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시청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9.05 '신의' 역사 바꿀 공민왕, 최영 얻은 결정적 한마디 (10)
  2. 2012.09.04 '신의' 자체발광 이민호, 오열보다 진한 아픔 전한 눈물 (12)
2012.09.05 09:12




공민왕의 자주개혁 의지가 선포되는 순간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로 갈아입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는 뭉클한 감동을, 편전의 중신들은 경악하게 했지요.

길게 땋아 늘어뜨린 변발도 깔끔하게 상투로 틀어 올리고 익선관을 쓰며, 스스로 반원정책의 모델이 되는 공민왕, 이제 그는 나약하고 힘없는 고려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공민왕의 옆에 고려의 왕비복으로 갈아입고 선 노국공주 역시도 더이상 원의 공주가 아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최영을 독대하러 온 공민왕, 반대를 물리치고 감옥으로 간 이유는 최영이 자신의 명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우달치 주석을 통해 공민왕은 그제서야 최영이 무슨 말을 전하고자 했는지를 이해했지요.

"우달치 중랑장 최영, 아직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선혜정에서 중신들이 독살당한 증거는 이미 공민왕이 가지고 있었지요. 독에 의한 살해였으며, 기철이 한 짓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죠.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아직 다하지 못했다는 말로 최영이 선왕이 아닌, 공민왕의 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려왔다는 것을 알게 된 공민왕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요.
최영을 만나 직접 친국을 하겠다며 대신들의 만류를 묵살하고 옥사를 향해 가는 공민왕, 카리스마 짱!입니다. "내가 내린 임무는 두 가지였어요. 증거를 찾아오라, 그리고 내가 누구와 왜 싸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달라", 증거와 누구와 싸워야 하는 지는 이미 알았고,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만이 남아있었던 게지요. 최영은 그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말로, 경창군을 옹립시키고자 역모를 했을 지도 모른다는 공민왕의 의심을 풀어준 것이지요.


"나는 내가 왜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대는 어찌 싸워야 하는지 가르쳐줘요, 내가 그대를 구할 수 있게..". 의선 유은수를 기철에게 내어 준 것에 대해서도 공민왕은 진심을 얘기했지요. 그것만이 의선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며, 내 곁에 있으면 그 분이 더 위험해질 거라 판단해서 였다고 말입니다. "내가 힘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어서"라고 자책하는 공민왕의 모습이 측은하기 까지 합니다. 허울뿐인 왕의 자리,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힘없는 왕이 지금 공민왕의 처지이니 말입니다.


유은수의 안부가 걱정되어 안전하냐고 물어보지만 공민왕도 확인해 볼 방법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애가 타는 최영, 유은수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탈옥을 감행했지요. 공민왕과의 독대, 그리고 탈옥까지 감행하는 최영은 예전의 최영이 아니었습니다. 꽁꽁 얼어있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나온 최영이었기에 말이죠. 호수의 얼음이 깨지면서 물속으로 빠져 살고자 허둥대며 나오는 장면은 최영의 각성을 의미했습니다.


유은수가 선물로 준 들국화를 아스피린 병에 넣어뒀던 로맨티스트 최영, 그냥 버리지 않았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런 깜찍한 생각을 하다니, 나중에 유은수가 아스피린 병에 넣어둔 꽃을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압송되어 가면서도 최영은 유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지요. 언제부터였을까? 이 여인이 하늘의원이 아니라 여인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 어깨를 기대고 잠이 들었던 순간? 꽃향기가 피냄새를 지워줄 것같다고 꽃처럼 웃던 순간? 기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끌려가는 자신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순간?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여인의 손이 닿는게 싫지가 않습니다. 자꾸자꾸 그 여인을 향해 눈이 갑니다.

 

유은수에게도 노란 소국은 최영을 떠오르게 합니다. 기철이 유은수의 마음을 가지고 전하와 내기를 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유은수의 마음은 글쎄! 내가 보기엔 전하도 기철도 못 가지게 될 듯 하더이다. 최영이라면 또 모를까?ㅎㅎ
기철이 보여준 화타의 유물에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있는 메스를 보고 놀라는 은수였지요. 두 개가 더 있다는데 기철이 자식, 거 되게 짠돌이처럼 안보여주더군요. 얼핏 보니 청진기와 주사기가 보이지 않았는데 나머지 두개라는 게 청진기와 주사기가 아닐까 싶던데...

은수는 은수대로 기철의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 폭탄주를 먹이고는 기철을 데이트하자는 말로 밖으로 유인해 도망칠 심산이었죠. 기철이 그렇게 말랑말랑한 사람이 아니라 은수에게 속아 넘어가는 척은 했지만, 데이트라는 것도 해보는 기철이었지요. 은수가 들국화에 관심을 가지자 등뒤에 감추고 은수에게 주려고도 했지만, 멍때리고 가는 은수때문에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기철이 나쁜 놈이기는 하지만, 은근히 귀여운 구석도 있어서 자꾸 정이 가서 큰일입니다.

기철의 눈을 피해 그 바닥이 그 바닥, 기철의 손바닥안이었지만 숲을 달리는 은수,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 했지요. 그런데 귀신처럼 나타난 최영이 은수를 붙잡아 주고는 사라져 버렸답니다.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스르륵 사라져 버리는 그대를 흑기사로 이름합니다. 나중에 기사복 비슷한 옷을 입고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기도 했는데, 간지 죽이더라는;;... 이민호, 저렇게 잘 생기면 사는데 불편하지 않나?! ^^
은수도 묘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옥에 갇힌 최영이 설마 그곳까지 왔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테지요. 그나저나 멀리서 은수를 바라보는 최영의 눈, 우왕! 사랑에 빠진 눈이던데 임자커플 진도는 언제 나가려나? 빨리좀 어떻게 해봐욧!


삶의 목표도 살아야 할 의미도 없었던 최영에게 삶은 하루 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죠. 지켜야 할 사람과, 싸워야 할 상대가 생겼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영이 탈옥했다는 말을 들은 기철이 우달치 병영과 공민왕의 처소에 들이닥쳐 최영을 찾았지만 발품만 팔았지요. 신출귀몰한 최영이 옥사에 얌전히 있을 줄이야~~  친히 면회를(?)를 온 기철에게 한 방 먹여 시원하더군요.


탈옥했던 최영은 우선 유은수의 안전을 확인하고는 은밀히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고 갔지요. "한 가지를 여쭙고 한 가지를 답하고자 왔습니다", 묻고 싶은 것은 왜 싸우려고 하느냐? "왕이 되기 위해서요", 이미 왕인데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최영, 공민왕의 대답은 슬프리만큼 솔직했습니다. "그대도 나를 왕으로 여기지 않으면서 그리 말하면 내 참으로 허무하지...", 이심전심으로 왕이 되고자 한다는 의미가 무엇을 말함인지 서로 확인하는 말이었죠.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왕은 싸우는 분이 아닙니다. 가지는 분입니다. 우선 저를 가지십시오. 그러면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원에서 개경으로 오기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겪어 오면서도 공민왕의 믿음에 답하지 않았던 최영, 무사 최영이 목숨을 걸고 함께 할 주군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습니다. 

노국공주를 찾아가 고려왕비복을 내밀며 도와달라고 청을 하는 공민왕, "내가 밉고 한심하고 우습겠지만, 나도 이제 정면돌파라는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얻고 싶은 자를 위해 자신의 용기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며, 호복을 벗겠다는 의사를 표했지요.
신하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와 익선관을 쓰는 공민왕, 그렇게 왕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공민왕이었습니다. 용포를 입고 익선관을 쓰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리고 그가 얻은 첫 사람 최영과 그의 부하들을 궁으로 불렀습니다. 갑옷을 입혀 당당한 고려장수들로서 예우하면서 말이지요.

 

공민왕이 최영을 구한 한 수는 절묘했습니다. 우달치들에게 은밀히 명을 내린 사람이 자신이었다고, 최영의 역모죄를 구명한 것이지요. 정면승부수를 던지는 공민왕을 보는 기철의 표정, 헉, 이건 또 뭐야 뜨아~~ 

우달치들에게는 명을 수행해 온 것에 대한 포상을 내리겠다고 불렀는데요, 전날 밤의 칙서를 보니 최영을 중랑장에서 낭시(?)로 승격까지 시키더군요. 칙서전에 임명장인 듯한 것이 나왔는데 여기서 옥에 티가 보이더라고요. 대충 한자 내용을 보니 화가 시험에 합격한 신윤복 등 2명에게 내리는 임명장 같아 보이더군요. 신윤복은 조선후기 화가인데, 고려시대 화가 신윤복은 누구세요?


그건 그렇고 예고에 최영장군의 헤어스타일 보고 깜놀했습니다. 어떻게 원상복귀는 안될까요?ㅠㅠ
 
최영이 꽁꽁 언 얼음빙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다면, 공민왕은 힘없고 무능한 왕이라는 열등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습니다. 껍질을 깨지 못하고 알에 갇혀있었던 두 인물의 공통점이었죠. 그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였지요. 최영은 살아갈 의미와 목표를 세웠고, 공민왕은 자주고려의 기치를 내걸고 친정체제를 구축해 진정한 왕이 되겠다는 뜻을 세웠습니다. 고려말의 혼란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유은수, 그녀가 고려로 가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요? 기철이 가지고 있는 화타의 유물이라는 것을 통해, 유은수가 고려로 가게 된 일 역시도 필연으로 얽혀있어 보이기도 한데 말이죠.

 

최영과 공민왕, 뜻을 세우고 목표를 품었으니 일 낼 것 같습니다. 비록 역사에서의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잃은 후 개혁의지를 잃고 향락에 젖어들어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군주로 남았지만, 폄훼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반원의 용기와 고려중흥이라는 개혁의 의지일 것입니다.

100년 가까이 고려를 지배해 온 원의 복식과 문화를 스스로 모델이 되어 금지령을 내린 공민왕, 이 정도면 우리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 황실의 입김에 옥좌가 왔다갔다 하는데도 호복을 벗어던진 공민왕의 용기는 진정한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영웅들 공민왕과 최영, 그 속에 피어나는 노국공주와 유은수의 사랑은 이들 영웅을 어떻게 변모시키고 강하게 하는지, 지켜봐야 겠군요.

게으른 최영은 녹아버린 얼음과 함께 사라지고, 힘이 없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징징거렸던 공민왕은 벗어던진 호복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 내 나라 고려를 위해 싸우고 살아야 할 일만 남았습니다. 비록 과거의 역사지만, 공민왕에게 파이팅 넘치는 응원을 해주고 싶군요. 일어나라 황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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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07:47




오랫동안 최영을 알아 온 경창군은 그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내가 아는 영이는 역모할 사람이 아니에요. 영이는 게을러서 그런 것 안한다오. 내가 아는 영이는 역모같은 귀찮은 것 할 정도로 부지런하지가 않아요. 영이는 게을러서 싫은 자 앞에 무릎꿇고 목숨 구걸하는 것 안할거요".
그래서일까? 최영은 경창군의 죽음 앞에서도 드라마에서는 연기력의 잣대로 보이는 흔한 폭풍오열도 하지 않습니다. 어리고 가녀린 선왕(경창부원군, 최원홍)을 안고 굵고 짧은 눈물로 그 감정을 다 전합니다. 여기서 눈물 콧물 뒤범벅이 되어 경창군을 부둥켜 안고 울었더라면, 드라마 속 최영이라는 캐릭터가 오버스러웠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의 진한 눈물 한줄기가 오히려 더 진하게 아픔을 전달하더군요.

유은수가 화타의 제자라는 확신으로 강화로 온 기철, 기철의 덫은 이중 삼중으로 간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이었죠. 경창군을 살려도 역모죄, 죽여도 역모죄였으니 말입니다. 관군과 기철이 보낸 자객에 둘러싸인 최영에게 기막힌 꼼수를 제안한 유은수였지요. "모른 척 내빼버리자".
은수에게 경창군을 데리고 도망가 안전한 곳에 숨어있으라고 하는 최영은 뒤따라오는 자객들과 또 상대를 해야 했지요. 유은수가 어디에 있어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니, 최영장군 정말 귀신같이 유은수가 있는 집을 찾아내더군요. 하마터면 유은수의 칼에 찔릴 뻔 했지만 말입니다. "누군지 묻지도 않고 찌릅니까? 칼은 주인과 적을 구분 못합니다".
경창군을 간호하다 잠이 든 유은수, 앉아서 날밤을 샌 최영 가까이에 앉지요. 화들짝 놀라 자리를 이동하는 최영 곁에 다시 다가와 앉는 유은수, 어깨에 기대 눈 좀 붙이라고 어깨를 내어주지요. 내가 그쪽보다 지금은 건강하니까 어쩌고 저쩌고 중얼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푹! 하고 쓰러지듯 기대어 오는 최영, 벌써 잠이 들어버렸네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대단했던 최영이었는데, 유은수에게서 편안함을 느끼나 봅니다. 맥도 짚어보고 열도 체크하는 유은수, 그에게서 나는 피냄새가 마음에 걸리지만, 잠시 이대로 그를 편하게 자게 하고 싶습니다. 


우달치 주석이 달고 온 강화군수의 졸개와 함께 군수집으로 가게 된 최영일행, 우선은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지요. 강화군수 집에 심어져 있는 허브들을 보면서 진통제를 만들어 보려는 유은수,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창군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은 유은수입니다.
노란 들꽃 한 송이를 따서 최영에게 선물을 주는 유은수, 남정네에게 꽃이라니...훗~ 거절하는 최영이었죠. 은수의 장난끼때문에 화보 하나 나왔습니다. 최영 머리에 꽃을 꽂아주었는데, 여자보다 예쁜 최영에게 순간 제 눈이 핑글핑글~~ 이런 장난하는게 재미있느냐고 정색하는 최영에게 유은수의 말은 아프게 들립니다. "꽃향기가 당신 피냄새를 좀 가릴 것 같아서요". 묻히고 싶었던 피가 아니었습니다. 우달치이기에 묻혀야 하는 피였습니다.  

잠깐 꽃장군 최영의 샤방샤방 아름다운 모습에 완전 미혹되었네요. 꽃을 꽂아도 화보가 되는 이민호, 자체발광 빛난 외모에 그저 감탄만 하고 있었더라는 후문;; 외모에만 감탄했으면 섭할 이민호, 연기도 좋았다우~ 미세하게 변하는 표정연기하며, 눈동자 하나까지 표정연기와 감정연기가 잘 연결되었던 장면입니다. 특히 별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은 보물급이더군요. 제가 이렇게 연기자 외모에 침 질질 흘리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민호는 외모를 받춰주는 연기까지 날로 좋아져서 푹 빠져들게 하네요.

최영은 주석을 궁으로 보내 공민왕에게 말을 전하고 답을 받아오라고 보냈지요. 전하의 답을 꼭 받아오라며, "혹이라도 자네가 나때문에 죽게 되는 일이 있을까 미리 말해 주겠는데,,,", 주석도 무슨 말인가 궁금해 귀를 쫑긋하고, 시청자는 더 궁금했는데, 해 줄 말이라는 게 "미안하다"랍니다. 실없는 최영장군때문에 빵터졌습니다. 하긴 틀린 말은 아닌데ㅎㅎ. 
주석이 궁에 간 일은 방정맞은 조일신때문에 틀어지는 듯 보이더군요. 조일신이 최영과 우달치 대원들이 몰래 접선을 하고 있으며, 최영이 기철의 수하가 되어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모함을 하는 통에, 공민왕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죠. 

방정맞은 조일신을 한대 치고 싶더랍니다. 노국공주가 공민왕에 대한 진심을 고백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해서 얄미워 죽겠더라니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테이블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지요. 직접 말을 나누는 것도 싫은지 장빈(이필립)을 전달자로 삼아서 말입니다.
"그리도 심려가 크시냐고 물어보세요".
"그렇다...고 전하여라".
노국공주가 다과상을 준비해 공민왕을 부른 이유는 기철의 집에 갈 수 있게 허락해 달라는 청을 하기 위해서 였지요. 여전히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최영이 걱정되어, 무모함을 무릅쓰고 기철에게서 최영과 의선을 데려오고자 한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래뵈도 명색이 원나라 공주입니다. 그 집에 들어있는 나를 함부로 대하진 못할 겁니다. 몇가지 약속도 받을 것입니다", 돈을 원하면 원과의 무역권을 줄 수도 있다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는 공민왕이지요.

"대체 어디까지 날 비참하게 만들어야 기쁘시겠습니까? 일국의 왕이 가장 충실한 부하를 잃었습니다. 그자가 내게 등을 돌렸다해도 나는 할말이 없습니다. 헌데 왕비께서 내 무능함에 질려서 스스로 무엇을 해보겠다고요? 내가 그리 한심합니까? 그자가 그렇게 좋습니까?" 질투폭발하는 공민왕, 이렇게 노국공주에 대한 사랑이 깊은데, 날선 말로 서로를 상처내고만 있으니, 시청자 마음이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다른 말은 다 참을 수 있어도 전하 외에 다른 사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오해만큼은 풀고 싶은 노국공주, 속내를 고백하기에 이르지요. "전하에게는 그 자가 나같은 것보다 더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전하는 절대 모르시지만, 알려고 하지도 않으시지만, 저는... 저는..." (전하를 연모합니다)라는 고백을 하려는 순간 들리는, "멈추지 못할까!", 뭐야!!! 이 짜증나는 소리는? 어찌나 화가 나든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렸네요. 어찌나 아깝던지...

으이그!! 하필 이 타이밍에 소란을 피우냐고, 조일신아!! 우달치 부대장이 주석을 강화로 보낸 일을 알게 된 조일신이 최영과 우달치들이 내통하고 있다고 흥분해서 궁에 들어온 것이었지요. 공민왕도 모르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우달치들은 진영에서 구금조치를 받고 갇혀 버렸지요. 큰일났습니다. 왕의 호위부대를 묶어버렸으니, 공민왕의 신변이 더 위험스러워서 말입니다. 

경창군에게 화고독을 주고 최영에게 전하라는 덕성부원군 기철,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죠. 화고독을 먹고 최영이 죽음을 택한다면 최영을 제거할 수 있었고, 반대로 경창군의 목숨을 댓가로 기철에게 무릎꿇고 복종을 약속한다면, 공민왕에게는 위협을, 최영은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일거양득이었으니 말입니다. 경창군을 복위시켜 고려 황실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나쁘지는 않았을테고 말입니다.

그러나 기철의 계산대로 되지는 않았지요. 기철의 뒤통수를 친 것은 놀랍게도 경창군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최영을 살리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길을 택한 경창군,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는 하나, 사람의 마음이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게 본능일텐데, 그 어린 나이에도 최영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았지요. 최영의 신의(信義)에 신의로 답한 경창군이었습니다.

"영아, 덕성부원군이 가르쳐줬어. 어찌하면 널 살릴 수 있는지... 그 자는 몰랐나봐, 어차피 난 오래 못사는데 그 자는 그걸 몰랐어". 내장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참으려 하늘나라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경창군, 최영은 하늘나라의 불빛과 말없는 마차들(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요. 고통을 빨리 덜어내주려면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이젠 제가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조용히 칼을 빼는 최영, 그렇게 경창군은 더 이상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지요.

이 과정에서 이민호는 감정을 폭발시키기 보다는 절제해 버림으로써, 세상에 미련이 없는 지금까지의 최영캐릭터에 일관성을 유지하더군요. 질끈 두눈을 감으며 흘리는 눈물은 담백해서 오히려 진한 아픔으로 다가왔고요. 그리고 그 감정을 길게 이어가지도 않습니다.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렸을 최영이지만, 금방 냉정을 되찾았지요. 무사로 길들여진 최영은 상황판단이 누구보다 빠른 인물입니다. 강화군수가 기철과 한통속이라는 것을 눈치챈 최영이 당장해야 할 일은 의선을 그곳에서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이었죠. 
경창군의 죽음을 목도한 유은수가 충격에 빠진 것은 당연했지요. 화고독이 어떤 독인지도 모르고, 의사인 유은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환자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었기에, 경창군을 찔러 고통을 줄여주려 했던 최영을 이해하기 힘들었지요.

기철이 그곳에 있음을 알았던 최영은 유은수에게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말하지만, 경창군을 죽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유은수는 방을 나가버리지요. "내가 하란대로 하라고, 내옆에 있으라고. 그래야 지켜줄 수 있다고!! 대체 몇번을 말해야 기억하겠습니까?".
그러나 막무가내로 방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은수는 기철에게 인질로 잡혀버렸지요. 기철 패거리만 나타나면 몰입을 뚝 끊는 화수인과 천음자의 무공, 정확히는 CG무공, 이번회는 기철까지 가세해서 어이가 없더랍니다. 여튼 경찰방패를 산산히 박살을 내버리는 것을 보니, 기철의 내공도 만만치 않더군요. 이민호의 액션연기가 좋은데, CG무공으로 맥을 끊어버려 액션신을 죽이는 역효과가 나타나더군요. 제작진이 피드백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판타지라 포기하지 않으시려나?;;

최영의 무릎을 꿇리려는 기철, 죽으면 죽었지 절대 무릎을 꿇고 순순히 결박당할 최영이 아니지만, 결국 최영은 무릎을 꿇고 맙니다. 지켜주겠다고 한 사람, 하늘나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약속한 유은수때문에 말이지요. 화수인이 유은수의 어깨를 잡고 화공을 쓰려는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고 만 최영입니다. 
최영을 역모죄로 엮은 기철, 개성으로 최영이 압송하는 장면이 예고되었는데요, 친국을 직접하겠다는 공민왕을 보니 안심이 되더군요. 공민왕이 기철의 흑심을 모를리 없을테니 말입니다. 역모죄를 뒤집어 쓴 최영을 공민왕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기철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될 듯하네요.

더불어 최영의 캐릭터도 달라질 듯한데요, 지금까지의 최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귀차니즘이었습니다. 시크하고 세상에 냉소적인 듯한 귀차니즘 캐릭터를, 이민호는 기철 앞에 서는 순간 깨부수는 듯 했지요. 경창군을 독으로 죽인 기철이었기에 기철을 보는 최영에게는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너 진짜 역겨운 놈이구나". 허탈한 듯, 미련이 없는 듯, 그러나 의선에 대한 걱정만은 감추지 못하면서, 피식 웃어버립니다. 기철을 비웃는 듯도 했고, 여태까지 주군 이외에는 무릎을 꿇은 일이 없던 그가, 의선을 구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에 믿기지 않는 듯 웃음을 짓는 듯도 했지요. 최영의 감정변화를 최영답게 시크하게 표현한 이민호였습니다.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약속한 지켜줘야 할 단 한 사람 하늘의원을 인질로 잡은 기철과 싸워야 할 이유는 분명해졌습니다. 선왕으로 받은 마지막 임무가 끝나면 미련없이 궁을 떠나 낚시를 하며 살겠다고, 공민왕의 곁을 지켜달라는 청에 대답하지 않았던 최영, 이젠 유은수 그녀를 지키는 우달치도 되어야 할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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