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23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2.18 '신의 23회(재)'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170)
  2. 2012.10.30 '신의' 대사도 필요없는 이민호 표정연기, 온몸으로 전하는 사랑 (43)
2012.12.18 16:16




공포의 결말부분에 이르니 손이 떨려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정리해왔던 것들이 결말에 이르러 잘못 정리되면 그야말로 그동안 해왔던 모든 재리뷰들이 물거품이 돼버리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겁이 납니다. 결말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절 극심한 혼란으로 밀어넣었던 검과 천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까봐서요...

 

다행히 검에 대한 부분은 본방리뷰때와도 같은 결론을 내도 무리가 없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천혈은 여전히 숙제입니다. 본방리뷰 때와도 논지는 비슷하게 정리될 듯합니다. 타임슬립 횟수에 대해서는 본방 때와는 달라졌지만, 본방리뷰때 천혈의 드라마 외적인 의미로 과거와 현재가 연계를 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것으로 정리를 했었습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 하나만 생각했거든요.

작가의 손에서 떠난 순간 독자들의 것이 된다는 말에 힘을 얻고 계속 써오기는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또 망설여지고 무섭기도 합니다. 

처음 신의 다시보기 재리뷰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고도 글을 바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까의 고민으로 제 나름대로는 콘티를 짜야 했습니다. 발단-전개-갈등-결말의 구조를 따라갈까? 이렇게 되면 드라마 본방리뷰처럼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순서를 따라야 했겠지요. 그래서 최영, 은수, 공민왕의 성장과 각성을 파트별로 나눠 짜봤는데, 공민왕은 다시보기를 하면서 애정이 급 식어버려서 버렸습니다. 그래서 정치부분은 재리뷰에서는 되도록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고요.

 

최영과 은수만 안고 가야겠다고 리뷰글 정리순서를 짜다보니 결말을 이미 본 상태이기에 그 수순을 밟으면 굳이 재리뷰를 할 필요는 없고, 시제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고민했지요. 최영은 나무아래, 은수는 100년전의 고려에 두면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풀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리뷰 글에는 '그 때는 몰랐다'가 거의 빠짐없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죠. 지금의 최영과 은수의 시점과 가까워질 수록 말이죠.  

'그 때는 몰랐다'에 넣지 않은 파트가 있었습니다. 최영에게 은수의 존재의미와 천혈에 관련해서 였습니다. 이는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에 대한 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22회 재리뷰 글 말미에서 밝혔습니다. 깨달았다. '내가 아니라 그 분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음을'이라고... 그것도 목숨을 걸고서...

매희는 죽음을 택했지만, 은수는 죽음과 싸웁니다. 오직 최영 곁에 남겠다는 사랑 하나로, 최영을 지키겠다는 마음만으로... 은수라는 캐릭터는 신의 첫회부터 끝까지 통틀어 가장 강한 인물이었습니다. 처음 은수의 감정선을 읽기가 힘들어 최영의 시선에서 드라마를 봐오기는 했지만, 은수의 담대함은 제가 은수를 애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첫리뷰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은수를 본 최영의 첫느낌을 그래서 '담대한 여인이다'라고 표현했던 것이고요.

 

은수의 존재의미에 대한 각성은 최영의 검에 대한 각성이자, 최영의 검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영역의 확장 관문이었습니다. 고려를 품는 검으로 말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장면으로 나무 아래에서 은수에게 어깨를 두르고 시선은 궁을 향한 장면을 꼽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최영의 검의 각성은 그가 진정한 지킴의 무사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던 겁니다. 고려의 지킴이로서의... 그의 검은 은수와 공민왕,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확장해 고려를 품어버립니다. 그래서 기철에게 왕을 가졌다는 말로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내 손은 문제가 없다, 검이 무거울 뿐", 기철에게 했던 대답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검이 무거운 것이 아니라 그의 검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이 무거웠을 뿐이고, 그 무게를 극복했다는 최영의 대답이기도 합니다. 도망쳐버린 스승님과는 다른 길을 택한... 

 

극복은 버림이 아니라 안고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최영과 검이 하나가 돼죠. 중요한 것은 스승님이 물려주신 귀검을 극복한 최영이었습니다. 대전에서 기철을 향해 들었던 검이 귀검이 아니라 평범한 검이었음은, 최영의 검의 각성을 보여주는 최고의 연출이기도 합니다. 귀검에 얽매이지 않는 최영, 최영은 귀검을 뛰어 넘는 검을 가졌던 것입니다. 스승님을 뛰어넘고 왕까지 가져버린 고려의 마지막 영웅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죠. 그가 의무감처럼, 언약으로 지키고자 한 왕도 고려의 한 구성원일 뿐! 

 

(최영의 검의 각성은 이것으로 정리를 하고 24회에서는 별도로 정리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24회는 천혈과 기다림, 믿음에 비중을 둬야 할 것 같아서요)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남겠다는 그 분과 보내겠다는 나는 각각의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야 했다. "임자가 떠나고 나면 나 괜찮을 거냐고 물었던 거 기억합니까? 난 괜찮을 겁니다. 잘 먹고 잘 지낼 겁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면 잊을 거구요, 다신 임자 생각 안할 겁니다. 그러니 내 걱정말고 돌아가요. 돌아가서 처음 힘드신 것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 워낙 힘찬 분이니까, 그렇게 내가 믿으니까", 그 분이 내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거짓말로 그 분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다. 그 분 마음 알면서도, 내 마음 그렇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돌아가도 나 괜찮지가 않나봐요. 혼자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당신을 찾아다닐지 몰라요. 당신이 나 데려온 그 하늘문을 찾지 못해서 혼자 이상한 세상을 헤매고 다닐지도 모른다구요", 심장이 철렁한다. 다시 헤매고 다닌다고? 그 때는 몰랐다, 그것이 그 분을 기다릴 수 있게 한 내 믿음이 될 거라는 것을...

그러지 말라고 해도 대답을 안하는 그 분, 여기 있는 동안이라는 말에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 분, 그 분 마음 확고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내 고집을 피워본다. "남은 시간동안 되도록 옆에 있을 겁니다. 어디건 불안하니까... 그리고 되도록 웃게 해드리겠습니다. 별로 자신은 없지만...". 생각해보면 그랬다, 언제나 그 분은 날 위해 웃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모든 것을 뒤늦게 알았을까 

충용위를 조직하라는 주상의 명, 따르기 힘들 것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제가 제 스승님의 뒤를 따르고 있는 듯 합니다.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스승님처럼... 지켜주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리고 더 이상 지킬 것이 없다고를 포기하면서... 

 

***첫회를 보면 노국공주가 목에 자상을 입었을 때 안절부절하는 공민왕과 조일신의 대화를 하고 있는데, 최영은 남의 일인양 벽에 기대 앉아 물끄러미 검집에 매달아 놓은 매희의 두건을 보고 만지던 장면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최영은 그 때 공민왕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은 지킬 여인이 있어서 좋겠다'. 

 

기철의 집을 정리하러 가는 길, 그 분을 동행시켰다. "유은수, 나를 호위한다".

(*'유은수' 해놓고는 대답! 하는 대장의 대사도 어찌나 설레게 하는지... '네' 하며 토끼처럼 고개를 내미는 은수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요? 참 사소한 것에도 두 번 세 번 가슴 뛰게 합니다*).  

기철의 집, 그 날 그 분이 내 팔을 잡았을때 그 때의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신 살아있어서 됐어요", 기철의 집에 잡혀있으면서도 그 분은 내가 살았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내 팔을 놓고 돌아서는 그 분을 남겨두고 나오는 내 발걸음, 뒷걸음쳐 그 분을 데리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돌아와야 했던 그 날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내 것을 찾으러 왔습니다", 검을 찾으러 왔다는 말로 그 분을 찾으러 왔다는 마음을 숨겨버린 그 날의 미안함에 오래도록 내 눈은 그 분의 얼굴에 머문다.  

"이 집에 있을 때 좋았다면서요", 농담을 잘하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그 분을 웃게 해드리고 싶었다. "또 뭘 좋아하십니까?".

"바람부는 날도 좋아하고, 비가 오는 날도 좋아해요. 막 비가 오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제일 좋아요. 빗방울이 하나 둘 이마에 딱 부딪힐때, '어라' 이렇게 하늘을 보게 되잖아요, 그 순간... 또 노란 소국, 회색, 청색, 또...(키가 큰 남자)... 또... (딱 그만큼 큰 손, 그리고 그 목소리)".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묻는 그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다, 그 분말고는...'좋아하는 것 임자뿐이라고 임자의 어깨에 제 마음 다 얹어봅니다, 임자 밖에 없다고...'.  

여전히 해독제를 포기하지 않는 그 분, 내 곁에 남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그 분, 그 분 결심 알면서도 나는 그 분을 보낼 준비를 한다. 갖고 싶은 것 다 사주고 싶고, 그 분이 해달라는 것 다 해줄 생각이었다. 원하는 것 다 사주겠다는 말에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 분, 웃게 해드리고 싶다(이 뒷부분이 대본에서 잘려나간 저잣거리 쇼핑장면입니다).

마음 편하게 보내고 싶었다. 뭘 해주면 그 분 웃으실까, 그 분을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만이 차있었다. 뭘 해드릴까... 열이 오르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하늘문이 열리기 전까지 제발... 

그러나 내 기도는 닿지 않았다.내 손을 피하는 그 분, 두 번 세 번... 그 분 손 꼭 움켜쥐었다. 그 분 손이 뜨겁다. 발열이 시작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그 기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그 불안감에 그 분을 안고 빌고 또 빈다. 발열이 시작되면 일곱날, 하늘문이 열리는 날은 열흘 후, 눈 앞이 깜깜해져 온다.  

해볼게 있다는 말에 한가닥 희망, 아니 내 모든 희망을 걸어본다. "이따 밤에 해볼건데 도움이 필요해요. 그 때를 위해서 내 마음 편하게 해주기, 대장 마음이 편해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 발열이 시작되었는데도 그 분은 내 마음만 걱정한다. 내 마음만... 

그 때는 몰랐다. 그 분이 우리를 그토록 오래도록 보고 있었는지를... 주상전하와 왕비마마, 고모와 도치, 그리고 나를 그 분 마음에 새기고 있었음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나를 마지막까지 담고 가고 싶어했음을... 

 

"어찌 그리 괜찮은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그래요"

"이분 쉬지않고 있어요. 밤새 싸웠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기껏 생각한다는 게 독이라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화를 낼 수조차 없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 분은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도와달라고, 내 마음이 편해야 자기 마음 편하다고...

"이렇게 많은 날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뭘 더해드릴 수 있나만 계속 생각했는데, 근데 오늘 그게 잘못돼버리면 난 더 이상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웃게 해드린다는 것도..." 울컥 울컥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말이 계속 끊어진다. 수포가 생긴 팔을 보여주는 그 분, 머리가 핑글 돈다. 심장이 조여온다. 숨도 못쉬게 조여온다.   

 

"어찌 그리 괜찮은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그래요".

"나 잘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잘 될거야. 살 수 있어. 살아서 이 사람 옆에 있을 수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강하신 분, 죽음과 그렇게 강하게 싸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살고 싶다가 아니었다. 살 수 있다는 그 분의 강한 믿음은 그 분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싸워왔던 내 마음보다 컸다. 그 분이 죽을 지 모른다는 내 불안함을 이길 만큼이나...

 

녹주독 사발은 드는 그 분의 손, 그래도 내 마음 불안해서 막아보지만 그 분은 괜찮다고, 살 수 있다고, 아니 살 거라고 내 손에 그 분 믿음을 얹어준다. 그 분을 돌려보내겠다는 언약, 그 밤 나는 버렸다. 완전히...

'임자, 죽을 듯이 아팠습니다. 가쁜 숨을 내쉬며 의식을 잃어가는 임자의 고통을 보고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내가 너무도 미워서 임자를 안고 울지도 못합니다. 임자의 고통 다 내게 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밤새 고열로 싸우는 임자, 압니다. 싸우고 있다는 것, 포기하지 않고 쉬지않고 싸우고 있다는 것'. 

그 분이 준 약통, 죽지말라며 내밀었던 그 분의 약, 그 분의 세상에서 상비약으로 가지고 다녔다는 그 분,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그토록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그 분은 한 번도 그 분의 약을 찾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돌려달라고 하지 않았던 이유가... 마지막 두 알을 임자에게 먹여달라고?

(*이 부분은 새롭게 해석한 아스피린입니다*)

 

***최영이 은수의 머리를 빗겨주는 장면에서 돌려보낼 마음을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임자팬들의 생각은? 은수 머리는 왜 빗겨줬을까요?  

 

***신음하는 은수를 안고 힘겨워 하는 최영, 말보다 그 표정이 보여주는 간절함과 절박함, 고통보다 진하게 전해오는 최영의 감정선, 그렇게 절제를 하는데도 더 절절하게 느껴지게 하는 이민호의 표정연기는 압권입니다. 은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기보다는 이민호 자신에게만 힘을 주는 연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참 잘 표현된 장면입니다.

상대를 안는 손에 힘을 주는 것으로 절절한 마음을 담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때의 이민호의 연기는 신선했습니다. 본방리뷰때도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부분이었는데요, 그 때는 그 표현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갔어요.

 

이런 상황에서 대개의 경우 상대를 으스러지게 안으면서 고통을 표현는데, 이민호는 상대에게 힘을 주기 보다는 이민호 자신의 몸만 힘을 주는 식으로 표현하더군요. 부르르 떨면서도 아픈 은수에게는 힘을 가하지 않지요. 자신이 죽을 듯이 괴롭다는 표현을 이토록 멋지게 하다니...

전 가끔 드라마 보면서 아픈 사람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 보면 환자가 더 심하게 아프겠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그런데 이민호는 환자는 물론 사랑하는 여인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까지 동시에 표현하더군요. 이민호, 격하게 아낀다!! 

 

'임자, 임자를 향하는 내 마음 거두고 또 거뒀습니다. 임자를 제 손은, 제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가질 수 없는 분, 임자의 그림자만을 품고 또 품어봤습니다. 그런 제게 임자는 제게 먼저 다가오셨지요. 기철의 집에서... 그래도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오래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그 분, 밤새 독과 싸우는 그 분을 지켜보는 내마음, 갈기갈기 찢어지게 아팠다.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어 밤새 임자를 안아주는 것 밖에는 하지 못했습니다. 임자가 혹여나 돌아오지 못할까봐 겁이 나서 두려움과 싸우면서 알았습니다. 임자없이는 나도 살 수 없음을...' 그 밤은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밤이었고, 가장 긴 밤이었다.

 

원의 단사관이 그랬다. 그 분때문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멈춰가는 내 심장, 죽어가는 그 순간 그 사람의 말을 이해했다. 

 

죽어가면서, 기철의 손에 끌려가는 그 분을 보고서야 알았다.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그 분은 내가 그 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간에도 나를 찾아다닐 것임을... 나를 살리려 헤매고 다닐 것임을...그 분을 처음 본 그 순간, 왜 그 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는지 어렴풋이 알것 같다. "당신이 나를 데려온 그 하늘문을 찾아 헤매고 다닐 것만 같아요'.   

***드디어 접근을 시도하는 천혈입니다. 은수가 100년 전으로 가버린 시간은 지금의 은수나 최영에게는 미래의 은수지만 시간대는 과거입니다. 100년전의 과거에서 은수는 최영에게 기억만이 그 순간을 이루게 한다는 말로, 100년전 고려에서의 은수에게는 미래인 최영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천혈이 열리자 아무런 망설임없이 들어가버린 최영, 그것이 공민왕의 명만으로 움직여졌을까요?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거로 돌아간 은수가 최영에게 돌아오고자 하는 간절함이 최영을 하늘문으로 거침없이 향하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첫날 프리젠테이션에서 은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이유가 100년전 고려에서의 은수의 간절함이 만든 운명 때문은 아니었을까? 

 

***글을 오전에 발행할 수 있었는데 티스토리 점검시간인지도 모르고 저장을 눌러버린 바람에 글이 몽땅 날아갔어요. 그래서 다시 쓰기는 했는데 역시 마음이 급하다보니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번에도 한 번 글을 통째로 날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다시쓰다보니 언급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네요.  처음 썼던 그 감정마저도 날아가버려서 울고 싶어라 입니다.

***이민호의 키스비결은 댓글에 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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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0 12:31




마지막 한 회만을 남기고 있는 드라마 신의,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합니다. 다행스럽게 은수는 이이제독(독으로 독을 푼다)의 방법으로 비충독과 싸워 이겨낸 듯 보입니다. 최영이 꼭꼭 씹어 넣어준 아스피린때문에 열도 내린 듯 싶고 말이죠.

그러나 대전에서 기철과 맞붙은 최영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일촉즉발의 타임에 화수인과 천음자가 와서 기철을 데리고 편전의 상황은 정리될 듯 하지만, 우달치 돌배를 잃은 최영의 심경이 여간 힘들지 않겠군요. 창으로 자신의 팔이 돼주겠다던 돌배, 최영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내공을 극도로 끓어올리는 약을 먹은 기철이 반나절 정도가 지나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발작증세를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푹 쓰러져버리지 않을까 싶군요. 기철의 자수는 공민왕의 집무실에서 은수의 세번째 유물을 가져가기 위한 꼼수였지요. 천음자와 화수인이 기철을 부축해서 은수의 세번째 유물과 함께 궁에서 빠져 나가기는 하겠지만, 기철은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마음의 병, 어쩌면 최영과 비슷한 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약도 없고 고칠 방법도 없다는데 왜 그렇게 은수에게 집착하는지, 이번에 천혈이 열리면 은수 대신 이분을 보내주고 싶군요. 현대로 오면 기철이 제대로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을 나는 마차가 있다고 하나 신분증도 없는데 비행기를 탈 수도 없을 것이고, 길에서 딱 얼어죽기 십상일텐데, 신문지 넉넉히 들고 서울역으로 가심이 어떠하올런지요. 어떤 분이 기철이 현대로 가게 된다면 에버랜드에 꼭 보내주고 싶다고 하는 댓글을 달아주셔서 한참이나 웃었는데, 청룡열차 태워서 기절시켜 죽여 버릴까요?ㅎ 

최영의 손떨림도 은수에 대한 걱정과 불안때문이지만, 기철의 마음의 병은 사랑으로도 치유하기 힘든 욕심의 병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군요. 자신 외에는 누구도 사랑해 보지 못한 기철, 기철은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를 모르는 인물입니다.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이 결국 자신을 지킨다는 것을 말이지요. 최영과 은수처럼 말입니다. 최영을 지키지 못하면 은수가 죽을 것 같고, 은수를 지키지 못하면 최영 자신이 죽을 것 같은 심오한 사랑을 기철이 네가 어찌 알겠느냐?  

 

하루가 되더라도 최영의 곁에 머물기로 결심을 굳힌 은수, 최영의 거짓말이 통할리가 없지요. "난 괜찮을 겁니다. 잘먹고 잘 지낼 겁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면 잊을 거고, 다신 임자 생각 안할 겁니다. 그러니 내 걱정 말고 돌아가요. 돌아가면 힘들었던 것 금방 잊을 겁니다. 워낙 힘찬 분이니까... 그렇게 내가 믿으니까". 피~ 거짓말, 못 잊을 거면서, 우리도 다 아는데ㅠㅠ

100년전으로 타임슬립해 최영을 찾아 헤맸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은수는 말하지요. "돌아가도 나 괜찮지가 않나봐요. 혼자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당신을 찾아다닐지 몰라요". 그러지 않겠다고 대답하라는 최영, 남은 시간 되도록 옆에 있을 거고, 되도록 웃게 해줄 거라고 은수의 고집을 꺾어보려고 하지요. 

충용위를 조직하라는 공민왕의 명에 최영은 자신의 상태를 고백합니다. 검이 무거워졌다고 말이지요. 7일후 의선을 보내드리러 떠날터이니 그 때까지만 전하를 모시겠다는 최영, 공민왕은 그래도 최영을 기다리겠노라 말하지요.

기철의 집 재산정리작업에 들어가는 최영, 이젠 은수를 한시라도 곁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최영은 알았습니다. 그 분이 보이지 않으면 한시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 아니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을 더 이상 누를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껌딱지처럼 딱 붙이고 다닐 생각인 최영입니다.  

은수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최영, 하늘문까지 데려다 주기전까지 다 해줄 생각입니다. 은수가 가지고 싶다는 것 다 사줄 생각입니다. 그것밖에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한 마음까지 다 얹어서 줄 생각입니다. "밥 좋아하는 것 아는데 옷도 좋아합니까? 또 뭘 좋아합니까?".

 

"노란 소국, 회색 청색(당신의 옷), 또 (키가 큰 남자), (딱 그만큼 큰 손... 그리고 그 목소리)". 저도 다 좋아하는 건데 은수랑 제 취향이 어쩜 이리도 같을까요? 특히 최영의 목소리는 감미로운 음악과도 같다오. 드라마 BGM이 필요없을 정도로 말이오ㅎ. 

 

"대장은 어때요? 뭐 좋아하는데?", 말없이 은수의 어깨에 지긋이 손만 올려보는 최영입니다. '임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임자밖에 없습니다. 임자가 내가 가지고 싶은 것,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다입니다'. 이 남자 어깨에 손 한번 올렸을 뿐인데, 손끝으로도 그 대사를 다 전하더군요. 하트뿅뿅!! 

은수를 하늘문에 들쳐 매고서라도 데리고 가려는 최영, 그녀를 보내기 전에 원하는 것 다 사줄 생각입니다. 전재산을 탈탈 털어서 다 주고 싶은 최영이지요. 남은 시간 놀러가자는 최영, 폭풍쇼핑 해주겠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 다 사주겠다는 말에 좋아죽는 은수지요. 은수가 웃습니다. 은수가 웃으니 최영 또한 웃음이 절로 납니다. '임자, 그거 압니까? 임자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날 웃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간 받은 녹봉이 꽤 될거라고 여유넘치는 최영, 안돼!!!! 그것 다쓰면 안된다고!!!! 은수랑 살 집도 마련해야지, 아무리 청렴결백하다고 하나, 밥해 먹을 솥이랑 세간도 조금은 들여놔야지, 다 쓰면 안됩니다. 살림 차릴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니 은수야 알뜰쇼핑 부탁한대이~

 

하늘세상으로 보내려는 최영과 달리 은수는 여전히 해독제를 만드는 일을 포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단념하지 않고 있는 거죠? 해독제 만드는 것, 그리고 이 땅에 남을 생각?". 두말하면 잔소리, 말하면 입만 아프죠잉! 반드시 해독제를 만들어 성공하겠다는 은수, 나를 띄엄띄엄 아시는 모양인데, 무지 고집세고 포기라는 것은 내 사전에 없는 글자니까 그리알고 적응좀 하세요! 

'궁하면 통하리라'라고 했던가요? 더기가 장어의의 연구일지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이이제독의 방법이 적혀있었지요. 하지만 너무 위험한 방법이라 장어의도 시도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는데, 은수는 해보기로 합니다. 비충독과 비슷한 녹주독을 몸에 주입시켜 둘이 치고 받고 싸우면서 나가 떨어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생명을 걸고 하는 방법이기에 은수는 최영에게 부탁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달라고, 당신이 옆에서 지켜봐달라고 말입니다. 

최영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말았지요. 은수에게 발열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발열이 시작되면 7일후에 사망에 이르고, 천혈이 열리는 시간은 열흘 후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천혈이 더 뒤에 열린다는 말에 혼자 좋아했네요. 안그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영이 은수를 보내 버렸을테니까 말이죠.

"더 늦기 전에 해볼게 있는데 도움이 필요해요. 대장 마음이 편해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 내 마음 편하게 해주기...". 은수를 꼭 끌어안고 다짐하는 최영입니다. '임자, 그동안 임자 힘들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젠 임자만 볼 겁니다. 임자 곁에서 한시도 눈떼지 않겠습니다. 제가 검을 들 때마다 초조하게 날 걱정했던 것 압니다. 임자 마음만 편할 수 있다면 검도 내려놓겠습니다'. 

녹주독을 먹으려는 은수, 아무도 모르게 그들과 이별을 준비합니다. 혹시라도 깨어나지 못하면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람들, 임금님과 왕비님, 최상궁과 도치아저씨, 그리고...그리고 그 사람.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담고 싶은 은수, 스마일! 찰떡같이 알아듣고 미소를 건네는 최영입니다.

'당신의 웃는 모습 그대로 새길 겁니다', 혹시나 깨어나지 못해도 당신의 얼굴, 날 바라봐 주는 그 눈빛, 미소, 목소리, 나를 안아주던 따뜻한 가슴까지 모두 가져갈 거예요. 하늘이 정해 준 내 운명의 남자.

은수의 마음은 이렇게 절절한데 은수와 최영의 보석처럼 반짝이는 미소에 헤벌레 웃고있는 이 아줌마는 아무래도 정신상태가 좀 이상한가 봅니다. 두 사람은 마음으로 울고 있는데(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은수와 최영이 웃고 있을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에요, 반성!

해 볼 방법이 있다는 말에 눈 초롱초롱 빛냈던 최영, 하지만 독을 먹는다는 말에 기겁하지요. 열흘이 채 남지 않았지만, 하루가 아니어서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그 날들을 천년처럼 은수를 웃게 해주고 모든 것을 다 줄 생각이었는데, 녹주독을 먹고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을 알기에,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지요. 그런 최영에게 은수가 환하게 웃습니다. 자신있다고 말이죠. 살겠다고, 당신 곁에 남기 위해 반드시 살겠다고...

"나 잘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잘될거야, 살 수 있어, 살아서 이 사람 옆에 있을 수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희석한 녹주독, 최영의 만류하는 손도 뿌리치고 원샷! 해버리는 은수지요. 결단과 행동은 과감하고 빠르게, 미적거릴 시간이 없는 은수입니다.

은수의 헝클어진 머리를 내내 불편해 하던 최영, 은수의 머리를 손수 빗겨주더군요. 그렇게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가지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울컥울컥하더라고요. 독이 몸에 퍼지자 최영의 가슴에 쓰러져 고통으로 신음하는 은수, 최영의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 갑니다. 심장이 쪼그라 들고 오장육부가 타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임자, 제가 대신 아프고 싶습니다. 임자의 고통을 나눠 가지지도 못하는 제가 어떻게 임자를 지킬 수 있을지, 어떻게 임자를 욕심낼 수 있었는지, 저 때문에 임자가 이리되었는데 난 임자에게 해줄게 하나도 없습니다'. 속수무책 은수가 독과 싸우는 것을 뜬눈으로 지켜보는 최영입니다. 그것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최영을 더 힘들게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은수의 몸에 퍼져있는 독을 다 빨아 자신의 몸에 넣고 싶은 최영입니다. 

은수의 고통을 지켜보면서도 은수가 마음을 편하게 해달라는 말을 기억하고는 그저 꼭 안아주기만 하는 최영, 그래서 화조차 내지 못합니다. 불안한 내색조차 하지 못합니다. 은수의 고통을 나눠 가지겠다는 애끓는 마음으로 은수를 안는 최영, 이민호의 표정연기에 반했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웃는 모습, 그윽한 눈빛연기에 넋이 빠져 황홀해 하기만 했는데, 마치 심장이 얼어버린 사람처럼 초조함과 불안, 걱정, 애태우는 마음을 상기된 표정에 절절하게 다 담아내더군요. 대사없이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다 살려내는 이민호의 눈빛연기와 표정연기는 스토리가 저절로 흘러들어 오게 합니다. 최영의 내공이 센 것은 알았지만, 이민호의 잠재된 연기내공은 앞으로도 무한해 보입니다. 캐릭터에 완전하게 녹아들어 최영 그 자체가 돼버리는 이민호, 참 믿음가는 배우입니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은수의 열이 내리지 않습니다. 발열이 지속되면 좋지 않다고 했는데, 물수건으로 쉬지않고 닦아주고, 수건으로 입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데도 은수의 열은 내리지 않습니다. 최영의 눈에 들어온 은수의 아스피린통, "진통, 해열, 소염효과가 있어요", 은수의 말이 기억납니다. 아스피린을 꼭꼭 부숴 은수의 입에 넣어주는 최영이었지요. 아스피린 키스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이 장면을 보면서 어찌나 눈물이 흐르던지요. 은수를 살리고 싶어하는 최영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장면이었습니다. 예쁘다기 보다는 애틋하고 절절해서 슬프기까지 했던...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은수가 깨어날 때까지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으려던 최영, 기철의 친국장에서 공민왕이 잡혀있다는 보고를 받게 되지요. 왜 이렇게 최영을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지, 최영없으면 이놈의 궁은 무방비 상태인가 봅니다. 그 틈에도 은수의 머리를 짚어보고 열을 재는 최영이었지요. '임자, 또 미안합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임자, 절 두고 아무데도 가지않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말없이 전해지는 최영의 손기도였습니다. 깨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은수를 두고 가는 최영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검보다 더 무거워지는 최영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친국장으로 눈썹 휘날리게 달려간 최영,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우달치와 금군들, '검이 없다', 어느 순간부터 검을 놔버린 최영, 돌배의 죽음 앞에 눈에 불똥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검을 놓을 수 없습니다. 두 손이 아니면 발로라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맨손으로 검을 쳐내는 기철, 최영의 손에서 검이 튕겨나가 버렸지요.

 

그 순간 기적처럼 은수가 눈을 떴습니다. 아이고, 은수야,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밤새 끙끙대며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오직 한 사람 최영을 다시 보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버텨냈을 은수, 장하다 우리 은수! 궁디톡톡. 은수의 회복은 최영을 살게 하고, 은수 자신 또한 살 수 있는 기적의 소생이었습니다. 독과 싸워 이긴 은수, 그녀의 눈에 들어와야 할 한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최영을 찾는 은수의 고정된 눈, 최영을 살리기 위해 대전으로 뛰어가게 할 듯합니다.  

 

 

두고 간 최영의 검, 최영은 다시 검을 들 수 있을까요? 은수는 최영의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요? 넵! 있겠지요. 은수가 비충독을 이겨내고, 고려에 남는 것이 최영이 검을 들게 할 이유가 될테니까요.

최영이 검을 들 수 없었던 것은 지켜야 할 사람들을 지킬 수 없을 것같은 불안감때문이었습니다. 매번 위험에 처하는 은수, 은수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한 사람도 자신의 검으로 베어내지 못했던 최영은, 그렇게 보이지 않게 마음이 무너져 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덕흥군을 두 손 놓고 놓쳐야 했고, 여전히 은수를 위협하는 기철때문에 최영은 두려워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없는 동안에 은수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무사가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검은 무디어 지고 검을 잡은 손이 무거울 수밖에 없지요. 지키고 싶은 사람이 떠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최영은 검을 들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지워가고 있었습니다. 최영의 스승님 최민수처럼 말이죠. 적월대가 한낱 패륜왕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대원들의 목숨이 파리목숨이 되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 스승님은 예감했습니다. 더이상 누군가를 지키는 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최영도 그랬습니다. 은수가 매일같이 달력에 돌아갈 날짜를 표시하는 것을 보면서, 그의 마음 한구석 꼭 지키고 싶은 사람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껴야 했습니다. 은수가 돌아갈 날짜는 비충독에 중독된 은수가 하루하루 죽어가는 날짜와도 겹쳐 있었지요. 그 때문에 흐르는 날짜와 함께 최영의 검도 날도 무거워져만 갔고 말이죠.

은수가 떠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돼버린 그 순간부터 검이 아니라 최영의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이지요.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붙잡고 싶은 마음, 그러나 보내야 하는 분, 그래서 최영은 아무도 모르게 홀로 끙끙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은수가 남겠다고 했지만, 최영은 마음이 더 무거워져 갔을 뿐입니다. 그녀가 죽어야 하니까요.  

'임자, 처음으로 후회했습니다, 임자를 마음에 담은 것을...

임자, 처음으로 싸운다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임자를 다시 못보게 될까봐...

임자, 처음으로 욕심이라는 것을 가져 보았습니다, 임자를 갖고 싶다는...

 

그리고...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임자가 사는 세상의 하늘 말, 사랑합니다. 내 목숨보다 사랑합니다.

임자,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임자가 걱정됩니다. 임자가 깨어났는지, 혹이라도, 혹이라도 임자가 독과 싸워 이기지 못했다면 임자를 내 품에 안고 보내주지 못할까봐...

임자, 그래도 약속해주십시오, 반드시 이기겠다고, 임자는 힘찬 분이니까 반드시 깨어날 것이라고...

임자, 처음으로 기도라는 것을 해봤습니다. 임자의 목숨과 내 목숨을 바꿔달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임자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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