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1.02.11 '싸인' 윤지훈의 충격적 거짓증언? 또다른 반전의 시작이다 (33)
  2. 2011.02.10 '싸인' 정병도의 유언, 자살인가 타살인가? (28)
  3. 2011.02.04 '싸인' 숨막히는 두뇌게임, 반전보다 통쾌했던 장면 (19)
  4. 2011.02.03 '싸인' 불편한 진실에 담긴 메시지, 윤지훈이 이겨야 하는 이유 (12)
  5. 2011.01.28 '싸인' 전광렬,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로 변해가는 이유 (30)
2011. 2. 11. 11:43




*오늘 글은 드라마속 내용에 전하는 메세지가 너무 많아서 깁니다. 긴 글 읽는 것 싫어하시는 분은 클릭하지 마세요 ^^;; 저는 지쳐서 잠시 쓰러져있는 중입니다..
윤지훈이 검찰시민위원회에서 한태주의 사인을 안티몬 중독이 아닌 급성내인사이며, 사망의 종류를 자연사로 규정하며 시청자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렸지만, 저는 드라마가 끝나고 소리없는 살인범 안티몬을 드라마로 끌어낸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드라마에 중독된다는 것은 약물중독보다 헤어나기 어렵게 합니다. 드라마 싸인에 중독되어 한시간을 몰입하고 난 후에 느끼는 생각이에요. 약물에 중독된 경우가 없으니, 제가 좋아하는 커피중독으로 단어를 바꿔야 겠네요. 드라마 싸인을 보며 느끼는 것처럼, 단어 한마디로도 사건을 정반대의 결과로 이끌기도 하기에, 신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싸인 12회에서 윤지훈 선생이 검찰시민위원회에 나와 증언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드러난 20년 전의 비밀,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
너무나 촘촘하게 엮여있는 사회부조리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정도로 드라마 속에 암시된 꼬집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故 김성재의 의문사부터 연쇄살인범, 미군총기사건, 재벌의 불법증여까지 굵직한 이슈들을 다른 시각으로 파헤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이 드라마는, 단순히 재미와 흥미, 박신양과 전광렬이라는 배우의 연기력 이상의 의미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재벌의 불법증여에 대한 문제를 안티몬이라는 독극물 살해로 접근했지만, 정말 얘기하고 싶은 것은 줄줄이 죽어나간 한영그룹 간부진들의 의문사가 아니었습니다.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에 관한 문제와 재벌의 변칙 자금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스승이자 아버지였고 인생의 멘토 정병도의 죽음에 오열하는 윤지훈, 정병도의 집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이명한의 넥타이핀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죽기전에 이명한이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게 된 윤지훈은 이명한에게 20년전의 일을 물어보지요. 정병도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극중 "법의관이라는 직업은 자살하기 가장 힘든 직업입니다"라는 대사가 나왔지요. 자살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알기 때문이라는 대사가 이어졌는데, 그냥 넘길 수 없는 대사였습니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최진실, 최진영 남매도 생각났고, 삶의 무게가 버거워 죽음을 선택한 생각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입니다.
"때로는 들춰서는 안되는 비밀이 있다고 했었지 않았느냐"며, 정병도의 죽음과 20년전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두려워 하는 이명한, 그에게는 존경했던 선배 정병도에 대한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가 걸린 문제이기에, 열혈 법의관 윤지훈을 막아설 수 밖에 없었지요. 20년전 열악한 국과수를 신념과 소신으로 지켜가던 동료가 과로사로 죽은 것을 본 이명한이, 미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정병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밝혀졌지요. 고작 연금 몇푼이나 주어지는 법의관의 처우는 대한민국의 법의학 종사자의 현실이었고, 이명한 눈에 비친 미래였습니다. 죽은 자가 말하는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밤을 세우고, 과로로 쓰러져가면서도 부검실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희망과 학문에 대한 소신과 직업에 대한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이명한의 눈에 비친 미래는 과로사로 죽은 동료 강지현의 모습처럼 암울하고 열악할 환경뿐이었습니다.
이명한과 죽은 강지현 법의관이 떠난 국과수, 한 시신이 검시실로 오게 되지요.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다는 원망과 슬픔에 고개를 떨구고 분노의 눈길을 보내던 소년, 윤지훈과 정병도가 처음 만나던 날입니다. 정병도는 당시 어린 윤지훈에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자살이 아닌 실족사로 결론을 내려주었지요. 아버지의 손가락에 피멍이 들고, 지문이 없어질 정도의 상처가 났던 것을 보여주며, 아버지는 자살을 한 것이 아니라 살려고 했었다고, 윤지훈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실족하게 된 이유는 독극물에 의한 것이었지만, 자살이 아니었다는 것은 밝혀 주었지요. 아버지가 자살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듣게 된 윤지훈이 법의관이 되겠다고 장래희망을 품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그런 정병도원장이 20년전 아버지와 아버지의 동료들의 죽음을 조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윤지훈은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지요. 20년전 아버지의 동료였던 여직원 박희정의 사체를 본 윤지훈은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찾아내게 됩니다. 이명한 역시도 20년전의 사건을 알고 있었고, 그 댓가로 정병도 원장이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은 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이명한이 다섯명의 대기업 의문사자들을 죽음을 조사했느냐, 윤지훈 아버지의 시신이 오기전 피해자들의 부검을 통해 안티몬 독극물을 이명한도 알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정병도 원장이 한영그룹 전 회장으로부터 사인을 조작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댓가가 오늘의 국과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부차적인 충격이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부검결과가 조작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던 스승 정병도에 대한 충격이 더 컸지요. 
"국과수 시스템의 기초가 됐던 게 바로 권력이야". 이명한이 왜 그토록 권력에 집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고,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전광렬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은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가 시청자의 온몸을, 마치 뱀이 휘감고 숨조차 쉬지 못하게 하는 중압감을 느끼게까지 했으니까요. 전광렬의 섬뜩한 연기의 힘입니다. 아무튼 드라마 싸인 속의 전광렬과 박신양의 용광로같은 연기는 싸인 속의 또 다른 스토리입니다.
스승님의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 하지만 윤지훈이 택한 것은 진실이었습니다. 윤지훈의 대답은 드라마 싸인에 흐르는 핵심이며 명언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신뢰와 명예, 국과수의 신뢰와 명예도 진실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전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 윤지훈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박수를 보냈고, 이명한의 그 위기감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습니다.
스승의 편지에 오열하는 윤지훈, "한없이 사랑한다"
검찰시민위원회의 심문이 열리는 날, 윤지훈에게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지요. 죽은 정병도 원장의 편지였습니다.
"20년전 널 처음 만났던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었고, 가장 악몽같은 날이었다.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부검을 조작한 날이었다. 치졸한 변명이지만 난 국과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너와 함께 보낸 2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런 못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나는 내 명예를 천금처럼 여기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걸 그냥 놔둘 수 없었다. 내 비밀을 묻을 수 있는, 그리고 너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이해해다오. 미안하다. 그리고 한없이 사랑한다"
편지를 읽으며 정병도 원장과 찍은 사진을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박신양의 연기가, 처절하리 만큼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던 장면이었습니다. 슬픔이 아닌, 아픔과 절망을 느끼게 하는 박신양의 명품오열 연기였다고 평하고 싶더군요. 박신양의 연기가 대단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 장면을 해석하는 눈물의 종류를 스토리이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검찰시민위원회의 판결여부로 검찰에 기소한다는 방침에 피고석에 앉은 정차영, 김정태의 연기는 미친존재감을 뿜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지요. 그 뻔뻔함과 두들겨 패주고 싶을 정도로 능글스러운 잔인성이 김정태의 표정에 독사처럼 살아 움직이더군요. 김길태를 부검한 고다경이 안티몬에 대한 중독사였음을 진술하고, 뒤이어 윤지훈이 시민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지요. 윤지훈의 증언은 법정에 찬물을 끼얹으며, 충격에 빠지게 해버렸습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명한 원장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반전을 위한 윤지훈의 증언, 그는 진실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저도 한동안 윤지훈의 증언에 멍하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소신법의관 양심법의관 윤지훈이, 스승의 명예를 위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한태주의 시신에서 안티몬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죽은 한태주에게서 검출된 안티몬은 치사량에 이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증언을 하는 윤지훈의 눈은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봤던 소신과 패기에 찬 모습이 아니라, 버벅대고 있었고, 확신에 찬 목소리가 아니었지요.
정말 충격반전이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이어지는 윤지훈의 증언을 들으며, 저는 윤지훈에게서 또다른 반전의 예고를 봤습니다. "안티몬의 체내 치사량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게 없습니다. 126mg/L 때문에 한태주가 죽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한태주의 사인은 안티몬 중독사가 아니라, 급성내인사, 사망의 종류는 자연사입니다". 윤지훈의 증언은 거짓이 아니었어요. 사례가 없고, 치사량을 정확히 모르기때문에, 지금까지의 사례에 따른 객관적이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증언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법의학의 기준에서 말이지요. 

윤지훈이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키고자 굴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윤지훈이 준비하는 반전은 따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과수의 명예와 스승의 명예 모두를 지키고, 진실까지 규명할 수 있는 카드를 윤지훈은 복안으로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와 감독의 거시적인 사회적 시각이 보였습니다. 윤지훈의 증언에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치사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는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 케이스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차영이 윤지훈에게 한 말이 있었지요. "살아있는 인간에게 직접 독을 먹여 본 적 있어? 그 사람의 모든 체질을 고려한 정확한 치사량, 생체실험을 절대 할 수 없다는 게 니네 법의학의 맹점이야".
정병도 원장과 국과수의 명예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말이 이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치사량을 모른다는 것이죠. 그리고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이 인체내에서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사례도 없었다는 겁니다. 20년전의 정병도 원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의 열악한 시스템으로는 검출조차 불가능했을 지도 모를 일이였죠. 안티몬이 추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치사량의 기준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라고 판명할 수도 없을 상황이기도 했고요. 당시 국과수의 시스템은 타살임을 밝힐 수 있을 만한 설비도, 인원도 없었지요. 물론 사인조작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병도가 조작한 것은 타살이 아닌 의문사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병도 원장이 사인을 조작했다는 것이 아닌, 과거 20년전과 현재 한영그룹 직원들의 연이은 돌연사에서 검출된 안티몬이라는 중금속 독극물입니다. 윤지훈이 한영그룹 정차영을 조여 갈 카드이기도 합니다. 안티몬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윤지훈의 앞으로의 과제이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이기도 하겠지요. 이 사건을 여기서 종결짓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안티몬은 정차영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이었다고 했지요. 안티몬 가루가 정차영의 방에서 압수되는 장면도 나왔고요. 안티몬이라는 것이 왜 한영그룹 회장 손에 있었을까요? 그리고 20년전 죽은 다섯명의 한영그룹 사람들은 일반부서가 아닌 연구팀 소속이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다섯명의 희생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안티몬은 통신장비, 반도체, 에나멜, 고무경화제, 유리, 패트병, 플라스틱제조 등에 사용되는 중금속이라고 합니다. 원소기호나 복잡한 화학성분들은 이해하기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제가 눈여겨 본 것은 반도체, 플라스틱, 페인트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중금속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20년전에 죽은 희생자 박희정의 사체가 부패없이 보존되고 있었다는 것은 안티몬 성분이 체내에 쌓여있을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도 보여주는 예입니다.
예전에 라면을 많이 끓여먹는 친구에게 제가 우스개 소리로 "너 죽으면 썩지도 않겠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순간 뇌리에 스치더군요. 인스턴트 식품에 들어가는 방부제때문에 썩지않을 것이라는 악담 비슷한 농담을 했는데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는 겁니다. 

과일쥬스 패트병 음료에서 안티몬 독성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던 적이 있었죠. 장난감에서도 뇌를 손상시키는 안티몬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뉴스도 생각납니다. 선대 회장이 안티몬에 대해 어떻게 알았을까요? 보아하니 그 집안이 깡패집단같아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여튼 불법증여를 알게 된 직원들이 한영그룹의 연구실 소속이었다는 것을 유추해서 보면, 한영그룹의 어떤 제품을 만드는 것에 안티몬이 사용되었고, 연구실에서는 안티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연구를 했고 보고를 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안티몬은 한영그룹 연구실에서 나온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선대회장이 자신의 불법주식증여를 문제삼는 직원들을 살해했고, 아들 정차영에게도 무슨 좋은 가문의 비법이라고, 전수를 했던 것입니다. 
윤지훈이 이런 극악무도한 놈을 놓아줄까요? 자신의 눈앞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정신병자같은 소리까지 한 놈인데다,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죽음을 눈앞에서 봤는데 말입니다. 20년전에 딸이 무슨 이유로 왜 죽었는지조차 알지못한 아버지의 한맺힌 눈빛을 봤던 윤지훈인데 말입니다.

정차영에게 안티몬을 준 사람은 누구?
윤지훈이 가진 반전의 카드는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사체입니다. 배성진의 경우는 다른 희생자들에 비해 안티몬을 다량 먹여 독살했지요. 정차영이 자신의 방에서 나가는 배성진을 보며, 죽음의 카운트다운까지 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공통점들을 들어 재수사를 요구하겠지요. 산악회 회원중 남은 한명 이철원도 카드입니다. 정차영이 이철원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철원을 이용해서 결정적 증거를 잡을 수도 있고요. 현장에서 잡는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정차영이 무죄로 방면되는 꼴은 저는 죽어도 못보겠습니다.ㅜㅜ
그런데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정차영이 안티몬을 누구로부터 받았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선 의심가는 인물은 마지막 남은 이철원입니다. 이철원은 정우진 검사에게 소환되어 왔을때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그리고 한태주가 임신중이었다는 말에 심경변화를 일으키며, 정차영과 관련된 불법증여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를 협박에 돈을 뜯어냈다고 자백했지요. 이철원 역시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정차영에게 문제의 안티몬을 건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이 돈에 얼마나 나약하고 간사한 지를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시금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불법증여 관련파일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되었지만, 인간이 돈 앞에 얼마나 유약하고 무력하고 유혹당하기 쉬운 지를 보는 것이 씁쓸합니다.
다른 한 용의자는 죽은 정차영의 부친입니다. 독극물 살해수법과 함께 안티몬까지 건넸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 부분까지 밝혀진다면, 윤지훈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20년전 다섯명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까지도 밝힐 수 있을 것이고, 명백한 타살이었음도 빍힐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박희정의 아버지에게는 진실을 알려 주었으면 싶더군요. 20년간을 왜 죽었는지도 모른채, 딸의 시신을 숨기고 있었던 노부의 한이라도 풀어줬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정병도 원장의 사인조작부분은 당시 안티몬이 국내에 알려진 독극물이 아니었다는 점, 사인의 케이스로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정병도 원장의 명예까지 실추시키지는 않을 듯합니다. 사실이 그랬고요. 20년전 국과수의 실험장비와 시스템으로서는 안티몬 성분에 대한 치사량과 사인까지 밝힐 수 없는 노후한 설비를 가지고 있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밝혀내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여기서 정병도 원장의 명예도 지켜줄 수 있고, 국과수의 신뢰도 무너지는 정도까지는 아니죠. 오히려 국과수의 첨단설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강한 반전까지 들어있는 것이지요. 500억 지원이 아니라 더 큰 금액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부족한 인력과 시스템으로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권력으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이명한과 진실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윤지훈, 싸움 방식의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권력이 아닌 진실이 이긴다는 것을, 우리가 드라마 속 윤지훈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윤지훈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스승의 죽음에 아파했고 슬퍼했을 뿐입니다. 진실만큼 강한 희망은 없으며, '진실'이 국과수의 존립이유이며, 힘이며, 미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지훈입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윤지훈이 이 말을 놓지 않기를 바라고 또 믿고 싶습니다.
안티몬의 치사량이 얼마인지, 윤지훈은 과학적 진실을 향해 움직이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티몬의 출처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한영그룹이 불법 증여 이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범죄까지도 말입니다. 드라마 싸인은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통해 인체내 중금속 중독의 심각성까지 사회적으로 시선을 확대시킵니다. 중금속에 노출되어 있는 사업장들, 얼마나 많습니까? 심한 경우는 보호장비 하나 없이 작업을 하고 있는 사업장도 많습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에게 중금속에 노출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윤리의식도 우리가 감시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까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명한이 말했지요.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고요. 어디 안티몬뿐이겠습니까? 우리를 조금씩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물질들이 말입니다. 무엇에 대한 경각심을 말하고 있는지 너무나 강하게 와닿습니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 그리고 드라마 싸인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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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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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2.11 13: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HJ 2011.02.11 13:0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그러게요 누구한테 받았을까..는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재미있는 다음 주가 기다려지네요..

  4. 안나푸르나516 2011.02.11 13: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보고 여기서 포스팅 보면 100% 네요^^
    자세한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5. HS다비드 2011.02.11 15: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설마 정말 이렇게 끝나진 않겠죠?

    다른 반전이 있길 바랍니다..

    저도 보다가 좀 답답했었거든요..ㅠㅠ 윤지훈이 그럴줄은 몰랐으니까요..ㅠㅠ

  6. *저녁노을* 2011.02.11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진실을 밝히는데 또 다른 카드가 있으리란 생각 노을이도 하고 있어요. 배신감들긴 했어도 또 다른 속셈있으리라 여깁니다.

    리뷰 잘 보고 가요.ㅎㅎ

  7. 굄돌 2011.02.11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이 긴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초록님도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지요?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하루 몇 시간씩 밖에 못자고 버텼더니
    걸으면서도 눈이 감기려고 한답니다.

    • 짱똘이찌니 2011.02.11 15:41 address edit & del

      연예 리뷰 쓰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리 꼼꼼하게 사진에 내용까지 첨부해서
      의견까지 넣고~
      전 못해요 못해~ --;;

  8. 짱똘이찌니 2011.02.11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가장 즐겨 보는 드라마가 싸인인데
    어제 완전 충격이었어요~
    박신양이 거짓 증언을 하다니.. ㅠㅠ
    빨리 다음주가 되었음... 왜 거짓을 했는지..
    정말 반전이 있으면 좋겠네용..

  9. 장화신은 메이나 2011.02.11 16: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길지만 넘 좋은 글이네요!
    당연히 반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싸인의 대본과 연출의 탄탄함을 믿으니까요.
    더불어 박신양씨도 믿고 있습니다^^ㅋ
    정말 맘졸이며 보는 드라마라 매일 기대하고 있어요~
    초록누리님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0. 洞帆 2011.02.11 17: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 진진 재미나군요^^
    잘보고 갑니다~~ㅎㅎ

  11. 펨께 2011.02.11 17:3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글을 읽으니 지금이라도 이 드라마를
    챙겨봐야할 것 같습니다.
    올리신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2. ㅇiㅇrrㄱi 2011.02.11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완벽한 설명입니다... 어제 그 피곤한 운전중에도 열심히 귀로 듣다가...
    마지막 10여분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바람에 짐 옮기고 어쩌고 하다 못봤거든요.
    그 놓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ㅠㅠ
    감사히 읽고 궁금증 다 풀고 갑니다...!

  13. 정확하심 2011.02.11 20:03 address edit & del reply

    당연합니다. 이대로 안티몬을 증거로 기소해봐야 다시 풀려나게 될 게 뻔하고 진실은 더욱 감춰지게 될 것을 경계한 천재 법의관의 전략이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안티몬의 출처,유통 경로.. 대표이사의 아빠까지 모두 파헤쳐야 하기 때문에 한발 물린 겁니다ㅋ

  14. 발향기 2011.02.12 04: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완벽하십니다. 너무 완벽하셔셔.. 같은 주제의 리뷰를 못올리겠어요~ㅎㅎ

  15. 갓쉰동 2011.02.12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16. 생각하는 돼지 2011.02.12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용도 내용이지만...썩지 않는 시체...좀 오싹합니다 ~~~

  17. 제로드™ 2011.02.12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대단한 파고를 몰고 다니는 군요~.

    대문바뀐 것을 처음 보았는데, 산뜻하게 바뀌었군요.
    혹시 선물 받으신 건가요? ^^

  18. 버드나무그늘 2011.02.12 16: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보면서 깜짝 놀랐었어요.

  19. 칼스버그 2011.02.13 16: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재미있게 보는 싸인인데요.
    분명 통쾌한 반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초록누리님의 글을 보니 이 드라마 줄거리가 완전 쏙쏙 들어오는 듯 하네요...

  20. gucci hangbags 2011.09.09 13:31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21. replica burberry 2011.09.09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2011. 2. 10. 08:26




국과수로 실려 온 사체에는 개인의 구구절절한 사연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폐부를 몸에 남은 싸인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산자의 입을 통해 전달받는 것보다 통렬한 고발입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사건일까 궁금하게 하는 드라마 싸인, 이번 사건은 20년전 국과수에서 있었던 대기업 간부들의 의문사 조작사건으로 정병도 원장의 과거로 시선을 돌렸지만, 단발적으로 보인 모습은 얼마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맷값재벌 사건을 드라마에서 단죄하려는 모습까지 복합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야구방망이 한대에 100만원씩 계산해서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때리고, 2천만원을 준 만행을 저지른 가해자 최철원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며칠전에 뉴스로 접했는데요, 드라마 싸인에 나온 한영그룹의 정차영 사장을 보니 아주 판박이더구만요. 최이한 경사에게 수표를 뿌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 얼굴짝을 아주 불이 나도록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살인죄가 적용되는 범죄자이니만큼 죄값을 톡톡히 치르겠지만 말입니다. 이명한(전광렬)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 사회에는 죽어야 마땅한 쓰레기들이라는 말입니다.
맷값재벌의 통렬한 고발, 후련하다
드라마 싸인이 대담하게 우리 사회의 썩은 환부를 정면으로 그려가는 것을 보면서, 소름끼치게 무서우면서도 드라마에서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서 보고 나면 속이 후련해요. 현실도 이렇게 속이 후련하게 진실과 정의가 이기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병도 원장이 목숨과 함께 가져가 버린 20년전의 진실, 그것은 약자라서 지키지 못하는 강자의 횡포에 대한 굴복이었습니다. 이명한 원장이 왜 권력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정병도 원장의 죽음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기도 했지요.
윤지훈의 아버지가 다녔던 한영그룹 중견간부들의 연이은 사망사건, 공통분모에 정차영 이사가 연루되어있음이 드러났지요. 사망하기 전에 하나같이 정차영을 만났다는 다이어리의 약속일정이 실마리가 되겠지만, 그놈 낯짝을 보니 그냥 당할 놈은 아닌 듯하더군요. 사인은 예고편에도 나왔듯이 독극물에 의한 사망으로 판명이 나지만,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어떻게 죽었느냐, 즉 독극물 사인이 아닌, 왜 죽였느냐의 메시지입니다.
또한 현재의 사건은 20년전 정차영의 부친이 저질렀던 사건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주식지분으로 간부의 반발에 부딪히자 목숨을 앗아 버린 것이지요. 사고사를 위장해서 말입니다. 재벌의 불법적 재산축재 범죄행위였습니다. 재벌의 불법 상속과 증여, 은닉, 자금세탁, 해외로 빼돌리기 등등 생각나는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세세한 것까지 드라마에서 대사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재벌의 불법적 재산축적문제까지 드라마는 사회고발적 시선으로 메시지를 확대합니다. 드라마 싸인이 진정 드러내고 도려내고 고발하고 싶은 부분들이죠. 돈으로 진실까지 사버리고, 은폐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썩은 폐부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20년전 한영그룹의 간부 5명이 자연사 혹은 사고사를 가장한 의문사를 당했는데, 왜 국과수가 그 사실을 은폐했느냐 입니다. 20년전 사체를 부검한 담당 부검관이 정병도 원장이었음을 알게 된 윤지훈, 자신의 아버지의 사인을 밝혀준 정병도를 아버지처럼 여겼던 윤지훈이 충격을 받고 정병도 원장에게 향하지요. 같은 시각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인터뷰한 주인혁을 만난 고다경과, 사건파일을 통해 20년전에도 같은 의문사가 있었음을 알게 된 최이한과 정우진 검사도 정병도의 집을 향합니다. 네사람의 눈앞에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은 정병도 원장의 죽음이었습니다.
정병도와 이명한의 20년전 이야기
윤지훈의 전화를 받고 지훈을 기다리던 정병도 원장에게 먼저 모습을 나타난 인물은 뜻밖에도 이명한 원장이었습니다. 윤지훈이 20년전 한영그룹의 의문사를 조사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명한이 정병도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국과수의 존폐가 걸린 문제, 무엇보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정병도 원장의 치부를 윤지훈이 감당하지 못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윤지훈이 정병도 원장집에서 함께 살때 사용하던 지훈의 방에서 목맨 채로 발견된 정병도 원장, 애타게 선생님을 부르는 윤지훈의 절망스러운 흐느낌으로, 정병도 원장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눈 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본 듯한 박신양의 연기는 정말 말이 필요없더군요.
정병도 원장이 신념과 소신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명한이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에, 우리는 사회부조리보다는 국과수의 과거 열악한 환경과 마주해야 합니다. 거액의 뒷돈이 오간 사체부검, 정병도가 소신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과수를 다른 방식으로 지키고자 한 오늘의 이명한의 모습이 숨겨져 있습니다. 재벌의 금권 앞에 과거 국과수는 힘없는 기구였을 뿐이었고, 국과수 부검의들의 직업적 사명관마저 흔들리게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요. 실제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국과수 법의학자들을 만나 사전조사를 했는데, 투철한 사명관과 직업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더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한번도 국과수와 법의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는 국과수라는 기구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기 보다는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망자의 몸을 다룬다는 일 자체가 소신과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 일이기에, 그들의 수고로움과 직업적 고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죽음을 보며 이명한이 권력형 인간이 된 이유와 정병도 원장이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명한이 권력이 필요했던 한 가지 이유는 20년전 정병도의 부검소견서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검소견서는 두 개였습니다. 윤지훈이 국기기록원에서 열람한 부검소견서는 정병도 원장이 국과수의 '무엇'-저는 자존심과 소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과 바꾼 돈의 기록물이었습니다. 한영그룹에서 나온 큰 돈은 정병도 원장이 국과수의 열악한 설비투자에 사용했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명한이 보관하고 있는 진짜 부검소견서입니다. 이명한이 왜 진짜 부검소견서를 보관하고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은 이명한만이 알고 있겠지만, 저는 국과수의 자존심과 소신이 굴복하는 것을 본 이명한이 절치부심의 증거로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겠다는, 그래서 힘을 가지겠다는 다짐같은 것이기도 하고요.
정병도의 유서, "우리는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
롤모델이었던 선배의 권력과 금권에 의한 굴복을 본 이명한이 권력을 가지려고 한 이유는, 굴복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법의관의 양심을 버린 한 번의 굴욕으로 아끼는 후배가 변질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정병도 원장, 20년 후 같은 사건을 마주하며 그가 선택한 것은 용서와 이해를 구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윤지훈에게만은 진실을 알리고 싶어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병도 원장이 죽음을 택할 정도로, 사랑하고 걱정한 사람은 윤지훈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은 죽음을 선택하면서 윤지훈에게 한 줄의 유서를 남겼지요. 지훈이 사용했던 방 대들보에 적힌 "우리는 오직 진실만 추구한다"는 국과수의 모토였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마지막 가는 길을 윤지훈의 방으로 택한 이유는 윤지훈에게 유서를 남기고 싶어서였겠지요. 정병도 원장이 윤지훈에게 남긴 유언은 진실만 보고 가는 국과수를 지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가 한 번의 실수로 평생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일을 되풀이 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고, 법의관이 되겠다는 윤지훈에게 처음에도 그랬듯이 마지막까지도 진실에 귀를 기울이라는 가르침을 남기며 떠난 것이지요. 
권력과 야합하는 이명한에게도 그만의 명분은 존재합니다. 국과수를 지키겠다는 명분, 국과수의 위신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대외적인 명분을 내세우는 이명한과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국과수를 지키는 것이라는 윤지훈과의 대립은, 정병도원장의 죽음을 통해 더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습니다.
"어려운 부탁인데 들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명한이 정병도를 살해하지는 않았겠지요. 자살을 종용했을 것이고, 정병도는 진실을 안고 사라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죽음, 자살일까요, 타살일까요? 너무나 많은 대답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자살이었음에도 타살이었고, 타살이었음에도 자살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키를 쥐고 있는 이명한 원장, 그가 정의의 편에 있는가, 불의의 편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것은 '진실'이라는 한가지 입니다. 
20년전과 똑같은 상황을 마주한 이명한과 윤지훈, 두 사람은 어떤 길을 택할까요? 정병도 원장이 윤지훈에게 유언으로 전달한 글귀가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훈이 20년전에 써둔 글귀, 국과수의 모토 "우리는 오직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 모든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아버지 대에서 저지른 업보를 되물림하고 있는 정차영, 그가 아버지가 20년전에 저지른 죄값까지 단죄받기를 바랍니다. 정병도의 죽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큽니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권력형 타살도, 권력형 자살도 더이상은 나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20년 후 똑같이 발생하는 대기업 간부들의 의문사, 윤지훈이 맞딱뜨리게 될 20년 전의 진실과 현재의 진실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스승 정병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두 인물, 윤지훈과 이명한은 결국 한지점에서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실의 시작점입니다. 죽은자의 말을 듣느냐 산자의 말을 듣느냐의 갈림길이자, 국과수의 존립이유 지점이 되겠지요. 한 인간의 죽음을 통해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단면들,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싸인, 드라마를 통해 던지는 굵직한 메시지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던집니다. 갈수록 흥미에 의미를 더하는 드라마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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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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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2.10 09: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안다★ 2011.02.10 09: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역시 차분하고 정돈된 리뷰..너무너무 좋습니다~
    대문 스킨도 초록누리님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고요...^^
    싱그러운 기분으로 잘 읽고 갑니다~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2011.02.10 09: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뿐만 아니고 실제로도 사람을 패고 매값이라면서 돈을 던지고 가는 재벌들이 우리 현실에도 있죠 씁쓸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5. 카타리나^^ 2011.02.10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앗...이거슨...두어번 보다가 못본 드라마 ㅎㅎ

  6. 화랑 2011.02.10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진실에 귀를 기울이고 진실을 지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힘든 세상이지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싸인은 그리고 윤지훈은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요. 그렇기에 더 싸인을 기대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현실에 안 되는 것을 대리만족하고 싶은 것 같거든요.

  7. 짱똘이찌니 2011.02.10 10:0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이거 보느라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어요.
    요즘 이거 보는 낙으로 삽니다. ㅎㅎㅎ
    씨크릿 끝나구욤!! ^^

  8. landbank 2011.02.10 10: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이거 참 재미있더군요
    연기잘하시는 분들도 많고 너무 재밌어요 ㅋ
    잘보고 갑니다

  9. 옥이(김진옥) 2011.02.10 10: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을 가끔보는데..
    어제는 못 봤는데..
    아.. 재방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10. ♣에버그린♣ 2011.02.10 10: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싸인을 이상하게 못보다가 재방을 봤는데 ..오!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11. 2011.02.10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박씨아저씨 2011.02.10 11:3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몇번 보았는데~~
    정말 정의는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박신양이 멋지던데요~~~

  13. 티비의 세상구경 2011.02.10 11: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권력과 야합한 이명한도 나름 명분이 있네요
    절대악 절대선보다는 이런 시나리오가 저는
    더 흥미롭더라구요 ^^;

  14. 콤군 2011.02.10 11: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잘 봤습니다.
    장문의 글이군요. 전 이렇게 긴 글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못쓰겠던데..
    대단하십니다 :D

  15. 햇살가득한날 2011.02.10 13: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중에 끝나면 정주행할꺼예요~ 이런건 이어봐야 제맛일듯 ㅎㅎ 잘 보고 갑니다^^

  16. Shain 2011.02.10 14: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의를 추구하는 드라마가 나온다는 건
    간절히 그런 상황을 바랄 만큼...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난다는 뜻이겠죠
    최근 최철원도 그렇고 여러 사건이 워낙 많이 일어나서
    드라마 호응도가 높아지는 듯 하네요

  17. HS다비드 2011.02.10 16: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듯합니다^^

    솔직히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라서.. 싸인을 통해서라도 대리만족하고 싶네요^^

  18. 유쾌한하루 2011.02.10 18:12 address edit & del reply

    젊은시절 이명한의 모습에서 윤지훈의 모습이 겹쳐지더라구요
    환하게 웃는 이명한의 모습이 왠지 짠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변했을까..궁금해지고 안쓰러워지네요
    오늘도 무척 기대하고있습니다.

  19. carol 2011.02.11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진진한 드라마 입니다
    저는 지금 4회가지 밖에 못보았지만..
    초록누리님의 글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고..
    더 이해가 쉽고..흥미진진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 탐진강 2011.02.11 01: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전히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독재시대 박종철 고문사건의 진실의 정의로운 의사의 진실 폭로로 시작됐지요.

  21. 칼스버그 2011.02.11 08:38 address edit & del reply

    본방은 못보고 항상 재방을 보는 싸인...
    어제는 윤지훈의 굴욕이 있었다고 하던데...
    이번 주말에 필히 봐야할 것 같습니다..
    멋진 하루 되시구요....^^*

2011. 2. 4. 09:12




흔적을 지우려는 사람과 흔적을 찾으려는 사람, 숨막히는 두뇌싸움이 격돌하는 사건현장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였습니다. 이명한과 윤지훈의 두뇌싸움은 사실 무승부였습니다. 숨은 증거를 찾았느냐, 찾지 못했느냐의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기 때문이죠. 완벽하게 증거를 조작하는 이명한, 또한 완벽하게 그 증거들을 찾아내는 윤지훈,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이명한이 쳐둔 함정에 걸린 윤지훈, 모든 것이 조작된 거짓 증거라는 것을 알았을 때, 게임은 끝나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 허탈감이란, 더구나 몇시간후면 본국으로 출국해 버릴 미군을 법정에 세워보지도 못하고, 기소조차 못하고 놓치는 것이 아닌가, 심리적 박탈감과 좌절감까지 느껴지려고 했지요. 다행히, 너무나도 다행히 저스틴 쿠퍼는 출동한 검찰과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고,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의 영리한 반전의 묘수에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군헌병을 기소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매번 못했기 때문에요. 명백히 유죄임이 입증되었어도, 본국으로 모셔(?) 가버리는 그들이기 때문이었고, 힘없는 나라의 설움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야 했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말이지요. 국내법보다 우위에 있는 SOFA협정을 어떻게 풀어갈까 걱정도 되고, 드라마를 제대로 풀어갈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전역이라는 명쾌한 답을 냈더군요. 휴우, 안도의 한숨까지 내쉴 수 있었던 장면입니다. 드라마니까, 드라마에서라도 미국에 고개 빳빳이 쳐들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명백히 잘못한 죄에 대해서 말입니다. 정우진 검사의 말처럼, 미군이라서, 피부색깔이 달라서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죽인 살해범이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입니다. 영어 억양을 들어보니 미국식 영어는 아니던데, 드라마 속 쿠퍼가 미군이었기에 상징적으로 통쾌한 장면이었습니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지난 회 김종호의 시신에서 총탄을 빼기 위해 첫부검을 했던 고다경, 김종호의 손을 잡고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겠다는 약속을 했던 장면이 있었지요. 고다경이 잡았던 김종호의 손에는 불규칙하게 패인 찰과상이 있었고, 그것이 결정적인 증거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블라인드에 찍힌 선명한 핏자국과 함께 미군헌병의 군번줄이 찍혔고, 윤지훈과 고다경이 블라인드에서 감춰진 진실을 찾은 것이지요. 모든 것이 이명한이 만들어 둔 조작의 증거였음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한 순간에 맥빠지게 했던 허탈반전에 이은 통쾌한 재반전이었습니다.
모든 사고현장에서는 초동수사와 현장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기도 했지요. 김종호가 죽으면서 왼손의 기적을 만들었다는 생각마저 하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오른손에 군번줄을 쥐고 지문처럼 블라인드에 혈흔을 찍고, 일어서면서 왼손으로 블라인드 바를 잡아 당기면서, 흔적을 감춰버렸던 순간적인 연출기법도 뛰어났고요.  
최이한 경사의 아빠(ㅎㅎ) 최중섭 대검부장의 비공식적 양심은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하며, 말못하는 일부 검찰의 마음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는 권력지향주의 검찰도 있겠지만, 양심과 소신을 지키려는 검사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다만 힘이 없어서 소신을 관철시키지 못할 뿐이죠. 드라마 싸인에서는 가끔씩 조연들이 깨알같은 웃음 한방씩을 돌아가면서 날리는데, 이번회 부장검사님의 필살기 애교 눈웃음도 귀여웠답니다. 물론 비공식적 눈웃음이니 모른척해 드리겠습니다ㅎ.

정우진 검사가 캠프 할로윈으로 저스틴 쿠퍼를 체포하러 가는 장면은 영화처럼 멋지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싸이렌 소리까지 경쾌하게 들리더라고요. 이번 회 미군총기사건은 1997년 이태원 호프집에서 대학생이 의문사한 사건과 동두천 미군총기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생각되더군요. 조폭이라는 피해자의 신분만이 바뀌었지만, 범행을 한 미군은 본국으로 소환되어 버려 일단락돼 버렸지요. 게거품 물어봐야 소용없고, SOFA규정에 따른다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이었지요. 가슴에 응어리진 부분을 정부도 못하고, 검찰도 경찰도 풀어주지 못했지만, 그나마 드라마에서라도 대리만족을 시켜준 것 같아 얼마나 후련했는지 모릅니다. 모두가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고, 또 한켠으로는 그렇지 못한 현실에 씁쓸해 하기도 했을 겁니다.
드라마에서 미군이 체포되면서 이런 말을 했지요.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주기 위해 왔다. 하지만 당신들은 우리에 대해 피해의식에 젖어있다". 뻑하면 지네들이 지켜주느니 어쩌느니, 미군이 없으면 당장에라도 한반도에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생색내는 나라, 미군의 주둔이 대한민국 국익에 더 이익인지, 자기네 계산상 더 이익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는 좀 감정적인 말을 해주고 싶네요.
미국? 손해보는 장사 절대로 안하는 나라입니다. 주한미군이 당장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꼴갑잖은 생색은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목구멍에까지 차오르더군요. 이걸 영어로 써줘야 하나? 읽고 싶으면 한글 배워서 직접 읽으시길....;;; 아, 속이 좀 후련하네요.
암튼 체포장면에서 미선이 효순이를 죽인 장갑차 운전병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이를 바득바득 갈며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가슴도 쬐끔 후련해지더군요. 작가와 감독님, 상황은 달랐지만, 살풀이라도 조금 해주셔서 감사^^* 그리고 조용히 이런 말을 했답니다. 박신양의 대사였는데, 미군총기 사건해결로 국과수로 복귀하게 된 고다경의 신분증을 돌려주면서 그랬지요. "실수하면 넌 완전 꺼져야"라고요. 잠시 박신양의 말을 좀 빌려서 "남의 나라에 와서 사고치고 모르쇠하면, 너네 완전 꺼져야!"

사람사는 세상이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국과수에도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간 베일에 싸인 정병도 원장이 거래했다는 거액의 돈. 20년전의 의문의 사건이 표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국과수 전직원이라는 제보자에 의해 그간 국과수에서 조작이 있어왔고, 20년전에 H그룹 중견간부들이 줄줄이 죽었던 사건을 언급하더군요. 사인의 종류는 자연사 처리가 되었지만 의문사였다며, TV 고발 프로그램에 제보를 한 것이지요. 20년전의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이는 정병도 전원장과 이명한 현 국과수 원장이었다고 했는데, 누가, 왜 20년전의 케케묵은 사건을 터뜨렸을까요?
더구나 그 사건이 윤지훈의 아버지 죽음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이명한의 전화에서 드러나기도 했지요. 국과수의 존폐가 걸린 사건, 20년전에 일어났던 그 사건은 무엇일지, 드라마의 과거로의 회귀는 현재와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20년전의 과거가 지금의 이명한을 권력욕에 사로잡힌 인물로 변질시켰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사건의 전말에 따라 아버지처럼 여기는 정병도 원장과 윤지훈의 갈등 또한 새로운 변수가 될 듯해서 말입니다.

이명한이 왜 극구 윤지훈이 그 사건을 아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했는지, 정병도 원장은 왜 알들 모를 듯한 회한의 표정을 짓는 것인지, 궁금점 투성입니다. 공소시효는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20년전의 사체 부검소견서를 보관하고 있는 이명한, 그는 무엇을 알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정병도는 이명한이 알고 있지 않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갈수록 흥미진진한 치밀한 스토리의 얼개와 구성은 드라마 싸인을 수준높은 완성작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스토리의 탄탄함에 못지않게, 박신양과 전광렬의 열연을 감상하는 재미도 드라마 싸인에 깊이 빠져들게 하는 매력입니다. 박신양과 전광렬, 연기력이라면 평가가 무의미할 정도로 무서운 연기자들이죠. 무엇보다 그들이 작품에서 만들어가는 캐릭터는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하는 대본 속 대본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좋은 재질의 흙이 좋은 도자기를 만들게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흙이라도 어떤 도공을 만나느냐에 따라, 예술품이 되기도 하고, 값싼 화병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윤지훈과 이명한이라는 캐릭터는 명장의 손에서 나온 명품캐릭터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스토리 못지 않게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드는데, 박신양과 전광렬의 연기가 그러합니다. 연기력만으로도 스토리를 써간다고 말할 수 있는 배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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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자비 2011.02.04 09: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프도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음에도 싸인이 더 인기를 끄는것은 아마도 기본적인 경쟁력인 케릭터 몰입도에서 박신양이 승리한듯 하네요.

    숨막히는 두뇌싸움. 다음이 점점 궁금해지게 하네요.

  2. 대빵 2011.02.04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계신곳도 설연휴인가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3. 펨께 2011.02.04 09:57 address edit & del reply

    올리신 글 잘 보고갑니다.
    설 잘 지내셨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HJ심리이야기 2011.02.04 10: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너무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네요~
    통쾌하고 시원한 스토리에 연기까지 잘하니..
    리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5. 2011.02.04 10: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티비의 세상구경 2011.02.04 10: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읽고 싶으면 한글 배워서 직접 읽으시길 ㅎㅎㅎㅎㅎ
    누리님 글을 읽다보니 점점 싸인에 매력에
    빠져들어가는것 같네요 ^^;;;;;

  7. 탐진강 2011.02.04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신양과 전광렬이라는 인기파 배우가 더 빛나게 하나 봅니다.
    싸인 마프 사이에서 아내가 선호하는 마프를 보게 되네요^^;;

  8. 2011.02.04 11: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오붓한여인 2011.02.04 11: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잇죠?
    어제 그외국인이조금만연기를 잘했으면더더욱 통쾌했을텐데.ㅋㅋ
    어쨌든 재미잇어요,

  10. carol 2011.02.04 12:02 address edit & del reply

    박신양의 연기에 빠져들어가고 잇습니다
    저는 아직 4회가지 밖에 못봤는데..
    흥미진진 하군요
    미리 읽고 보는것도 좋은 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1. 너돌양 2011.02.04 12: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엄지원이 미군을 체포할 때,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이 올레로~~~~~~~

  12. 햇살가득한날 2011.02.04 12: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군을 잡았군요~ 전 보지 못했지만 이야기만 들어도 시원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3. ㅇiㅇrrㄱi 2011.02.04 13: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봤네요.
    한주를 어찌 기다리나... 걱정일 뿐입니다. ㅠㅠ

  14. HS다비드 2011.02.04 17: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이번 싸인은 재미있었습니다^^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15. 굄돌 2011.02.04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장면들은 어느 식당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변해버린 김아중을 보면서 중얼중얼~~
    박신양의 쏘아보는 것 같은 눈빛이 작렬했지요.
    초록님은 명절 어떻게 보내셨어요?

  16. 안나푸르나516 2011.02.04 2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간만에 재미있는 드라마가 생긴것 같습니다.

  17. 박씨아저씨 2011.02.05 00:02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요건 어제 보았습니다~
    아 여자 검사분 영어도 제법 유창하게~~~
    명절 잘보내셨죠? 나름 반전도 좋았습니다~~~

  18. christian louboutin 2011.09.09 13:3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그외국인이조금만연기를 잘했으면더더욱 통쾌했을텐데.ㅋㅋ
    어쨌든 재미잇어요,

  19. replica hublot watches 2011.09.09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 2. 3. 11:18




설명절이라 안방극장에서 시신을 부검하는 장면은 분위기에 걸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 빠져버리게 하는 스릴넘치는 긴장감은 잠시 설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게 합니다. 안방극장에서 보는 영화같았던 싸인 9회는 지금까지 스토리중 사건들과 얽혀있는 권력구조, 사건을 풀어가는 수사방식이 돋보였던 최고의 전개방식을 보여 주었습니다. 미군 총기사건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두고 대치하는 국과수 윤지훈과 이명한 원장, 은폐와 조작이 필요한 정치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조정까지, 너무나 현실적으로 밀착되어 있어서 소름끼치게 무섭습니다. 
조폭들간의 총기사건이라고 미군의 총기사건을 은폐하려던 국과수 이명한 원장과 강중혁 의원의 숨통을 조여가는 눈엣가시 윤지훈의 귀국은, 총기사건을 새로운 국면으로 몰고갑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김종호의 시신을 사수한 고다경, 열혈 법의관 고다경이 윤지훈의 지시를 따라 메스를 들었던 장면과 윤지훈의 사건현장 재현장면은, 의학과 과학수사물이라는 드라마 장르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싸인 9회의 명장면이었습니다.

긴장넘쳤던 고다경과 윤지훈의 진실찾기 명장면
한 사람은 사건현장에서, 한 사람은 병원 응급실 침대에서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서,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한 싸움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정의도 국익도 신분도 법도 필요치 않는 진실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법의관들이 무엇을 위해 메스를 들어야 하고,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를 말하는 장면이었지요. 진실 조각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메스 하나에 걸어버린 고다경, 검찰과 경찰이 사건현장을 은폐하고 조작했지만, 증인의 몸속에 남긴 증거는 숨기지 못했고 결국 찾아 냈지요. 용의자로 지목된 김종호의 몸에서는 미군들이 주로 사용하는 파라블럼탄알이 나왔고, 또 한사람의 증인 지동구의 말이 사실로 확인되었지요. 
범인 은닉죄로 경찰에 체포된 지동구의 증언까지 이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는 변수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권력이라는 힘입니다. 지동구의 입 하나 쯤이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윤지훈의 과학적 진실규명이라는 마지막 카드에 올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과학적인 증거들로 사건을 밝혀내게 될지, 그가 찾은 과학적 증거들은 의학수사 드라마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회에 정우진 검사와 사건현장에서 혈흔으로 사고를 재구성해가는 장면은, 시청자를 흥분시키며 빨려 들어가게 하더군요. 혈흔의 모양과 크기, 꼭지점에 따라 발혈점을 찾는 과정은 총기사고에 의한 혈흔과 칼에 의한 혈흔이 다르다는 것도 세밀하게 설명해 주면서, 증거물 하나도 세심한 설명으로 전개하는 것은, 법의학 드라마가 생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이며, 완성도를 위한 노력입니다.
혈흔을 통해 총알이 날아온 방향과 총상 위치에 따라 범인의 신장까지 계산하는 윤지훈, 분석력과 예리함이 귀신같았습니다. 사건현장을 찾은 이명한도 윤지훈의 실력을 알기에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검찰 두뇌와 국과수 두뇌와의 싸움, 숨기려는 자와 찾는 자의 싸움은 과학적 진실이 말하는 증거들로 퍼즐을 완성할 사람이 누구일지, 시청자는 사건의 시작점과 범인을 알기에 그 완성될 그림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싸인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스토리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였는지를 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요.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조각을 맞추는 작업을 이번 회 사건현장에서 윤지훈과 정우진 검사가 혈흔을 통해 맞췄다면, 이제 남은 이야기는 왜 죽였는지 입니다. 범인, 즉 진범이 누구냐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사건 자체는 한 정신빠진 미군의 우발적인 총기사건일 수도 있지만, 국가간의 민감사안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의 시선은 우발적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도 이 드라마는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죽은 자의 말과 산 자의 말, 무엇을 들어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 미국이라는 후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후원을 받지 않았던 역대대통령은 몇몇 군사쿠데타를 통한 군부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이유지만 노무현대통령도 미국에서는 탐탁지 않아했던 대통령이었지요. 미국의 국익에 큰도움이 되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겠지요. 하나 주고 세개를 얻어가야 하는데 1:1 교환하자는 정부수뇌를 좋아할 리는 없었을테니까요.
드라마 속 강중혁의원은 보아하니, 하나 먹고 두개 세개는 줄 수 있는 정치철학, 국익철학을 가진 정치인같아 보입니다. 국익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체감할 수 없는 조건들은 솔직히 국민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정치논리일 뿐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죠. 저는 그것이 잘못된 우리의 관성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강대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그만큼 우리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라는 잘못된 세뇌교육 에서 나온 관성말입니다. 강자 앞에서 고개를 세우기 전에 숙이는 법부터 배우게 한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죠. 
한 때는 미국에 대한 억하심정을 토로하면 보안법을 적용받았던 무서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나랏님 욕하면 국가원수모독죄로 불려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몇십년이 지난 우리는 광화문앞에서 미군 물러가라는 시위를 드러내놓고 하기도 하고, 사과하라는 피켓을 들고 과감하게 시위를 하기도 하는, 대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할말 할 수 있는 살만한 세상, 민주주의 만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 독재정권과 싸우고 항거하고 쟁취한 민주주의의 승리이며, 우리 국민들의 의식성장의 결과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들을 보며 한참이나 비웃고, 또 절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미군에 의해 사망한 우리 사회에서는 없어져야 할 쓰레기라고 분류되는 조폭의 죽음, 조폭들끼리의 총기사고였다면 끼리끼리 놀다 죽어도 싸다고 생각해 버릴 사건사고 충격뉴스에 불과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강중혁 의원이 은폐하고 싶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죽어도 싼 조폭들이라고 할지라도, 누가 죽였는지에 대한 진실 자체는 밝혀져야 하는 일이죠. 그것이 국과수 법의관들의 일이고요. 설사 술에 취한 미군에 의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였다고 할지라도 말이지요.
당연한 명제앞에 충돌하는 두 법의관 윤지훈과 이명한, 충돌의 시발점은 그들이 이야기를 듣는 귀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죽은 자의 말을 들으려 했고, 한 사람은 산 자의 말을 들으려 했던 것이지요. 또한 얻으려 한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죽음의 진실을 원했고, 한 사람은 산 자의 권력을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적 질서와 국익이라는 것을 들어서 말이지요.
고다경을 해임하는 자리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은 두 사람의 극명한 가치기준을 보여줌과 동시에, 윤지훈이 왜 이명한에게 이겨야 하는 것까지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명한을 소시오패스에 비유하는 글 (전광렬,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로 변해가는 이유) 을 올렸는데, "옳지않은 것을 바꾸려면 권력이 필요하며, 권력에 명분따위도 필요없고, 다만 가지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말이었거든요. 과거 히틀러나 스탈린에게서 보여졌던, 권력을 도구화하는 지배자의 논리가 보여서 말입니다.
"옳지 않은 것은 바꿔야 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검사의 영장발부없이 부검을 한 고다경을 징계하는 이명한 원장에게 윤지훈이 독설을 날렸지요. 이 드라마의 핵심이면서, 왜 이명한이 틀렸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이익이라는 게 있습니까?"라고 윤지훈이 따졌지요. "부검실에 들어온 이상 사람(시신)은 다 똑같은 사람이다. 여자, 남자, 인종, 그 어떤 사유로도 누구도 죽어서 마땅한 사람은 없고, 사람을 죽일 권리는 없다".
이명한 원장은 "국가의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미군이 누군가를 죽였고, 회담결과를 좌지우지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것이고, 죽은자가 사회 쓰레기라면 난 국익을 택하겠다. 부검은 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산 사람의 사회와 질서를 위한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을 바꾸려면 권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문제는 해결된다"라고, 조용히 응수하지요. 그의 조용한 어투만큼이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비폭력을 가장한 폭력이 더 무서웠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강중혁 의원이 이명한원장에게 한 말이 오버랩되더군요.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강한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순간 머리가 어질해졌습니다. '아, 이사람들이 말한 강한 대한민국, 강한 권력이라는 것은, 국민들에게 강한 권력자가 되겠다는 것이었구나.국민에게는 강한 권력, 대외관계에서는 국익이라고 포장한 굽신권력이었구나'. 국익이라는 말에 관성처럼 고개를 숙이는 무지를 일깨우기도 했고, 비겁한 자화상이 반사되어 부끄럽고, 불유쾌해졌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주소지요. 가슴은 윤지훈의 말에 가있는데, 머리는 이명한의 말을 들으며 끄덕이고 있는 모습이, 우리들에게 오래동안 빌붙어있는 강대국 혹은 국익에 대한 관성이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가슴도 머리도 하나로 모아져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했고, 드라마에서는 친절하게도 윤지훈의 너무나 평범한 말 속에 답도 말하고 있었습니다. "옳지 않은 것은 바꿔야지요.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도 있듯이, 권력이라는 것이 변치않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평범한 대답에서 찾았습니다. 권력은 더 큰 권력 앞에 무너지고, 또 다른 권력이 등장하기를 반복합니다. 우리는 권력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권력이 커지면 남용의 위험도 커진다는 것을, 또한 권력처럼 부패하기 쉽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권력일수록 더 부패하기 쉽다는 것도 말이지요.
그러나 진실은 그 자체가 부패할 수 없는 무형의 권력입니다. 법보다, 국익보다 무서운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여론이라는 응집된 모습으로 힘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는, 열사람 백사람의 국민이 죽음을 당해도 마찬가지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이명한과 차기대권후보 강중혁 의원, 그들이 말하는 국익 앞에 시청자는 헛갈립니다. 그러나 한가지만 생각하면 헛갈린 마음도 제자리를 찾아 옵니다. 왜 시신을 부검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윤지훈 혼자서는 힘들지 모릅니다. 진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밝힐 창구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검찰과 국과수 윗선에서 결과가 밝혀지는 것을 막아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윤지훈의 진실을 알려 줄 곳은 어디일까요? 여론을 전달하는 매체, 언론일 겁니다. 비록 우리나라 언론이 구린내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드라마는 언론의 역할까지도 건드릴 모양이더군요. 미해결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만큼, 여론을 반영하는 곳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통제하는 사회적 관심, 즉 여론의 무서움을 드라마로 끌어들이는 것은, 윤지훈이라는 인물의 영웅모노드라마에서 드라마의 폭을 넓혀가는 바람직한 기법이기도 합니다.
윤지훈의 진실싸움은 표면적으로는 이명한 원장과의 싸움이지만, 이명한의 배후에 정치권력이 있기에 드라마의 정치색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총알보다 강한 힘이 투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강중혁 의원, 미군의 총알은 은폐했지만, 총알보다 강한 힘이라고 말하는 투표용지는 막을 수 없겠지요.

거대권력에 맞서 과학적 증거라는 카드만으로 싸우는 윤지훈이라는 인물은, 우리 사회가 잃지 말아야 할 진실의 한 부분입니다. 정치에 정치로 맞서지 않고, 권력에 권력으로 맞서지 않는 우직함은 그를 국과수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게 합니다. 윤지훈이라는 캐릭터가 중요한 것은 의학수사드라마의 범주를 이탈하지 않는 그의 사건 접근방식에 있습니다. 사건배후의 정치적 냄새를 감지하지만, 그는 정치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과학적 진실만으로 싸울 뿐입니다. 드라마가 정치색으로 흐르지 않게 중심을 잡는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철저하게 법의관이라는 직무에서 이탈하지 않는 우직함, 그럼에도 불유쾌한 현실에 대한 메시지는 오히려 통쾌하고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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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3 11: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Shain 2011.02.03 11: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국가주의라는게 참 무섭죠..
    사회의 시선이 개인을 향할 것이냐 전체를 향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정답이 없고 균형을 갖춰야하는 문제라곤 합니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좀 더 개인에게 시선을 둬야할 것 같습니다.
    휴일 연휴 잘 보내시고 ^^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3. 2011.02.03 11:5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탐진강 2011.02.03 12:38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과 프린세스 대결이 볼만 하네요.

    설날 명절 잘 보내세요, 해외라서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겠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5. 하모니 2011.02.03 13:41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너무 억지설정이라 좀.. 그렇던데요..
    총기소지가 금지된 한국에서 조폭들이 총기난사를 했다는 설정도 상식 밖이려니와..
    제아무리 미군이라고 해도 부대밖으로 총기를 맘대로 가지고 나올 수 는 없습니다. 거기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더군요.. 특히 검사가 부검을 거부한다거나, 수사관이 맘대로 부검을 자행한다거나.. 황당할 뿐이죠.. 특히 수사관을 자르는건 권력의 힘이 아니라 규정이죠.. 권력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공무원을 징계안하는 정부가 어딨나요... 주인공 박신양을 정의의 사도를 만들기 위해서 범죄구성을 너무 억지설정을 한게 티가나서 좀 보기 그렇던데요....

    • 대한(大寒)민국 2011.02.03 18:00 address edit & del

      드라마라 실제보다 오버한 감은 있지만, 허황된 설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있어왔던 수많은 의문사들이 우선 이를 증명합니다(저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자꾸 김훈 중위의 의문사가 떠오르더군요.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요). 그리고 법의관이 마음대로 부검을 한 경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사의 부검 거부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왔지만 부검 및 증거수집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은 검사에게 있으니까요. 꼭 드라마처럼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종 상황을 검토하여 하지 않겠다고 하면 끝입니다. 그때문에 실제로 마찰이 종종 일어나곤 하지요.

  6. 사주카페 2011.02.03 15:42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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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에버그린♣ 2011.02.03 15: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즐겁게 지내시나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8. ㅇiㅇrrㄱi 2011.02.03 18: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왠만하면 불편할 상황에서 드라마까지 챙겨보진 않는데...
    싸인은 워낙 긴박해서인가... 어젠 꼭꼭 챙겨 봤습니다.
    정말 흥미진진... 오늘도 꼭 봐야죠...
    명절 중이라 바쁘실텐데... 포스팅을 하셨네요. 덕분에 쉬는 짬 즐겁게 봤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9. 햇살가득한날 2011.02.03 20: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과학수사에 대립구도라 재밌겠네요~ 함 제대로 봐서 싸인을 즐겨봐야겠어요~ 점점 대세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ㅎㅎ

  10. 뚜둥 2011.02.03 20:08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은근히 정치 문제도 살짝씩 건드리는게...현 정부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전 자꾸 강중혁 의원이 현 대통령과 오버랩되는게...그래도 정치 드라마로 흐르지 않게 내용 잘 쓰는거 같네요 싸인 정말 흥미진진한 드라마!!

  11. 하결사랑 2011.02.03 22: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은 열심히 싸인을 보고 계시겠군요.
    전 마프 보면서 쓰고 있는데...
    보던거라서 보기는 하는데 요즘 좀 시들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고 계시지요?
    행복한 명절 마무리 되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011. 1. 28. 08:08




드라마 싸인에 흥미로운 심리전개를 보이고 있는 인물이 전광렬이 연기하는 이명한 국과수원장입니다. 전광렬의 표정연기는 그 자체가 카리스마지요. 대사 하나에 설득력이 있고, 힘이 넘칩니다. 그의 표정을 마주하면 감히 오금이 저려서 말이나 제대로 붙일까 싶을 정도로, 무서운 기를 방출하는 연기자입니다. 싸인 8회를 보면서 전광렬에게서 한 인물이 겹쳐 보여서 순간 섬뜩해지더군요. 드라마 '혼'에서 프로파일러로 좋은 연기를 보였던 이서진이었습니다. 어릴적 트라우마로 사회정의를 위해 악을 쓸어버리겠다며, 연쇄살인범이나 죄질이 흉악한 범죄자의 심리를 연구하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잡아가던 그가 소시오패스에서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지요.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공통적인 점은 양심과 고통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회 7명의 부녀자를 연쇄살인하고 방화한 안수현(최재환)의 경우는 분명히 사이코패스지만, 이명한 국과수원장은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소시오패스에 대한 정의는 심리학자나 사회학자들마다 차이는 보이지만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마사 스타우트가 저술한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책에 의하면,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죄의식이 없이, 어떤 일이든 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고, 이웃과 사회에 대한 의무감이나 양심보다는 소유욕과 지배욕이 큰 인간을 말합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나쁜짓을 저지르거나 동참을 해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나, 순간적으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반사회적이고 반도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극중 이명한 원장의 모습이 바로 오버랩되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그런 뛰어난 내면연기를 소화하는 전광렬의 연기내공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소름끼쳤던 소시오패스 전광렬의 독설, "쓰레기들..."
이해가 가기 쉽게 소시오패스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히틀러나 스탈린을 들 수 있을 듯하고, 사이코패스는 조두순같은 나쁜 놈이나 극중 안수현같은 연쇄살인범을 떠올리면 쉽게 두 유형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시오패스는 매력적이기도 하고(홍숙주가 뽕가고 있는 것을 보면;;), 예술을 좋아하며(이번회 바흐의 음반 초판을 감상하는 모습처럼), 카리스마로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삼는 것도 개의치 않고요. 
대권 후보 강준혁 의원과 결탁한 이명한 원장은 미군에 의한 총기살해 사건을 조폭들의 싸움으로 조작해 달라는 강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였지요. "이번 일만 잘해주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라는 강의원의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 전광렬, 그를 드라마에서 어떤 인물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사실 모호한 점들이 많았습니다. 국과수를 최신설비를 갖춘 세계최고의 과학수사기구로 만들고 싶은 그의 야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불투명과 투명 사이에 한발씩 걸쳐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던 그가 이번회 돌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떠오른 단어가 소시오패스였습니다. 그의 싸늘하고 비정한 말에는 억울하게 죽은 조폭 오정수나 살해범으로 몰린 조폭 김종호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따위는 없었지요.
"제가 부검을 시작한지 25년이나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화가 났었어요, 같은 인간을 왜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할까? 그러면서 나 역시 범인들에게 살의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 세상에는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 죄없이 여자들을 죽인 연쇄살인범, 돈 몇푼때문에 자기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아들, 탐욕에 눈이 멀어 자기 아내를 죽인 남편... 전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양정수도 김종호도 이사회에는 전혀 쓸모없는 쓰레기들입니다. 쓰레기들..."
소름끼치도록 이중적인 두려움이 느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전광렬에게서는 그 자리에 범인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것 같은 살의가 느껴졌을 정도로, 살얼음장같은 섬뜩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던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명한이라는 인물의 변화때문에 이중으로 소름이 끼쳤어요. 사회쓰레기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그에게서는 혼에서 악마가 되어가던 이서진과 같은 캐릭터가 함께 보였거든요. 스스로 정의의 심판자라 자처하는 인간, 사회악을 쓸어버리기 위해서는 거대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시오패스의 무서운 지배욕과 정복욕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사회에는 없어져야 할 쓰레기가 많다는 대목에서 또 공감하고 있는 심리는 이명한을 미워할 수만은 없게 하더군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인두겁을 쓴 악마같은 범죄자들이 사회 어딘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명한의 트라우마, 무참히 살해된 아내때문?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이명한, 처음에는 단순히 국과수를 위한 권력야망에서 그의 비뚤어진 양심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진실만을 규명한다'는 국과수의 모토까지 대를 위해 소의 희생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명한의 과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홍숙주(안문숙)가 짝사랑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상처했다는 대사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명한이 부인과 어떻게 사별했는지는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지요. 자연스럽게 이명한의 심리가 부인의 사인의 종류와 연결고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의 부인은 이명한이 말하는 조폭같은 사회쓰레기에 의해 죄없이 희생된 여자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나오지도 않은 내용으로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윤지훈이 사체를 검시하면서 고다경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체에 감정이입을 시키지마라, 다만 사체가 말하는 사인의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라"는 말입니다. 이명한 원장이 25년간 사체를 부검하면서, 그도 처음에는 감정이입을 배제하며 출발을 했지만, 검시의 원칙에서 점차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인자가 조폭이나 사회악으로 분류되는 놈들이면 더더욱이나 말이지요. 이번 미군총기살해 사건은 정치적으로,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이명한 개인의 트라우마까지도 드러내게 되는 사건이 아닌가 해서, 드라마 싸인의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실타래들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이명한은 처음부터 소시오패스 기질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 추측으로는 20년전 정병도 전 국과수 원장의 부검과 관련된 비밀과도 연관이 있을 듯하고, 보다 큰 이유는 아내의 죽음 이후에 더 강해졌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떤 계기가 되었는지 그는 국과수가 권력기관이 되길 원했고, 그가 수장이길 원했습니다. 무서운 지배욕과 야망입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힘있는 권력이 되어야 한다는 거의 말은 한편으로는 궤변이고, 한편으로는 맞는 말같기도 하지만, 산자의 거짓말을 위해 사인을 조작하는 순간, 그는 정도에서 어긋났습니다. 메스에 감정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고개를 숙였음에도 대를 위한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개인적인 적개심, 분노 등등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 것입니다.
윤지훈이 고다경에게 감정을 경계하라고 하는 이유가 한 번 무너지면 두 번, 세 번 무너지고, 그러다보면 죽은자의 말이 아닌 산자의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산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버린 이명한 원장처럼 말이지요.
이명한의 강의중에 일본에서 돌아온 윤지훈이 핏대를 높이고 질문을 했었지요. 아마 다음주에 왜 윤지훈이 이명한의 강의실로 뛰어들어 갔는지, 그 부연설명이 있을 듯하지만, 인기가수 서윤형의 죽음을 은폐하고, 조작한 것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미군 총기살해 사건에 대한 의혹 때문이지 싶더군요. "국과수 내에서 부검의 결과를 조작하거나 은폐하려는 것이 발각되었을 때, 법의관의 자격정지는 물론, 증거인멸 특례법, 타인의 형사사건의 증거를 인멸, 은닉, 변조한 죄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명한에 대한 시원스런 법의 심판부터 때려버리는 드라마 싸인,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전개입니다. 죽은 자의 몸에 남아있는 싸인으로부터 산자의 죄를 찾아가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법의 심판부터 알려주고, 이명한의 법의관으로서의 범법 조각들을 찾아가는 형식이 말입니다. 

백골사체, 망부석이 된 소녀의 사랑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전광렬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일본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 대한 아름다운 사연도 가슴 뭉클했었는데 말입니다. 2차세계대전말 징병에 끌려간 남학생을 사모한 한 소녀의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 동굴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는 징병에 끌려간 소년을 기다리며, 바다만을 바라보다 죽어갔던 사연이 숨겨져 있었지요.
사인은 결핵에 의한 사망이었지만, 소녀의 사인은 속절없는 기다림이었고, 짝사랑이었고, 친구들에게 결핵환자라고 따돌림 받던 소녀에게 손수건을 건네 준 소년에 대한 외사랑이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조차 몰랐던 소년,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백발의 소년은 그제서야 소녀를 기억했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소녀는 신원미상으로 일본 어느 사찰에 안치되고 말지요. 소년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소년을 가장 먼저 보기 위해 바다가 보이는 절벽에서 망부석이 된 소녀, 가슴시리도록 아프고 애절한 사랑이 가슴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을 주었습니다.
종군위안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던 기대는 어긋났지만, 일본에서는 강서연을 직접 만나는 에피소드와 함께, 윤지훈의 옛사랑에 대한 정리편 정도여서 긴박감은 없었지만, 대신 박신양의 대굴욕으로 웃음으로 보답은 해주더군요.   

사인조작 드러나는 실체, 그리고 배후
조폭 총기살해사건에 대한 진범을 알게 된 정우진검사와 최이한 경사가 사건 깊숙이 들어오게 됩니다. 서윤형의 사건처럼 조폭 총기사건 역시도, 은밀하게 국과수와 공모해서 진실을 덮고자 하는 실체가 있다는 냄새를 맡게 된 것이지요. 두 인물이 권력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들이기에 갈등도 클 것 같습니다. 최이한 경사의 아버지가 대검 부장검사라는 사실, 성공을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빼 줄 수 있다는 정우진 검사는 소중한 사람과 싸워야 할지도 모르고, 목표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눈 앞에서 서윤형 살해범인 강서연을 놓쳐버린 후, 10년이 걸리더라도,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서윤형을 살해한 진범을 잡겠다는 윤지훈, 그리고 어시스트로 인정받아가는 고다경, 권력과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열혈형사 최이한과 출세지향주의 여검사 정우진, 두커플 사이에 모락모락 핑크빛 무드가 싹트는 중이기는 하지만, 러브모드는 양념정도로 하고, 그보다는 사건과 수사를 더 박진감있게 전개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드라마 전체적 완성도를 위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서윤형의 죽음과 미군총기사건을 은폐하려는 배후의 연결고리는 이명한이 중심에 있고, 그 배후에는 대권주자 강준혁의원이 있기에, 정치적인 싸움의 양상도 띄기는 하지만, 드라마 싸인은 법의학 수사라는 드라마 범주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윤지훈의 두 발이 국과수 모토내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법의관의 신념과 정의에 대한 대립이기 때문이지요.
의문사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윤지훈, 미군의 총을 맞고 죽은 조폭 강정우에 대한 시신부검을 두고, 또다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윤지훈이 찾아야 할 것은 은폐한 흔적들이겠지요. 총상 부위, 사격거리, 명중률 등등의 변수들은 은폐로 조작될 수 없는 망자가 가진 유일한 싸인입니다. 윤지훈이 이 싸인들을 어떻게 읽어갈지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기대됩니다.

빵터진 박신양의 대굴욕
이번회 일본편에서의 밋밋함에 대한 보너스, 박신양의 대굴욕편이 빵빵 터지게 만들었는데요, 핑크팬티, 핑크팬더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하는데, 고다경의 사진덕분에 박신양의 스트라이프 팬티구경까지 했네요. 멋쩍어 하는 것도 박신양스럽게 하더군요. 민망했을텐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더 웃기더라고요. "내 궁뎅이 사진... 그거 왜 찍었어?". "좀 보고 싶었습니다"ㅎㅎㅎ참으로 객쩍은 두 주인공입니다.
핑크팬티는 약과였습니다. 사실 폭탄급은 따로 있었지요. 과거 정우진과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고 '우리 사랑 영원히'를 간절히 소원하고, 벤치에 앉아 꾸벅 졸던 정우진때문에 뜨거운 커피를 흐억...중요한 곳에 쏟아 버리는 대형사고...오매..이를 어쩐대요? 혹시 후유증은 없었는지 심히 걱정이 되었다는 후문과 함께 큰 웃음 한방 날립니다. 하하하하하...

* 미군 총기살해사건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 관련글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싸인' 미군 총기사건과 일본 백골사체,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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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0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안다★ 2011.01.28 09: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신양의 대굴욕도 멋진 연기입니다만...정말 전광렬의 연기도 너무 대단합니다~!!!
    연기파 배우들의 한판대결...멋집니다~짝짝짝!!!

  3. *저녁노을* 2011.01.28 09: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대단하신 분이죠.ㅎㅎ
    흥미진진하더라구요.

    노을이두 잘 보고있는 드라마입니다.

  4. 햇살가득한날 2011.01.28 09: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광렬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인 것 같네요^^
    왠지 예전 허준의 전광렬이 그립기도 하구요~

  5. HJ심리이야기 2011.01.28 09:43 address edit & del reply

    연기들을 너무 잘 하죠?
    오늘도 멋진 리뷰 잘 보고 갑니다.

  6. 카타리나^^ 2011.01.28 09: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생각보다는 볼만하던데요 ㅎㅎㅎ

  7. ♣에버그린♣ 2011.01.28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리뷰 해석도 재미있네요~

  8. 니자드 2011.01.28 10: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싸인이 화제가 되고 있는 듯 합니다. 하긴 전광렬의 연기력과 박신양의 연기력이 합쳐지면 무시무시할 거란 것 저도 예상했으니까요^^ 그래도 박신양의 굴욕은 연기력과 상관없이 참 재미있네요^^

  9. 2011.01.28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건강천사 2011.01.28 11:34 address edit & del reply

    소시오패스의 성향이 다분한 캐릭터를 연기하느 전광렬씨가
    글을 읽는 데도 소름이 끼쳐 오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도 가지고 있는 문제를 가지고 드라마는 어떻게
    이 사건들을 해결해나갈지 무척 궁금하네요 ㅎ :)

  11. Angel Maker 2011.01.28 11: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론 윤지훈 이라는 캐릭터보다 이명한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은데 어서빨리 프레지던트를 접고서 싸인으로 갈아타야 겠군요. 이웃님들의 리뷰를 보니 더 기대가 됩니다.^^

  12. 자 운 영 2011.01.28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배욕이 강한 소시오패스가 뭔말일까 궁금했더랬습니다^^
    요즘 재밌게 잘 보는 드라마 랍니다
    꼼꼼하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코앞 주말도 잘 보내시고요^

  13. 사주카페 2011.01.28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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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2011.01.28 11: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가진자들이 더 많이 그런 성향이 있죠
    고 박용하의 남자이야기나 검은집을 보면 그런 사람들의 심리 묘사가 잘 드러나 있죠
    잘보고 갑니다^^

  15. 설보라 2011.01.28 12: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이드라마를 안 봐서 통 모르겠네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ㅎ
    박신양의 마지막 표정이 아주 재미있어요~~ㅎ
    다음에 한번 봐야겠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16. 박씨아저씨 2011.01.28 13:05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블로그 한다고 티브이를 보지 않았더니 어떻게 돌아가는지~ㅎㅎ
    이제 몇일안있으면 구정이네요~
    타국에서 맞는 구정은 어떨지..대충 상상이 가요^^잘보내세요~

  17. Boan 2011.01.28 13: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방송보다 초록누리님 글이 저 재밌는것 같아요^^

  18. ㅇiㅇrrㄱi 2011.01.28 18: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광렬씨의 연기는... 대단해보여요.
    김탁구에서의 회장님이 보여준 포스보다 몇배 막강한 위력인 듯 싶습니다.
    극중의 이명한도 뭔가 사연이 있으려나요?
    다음주까지 어찌 기다리려나 걱정이네요...^^

  19. femke 2011.01.28 19: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글을 보면 마치 제가 티비를 시청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 안나푸르나516 2011.01.28 22: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광렬씨 보면 아직도 '허준'이 생각납니다.^^ 내면연기하나는 끝내주는 연예인.~~~

  21. Phoebe Chung 2011.01.29 00: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박신양 나오는 드라마는 다 재밌게 봤는데 요것도 재미나겠네요.
    전광렬씨도 좋아합니다.ㅎㅎ
    요즘은 한국 영화 저녁 마다 보는게 낙입니다.
    드라마 다운 받는곳도 알아봐야하는데.^^