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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21 '신의' 허공에서 만난 눈빛, 두 남자 두 여자의 고백 (2)
여전히 현실과 꿈 사이에서 멘붕상태인 유은수입니다. 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지를 않나,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 목의 자상을 치료해 준 여자가 원나라의 공주라니, 이런 퐝퐝 퐝당한 꿈은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아!!입니다. 은수 머리가 돌고 있는지, 미친 사람들의 나라에 와있는지, 이 모든 일들이 그저 꿈이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악몽은 계속됩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입니다. 거칠게 벽으로 몰아세워 은수를 쏘아보는 이글이글 타는 눈빛, 생생한 눈동자는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은수는 이 남자를 살리고 싶습니다. 죽어버리면 뒷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터질 것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은수였지요. 2012년 서울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은,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같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정체를, 아직은 모르는 은수입니다.
"죽지 마요. 죽지 말라고... 당신이 싸이코 또라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나 혼자 놔두고 죽어버리면 나 어떡해...", 은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지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집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고,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 같고, 그리고... 이 사람이 죽으면 가슴이 아플 것같습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플 것 같습니다.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보내고 싶지 않다
열을 재보겠다고 얼굴에 손을 대려고 하지를 않나, 맥을 재보자며 남자 손을 덥석 잡으려는 엉뚱한 여자, 아무에게도 자신의 몸상태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최영입니다.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생에 미련이 없는 최영이었기에 말입니다.
선왕전하의 마지막 명, 공민왕을 고려로 무사히 모시고 오라는 임무수행만 끝나면, 조용히 살고 싶은 최영이었습니다. 칼을 잡는 것이 지긋지긋한 최영이었습니다. 의미없는 칼, 베어도 베어도 끝장나지 않을 이 무의미한 권력싸움터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최영이었죠. 무릇 무사는 나라를 지키고, 적의 목을 따는 것이 본분이거늘, 적이 점령한 안방을 지켜야 하는 것이 고려가 원하는 무사라면, 이제 그만 사양하고 싶은 최영입니다.
"싫으십니까?"
공민왕의 깊은 원한과 분노를 본 것은 슬프게도 노국공주가 가장 설레였던 날이었습니다. 강릉대군과 혼인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던가, 수려한 외모에 기품있는 말, 예술에 깊이가 있었던 강릉대군의 그림솜씨는 원의 황실에서도 칭송이 자자했었습니다. 강릉대군을 흠모하고 있었던(제 상상이외다) 노국공주였기에 고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지요.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일면식도 없는 그 여인,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원의 여인을 날더러 받아들여라? 내 만났다 한들 원의 계집따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원의 공주와의 혼인을 피하기는 힘들 듯하니 첫번째 부인이 되어달라고 처음 본 자리에서 청혼까지 했던 강릉대군이었지요. "지금처럼 우리 고려말로 내가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 나서 떨고 있을 땐 옆에서 잡아줘. 원의 계집 따위는 그대 자리에 접근도 못하게 할 것이니...", 강릉대군은 보지 못했습니다. 고려여인이라 생각했던 그 여인 노국공주가 말없이 흘리는 눈물을 말입니다.
그 때였습니다. 공민왕에게 그 여인이 운명같은 사랑으로 다가왔던 것이...이 여인이라면 하소연도 할 수 있을 듯했고, 두렵고 화가 나 떨고 있을 때 힘이 돼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던 여인이 원의 공주였다니, 이 무슨 얄궂은 인연인지,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그러나 공민왕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고려를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최영과 함께라면 자신이 있는 공민왕입니다. 하늘아래 믿을 수 있는 자, 목숨으로 어명을 지키는 최영대장과 함께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함께 해주었으면 좋을 사람이 있었지요. 사랑할 수 없는 여인, 그러나 하늘아래 사랑하는 단 한 여인 노국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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