에 좋은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우선 주진모와 김범의 변신이 눈에 띈다. 주로 사극에서 활동한 주진모는 그동안 진지하고 무게감있는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주진모가 연기하는 남제일은 과거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국내 최고 스포츠 에이전트사 사장 강경탁(박상원)밑에서 기획실장을 하며 강사장을 위해 강사장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복종했던 인물이다. 과거 친구이자 현역 선수 강기창(연정훈)의 약물복용 고백으로 강경탁에 의해 땜질용 독박카드로 사용되면서 하루 아침에 바닥으로 추락한 한마디로 토사구팽당한 인물. 현재는 거의 빈털터리 무자본으로 자신의 에이전트사를 설립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남제일 역할을 맡은 주진모는 능청스럽게 망가지기도 하고, 잔머리를 기가 막히게 굴려서 찬스를 잡아 선수들의 약점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일과 선수에 있어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능청스런 망가짐과 잔머리가 밉지는 않다. 

김범은 출생이 불분명한 터프가이로 소매치기 아버지 밑에서 부산에서 양아치 생활을 하다 소년원에 다녀온 짱돌 이장석 역할로 변신을 했다. 꽃남에서 터프가이로의 파격적인 변신인데, 김범에게는 파이터라는 강한 남성의 이미지와 순수열혈청년의 풋풋하고 반항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꽃돌이 순수남과 성인연기자로서의 중간 관문을 무난히 통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미청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김범의 연기자로서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고 보여진다. 
김범이 연기하는 짱돌 이장석은 타고난 펀치력과 감각으로 125승의 신화 박정철(이훈)을 주먹 한방으로 턱뼈를 부숴버린 덕에 남제일과 인연을 맺고 합의금을 벌기 위해 단한명 소속 선수 박정철을 대신해 이종격투기 무대에 데뷔하고 4강까지 올라간다. 잠깐이었지만 슬램덩크에서 강백호의 천재적인 농구실력과 이를 알아본 트레이너와의 만남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또한 '드림'에는 사진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오랜 은둔을 하고 있던 박상원이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최고 규모의 에이젠트 대표 강경탁사장으로 오랜만에 비열하고 냉혹한 악역을 맡으면서 오래도록 각인된 훈훈한 남자의 이미지를 깬 박상원의 냉혹한 사업가로 변신한 모습을 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이다. 박상원의 부드러움 속에 제대로 녹아있는 비열한 모습은 충격적으로 연기의 완숙함을 보이면서 드라마의 무게감을 살려주고 있다.

'드림'에서 눈여겨 볼만한 또 한 사람은 손담비의 변신이다. '드림'의 얼굴마담 역할 정도로 과소평가했던 손담비의 연기는 크게 흠을 잡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그녀가 연기에는 첫도전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많은 부분 인색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녀의 보이쉬한 목소리는 '드림'에서의 그녀가 맡은 태보사범 박소연역에 딱 맞아떨어지는 목소리로 오히려 장점으로 보여진다. 에어로빅 강사나 휘트니스의 스포츠 강사들의 목소리는 직업상 허스키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손담비의 보이쉬한 목소리는 부정확한 발음 논란을 조금 비껴갈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담비의 연기도 공주과 청순가련형의 역할을 맡았다면 연기초년생으로서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겠지만 소탈하고 터프하게 설정함으로써 연기력 논란은 그게 이슈화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손담비의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드림이 애정드라마를 표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다. 애초에 이 드라마를 기피하고자 했던 이유가  있었다면 어줍잖게 이종격투기라는 스포츠를 깔고 가는 멜로드라마라고 생각해서 였는데 지금까지 방송된 내용을 보니 한참 잘못 짚었다는 것을 알았다.

'드림'은 스포츠 에이전트 남제일의 꿈, 무명의 서러움과 싸우며 최고의 선수가 되려는 마이너들의 꿈, 그리고 남제일과 그의 소속 선수들이 거대 스포츠 에이전트의 돈의 유혹과 싸우면서 다져가는 사나이들의 꿈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스포츠계의 추잡한 비화들, 무명의 선수가 유명한 일류스타선수로 성장해 가면서 겪는 배신과 의리, 사랑을 통해 성장해 가는 젊은이들의 성장스토리이기도 하다.
'드림'의 주인공들은 모두 변방의 마이너들이다. 이들 마이너들에게는 꿈이 있다. 메이저로 가겠다는. '드림'은 이들 마이너들의 성공 이야기, 마이너들이 꿈꾸는 드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선덕여왕에 맞서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안고 출발은 했지만 '드림'은 그들만의 드림을 꾸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 시대 마이너들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드라마 '드림'이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이너들의 좌절과 희망, 사랑과 우정을 끝가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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