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11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1.28 '신의 11회(재)' 아무래도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이다 (103)
  2. 2012.09.18 '신의' 이민호, 공민왕을 위한 마지막 당부에 빵터져 (5)
2012.11.28 16:38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회차입니다. 11회는 설렘, 이별의 아픔,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제 신의가 함축되어 있어, 웃기도 하고, 한 남자에게 언약이라는 것이 얼마의 무게를 지니는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드라마속 최영에게 흠뻑 빠져들어 가기 시작했던 듯 합니다.

이런 사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지독한 가슴앓이도 했습니다. 목숨으로 지키는 언약, 최영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기철과 싸우러 가는 최영, 그의 모습이 왜그렇게도 슬프고 외로워 보이던지, 하늘에 무심히 떠있는 달마저 원망스러웠답니다.  

 

은수는 화수인의 말에 자신에게 최영이 어떤 존재인지를 구체적으로 인지해 가는 단계로 접어들었죠. "가장 아끼는 사람은 옆에 있는 그 자가 첫번째겠지, 언제나 달려오잖아 그대를 찾아서, 매번 어김없이". 그래서 떠나려고 합니다. 그것이 최영을 지켜주는 은수의 방식이었죠. 자기때문에 피흘리고 싸우는 것이 싫어서. 

그런데 본방에서도 의문이었지만, 최상궁이 최영에게 정혼자가 있었다고 했을때, '어머 그랬어요?' 식의 남얘기 듣는 것 같이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지은 이유가 참 궁금해요. 만두집에서도 덕만을 보면서 최영을 떠올리고 했던 은수였는데 말이죠;;

여튼 최영이 죽을 자리를 찾을 것 같다는 말에 말을 달려 최영에게로 가는 은수, 이 때 은수의 결정은 최영을 살리고 은수도 살게 했으니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물론 그로인해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내가 어떻게 보내줍니까, 임자를... 여기서..."

 

그 분의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나때문에 그 분이 그런 험한 일을 당한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쓰리고 무겁다. 나는 하루에도 수백번씩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왜 하필 저 분을 데려왔을까? 어쩌다가 왜???'.  괜찮냐느냐는데도 팔을 뿌리치고 비틀비틀 가는 그 분, 덕만에게 뒤를 부탁하고 서둘러 궁으로 돌아가야 했다.

시간을 벌고 있을 전하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그 분을 지나쳐 그냥 말을 달렸다.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돌아볼 수 없었다. 그 분의 슬픈 눈을 마주하는 것이 겁났다. 말에 태우고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분은 또 뿌리쳤을 것이기에.

그 자의 빙공을 처음으로 대해봤다. 밀렸다. '기철 이 자, 생각보다 강하다. 이기기 힘들겠다'.  

왜였을까? 나를 죽일 아이라는 말이  신경쓰였던 걸까? 이성계라는 아이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훗, 아직은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애, 눈에 총기가 서려있고 검에 관심을 가진 아이였다. 직감적으로 느꼈다.이 아이도 훗날 검을 들 아이구나... 그 검이 사람을 지키는 검이 돼주기를 바란다.

 

그 아이는 사람들이 나를 일당백의 사내라고 한다고 웃어보인다. "백명의 적이 기다리고 있으면 무조건 내빼! 그 뒤에 숨어있는 한 놈만 잡으면 되는데 뭐하러 싸우냐?" 그 아이에게 한 이 말을 실행에 옮기리라고는 그때는 알지 못했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경우인지도 모르겠다. 뒤에 있는 그 한 놈을 잡기 위해 갔으니... 

그 분과 눈이 마주쳤다. 의기소침해 내  시선을 외면한다. 왜일까? 그 분에게 말을 거는 것이 낯설고 어렵다. 금방 잊고 금방 돌아서서 웃던 그 분이 웃지않는다. 내 앞이라서 그런 거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다. 나를 웃게 해 준 그 분, "임자, 이제 웃지 않습니까? 웃지 않게 된 겁니까?".

마음이 헛헛하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 분의 웃는 모습을... 웃지않은 그 분의 얼굴, 마음 한켠이 아파온다. 내가 그리 만든 것 같아서... 무거운 한 숨이 나오지도 못하고 목에 얹혀버린다. 

우선(지금하고 있는 일을 마치면) 전하께 청을 드릴 생각입니다. 얼마동안 궁을 나가 하늘문 쪽으로 가겠습니다". 내 계획을 귀담아 듣지 않는 그 분, 얼마 안 가 그 이유를 알았다. 홀로 떠날 계획이었음을, 도망치듯이 인사도 없이 날 피해서...

하나 묻자는 그 분의 말, 왠지 철렁해온다. 대책없이 나대는 그 분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저번에 나 혼자 도망가겠다고 하다가 비탈길에서 넘어졌을 때 잡아 준 사람, 당신 맞죠? 그날 내가 그 사람하고 있는게 위험해 보였다면 그 사람하고 싸웠겠네요?".

"언약했으니까요", 짧은 말에 임자이기 때문에 싸운다는 말을 숨겨본다. '임자는 제게 언약이고, 아니 어쩌면 언약보다 소중한 분입니다'. 기철과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질 겁니다, 제가". 젠장 기철의 빙공에 당한 어깨가 결려온다.  

서둘러야 했다. 전하의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야 잠시 궁을 떠날 수 있을 테니까, 그 분을 모시고 하늘문을 가야하니까. 고백하건데 나는 벌써부터 싸우고 있었다. 돌려보내 주겠다는 내 언약과...

지켜주고 싶다. 그러나 데려다 주기는 싫었다. 지키는 것만 할 수는 없겠지... 그 분을 지키는 것이 곧 보내드리는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지만,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그 분이 남기를 바라는 욕심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멈칫하는 나를 본다. 그래서였을까? 혹 이런 내 욕심을 그 분이 알아서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 좀 해보겠다더니 보따리를 싸서 홀로 하늘문을 찾아 떠나는 것이었다니, 이 겁없고 한심한 분을 어떡해야 하나... 

***이 장면에서 제 입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답니다. 보고 또 봐도 설레고 좋은 장면들이 몇 있는데 이 장면이 그렇거든요. 남장을 하고 삿갓을 쓰고 길을 떠나는 은수, 저기 꽃 사이에 최영의 모습이 보이자 화들짝 놀라 종종걸음으로 도망을 치는 장면, 꽃 속의 대장의 표정이 참 좋답니다. 한심하다는 듯, 재미있다는 듯, 임자가 도망가봐야 내 손바닥 안이라는 듯 은수를 지켜보는 최영, 눈 한 번 깜빡이는데도 설레더랍니다. 뒷덜미를 잡힌 은수의 뒷발질도 귀엽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잠시지만 달달해서 무지 애정하는 장면이랍니다***. 

진짜 묶어서라도 끌고 가려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또 도망가겠다고 한다. "우리 약속 끝내요", 쿵, 바윗돌 하나가 가슴을 내려친다. "나 납치해 온 것 없던 걸로 해줄게요. 나 돌려보내주겠다는 것도 없던 걸로 해요".

바보같은 분, '임자 그거 압니까? 싸우다 내가 죽을까봐 도망치겠다는 임자의 말이 짧은 순간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런 임자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죽지 않을 거라고, 임자를 두고 죽지않을 거라는 말을 왜 해주지 못했을까? 

그 분때문에 또 싸울 것이고, 설사 그것이 죽음으로 이끈다고 해도 싸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분도, 그리고 나도...

'악수', 하늘세상의 의식같은 것을 하자고 한다. 처음 만나서 인사할 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울때, 헤어질때 한다는 의식, 그리고 손을 내민다. 그 분의 악수는 마지막의 의미란다. 허!

(은수의 삿갓을 머리에 눌러씌우고 터프하게 은수의 손을 잡고 끌고 가는 최영 이민호, 그냥 가슴 두근입니다. 은수의 삿갓을 올렸다가 남장한 모습을 위아래로 보고는 기가 차다는 듯이 눌러씌우는 모습도 그냥 이뻐 죽겠더라죠. 대장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다 제게는 다듬이질이 된답니다).

 

"내가 맺은 언약입니다. 그래서 끝내든 말든 그건 나만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참고 조신하게 기다리면 데려다 준다는데도 막무가내인 그 분, 들쳐매고서라도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지 못했다. "이렇게 끌고 가봤자 나 다시 도망칠 거예요. 보내줘요. 더 이상 사람들 죽는 것 못보겠어요. 당신들 세상에 끼어들기도 싫고 당신때문에 우는 것도 싫어요".

가슴을 내린친 바윗돌이 산산히 부서져 박혀온다. '그런 거였습니까. 임자? 나 때문에 울고 나때문에 더 이상 웃지 않게 된 것이었습니까? 나때문에 떠나려고 하는 겁니까?'.  

"내가 어떻게 보내줍니까? 임자를 여기서?"

***이 부분은 밑줄 쫙 오늘의 생각할 거리 하나입니다. 영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은수의 마음을 알았기에 더더구나 보내줄 수 없다는 말, 마음에 품은 은수를 보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어떻게 보내느냐는 최영의 마음같이 들리던데 말이죠. 임자팬들의 의견은?***

 

결국 그 분의 보따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그 분을 잡지 못했다. 그것이 그 분과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한참이나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가슴이 텅빈채로... 나는 여전히 그 분을 보내지 못한다. 아마 평생, 내 마음에서 그 분을 보내지 못할 듯하다.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그 분, '임자, 임자 지켜주는 것, 약속, 언약 그런 것 끝내는 것 쉽다고 했습니까? 그냥 끝내면 된다고 했습니까? 저는...그리하지 못합니다. 임자를 지켜드릴 것입니다. 임자의 세상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나의 언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이다"

 

익재선생은 내 말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부끄러움을 아는 왕, 내가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왕이기에 그 부끄러움을 지켜주고 싶다는... 그리고 또 지켜야 할 사람들이 늘어났다. 익재선생과 학자들을 서연장에 무사히 나갈 수 있게 지켜야 한다.

어지럽다. 내 마음인 양 연못에 비친 내 모습이 어지럽게 일렁인다. 지켜야 할 사람들, 주상전하, 전하의 새 사람들, 그리고, 그 분... 모두의 적은 뒤에 숨어있는 기철 그자! 정면돌파다.

***개인적으로 물결에 어지러이 일렁이는 최영의 얼굴장면은 좋은 기법이었습니다. 최영의 깊은 고뇌, 갈등을 물결에 비친 최영의 얼굴로 표현했거든요. 공민왕과의 깨알웃음 장면은 본방리뷰때 써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노국공주와 강안전에 함께 기거하게 된 공민왕에게 잘 대처하라는 인사를 하는 최영, 그들의 대화가 은유적이고 재미있었죠***

 

"매희 그 아이도 믿지 못했어요. 내가 자기를 지켜줄 수 있다는 거, 그 분도 믿지 못하더라고... 고모,, 매희 그 아이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너무 오래돼서 생각이 잘 안난다고요. 이러다가 저세상에서 만나도 못알아보면 어떡해? 그럼 안돼잖아. 그래서 그 전에 정말 잊어버리기 전에 만나봐야 할 듯 싶네...", 눈치빠른 고모가 내 마음을 읽었겠지만, 그래도 고모에게는 그렇게 라도 인사를 하고 떠나야 할 것 같았다.  

 

'전하, 전하가 믿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까? 그 마음 지켜드리겠습니다. 고고하신 나리들, 주상의 사람이 되어 뜻을 펼쳐보겠다고 했습니까? 지켜드리겠습니다. 임자, 나때문에 울기 싫다고, 나를 지키기 위해 떠난다고 하셨습니까? 지키고 보내드리겠습니다'.

 

기철과 함께 죽으리라, 그것만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그 분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안다, 그 자랑 싸우면 내가 질거라는 것. "아무래도 이상하지? 뭐 아까울 게 있고, 돌아볼 것이 있다고... 아무래도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이다". 죽음이 두렵지는 않다. 가진 것이 없었기에 버릴 것도 없었다. 한가지 다시는 그 분을 볼 수 없음이 아플 뿐.   

 

기철에게 향하는 그 날, 무심히 올려다 본 밤하늘의 달이 그 분의 미소인듯 내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었다. '임자 얼굴만이 생각납니다. 아무래도... 죽어서도 임자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달을 임자인 양 가슴에 담아봅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은 이 마음은 왜 일까요? 미련, 임자에 대한 미련때문에 겁이 납니다. 임자와의 언약, 나 최영의 방법으로 지킵니다. 임자, 하늘세상에서는 부디 웃는 얼굴만이기를...'.

나를 웃게 만든 사람, 나를 살게 한 사람, 그 분은 내 삶과 죽음, 시작과 끝이 되고 있었다.   

 

***목숨으로 지키는 신의, 언약의 무게, 목숨으로 지키는 연모,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한 회차입니다. 8회 감옥에서 경창군 마마의 죽음을 생각하며 눈물흘리는 최영,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는 삶의 가치였습니다. 11회에서는 이와 대치되는 죽음을 택하는 영을 만났지요. 삶과 죽음의 가치는 어쩌면 같은 질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고 싶어졌던 최영, 살아야 겠다는 최영이 왜 죽음을 택하려 했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죽어야 하는가? 삶과 죽음은 최영에게 같은 것이었습니다. 지키는 것, 지키기 위해 살고 싶어졌고,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를 주저않는 최영, 그가 짊어진 언약의 무게때문에 이토록 최영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수가 떠나지 않았다면, 최영이 기철에 동반죽음을 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지는 않았겠죠. 은수를 지키기 위해, 그가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죽음을 향해 가는 대장, 은수없는 세상은 최영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매희 그 아이를 보내고도 죽음과도 같은 잠만 잤던 최영, 그 죽음과도 같은 시간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의 생각거리는 두 가지...우리 임자들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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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8 09:41




죽을 것을 알면서도 최영이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최상궁의 말에 사색이 되어 말을 달리는 유은수, 한가지 생각밖에 없습니다. 최영이 죽어버리면 역사가 달라져 버린다는 생각같은 것은 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는 유은수였습니다.

언제나 어김없이 달려왔던 최영 그 사람이, 기철과 싸우러 갈 것이라는 최상궁의 말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유은수였지요.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는 은수의 물음에 최영은 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질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죽을 것을 알면서도, 기철을 찾아간 것은 최영이 유은수와 공민왕을 지켜주는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기철을 없애버리는 것만이 서연에 참가하는 공민왕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고, 유은수를 더 이상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모 최상궁에게 최영은 담담하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합니다. 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 "가장 고급의 전략은 가장 단순한 것이다". 기철의 약점을 잡아 뒤통수를 치고, 머리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최영이었지요. 죽여버리면 그 뿐.

그러나 기철을 죽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는 최영입니다. 기철의 빙공이 최영의 뇌공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이미 경험한 최영이었기에 말이지요. 그래서 최영이 선택한 것은 덫이었습니다. 최영 스스로가 덫이 되어 동반죽음을 하려는 것이었죠. 조선시대로 치면 논개작전되겠습니다 (예고편을 보니 그렇더라고요ㅠㅠ). 최영 또 칼맞은 겨? 이제 겨우 병석에서 일으켜 놓았더니, 또다시 침상붙박이 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러면 완전 미워할거얌!

유은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았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역사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지는 그 거대한 소용돌이가 유은수를 두려움에 떨게 했지요. 유은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떠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기철에게 수첩을 달라고 해봐야, '가져가세요' 라고 곱게 내줄 리도 없고, 하늘문으로 가서 열릴 때까지 기다리려는 유은수였지요. 왕비님께 여비를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은수에게 빵터졌네요. 유은수의 고민을 듣고 있던 장빈, 황당해서 입을 곱게 다물어 버리고 말더라고요.

이성계를 치료해주고 그 집에서 받은 하사품을 여비로 쓰려는 유은수, 이건 정당한 내 몫이라고! 보따리에 알뜰살뜰하게도 다 싸서 길을 나섰지요. 어디서 본 것은 있어가지고 남장으로 변장까지 하고 말이죠.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최영에게 딱 걸린 유은수였지요. 뛰어봐야 벼룩이라고, 최영의 레이더망을 너무 얕잡아 봤어용! 기껏 생각한다는 것이 혼자 하늘문까지 가는 거였냐고 버럭 화를 내는 최영, 유은수도 나름대로는 속상해 죽겠습니다. 내 마음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떠나야 최영씨 당신이 위험하지 않다구!!!'.

자기때문에 최영이 위험에 빠지고 기철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것이 싫었던 유은수였습니다. 언제나 달려오는 사람, 매번 어김없이... 기철의 집에서 몰래 도망나와서 비탈길에 발을 헛디뎠을 때도 귀신처럼 나타나 은수를 잡아주고 갔던 사람, 그 사람이 기철과 싸우는 것이 싫은 은수입니다. 죽을까봐서 말이죠.

은수는 압니다. 최영이 언약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한 언약은 목숨으로 지킬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언약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인사를 하자는 은수의 손을 거칠게 잡고 끌고 가는 터프한 최영, 순간 덜컹했다오~

"내가 맺은 언약입니다. 끝내든 말든 그건 나만 할 수 있습니다", 끌고 가봤자 다시 도망칠 거라는 말에 놀라는 최영,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유은수는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허탈해 하는 최영, '유은수는 나를 믿지 못하는구나'.

"보내줘요, 나 더이상 내 눈앞에서 사람들 죽는 것 못보겠어요. 당신들 세상 일에 끼어들기도 싫고, 당신때문에 우는 것도 싫어요". 보따리를 내어주고 마는 최영, 더이상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웃지 않는 그녀,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은 것이 자신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아파올 뿐인 최영이었지요. 그 슬픈 눈을 보는 아줌마 가슴이 더 아프더라. 이민호의 표정연기는 대사가 필요없는 전달력을 가졌더군요. 화면에 꽉차는 최영의 감정선은 날림대사마저 감춰버리더라고요.

 

하늘문을 찾아 떠나는 유은수를 만나고 돌아온 최영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생을 포기한 사람처럼 삶에 미련도 없어 보였고 말이죠. 공민왕을 왕으로 만들어 줄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 그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하는 최영이었지요. 익재 이제현을 설득하는 장면은 참으로 최영답더군요. 이제현을 설득한 것은 최영의 마지막 말때문이었습니다.

영민한지, 백성을 사랑하는지, 자주고려에 대한 자긍심이 목숨을 버릴 만큼 높은지, 그런 것은 시험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지요. "제가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주상입니다. 이 분은 부끄러움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움에 둔해지기 전에 지켜드려야 겠다고...". 

이제현은 전하의 부끄러움을 지켜드리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있어야 되겠다며, 기철로부터 목숨을 지켜줄 수 있겠다 언약할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아마도 최영의 목숨으로 지켜주겠다고 확답을 준 듯하더군요.

최영의 선택은 진짜 정면돌파였습니다. 기철의 목숨을 직접 취하려고 호랑이를 유인하는 것이었으니 말이죠. 최상궁과의 대화는 최영이 죽음을 불사하고 적진으로 들어가겠다는 말과도 같았지요. "매희 그 아이도 믿지 못했어요. 내가 자기를 지켜줄 수 있다는 거... 그 분도 믿지 못하더라고... 고모, 매희 그 아이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이러다가 저 세상에서 만나도 못 알아보면 어떡해? 그래서 정말 잊어버리기 전에 만나봐야 할 듯 싶네...". 자리에서 일어난 최영의 "먼저 가우" 인삿말은 이승에서의 하직인사와 같았습니다. 저토록 죽음에 담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영은 삶에 미련이 없나봅니다. 유은수, 그녀가 떠나는 것이 최영에게서 삶에 대한 미련마저도 없애버린 듯 싶기도 하고 말이죠. 사랑이 그리도 깊었더냐? 그니까 말을 좀 하란말이야!! 임자가 좋다고!!

 

기철과의 결전을 두고 최영이 대전에서 옥좌를 향해 하직인사를 하는 장면이 뭉클하더군요. 공민왕에게는 끝까지 독설과 비난만 던졌으면서도,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주군에 대해 깍듯이 예를 취하는 최영이기에 말입니다.

 

참, 궁궐에 희소식도 있었지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를 믿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철이 공민왕을 찾아가 노국공주와 의선을 두고 협박하자, 두 남자는 같은 마음으로 애를 태웠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걱정이었지요. 최영이 유은수에게 눈썹 휘날리게 뛰어갔다 와서, 방점을 찍은 사람 다섯명이 무참히 살해되었다는 보고와 함께 노국공주와 의선이 무사하다는 말에 일단 정신을 가다듬은 공민왕, 기철에게 선전포고 꽝! 내려버렸지요. 이번 보름에 '나의 사람들'을 모아 서연을 열테니 궁금하면 구경하러 오쇼~

어라, 이래도 기가 안죽는 왕일세~ 기철의 놀라는 표정이 가관이더라죠. 이젠 예전의 어리고 겁많은 그 왕이 아니라고!! 최영에게 분노의 빙공 한 번 시험하고 나가는 기철, 서연을 하겠다는 말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심하게 열 받았더군요. 살수들까지 불러 본격적으로 공민왕과 한 판 뜨겠다는 기철입니다.

수리방이니 칠설이니 판을 크게 벌리고 있는데 실속은 없어보이는 패거리들, 요즘 신의 왜 이러냐고요!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없고 이것저것 자꾸 붙이는 통에 정신만 사납네요;;.

 

여튼 공민왕은 기철이 가자마자 곤성전을 향했지요. 노국공주가 마시려던 찻잔을 쳐버리고 다짜고짜 손을 잡고 나가는 공민왕, "이제부터 왕비께서는 내가 있는 강안전에서 거하시게 될 겁니다", 덕성부원군이 찾아왔었고, 왕비의 목숨을 놓고 위협했다는 말에, "들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하는 노국공주였지요. 

"그래서..." 강안전에서 지내라는 말을 미처 끝내지 못하는 공민왕이었지요. 얼마나 걱정이 되었든지 노국공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던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된 공민왕, 어색하게 손을 놓아주었지요. "함께 있겠습니다", 보일락 말락 미소짓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였습니다. 속된 말로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부부가 함께 거해야 없던 정도 생기고, 사랑도 깊어가는 거랍니다!

 

그렇게 해서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한 처소에 있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이 합방을 하였는지 그것까지는 모르겠지만, 공민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는 최영때문에 빵터졌네요.  죽음을 각오하고 기철과 맞짱 뜨러가면서 최영은 공민왕에게 하직인사를 하지요. 익재선생이 서연에 와줄 것이라는 말과 의선은 하늘문있는 곳으로 보냈다고 보고하는 최영, 공민왕의 신변에 대해서도 신신당부를 합니다. 우달치들은 명령없이도 웬만한 일은 자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훈련이 되어있으니 꼭 곁에 두라고 말이죠.

고뤠? 지난 번에 보니 영 허술하던데;; 궁에 사람이 들고 나는지도 모르고, 궁녀들이 죽어나가도 아는 놈들도 없더구만, 최영이 그리 자신만만할 우달치들은 아닌 것 같던데! 

여튼 빵 터진 것은 그 다음 인사때문이었답니다. 왕비마마께서 강안전에 함께 있다고 들었다는 말을 콕 집어서 말하는 최영이었죠. 급 당황해 하는 공민왕, 부끄부끄 눈까지 또르르 굴리고 말도 버벅거리더라고요. "그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다 안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잘 대처하라는 최영, 공민왕도 멋쩍었는지 부끄러운 미소로 화답하더라고요. 대체 뭘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이냐? 왕비마마랑 꽁냥꽁냥 잘 해보시라는 남자들의 깊은 뜻이 담긴 대화였겠죠ㅎㅎ. 근데 공민왕보다는 최영 본인 앞가림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

 

기철의 집에서 온 이후 냉랭하기만 한 유은수, 그러고보니 유은수가 최영에게 계속 틱틱거리기만 했었죠? 에고에고, 겉은 바늘 하나 안들어갈만큼 무뚝뚝하고 무감해 보이는 남자가 속은 연두부처럼 부드럽더라고요. 웃어주지 않은 은수때문에 상처받았나 봅니다. 그보다는 자기때문에 밝고 강한 여자가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임자, 그거 모르지, 임자 웃는 모습때문에 살고 싶어졌었다는 것을... 7년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그 아이 자리에 임자가 들어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아까울 것도, 돌아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것으로 임자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 모른다 생각하니,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네... 겁이 나고...".

유은수의 미소를 가슴에 묻고 기철에게 향하는 최영, 그를 막기 위해 말을 달리는 유은수,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은 무엇으로 향하게 할까요? 사랑...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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