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8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1.23 '신의 8회(재)' 저를 가지십시오,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150)
  2. 2012.09.05 '신의' 역사 바꿀 공민왕, 최영 얻은 결정적 한마디 (10)
2012.11.23 16:55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쩌면 인생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아닐까. 경창군 마마의 죽음은 나의 긴 화두였던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 주었다.

죽음과도 같은 삶,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누구를 위해 달려가야 하는지, 갈 길을 잃었던 나는 긴 시간 잠을 자고 있었다. 살기가 싫었고, 사는 것이 귀찮았고, 무엇보다 나를 살게 할 그 무엇을, 누구를 만나지 못했다.

나는 내가 만든 얼음호수, 쇠사슬에 그렇게 나를 꽁꽁 묶어두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옥사에 갇혀 알았다. 얼음호수 그곳은 내가 나를 가둬둔 감옥이었음을... 그리고 나는 그 감옥을 나왔다. 내 스스로 옭아매었던 사슬을 끊고... 

 

비껴간 시선, 그래도 나는 임자를 봅니다 언제나... 

 

그 분은 내 시선을 그렇게 피했다. "당신이 죽였어? 저리가, 그 더러운 손 치워", 어린 경창군 마마의 가슴에 칼을 꽂은 나를 그 분은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의원이기에 더더욱이나... 그 텅빈 눈을 보고 그래서 나는 아무 변명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 분이 기철을 따라가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싸웠을 것이다. 목숨을 내놓고서라도...설사 그 자리에서 죽는다고 하더라도 그 분을 지키기 위해, 칼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위험했다. 그 분이... 무사로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칼을 던졌고,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것만이 그 분을 살릴 수 있었기에...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질투를 알았고, 가슴이 텅 비어버리는 것이 어떤 것임을 알았고, 그리고 그 분을 연모하는 내 마음을 알았다. 목숨으로 지켜주고 싶은 분, 멀어져가는 그 분의 눈은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있었을까?

그것으로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겐 가장 고통이었다. 역모죄로 끌려가 죽음을 당할 수도 있었으리라. 그래서 그 분의 얼굴을 잊지않기 위해 내 가슴에 그렇게 새기고 있었다. 오래오래... 그리고 그 분과 나의 시선이 엇갈렸음을 그때 나는 알지못했다. 그 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음을 나는 보지 못했다. 

 

얼음호수, 사슬을 끊어내었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오랜 잠에서...

 

어리신 선왕마마를 그렇게 보내드리고, 마음놓고 울지도 못했다. 뜨거운 피가 흘러내린다. "영아, 그자가 가르쳐줬어, 어찌하면 널 살릴 수 있을지, 너무 아프다 영아".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나를 살리겠다고 스스로 독을 드신 선왕마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눈물밖에 없다는 것이 미치게 한다.

힘들다. 살기 싫다. 자고 싶다,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그 분의 어깨에 기대 또다시 잠을 잘 수만 있다면, 미칠 것같은 내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까? 그분의 약병, 조심히 꺼내본다. 노란 소국 한송이, 시들어가는 꽃이 그 분인양 나는 그렇게 그 분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든다. 편하게, 아주 편하게...  

꿈을 꾸었다. 처음으로 죽는다는 것이 두려웠다. 녹아내린 얼음호수에서 나는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죽고 싶었던 내가 살고자 발버둥을 친다. 살고 싶어졌다. 아니 죽자고 살아야 겠다.

 

주상전하의 또 다른 하명이 내려졌다. "어떻게 싸우는지 가르쳐줘요".내 팔을 가만히 잡고 말씀하시는 주상전하는 진심을 보여주었다. 의선이라는 말에 고개가 자동으로 들려진다. 내 온 몸의 신경은 온통 그 분의 안전만이 궁금했으니까...

"의선을 부원군에게 보낸 건 그것만이 의선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해서 그랬어요. 내곁에 있으면 그 분이 더 위험해지니까. 나는 힘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 튀어나간다. "그 분 그 집에서 안전하십니까?". 그 분의 안전을 주상도 알지 못한다.(***여기서 공민왕과 최영의 의선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알 수 있죠. 최영은 곁에 딱 붙어있으라고, 그래야 지켜줄 수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좀 다르죠? 은수는 최영이 지켜줘야 하는 사람이니까***) 

***이어지는 장면은 은수의 뒤를 쫓는 이민호 최영의 그윽한 눈빛에 홀라당 빠져드는 아련아련 장면이 이어졌지요. 전 이 장면을 엄청 좋아한답니다. 기철과 은수가 숲나들이를 갔을때 은수를 지켜보는 최영의 모습, 미치게 설레게 하고, 은수가 비틀거릴때 안아 올려주는 장면은 심장 벌렁벌렁이랍니다*** 

'임자, 언제나 임자가 먼저였습니다'. 그 분에게 나는 사내이고 싶었다

 

고백하건데 언제나 그 분이 먼저였다. 주상전하가 누구와 왜 싸워야 하는지 답을 알고 있다고 했을 때도,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했을 때도, 나는 그 분이 먼저였다. 그 분이 안전한지를 먼저 확인해야 했다. 감옥을 탈출해 그 분께 먼저 달려갔던 마음, 나는 그것을 감히 그 분에 대한 연모라 말한다. 분명 연모였다. 하늘말로 사랑이라는 것, 나는 미치도록 그 분이 보고 싶은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그 분께 달려간다. 오늘도 내일도... 

기철과 웃고 있는 그 분, 술에 취한 듯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고 걸음걸이도 비틀거린다. 기철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진지하게 이어지는 듯한 대화, 기철이 뭐가 좋은지 웃고 있다. 화가 치민다, 그것이 질투임을 나는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 분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내 가슴은 벅차게 뛰고 있었을 뿐.

그 분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노란 꽃, 그분이 내게 줬던 그 꽃이다. 내 발밑에도 그 분의 꽃은 그렇게 지천으로 피어 그 분 앞에 나서지 못하는 내 마음을 아프게 흔든다, 진한 꽃향기와 함께... 나를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 분도... '임자, 그 때 얼마나 임자 앞에 나타나고 싶었는지, 임자는 모를 겁니다. 얼마나 임자에게 말을 건네고 싶었는지 모를 겁니다. 나 여기 있다고, 내가 지켜주겠다고'. 

자운대감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살금살금 도망치는 그 분, 비틀거리는 모습이 넘어질 것만 같다. 기철의 눈을 피해 달아나느라 발을 헛디디고야 마는 덜렁이, 그 분을 가만히 안아본다. 버둥대는 그 분을 더 꼭 안아본다. "어디까지 도망갈 수 있나 해 본 거예요. 나리, 미안해요", 버둥거리는 그 분을 안고 있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안고 싶었다. 미치게 보고 싶었다. '임자 몰래 그렇게 임자를 처음으로 안았습니다. 임자, 그 때 내 가슴은, 내 손은 임자를 연모하는 사내의 마음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분을 받쳐주었던 사람이 기철이 아니었음에 두리번 거린다. '혹시 저를 찾고 계십니까?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까?' 

그 분 앞에 나타나지도 못하고 말을 타고 기철과 함께 돌아가는 그 분을 오래 지켜만 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이 그 분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저를 가지십시오, 싸움은 제가 하습니다

 

주상은 말했다. 왜 싸우려고 하느냐는 나의 질문에 왕이 되고 싶다고 했다.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다. 이런 왕이라면 내 목숨 기꺼이 내놓고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목숨의 가치라는 것, 그것을 뼈저리게 배웠으니까. 경창군 마마의 목숨값으로 살리신 내 목숨값, 그것은 삶의 가치였다.

"저보고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답을 올리겠습니다. 왕은 싸우는 분이 아닙니다. 가지시는 분입니다. 우선 저를 가지십시오, 그러면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이 싸움은 주상의 싸움만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 싸움은 내 싸움이기도 하다. 그 분을 지키는 것, 지켜주겠다는 무사의 언약, 나는 그 분을 위해 싸우려 한다는 것을...

 

주상은 원의 호복과 변발을 벗어던지고 황룡포와 익선관을 썼고, 나는 무사 최영의 검을 들었다. 나를 가둔 감옥, 얼음호수의 쇠사슬이 녹았음을 본다. 나를 가두고 있던 알을 나는 온몸으로 깨고 나왔다. 나 최영은 그렇게 고려를, 그리고 그 분을 온 몸으로 안고 있었다, 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내 심장이 다하는 그날까지...

 

***최영의 각성과 데미안을 비교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댓글로 의견교환 해보세요^^).

***숲에서 은수를 받쳐주었을 때 저는 최영이 왠지 은수를 사심으로 안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임자팬들의 의견은 어떤지요?

***오늘 신의병동 임자팬들을 위한 대장의 서비스는 수레창살 사이로 은수를 보는 쓸쓸함이 묻어있는 눈빛,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에서 은수를 보며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는 지킴의 눈빛되겠습니다. 은수에게만 고정된 눈빛, 그 때의 최영 마음이 어떠했는지 눈빛으로도 읽혀지죠. 한 여인만을 지켜보는 한남자의 마음의 깊이와 무게, 우리가 최영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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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5 09:12




공민왕의 자주개혁 의지가 선포되는 순간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로 갈아입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는 뭉클한 감동을, 편전의 중신들은 경악하게 했지요.

길게 땋아 늘어뜨린 변발도 깔끔하게 상투로 틀어 올리고 익선관을 쓰며, 스스로 반원정책의 모델이 되는 공민왕, 이제 그는 나약하고 힘없는 고려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공민왕의 옆에 고려의 왕비복으로 갈아입고 선 노국공주 역시도 더이상 원의 공주가 아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최영을 독대하러 온 공민왕, 반대를 물리치고 감옥으로 간 이유는 최영이 자신의 명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우달치 주석을 통해 공민왕은 그제서야 최영이 무슨 말을 전하고자 했는지를 이해했지요.

"우달치 중랑장 최영, 아직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선혜정에서 중신들이 독살당한 증거는 이미 공민왕이 가지고 있었지요. 독에 의한 살해였으며, 기철이 한 짓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죠.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아직 다하지 못했다는 말로 최영이 선왕이 아닌, 공민왕의 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려왔다는 것을 알게 된 공민왕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요.
최영을 만나 직접 친국을 하겠다며 대신들의 만류를 묵살하고 옥사를 향해 가는 공민왕, 카리스마 짱!입니다. "내가 내린 임무는 두 가지였어요. 증거를 찾아오라, 그리고 내가 누구와 왜 싸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달라", 증거와 누구와 싸워야 하는 지는 이미 알았고,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만이 남아있었던 게지요. 최영은 그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말로, 경창군을 옹립시키고자 역모를 했을 지도 모른다는 공민왕의 의심을 풀어준 것이지요.


"나는 내가 왜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대는 어찌 싸워야 하는지 가르쳐줘요, 내가 그대를 구할 수 있게..". 의선 유은수를 기철에게 내어 준 것에 대해서도 공민왕은 진심을 얘기했지요. 그것만이 의선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며, 내 곁에 있으면 그 분이 더 위험해질 거라 판단해서 였다고 말입니다. "내가 힘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어서"라고 자책하는 공민왕의 모습이 측은하기 까지 합니다. 허울뿐인 왕의 자리,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힘없는 왕이 지금 공민왕의 처지이니 말입니다.


유은수의 안부가 걱정되어 안전하냐고 물어보지만 공민왕도 확인해 볼 방법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애가 타는 최영, 유은수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탈옥을 감행했지요. 공민왕과의 독대, 그리고 탈옥까지 감행하는 최영은 예전의 최영이 아니었습니다. 꽁꽁 얼어있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나온 최영이었기에 말이죠. 호수의 얼음이 깨지면서 물속으로 빠져 살고자 허둥대며 나오는 장면은 최영의 각성을 의미했습니다.


유은수가 선물로 준 들국화를 아스피린 병에 넣어뒀던 로맨티스트 최영, 그냥 버리지 않았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런 깜찍한 생각을 하다니, 나중에 유은수가 아스피린 병에 넣어둔 꽃을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압송되어 가면서도 최영은 유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지요. 언제부터였을까? 이 여인이 하늘의원이 아니라 여인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 어깨를 기대고 잠이 들었던 순간? 꽃향기가 피냄새를 지워줄 것같다고 꽃처럼 웃던 순간? 기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끌려가는 자신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순간?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여인의 손이 닿는게 싫지가 않습니다. 자꾸자꾸 그 여인을 향해 눈이 갑니다.

 

유은수에게도 노란 소국은 최영을 떠오르게 합니다. 기철이 유은수의 마음을 가지고 전하와 내기를 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유은수의 마음은 글쎄! 내가 보기엔 전하도 기철도 못 가지게 될 듯 하더이다. 최영이라면 또 모를까?ㅎㅎ
기철이 보여준 화타의 유물에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있는 메스를 보고 놀라는 은수였지요. 두 개가 더 있다는데 기철이 자식, 거 되게 짠돌이처럼 안보여주더군요. 얼핏 보니 청진기와 주사기가 보이지 않았는데 나머지 두개라는 게 청진기와 주사기가 아닐까 싶던데...

은수는 은수대로 기철의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 폭탄주를 먹이고는 기철을 데이트하자는 말로 밖으로 유인해 도망칠 심산이었죠. 기철이 그렇게 말랑말랑한 사람이 아니라 은수에게 속아 넘어가는 척은 했지만, 데이트라는 것도 해보는 기철이었지요. 은수가 들국화에 관심을 가지자 등뒤에 감추고 은수에게 주려고도 했지만, 멍때리고 가는 은수때문에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기철이 나쁜 놈이기는 하지만, 은근히 귀여운 구석도 있어서 자꾸 정이 가서 큰일입니다.

기철의 눈을 피해 그 바닥이 그 바닥, 기철의 손바닥안이었지만 숲을 달리는 은수,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 했지요. 그런데 귀신처럼 나타난 최영이 은수를 붙잡아 주고는 사라져 버렸답니다.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스르륵 사라져 버리는 그대를 흑기사로 이름합니다. 나중에 기사복 비슷한 옷을 입고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기도 했는데, 간지 죽이더라는;;... 이민호, 저렇게 잘 생기면 사는데 불편하지 않나?! ^^
은수도 묘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옥에 갇힌 최영이 설마 그곳까지 왔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테지요. 그나저나 멀리서 은수를 바라보는 최영의 눈, 우왕! 사랑에 빠진 눈이던데 임자커플 진도는 언제 나가려나? 빨리좀 어떻게 해봐욧!


삶의 목표도 살아야 할 의미도 없었던 최영에게 삶은 하루 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죠. 지켜야 할 사람과, 싸워야 할 상대가 생겼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영이 탈옥했다는 말을 들은 기철이 우달치 병영과 공민왕의 처소에 들이닥쳐 최영을 찾았지만 발품만 팔았지요. 신출귀몰한 최영이 옥사에 얌전히 있을 줄이야~~  친히 면회를(?)를 온 기철에게 한 방 먹여 시원하더군요.


탈옥했던 최영은 우선 유은수의 안전을 확인하고는 은밀히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고 갔지요. "한 가지를 여쭙고 한 가지를 답하고자 왔습니다", 묻고 싶은 것은 왜 싸우려고 하느냐? "왕이 되기 위해서요", 이미 왕인데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최영, 공민왕의 대답은 슬프리만큼 솔직했습니다. "그대도 나를 왕으로 여기지 않으면서 그리 말하면 내 참으로 허무하지...", 이심전심으로 왕이 되고자 한다는 의미가 무엇을 말함인지 서로 확인하는 말이었죠.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왕은 싸우는 분이 아닙니다. 가지는 분입니다. 우선 저를 가지십시오. 그러면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원에서 개경으로 오기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겪어 오면서도 공민왕의 믿음에 답하지 않았던 최영, 무사 최영이 목숨을 걸고 함께 할 주군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습니다. 

노국공주를 찾아가 고려왕비복을 내밀며 도와달라고 청을 하는 공민왕, "내가 밉고 한심하고 우습겠지만, 나도 이제 정면돌파라는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얻고 싶은 자를 위해 자신의 용기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며, 호복을 벗겠다는 의사를 표했지요.
신하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와 익선관을 쓰는 공민왕, 그렇게 왕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공민왕이었습니다. 용포를 입고 익선관을 쓰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리고 그가 얻은 첫 사람 최영과 그의 부하들을 궁으로 불렀습니다. 갑옷을 입혀 당당한 고려장수들로서 예우하면서 말이지요.

 

공민왕이 최영을 구한 한 수는 절묘했습니다. 우달치들에게 은밀히 명을 내린 사람이 자신이었다고, 최영의 역모죄를 구명한 것이지요. 정면승부수를 던지는 공민왕을 보는 기철의 표정, 헉, 이건 또 뭐야 뜨아~~ 

우달치들에게는 명을 수행해 온 것에 대한 포상을 내리겠다고 불렀는데요, 전날 밤의 칙서를 보니 최영을 중랑장에서 낭시(?)로 승격까지 시키더군요. 칙서전에 임명장인 듯한 것이 나왔는데 여기서 옥에 티가 보이더라고요. 대충 한자 내용을 보니 화가 시험에 합격한 신윤복 등 2명에게 내리는 임명장 같아 보이더군요. 신윤복은 조선후기 화가인데, 고려시대 화가 신윤복은 누구세요?


그건 그렇고 예고에 최영장군의 헤어스타일 보고 깜놀했습니다. 어떻게 원상복귀는 안될까요?ㅠㅠ
 
최영이 꽁꽁 언 얼음빙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다면, 공민왕은 힘없고 무능한 왕이라는 열등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습니다. 껍질을 깨지 못하고 알에 갇혀있었던 두 인물의 공통점이었죠. 그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였지요. 최영은 살아갈 의미와 목표를 세웠고, 공민왕은 자주고려의 기치를 내걸고 친정체제를 구축해 진정한 왕이 되겠다는 뜻을 세웠습니다. 고려말의 혼란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유은수, 그녀가 고려로 가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요? 기철이 가지고 있는 화타의 유물이라는 것을 통해, 유은수가 고려로 가게 된 일 역시도 필연으로 얽혀있어 보이기도 한데 말이죠.

 

최영과 공민왕, 뜻을 세우고 목표를 품었으니 일 낼 것 같습니다. 비록 역사에서의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잃은 후 개혁의지를 잃고 향락에 젖어들어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군주로 남았지만, 폄훼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반원의 용기와 고려중흥이라는 개혁의 의지일 것입니다.

100년 가까이 고려를 지배해 온 원의 복식과 문화를 스스로 모델이 되어 금지령을 내린 공민왕, 이 정도면 우리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 황실의 입김에 옥좌가 왔다갔다 하는데도 호복을 벗어던진 공민왕의 용기는 진정한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영웅들 공민왕과 최영, 그 속에 피어나는 노국공주와 유은수의 사랑은 이들 영웅을 어떻게 변모시키고 강하게 하는지, 지켜봐야 겠군요.

게으른 최영은 녹아버린 얼음과 함께 사라지고, 힘이 없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징징거렸던 공민왕은 벗어던진 호복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 내 나라 고려를 위해 싸우고 살아야 할 일만 남았습니다. 비록 과거의 역사지만, 공민왕에게 파이팅 넘치는 응원을 해주고 싶군요. 일어나라 황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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