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10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1.27 '신의 10회(재)' 그 분 도망시켜야 겠어요 (158)
  2. 2012.09.12 '신의' 김희선, 최악의 무개념 민폐녀 만든 이유 (8)
2012.11.27 11:54




우선 은수에게 참 미안한 10회였습니다. 고백하자면 10회를 보고 본방 리뷰때는 거품을 물었거든요. 역사 스포에 징징거리는 은수, 그 때는 정말 짜증 제대로 올라왔거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은수를 위한 변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은수의 자각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는 의견으로요.

 

그런데 다시보면서 얼마나 은수에게 미안해지던지, 은수의 마음을 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처음 본 다이어리, 기철의 말에 의하면 수백년, 어쩌면 천년 전의 유물이라고 하는데, 현대 의료도구에 이어 은수의 수첩은 카오스 멘붕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우연히 충수염에 걸린 아이를 수술했는데 그 아이가 훗날 조선을 건국하는 이성계라고 하니, 당시 은수가 받았을 충격은 이루말하기 힘들었겠지요. 타임슬립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역사스포를 하는 모습에 이 때 은수가 욕꽤나 먹었지요.

충격받은 은수가 만약 노국공주를 수술하지 않았으면 돌아가셨을까요? 경창군 마마는 독이 아닌 근육암으로 돌아가셨을까요? 그리고 삼켜버린 말은 만약 이성계를 살리지 않았다면, 조선은 건국되지 않았을까요? 저라도 그런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은 이성계를 살리지 않았다면, 최영 그 사람 이성계의 손에 죽지 않았을까? 였겠지요.  

 

그 때 몰랐어요, 사랑이 시작되었음을...

 

최영은 은수에게 이미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과는 동시대를 살 수 없는 인물임에도, 은수는 돌아가야 하고 최영은 남겠지만, 이미 은수에게는 남자 최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화꽃을 보며 최영을 생각하는 은수, 은수에게 고정된 시선이 특별함이었음을 모를리 없는 은수였을 겁니다. 그럼에도 은수는 부인하고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남을 수 없기 때문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은수를 거칠게 최영이 끌고 나갔지요. 입밀법으로 멀리 있는 소리를 듣는 능력을 가진 천음자가 은수 주위를 감시하고 있다는 수리방의 첩보때문이었죠. 이때 은수는 너무 충격받은 상태라 자신의 감정을 수습하기도 힘든 상태였지요. 끌고 가는 대장의 엉덩이를 걷어차기 까지 해서 최영을 컥!하게 만들기도 했고 말이죠. 감히 우달치 대장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사람이 고려천지에 있을거라 생각이나 했겠냐고요. 아무튼 고분고분 말을 듣지도 않고 힘차고 씩씩한 분, 성격까지 크게 한 성질하는 분입니다.  

그런데요, 은수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그게 대장에 대한 사랑때문이었음이 보이더군요. 아직은 은수 스스로가 사랑이라는 구체적인 감정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은수는 최영을 지키고 싶어하지요. 이성계의 손에 죽음을 맞이할 최영. 은수가 아는 역사니까요. 본방을 보면서는 두 사람의 사랑 진도가 더디다고 푸념도 했었는데, 사실은 은수에게도 이미 대장이 사랑으로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성계를 살린 것에 답답해 미칠 것 같았겠구나 싶더랍니다.  

은수에게 노란 국화는 최영이었습니다. 기철의 집 정원에서도 은수는 노란 국화 앞에 발길이 머물고, 최영이 은수를 지켜주던 모습들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자신을 납치해 온 사람 이상의 감정으로 자리하게 되었지요. 은수를 지켜주는 사람, 은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피흘리고 싸우는 사람, 은수를 위해 검을 버리고 무릎을 꿇은 사람... 은수는요, 최영을 지키기 위해 하늘문으로 기를 쓰고 가려고 했던 것이었어요, 이때부터...

서로를 지켜준다는 말을 그래서 할 수 있었던 거였고 말이죠.

물론 역사 속에 던져진 은수는 혼란스럽고 믿지 못하겠고, 자신의 행동이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 후 은수의 행동은 최영이 자기때문에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것만 생각하지요(은수 마음도 몰라주고 미안하대이... 훗날 최영이 은수를 안고 이 한심한 분을 어떡하나 했을 때와도 연결되는 감정이기에 -그 때 최영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그때 가서 그 부분은 정리할게요- 10회, 11회는 은수의 감정선을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임자팬들 의견은?)

 

그 분 도망시켜야 겠어요 

'고모, 나 정말 답답해 미치겠어요. 누구때문인지는 눈치 100단 고모니 다 아실 것이고... 그 분만 생각하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찌르르 아파오는데, 그 분 너무 막무가내라서 어떻게 통제가 안돼요. 기철이 얼마나 무서운 자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그 분때문에 잠이 안와요. 기철이 어떻게 할까 봐서, 그 분을 끌고 가버리지는 않을까, 고분고분 말 잘듣는 성격도 못돼서 기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고모가 말한 금선이라는 화선처럼 되면 어떡하지?'. 

답답하다. 그 분을 도망시키는 길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기철 그자가 궁에 예고없이 들어와 그 분을 만나고 돌아갔다. 그 분이 하늘에서 오신 분이라는 것, 관심은 없지만 그 분이 미래를 알고 계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듯하다. 그 분이 위험하다. 앞날에 대한 궁금증, 사람들이 버리기 힘든 욕심 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겠지.

하늘세상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 기철, 보고 들은 것이 없다고 말해줬다. 경창군 마마에게 들려드린 하늘세상 그 신비로운 빛을 그자가 탐낼 것이라는 것은 뻔한 일.  

기철이 돌아가고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서성이는 내게 우달치 애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본다. "안 가보셔도 되겠습니까? 그 분 기다리실텐데".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철에게 또 무슨 이상한 말을 했는지 불안하다. 아니 거짓말이다. 사실은 그냥 그 분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가지못했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을 그 분, 괜히 화만 더 돋구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대만이 대신 덕만이를 그 분에게 보냈다. 혹이라도 그 분 위험에 처하게 되면 말상대 해주지 말고 그냥 들쳐업고 도망치라는 말과 함께...  

일이 많아졌다. 전하의 사람을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 사람들이라면 전하의 팔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난 전하의 곁을 당분한 떠나있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하가 윤허해 주실 것이라 믿어보면서...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을 하늘문까지 모시고 천혈이 열리길 기다릴 생각이다. 시간이 더디 흘렀으면 좋겠다는 욕심과 함께 싸우면서, 그 때까지 그 분에게 아무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그 때까지만이라도 내 옆에 꼭 붙어있기를 바라면서, 남아달라는 말을 삼켜가면서, 나는 그 분과 이별을 준비했다. 돌아가길 원하는 분이시기에 내 곁에 남아달라는 말을 매일 매시간을 가슴에 묻어가면서...

그러나 난 그 분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 분의 작별인사를 듣고 알았다, 그 분을 보내기 싫은 내 마음을...

 

기철의 집에 다녀왔다는 말에 밀지를 대만이에게 던져주고 그 분에게 달려가 버린 나, 그 일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 그 때는 알지 못했다. 피비린내 나는 죽음이, 그 분이 떠날 결심을 굳히게 될 것이라는 것도... 

"말했잖아요. 나 그 집에서 잘 지낸다고, 역모니 뭐니 해가면서 사람 갖고 놀지 않아도 됐다고요!", 의선을 그 집에서 빼내기 위해 전하께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아느냐고 내 마음을 에둘러 숨겨본다. '임자, 진짜 모르십니까? 내가 얼마나 임자를 그 집에서 데리고 나오고 싶어했다는 것을...'.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그렇습니까?".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그건 미안하게 됐어요. 의사인데도 아무 것도 못하고 헤매고, 그래서 경창군 마마 그렇게 당신 손으로 보내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하늘문 앞에서 당신 찔렀던 것도 미안하고.... 그래도 살아줘서 고맙고, 맨날 구박당하고 귀찮아 죽겠으면서도 나 지켜준 거 알아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 분의 말이 이상했다. 마치 떠날 사람처럼 그 분은 내게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이제 내가 알아서 할게요. 더이상 나한테 신경쓰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내 세상으로 돌아가는 길 찾을 테니까". 기철을 상대하는 법을 알았다고 혼자 해보겠다는 그 분, 눈 앞이 아찔해 온다. 순진한 분, 기철이 어떤 자인지 차라리 몰랐으면 싶었다. 그 분같은 하늘세상 사람들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인한 자라는 것을 차라리 몰랐으면 했다.

가슴 한가득 밀려오는 아픔, 서운함, 공허함, 나는 아직도 그 때의 내 감정을 한 마디로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가슴이 텅빈 느낌, 서늘한 바람이 가슴을 쓸고 머리를 돌아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다 쓸어가 버린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적당히 그 자가 원하는 것 알려주고 수첩을 찾겠다는 그 분, '수첩이라... 수첩... 그 분의 수첩. 그 분이 돌아갈 좌표가 적혀있을 지도 모른다는 수첩, 정말 그 수첩이란 것에 그 분이 돌아가는 방법이 적혀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약초원을 나온 한참 후의 일이었다. 더이상 그 분과 마주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뭔가가 내 가슴을 아프게 훑고 지나간다. 여인네 처럼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다시 못만나게 될 지 모르니까 미리 인사하는 거예요. 그동안 고마웠다고, 미안했다고... 그리고 웬만하면 싸우지 말고, 다치지 말고, 때가 되면 좀 먹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 분이 혼자 돌아가겠다는 말, 신경쓰지 말라는 말만 가슴 한복판을 아리게 후벼판다. 아프게... 그 순간 내 심장도 멈춰버렸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분 나를 믿지 못하고 있구나, 내가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 하늘세상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언약, 그 분은 나를 믿지 않는구나... 가버린 그 아이처럼.  

 

*****여기서 본방에서는 은수의 감정선을 놓쳤었는데요, 은수는 이 때부터 최영에게서 더 떠나려고 하지요. 자기때문에 싸우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은수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아직 자각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 사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 이성계를 살리고 혼란스러워 했던 것은 최영때문이라는 것이 보였지요. 이렇게 가슴이 답답한데 내가 누구한테 말해! 이 말은 곧 당신을 그 아이가 훗날 죽일 건데 난 그런 아이를 살렸다고, 당신을 죽일...

그리고 더 혼란스럽습니다. 은수가 알고 있는 역사를 바꿔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죠. 전 이 때 은수가 역사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최영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사 속의 최영장군이 아니라, 은수가 마주하고 있는 그 사람 최영.  

자기때문에 싸우고 위험에 처해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 꼭 살아야 하니까요. 은수가 하늘세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은수의 기억속에서는 살아있을 그 사람으로 간직하고 싶어하죠. 그래서 전의시를 빠져나와 하늘문으로 남장을 하고 홀로 떠나는 결심까지 하게 된 것이고 말이죠.

은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려고 한동안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지요. 모질게 작별의 말을 하고, 돌아가는 최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지요. 축 늘어진 어깨, 그가 어떤 마음으로 약초원을 돌아 병영으로 갔을지 은수는 마음아프게 지켜만 봐야 했습니다. 그것이 그 사람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사람을 지키는 것이 자기가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이죠.   

*****

 

약초원에 수상한 낌새가 있었다. 그 분을 노리고 있음이리라. 그 분의 말을 엿듣고 있음이리라. 하도 화를 내는 바람에, 아니 내가 의선이 살린 그 아이에게 죽을 거라는 말에 잠깐 정신을 놓는 바람에 말해주지 못했다. 말 알아듣는 쥐새끼가 있다는 것을... 그 분과 대화나누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말 잘라먹는 버릇에 도통 내 말을 먼저 들으려고 하지 않는 그 분, 무조건 내 말만 들으라고 윽박질렀던 것이 이제서야 후회가 된다. 말로는 도저히 그 분을 이길 재간이 나에겐 없다(괜찮아요, 대장! 대장에게는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눈빛이 있잖아요! 대장의 눈을 보면 그냥 다 설득당하고 싶답니다. 이민호의 눈빛은 블랙홀!).  

도망시켜야 겠다. 전의시도 안전하지 못하다. 기철의 손이 뻗치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시켜야 한다. 전하의 힘이 돼줄 사람들을 모으는 일만 마치면 그 분을 데리고 궁을 나가야 한다. 기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그러나 내 바람은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다. 죽어나가는 전하의 사람들, 왕비마마와 장어의, 그리고 그 분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기철,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버리고 싶었다.

우달치 애들이 의선이 없어졌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의선을 찾아 달리는 마음이 타들어간다. 말은 왜 그렇게도 느리게 달리는지, 그 분을 향해 달려 가는 동안 '임자.. 임자.. 임자..'밖에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기철의 목에 칼을 겨누는 최영 이민호의 카리스마, 이글거리는 눈빛은 분노를 담고 있었습니다. 의선이라는 말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짧은 시간의 불안감, 혼자 알아서 하겠다고 작별인사를 하는 은수를 바라보는 허허로운 눈빛, 그리고 그 안에 담은 더 많은 이야기들, 이민호의 눈빛은 자체로 대사입니다(이민호의 눈빛에 담긴 매력은 따로 글로 한 번 정리할게요).

***신의병동 심리치료 시간입니다. 신의를 보면서 우리 딸래미한테 매번 물어보고 답하는 말이 있었답니다.

질문1, "이민호는 뭐다?"

.....

질문2, "이민호는 뭐다?"

....

답은 더보기 클릭해서 보시고 임자팬들도 각자의 답을 달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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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우언니님이 데미안과 최영의 각성에 대한 좋은 글 올려주셨는데요('신의 8회, 저를 가지십시오,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리뷰글 댓글), 완전 감동먹었습니다. 읽어들 보셔요.

***이틀전부터 구글검색이 안되더라고요. 그것때문에 어제 하루종일 원인 찾느라고 땀 삐질삐질 흘렸는데요, 악성코드가 있다는 말에 댓글들 하나씩 지워보고 살리고 하느라 목이 뻐근합니다. 원인은 원래 달려있던 알라딘 광고를 악성코드로 인식했다네요. 구글이 그렇게 인식했다는데 황당! 알라딘 광고 수입은 시설에 자원봉사하시는 이웃 블로거를 통해 연말에 항상 책으로 기부를 해왔는데 이제 못하게 됐네요. 완전 나빴어 ㅠㅠ 그래서 알라딘 광고를 내렸는데 이제 될지는 모르겠어요. 구글검색이 안되면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을 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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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2 09:11




지난회는 유은수의 다이어리때문에 머리가 멍해졌는데, 신의 10회는 유은수의 입방정 천기누설과 징징거리는 소리에 귀가 멍하네요. 유은수의 다이어리로 스토리가 본 궤도에 진입하나 싶었는데, 롤러코스터가 심합니다. 10회가 되도록 아직까지 죽도 밥도 아닌, 이 드라마의 장르가 궁금할 지경입니다.

역사가 가미된 판타지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는데, 판타지는 코믹이고 로맨스는 뜸도 아직 안들고 있군요. 역사는 연기잘하는 공민왕 류덕환이 그럭저럭 끌어가주고 있지만, 공민왕의 주변인물은 역사 속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심한 캐릭터 이탈에 개연성 부족입니다. 작가와 감독이 욕심만 컸다는 생각이 드네요.

담을 그릇은 너무 큰데 내용물이 부실하다보니, 고개까지 쳐박고 뭐가 들어있나 찾아봐야 할 정도입니다. 스케일만 크다고 대작이 되는 것도 아니고 수작이나 명작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대작에 욕심내지 말고 한 두 장르에 집중해서 엮으면 더 알차게 나올 것 같다 싶네요. 로맨스에 치중하든지, 역사에 치중을 하든지, 아예 의학이나 판타지 무협을 찍든지 말입니다. 담고 싶은 장르를 다 담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신의는 그렇지 못할 것같습니다.

김희선에게 3년전부터 공을 들였다고 해서, 드라마 준비를 정말 많이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대본은 허술하고 연출은 허접하고, 캐릭터는 산으로 갔다 바다로 갔다하더니 땅까지 파고 들어가네요. 각성한 최영은 헤어스타일을 물찬 제비처럼 어리게만 만들고, 캐릭터는 제자리 맴맴입니다. 분위기는 머리를 풀었을 때가 김희선과의 나이차도 못 느끼고 좋았는데, 깔끔하게 두건으로 정리하니 더 어려보이네요 (오매 잘생긴거...). 귀밑머리라도 내려서 터프함을 살려주었으면 싶네요;;

'나 가발썼어요'의 천음자는 좀 나아졌던데 최영은 회춘한 느낌.

 

신의 10회는 유은수와 최영 캐릭터를 속된 말로 골로 보내더군요. 최영이 망가지니 우달치도 전염병을 앓는 듯 허술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공민왕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명부가 적힌 두루마리를, 말도 제대로 못하는 대만이 한테 던져버리더니(왕이 내린 것인데 그렇게 다루면 안되징!), 그 중한 밀지를 소매치기 당하고도 대만이가 줬는지 안줬는지도 헛갈려 하는 부대장, 한 방에 바보만들더군요. 우달치 대원들에게 날렵함이나 민첩함이란 찾아볼 수 없고, 여자만 보면 '헤~ 좋단다'되더라죠.

허연머리 천음자(성훈)는 아예 궁이 자기집 안방이더군요. 입밀(入密 멀리있어도 들을 수 있는 사술, 무협지를 보신 분이라면 전음입밀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셨을 거예요. 멀리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능력을 말하죠)의 능력을 이용해 은수의 말을 다 듣고 옮기죠. 궁안의 쥐새끼들도 잡지 못하는데 밖에서 날아든 새를 잡겠습니까만... 전의시에서는 쌍성총관부 천호장 아들인 이성계가 납치되어도 아무도 모르더라죠. 궁이 이리 허술하다니, 최상궁이 쥐새끼 소탕을 한다더니, 금군이고 뭐고 다 쓸어버린겨?

 

자신의 이름이 적힌 다이어리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유은수, 이런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알 길이 없는 유은수지요. 다이어리에 적힌 숫자들을 하늘문 좌표라고 생각하는 유은수, 그녀가 살았던 세상으로 돌아갈 한가닥 희망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런데 기철이 호락호락 다이어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유은수가 하늘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게다가 유은수가 알고 있는 고려의 역사까지 바꾸고자 하는 야심을 품습니다. 유은수를 기필코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그러나 유은수가 기철의 사람이 되지 않을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쓴 방법이 유은수가 좋아할만한 대상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이었죠. 유은수가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된다는 협박도 할 셈으로 말이죠. 고려시대로 타임슬립해서 치료한 첫환자 노국공주, 미래에서 왔다는 비밀까지 말해줄 정도로 신뢰하는 어의 장빈, 그리고 유은수를 고려로 데리고 온 최영, 셋의 목숨을 두고 유은수를 협박하는 기철입니다. 화수인과 천음자를 통해서 말이죠.

공민왕의 역습에 당했던 기철이 재반격에 나선 것이죠. 입수한 명부에 적힌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면서 노국공주와 의선 유은수의 목숨을 두고 공민왕을 협박도 합니다. 노국공주의 위험에 공민왕의 안색이 파리해지더군요. 최영 역시 유은수때문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지만, 왕명을 수행하는 우달치이기에 명만을 기다리지요. 기철의 목에 칼을 들이댈 때 보여준 카리스마 끓어오르는 눈빛 멋져부러!

 

유은수가 걱정이 되어 그렇게 신신당부 의선을 지키라고 당부했건만, 발 달린 짐승을 묶어둬도 소용없더라고 화수인이 은수를 데리고 나가버립니다. 그렇잖아도 수술한 환자가 이성계였다는 사실에 까무라치게 놀란 유은수였는데, 이성계는 수레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 위태로운 상태이고, 사람목숨 종잇장처럼 베어버리는 현장을 목도합니다. 백주대낮에 눈앞에서 피를 뿜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봐야 했던 유은수가 제정신으로 서있을 수 없었겠지요.

 

그런데 살인현장을 보고 정신줄을 놓는 것은 이해되지만, 유은수라는 캐릭터는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려로 타임슬립해왔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생각없이 뱉는 말에 아찔한 것은 시청자입니다. 닥터진의 진의원 반만 닮았으면 좋겠네요. 진의원은 천재의사가 아니라, 역사학자라해도 될만큼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갔음에도, 말은 조심했잖아요. 비록 모르고 사람을 구한 일로 역사가 뒤틀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역사스포는 하지 않으려 했던 것같은데, 유은수는 자신의 말 한마디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고려에서는 생소한 현대어나 영어야 그렇다치더라도, 맹장수술을 한 이성계를 두고 이씨조선이라는 말을 생각없이 뱉어야 했을까 싶습니다.

유은수가 지금 심한 멘붕상태라는 것은 알겠지만, 철모르는 어린애도 아니고, 상황파악을 못해도 너무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개념없는 민폐녀가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최영에게는 이성계가 그를 죽이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는데, 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머리는 장식품인가 싶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유은수가 고려로 와서 역사스포를 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왕에게는 죽은 후에 내려지는 시호인 공민왕이라는 말도 해버리고(공민왕은 앞에 충자가 들어가지 않아서 좋아하기는 했지만), 기철의 죽음과 원의 멸망까지 말했죠.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다는 말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그 큰 말실수를 하고 본인의 입을 틀어막기 까지 했으면서도, 최영을 만나서는 이성계에 의해 죽을 것이라는 운명까지 말해버렸죠. 이사람 저사람에게 나불나불거리는 바람에 천음자를 통해 기철의 귀에 까지, 은수가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광고를 해버렸고 말이죠.

왜 이렇게 유은수라는 캐릭터를 개념없는 민폐녀로 만들었을까요? 징징대는 은수때문에 화는 났지만, 은수를 위한 변명을 좀 하자면요, 은수의 각성을 위해서 라고 생각되더군요. 공민왕은 진정한 왕이 되고자 무능함만 탄식하던 과거의 모습에서 탈피했고, 최영은 공민왕을 진정한 왕으로 만드는 킹메이커 무사가 되겠다고, 자신이 오래동안 꿈꿨던 자유로운 삶을 포기했습니다. 노국공주는 원의 공주가 아닌 고려왕비가 되기 위해 원나라를 버렸고요.

그런데 유은수만 아무런 각성이 이뤄지지 않았지요. 기철이 가진 다이어리로 현대로 돌아갈 생각만 하는 유은수, 그런 그녀에게 사람의 목숨이 달려버린 것입니다. 이성계, 노국공주, 최영의 목숨과 함께 역사가 달라질 수 있고, 그것이 유은수에게 달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충수염에 걸린 이성계를 살린 것이 역사를 바꾸게 된 것인지, 기철의 명에 따라 경창군의 집에 가게 된 것이 역사를 바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문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요. 은수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르잖아요;;

 

중요한 것은 은수가 기철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심각하게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더이상 밥타령에, 내 살던 곳 타령만 하는 유은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은수는 역사를 알고 간 인물입니다.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에 역사가 달라질 것임을 아는데, 은수의 입을 통해서도 나왔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은수지요.

결국은 노국공주, 최영, 이성계의 목숨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겁니다. 훗날 최영이 이성계에게 죽음을 맞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성계를 살려야 하고 최영 또한 살려야 합니다. 노국공주 또한 마찬가지죠. 그것이 유은수가 알고 있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유은수에게는 비밀이 있지요. 고려 이전에도 타임슬립을 해서 다이어리와 의료기구 등 자신의 물건을 남기고 왔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필체는 맞지만 수첩은 처음보는 것이라는 말을 통해, 은수가 현대로 돌아가 다시 타임슬립했다는 것이 암시되기도 했지요. 왜 많고 많은 의사중에 유은수여야 했을까?에 대한 복선도 던진 셈입니다.

 

현대로 돌아간 유은수는 최영을 잊지못해 고려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겠죠. 그런데 시간적으로는 더 앞선 과거로 된 타임슬립을 했던 것이고, 유은수가 남기고 온 물건은 고려역사를 뒤틀린 방향으로 이끌 물건이었을 거라는 거죠. 역사가 바뀔 수 있는... 그래서 제자리로 돌리게 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예컨데 화타의 유물 나머지 한 물건이 기철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 때문에 기철이 노국공주를 죽이려고 한 것이었다면, 결과적으로 유은수가 고려의 역사는 물론 현재의 역사까지 싸그리 바꿔버린 것이 되잖아요. 따지고 보면 기철이 노국공주를 죽이려고 한 일로 유은수가 타임슬립을 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유은수의 손에 역사가 달린 셈입니다. 신의 10회에서 유은수를 최악의 개념없는 민폐녀로 만든 이유, 유은수의 각성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다음주는 상황파악 못하고 민폐녀로 만들거나 역사스포나 하고 징징거리지 않을 거죠? 정 입이 근질근질하면 속엣말로 좀 하든가.

유은수가 최영에게 미리 인사하는 거라고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말하는 장면, 참 좋았는데 이제 그만 흥분녀로 만들었으면 싶네요. 이 글이 꿈보다 해몽글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약속해줘요, 유은수의 각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그리고 임자커플 감정선도 신경 좀 써주시죠. 제발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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