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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28 '신사의 품격' 김하늘, 정신연령의 품격도 조금 높여주시죠 (5)
2012.05.28 13:17




이제 2회, 고개가 갸웃해지기 시작한 것은 김하늘이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침대 위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어떡해 어떡해"를 남발하는데서 부터였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다 봤던터라,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여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을 그리는 작가의 일정한 패턴같은 틀을 파악하기가 쉬웠는데, 서이수라는 캐릭터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 속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죠.
어거지로 맞춰보면 시티홀의 신미래(김선아)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정도랄까요? 김도진은 시티홀의 조국(차승원)과 시크릿 가든의 주원(현빈)을 짬뽕해 놓은 듯 보이고요.
첫회는 주인공들의 이름과 성격 소개가 대부분이기에 과장스럽고 오버스러운 면이 나오기 마련이고, 주인공들에게 보여지는 어색함과 캐릭터에 녹아들지 못한 힘이 느껴지는 것도 대부분은 감수하고 봅니다. 몇회가 지나면 연기내공이 있는 배우들이라면 캐릭터에 녹아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과 신사의 품격은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그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캐릭터의 행동이나 사고, 편의상 통틀어 정신연령이 너무 낮아 보이는데서 오는 불편함인 듯 싶더군요. 특히 고등학교 윤리교사로 나오는 김하늘은 특유의 혀짧은 소리와 코맹맹이 소리가 캐릭터를 더 어리게 만들더라고요.
김하늘의 목소리나 특유의 대사톤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에요. 연기자라고 해도 고칠 수 없는 타고난 부분들도 있으니까요. 김하늘은 단점일 수도 있는 자신의 목소리의 특색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귀여운 매력을 더 배가 시키기도 하고, 목소리에 눈물이 담긴 듯한 감정을 실기도 하는 배우지요.
문제는 극중 서이수라는 캐릭터와 김하늘이 잘 매치가 되는데도 이상하게 오버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극중 나이가 적어도 30대 중후반은 될 거라는 점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행동이나 말투 등은 20대 막내딸을 연상하게 합니다. 극중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어리게 느껴지죠. 정신연령이나 행동이 말이죠.
첫회가 방송되고 나서 솔직히 장동건에 대한 혹평에 개인적으로는 놀랐습니다. 장동건의 연기력이 미치게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야 많이들 인정하는 부분이었고, 잘생긴 외모때문에 연기에 대한 평이 인색한 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김태희에게 연기력만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장동건은 어느 한계에서 자기 연기의 틀을 깨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죠.
개인적으로는 기대치가 크게 없었기에 실망도 크지 않았고, 놀랍지도 않았던 장동건의 연기였지만, 오랜만에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운 뭔가가 있었습니다. 40대 남자들의 사랑에 30대 젊은 배우들이 캐스팅되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죠. 20대 연기자가 30대의 연기를 하는 것에서 느껴지곤 했던, 자연스럽게 전해져야 하는 원숙미의 부족이, 신사의 품격에서는 적어도 비주얼적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것같아서 였죠. 잘생긴 배우를 보는 눈의 즐거움도 솔직히 포함되겠지만요;;.

여전히 장동건은 잘생겼고, 브라운관에서 본 그는 나이도 들어 있었습니다. 장동건도 나이가 든다는 것이 저는 좋더군요. 솔직히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배우들의 인공적인 젊음 시술이 썩 좋지만은 않은 경우가 더 많이 느껴져서 말이죠. 41세의 김도진이라는 캐릭터가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고, 주름하나 없는 20대의 훤칠샤방 미남이었더라면, 이승기나 박유천, 혹은 해병대에 있는 현빈이 40대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상상만 해도 어색해서 몰입하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장동건, 72년생의 그는 실제 나이 41세입니다. 얼굴에 특별한 시술을 한 것이 느껴지지 않은 장동건은 40대라는 그의 나이와 극중 캐릭터 나이에 너무나 매치가 되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다른 배우들 역시 비슷한 나이대가 느껴지는 조금씩 삭은(?) 얼굴들이죠. 저는 이런 현실적인 나이가 캐릭터와도 맞는 것이 좋더군요.
30대 현빈이 40대 연기를 하더라도 넘을 수 없는 갭이 그들의 얼굴에 쓰여있는 연륜이라는 나이입니다. 여자배우들이야 화장술과 젊음의 시술로 훨씬 어려보이는 연령대를 소화하는 경우도 많지만, 30대의 한가인이 20초반의 허연우를 연기했을 때의 느낌은, 드라마 완성도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했습니다. 별개로 연기력까지 문제가 있어서 캐릭터의 실패가 더 심하게 불거졌지만 말이죠.
41세의 성공한 독신남성, 장동건은 그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편이었습니다. 반전이 숨어있는 허당끼도 있었지만, 로코물이라는 장르에서도 망가지는데 비교적 소심한 모습입니다. 여기서 더 망가지면 시트콤이 될 것이기에 그정도면 적당한 수준의 코믹 망가짐입니다.
문제는 김하늘의 망가짐이 저는 과하다 싶더군요. 웃음은 충분히 주고 있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못한 찜찜함은, 귀엽기는 한데 나이들어 귀여운 짓 하면 정신연령이 낮아보인다는 점입니다. 김하늘이 20대로 설정되어 나왔더라면, 통했을지도 모를 귀여움이지만, 30대 중후반의 과한 귀여움은 수위를 잘 유지해야지, 안그러면 본전도 못 건진다는 것이지요. 김하늘의 목소리톤은 불행스럽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장점보다는 아직은 단점입니다. 캐릭터가 안정되면 또 달리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김은숙 작가는 대놓고 40대 남자들이 숨기고 있는 여자들에 대한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겠다고 하면서, 다소 야한 대사와 장면도 들어갈 것이라고 했지만, 기절초풍할 정도의 수위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공중파라는 부담감때문에 묘사하는 데도 은유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겠죠.
불혹의 나이 40, 여자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공자님의 말씀 도중에 쭉쭉빵빵 미끈한 아가씨를 보고 눈이 돌아가는 모습은, 남자들의 심리를 화면으로 풀어낸 기발함이었죠. 실제 그런다면 대한민국 곳곳에서 몰매를 맞는 남자들 투성일 겁니다.
아직은 드라마 초반이기에 신사의 품격이 시크릿가든처럼 흥행하리라 예상을 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주인공에게서 딱히 이거다 싶은 임팩트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살짝 불안스럽습니다. 시크릿 가든을 자꾸 언급하는 것이 좋은 예는 아니지만, 시크릿 가든의 경우는 초반부터 강렬하게 사로잡은 캐릭터의 힘이라는 것이 있었죠. 하지원과 현빈의 강한 캐릭터 장악력과 연기력이었습니다.
까칠남 주원의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드높기만 했던 사회지도층 인사의 까칠도도함이 매력이었고, 열악한 환경에서 스턴트 우먼으로 강렬한 인상은 남겼던 하지원의 매력이 있었죠. 무엇보다 주원과 길라임이라는 캐릭터는 어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캐릭터의 나이가 두 사람의 비주얼과도 매치가 되었죠.
그런데 김도진과 서이수는 비주얼은 40살과 30대인데, 정신연령이랄까 느껴지는 분위기는 40대와 20대라는 점입니다. 부자연스럽고 부조화스럽죠. 덜자란 어른같기도 하고, 장난하고 있는 것같기도 하고 말이죠. 로코물에서 오버와 코믹한 상황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김하늘에게서는 어린아이같은 철 덜든 어리광이 보이고, 김도진에게서는 40대 중후함이 먼저 보이지요. 그러니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는 20년차이가 나는 듯한 갭이 보입니다. 비주얼은 두 사람의 나이가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체감나이는 훨씬 더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시청자가 멜로(로코물 포함)에 꽂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남자주인공이나 여자주인공의 감정선에서 함께 필을 느꼈을 때죠. 그런데 두 사람에게는 이게 들어갈 틈이 잘 안보인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설레이지가 않아요. 사랑스럽고 귀엽기는 한데, 사랑하고 싶다는 찌릿한 느낌이 오지 않는달까요? 
신사에게 품격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정신연령에서 오는 품격같은 것 또한 있겠지요. 정신연령의 성숙미에서 오는 캐릭터의 매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톡톡튀는 대사의 재미는 드라마의 감칠맛을 살리는 양념일 뿐이지, 그 캐릭터를 구체화시키지는 않습니다. 서이수가 임태산의 장갑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고 있을 때의 차분한 감정선에서 서이수의 본모습같은 것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임태산의 동생 메아리와 술을 마시며 술주정을 하는 모습에서는 망가짐에 주력할 뿐, 진지한 감정적 속마음이 느껴지지 않아 곤혹스럽더군요. 
임태산에 대한 짝사랑의 감정이 마치 교생실습 나온 선생님에게 반한 어린 여학생의 감정처럼 느껴졌던 것은 저만 그랬나 싶습니다. 메아리가 배달시켜 버린 초콜렛 바구니 앞에서, 김도진에게 말도 안되는 고백을 하는 서이수의 정신연령과 행동이, 심지어 고등학생처럼 느껴졌다면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서이수라는 캐릭터의 재미는 살리되, 정신연령의 품격은 조금 높여 주었으면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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